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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4일 대국민 담화 발표가 ‘최순실 정국’의 새로운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이날 발표는 악화된 민심의 파고를 넘을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선 실세들의 국정 농단에 대한 박 대통령의 진정성 있고 진솔한 사과와 설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만약 이날 발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면 하야(下野) 여론은 더 거세질 수 있다.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의 운명도 여기에 달렸다.○ “야당 요구 전폭 수용할 수도” 김 후보자는 3일 기자들을 만나 “국정은 단 하루도 멈춰선 안 된다”며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지금도 너무 많은 심각한 문제가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회가 닿는 대로 그것을 (야권에) 설명드리고 이해를 구하는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전략적 접근을 할 게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야권이 인사청문회 보이콧, 개각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는 데 대한 복안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내놓은 답이다. 자신의 진정성으로 야권을 설득하겠다는 얘기다. 이어 청와대는 4일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달 25일 대국민 사과 이후 몰아치기 인사 발표로 오히려 ‘불통 논란’만 커지자 ‘국무총리-대통령비서실장’이라는 국정의 양대 축 인사가 마무리된 시점에 소통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담화는 오전 10시 반 생중계된다. 지난달 25일 당시 ‘95초짜리 녹화 사과’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조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의혹에 대한 해명과 진솔한 사과에 이어 검찰 수사를 받겠다는 뜻을 밝히고 총리를 임명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등을 설명할 것으로 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담화에서 검찰 수사 수용과 총리에게 대폭적인 권한 위임을 공식화하면 김 후보자가 바통을 이어받아 야권 인사들을 집중적으로 만나는 수순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후보자가 지금까지 야권이 요구해온 현안들을 전폭적으로 수용하는 ‘파격 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 기간 연장이나 어버이연합 자금 지원 의혹 청문회 개최 등을 여당이 수용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 후보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야권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부정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여야 갈등의 ‘해결사’로 ‘개각 역풍’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의 새누리당 탈당은 마지막 카드로 꼽힌다. 여야 대표 회담 등을 통해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제안한 뒤에도 야권의 협조를 끌어내지 못하면 탈당 카드도 던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과 김 후보자의 ‘2인 3각 경주’에 야권이 호응한다면 ‘하야 정국’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무시 전략’으로 일관하는 야권 문제는 야권의 반응과 국민 여론이다. 야권은 김 후보자의 간절한 호소 이후에도 “변한 건 아무것도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의 기자간담회 직후 “야 3당은 이미 후보자의 인물 됨됨이, 자격, 주장과 무관하게 국회 인준을 거부하기로 합의했다”며 “입장을 번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같은 당 금태섭 대변인은 “(김 후보자의 기자회견은) ‘국면 전환용 쇼’”라고 논평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후보자를 두고 “버리는 카드”라고도 했다. 김 후보자의 낙마를 뻔히 알면서도 일부 보수층을 다시 결집시키기 위해 ‘덜컥 개각’을 했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내용 외에도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고 백남기 농민의 영결식과 촛불집회는 야권의 투쟁 강도를 결정짓는 분기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집회 규모가 지난 주말 수준(약 2만 명)을 뛰어넘으면 당 차원에서 하야 요구를 본격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3일 민주당 의총에선 ‘단계적 대응 전략’이 논의됐다. 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우선 요구한 뒤 박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면 하야 요구나 탄핵 등으로 수위를 높이겠다는 얘기다. 우 원내대표가 “정부 여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밖에서 국민에게 직접 보고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것도, 박 비대위원장이 “박 대통령의 오기와 독선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성난 민심과 함께 갈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도 이런 단계적 대응론의 연장선상이다. 박 대통령이 4일 대국민 담화에서 얼마나 진정성 있게 국민 마음에 다가가느냐가 마지막 관건인 셈이다.이재명 egija@donga.com·송찬욱·유근형 기자}
김현웅 법무부 장관이 3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수사)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과거 대통령의 검찰 조사 사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역 대통령은 전례가 없지만 대통령 당선인과 권한대행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적은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선인이던 2008년 2월 17일 정호영 특별검사팀의 방문(대면)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당시 서울 시내 모처에서 이른바 ‘BBK 의혹’ 등과 관련해 이 당선인을 3시간 동안 조사했다. 이 당선인은 피내사자 신분이어서 피의자 신문 조서는 작성되지 않았다. 며칠 뒤 이 전 대통령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같은 달 25일 취임했다. 고(故) 최규하 전 대통령은 1979년 10·26 이후 대통령권한대행 시절 조사를 받았다.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과 관련해 그해 12월 3일 밤 계엄사령부 육군보통군법회의 검찰부 검찰관이 최 권한대행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방문해 조사했다. 박 대통령 시해 당일 행적에 대한 참고인 조사였다. 조사는 이튿날 오전 1시 반까지 서너 시간 동안 이뤄졌다고 한다. 최 권한대행은 이틀 뒤인 6일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간접선거로 대통령에 선출됐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62·사진)는 3일 “총리가 되면 헌법이 규정한 권한을 100% 행사하겠다”며 “개각을 포함해 모든 것을 국회 및 여야 정당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와) 상설적인 협의기구와 협의채널을 만들겠다”며 “그런 과정에서 거국중립내각이 구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 인준을 반대하는 야당을 설득해 협조를 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후보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이 국민적 비판에 직면한 상황에서 국회와 여야 정당은 국정동력의 원천”이라며 “동력을 공급받지 못하면 국정의 불은 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명 절차를 협의하지 않아 야당의 반대로 거국내각 구성이 어려운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그는 “경제, 사회 정책은 내가 잘할 수 있는 영역으로 이 부분은 박 대통령에게 ‘내게 맡겨 달라’고 했다”며 “대통령도 동의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야당 요구대로 박 대통령이 사실상 2선으로 물러나고 내치(內治)는 김 후보자에게 맡기는 방안에 대통령도 공감했음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박 대통령 탈당 주장에 대해선 “당적 보유 문제가 지속적으로 국정의 발목을 잡을 경우 총리로서 탈당을 건의할 수 있다”고 했다. 개헌 논의 역시 “국민과 국회가 주도하는 것”이라며 대통령 주도의 개헌에 선을 그었다. 김 후보자가 이날 밝힌 국정 운영 방향은 야권의 주장을 상당 부분 받아들인 내용이었다. 하지만 야권은 총리 인준 반대 의사를 철회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불통 대통령께서 문자로 내려보낸 ‘불통 총리’ 아니냐. 국회를 무시한 채로 지명을 강행한 총리인데, 나머지는 더 언급할 가치가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도 “무의미한 얘기”라고 일축했다.강경석 coolup@donga.com·유근형 기자}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하야 여론까지 나오는 가운데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년을 기리는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2일 출범했다. 추진위는 박 전 대통령의 동상을 서울 광화문광장에 세우겠다는 뜻을 밝혀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박정희 대통령 기념재단’(이사장 좌승희)이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개최한 추진위 출범식에서는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았다. 김관용 경북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등이 부위원장을 각각 맡았다. 추진위는 내년부터 광화문광장에 박 전 대통령의 동상을 세우기 위한 동상건립추진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국내외 여건과 정치적 상황이 어렵고 어두운 때일수록 박정희 대통령의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한 혜안과 열정, 청빈의 정신이 절실해진다”며 “대통령님을 기리는 동상 하나 떳떳하게 세우지 못하는 오늘 우리의 현실은 이제 극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진위 측은 동상 건립을 위한 범국민 모금운동을 벌이겠다고 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당초 공동 부위원장을 맡기로 했던 이낙연 전남지사는 동상 건립 문제 등이 논란이 되자 이날 행사에 불참했으며 언론 인터뷰에서 “(맡을지 말지) 생각을 정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야 3당이 2일 국무총리, 경제부총리,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부하기로 하면서 총리 인준 논란이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박 대통령에게 개각 철회를 요구하면서 인사청문회 일정에 일절 응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야당 지도부는 박 대통령의 깜짝 개각 발표를 일제히 비난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마치 엿 먹으라는 방식으로 일방적으로 개각을 발표했다”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본질을 가리기 위한 인사”라고 주장했다. 우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을 흔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국정이 마비됐는데, 대통령은 여야 대표들도 전혀 모르게 일절 협의도 없이 일방적인 개각을 단행했다”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박 대통령이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 더 크게 탄핵과 하야를 요구하는 국민의 촛불을 유발하는 동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6·29선언을 내놓아도 부족한데 대통령은 4·13호헌조치를 내놓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헌법 86조와 인사청문회법 6조 등에 따르면 국무총리는 국회의 동의(재적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 찬성)가 있어야만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 협조 없이는 임명동의안 처리 자체가 불가능하다. 다만 국무위원(경제부총리, 국민안전처 장관)은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이날 회동에서는 박 대통령의 개각 발표가 위법이란 지적도 나왔다. 황교안 현 총리가 그만두지 않은 상황에서 김병준 국민대 교수가 총리 후보자 자격으로 임종룡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를 박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한 부분을 두고서다. 민주당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장관 제청권은 국무총리의 권한인데, 아직 국회 인준을 안 받은 상태면 권한이 없다”며 “(총리) 서리제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도 있기 때문에 명백한 위법”이라고 설명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박근혜 정부가 ‘최순실 게이트’로 휘청거리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거국중립내각의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정국 수습을 위해 대통령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입을 모았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31일 책임총리로 거론된다는 얘기에 손사래를 치면서 “일할 수 있는 내각 구성이 무엇인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거국중립내각은 하나의 방안일 뿐 그게 목적일 순 없다”고 말했다. 정국 수습을 위한 ‘맞춤형 해결책’을 고민할 시점이지 여야가 정치적인 손익을 따질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김 전 총리는 책임총리가 현실적이라면서 정치인보다는 행정 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실무형·관리형’ 총리가 나와야 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 시절 함께 일했던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추천했다. 실무 경험이 풍부하고 원숙한 인품도 눈에 띈다는 것이다. 김병준 전 대통령정책실장은 “레임덕(임기말 권력 누수)이 이미 닥쳤다는 사실부터 겸허하게 받아들이라”고 대통령에게 조언했다. 현실을 직시해야 냉정한 위기관리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거국내각을 조속히 구성하면 위기 국면 타파에 도움이 될 거라고 예상했다. 다만 △국회가 전적으로 추천하는 총리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 △여야의 통 큰 양보 등을 거국내각 구성 과정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웠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거국내각 방안에 대해 “대통령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총리가 뭘 할 수 있겠나. 거국내각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시민들의 촛불의 힘이 얼마나 세질지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일단 그동안 의존했던 세력으로부터 독립한 뒤 냉정하게 조언할 새로운 참모들부터 구해야 한다”고 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이 국민 앞에 머리를 숙이고 모든 걸 내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전 대표는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해 사태 수습에 나서는 ‘비상시국회의’ 구성도 촉구했다. ‘제2의 최순실 사태를 막기 위해 개헌이 필요한가’에 대해선 4명 모두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김 전 실장은 “개헌부터 하고 보자는 사고방식은 위험하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거국내각을 구성한다면 개헌을 통해 구성될 새로운 정부 형태를 시험해 볼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신진우 niceshin@donga.com·유근형 기자}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거국내각 구성을 촉구하기로 하자 야당은 ‘선(先) 검찰 수사, 후(後) 거국내각 논의’를 주장하며 한발 빼는 분위기다. 거국내각 주장은 청와대와 여당이 교감한 결과로, 야당을 끌어들여 현 정국에 대한 공동 책임을 지게 하려는 ‘불순한 속내’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순실 게이트’의 진상 규명이 끝난 뒤 야권 주도로 수습책을 논의하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30일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이제 와서 오물 같은 그런 데다 집을 짓겠단 말인가”라며 “거국내각을 운운하는 것보다 해야 할 것부터 하라”고 비판했다. 한 최고위원도 “여야 합의로 거국내각이 구성되면 야당도 국정 실패의 공동책임자가 되면서 여권의 프레임에 말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박 대통령이 자신의 ‘선출 권한’을 모두 내려놓겠다는 선언이 선행돼야 비로소 논의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나왔다고 한다. 국민의당도 거국내각 구성 촉구는 국면 전환용 카드라는 의구심을 보였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최순실 씨 귀국 전과 귀국 후의 상황은 구분돼야 하고 선 검찰 수사와 대통령 탈당, 후 거국내각 논의를 촉구한다”고 선을 그었다. 야권 대선 주자들의 기류는 엇갈렸다. 거국내각 구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던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측은 이날 “추 대표가 오늘 우리 당의 입장을 잘 정리해 주었다”며 “문 전 대표는 이 엄중한 상황을 국민과 함께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속도 조절을 했다. 당 일각에서는 거국내각 구성과 관련해 당이 큰 줄기를 잡지 않고 그때그때 대응만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반면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자신의 팬클럽인 ‘국민희망’ 비상시국 간담회에서 “보도에 따르면 외국 정부들은 박 대통령을 더 이상 책임 있는 대한민국의 대표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외교까지도 총리 및 내각으로 넘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상 박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촉구하며 내치는 물론이고 외치까지 책임총리가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손학규 전 대표도 이날 전남 강진에서 열린 ‘강진일기’ 북콘서트에서 “대통령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총리가 국정 운영을 해야 한다”며 “시민사회도 함께 참여하는 ‘비상시국회의’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비상시국회의에서 후속 대책은 물론이고 개헌 논의까지 이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이날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한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은 “박 대통령은 ‘식물 대통령’이 돼 버린 상황”이라며 “스스로 거국내각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다음 달 12일 서울 민중총궐기 대회 참석을 예고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유근형 기자}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 마비 우려가 커지자 전직 국회의장 등 여야 정치 원로들이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30일 전격 회동했다. 이들은 “대통령이 2선 후퇴하고, 책임 총리에게 국정을 맡겨야 한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주말 동안 정치, 시민사회 원로 등을 잇달아 청와대로 초청해 정국 해법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여당 출신인 박관용 김형오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야당 출신인 김원기 임채정 전 국회의장, 국민의당 권노갑 정대철 상임고문 등 7인은 이날 조찬 회동을 했다. 회동을 제안한 박 전 의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태가 상당히 심각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라며 “그렇다고 대통령 하야 등 헌정 중단은 나라만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원로 회동에선 사태를 수습하려면 박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서 2선 후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한다. 임 전 의장은 “대통령이 정치의 중심에서 통치하려 해선 안 된다, 국가의 상징적인 존재로만 남아 있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라고 했다. 정 고문은 “박 대통령을 치지도외(置之度外·내버려 두고 상대하지 않음)해야 하는 게 해법의 원칙”이라며 “거국내각을 구성해 대통령은 있되 없는 것처럼 국정이 운영돼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박 전 의장은 “국회에서 여야가 상의해 새 국무총리를 결정하고, 총리에게 국정의 책임을 맡겨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라고 전했다. 이 자리에선 여당 출신 원로들이 더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고 한다. 김형오 전 의장은 “국회에서 총리를 뽑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고, 다른 참석자가 “(여소야대 상황인데) 야당에서 선임하게 하자는 것이냐”라고 반문하자 “그렇다 해도 할 수 없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의장은 당 지도부에 이 같은 여야 원로들의 뜻을 전달했다. 야당을 향해서는 “야당에서도 책임 있게 논의에 참여해야 빨리 수습할 수 있다”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한편 박 대통령은 29일 새누리당 상임고문들을 청와대로 긴급 초청해 파문을 수습하고 사실상 마비된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언을 구했다. 이 자리에는 새누리당 상임고문 33명 가운데 김수한 박관용 박희태 전 국회의장, 이세기 신영균 김용갑 전 의원 등 6명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강창희 전 국회의장 등 총 8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회동을 시작하며 참석자들에게 “죄송하다”는 뜻을 먼저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로 한 시간여 진행된 면담에서 한 참석자는 박 대통령에게 “왜 직언하는 사람을 곁에 두지 못했느냐”라고 지적하며 한탄했다고 한다. 또 다른 참석자는 “국가가 위기 상황인데 국정 중단 없이 문제를 수습하려면 대통령이 모두 버리는 자세로 결연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라며 “필요하면 대통령 본인도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라고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참석자들의 우려에 박 대통령은 “걱정이 많이 된다”, “국민이 정부를 불신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안다”, “나라가 혼란에 빠져 있는데 시급히 수습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여러 차례 공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가 “이럴 때일수록 침착하고 냉철하게 대응해야 한다”라고 조언하자 박 대통령은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또 면담을 끝내며 “국민이 불안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30일에도 경제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낸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홍구 고건 전 총리, 진념 전 경제부총리, 이돈희 전 교육부 장관, 박상증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이세중 변호사 등 시민사회 원로 10여 명을 비공개로 만나 조언을 구했다.홍수영 gaea@donga.com·유근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수석비서관 일괄 사표 지시에 앞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과 90분간 비공개 긴급회동을 갖고 ‘최순실 게이트’ 사태 수습을 위해 인적 쇄신에 속도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과 만난 직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번 의원총회 얘기와 야당에서 매일 하는 회의내용 등까지 종합해 가감 없이 여론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검사가 시간이 걸린다면 지금 검찰 수사를 통해서라도 당사자(최순실)가 빨리 들어와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도 했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본인 탈당 문제 등을 놓고 당내 분위기가 어떤지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며 “최 씨의 국내 송환 등 요구에도 대통령이 ‘잘 알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최근 당내에서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지도부 책임론’을 의식한 듯 이날도 별도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정치 원로들에게 최근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자문을 했다. 대통령에게 회동을 요청한 것도 ‘청와대 오더에만 움직이는 대표’란 일각의 지적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이날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 전면 인적 쇄신을 안 하면 당 지도부가 전원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박(친박근혜)계 지도부가 최순실 파문에 주도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 시간을 끌다간 악화되는 민심을 되돌릴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수석 일괄 사표 지시를 내린 만큼 늦어도 주말을 기해 인적 쇄신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당내에서 제기된 박 대통령 탈당 요구에 대해 “다수 얘기가 아닌 것 같다”며 “선거 때는 박 대통령 사진을 걸어놨던 사람들이 탈당하라고 하는 건 무책임한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과의 ‘최순실 특별검사제 도입’ 협상을 중단했다. 추미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의 대국민 석고대죄,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사퇴, 최순실 등 부역자(국가 반역에 가담 및 동조한 사람)의 전원 사퇴 등 3대 선결조건이 먼저 이뤄져야 우리도 협상을 생각해 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2014년 여야가 합의해 제정한 상설특검법을 도입하자는 새누리당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민주당은 국회가 특검 임명 방법, 수사 대상, 범위, 기간을 결정할 수 있도록 별도의 특검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에 “상설 특검으로 해도 대통령 입맛에 맞는 검사를 고를 수 없다”며 “(2014년) 박지원 박영선 박범계 의원 등 야당의 ‘박(朴) 남매’가 만든 상설 특검을 자신들이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여야 3당 원내대표는 31일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할 예정이어서 특검 협상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신진우 niceshin@donga.com·유근형 기자}

‘최순실 게이트’ 파장이 낳은 ‘거국중립내각’ 요구가 현실화될 수 있을까. 거국중립내각은 내각 총사퇴에 이어 현 정부 남은 임기를 이끌 총리와 중립내각을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구성하자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권력의 근원인 ‘국무위원 인사권’을 포기하라는 2선 후퇴 요구나 마찬가지다. 사실상 정치적 탄핵이다. 여야 대선 주자들의 거국내각 구성 요구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와 ‘민평연’은 28일 “여야 대표와 국회의장 협의로 책임총리를 임명하도록 하자”며 구체적 방법론까지 제시했다.○ 미래 권력 vs 현재 권력 거국내각은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26일 처음 공론화했다. 여기에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26, 27일 연이틀 긴급성명을 내며 동조하면서 세가 커졌다. 이후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민주당 의원,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이 비슷한 주장을 이어가면서 미래 권력(여야 대선 주자) 대 현재 권력(박 대통령)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발전했다. 이들이 말하는 거국내각이란 크게 현 대통령은 외치를 맡고 총리가 내치를 맡는 통치 구조 형식이다. 분권형 대통령제와 가깝다. 총리를 현 대통령이 임명하되 그 총리가 내각 구성의 전권을 쥐는 방법과, 대통령이 국회에 총리 및 내각 구성의 전권을 주고 여야가 합의를 통해 뽑는 방식으로 크게 구분된다. 현재 거국내각을 주장하는 인사들은 국회에서 총리와 내각을 선출하는 방식을 거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노무현 정부 대통령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거국내각을 구성하되 내년 12월 19일 대선 때까지 실험적으로 이원집정부제를 해보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른바 개헌을 염두에 둔 거국내각이다. 김 교수는 2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원내가 됐든 원외가 됐든 새 총리를 중심으로 거국내각을 구성하고, (내년 대선까지의) 1년 4개월 동안 국정을 운영해 공동 책임을 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제의 폐해를 이번 사태로 절감했다고 해서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로 무조건 개헌하자고만 하지 말자는 얘기다. 김 교수는 “정말로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가 우리 사회에 맞는 것인지를 이 기회에 한번 실험해 볼 필요가 있다”며 “그러면 지금의 국정 동력도 살리면서 개헌을 위한 담론도 끌고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야권 대선 주자들이 거국내각을 주장하는 속내는 무엇일까. 먼저 대통령 탄핵이나 하야 요구에 뒤따르는 역풍을 고려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례에서 보듯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는 국가적, 정치적으로 예측하기 힘든 후폭풍이 뒤따른다. 탄핵을 주도한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현 새누리당)과 새천년민주당은 그해 총선에서 완패했다. 최근 각종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 순위에 ‘탄핵’ ‘하야’가 계속 오르고 있을 만큼 국민적 관심이 높지만 정작 야권에서는 탄핵을 일절 언급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대통령의 하야로 인한 극심한 정치적 혼란보다는 내년 대선까지 안정적이고 중립적으로 국정을 이끌 수 있는 내각에 주자들의 이해가 일치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헌법 68조 2항에 따르면 대통령 유고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돼 있다. 만약 박 대통령이 실제 하야한다면 고작 두 달 후 차기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뜻이다. 야권 관계자는 “문 전 대표는 당은 장악했지만 아직 대다수 국민의 마음을 얻었다고 보기 힘들다”며 “박 대통령이 퇴임할 경우 친박(친박근혜)과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동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정계 개편이 뒤따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 60일간 대통령권한대행이 될 황교안 국무총리가 공정한 대선 관리를 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도 거국내각 요구에 한몫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의 궐위에 수반되는 리스크는 피하면서도 ‘정치적 탄핵’인 거국내각을 통해 박 대통령의 권력을 봉쇄하려는 의미도 깔려 있다. ○ 실현 가능성 없는 주도권 싸움? 헌법학자들은 거국내각이 구성된다고 해도 대통령과의 법적인 권한 충돌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대체적으로 입을 모은다. 신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에 규정된 총리의 각료제청권에 따라 총리가 추천한 장관 후보자를 대통령이 그대로 임명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다만 최종적인 임명권은 명백하게 대통령에게 있는 만큼 거국내각 구성을 위해선 대통령의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수용할 가능성이 낮은 데다 총리 추천과 내각 구성에 여야가 합의하기까지도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야권의 제대로 된 인사가 집권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대선을 1년여 남긴 시점에 기울어져 가는 현 정부 내각에 합류할 가능성이 낮다는 현실론도 있다. 거국내각 구성이 정국을 수습하기보다 더 혼란스럽게 할 우려가 작지 않다는 것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또 “문 전 대표가 거국내각을 촉구하고 나선 이후 민주당 지도부가 이에 동조하거나 국회추진기구 등 구체적인 후속 조치를 요구하지 않는 까닭을 잘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와 민주당도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알면서도 거국내각 카드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실제 이날까지 민주당 지도부는 거국내각 자체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당은 특검 수사를 앞세워 ‘현재’를 장악하고, 문 전 대표 등 대선 주자들은 수습책으로 ‘거국내각’을 제시하며 ‘미래’의 의제를 선점하려는 투트랙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여당 비박(비박근혜)계 역시 박 대통령의 2선 후퇴보다는 박 대통령과의 거리 두기와 함께 거국내각론을 계기로 개헌 논의의 불씨를 살리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재원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 정치권의 거국중립내각 구성 주장에 대해 “그런 다양한 의견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이미 박근혜 대통령께 많이 보고를 드렸다”고 말했지만 청와대의 견해를 내놓진 않았다. 다만 청와대는 거국내각에 일단 부정적인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 헌정사에서 중립내각이 1년 넘게 장기간 국정을 이끈 사례도 없다. 그러나 “거국내각의 전례가 없다”는 논거가 방어막이 될지 역시 미지수다. 문제는 박 대통령의 리더십을 회복할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다. 비선 실세 국정 개입 의혹이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로 온 나라가 패닉에 빠진 만큼 어떤 형태로든 정상적 국정 운영을 회복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길진균 leon@donga.com·유근형 기자}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리더십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거국중립 내각’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현 상태로는 경제 위기, 안보 위기가 겹친 대한민국의 위기를 헤쳐 나가기 역부족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하지만 거국내각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붕괴된 리더십을 바로 세우기 위해선 박 대통령이 조속히 후속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박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진을 운용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거국내각 놓고 전문가들도 제각각 동아일보가 28일 정치 전문가 7명과 인터뷰한 결과 5명은 “거국내각을 구성해 흐트러진 국정운영 리더십을 추슬러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2명은 “방법론은 맞지만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대통령이 리더십을 상실해 회복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국회가 주도적으로 거국내각을 구성하는 안을 만들어 대통령에게 건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명박 정부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출신인 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도 “현재 상황은 단순히 최순실 게이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으로 큰 위기 국면”이라며 “대통령과 내각이 이 문제를 풀기는 불가능해 거국내각 구성을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현재 상황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거국내각 실현 가능성을 두고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한국정치학회장인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거국내각은 현재로서는 현실성이 떨어져 보인다”며 “거국내각으로 가기 위한 (대통령의 결단이나 여야 합의 등) 선결 조건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우 서강대 교수도 “거국내각을 최선의 대안으로 설정하고 집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과거에도 같은 제안이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구현된 경우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참모진 운용 개선 전문가들은 청와대 비서진 교체를 가능한 한 빨리 단행할 것을 제안했다. 거국내각 논의에 앞서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받아들여지는 청와대 비서진 운용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전 총장은 “지금처럼 청와대 수석들이 대면보고조차 제대로 못 하고 있는 상황에선 단순히 인물을 교체한다고 국민들이 쇄신 의지를 느낄 수 없을 것”이라며 “국정운영 의사결정 과정에 수석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대통령과 수시로 회의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본질적으로 대통령의 리더십을 바로 세우기 위해선 시스템 변화만 꾀할 게 아니라 국정을 대하는 대통령의 태도부터 바꾸어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박 대통령이 거국내각을 수용할 경우 사실상 행정부의 역할이 커지기 때문에 청와대 개편이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병준 교수는 “거국내각을 구성하면 장관들이 여야의 정치적 합의로 임명되기 때문에 인사검증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역할 역시 총리실에서 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권력 분산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레임덕 인정이 더 중요 전문가들은 거국내각 실현 논의에 앞서 “대통령의 결단이 가장 시급하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현 상황을 레임덕으로 인정하고 자신의 선출 권력을 고집할 게 아니라 청와대와 내각을 확실하게 쇄신하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2012년 대선 이후 대통령직인수위 정무분과 위원을 지낸 장훈 중앙대 교수는 “박 대통령이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하려면 대통령이 직접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거국내각을 부정적으로 전망한 이현우 교수도 “조금 더 대통령의 후속 조치를 기다려볼 필요가 있다”며 “청와대 참모진, 내각이 총사퇴하고 새롭게 꾸려진 뒤 이를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 내각 쇄신 여부와 그에 따른 여론 추이에 따라 리더십이 다시 설 수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거국내각 구성이 불가능해지더라도 인적 쇄신 이후 구성될 내각은 여야, 시민단체, 학계 등 각 분야에서 동의하는 인사를 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아울러 협치가 가능한 국정 운영 구조로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강원택 교수는 “여야 협의체 구성을 통한 정치적 합의를 도출하는 협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여야 정치권이 1차적으로 타협을 이뤄내고 협치 시스템을 만들면 국민들의 불안도 어느 정도 안정감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국회의 역할도 강조했다. 거국내각을 구성하든, 리더십을 바로 세우든 정치권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의미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는 “여야가 당리당략에만 골몰해 정파 싸움을 할 때가 아니다”라며 “정치권에서 먼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택 교수는 “당장 최순실 특검 여부를 놓고도 여야가 반목하고 있는데 조금 더 국정을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여야가 대화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강경석 coolup@donga.com·유근형·송찬욱 기자}
‘최순실 게이트’로 국가 리더십이 빠르게 소멸되고 있다. 청와대는 ‘심사숙고’한다며 여론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울 뿐 속도감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거국(擧國)중립내각론 등 국정 수습 방안이 봇물처럼 제기되고 있지만 추상적 논의에 머물러 있다. 28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은 2013년 집권 이래 처음으로 10%대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정례조사 결과 박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던 25일을 제외한 26, 27일 기간 조사만 보면 14%까지 폭락했다. 선장이 방향타를 놓친 대한민국호의 항로를 바로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박 대통령이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에 빠졌음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자신의 ‘선출 권력’을 어떻게 운용하는 게 국가 장래에 도움이 될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95초의 짧은 사과문이 오히려 역풍을 부른 만큼 박 대통령 스스로 알고 있는 진실을 다시 한 번 상세히 밝히고 검찰이나 특검의 의혹 규명에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해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 남경필 경기지사 등 대선 주자들은 연일 거국중립내각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뭘 어떻게 거국내각을 구성할 수 있다는 건지, 과연 현실성 있는 방안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국가 이익과 국정 수습보다는 차기 대선 득실과 연계지어 현 사태를 바라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거국내각이든, 책임총리든 자칫 탁상공론에 그치고 국정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당장 청와대는 이날 거국내각 구성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를 내비쳤다. 서울대 강원택 교수는 “대통령은 물론 정치권도 정파적 이익을 넘어 (국익의 관점에서) 현 위기 국면을 풀어내기 위한 정치적 합의를 도출하는, 협치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민동용 mindy@donga.com·유근형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8일 새누리당과의 '최순실 특별검사제 도입' 협상을 중단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의 대국민 석고대죄,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사퇴, 최순실 등 부역자(국가반역에 가담 및 동조한 사람)의 전원 사퇴 등 3대 선결조건이 먼저 이뤄져야 우리도 협상을 생각해 보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협상에서 특검에는 공감했지만 방법론에서 이견을 보였다. 추 대표는 "최순실 (사태의) 공동책임자인 새누리당이 한마디 사과 없이 협상장에 나와 조사에 협력해야 할 대통령에게 특별 검사를 임명하라는 건 코미디"라며 협상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협상 중단을 선언한 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상설특검으로 해도 대통령 입맛에 맞는 검사를 고를 수 없다"며 "(2014년) 박지원 박영선 박범계 의원 등 야당의 '박(朴) 남매'가 만든 상설 특검을 자신들이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새누리당은 2014년 여야가 합의해 제정한 상설특검법을 도입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야권은 국회가 특검 임명 방법, 수사대상, 범위, 조사시간을 결정할 수 있도록 별도의 특검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여야 간 갈등의 핵심은 특검 임명 방법이다. 상설 특검은 법무부 차관,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호사협회장, 국회 추천(여야 2명씩) 포함한 7명으로 구성된 특검후보추천위원회가 2명의 후보를 추천하면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도록 돼 있다. 민주당 금태섭 대변인은 "상설특검으로 할 경우 특검후보 추천위원이 사실상 여야 5대2로 구성돼 사실상 대통령이 원하는 인사가 특검으로 낙점될 확률이 높다"고 주장했다. 여야 합의로 특검 후보 1명을 추천하는 별도 특검법을 추진해야 한다는 이유다.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2년 별도 특검법으로 추진된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의혹사건 특검'은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이 추천권을 가진바 있다. 수사기간도 쟁점사안이다. 상설특검은 특검 수사기간을 임명일로부터 최대 110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별도 특검은 여야 협상에 따라 기간이 정해지는데, 민주당은 최장 150일까지는 수사기간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여야 3당 원내대표는 31일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할 예정이다. 이날 회동에서 특검 협상에 물꼬가 트일 지 주목된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국정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특정 정당이나 정파를 떠나 여야가 추천하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내각을 꾸리자는 것이다. 거국내각은 현실성 없는 대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은 데다 책임총리 추천과 내각 구성에 여야가 합의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 국정 수습 대안으로 거국내각 거론 최근 거국내각 구상은 여야의 대선 주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27일 의원총회에서 “우선 대통령 권한을 최소화하고 여야가 합의해 새로 임명된 총리가 국정을 수습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거국내각을 구성하자는 얘기다.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거국내각으로 무정부 상태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도 이날 개헌 토론회에서 “국민의 신뢰를 잃은 국가 리더십을 갖고 현재 체제가 유지돼선 안 된다”며 “국민이 인정할 수 있는 거국내각을 구성해 대통령의 남은 임기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날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잠재적 대선 주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협치’를 주제로 열린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국가정책포럼에서도 거국내각이 화제에 올랐다. 남 지사는 “협치형 총리를 요청한다. 여야가 인사 예산 정책 등 의사결정을 함께 하면 권력의 투명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한 라디오에서도 ‘협치’를 강조하며 “거국내각도 답일 것”이라고 했다. 박 시장도 “너무 큰 권력이 정점에 있는 대통령에게 집중된 시스템이 문제”라며 “대통령이 탈당하고 거국내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임총리가 현실적? 국내에서 거국내각 구성은 전례가 없다. 1992년 노태우 대통령이 민자당 김영삼 대선 후보와 갈등을 빚던 중 선거를 2개월여 앞두고 전격 탈당한 뒤 현승종 총리 중립내각을 출범시킨 게 전부다. 그나마 당시엔 대선 관리 역할 정도에 그쳤다. 현재 야권 주자들이 주장하는 거국내각은 여야 합의로 추천한 국무총리가 내년 대선까지 실질적으로 정부를 이끌게 하자는 것이다. 각 부처 장관 등 내각 구성까지 여야 합의로 임명하기엔 현행 대통령제 체계상 무리가 있는 만큼 새 총리가 각료 제청권을 행사해 새로운 내각을 꾸리게 하자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여야가 거국내각을 합의한다면 약식 인사청문회 등으로 조속한 시일 안에 새 내각을 출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총리 후보로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 김황식 전 총리 등이 거론되기도 한다. 그러나 초유의 정치실험으로 여야 합의가 가능하겠느냐는 전망이 많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거국내각 논의는 자칫 말잔치로 끝날 수 있다”며 “나라를 시험에 맡길 수 없는 만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부정적인 의사를 내비쳤다. 실제 거국내각은 과거 정권에서도 여러 차례 거론됐지만 현실화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무엇보다 청와대의 수용 여부가 변수다. 청와대가 임기를 1년 4개월 남겨둔 상황에서 스스로 식물정부로 전락할 수 있는 거국내각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오히려 몇몇 대선주자가 내놓는 거국내각 주장 자체가 정국 수습을 더 혼란스럽게 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차라리 헌법에 보장된 ‘책임총리제’를 구현해 국정 운영의 상당 부분을 맡기는 방안이 더 현실적이라는 얘기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거국내각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개인 의견이지만 (거국내각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약간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반면 친박(친박근혜)계 지도부는 ‘진상 규명이 먼저’라며 언급을 피하고 있다. 길진균 leon@donga.com·유근형·강경석 기자}
여야 일각에서 거국중립내각 구성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26일 이날 ‘표류하는 국정을 수습할 길을 찾아야 합니다’란 제목의 성명을 통해 “당적을 버리고 국회와 합의해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강직한 분을 국무총리로 임명해 국정의 컨트롤타워를 맡기라”고 요구했다. 사실상의 2선 후퇴를 요구한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엄정 수사도 촉구했다. 문 전 대표는 “거국중립내각의 법무장관으로 하여금 (최순실 씨 관련) 검찰 수사를 지휘하게 해 달라”며 “대통령 스스로 관련된 사람들과 함께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하고, 청와대도 압수수색 등 검찰의 신속한 수사를 자청하고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거국중립내각 구성 요구는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 진영에서도 터져 나왔다. 정병국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 탈당은 꼬리 자르기밖에 안 된다”며 반대 의사를 나타내면서도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 총사퇴, 거국중립내각 구성, 당 지도부의 자성과 책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사실상 무정부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최소한 총리, 부총리는 거국총리단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야 3당은 25일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자 “박 대통령이 비선 실세를 통해 국정을 운영했음을 시인했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야권 대선 주자들도 “박 대통령을 포함한 청와대 수사가 필요하다”고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 문재인·안철수 “대통령도 수사해야” 전날 박 대통령의 개헌 제안에 대해 ‘국면 전환용 꼼수 개헌’이라고 비판했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의 사과를 두고 책임론을 제기했다. 문 전 대표는 특별성명에서 “‘최순실 게이트’의 실상은 차마 부끄럽고 참담해 고개를 들 수조차 없는 수준으로, 국기 문란을 넘어 국정 붕괴”라며 “청와대도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에 체류 중인 최 씨를 즉각 귀국시켜 수사하고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포함해 비선 실세와 연결돼 국정을 농단한 청와대 참모진을 일괄 사퇴시키라는 주장이다. 박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서도 “여전히 정직하지 못하다.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오직 정직만이 해법’임을 다시 한 번 명심하시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안 전 대표도 국회 기자회견에서 “특검을 포함한 성역 없는 수사로 짓밟힌 국민의 자존심을 다시 세워야 한다”며 “대통령도 당연히 수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던 민주공화국의 보편적 질서가 무너진 국기 문란, 나아가 국기 붕괴 사건”이라며 청와대 비서진 전면 교체와 내각 총사퇴를 요구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이날 성명에서 “대통령이 모든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고백으로 이제 대통령 자신이 문제의 중심에 서게 됐다”며 “성역 없는 조사를 위해 국정조사와 특검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는 “희대의 국기 문란 사건인 만큼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등 법이 허용하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엄정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국민을 무시한 ‘녹화’ 사과”라고 지적하며 청와대 비서진 사퇴와 거국 중립내각 구성을 촉구했다.○ 야 3당 지도부 ‘연합 전선’ 구축 야 3당 지도부는 박 대통령의 사과문 발표 후 공격 수위를 더욱 높였다. 민주당은 이날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 ‘특검 추진’과 ‘청와대 비서진 전면 교체’를 공식 요구하기로 했다. 당초 당 지도부는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며 압박 수위를 높일 예정이었으나 박 대통령의 사과문 발표에 따라 특검 도입 등 대여 압박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 나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대통령이 전혀 상황 인식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사태 인식 수준이 정말 답답하고 황당하다”라고 적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려면 우 수석 사퇴, 최순실 신병 확보가 우선”이라며 “특검 도입, 국정조사 실시 등으로 진실 규명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사과에 진정성을 의심했다. 그는 “선거 때와 (임기) 초창기에 (최 씨의 도움을) 받고 그 후에는 안 받았다는 것을 누가 믿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그는 “감동적인 사과가 필요했다”면서도 “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법적 잣대보다는 대통령이 진실을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최순실 일당을 국내로 즉각 소환하고 구속 수사해야 한다”며 “우 수석과 문고리 3인방 등 국기 문란 관련자들을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우경임 woohaha@donga.com·유근형 기자}

정치권에선 온통 개헌의 키워드로 ‘권력구조 개편’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헌법 전문가들의 시선은 더 먼 곳을 향하고 있었다. 동아일보가 24일 5명의 헌법학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30년 만에 무르익는 개헌 논의인 만큼 전면적인 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단순히 권력구조를 손질하는 ‘원포인트 개헌’이 아니라 변화한 시대상과 다가올 시대상까지 반영하는 ‘광의의 개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기본권 보장 △통일 대비 △지방자치 등을 개헌 과정에서 담아내야 할 주요 키워드로 꼽았다.○ 국제 인권 기준으로 기본권 보장…‘정보 인권’ 신설 요구도 헌법학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의 필요성에는 의견이 일치했다. 한국헌법학회 회장을 지낸 신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만시지탄(晩時之歎·시기가 늦었음을 한탄함)이지만 지금이라도 물길이 트이니 다행”이라고 했다. 개헌 과정에서 논의해야 할 사안으로는 ‘국민 기본권 보장’이 비중 있게 언급됐다. 여전히 198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 헌법의 기본권 조항을 국제 인권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김철수 서울대 법학부 명예교수는 “대통령도 언급했듯 아동의 권리는 새로 규정하고, 노인의 권리·알권리 등은 명확하게 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보 인권’을 강조했다.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정보화 시대에 맞춰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등 관련 권리의 틀을 헌법에서 제시해야 한다는 얘기다. 기본권을 제대로 정비할 기회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본권과 관련해 과거 개헌이 두 달 남짓한 시간에 성급하게 이뤄져 세세하게 검토하지 못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와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일에 대비하는 헌법 필요 북한의 급변 사태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만큼 ‘통일’도 개헌 논의에서 비중 있게 다뤄야 할 사안으로 꼽혔다. 문제는 대북 정책을 두고도 이념적으로 사사건건 대립하는 구조 속에서 통일 문제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이른 시간 안에 나올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장 교수는 “현실적으로 통일과 관련해 정부 부처나 민간 영역에서 서로 엇갈린 주장을 하는 것이 문제”라며 “헌법 차원에서 통일 관련 국가기관들의 역할 등을 정밀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통일된’ 통일 준비를 해야 통일 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신 교수도 “통일은 이제 눈앞에 다가온 시대적 과제”라며 “통일 과정과 그 이후까지 내다본 헌법 조항은 혼란을 최소화하는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개헌으로 지방자치 조항을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광윤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방자치는 제헌 헌법 이후 바뀐 게 없다”며 지방자치 조문을 이번 개헌으로 시급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일본에선 지방자치 논의만 20년 넘게 진행됐는데 우리는 아직 기본적인 논의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지방 분권’에 힘을 실은 개헌을 역설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세계의 주요 도시들이 메갈로폴리스(거대한 도시 집중지대)로 나아가는 지금, 분권에 집중하자는 건 시대에 역행하자는 얘기”라며 “통합을 화두로 한 지방자치 개헌 논의가 필요하다”고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밀실 개헌’ 아닌 여론 수렴 선행돼야 헌법학자들은 개헌이 되면 현재의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5명 중 3명(김철수 신평 이광윤 교수)이 개헌을 통해 ‘분권형 대통령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2명은 답변을 유보했다. ‘의원내각제’가 부각될 것으로 본 의견은 없었다. 이 교수는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너무 커 의원내각제는 동력을 얻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헌법학자들은 향후 개헌 논의를 ‘권력구조 개편’에 치우치지 말고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기본권 문제 등에 더욱 신경을 써 달라고 요구했다. 이 교수는 “환경 에너지가 전 세계적 현안이니 헌법 조문에 ‘지속 가능한 발전’이란 문구를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론 수렴을 제대로 해야 향후 개헌이 국민투표 등에서 국민의 관심을 얻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학자들은 “정치권에서 시간에 쫓겨 ‘날치기’로 개헌 주제들을 다루면 성공할 수 없다” “당리당략을 배제하고 충분한 자료를 제시해 국민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신진우 niceshin@donga.com·유근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취임한 뒤 최근까지 개헌을 ‘블랙홀’이라며 시기상조론을 펼쳐 왔다. 그러다 24일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전격 ‘개헌 카드’를 제시한 걸 놓고 갖가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 미루면 개헌을 추진할 때를 놓친다는 현실적 이유 때문이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지만 야당은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씨 관련 비선 실세 의혹을 덮기 위한 꼼수’라며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靑 “더 늦어지면 개헌 일정 차질”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지속 가능한 국정 과제의 추진과 결실이 어렵고, 일관된 외교 정책을 펼치기에도 어려움이 크다”고 대통령 5년 단임제의 폐해를 지적했다. 이에 따른 정치적 불안정, 대북 외교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회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일관되게 개헌 논의에 반대했던 박 대통령의 기존 태도와는 차이가 크다. 박 대통령은 불과 6개월 전인 4월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도 “지금 개헌을 하게 되면 경제는 어떻게 살리느냐”고 지적했다. 앞서 2007년 1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개헌 추진을 발표하자 대선 주자였던 박 대통령이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비판한 적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공약으로 제시했을 만큼 개헌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며 “다만 국정과제 이행에 집중하기 위해 논의를 미뤄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개헌을 추진한다면 국회에서 예산안 처리까지 끝낸 뒤인 올해 말이 유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 씨 의혹 등 때문에 발표 시점이 당겨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청와대 참모들은 박 대통령이 이미 추석 연휴 기간에 개헌 결심을 굳힌 뒤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밝히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최근 최 씨 관련 의혹이 확산되면서 청와대 일각에서 “지금 개헌 추진을 발표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미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개헌 일정을 감안해 원래대로 하기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개헌 논의가 더 늦어지면 내년 4월 재·보궐선거와 함께 개헌 국민투표를 하기 어렵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선주자 가운데 압도적으로 앞서 나가는 인물이 없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개헌을 시도할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이 됐다는 관측도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확실한 대선주자가 있다면 개헌에 반대할 텐데 개헌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정국 주도권 회복 위한 포석” 분석도 박 대통령이 개헌을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정치적 난관에서 벗어나 정국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갤럽 기준으로 지난주 박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은 25%로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권의 다른 관계자는 “4·13총선 전에는 박 대통령이 개헌 관련 보고에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며 “여소야대 체제로 국정 운영이 어려워졌고 최 씨 의혹으로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개헌 제안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개헌 추진은 정치판을 흔들 강력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개헌 논의 과정에서 선호하는 권력구조에 따라 정치권이 이합집산하면서 정계 개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박 대통령이 약 40분간 시정연설을 하는 동안 총 23차례 박수를 받았지만 대부분 새누리당 의석에서 나왔다. 일부 야당 의원은 ‘그런데 비선 실세들은?’이라고 쓴 소형 피켓을 들기도 했다. 한편 이날 연설에 앞서 박 대통령과 5부 요인 간의 환담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경질을 요구하자 박 대통령은 “의혹만 갖고 어떻게 사람을 자를 수가 있느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장택동 will71@donga.com·유근형 기자}

내년 대선을 1년 2개월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전격적으로 ‘개헌 카드’를 꺼내 들었다.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60) 씨 의혹 등으로 곤경에 빠져 있는 박 대통령이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야권 대선 주자들이 “‘최순실 의혹’ 등을 덮기 위한 정략적 의도”라고 반발하고 나서면서 개헌 추진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2017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서 “1987년 개정돼 30년간 시행돼온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 헌법은 과거 민주화 시대에는 적합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이 됐다”며 “임기 내에 헌법 개정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 내에 헌법 개정을 위한 조직을 설치해 국민의 여망을 담은 개헌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개헌 추진을 공식화했다. 이어 “정파적 이익이나 정략적 목적이 아닌 대한민국의 50년, 100년 미래를 이끌어 나갈 미래지향적인 2017체제 헌법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며 “국회도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해 달라”고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전 4년 중임제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해 왔지만 취임 이후에는 정치권의 개헌 논의 요구에 “블랙홀처럼 모든 것이 빨려 들어간다”며 반대해 오다 이날 전격적으로 태도를 바꿨다. 박 대통령은 그 이유에 대해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가 처한 한계를 어떻게든 큰 틀에서 풀어야 하고 내 공약 사항이기도 한 개헌 논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향후 정치 일정을 감안할 때 시기적으로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앞으로 개헌 논의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재원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개헌을 주도해야 한다”며 “국회 논의를 봐 가면서 필요하다면 당연히 대통령이 헌법 개정안 제안권자로서 정부안을 제안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개헌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 및 국민투표를 거쳐 확정된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환영 의사를 밝히며 “‘제로그라운드(원점)’에서 (개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박근혜표 개헌은 안 된다”고 했고,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에도 합의를 못 하면 난도가 높은 개헌은 합의가 불가능하다”고 했다.장택동 will71@donga.com·유근형 기자}

24일 개막하는 예산국회는 야권이 ‘비선 실세 의혹’과 관련된 정부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나서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정책위의장은 23일 미르·K스포츠재단 등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씨 관련 의혹이 있는 예산을 ‘비선 실세·국정 농단 예산’으로 규정하고 대대적 공세를 예고했다.○ 野, ‘비선 실세’ 의혹 관련 예산 전액 삭감 민주당은 비선 실세 의혹의 핵심인 차은택 감독이 주도한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 사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화창조융합벨트는 한국관광공사의 강원 원주 이전 후 서울의 옛 사옥에 한류 콘텐츠 체험장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내년 예산으로 올해보다 41% 증액된 약 1278억 원이 책정돼 있다. 민주당은 이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도 없이 진행됐고, 예산 증액 과정에서 차 감독의 외삼촌인 김상률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의 지시가 확인되는 등 불법 편법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미르재단이 주도한 농림축산식품부의 케이밀(K-Meal) 사업 예산 154억 원, 차 감독과 연관된 회사가 홍보 콘텐츠 제작을 맡은 보건복지부의 개발도상국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185억 원도 전액 삭감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직접 미르·K스포츠재단에 지원하는 예산이면 삭감할 수 있겠지만 아프리카 ODA 사업까지 의심스럽다며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건 맞지 않다”며 “예산 자체를 정쟁 수단으로 이용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해외 원조 사업을 성급히 중단할 경우 국가 브랜드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복지부가 주관하는 개도국 ODA 사업은 우간다 감염병 역량강화사업, 케냐 건강보험 정책협력사업 등 비선 실세 논란과는 관련 없는 내용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예산 삭감 기조에 보조를 맞추면서도 취약계층 예산 반영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청년, 여성, 노인 등 일자리 예산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법인세 누리과정 등 예산 전쟁 화약고 줄이어 법인세 인상, 누리과정 예산 편성에서도 여야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야 3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부자 증세’를 통해 존재감을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법인세의 최고 구간을 현 22%에서 이명박 정부 이전 수준인 25%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당도 24%까지는 올리겠다는 입장이고, 정의당은 중소기업(과표 2억 원 이상)까지도 법인세를 25%로 인상하자고 주장한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포함해 역대 모든 정부가 법인세를 인하했고, 국제적 추세로 봐도 법인세율을 올리는 나라는 없다”며 법인세 인상을 반대하고 있다. 최대 쟁점 중 하나인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해 정부와 여당은 지방교육 정책재정 특별회계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 의장은 “감사원 결과를 보면 일부 교육청은 여유 재원이 많은데도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며 이 방안을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특별회계는 입법권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누리과정 예산 갈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김태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는 “특별회계를 할 게 아니라 지방교육재정 교부율을 2%포인트 정도 올리면 근본적인 예산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홍수영·황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