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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기능식품으로 각광을 받았던 백수오 제품에 실제로 가짜 성분이 혼입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30일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원료에서 가짜 성분인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처음 문제를 제기한 한국소비자원과 내츄럴엔도텍의 진실 공방 속에서 식약처가 소비자원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식약처 판결 이후 백수오 사태의 향배와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점검해봤다. 》일주일 넘게 계속돼 온 한국소비자원과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공방전이 소비자원의 판정승으로 일단락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0일 “내츄럴엔도텍이 제조, 공급한 백수오 복합추출물에서 건강기능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이엽우피소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는 소비자원 발표에 대해 업체 측이 검사 방식의 문제를 제기하자 해당 원료를 수거해 재조사했다. 재조사 결과 건강기능식품인 내츄럴엔도텍 제품뿐 아니라 일반 백수오 식품에서도 이엽우피소 성분이 나왔다. 식약처는 “한국소비자원이 가짜 백수오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21개 일반 식품 중 자진 폐기한 8개를 제외하고 13개를 수거해 검사한 결과 모두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내츄럴엔도텍에 대해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과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2개월 품목제조 금지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또 백수오를 원료로 제품을 제조하는 전국 256개 식품제조가공업체와 44개 건강기능식품제조업체를 전수 조사해 5월 안으로 백수오의 효능에 대한 종합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내츄럴엔도텍은 이날 식약처 재조사 결과에 대해 “예상 밖의 내용에 매우 당혹스럽지만 공인기관의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백수오 관련 논란의 후폭풍은 앞으로도 일파만파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자생식물인 은조롱의 뿌리인 백수오는 갱년기 여성들이 주로 겪는 안면홍조, 손발 저림, 불면증 등을 완화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3, 4년 전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건강기능식품 업계는 지난해 백수오 시장 규모를 최대 3000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장 큰 후폭풍에 직면한 곳은 홈쇼핑 업체들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관련 매출(1240억 원) 중 940억 원어치(75%)가 홈쇼핑을 통해 판매됐다. 이날 고객들의 항의와 환불 요구가 빗발치자 홈쇼핑 업체들은 비상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들은 일단 ‘30일 이내에 구매한 상품 중에서 개봉하지 않은 것’은 고객 요청이 있을 경우 환불해 주고, 다음 주초에 있을 소비자원과의 간담회 후에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납득할지는 미지수다. 백수오 판매량이 많지 않은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백수오 제품을 구매 시기나 포장 개봉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환불해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엽우피소에 간 독성, 신경쇠약, 체중 감소 등의 부작용이 있는지도 향후 논란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있다. 소비자원은 식약처가 정책 판단 기준으로 삼는 ‘생약규격집’의 내용에 따라 이엽우피소는 약용·식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렇지만 식약처는 30일 발표에서 중국 대만 등이 이엽우피소를 식품 원료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과 한국독성학회의 자문을 토대로 “이엽우피소의 인체 위해성은 없다”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다만 아직 국내 실험 자료가 없기 때문에 5월 정부의 백수오 종합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섭취를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소비자원 조사 결과를 반박하던 내츄럴엔도텍은 궁지에 몰렸다. 의약품과 식품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한 검사는 “만약 이엽우피소가 섞인 것을 사전에 알았다면 식품위생법 10조의 표시기준 조항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속일 의도가 없었다면 면책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내츄럴엔도텍은 소비자원을 대상으로 한 소송을 취하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김성모 mo@donga.com·박창규·유근형 기자}

“남에서 나로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과시를 위해 지갑을 여는 사람의 수는 앞으로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아담한 체격에 쌍꺼풀 없는 큰 눈이 인상적인 판이진 닐슨차이나 대표(38·사진)는 단호하게 말했다. 소비자조사 전문기업 닐슨의 중국법인 대표인 그는 2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고객사 대상 세미나가 끝난 후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13억 중국 소비자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판 대표에 따르면 최근 중국 소비자들의 가장 큰 변화는 ‘남의 시선을 더이상 의식하지 않고 스스로를 위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경제 발전으로 소비 경험이 축적되면서 중국 소비자들이 보다 세련되고 다양한 쇼핑 패턴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예전에 중국인들은 고급 브랜드를 구입해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과시하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얘기가 달라졌어요. ‘샤넬’이나 ‘루이뷔통’ 같은 톱 브랜드에서 소비자 자신의 개성을 잘 드러내주거나, 필요한 기능을 강조하는 브랜드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아울러 “중국 소비자들은 아기용품을 사려고 할 때는 아기용품 전문숍에, 화장품이 필요할 때는 대형마트보다는 화장품 전문점을 방문한다”며 전문화·세분화된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설명했다. 판 대표는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할 때 온라인 유통망과 사업모델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중국은 땅이 커서 모든 지역을 커버하는 유통망을 구축하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대형슈퍼나 편의점이 들어서지 못하는 곳도 많아 전자상거래를 통한 소비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변화와 혁신이 잦은 전자상거래에서는 외국 기업과 중국 기업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국의) 아마존 차이나도 중국 업체인 알리바바에 입점해 있을 만큼 협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파이를 뺏는 구조가 아니라 협력해 키우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국 기업과의 협력은 한국 기업들이 가지지 못한 소비자와의 접점을 쉽게 제공할 수 있지요. 한국과 중국을 포괄하는 모바일 앱을 만든다고 생각해 보세요. 어마어마한 중국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단 하루 만에 만들 수 있습니다. 멋지지 않은가요?”김성모 기자 mo@donga.com}
“남에서 나로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과시를 위해 지갑을 여는 사람의 숫자는 앞으로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아담한 체격에 쌍꺼풀 없는 큰 눈이 인상적인 판이진 닐슨차이나 대표(38·사진)는 단호하게 말했다. 소비자조사 전문기업 닐슨의 중국법인 대표인 그는 2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고객사 대상 세미나 후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13억 중국 소비자들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판 대표에 따르면 최근 중국 소비자들의 가장 큰 변화는 ‘남의 시선을 더 이상 의식하지 않고 스스로를 위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경제발전으로 소비 경험이 축적되면서 중국 소비자들이 보다 세련되고 다양한 쇼핑 패턴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예전에 중국인들은 고급 브랜드를 구입해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과시하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얘기가 달라졌어요. ‘샤넬’이나 ‘루이비통’ 같은 톱 브랜드에서 소비자 자신의 개성을 잘 드러내주거나, 필요한 기능을 강조하는 브랜드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아울러 “중국 소비자들은 아기용품을 사려고 할 때는 아기용품 전문샵에, 화장품이 필요할 때는 대형 마트보다는 화장품 전문점을 방문한다”며 전문화·세분화된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설명했다. 판 대표는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할 때 온라인 유통망과 사업모델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중국은 땅이 커서 모든 지역을 커버하는 유통망을 구축하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대형슈퍼나 편의점이 들어서지 못하는 곳도 많아 전자상거래를 통한 소비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변화와 혁신이 잦은 전자상거래에서는 외국 기업과 중국 기업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국의) 아마존 차이나도 중국 업체인 알리바바에 입점해 있을 만큼 협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파이를 뺏는 구조가 아니라 협력해 키우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국 기업과의 협력은 한국 기업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소비자와의 접점을 쉽게 제공할 수 있지요. 한국과 중국을 포괄하는 모바일 앱을 만든다고 생각해 보세요. 어마어마한 중국 소비자들과 접점을 단 하루 만에 만들 수 있습니다. 멋지지 않은가요?”김성모 기자 mo@donga.com}
‘가짜 백수오’ 논란이 당사자 둘 중 하나는 치명상을 입는 ‘치킨게임’으로 흐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28일에는 녹취록이 등장해 진실 논란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날 충북 음성의 소비자원 본원에서 내츄럴엔도텍과 9일 가졌던 간담회 내용 중 일부를 공개했다. 이 간담회에는 김재수 내츄럴엔도텍 대표를 비롯한 임원진과 백수오 관련 조사를 담당했던 하정철 식의약안전팀장 등 소비자원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소비자원은 “김 대표가 간담회에서 ‘(원료공급업자가) 백수오에 이엽우피소 물량을 섞었더라고요’라고 말하며 가짜 백수오의 존재를 일부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내츄럴엔도텍이 소비자원에 제출한 내부 검사성적서에도 해당 원료공급업자가 내츄럴엔도텍에 납품한 물량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사례가 여러 건 있었다. 하지만 내츄럴엔도텍은 이 발언은 품질검사를 통해 이엽우피소가 섞인 물량을 걸러냈다는 취지에서 나왔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이엽우피소 검출은) 품질관리상 있을 수 있는, 당연한 일”이라며 “품질검사 결과 이엽우피소를 섞은 농가와는 거래를 단절하는 등 철저한 관리를 하고 있다. 최근에도 6건을 자체 적발했다”고 말했다. 결국 논란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 결과가 나와야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 조사 결과는 빠르면 29일 나올 예정이다. 한편 나흘 동안 연속 하한가를 맞았던 내츄럴엔도텍 주가는 28일 전날보다 1750원(3.85%) 오른 4만71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내츄럴엔도텍이 전날 이사회를 열어 자사주 매입과 임원 보유 주식에 대한 자율적 매도 제한(록업·Lock-up)을 결의했기 때문이다. 내츄럴엔도텍은 이날 주가 급락을 방지하고 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7월 27일까지 자사주 18만 주를 96억 원에 취득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적극적으로 내츄럴엔도텍 주식을 사들인 주체는 개인이었다. 22일부터 27일까지 약 81억여 원어치를 팔아치운 개인은 이날 약 470억여 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22일부터 27일까지 각각 76억 원어치와 5억 원어치를 매수했던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각각 91억 원어치와 368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김성모 mo@donga.com·박민우 기자}

“가방 속에서, 주머니에서, 연필꽂이에서… 아메리카노가 나온다?” 커피는 계속 진화해왔다. 다방커피는 노랑 봉지의 인스턴트커피로 변해 가정과 사무실을 파고들었고, 최근에는 원두커피 붐이 일면서 건물마다 카페가 생겨났다. 동서식품은 고민했다. 좀 더 편리하고 자유롭게 원두커피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말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동서식품의 ‘카누(KANU)’다. 카누는 커피전문점에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뽑아낸 커피를 주 재료로 한 인스턴트 원두커피제품이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라는 콘셉트로 소개된 카누는 소개 문구만큼이나 디자인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심플함과 새로움, 스마트함을 카누의 디자인에 담으려 했다는 것이 동서식품의 설명이다. 동서식품은 특히 식음료 기업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블랙 색상을 과감하게 제품 포장에 활용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검은색 박스에 빨강 글씨로 디자인된 제품은 사람들에게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럽게 다가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카누의 디자인은 한국디자인기업협회(KODFA)가 주최하는 ‘2011 잇어워드(It-Award)’의 ‘패키지&용기 디자인’ 부문에서 베스트 디자인상을 받기도 했다. 한편 동서식품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라는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알려지도록 노력했다. 카누를 론칭한 후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과 부산 중구 광복로에 팝업스토어를 열어 소비자들이 좀 더 쉽게 카누를 경험할 수 있게 했다. 카누를 포장한 박스 모양으로 만들어진 팝업스토어는 소비자들의 시선을 확 끌어 사람들의 입소문을 탔다. 카누는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4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에피어워드(Effie award)’와 2013년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아시아 마케팅 효율성 페스티벌(FAME)’에서 국내 브랜드로는 최초로 수상하는 영광을 차지했다. 브랜드 콘셉트와 캠페인 메시지, 제품 포장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백정헌 동서식품 마케팅 매니저는 “브랜드 콘셉트를 효과적으로 표현한 디자인과 이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이 시너지 효과를 내 카누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었다”며 “올해도 카누의 가치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백수오 건강식품 제조사인 내츄럴엔도텍이 가짜 백수오를 썼다.”(한국소비자원) “진품 백수오만 사용했다. 소비자원의 조사 방법과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내츄럴엔도텍) ‘가짜 백수오’ 논란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확전 양상을 띠고 있다. 내츄럴엔도텍은 27일 주요 일간지에 전면 광고를 내고 “국내에서 계약 재배를 통해 공급 가격을 낮춘 진품 백수오를 사용해 왔다”며 반격에 나섰다. 내츄럴엔도텍은 “백수오 구매 가격이 이엽우피소와 비슷해 이엽우피소를 사용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유전자 검사를 2, 3차례 실시해 가짜 백수오를 제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엽우피소(異葉牛皮消)는 체중 감소, 간 독성 등 부작용 때문에 식품 용도로 사용이 금지됐으며, 맨눈으로는 백수오와 식별이 불가능하다. 또 내츄럴엔도텍은 이날 소비자원에 검사기관의 적합성 등에 대해 공개질의를 하고, 백수오 재배농가와 함께 소비자원을 항의 방문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은 내츄럴엔도텍에서 수거한 시료를 유전자검사법 등 공인된 방법으로 검사한 결과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는 점을 근거로 내츄럴엔도텍이 가짜 백수오를 썼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가짜 백수오 논란은 소비자원이 22일 “시중에 유통 중인 백수오 제품 32개의 진위를 조사한 결과 실제 백수오를 사용한 제품은 3개에 불과했다”며 “내츄럴엔도텍 등 상당 제품의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데에서 시작됐다. 이에 대해 내츄럴엔도텍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조사가 진행 중이던 이달 13일 소비자원 등을 상대로 2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데에 이어 21일에는 담당 팀장을 형사 고소했다. 소비자원도 이에 맞서 22일 “내츄럴엔도텍이 가짜 백수오를 쓴 사실을 숨기려고 원료를 바꿔치기 할 가능성이 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가짜 백수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사와 롯데마트 홈플러스는 일제히 백수오 제품을 매장에서 철수시켰다.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도 소비자들로부터 환불 문의가 잇따르면서 백수오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가짜 백수오 논란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 결과가 나오는 29일에 밝혀질 예정이다. 식약처는 24일 내츄럴엔도텍을 조사했다. 하지만 일단 결과가 나오더라도 백수오 논란이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김유영 abc@donga.com·김성모 기자}

한국 치킨이 ‘프라이드치킨’의 본고장인 미국의 메이저리그(MLB) 야구장에 진출한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제너시스BBQ그룹은 27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미국 컴퍼스 그룹 계열사인 레비와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맺고 미국 내 대형 운동경기장에 입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컴퍼스 그룹은 연 매출 27조5000억 원(2014년 기준)을 올리는 미국 최대의 푸드 서비스 업체다. 그 계열사인 레비는 미국 내 92개 대형 경기장의 식음료 매장 운영권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제너시스는 이르면 올해 6월부터 LA 다저스의 다저스타디움 등 MLB 경기장 30곳과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경기장 32곳, 미국프로농구(NBA) 경기장 30곳 등 92곳에서 매장을 연다. 또 대학 캠퍼스 125곳의 일반 매장과 무인 매장(키오스크)에도 입점하며, 레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가공육 제품(VAP)을 독점 공급할 예정이다. 제너시스와 컴퍼스 그룹의 이번 업무협약은 치킨과 프랜차이즈의 본고장인 미국, 그중에서도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가 결합한 종합 외식사업 분야에 국내 업체가 처음 진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미국의 야구와 농구, 미식축구 경기장들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곳으로 하루 평균 4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들르는 곳이다.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60)은 이날 협약식에서 “92개 경기장에 들어서는 매장에서 2조4000억 원의 연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는 로드숍 3000여 개를 운영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제너시스는 제품 판매 수익의 20∼30%를 레비에 수수료로 지불한다. 제너시스는 미국 내 경기장에서 한국적인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미국인이 선호하는 닭가슴살(텐더)과 닭날개(윙)를 중심으로 한 메뉴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향후에는 안정적인 물류망 구축을 위해 미국에 공장도 설립한다. 이와 관련해 윤 회장은 “2017년 이후 CK(Central Kitchen·식재료를 공급하기 전 조리하는 시설)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0년까지 전 세계에 5만여 개의 점포를 개설해 맥도널드를 능가하는 프랜차이즈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5월 초 황금연휴를 앞두고 유통 및 관광 업계가 대대적인 손님맞이에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중국의 노동절(4월 30일∼5월 4일)과 일본 골든위크(4월 25일∼5월 6일)를 맞아 각각 10만 명, 7만3000명 등 약 18만 명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이 예상치는 중국인 관광객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늘어난 반면, 일본인 관광객은 엔화 약세로 지난해보다 11% 줄어들었다. 그러자 유통업계는 일본인을 대상으로 벌였던 골든위크 마케팅을 접고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5월 초 노동절(1일·금요일)과 어린이날(5일·화요일) 등 샌드위치 휴일을 맞아 국내에 머무는 가족 단위 고객을 겨냥한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이 몰려 있는 5월은 백화점 방문객이 가장 많은 달로, 특히 1∼10일 매출은 5월 전체 매출의 40%나 차지한다. 특히 올해 5월 초 연휴는 지난해보다 하루 짧아 해외여행 수요가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5월 초 해외여행 수요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안팎의 증가세가 예상된다”며 “부처님오신날(25일)이 포함된 연휴도 있어 5월 해외여행 수요가 고르게 분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10만 명 중국인 관광객을 잡아라 롯데백화점은 27일부터 백화점 업계 최초로 본점, 잠실점, 월드타워점, 김포공항점 등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7개 점포에 알리페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26일 밝혔다. 그랜드앰배서더서울도 국내 호텔 최초로 알리페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알리페이는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결제 서비스로 로밍이나 무선인터넷 연결 없이 스마트폰의 알리페이 애플리케이션을 작동해 간단히 결제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노동절부터 중국인 대상 최우수 고객(VIP) 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했다. 내국인 VIP 고객 관리 프로그램을 본떠 만든 이 프로그램은 고객을 △실버(구매액 500만 원 이상) △골드(4000만 원 이상) △다이아몬드(1억 원 이상) 등으로 구분해 등급별로 생일 케이크 및 편지, 리무진 콜택시 서비스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신세계백화점은 노동절 연휴 기간 본점 11층에 있는 옥상정원 전체를 중국인을 위한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뮤지컬과 한복 체험 이벤트를 벌일 예정이다. ○ 국내 가족 단위 고객을 잡아라 메이필드호텔은 5월 1∼5일 조립 장난감인 레고를 선물로 증정하는 ‘어린이날 패키지’ 상품을 판매한다. 연회장에서는 만화영화 ‘태권브이’를 상영하는 영화관을 운영한다. 롯데호텔서울은 어린이날을 맞아 본관 2층 연회장에서 ‘잇, 플레이 앤드 키즈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대형 블록으로 만들어진 상상놀이터를 비롯해 매직쇼와 페이스페인팅이 있는 놀이 부스를 마련했다.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은 5일 연회장에서 어린이날 점심 특별 뷔페와 함께 어린이 고객을 위한 마술쇼와 풍선쇼, 키즈 댄스쇼를 준비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5월 5일까지 정문 앞에 12m 크기의 대형 피카츄 아트벌룬을 전시한다. 5월 2∼3일에는 피카츄 10마리가 백화점 각 층을 돌아다니는 피카츄 퍼레이드도 펼친다. CJ제일제당은 5월 5∼7일 총 3회에 걸쳐 ‘요리하는 남자’를 주제로 쿠킹 클래스를 연다. 어린이날인 5일의 쿠킹클래스 주제는 ‘아빠의 오감만족 건강한 요리’다.염희진 salthj@donga.com·김성모 기자}
대형마트와 인터넷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훈제 식품 일부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 중인 36개 훈제 식품을 조사한 결과 훈제오리 4개(성실에프앤에프영농조합법인, 팔도참오리영농조합법인, CKFOOD, ㈜주원산오리), 훈제닭 1개(세진산업), 훈제연어 1개(푸드엔씨영어조합법인) 등 6개 제품에서 식중독균인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균’이 나왔다고 26일 밝혔다. 임산부나, 고령자, 질병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이 해당 제품을 제대로 익히지 않고 섭취하면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 또 표시실태 조사결과 16개 냉동 제품 중 6개 제품은 ‘조리 시 해동방법’을 표시하지 않았고, 3개 제품은 ‘재냉동 금지’ 표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훈제연어 제품의 수산물 방사능 오염 여부를 확인한 결과 훈제연어 10개 제품 모두에서 요오드와 세슘이 검출되지 않아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소비에 적극적인 30대 여성이 해외 직접구매(직구)에서도 ‘큰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닐슨코리아가 자사의 패널 1000명을 대상으로 직구 행태를 분석한 결과 이용자 중 4분의 1(24%)이 30대 여성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26일 밝혔다. 컴퓨터나 모바일 쇼핑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30대 여성이 직구에서도 주요 구매자 역할을 한 것이다. 해외 직접구매의 붐이 일어난 지 얼마 안 된 만큼 전체 직구 경험자 중 대부분(80%)은 직구를 경험한 지 3년도 채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 “직구를 경험한 지 1년이 채 안 됐다”고 응답한 사람이 44%로 가장 높았다. 해외 직구를 처음 경험할 때 산 품목은 ‘의류·신발’(28%)이나 ‘의약품·건강보조식품’(20%)이었다. 국내 가격보다 싸거나 해외에서만 살 수 있는 제품이 많은 의류나 신발을 직구로 주로 구매했다. 고민을 많이 하고 구매하는 ‘전자·가전제품’(12%)이 뒤를 이었다. 해외 직구를 이용할 때는 ‘아이허브’(23%) ‘아마존’(13%) 등의 웹사이트를 가장 많이 이용했으며, 구매한 품목을 배송 받을 때는 배송대행업체를 이용하는 것보다 ‘해외직접배송’(42%)을 선호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거침없이 질주하던 코스닥시장이 이틀 연속 급락하며 23일 700 선이 무너졌다. 올해 들어 30% 이상 급등한 코스닥지수는 ‘가짜 백수오’ 파문에 전날 장중 5% 넘게 폭락한 데 이어 이날도 한때 2%대로 하락하며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다. 단기 과열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한꺼번에 드러나면서 당분간 코스닥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3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0.86포인트(1.54%) 떨어진 692.48로 장을 마쳤다. 7년여 만에 탈환했던 700 고지를 5거래일 만에 내준 것이다. 오전 한때 2% 넘게 급락하며 690 선 아래로 밀려나기도 했다. 가짜 백수오 제품 판매 의혹이 불거지며 전날 코스닥시장 폭락을 촉발시킨 바이오업체 내츄럴엔도텍은 이틀째 하한가로 추락했다. 한국소비자원과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내츄럴엔도텍은 이날 긴급 콘퍼런스 콜을 열고 미국, 홍콩, 일본 등 해외 투자자들에게 자사 입장을 밝혔지만 주가 하락을 막을 수 없었다. ‘대장주’ 셀트리온이 4.8% 떨어진 것을 비롯해 다른 바이오·제약업체들도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코스닥시장이 실적 확인 없이 유동성과 성장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단기 급등한 탓에 일부 기업의 악재에 시장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그동안 코스닥시장 과열에 부담을 느끼던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내츄럴엔도텍 사태와 맞물려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코스닥시장이 당분간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코스닥의 신용거래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주가가 4∼5%씩 하락하면 못 견디고 매도하는 투자자가 늘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승 추세 자체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주식전략팀장은 “초저금리 시대의 풍부한 유동성과 기업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기 때문에 일시적 조정 과정을 거친 뒤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코스피는 13일째 ‘사자 행진’을 이어간 외국인의 순매수세에 힘입어 1.38% 오른 2,173.41로 마감했다. 정임수 imsoo@donga.com·김성모 기자}
거침없이 질주하던 코스닥지수가 이틀 연속 급락하며 23일 700선이 무너졌다. 올해 들어 30% 이상 급등한 코스닥지수는 ‘가짜 백수오’ 파문에 전날 장중 5% 넘게 폭락한 데 이어 이날도 한 때 2% 이상 하락하는 등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다. 단기 과열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당분간 코스닥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반면 코스피는 1% 넘게 오르며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23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0.86포인트(1.54%) 떨어진 692.48로 장을 마쳤다. 7년여 만에 탈환했던 700 고지를 5거래일 만에 내준 것이다. 오전 중에는 한때 2% 넘게 급락하며 690선 아래로 밀려나기도 했다. 가짜 백수오 제품 판매 의혹이 불거지며 전날 코스닥 폭락을 촉발시킨 바이오업체 내츄럴엔도텍은 이틀째 하한가로 추락했다. 한국소비자원과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내추럴엔도텍은 이날 오전 긴급 컨퍼런스콜을 열고 미국, 홍콩, 일본 등 해외 투자자들에게 자사 입장을 밝혔지만 주가하락을 막을 수는 없었다. ‘대장주’ 셀트리온이 4.8% 떨어진 것을 비롯해 다른 바이오·제약업체들도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그 동안 코스닥시장이 실적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동성과 성장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단기 급등한 탓에 일부 기업의 악재에 시장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그동안 코스닥 과열에 부담을 느끼던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내츄럴엔도텍 사태와 맞물려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코스닥시장이 당분간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코스닥시장에 신용거래가 늘었기 때문에 주가가 4~5%씩 하락하면 못 견디고 매도하는 투자자가 늘 수밖에 없다”며 “과열됐던 시장이 식는 과정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승 추세 자체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주식전략팀장은 “초저금리 시대의 풍부한 유동성과 기업실적 개선 기대감이 여전하기 때문에 일시적 조정과정을 거친 뒤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코스피는 13일째 ‘사자 행진’을 이어간 외국인의 순매수세에 힘입어 전날보다 29.52포인트(1.38%) 오른 2,173.41로 마감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1356조49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갈아 치웠다.김성모 기자mo@donga.com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갱년기 여성의 건강 증진과 탈모 치료에 좋다고 알려진 토종 약초 백수오로 만든 제품 대부분이 ‘가짜’라는 발표가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서울 서부지방검찰청, 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과 공동으로 시중에 유통 중인 32개 백수오 제품의 진위를 조사한 결과, 실제 백수오를 사용한 제품은 3개에 불과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3개 제품의 제품명은 모두 ‘백수오가루’이며 제조사는 ‘한밭식품’ ‘건우’ ‘감사드림’이다. 나머지 29개 제품 중 21개(65.6%)는 백수오가 아닌 이엽우피소(異葉牛皮消)만을 원료로 사용(12개·37.5%)하거나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를 혼합해 제조(9개·28.1%)한 것으로 드러났다. 8개 제품(25%)은 백수오를 원료로 사용한 것으로 표시돼 있었으나, 백수오 성분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엽우피소는 백수오와 주요 성분이 다른 식물로 간독성·신경쇠약·체중감소 등 부작용을 유발하는 등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식품용도 사용이 금지돼 있다. 한편 소비자원 발표로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9위였던 ‘대장주’ 내츄럴엔도텍의 주가가 가격 제한폭까지 하락했다. 백수오 제품 원료를 생산하는 이 회사의 주가는 전날보다 1만2900원(14.90%) 떨어진 7만3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재수 내츄럴엔도텍 대표는 보도 자료를 내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공인된 방법으로 조사했을 때는 (자사 제품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았다”며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는 단가 자체가 비슷해 이엽우피소를 백수오 대신 쓸 이유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은 “내츄럴엔도텍 제품의 원료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 이엽우피소가 검출됐지만 업체가 자발적 회수를 거부해 22일 오전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김성모 mo@donga.com·정임수 기자}

국내 제약회사들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글로벌 업체의 투자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3월 신약 개발업체의 특허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허가-특허 연계제도’를 시행하는 등 R&D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음에도 아직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은 더딘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동아일보가 국내 10대 제약회사(매출액 기준)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업체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평균 10.8%로 집계됐다. R&D 비중과 규모 모두에서 수위에 오른 회사는 매출액(5820억 원)의 26.2%인 1525억 원을 투자한 한미약품이었다. 한미약품은 최근 수년간 R&D 투자 규모를 늘려왔다. 그 결과 지난달에는 글로벌 제약회사인 일라이릴리와 국내 제약업체로서는 최대 규모인 7800억 원 상당의 신약 수출 계약을 맺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LG생명과학(19.5%), 종근당(13.7%), 대웅제약(12.3%) 등도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렇지만 국내 10대 제약사들의 R&D 투자 비중은 글로벌 제약회사들과 비교할 때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다. 유럽연합(EU)이 지난해 12월 펴낸 전 세계 주요 기업의 R&D 비용(2013년 기준) 분석 자료를 보면 노바티스, 화이자 등 글로벌 10대 제약회사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평균 14.5%에 이른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노바티스는 매출액의 17.1%인 71억7400만 유로(약 8조3218억 원)를 R&D에 썼다. 미국에 본사가 있는 일라이릴리도 매출액의 23.9%인 40억1100만 유로(약 4조6528억 원)를 R&D에 투자했다. 게다가 국내 상위 업체 중 일부는 매출의 5%에도 못 미치는 비용을 R&D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5210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매출의 1.1%인 59억 원만 R&D에 투자했다. 제일약품도 매출(5127억 원)의 3.3%인 168억 원을 투자하는 데 그쳤다. 이들과 비슷한 규모의 매출(5441억 원)을 기록한 종근당이 747억 원을 쓴 것과 대비된다. 특히 광동제약은 정부로부터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돼 세금 감면 및 약값 우대, 연구개발비 지원 등의 혜택을 받고 있지만 R&D 비중은 낮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광동제약 관계자는 “(음료 사업 등을 제외하면) 제약 분야에서 매출의 5%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현재 임상을 진행 중인 신약도 있는 등 제약 분야 R&D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해명했다. 제약업계 안팎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R&D 비중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올 3월부터 시행된 허가-특허 연계제도는 오리지널 약을 만든 회사의 특허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복제약(제네릭)을 먼저 개발해 오리지널 약 제조사와의 특허 소송에서 이긴 업체에도 독점 판매권 등의 혜택을 준다. 그만큼 R&D의 중요성이 커진 것이다. 하지만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해 말 발간한 ‘2014년 제약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상장 제약사들의 2013년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평균 7.2%에 그친다. EU가 집계한 세계 1000대 기업에 포함된 제약회사 294곳 평균치(14.4%·2014년 기준)의 절반 수준이다. 이재국 한국제약협회 커뮤니케이션실장은 “국내 업체들이 좋은 약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며 “R&D는 국내 제약회사의 생존을 가늠하는 문제”라고 말했다.김성모 mo@donga.com·박창규 기자}
‘병아리 10마리’로 시작한 하림이 재벌 반열에 오른다. 2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내년 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에 편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4조3000억 원 규모인 하림그룹의 자산총액은 6월로 예정된 팬오션(해상운송업체) 인수가 끝나면 공정위의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인 5조 원을 넘어서게 된다. 하림그룹은 하림과 천하제일사료, 선진, 팜스코, NS홈쇼핑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현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돼 있는 곳은 삼성그룹과 LG그룹 등 총 61곳이다. 대기업집단 편입은 상호 출자 제한 등의 규제로 이어지지만, 재벌 반열에 올랐다는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하림그룹은 특히 작은 닭고기 가공업체에서 시작해 대기업 신화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58)이 열한 살 때 외할머니가 사준 병아리 10마리로 시작해 사업의 종잣돈을 만든 이야기는 매우 유명하다. 그는 병아리를 키워 시장에 내다판 돈으로 초등학교 6학년 때 돼지 18마리를 사들였고, 고등학교 때는 농장을 운영했다. 이후 닭고기 가공공장과 사료공장 등을 지은 뒤 점차 사업을 확장해 오늘날의 하림그룹을 일궜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팬오션 인수는 기존 사업인 축산·사료업의 연장선”이라며 “팬오션을 통해 곡물 유통업에 진출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그룹와이, 커피믹스 형태 꿀 포장제품 출시종합디자인 업체인 그룹와이(GROUP Y)는 국내 양봉농가와 손잡고 휴대하기 편한 포장지에 담은 꿀 ‘꼬뜨미엘’(프랑스어로 달콤한 언덕이라는 뜻)을 선보였다고 19일 밝혔다. 꼬뜨미엘은 아카시아, 밤, 야생화 꿀 등을 일회용 커피믹스 형태로 포장한 제품이다. 1봉에 15g이 담기며 100% 국내산 벌꿀을 이용했다. 편석훈 그룹와이 대표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고 피부에 바를 수도 있다”며 “꼬뜨미엘을 선보인 것을 계기로 국산 천연벌꿀의 효능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070-8277-7000■ LG CNS, 콜롬비아서 ICT 성공 사례로 소개18일 박근혜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 일정에 포함된 ‘한국-콜롬비아 비즈니스포럼’에서 LG CNS가 추진 중인 ‘보고타 교통카드 시스템’ 사업이 ‘정보통신기술(ICT) 협력방안’의 주요 성공 사례로 발표됐다. LG CNS는 교통 환경이 열악했던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2011년 3200억 원 규모의 교통카드 사업 국제 입찰을 따내 한국산 교통카드단말기와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설치했다. 현재 26개 터미널과 버스 7700대에 시스템을 구축했다. 앞으로 1년 안에 총 151개 터미널과 버스 1만2000대에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크린토피아, 23일 창업설명회 열어세탁 전문 프랜차이즈인 크린토피아는 23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퇴계로 충무아트홀에서 창업 설명회를 연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크린토피아 홈페이지(www.cleantopia.com)나 전화(1577-4560)를 통해 문의하면 된다.■ 상의, 칠레-브라질서 비즈니스 포럼대한상공회의소는 22일(현지 시간)과 24일 칠레와 브라질에서 각각 비즈니스포럼을 연다고 19일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남미 4개국을 방문한 기간에 맞춰 경제협력을 다지기 위한 자리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경제5단체장과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등 국내 기업인 100여 명이 두 포럼에 모두 참석한다.}

진짜 재래돼지를 찾아서 8일 오후 1시 강원 홍천군 화촌면 구성포리. 진짜 재래(토종)돼지가 있다는 ‘산우리 재래돼지 농장’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구불구불한 자갈길을 차로 한참 달렸더니 길 끝 산자락에 있는 축사와 집이 보였다.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는 인적 드문 곳. 멀리서 얼룩덜룩한 개만 열심히 짖었다. 꼬리를 치는 것을 보니 반기는 것 같기도 했다. “멀리 오셨는데 어떡해요. 재래돼지 몇 마리 안 남았는데….” 농장 주인 윤영배 씨(49)는 기자를 보자 마냥 안쓰러워했다. 그는 2000년대 초 12마리로 재래돼지 사육을 시작해 한창때는 3000마리까지 불렸던 사람이다. 씨돼지 12마리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재래돼지 복원 사업의 일환으로 1988년 전국을 돌며 찾아낸 개체들이었다. “2000년대 초 고성, 영월, 화천, 홍천 4곳에서 35개 농가가 재래돼지를 받아 키웠어요. 그때는 흑돼지로 유명한 일본 가고시마(鹿兒島)처럼 강원도에서도 재래돼지 사육업을 크게 키우려 했습니다.” 그는 2008년 6월 ‘재래돼지’ 혈통 등록을 했다. 버크셔나 두록 같은 외래 돼지 품종과 자신이 키우는 돼지의 DNA가 다르다는 것을 정부로부터 인정받은 것이었다. 품종의 특징이 문헌에 나오는 고유의 우리 돼지와 같다는 점도 증명됐다. 2009년 8월에는 축산과학원과 공동연구 및 기술지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재래돼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던 시기였다.한국인과 닮은 돼지 재래돼지의 생김새 이야기가 나오자 윤 씨가 “직접 봐야 안다”며 기자의 팔을 잡아끌었다. 축사로 가는 길, 퀴퀴한 돼지 분뇨 냄새 때문에 미간에 주름이 생겼다. 하지만 축사에 들어선 순간 깜짝 놀랐다. 날씬한 돼지라니…. 돼지들은 놀란 기자를, 기자는 윤 씨를 바라봤다. “아∼ 토종은 원래 안 뚱뚱해요. 얘들이 자기보다 덩치가 큰 사람이 오면 놀라서 쳐다봐요.” 몸길이가 1m도 채 안 되는 재래돼지들은 새치나 반점 하나 없이 새카맸다. 꼬리는 ‘삭제’를 뜻하는 원고지 교정부호처럼 말려 있었다. 쫑긋 선 귀 사이로 아담한 코가 보였다. 아주 귀여운 외모였다. “이마에 ‘내천(川) 자’ 주름이 있는 게 특징인데 작고 이목구비가 오밀조밀한 게 한국인하고 닮았어요. 외래종은 덩치가 크고 코도 커다란 것이 외국 사람 같고.” 우리나라의 재래돼지는 만주 지역에서 서식하던 돼지 중 이동이 쉬운 소형종이 2000여 년 전 고구려 시대에 들어와 정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20년 발간된 ‘조선농업편람’에는 “재래돼지는 털이 흑색으로 체격이 왜소하고 체중은 22.5∼32.5kg이며 비만성은 없으나 체질은 강건하다”고 되어 있다. 조선왕조실록(세종 27년·1445년 1월 18일)에는 ‘의정부에서 요동 돼지를 들여와 사육할 것을 건의하다’란 대목이 있다. ‘전에 기르던 제사 소용의 중국 돼지는 토종과 잡종이 되어 몸이 작고 살찌지 않아서 제향에 합당하지 아니하오니, (요동에 들어가는 사람이) 사 가지고 오게 하사이다’란 내용이다. 재래돼지는 덩치는 작지만 잘생긴 외모만큼 맛이 좋다. 윤 씨는 “일반 사람들이 구별할 수 있을 만큼 맛에서 차이가 난다”고 이야기했다. 육질이 쫄깃하고 고소한 것이 특징으로 고기를 얼렸다 녹여도 맛이 좋다. 그는 “재래돼지는 근섬유(근육을 구성하는 단위)가 가늘어서 고기가 질기지도, 퍽퍽하지도 않다”며 “보통 질겨서 구이용으로 쓰지 않는 뒷다리도 구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맛이 좋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축산과학원에 따르면 재래돼지 고기에는 감칠맛을 내는 아미노산인 글루탐산(3.3%)이 개량돼지(2.5%)에 비해 많이 포함돼 있다. 홍준기 축산과학원 연구사는 “(재래돼지는) 지방 마블링이 굉장히 좋게 나온다”며 “쉽게 말해 육질이 뛰어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도축 비용도 2배 하지만 재래돼지를 둘러싼 현실은 그다지 밝지 않다. “돈이 안 돼요. 지금은 싹 망하고 저희 농장 하나 남았어요. 저희도 돼지가 300마리도 안 됩니다.” 윤 씨는 호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손에 쥔 채 말을 이었다. 재래돼지를 키우던 농가들은 수익성이 낮아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일부 농가는 기르던 재래돼지를 외래 품종의 돼지와 교배시키기도 했다. 현재 순종 재래돼지 종자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소수에 불과하다. 이런 심각성 때문에 문화재청은 올해 3월 제주 흑돼지를 천연기념물 제550호로 지정했다. 제주 흑돼지는 산우리 농가의 재래돼지와 같은 품종이다. “수입은 내지도 못하고 1년에 1억 원씩 쏟아 부었어요. 쉬는 날도 없이 사명감 가지고 했는데… 저도 그만 접을까 고민 중입니다.” 재래돼지의 수익성이 좋지 않은 이유는 품종의 특성과 관련이 깊다. 외래종이나 잡종은 5, 6개월이면 110∼120kg로 크는데 재래돼지는 50∼60kg으로 키우는 데 7개월이 걸린다. 게다가 외래 품종 1마리분의 고기를 얻으려면 2마리를 도축해야 한다.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윤 씨에 따르면 흰색 외래 품종 돼지의 마리당 가격은 40만 원 정도다. 재래돼지는 한 마리에 30만 원 안팎이다. 그는 “kg당 농장 출하가격으로 보면 재래돼지가 1.5∼2배 비싸다”며 “여기에 도축 비용이 추가로 붙는다”고 말했다. 이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강남의 유명 식당도 다 가봤지만 가격이 안 맞아 팔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게다가 재래돼지의 털은 해외 품종 돼지보다 굵고 깊게 박혀 있어 도축 온도가 다른 돼지보다 3도가량 높아야 털이 제거되는 걸림돌도 있다.지속적인 품종개량 필요 전문가들은 “경제성에 상관없이 고유한 재래돼지의 품종은 지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축산과학원의 김영화 박사는 “경제성은 맞지 않더라도 재래종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을 보존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품종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재래종은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기초 소재’ 역할을 하기도 한다. ‘재래’나 ‘토종’이라는 단어에는 “수천 년 세월을 거쳐 한반도에 내려져 온 품종”이라는 문화적 가치도 담겨 있다. 축산업계는 재래돼지의 맛을 유지하면서 크기를 키우는 방향으로 개량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육질이 좋고 질병에도 강한 재래돼지의 장점은 살리면서 수익성과 연관된 크기와 성장 속도 문제를 해결하는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행히 이런 노력의 결과가 최근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축산과학원이 개발한 개량종 ‘난축맛돈’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돼지는 외래종 돼지와 달리 몸 전체의 마블링이 좋아 삼겹살과 목살뿐 아니라 모든 부위를 구이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사실 우리가 지금까지 한우에 비해 돼지의 육종에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한우는 지속적인 품종 개량 덕분에 1974년 290kg이었던 평균 몸무게(18개월령 수소)가 2015년 현재 550∼560kg으로 불어났다. 돼지 종자 개발은 주로 ‘한방돼지’나 ‘마늘돼지’, ‘녹차돼지’ 등 사료를 이용해 맛있는 돼지를 만들기 위한 노력 중심으로만 이뤄졌다. 한 돼지 농가 주인은 “먹이로는 돼지의 맛을 차별화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 요즘은 품종에 신경을 많이 쓴다”며 “이제는 ‘종의 전쟁’에 신경 써야 할 때”라고 말했다. 어찌 됐든 정부에서도 재래돼지의 품종을 지키면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홍천=김성모 기자 mo@donga.com}

우리가 ‘토종 흑돼지’ 또는 ‘재래돼지’라고 쓴 간판을 내건 식당에서 맛본 고기는 진짜 토종 돼지였을까. 사실 우리가 먹는 돼지 중 순수한 토종은 거의 없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흑돼지 고기는 토종과 서양 품종의 교배종이다. 간혹 서양 흑돼지를 토종이라고 파는 경우도 있다. 홍준기 연구사는 “기념물로 등록된 제주흑돼지나 혈통 등록된 재래돼지는 고기로 유통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일제강점기와 근대화를 거치며 순수 혈통의 흑돼지는 점차 사라졌다. 1927년 조선총독부가 발행한 ‘권업모범장 성적요람’에는 “조선의 재래돈은 성숙이 늦고 비만성이 결핍해 경제가치돈 중 최열등하여 이를 개량하는 것이 필요”라고 쓰여 있다. 조선총독부는 토종 돼지를 개량하는 것보다 해외에서 신품종을 수입하는 길을 택했다. 그 덕분에 양돈업의 수익성은 높아졌지만 토종 종자의 보존 필요성이나 토종의 문화적 중요성은 깡그리 무시됐다. 총독부는 1920년대 초반부터 일본 도쿄(東京)에서 버크셔 잡종을 들여오기 시작했다. 몸 빛깔이 하얀 돼지 품종인 요크셔도 도입돼 교배가 이뤄졌다. 이후 1970년대 양돈업이 규모를 갖추기 시작하면서 외래 품종들이 크게 확산됐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먹는 돼지 품종은 요크셔 또는 교잡종 ‘LYD’다. LYD는 흰 돼지인 랜드레이스와 요크셔를 교배시켜 낳은 암퇘지를 두록 품종 수퇘지와 다시 교배시켜 나온 돼지를 의미한다. 이를 ‘3원 교접’이라고 한다. 3원 교접 등의 방법으로 교잡을 하면 잡종강세 때문에 돼지가 질병에 강해져 사육하기 쉽다. 양돈 전문가들은 “외래종 돼지를 토종이라고 속여 파는 것은 문제이지만 무작정 토종이 좋다거나 교잡종은 맛이 떨어진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한다. 교잡은 경제성뿐 아니라 고기 맛도 고려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은 자국의 품종에 해외 품종을 교잡시켜 우수한 품질의 돼지를 육종해 왔다. 다만 순수한 우리 돼지고기 맛을 쉽게 볼 수 없다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 아쉬울 따름이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기업들의 신규 채용 규모가 줄어 취업이 어려워진 가운데 대졸 신입 직원들의 연봉까지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온라인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국내 기업 404곳의 올해 대졸 신입 직원 평균 연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3149만 원) 대비 3.2% 줄어든 3048만 원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이 조사는 대기업 146개사, 중소기업 197개사, 공기업 20개사, 외국계 기업 41개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기본 상여금은 포함하고 인센티브는 제외했다. 이처럼 신입 직원의 연봉이 줄어든 것은 조사 대상 중 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신입 직원 급여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신입 직원의 올해 연봉은 2490만 원으로 지난해(2580만 원) 대비 3.5% 감소했다. 반면 대기업과 공기업, 외국계 기업 신입 직원의 올해 평균 연봉은 모두 올랐다. 대기업 대졸 신입 직원의 평균 연봉은 평균 3773만 원으로 지난해(3707만 원)보다 1.8% 인상됐다. 이는 중소기업 신입 직원 평균 연봉의 1.5배다. 공기업의 올해 신입 직원 연봉은 평균 3125만 원으로 지난해(3005만 원)보다 4% 올랐고 외국계 기업의 신입 직원 연봉(3110만 원)은 지난해(2980만원)보다 4.4% 올랐다. 업종별로는 금융권의 신입 직원 평균 연봉(4082만 원)이 가장 높았다. 자동차(3988만 원), 제조업(3840만 원), 조선중공업(3840만 원), 전기전자(3820만 원)가 뒤를 이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센터)에서 열리는 ‘제34회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에 참가할 업체를 선착순 모집한다고 15일 밝혔다. 박람회 준비 주무를 맡은 이명훈 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산업분과위원장은 “이번 박람회는 창업시장의 불황을 고려해 부스 장식을 없애고 기본부스만으로 전시장을 통일해 참가 업체들의 비용 부담을 줄인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박람회에서는 ‘우리 농산물과 함께해요’라는 주제의 부대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참가 희망 업체는 17일부터 온라인 홈페이지(ikfaexpo.kr)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문의 02-3471-8135∼8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