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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로이킴(본명 김상우·20) 측이 16일 자작곡 ‘봄봄봄’의 표절 의혹을 공식 반박했다. 로이킴의 음반 제작 및 매니지먼트를 맡은 CJ E&M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봄봄봄’은 순수한 창작물이다. 작업에 참여한 모든 작곡가 및 편곡자는 논란이 된 ‘어쿠스틱 레인’의 ‘러브 이즈 캐논’을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봄봄봄’은 로이킴이 작곡가 배영경과 함께 작곡한 노래. 4월 22일 음원이 발표된 직후부터 ‘러브 이즈 캐논’과 도입부의 멜로디 및 코드 진행 방식이 비슷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무명 가수인 어쿠스틱 레인은 ‘러브 이즈 캐논’을 지난해 3월 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에 등록하고, 같은 해 10월 유튜브에 공개했다. 음저협에 등록한 시기는 ‘러브 이즈 캐논’이 ‘봄봄봄’보다 11개월 앞선다. 하지만 문제는 간단치 않다. 지난해 처음 공개된 ‘러브 이즈 캐논’ 원곡보다는 올해 5월 15일 저작권 등록을 마친 우쿨렐레 버전이 그보다 3주가량 앞서 발표된 ‘봄봄봄’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로이킴 측의 공식 발표 후에도 온라인에서는 설전이 뜨겁다. “두 곡의 도입부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건 사실이다” “전문가가 정확히 설명해줘야 납득이 될 것 같다”며 발표 내용을 못 미더워하는 여론이 우세하다. 로이킴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로이킴 정준영의 친한친구’ 게시판에는 ‘러브 이즈 캐논’을 신청하는 글로 도배가 됐다. 반면 로이킴 팬들은 “우쿨렐레 버전의 ‘러브 이즈 캐논’이 ‘봄봄봄’보다 늦게 나왔으니 로이킴이 피해자다” “두 곡이 비슷한 건 캐논 변주곡의 코드를 사용했기 때문일 뿐, 마녀사냥이다”라고 반박했다. 로이킴의 안티 사이트인 ‘로진요’(로이킴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도 주목받고 있다. 이 카페는 4월 ‘봄봄봄’이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노르웨이 밴드 아하의 ‘테이크 온 미’를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가입자가 1만4000명에 이르는 이 카페는 지난해 11월 가수 아이유와 슈퍼주니어의 은혁 사이에 스캔들이 터졌을 때 ‘아진요’(아이유&은혁 진실을 요구합니다)로 운영됐던 카페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대형 스크린이 양 옆으로 갈라지자 거대한 체구의 휴 잭맨(45)이 안개 속에서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 영화 ‘더 울버린’(25일 개봉) 홍보를 위해 방한한 잭맨은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등장했다. 흰색 긴팔 셔츠에 검은색 정장 바지로도 슈퍼히어로 ‘울버린’의 다부진 근육을 가리지는 못했다. 그의 손등에선 울버린의 상징인 ‘클로’(삼지창 모양의 무기)가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이제는 클로를 능숙하게 다루게 됐어요. 13년이 흐르고 나이를 먹으니 극 중에서 200년을 넘게 살아온 울버린을 연기하는 데도 도움이 돼요. 울버린은 슈퍼히어로 중에 가장 흥미로운 캐릭터죠.” 잭맨은 2000년 영화 ‘엑스맨’을 시작으로 총 6편의 시리즈에 울버린 역할로 출연했다. 역대 히어로 영화 중 최장 기간(13년), 최다 편수(6편)에 동일 캐릭터로 출연한 기록이다. ‘더 울버린’은 자연치유 능력이 있어 영원히 죽지 않는 울버린이 자신의 초능력을 빼앗으려는 적들과 전투를 벌인다는 내용의 액션 블록버스터. 일본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엑스맨 시리즈와 달리 오로지 울버린에 집중한다. “이번 영화에는 눈에서 레이저를 쏘거나 몸 색깔이 변하는 초능력자들이 나오지 않습니다. 고통 상실 외로움 등 울버린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켰죠. 특히 초고속 열차인 신칸센 위에서 적들과 싸우는 액션은 지극히 인간적인 장면입니다.” 잭맨은 서울 홍보대사이다. 그는 “이번이 네 번째 방문인데, 한국에 오래 머물지 못하는 점이 항상 아쉽다. 슈퍼히어로의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다이어트 중이지만 도착하자마자 한국 불고기를 먹었다”고 했다. 지난해 개봉해 국내 관객 591만 명을 동원한 ‘레미제라블’(그는 장발장으로 나온다)에 대해서는 “한국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서 기쁘다. 식당이나 기내에서 만난 한국 팬들은 영화를 본 소감을 진솔하게 이야기해 준다”고 고마워했다. 지난번 방한 때 기념 선물로 딸에게는 한복을, 아들에게는 태극기를 사다줬다는 그는 “어제는 애완견 한복을 선물로 받았다. 앞으로 파파라치 사진에 나와 함께 산책하는 한복 입은 강아지가 등장할 수도 있다”며 웃었다. 그는 후속작인 ‘엑스맨: 더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를 찍고 있다. 한국 영화에 출연할 생각은 없는지 물었다. “기내에서 영화 ‘도둑들’을 봤는데 아주 재미있었어요. 한국인들이 자국 영화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는 점도 마음에 들어요. 저와 함께 작업을 하고 싶은 한국의 영화 관계자들은 연락 주세요.”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신비주의 고수하던 터라 회를 거듭할수록 팬인 저로서는 충격 많이 받았어요. 앞으로 좀 더 적응 과정이 필요할 듯.”(MBC ‘나 혼자 산다’ 시청자 게시판) 1996년 데뷔한 아이돌 그룹 H.O.T.는 ‘가요계의 다섯 전사’로 불렸다. 멋있는 ‘오빠’의 이미지를 위한 철벽같은 신비주의 콘셉트는 이들에게 생명과도 같았다. 한때 공식 팬클럽 가입자 10만 명을 기록한 인기의 원동력이기도 했다. 17년간 신비주의로 일관한 강타(본명 안칠현·34)가 최근 ‘나 혼자 산다’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 2001년 팀 해체 뒤에도 신비주의를 고수했던 강타였기에 팬들의 관심이 컸다. 방송을 기다렸던 팬들의 기대는 곧 충격과 안쓰러움으로 바뀌었다. 강타는 강아지 네 마리와 살며 개는 목욕시키지만 본인은 씻지 않았다. 사는 동네 이름을 따 ‘삼성동 꽃거지’라는 별명도 생겼다. 산발한 머리를 한 채 라면에 밥 말아 먹는 그의 모습은 팬들이 알던 오빠가 아니었다. 12일 방송에서는 혼자 매운 닭발을 먹으러 간 식당에서 땀에 전 채 연신 코를 풀어댔다. 이제는 주부가 된 17년차 ‘소녀 팬’들은 강타의 이런 모습에 “오빠, 이제 그만 결혼해도 된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혼자 닭발 사먹는 모습이 너무 짠하네요” “토니(전 H.O.T. 멤버)는 16세 연하 걸그룹 멤버랑 연애하는데, 개 네 마리랑 살다니…”라는 반응이 이어졌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청바지는 금광에서 일할 때 입을 질긴 작업복을 만드는 데서 유래됐고, 비키니 수영복의 이름은 남태평양 비키니 섬에서 따왔으며, 트렌치코트는 세계대전 중에 입었던 전시용 방수복이 모티브가 됐다. 한 번쯤 들어보았음직한 이야기지만 정확한 출처와 자세한 내용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음식과 이에 얽힌 역사적 배경을 엮어 쓴 ‘식탁 위의 세계사’ 저자가 이번에는 옷장 속으로 눈을 돌렸다. 비단과 벨벳, 스타킹, 넥타이, 양복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와 얽힌 역사적 사건들을 친절한 구어체로 설명한다. 사진 50여 점과 함께 역사책에 정식으로 소개되지 않은 당시 정황들을 곁들여 읽는 맛을 더한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날렵한 턱 선과 콧날, 작은 얼굴에 186cm의 훤칠한 키…. 순정만화 남자주인공 같은 그를 팬들은 ‘만찢남(만화책을 찢고 나온 남자)’이라 부른다. 지난달 25일 종영한 MBC 드라마 ‘구가의 서’에서 ‘구월령’으로 나온 최진혁(28·본명 김태호) 얘기다. 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 ‘월령앓이’의 주인공이 중저음의 목소리로 인사하며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드라마가 끝난 뒤 밥 먹을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빠졌다고 했다. “길거리를 지나다니거나 영화 시사회에 가면 예전에 비해 확실히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진 걸 느껴요. 광고도 조금씩 들어오고요. ‘구월령으로 얻은 게 많구나’ 하고 느끼죠. 사실 ‘캐릭터빨’이잖아요. 하하.” 인간인 여자를 사랑한 비운의 남자 구미호 역할 때문에 고민도 많았다. 그는 “지금까지 없었던 캐릭터여서 연기하기 힘들었다”며 “상상력을 최대한 동원하고, 같은 소속사인 정우성 형님에게 조언도 많이 구했다”고 했다. 2006년 KBS ‘서바이벌 스타 오디션’으로 데뷔한 최진혁은 그동안 드라마 ‘파스타’(2010년) ‘로맨스가 필요해’(2011년) ‘내 딸 꽃님이’(2011년) ‘판다양과 고슴도치’(2012년)에 출연했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연예계 데뷔를 후회하려던 차에 기회가 찾아왔다. “데뷔 후 수년이 흘러도 인기가 없고, 스스로도 ‘끼가 없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연기는 재밌지만, 연예계 특성과 성격이 안 맞는 부분도 있었고요. 구월령처럼 좋은 캐릭터를 연기했는데도 주목 못 받으면 연기 그만두자고 생각했죠.” 1, 2회에 반짝 등장한 뒤 극 후반에 천년악귀가 되어 돌아오는 구월령 캐릭터는 처음엔 출연 분량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그는 예상보다 이른 13회부터 다시 등장했고 주인공 수지와 이승기의 러브라인에 밀리지 않는 묵직한 존재감을 마지막까지 유지했다. “월령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재등장하는 시기가 좀 빨라진 것 같아요.” 데뷔 전 R&B 가수를 준비했던 이력을 살려 부른 ‘구가의 서’ OST ‘잘 있나요’도 한때 음원 차트 1위에 오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주위에서 축하 전화가 빗발치자 어머니와 부둥켜안고 펑펑 울기까지 했다고 한다. “더 많은 감정을 보여줄 수 있었는데, 드라마가 너무 빨리 끝나버려서 아쉬워요. 주변에서 ‘종영 축하한다’고 하면 화를 낼 정도로 섭섭했어요. 빨리 내려놔야 하는데….” 차기작도 정해졌다. 9월 촬영에 들어가는 SBS 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상속자들’이다. 최진혁은 “새 작품에선 대한민국 상위 0.1%에 드는 집안에서 자란 차갑고 도도한 캐릭터로 변신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카리스마 있으면서 때론 까부는 연기도 하는 스펙트럼 넓은 ‘배우다운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하지만 목소리도 중저음이고, 진지한 이미지의 외모라 너무 무거운 역할은 피하려고요. 차기작 역할은 평소에 연기해 보고 싶었던 캐릭터죠. 올해 대운이 있나 봐요. 구월령에 이어 소원을 다 푸네요.”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가수 이효리(34·사진 오른쪽)와 싱어송라이터 이상순(39)의 9월 결혼설이 불거졌다. 일부 인터넷 매체는 3일 “이효리와 이상순이 제주시 애월읍에 짓고 있는 이효리의 별장에서 9월 1일 가족과 지인들만을 초청해 조촐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두 사람이 지인에게 돌릴 청첩장을 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들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언론 접촉을 피하고 있다. 이효리의 소속사인 B2M엔터테인먼트 홍보팀은 “결혼 사실이 맞다”고 확인했다가 다시 “확인된 것 없다”고 번복했다. 길종화 B2M 대표는 “이효리와 직접 통화했는데 청첩장을 제작한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며 두 사람의 9월 결혼설을 부인했다. 길 대표는 “두 사람 사이에 결혼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 이효리가 측근에게 ‘결혼하고 싶다’고 이야기한 것이 와전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순의 소속사 측도 “구체적인 결혼 계획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인내는 쓰고, 그 열매도 달지 않다? MBC 예능 프로그램 ‘파이널 어드벤처’(금요일 오후 10시)와 SBS ‘맨발의 친구들’(일요일 오후 4시 55분) 얘기다. 출연자들은 생고생하며 땀을 뻘뻘 흘리지만 시청률은 바닥이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파이널 어드벤처’와 30일 방송된 ‘맨발의 친구들’의 시청률은 각각 2.6%와 4.8%(닐슨코리아 전국 시청률 기준). 열심히 구르고 뛰는데도 시청률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출연자들의 ‘땀’에 시청자가 공감할 만한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파이널 어드벤처’는 태국 사이욕이라는 밀림지역에서 출연자 12명이 2인 1조를 이뤄 서바이벌 경주를 펼친다. 맨몸으로 강을 헤엄쳐 건너고, 위험천만한 암벽을 오른다. 여배우 황인영은 칼에 손을 베여 병원 치료를 받았고, 레슬링 선수 심권호는 나무에 긁혀 살점이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생존을 위한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기껏해야 ‘노(櫓) 찾기’ 같은 허망한 미션에 시청자들은 채널을 돌린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돌며 인력거를 끌거나 시장에서 음식을 팔아 자급자족한다는 콘셉트로 시작한 ‘맨발의 친구들’. 시청자들의 반응이 냉담하자 지난달 해외 촬영을 중단하고 국내 촬영으로 방향을 선회했지만 여전히 갈피도, 시청률도 못 잡고 있다. 반면 같은 생고생 예능이지만 달디 단 열매를 맛보는 프로그램도 있다. 극한의 오지에서 인간의 생존을 다룬 SBS ‘정글의 법칙’(금요일 오후 10시)과 리얼한 군대 체험을 그린 MBC ‘일밤-진짜 사나이’(일요일 오후 4시 55분)는 시청률이 14.5%와 14.6%로 동시간대 1위를 달린다. 전문가들은 생고생 예능이 성공하려면 출연자들 사이에 ‘화학작용’이 있어야 하고, 포맷과 캐릭터의 조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파이널 어드벤처’의 경우 레이스 과정에만 치중해 “지루하다”는 평 일색이다. ‘정글의 법칙’의 김병만처럼 중심을 잡아주는 인물도 없다. 포맷에만 집중하다 등장인물에서 뽑아낼 수 있는 재미를 놓쳤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맨발의 친구들’은 강호동을 비롯해 슈퍼주니어의 은혁, SS501의 김현중, 애프터스쿨의 유이 등 ‘인물’을 앞세웠지만 명확한 포맷 없이 갈피를 못 잡고 헤맨다. 국내 촬영으로 급히 노선을 변경한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과거 ‘패밀리가 떴다’와 ‘1박 2일’이 섞인 아류작이다”라는 비판 글이 올라온다. 정석희 문화평론가는 “생고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무조건 재미있는 건 아니다”라며 “포맷이나 인물 모두 신선해야 하고, 포맷 자체에 설득력이 있거나 처음에는 서로 몰랐던 멤버들이 점차 진정성 있는 관계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시청자들이 출연진의 생고생에 공감하게 된다”고 분석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1박, 2일!” 힘찬 구령과 함께 일요일 저녁 안방을 주름잡던 KBS ‘해피선데이-1박 2일’이 30일로 방송 300회를 맞았다. 2007년 8월 시작한 강호동 중심 체제의 시즌1은 한때 ‘국민예능’으로 불렸다. 원년 멤버인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 김종민 김C 등이 출연했던 2010년 인천 강화도 교동도 여행편은 자체 최고시청률 43.3%(TNmS 전국 시청률 기준)를 기록하기도 했다. 6년간 KBS의 간판 예능 자리를 지켜온 ‘1박 2일’이지만 300회를 즐거워할 수만은 없는 게 현실이다. 평균 시청률 20%대를 거뜬히 지켜냈던 과거와 달리 나영석 PD가 하차하고, 멤버를 대거 교체하면서 시청률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시즌2가 시작된 뒤로는 시청률 감소 폭이 가파르다 6월 2일에는 역대 최저 수준인 8.2%를 기록했다. 누리꾼 사이에서도 300회를 축하하는 댓글보다 ‘1박 2일’의 앞날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KBS가 예능 1위 장기 집권했는데 이제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할 듯하다” “솔직히 이제 가볼 만한 여행지는 다 가보지 않았나?” “상근이 나오던 시즌1이 그립다”는 반응 일색이다. 마음이 돌아선 기존 팬들 가운데는 “빠짐없이 매주 챙겨봤는데 강호동 빠지고 난 이후로 침체 시작… 시즌2 되니까 ‘노잼(재미없음)’이다” “예전엔 ‘1박빠(마니아)’였지만 지금은 안 본다”고 입을 모은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독한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인기가 시들해진 ‘1박 2일’이 아직까지 10∼11%대 시청률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것은 여전히 골수팬 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시청자 게시판에 “그래도 1박 2일만 한 프로는 없지. 최고!” “시청률 낮다고 기죽지 말고 열심히 해주세요” “여전히 해피한 선데이로 만들어 준다”는 글을 올려 응원한다. 또 “멤버들 간 캐릭터를 더욱 살리고, ‘복불복축제’ 같은 기획을 늘려 달라”고 제작 코치를 하는 등 무한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한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가만히 앉아 두뇌활동만 하는데도 배가 고플 때가 있다. 뇌에서 온 몸에 있는 영양소를 끌어갔기 때문이다. 뇌는 신체의 에너지 배분에서 항상 자신을 우선에 둔다. 독일의 뇌 과학자인 저자는 이를 가리켜 ‘뇌의 이기성’이라고 표현했다. 저자는 이런 뇌의 물질대사와 관련해 심리학, 신경내분비학, 약리학 전문가들과의 공동연구를 토대로 과체중과 당뇨병의 원인을 추적한다. 인간의 감정을 지배하는 뇌 활동과 호르몬 분비에 관한 설명도 흥미롭다. 하지만 전문용어가 많고 용어설명은 빈약해 비전공자가 읽기에는 다소 버거울 수 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너의 다리가 보여? 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인터넷 댓글에는 ‘다리’ 얘기가 많다. 26일 남자주인공 이종석(박수하 역)이 정장을 입고 등장하자 트위터와 여성 커뮤니티는 그의 다리 얘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종석 슈트 입은 샷, 카메라가 다리부터 쭉 올라가는데 어쩜 이리 길 수 있지?”(트위터 ID Jeo*) “도대체 아래에서 얼마나 카메라가 올라가야 얼굴이 보이는 거냐.”(트위터 ID dpv*) “기럭지가 기니까 ‘슈트빨’ 대박이다.”(인스티즈 게시판)…. 모델 출신으로 키가 186cm인 이종석은 드라마 방영 초기부터 긴 다리로 화제를 몰고 다녔다. 드라마에서 그의 긴 다리가 부각된 장면을 캡처해 올린 사진에는 “설렌다”는 댓글이 수십 개씩 달린다. ‘이종석 다리 모음’ 같은 사진이 올라오면 조회수는 3000∼4000건을 가볍게 넘긴다. 촬영장에서 키가 작은 상대 배우를 배려해 다리를 구부리거나 벌리고 서 있는 모습은 ‘매너다리’로 칭찬받는다. 여주인공 이보영(장혜성)의 다리도 주목받고 있다. 남성 블로거들은 극중 변호사 역을 맡은 이보영에 대해 “차도녀(차가운 도시의 여자) 스타일 멋지다. 노출 심하지 않아도 지적으로 보여 섹시하다” “이보영 다리 예뻐서 치마 정장만 입히나” “다리 부각시키는 장면이 유독 많은 것 같다”며 그의 정장 패션 사진을 모아 올리고 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핫핑크색 블라우스를 입은 유진(32)이 높은 톤의 목소리로 밝게 인사하며 걸어 들어왔다. 마지막회에서 최고 시청률 30%를 기록하고 종영한 MBC 주말 드라마 ‘백년의 유산’ 속의 ‘답답이’ 민채원과는 달리 시원시원했다. “속이 다 시원해요. 제가 생각해도 답답한 캐릭터였거든요.” 27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유진은 50회 분량의 긴 드라마를 종영한 소감을 전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제가 극중에서 정신병원도 가고, 교통사고로 기억도 잃고, 이혼도 당하고 정말 많은 일을 겪었잖아요. 정신적으로 힘들었는데 극 후반부에선 남해에 내려가 촬영하느라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죠.” 드라마 종영 때까지 따라다닌 ‘막장극’ 꼬리표에 대해 유진은 “대본을 받고 한 번도 막장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 결국은 국수 공장을 둘러 싼 가족 드라마다”라고 반박했다. 신구 정혜선 박원숙 정보석 등 쟁쟁한 중견 연기자와 함께 촬영하면서 유진은 상대 연기자를 배려하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특히 전인화에 대해서는 “미모에 감탄하면서 모니터링을 했다. 나도 저렇게 나이 들었으면 하고 생각한다”고 부러워했다. 유진은 1세대 연기돌(연기하는 아이돌)이다. 걸그룹 SES로 1997년 데뷔해 2002년 드라마 ‘러빙유’의 주연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길을 걸었다. “당시엔 아이돌이 연기하는 경우가 드물었고, 기대치도 낮았기 때문에 연기력 논란이 없었어요. 지금은 아이돌이 연기하기 더 힘들어졌죠.” 20, 30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유진은 ‘뷰티 멘토’로 통한다. 케이블 채널에서 화장법을 소개하는 뷰티 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있고, 관련 책도 3권 냈다. 유진은 “새로운 화장품이 나오면 의무적으로 먼저 사용해본다. 화장품끼리 섞어 쓰는 실험을 하기도 한다. 나중엔 이름을 건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유진은 당분간 내조에 전념할 예정이라고 했다. 남편 기태영은 ‘백년의 유산’의 후속 드라마인 ‘스캔들’에 출연한다. 유진은 “결혼이라는 인생 경험이 하나 더 늘고 나니 연기 폭이 넓어진다. 연륜이 조금씩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계획을 묻자 “가수로 활동했던 무대가 그립다. 언젠가 다시 한 번 음악 활동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은 연기 변신이란다. “채원이도 그렇고 지금까지 착하고 순한 역할을 많이 했어요. 앞으로는 개성 강한 역할을 맡아서 캐릭터를 빛나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요즘 컴백하는 여가수들의 노출 경쟁이 뜨겁다. 걸그룹 달샤벳의 새 노래는 ‘내 다리를 봐’. 멤버들은 수영복처럼 짧은 하의를 안에 입고, 그 위에 두르고 있던 치마를 펼쳐 다리를 보여주는 춤을 춘다. 누리꾼들은 “민망하다”는 반응이다. “이번에도 실패하면 해체하겠다는 각오인 듯” “이 악물었네요”는 점잖은 편. “규제 없는 한국 걸그룹 어디까지 가나” “안무가 짜증나게 야하다” “가사와 안무 수정해야 할 듯”이라며 거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글도 있다. 걸그룹 애프터스쿨은 신곡 ‘첫사랑’을 부르면서 핫팬츠를 입고 봉춤을 춘다. 멤버들은 ‘폴 댄스’ 또는 ‘폴 아트’라 부르지만 지상파 음악방송 시청자 게시판에는 “아이들도 보는 공중파에서 봉춤이라니” “‘첫사랑’이라는 노래 제목과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응 일색이다. 솔로로 데뷔한 투개월의 김예림과 2NE1의 씨엘, 이효리도 선정적 의상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김예림은 티저 영상에서 팬티만 입은 엉덩이와 허벅지를 클로즈업한 장면 때문에 “노래로 뜰 생각 안하고 일단 벗고 시작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다”는 비판을 받았다. “앨범 제작자인 가수 윤종신에게도 실망이다” “음원을 들으니 도대체 왜 팬티만 입고 티저를 찍었는지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도 많았다. 씨엘은 흰색 팬티를 연상시키는 무대의상으로 생방송 음악 프로에 나왔다가 눈총을 받았다. 이효리도 신곡 ‘미스코리아’ 무대의상으로 파란색 원피스 수영복을 입었다. “엄마가 저게 뭐냐고 하시네요.” “비욘세 같은 외국 여가수라면 몰라도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어요.”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YB(윤도현밴드)가 25일 정규 9집 앨범 ‘릴 임펄스(Reel Impulse)’를 냈다. 8집 앨범 ‘공존’을 발표한 지 4년 3개월 만이다.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롯데카드 아트센터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윤도현은 “벌써 아홉 장째 앨범을 발매하는데도 전날 잠이 안 올 정도로 무진장 떨렸다. 고생해서 만든 앨범이라 그런지 결혼하러 식장에 들어갈 때만큼 긴장된다”고 했다. YB는 이날 어수룩한 남자의 사랑을 펑키한 느낌으로 노래한 타이틀곡 ‘미스터리’와 공연 라이브용으로 만든 강렬한 사운드의 ‘우린 짝패다’를 선보였다. 앨범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데이비드 최는 “날것 그대로의 사운드를 담았다. 같은 시간과 공간의 소리를 잡아 곡에 담았다”며 “댄스와 발라드 느낌도 골고루 담겨 있어 많은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윤도현은 3월 자신이 소속한 연예기획사 다음기획의 대표가 됐다. 그는 회사 이름을 ‘디컴퍼니’로 바꾸고 연예와 음반제작 활동을 병행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인 ‘릴 임펄스’에는 결기가 담겨 있다. 앨범 전곡을 멤버 전원이 스튜디오에서 한 번에 녹음하는 원테이크 방식을 고집했다. “정형화된 음악이 싫었어요. 같은 시공간에서 멤버들끼리 교감하는 걸 보여 주는 게 진짜 밴드 음악이잖아요. 메트로놈이 없어서 템포가 조금씩 달라지더라도 생동감 있는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윤도현) 원테이크 방식은 관록 있는 밴드에게도 모험이었다. 멤버들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녹음실을 구하는 것부터가 힘들었다. 요즘은 대부분 디지털 기기로 음반 작업을 하는지라 작업실을 크게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 윤도현은 “한참 수소문한 끝에 라이브로 트로트를 녹음하는 커다란 녹음실을 어렵게 구했다. 무진동 차량까지 동원해 악기를 옮기고 나서야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번 앨범은 2011년 새롭게 합류한 기타리스트 스캇 헬로웰이 함께 작업한 첫 정규 음반이다. 윤도현은 헬로웰에 대해 “록의 본고장인 영국에서 자란 ‘록 키즈’”라며 “밝고 신나는 음악을 선호하는 그의 성향 때문에 앨범 전체 분위기가 젊어졌다”고 했다. 영국에서 화가로 활동했던 헬로웰은 이번 앨범 재킷의 디자인도 맡았다. 내년이면 윤도현은 음악 활동을 시작한 지 20주년을 맞는다. “나이가 들면 추억을 곱씹으며 살잖아요. 전 지금 1분 1초가 중요해요.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무대에서 음악 하다가 폭발해 버리는 강렬한 느낌이 좋아요.”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20대의 까칠했던 정우성은 눈에 독기가 있었어요. 이제는 독기가 빠지고 더 깊어졌죠.” 올해로 배우 경력 20년차에 접어든 정우성(40)은 노련했다. 그동안 ‘청춘스타’로 쌓아 놓은 이미지를 어떻게 이어갈지, 혹은 어떻게 깨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스스로도 “40대가 되니 이제야 뭘 좀 알겠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영화 ‘감시자들’(7월 4일 개봉)로 4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그를 24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20년 동안 청춘스타로 살아왔어요. 나이가 들었다고 ‘아, 진짜 더이상 할 게 없네’가 아니라 이젠 나를 자유롭게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여유가 생깁니다. 굳이 내가 주인공이어야 한다는 생각도 없어요.” ‘감시자들’에서도 정우성은 주연이 아니다. 설경구와 한효주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대사도 별로 없다. 제작 과정에서 정우성의 출연 분량을 늘리고 마지막 장면에 극적 요소를 추가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그는 거절했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받은 강렬하고 심플한 느낌 외에 다른 설정을 추가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는 영화에서 범죄 조직의 보스 제임스로 나온다. 데뷔 이후 처음 맡은 악역이다. 제임스는 철저한 범죄 설계로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고, 어떤 위기에도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냉혈한이다. 그는 “제임스는 누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영화의 긴장감 자체가 달라지는 역할”이라며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제임스를 보고 실망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4년의 긴 공백을 깨고 스크린에 복귀하는 그의 각오는 아이러니하게도 “멋있게 보이지 말자”였다. 캐릭터 자체는 카리스마를 유지하되, 선과 악이 담고 있는 본질적인 뜻을 해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영화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선보다 악이 더 멋지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면 안 되잖아요.” 이제 그는 영화 촬영장에서도 감독이 먼저 의견을 물어오는 고참 배우다. 후배 연기자들이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부분을 챙기기 위해 촬영이 없어도 현장에 나간다. 정신없는 촬영장에서 후배들이 빠뜨린 부분을 보고 넌지시 알려주는, 기댈 수 있는 선배가 돼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촬영 이후 감독 데뷔를 준비했던 정우성은 얼마 전 2분 30초짜리 스마트폰 광고 한 편을 연출했다. “배우보다 감독이 훨씬 재미있어요. 편집실을 거친 영상들이 생명력을 얻어 작품이 될 때 짜릿하죠.” 그는 메모 형식의 아이템 아이디어부터 이미 시나리오 작업을 완성한 작품까지 차곡차곡 모아가며 감독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 영화판을 떠나 있는 4년 동안 영화에 목말라 있었어요. 처음으로 선보이는 악역인 데다 흥행에도 욕심이 나네요. 색다른 모습으로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제2차 세계대전, 감옥에 수감된 연인, 18세의 나이 차…. 서로를 뜨겁게 사랑했던 독일의 한 쌍의 연인을 둘러싼 장애물은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었다. 서슬 퍼런 히틀러의 교회 탄압에 맞서 저항운동을 하다 수용소에 갇힌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와 그의 약혼자 마리아 폰 베데마이어의 이야기다. 목사이자 촉망받는 신학자이던 본회퍼는 30대에 들어 나치의 종교정책에 반대하는 ‘고백교회’에 몸담았다. 히틀러 암살 계획에 가담했다가 1943년 체포돼 1945년 교수형에 처해지기 전까지 그가 옥중에서 쓴 저서 ‘저항과 복종’은 현대 개신교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 책에서는 신학자가 아닌 인간으로서 한 여자를 열렬히 사랑했던 그의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오래오래 당신을 포옹하고 사랑하게 해 달라’, ‘나를 제발 기다려 달라’는 편지 내용은 투사가 아닌 본회퍼의 새로운 모습이다. 하지만 나치가 항복하기 2주 전 본회퍼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 두 사람의 사랑은 끝내 이뤄지지 못한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친필 편지와 마리아가 소장한 사진들을 실어 이들의 이야기에 더욱 빠져들게 한다. 역사적 인물의 개인적 로맨스와 당시 나치 수용소의 모습, 전시 독일인의 생활상도 볼 수 있다. 본회퍼의 생애가 생소한 독자들을 위해 그의 연대기와 가족관계도 등을 부록으로 첨부해 이해를 돕는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방송인 서세원(57)이 6년 만에 방송에 복귀한다. 복귀작은 채널A 토크쇼 ‘서세원 남희석의 여러 가지 연구소’다. 그가 예능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것은 2007년 케이블 채널 Y스타 ‘서세원의 생쇼’ 이후 처음이다. 18일 서울 강서구 가양동 CU미디어에서 열린 이 토크쇼 제작발표회에서 서세원은 “오랜만에 방송국에 오니 이곳저곳 떠돌아다니다 고향집에 온 나그네 기분이다. 친정에 온 것 같다”며 웃었다. “지난해부터 복귀 시기와 프로그램을 놓고 고민했어요. (제가) 문제가 많은 사람이에요. 여러 전문가들과 인생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가 성격상 잘 맞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여러 가지 연구소’는 인생의 다양한 문제를 놓고 서세원과 남희석이 패널로 나온 10명의 각종 연구소 소장들과 해답을 제시하는 프로다. 이날 진행된 첫 녹화에서는 간통죄 존폐와 담뱃값 인상이 토론 주제로 등장했다. 그는 재기 파트너로 후배 남희석을 지목했다. ‘서세원 쇼’처럼 원 톱 진행 프로를 선택할 것이라는 주위의 예상과는 달랐다. 그는 “나이를 먹고, 방송도 오래 쉬어서 프로에 대한 압박감이 컸기 때문에 남희석에게 함께 하자고 요청했다”며 “녹화 전 3시간 동안 개인 교습도 받았다. 든든한 지원군이 있어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남희석은 “군대 제대 후 백수 시절 서세원 형님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서세원쇼에 출연한 것이 방송 활동의 계기가 됐다. 그때의 고마움을 갚기 위해 공동 MC 제의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서세원은 처음 채널A의 진행자 제의를 받았을 땐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제작진의 끈질긴 설득 끝에 마음을 돌린 그는 며칠 동안 밤을 새워 종합편성채널의 모든 프로를 모니터링해 가며 감을 찾아갔다. “유재석 강호동 김구라처럼 요즘 예능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것이 아닙니다. 저만의 색깔을 보여드려야죠. 지난 28년 방송 생활을 하는 동안 대표 프로 5개 정도로 꾸준히 활동했어요. 한번 진행을 맡으면 잘될 때까지 올인(다걸기)하는 스타일입니다. 이번 프로에서도 롱런할 거예요.” ‘…여러 가지 연구소’의 연출을 맡은 채널A의 김순겸 PD는 “전반적으로 종합편성채널에 출연자 중복이 심한데 서세원 씨는 채널A만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적임자이다. 남희석 씨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서세원은 2006년 자신이 설립한 프로덕션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비리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그동안의 구설에 대해 “억울한 부분이 많았지만 정리가 많이 됐다. 처음에는 억울하고 분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해가 됐다”고 했다. 연예계 활동을 쉬는 동안 2011년 목사 안수를 받고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작은 교회에서 목회 활동을 하고 있다. “아무것도 아닌 저를 한때 1등으로 만들어줬던 많은 사람들에게 보답하고 싶습니다. 저에 대한 향수를 가진 시청자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고 싶어요.”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요즘 예능은 ‘왕별(★)’ 볼 일이 없다. 스타급 메인 진행자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차지했던 자리를 일반인이나 인지도가 낮은 연예인들이 대신하고 있다. 스타가 없어도 이 프로들의 시청률은 승승장구한다. 주말 예능 시청률 톱을 지키는 MBC ‘일밤’이 대표적이다. 16일 방송된 1부 ‘아빠 어디가’와 2부 ‘진짜 사나이’의 평균 시청률이 14.1%를 기록한 ‘스타 예능’이다(닐슨코리아리서치 자료). 하지만 정작 스타 출연진은 없었다. ‘진짜 사나이’의 개그맨 샘 해밍턴이나 손진영은 ‘일밤’ 출연 이전에는 크게 빛을 보지 못한 ‘중고 신인’들이다. ‘아빠 어디가’에서 아들 윤후 덕분에 자칭 ‘후빨’을 누리는 가수 윤민수도 스타급은 아니다. KBS ‘인간의 조건’ 출연진도 마찬가지. 개그맨 박성호 정태호 양상국은 ‘개그콘서트’ 밖에서는 눈에 띄지 않는 연예인이다. 혼자 사는 남자 연예인들의 실생활을 보여주는 MBC ‘나 혼자 산다’의 탤런트 이성재 김광규 서인국도 예능 고정 출연은 처음이다. KBS ‘안녕하세요’는 제작진에 사연을 보낸 일반인들이 주인공이다. 이 프로에서 연예인 게스트는 조연일 뿐이다. 방송 관계자와 평론가들은 이 같은 추세에 대해 시청자와의 ‘공감’이 중요한 예능 코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해석한다. 한때 지배적 트렌드였던 ‘힐링’ 대신 시청자들과 사는 모습이 비슷한 친숙한 인물을 통해 즐거움을 얻는다는 설명이다. SBS ‘야심만만’과 ‘강심장’의 계보를 잇는 스타 토크쇼 ‘화신’ 같은 포맷은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MBC ‘무릎팍 도사’가 시청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SBS ‘힐링캠프’가 식상하다는 비판을 받는 것도 같은 이유다. 반면 공감 코드의 예능은 방송이 끝나면 시청자 게시판에 두런두런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청소감이 줄줄이 올라온다. ‘나 혼자 산다’ 게시판에는 “누구와 공유할 수도, 공감할 수도 없는 것들을 나눌 수 있다. (출연자들이) 혼자 사는 나와 동지가 된 것 같다” “일본에서 혼자 살고 있는데, 이 방송 보면 외로움이 사라진다”는 글이 올라왔다. ‘진짜 사나이’ 게시판에도 “제대 이후 이 정도로 추억에 잠길 만한 내용을 다룬 방송을 본 적이 없다” “전우애를 나누던 선후임들이 생각난다”는 감상평이 많다. 김호상 KBS CP는 “요즘 예능은 군대 체험이나 캠핑 등 당일 녹화로 끝나기 어려운 소재를 다루기 때문에 (스타급 진행자보다) 긴 시간 동안 한 프로에 집중할 수 있는 출연자를 확보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때 ‘국민 MC’로 불렸던 강호동이 방송 복귀 이후 부진을 계속 겪는 것도 공감 코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탓이 크다. 과장된 리액션으로 나홀로식 튀는 진행을 하면 ‘오버한다’는 비난을 받기 쉽다. 반면 유재석은 MBC ‘무한도전’의 못난이 멤버 중 하나로 묻혀있다. 튀지 않는 캐릭터가 유재석이 롱런하는 비결이다. 이문원 문화평론가는 “스타 한 사람이 계속해서 새로운 웃음을 주기는 어렵다. 인재 풀이 큰 일반인이나 인지도가 낮은 연예인들에게서 더 많은 웃음을 끌어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혼자서 무대를 채워야 하는 게 가장 부담스러워요. 인기에 욕심 부리진 않아요. 많은 분들이 제 목소리를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투개월의 김예림(19)이 17일 첫 솔로 미니앨범 ‘어 보이스(A Voice)’를 공개했다. 2011년 Mnet ‘슈퍼스타K3’에서 동갑내기 도대윤과 혼성 듀오 투개월로 이름을 알린 지 2년 만이다. 밝게 염색한 머리와 강렬한 눈빛은 도발적이면서도 힘이 있었다. 2년 전 슈스케3 미국 현지 예선에서 노래하던 풋풋한 모습과는 달랐다. “이번 앨범은 지금까지 투개월이 보여준 경쾌한 이미지와는 조금 달라요.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죠.” 새 앨범에는 김예림의 몽환적인 목소리가 돋보이는 노래 5곡이 실렸다. 타이틀인 ‘올라이트(All Right)’는 슈스케 심사위원이었던 가수 이승철이 “인어가 홀리는 것 같다”고 극찬한 그의 보컬이 돋보이는 곡이다. 김예림은 “이별 앞에서 쿨한 척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옛 연인을 다시 유혹하려는 묘한 심경을 담은 노래다. 곡 자체도 레트로(복고풍) 사운드와 감성적 보컬이 섞여 있다”고 소개했다. 앨범 프로듀싱은 투개월의 소속사 ‘미스틱 89’의 사장인 가수 윤종신이 맡았다. 이 밖에 싱어송라이터인 조정치 하림 이상순, 검정치마의 조휴일, 페퍼톤스의 신재평, 메이트의 정준일이 함께 작업했다. 17일 정오에 공개된 수록곡 ‘올라이트’ ‘캐럴의 말장난’ ‘알지도 못하면서’는 선공개한 ‘넘버원’ ‘컬러링’ 등과 함께 국내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그는 “앞으로 댄스 어쿠스틱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김구라 아니었어도 홍진영 때문에 라디오스타 시청률 올랐을 듯. 김구라 때문이라는 검증은 다음 주에나 가능할 것 같네요.”(엠엘비파크 게시판 wis*******) 지난해 일본군 위안부 비하 발언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방송인 김구라가 12일 MBC ‘라디오스타’에까지 출연하면서 지상파 3사에 모두 복귀했다. 이에 앞서 SBS ‘화신’과 KBS ‘이야기쇼 두드림’으로 먼저 지상파에 얼굴을 내밀었지만 ‘독설 개그’의 지존으로 불리는 그의 역량은 충분히 발휘되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게스트를 ‘물어뜯는’ 독설이 난무하는 라디오스타는 김구라에게 ‘친정’과도 같은 곳이다. 그의 컴백을 기다리는 팬들의 기대도 컸다. 방송 당일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김구라 라스(라디오스타) 컴백, 치킨 시키고 기다리고 있다” “독설 포텐(포텐셜·potential의 줄인 말) 터지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낸 글들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그의 독설은 제대로 터지지 않았다. 정작 방송이 시작되자 김구라보다는 게스트로 나온 가수 홍진영에게 모든 관심이 쏠렸다. “얼굴 예쁘고 몸매 좋은데, 박사 학위까지 있어 매력 넘친다” “‘사랑의 배터리’ 부를 때부터 지켜봤다. 노래도 잘한다”는 누리꾼들의 글이 이어졌다. 김구라의 라스 복귀전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아쉽다’는 평이었다. “김구라의 라스가 아니라 홍진영의 라스였습니다. 베테랑이 신예에게 진 날” “‘두드림’ 같은 예능 스타일에 빠져 있어서 그런지 왠지 토크에 무게감이 느껴지네요. 다음 편에서는 가벼운 구라 형을 볼 수 있었으면” 등의 글도 올라왔다. 김구라의 컴백 덕인지, 홍진영의 재발견 덕분인지 이날 라디오스타의 시청률은 8.9%(닐슨코리아리서치 전국 시청률 기준)로 지난 회(7.6%)보다 소폭 상승했다. ▼ 주목! 이 장면 게스트로 출연한 개그맨 김신영이 “라디오스타 MC를 쉬면서 MBC를 욕한 적은 없느냐”고 묻자 김구라는 “(MBC 복귀를 반대한) 한 개인에 대한 섭섭함은 있었다. 김재철 전 사장님이다”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이에 누리꾼들은 “실명을 거론하다니, 역시 김구라다” “대놓고 ‘디스’(흉보기)를 하다니 화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화두가 관심을 모았다. 1960년대부터 계속된 경제성장의 피로를 풀고, 국민 삶의 질을 돌아보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여유 있는 삶을 갈망하면서도 스스로를 노동의 현장에 끊임없이 내몰고 있다. 업무량이 늘어나고, 일한 만큼 소득이 생겨도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이는 많지 않다. 자본주의 사회에 사는 우리는 얼마나 일하고, 얼마나 돈을 가져야 충분하다고 여기게 될까. 이 책의 저자인 스키델스키 부자(父子)는 인간이 풍요를 위해 자본주의를 채택했지만, 생산력이 상승할수록 질 높은 삶을 즐길 수 없게 됐다고 설명한다. 또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이 끝없이 물질을 추구하는 인간의 탐욕과 소득의 재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불평등한 시스템에 있다고 지적한다. 아버지 로버트는 역사학과 정치경제학을 전공한 영국의 석학이고, 아들 에드워드는 철학과 신학, 정치학을 전공한 학자다. 이 책은 그에 걸맞게 ‘자본주의 사회에서 좋은 삶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여러 학문 분야를 넘나들며 찾아간다. 1930년 경제학자 케인스가 발표한 에세이 ‘우리 후손들을 위한 경제적 가능성’의 오류를 지적하며 시작한 이들의 논증은 성장지상주의를 비판하고, 우정 여가 안정 같은 가치들을 강조하며 끝을 맺는다. 이런 가치들이 왜 새삼 우리 삶에 중요한지 설명하기 위해 각종 도표와 수치들을 동원했다. 주요 국가들의 최상위 1%의 소득 점유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실업률, 국내총생산(GDP) 대비 삶의 만족도, 연도별 문화행사 참석자 수를 나타낸 그래프가 곳곳에 삽입됐다. 나아가 여유로운 삶을 위해 어떤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필요한 시스템을 하나하나 열거한다. 대부분 자료가 서구 선진국에 국한돼 있기는 하지만, 여유 있는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한국사회에서도 눈여겨봐야 할 점이 많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