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경기 강행, 우리는 골병”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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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더블헤더-월요경기 부담”
김태형 “포기하는 경기 많아질 것”
염경엽 “EPL 성공요인, 경기의 질”
류중일 “미국-일본보다 자원 적어”

2020시즌 프로야구가 다음 달 5일 개막을 결정한 가운데 기존의 144경기를 강행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각 팀을 이끄는 사령탑들이 입을 모아 경기 수 축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은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와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결정에 따라야 하지만 리그의 질적 하락 문제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144경기를 다 치르기 위해서는 더블헤더나 월요일 경기를 해야 하는데 힘들다. 팀으로서는 다음 일정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태형 두산 감독은 “비라도 내리면 (최대한 경기가 순연되지 않도록) 오후 8, 9시까지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감독 입장에서는 다음 대진을 생각해 포기하는 경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KBO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염경엽 SK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거론해가며 “스포츠 산업의 성공 요소는 경기의 질이다. EPL이 인기가 많은 것은 경기의 질이 높아서다”라며 “팬들의 민심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류중일 LG 감독도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우리는 선수 자원이 적다. 더블헤더, 월요일 경기를 하면 투수력에 문제가 있고 부상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KBO는 도쿄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7월 21일∼8월 13일 예정돼 있던 올림픽 휴식기가 사라진 만큼 144경기를 치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3주간 리그를 중단하기에 이럴 경우 경기 수 감축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경기 수가 줄면 방송중계권료, 구단 마케팅 등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KBO로서는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팀당 144경기 체제는 10구단 KT가 리그에 참여한 2015년부터 시작됐다. 도입 당시부터 선수 수급을 감안하지 않은 외형적인 확대에 따른 리그 수준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지난해 KBO리그는 관중 수 728만6008명으로 3시즌 만에 800만 관중 시대를 마감했다. 흥행 찬바람이 불면서 올 초부터 야구장 안팎에서 경기 수 조절에 대한 여론이 일기도 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20시즌 프로야구#한국야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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