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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란 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끝없는 것을 시작하는 일입니다.”‘뜯어내고 메우기’라는 독창적인 화풍으로 한국 미술을 세계에 알린 ‘단색화의 거장’ 정상화 화백(사진)이 28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1932년 경북 영덕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인천사범학교 교사로 일하며 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1950년대 중후반부터 추상적 표현에 빠져들었고, 1970∼1980년대 일본과 프랑스에서 활동하면서 ‘격자형 추상회화’라는 독자적 스타일을 구축했다. 1992년 귀국해 경기 여주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갔다.고인의 작품은 뜯어내고 메우기를 반복한 결과물이다. 캔버스에 5mm 두께로 고령토를 발라 말린 뒤 접고, 고령토를 떼어내고 아크릴 물감을 바르는 과정을 되풀이했다. 여러 번 구워내 완성까지 1년 이상 걸리기도 했다. 한때는 ‘벽지 같다’는 조롱을 받았다. 고인은 2023년 개인전에서 “그렇게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게 참 바보스럽지만 그 자체가 내 작품”이라며 “격자를 구획한 선은 내 실핏줄이고, 작품은 곧 내 심장이 뛰고 철렁대는 모습”이라고 했다. 이우환 박서보 작가와 함께 ‘단색화 3인방’으로 불린 고인은 세계 미술계에서도 한국 단색화를 우리말 소리대로 ‘Dansaekhwa’로 표기할 정도로 입지를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우환 화백도 “세계 어디서도 이런 장인 정신을 가진 작가는 보지 못했다”며 존경을 표했다. 고인의 작품은 미국 스미스소니언 허시혼미술관과 홍콩 M+, 아랍에미리트 구겐하임 아부다비 등에도 소장돼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30일.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문화유산계에서 20년 넘게 뜨거운 감자였던 ‘광화문 현판’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일 국무회의에서 한글 현판 추가 설치 검토 방안을 보고했기 때문이다. 현 한자 현판은 그대로 두고, 아래에 한글 현판을 추가하자는 제안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이 한자 현판만 보고 우리 역사를 오해한다”는 찬성 의견과 “문화유산의 원형을 바꿔선 안 된다”는 반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조선의 정문 vs 대한민국 정문한글 현판 추가에 가장 반색하는 건 한글단체들이다. 한글학회 등 75개 단체로 구성된 ‘광화문 훈민정음체 현판 설치 국민 모임’은 “한국 문화의 발신지인 광화문 현판이 한자로 돼 있어 우리의 정체성이 온전히 표현되지 못했으나 오랜 염원이 풀리게 됐다”며 환영했다. 전봉희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도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이 열리는 광화문은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가장 상징적인 공간의 정면”이라며 “한글 현판은 한글을 공용 문자로 쓰는 오늘날 우리나라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고 했다. 전 교수는 “전통 건축에 현판이 반드시 1개인 것도 아니다”고도 했다. 실제로 전통 건축물에 현판이 2개 이상 걸린 경우들이 없지 않다. 밀양 영남루와 창경궁 통명전, 덕수궁 석어당 등이다. 다만 이는 모두 한자 현판이다. 반면 광화문에 현판을 추가하면 문화유산의 원형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반론도 거세다. 한 대학의 사학과 교수는 “한글 현판은 유네스코도 강조하는 ‘원형 보존’ ‘진정성 추구’ 원칙에 어긋난다”며 “통명전과 석어당은 현판이 건물 안팎에 하나씩 달려 있고, 정면에 같은 이름의 다른 현판이 2개 이상 달린 사례는 북한 평양의 대동문뿐”이라고 했다. 밀양 영남루 역시 현판 좌우로 이를 수식하는 ‘강좌웅부(江左雄府)’와 ‘교남명루(嶠南名樓)’를 건 것이라 한글 현판 추가와는 맥락이 다르다는 것. 최 장관이 언급한 ‘중국 자금성’도 직접 비교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금성의 일부 전각과 대문은 하나의 현판 안에 한자와 한족을 지배한 만주족의 만주문자가 나란히 적혀 있다. 우동선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 교수는 “우리에게 한자는 우리 문화의 일부”라며 “한글 현판은 지금부터 새로 짓는 건물에 달면 된다”고 했다.● “문화유산, 정치적 이용 말아야”문체부 추진 제안과는 별개로, 과거 광화문 현판 논쟁이 반복됐던 건 “문화유산을 권력 장식의 도구로 보는 의도”와 연관돼 있단 분석도 나온다. 1968년 6·25전쟁으로 전소됐던 문루를 복원할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민족 자주성’을 내세워 자신이 쓴 한글 현판을 걸었다. 지금의 한자 현판 교체에 물꼬를 튼 건 2005년 1월 유홍준 문화재청장(현 국립중앙박물관장)이다. 당시 ‘원형 복원’을 내세웠지만, 불과 몇 개월 남지 않은 8·15 광복절에 맞춰 조선 정조의 글씨를 집자(集字)한 현판으로 교체하려다 비난 받았다. 졸속 추진이 부실 고증을 낳기도 했다. 2005년 문화재청은 실제와는 반대로 밝은 바탕에 어두운 글씨로 만든 현판 글씨체를 공개했다. 그 결과 2010년 색이 뒤집힌 한자 현판을 거는 패착으로 이어졌다. 2023년 내건 새 현판은 2024년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한글로 바꾸자”는 주장을 냈지만,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이 반대했다. 하상복 목포대 정치언론학전공 교수는 “광화문과 그 앞 공간이 지니는 상징적 무게가 현판 문제를 반복적으로 끌어올리며 오래 묵은 정치 갈등을 다시 소환하고 있다”고 했다. 한 고고학자는 “한글이냐 한자냐는 순수히 문화적 차원에서 논의돼야 한다”며 “문화유산을 정치 목적으로 이용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문화유산계에서 20년 넘게 뜨거운 감자였던 ‘광화문 현판’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일 국무회의에서 한글 현판 추가 설치 검토 방안을 보고했기 때문이다. 현 한자 현판은 그대로 두고, 아래에 한글 현판을 추가하자는 제안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이 한자 현판만 보고 우리 역사를 오해한다”는 찬성 의견과 “문화유산의 원형을 훼손해선 안 된다”는 반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조선의 정문 vs 대한민국 정문한글 현판 추가에 가장 반색하는 건 한글단체들이다. 한글학회 등 75개 단체로 구성된 ‘광화문 훈민정음체 현판 설치 국민 모임’은 “한국 문화의 발신지인 광화문 현판이 한자로 돼 있어 우리의 정체성이 온전히 표현되지 못했으나 오랜 염원이 풀리게 됐다”며 환영했다.전봉희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도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이 열리는 광화문은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가장 상징적인 공간의 정면”이라며 “한글 현판은 한글을 공용 문자로 쓰는 오늘날 우리나라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고 했다. 전 교수는 “전통 건축에 현판이 반드시 1개인 것도 아니다”고도 했다. 실제로 전통 건축물에 현판이 2개 이상 걸린 경우들이 없지 않다. 밀양 영남루와 창경궁 통명전, 덕수궁 석어당 등이다. 다만 이는 모두 한자 현판이다.반면 광화문에 현판을 추가하면 문화유산의 원형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반론도 거세다. 한 대학의 사학과 교수는 “한글 현판은 유네스코도 강조하는 ‘원형 보존’ ‘진정성 추구’ 원칙에 어긋난다”며 “통명전과 석어당은 현판이 건물 안팎에 하나씩 달려 있고, 정면에 같은 이름의 다른 현판이 2개 이상 달린 사례는 북한 평양의 대동문뿐”이라고 했다. 밀양 영남루 역시 현판 좌우로 이를 수식하는 ‘강좌웅부(江左雄府)’와 ‘교남명루(嶠南名樓)’를 건 것이라 한글 현판 추가와는 맥락이 다르다.최 장관이 언급한 ‘중국 자금성’도 직접 비교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금성의 일부 전각과 대문은 하나의 현판 안에 한자와 한족을 지배한 만주족의 만주문자가 나란히 적혀 있다. 우동선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 교수는 “우리에게 한자는 우리 문화의 일부”라며 “한글 현판은 지금부터 새로 짓는 건물에 달면 된다”고 했다.● “문화유산, 정치적 이용 말아야”문체부 추진 제안과는 별개로, 광화문 현판 논쟁이 반복되는 건 “문화유산을 권력 장식의 도구로 보는 의도”와 연관돼 있단 분석도 나온다. 1968년 6·25전쟁으로 전소됐던 문루를 복원할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민족 자주성’을 내세워 자신이 쓴 한글 현판을 걸었다. 지금의 한자 현판 교체에 물꼬를 튼 건 2005년 1월 유홍준 문화재청장(현 국립중앙박물관장)이다. 당시 ‘원형 복원’을 내세웠지만, 불과 몇 개월 남지 않은 8·15 광복절에 맞춰 조선 정조의 글씨를 집자(集字)한 현판으로 교체하려다 비난 받았다.졸속 추진이 부실 고증을 낳기도 했다. 2005년 문화재청은 실제와는 반대로 밝은 바탕에 어두운 글씨로 만든 현판 글씨체를 공개했다. 그 결과 2010년 색이 뒤집힌 한자 현판을 거는 패착으로 이어졌다. 2023년 내건 새 현판은 2024년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한글로 바꾸자”는 주장을 냈지만,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이 반대했다.하상복 목포대 정치언론학전공 교수는 “광화문과 그 앞 공간이 지니는 상징적 무게가 현판 문제를 반복적으로 끌어올리며 오래 묵은 정치 갈등을 다시 소환하고 있다”고 했다. 한 고고학자는 “한글이냐 한자냐는 순수히 문화적 차원에서 논의돼야 한다”며 “문화유산을 정치 목적으로 이용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옛 사람들은 호랑이를 악귀를 쫓는 용맹한 동물이자 권력의 상징으로 여겼다. 왕은 높은 벼슬에 오른 신하에게 호피를 하사했고, 털 한 올 한 올을 섬세히 그린 ‘호피도(虎皮圖)’도 유행했다. 도화서(圖畫署) 화원이 그렸을 법한 수준 높은 그림은 궐 밖 상류층에게 사랑받았다. 백성들의 그림에선 어땠을까.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으로 잘 알려진 까치호랑이 그림을 보면 호랑이의 공포와 위엄은 오간 데 없다. 백성을 상징하는 까치의 외침을 듣고 있는 모양새다. 둥글게 웅크린 몸과 솜털 같은 털은 날카로운 발톱과 대비돼 우스꽝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호피도’와 ‘까치호랑이’ 등 조선 왕실과 백성의 미학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기획전이 14일 서울 종로구 갤러리현대에서 개막했다. 과거 신분에 따라 달리 향유되면서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던 전통 회화가 오늘날엔 어떻게 변주되고 있는지까지 폭넓게 짚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K컬처의 뿌리와 오늘날 영근 열매를 한자리에서 둘러볼 수 있는 전시다. 본관에서 열리는 ‘장엄과 창의: 한국 민화의 변주’전에선 궁중 회화와 민화 27점을 엄선해 선보인다. 대한제국 시절 황제의 권위를 상징했던 용이 휘몰아치는 ‘쌍룡희주도(雙龍戱珠圖)’, 조선시대 상류층과 서민 모두에게 사랑받은 ‘책거리(冊巨里)’ 등이 전시됐다. 전통적인 십장생(十長生)에 일제강점기 유행한 봉황과 공작 도상을 더한 병풍 그림 ‘봉황공작도(鳳凰孔雀圖)’는 그 구성과 함께 크기(가로세로 713X169cm)도 인상적이다. 8폭 병풍에 그려진 19세기 후반 민화 ‘어해도(魚蟹圖)’ 역시 뇌리에 깊게 남을 작품이다. 예부터 풍요와 다산을 상징한 물고기와 게, 가재 등이 민화 특유의 과장과 해학으로 각 폭에 담겼다. 저마다 짝을 짓고서 나란히 헤엄치거나 뺨을 맞대는 모습이 통통 튀는 필치와 색깔로 표현돼 웃음을 자아낸다. 최지예 갤러리현대 디렉터는 “민화는 공간을 장식할 병풍과 족자로 많이 제작됐기에, 다채로운 문양과 명랑한 색채가 쓰였다”고 했다. 신관과 두가헌 갤러리에선 ‘그림으로 길을 삼는다’라는 뜻의 전시 ‘화이도(畫以道)’가 이어진다. 동시대 작가 6명이 민화와 궁중 회화를 재해석한 작품 75점을 볼 수 있다. 다음 달 28일까지.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옛 사람들은 호랑이를 악귀를 쫓는 용맹한 동물이자 권력의 상징으로 여겼다. 왕은 높은 벼슬에 오른 신하에게 호피를 하사했고, 털 한 올 한 올을 섬세히 그린 ‘호피도(虎皮圖)’도 유행했다. 도화서(圖畫署) 화원이 그렸을 법한 수준 높은 그림은 궐 밖 상류층에게 사랑받았다.백성들의 그림에선 어땠을까.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으로 잘 알려진 까치호랑이 그림을 보면 호랑이의 공포와 위엄은 오간 데 없다. 백성을 상징하는 까치의 외침을 듣고 있는 모양새다. 둥글게 웅크린 몸과 솜털 같은 털은 날카로운 발톱과 대비돼 우스꽝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호피도’와 ‘까치호랑이’ 등 조선 왕실과 백성의 미학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기획전이 14일 서울 종로구 갤러리현대에서 개막했다. 과거 신분에 따라 달리 향유되면서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던 전통 회화가 오늘날엔 어떻게 변주되고 있는지까지 폭넓게 짚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K컬처의 뿌리와 오늘날 영근 열매를 한자리에서 둘러볼 수 있는 전시다.본관에서 열리는 ‘장엄과 창의: 한국 민화의 변주’전에선 궁중 회화와 민화 27점을 엄선해 선보인다. 대한제국 시절 황제의 권위를 상징했던 용이 휘몰아치는 ‘쌍룡희주도(雙龍戱珠圖)’, 조선시대 상류층과 서민 모두에게 사랑받은 ‘책거리(冊巨里)’ 등이 전시됐다. 전통적인 십장생(十長生)에 일제강점기 유행한 봉황과 공작 도상을 더한 병풍 그림 ‘봉황공작도(鳳凰孔雀圖)’는 그 구성과 함께 크기(가로세로 713X169cm)도 인상적이다.8폭 병풍에 그려진 19세기 후반 민화 ‘어해도(魚蟹圖)’ 역시 뇌리에 깊게 남을 작품이다. 예부터 풍요와 다산을 상징한 물고기와 게, 가재 등이 민화 특유의 과장과 해학으로 각 폭에 담겼다. 저마다 짝을 짓고서 나란히 헤엄치거나 뺨을 맞대는 모습이 통통 튀는 필치와 색깔로 표현돼 웃음을 자아낸다. 최지예 갤러리현대 디렉터는 “민화는 공간을 장식할 병풍과 족자로 많이 제작됐기에, 다채로운 문양과 명랑한 색채가 쓰였다”고 했다.신관과 두가헌 갤러리에선 ‘그림으로 길을 삼는다’라는 뜻의 전시 ‘화이도(畫以道)’가 이어진다. 동시대 작가 6명이 민화와 궁중 회화를 재해석한 작품 75점을 볼 수 있다. 호피도에서 착안한 김지평 작가의 ‘찬란한 껍질’, 까치호랑이를 이국적인 재료와 전통 먹으로 표현한 이두원 작가의 ‘소나무 아래 도깨비 호랑이와 까치’, 책가도를 현대적으로 변형한 김남경 작가의 ‘비네트’ 등을 선보인다. 다음 달 28일까지.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국가유산청이 서울 종로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종묘(宗廟) 앞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 심의 계획에 대해 “종묘 보존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또 서울시가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영향평가(HIA) 실시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현장 실사를 추진하겠단 입장도 밝혔다. 서울시는 “유산청이 사실을 왜곡하고 책임을 전가한다”며 즉각 반발했다. 26일 유산청에 따르면 종로구는 12일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된 정비사업 통합 심의에 따른 협의’ 문서를 유산청에 발송했다. 서울시가 종묘 맞은편에 고층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지난해 10월 변경 고시한 계획안에 따라 정비 사업을 통합 심의하겠다는 내용이다. 유산청은 이에 대해 “약 9년에 걸쳐 도출한 조정안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있다”며 “세운4구역 발굴 조사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적으로 통합 심의나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유산청은 통합 심의에 앞서 사업 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공사)가 매장유산 보존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SH공사는 2022년 세운4구역에서 조선시대 도로 체계를 파악할 수 있는 흔적을 발견했고, 유산청 문화유산위원회는 이에 대해 “매장 유산을 보존할 방안이 부실하다”고 판단했다. 유산청 측은 “SH공사는 이후로도 보완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며 반박했다. 2009년부터 실시된 높이 협의와 관련해 “법적 협의 대상이 아닌 사안을 문화유산위에 상정해 사실상 유산청이 일방적으로 정한 기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산청은 2017년 고시 개정을 통해 세운지구에 대한 별도 심의 문구를 스스로 삭제했다”며 “2023년엔 토지주들에게 ‘세운4구역 개발은 협의 의무 대상이 아니다’라고 답변한 바 있다”고도 했다. 시는 보존안 미제출 등 법정 절차를 불이행했다는 유산청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시는 “매장 유산 발굴과 보존 절차는 착공 전까지만 이행하면 되는 사항”이라며 “SH공사가 관련 절차를 정상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산청은 세운4구역에 대한 유네스코의 현장 실사를 요청하겠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유산청은 “서울시가 지난해 11월 유네스코의 ‘HIA를 실시하라’는 공식 서한에 대해 30일까지 회신하지 않을 경우,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현장 실사를 즉각 요청하겠다”고 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나는 전쟁에 따른 이주와 추방을 겪은 가정에서 태어났다. 내 기억과 일상은 전쟁으로 직조돼 있다.”(에텔 아드난·1925∼2021)“기쁨과 행복, 비극까지도 모두 바다 깊숙이 묻었다. (…) 나는 타국의 땅에서 다시 태어날 것이다.”(이성자·1918∼2009) 전쟁으로 고국을 떠나 프랑스에서 활동한 20세기 여성 화가들이 있다. 레바논 출신 화가이자 시인이었던 아드난은 내전을 피해 프랑스로 망명했고, 이성자는 6·25전쟁 발발 이후 자식과 이별해 프랑스로 이주했다. 이역만리에서 이들은 각자 전쟁의 상흔을 안고서 남성 작가 위주이던 추상 미술계에서 분투했다. 삶의 궤적이 닮은 두 작가를 조명한 전시 ‘태양을 만나다’가 서울 강남구 화이트큐브 서울에서 20일 개막했다. 두 사람이 실제 프랑스에서 교류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사후(死後) 대화를 나눈다는 콘셉트로 전시를 기획했다. 회화와 태피스트리(직물 공예), 판화 작업 등 19점을 선보인다.신기하게도, 전시장 내 공간 구분 없이 걸린 이성자의 작품 10점과 아드난의 작품 9점은 이질감 없이 조화를 이룬다. 화이트큐브의 글로벌 아트 디렉터인 수전 메이는 “두 작가는 당대 프랑스에 확산한 미술 문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며 “아드난은 추상화가 파울 클레와 칸딘스키 등에게서 영감을 얻어 강렬한 색과 면으로 자연과 우주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성자의 작품에선 우주가 따뜻하고 생기 있는 색감과 기하학적 도형으로 리듬감 있게 그려졌다. 초현실주의 화가 앙리 괴츠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마치 직물을 짜듯 치밀한 격자무늬로 이뤄진 화폭은 아드난의 태피스트리 작업과도 무척 닮아 있다. 두 작가는 작품을 통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표출한 공통점도 지녔다. 전시장에 나란히 걸린 아드난의 ‘무제’(2014년)와 이성자의 ‘Le Temps Sans Obstacle’(장애물 없는 시간)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산봉우리를 그린 ‘무제’는 마른 땅의 황토색, 백향목(Lebanon Cedar)의 짙은 초록색 등 레바논 자연을 연상시키는 색조가 두드러진다. ‘장애물 없는 시간’에는 붉은 태양이 희뿌연 하늘에 떠오르지만 이내 단단한 능선에 가로막힌 듯한 장면이 그려져 있다. 고국에 두고 온 자녀를 그리워하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진다. 우주를 향한 동경을 작품에 담아냈다는 것도 닮은꼴이다. 메이 디렉터는 “1960년대 우주 탐사에 대한 세계적 열기가 두 작가의 작품세계에 영향을 줬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아드난은 옛 소련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의 죽음을 기리며 1968년 시 ‘최초의 우주비행사를 위한 장례 행렬’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 여행은 끝났고 또 다른 여행이 이제 막 동텄다”는 대목은 두 이민자 화가의 삶을 대변하는 듯하다. 3월 7일까지.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나는 전쟁에 따른 이주와 추방을 겪은 가정에서 태어났다. 내 기억과 일상은 전쟁으로 직조돼 있다.”(에텔 아드난·1925~2021)“기쁨과 행복, 비극까지도 모두 바다 깊숙이 묻었다. (…) 나는 타국의 땅에서 다시 태어날 것이다.”(이성자·1918~2009)전쟁으로 고국을 떠나 프랑스에서 활동한 20세기 여성 화가들이 있다. 레바논 출신 화가이자 시인이었던 아드난은 내전을 피해 프랑스로 망명했고, 이성자는 6·25전쟁 발발 이후 자식과 이별해 프랑스로 이주했다. 이역만리에서 이들은 각자 전쟁의 상흔을 안고서 남성 작가 위주이던 추상 미술계에서 분투했다.삶의 궤적이 닮은 두 작가를 조명한 전시 ‘태양을 만나다’가 서울 강남구 화이트큐브 서울에서 21일 개막했다. 두 사람이 실제 프랑스에서 교류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사후(死後) 대화를 나눈다는 콘셉트로 전시를 기획했다. 회화와 태피스트리(직물 공예), 판화 작업 등 19점을 선보인다.신기하게도, 전시장 내 공간 구분 없이 걸린 이성자의 작품 10점과 아드난의 작품 9점은 이질감 없이 조화를 이룬다. 화이트큐브의 글로벌 아트 디렉터인 수잔 메이는 “두 작가는 당대 프랑스에 확산한 미술 문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며 “아드난은 추상화가 파울 클레와 칸딘스키 등에게서 영감을 얻어 강렬한 색과 면으로 자연과 우주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성자의 작품에선 우주가 따뜻하고 생기 있는 색감과 기하학적 도형으로 리듬감 있게 그려졌다. 초현실주의 화가 앙리 괴츠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마치 직물을 짜듯 치밀한 격자무늬로 이뤄진 화폭은 아드난의 태피스트리 작업과도 무척 닮아 있다. 두 작가는 작품을 통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표출한 공통점도 지녔다. 전시장에 나란히 걸린 아드난의 ‘무제’(2014년)와 이성자의 ‘Le Temps Sans Obstacle(장애물 없는 시간)’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산봉우리를 그린 ‘무제’는 마른 땅의 황토색, 백향목(Lebanon Cedar)의 짙은 초록색 등 레바논 자연을 연상시키는 색조가 두드러진다. ‘장애물 없는 시간’에는 붉은 태양이 희뿌연 하늘에 떠오르지만 이내 단단한 능선에 가로막힌 듯한 장면이 그려져 있다. 고국에 두고 온 자녀를 그리워하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진다. 우주를 향한 동경을 작품에 담아냈다는 것도 닮은꼴이다. 메이 디렉터는 “1960년대 우주 탐사에 대한 세계적 열기가 두 작가의 작품세계에 영향을 줬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아드난은 소련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의 죽음을 기리며 1968년 시 ‘최초의 우주비행사를 위한 장례 행렬’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 여행은 끝났고 또 다른 여행이 이제 막 동텄다”는 대목은 두 이민자 화가의 삶을 대변하는 듯하다. 3월 7일까지.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1960년 3월 29일자 미국 뉴욕타임스(NYT)에는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게 하라(Heed Their Rising Voices)’라는 제목의 전면 광고가 하나 실렸다. 시민운동가들이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 NYT에 실은 이 광고는 얼마 뒤 NYT를 파산 직전까지 몰고 갔다. 광고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민권운동을 지지하고 흑인에 대한 경찰의 과잉 진압을 비판하는 게 골자였다. 그런데 광고 속 사소한 사실관계 오류가 언론의 입을 막으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권력자들의 먹잇감이 됐다.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의 시의원이자 인종차별주의자였던 레스터 설리번은 즉각 명예훼손 소송에 착수했다. NYT가 오류를 바로잡지 못한 점 등을 빌미로 삼았다. 소송이 제기되기 직전부터 1964년 미 연방대법원의 기념비적 판결이 나오기까지의 긴박했던 과정을 복기한 책이다. 미 아이오와대 법학 교수인 저자는 NYT의 편을 들어준 최종 판결이 단순히 한 언론사의 승리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승리”였다고 말한다. NYT 내부 기록, 재판연구원의 의견서 등 치밀한 사료로 이를 뒷받침했다. 권력이 법을 이용해 비판 세력의 입을 막으려 했던 과정이 촘촘하게 담겼다. 1심과 2심은 설리번의 손을 들어주며 NYT에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요구했다. 이 판결은 언론사의 재정적 위기에만 그치지 않았다. 저자는 “남부 인권주의자의 참상을 보도하려던 기자들에게 심리적 ‘검열’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윌리엄 브레넌 대법관은 “공적 사안에 대한 토론은 억제되지 않고 활기차며, 활짝 열려 있어야 한다”면서 ‘현실적 악의’ 원칙을 선언했다. 권력자가 ‘가짜 뉴스’를 주장하려면 언론이 허위 사실임을 인지하고 있었음 등을 직접 입증하도록 했다. 최근 우리 국회를 통과해 논란이 일고 있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떠올리게 만드는 책이다. “정부와 공직자에 대한 격렬하고 신랄하며, 때로는 불쾌할 정도로 날카로운 공격이 포함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에 관한 국가적 약속이라는 배경에 비추어 이 사건을 고찰한다”는 의견서가 우리에게도 경고장처럼 다가온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까칠한 독설가로 잘 알려진 에드가르 드가는 1894년경 한 화가에게 이런 편지를 썼다.“내 식사 공간에 걸어둔 당신의 붉은 색연필 드로잉을 가끔 들여다보곤 한다네. 그럴 때마다 속으로 늘 이렇게 말하지. ‘이 악마(devil)는 드로잉의 천재성을 가졌다’.” 드가가 투박한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이는 바로 프랑스 여성 화가 쉬잔 발라동(1865∼1938). 파리의 노동자 집안에서 자란 발라동은 인상파 화가들의 모델로 활동하면서 그림을 배웠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드가는 화가의 길을 걷기를 적극 권했고, 판화 기법을 전수했다. 발라동은 판화에서 착안해 뚜렷한 윤곽선을 개성 있게 표현하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나갔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까지’전에 출품된 발라동의 ‘창문 앞에 있는 젊은 여인’은 그 개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화면 가운데 놓인 여인의 짧은 머리와 들어 올린 팔, 앉은 자세는 검은 윤곽선으로 감싸졌다. 선은 가늘었다가 두꺼워지고, 부드러웠다가 단단해지면서 끊임없이 변화한다. 푸른 녹음과 빨간 꽃, 보랏빛 원피스는 윤곽선으로 인해 더욱 강렬히 대비된다. 연구자들은 이처럼 특색 있는 선을 ‘관람자의 시선을 유혹하는 동시에 거부하는 장치’로 평가한다. 발라동의 윤곽선은 주인공 여성에게 ‘닫힌 느낌’과 긴장감을 주면서 관람자의 시선을 차단하는 기능을 한다. 뚜렷한 선이 신체 곡선을 강조해 시선을 끄는 한편 그림 속 인물과 관람객 사이에 시각적 장벽을 세운다. 이는 발라동이 직업 모델 출신으로서 피사체에 유대감을 투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당대 여성 화가들이 주로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것과 달리 발라동은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공중 곡예사로 일하던 중 부상을 겪은 뒤 직업 모델이 됐다고 한다. 때로는 옷을 걸치지 않은 채 남성 화가들 앞에 서야 했던 경험은 여성을 소재로 한 그림에 급진적이고 현대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게 했다. 발라동에게 윤곽선은 단순히 기교를 넘어서 자신과 그림 속 여성들을 보호해 줄 ‘울타리’였을지도 모른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국가유산청이 서울 경복궁과 종묘 등 국가유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김건희 여사를 경찰에 고발했다. 아울러 궁궐이나 왕릉을 이용할 때는 대통령이라도 반드시 사전 허가를 받도록 관련 규정을 손봤다. 유산청은 “국가유산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한 자체 특별감사 결과에 따라 김 여사를 종로경찰서에 고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김 여사가 대통령실을 앞세워 국가가 관리하는 재화와 용역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국가유산의 관리 행위를 방해해 문화유산법, 청탁금지법 등을 위반한 혐의다. 사적 유용을 막지 못했던 이재필 궁능유적본부장에게는 ‘부정청탁에 따른 직무수행 금지’ 위반을 근거로 직위해제 처분을 내렸다. 유산청은 김 여사가 종묘 망묘루에서 연 차담회는 국가 공식 행사나 외빈 방문이 아닌 사적인 목적이었다고 판단했다. 국가 공식 행사인 광화문 월대 및 현판 복원 기념 행사의 사전 점검 역시 대통령의 국가유산 사무에 대한 지휘·감독에 대한 월권이라고 봤다. 평소 출입이 제한되는 경복궁 근정전에 들어가 어좌(御座·왕의 의자)에 앉은 것도 위법행위로 결론냈다. 유산청은 비슷한 경우가 반복되는 걸 막기 위해 ‘궁·능 관람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정부기관이 주최하거나 대통령이 참여하는 행사라도, 궁궐이나 왕릉을 사용할 땐 허가 절차를 따르고 공문서를 내도록 하는 게 골자다. 기존 규정에 있던 ‘정부 행사 중 긴급을 요하거나 대외적으로 공표가 불가한 경우 사후 보고할 수 있다’는 조항은 삭제했다. 유산청은 “앞으로 국가유산이 사적으로 유용돼 그 가치나 원형이 훼손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국가유산청이 서울 경복궁과 종묘 등 국가유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김건희 여사를 경찰에 고발했다. 아울러 궁궐이나 왕릉을 이용할 때는 대통령이라도 반드시 사전 허가를 받도록 관련 규정을 손봤다. 유산청은 “국가유산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한 자체 특별감사 결과에 따라 김 여사를 종로경찰서에 고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김 여사가 대통령실을 앞세워 국가가 관리하는 재화와 용역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국가유산의 관리 행위를 방해해 문화유산법, 청탁금지법 등을 위반한 혐의다. 사적 유용을 막지 못했던 이재필 궁능유적본부장에게는 ‘부정청탁에 따른 직무수행 금지’ 위반을 근거로 직위해제 처분을 내렸다.유산청은 김 여사가 종묘 망묘루에서 연 차담회는 국가 공식 행사나 외빈 방문이 아닌 사적인 목적이었다고 판단했다. 국가 공식행사인 광화문 월대 및 현판 복원 기념행사의 사전 점검 역시 대통령의 국가유산 사무에 대한 지휘·감독에 대한 월권이라고 봤다. 평소 출입이 제한되는 경복궁 근정전에 들어가 어좌(御座·왕의 의자)에 앉은 것도 위법행위로 결론냈다.유산청은 비슷한 경우가 반복되는 걸 막기 위해 ‘궁·능 관람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정부기관이 주최하거나 대통령이 참여하는 행사라도, 궁궐이나 왕릉을 사용할 땐 허가 절차를 따르고 공문서를 내도록 하는 게 골자다. 기존 규정에 있던 ‘정부 행사 중 긴급을 요하거나 대외적으로 공표가 불가한 경우 사후 보고할 수 있다’는 조항은 삭제했다.유산청은 “앞으로 국가유산이 사적으로 유용돼 그 가치나 원형이 훼손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까칠한 독설가로 잘 알려진 에드가 드가는 1894년경 한 화가에게 이런 편지를 썼다. “내 식사 공간에 걸어둔 당신의 붉은 색연필 드로잉을 가끔 들여다보곤 한다네. 그럴 때마다 속으로 늘 이렇게 말하지. ‘이 악마(devil)는 드로잉의 천재성을 가졌다’.”드가가 투박한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이는 바로 프랑스 여성 화가 수잔 발라동(1865~1938). 파리의 노동자 집안에서 자란 발라동은 인상파 화가들의 모델로 활동하면서 그림을 배웠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드가는 화가의 길을 걷기를 적극 권했고, 판화 기법을 전수했다. 발라동은 판화에서 착안해, 뚜렷한 윤곽선을 개성 있게 표현하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나갔다.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까지’전에 출품된 발라동의 ‘창문 앞에 있는 젊은 여인’은 그 개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화면 가운데 놓인 여인의 짧은 머리와 들어 올린 팔, 앉은 자세는 검은 윤곽선으로 감싸졌다. 선은 가늘었다가 굵어지고, 부드러웠다가 단단해지면서 끊임없이 변화한다. 푸른 녹음과 빨간 꽃, 보랏빛 원피스는 윤곽선으로 인해 더욱 강렬히 대비된다.연구자들은 이처럼 특색 있는 선을 ‘관람자의 시선을 유혹하는 동시에 거부하는 장치’로 평가한다. 발라동의 윤곽선은 주인공 여성에게 ‘닫힌 느낌’과 긴장감을 주면서 관람자의 시선을 차단하는 기능을 한다. 뚜렷한 선이 신체 곡선을 강조해 시선을 끄는 한편, 그림 속 인물과 관람객 사이에 시각적 장벽을 세운다.이는 발라동이 직업 모델 출신으로서 피사체에 유대감을 투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당대 여성 화가들이 주로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것과 달리 발라동은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공중 곡예사로 일하던 중 부상을 겪은 뒤 직업 모델이 됐다고 한다. 때로는 옷을 걸치지 않은 채 남성 화가들 앞에 서야 했던 경험은 여성을 소재로 한 그림에 급진적이고 현대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게 했다. 발라동에게 윤곽선은 단순히 기교를 넘어서 자신과 그림 속 여성들을 보호해 줄 ‘울타리’였을지도 모른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군백기’를 마치고 새 앨범 ‘아리랑(ARIRANG)’으로 돌아오는 ‘방탄소년단(BTS)’이 앨범이 발매되는 3월 20일 전후로 서울 광화문에서 컴백 무대를 가질 예정이다. 20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문화유산위원회는 이날 BTS 소속사 하이브가 신청한 ‘경복궁, 숭례문 장소 사용 및 촬영 허가’ 안건을 심의해 ‘조건부 가결’을 결정했다. 유산청은 “소위원회를 구성해 문화유산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산청 관계자는 “큰 틀에서 공연을 허가하되, 향후 세부 계획을 꾸준히 제출받아 점검하겠단 뜻”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는 최근 서울시에도 광화문광장 사용 신청서를 냈다. 서울시도 조만간 자문단 심의를 열어 공연 허가 여부를 정할 계획이다. 이전에도 광화문광장에서 공연이 열린 적은 있으나, 한 뮤지션이 단독 공연을 갖는 건 처음이다. 하이브가 유산청에 제출한 신청 계획에 따르면 BTS는 이번 공연을 통해 경복궁에서 광화문광장으로 이어지는 등장 무대를 연출하며, 숭례문 담장 등엔 미디어아트 영상을 송출한다. 또 경복궁에서 공연에 활용될 영상을 사전에 촬영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이번 공연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을 통해 190개국 약 3억 명에게 생중계될 예정”이라며 “월드컵이나 올림픽과 유사한 규모의 글로벌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멤버 전원이 군복무를 마친 BTS는 3월 20일 정규 5집 ‘아리랑’으로 컴백한다. 이들의 새 앨범은 2022년 6월 발표한 앤솔로지 앨범 ‘프루프(Proof)’ 이후 3년 9개월 만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정부가 서울 광화문에 한글로 된 현판을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만 광화문 현판 교체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0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광화문 한글 현판 추가 설치 검토’ 방안을 보고했다. 최 장관은 “광화문은 박제된 과거가 아니라 현대사의 역동적인 상징이고 현재진행형”이라며 “한자(현판)도 있지만 한글도 있게 해서 상징성을 부각시키자는 뜻”이라고 했다. 최 장관이 보고한 방안에 따르면 기존 3층 누각 처마에 설치된 한자 현판은 그대로 두되, 한 층 아래 누각 처마에 한글 현판을 새로 설치하는 방식이다. 최 장관은 “한글 현판 추가 설치는 (한자 현판) 원형을 지키면서 시대적 요구도 포용하는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여론을 수렴하고 관련 절차를 밟는 등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 추진 일정이 정해진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광화문 현판은 그간 여러 차례 교체돼 왔다. 광화문이 6·25전쟁 때 불타며 현판도 전소했다가, 1968년 복원되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한글 현판이 걸렸다. 2010년 광화문 원형 복원 때는 경복궁 중건 당시 훈련대장 임태영의 글씨를 복원해 한자 현판을 달았으나 3개월 만에 갈라졌다. 2012년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은 문화재위원회(현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새로운 현판은 한자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걸려 있는 현판은 잘못된 바탕색과 글씨 색을 수정하고 2023년 10월 새로 내건 것이다. 2024년 유인촌 당시 문체부 장관이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바꾸자고 제안했으나, 최응천 당시 국가유산청장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도 “취지와는 별개로, 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라며 “문화유산 복원 및 보존 원칙에 이 같은 변형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논의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군백기’를 마치고 새 앨범 ‘아리랑’(ARIRANG)으로 돌아오는 ‘방탄소년단(BTS)’이 앨범이 발매되는 3월 20일 전후에 서울 광화문에서 컴백 무대를 가질 예정이다.20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문화유산위원회는 이날 BTS 소속사 하이브가 신청한 ‘경복궁, 숭례문 장소 사용 및 촬영 허가’ 안건을 심의해 ‘조건부 가결’을 결정했다. 유산청은 “소위원회를 구성해 문화유산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산청 관계자는 “큰 틀에서 공연을 허가하되, 향후 세부 계획을 꾸준히 제출받아 점검하겠단 뜻”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는 최근 서울시에도 광화문광장 사용 신청서를 냈다. 서울시도 조만간 자문단 심의를 열어 공연 허가 여부를 정할 계획이다. 이전에도 광화문광장에서 공연이 열린 적은 있으나, 한 뮤지션이 단독 공연을 갖는 건 처음이다. 하이브가 유산청에 제출한 신청 계획에 따르면 BTS는 이번 공연에서 경복궁에서 광화문광장으로 이어지는 등장 무대를 연출하며, 숭례문 담장 등엔 미디어아트 영상을 송출한다. 또 경복궁에서 공연에 활용될 영상을 사전에 촬영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이번 공연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을 통해 190개국 약 3억 명에게 생중계될 예정”이라며 “월드컵이나 올림픽과 유사한 규모의 글로벌 이벤트가 될 것”라고 했다.지난해 멤버 전원이 군복무를 마친 BTS는 3월 20일 정규 5집 ‘아리랑’으로 컴백한다. 이들의 새 앨범은 2022년 6월 발표한 앤솔로지 앨범 ‘프루프’(Proof) 이후 3년 9개월 만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국가유산청이 ‘태권도’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앞서 등재를 신청한 북한과 함께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유산청에 따르면 문화유산위원회는 8일 회의를 거쳐 태권도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공동 또는 확장 등재를 위한 차기 신청 대상으로 선정했다. 유산청은 “3월경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 사무국에 등재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등재 심사는 12월에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태권도는 북한이 2024년에 먼저 등재를 신청했다. 북한이 신청한 명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통 무술 태권도’다. 현재 심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11∼12월 중국 샤먼(廈門)에서 열리는 제21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유산청은 남북이 함께 등재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되, 북한이 먼저 등재할 경우 ‘남북 공동 등재’로 확장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남북한은 2018년 ‘씨름’을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공동 등재한 적 있다. 당시 남북이 따로 신청했으나, 논의 끝에 함께 공동 등재 요청 서한을 제출했다. 만약 태권도가 공동 등재되면 남북이 공동으로 이름을 올리는 역대 2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된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라이온 킹’을 공동 연출한 로저 알러스 감독이 17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76세.1949년 미국 뉴욕주에서 태어난 알러스 감독은 1982년부터 디즈니에서 일했다. 1994년 디즈니 최대 흥행작으로 꼽히는 ‘라이온 킹’을 롭 민코프 감독과 공동 연출했다. 이후 ‘올리버와 친구들’과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등의 스토리 제작에 참여했다. 2000년대에는 디즈니에서 나와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등을 만들었다. 로버트 아이거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소셜미디어에서 “알러스가 디즈니에 남긴 업적은 앞으로도 여러 세대에 걸쳐 살아 숨쉴 것”이라고 애도를 전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국가유산청이 ‘태권도’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앞서 등재를 신청한 북한과 함께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19일 유산청에 따르면 문화유산위원회는 8일 회의를 거쳐 태권도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공동 또는 확장 등재를 위한 차기 신청 대상으로 선정했다. 유산청은 “3월경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 사무국에 등재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등재 심사는 12월에 이뤄진다”고 설명했다.태권도는 북한이 2024년에 먼저 등재를 신청했다. 북한이 신청한 명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통 무술 태권도’다. 현재 심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11~12월 중국 샤먼(廈門)에서 열리는 제21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유산청은 남북이 함께 등재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되, 북한이 먼저 등재할 경우 ‘남북 공동 등재’로 확장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남북한은 2018년 ‘씨름’을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공동 등재한 적 있다. 당시 남북이 따로 신청했으나, 논의 끝에 함께 공동 등재 요청 서한을 제출했다. 만약 태권도가 공동 등재되면 남북이 공동으로 이름을 올리는 역대 2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된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2025년 단군 기원 4358년 세차 을사년 경진월 기해일 광덕5리 마을회의 이장 왕복례는 광덕산 산신령님 앞에 엎드려 감히 고하나이다.” 지난해 3월 강원 화천군 사내면 광덕5리에서 열린 ‘산신제’에서 제관(祭官)으로 이 축문을 읽은 건 65세 여성 왕복례 씨였다. 제관은 전통적으로 남성이 맡아 왔지만, 왕 씨가 마을 공동체 대표인 이장이 되며 산신제를 봉행하게 됐다. 최근 전통문화 분야에서도 여풍(女風)이 거세다. 남성 위주였던 사회가 변화하면서, 보수적인 전통문화 계승에서도 여성이 주체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국가무형유산 전승자도 여성이 절반을 넘어섰다. 하지만 성 차별적인 요소는 여전히 남아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농악도, 장승제도 여성이 이끌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농악’은 전통적으로 농촌 공동체 속 남성이 주도하던 공연예술이지만, 여성 전승자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국가무형유산 ‘강릉농악’ 관리 단체인 강릉농악보존회에선 2023년 사상 처음으로 여성 회장이 선출돼 단체를 이끌고 있다. ‘금녀의 영역’이던 전통 제례도 여성의 참여가 늘어 눈길을 끈다. 500년 역사의 강원 춘천시 동산면 조양2리 ‘밭치리 장승제’도 지난해 여성이 2년 연속 제관으로 참여했다(국립민속박물관 보고서 ‘한국의 마을신앙―강원 편’). 종묘제례 역시 최근 여성의 참여가 조금씩 허용되고 있다. 해외에 알려지는 전통문화도 여성이 주축인 경우가 많다. 2024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 목록에 오른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는 “여성을 통해 전승되면서 가족공동체를 지탱한” 측면을 높게 평가받았다.국가유산청 통계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국가무형유산 전승자의 여성 비율은 56%. 무형유산을 보존하고 교육하는 전승자엔 ‘보유자’와 ‘전승 교육사’ ‘이수자’ ‘전수 장학생’이 포함된다. 아무래도 젊은층이 많은 이수자와 전수 장학생은 여성 비율이 각각 57%, 77%에 이른다. 이러한 변화는 여성에 대한 사회문화적 제약이 과거보다 줄어든 결과로 보인다. 유산청 무형유산국 관계자는 “여성이 가사노동과 관련된 침선, 자수 등을 중심으로 계승하던 데서 벗어나 옹기, 불화, 단청 등 남성이 주를 이루던 전통 기술 종목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전통예술이 고등교육과 연계를 이루면서 여성의 진출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유산 제도의 변화가 여성이 설 자리를 넓혔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7월 ‘국제유산학저널’에 발표된 논문 ‘중심인가, 주변인가? 한국의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협약 이행에서 여성의 역할’(김지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정책팀장)은 2015년 ‘무형유산법 제정’을 주요한 계기로 짚는다. 원형 그대로의 보존보다 전승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의미를 추구하는 쪽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이 옮겨가면서, 부수적 효과로 과거 남성이 하던 영역에도 여성의 참여가 늘었다는 해석이다.● “유산법도 사회 변화 따라 개정해야” 다만 전통문화 내부에서 성별 위계가 근본적으로 변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법적 전승 체계에서 가장 지위가 높은 무형유산 ‘보유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33%에 그친다. 밭치리 장승제를 조사한 박형준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여성의 참여가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제물 준비나 헌관(獻官·제사에서 술을 올리는 사람)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여성이 의사 결정이나 제례 과정까지 관여하는 수준은 아직 공동체별로 격차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해외에선 전통문화 계승에서 성평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오스트리아는 국가무형유산 등재 절차에서 해당 유산이 성별에 따라 어떻게 전승되는지, 성평등 가치에 부합하는지 등을 검증한다. 콜롬비아는 국가 정책 문서에 ‘성별에 따른 차별을 철폐하고, 여성의 전승자로서의 역할을 공식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노르웨이에선 목공 등의 분야에 여성이 쉽게 입문할 수 있도록 교육 및 전승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한국 역시 제도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지현 팀장은 논문에서 “여성을 여전히 남성의 ‘대체재’로 보는 인식이 뿌리 깊은 실정이어서, 무형유산법에 성평등 추구를 명시할 필요가 있다”며 “‘무형문화유산 보호가 성평등과 성차별 제거에 기여해야 한다’(유네스코 무형유산협약 운영지침) 같은 선언적 규정부터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