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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며 사상 최고 수준의 군사동맹을 맺은 미국과 일본이 곧바로 한국 끌어안기에 나섰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과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28일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회담을 열고 다음 달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전보장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한미일 3국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교도통신이 29일 보도했다. 3국 국방장관 회담의 공통 주제는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에 대한 공동 대처다. 또 3개국의 공동 훈련, 해적 대처, 인도적 지원, 재난구조와 관련한 협력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이 통신은 전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에서는 야당과 진보 성향 매체를 중심으로 일본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규정한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대표는 28일 담화에서 “국회에서의 논의도, 국민의 이해도 없이 관련 법안도 제출하지 않은 단계에서 미국과의 합의를 선행시켰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자위대의 활동 범위를 확대하도록 일본 국내법을 정비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미국과의 가이드라인을 먼저 개정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민주당은 28일 당내 회합에서 ‘전수방위(專守防衛·적의 공격을 받았을 때에 한해 방위력을 행사)를 관철하는 관점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강행 추진한 집단자위권 행사를 용인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공식 결정했다. 진보 성향의 아사히신문도 같은 날 ‘평화국가의 변질을 의심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국내 합의 없이 미국에 어음을 끊어줬다”고 비판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국민 부재의 안보 개정’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실제로 센카쿠 주변에서 일중 간 예측 불허의 사태가 생길 경우 미국이 다툼에 개입할지는 그때가 되지 않으면 모른다”고 지적했다. 도쿄신문도 사설에서 “가이드라인 개정과 (일본의) 안보법제 정비로 자위대가 해외에서 무력을 행사할 우려가 높아진다”며 “전수방위 정책은 근본에서부터 뒤집힌다”고 밝혔다. 다만 보수 언론인 요미우리신문과 산케이신문은 개정된 가이드라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미 동맹의 실효성을 높이고 싶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자위대와 미군이 평상시부터 유사시까지 ‘빈틈없는 대응’의 틀을 마련한 것을 평가하고 싶다”고 전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은 27일 “새 가이드라인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민주주의 국가인 두 나라가 성숙한 안보 동반자의 관계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가이드라인 개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냉전 시기에 형성된 것으로 모두가 이번 조치를 주시하고 있다”며 “제3자의 이익을 침해해서는 안 되며 지역의 평화·안정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26일 사설에서 “일본이 점차 미국의 들러리가 되어 가고 있다”며 “일본이 정상 국가를 지향한다지만 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일본은 미국에 가장 ‘충성’스러운 나라가 됐다”고 비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일 동맹 강화를 중국의 부상과 연결시켜 분석했다. FT는 27일 ‘미일 방위 협약은 중국 억제를 목표로 한 것’이라는 분석 기사에서 “미국이 아시아 국가들과 이처럼 유대를 강화하는 것은 중국의 봉쇄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점차 강력해지는 중국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불안과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FT는 미일 동맹의 기능에 큰 변화를 가져온 방위지침 개정은 아시아 재균형 등 국제 현안에 일본을 한층 더 깊숙이 끌어들이고자 하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억지력 강화를 위해 동맹의 결속력을 다지고자 하는 일본의 의도가 결합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미국은 27일 새로운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관련 합동기자회견에서 일본의 적극적 평화주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적극적 평화주의 노선의 성과로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각의결정, 방위장비 이전 3원칙(무기수출 금지 3원칙 개정안) 및 특정비밀보호법 제정 등을 들었다. 하나같이 일본의 ‘군사대국화 행보’로 비판받고 있는 정책들로 미국이 아시아 주변국의 우려와 상관없이 일본을 아시아 안보정책의 파트너로 확실하게 점찍었다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이처럼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쇠퇴하는 미 국방력을 보완하기 위해 패전국 일본의 재무장에 채워져 있던 족쇄를 사실상 해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미국은 중국을 겨냥해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에 대한 일본의 시정권이 미일 안전보장조약 적용 대상이라는 점도 재확인해 줬다. 이로 인해 중국의 팽창으로 들썩이던 동아시아 안전보장 환경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새 가이드라인은 한국에도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던지고 있다.○ 미국의 글로벌 군사 파트너로 거듭난 일본 개정된 가이드라인의 가장 큰 특징은 미군과 자위대가 세계 어디에서나 한몸처럼 움직이게 됐다는 점이다. 현행 가이드라인하에서 자위대의 활동 범위는 일본 내 혹은 일본 주변에 그친다. 하지만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에서 미일은 자위대가 미군을 후방 지원하는 데 지리적 제약을 없앴다. 자위대는 또 동맹국으로 향하는 탄도미사일을 중간에 추격시킬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변화의 시초는 지난해 7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강행 통과시킨 집단자위권이었다. 집단자위권은 동맹국이 공격을 당할 때 일본이 반격에 나설 수 있는 권리다. 일본은 주일미군 주둔 경비 부담이 일본 평화와 안전에 기여한다고 보고 비용을 계속적으로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도 공감을 표시했다. 또 미군과 자위대의 공동 활동 범위가 확대되기 때문에 동맹 관리를 위한 양국 간 협의 체제를 신속하게 검토하기로 했다. 정보 공유를 위한 요원 상호 파견에도 합의했다. 양국은 중국을 겨냥해 그간 논의돼 온 군사 합의 사항도 발표했다. 일본은 미 해병대의 P-8초계기를 일본 오키나와(沖繩) 현에 있는 가데나(嘉手納) 미 공군기지에 배치하고, 고고도 무인정찰기(UAV)인 글로벌 호크를 아오모리(靑森) 현 미사와(三澤) 기지에 배치하는 방안에 동의했다. 또 2017년까지 일본 요코스카(橫須賀) 기지에 이지스함을 추가로 배치하고 탄도미사일방어(BMD) 능력 향상을 위한 협력도 유지하기로 했다.○ 한반도 유사시 개입 근거 마련 미국과 일본은 ‘일본 이외의 국가가 무력공격을 당했을 때의 대응 조치’라는 항목으로 한반도 유사시에 개입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일본과 긴밀한 관계인 외국이 공격을 당해 일본의 생존에도 근본적인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때 자위대가 적절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고 명기한 것이다. 특히 미군 함선을 보호하기 위해 호송은 물론이고 적국을 지원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 검색도 할 수 있도록 했다. 북한 탄도미사일 요격 작전에 협력하고 미사일 발사 조기 탐지를 위한 정보 교환에도 합의했다. 이로 인해 한반도 유사시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의 작전 능력은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세영 동서대 특임교수(전 외교통상부 동북아국장)는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은 함께 움직인다. 미일이 안보 강화를 하면 한반도 유사시에 억지력이 커진다”고 말했다. 다만 자위대에 대한 한국의 뿌리 깊은 불신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미일 양국이 새 가이드라인에 해당국의 주권을 존중한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안심해선 안 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북한의 전면 남침이나 핵도발 등 급박한 위기 사태 때 일본이 미국의 용인하에 한반도에 군사력을 투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본이 한반도 전쟁 발발 시 자국민과 주한미군 및 그 가족의 철수를 위해 자위대 항공기와 함정을 한국으로 파견하고 미국이 이를 종용할 경우 한국이 거부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한미일 3국은 새 가이드라인의 후속 작업으로 유사시 한반도 연합작전구역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위기사태와 군사적 조치 방안에 대해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할아버지 유업 달성한 아베 총리 28일 개정된 신(新) 미일 가이드라인은 미일 동맹의 수준을 질과 양 모든 측면에서 격상했다는 점에서 1960년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1957년 2월∼1960년 7월 재임)의 미일 안보조약 개정에 버금가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아베 총리의 외할아버지인 기시 총리는 안보조약 개정을 통해 미군의 일본 주둔을 인정(제6조)하는 대신 일본이 무력공격을 받았을 때 양국이 공동 대처한다(제5조)는 조항을 관철했다. 아베 총리가 위헌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가이드라인을 개정한 것은 외할아버지가 남긴 유산(legacy)의 영향이라는 평가가 많다. 일본의 한 중견 언론인은 “아베 총리로서는 외할아버지가 남겨 준 숙제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라며 “아베 총리의 다음 수순이 헌법 9조 개정을 통한 국방군 보유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조숭호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역사적인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전용기 편으로 26일 오후 미국 보스턴에 도착하는 아베 총리는 존 케리 국무장관과 장관 사저에서 만찬을 함께하는 것으로 첫날 일정을 시작한다. 이번 방문은 일본과 같은 입헌군주제 국가 행정부 수반의 방미로는 가장 격이 높은 ‘공식 방문(official visit)’으로 진행된다. 사실상 ‘국빈방문(state visit)’과 같은 수준의 파격적 예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워싱턴의 인정하에 ‘보통국가’의 길로 나아가려는 일본의 전략과 일본과 손잡고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려는 미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최고 의전 속 백악관 정상회담 아베 총리는 28일 오전 백악관 남쪽 뜰에 도착해 공식 환영을 받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미일 정상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 간 파트너십 강화를 골자로 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아사히신문이 26일 전했다. 아베 총리는 이후 조 바이든 부통령과 케리 국무장관이 주최하는 오찬을 함께하고 당일 저녁에는 백악관 공식만찬(State Dinner)에 참석한다. 이 만찬에는 300여 명의 내외 귀빈이 초대됐다. 아베 총리와 부인 아키에 여사는 30일까지 워싱턴에 머무는 동안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 머문다. 양국 정상은 28일 정상회담과 공동성명을 통해 전날 양국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서 논의된 새 안보협력지침(가이드라인)을 확인할 예정이다. 에번 메데이로스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이와 관련해 24일 기자회견에서 “일본 자위대의 미군 지원 범위가 넓어져 동맹에서 일본의 역할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국이 일본과 타결을 원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아직 이견 조정이 끝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캐럴라인 앳킨슨 NSC 국제경제담당 부보좌관은 “최종 합의 발표가 이번에 나오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계 이목 집중될 첫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 아베 총리는 29일 오전 11시부터 40분 동안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연방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한다. 이번 방미의 하이라이트다. 2013년 2월 미국 방문 당시 “일본이 돌아왔다”고 외쳤던 아베 총리가 이번엔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아베 총리는 현재 측근들의 의견을 들어가며 연설문을 계속 고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가 1957년 6월 미 의회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연설했던 음성기록도 집무실에서 수차례 들었다. 이 신문은 “미 의회 일부가 아베 총리를 역사수정주의자라고 보고 있어 이전 전쟁에 대한 반성과 함께 미래 지향적인 내용을 전면에 내세워 역사수정주의자란 우려를 불식시키려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기대에는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베 총리의 ‘과거사 물 타기’ 행보 아베 총리도 국제사회의 이목을 의식한 듯 과거사 해결에 관심을 보이는 듯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그가 27일 오전 보스턴 하버드대 케네디 포럼에서 미국 방문의 첫 연설을 하는 것은 자신의 과거사 수정주의에 대해 올해 초 미국 역사학자들이 집단으로 반대 성명을 발표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워싱턴 외교가의 분석이다. 연설 후 워싱턴으로 건너와 바로 알링턴 국립묘지와 홀로코스트박물관, 제2차 세계대전 기념비 등을 차례로 방문할 계획을 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2차 대전의 책임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여 미국인들의 환심을 사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아시아 국가들의 사과 요구를 희석시키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산케이신문은 24일 워싱턴 방문을 마친 아베 총리가 30일부터 5월 2일까지 사흘간 한국계와 중국계 주민들이 ‘반일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하는 것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여론전’의 의미가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위안부를 둘러싼 ‘부당한 주장’을 미국 사회에 침투시키려는 움직임을 봉쇄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워싱턴=신석호 kyle@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미군에 대한 일본 자위대의 후방지원 범위가 일본 주변뿐 아니라 세계 각지로 확대된다. 자위대가 미군 외 타국 군에 탄약을 지원할 수도 있게 된다. 미국과 일본은 27일 미국 워싱턴에서 외교·국방(2+2) 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에 정식 합의한다. 미일 가이드라인은 안보체제를 원활히 운용하기 위해 양국 간 방위협력 기본 구조, 역할 등을 규정한 지침이다. 1978년 만들어 1997년 1차 개정했고 올해 2차 개정된다. 아사히신문이 24일 보도한 개정 개요에 따르면 새 가이드라인은 ①평상시 ②일본 평화와 안전에 대한 잠재적 위협 ③일본에 대한 무력 공격 ④집단자위권 행사를 전제로 한 일본 이외 국가에 대한 무력 공격 ⑤일본 내 대규모 재해 협력 등 5가지 상황으로 구분돼 있다. 현행 가이드라인은 평소, 주변 사태, 일본 유사 사태 등 3가지 상황으로 나뉘어 있는데 빈틈을 없애기 위해 상황을 더 세분한 것이다. 일본에 대한 무력 공격과 관련해 미일은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염두에 두고 ‘도서방위’를 가이드라인에 명기할 방침이다. 일본은 센카쿠 열도를 놓고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어 가이드라인에 도서방위를 포함시킬 것을 미국 측에 요구해 왔다. 양국은 또 미국으로 향하는 미사일을 일본이 요격하는 탄도미사일 방어도 가이드라인에 넣을 예정이다. 아사히신문은 “가이드라인 개정안이 중국의 군비 확장을 의식한 측면이 강하며 미군과 자위대의 협력을 양적인 면과 질적인 면에서 모두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아시아를 중시하면서도 국방비 지출을 줄이려 하고 있고, 아베 총리는 ‘적극적 평화주의’를 외치며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미일은 사상 최고 수준의 안보 협력을 하게 됐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아-아프리카회의(반둥회의)에서 만난 후 양국 관계가 화해 분위기로 바뀐 것에 대해 중국과 일본 언론이 연일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2012년 9월 일본이 분쟁지역인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국유화하면서 급격히 냉각된 중일 관계가 해빙 모드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중일의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과거사 해결 원칙만을 고수해온 한국 외교의 고립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 중국의 분위기 반전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양국 정상회담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중일 관계의 진일보한 개선과 발전을 위해 분명한 방향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24일 사설에서 “양국 간 관계 개선의 기초는 취약하지만 앞으로는 양국 고위층 인사의 접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설은 “역사와 영토 문제가 불시에 불거지는 복잡한 국면이 계속되겠지만 일본을 포용하는 것은 중국의 평화굴기 과정 중의 근본이익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추구해야 할 공통 목표로 중국이 주창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지와 해상 신실크로드 전략)’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제시했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두 가지 프로젝트에 중일관계가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환추시보는 강조했다. 이 신문은 지난해 7월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하려 하자 “중일 관계가 냉각 및 대항기로 들어서고 있으나 화해를 서두를 일 아니다”라고 지적했던 것에서 크게 논조가 변한 것이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도 23일 사설에서 “중일 정상회담은 중국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매우 진지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회담 자체만으로 양국 관계가 올바른 궤도로 진입하는 데 필요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나타냈다. 스인훙(時殷弘) 런민(人民)대 교수는 “이번 만남은 중일 대립이 완화됐음을 알리는 신호”라고 말했다.○ 일본 “중일관계 실마리” 평가 일본에서도 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24일 ‘일중 관계 개선의 흐름을 확실히’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3년 만에 일중 정상회담을 했을 때 시 주석의 표정은 딱딱했지만 이번에는 미소를 보였다. 5개월 만에 두 번째 회담을 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은 세계 2, 3위의 경제대국으로 공통이익이 많다”며 “아시아 및 세계를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국제회의를 이용해 정상회담을 계속하고 안전보장과 경제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언론은 중일 정상회담 이후 한국 외교의 고립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도쿄 신문은 24일 “역사인식 문제로 함께 싸워온 중국이 대일 자세를 바꾸자 (한국이) 초조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도 이날 “(중일 정상회담 후) 한국의 고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한국에서 대일 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한일 정상회담을 위한 지렛대로 사용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24일 “(일본 정부는) 중일이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아직 정상회담을 하지 않은 한국 박근혜 대통령의 태도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내가 죽기 전에 아베가 사과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아베 총리는 남자답게 전쟁 범죄의 진실을 직시해야 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 ‘나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는 제목으로 방미 중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87)의 사연을 소개했다. WP는 “이 할머니가 2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연설을 앞두고 성노예로서의 삶을 이야기하러 왔다”고 소개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할머니는 16세 때 위안부로 끌려가 대만 신주의 가미카제 부대에서 3년간 겪은 일본군의 만행을 고발했다. 그는 “1943년 10월 이웃이 불러 집밖으로 나갔다가 기차, 트럭, 배를 타고 어디론가 끌려갔다”면서 “다른 소녀들은 너무 어렸던 나에게 담요를 덮고 죽은 척하고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며 날 보호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성관계를 거부하면 손목에 전기충격 고문을 일삼는 등 폭행과 학대를 당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폭격으로 위안소가 무너질 때 피를 너무 많이 흘려 죽는 줄 알았는데 그게 유산이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는 내용도 실렸다. 이날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의 주최로 미 의회 레이번 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도 참석한 이 할머니는 “역사의 산증인이 눈을 크게 뜨고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아베 총리에게 보여주겠다는 일념으로 여기에 왔다”며 “어떻게든 (상·하원 연설장에서) 아베 눈앞에 앉게 해 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89)는 이날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 구 외국특파원협회를 찾아 “한이 맺혀 죽지 못하고 있다. 명예를 회복하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휠체어를 탄 김 할머니는 “전쟁 중에 군복을 만들 사람을 데려간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가지 않으면 ‘재산을 다 압수하고 국외 추방을 한다’는 공갈 협박까지 당했다. 당시에는 안 가려야 안 갈 수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아베 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위안부 문제에 관해 사죄하기를 간절하게 바란다”고 강조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미국 방문을 앞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미국 내 보수 진영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 보수 매체인 ‘위클리 스탠더드’ 부편집인 이선 엡스타인은 “미국의 가장 핵심적인 동맹인 일본의 총리가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것은 좋지만 날짜(29일)를 잘못 골랐다”고 지적했다. 이어 “히로히토 일왕의 생일을 기리는 쇼와(昭和)의 날이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물론이고 미국의 참전용사들도 분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극보수단체인 티파티의 웹사이트 ‘레드 스테이트’에도 글을 올려 “히로히토 일왕 생일에 연설을 하겠다는 것은 아시아 동맹국들을 무시하는 것인 만큼 다른 날짜로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 지일파인 미국 아태안보센터 소속 제프리 호넝 교수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아베 총리에게 부족한 것은 분명하고 명백한 방법으로 역사적 책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는 데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한인 시민단체들은 27일 예정된 아베 총리의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연설을 앞두고 이 대학 총장에게 항의 서한을 보냈다. 한인들은 “과거사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아베 총리의 연설을 허용한 것은 세계 최고 지성 하버드대의 불명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아베 연설장 밖에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87)를 비롯해 재미동포, 한인 유학생 등이 ‘아베가 역사의 진실을 말하는 입을 막고 있다’는 의미로 대규모 침묵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태평양전쟁 중 일본군에게 포로로 붙잡혔던 퇴역 미군 레스터 테니 애리조나 주립대 명예교수(95)를 29일 만찬행사에 초대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3일 보도했다. 테니 교수는 태평양전쟁 때 필리핀 바탄 반도를 공격한 일본군에게 붙잡혔다가 살아남은 미군 포로로 구성된 단체의 대표를 지내고 있다. 그는 아사히신문에 “아베 총리의 초청을 받아 영광”이라며 참석할 뜻을 밝혔다. 아베 총리의 테니 교수 만찬 초대는 일본군이 전쟁 중에 미국에 저지른 잔학행위에 대해 사과하는 제스처를 보여서 자신을 향한 미 언론과 지식인들의 비판을 무마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뉴욕=부형권 bookum90@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22일 5개월 만에 다시 만났으나 정상회담 성과에 대한 양국의 분위기는 온도 차가 있다. 양국이 회담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적도 달랐지만 과거사에 매달리지 않고 실익을 챙겨 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 ‘아베의 미국 방문 선물’로 반기는 일본 일본 아사히신문 등은 23일 중일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며 중일관계 개선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이 미소를 띤 표정으로 아베 총리와 악수하는 사진도 실었다. 일본은 이번 정상회담을 미국에 주는 선물로 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아베 총리에게 직간접으로 올바른 역사 인식과 동아시아 긴장 완화를 요구해 왔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이번 회담 성사를 위해 공을 들였다. 26일 방미를 앞둔 아베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방미 직전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한 모양새를 연출한 것에 만족한 듯하다.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함께 중일 관계 개선이란 선물을 안고 미국을 방문하는 셈이다. 이로써 아베 총리는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좀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미 국무부도 22일 기자회견에서 “세계 3대 경제대국인 중국과 일본이 정상회담을 한 것을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힘들이지 않고 실리 챙긴 중국 중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23일 중일 정상회담을 소개하면서 일본의 요청에 의해 만난 사실을 강조했다. 관영 런민(人民)일보는 2면에 관련 기사와 함께 게재한 사진에서 아베 총리를 만난 시 주석이 두 팔을 의자 팔걸이에 올리고 다소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 모습을 내보냈다. 22일 밤 관영 중국중앙(CC)TV도 시 주석의 엄숙한 표정만을 내보냈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에게 “역사 문제를 직시하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 주석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국제사회의 보편적 환영을 받고 있다”며 일본의 참여를 바란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중국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AIIB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세계 3대 경제대국인 일본의 참여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도 문을 열어두고 있으나 먼저 일본을 끌어들이는 실리를 얻기 위해 아베의 회담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아베 총리가 침략과 식민지배에 대한 반성을 담은 무라야마 담화를 인정한다고 밝힌 것도 회담 성사를 위해 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아베 총리가 22일 아시아-아프리카회의(일명 반둥회의) 연설에서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를 뺀 연설을 한 데 대해 일본 내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23일 사설에서 “총리는 속임수 없는 태도로 과거를 마주할 필요가 있다. 식민지 지배와 침략, 사죄를 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아베 내각의 각료 3명은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강행해 모처럼의 화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미국이 무력행사를 할 때 일본 안보와 관련돼 있으면 사전에 조율하도록 하는 방안이 새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에 명기될 것이라고 교도통신이 21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미일 정부는 새 가이드라인에 ‘일본의 안전에 관련되는 상황이라면 미국은 군사행동을 일으키기 전에, 활동 지역에 관계없이 일본 측과 조정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기로 방침을 굳혔다. 이렇게 미일 가이드라인이 개정된다면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군사력을 투입하려 할 때 상황에 따라 일본과 사전 조율을 해야만 해 논란이 예상된다. 한반도 안보와 관련해 일본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 주변과 일본 정치권에선 “대등한 파트너십을 향한 발걸음” “(사전 조율 때) 일본 측 요구가 받아들여진다는 보장은 없다”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통신은 소개했다. 미일 양국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미국 방문 기간인 27일 워싱턴에서 외교·국방장관이 참석하는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를 열고 가이드라인 개정에 정식 합의할 예정이다. 1978년에 제정된 현행 가이드라인은 평시, 주변 사태, 일본 유사시 등의 상황에서 미일의 역할 분담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번 개정 때 ‘빈틈없는 미일 협력’을 내걸고 3가지 상황 구분을 없애 상시적인 협력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가 15년 만에 20,000엔 선을 돌파했다. 무역수지 개선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엔화 약세와 유가 하락으로 기업 실적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일본 증시의 상승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닛케이 주가는 전날보다 224.81엔 오른 20,133.90엔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000엔을 넘은 것은 2000년 4월 14일(20,434.68엔) 이후 처음이다. 주가는 이날 20,170엔 선까지 상승했다. 개장 전 일본 재무부는 3월 중 무역수지가 2293억 엔(약 2조700억 원) 흑자를 기록해 33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446억 엔 흑자)를 크게 뛰어넘는 것이다. 엔화 약세로 자동차 등 수출액이 늘었고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수입액이 줄어든 탓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2012년 12월 들어서면서 인위적인 엔화 약세 정책을 폈을 때에는 수입가 상승으로 인한 ‘무역수지 적자’ 딜레마에 빠졌다. 하지만 지금은 유가 하락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준 것이다. 일본은행의 추가적인 금융완화 기대감도 투자 심리를 부추겼다. 이날 금융주와 부동산 관련 주식은 추가 금융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다. 또 올해 들어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임금인상에 동참하는 기업이 늘면서 전반적인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시장 일각에서는 20일 중국의 추가 금융완화로 세계 주식시장에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관측 역시 주가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인직 KDB대우증권 도쿄지점장은 “아베 정부가 엔화 약세를 유도하고 기업 환경을 개선시킬 뿐 아니라 정치권도 법인세 인하를 결정하면서 해외에서도 일본 주식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하고 있다”며 “닛케이 주가의 상승 추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아-아프리카 회의(반둥회의)에서 밝힌 과거사 언급은 ‘이전의 전쟁에 대한 깊은 반성’이 전부였다. 아베 총리가 전쟁에 관해 어떻게 반성할지 관심이 쏠렸으나 연설에는 그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식민지배’ ‘침략’ ‘사죄’ 등의 표현은 등장하지 않았다.○ 성의 있는 사과 기대에 찬물 끼얹은 격 한국의 기대는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가 1995년 ‘전후 50주년 담화’에서 밝혔던 이런 표현들이 아베 총리의 연설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이 표현들은 역대 일본 총리들의 과거사 관련 담화에서 빠지지 않고 들어갔기 때문이다. 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전후 60주년 담화’와 반둥회의 연설, 2010년 8월 일본의 강제병합 100년을 계기로 밝힌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 담화 등에도 모두 들어가 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이 표현들을 외면했다. ‘침략’이란 표현을 언급하긴 했지만 1955년 반둥회의가 열렸을 때 발표한 10개 원칙을 말하면서 그 단어를 사용했을 뿐이었다. 남상구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한다’고 말하지만 실질적으로 담화를 무력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아베 총리는 총리가 되기 전인 2012년 8월 산케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총리가 되면 (일본의 과거사를 반성한) 담화들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달 29일 아베 총리의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과 8월 15일 발표될 ‘전후 70주년 담화(일명 아베 담화)’에서도 과거사에 대한 핵심 표현이 담기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 정부 대표로 반둥회의에 참석한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죄 표현이 없어 깊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모멘텀을 찾기도 점점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의 과거사 역주행에 대한 일본 국내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친정부 성향을 보여 온 요미우리신문조차 22일 사설에서 “일본의 침략은 잘못됐다고 인정한 데서 출발하는 역사 인식을 빼고 (전후) 70년을 총괄(정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일 정상회담 속 한국 소외 우려 한편 아베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오후 늦게 반둥회의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관계개선 의지를 표명했다. 두 정상의 회동은 이번이 두 번째로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난 후 5개월 만이다. 두 정상이 관계개선 의지를 밝히면서 과거사와 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 등으로 일본과 정상회담을 못하고 있는 한국이 외교적으로 외톨이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 주석은 “역사문제는 양국관계에서 중요한 정치적 기초의 원칙 문제”라고 못 박고 “일본이 아시아 주변국을 진지하게 대하고 역사를 바로 본다는 긍정적인 소식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일중 관계 개선을 적극 희망하고 있다”며 “(식민 지배와 침략에 대한 반성을 담은) 무라야마 담화 내의 역사 문제에 대한 인식을 여러 장소에서 인정했다. 이런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에 인프라 투자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중국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해 논의하기를 원한다”고 밝혀 가입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2일 아시아-아프리카회의(반둥회의) 60주년 정상회의 연설에서 과거 전쟁에 대해 반성한다고 밝혔으나 ‘사죄’ ‘식민지 지배’ ‘침략’ 등 핵심 표현은 모두 언급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반둥회의 연설에서 ‘침략 또 침략의 위협, 무력행사에 의해 타국 영토 보전과 정치 독립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반둥회의 원칙을 언급한 뒤 “일본은 이전 전쟁의 깊은 반성과 함께 어떤 때라도 (반둥회의 원칙을) 지켜 나가는 국가가 될 것임을 맹세했다”고만 말했다. 아베 총리가 이번 연설에서 식민 지배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담은 무라야마 담화, 고이즈미 담화 등과 거리를 두면서 향후 한일관계는 더욱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가 ‘사죄’ 등의 표현을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그가 올 8월 발표할 ‘전후 70년 담화’(일명 아베 담화)에도 이 표현들이 담기지 않을 공산이 커졌다. 또 29일로 예정된 아베 총리의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도 형식적인 과거사 반성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은 22일 아베 담화에 ‘침략’ 표현을 넣지 않으려는 아베 총리를 비판하는 사설을 일제히 게재했다. 마이크 혼다 등 미국 연방 하원의원 5명은 21일(현지 시간) 하원 본회의장 전체회의 도중 잇달아 자유발언을 갖고 아베 총리가 29일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과거사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할 것을 촉구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15년 만에 2만 선을 돌파했다. 무역수지 개선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엔화 약세와 유가 하락으로 기업 실적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일본 증시의 상승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닛케이 주가는 전날보다 224.81엔 오른 20,133.90엔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만 엔을 넘은 것은 2000년 4월 14일(20,434.68엔) 이후 처음이다. 주가는 이날 20,170엔 선까지 상승했다. 개장 전 일본 재무부는 3월 중 무역수지가 2293억 엔(약 2조700억 원) 흑자를 기록해 33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446억 엔 흑자)를 크게 뛰어 넘는 것이다. 엔화 약세로 자동차 등 수출액이 늘었고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수입액이 줄어든 탓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2012년 12월 들어서면서 인위적인 엔화 약세 정책을 폈을 때에는 수입가 상승으로 인한 ‘무역수지 적자’ 딜레마에 빠졌다. 하지만 지금은 유가 하락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준 것이다. 일본은행의 추가적인 금융완화 기대감도 투자 심리를 부추겼다. 이날 금융주와 부동산 관련 주식은 추가 금융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다. 또 올해 들어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임금인상에 동참하는 기업이 늘면서 전반적인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시장 일각에서는 20일 중국의 추가 금융완화로 세계 주식시장에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관측 역시 주가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인직 KDB대우증권 도쿄지점장은 “아베 정부가 엔화 약세를 유도하고 기업 환경을 개선시킬 뿐 아니라 정치권도 법인세 인하를 결정하면서 해외에서도 일본 주식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하고 있다”며 “닛케이 주가의 상승 추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26일·현지 시간)이 임박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비롯한 일제의 식민지배와 전쟁범죄를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미국 내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미 유력 언론들은 아베 총리에 대해 과거사를 사죄하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 ‘아베 총리와 일본의 역사’라는 사설에서 “(이번) 방미의 성공 여부는 그가 얼마나 정직하게 일본의 전쟁 역사를 마주할 것인지에도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사 문제에 대한 그의 모호한 발언은) 그가 사과 문제를 진지하게 여기지 않고 있으며, 나아가 이를 희석하려 하고 있다는 의심을 사게 한다”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도쿄(東京)발 기사에서 “아베 총리가 (의회 연설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과거사 문제를 피상적으로 언급한다면 동아시아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보도는 아베 총리의 언행에 대한 미국 주류 사회의 시각을 반영하는 것으로 일본 측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인 시민단체들도 항의 시위를 벌이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87)는 19일 워싱턴에 도착해 아베 총리의 반성과 사과를 촉구하는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20일 일본 민영방송에 출연해 8월에 발표할 ‘전후 70주년 담화’(일명 아베 담화)에 식민지배, 침략, 사죄 등의 표현을 담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일본 정계에 밝은 한 소식통은 21일 “아베 총리가 현재 미국 의회 연설문을 작성하고 있는데, 국내외 반응을 봐가며 과거사에 대한 표현의 수위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뉴욕=부형권 bookum90@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26일 미국 방문을 앞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식민지배와 위안부 등 과거사에 대해 사죄하라는 미국 주요 언론의 촉구에도 불구하고 자국에서는 별다른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익 이념에 동조하는 일본 국민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아사히신문이 전후 70주년을 맞은 올해 일본 전국 남녀 201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본 국민은 9년 전에 비해 더 크게 우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2006년에도 동일한 설문조사를 했다. 아베 총리는 2006년 9월부터 2007년 9월까지 1차 집권했고, 2012년 12월 다시 총리가 됐다. 2006년 조사에서 ‘일본이 피해국에 사죄와 보상을 충분히 했는지’를 물었을 때 36%가 ‘충분히 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올해 조사에서는 57%로 크게 늘었다. ‘일본의 전쟁 이유 규명 노력’에 대해 ‘충분히 했다’는 응답도 18%에서 23%로 늘었다. 이 때문에 일본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아베 총리가 이달 말 미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도 형식적인 과거사 반성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베 총리는 올 8월 ‘전후 70주년 담화’(일명 아베 담화)에서 과거 50주년, 60주년 담화에 담겼던 식민지배, 침략, 사죄 등의 표현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크게 반발하는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에 대해서도 일본인들의 찬성 비율이 2006년 50%에서 56%로 올라갔다. ‘한국의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일 게 아니다’라는 의견도 같은 기간 51%에서 55%로 늘었다. 올해 조사에서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 대해 ‘침략 전쟁과 자위(自衛) 전쟁의 양면이 있다’는 응답이 4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침략 전쟁(30%), 자위 전쟁(6%) 순이었다. 이 비율은 2006년 조사 때와 비슷했다. 요시다 유타카(吉田裕) 히토쓰바시(一橋)대 교수는 18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후 냉전시기에 일본은 전후 처리 문제를 등한시하고 아시아 국가의 요구를 거의 무시했다”며 “냉전이 끝나고 (식민지배) 비판과 (보상 등) 요구가 분출돼 나올 때 일본은 전쟁 당사자가 아닌 세대가 다수가 됐다”고 지적했다. 설문조사에서도 전쟁을 경험한 응답자는 2006년 22%에서 올해 11%로 줄었다. 최고 지도자의 성향도 우경화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2006년 설문조사 때 지도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였다. 그는 아베 총리의 정치적 스승으로 일본의 대표적인 보수 인사였지만 전후 60주년 담화에서 식민지배, 침략, 사죄 등을 모두 언급하며 이웃 국가를 배려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2013년 4월 국회에서 “침략에 대한 정의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하며 침략 사실조차 부정했다. 과거사 인식에 관한 한 아베 총리는 가장 ‘오른쪽’에 서 있는 것이다. 아베 정권은 위안부 동원이나 징용에서 강제성을 부정하면서 학교에서도 정부 방침대로 가르칠 것을 강요하고 있다. 올해 여론조사에서 태평양전쟁에 대해 학교에서 확실히 배웠느냐는 질문에 13%만 ‘그렇다’고 답했다. 남상구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일본 국민의 한국에 대한 사죄 피로증, 1990년 거품경제 붕괴 이후 자신감 상실,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위기의식도 우경화 경향을 띠게 만드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21일 시작된 야스쿠니신사 춘계 예대제(제사)에 맞춰 자신의 명의로 공물을 봉납했다고 교도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외국의 비판 여론 등을 감안해 이번에 신사를 참배하지 않는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아베 총리는 2013년 12월 신사를 참배했으며 춘계 및 추계 예대제 때는 참배하지 않고 공물을 보내는 것으로 대신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는 8월에 발표할 ‘전후 70주년 담화’(일명 아베 담화)에 식민지배, 침략, 사죄 등의 표현을 담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아베 총리는 20일 BS후지 방송에 출연해 전후 70년 담화에 ‘침략’ ‘사죄’ 등 표현을 담을지에 대해 “(과거 담화와) 같은 것이면 담화를 낼 필요가 없다.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고 한 이상 다시 한번 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아베 담화와 관련해 쟁점이 된 식민지배, 침략, 사죄, 반성 등 단어는 1995년 전후 50주년 담화(무라야마 담화)와 2005년 전후 60주년 담화(고이즈미 담화)에 사용된 핵심 단어로 꼽힌다. 아베 총리는 또 70주년 담화의 풍향계가 될 반둥회의(아시아-아프리카 회의) 60주년 기념 정상회의 연설 내용에 대해 “앞선 대전(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반성을 언급할 것이고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미래에 대해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주쿄(中京)대 국제교양학부 오우치 히로카즈(大內裕和) 교수는 약 7년 전부터 학생들의 아르바이트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한 학생이 “아르바이트 때문에 시험을 치를 수 없다. 시험 날짜를 바꿀 수 없느냐”고 문의했다. 실제 아르바이트 때문에 시험을 못 치러 수강을 포기하는 학생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오우치 교수는 학생들을 불러 아르바이트 실정을 들어봤다.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급료가 그만큼 줄어든다”, “12시간 연속 일했다”, “불가항력적으로 부서진 물건도 변상해야만 한다”…. 산케이신문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며 “요즘 학생들이 하고 있는 아르바이트는 과거와 수준이 다르다. ‘블랙 아르바이트’에 내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랙 아르바이트는 학생인 점을 존중해주지 않는 아르바이트, 저임금을 주면서 정규직과 같은 의무와 할당량을 부과하는 아르바이트, 중노동을 강요하는 아르바이트 등을 의미한다. 도쿄(東京)에 사는 대학 2학년인 A 씨(21·여)는 지난해 가을부터 보습학원에서 강사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구인공고에는 90분 수업, 1600~2300엔(약 1만5000~2만1000원) 급료로 적혀 있었다. 하지만 수업 시작 1시간 전부터 교재를 작성해야 했다. 수업 후에도 2시간 정도 걸려 학생들에 대한 개별 보고서를 만들어야 했다. 추가 근무에 대해선 급료가 나오지 않다보니 A 씨가 실제 일한 총시간을 기준으로 시급을 따져보면 도쿄 도의 최저 임금(888엔)보다 낮았다. 블랙 아르바이트라 판단되면 당장 그만두면 된다. 하지만 부모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학비나 용돈을 벌기 위해선 질 낮은 아르바이트라도 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강력한 경쟁자 ‘프리타’(취업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로 연명하는 사람)도 계속 늘고 있다. 지난해 내각부 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프리터 수는 400만 명을 넘어섰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기업들이 블랙 아르바이트를 악용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시키면서 정규직 직원을 줄이는 것이다. 오우치 교수는 “기업들이 실제 학생들을 고용했을 때 학업 토대가 탄탄하지 않으면 국제경쟁에 이길 수 없다. 블랙 아르바이트로 일본 경제가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이 무인기를 달에 착륙시키는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성공하면 소련(현 러시아), 미국, 중국에 이어 4번째 달 탐사 국가가 된다. 19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무인 달 탐사기 ‘슬림(SLIM)’을 2018년에 발사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JAXA는 20일 열리는 우주정책위의 소위원회와 문부과학성 전문가 회의에 슬림 프로젝트를 설명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올여름까지 이 프로젝트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일본은 이번 프로젝트에 100억∼150억 엔(약 910억∼1360억 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문부과학성은 이 비용을 내년 예산에 반영하기로 했다. 자체 개발한 소형 로켓(엡실론 5호기)에 탐사기를 실어 일본 가고시마(鹿兒島)에서 발사할 계획이다. 그동안 미국 등이 발사한 탐사기는 착륙 시 목표 지점과 실제 착륙 지점이 1km에서 수 km의 오차가 있었다. 하지만 일본의 탐사기는 최첨단 디지털카메라의 얼굴 인식 기술 등을 응용해 오차를 100m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일본은 앞서 2005년 탐사선 ‘하야부사’를 소행성 ‘이토카와’의 표면에 약 30분간 착륙시킨 바 있다. 이토카와는 중력이 거의 없는 소행성이지만 달은 중력이 비교적 큰 천체다. 일본이 큰 천체에 탐사선을 착륙시킨 적은 없다. 일본은 또 2007년 달 주변을 도는 위성 ‘가구야’를 통해 달 상공에서 표면을 상세하게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그해 10월 일본 정부 산하 우주개발위원회의 달 탐사 실무 모임은 2010년대 중반까지 달 표면 탐사를 실시한다고 공식으로 밝혔다. 산케이신문은 “달 탐사가 중요한 것은 화성 탐사로 이어지는 발판이기 때문”이라며 “슬림 발사의 궁극적 목표는 미국이 2030년대를 목표로 추진하는 유인 화성 탐사에서 일본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이 무인기를 달에 착륙시키는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성공하면 소련(현 러시아), 미국, 중국에 이어 4번째 달 탐사 국가가 된다. 19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무인 달 탐사기 ‘슬림(SLIM)’을 2018년에 발사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JAXA는 20일 열리는 우주정책위의 소위원회와 문부과학성 전문가 회의에 슬림 프로젝트를 설명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올 여름까지 이 프로젝트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일본은 이번 프로젝트에 100억~150억 엔(약 910억~1360억 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문부과학성은 이 비용을 내년 예산에 반영하기로 했다. 자체개발한 소형 로켓(엡실론 5호기)에 탐사기를 실어 일본 가고시마(鹿兒島)에서 발사할 계획이다. 그 동안 미국 등이 발사한 탐사기는 착륙 시 목표지점과 실제 착륙 지점 사이 1㎞에서 수㎞의 오차가 있었다. 하지만 일본의 탐사기는 최첨단 디지털카메라의 얼굴인식기술 등을 응용해 오차를 100m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일본은 앞서 2005년 탐사선 ‘하야부사’를 소행성 ‘이토카와’의 표면에 약 30분간 착륙시킨 바 있다. 이토카와는 중력이 거의 없는 소행성이었지만 달은 중력이 비교적 큰 천체다. 일본이 큰 천체에 탐사선을 착륙시킨 적은 없었다. 일본은 또 2007년 달 주변을 도는 위성 ‘가구야’를 통해 달 상공에서 달 표면을 상세하게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그 해 10월 일본 정부 산하 우주개발위원회의 달 탐사 실무모임은 2010년대 중반까지 달 표면 탐사를 실시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달 탐사기 발사를 10년 이상 준비해 온 것이다. 산케이신문은 “달 탐사가 중요한 것은 화성 탐사로 이어지는 발판이기 때문”이라며 “슬림 발사의 궁극적 목표는 미국이 2030년대에 목표로 추진하는 유인 화성 탐사에서 일본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은 이번 탐사에서 경제적 이익도 노리고 있다. 달에는 희토류나 미래 핵융합발전 원료인 헬륨의 동위 원소(헬륨-3)가 풍부하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