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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조 원의 적자가 쌓인 한국전력이 창사 이후 두 번째 희망퇴직을 검토하고 있다.15일 전력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희망퇴직을 추진하기로 하고 퇴직자 위로금에 쓸 재원 마련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이 이번에 희망퇴직을 실시하면 1961년 창사 이후 두 번째 희망퇴직이다. 한전은 2009~2010년에 걸쳐 420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전 희망퇴직에 대해 구체적으로 보고받은 바 없다”면서도 “조만간 한전이 고강도 자구책을 내기로 한 만큼 인력 효율화 측면에서의 자구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한전은 올해 4분기(10~12월) 전기요금을 올리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달 12일 에너지 공기업 경영혁신 점검 회의에서 “국민이 납득할 추가 자구책을 마련하라”며 “공기업 적자 해소를 위해 필요한 에너지 비용을 국민에게 요금으로 모두 전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4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위해서는 한전의 고강도 자구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관건은 재원과 노조의 반발이다. 일각에선 희망퇴직 재원으로 한전 간부들이 반납할 올해 임금 인상분을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 5월 한전은 부장급인 2직급 이상은 올해 임금 인상분 전액을, 3직급(차장급)의 경우 전체 인상분의 절반을 반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노조의 반발도 예상된다. 당초 한전은 전체 임직원의 임금 인상분 반납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노조의 반발에 차장급 이상만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한전 측은 “희망퇴직 추진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이형일 통계청장이 문재인 정부 당시 통계청의 세부 통계 자료가 외부로 유출된 건 ‘절차상 하자’였다고 인정했다. 또 문제로 지적됐던 가중값 변경에 대해선 여러 부서가 함께 논의하도록 내규화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2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통계청 국정감사에서 이 청장은 “법적 근거 없이 세부 마이크로데이터가 외부로 나간 것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청와대로 간 자료는 자료 제공으로 봐야 하지만 그렇게 제공하기 전에 문서 요청이 없었던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발표된 감사원의 중간 감사 결과 통계청은 2018년 5월 홍장표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 요청에 통계자료제공심의위원회 승인 없이 과거 17개 분기 응답자 8만 명에 대한 소득과 지출 정보 등을 청와대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는 해당 자료를 노동연구원 소속 박사에게 따로 전달했다. 이 청장은 “이 과정에 직원들이 어쩔 수 없는 처지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직원들이 감사원 감사를 받고 검찰 조사를 받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통계 조작 논란의 또 다른 쟁점인 2017년 2분기(4∼6월) 가계소득 조사 가중값 변경에 대해선 “수사 요청된 부분은 표본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부서인 표본과의 의견과 다르게 조사 부서인 복지통계과가 가중값을 적용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사 대상이 가중값 변경 자체가 아니라 내부적으로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변경된 부분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통계청은 해당 분기 가계소득이 1년 전보다 0.6% 감소한 것으로 나오자 ‘취업자가 있는 가구’ 소득에 ‘취업자 가중값’을 임의로 주면서 소득이 1.0% 증가한 것처럼 조작했다. 이 청장은 “(가중값 변경을) 여러 부서 간 관련자들이 모여서 논의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가중값이 어느 정도 변경될 경우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내규화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가중값 변경이 황수경 당시 통계청장 승인 없이 이뤄진 건 “위임전결 규정상 통계청장 승인은 의무 사항이 아닌 걸로 안다”고 했다. 이날 기재위 국감에선 통계청의 통계 조작 논란을 두고 여야의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의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소득 통계 산출 과정에서 임의로 가중값을 부여하고 통계 자료를 외부로 유출하는 등 국기 문란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최종 통계의 정확성과 정합성을 높이기 위한 보정 절차에 불과하며 감사원이 무리한 ‘정치 감사’를 벌인다고 맞섰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지난해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에 사는 이들이 낸 증여세가 전체 증여세의 3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세청이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시도별 증여세 결정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에 사는 이들이 낸 증여세는 3조123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증여세(8조4033억 원)의 37.2%에 이르는 규모다. 서울 전체 증여세(4조8046억 원)의 65%를 이들 4개 구 거주자가 낸 셈이다. 강남구에 사는 사람들이 낸 증여세가 1조4109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서초구(8291억 원) 용산구(5252억 원) 송파구(3583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을 제외하고 납부액 상위 5개 시도는 경기와 인천, 부산, 대구, 전북이었다. 이들 5개 시도 거주자가 낸 증여세는 총 2조7402억 원으로, 서울 전체 증여세의 절반을 겨우 넘었다. 한 의원은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부의 집중 현상이 세대를 거듭하면서 부의 대물림 초집중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는 초부자감세 정책을 철회하고 균형 발전과 계층 이동 사다리 복원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으로 최근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4% 이상 급등했다. 대표적 안전 자산인 미국 달러화와 금에 투자자가 몰리는 등 무력 충돌에 따른 ‘전쟁 리스크’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분위기다. 9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장중 배럴당 88달러를 넘어 전 거래일보다 4.7%가량 급등했다. 브렌트유 역시 이날 한때 4.5% 이상 상승했다. 국제유가 급등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 충돌이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쟁 확산으로 이란이 전 세계 원유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국제유가가 폭등할 우려가 큰 상황이다. 무력 충돌 여파로 안전 자산에 투자금이 몰리는 등 국제 금융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이날 한때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5%가량 상승한 106.6까지 올랐다. 12월물 국제 금 가격도 전 거래일보다 1% 안팎 뛰었다. 중동전쟁 희생자를 기리는 묵례로 시작한 뉴욕증권거래소는 9일 개장 직후 나스닥 지수가 1% 이상 떨어지는 등 일제히 하락세로 출발했다. 이에 따라 10일 개장하는 한국 증시도 충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확전땐 유가 100달러 넘을수도”… 韓, 고물가-무역수지에 겹악재 [중동전쟁]국제유가 벌써 4%이상 급등韓, 최근 중동산 원유 수입 늘려유가 폭등땐 韓경제 큰 타격 불가피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발발하면서 이미 올 들어 연중 최고치를 다시 쓴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안전 자산인 달러에 돈이 몰려 전 세계적인 ‘킹달러’(달러 초강세) 현상이 심화되면 고물가, 고환율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직까진 국내 원유 도입에 차질이 없는 상황이지만 자칫 무력 충돌의 범위가 넓어지면 한국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과거 오일 쇼크 재연되나 9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선물은 4% 넘게 급등한 뒤 2∼3%대의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들 유종은 지난달 27일 각각 배럴당 96.55달러, 93.68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다시 썼다. 이달 들어 경기 침체 전망에 80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졌다가 이번 무력 충돌로 다시 9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전쟁이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 양상을 띠며 확전될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베크 다르 커먼웰스은행 에너지 책임자는 “이번 전쟁은 원유 공급과 수송을 모두 줄이며 원유 시장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란의 수출이 즉각 감소하면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단기간에 100달러 이상으로 올라갈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같은 조치를 취하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는 등 ‘맞불’을 놓으면 과거 ‘오일 쇼크’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동은 전 세계 원유의 3분의 1 이상을 생산한다. 더욱이 한국은 최근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을 늘렸다. 이번 전쟁으로 원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한국 경제가 더 큰 타격을 받는 셈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1∼8월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등 중동 6개국에서의 원유 수입량은 4억5972만 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늘었다. 이 기간 전체 원유 수입량에서 중동산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63.7%에서 올해 69.5%로 5.8%포인트 커졌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사태가 미국이나 이란 등으로 확산되느냐에 따라 국제유가 상황이 결정될 것”이라며 “4차 중동전쟁처럼 중동 국가가 감산 결정을 내리면 유가가 폭등할 우려도 있다”고 했다. 고유가와 고환율에 에너지 수입 가격이 증가하면 한국의 무역적자 기조도 다시 심화될 수밖에 없다.● “국내 증시 단기 조정 불가피” 이번 무력 충돌이 환율 급등 등을 유발해 금융시장 불안정성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쟁으로 인한 국내 증시의 단기적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만약 주요국의 참전이 이어진다면 국내 금융시장도 더 큰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한국과 일본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중국 증시는 0.44% 하락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사태가 우리 경제와 안보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면서 긴급 점검에 나섰다. 최상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사태 전개 방향이 매우 불확실하므로 정부는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석유 및 가스 수급 현황을 점검한 결과 분쟁 지역이 국내 주요 원유, 가스 도입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과 거리가 있어 국내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도입에 차질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유가가 오르면 기업의 생산 비용이 증가해 물가를 상승시키고 생산성 저하 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고물가에 미국의 긴축정책이 이어지고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더 늦추면 경제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클로디아 골딘 미국 하버드대 교수(77·사진)가 수상했다. 그는 노동시장 내 성별 격차에 대한 종합적인 통찰을 제시한 미국의 저명한 노동경제학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 시간) “골딘 교수는 수세기에 걸쳐 여성의 소득과 노동시장 참여에 대한 최초의 종합적인 설명을 제공했다”며 “그의 연구는 여전히 남아 있는 성별 격차의 주요 원인을 밝혀냈다”고 밝혔다. 그는 1969년부터 수여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중 세 번째 여성 수상자다. 공동 수상이 아닌 단독 수상으로는 여성 중 처음이다.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의 첫 여성 테뉴어(정년 보장)가 되는 등 스스로 경제학계의 ‘유리천장’을 깨왔다. 골딘 교수는 평생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겪는 불평등 문제를 연구해왔다. 2021년 국내에서 처음 번역된 저서 ‘경력과 가정(Career and Family)’에선 성별 소득 격차가 노동시장 구조와 가정에서의 역할에 의해 확대 재생산된다고 지적했다. 더 많이 일한 사람이 더 많은 소득을 갖는 ‘탐욕스러운 일자리(greedy job)’ 구조에서 여성은 가족들에 대한 돌봄 책임을 택하고, 남성은 경제적 부양을 선택하면서 승진이나 임금 등에서 남녀 격차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2013∼2014년 미국경제학회장을 지내기도 했던 그는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를 없애기 위해 고용 체계의 유연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돌봄 시스템을 강화하고 남성의 육아 참여를 높여야 여성과 남성 간의 임금 차이를 줄일 수 있다는 생각도 여러 논문과 강연 등을 통해 밝혀 왔다. 골딘 교수의 제자인 황지수 서울대 교수는 “경제사와 노동경제학을 결합해 100년 동안 여성의 경제 활동과 일과 가정에 대한 선택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연구해 온 분으로 그 분야의 개척자”라며 “한국 여성 경력 단절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미국 상무부가 한국의 값싼 전기요금이 철강업계에 보조금 역할을 했다며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에 상계관세를 부과했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상무부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수출하는 두께 6mm 이상의 후판에 상계관세 1.08%를 물리는 내용의 최종 판정 결과를 지난달 1일 발표했다. 한국산 철강제품이 낮은 전기요금 덕에 가격 경쟁력에서 자국(自國)산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계관세는 교역 상대국이 직간접으로 수출 보조금을 지급해 자국 산업이 피해를 볼 경우 별도로 부과하는 관세다. 앞서 상무부는 올 2월 두 국내 철강사의 후판에 대해 상계관세 예비 판정을 내렸다. 상무부는 최종 판결을 앞둔 지난달 한국전력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산업용 전기요금 산정에 액화천연가스(LNG) 구입 가격 등의 원가가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지 살펴본 것. 이번 조치는 현대제철이 수출하는 도금 강판에 상계관세를 물리지 않기로 한 3년 전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미국 국제무역법원에 관세 부과가 부당하다며 항소할 예정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MWh(메가와트시)당 95.6달러로 OECD 평균(115.5달러)을 밑돌고 있다.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구입하는 전력도매가격(SMP)은 2021년 kWh(킬로와트시)당 94.34원에서 지난해 196.65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2년 이후 현재까지 49.6원 오르는 데 그쳤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그동안 동결됐던 전기요금이 통상 문제로 비화된 것이다. 전기요금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정부가 이차전지 제조공장에 적용되는 별도의 위험물 취급시설 안전 기준을 마련하는 등 과도한 안전 규제를 완화한다. 또 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해주는 ‘규제 샌드박스’에 모빌리티 분야를 추가하기로 했다. 5일 기획재정부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기업 현장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괄적인 규제를 현장 상황에 맞게 개선해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고, 신기술 기반 인프라 확산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우선 이차전지 제조공장에 특화된 위험물 취급 규제를 새로 도입한다. 일반 위험물 취급소에선 불가능했던 창을 설치할 수 있고 경사로를 만들 수 있는 등 규제가 기존보다 완화된다. 그동안 이차전지 기업들은 현행 안전기준을 맞추려면 큰 비용이 발생한다며 정부에 규제 개선을 건의해 왔다. 반도체 스크러버에 온도계를 설치하지 않도록 관련법 시행규칙도 명확히 했다. 스크러버는 반도체 공정 장비에서 배출된 유해가스를 정화하는 장비다. 그동안 반도체 스크러버는 소각 시설로 분류돼 온도계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했는데, 이 때문에 온도 측정 및 온도계 관리가 어려워 기업들이 애로를 호소했다. 아울러 규제 샌드박스 적용 분야에 모빌리티를 추가해 모빌리티 기반시설 및 기술 등에 대한 실증 서비스를 신속하게 지원한다. 이에 따라 자율주행 심야 셔틀·택시나 주차 로봇 등의 서비스가 시장에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유소 안에서 전기차 무선 충전이 가능하도록 설비 설치 기준도 마련한다. 그간 관련 기준이 없어 주유소와 전기차 충전소가 같이 있는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이 활성화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미스터피자가 창업주 동생 등에게 수억 원대의 이윤을 몰아주기 위해 치즈 유통 단계에 실제로는 관련이 없는 업체를 끼워넣은 사실이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미스터피자와 치즈 납품 업체인 장안유업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7억7900만 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미스터피자는 2014년 1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매일유업에서 피자 치즈를 주문해 납품받으면서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 장안유업을 중간 유통사로 끼워넣었다. 그 결과 장안유업은 총 34회에 걸쳐 약 177억 원 상당의 치즈를 미스터피자에 공급했고, 9억여 원 규모의 유통마진을 챙겼다. 공정위는 이러한 ‘치즈 통행세’ 지급이 미스터피자 창업주인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의 동생 등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했다. 친인척을 통한 피자치즈 거래 의혹을 은폐하기 위해 외견상 관련이 없는 장안유업을 섭외해 치즈 유통 이익을 나눠 가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장안유업 매출액은 이 같은 유통과정이 시행된 이후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7.7∼9배 증가했다. 공정위는 지원 주체인 미스터피자에는 과징금 5억2800만 원, 장안유업에는 2억5100만 원을 각각 부과했다.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별도로 낼 입장이 없다”고 전했다.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국제유가 등 연료비 가격이 치솟으면서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가중되는 가운데 김동철 신임 한국전력 사장(사진)이 한전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올 4분기(10∼12월) 전기요금을 적어도 kWh(킬로와트시)당 25.9원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은 물가 상승 속도를 높여 서민 경제에 부담을 주는 만큼, 총선을 앞둔 정부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1년 시행된 연료비 연동제 이후 정부가 올해 인상을 약속한 전기요금은 kWh당 45.3원이고 이를 맞추려면 25.9원을 이번(올해 4분기)에 올려야 한다”며 “지금까지 올리지 못한 부분을 대폭 올리는 것이 맞다”고 했다. 이는 지난해 이후 5차례에 걸쳐 오른 전기요금 인상 폭(kWh당 40.4원)의 64.1% 수준이다. 김 사장은 “한전은 그동안 국제 연료 가격이 폭등한 상황에 직면했고 탈원전으로 비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며 “고환율까지 겹치며 발전원가가 대폭 상승했는데 전기요금에 반영되지 않아 한전 부채가 200조 원이 넘었다”고 했다. 이어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않으면 결국 한전의 모든 일이 중단되고 전력 생태계도 붕괴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전은 국민들이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납득할 수 있도록 기존에 발표된 25조7000억 원 규모의 자체 유동성 확보 방안에 더해 추가 자구안을 내놓기로 했다. 김 사장은 “인력 효율화, 추가 자산 매각 등 특단의 2차 추가 자구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국제유가 등 연료비 가격이 치솟으면서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가중되는 가운데 김동철 한국전력 신임 사장이 한전 적자 해소를 위해 올 4분기(10~12월) 전기요금을 적어도 kWh(킬로와트시)당 25.9원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은 물가 상승 속도를 높여 서민경제에 부담을 주는 만큼, 총선을 앞둔 정부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김 사장은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1년 시행된 연료비 연동제 이후 정부가 올해 인상을 약속한 전기요금은 kWh당 45.3원이고 이를 맞추려면 25.9원을 이번(올해 4분기)에 올려야 한다”며 “지금까지 올리지 못한 부분을 대폭 올리는 것이 맞다”고 했다. 이는 지난해 이후 5차례에 걸쳐 오른 전기요금 인상 폭(kWh당 40.4원)의 64.1% 수준이다. 김 사장은 “한전은 그동안 국제연료 가격이 폭등한 상황에 직면했고 탈원전으로 비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고환율까지 겹치며 발전원가가 대폭 상승했는데 전기요금에 반영되지 않아 한전 부채가 200조 원이 넘었다”고 했다. 이어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않으면 결국 한전의 모든 일들이 중단되고 전력 생태계도 붕괴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전은 국민들이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납득할 수 있도록 기존에 발표된 25조7000억 원 규모의 자체 유동성 확보 방안에 더해 추가 자구안을 내놓기로 했다. 김 사장은 “인력 효율화, 추가 자산매각 등 특단의 2차 추가자구안을 검토 중”이라며 “다만 임직원 급여나 인력축소 등은 노조와의 대화가 중요해 일방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에 대한 미국산 반도체 장비 반입 금지 규제를 무기한 유예하는 방침을 이르면 이번 주중에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다음 달 11일 만료되는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유예 조치가 무기한 연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 상무부와 관련 장비 수출 통제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미국의 수출 통제 무기한 유예 조치는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목록을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VEU는 사전에 미국 승인을 받은 기업에만 지정된 품목의 수출을 허용하는 포괄적 허가 제도다. VEU에 한 번 포함되면 별도로 건건이 허가받을 필요가 없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삼성, SK하이닉스가 중국 내 반입할 수 있는 장비 목록 등 미세한 세부 사항을 놓고 두 회사와 논의를 진행해 왔는데 사실상 논의가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 통제가 무기한 유예될 경우 두 기업의 중국 내 사업 활동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든다. 향후 중국 내 반도체 생산 시설에 대한 장기 투자 계획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정부의 정식 통보 일정은 유동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의회가 이달 말 회계연도 종료 때까지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연방정부 업무가 일시적으로 중단(셧다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통보 일정에 대해선 정해진 바 없다”라며 “국내 반도체 기업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미국 정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올 7월 출생아 수가 7월 기준으로 처음 2만 명 아래로 떨어지며 역대 최저로 나타났다. 출생아 수는 지난해 10월부터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1만9102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373명(6.7%) 줄어든 규모로 출생아 수가 7월 기준으로 2만 명 아래로 떨어진 건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1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 7월까지 출생아 수는 13만9445명으로 지난해보다 9518명(6.4%) 감소했다.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인 조출생률은 1년 전보다 0.3명 줄어든 4.4명으로 7월 기준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도별 출생아 수의 경우 전년 대비 기준으로 15명이 늘어난 충북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감소했다.7월 사망자 수는 2만8239명으로 지난해보다 2166명(8.3%) 늘었다.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를 밑돌면서 7월 인구는 9137명 자연감소했다. 인구는 2019년 11월부터 4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7월 혼인 건수는 1만4155건으로 지난해보다 792건(5.3%) 줄었다. 혼인 건수는 올해 5월에 전년 대비 1.0% 상승 이후 2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이혼 건수는 1년 전보다 34건(0.5%) 줄어든 7500건이었다.한편, 8월 국내 인구 이동자 수는 53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3.8%(2만 명) 늘었다. 올 7월 이후 두 달 연속 증가세다. 통계청 관계자는 “최근 주택 매매가 늘면서 국내 인구이동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말했다. 올해 6~7월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대비 12.1%(1만1000건) 늘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미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법(CHIPS Act) 보조금을 받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중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장할 수 있는 범위를 5%로 제한하는 방안을 확정해 22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우리 정부는 이 같은 ‘보조금 가드레일(안전조치)’ 조항을 완화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 확장 기준을 두 배인 10%로 늘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 상무부는 자국의 반도체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10년간 중국 등 우려 국가에서 반도체 생산을 ‘실질적으로 확장(material expansion)’하는 중대 거래를 할 경우 보조금 전액을 반환하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했다.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실질적 확장’은 첨단 반도체의 경우 5% 이상, 이전 세대의 범용 반도체는 10% 이상이다. 對중국 반도체 투자 10만달러 상한은 빠져 美, 中 반도체 규제장비 반입 규제 유예는 언급 안해산업부 “국내기업 中사업 문제없어” 미국 정부는 앞서 3월 가드레일 조항 초안을 발표한 뒤 한국 등 관련 국가와 기업들로부터 의견 수렴을 진행해 왔다. 우리 정부는 중국 내 생산 확장 기준 확대와 함께 범용 반도체의 기준도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날 발표에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미 상무부는 로직 반도체는 28nm(나노미터), D램은 18nm, 낸드플래시는 128단 이하를 범용 반도체로 분류하고 있다. 상무부는 다만 초안에서 10만 달러의 한도를 넘는 중국 투자를 중대 거래로 분류해 규제 대상에 포함시켰으나 최종안에선 빠졌다. 블룸버그통신은 “10만 달러 투자 상한 폐지는 삼성전자와 인텔, 대만 반도체 기업들을 대표하는 정보기술산업협의회가 반대 목소리를 낸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날 발표에 중국 내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 유예 관련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중국에 첨단 반도체 장비를 반입할 수 없도록 규제안을 마련했지만 한국 기업에 대해 1년간 규제를 유예했다. 우리 정부는 이 규제의 유예 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미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 상무부의 최종안을 분석해 협상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수준으로 중국 내 생산 능력 확장 기준이 정해져도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지속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보조금 한도가 늘어난 부분 등 일부 달라진 내용이 있어 각 기업들이 보조금을 최대로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김동철 신임 한국전력 사장이 휴일을 반납하고 회사에서 잠을 자며 24시간 전남 나주시 한전 본사에 상주한다.22일 한전에 따르면 김 사장은 이달 20일 취임과 동시에 ‘비상경영 상황실’을 새로 만들고, 그곳 한쪽에 간이침대를 들여놨다. 김 사장은 이날 간부들에게 “직면한 절대적 위기를 극복하는 실마리가 보일 때까지 당분간 이번 추석 연휴를 포함한 휴일을 모두 반납하고 24시간 본사를 떠나지 않고 핵심 현안을 챙기겠다”라고 했다. 김 사장은 다음 주까지 본부별 업무보고를 받으며 한전의 사업 구조 개혁, 전기요금 정상화, 추가 자구책 등을 구상할 계획이다.또 김 사장은 취임 직후 기존 임원 중심의 비상경영위원회를 비상경영·혁신위원회 체제로 확대, 재편하면서 ‘제2의 창사’라는 각오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경영 체질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김 사장의 이 같은 행보는 한전의 재무상황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 6월 말 한전의 부채비율은 574.1%(연결 기준)까지 치솟았고, 2021년 이후 누적된 적자만 47조 원에 이른다. 더욱이 전력 구매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활용했던 회사채 발행도 영업적자로 적립금이 부족해지면서 내년부턴 추가 발행이 사실상 쉽지 않다. 김 사장은 취임사에서 “최근 국제유가와 환율이 다시 급등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정상화가 더더욱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이달 20일까지 수출이 1년 전보다 1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가 월말까지 이어진다면 지난해 10월부터 내리막길을 걷던 수출이 12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게 된다. 다만 반도체와 대중(對中) 수출 부진은 이어졌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359억5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32억 달러) 늘었다. 1∼20일 기준으로 수출이 늘어난 건 올 6월(5.2%) 이후 3개월 만이다.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이어진 수출 감소세는 마침표를 찍게 된다. 수입은 364억45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5% 줄어 무역수지는 4억89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지난달 1∼20일(35억7000만 달러 적자)보다는 적자 규모가 줄었다.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달에는 8억7000만 달러 흑자로 3개월 연속 흑자를 보였다. 그러나 불안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달 1∼20일 휴일을 제외한 조업 일수는 15.5일로 지난해보다 2.5일 더 많았다. 이에 따라 전체 수출액은 늘었지만 일평균 수출액은 23억2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7.9% 감소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 역시 전년보다 14.1% 줄었고, 중국에 대한 수출은 9.0% 줄었다.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취임사에서 전기요금 인상을 그렇게 강조한 건 사실 국회와 용산에 들으라고 한 소리죠.”정부 관계자는 20일 취임한 김동철 한국전력 신임 사장의 취임사를 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 사장은 취임사에서 “전기요금 정상화는 더더욱 반드시 필요하다”며 수식어를 두 번이나 반복적으로 표현하며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취임사에서 일종의 ‘결기’까지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역대 한전 사장 중에 전기요금 인상을 이렇게 강도 높게 강조한 인물은 없었습니다. 김중겸 전 한전 사장도 한전이 적자였던 2011년에 취임했습니다. 김 전 사장도 취임사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취임 일성으로 꼽았습니다. 하지만 그가 꼽은 첫 번째 해결 방안은 전기요금 인상이 아닌 ‘원가절감’이었습니다. 김 전 사장은 취임사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원가절감 등 경영효율화 노력으로 요금인상 요인을 자체 흡수하고 전기요금을 단계적으로 현실화할 것”이라며 전기요금 인상은 한전 재무구조의 ‘차선책’임을 밝혔습니다.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처음 한전 사장에 오른 김종갑 전 사장도 취임사에서 전기요금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사장 역임 중엔 전기요금 인상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한전 사장을 지낸 정승일 전 사장도 전기요금을 꺼내지 않았습니다. 전기요금은 물가에 영향을 주는 핵심 변수이기 때문에 서민 경제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전기요금이 ‘정치요금’이라고 불리는 이유죠. 이 때문에 현행법상 전기요금 인상 여부는 전기위원회를 거쳐 산업부 장관이 결정하지만, 사실상 여당과 대통령실, 기획재정부가 방향타를 쥐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임명권자인 대통령, 정부·여당과 국정 철학을 공유해야 하는 한전 사장이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김 사장의 ‘전기요금 인상’ 발언이 ‘한전 내부가 아닌 외부로 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 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김 사장은 전기요금 외에도 한전 임직원의 ‘무사안일’을 날카롭게 지적했습니다. 김 사장은 취임사 첫 문장을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표현하며 “그동안 한전이 공기업이라는 보호막, 정부보증이라는 안전판, 독점사업자라는 우월적 지위에 안주해왔다”고 했습니다. 한전 직원들 입장에선 요즘 표현으로 ‘뼈를 때리는’ 지적을 한 셈입니다. 김 사장은 “우리의 뼈를 깎는 경영혁신과 내부개혁 없이는 전기요금 정상화를 위한 국민적 동의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했습니다.한전 창설 이후 첫 정치인 출신 사장인 김 사장의 취임을 두고 한전에선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김 사장은 대통령 임명 전날 나주로 내려가 본사 인근 모처에서 업무보고를 받았다고 합니다. 한전의 한 관계자는 “통상 임명한 날 내려와 업무보고를 받는데 전날 내려온 경우는 이례적”이라며 “그만큼 직원들도 긴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전은 이제 더 내려갈 곳이 없을 정도로 위기 상황”이라며 “차라리 김 사장 같은 무게감 있는 정치인이 와서 쇄신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김 사장을 둘러싼 안팎의 기대와 우려의 크기만큼 그를 둘러싼 숙제는 만만치 않습니다. 당장 김 사장이 강조한 전기요금 인상을 위해 정부·여당, 대통령실을 설득해야 합니다. 유가 급등과 고환율로 요금 인상에 대한 명분이 생겼지만, 추석 이후 본격적인 총선 국면에 접어들면 표심을 의식한 정치권의 반대에 요금 인상은 물 건너갈 공산이 큽니다.올 4분기(10~12월) 전기요금이 다음 달 중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성 정치인처럼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능변가에 그칠지, 국내 최대 공기업 한전의 위기를 극복하는 진정성 있는 최고경영자(CEO)임을 확인시켜줄지, 김 사장을 향한 첫 평가는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세종=김형민 기자kalssam35@donga.com}

김동철 신임 한국전력 사장이 취임 일성으로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20일 전남 나주 한전 본사에서 취임식을 열고 “당면한 과제는 벼랑 끝에 선 현재의 재무위기를 극복하는 것으로 전기요금 정상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라며 “최근 국제유가와 환율이 다시 급등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정상화가 더더욱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했다. 김 사장이 전기요금 정상화를 강조한 건 한전의 재무위기 극복을 위해 올 4분기(10∼12월)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은 2021년 이후 누적적자만 47조 원에 달하고 올해 6월 말 현재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574.1%에 이른다. 회사채 추가 발행을 통한 자본 조달도 현재로서는 여의치 않다. 김 사장은 “사채 발행도 한계가 왔다. 부채가 늘수록 신용도 추가 하락과 조달금리 상승으로 한전의 부실 진행 속도는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정부는 4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통상 매 분기 말에 결정되는 전기요금 인상 여부도 추석을 훌쩍 넘겨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유가와 환율 급등은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정하는 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물가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공공부문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부문 수지는 95조8000억 원 적자였다. 전년도 적자 폭(27조3000억 원) 대비 3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로, 통계가 작성된 2007년 이후 최대다.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반도체 소재 부품 및 디스플레이 장비 전문 기업인 케이엔제이는 지난달 중국 난징에 있는 사업장의 생산시설 중 60%를 내년 12월까지 축소하고 국내 공장에 약 4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반도체 관련 특허 기술을 보유한 케이엔제이는 2014년 처음으로 중국에 법인을 설립했다. 하지만 중국 인건비가 치솟는 데다 미중 갈등으로 공급망 우려까지 커지면서 결국 중국 사업장을 줄이고 국내 복귀를 결정했다. 케이엔제이 관계자는 “최근 중국에 들어갈 원자재 조달이 쉽지 않다”며 “중국 기업의 기술 탈취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라고 했다. 국내 기업의 대중(對中) 투자가 줄면서 올 상반기(1∼6월) 한국 기업이 중국에 설립한 신규 법인 수가 30년 만에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1∼6월 한국 기업의 대중 신규 설립 법인 수는 87개로 집계됐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상반기 기준 가장 작은 규모로, 1년 전보다 12.1%(12개) 줄었다. 한국 기업이 중국에 설립한 신규 법인 수는 2006년(1201개) 정점을 찍은 뒤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올 상반기 국내 기업이 일본에 새로 설립한 법인 수는 118개로 전년보다 63.9%(46개) 늘었다. 일본에 설립된 법인 수가 중국 신규 법인 수를 웃돈 것은 반기 기준으로 1989년 하반기(7∼12월) 이후 33년여 만이다. 1∼6월 한국 기업이 미국에 설립한 신규 법인 수는 338개로, 전 세계 국가들 가운데 가장 많았다. 지난해 1년 동안 미국에 설립된 국내 기업 법인 수는 659개로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였다. 중국에 투자한 금액에서 회수된 금액을 뺀 순투자 금액 역시 올 상반기 5억8113만 달러에 그쳤다. 상반기 기준으로 2002년(4억1694만 달러) 이후 21년 만에 가장 적다. 대중 투자가 줄어들고 있는 건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대한 중국의 대규모 투자로 기술 우위를 갖고 있던 한국의 중간재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여기에 중국의 경기 침체와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이슈 등도 대중 투자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최종 소비재 상품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인교 전략물자관리원장은 “전 세계 국가의 탈중국 현상은 오히려 중국 소비 시장에 한국이 진입할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중국 시장을 면밀하게 분석해 중국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가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수출을 막기 위해 자국 법원에 제기한 소송이 18일(현지 시간) 각하됐다. 폴란드 원전 수출 등을 두고 벌어진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간 법적 다툼에서 한수원이 일단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다만 미국 법원의 이번 판결은 웨스팅하우스의 소송 제기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일 뿐 지식재산권 침해 여부 등은 따지지 않아 한수원 수출을 둘러싼 분쟁의 불씨는 아직 남아 있다. 미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은 이날 한수원이 폴란드와 체코 등에 수출하려는 한국형 원전(APR1400)이 미 원자력에너지법에 따른 수출 통제 대상인 만큼 미국 정부의 허가 없는 한수원의 수출을 막아달라는 웨스팅하우스의 소송을 각하한다고 판결했다. 웨스팅하우스는 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수출 통제 대상으로 지정된 특정 원전 기술에 대해선 해외로 이전할 때 미 에너지부의 허가를 받도록 한 원자력에너지법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원전 개발 과정에서 웨스팅하우스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폴란드 등에 수출하기로 한 원전(APR1400)의 경우 핵심 기술을 자체 개발한 것이어서 미 정부의 사전 허가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한 원자력에너지법의 집행 권한은 미 법무장관에게 배타적으로 위임돼 있어 민간기업이 소송을 통해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는 취지로 변론했다. 법원은 “웨스팅하우스가 미 정부의 고유 권한인 ‘수출 통제 집행’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고 지적하며 한수원의 손을 들어줬다. 한수원은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원전 수출 걸림돌이 일부 제거됐다고 평가하면서도 국내에서 진행되는 중재 절차를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웨스팅하우스는 한국형 원전이 자신들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현재 대한상사중재원에서 중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가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수출을 막기 위해 자국 법원에 제기한 소송이 18일(현지 시간) 각하됐다. 폴란드 원전 수출 등을 두고 벌어진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간 법적 다툼에서 한수원이 일단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다만 미국 법원의 이번 판결은 웨스팅하우스의 소송 제기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일 뿐 지식재산권 침해 여부 등은 따지지 않아 한수원 수출을 둘러싼 분쟁의 불씨는 아직 남아있다.미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이날 한수원이 폴란드와 체코 등에 수출하려는 한국형 원전(APR1400)이 미 원자력에너지법에 따른 수출 통제 대상인 만큼 미국 정부의 허가 없는 한수원의 수출을 막아달라는 웨스팅하우스의 소송을 각하한다고 판결했다. 웨스팅하우스는 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수출 통제 대상으로 지정된 특정 원전 기술에 대해선 해외로 이전할 때 미 에너지부의 허가를 받도록 한 원자력에너지법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원전 개발 과정에서 웨스팅하우스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폴란드 등에 수출하기로 한 원전(APR1400)의 경우 핵심 기술을 자체 개발한 것이어서 미 정부의 사전 허가 대상이란 입장이다. 또한 원자력에너지법의 집행 권한은 미 법무부 장관에게 배타적으로 위임돼있어 민간기업이 소송을 통해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는 취지로 변론했다.법원은 “웨스팅하우스가 미 정부의 고유 권한인 ‘수출 통제 집행’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고 지적하며 한수원의 손을 들어줬다. 한수원은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원전 수출 걸림돌이 일부 제거됐다고 평가하면서도 국내에서 진행되는 중재 절차를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웨스팅하우스는 한국형 원전이 자신들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현재 대한상사중재원에서 중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올 4월 한수원의 체코 원전 수출 신고를 반려한 바 있는 미 에너지부의 공식 입장도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APR1400의 지식재산권 문제는 법원 판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중재를 통해 웨스팅하우스와 분쟁을 마무리해야 체코를 비롯한 다른 나라로의 원전 수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세종=김형민 기자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