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캔커피로 즐기는 풍성한 커피향… ‘캔브랜드 1위’ 조지아 고티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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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가 개발한 고티카

숀 스테이먼 박사는 하와이 대학에서 ‘커피 재배 및 향미평가’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세계적인 커피석학으로서 현재 SCAA(美 스페셜티커피협회) 기술위원, Daylight Mind 커피연구소 최고과학임원, 코페아 커피 컨설팅 CEO로 활동하고 있다.
숀 스테이먼 박사는 하와이 대학에서 ‘커피 재배 및 향미평가’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세계적인 커피석학으로서 현재 SCAA(美 스페셜티커피협회) 기술위원, Daylight Mind 커피연구소 최고과학임원, 코페아 커피 컨설팅 CEO로 활동하고 있다.
대기업에 다니는 서민원 씨(28)는 커피 맛을 잘 모른다. 아메리카노든 캔 커피든 봉지 커피든 가리지 않고 마신다. 사실 아메리카노를 마시기 시작한 지도 얼마 안 됐다. ‘우아하게 커피 향을 즐기면서 맛을 보는 멋스러움이라고는 통 없는 이공계 공대남 출신’이다. 참고로 기자는 ‘공대남’을 폄하하려는 의도가 절대로 없다. 그가 직접 한 말이었을 뿐이다.

이 멋도 없고 맛도 모른다는 공대남이 기자의 절친한 친구다. 그런데 그가 최근 대뜸 전화해 “커피 맛을 알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커피 좀 만든다 하는 카페를 데려가도 “시다” “쓰다”만 연발하던 그가 요즘 푹 빠져 있는 커피는 조지아의 ‘고티카’ 캔 커피였다.

사실 아메리카노를 밥보다 사랑하는 기자는 캔 커피에 대한 반감이 있는 편이다. 그래서 처음 서 씨의 이야기를 듣고 굉장히 시큰둥한 반응부터 보였다. 속으로는 ‘결국 네가 단맛에 굴복 했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내민 고티카를 맛본 뒤 편견이 깨졌다. 뚜껑을 여는 순간, 커피를 갓 볶았을 때 나는 은은하고도 고소한 커피 향이 풍겼다. 게다가 맛도 좋았다. 묵직하지만 느끼하지 않고, 상큼하지만 시지 않았다. 특히 목 넘김이 굉장히 부드럽다.

알고 보니 고티카는 쉽게 개발된 제품이 아니었다. 코카콜라사(社)는 ‘고티카’를 내놓는 데 상당한 공을 들였다고 한다. 원래 세계 캔 커피 브랜드 중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조지아는 커피 재배부터 에스프레소를 추출해 캔 커피로 만드는 전 과정을 ‘팜 투 컵(Farm to Cup·농장에서 컵까지라는 뜻)’이라고 부르고, 어느 한 과정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이번 제품을 만들 때는 향에 굉장한 신경을 썼다고 한다. 보통 커피를 만들 때는 어느 정도 향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이는 커피를 내리고 한참 뒤에 향을 맡아보면 안다. 그만큼 캔 커피에 향을 고스란히 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코카콜라는 풍성한 향을 담은 고티카를 만들기 위해 고산지 생두만을 사용했다. 안데스산맥 고산지대의 커피 밭에서 자라는 이 생두는 향이 풍성하기로 유명하다. 고도가 높은 고산지대는 큰 일교차로 커피체리가 천천히 숙성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 때문에 생두가 단맛이 좋고 향기가 풍성하다. 게다가 이 커피체리 중에서도 고품질의 원두를 찾아 직접 손으로 골라내 제품을 만들고 있다.

코카콜라는 보존과 운송에도 높은 비용을 투자했다. 수확한 생두의 끈적끈적한 점액질을 깨끗하게 닦아낸 뒤 충분히 건조될 수 있도록 습식가공 방법을 거치고 있다. 이후에는 생두가 변질되지 않도록 14도의 저온 컨테이너로 이동시킨다. 고비용을 들여 커피를 저온 컨테이너로 운송하는 것은 흔치 않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렇게 옮겨진 커피 원두는 조지아의 높은 ‘블렌딩’ 기술을 통해 제품화되는데 볶은 지 하루를 넘기지 않은 원두만 사용하고 있다. 이 역시 풍성한 향을 담기 위함이다.

세계적인 커피석학인 숀 스테이먼 박사도 커피 향의 중요성에 대해 말한 바 있다. “인간이 혀로 느낄 수 있는 맛은 고작 다섯 가지뿐이지만 향은 수천 가지다. 커피 역시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향이 얼마나 다채로운지 봐야 한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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