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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는 우리의 헤리티지(유산)죠. 전통을 바탕으로 트렌드를 선도하려 합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프리마 클라세 알비에로 마르티니’의 마우로 론키 최고운영책임자(COO)가 플라워 디자인 가방을 보여주며 말했다. 그는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 프리마 클라세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론키 COO는 “헤리티지를 간직하면서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자 소비자의 반응이 좋다”고 덧붙였다. 프리마 클라세는 한국에서 이른바 ‘지도 가방’으로 유명하다. 고지도가 그려진 핸드백, 여행 가방이 인기를 끌고 있다. 프리마 클라세는 ‘1등석’이란 뜻이다. 1991년 이탈리아에서 탄생한 이 브랜드는 지도를 핵심 헤리티지로 삼고 있다. 론키 COO는 “한국에서는 가방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사실 여성복, 남성복, 구두, 아동복까지 있다. 곧 한국에 여성복 등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밀라노 중심가에 있는 이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이 모여 있다. 유모차, 남성 재킷, 여성 팬츠 등 다양한 컬렉션이 진열돼 있었다. 한국에서 유명한 브라운톤 지도 가방 외에 그레이, 화이트톤의 디자인들도 눈에 띄었다. 다양한 컬렉션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지도’가 숨겨져 있다는 것. 얼핏 보면 찾을 수 없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신발 뒤축이나 옷 솔기 등에 지도가 덧대어 있는 식이다. 올해 9월 밀라노 패션위크 기간에 선보인 ‘플라워 가든’ 컬렉션의 플라워 패턴 배경에도 그레이톤 지도가 그려져 있다. 론키 COO는 “지도는 우리의 핵심 자산이라 다양한 디자인에 지도를 매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도의 전통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이자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0%가량 올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특히 한국은 프리마 클라세의 중요한 해외시장으로 꼽힌다. 전체 매출의 10%가량이 한국에서 나온다. 최근 한국 수입사를 한국메사로 바꾼 프리마 클라세는 내년 봄 시즌에 국내 시장에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브라운 톤 지도가방뿐 아니라 다양한 상품을 한국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론키 COO는 “라이프 브랜드로서 한국 고객에게 새로운 면을 알리고 싶다. 또 한국 면세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밀라노=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어려운 경영 환경일지라도 청년 채용은 확대해야 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13일 롯데케미칼 신입사원 공개채용 면접 현장을 찾아 인사 담당자들에게 “롯데그룹 발전의 원동력은 결국 인재”라며 이같이 말했다. 신 회장은 면접 현장을 둘러보며 지원자를 격려하기도 했다. 1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롯데케미칼을 찾아 실무면접부터 임원면접까지 하루에 모든 면접 전형을 끝내는 ‘원스톱 면접’ 진행 과정을 점검했다. 이후 지원자 대기실에 들러 “우리 회사에 관심을 가져줘 고맙다”고 인사했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인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인사정책 담당에게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다양한 사고를 보탤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학력, 전공, 성별에 관계없이 인품과 열정, 역량을 가진 우수한 인재를 모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11일 중국 상하이(上海) 오프라인 쇼핑몰을 찾은 한 50대 여성. 올리브 색 재킷을 들고 피팅룸으로 향했다. 놀랍게도 피팅룸 벽에는 거대한 스크린이 달려 있었다. 스크린에는 그녀가 들고 온 재킷과 어울리는 검은색 바지, 액세서리 등이 소개됐다. 입어보고 싶다면 스크린을 터치해 점원을 부르면 된다. 사이즈가 없다면 온라인으로 직접 주문이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알리바바가 광군제를 맞아 선보인 ‘패션 인공지능(AI)’ 기술이다. 또 다른 쇼핑몰에선 증강현실(AR) 게임을 통해 쿠폰을 획득하는 행사가 열렸다. 온라인 패션쇼를 보고 곧바로 주문할 수 있는 행사도 있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발행하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13일 “AI 기술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알리바바의 ‘패션 AI’는 기록적인 광군제 매출에 기여했다”고 전했다. 포브스, CNBC 등 해외 언론도 앞다퉈 광군제 보도에 나섰다. 하루 매출 28조 원이라는 기록적인 매출 외에 알리바바의 새로운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을 집중 보도했다. 포브스는 “알리바바가 광군제를 통해 미래 유통 비전을 보여줬다”고 했다. 알리바바가 보여준 비전은 ‘신소매(New retail)’ 전략이다. 중국 52개 쇼핑몰과 협력해 팝업매장 60여 개를 중국 전역에 만들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이어주는 것은 AI, 빅데이터, AR 같은 첨단 기술이다.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5년 안에 e커머스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향후 순수한 전자상거래의 개념이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알리바바의 눈부신 실적을 바라보는 한국 유통업계는 착잡하다. 혁신적 기술을 바탕으로 자국 쇼핑 인프라를 키우는 중국 유통업계는 한국 시장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해외여행 증가, 온라인 쇼핑 확대로 세계 소매시장 간 국경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 온·오프라인 유통의 부상으로 중국 관광객이 해외 쇼핑 지출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영컨설팅기업 올리버와이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 1명이 해외여행에서 쓴 돈은 전년 대비 3.5% 늘었지만 쇼팽 지출액은 17% 줄어들었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알리바바, JD닷컴에서 살 수 있는 해외 물품을 굳이 외국까지 가서 살 필요가 없어졌다. 중국인 관광객에게 기대던 글로벌 유통업체들은 긴장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한국에 앞서 ‘아시아 쇼핑 천국’의 지위를 차지했던 홍콩 유통업은 이미 침체됐다. 지난해 홍콩 내 소매 판매액이 전년 대비 7.1% 줄어들었다.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이 하락한 수치다. 직접적으로는 대륙과의 정치적 갈등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콩 유통업계는 중국 내 관광 및 쇼핑몰 개발 영향으로 홍콩 자체의 매력이 떨어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도 홍콩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류 트렌드 문화의 중심지로 떠올랐음에도 시장 선진화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이나 알리바바는 온라인으로 성장해 오프라인으로 확대하며 미래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 유통업은 아직 전체 시장 판도를 바꿀 만한 혁신이 나오지 못한 상황”이라고 했다. 알리바바가 주도한 광군제와 달리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쇼핑축제마저 관이 주도하면서 분위기 조성에 실패했다는 비판도 있다. 온·오프라인과 기술 융합 속도도 중국에 한참 뒤처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4년부터 아마존을 경쟁자로 삼고 직접 ‘옴니채널’ 정책을 주도했다. 하지만 계열사 내 온라인 몰을 통합하는 작업조차 완료하지 못했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비자의 쇼핑 경험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구분이 사라진 상태인데 기존 대기업은 조직 내부 논리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해 전략을 짜는 경향이 높다. 온·오프라인 통합 경험을 통해 구매로 이끄는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김현수 kimhs@donga.com·박은서 기자}

CJ제일제당은 베트남 호찌민의 히엡프억 공단에 내년 7월 완공을 목표로 식품 공장을 짓고 있다. 6만6115m²(약 2만 평) 규모로 냉장, 냉동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CJ제일제당의 동남아 첫 통합 공장이다. 이 공장에서 ‘비비고’ 브랜드의 왕교자, 김치 등 주력 제품을 연간 6만 t가량 생산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래 성장을 이끌어갈 ‘K푸드’ 전진기지를 베트남에 구축해 동남아 시장 전체에 한국 식문화를 전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남아시아가 외교와 경제 분야의 중요 지역으로 부상하면서 국내 산업계의 관심도 뜨겁다. 동남아 순방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은 9일 한국-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에서 “아세안 지역과의 협력을 한반도 주변 4대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신남방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과의 교역량도 늘리겠다고 했다. 기업들은 반기고 있다. 동남아는 젊은층이 많아 시장 잠재력이 높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 주면 동남아에서 서비스, 관광, 문화사업을 확대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 해외 사업 확대는 국내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롯데는 현재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말레이시아 등에 진출해 있다. 한중 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막대한 손실을 본 롯데로서는 동남아 시장에서의 성공이 더욱 절실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7일 인도네시아로 떠나 2박 3일 일정으로 현지 사업장을 둘러보고 있다. 롯데마트는 다음 달 인도네시아 람펑에 46호점을 열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은 이달 1일 베트남 다낭 공항에 신규 면세점을 열었다. 특히 베트남을 중심으로 초대형 복합단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아세안 국가 중에서도 베트남의 경우 한국 기업 투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베트남 직접투자는 24억2100만 달러(약 2조7000억 원)로 전년보다 52.1% 늘었다. 제조업에만 한정하면 베트남은 중국을 제치고 올해 상반기(1∼6월) 한국의 해외직접투자 1위 국가가 됐다. 올해 사드 갈등으로 중국에 대한 투자가 저조한 것으로 수출입은행은 분석했다. 인도네시아는 베트남 다음으로 국내 기업 투자가 빠르게 확대되는 나라다. 최근에는 제조 및 중화학 기간산업 투자에 이어 e커머스, 스타트업 투자도 활발하다. GS홈쇼핑은 올해 동남아시아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메란티아세안성장펀드에 3000만 달러(약 334억6800만 원)를 투자했다. 첫 번째 투자처는 인도네시아 인공지능(AI) 기반 커머스업체인 세일스톡으로 결정됐다. GS홈쇼핑 관계자는 “현재 미래사업본부 내 동남아 전담 인력을 뒀다. 한국과 동남아 스타트업 간 교류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일본 역시 동남아 시장을 그냥 지켜볼 리가 없다. 국내 기업들에는 위협 요인이다.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이 불가피해서다. 일본은 1980년대부터 자동차 생산기지를 동남아로 옮겨와 투자 역사가 길다. 중국은 최근 기간산업, 인프라 건설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오윤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동남아대양주 팀장은 “한국이 경제·외교 파트너를 다변화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동남아도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기를 원한다. 정부가 협력관계를 확대하면 일본,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좀 더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강승현 기자}

글로벌 화장품 및 의약품 연구·개발·생산 전문기업인 코스맥스그룹이 창립 25주년을 맞아 새로운 비전과 기업이미지(CI)를 선보였다. 9일 코스맥스에 따르면 이경수 회장(사진)은 8일 경기 수원시 신텍스에서 임직원 1000여 명과 함께 비전 선포식을 열어 “‘바른 기업, 고객과 함께하는 기업’이 될 것을 다짐하며 새로운 25주년의 도약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이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종합 헬스·뷰티 넘버원 ODM(제조자개발생산) 회사가 될 것이다.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우리만의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스맥스는 13년 만에 새로운 CI도 선보였다. 기업 로고도 발표했다. 새롭게 디자인된 CI 로고는 동양적 신뢰와 믿음을 강조하고, 아름다움을 과학으로 실현한다는 기업 비전을 담았다는 게 코스맥스 측의 설명이다. 새로운 기업 슬로건은 ‘더 사이언스 오브 코리안 뷰티(THE SCIENCE OF KOREAN BEAUTY·한국 아름다움의 과학)’으로 정했다. 코스맥스는 향후 태국, 러시아, 미얀마 등 새로운 수출시장을 개발하는 동시에 미국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힘쓸 계획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롯데백화점은 이달 7, 8일 본사와 전국 56개 점포에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공식 홍보배지를 배포했다. 9일부터 전 직원이 이 배지를 착용한다. 공식 배지는 한 개에 5000원으로 평창 기념품으로 판매되는 제품이다. 롯데백화점은 주요 점포 연말 인테리어에도 평창 올림픽 마스코트를 활용할 계획이다.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는 “공식후원사로서 임직원 모두가 홍보대사라는 생각으로 평창 올림픽을 알리고 응원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 개막을 석 달 앞두고 주요 기업들이 올림픽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예년 국제행사에 비하면 아직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르지 않아 대대적인 홍보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세계인의 눈이 쏠리는 올림픽은 기업들에 자사 제품과 기술력을 한번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평창 올림픽의 한 공식후원사 관계자는 “1988년 이후 30년 만의 첫 올림픽이지만 국내외 안팎의 문제로 국민들의 체감도가 덜한 것 같다. 마케팅 강도를 높이며 분위기 조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려면 기업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개최국 조직위원회는 기업 후원계약을 통해 예산을 조달한다. 올림픽 월드와이드 파트너와 별도로 국내 50여 개 기업이 공식파트너(500억 원 이상), 공식스폰서(150억 원 이상), 공식공급사(25억 원 이상) 등의 형태로 평창조직위원회와 후원계약을 했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과 맥도날드, KT, 노스페이스 등 11개 기업이 평창 올림픽 공식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각 기업들의 신기술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평창 올림픽에 맞춰 선보일 5세대(5G)용 스마트폰이 대표적이다. 5G는 4세대 통신 롱텀에볼루션(LTE)보다 40∼50배 빠르고 처리 용량도 100배 많다. 공식통신사인 KT도 5G 기술을 뽐낸다. 각 성화 봉송 행사장에 이동형 5G 체험존을 마련해 5G 시범서비스를 미리 경험할 수 있게 했다. 대회 기간에는 5G 기반의 생생한 중계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는 평창 올림픽 기간에 맞춰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대중에 공개한다. 대회 기간에 3세대 신형 수소버스를 투입해 수소전기차 부문의 선도업체 이미지를 견고히 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운전자 보조시스템이 탑재된 차세대 수소전기차 및 양산차를 이용해 서울에서 평창까지 수백 km에 달하는 고속도로 구간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인다. LG전자의 인공지능(AI) 안내로봇도 주목되는 볼거리다. LG전자는 올림픽 기간에 인천국제공항에 안내로봇을 배치하고 경기시설에는 청소로봇을 투입할 예정이다. LG전자 로봇이 대규모 국제행사에 공급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평창 올림픽의 공식 철강부문 후원사인 포스코는 8월 썰매 설계업체인 매시브블레이드와 함께 한국형 썰매를 개발해 대표팀에 기부했다. 이 썰매에는 고망간 방진강, 고강도 마그네슘 합금, 스테인리스강 등 포스코의 신소재들이 적용됐다. 일반 국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마케팅도 활발하다. 평창 올림픽과 패럴림픽 개·폐막식을 화려하게 수놓을 불꽃 행사는 한화그룹이 맡는다. 한화는 이번 올림픽의 대표 상징물인 성화봉 제작도 맡았다. 올림픽 개최지인 평창의 해발 700m 고도를 상징하는 700mm 크기로 제작했다. 다섯 갈래의 불꽃 모양을 상단에서 이어주는 형태의 금빛 배지로 ‘하나 된 열정’이라는 대회 슬로건을 표현했다. 맥도날드는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운영할 강릉 올림픽파크 매장의 설계와 디자인을 확정하고 8일 착공했다. 대지면적 960m²(약 290평) 규모로 외관이 버거와 프렌치프라이, 음료로 구성된 햄버거 세트 모양이 될 예정이다. 올림픽파크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사장은 “맥도날드는 서울 올림픽이 열린 1988년 한국에 첫 매장을 열었기에 이번 평창 올림픽의 의미가 더욱 뜻깊다.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랫동안 올림픽 월드와이드 파트너로 활약한 비자카드와 코카콜라 등 글로벌 기업들도 평창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비자카드는 롯데카드와 함께 신용카드처럼 쓸 수 있는 ‘비자 롯데카드 웨어러블’을 선보였다. 스티커, 배지, 장갑 형태로 만든 이 상품은 3만 원부터 20만 원까지 미리 충전된 상태로 구입할 수 있다. 이 카드는 이번 올림픽 내 공식 시설과 스타벅스, 홈플러스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부터 89년 동안 올림픽을 후원하고 있는 코카콜라는 성화가 이동하는 주요 지역에 성화 봉송 이벤트 부스를 열었다. 특별 패키지 콜라도 내놓았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이번 평창 올림픽에는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해 짜릿한 순간을 공유할 수 있는 이벤트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김지현·곽도영 기자}

“무조건 길게 디자인하라.” 올해 초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 디자인팀은 ‘롱 패딩’ 특명을 받았다. 지난해부터 패션업계에 불고 있는 ‘롱 코트’ 바람이 패딩으로 확대될 것으로 확신한 것이다. 아이더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전체 길이 80cm 수준으로 허벅지 중간 정도까지 내려오는 패딩이 주력 상품이었다. 올해에는 116cm에 이르는 ‘벤치다운’이 남녀 공용 주력 상품”이라고 했다. 7일 아웃도어 업계에 따르면 입동(立冬)을 맞아 겨울 상품 판매율이 늘어나는데 특히 전체 길이가 100cm가 넘는 긴 패딩의 인기가 높다. 실제 본보가 아이더, 코오롱스포츠, 라푸마, 밀레, 노스페이스 등 5개 브랜드 주력 상품의 남성용 라지(L) 사이즈를 비교해 보니 평균 108.9cm였다. 지난해 80.2cm에 비해 28.7cm 길다. 아우터를 길게 내려 입는 트렌드는 복고 열풍과 맞닿아 있다. 1990년대 말 롱 코트의 유행이 2017년에 돌아오면서 패딩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캐주얼 복장뿐 아니라 정장 재킷이나 경량 패딩 위에 두툼한 롱 패딩을 껴입는 스타일이 올겨울 눈에 띌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아웃도어 업계는 오랜만에 새로운 디자인 제품이 인기를 얻으면서 연말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네파는 올해 새로 내놓은 롱 패딩 누적 판매율이 80%로 나타났다. 네파 관계자는 “주력으로 내놓은 ‘사이폰 벤치다운’은 마치 이불을 뒤집어 쓴 것 같다고 ‘이불 패딩’이란 별명을 얻어 젊은층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더는 전년에 비해 패딩 물량을 20% 더 많이 확보했다. 주력 상품인 ‘스테롤 롱 다운재킷’이 전속 모델인 배우 박보검의 이름을 따 ‘박보검 다운’으로 불리고 있다. 프랑스 오리털을 충전재로 사용해 가볍고 보온성이 좋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우진호 아이더 상품기획총괄 부장은 “볼륨이 크고 긴 패딩은 무심한 듯 세련된 디자인으로 다양하게 연출하기 좋다”고 말했다. LF가 전개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도 다운 물량 계획을 전년 대비 10% 확대하고 100cm 이상 길어진 ‘레오2’ 패딩을 내놓았다. 아웃도어 업계는 패딩 길이가 길어진 만큼 직접 매장에서 입어볼 것을 소비자에게 권하고 있다. 국가기술표준원에 다르면 대한민국 20대 남성 평균 키는 173.9cm, 여성은 160.9cm 수준. 목부터 무릎까지 길이는 평균적으로 남성은 102cm, 여성은 94.7cm다. 100cm 이상이 되는 롱 패딩을 고르면 남성들은 무릎을 덮고, 여성의 경우 종아리 중간까지 내려오는 셈이다. 패션업계의 롱 코트 열풍 역시 열기가 그대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브랜드 ‘보브’는 9월 말 내놓은 롱 코트 5종류가 모두 팔려 지난달 말 재생산에 들어갔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또다시 동남아시아로 떠났다. 그룹 최고경영진을 대거 데리고서다. 롯데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동남아에서 유통 화학 외식 건설 등 전방위 사업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 출장길에 올랐다. 7월 베트남에 이어 올해 하반기(7∼12월)에만 두 번째 동남아 출장이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 이광영 롯데자산개발 대표,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 등이 출장에 동행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현장경영을 강조하는 만큼 주력 시장인 인도네시아 현황을 점검하고 투자 기회를 모색할 전망”이라고 했다. 롯데그룹의 해외사업 매출 중 15%가 인도네시아에서 나온다. 신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인도네시아 재계 2위 살림그룹과 합작한 e커머스 기업 ‘인도롯데’를 돌아볼 계획이다.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등의 유통 사업장을 방문하고 화학, 부동산, 건설 분야의 새로운 투자 기회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의 인도네시아 출장은 지난달 중순에 결정됐다. 지난달 말 롯데그룹 경영비리 관련 결심공판에서 신 회장은 횡령과 배임 혐의로 징역 10년 구형을 받았다. 그룹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지만 신 회장은 이럴 때일수록 경영진이 묵묵히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현장경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올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도 가급적 해외 현지로 나가 사업장을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해 왔다. 신 회장도 올해 4월 출국금지가 해제된 후 미국과 일본을 방문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의 파장으로 중국 사업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하반기부터 동남아에 더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신 회장의 중국 출장 계획은 아직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의 3분기(7∼9월) 중국 사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2.3% 하락했다. 반면 동남아에서는 상승세다. 베트남 매출은 전년 대비 4.1% 늘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0.3% 매출이 줄었지만 적자 폭이 개선되는 추세다. 3분기 롯데백화점 매출도 중국에서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4% 줄었지만 베트남(15.6%)과 인도네시아(3%)에서는 늘었다. 인도네시아 살림그룹과 합작해 지난달 설립한 인도롯데의 온라인 쇼핑몰 ‘아이롯데’도 주력 유통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것이란 기대가 크다. 화학 건설 부동산 사업 투자 기회도 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10년 동남아시아 대표 석유화학기업 타이탄을 인수했다. 올해 7월에는 말레이시아에서 ‘롯데케미칼 타이탄(LC 타이탄)’을 상장했다. 롯데케미칼은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나프타크래킹센터(NCC)를 포함한 인도네시아 내 대규모 화학단지 건설에 투입할 계획이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는 지난달 3분기 기업 실적 설명회에서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5000만 명이지만 화학제품은 부족한 편이다. 큰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롯데자산개발은 이달 초 인도네시아 대형 국영 건설사 ‘인도네시아 주택공사(PT PP)’와 인도네시아 부동산 복합개발 공동사업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롯데자산개발은 쇼핑몰, 사무 빌딩, 주거 아파트 등 다양한 공동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중국에서 회복하기 어려운 손실을 입은 만큼 동남아 시장이 향후 롯데 글로벌 전략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지난달 31일 결혼한 배우 송혜교(35)가 입은 웨딩드레스가 프랑스 럭셔리 패션하우스 크리스티앙 디오르 수석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 디오르는 최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송혜교 드레스 작업 과정을 공개했다. 디오르 측은 “수석 디자이너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가 송혜교를 위해 디자인한 웨딩드레스를 제작하기 위해 바느질부터 모든 부분에 공을 들였다.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됐다”고 전했다. 이어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송혜교 웨딩드레스는 디오르의 2017 가을겨울 컬렉션 중 검은색 벨벳 드레스 디자인을 변형해 특별히 제작됐다. 스케치부터 디자인, 가봉까지 프랑스 본사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디오르는 올해 8월 결혼한 호주 출신 모델 미란다 커의 웨딩드레스도 특별 제작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일요일이었던 지난달 1일 오전 10시 반. 프랑스 파리 시청 옆 BHV백화점 앞에 긴 줄이 늘어섰다. 오전 11시 개점을 앞두고 파리 시청과 노트르담 대성당을 둘러본 관광객들이 기념품 쇼핑을 하기 위해 줄을 선 것이다. 과거 파리의 일요일에는 볼 수 없었던 광경이다. 이날 오후 파리 최대 백화점 갤러리라파예트 역시 관광객으로 가득 찼다. 이 백화점은 1층 화장품 매장에서 물건을 사면 해당 매장이 아닌 메인 계산대에서 돈을 지불하게 돼 있다. 메인 계산대 앞에는 20여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화장품 매장 직원은 “중국 명절(국경절) 덕에 관광객이 더 늘었다. 관광객은 요일 구분 없이 쇼핑을 즐기니 일요일에도 사람이 많다”고 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이 백화점들은 일요일에 문을 닫았다. 가톨릭 국가인 프랑스는 노동자들이 주일인 일요일에 쉴 수 있도록 소매점포의 일요 영업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2015년 정부의 규제완화 움직임으로 인해 올해부터 파리 관광지역 갤러리라파예트, 봉마르셰, 프랭탕 등 주요 백화점은 일요 영업을 시작했다. 테러리즘으로 관광객이 줄고 소매 경제가 위축되자 규제 완화로 돌아선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6일 ‘프랑스·일본 유통산업 규제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냈다. 프랑스와 일본의 경우 유통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데 한국만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을 담았다. 선진국은 관광, 도시 기능 개선 사업으로 유통업을 바라보고 규제하는데 한국은 여전히 중소상인 보호에만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유통업계는 일요 영업을 반기고 있다. 올 초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갤러리라파예트는 “일요 영업으로 52일 영업일수가 늘어나 오스만 본점 하나로만 일자리 1000여 개, 매출 5∼10% 상승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백화점 직원의 92%는 일요 영업에 찬성해 왔다. 일본은 최근 도시기능 개선 및 재생 차원에서 유통 출점을 독려하고 있다. 한경연에 따르면 일본은 1973년부터 ‘대규모 소매점포에 있어서 소매업의 사업 활동의 조정에 관한 법률’(대점법)을 통해 유통 출점, 영업시간 등을 제한했지만 2000년 폐지했다. 그 대신 ‘대규모 소매점포 입지법’(대점입지법)을 도입했다. 국내 유통업 관련 규제는 반대로 강화되는 추세다. 정부 및 여당은 대형마트뿐 아니라 복합쇼핑몰도 월 2회 일요일 영업을 금지하고 출점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규제 목적은 중소상인 보호다. 이 때문에 소비자 후생과 도시 재생에 따른 사회적 후생은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케아 광명점, 스타필드 하남 및 고양. 신세계 시흥 프리미엄아울렛 등 최근 3년 동안 생긴 복합쇼핑몰은 신도시 개발과 맞물려 생겼다. 유통 규제가 한국 유통업의 생산성 진보를 방해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기환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유통산업의 낮은 생산성을 고려해 볼 때 업체 간 형평성 제고만 고려하는 것은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인테리어 가구업체 한샘이 직장 성추문 논란에 휩싸였다. 신입 여직원 A 씨(25)가 지난해 말부터 5개월간 3차례 성폭력 피해를 당했는데 사측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온라인에 피해 사실을 공개하면서 촉발됐다. A 씨는 5일 경찰에 성폭력 가해자 재조사를 요구했다. A 씨 측 변호인과 한샘 등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12월 수습교육 도중 여자 화장실에서 한 남자 동기로부터 몰래카메라 피해를 당했다. A 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회사도 가해 남성을 해고했다. A 씨는 몰카 사건 한 달 뒤 교육 담당 직원 B 씨로부터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올 1월 신입사원 환영식 날 B 씨가 자신을 모텔로 유인해 강제로 성관계를 맺었다는 얘기다. A 씨 측은 “몰카 사건 때 B 씨가 경찰서에 동행하는 등 도와줘 고마웠지만 이성으로 느끼지는 않았다. B 씨가 갑자기 성관계를 요구해 격렬히 저항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이튿날 회사에 성폭행 피해를 알리고 경찰에 고소했다. 증거 채취를 위해 병원 검사도 받았다. 그러자 인사팀장 C 씨가 A 씨에게 고소 취하를 종용하며 사측에 낼 진술서도 허위로 써달라고 요구했다는 게 A 씨 측 주장이다. C 씨는 1월 A 씨와 만나 “무고죄로 고소를 당한다” “유사 사건에서 남녀 둘 다 해고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A 씨는 C 씨 요구대로 진술서를 써서 회사에 냈다. A 씨 측은 “B 씨가 집까지 찾아와 압박했고, 회사를 다녀야 하는 처지여서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사측은 A 씨 진술 등을 근거로 2월 B 씨에게 3개월 정직처분을 내렸다. A 씨 측은 “정직 결정 이후 경찰에서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아 고소도 취하했다”고 말했다. 이후 경찰과 검찰은 B 씨에 대해 성폭행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인사팀장 C 씨는 4월 “수습 해지 건으로 할 얘기가 있다”며 A 씨를 부산의 한 리조트로 불러 성폭행을 시도한 사실이 적발돼 해고됐다. 회사 측 권유로 9월부터 두 달간 유급 휴직한 A 씨는 이달 복직을 앞두고 동료들로부터 “‘네가 B 씨를 유혹했다’는 취지의 소문이 돈다”는 말을 들었다. 불안한 마음에 지난달 29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피해 내용을 올렸다. B 씨는 A 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을 공개하며 억울하다고 밝혔다. 가해 남성들과 한샘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자 사측은 3일 사내 게시판에 가해자들에 대한 조치사항을 공개했다. 그러나 A 씨 측은 “인사팀장 요구에 못 이겨 진술이 바뀌었다는 배경 설명도 없이 공지문을 만들어 사측에 수정을 요구했지만 묵살됐다”고 밝혔다. 한샘 측은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간략하게 알리려다 보니 상세한 내용을 담을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A 씨 ‘폭로’로 한샘 불매운동 조짐도 보였다. 현대홈쇼핑은 5일 오후 예정된 한샘 소파 판매 방송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날 롯데홈쇼핑 한샘 매출도 평소보다 약 10% 줄었다. 최양하 한샘 회장은 4일 전 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직원을 적극적으로 돌보지 못한 점에 대해 뼈아프게 생각한다. 직원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 철저히 보호받으며 믿고 얘기할 수 있도록 소통창구를 만들고 제가 직접 확인하겠다”고 밝혔다.김단비 kubee08@donga.com·김현수 기자}
중국 최대 온라인 할인행사 광군제(11일)가 다가오면서 국내 대형 유통사들도 손길이 바빠졌다. 온라인 맞불세일을 마련하거나 광군제만을 타깃으로 한 프로모션도 내놓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6∼15일 공식 온라인몰 엘롯데에서 ‘온라인 쇼핑 위크’ 행사를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해외 명품, 가전제품, 리빙 상품 등 100억 원어치 물량을 준비해 최대 40% 할인해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박상우 롯데백화점 디지털마케팅팀장은 “11월은 중국 광군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가 있어 세계적으로 온라인몰 매출이 커지는 기간이라 온라인 할인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2012∼2016년 11월 엘롯데 매출 비중은 10.3%로 12월(12.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11월의 전년 동월 대비 매출 증가율은 평균 10% 수준이다. 오프라인 비성수기인 11월이 온라인에서는 성수기라는 얘기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을 통한 해외 직접 구매 규모도 4분기(10∼12월) 비중이 31.6%로 가장 크다. 롯데백화점은 엘롯데 온라인 쇼핑 위크 기간에 구치, 생로랑, 펜디 등 해외 럭셔리 패션 브랜드의 국내 미출시 신상품도 선보인다. 광군제 당일인 11일과 그 다음 날인 12일에 기획전 상품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1111명을 추첨한다. 1등에겐 110만 원의 엘롯데 쇼핑지원금을 제공한다. 신라면세점은 광군제를 맞아 중국인 고객을 끌기 위한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광군제 전날인 10일까지 신라인터넷면세점 중국몰은 적립금 60달러를 증정한다. 9∼30일 신라인터넷면세점 중국몰 신규 가입 고객을 위한 적립금 이벤트도 마련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소원 빌기’ 경품 이벤트도 진행한다. 우선 9일까지 신라면세점 공식 웨이보 계정 등을 팔로하고 이벤트 포스팅을 공유해야 한다. 이후 받고 싶은 상품을 댓글로 남기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준다. 설화수 윤결 에센스, 이브생로랑 쿠션, 스와로브스키 목걸이 등 종류별 경품이 준비돼 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광군제를 기점으로 중국 고객 대상 마케팅을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국내외 유통 및 소비재 업체들이 11월 들어 들썩이고 있다. 11일 중국 광군제를 시작으로 24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까지 글로벌 쇼핑축제가 줄줄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고객들의 냉대 속에 막을 내린 코리아세일페스타와는 확연히 다른 열기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광군제가 시작되자마자 2시간 만에 ‘려’ 샴푸를 24억 원어치나 팔았다. 올해 역시 광군제 대비 마케팅 계획을 미리 준비해뒀다. 국내 유통업체들은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 소비자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맞불 세일’을 기획했다. 소비자들은 한국 쇼핑몰, 중국 광군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의 할인혜택을 비교하면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한 온라인 유통업체 관계자는 “쇼핑 국경이 사라졌다. 세계 쇼핑축제가 11, 12월이고 겨울 상품 할인판매가 시작되는 시기라 제조업체 참여가 활발한 편”이라고 말했다. 광군제는 2009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시작하면서 중국 최대 쇼핑축제가 됐다. 지난해 광군제 하루 거래액은 1207억 위안(약 20조3283억 원)이나 됐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는 11월 넷째 주 금요일이다. 이날부터 크리스마스까지 한 달간 미국 소매 매출의 30∼40%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부 이예원 씨(35)는 “다이슨 청소기를 광군제 때 살지, 블랙프라이데이 때 살지 고민이라 열심히 검색 중이다”라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이번 광군제를 오프라인으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달 31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계획이다. 원래는 24시간 동안 온라인 할인행사만 진행했지만 올해부터는 11일 시작해 24일 동안 중국 전역에서 쇼핑행사를 연다. 14만 개 브랜드가 참여해 1500만 개 할인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11일 축하행사에는 미국 가수 퍼렐 윌리엄스, 중국 배우 장쯔이 등이 출연한다. 대니얼 장 알리바바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 소비자, 소매상, 물류기업, 금융기관, 쇼핑센터가 함께하는 대규모 비즈니스 협업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요 유통업체는 서둘러 소비자 선점에 나섰다. 이베이코리아 계열사인 옥션과 G마켓은 1∼11일 ‘빅스마일데이’를 합동으로 연다. 두 쇼핑몰이 대대적 할인행사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다이슨, 샤오미, 조르조 아르마니, 아디다스, 헤라 등 1000여 개 브랜드가 50∼70% 할인상품을 판다. 이베이코리아는 빅스마일데이를 올해부터 정례화할 계획이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명절을 제외한 연중 최대 할인행사인 창립기념 기획을 이달 준비 중이다. 사실 국내에서 가장 큰 쇼핑축제는 9월 28일∼10월 31일 열린 코리아세일페스타다. 하지만 이 행사가 끝나자마자 쇼핑축제 분위기가 더 살아나는 분위기다.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진행된 34일 동안 주요 백화점 매출 상승률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 안팎에 그쳤다. 현대백화점은 오히려 2.8% 줄었다. 한 유통업체 관게자는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정부가 주도하다보니 기업이 주인공이 아니다. 아무래도 소극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혜택과 함께 문화가 있는 쇼핑축제를 만들어야 소비자가 움직인다고 분석한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는 역사가 오래돼 제조업체가 미리 상품을 준비한다. 광군제는 거대 시장과 자본을 바탕으로 글로벌 쇼핑축제로 각인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쇼핑에는 군중 심리를 끌어올리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생색내기식 내용 없는 쇼핑행사보다 소비자가 즐길 수 있는 문화 형성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섬싱 뉴(Something new) 찾으러 서울에 왔어요.” 지난달 1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만난 레아 김 바니스뉴욕 여성복 총괄 부사장(사진)은 설렌 표정으로 말했다. 서울 패션위크 기간 미국 바니스뉴욕에서 판매할 만한 새로운 한국 디자이너를 발굴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바니스뉴욕은 미국 주요 도시에 24개 점포를 둔 럭셔리 백화점이다. 그는 “지난 시즌에 한국 디자이너 ‘블라인드니스’ ‘디안티도트’ 패션쇼를 보고 곧바로 제품 구매를 결정했다. 뉴욕 현지 반응도 좋아 이번 시즌에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을 포함한 바니스 바이어들이 세계 곳곳의 잠재력 있는 디자이너를 찾아다니는 까닭은 단독 판매 상품이 백화점 차별화 전략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김 부사장은 “현재 바니스에서만 파는 단독 상품이 전체의 20%인데 내년까지 이를 30%로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아마존으로 대변되는 온라인 유통이 부상하면서 기존 백화점은 변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바니스 역시 e커머스 확대와 더불어 젊은 고객을 잡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고민한다. 그는 “젊은 고객은 온라인 쇼핑만 즐길 것 같지만 실제 조사를 해보면 오프라인 매장 경험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니스 젊은 고객(18∼34세)의 절반 이상이 매장에서 물건을 더 샀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고객이 오프라인 매장 쇼핑을 즐기면서 온라인 쇼핑과 매끄럽게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 29일 바니스뉴욕 본점에서 열린 ‘더 드롭(The Drop)’ 행사가 대표적이다. 바니스는 이틀 동안 ‘구치’ ‘오프 화이트’ 등 인기 디자이너 브랜드와 손잡고 30여 개 단독 상품 컬렉션을 선보였다. 유명 디자이너와 패션계 인사를 초청해 쇼핑 공간이 파티장으로 변신했다. 단독 상품 컬렉션은 온라인에서도 살 수 있다. 김 부사장은 초등학교 때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계다. 1998년 바니스 입사 후 19년째 패션 바이어로 활약하며 부사장에 올랐다. 한국 기업과 인연도 잦다. 올해 9월 신세계백화점 편집매장 분더샵이 바니스뉴욕에 입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현대모터스튜디오 베이징(北京)점 개관식 참석차 31일 중국으로 출국했다. 한중 관계 해빙 분위기에 맞춰 현지 분위기를 직접 파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차의 9월 판매량은 8만5040대로 전달보다 60.4%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여전히 18.4% 적지만 올해 들어서는 월간 기준 최대 판매량이다. 현대차를 포함해 롯데,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기업은 한중 관계 복원을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 그간의 손실을 만회할 전략도 세우고 있다. 31일 한국과 중국 정부가 발표한 한중 관계 개선 협의문에 ‘보복 철회’ 문구는 없지만 중국 정부가 금한령 등 보복 조치를 완화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한중 관계 개선은 양국 무역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다음 달로 예정된 한중 2차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 분야 협상에서도 더 폭 넓은 개방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 경제 보복의 타깃이 된 롯데그룹도 반색하고 있다. 롯데는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기업이 감당하기 힘든 손실과 피해를 봤지만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 개선이 있을 것이라 믿고 있었다. 이번 협의로 롯데를 포함한 기업 활동이 재개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다만 중국 롯데마트 매각은 그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8개월째 중국 현지 매장 90%가 문을 닫은 상태라 영업정지가 풀려도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울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 대신 1년째 공사가 중단된 선양(瀋陽) 롯데월드 프로젝트가 늦어도 내년에는 재개되길 희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중국 정부의 공사 중지 조치 이후 롯데는 꼼짝없이 이 프로젝트에서 손을 놔야 했다. 사드 보복으로 인한 롯데의 손실은 약 1조 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관계 개선 조짐에 LG화학, 삼성SDI 등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배터리 생산업체들도 일제히 기대감을 보였다. 전기차 배터리는 사드 갈등의 직격탄을 맞은 분야 중 하나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29일 전기차 보조금 지급차량 목록을 발표하면서 한국산 배터리 장착 모델은 모두 제외했다. 이후 매달 발표한 보조금 대상 리스트에서 한국산 배터리가 들어간 모델은 찾을 수가 없었다. 중국에 전기차를 파는 업체들은 자연스럽게 배터리를 한국산에서 중국산으로 바꿨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CATL, BYD 등 자국 배터리 업체들을 키우기 위해 이러한 조치를 내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사드 갈등은 중국 정부의 이런 전략에 명분을 제공한 셈이다. 국내 배터리 1위 업체인 LG화학의 경우 올해 중국 판매가 정상적으로 이뤄졌으면 연 매출 3000억 원의 추가 효과를 봤을 것이라고 배터리업계는 추정한다. 온라인 유통업계는 당장 11월 11일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光棍節)’를 향한 마케팅에 돌입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온라인 종합쇼핑몰인 현대H몰은 역직구(인터넷을 통한 한국 제품 직접 구매) 사이트인 ‘글로벌H몰’을 통해 광군제 프로모션을 강화하기로 했다. 황선욱 현대홈쇼핑 H몰사업부장은 “지난해 광군제 기간 이후 사드 여파로 중국 매출이 주춤했으나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G마켓 글로벌숍도 광군제를 맞아 중국 및 중화권 7개 지역 배송비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재계는 국내 기업들의 대중국 사업은 내년 하반기(7∼12월)는 돼야 완전히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 중국 정부가 전향적으로 바뀌더라도 현지 소비자들이 이를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차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한 해 중국 사드 보복으로 인한 국내 기업 손실은 8조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 역시 중국 내 자동차 판매가 단기간에 예전 실적을 회복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드 보복으로 지난 1년 가까이 현대차 브랜드가 중국 소비자들에게 잊혀졌다. 과거와 다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더 다양한 상품을 내놓아야 판매가 살아날 수 있다”고 했다. 현대차는 최근 베이징현대차의 최고경영자(CEO)격인 총경리에 담도굉 중국지원사업부장(부사장)을 임명했다. 화교인 담 부사장은 입사 후 줄곧 중국 업무를 맡아온 중국통이다. 올해 7월 완공한 충칭(重慶)공장에서는 중국 전략형 신차 ‘올 뉴 루이나’를 생산해 ‘중국 현지화 전략 2.0’도 본격 가동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아직은 신중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관광객 급감으로 면세점 매출이 줄면서 올해 2분기와 3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동반 하락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사드 보복 문제로만 치부하기엔 회사 경쟁력 문제, 국내외 장기적인 경기 침체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미국 진출 브랜드를 확대하는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사드 보복 사태를 계기로 한국 기업들은 중국 기업과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리스크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김현수 kimhs@donga.com·정세진·이은택 기자}
국내 관광·문화 업계는 한중 관계 개선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이후 침체됐던 대중국 사업의 빠른 회복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취한 사드 보복 조치 중 대표적인 것이 금한령(禁韓令)이다. 올해 3월 15일부터 중국 여행사는 일제히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을 팔지 않았다. 한류 콘텐츠도 제재했다. 파급력은 어마어마했다. 3∼9월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3% 줄었다. 호텔과 여행사를 포함한 관광산업, 면세점과 면세점 의존도가 큰 화장품 제조업체 등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금한령으로 인한 국내 관광산업 손실을 약 7조6000억 원으로 분석했다. 한국여행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겨 중국 전담 여행사 대부분이 잠정 휴업 상태였다. 한중 냉전이 풀릴 기미가 보여 업계가 들뜬 분위기”라고 말했다. 중국인 매출 의존도가 70%에 이르는 면세점업계 역시 환영하는 분위기다. 내년 2월 9일 개막하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이 중국 춘제(春節·설·2월 16일)와 맞물려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한국관광공사 베이징(北京)지사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하면 곧바로 평창 올림픽과 연계한 관광 홍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화콘텐츠 산업도 중국 방송업계의 금한령 조치로 크게 위축돼 있었다. 이날 문화콘텐츠 업계에서는 “얼어붙은 황해가 녹는다”는 말까지 나왔다. 금한령이 해제되면 잠정 중단되거나 지연됐던 각종 협력 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CJ E&M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에서 개봉하려고 기획, 개발 중이었던 영화 예닐곱 편이 사실상 ‘홀딩’ 상태였다. 문화예술 분야의 후속 조치를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게임업계는 중국 수출이 재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3월부터 국산 게임에 대한 ‘판호’(중국시장에 게임, 영상, 출판물 등을 유통하기 위한 유통허가) 발급이 중단됐다. 넷마블 관계자는 “올해 초 신청한 판호가 나오기만 하면 즉시 서비스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대중국 사업이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부 중국 여행사가 국내 호텔 및 면세점에 관광 상품을 문의하고 있지만 각 지방 여유국(관광국)의 최종 상품 판매 허가라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중국 대형 여행사 내 한국 전담 부서 조직도 해체된 상태다. 전효식 한국관광공사 국제관광실장은 “국내 여행사들도 끊겼던 관광 코스 채널을 새로 마련한 후에야 상품을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한령 해제가 완전한 사업 정상화를 담보하지 못한다는 예측도 나온다. 우선 중국이 자국 콘텐츠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한류 콘텐츠를 제한했다는 분석이 있다. 관광업계의 경우 소득 수준이 높은 중국인 여행객은 이미 일본으로 눈을 돌리고 있었다. 실제 일본 관광업계는 한중 사드 갈등의 최대 수혜자였다. 면세점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재 중국인 관광객은 일본으로 가고, 한국 면세점에는 보따리상만 가득하다.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지닌 일본 여행에 맛 들인 중국인 여행객이 다시 한국으로 올지 걱정”이라고 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손가인 기자}

롯데그룹은 올해 1만3300명을 채용한다. 내수 침체,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슈 등 대내와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결국 기업 성장동력은 인재에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부터 앞으로 5년 동안 약 7만 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롯데는 직무 능력이 뛰어난 인재인데도 경력단절, 부족한 스펙 등으로 입사시험에 불합격하는 일이 없도록 능력 중심 채용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11월 3일부터 지원 접수를 시작하는 ‘롯데 스펙태클 채용’이 능력중심 채용 전형의 대표적인 사례다. 2015년부터 매년 2회 진행된 ‘롯데 스펙태클 채용’은 ‘화려한 볼거리(Spectacle)’라는 뜻과 ‘무분별한 스펙 쌓기에 태클을 건다(Spec-tackle)’라는 뜻의 중의적인 의미를 가진 롯데 고유의 채용 전형이다. 학벌이나 스펙 중심의 서류 전형에서 벗어나 지원자 직무 수행 능력과 역량만을 평가해 인재를 선발한다. 이번 하반기 스펙태클 전형은 롯데칠성음료, 롯데백화점, 코리아세븐, 롯데건설, 롯데시네마, 롯데정보통신 등 15개 계열사가 참여해 인턴까지 포함해 100여 명을 뽑을 계획이다. 2017년 하반기(7∼12월) 스펙태클 채용에는 진화된 방식을 도입한다. 서류전형 평가에 포함되는 제출과제에 이름, 학교 등 지원자가 자신의 스펙을 특정할 수 있는 사항을 기재하면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제출과제는 지원한 회사의 직무 관련 주제에 대한 기획서, 혹은 제안서 형식이다. 면접은 회사별, 직무별 특성을 반영한 주제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이나 미션 수행 등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롯데는 특히 여성 인재를 육성해야한다는 인재경영 철학을 강화하고 있다. 2013년 국내 기업 중 최초로 구성원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차별을 철폐하자는 취지로 ‘다양성 헌장’을 명문화해 선포했다. 롯데 관계자는 “다양성 존중 철학을 채용 과정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유통·서비스 계열사뿐 아니라 제조·석유화학·건설 등 다양한 사업군에서 여성 인재 채용을 확대해 신입 공채 인원의 40% 이상을 여성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여성 임직원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근무여건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롯데만의 자동 육아휴직제이다. 법으로 육아휴직이 보장돼도 사내 눈치를 보느라 육아휴직을 쓰지 못하는 여성 직원이 많은 현실을 반영해 2012년 9월부터 신청 절차를 바꿨다.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출산휴가 이후 자동적으로 육아휴직을 1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본인이 원해서 육아휴직을 쓰지 않을 경우에만 별도 승인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올해부터는 남성 직원들도 상사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최소 한 달 동안 편하게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남성의무육아휴직제’를 도입하고 있다. 롯데는 또 비정규직 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올해 안에 46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 직원들이 의지와 노력에 따라 승진할 수 있는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롯데그룹 총수 일가 경영비리 재판에서 검찰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2)에게 징역 10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상동) 심리로 열린 신 회장 등의 결심 공판에서 신 회장에게 징역 10년과 벌금 1000억 원을 구형했다. 또 함께 기소된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63)에게는 징역 5년과 벌금 125억 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5)의 사실혼 배우자 서미경 씨(58)에게는 징역 7년과 벌금 1200억 원, 장녀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5)에게는 징역 7년과 벌금 2200억 원을 각각 구형했다. 신 총괄회장에 대한 구형은 11월 1일 공판에서 따로 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은 △불법적인 방법을 통한 막대한 부의 이전 △기업 재산을 사유화해 총수 일가 사익 추구 △경영권 승계 구도에서 벌어진 계열사 불법 지원으로 이뤄졌다. 대기업 총수 일가의 사익 추구 범죄로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중형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여전히 무엇이 잘못인지 깨닫지 못하는 피고인들을 엄히 처벌해야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반복되는 대기업 총수 일가의 사익 추구 범죄를 끝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 회장은 신 전 부회장 등 총수 일가에 508억 원의 ‘공짜 급여’를 지급하고 신 전 이사장 등이 운영하는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그룹에 774억 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날 신 회장은 최후 진술에서 “그룹과 가족의 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저를 믿고 따라준 롯데 임직원과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국민이 느꼈을) 롯데에 대한 실망과 비판을 잘 알고 있다. 재판장께서 기회를 주신다면 롯데가 어느 그룹보다 국민에게 사랑받는 그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호소했다. 신 회장 등에 대한 1심 선고는 12월 22일 오후 2시에 열린다. 롯데그룹은 이날 검찰이 신 회장에게 중형을 구형한 데 대해 “재판부 선고가 아직 남아 있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일부 임직원은 “검찰 구형은 지나친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동안 롯데와 신 회장 변호인단은 “10년 전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 누나와 형에게 급여를 준 것을 지금에 와서 신 회장이 방조했다는 책임을 지우는 것은 과하다”고 주장해 왔다. 한 롯데그룹 관계자는 “12일 출범한 롯데지주가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하는 상징적인 날에 이런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고 말했다.권오혁 hyuk@donga.com·김현수 기자}

대학생 김소정 씨(20·여)는 요즘 매주 금요일 충남 홍성역에서 오전 10시 42분 천안행 기차를 탄다. 천안 남산중앙시장에서 장을 보고 인근 조리장에서 요리를 한다. 튀김, 콜라, 팝콘, 불고기 토스트 등 메뉴도 다양하다. 오후 6시면 남산중앙시장 빛너울 야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한다. 김 씨의 노점 이름은 ‘와글와글’. 분식을 생각하고 열었지만 메뉴는 매번 조금씩 달라진다. 손님들의 반응에 따라 김 씨의 아이디어가 덧붙여지기 때문이다. 김 씨는 “처음에는 튀김이 주 메뉴였는데 야시장에 가보니 고기 메뉴가 인기가 많았다. 그래서 토치로 불꽃을 내며 불고기 토스트를 만들었더니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김 씨가 남산중앙시장 빛너울 야시장을 알게 된 것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고를 통해서다. 공주대 외식상품과에 재학 중인 김 씨의 꿈은 외식업. 처음으로 ‘밥장사’를 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김 씨는 “뭣보다 고객과의 관계에 대해 많이 배운다. 손님들에게 ‘개그’도 하고 토치 불꽃쇼도 보이니 단골도 생겼다. 청년들이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1월 25일까지 매주 금, 토요일 오후 6∼11시에 열리는 남산중앙시장 야시장은 판매자도 젊다. 야시장 15개 노점 중 절반이 20, 30대다. 임이원 남산중앙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 팀장은 “평일에 직장, 학교에 집중하고 금요일부터 꿈을 펼치러 온 젊은이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사업단은 주로 천안과 인근 지역 대학교,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 야시장 노점을 모집했다. 노점의 여러 분야 중 먹을거리 쪽이 단연 인기가 높다. 창업을 연습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판매자들의 설명이다. 신청이 넘쳐 대기자가 있을 정도다. 야시장의 인기 메뉴는 스테이크, 칠리 새우구이 등이다. 인기 메뉴는 하루 저녁에 200인분이 소진되기도 한다. 야시장에 참여한 청년들은 인기 메뉴 판매자의 노하우를 보고 매주 아이디어를 고민하기도 한다. 현장에서 만난 ‘오잉크버거’ 신경현 씨(25)는 직장인 여자친구와 갈비양념 바게트 버거를 만든다. 신 씨는 “외식업 아르바이트만 하다 실제 장사에 나서 보니 배우는 게 재밌다. 처음에 돈가스를 준비했다가 특색 있는 메뉴가 좋을 것 같아 바게트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뉴욕식 핫도그를 파는 ‘핫개핫개’ 이혁준 씨(25)는 “대학 4학년이라 진로를 고민하던 중 창업을 적은 비용으로 경험할 수 있어 좋다. 다만 날씨가 추워지면서 시장 손님의 발걸음이 줄어드는 게 걱정이다. 꾸준히 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안=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호떡 세 개만 줘요.” “1000원입니다!” 27일 오전 충남 천안시 남산중앙시장 입구의 호떡가게가 사람들로 붐볐다. 27년 동안 이 시장 입구를 지켜 온 전통 있는 가게다. 가격까지 저렴해 단골이 많다. 가게를 지키고 있던 김민옥 씨(44)는 빠른 손놀림으로 호떡을 부쳤다. 김 씨는 어머니의 뒤를 이어 오빠와 함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김 씨는 “주말에 야시장이 열리면 고객이 늘어난다. 그땐 늦게까지 가게를 열기도 한다”고 말했다. 천안 남산중앙시장은 9월 8일∼11월 25일까지 매주 금, 토요일 오후 6∼11시에 ‘빛너울 야시장’을 운영한다. 김 씨를 포함한 300여 점포 시장 상인들은 원래 오후 6시면 문을 닫았다. 하지만 야시장이 열리고부터 오후 7, 8시까지 ‘연장영업’을 하는 이가 늘었다. 남상균 남산중앙시장 상인회 부회장은 “야시장이 열리고 젊은 사람들이 좀 오니까 시장 상인들도 관심이 많아졌다. 매출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일단 새 고객들이 오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천안 남산중앙시장은 올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운영하는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주말 야시장은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의 일환이다. 사실 남산중앙시장은 다른 전통시장에 비해 비교적 장사가 되는 곳으로 통한다. 천안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으로 9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다른 전통시장처럼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에 고객을 빼앗겼지만 단골은 꾸준한 편이다. 인근 산업단지에서 오는 외국인 고객도 적지 않다. 440m이르는 시장 중앙통로, 인근에 붙어 있는 천일시장 중앙시장까지 합하면 상점 수가 550여 개에 이른다. 10여 년 전에 천장에 아케이드를 설치해 비가 와도 걱정이 없다. 그래서인지 27일 오전에 찾은 시장은 한가한 시간대임에도 장바구니를 들고 온 고객들로 시장이 북적였다. 한 80대 할머니는 속옷 가게에서 대뜸 “지난번 샀던 팬티를 달라”고 했다. 사장은 더 묻지 않고 웃으며 물건을 내놓았다. 임이원 남산중앙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 팀장은 “전국의 다른 시장에 비해 남산중앙시장은 꾸준히 고객이 몰리는 활기찬 시장”이라고 말했다. 활기찬 편에 속하는 시장임에도 고민은 있었다. 바로 손님 대다수가 40대 이상이라는 점이다. 시장 상인회가 정부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에 지원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육성사업에 선정되면서 남산중앙시장은 올해부터 3년간 약 16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게 됐다. 시장 상인들과 사업단은 야시장을 떠올렸다. 놀거리 먹을거리를 찾는 가족단위 고객에게 즐길 장소를 제공하면 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릴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 시장 중앙통로 북쪽 끝 상설무대 주변에 먹을거리 노점을 놓기로 했다. 노점 15개가 금, 토요일 오후면 등장한다. ‘큐브 스테이크’ ‘뉴욕식 핫도그’ ‘바게트 버거’ 등 시장에 없는 메뉴가 생기니 천안 지역에 입소문이 났다. 상설무대에서는 브레이크댄스와 디제잉 등의 볼거리도 제공한다. 사업단 측은 야시장을 하루 평균 4000여 명이 찾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상인들의 관심도 높다. 35년 동안 남산중앙시장에 자리 잡은 ‘서산순대’ 조항민 씨(25)는 “부모님을 돕기 시작한 지 거의 4년 됐다. 시장에 20, 30대 젊은 사람을 보기가 어려웠는데 확실히 야시장이 열리면 젊은 사람이 많아지는 걸 느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어머니와 ‘금산인삼도매집’을 운영하는 김진광 씨(33)는 “야시장을 열고 확실히 젊은층이 늘었다. 다만 실질적으로 매출로 연계할 수 있는 방안도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상인회와 사업단은 야시장 외에 ‘대표상품 프로젝트’도 고민하고 있다. 남산중앙시장만의 명물을 만들어 소비자들이 구매하게끔 해보자는 취지다. 아이템은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로 정했다. 임 팀장은 “호두과자 재료를 모두 남산중앙시장에서 구해 만들고 고객이 만드는 과정을 체험하거나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족단위 고객을 끌기 위한 ‘쿠키 만들기’ 같은 체험형 프로젝트도 도입할 계획이다. ‘야시장 업그레이드’ 전략도 마련돼 있다. 눈비를 피할 수 있게 도와주던 시장의 지붕, 아케이드가 11월부터 영상 상영관으로 바뀐다. 빔프로젝트를 설치해 사계절 자연을 표현한 영상, 시장 홍보영상 등이 펼쳐질 계획이다. 남산중앙시장상인회는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과 함께 시장 환경 개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10년이 넘은 아케이드를 보수 정비해야 하는 데다 상인, 고객 모두 주차에 불만이 많다. 시장 주변 3개 주차장에 200여 대를 세울 수 있지만 턱없이 모자란다는 게 시장 상인들의 불만이다. 남 부회장은 “천안시와 주차타워 건설을 논의 중이다. 주변 시장과의 통합도 추진하고 있다.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생각에 상인들이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천안=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