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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다림 끝에 막이 오른 프로야구는 개막전부터 진기록이 쏟아졌다. 한화 외국인 투수 서폴드(30)가 화끈하게 서막을 열었다. 한화 에이스 서폴드는 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시즌 공식 개막전 SK와의 경기에서 9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3-0 완봉승을 기록했다. 30명의 타자를 상대로 공 101개를 던져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서폴드는 외국인 선수 최초 개막전 완봉승의 주인공이 됐다. 한화 구단에서는 2002년 송진우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KBO리그 전체에서는 2005년 삼성 배영수(현 두산 코치) 이후 15년 만이다. 리그 통산 9번째 기록이다. 서폴드의 호투에 힘입어 이날 경기는 2시간 6분 만에 끝나 역대 개막전 최단 시간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종전 기록은 2000년 4월 5일 해태와 두산이 잠실구장에서 기록한 2시간 11분이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길었던 개막전 9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한화는 2010년대 들어 개막전에서 웃어 본 적이 없다. 2010시즌부터 지난해까지 9시즌 연속(2014시즌 우천 취소) 개막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2011, 2012시즌에는 에이스 류현진(현 토론토)을 등판시키고도 개막전 승리를 수확하지 못했다. 서폴드는 KBO리그 데뷔 시즌인 지난해 12승 11패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호주 출신 서폴드는 입국 뒤 2주간 자가 격리를 거치느라 시즌 준비가 늦었다. 그럼에도 한용덕 한화 감독은 2년 연속 서폴드에게 개막전 마운드를 맡기며 신뢰를 보냈다. 7회말 2사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1루를 밟지 못할 정도로 압도적인 피칭을 했다. 커브, 체인지업, 투심패스트볼, 컷패스트볼을 고루 섞어가며 타자를 요리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8km를 기록했다. 7회말 2사 후 최정에게 볼넷, 로맥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잠시 흔들렸지만 후속 타자 한동민을 땅볼 처리하며 스스로 불을 껐다. 경기 뒤 서폴드는 “퍼펙트와 노히트노런이 날아갔을 때 다소 아쉬웠지만 팀이 승리했기 때문에 만족스럽다. 1승에 들뜨기보다는 팀이 더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시즌 첫 홈런의 주인공은 LG의 캡틴 김현수(32)였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 3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김현수는 3회말 2사 상황에서 왼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쳤다. 두산 1선발 알칸타라의 시속 153km 바깥쪽 높은 패스트볼을 밀어 쳐 비거리 105m짜리 아치를 그렸다. LG는 이날 두산에 8-2로 승리했다. LG 선발 차우찬(33)이 6이닝 3피안타(1홈런) 2볼넷 7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LG가 개막전에서 두산을 상대로 이긴 건 MBC 청룡 시절이던 1989년(5-1 승리) 이후 31년 만이다. 신임 허문회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KT와의 경기에서 외국인 타자 마차도가 역전 3점 홈런을 포함해 혼자 4타점을 올린 데 힘입어 7-2로 승리했다. 역시 사령탑 데뷔전을 치른 키움 손혁 감독도 신임 맷 윌리엄스 감독이 이끈 KIA를 상대로 11-2의 대승을 거뒀다. 한편 ESPN이 개막 전 눈여겨볼 선수로 꼽았던 김하성과 박병호(이상 키움), 강백호(KT), 김재환(두산), 나성범(NC) 등은 모두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강홍구 windup@donga.com / 인천=조응형 기자}

“저는 할 줄 아는 게 배구밖에 없었어요. 하고 싶은 것도 배구밖에 없었고. 그렇게 묵묵하게 걸어오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초등학교 5학년 때 배구를 시작해 선수생활만 29년. 코트가 지긋지긋해질 때도 됐건만 그는 여전히 배구를 이야기했다. 그렇게 그는 배구 인생의 전환점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번 주) 선수단이 소집되면 코치로서의 삶이 시작되는데 벌써부터 설레요.” 여자 프로배구의 ‘우승 청부사’ 이효희(40·사진)가 정든 유니폼을 벗는다. 실업리그 시절인 1998년 KT&G(현 KGC인삼공사)에서 데뷔한 그는 V리그 원년인 2005시즌을 시작으로 2008∼2009시즌 흥국생명, 2012∼2013시즌 IBK기업은행, 2017∼2018시즌 한국도로공사까지 소속팀 4곳에서 모두 한 번씩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올 시즌 뒤 4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던 이효희는 이적이 끝내 불발되면서 은퇴를 선언했다. 도로공사에서는 코치로 제2의 배구인생을 시작한다. 이효희는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은퇴 결정을 하기까지 딱 하루만 힘들어했다. 내 나이면 진작 은퇴를 했어도 여러 번을 했을 나이”라며 애써 밝은 목소리를 냈다. 시즌 종료 뒤 휴식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그는 “그동안 나이 차 많이 나는 후배들과 지내면서 장난도 많이 쳤는데 수위를 어떻게 낮춰야 할지 고민이다. 애들이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기분이 어떨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은퇴가 공식 발표되기 전 한 팬의 사인 요청을 받았다는 이효희는 평소 같이 쓰던 ‘NO.5’나 ‘배구선수’ 없이 이름 석 자만을 적으며 은퇴를 실감했다고 한다. 이효희는 V리그에서 통산 15시즌(2010∼2011시즌 소속팀을 찾지 못해 잠정 은퇴)을 뛰며 역대 가장 많은 1만5401세트를 기록했다. 2013∼2014시즌, 2014∼2015시즌 연달아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은퇴 소식을 알리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4차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세리머니 사진을 함께 올린 이효희는 “4개 팀 모두 나에게 각별한 의미다. KT&G가 내게 친정이라면 흥국생명은 화려함으로 기억된다. 김연경 같은 좋은 공격수들을 만났다. 당시 신생팀이었던 IBK기업은행에선 어린 선수들을 다독여가며 우승을 했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그는 그동안 자신을 가르쳤던 많은 스승들도 떠올렸다. 이효희는 “스스로 보기에 나는 배구를 잘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후천적 노력형인 내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좋은 지도자들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아무래도 돌아가신 황현주 감독님이 많이 생각난다. 다른 선생님들과 달리 직접 찾아뵐 수 없기에 마음으로 감사 기도를 했다”고 말했다. 이효희는 고 황 감독과 한일전산여고, 흥국생명에서 인연을 맺었다. 도로공사는 다음 시즌 안방 주말 경기에서 이효희의 은퇴식을 열 예정이다. 은퇴식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묻자 내내 차분하던 이효희의 목소리가 떨렸다. “최대한 짧게 말할 거예요. 길게 하면 울 것 같으니까.” 우승 청부사는 그렇게 정든 코트와 이별하고 있었다. ::이효희는…::▽생년월일: 1980년 8월 26일▽출신교: 수원초-수일여중-한일전산여고-대덕대 ▽신장: 173cm ▽프로 통산 기록: 15시즌 409경기 1만5401세트 560득점 193서브 ▽우승 기록: 정규리그 5회, 챔피언결정전 4회 (통합 우승 2회) ▽주요 수상: 2007∼2008시즌 세터상, 2008∼2009시즌 세터상, 2013∼2014시즌 정규리그 MVP(사진), 2014∼2015시즌 정규리그 MVP, 세터 부문 베스트7 ▽주요 국제대회: 2014 인천 아시아경기 금메달, 2016 런던 올림픽 8강,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동메달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토미 라소다 전 LA 다저스 감독은 “일 년 중 가장 슬픈 날은 야구 시즌이 끝나는 날”이라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일 년 중 가장 기쁜 날은 야구 시즌이 시작하는 날일 테다. 야구팬들이 고대해 온 그런 날이 다가온다. 2020시즌 KBO리그가 5월 5일 개막한다. 3월 28일 예정됐던 개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38일 미뤄졌다. 당분간 무관중으로 치러지지만 야구 경기가 열린다는 것 자체가 희망적이다. 국내 팬들의 눈만 그라운드에 쏠린 건 아니다. 야구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KBO리그에 주목하고 있다. MLB 역시 코로나19로 시즌이 올스톱 상태다. 코로나19 사태를 뚫고 문을 여는 KBO리그는 훌륭한 교본이 될 수 있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2일(현지 시간) ‘MLB는 코로나19 동안 KBO가 어떻게 야구를 재개하는지 지켜보게 될 것(MLB will be watching as KBO tries to bring back baseball amid coronavirus recovery)’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선보였다. 이 기사를 쓴 팀 브라운 MLB 칼럼니스트는 “미국에선 야구의 날이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에선 야구가 곧 열린다. 10개 구단으로 구성된 KBO리그가 다가오는 화요일(5일) 5개 구장에서 5경기를 치른다”고 구체적으로 소개한 뒤 “많은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국은 (코로나19 대처에서) 미국보다 적어도 몇 주, 몇 달 앞서 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MLB는 현재 직원 2명을 서울에 상주시키며 KBO의 대처 방안을 학습하고 있다. “MLB는 KBO와 주기적으로 접촉하며 어떻게 팬데믹에 대처하는지 배우게 될 것이다. MLB는 직원 배치나 미디어 관리, 보안, 경기장 운영 등 바이러스 예방과 보호를 위한 세부 사항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무관중 분위기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눈여겨보고 있다. 선수와 스태프들의 출입문을 하나로 통일하고, 침 뱉기나 하이파이브를 금지하는 등 관련 지침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했다. 지난달 열린 팀 간 연습경기에는 외국 취재진도 현장을 찾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국내 리그의 스타플레이어, 응원문화 등을 소개하는 기사들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MLB 구단들 또한 국내에 있는 스카우트에게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하는 등 국내 상황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미국 스포츠채널 ESPN은 KBO리그 중계권 협상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야후스포츠는 “MLB는 (KBO를 통해) 보고 배우고 스스로 전략을 짜게 될 것이다. 그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전 세계 야구계의 주목을 받게 된 KBO리그. 마지막까지 성공 사례로 거듭나기 위해 더욱 각별한 주의를 바란다. 강홍구 스포츠부 기자 windup@donga.com}

여자 테니스의 비너스 윌리엄스(40), 세리나 윌리엄스(39) 자매.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켄 그리피(70), 켄 그리피 주니어(51) 부자. 미 블리처리포트가 선정한 ‘유명 스포츠 가족’이다. 꼭 빼닮은 뛰어난 신체 능력, 탁월한 승부사적 기질. ‘스포츠 DNA’는 국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국 프로스포츠의 대표적인 스포츠 가족을 소개한다.○ 시상식 휩쓰는 ‘농구 대통령’의 두 아들 프로농구 간판스타로 성장한 허웅(27·DB)과 허훈(25·KT) 형제가 대표 케이스다. ‘농구 대통령’인 아버지 허재 전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55)의 유전자에 본인들의 노력을 더해 실력을 키웠다. 허 전 감독은 프로농구 TG삼보(현 DB)에서 뛸 당시 경기가 없는 날 집에 오면 아들과 장난감 농구 골대에 공을 넣는 게임을 하고 놀았다. 허 전 감독은 “사실 나는 아들에게 농구를 시킬 생각이 없었다. ‘운동을 시켰는데 잘하지 못하면?’이라는 걱정이 많았다. 두 아들이 엄마를 졸라서 농구를 했다. 지금이야 뿌듯하지만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삼광초에서 농구를 시작한 둘은 아버지가 졸업한 용산중·고를 거친 뒤 대학은 아버지(중앙대)와 달리 연세대를 졸업했다. 이들의 어린 시절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지도했던 이효상 DB 코치(전 용산고 감독)는 “정말 절묘하게 아버지의 능력을 반반씩 다르게 물려받았다. 형제지만 농구 DNA가 달라 각기 다른 장점을 살려주려고 지도 방법을 달리했다”고 말했다. 허웅은 가로채기에 이은 속공, 돌파 등이 아버지와 닮았다. 허훈은 승부욕, 여유, 경기 운영 능력에서 아버지의 모습이 보였다. 이 코치는 “허웅은 아버지의 DNA를 연습을 통해 자신의 몸속에 확실히 자리 잡게 한 ‘후천적 노력형’ 선수다. 허훈은 체력과 센스, 기술이 상당히 좋았다. ‘타고난 선수’의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아버지를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은 쪽은 허훈이다. 허 감독은 키가 188cm이고 허웅은 186cm, 허훈은 180cm. 허훈은 2019∼2020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1997∼1998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패하고도 챔프전 MVP를 차지했던 아버지에 이어 ‘부자 MVP’라는 진기록을 썼다. 허웅은 인기상을 수상해 겹경사를 맞았다. ○ 5분 차이로 태어난 슈퍼 쌍둥이, 이재영-이다영 프로배구에서는 여자부 흥국생명의 24세 쌍둥이 자매 이재영(178cm), 이다영(179cm)이 있다. 5분 차이로 먼저 태어난 언니 이재영은 레프트, 동생 이다영은 세터로 국가대표팀의 주전을 맡고 있다. 재영, 다영 자매의 뛰어난 운동신경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여자 배구 대표팀으로 뛰었던 어머니 김경희 씨(54)에게 물려받았다. 어머니 김 씨는 “어렵게 운동한 만큼 아이들은 운동을 시키지 않으려고 했는데 유치원 때만 봐도 애들의 몸놀림이 남달랐다. 타고난 기질은 어쩔 수 없다 싶었다”고 말했다. 키 170cm인 어머니를 닮아 초등학교 때부터 키가 컸다. 자매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나란히 배구를 시작했다. 현역 시절 왼손잡이 세터였던 김 씨는 “머리 회전이 빠른 게 다영이는 세터를 하면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감독님께 부탁해 오른손잡이인 다영이가 왼손을 쓰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배구에서 왼손잡이 세터는 2단 공격을 편하게 할 수 있는 등 장점이 있다. 김 씨는 “선배 언니들이 지금 다영이 폼이 현역 때 내 폼과 같다고 하더라. 세터치고 공격 시도를 많이 하는 모습도 내가 봐도 날 닮았다”고 말했다. 이재영은 어릴 때부터 어깨가 넓고 힘이 뛰어나 공격수를 맡았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이다영은 언니와 한팀에서 뛰기 위해 연봉 4억 원(옵션 1억 원)에 현대건설에서 흥국생명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역시 FA로 잔류를 선택한 이재영의 연봉은 6억 원(옵션 2억 원). 연간 자매가 버는 돈만 10억 원이다. 자매의 큰언니는 대학 시절까지 펜싱 선수를 했고, 남동생 이재현 군(17·188cm)은 남성고 배구부 2학년이다.○ 바람의 아들에 도전하는 바람의 손자 야구에서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 전 LG 코치(50)와 ‘바람의 손자’ 키움 이정후(22) 부자가 돋보인다. 이 코치가 일본 주니치에서 뛰던 1998년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난 이정후는 뛰어난 야구 센스, 타격 능력 등이 아버지를 쏙 빼닮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자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2017,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대표팀 코치와 선수로 한솥밥을 먹었다. 이 전 코치는 2002년 부산에서, 이정후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각각 우승하면서 부자 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라는 진기록도 세웠다. 5일 개막하는 KBO리그에서 이정후가 아버지를 넘어 200안타의 대기록을 세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전 코치의 최다 안타 기록은 1994년 196안타(역대 3위), 이정후는 2019년 193안타(역대 공동 5위)다. 200안타 돌파는 2014년 서건창(201안타)이 유일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문은 늘 열려 있습니다.”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의 신영철 감독은 항상 이렇게 말한다. 언제든 적극적으로 트레이드를 추진할 생각이 있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는 KB손해보험과 3 대 3 트레이드를 하는 등 꾸준히 트레이드를 추진해왔다. 29일에는 삼성화재와 4 대 3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우리카드가 세터 노재욱(28), 김광국(33), 레프트 황경민(24), 센터 김시훈(33)을 내주고 삼성화재에서 뛰었던 레프트 류윤식(31), 송희채(28), 세터 이호건(24)을 받는다. 지난주 신 감독과 고희진 삼성화재 신임 감독이 만난 자리에서 트레이드가 추진됐다. 우리카드는 류윤식을 통해 리시브 라인을 강화하겠다는 계산이다. 군 복무를 앞둔 송희채는 차후 팀의 주포인 나경복(26)의 군 복무 시 대체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터 이호건은 하승우(25)와 주전 경쟁을 펼친다. 24일 자유계약선수(FA) 보상선수로 한국전력에서 삼성화재로 이적한 이호건은 5일 만에 다시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삼성화재는 FA 박철우가 한국전력으로 떠나면서 생긴 공격 공백을 황경민으로 채울 계획이다. 또 경험 많은 세터 노재욱과 김광국을 영입하면서 세터 자원이 풍부해졌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내달 5일 막을 올리는 2020시즌 KBO리그에는 어떤 기록이 수놓일까. LG 베테랑 박용택(41)은 현역 마지막 무대에 오른다. 2002년 데뷔해 LG에서만 뛰었던 원 클럽 맨 박용택은 현재 통산 최다 안타(2439개), 타석(8902개), 타수(7922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가 가는 길이 그대로 역사가 된다. 최다 경기 출전, 2루타, 득점 기록 경신도 노린다. 지난해까지 2139경기에 나선 박용택은 85경기에 더 출전하면 KIA 정성훈(은퇴)이 세운 2223경기를 넘는다. 박용택은 지난 시즌(64경기)을 제외하고 모두 85경기 이상 뛰어왔다. 최다 2루타(464개)와 득점(1355점)은 삼성 이승엽(은퇴)을 넘어야 한다. 박용택의 통산 2루타는 426개, 득점은 1237점으로 다소 거리가 있다. 올 시즌 친정팀 삼성으로 복귀한 ‘돌부처’ 오승환(38)의 통산 첫 300세이브 달성 여부도 관심거리다. 해외 원정 도박 사건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72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 오승환은 지난해 후반기에 복귀한 뒤 선수 등록을 해 42경기를 채웠다. 올해 30경기 출전 정지를 채우면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2005년 데뷔해 2013년까지 삼성에서 9시즌을 뛴 오승환은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277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23세이브를 더하면 처음으로 300세이브 고지를 넘는다. 일본에서 80세이브, 미국에서 42세이브를 기록한 오승환은 1세이브만 더하면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라는 진기록도 완성한다. 키움 홈런 타자 박병호(34)는 통산 14번째 300홈런 고지에 도전한다. 현재 286홈런으로 14개를 더 치면 된다. 박병호는 2012년 이후 6시즌(미국에 진출했던 2016, 2017시즌 제외) 연속 30홈런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의 연습경기에서도 3회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비거리 125m)을 치며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SK 중심타자 최정(33)은 역대 3번째 15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에 도전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과 IBK기업은행이 2대2 트레이드를 추진한다. 현대건설이 리베로 신연경(26)과 센터 심미옥(20)을 내주고 IBK기업은행의 세터 이나연(28)과 레프트 전하리(19)를 받는 식이다.트레이드의 핵심은 리베로 신연경과 세터 이나연이다. 주전 세터 이다영을 FA로 흥국생명에 내준 현대건설은 세터 영입이 절실했다. 그러나 흥국생명으로부터 보상선수를 지명하는 과정에서 예상과 달리 세터가 아닌 리베로 신연경을 선택했다. 신연경을 트레이드 자원으로 활용해 세터를 영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시즌 팀 리시브 효율(27.90%)이 최하위였던 IBK기업은행은 리베로 영입이 주요 과제였다. FA시장에서 KGC인삼공사 리베로 오지영에 관심을 드러냈지만 영입하지 못했다. 더구나 FA로 영입한 세터 조송화의 보상선수로 리베로 박상미를 흥국생명에 내주면서 리베로 보완이 더욱 중요해졌다. 취약 포지션을 채워야했던 양 팀의 이해타산이 잘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2018~2019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친정팀 IBK기업은행으로 돌아왔던 이나연은 두 시즌 만에 다시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이나연은 지난시즌 세트 부문 3위(세트 당 9.861개)다. 27일 보상선수 지명으로 흥국생명에서 현대건설로 이적한 신연경은 다시 IBK기업은행으로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레프트를 겸했던 신연경은 지난시즌 리베로 역할에 집중해왔다. 2012~2013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IBK기업은행에 지명됐던 신연경은 2014년 FA 김사니의 보상선수로 흥국생명에 이적했다. 6년 만의 친정팀 복귀다. 지난시즌 수련선수로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은 레프트 전하리는 8경기 24세트에서 2득점했다. 2018~2019시즌 2라운드 3순위로 현대건설에 지명된 센터 심미옥은 지난시즌 1경기 2세트에 출전했다. 2월 4일 흥국생명과의 경기 도중 리베로 김연견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급히 리베로로 투입,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예년보다 개막이 늦어진 2020 KBO리그는 새로운 주인공을 기다린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의 화수분 야구는 어떤 ‘진주’를 캐낼까. 해마다 발전하고 있는 ‘바람의 손자’ 키움 이정후(22)는 리그 최우수선수(MVP)마저 넘보고 있다. 외야수에서 1루수 미트를 낀 KT 거포 강백호(21)는 업그레이드된 괴력을 발휘할까. KBO리그 최초 독일 출신의 NC 알테어(29)는 테임즈의 기억을 지우겠다는 각오다. 본보는 5월 5일 시즌 개막을 앞두고 10개 구단의 예상 선발 로테이션과 타순을 소개한다. 스토브리그 동안 내가 응원하는 팀의 전력이 얼마나 강해졌을지 살펴보는 것은 야구팬의 큰 즐거움이다. 지금의 설렘이 시즌 종료 후 기쁨으로 마무리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10∼2011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는 초반 바닥을 헤맸다. 직전 시즌 통합우승이 무색할 정도의 극심한 부진이었다. 2라운드까지 3승 9패로 최하위. 선수단 사이에도 패배의식이 만연했던 그때 직접 감독실 문을 두드린 선수가 있었다. 서른 살로 팀의 중간급이었던 그는 “팀 분위기를 바꿔보겠다”며 주장을 자원했다. 당시 신치용 감독(현 진천선수촌장)은 고심 끝에 그에게 주장을 맡겼다. 간절한 마음이 통한 걸까.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삼성화재는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데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 4전 전승을 기록하며 정상에 올랐다. 10년 전 감독실의 문을 두드렸던 그 선수가 다시 위기에서 팀을 구해낼 소방수로 투입됐다. 고희진 삼성화재 신임 감독(40)이다. 상황은 좋지 않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5위라는 구단 역사상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더구나 팀의 간판스타인 박철우(35)마저 최근 한국전력과 FA 계약을 맺고 팀을 떠났다. ‘전통의 명가’는 옛말이 됐다. 24일 경기 용인시 구단 체육관에서 만난 고 감독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낸다면 더 큰 기쁨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오히려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영광의 시간도 있었지만 선수 때나, 코치 때나 어려운 상황도 많았다. ‘나는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지금 상황을 극복해내겠다”고 덧붙였다. 실업팀 시절인 2003년 삼성화재에 입단한 고 감독은 단 한 번도 팀을 떠난 적이 없이 선수로, 코치로 모든 희로애락을 팀과 함께해 왔다. 그런 그를 팀의 초대감독인 신치용 촌장은 “팀을 위해 헌신하는, 팀 정신에 충실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고 감독은 “감독은 늘 의심해야 한다. 선수의 말이 아닌 훈련을 믿는다”며 기본기, 훈련을 강조하는 ‘삼성화재 DNA’를 이어갈 것임을 명확히 했다. 27일 선수단과의 첫 미팅을 앞둔 신임 감독의 고민은 소통이다. 최근 20, 30대를 분석한 책 ‘90년생이 온다’를 읽었다는 고 감독은 “세대 문화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최대한 수평적인 문화를 만들 생각이다. 코치를 맡던 내가 감독이 됐다고 선수들이 어려워하기 시작하면 내가 감독이 된 아무 의미가 없다”며 “소통의 소(疏)가 ‘트이다’라는 뜻이다. 당장 내 모습부터 선수들에게 털어놓으며 공감의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1980년생인 고 감독은 한국 4대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첫 80년대생 감독이기도 하다. V리그 최고참인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69)과 29세 차다. 고 감독은 “젊은 감독이지 어린 감독이 아니다. 젊은 감독답게 패기 있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선수들이 코트에서 신나게 뛰어다닐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배구의 발전을 위해 선배 감독들과도 의기투합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고 감독은 고향 경남 남해에서 중학교까지 마친 뒤 배구 명문인 마산중앙고에 입학했다. 당시 남해대교를 건너며 차창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성공을 다짐했다는 그는 이제 사령탑으로서 금의환향을 꿈꾼다. 감독 선임 뒤에는 남해군수의 축하 전화를 받기도 했단다. 인터뷰가 끝난 뒤 기어코 “안방 개막전을 보러 오라”는 약속을 받아내는 고 감독의 모습에서 뚝심이 느껴졌다. 고 감독의 시계는 이미 새 시즌에 맞춰져 있는 듯했다.::고희진 감독은…::▽생년월일: 1980년 7월 13일(경남 남해 출생) ▽출신교: 남해 고현중-마산중앙고-성균관대 ▽경력: 2003년 12월 삼성화재 입단, 2016년 10월 삼성화재 코치, 2020년 4월 삼성화재 감독 ▽프로 통산 기록: 12시즌 339경기 1129세트 출전, 1897득점 664블로킹 ▽ 우승 기록: 챔피언결정전 우승 8회, 정규리그 우승 7회(통합 우승 5회) ▽주요 수상: 2005∼2006시즌 기량 발전상, 2007∼2008시즌 베스트 세리머니상, 2011∼2012시즌 블로킹 500점 기준기록상 (달성 2호) 용인=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올 시즌 새로 부임한 맷 윌리엄스 KIA 감독(55·사진)은 23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의 연습 경기에서 낯선 경험을 했다. 경기가 무승부(6-6)로 끝났기 때문. 무제한 연장 승부로 치러지는 메이저리그(MLB)와 달리 KBO리그는 정규시즌 12회, 포스트시즌 15회까지 승패를 가리지 못하면 무승부를 선언한다. 이날은 연습 경기라 별도로 연장에 돌입하지 않았다. MLB 통계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윌리엄스 감독은 MLB에서 뛸 때 한 번도 무승부를 경험하지 않았다. 윌리엄스 감독은 1987년부터 17시즌 동안 샌프란시스코, 클리블랜드, 애리조나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워싱턴 감독을 맡았던 2014, 2015시즌에도 무승부는 없었다. 물론 MLB에 무승부가 없는 건 아니다. 우천 등 날씨로 인해 무승부가 나오는 일이 가끔 있었다. 그나마 2007년부터 포스트시즌 진출과 무관하면서 더는 순연할 수 없는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 한해 무승부를 선언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이 바뀌면서 더욱 구경하기 어려워졌다. 윌리엄스 감독은 정식 개막 이후에도 무승부를 경험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리그 개막이 한 달 이상 밀리면서 더블헤더, 월요일 경기의 경우 9회까지 승부를 못 가리면 무승부로 처리한다. 윌리엄스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무승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리그의 제도에 맞춰서 접근해야 한다. 9이닝 경기라면 그에 맞춰 이기게 만드는 것이 감독의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KBO는 이날 연습 경기를 추가 편성했다. 당초 연습 경기가 없었던 29일과 다음 달 1일에 각각 5경기, 총 10경기가 더 열린다. 경기는 모두 오후 2시에 시작되며 구단 요청에 따라 야간 경기로 치를 수 있다. 27일 오후 6시로 예정돼 있던 두산과 SK의 인천 문학구장 경기는 오후 2시로 변경됐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18∼2019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신인왕 임성재(22·CJ대한통운)는 2월 마지막 주 시작된 혼다클래식을 앞두고 한 가지 실험을 했다. 바로 골프화를 교체한 것. 하루 반나절 골프장을 누비고 다녀야 하는 골퍼들에게 최적화된 골프화를 찾는 건 클럽 선택만큼 민감한 과제다. 그래서 프로골퍼들은 시즌 도중에는 좀처럼 골프화를 바꾸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변화는 좋은 쪽으로 작용했다. 임성재는 이 대회에서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를 기록하면서 꿈에 그리던 PGA투어 첫 우승을 맛봤다. 이어진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도 3위를 하면서 23일 현재 페덱스컵 랭킹 선두(1458점)를 달리고 있다. 임성재가 혼다클래식을 맞아 선택한 골프화는 풋조이(FJ)의 신제품 ‘PRO/SL 카본 에디션’이다. FJ의 주력 모델인 ‘PRO/SL’의 미드솔(중창) 부분에 탄소섬유를 적용한 제품이다. 무게는 철의 4분의 1 수준이면서 강도는 10배 높은 탄소섬유는 흔히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탄소섬유 시장은 2027년 124억9000만 달러(약 15조3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분야는 항공우주 산업이지만 스포츠 장비 시장에도 많이 접목되고 있다. 스노보드, 스키, 낚싯대, 각종 라켓 등의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골프에서는 클럽에 주로 사용돼 왔다. 임성재가 이 골프화의 탄생을 반긴 건 PGA 웹닷컴 투어(2부 투어·현 콘 페리투어)를 경험하며 느꼈던 고민 때문이다. 임성재는 “2부 투어 대회 코스는 대부분 페어웨이가 상당히 구겨져 있고 산악 코스가 많아서 조금 더 편한 골프화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에 새로 나온 PRO/SL 카본 에디션은 구김이 많은 지형에서도 모양을 잘 잡아 주고 복원도 빨라서 애용하기 시작했다. 움직일 때마다 접지력이 뛰어난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임성재 외에도 PGA투어 통산 4승을 기록한 찰리 호프먼(44·미국), 세계랭킹 19위 루이 우스트히즌(38·남아공), 58위 이언 폴터(44·영국) 등이 이 골프화를 신고 있다. FJ 관계자는 “탄소섬유 소재 특성상 반발탄성이 뛰어나 스윙 시 지면 반발력을 더 잘 이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 움직일 때 뒤틀림이 적어 공이 어떤 지점에 놓이더라도 견고하고 자신 있는 스윙을 가능하게 해 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FJ는 카본 에디션 출시에 맞춰 탄소섬유를 적용한 의류 ‘카본 어패럴 컬렉션’도 선보였다. 탄소섬유를 적용해 스윙 시 정전기를 방지하고, 안티박테리아 기능도 있다는 설명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20시즌 프로야구가 다음 달 5일 개막을 결정한 가운데 기존의 144경기를 강행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각 팀을 이끄는 사령탑들이 입을 모아 경기 수 축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은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와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결정에 따라야 하지만 리그의 질적 하락 문제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144경기를 다 치르기 위해서는 더블헤더나 월요일 경기를 해야 하는데 힘들다. 팀으로서는 다음 일정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태형 두산 감독은 “비라도 내리면 (최대한 경기가 순연되지 않도록) 오후 8, 9시까지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감독 입장에서는 다음 대진을 생각해 포기하는 경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KBO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염경엽 SK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거론해가며 “스포츠 산업의 성공 요소는 경기의 질이다. EPL이 인기가 많은 것은 경기의 질이 높아서다”라며 “팬들의 민심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류중일 LG 감독도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우리는 선수 자원이 적다. 더블헤더, 월요일 경기를 하면 투수력에 문제가 있고 부상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KBO는 도쿄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7월 21일∼8월 13일 예정돼 있던 올림픽 휴식기가 사라진 만큼 144경기를 치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3주간 리그를 중단하기에 이럴 경우 경기 수 감축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경기 수가 줄면 방송중계권료, 구단 마케팅 등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KBO로서는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팀당 144경기 체제는 10구단 KT가 리그에 참여한 2015년부터 시작됐다. 도입 당시부터 선수 수급을 감안하지 않은 외형적인 확대에 따른 리그 수준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지난해 KBO리그는 관중 수 728만6008명으로 3시즌 만에 800만 관중 시대를 마감했다. 흥행 찬바람이 불면서 올 초부터 야구장 안팎에서 경기 수 조절에 대한 여론이 일기도 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드디어 개막 날짜가 잡혔네요. 이제 정말 긴장감이 붙는 것 같아요.” 21일 창원NC파크에서 만난 NC 포수 양의지(33·사진)의 목소리는 진지했다. 그러면서도 새어나오는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기약 없이 기다려야만 했던 2020시즌 개막 소식이 반가운 듯했다. 이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사회를 통해 올 시즌 개막 날짜를 5월 5일로 정했다. 양의지에게 야구가 그렇게 그리웠냐고 묻자 “시작이 늦어지면 끝도 늦게 오는 것 아닌가. 아무래도 휴식이 짧아지지 않겠느냐”는 농담 섞인 답변이 돌아왔다. “결국 다음 시즌 준비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란 말에선 큰 그림을 그리는 관록이 느껴졌다. 올해부터 팀의 주장을 맡은 양의지는 올 시즌 누구보다 높은 꿈을 꾸고 있다. 팀의 창단 후 첫 우승이다. 시즌 전부터 기회가 될 때마다 공공연하게 우승, 대권을 말해 왔다. 양의지는 “남들이 보기엔 높은 목표라는 걸 안다. 하지만 그런 자신감이 있어야 우승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4강, 5강을 말하면 그 수준에서 왔다 갔다 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고지를 향해 달려갈 때”라고 말했다. NC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양의지를 포함한 두꺼운 포수진이다. 양의지를 필두로 자유계약선수(FA) 계약에서 잔류를 선택한 김태군(31), 김형준(21), 정범모(33)로 구성된 NC의 포수 라인업은 질과 양 모두 10개 구단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주변에서는 이미 ‘포수 왕국’이라 불리고 있다. 양의지는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책임감이 더 생긴다. 나태해지지 말자고 서로에게 말한다”고 했다. 프랜차이즈 스타 나성범(31·외야수)의 복귀도 큰 힘이다. 나성범은 지난해 5월 오른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23경기 출전에 그쳤다. 양의지는 “성범이는 말이 필요 없는 선수다. 늘 알아서 자기 역할을 잘하기 때문에 믿음이 간다. 올 시즌 부상 없이 잘 마무리하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올해는 필라델피아를 포함해 메이저리그에서 6시즌을 뛰었던 외국인 타자 알테어(29)도 가세했다. KBO리그 최초의 독일 출신 선수인 알테어는 2017시즌 19홈런을 기록했을 정도로 한 방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축구 선수를 했던 아버지를 닮아 주력이 뛰어나고 외야 전 포지션을 가리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2016시즌 팀의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던 중심 타선 ‘나테이박’(나성범-테임즈-이호준-박석민)에 이어 ‘나테의박’(나성범-알테어-양의지-박석민)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해 타율 0.354로 35년 만에 포수 타격왕을 차지한 양의지는 그중에서도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의지는 지난해 타격왕의 비결로 “코치님들과 전력분석팀의 덕이다. 노림수도 잘 통했고 볼카운트별 분석이 큰 도움이 됐다. 슬럼프가 오래가지 않고 좋은 경기력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올해 목표로는 구체적인 숫자보다 “작년보다 더 잘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두산을 떠나 지난해 NC에서 첫 시즌을 보낸 양의지는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좋아지는 게 보인다. 더 많은 스타가 나올 수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주목할 만한 선수로는 왼손 투수 구창모(23), 내야수 김태진(25) 등을 꼽았다. 눈앞으로 다가온 삼성과의 시즌 개막전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양의지는 지난해 이적 후 첫 경기였던 개막전 첫 타석부터 홈런을 쏘아 올리며 이름값을 했다. 양의지는 “특별한 기록보다는 그저 이기고 싶다. 개막전부터 최대한 많이 승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인 만큼 TV를 보고 많이 웃으실 수 있도록 저희도 야구를 잘하겠습니다.” 창원=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메이저리그(MLB)에 경제적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MLB 사무국은 다음 달 2일부터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의 감독, 코치, 트레이너, 정규직 스카우트 등 현장 직원을 해고하거나 임금을 삭감할 수 있도록 했다. AP통신은 21일 “코로나19에 따른 국가적 비상사태로 경기를 할 수 없게 되면서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가 각 팀 현장 직원과의 계약을 유예할 수 있게 했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로 약 9000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구단들은 티켓, 중계권, 라이선스 등으로 돈을 번다. 경기가 없으면 구단들의 수익은 줄어들거나 사라진다. 재정적 의무를 다하기 위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구체적인 인력 감축 및 임금 삭감은 구단별로 결정할 계획이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이번 위기가 야구계 구성원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있다. 사무국과 구단들은 직원들에게 가는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MLB 사무국은 앞서 올해 임원 급여의 35%를 삭감하기도 했다. 한편 뉴욕 양키스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데릭 지터 마이애미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까지 자신의 급여를 반납하기로 했다. 지터의 연봉은 500만 달러(약 61억 원)다. 지터는 자신의 급여를 포기하는 대신 최소 다음 달까지 다른 직원들의 급여는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세계 무대를 누비는 한국 여자 골퍼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을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막이 미뤄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5월 14일부터 시작되는 ‘제42회 KLPGA 챔피언십’으로 기지개를 켠다. 국내 개막전으로 열리는 이 대회는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CC)에서 나흘간 열린다. 메이저대회인 KLPGA 챔피언십은 애초 이달 30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KLPGA투어 대회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된 가운데 이 대회도 타이틀 스폰서가 빠지면서 한때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KLPGA가 30억 원의 예산을 추가 편성하면서 급한 불을 껐다. 스폰서 없이 협회가 단독으로 주관하는 이번 대회에는 역대 KLPGA투어 최고 상금액인 23억 원(우승 상금 1억6000만 원)이 걸렸다. ‘코로나 극복, 대한민국 파이팅’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대회에 출전한 모든 선수가 상금을 받아간다. 이번 대회에는 국내에 머물고 있는 해외파 선수들이 참가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19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일정이 모두 중단된 상황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활동 중인 이보미(32)는 출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LPGA에서 뛰고 있는 박인비(32), 이정은6(24) 등도 출전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박인비는 국내외에서 20승 이상을 수확해 KLPGA투어 영구 시드를 갖고 있다. 반면 지난해 KLPGA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으로 시드가 있는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5)은 출전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또 하나의 스포츠 스타 부부가 탄생했다. 여자 프로배구 ‘기록의 여왕’ 황연주(34·현대건설)와 프로농구 ‘마산 아이버슨’ 박경상(30·현대모비스)이 백년가약을 맺는다. 5년간 교제해온 두 선수는 다음 달 16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5월의 신부가 되는 황연주는 프로배구 여자부를 대표하는 스타다. V리그 출범 첫해인 2005시즌 신인상 출신인 황연주는 2010∼2011시즌 최우수선수(MVP) 트리플크라운(정규리그, 올스타전, 챔피언결정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V리그 최초로 5000득점 고지를 돌파했던 황연주는 통산 득점(5443점) 부문에서는 팀 동료 양효진(5562점)에 이어 2위다. 2012년 런던 여름올림픽 4강의 주역이기도 하다. 4세 연하 신랑 박경상은 마산고 시절부터 한 경기 60점 가까이 퍼붓는 화끈한 공격력으로 ‘마산 아이버슨’으로 불렸다. 고등학생이던 2007년 국내에서 열린 ‘NBA(미국프로농구)-KBL(한국농구연맹)’ 캠프에 참가해 NBA 선수 안드레이 이궈달라로부터 ‘한국의 아이버슨’이라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이후 연세대를 거쳐 2012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KCC 유니폼을 입었다. 2017∼2018시즌부터는 현대모비스에서 뛰며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우승 반지를 끼었다. 지인을 통해 알게 된 두 선수는 운동선수로서의 고충을 나누며 가까워졌다. 황연주는 20일 통화에서 “아무래도 서로에게 큰 의지가 된다. 운동선수로서 고민에 대한 공감대가 많다. 부진 극복 방법이나 은퇴 후 진로 등에 대해서도 서로 많이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박경상의 장점을 묻자 “이해심이 많다”는 답이 돌아왔다. 스포츠 스타 커플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2011년에는 프로배구 박철우(35·한국전력)가 동갑내기 여자 프로농구의 신혜인(35·은퇴)과 결혼했다. 최근에도 프로배구 여자부 최고 스타 이재영(24·흥국생명)과 프로야구 서진용(28·SK)이 열애 사실을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두 선수의 결혼식은 주례 없이 방송인 이휘재의 사회로 진행된다. 축가는 가수 포맨이 부른다. 신혼여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당분간 미루기로 했다. 황연주는 “코로나19 시국 속에 결혼 소식을 전하려다 보니 아무래도 조심스러웠다. 결혼 소식만큼이나 운동 잘한다는 소식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두 선수 모두 결혼이 선수 생활에서도 좋은 전환점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라이트인 황연주는 외국인 선수와 포지션이 겹쳐 출전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가드 박경상은 최근 같은 팀에서 은퇴를 선언한 양동근의 빈자리를 채우겠다는 각오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또 하나의 스포츠 스타 부부가 탄생했다. 여자 프로배구 ‘기록의 여왕’ 황연주(34·현대건설)와 프로농구 ‘마산 아이버슨’ 박경상(30·현대모비스)이 백년가약을 맺는다. 5년간 교제해온 두 선수는 다음달 16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5월의 신부가 되는 황연주는 프로배구 여자부를 대표하는 스타다. V리그 출범 첫해인 2005시즌 신인상 출신인 황연주는 2010~2011시즌 최우수선수(MVP) 트리플크라운(정규리그, 올스타전, 챔피언결정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V리그 최초로 5000득점 고지를 돌파했던 황연주는 통산 득점(5443점) 부문에서는 팀 동료 양효진(5562점)에 이어 2위다. 2012년 런던 여름올림픽 4강의 주역이기도 하다. 4살 연하 신랑 박경상은 마산고 시절부터 60점 가까이 퍼붓는 화끈한 공격력으로 ‘마산 아이버슨’으로 불렸다. 고등학생이던 2007년 국내에서 열린 ‘NBA(미국프로농구)-KBL(한국농구연맹)’ 캠프에 참가해 NBA 선수 안드레 이궈달라로부터 ‘한국의 아이버슨’이라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이후 연세대를 거쳐 2012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KCC 유니폼을 입었다. 2017~2018시즌부터는 현대모비스에서 뛰며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우승 반지를 끼었다. 지인을 통해 알게 된 두 선수는 운동선수로서의 고충을 나누며 가까워졌다. 황연주는 20일 통화에서 “아무래도 서로에게 큰 의지가 된다. 운동선수로서 고민에 대한 공감대가 많다. 부진 극복 방법이나 은퇴 후 진로 등에 대해서도 서로 많이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박경상의 장점을 묻자 “이해심이 많다”는 답이 돌아왔다. 스포츠 스타 커플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2011년에는 프로배구 박철우(35·한국전력)가 동갑내기 여자프로농구의 신혜인(35·은퇴)과 결혼했다. 최근에도 여자 프로배구 최고 스타 이재영(24·흥국생명)과 프로야구 서진용(28·SK)이 열애설을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두 선수의 결혼식은 주례 없이 방송인 이휘재의 사회로 진행된다. 축가는 가수 포맨이 부른다. 신혼여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당분간 미루기로 했다. 황연주는 “코로나19 시국 속에 결혼 소식을 전하려다보니 아무래도 조심스러웠다. 결혼 소식만큼이나 운동 잘한다는 소식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두 선수 모두 결혼이 선수생활에서도 좋은 전환점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라이트인 황연주는 외국인 선수와 포지션이 겹쳐 출전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가드 박경상은 최근 같은 팀에서 은퇴를 선언한 양동근의 빈자리를 채우겠다는 각오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V리그에서 태국 선수를 볼 수 있을까. 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아차라폰 콩욧(25·사진)이 2020∼2021시즌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남녀부 통틀어 태국 선수가 트라이아웃에 신청서를 낸 건 아차라폰이 처음이다. 여자부는 2015∼2016시즌, 남자부는 2016∼2017시즌부터 트라이아웃을 실시했다. 보통 유럽이나 북미 선수들이 참가해 왔다. 1995년생으로 라이트 공격수인 아차라폰은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다. 1월 태국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 출전해 결승전에서 한국과 대결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비롯해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경기에 나섰다. 양국 교류 차원에서 이어지는 한국-태국 올스타전에 출전해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 이재영(흥국생명)과 같이 뛰고 싶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은메달리스트인 아차라폰은 개인 인스타그램 팔로어만 42만여 명일 정도로 인기가 많다. 아시아 예선 이후 세대교체를 진행 중인 태국 대표팀의 주축이며, 현재 태국리그 촌부리 팀에서 뛰고 있다. 주 포지션인 라이트 외에 레프트도 소화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차라폰을 바라보는 평가는 엇갈린다. 지원자는 트라이아웃 40인 명단에 들어야 참가할 수 있다. 17일 현재 여자부에는 50여 명이 지원했다. 한 배구 관계자는 “장신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키(178cm)가 작은 아차라폰이 좋은 평가를 받긴 어렵다”고 말했다. 아차라폰의 에이전시 ‘유나이티드 스포츠’ 관계자는 “아직 V리그에 아시아 쿼터가 도입되진 않았지만 아시아 선수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지원서를 냈다”고 밝혔다. 애초 다음 달 체코 프라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트라이아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연기된 상황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늦어도 다음 달 초 이전에 구단 사무국장들이 참여하는 실무위원회를 열어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정할 방침이다. 지난 시즌 V리그에서 뛰었던 현대건설 헤일리, GS칼텍스 러츠, 흥국생명 루시아, KGC인삼공사 디우프 등도 참가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영웅에 대한 추모를 가로막진 못했다. 매년 4월 15일(현지 시간) 메이저리그(MLB)에서는 다양한 ‘재키 로빈슨 데이’ 행사가 열린다. MLB 최초의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이 1947년 이날 처음으로 MLB 경기에 출전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 2009년부터 모든 선수가 이날 열리는 경기에 로빈슨의 등 번호 42번을 달고 뛴다. 인종차별에 굴하지 않고 맞섰던 고인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다. 코로나19로 리그 개막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경기는 볼 수 없었지만 이날 다양한 기부 활동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커티스 그랜더슨(39)은 4만2000개의 식사 쿠폰을 코로나19 푸드뱅크 파트너스에 기부했다. 그랜더슨은 자신의 트위터에 “야구가 중단돼 아쉽지만 오늘은 야구보다 더 (의미가) 큰 날”이라는 글을 남겼다. 로빈슨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제작자도 거액의 기부 의사를 밝혔다. 2013년 개봉한 영화 ‘42’의 제작자 토머스 툴이 세운 ‘툴코’ 재단은 이날 420만 달러(약 51억6000만 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기부금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미국 내 흑인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의료단체를 위해 쓸 것으로 전망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추모의 글을 남긴 메이저리거들도 있다. 로빈슨이 뛰었던 LA 다저스(당시 브루클린 다저스)로 이번 시즌에 이적한 흑인 투수 데이비드 프라이스(35)는 “다저스로 이적한 후 이날만 기다려 왔다”며 아쉬워하면서도 “지금은 안전하게 집에 머물자”고 했다. 이외 피츠버그 투수 크리스 아처, 뉴욕 메츠 투수 마커스 스트로먼 등도 로빈슨을 기리는 글을 남겼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에 돌아가면 해야 할 일이 참 많아요.” 15일 귀국한 여자 배구 대표팀 주장 김연경(32·터키 에즈자즈바시으)은 지난주 나눈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머릿속은 이미 귀국 후 계획들로 가득 차 있는 듯했다. 김연경이 뛰고 있는 터키 리그는 지난달 중순 중단됐다. 현지에 머물며 상황을 살피던 김연경은 리그 재개가 불투명해지면서 결국 국내로 돌아왔다. 김연경은 우선 2주 동안의 자가 격리 기간을 보내야 한다. 경기 수원에 있는 집에서 머물며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최근 터키에서도 외부 출입을 최소화해야 했던 김연경은 명상에 취미를 붙였다고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활용해 팬들과의 소통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연경은 16일 인스타그램에 대표팀 동료 양효진(31·현대건설)에게 받은 간편조리식 낙지볶음, 떡볶이 사진을 올리는 등 자신의 일상을 공개했다. 자가 격리 기간이 끝나면 개인 훈련 및 외부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경기 성남시에서 운영 중인 ‘김연경 스포츠 아카데미’도 둘러볼 작정이다. 초중학생 등을 상대로 축구, 배구, 농구 등을 가르치는 아카데미 역시 코로나19로 운영이 중단된 상태인데 오프라인 개학 시점에 맞춰 재개장을 검토하고 있다. 김연경은 평소 이 아카데미에서 볼 훈련을 한다. 실전 훈련이 필요한 경우에는 고등학교 배구부나 다른 구단의 도움을 받아 같이 하기도 한다. 이 밖에 개인 유튜브 채널 ‘식빵언니 김연경’ 콘텐츠 업로드나 TV 프로그램 출연 등도 이어가려 하고 있다. 계약이라는 큰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에즈자즈바시으와 2년 계약을 마친 김연경은 현재 여러 가능성을 놓고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 16일 해외 배구 전문 사이트 ‘월드오브발리’는 브라질 보도를 인용해 중국 리그의 베이징이 김연경에게 영입 제의를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김연경은 2017∼2018시즌 중국 상하이에서 한 시즌 동안 뛰었다. 김연경의 에이전트인 임근혁 아이엠컨설팅 대표는 “구체적인 협상 테이블이 열린 것은 아직 없다. 특히 터키의 경우 리그가 아직 끝나지 않아 구단들이 내년 시즌 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통은 5월이면 이적시장의 가닥이 잡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소속팀을 찾는 데 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