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기존 TV의 정의를 깨야 한다.’ 2011년 삼성경제연구소는 이 같은 보고서를 작성해 내부에 공개했다. 세계적인 인구 감소 추세로 TV 시장 정체가 예상되는 만큼 더 이상 가정용 TV만으론 과거 같은 수익 구조를 유지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집안의 TV뿐만 아니라 공공시설이나 식당 벽, 영화관 스크린 등이 모두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기존 TV에 대한 개념 자체를 바꿔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였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7년 만에 이 같은 보고서 내용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삼성전자는 ‘CES 2018’ 개막에 앞서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엔클레이브 컨벤션센터에서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을 적용한 146인치 모듈러 TV를 선보였다. ‘더 월(The Wall)’이란 이름처럼 크기와 형태에 대한 제약 없이 평평한 벽면이면 어디든 설치가 가능한 미래형 스크린이다. 마이크로 LED 기술은 마이크로미터(μm) 단위의 초소형 LED 반도체 칩 하나하나에 RGB(적·녹·청) 색상을 구현해냈다. LED 그 자체가 광원이 되는 ‘자발광’ 방식이라 액정표시장치(LCD) TV와 달리 백라이트뿐 아니라 컬러필터도 필요 없다. 기존 디스플레이 대비 밝기와 명암비, 색 재현력, 검은색 표현력이 개선되는 것도 장점이다. 삼성전자는 대만의 마이크로 LED 업체 등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마이크로 LED를 직접 생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록처럼 조립해 이어 붙일 수 있는 모듈러 방식이기 때문에 설치 장소의 크기와 특색에 따라 스크린 사이즈와 형태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디스플레이 패널 사이즈에 TV 크기를 맞춰 생산하던 것과 달리 이제 소비자가 원하는 공간에 맞춰 TV 크기를 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화면 테두리가 없는 베젤리스 디자인이 가능해 벽 전체를 영화관처럼 만들 수도 있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LED TV를 앞세워 LG전자가 주도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진영에 맞불 작전을 놓으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퀀텀닷’(빛을 받으면 각각 다른 색을 내는 양자(量子·퀀텀)를 나노미터 단위로 주입한 반도체 결정) 기술을 기반으로 한 ‘QLED TV’를 내놨다. 하지만 QLED TV는 OLED와 달리 백라이트를 써야 하는 LCD TV로서의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마이크로 LED 기술을 추가로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QLED와 마이크로 LED를 ‘프리미엄 투트랙’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마이크로 LED TV는 기술적으로 대형화가 어려운 OLED와 달리 대화면으로 제작하기 쉽다는 점에서 ‘8K(7680×4320)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8K는 기존 고화질(풀HD·1920×1080)보다 16배, 초고화질(UHD·3840×2160)보다 4배 더 선명한 3300만 화소 화질이다. 업계는 올해가 8K TV 상용화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유기물질을 사용하는 OLED에 비해 광원 수명이나 발광효율, 소비전력 등 내구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우수한 것도 마이크로 LED 기술의 장점이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은 연내 주문 생산 방식으로 판매를 시작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가격은 미정이지만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반도체 웨이퍼 한 장에 더 많이, 미세하게 마이크로 LED를 그려낼수록 단가는 낮아진다”며 가격 경쟁력에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이날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저해상도를 고화질로 바꿔주는 85인치 8K QLED TV도 함께 선보였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불거진 망 중립성 이슈로 넷플릭스 등 콘텐츠 제작사들의 8K 콘텐츠 생산이 예정보다 늦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대비책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자체 AI 플랫폼인 ‘빅스비’,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와 연동되는 2018년형 삼성 스마트 TV도 선보였다. 빅스비가 적용된 스마트 TV는 3월 한국과 미국에서 우선 출시된다.라스베이거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알아서 고화질로 변환… 삼성 85인치 8K QLED TV TV 속 인공지능(AI)이 저화질 영상을 고화질로 자동 업그레이드해주는 시대가 열린다. 삼성전자는 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국제가전전시회(CES) 2018’에서 세계 최초로 AI 기술을 적용해 저해상도 영상을 8K 수준 고화질로 변환해주는 85인치 ‘8K QLED TV’를 공개한다고 7일 밝혔다. AI 고화질 변환 기술은 수백만 가지 영상 장면을 미리 학습하고 유형별로 분석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운용된다. TV에 저화질 영상이 입력되면 TV 스스로 밝기와 번짐 등을 보정해 주는 최적의 필터를 찾아 고화질 영상으로 변환해준다. AI 기술이 각 장면을 화질 특징에 따라 분류해 원작자가 의도한 세밀한 차이까지 살릴 수 있도록 영역별로 명암비와 선명도를 조정해 준다. 예를 들어 글씨 테두리에 번짐이 있다면 글씨가 있는 영역을 중심으로 또렷한 화면을 감상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방식이다. 음향도 자동으로 최적화해 준다. 스포츠 경기에서는 현장감을 높일 수 있게 배경의 관중 소리를 높여 주고 콘서트 장면 등 음악이 나오는 영상에서는 저역대 소리를 강조해 풍부한 음향을 제공한다. AI 기술이 적용된 8K QLED TV는 하반기(7∼12월)에 65인치 이상 대형 제품을 중심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4일(현지 시간) 20세기폭스, 파나소닉 등과 함께 ‘HDR10+ 테크놀로지’라는 합작사를 설립하고 관련 인증 및 로고 프로그램을 운용한다고 밝혔다. HDR10+는 삼성전자가 개발한 신규 영상 표준 규격으로 밝은 장면은 더 밝게, 어두운 장면은 더 어둡게 표현해 입체적인 화질을 구현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미국 영화사 ‘워너브러더스’와도 HDR10+ 적용 콘텐츠를 확대하는 파트너십을 맺었다. ○ 화면 돌돌말아 보관… LG 65인치 롤러블 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CES 2018’에서 65인치 초고화질(UHD·3840×2160화소)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처음 공개한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CES에서 18인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공개한 데에 이어 1년 만에 크기를 한층 키웠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반의 이 디스플레이는 평소엔 화면을 돌돌 말아 보관해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사용 목적에 따라 최적화된 화면 크기와 비율로 조정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LG디스플레이는 ‘Display Your Lifestyle’이라는 슬로건 아래 이번 전시회에서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88인치 8K OLED TV 등을 함께 공개한다. 액정표시장치(LCD)도 기존 성능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으로 사운드와 터치 등 새로운 기능을 융합해 선보인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컴퓨터 반도체 칩 보안 결함 파문에 휩싸인 인텔이 부랴부랴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인텔은 세계 반도체 시장 1위 자리도 1위에 등극한 지 25년 만에 삼성전자에 내줬다. 인텔은 4일(현지 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해킹에 취약한 결함인 ‘멜트다운(Meltdown)’과 ‘스펙터(Spectre)’를 피할 수 있는 보안패치를 개발해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음 주말까지 최근 5년 내 생산된 제품 90% 이상에 대한 업데이트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인텔이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일제히 자사 제품들이 이번 칩 보안 결함의 영향권 아래 있다고 발표해 파문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과 MS는 결함을 막을 운영체제(OS) 보안 업데이트를 마련 중이다. 인텔은 수개월 전부터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도덕성 논란에도 휩싸였다.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1월 2500만 달러(약 266억 원) 상당의 보유 주식을 매각한 점도 뒤늦게 불거지며 논란은 더 확산될 조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텔은 1992년부터 지켜왔던 반도체 시장 왕좌를 삼성전자에 내줬다. 이날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 1위를 차지했다는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7년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52.6% 성장한 612억 달러(약 65조 원·점유율 14.6%)였다. 인텔은 같은 기간 6.7% 성장하는 데 그쳐 577억 달러(13.8%)로 2위로 밀려났다. SK하이닉스는 전년 대비 79% 증가한 283억 달러(점유율 6.3%)로 미국 퀄컴과 브로드컴을 누르고 처음으로 3위에 올랐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PC 시장에 주력했던 인텔과 달리 삼성전자가 모바일로의 시장 흐름 변화에 빠르게 대응했기 때문에 승기를 쥘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가트너는 삼성전자가 세계 반도체시장 1위 자리를 오래 유지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업체들의 설비 확충 여파로 삼성전자 주력인 메모리칩 가격이 올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브로드컴이 퀄컴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시장 구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호텔 로비에 들어서면 사람 키만 한 ‘포터 로봇’(Porter Robot·사진)이 마중 나와 트렁크를 받아 든다. ‘저를 통해 체크인 하세요’라는 로봇의 안내 메시지에 따라 하단 디스플레이에 예약 정보를 입력하고 자동으로 결제까지 마친다. 앞으로는 호텔 카운터 앞에서 줄 서지 않고도 로봇을 통해 체크인과 체크아웃을 할 수 있게 된다. LG전자는 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8’에서 포터 로봇을 비롯해 서빙 로봇과 쇼핑카트 로봇 등 신규 콘셉트 로봇 3종을 공개한다고 4일 밝혔다. 서빙 로봇은 본체에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 슬라이딩 방식의 선반이 들어있어 룸서비스를 원하는 호텔 투숙객이나 음료수가 필요한 공항 라운지 방문객들에게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한다. 쇼핑카트 로봇은 대형 슈퍼마켓 등에서 만나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에 탑재된 바코드 리더기에 구입하고 싶은 물건의 바코드를 갖다 대면 로봇 디스플레이에 카트에 담긴 물품 목록과 가격이 자동으로 뜬다. 고객은 자신의 스마트폰을 직접 로봇과 연동시킬 수 있다. 사고 싶은 물건을 스마트폰에서 선택하면 로봇이 해당 물품이 진열된 자리로 안내해준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시제품 형태로, 이번 CES에서 처음 공개한 뒤 소비자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받아 향후 해당 로봇 개발 과정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스마트홈과 연계해 로봇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워가겠다고 전격 선언한 LG전자는 올해는 사업 출범 1년을 맞아 로봇 제품군을 꾸준히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 CES 2017에서 스마트 가전과 연계해 집 안의 집사 역할을 해내는 가정용 허브로봇을 비롯해 정원 손질 로봇과 공항·호텔 등 공공장소에서 고객을 안내하는 로봇 등을 선보인 바 있다. 이 가운데 안내로봇과 청소로봇은 지난해부터 인천국제공항에서 시범 서비스 중이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불확실성’ ‘4차 산업혁명’ ‘책임경영’. 2일 국내 주요 그룹이 발표한 2018년 신년사에 공통적으로 담긴 키워드다. 기업 신년사는 올 한 해 재계 주요 화두와 기업별 생존 방식을 들여다볼 수 있는 핵심 메시지다.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각 그룹의 새해 신년사에는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와 4차 산업혁명 파고 속에서 혁신을 통해 생존해야 한다는 주문이 담겨 있었다. ○ “불확실성 극복하고 4차 산업혁명 주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국내 5대 그룹 신년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혁신’(23회)이었다. 그 어느 해보다 혁신에 대한 강한 주문이 이어진 건 국내외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은 “올해 세계 경제는 자국 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 확산,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지난해의 성과에 안주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역시 “보호무역의 거센 파고와 글로벌 경기 악화 가능성 등 정치·경제 환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예측 자체가 어려울 정도”라며 “근본적인 혁신”을 주문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정학적인 정세는 여전히 불안하며 유가와 금리 상승은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했다. 손경식 CJ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기업들의 비용 부담 증가와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 이자 부담 증가가 내수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에 따른 글로벌 기술 경쟁도 기업들이 올 한 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큰 숙제다. 업종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기업이 ‘기술’(12회)과 ‘연구개발(R&D)’(3회)을 통한 근본적인 체질 ‘변화’(19회)를 해답으로 꼽았다. 김기남 사장은 “인공지능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 정보기술(IT) 산업의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는 새로운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며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술 개발 문화를 사내에 정착시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해야 한다”고 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자율주행 등 미래 핵심 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를 주문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그룹 전반에 디지털 전환을 이뤄 달라”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등 첨단 기술을 모든 사업 프로세스에 적용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글로벌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기존의 시장 경쟁 구도를 파괴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더 강력한 변혁을 촉구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그룹의 소프트파워 경쟁력을 일류 수준으로 혁신해줄 것과 이를 위한 인재 확보를 주문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4차 산업혁명 확산으로 모든 산업에서 데이터 축적 및 분석과 이를 기반으로 한 전략이 실행되고 있는데 효성은 시장과 고객, 기술 분야의 데이터 축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허창수 GS 회장은 ‘절차탁마(切磋琢磨·칼로 다듬고 줄로 쓸며 망치로 쪼고 숫돌로 간다)’의 자세로 지속적으로 역량을 쌓아 경쟁력을 확보해 달라고 주문했다. 구자열 LS 회장은 ‘변화에 한발 앞서 대응하고 미래를 주도적으로 개척한다’는 ‘응변창신(應變創新)’의 마음가짐을 당부했다. ▼ ‘고객’ 21회 언급… 국민신뢰 회복 의지 담겨 ▼○ “사회로부터 신뢰 회복해야” 올해 신년사에는 ‘고객’(21회), ‘사랑·신뢰·존경’(4회), ‘투명성’(3회) 등의 표현이 유독 여러 차례 등장했다. 삼성전자는 법규를 준수하고 상생을 통한 기여로 고객과 사회로부터 사랑받는 회사가 되는 것을 올 한 해 3대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구본준 부회장 역시 “정도경영을 바탕으로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과 사회로부터 더 신뢰받는 기업이 되자”고 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새로운 SK의 원년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신동빈 회장은 “주변과 항상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자”며 “경영 투명성을 갖추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사회적 가치 창출을 기반으로 경영 활동을 해나가겠다”고 했다. 황창규 KT 회장도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우수 중소기업 지원 등을 통해 국민들이 기대하는 기업의 역할을 해내자고 당부했다.○ “일하는 방식부터 바꾸자”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일하는 방식부터 근본적으로 바꿔보자는 주문도 담겼다. 최태원 회장은 조직 전반의 ‘딥체인지(Deep Change)’를 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 사무 공간의 변화에서 시작되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꼽았다. 같은 조직과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일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프로젝트 중심의 공간에서 협업과 공유를 활성화하는 환경으로 업무 공간을 바꾸겠다는 뜻이다. 최근 대기업 최초로 주 35시간 근무제를 적용한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은 “주 35시간 근무제는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시행하는 것으로, 성공적인 사례로 잘 정착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차세대 융복합 사업과 성장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개방과 협업(Open & Collaboration)을 통해 사업 추진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며 “창의문화에 기반을 둔 일하는 방식을 정착시키고 산업생태계 내 관련 회사들과의 동반 성장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실행하는 것은 사람이고,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조직문화”라며 “일에 대해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공동의 정서와 업무 환경을 만들자”고 했다. ○ 틀 깬 시무식 눈길 올해 주요 그룹의 시무식은 형식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엿볼 수 있었다. 총수가 연단에서 딱딱하게 원고를 낭독하는 형식에서 탈피해 변화를 추구한 기업들이 눈에 띄었다. 2일 최태원 SK 회장은 ‘노타이’ 캐주얼 정장 차림으로 임직원 앞에 나섰다. 최 회장이 준비한 신년사는 지식나눔 강의로 유명한 테드(TED) 방식으로 진행됐다. 귀에 꽂는 이어마이크를 착용한 최 회장은 약 30분간 파워포인트(PPT) 화면을 띄워 가며 시무식을 진행했다. LG전자는 입사 10년 이하 젊은 사원 2명이 사회를 맡아 ‘틀을 깨고 새로운 LG전자로 도약하는 원년’이라는 플래카드를 펼친 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과 배상호 노조위원장의 목에 머플러를 직접 둘러줬다. 삼성전기는 혼성 아카펠라 그룹 메이트리의 노래 공연으로 즐거운 분위기에서 시무식을 시작했다.김지현 jhk85@donga.com·이은택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일 오전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그룹 신년회에서 “기존 껍질을 깨는 파격적 수준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하자”고 임직원들에게 호소했다.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은 LG그룹 신년회에서 “고정관념을 과감히 버려 사업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자”고 했다. 이날 일제히 발표된 주요 그룹의 2018년 신년사에는 공통적으로 ‘리스크’와 ‘혁신’이란 단어가 여러 차례 등장했다. 주요 그룹 경영자들은 보호무역주의 확대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경쟁 심화로 녹록지 않을 경영환경에 대해 우려했다.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가상현실 등 전에 없던 새로운 기술이 산업 자체의 패러다임을 바꿔놓고 있는 상황에 발맞춰 혁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려움을 뚫고 나가기 위해 총수들은 일하는 방식부터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기술에 대한 투자와 인재 확보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책임경영”을 화두로 제시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은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변화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했다. 올해는 특히 국정농단 사태로 잃은 기업에 대한 신뢰 회복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정도경영과 책임경영을 바탕으로 국민과 사회로부터 더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컸다. 재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과 보호무역에 따른 리스크, 그리고 근본적 변화를 통한 혁신이 올 한 해 재계의 화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백색가전 업체에서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회사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CES 2018’을 계기로 전통적인 가전회사에서 첨단 정보기술(IT) 업체로 기업 이미지 변신에 나선다. LG전자는 CES 2018에서 최근 론칭한 자체 AI 브랜드 ‘씽큐(ThinQ)’를 대대적으로 알린다고 1일 밝혔다. 세계 각지에서 찾아오는 글로벌 관람객 19만 명에게 LG전자만의 차별화되고 통합적인 인공지능 경험을 선사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이번 전시회 부스 전체 면적(2044m²) 가운데 3분의 1을 ‘LG 씽큐 존’으로 꾸민다. 전체 전시 공간 가운데 가장 넓은 비중으로, 기존 TV 냉장고 세탁기 등 주요 가전제품별로 조성했던 전시존 규모는 대폭 줄였다. LG전자 측은 “이번 전시관의 주인공은 사실상 씽큐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LG 씽큐 존에서는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AI 플랫폼 ‘딥씽큐(DeepThinQ)’를 비롯해 다양한 AI 플랫폼을 탑재한 제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무선인터넷을 통해 서로 대화하고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하면서 똑똑해지는 AI 가전들이 구현해내는 ‘AI 홈(Home)’을 미리 들여다볼 수 있다. 특히 실제 가정집 내부를 그대로 재현한 ‘LG 씽큐 스위트(ThinQ Suite)’에선 관람객들이 직접 실제 생활에서 매일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을 AI로 컨트롤해볼 수 있다. LG전자는 앞서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씽큐를 알리기 위한 TV 광고도 시작하는 등 새해 이미지 변신에 투자하는 모습이다. ‘인공지능 가전의 옳은 생각’이란 주제로 만들어진 광고는 냉장고가 보관 중인 재료를 이용한 요리를 제안하고, 광파오븐이 해당 요리에 맞는 조리법을 추천해주는 등 AI로 윤택해지는 미래 모습을 보여준다. LG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마케팅 채널을 통해 씽큐만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적극 알리고 AI 선도기업으로서의 지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IFA 2017’에 이어 올해 CES 2018에서도 개별 제품보다는 사물인터넷(IoT)을 통한 연결성을 적극 강조한다.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원 삼성(One Samsung)’을 키워드로 잡고 기존 TV, 생활가전, 모바일 등 각각 부문별로 나뉘어 있던 사업들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하나의 삼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시회 주제가 IoT를 통한 새로운 소비자 경험과 서비스인 만큼 전 분야를 망라한 토털 IoT 역량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는 지난해 9월 IFA 개막에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제품보다는 ‘연결성’을 통한 통합 솔루션이 중요해진 시대”라며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거의 모든 가전·IT 제품과 IoT 관련 기술을 폭넓게 확보하고 있는 유일한 기업으로서 차별화된 강점을 발휘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지난해 국내 기업 전문경영인 중에선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사진)이 가장 많은 수입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됐다. 1일 재벌닷컴이 전문경영인들의 지난 한 해 보수 총액과 배당금, 주식 평가차익 등 연간 수입을 분석한 결과 권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1∼6월)에 받은 보수 139억8000만 원을 비롯해 하반기 급여, 상여금 추정액 50억 원 등을 합쳐 190억 원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더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의 배당금과 일부 보유 주식 매각 차익도 10억 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이어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30억 원대 보수를 받았고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과 주가 급등에 따른 주식평가액이 60억 원대에 달해 연간 90억 원 수준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의 윤부근 신종균 부회장도 작년 회사에서 받은 보수 등 수입이 70억 원대로 추산됐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보수와 보유 주식 평가 차액 등 모두 50억 원대 수입을 올렸고 김창근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도 작년 수입이 40억 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재벌닷컴은 설명했다. 이어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조대식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이 보수와 보유 주식 평가 차익 등을 합쳐 지난해 30억 원대를 벌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LG디스플레이가 자체 기술 한계를 한 번 더 넘어섰다. LG디스플레이는 세계 최초로 8K 화질의 88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8K(7680×4320)는 기존 고화질(풀HD·1920×1080)보다 16배, 초고화질(UHD·3840×2160)보다 4배 더 선명한 3300만 화소의 화질을 말한다. 현재 글로벌 전자업계에서 유일하게 대형 OLED 패널을 양산 중인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OLED 패널로는 55, 65, 77인치만 내놨다. 새로 내놓은 88인치는 현존하는 OLED TV 패널 중 가장 초대형이자 초고해상도 제품인 셈이다. 그간 전자업계에서는 ‘8K 시대’ 개막을 앞두고 OLED가 결국 해상도 경쟁에서 액정표시장치(LCD)에 밀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LCD 업계는 이미 2016년 초부터 8K LCD를 선보이며 OLED와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패권 경쟁에서 8K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쳐 왔다. 하지만 이번에 LG디스플레이가 OLED로도 8K를 구현하는 데 성공하면서 향후 판도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생겼다. 일반적으로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화면을 구성하는 화소 크기가 작아지기 때문에 개구율(화소 전체 크기 중 빛이 투과할 수 있는 면적의 비를 표현하는 값)이 줄어든다. 이 때문에 백라이트를 쓰는 LCD는 픽셀 사이즈가 작아질수록 휘도(밝기) 구현이 어려워진다는 단점이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라서 개구율 감소로 인한 휘도 저하가 없다”며 “오히려 8K LCD가 기존 UHD와 동일한 성능을 구현하려면 백라이트 재료비나 소비전력이 크게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라이트가 없어도 된다는 점은 TV 제품으로 구현했을 때 디자인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OLED와 달리 LCD는 밝기를 보장하기 위한 백라이트가 추가로 필요해 무게와 부피가 늘어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현재 기술로 4K까지는 LCD 디스플레이 베젤(테두리) 부분에 백라이트를 넣는 방식으로 제작할 수 있지만 8K로 넘어가면 패널 뒤편에 백라이트를 결합하는 방식이 불가피해 TV가 두꺼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OLED의 단점인 번인(burn-in) 등 화질 불량 문제를 얼마나 방지해 내느냐가 8K OLED의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각각의 화소가 스스로 빛을 내는 OLED는 LCD에 비해 화소 불량이 발생하기가 더 쉽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8K는 화소수가 4K보다 4배 많아지니 그만큼 회로가 복잡해지고 전력소비가 늘고 발열 등의 불량 리스크가 더 커진 것”이라며 “실제 제품 양산 시 LG디스플레이가 기술력으로 이를 얼마나 잡아낼 수 있느냐가 핵심 포인트”라고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 제품을 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CES 2018’에서 처음 공개한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콧대 높던 애플이 아이폰 배터리 성능 고의 저하 파문에 대해 28일(현지 시간) 결국 사과했다. 미국에서 1000조 원대 천문학적 규모의 집단 소비자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된 지 하루 만이다. 애플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공식성명에서 “여러분 중 일부는 애플에 실망감을 느끼고 있음을 알고 있다. 사과한다”고 적었다. 이어 “이번 이슈에 대해 오해가 많다”며 “무엇보다 우리는 애플 제품 수명을 의도적으로 줄이거나 사용자 환경을 저하하는 조치를 취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의 영원한 목표는 고객이 사랑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고, 아이폰을 가능한 한 오래 쓸 수 있도록 하는 건 이 목표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애플은 이번 사태에 대한 후속 조치로 배터리 교체비용을 내년 1월부터 현 79달러에서 29달러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배터리 상태를 파악해 새 배터리로 교체할 필요가 있는지를 알려주는 기능을 갖춘 iOS 업데이트도 내년 초로 약속했다. 애플이 공식 사과를 한 것은 이번 파문의 역풍이 예상보다 거세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달 중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불만의 글들로 시작된 이번 논란은 최근 미국과 한국, 이스라엘 등에서 집단 소송으로 이어진 상태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모든 벌은 제게 주십시오. 다 제가 지고 가겠습니다.” 27일 오후 6시 45분 서울법원종합청사 312호 중법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 기소)이 피고인석에서 울먹이며 항소심 최후 진술을 마무리했다. A4용지보다 조금 작은 종이 2장에 직접 쓴 1500자 분량의 글을 9분 동안 읽었다. 종이를 든 손은 떨렸다.○ “실력으로 초일류 기업인 인정받고 싶었는데…” 이 부회장은 최후 진술에서 “문제는 (박근혜 전 대통령) 독대에서 시작됐다. 원해서 간 것도 아니고 오라니까 간 거지만 거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그 법적 책임은 모두 제가 지겠다”고 강조했다. 또 “제가 벌을 받아야 얽힌 실타래가 풀릴 것 같다. 최지성 실장(66·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사장(63·전 미래전략실 차장) 두 분은 제발 풀어주시고 그 벌을 저에게 다 엎어주십시오”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최후 진술을 시작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대한민국에서 저 이재용은 우리 사회에 제일 빚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부모 만나서 좋은 환경에서 받을 수 있는 최상의 교육을 받았다. 삼성이라는 글로벌 일류 기업에서 능력 있고 헌신적인 선후배들과 같이 일할 수 있는 행운까지 누렸다”고 말했다. 또 “10개월간 구치소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일을 겪으며 사회에서 접하지 못했던 사람들 인생 얘기를 들으며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혜택받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 부회장은 “제 인생의 꿈을 말씀드리고 싶다. 오로지 제 실력과 제 노력으로 세계 초일류 기업인으로 인정받고 싶었다”며 “이것은 전적으로 저한테 달린 일이고 제가 못하면 대통령 할아버지가 도와줘도 할 수 없다. 근데 제가 왜 대통령에게 청탁하겠나. 재판장님 이것만은 꼭 살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경영권 승계에 도움을 받기 위한 청탁을 했다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공소 사실을 강하게 부인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 회장 타이틀이나 지분 같은 건 의미 없었고 신경 쓸 필요도 없었다. 아버지 같이 셋째 아들도 아니고 외아들이다. 다른 기업과 같이 후계자 다툼 할 일도 없었다”며 “이런 제가 왜 승계를 위해 청탁을 하겠나. 이건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순간 이 부회장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했다. 이 부회장은 피고인 신문 도중 “앞으로 삼성그룹 회장이라는 타이틀은 없을 것이다”라며 출소하더라도 그룹 회장 직을 맡지 않을 뜻을 밝혔다. ○ “대통령 후원 요구 따른 게 실체적 진실” 이날 오전 10시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시작된 이 부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은 오후 6시 55분까지 8시간 55분 동안 이어졌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해 1심 재판과 마찬가지로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았다. 특검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법정 구속된 최 전 실장과 장 전 사장에게는 각각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또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모녀의 승마 지원에 관여한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64)에게는 징역 10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55)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박영수 특검은 2500자 분량의 논고문을 8분 동안 읽으며 “이 사건은 삼성이 경영권 승계 대가로 대통령과 측근에게 뇌물을 준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25분 동안 1만 자 분량의 최종 변론으로 맞섰다. 이인재 변호사(64)는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이 문화, 스포츠 융성 등 공익적 목적을 내세우며 지원을 요청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떻게 거절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또 “대통령으로부터 후원 요구를 받고 어쩔 수 없이 그대로 따른 게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 선고 공판은 내년 2월 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독대 횟수 놓고 공방 앞서 특검과 변호인단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을 몇 차례 독대했는지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특검이 안봉근 전 대통령국정홍보비서관(51·구속 기소)의 증언을 제시하며 “2014년 9월에도 독대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이 부회장은 “안가에서 안 전 비서관을 만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제가 이걸로 거짓말할 필요도 없다. 그걸 기억 못 하면 적절한 표현 같진 않지만 제가 치매”라고 했다. 이 부회장은 “청와대 안가에서 박 전 대통령과 만난 건 2015년 7월과 지난해 2월 두 차례뿐”이라고 말했다. 2014년 9월 15일 대구·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의 만남을 포함해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횟수는 모두 3번이라는 것이다. 이호재 hoho@donga.com·권오혁·김지현 기자}
국내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은 내년 경영 환경이 올해보다 더 나쁠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10곳 중 약 2곳에 불과했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을 최대 위협 요인으로 꼽는 곳이 많았다.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가 이달 중소기업 1000곳을 대상으로 ‘2018년 중소기업 경영 환경 전망 및 정책과제 수요 조사’를 한 결과 응답한 485곳 중 43.3%인 207곳이 “내년 경영 환경이 올해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했다.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예측한 회사가 189곳(39.5%)이었고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본 회사는 82곳(17.1%)뿐이었다. 내년 경영 환경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중소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과 우수 인재 확보의 어려움’(37.2%)을 최대 위협 요인으로 꼽았다. 이 밖에 ‘가계부채, 실질 소득 정체 등으로 인한 소비 여력 감소 및 내수 회복 불투명’ 등이 리스크로 꼽혔다. 반면 세계 경기 회복의 영향으로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내년도 매출은 올해와 비슷하거나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응답 업체의 52.7%(255곳)는 “내년 매출액이 올해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했고 26.4%(128곳)는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영업이익에 대해서도 응답 업체 44.7%(217곳)가 “올해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협력센터 측은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호황으로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년 만에 3%대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경제 청신호에 대한 기대감이 중소기업 경영 실적 전망에도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에스원은 고객들을 위한 맛집 가이드북 ‘미식공감(美食共感·사진)’을 발간했다고 25일 밝혔다. 전국 100여 개 에스원 지사 임직원이 자사 보안솔루션인 ‘세콤’ 서비스를 이용하는 음식점 고객처 가운데 추천 맛집을 모아 소개한 책이다. 서울과 경기, 강원, 경상, 전라, 제주 등 9개 지역별 유명 맛집부터 숨은 맛집까지 대표 음식점 200곳을 선별해 담았다. 에스원 측은 “단순히 맛집만 소개하는 게 아니라 고객들과 미식을 통해 소통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했다”며 “다른 맛집 책과는 달리 음식점마다 추천한 임직원의 이용 팁이 소개돼 있다”고 했다. 추천하는 대표 메뉴부터 맛있게 먹는 법, 분위기, 회식 추천 여부 등이 함께 들어 있다. 식당을 추천한 에스원 직원들이 음식점 사장과 함께 찍은 사진도 책에 실었다. 미식공감은 별도로 판매되진 않으며 에스원 고객 2만 명에게 연말 선물로 증정한다. 에스원은 맛집 소개 책 다음으로는 고객사들을 소개하는 여행 책자를 만들 예정이다. 임석우 에스원 SE사업부 부사장은 “이 책은 안전과 안심을 넘어 좋은 음식으로 고객과 공감하기 위해 만든 기회”라며 “앞으로도 고객과 감성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물건을 사지 않고 빌려 쓰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국내 렌털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소유’ 대신 ‘공유’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렌털 시장 전체 규모 뿐 아니라 렌털이 가능한 제품군도 점차 폭넓어지는 추세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비용으로 항상 최신 제품을 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직접 제품을 관리하거나 처분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 때문에 합리적인 ‘렌털 소비’를 하려는 젊은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했다. 실제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렌털 시장은 25조9000억 원으로 전망된다. 2006년 3조 원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가 10년 동안 8배 넘게 성장한 것이다. 2020년에는 4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공기청정기나 정수기, 비데 등 비교적 작은 생활가전제품뿐 아니라 세탁기와 건조기 등 대형 가전부터 안마의자와 매트리스 등 웰빙 제품으로 렌털 대상 제품군이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존 중소·중견 업체들이 주도하던 렌털 시장에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가 LG전자다. LG전자는 올해 10월부터 기존 정수기·공기청정기·스타일러·안마의자 렌털서비스에 더해 ‘트롬 건조기’와 ‘디오스 전기레인지’를 추가했다. 건조기를 빌려 쓰는 고객은 6개월마다 제품 내외부를 청소해주고 배수통을 소독해주는 ‘토털 클리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월 요금은 1∼3년 차에 4만4900∼4만9900원, 4∼5년 차는 3만4900∼3만9900원이다. 5년의 렌털 기간을 모두 채우면 제품의 소유권은 고객에게 이전되는 방식이다. 앞서 9월 시작한 의류관리 가전 ‘스타일러’도 렌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무엇보다 제품을 사는 초기 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동안 구매를 고민했던 소비자들도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전보다 렌털 사업을 한층 강화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회사도 많아졌다. 케이블TV와 알뜰폰 사업을 벌여온 CJ헬로비전은 최근 사명에서 ‘텔레비전’을 연상시키는 ‘비전’을 떼고 렌털 사업 분야 강화를 선언했다. 2014년 노트북 등으로 시작한 렌털 품목도 최근 청소기,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으로 확대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이나 케이블TV 등 내수 시장이 둔화되고 있는 만큼 렌털 사업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쿠쿠전자도 기존 밥솥 회사에서 렌털 사업자로 빠르게 전환해나가고 있다. 1인 가구가 늘고 쌀 소비가 줄어들면서 국내 밥솥 시장 정체에 따라 새로운 먹을거리 확보가 시급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달 초 렌털 전담 법인 ‘쿠쿠홈시스’를 출범시킨 쿠쿠전자는 기존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제습기, 전기레인지, 안마의자, 비데, 매트리스 등에 더해 렌털 품목을 더 확대해나간다는 목표다. 쿠쿠전자의 국내 렌털 부문은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전체 누적 계정 수가 110만 계정을 돌파했다. 해외 시장도 확대 중이다. 2015년 말레이시아에서 정수기로 렌털업에 첫 진출한 이래 올해는 20만 계정 돌파가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정수기로 국내에 렌털 사업을 가장 먼저 정착시켰다는 평을 듣는 코웨이 역시 후발주자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시장에서 코웨이는 오랜 기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수기에서 다른 품목으로 렌털 사업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코웨이의 올해 3분기(7∼9월) 영업이익률은 2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특히 최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해 사용자의 체형에 맞게 형상과 각도를 자동 조절하는 침대 매트리스를 개발하는 등 기존 정수기 시장에서 라이프케어 렌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매트리스 렌털은 진드기 제거, 소독 등 전문 관리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는 점에서 반응이 좋다”며 “7∼8년 주기로 교체해야 하는 고가의 매트리스를 월 3만∼4만 원대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소비자가 선택하고 있다”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일부러 저하시켰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발단은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 등에 최근 들어 구형 아이폰의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면서 모바일 운영체제(OS)인 iOS를 업데이트할 때마다 운영 속도가 느려졌다는 소비자들의 불만 글이 속속 올라오면서다. 이에 대해 애플은 20일 현지 외신의 질의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내놓은 공식 성명을 통해 “최상의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배터리 잔량이 적거나 추운 곳에 있을 때 예기치 않게 폰이 꺼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 속도 지연 업데이트 등의 방식을 썼다”고 밝혔다. 배터리 성능이 떨어져 갑자기 전원이 꺼지는 일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성능을 떨어뜨려 전력 소모량을 줄였다는 것이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6·아이폰6S·아이폰SE를 대상으로 이 기능을 도입했으며 추후 나오는 제품들에도 이 같은 속도 지연 업데이트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루머로만 이어져 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자 전 세계 아이폰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인 ‘더버지’는 “700∼1000달러짜리 제품을 고작 1년 정도만 쓸 수 있다는 건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애플이 제품 성능 개선을 위해 속도 저하 방식을 썼다고 하지만, 애초에 아이폰에 용량이 더 큰 배터리를 넣거나 배터리를 보다 쉽게 교체할 수 있게 만들면 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BBC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속도를 일부러 저하시키기 전에 소비자들에게 이 같은 일이 왜 벌어지는지 정확히 설명했어야 했다”고 애플의 대응 태도를 지적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21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 대통령비서실의 긴급 공지가 도착했다. 내달 초 열리는 ‘2018년 신년인사회’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대한상의가 주최하는 신년인사회는 1962년 시작돼 올해로 56년째 이어진 한국 경제계의 중요 행사다. 대한상의 측은 “탄핵으로 대통령이 공석이던 올해와 1984년, 2007년 정도를 제외하면 50년 넘게 대통령이 참석하던 행사”라고 전했다. 이날 청와대에선 ‘상생연대를 실천하는 노사와의 만남’ 행사가 열렸다. 문 대통령은 노동계 관계자들을 만나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계엔 “경영계에서도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이)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를 살리고 기업에 혜택이 가는 길임을 인식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노동계를 향한 정부의 온도 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노동계 입김이 소득주도 성장 등 각종 경제 정책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이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대기업은 정책 논의 자체에서 배제되는 모습이다. 법인세 인상이 대표적이다. 최근 미국이 법인세율을 인하(35%→21%)하면서 한미 간 실질 법인세율이 역전됐다. 정부는 “중소기업 법인세는 한국이 여전히 미국보다 낮다”는 설명만 내놨다. 이런 과정에서 대기업은 고려 대상에도 오르지 못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대기업을 겨냥한 정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자산 5조 원 이상 57개 대기업에 모든 비영리법인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했다. 친족분리 전후 3년 동안 일감 몰아주기가 적발되면 대기업 친족분리를 취소한다는 방안도 입법예고했다. 노동계는 정부에 ‘촛불 청구서’를 속속 내밀고 있다. 양대 노총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원 10만 명이 서명한 노조법 전면 개정 요구서를 전달했다. 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 / 김지현·유성열 기자}

삼성전자는 ‘사회가 건강해야 기업도 발전할 수 있다’는 사회공헌 철학을 바탕으로 더 밝고 희망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해왔다. 1995년 국내 기업 최초로 삼성전자 사회봉사단을 창단한 이래 사회공헌 사업을 ‘미래인재 육성’과 ‘사회현안 해결’ 2개 축으로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4년 ‘나눔경영’을 선포하고 본사에 전담조직인 사회봉사단사무국을 신설했다. 해외 9개 지역총괄과 국내 8개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임직원들이 지역사회 공헌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임직원 자원봉사활동과 기부문화 확산 등 기업시민의 역할을 다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2010년 사회공헌의 범위와 대상을 전 세계로 넓히고 각 지역법인의 사회공헌 활동을 장려했다. 2012년부터는 사회공헌 활동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임직원의 전문성과 사업 역량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의미있게 사용될 수 있도록 과제를 선정하고 임직원 봉사팀을 조직하고 있다. 특히 단순 재정적인 기부와 노력봉사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삼성전자가 지닌 핵심 역량인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임직원의 재능과 사업역량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분야인 미래인재 양성과 사회 현안 해결을 중점 추진사업으로 선정하고 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기부다. 삼성전자는 미래를 이끌어가는 청소년들이 창조적 주인공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니어 소프트웨어(SW) 아카데미’는 삼성전자가 청소년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2013년부터 국내 기업 최초로 시작한 청소년 소프트웨어 교육이다. 초중고등학생들이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해 창의 융합적 미래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쉽고 재미있게 배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교육에 활용되는 교재와 교구는 삼성전자 임직원과 교육전문가들이 협업해 개발했다. 스토리텔링, 웹툰, 보드게임으로 처음 소프트웨어를 접하는 학생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또 소프트웨어 교육 활성화를 위해 교원들을 연 60시간의 교원 연수 및 우수 교수법 대회 진행, 삼성 미래교사 선정 등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래 SW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기 위해 2015년부터 ‘주니어 소프트웨어 창작대회(Junior software cup)’도 개최하고 있다. SW에 관심 있는 전국 초중고등학생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학생들은 매년 제시되는 공통 주제에 대해 SW 설계, 개발을 스스로 하며 대회에 참여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우수 SW 개발 프로세스를 대회 과정에 녹여 내며 대회에 참여하는 것 만으로도 소프트웨어적인 사고력 증진과 학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 단순 기부중심에서 탈피하고 회사의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한 사회공헌사업을 벌이기 위해 ‘스마트스쿨’ 사업을 도입했다. 정보기술(IT) 혜택을 지역이나 소득과 상관없이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도서산간지역 초등, 중학교를 대상으로 태블릿PC와, 전자칠판, 삼성 스마트스쿨 솔루션, 무선네트워크 등을 지원한다. IT를 바탕으로 풍부한 자료를 활용해 학생별 수준과 적성에 맞는 내용을 자기 주도적으로 흥미롭게 공부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삼성전자는 고려대 사범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스마트 스쿨을 적용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와 인지능력 개발 관련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간 전국스마트스쿨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스마트스쿨이 지원되지 않은 학교의 학생들보다 학습동기, 사고력향상, 교사의 혁신노력, 학생들의 수업 참여의 질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꿈멘토링’은 청소년들이 삼성전자 임직원과 함께 본인의 적성과 꿈을 공유하고 다양한 진로를 찾아보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삼성전자 사업장을 방문해 현업에서 일하는 임직원 멘토를 직접 만나 평소 삼성전자와 직업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다. 2015년에는 중학교 자유학기제와 연계해 임직원들이 강원 지역 약 30개 중학교를 직접 방문했다. 대부분의 멘토링 프로그램이 짧은 시간 내 종료되는 것과 달리 한 학기 동안 지속적으로 진행되면서 멘토와 멘티 간 유대감과 더불어 멘토링의 효과가 컸다는 평을 받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참여했던 임직원들 역시 멘토링에 참여하면서 업무와 회사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 됐고 활력을 얻게 됐다고 한다. 일찍이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멘티들이 대견스럽다고 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해외에서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다. 2010년부터 실시한 임직원 해외봉사는 자발적으로 지원한 임직원 중 선발해 약 일주일간 해외 봉사활동을 떠나는 프로그램이다. ‘나눔빌리지’는 개발도상국 취약지역을 대상으로 생활 인프라를 개선하는 사업이다. 빈곤 문제를 종합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교육시설, 보건시설, 커뮤니티 시설 등을 마을단위로 개선하고, 마을주민 스스로 지속적인 마을 발전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밖에 삼성전자 미국법인(SEA)은 2012년부터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산업을 소개하고 직접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캠프를 개최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스위스 통신사인 스위스컴, 아동후원단체인 킨더시티, 여러 아동 병원과 협력하고 있다. 장기 입원 중인 아동 환자들을 대상으로 로봇과 태블릿PC를 통해 학교 수업에 참여하고 학우들과 소통할 수 있는 ‘아바타 키즈’ 프로그램을 지원 중이다. 병원에 있는 학생이 태블릿PC로 로봇을 원격조종하는 방식으로 로봇의 손을 들어서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브라질의 아마존보호재단(Amazon Sustainable Foundation)과 협력해 아마존 밀림의 생태계와 원주민 보호를 위한 다양한 환경보호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원주민 거주지역 내 8개 학교를 운영하여 800여 학생의 교육을 지원하고 원주민 100여 가족을 정기 후원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두 달여 전인 10월 19일 독일 할레비텐베르크 마르틴루터대 연주홀. 23세의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가 무대에 올랐다. 머리에 삼성전자가 만든 가상현실(VR) 헤드셋인 ‘기어VR’를 착용한 채였다. 그의 손끝에서 독일에서 활동 중인 러시아인 작곡가 마리야 레온티예바가 작곡한 ‘사계’가 매끄럽게 흘러나오자 관객은 숨을 죽인 채 마른 침을 삼켰다. 69분간의 연주가 무사히 끝난 뒤 이날 자리를 채운 관객 300명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연주는 20일까지 모두 네 차례 펼쳐졌다. 주인공은 한국예술종합학교 피아노 전공 전문사 과정을 밟고 있는 노영서 씨. 6세 때 피아노를 시작한 노 씨는 ‘스타가르트’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1만 명 중 2명꼴로 발병한다는 이 병은 특별한 치료약이 없어 대부분 40∼60세에 실명한다. 12세 때부터 서서히 시력을 잃은 노 씨는 이제 글씨 등 선명한 것을 읽어내는 중심부 시력이 아예 없다. 주변부 시력만 20% 정도 남아 형체만 뿌옇게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다. 노 씨에게 유독 잔인한 병이었다. 악보가 보이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피아노는 다른 악기보다 악보가 복잡하고 읽어야 할 음표가 많다. 노 씨는 악보를 남들의 몇 배 크기인 A3 용지 사이즈로 확대 출력해서 쓴다. 이마저도 악보를 눈동자 바로 앞에 대고 음표를 하나하나씩 읽는다. 한 페이지를 읽는 데 하루 종일 걸린다. 이 때문에 경쟁자들은 수없이 도전하는 콩쿠르도 노 씨에겐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두 시간짜리 연주 프로그램을 준비하려면 악보를 읽는 데만 1년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악조건 속에서 노 씨는 2015년 동아음악콩쿠르 클래식소나타상을 받았다. 노 씨는 7월 모험을 강행했다. 노 씨의 연주 영상을 우연히 온라인에서 보고 곡을 헌정하고 싶다는 레온티예바 씨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 19일 삼성전자 서울 R&D센터에서 만난 노 씨는 “작곡가가 내가 시각장애인인 줄 모르고 곡을 줬다”고 했다. 이어 “곡 헌정이 요즘 드문 데다 내가 가장 먼저 연주해볼 수 있다는 욕심에 일단 곡을 받았는데 69분짜리 곡이라 막상 10월로 잡혀 있는 독일 연주회까지 악보를 다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걱정이 점점 커졌다”고 했다. 두껍게 묶은 악보와 매일 씨름하는 아들을 보며 안타까워하던 어머니 차영은 씨는 우연히 삼성전자가 시각보조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인 ‘릴루미노’를 개발해 무료로 배포한다는 기사를 접했다. 릴루미노는 ‘빛을 돌려준다’는 뜻의 라틴어다. 차 씨는 “8월 22일, 아직 날짜조차 잊히지 않는다”며 “그날 바로 릴루미노 개발팀에 e메일을 보내 앱을 내려받는 방법을 물어봤다”고 했다. 릴루미노는 삼성전자가 창의적인 조직문화 확산을 위해 만든 ‘C랩(Creative Lab)’ 프로그램에 참여한 임직원 3명이 개발했다. 스마트폰에 앱을 내려받은 뒤 기어VR에서 실행하면 최대 10배까지 확대해 볼 수 있다. 릴루미노팀의 조정훈 리더는 “스마트폰 후면카메라가 시각장애인이 인식하기 쉬운 형태로 영상을 바꿔줘 기존에 왜곡되고 뿌옇게 보이던 사물을 보다 뚜렷하게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팀의 e메일 답장을 받자마자 모자는 그날 저녁 바로 기어VR와 스마트폰을 샀다. 노 씨는 처음 릴루미노 앱으로 세상을 보던 순간이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저 멀리 있는 광고판 글씨가 보이더라고요. 이 정도면 음표도 읽을 수 있겠다 싶었어요. 정말 죽으란 법은 없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차 씨는 “시중의 시각보조기는 가격도 1000만 원이 넘는 데다 휴대성이 떨어져 피아노를 치면서 쓰는 게 불가능했다”며 “다행히 아들에게 릴루미노가 어지럼증 등 부작용 없이 잘 맞아 두 달간 맹연습했고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했다. 노 씨가 VR 기기를 머리에 쓰고 연주했다는 소식이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현재 세계 곳곳에서 시각장애인들의 문의가 삼성전자로 이어지고 있다. 조 리더는 “출시 4개월 만에 릴루미노 홈페이지()에서 1000명 정도가 내려받았다”고 했다. 이 중에는 다섯 살 아들을 위해 전자 전시장까지 직접 찾아온 스페인의 한 아버지도 있었고, 국내 시각장애 환아 부모들의 모임도 있었다. 조 리더는 “아기 머리가 작다보니 VR 기기가 딱 맞지 않고 아이들이 겁을 내 적응에 실패한 게 가장 마음이 아팠다”며 “이 아이들도 커서 쓸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앱을 업데이트하기로 부모님들과 약속했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LS산전은 경기 안양시에 위치한 연구개발(R&D) 캠퍼스에 구축한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BEMS) 등 스마트에너지 솔루션에 인공지능(AI) 기반의 빅데이터 기술을 도입했다고 18일 밝혔다. LS산전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에너지 운용 정책으로 건물의 전력 소비를 측정, 분석하고 최적의 에너지 사용 패턴을 도출해내 기존 대비 19% 수준의 전기요금 절감 효과를 거뒀다. LS산전 측은 “자체 개발한 메가와트급 대용량 ESS를 통해 전기요금이 비교적 저렴한 야간 등 경부하 시간대에 전기를 충전하고 주간 최대 부하 시간대에 방전해 사용함으로써 연간 약 5000만 원의 전기요금을 줄였다”고 했다. 특히 AI 기반의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해 피크를 예측하고 관리하며 전력 소비 패턴을 분석해 추가로 7000만 원을 절감했다. 총 1억2000만 원가량의 비용을 줄인 것이다. LS산전의 에너지 효율화 솔루션은 각 전력 소비기기 및 사용자의 에너지 소비량 외에도 신재생 발전량, 시간, 요일, 기상 상태 등 변수에 따라 달라지는 건물의 에너지 소비 패턴을 분석해낸다. 2015년 3월 준공된 LS산전 R&D캠퍼스는 빌딩자동제어를 기반으로 ESS와 태양광발전(PV) 등 스마트 기술이 총 집결된 스마트빌딩이다. 건물 내부 센서가 사용자 위치를 파악해 빈 사무실과 회의실 등의 공간에 냉난방과 조명을 자동으로 제어해 전력 사용을 최소화한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 정책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2016년 12월 6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작심한 듯 이같이 말했다. 다른 총수들이 대부분 ‘기억나지 않는다’,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할 때 재계 고참으로서 꺼낸 소신 발언이었다. 이 발언이 1년여 만인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 재판에서 재조명됐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기업인들에 대한 대통령의 요청은 사실상 거부할 수 없는 것”이라며 구 회장의 증언을 인용했다. 구 회장의 얘기대로 “(정부 요청은) 이미 수락으로 결정돼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점이 이 (국정 농단) 사건에서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며 “이게 기업인 모두의 심정”이라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마침 전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중소벤처기업부 차관과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대동해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찾았다. 구 회장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 등 LG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을 만난 김 부총리는 곧장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상생협력’부터 주문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가장 강력하게 추진해 온 두 가지 경제정책 과제다. 이에 LG도 기다렸다는 듯 “내년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19조 원을 투자하고, 1만 명을 채용하겠다”고 답했다. 상생협력 기금으로 8581억 원을 만들고 그중에서 1862억 원은 무이자로 운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물론 정부와 기업 간 대화는 자주 이뤄질수록 바람직하다. LG가 이날 약속한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과의 상생 역시 기업이 사회적 책임의 하나로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분야다. 문제는 그 방식이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하려던 것도 관(官)에서 주도해 기업에 ‘숙제’를 던지고 기업이 마지못해 ‘화답’하는 식으로 진행된다면 지금의 방식이 과연 지난 ‘적폐’ 정부와 뭐가 달라진 건지 궁금하다. 무엇보다 이날 LG 경영진이 “기업의 투자 및 사업 과정에서의 애로 사항에 대해 협조해 달라”고 건의한 데 대해 정부 측은 속 시원한 약속을 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기재부가 발표한 6페이지짜리 보도자료에도 이에 대한 답은 한 줄도 없었다. ‘현장소통 간담회’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날 자리가 과연 기업에도 소통의 장이었는지 의문이다. 1년 전 이맘때 구 회장이 국회에서 용기 내 했던 하소연이 새삼 절절하게 다가오는 이유다.김지현·산업부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