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모해(謀害) 위증이 성립되더라도 재심 사유가 안 된다는 건 의원님도 아시는데 제가 뭘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의) 뒤집기를 합니까.”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한 전 총리의 수사를 담당했던 전·현직 검사들의 위증 지시 의혹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이 “한 전 총리 구하기가 아니다”라며 이렇게 반박했다. 박 장관은 또 “이 사건의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의 수사 기법을 얘기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당시 수사와 대검의 감찰 배당 과정 등에서 벌어진 문제점에 국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은 2015년 대법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이 난 한 전 총리의 재심이나 사면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박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재심 사유가 아니라는 박 장관의 주장과 달리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수사에 관여한 검사 등이 직무에 관한 죄를 저질렀고, 이 사실이 유죄로 확정됐을 때’ 등엔 재심 사유가 될 수 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종결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박 장관은 향후 기소를 지시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수 있다고 했다. 기소를 지시하는 수사지휘권 발동은 전례가 없다. 박 장관은 “원칙적으로 기소 지휘는 불가능하다는 해석”이라면서도 “다만 명확성 원칙에 의해서 기소함이 마땅하나 면죄부를 주는 명백한 사안에 대해서는 기소 지휘를 할 수 있다”고 답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고도예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수사를 담당했던 전·현직 검사들의 위증 지시 의혹에 대한 대검찰청의 무혐의 처분과 관련해 “재지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22일 밝혔다. 박 장관이 공소시효 완성 닷새 전인 17일 “무혐의 처분이 적절한지 다시 심의하라”며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했던 한 전 총리 수사 검사들의 위증 지시 의혹은 관련자 기소 없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박 장관은 “검찰 고위직 회의에서 절차적 정의를 기하라는 수사지휘권 행사의 취지가 제대로 반영된 것인지 의문이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또 법무부와 대검의 합동 감찰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법무부는 22일 오후 3시 서울고검 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대검 부장·고검장회의 결과에 대한 박 장관의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인권 침해적 수사 방식, 수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정보원으로 활용한 정황, (위증 지시 의혹) 민원 접수부터 대검의 무혐의 결정, 대검 부장회의 내용의 언론 유출 등에 대해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대검은 “오로지 법과 증거에 따라 판단한 것”이라고 반박하면서도 “잘못된 수사 관행에 대한 합동 감찰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고도예 yea@donga.com·황성호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후임을 임명하기 위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민 천거가 22일 마무리됐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민 천거를 마치고 다음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 아주 신중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는 3명 이상으로 후보를 압축해 박 장관에게 추천하고, 박 장관은 최종 후보자 1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문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검찰총장을 임명하게 되는데, 4·7 재·보궐선거 이후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59·사법연수원 23기)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문 대통령의 대학 동문인 이 지검장은 문 대통령이 2004∼2005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으로 근무할 당시 특별감찰반장으로 함께 근무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 의혹 등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윤 전 총장과 대립각을 세워 여권으로부터 ‘믿을 수 있는 검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 국면에서 평검사와 중간 간부들로부터 지휘권을 상실해 총장으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 지검장의 고교 후배인 검찰총장 권한대행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56·24기)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조 차장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 국면에서 징계 철회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점 등이 변수다. 전직 검찰 간부 중에서는 봉욱 전 대검 차장(56·19기), 조은석 감사원 감사위원(56·19기),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58·20기), 박균택 전 법무연수원장(55·21기),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60·22기)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고, 정권 말이라 임기를 채우기도 어려워 상당수 후보군이 고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몇 명이 국민 천거를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누가 천거됐는지 등에 대한 자료를 내지 않았다.배석준 eulius@donga.com·고도예 기자}

“(수용 여부를 밝히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수사를 맡았던 전·현직 검사들의 위증 지시 의혹에 대한 대검찰청의 불기소 처분 유지 결정에 대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공소시효 만료일인 22일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결국 대검의 의견을 수용하면서도 A4용지 4장 분량의 박 장관 입장문과 약 1시간에 걸친 브리핑에서 “수용한다”는 직접적 표현을 쓰지 않은 것이다. 그 대신 박 장관은 한 전 총리 사건 처리 과정부터 시작해 5일 대검의 1차 무혐의 처리 결정, 19일 대검 부장회의 무혐의 결론의 특정 언론 유출 과정까지 강도 높은 합동 감찰을 지시했다. 박 장관은 “합동 감찰이 흐지부지하게 용두사미로 대충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검찰 개혁을 위한 제도 개선을 하겠다”고 했다.○ 박범계 “절차적 공정성 지키지 않아” 검찰 비판 박 장관은 입장문에서 “이번에 개최된 검찰 고위직 회의(대검 부장회의)에서 절차적 정의를 기하라는 수사지휘권 행사의 취지가 제대로 반영된 것인지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한 전 총리 수사팀에서 재소자 수사를 담당했던 A 검사의 사전에 대검에서 조율되지 않았던 대검 부장회의 참석을 문제 삼았다. 법무부는 A 검사의 참석이 대검 부장회의 전날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과 조종태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협의한 사안이 아니었고, 대검 부장회의 참석자가 요구해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재소자의 기소 여부를 심의하라는 것이지 검사들에 대한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수사지휘권의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검찰 안팎의 시선은 다르다. 재소자에 대한 모해(謀害) 위증 혐의 기소가 이뤄지면 이를 수사한 검사도 모해 위증 교사 혐의로 기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검찰청은 “본인의 변명을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사건의 쟁점과 관련하여 중요 참고인인 재소자 한모 씨 진술의 신빙성을 정확히 판단하여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였다”고 반박했다. 또 “법무부에서 요청할 경우 절차적 정의 준수 여부와 관련하여 녹취록 전체 또는 일부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A 검사의 참여엔 한 감찰부장이나 다른 위원들 역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박 장관은 이어 6600쪽에 이르는 사건 기록이 단시간에 면밀하게 검토되지 못했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는 입장문에 “회의 당일 제한된 시간 내에 방대한 사건 기록을 면밀하게 검토하지 못하고 보고서와 문답에 의존해서 내린 결론이라면 제 식구 감싸기라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적었다. 그러나 수사지휘권 자체를 지나치게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한 시점에 발동했다는 반론이 검찰에서 나온다. 박 장관은 사건의 공소시효 만료일인 22일을 닷새 앞둔 17일 수사지휘권을 발동했고, 대검은 이틀 뒤인 19일 대검 부장회의를 열었다. 법무부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며 “(검사장들은) 나름 자기 영역 분야에서 최선을 다 해온 분이고, 검사장 될 분이면 검증이 됐다”며 검사장들의 능력과 공정성을 평가하기도 했다. 앞서 대검 부장회의에선 고검장 6명의 참여로 총 14명 참석에 10명 불기소 의견(기소 2명, 기권 2명)이라는 압도적인 표 차이가 나왔다. 검찰 안팎에선 공소시효 만료일에 박 장관이 기소를 지시하는 수사지휘권을 재발동할 경우 직권남용 혐의가 불거질 수 있는 상황에서 수용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 합동 감찰,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 불거질 듯 법무부가 공소시효가 끝난 한 전 총리 사건을 시작으로 검찰 직접수사 관행 전반에 대해 대검과 합동 감찰에 나서겠다고 밝힌 점은 향후 논란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무부가 검찰의 직접수사 사례를 분석해 ‘성공한 직접수사’와 ‘실패한 직접수사’의 개념을 정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부분은 향후 지속적으로 논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현 정권에 불리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사건 등을 실패한 직접수사로 분류해 유력한 대권 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법무부는 비공개 회의였던 대검 부장회의 결과가 종료 직후 특정 언론에 공개된 것을 절차상의 문제로 삼으면서 합동 감찰의 대상으로 꼽기도 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이 사건의 기소를 주장해 온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 합동 감찰에 참여할 가능성에 대해 “포함시키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해 설득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에 대해 대검은 “합리적 의사 결정 과정을 거쳐 오로지 법과 증거에 따라 판단한 것”이라며 “검찰 직접수사에 있어 잘못된 수사 관행에 대한 지적은 깊이 공감하며 합리적인 개선 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합동 감찰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황성호 hsh0330@donga.com·고도예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수사를 담당했던 전·현직 검사들의 위증 지시 의혹에 대한 대검의 무혐의 처분에 대해 “재지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22일 밝혔다. 이로써 박 장관이 공소시효 완성 닷새전인 17일 “무혐의 처분이 적절한지 다시 심의하라”며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했던 한 전 총리 수사 검사들의 위증 지시 의혹은 관련자 기소 없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박 장관은 “검찰 고위직 회의에서 절차적 정의를 기하라는 수사 지휘권 행사의 취지가 제대로 반영된 것인지 의문이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또 한 전 총리 수사 과정에서 나타난 수사 관행과 대검의 위증 지시 의혹의 처리 과정에 대한 법무부 감찰관실과 대검 감찰부의 합동 감찰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지시했다. 법무부는 22일 오후 3시 서울고검 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대검 부장·고검장회의 결과에 대한 박 장관의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A4용지 4장 분량의 입장문에서 대검의 무혐의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이 “다시 수사지휘를 내리지는 않겠다”는 박 장관의 뜻을 대신 전했다. 박 장관은 입장문을 통해 “인권 침해적 수사방식, 수용자에 편의를 제공하고 정보원으로 활용한 정황, (위증 지시 의혹) 민원 접수부터 대검의 무혐의 결정, 대검 부장회의 내용의 언론 유출 등에 대해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 하겠다”고 말했다. 퇴근길에 박 장관은 “합동감찰이 용두사미로 끝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소시효와 징계시효가 끝난 사건을 감찰하겠다고 하자 검찰은 반발하고 있다. 대검은 “합리적 의사 결정 과정을 거쳐 오로지 법과 증거에 따라 판단한 것”이라고 반박하면서도 “잘못된 수사관행에 대한 합동감찰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후임을 임명하기 위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민 천거가 22일 마무리됐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이날 “국민 천거를 마치고 다음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 아주 신중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는 3명 이상으로 후보를 압축해 박 장관에게 추천하고, 박 장관은 최종 후보자 1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문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검찰총장을 임명하게 되는데, 4·7보궐선거 이후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 내부에서는 검찰총장 권한대행인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56·사법연수원 24기)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조 차장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 국면에서 징계 철회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점 등이 변수다.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에서 특별감찰반장을 지냈지만 여권 내부에서 조 차장에 대한 비토론이 최근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 차장의 고교 선배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59·23기)은 검찰 안팎에서 유력한 후보군으로 가장 많이 거론된다. 문 대통령의 대학 동문인 이 지검장은 문 대통령이 2004~2005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으로 근무할 당시 특별감찰반장으로 함께 근무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 의혹 등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윤 전 총장과 대립각을 세워 여권 내부에서 ‘믿을 수 있는 검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 국면에서 평검사와 중간 간부들로부터 지휘권을 상실해 총장으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판사 출신으로 윤 전 총장의 반대편에 섰던 한동수(55·24기) 대검 감찰부장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전직 검사로는 봉욱 전 대검 차장(56·19기), 조은석 감사원 감사위원(56·19기),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58·20기), 박균택 전 법무연수원장(55·21기),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60·22기)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고, 정권 말이라 임기를 채우기도 어려워 상당수 후보군이 고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수사했던 전·현직 검사들의 위증 지시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그대로 유지하겠다.” 검찰총장 권한대행인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20일 법무부에 공문을 보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대검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받아들여 ‘대검 부장회의’를 열고 이미 무혐의로 처분한 사건을 재심의했지만 결론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알린 것이다. 법무부는 21일까지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공소시효가 완성되는 22일 밤 12시 전에 박 장관이 어떤 형태로든 의견을 밝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친정부 성향 대검 참모도 기소 동의 안 해” 대검은 법무부에 한 전 총리를 수사한 수사팀 등의 위증 지시 혐의 등에 대해 무혐의 처분하겠다고 통보하면서 부장회의 표결 결과 등을 요약한 보고서도 함께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조 차장 주재로 일선 고검장 6명, 대검 부장(검사장) 7명이 참석한 회의에서는 참석자 14명 중 10명이 수사팀 등에 대한 ‘무혐의’ 불기소에 투표했다고 한다. 조 차장이 추가로 회의에 참석시키겠다고 한 일선 고검장 6명은 전원 불기소에 투표했고, 2명은 기소, 2명은 기권 의견을 냈다. 당시 수사팀 등을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은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과 또 다른 참석자 1명에 불과했다. 회의가 열리기 전에는 한 부장을 포함해 친정부 성향인 대검 부장 4, 5명이 기소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기권 또는 불기소에 표를 던진 것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회의 주재자인 조 차장검사와 간사인 조종태 대검 기조부장은 표결에서 기권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이렇게 되면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된 대검 부장 중 상당수가 무혐의에 동의한 것이 된다. 무혐의 의견을 낸 회의 참석자들은 일부 재소자가 감찰 과정에서 “위증을 강요당한 적 없다”고 말을 바꾼 점 등을 판단의 주요 근거로 삼았다고 한다. 앞서 재소자 최모 씨는 지난해 4월 법무부에 “과거 검찰 수사팀으로부터 한 전 총리에게 불리한 법정 증언을 하도록 강요받았다”고 진정서를 냈다. 그런데 최 씨는 지난해 6월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의 조사 과정에선 “거짓 증언을 강요당한 적 없다. 실제 고(故) 한만호 씨로부터 한 전 총리에게 돈을 건넸다는 말을 들었다”고 입장을 번복했다고 한다. 대다수 회의 참석자들은 “검사로부터 위증 지시를 받았다는 재소자 한모 씨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고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고 한만호 씨의 구치소 동료였던 재소자 한 씨는 대검 감찰부의 조사 과정에서 일관되게 “검사로부터 거짓 증언을 하라고 지시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9일 회의에 참석한 한 전 총리 사건 수사 검사는 “재소자 한 씨로부터 먼저 연락을 받았다. 한 전 총리에게 돈을 건네지 않았다는 고 한만호 씨 증언은 거짓이라고 했다”며 한 씨를 조사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은 19일 회의에서 장시간에 걸쳐 수사팀 등을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감찰에 관여했던 또 다른 부장검사가 임 연구관의 논리에는 모순이 있다며 공개적으로 논박하는 일도 있었다. ○ 징계시효 지나 감찰 후 인사기록에 남길 수도 법무부와 검찰 안팎에선 “박 장관이 ‘한 전 총리 위증 지시 의혹’ 사건 관련자를 기소하라며 추가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달 초 대검으로부터 감찰 기록을 넘겨받아 검토한 법무부 감찰관실과 검찰국 등도 “무혐의 결론이 타당하다”고 결론을 냈다고 한다. 박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17일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은 “대검 부장회의에서 무혐의 의견을 유지한다면 장관은 수용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당시 이 국장은 “(장관이) 기소하라는 취지였다면 (재소자들을) ‘기소하라’고 지휘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장관은) 그게 아니라 가능하면 다시 한번 판단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이 대검의 무혐의 방침을 수용하면서도 “한 전 총리 수사팀을 추가 감찰하라”고 지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수사팀이 재소자들을 상대로 정보를 수집하고 그 대가로 전화 통화, 외부 음식 제공 등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박 장관이 “사실 관계를 파악하라”며 지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대검 감찰부나 법무부 감찰관실이 당시 수사팀의 비위를 확인하더라도 이미 징계 시효인 3년이 지났기 때문에 관련자들을 징계할 수는 없다. 검찰 관계자는 “이미 징계 시효는 지났지만 박 장관이 관련자들에 대해 서면 경고를 하거나 인사 기록에 남기는 방식으로 당시 수사에 흠집을 낼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당시 수사팀 검사들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고도예 yea@donga.com·황성호·장관석 기자}

“이대로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면 그 사회는 유지될 수 없다. 더 늦으면 바로잡을 수도 없다.” ‘101세 철학자’로 불리는 연세대 김형석 명예교수는 19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찾아온 윤석열 전 검찰총장(61)에게 ‘상식’과 ‘정의’를 많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이 4일 퇴임 후 칩거하다 첫 외부 일정으로 김 명예교수를 찾자 “현실 정치 참여를 앞둔 윤 전 총장의 구상과 의중이 처음으로 드러난 상징적 장면”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 교수 “인재, 전문가들과 함께하라” 조언두 사람의 만남은 19일 오후 김 명예교수의 자택에서 2시간가량 이어졌다. 이 만남은 윤 전 총장이 “찾아뵙겠다”고 먼저 연락하고 김 명예교수가 흔쾌히 수락해 성사됐다. 윤 전 총장은 평소 김 명예교수의 저서 ‘백년을 살아보니’ 등을 읽고 공감하고, 김 명예교수를 존경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90)와 김 명예교수 간 친분도 있어 양측 대화는 안부와 건강에서 시작해 사회 현안에 대한 발언과 인식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고 한다. 김 명예교수는 “시간 내서 또 와서 보자”고 했고, 윤 전 총장은 “말씀에 공감하고 깊이 새겨듣겠다. 꼭 또 찾아뵙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김 명예교수는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상식’과 ‘정의’에 대해 “요즘만큼 국민들이 상식적인 생각을 못 하는 때가 없었다. 이 정부에서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이다’ 짐작이 안 되는 점에서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의는 정의고 불의는 불의인데 ‘편 가르기’를 하면 잣대가 하나가 안 된다”며 “정의를 상실하면 그 사회는 유지할 수 없다는 게 상식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국가를 위해 판단하면 개혁이 되지만 정권을 위해 판단하면 개악이 된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김 명예교수는 인재, 전문가들과 함께하라는 조언도 했다. 그는 “흔히들 ‘야당에 인재가 없다’고 하는데, 인재는 야당에만 없는 것도 아니고 여당에도 없다”며 “중요한 건 한 사람의 유능한 인재가 나오는 것이 아니고 함께 일할 줄 아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울타리 안에서 내 편 안에서만 하면 인재가 안 나온다, 그런 얘기를 했다”고 했다. 그는 “애국심이 없이 정권만 욕심내는 건 안 된다”며 “나를 희생하고, 민주주의를 사랑하고, 그런 사람은 애국심만 있으면 괜찮다”고도 했다. ○ “김 교수의 말씀은 평소 윤 전 총장의 생각” 1920년생인 김 명예교수는 저서 등을 통해 자신의 경험과 인생 경륜을 전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저는 살 만한데 나라가 걱정”이라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고언을 했다. 윤 전 총장 측의 한 지인은 “윤 전 총장이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만남인 것 같다”며 “얼치기 전문가나 진영론자들이 아니라 이 나라 ‘진짜 인재’들, ‘진짜 전문가’들과 함께 상식과 정의를 지켜내야 한다는 김 명예교수의 말씀은 평소 윤 전 총장이 생각해온 바 그대로”라고 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4일 총장직을 던지면서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올린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고 있기 어렵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정치인들 대신 정파적 이해에서 자유로운 김 명예교수에게서 조언을 들은 건 사실상 정치 행보로 해석해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100년을 넘게 살면서 시대정신을 강조해온 김 명예교수가 정계 진출 선언을 앞둔 윤 전 총장의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명예교수는 “내가 볼 때는 어디 가서 터놓고 얘기할 데가 없는데 오랜만에, 처음으로 교수님을 만나니까 시원하게 털어놓는다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장관석 jks@donga.com·고도예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최대 변수로 꼽힌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의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21일 타결됐다. 단일화 바람에 맞서 더불어민주당은 ‘조직 총동원령’을 내리고 대대적인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공식선거운동 시작(25일)을 나흘 앞두고 선거구도와 여야의 전략이 요동치고 있다. 국민의힘 정양석,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단일화 여론조사를 22, 23일 실시한 뒤 24일 결과를 발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전날 양측은 두 개 기관에서 휴대전화 100%로 각각 1600명(800명 경쟁력, 800명 적합도 조사), 모두 32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뒤 합산해 결론을 내기로 합의했다. 이어 21일 여론조사 실시 날짜와 단일 후보 발표 날짜까지 확정했다. 두 후보는 지난주 서로 “단일화 룰을 양보하겠다”면서 ‘릴레이 양보쇼’를 했지만, 주말을 거치면서 오 후보는 ‘유선전화 반영’, 안 후보는 ‘박영선 후보와의 가상 대결’ 주장에서 각각 한 걸음씩 물러나면서 타협을 이뤘다. 오 후보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누가 후보로 결정돼도 승복해 한 몸처럼 뛰고, 서울시도 힘을 모아 경영할 수 있는 관계가 될 것”이라고 했고, 안 후보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승복하고 힘 합쳐 반드시 야권 단일 후보가 당선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 허영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시민들은 ‘사퇴왕 대 철수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양보하는 듯 야욕을 드러낸 정치쇼이자 정치적 야합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지지층 결집을 위한 ‘백병전(白兵戰)’에 본격 돌입했다. 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20일 페이스북에 “선거가 긴박하다”며 “전화로든 문자로든 가까운 분들께부터 호소드리자”며 독려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17일부터 3일 연속 라디오 및 유튜브에 출연해 강성 발언을 쏟아내며 ‘집토끼 지키기’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19일 “선거가 아주 어려울 줄 알았는데 요새 돌아가는 것을 보니 거의 이긴 것 같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또 의원, 보좌진, 당원 등에게 서울과 부산에 사는 지인들의 전화번호를 제출토록 하는 ‘연고자 찾기’ 운동에 나섰다. 한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19일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101) 자택을 찾아가 2시간 가까이 대화를 나눴다. 윤 전 총장이 김 교수에게 먼저 연락해 만남이 이뤄졌으며, 4일 사퇴한 이후 외부 인사를 만나 조언을 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우열 dnsp@donga.com·고도예 기자}

“거악에 침묵하는 검사는 동네 소매치기도 막지 못할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해 7월 대검찰청이 발간한 ‘미국의 영원한 검사 로버트 모겐소’란 책자의 발간사를 직접 쓰면서 이런 구절을 적었다. 35년 동안 미국 뉴욕주 검사장을 지내면서 ‘화이트 칼라 범죄의 아버지’로 불렸던 고(故) 로버트 모겐소 검사장이 했던 말이다. 윤 전 총장은 “모겐소는 모두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판사, 정치인, 대기업 등 거대 사회경제 권력의 부패에 대해 우직하게 수사를 이어나갔다”며 “모겐소가 한 평생 추구한 검사의 길이 우리나라 검사들에도 용기와 비전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썼다. 대검찰청은 최근 이 책을 발간 1년 만에 일선 검사 2300여 명에게 배포했다. 윤 전 총장이 지난달 대검 국제협력담당관실에 “일선에 책자를 배포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7월 책자를 완성한 대검은 예산, 저작권 문제 등을 검토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달 검찰 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법안과 관련해 해외 사례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이 대검 관련 부서에 “책자도 배포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A4용지 3장 분량인 발간사에서 윤 전 총장은 “근래 한국에서는 각종 법령, 제개정 등을 통해서 검사와 검찰의 책무에 대해 수많은 문제 제기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올바른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검사의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성찰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무모하다고 비춰질 수도 있는 모겐소의 법집행 의지가 결과적으로 미국의 지역사회와 시장경제에서 법치주의가 온전히 작동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며 “모겐소의 모습은 미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 검찰 구성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이 발간사를 쓸 무렵에는 정부가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을 위한 시행령 입법을 진행하고 있었다. 윤 전 총장은 중도 사퇴 직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미국 검찰의 직접 수사 사례를 설명하면서 모겐소 검사장의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윤 전 총장은 “로버트 모겐소에 대해선 글을 써도 10장은 쓸 수 있다”며 “그는 미국 갑부들의 시세조종, 내부거래, 탈세를 검찰 수사로 엄단했고, 그 혜택은 미국 국민에게 돌아갔다”고 했다. 1960년대 케네디 행정부 시절 맨해튼 연방검사로 임명된 모겐소는 1974년 지역 시민들의 투표로 맨해튼 지방검사장이 됐다. 그는 이후 아홉 차례 연임에 성공해 35년간 검사장 자리를 지켰다. 미국의 TV드라마 ‘로 앤 오더’ 애덤 쉬프 검사의 실제 모델인 모겐소는 2019년 99세 나이로 별세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검찰 내 집단 지성을 대표하는 일선 고검장들을 대검찰청 부장검사 회의에 참여하도록 해 공정성을 제고하고 심의의 완숙도를 높이도록 하겠습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수사 검사 등의 모해(謀害)위증 지시 의혹에 대한 기소 여부를 대검 부장(검사장) 회의에서 다시 심의하라’며 발동한 수사지휘권에 대해 검찰총장 권한대행인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는 18일 이 같은 입장문을 밝혔다. 박 장관이 대검의 검사장급 간부들이 모이는 회의를 거명하면서 “대검 내에서 집단 지성을 발휘해 다시 한 번 판단해 달라는 의미”라고 하자 조 차장은 ‘검찰 내 집단 지성’인 일선 고검장들의 의견을 듣겠다며 맞선 것이다. 조 차장은 박 장관의 지휘를 수용하면서도 기소 지시에 부정적인 고검장들을 대검 부장회의에 참석시킴으로써 사실상 우회적으로 장관의 지시를 거부한 것이다.○ 장관과 같은 지침 근거로 고검장 참석시켜 조 차장은 18일 오전 10시 17분경 약 800자 분량의 입장문을 통해 “대검에 근무하는 모든 부장검사들만의 회의로는 공정성을 담보하기 부족하다는 검찰 내외부의 우려가 있고, 사안과 법리가 복잡하고 기록이 방대하다”며 6명의 고검장을 대검 부장회의에 참여시키겠다고 밝혔다. 조 차장은 고검장들을 참여시킨 근거로 대검 예규인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체 등 운영에 관한 지침’ 제5조 제2항을 근거로 들었다. 해당 조항에는 검찰총장이 사안에 따라 대검 부장회의에 고검장이나 일선 지검의 검사장들을 참여시킬 수 있다고 돼 있다. 법무부가 대검 부장회의를 열라고 지휘하며 “(대검 부장회의는) 장관이 보기에 현존하는 지침(예규)이 있는 의미가 있는 협의체”라고 한 만큼 같은 예규를 근거로 판을 흔든 것이다. 조 차장은 참모 등과 대응 방안을 협의한 뒤 법무부의 발표 후 약 18시간 만인 오전 10시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선 수사지휘권 발동 후 한때 사퇴설이 돌기도 한 조 차장이 자신마저 사퇴할 경우 여권의 외풍을 막을 사람이 사라져 검찰이 표류할 수 있는 등의 문제를 고려해 실리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차장은 주변에 “지난해엔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수사 지휘하는 쪽 입장이었는데 지금은 받는 입장”이라며 “만감이 교차하고, 역지사지(易地思之)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검장 6명 참석으로 기소 찬반의 과반 뒤바뀔 듯 대검 부장회의에는 당초 7명의 대검 소속 검사장들만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6명의 일선 고검장이 추가로 합류하게 됐다. 6명의 고검장은 지난해 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징계 청구 당시 법무부에 판단을 재고해 달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했고, 8일엔 여권이 추진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등 법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대검은 박 장관이 수사지휘서에서 의견을 들으라고 적시한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을 기소 찬반 투표에서 배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장이 심의에 참여하더라도 불기소 처분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참석자 13명 가운데 수사 검사들을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은 대검 검사장급 간부는 한 부장검사를 포함해 이종근 형사부장, 이정현 공공수사부장, 신성식 반부패강력부장 등이다. 일부 고검장이 기소에 찬성하더라도 7명의 과반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검찰 내부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법무부 검찰국과 감찰관실 등에서도 관련 기록을 검토한 뒤 “기소가 어렵다”는 보고서를 낸 것으로 알려져 기소 의견 찬성표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모해위증 사건의 공소시효가 22일 끝나기 때문에 대검은 부장회의를 19일 오전 10시에 열기로 했다. 천재인 수원지검 검사는 18일 검찰 내부망에 “대법원 확정 판결 사안에 어떠한 문제점이 있는 것인지, 검찰이 공소유지 과정에서 무엇을 잘못한 것인지, 검찰의 구성원으로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회의 생중계를 요구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고도예 기자}

검찰총장 직무대행인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18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 검사들의 모해(謀害) 위증 지시 의혹에 대한 전날 수사지휘권 발동을 놓고 “장관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해 ‘대검 부장 회의’를 신속히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사장급인 대검 부장회의 참석자 7명의 편향성 논란 등을 고려해 일선 고검장 6명을 회의에 참석하게 하겠다고 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조 차장이 장관의 수사지휘를 수용하는 형식을 갖춰 정면충돌을 피하면서 우회적으로 불복한 묘수”라는 해석이 나왔다. 조 차장은 이날 오전 10시 17분경 “이번 사건은 5일 저의 책임 아래 ‘혐의 없음’ 의견으로 최종 정리됐다”는 입장문을 공개했다. 이어 “대검에 근무하는 모든 부장검사들만의 회의로는 공정성을 담보하기 부족하다는 검찰 내외부의 우려가 있고, 사안과 법리가 복잡하므로 사건 처리 경험과 식견이 풍부하고 검찰 내 집단 지성을 대표하는 일선 고검장들을 대검 부장회의에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대검 지침을 근거로 들었는데, 조 차장도 같은 지침의 다른 조항을 근거로 제시했다. 친정부 성향의 일부 대검 부장들과 달리 고검장들은 대부분 한 전 총리 사건의 수사 검사 기소에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다. 대검 부장회의는 19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박 장관은 조 차장의 입장문이 공개된 직후 기자들에게 “조 차장과 (사전에) 통화했다. 대검의 지침을 보면 부장회의에 고검장을 포함할 수 있도록 돼 있고 근거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망에는 “대검 부장회의를 생중계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고, 대검 측은 회의록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배석준 eulius@donga.com·고도예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대검찰청에서 불기소 처분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 재판 과정에서 검사들의 위증 지시가 있었다’는 의혹을 다시 심의하라며 조남관 검찰총장 권한대행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17일 발동했다. 2015년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유죄를 확정한 한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을 놓고 지난해 6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대검에 감찰을 지시한 데 이어 박 장관이 취임 49일 만에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한 것이다. 법무부 이정수 검찰국장은 17일 오후 4시 서울고검에서 브리핑을 열어 “박 장관은 조 직무대행을 상대로 모든 부장이 참여하는 대검 부장(검사장급) 회의를 열어 재소자 김모 씨에 대한 기소 가능성을 심의하라고 지휘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A4용지 3장 분량의 수사 지휘서에서 5일 대검의 수사 검사들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언급하면서 “처리 과정의 공정성에 비판이 제기되고 결론의 적정성마저 의심받고 있다”며 “대검 한동수 감찰부장과 임은정 감찰정책연구관, 허정수 감찰3과장에게서 설명을 듣고 토론 과정을 거치라”고 지시했다. 심의 결과를 토대로 공소시효 만료일까지 입건과 기소 여부를 결정하라고도 했다. 김 씨는 검사의 지시로 재판 당시 한 전 총리에게 불리한 위증을 했다고 주장하는 재소자 중 한 명으로, 22일 공소시효가 완성된다. 박 장관은 또 “사건 관계인에 대한 인권 침해적 수사 정황을 확인했다”며 “법무부 감찰관실과 대검 감찰부가 합동으로 위법 부당한 수사 절차와 관행을 특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은 이번이 4번째로, 구체적인 사건과 관련해서는 8번째다. 검찰이 이미 처분한 사건을 수사지휘권을 통해 다시 심의하라고 지시한 것은 처음이다. 박 장관은 “지휘권 발동은 자제돼야 하지만 잘못된 수사 관행과 사건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점이 드러나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검은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 검찰 내부에서는 “박 장관이 공정해 보이는 외관을 만들었지만 친여권 성향의 대검 부장단 인적 구성을 감안하면 정해진 답은 ‘기소’밖에 없다”며 “박 장관이 사실상 기소 지시를 내린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고도예 yea@donga.com·유원모 기자}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유죄 판결을 무죄로 뒤집으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당시 수사 검사를 기소해 유죄 판결을 받게 하는 것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한 전 총리와 관련한 모해위증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이유에 대해 한 검찰 간부는 17일 이렇게 분석했다.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한 전 총리 사건을 수사한 전·현직 검사들이 기소되고,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한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유죄 판결을 재심을 통해 무죄로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수사 검사들이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돼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을 경우 법원은 한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 대한 재심을 열 수 있다. 재심이란 법원이 확정 판결에 중대한 오류가 있으면 과거 판결을 번복하고 다시 재판을 여는 것을 뜻한다. 재심 사유 7가지 중 ‘판결을 뒤집을 새로운 증거가 발견됐을 때’ 등 6가지는 사실상 해당 사항이 없기 때문에 ‘수사에 관여한 검사 등이 직무에 관한 죄를 저질렀고, 이 사실이 유죄로 확정됐을 때’가 되면 재심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재심이 열리면 재판부는 한 전 총리의 혐의를 원점에서 다시 심리하게 된다. 하지만 재심 사건 경험이 있는 법조인들은 “금품 공여자가 숨진 상황이라서 재심을 하더라도 과거 진술과 증거를 토대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결론이 바뀌긴 쉽지 않다”고 말한다. 한 전 총리에게 1억 원의 수표를 포함해 9억 원의 정치자금을 3차례에 걸쳐 제공한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는 2018년 숨졌다. 검찰 강요로 허위 진술을 했다고 적힌 한 전 대표의 비망록은 과거 재판에도 증거로 제출됐지만 “믿기 어렵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았다. 9억 원 중 동생의 전세자금으로 사용된 1억 원의 수표와 한 전 총리가 한 전 대표에게 돌려준 2억 원 등 총 3억 원은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명백한 증거가 있다”는 이유로 전원일치로 유죄가 확정돼서 재심을 하더라도 한 전 총리가 무죄로 뒤집기는 어렵다. 나머지 6억 원에 대해서는 유죄 8명, 무죄 5명으로 이견이 있었는데, 무죄 측 대법관들은 “물증 없이 한 전 대표의 검찰 진술이 유일하다”고 밝혔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는 검찰 수사의 자율성과 중립성을 고려할 때 가급적 자제돼야 한다. 이미 종결된 사건의 경우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 더욱 그러할 것이다.” 17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대검찰청 부장(검사장급)회의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모해(謀害)위증 의혹 사건의 기소 여부를 다시 심의하라’며 대검에 보낸 수사지휘서에는 이 같은 문장이 적혀 있다. 이는 법무부가 한 전 총리 재판 과정에서 한 전 총리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재소자와 이를 지시했다는 전·현직 검사들에 대해 대검이 5일 불기소 처분을 내린 지 12일 만에 처분 결과를 뒤집기 위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는 부담감이 노출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종결된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 기소 지시 대신 “대검 부장회의가 판단” 박 장관은 검찰총장 직무대행인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에게 이날 발송한 A4 용지 4장 분량의 수사지휘서에서 대검 부장회의를 통해 한 전 총리 사건의 혐의 유무 및 기소 여부를 다시 판단하도록 했다.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과 허정수 대검 감찰3과장,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으로부터 사안을 설명받고, 의견을 충분히 들으라고도 했다. 한 부장과 임 연구관은 전·현직 검사들의 기소를 주장해 왔고, 주임검사인 허 과장은 불기소 처분에 동의했다. 형식상으로는 대검 부장회의에 일임하는 모양새이지만 검찰 안팎에선 대검 부장검사 중 적지 않은 수가 현 정권에 우호적인 성향이라 박 장관이 사실상 수사 검사의 기소를 지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검 예규인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체 등 운영에 관한 지침’에 따라 대검 부장회의는 재적 과반수 참석으로 열리고, 만장일치되는 의견이 없을 경우 다수결로 결정한다. 모해위증 의혹 사건의 공소시효 만료일인 22일 전에 열리게 되는 대검 부장회의는 수사지휘에 따라 총 7명의 검사장이 참여한다. 이종근 형사부장과 이정현 공공수사부장, 한 부장은 현 정부에 친화적인 성향으로 알려져 있어 기소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성식 반부패강력부장과 고경순 공판송무부장도 기소 의견을 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재경지검 부장검사는 “박 장관 본인은 기소를 적시해 수사지휘 했을 때 발생하는 직권남용 혐의 소지를 피하고 대검 부장들한테 미룬 것”이라고 분석했다. 법무부가 ‘포괄일죄’를 수사지휘서에서 언급한 점도 박 장관의 기소 의지를 드러내는 한편 향후 법원의 판결까지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포괄일죄란 서로 다른 시점에 벌어진 여러 개의 행위가 포괄적으로 1개의 구성요건에 해당해 동일한 범죄를 구성하는 경우를 말한다. 검찰 측 증인인 재소자 김모 씨에게 2011년 3월 23일 허위 증언을 하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한 전 총리 사건 수사팀 검사는 같은 해 2월 21일에도 허위 증언을 강요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모해위증의 공소시효는 10년으로 2월 사건의 공소시효는 끝났지만 포괄일죄가 적용될 경우 2월 사건에 대한 추가 기소도 가능해진다. 박 장관은 퇴근길에 “법무부의 모든 실국 본부와 간부 회의를 다 열었고 특별한 이견이 없었다”며 “대검에서 집단지성을 발휘해 다시 한 번 판단해 달라는 의미”라고 했다.○ “한 전 총리에 마음의 빚” 여권 정서 반영된 듯 종결된 사건에 수사지휘권이 발동되는 ‘초강수’가 동원된 것은 여권에서 한 전 총리가 가지는 정치적 입지 때문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전 총리에게 일종의 ‘마음의 빚’이 있다”고 했다. 한 전 총리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고, 당 대표를 지내는 등 ‘폐족’이라고 불렸던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재건을 이끌었다. 박 장관도 2015년 한 전 총리에 대한 유죄가 확정된 직후 “대법원이 권력에 굴종한 자기모순적 판결을 내놓은 것” “이명박 정권 당시 검찰 수사는 보복 수사적 성격이 컸다”고 했다. 한 친문(친문재인) 인사는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사면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기준이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이 기준 때문에 한 전 총리를 사면하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 전 총리는 추징금 9억 원 중 약 2억 원만 납부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고도예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에 대한 수사를 무마시켰다는 혐의로 고발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7일 대면 조사한 사실이 16일 뒤늦게 밝혀졌다. 검찰로부터 이 지검장 등에 대한 사건을 이첩받은 뒤 직접 수사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공수처의 수장인 김진욱 공수처장과 여운국 공수처 차장이 피의자 신분인 이 지검장을 직접 만난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약 70분 동안 피의자를 만나고도 공수처는 이를 진술조서에 기재하지 않고 간략한 보고서만 작성해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게 됐다. ○ ‘검찰 조사 거부’ 이성윤, 공수처 조사 자청 김 처장은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이 지검장을 (불법 출금 의혹) 사건을 이첩받은 직후에 만난 사실이 있느냐’는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의 질문에 “변호인의 면담 신청에 따라 당사자(이 지검장)를 만났다”고 답했다. 김 처장은 “여 차장과 함께 이 지검장과 변호인을 공수처 건물 3층에서 1시간 가까이 만났다. 변호인이 여러 차례 면담 요청을 했다”면서 “면담 신청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는 사안이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 2층에는 처장실과 차장실이 있고, 3층에는 영상녹화 조사실이 있다. 김 처장과 이 지검장의 만남은 일요일인 7일 있었다고 한다. 김 처장은 “면담 겸 기초 조사였다”면서 “진술거부권을 고지했고 본인 서명을 받은 뒤 수사 보고도 남겼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은 공수처가 전속적인 관할권을 갖기 때문에 검찰에 이첩해선 안 된다는 게 (이 지검장 측의) 핵심 (이야기)이었다”고도 했다. 이 지검장의 변호인은 공수처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검찰 수사와는 달리 공수처의 수사는 절제와 품격을 보여 달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 지검장이 검찰 수사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김 처장은 이 지검장을 만나고 5일 뒤인 12일 이 지검장 등에 대한 사건을 검찰로 재이첩했다. 당시 김 처장은 수원지검에 공문을 보내 “공수처가 관련자들의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수사를 마친 뒤 사건을 송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 처장은 이 지검장과의 면담 날짜 및 참석자가 적힌 보고서, 이 지검장 변호인으로부터 받은 의견서도 함께 검찰에 보냈다고 한다.○ 영상녹화 안 하고, 진술조서 미기재 논란 공수처에는 검사 신분이 김 처장과 여 차장 등 2명뿐이다. 나머지 검사들은 채용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공수처장은 이 지검장이 고발된 사건을 직접 수사할지, 검찰이나 경찰 등으로 이첩할지를 결정하기도 전에 이 지검장을 만났다. 김 처장이 수사를 개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핵심 피의자인 이 지검장을 만난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고 검사들은 비판하고 있다. 한 부장검사는 “주요 피의자를 불러 조사한 것은 사실상 공수처가 수사를 개시했다는 것”이라며 “특정 피의자는 공수처에서 조사하고, 나머지 피의자는 검찰에서 조사한 뒤 사건을 보내라는 것은 공수처가 자기 입맛에 따라 ‘선택적 수사’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처장은 이 지검장을 70분 동안 만났지만 이를 영상녹화하지 않고 진술조서도 작성하지 않았다. 김 처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공수처에서의 조사는 개방형 조사실에서 모든 과정을 영상녹화 방식으로 하게 되므로 피의자 등 사건관계인의 인권 보호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변했다. 한 검찰 간부는 “김 처장과 이 지검장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알 수가 없다”며 “이 지검장이 공수처의 이첩 결정에 관여한 것인지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지검장이 공수처에서 이미 조사를 받았다는 이유를 들어 수원지검 수사팀의 출석 요구를 거부할 명분을 공수처가 제공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지검장은 16일 “공수처의 수사 등 절차 진행에 대해 답변드릴 수 있는 사항이 없음을 양해 바란다”는 입장문을 밝혔다. 법무부 측은 대검찰청과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수사 중인 수사팀 등을 상대로 “공수처장과 이 지검장의 면담 사실이 야당에 어떻게 알려진 것이냐”며 항의해 감찰에 착수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도예 yea@donga.com·황성호·유원모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긴급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검찰에 다시 보내면서도 ‘수사 후 송치하면 공수처가 기소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하자 수원지검 수사팀장이 “해괴망측한 논리”라며 공수처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공수처 공문 하나로 법에도 없는 새로운 법이 만들어질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어 공수처와 검찰 간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전 차관 사건의 수사팀장인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은 15일 검찰 내부망에 ‘공수처법 규정 검토’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이 부장검사는 김진욱 공수처장을 향해 “사건을 이첩한 것이 아니라 ‘수사 권한’만 이첩한 것이라는 듣도 보도 못 한 해괴망측한 논리를 내세웠다”고 비판했다. 이 부장검사는 해당 글에 A4용지 8쪽 분량의 검토보고서를 첨부했다. 이 부장검사는 보고서를 통해 “공수처는 원칙적으로 수사권만 있고, 예외적으로 3조 1항 2호(판사와 검사 등)에 정하는 범죄에 대하여는 기소권을 보유한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면서 “특정 신분의 특정 범죄에 대한 공수처의 독점적 기소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팀의 반발에 대해 김 처장은 15일 “어제 입장문에 쓰인 대로”라며 공수처의 결정에 문제가 없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공수처는 12일 김 전 차관 사건을 재이첩하며 “수사 후 송치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별도의 공문을 수원지검에 보냈고, 14일에도 “수사 부분만 이첩한 것으로 공소 부분은 여전히 공수처 관할 아래 있다”는 입장문을 배포했다. 앞서 수원지검은 3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이규원 검사 등을 포함해 김 전 차관 사건과 관련된 현직 검사 5명에 대한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했다. 이 부장검사는 법무부가 김 전 차관 수사팀에 속해 있던 임세진 부장검사와 김경목 검사의 파견 연장 불허 결정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파견 연장이 불허된 2명의 검사는 김 전 차관의 불법 출금과 수사 외압 의혹 등 두 갈래의 수사를 이어 온 수사팀에서 불법 출금 의혹을 전담해 수사하고 있었다. 이 부장검사는 “직무대리 요청 절차 하나 제대로 밟지 못하는 부족한 팀장을 만나는 바람에 수사도 마무리 못 하고 떠나는 두 후배에게 미안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박범계 법무무 장관은 15일 파견 연장 불허 결정에 대해 “법과 원칙대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원모 onemore@donga.com·고도예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최근 불기소 처분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 위증 의혹’ 사건에 대한 대검의 감찰 기록을 직접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15일 전국 고검장 간담회를 마친 뒤 서울고검 청사를 나서면서 “한 전 총리 모해 위증 의혹 사건과 관련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감찰) 과정과 결과를 ‘투트랙’으로 면밀히 보고 있다. 6000페이지에 달하는 감찰 기록을 (대검으로부터) 가지고 왔고, 직접 기록을 볼까 한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과정과 절차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법무부) 감찰관실에서 진상규명 차원의 사실 확인 절차에 들어가 있고, 실체 관계는 제가 기록을 보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대검 감찰부의 불기소 결론이 적절했는지 따지고,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대검 내부의 의사 결정 과정을 살피겠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수사지휘권 발동 여부에 대해 “결론을 정해놓고 보고 있는 건 아니다. (관련자의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22일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며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한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수사 과정에서 위증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재소자 김모 씨와 위증교사 혐의를 받았던 현직 검사 등에 대한 공소시효는 이달 22일까지다. 박 장관이 재수사를 지시해 이들 중 한 명이라도 22일 전에 기소될 경우 관련자들의 공소시효는 중지된다. 검찰 안팎에선 박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기 위해 감찰 기록을 들여다보는 것이란 해석이 적지 않다. 한 부장검사는 “이미 서울중앙지검과 대검 감찰부가 공통되게 무혐의 의견을 낸 상황에서 장관이 ‘실체 관계’를 따질 이유가 없다. 결국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구실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법무부 장관이 이미 처분이 난 사건을 재수사하라고 지휘권을 발동한 전례가 없어 박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최근 불기소 처분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 위증 의혹’ 사건에 대한 대검의 감찰 기록을 직접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15일 전국 고검장 간담회를 마친 뒤 서울고검 청사를 나서면서 “한 전 총리 모해 위증 의혹 사건과 관련해 수사 지휘권을 발동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감찰) 과정과 결과를 ‘투트랙’으로 면밀히 보고 있다. 6000페이지에 달하는 감찰 기록을 (대검으로부터) 가지고 왔고, 직접 기록을 볼까 한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과정과 절차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법무부) 감찰관실에서 진상규명 차원의 사실 확인 절차에 들어가 있고, 실체 관계는 제가 기록을 보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대검 감찰부의 불기소 결론이 적절했는지 따지고,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대검 내부의 의사 결정 과정을 살피겠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수사지휘권 발동 여부에 대해 “결론을 정해놓고 보고 있는 건 아니다. (관련자의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22일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며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한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수사 과정에서 위증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재소자 김모 씨와 위증교사 혐의를 받았던 현직검사 등에 대한 공소시효는 이달 22일까지다. 박 장관이 재수사를 지시해 이들 중 한 명이라도 22일 전에 기소될 경우 관련자들의 공소시효는 중지된다. 검찰 안팎에선 박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기 위해 감찰 기록을 들여다보는 것이란 해석이 적지 않다. 한 부장검사는 “이미 서울중앙지검과 대검 감찰부가 공통되게 무혐의 의견을 낸 상황에서 장관이 ‘실체 관계’를 따질 이유가 없다. 결국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구실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법무부 장관이 이미 처분이 난 사건을 재수사하라고 지휘권을 발동한 전례가 없어 박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고도예기자 yea@donga.com}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긴급 출국금지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수사팀은 이르면 15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출석을 다시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수사팀(팀장 이정섭 부장검사)은 이 지검장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었던 2019년 6월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보고한 안양지청 수사팀의 수사를 방해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과 관련해 이르면 15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할 방침이다. 앞서 수원지검 수사팀의 피의자 신분 출석 요구를 3차례 거부한 이 지검장은 2일 “검사의 고위공직자 범죄 혐의가 발견된 경우 공수처에서 수사해 처리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뒤 서면의견서를 수원지검에 보냈다. 수원지검은 3일 이 지검장 등에 대한 사건을 공수처로 넘겼지만 공수처는 12일 “현실적으로 수사에 전념할 수 없다”며 사건을 검찰로 재이첩했다. 이 지검장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추가 출석 요구를 거부한다면 수사팀이 강제수사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공수처는 이 지검장 등에 대한 사건을 12일 수원지검으로 돌려보내면서 “수사를 마친 뒤 사건을 공수처로 송치하라”고 요구해 검찰 내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공수처는 공문을 통해 “이 사건은 공수처가 공소제기(기소)할 사건이다. 수사 완료 후 공수처가 공소 제기를 결정할 수 있도록 송치하라”고 했다. 이에 대해 공수처는 14일 입장문을 내고 “공수처는 공수처법에 따라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에 대해 수사권과 공소제기(기소)권을 모두 갖는다”며 “지난 금요일엔 공수처가 현재 수사팀 구성 중으로 수사에 전념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수사’ 부분을 이첩한 것이므로 ‘공소’ 부분은 여전히 공수처의 관할”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공수처가 법적 근거 없이 ‘수사 후 사건을 공수처로 송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공수처가 사건을 검찰에 이첩했다는 건 수사권 및 기소권을 동시에 넘긴 것”이라며 “법 어디에도 공수처가 수사권만 이첩할 수 있다는 조항은 없고, 공수처가 공문 한 장으로 법적 근거도 없이 검찰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려 하는 것”이라고 했다.고도예 yea@donga.com·배석준·황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