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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나경원, 야권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본격적으로 대립각을 세우면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고공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주요 이슈는 박 후보의 병역 의혹과 이명박 대통령의 사저 용지 매입 논란이다. 양당은 후보 간 대결과는 별개로 이 의혹들에 화력을 집중하면서 후보를 측면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 한나라당, “박 후보는 국민 앞에 사죄해야”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전날에 이어 직접 박 후보의 병역 의혹을 제기했다. 홍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후보 측은 양손은 부모들의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박 후보는 성인이 된 뒤에도 불법임을 알면서 그것을 이용해 병역을 면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00년 7월 법원에 작은할아버지(호적상 부친)의 실종선고 청구를 내 호주를 상속하기까지 했다. 병역 면탈을 합법화하려고 법원까지 이용한 것은 참으로 부도덕하다”며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나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도 논평을 내고 “작은할아버지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 박 후보를 입적시켰다면 박 후보가 군대를 갔다 온 후에도 늦지 않았을 것이다. 박 후보 측 변명은 지나가던 소가 웃을 얘기”라고 비난했다.이에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 주장대로라면 박 후보가 13세 소년일 때 병역 기피를 위해 호적을 바꿨다는 것인데 한나라당이, 이명박 정권이 병역 기피 네거티브 공세를 하는 것은 ‘누워서 침 뱉기’”라고 맞받아쳤다. ○ 민주당, “내곡동 용지 매입 과정에서 편법 증여 의혹”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서울 서초구 내곡동 사저 용지 매입에 대해 전방위 공세를 가했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보다 비용이 15배나 더 들어간다는 이 대통령 퇴임 후 사저를 어떻게 부를지 한나라당은 답하라”고 몰아붙였다. 한나라당이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전 노 전 대통령 사저 건축과 관련해 ‘아방궁’이라고 비난했던 일을 상기시킨 것이다. 당내에선 한나라당이 노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를 ‘봉하궁’이라고 비판했던 것을 빗대어 “이 대통령의 사저는 내곡궁이냐”란 말도 나온다. 이용섭 대변인은 용지 매입 과정에 편법, 탈법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금 조달 능력이 없는 이 대통령 아들이 은행과 친인척으로부터 11억 원을 빌려 용지를 구입했다는 것은 명의신탁이나 편법증여로 볼 수밖에 없다”며 “명의신탁은 부동산실명법 위반이고, 편법증여는 증여세 과세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또 “이 대통령이 예전에 살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담보로 아들이 대출을 받아 사저 용지를 구입했고 이자는 아들이 부담하고 있다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증여세 회피 수단”이라며 “이처럼 복잡한 거래를 한 진짜 이유를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이석현 백원우 의원 등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11일 내곡동 사저 용지에 대한 현장 실사를 벌일 계획이다. 한편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청와대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와 관련한 일각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투기 목적은 전혀 없으며 용지 매입 과정에서 월권도 없었다.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40억 원을 책정하면서 경호에 적합한 땅을 물색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어떻게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이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 문제가 불거졌는지 난감하다. 청와대의 ‘정무적 무감각’을 여과 없이 드러낸 일”이라는 불만이 나왔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

결국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민주당의 ‘조직’보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상징되는 ‘바람’을 선택했다. 박 후보는 예상대로 7일 서울시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로 했다. 박 후보는 3일 야권 통합 경선에서 승리한 직후 “제도권 정치를 넘어서야 한다”며 무소속 출마를 시사하면서도 “후보 등록까지 고민할 것”이라며 민주당 입당 가능성을 닫아두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무소속으로 나서는 게 더 승산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는 무엇보다 8·24 무상급식 주민투표 이후 ‘안철수 돌풍’으로 상징되는 유권자들의 정당정치 혐오 현상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아름다운재단 등 각종 시민단체 활동으로 쌓은 ‘정치적 순수성’이 가장 큰 자산인 박 후보가 민주당이라는 기성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지지층이 떨어져나갈 수 있다는 것. 박 후보의 주력 지지층인 시민사회 진영의 탈(脫)정치화 요구도 거셌다는 후문이다. 박 후보가 이날 출마 기자회견에서 “시민들이 지금의 정치, 지금의 서울은 안 된다며 과거 정치 시스템의 변화를 바라는 갈망이 있다. 그런 요구가 저를 통해서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선거 문화의 판을 바꾸겠다며 이날 회견에서 선거운동 방식으로 ‘노마드(유목민) 선거’를 제시한 것도 경선 과정에서 입증된 SNS의 위력을 최대한 활용해 기성 정치의 문법과 틀을 깨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지층 확장에 더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듯하다. 민주당 밖에 계속 있어야 ‘안철수 돌풍’의 핵심 지지층이었던 무당파와 중도층을 껴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결국 누가 중도층을 많이 껴안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출마를 결심한 박 후보는 동시에 민주당 지지층의 이탈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 서울시의회 방문에서 “민주당이 가는 길에 서서 디딤돌이 되겠다” “(민주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에 오니) 친정에 오는 기분” 등 민주당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민주당의 반응은 여전히 엇갈리는 분위기다. 특히 박 후보의 방문을 받은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들은 노골적으로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 등은 “박 후보가 정신적으로 민주당원임을 선언할 수 있느냐” “시장 되고 딴살림을 차리지 말아 달라”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마음속의 시장 후보”라며 박 후보를 몰아세웠다. 한 시 의원은 ‘박, 박원순 후보님. 원, 원하는 시장 열심히 돕겠다, 다만 시장 되면. 순, 순전히 우리 민주당 덕분’이라며 ‘박원순’으로 삼행시를 지으며 압박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다소 머쓱해하며 “시장이 된다고 해도 절대 딴살림을 차리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오후 TV 인터뷰에서 “야권 통합 경선에서 이기고 난 다음 경과를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에게 e메일을 보냈는데 (그 뒤) 위로하고 격려하는 e메일을 한 번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안 원장의 선거 지원 여부에 대해선 “도와달라고 말할 염치가 아직은 없다. 앞으로 선거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 경과를 한 번 보자”며 여지를 남겼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박원순 변호사가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무소속 후보로 등록하면서 이번 선거는 ‘집권여당 대 무소속야권’ 후보 간 대결이 됐다.박 후보는 7일 오전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어 “무소속 후보가 불리하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지만 ‘지금의 정치로는 안 된다’는 원칙은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이 새로운 변화와 통합의 길을 열 것이고 나는 그 길에 함께 서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회 의원들을 만나서는 “나는 정신적으로 민주당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박 후보는 “상대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박 후보는 나 후보의 잇단 공약 발표에 대해 “전문가가 써준 것을 읽으면…. 현장에서 이해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에 나 후보는 “여성을 폄훼하는 발언이다. 야권은 과거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수첩공주’라고 공격했고 지금은 ‘써준 대로 읽는다’고 한다. 근거 없는 말을 함부로 해도 되느냐”고 맞받았다. 이날 서울시장 보선 후보자 등록 마감 결과 모두 4명이 신청해 나 후보는 1번, 기독자유민주당 김충립 후보는 8번, 무소속 배일도 후보는 9번, 박 후보는 10번의 기호를 배정받았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가수 성시경 씨(사진)가 일반 사병의 2.5배에 달하는 휴가를 받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신학용 의원은 7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성 씨가 2008년 7월 입대한 뒤 육군 1군사령부 군악대에서 복무하다 지난해 5월 전역하기 전까지 정기휴가(25일)를 포함해 117일의 휴가와 8일 이상의 외박을 받아 최소 125일 이상을 부대 밖에서 보냈다”고 주장했다. 성 씨가 근무했던 1군사령부 집계 결과 군악대 근무자의 평균 휴가 일수는 50일이며, 성 씨와 복무기간이 겹치는 대원 3명의 휴가 일수도 48∼52일이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야권 단일후보인 무소속 박원순 변호사가 6일 오전 9시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손학규 대표와 회동한다. 박 변호사 측 송호창 대변인은 5일 “선거대책본부 구성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며, 입당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회동은 오후 4시경 박 변호사가 손 대표의 사퇴 철회 소식을 전해 듣고 직접 손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변호사 주변에선 그가 무소속으로 선거전을 치르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울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변호사는 손 대표가 사퇴를 철회한 뒤 기자들과 만나 “손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과 당원들이 선거 승리를 위해 함께 힘을 뭉쳐야 한다는 의지가 강화됐다. 전화위복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민주당 입당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민주당 입당 여부는 후보 등록 마감일인 7일까지 보고 결정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딱 부러지게 서둘러 무소속 출마를 밝히지 못하는 것은 입당했을 때와 무소속일 때의 장단점이 팽팽하게 갈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에 입당해 ‘기호 2번’을 달고 나설 경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란 ‘바람’이 제1야당의 ‘조직’을 타고 상승 작용을 일으킬 수 있지만, 거꾸로 자신의 가장 큰 자산인 ‘정치적 순수성’ ‘참신함’이 퇴색될 수 있다. 무소속으로 나설 경우엔 그 반대의 장단점이 팽팽하게 양립한다. 박 변호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인 ‘원순닷컴(www.wonsoon.com)’에는 지지자들이 자유게시판에 민주당 입당 여부를 놓고 찬반으로 엇갈려 난상토론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그의 입당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권 단일후보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선 입당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김원기 임채정 권노갑 정대철 상임고문은 4일 박 변호사를 만나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얻은 투표율 25.7%를 거론하며 “흔들리지 않을 25.7%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조직력을 업어야 한다”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영환 의원은 “더 이상 민주당의 입당을 구걸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변호사는 이날 여성 관련 행사에 잇달아 참석해 여심(女心) 잡기에 주력했다. 오전엔 서울 여의도 한국가정법률상담소(소장 곽배희) 창립 5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저는 대한민국 최초로 성희롱 사건(서울대 우 조교 성희롱 사건)을 제기해 승소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살림정치 여성행동’ 창립식에서는 여성단체 관계자들이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 여성정책 추진을 당부하자 “사실은 제가 여성이다”라고 농담을 던지며 “한 단체가 아름다운가게 앞에 와서 ‘박원순이란 년 나와라’, 이랬대요”라고 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오후엔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해 김 전 대통령 재임 때 청와대를 5, 6차례 방문했던 것을 소개하면서 “김 전 대통령이 남긴 여러 업적과 철학을 가슴에 새기고 정책이나 원칙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의 표심을 겨냥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예비후보 등록(지난달 17일) 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있는 김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했다. 이 여사는 “사회 활동을 많이 했기 때문에 앞으로 잘할 것”이라고 화답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민주당의 ‘조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란 ‘바람’으로 맞서 승리한 박원순 변호사가 실제로 트위터 공간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박영선 의원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4일 SNS 전문기업인 소셜메트릭스의 도움을 받아 지난달 27일부터 야권 단일후보가 결정된 3일까지 트위터에 나타난 ‘박원순’과 ‘박영선’ 관련 글 11만5100여 건을 분석한 결과 박 변호사와 관련한 글이 박 의원보다 평균 두 배가량 많았다. 박 의원과 관련한 글이 박 변호사보다 많은 날은 하루도 없었다. 조사 기간에 트위터에 오른 이들 관련 글의 99% 이상은 서울시장 경선과 연관된 것이었다고 소셜메트릭스 측은 밝혔다. 특히 선거인단 투표(시민참여경선)가 치러진 3일 박 변호사 관련 글은 전날보다 73% 늘어난 1만7377건을 기록했다. 박 의원은 전날보다 14% 증가한 6777건에 그쳤다. 민주당의 막판 조직 동원에 맞서 박 변호사 지지층이 SNS를 통해 결집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3일 트위터에서는 “민주당이 ‘버스 떼기’(지지자들이 버스 타고 투표장에 가는 것)를 하고 있는데 우리는 ‘지하철 떼기’(지하철을 타고 투표장 가는 것)를 하자”는 식의 글이 박 변호사 지지자들에게 전파됐다. 전체 경선 결과에 반영되는 비중(40%)이 가장 높았던 선거인단 투표에서 박 변호사는 46.31%를 얻어 박 의원(51.08%)과 격차가 크지 않았다. 여론조사(경선 결과에 30% 반영)가 실시된 1∼2일에도 박 변호사 관련 글이 박 의원보다 줄곧 많았다. 1일에는 1만2289건(박 변호사) 대 7194건(박 의원)이었으며, 2일에도 1만44건 대 5904건으로 격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이런 기류는 TV토론 후 배심원단 평가(30% 반영)가 실시된 지난달 30일에도 비슷했다. 박 변호사 관련 글(1만334건)이 박 의원(6552건)의 1.6배 정도였다. 소셜메트릭스 관계자는 “박 변호사 지지층이 트위터를 매개체로 강력히 뭉쳤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3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범야권 단일 후보 선출 시민참여경선이 치러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 손학규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투표장 밖을 돌며 민주당 후보인 박영선 의원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그 시각 이른바 ‘시민후보’인 박원순 변호사는 투표 참여자들과 어울려 투표 ‘인증샷’을 찍으며 놀이판을 벌였다. 이 사진은 실시간으로 박 변호사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전파됐고 박 변호사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냈다.경선 다음 날인 4일 박 변호사는 트위터에 “캠프 사무실에 손님이 오셨습니다. 엄청난 박수를 받았습니다. 누구신지 보세요”라며 사진을 올렸다. 사진의 주인공은 경쟁자였던 박 의원. 자연스레 민주당 지지층 껴안기에 나선 것이다.이번 경선에서 탄탄한 조직력의 민주당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의 선거 운동으로 맞선 시민사회 세력과의 경선에서 패하면서 야당뿐 아니라 정치권 전체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987년 이후 유지돼 온 지역과 이념에 바탕을 둔 기성 정당 체제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강원택 서울대 교수(정치학)는 “시장에서 경쟁력 없는 상품을 팔았던 기업이 망하고, 새로운 기업이 등장하는 건 당연하지 않느냐”며 기존 정당의 몰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야권에서는 이번 경선 결과를 놓고 “전통 있는 ‘굴뚝기업(제조업체)’을 신생 벤처기업이 뛰어넘은 격”이라는 얘기도 나온다.민주당은 여론조사뿐만 아니라 시민참여경선에서도 박 변호사 측에 사실상 밀렸다. 총동원령 속에 각 당원협의회별로 버스를 타고 온 당원들이 투표에 대거 참여했지만 이에 맞서 디지털로 무장한 박 변호사 지지자들이 어디선가 몰려들어 투표장 분위기를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디지털 몽골기병이 순식간에 초원을 넘어와 제1야당의 앞마당에 ‘게르(몽골 전통가옥)’를 치고 승리를 굳혀버린 것이다.이들은 디지털의 속도에 아날로그의 감성을 입힌 e폴리틱스(정치)의 세계를 선보였다.박 변호사 지지자들은 SNS를 통해 “투표장에 나와 민주당을 이기자”는 글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폭풍 참여’하러 오신다고 하네요” 같은 사적이고 정서적인 메시지를 퍼뜨렸다. 이는 기성 정치권의 문법과 전혀 달랐다. 경선장에 모인 박 변호사 지지자들은 당원이 아니라 트위터의 ‘팔로어’에 가까웠다.영남대 언론정보학과 박한우 교수는 10·26 서울시장 선거는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대(對) 인터넷 웹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NS 공간에서 스마트폰 등 모바일에 기반을 둔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선 박 변호사를 따르는 20, 30대가 강세인 반면 인터넷 웹상의 인터넷카페 등에선 한나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중장년층의 활동도 활발하다는 것이다. 정치의 중요한 장이 현실 세계에서 SNS 공간으로 넘어가면서 기존 정당에는 곤혹스러운 상황인 것만은 틀림없다.물론 기존 정당의 근원적 위기는 그동안 반복되어온 아날로그적 행태, 후진적 정치문화에 기인한다.강 교수는 “그동안 정당은 사람들이 원하는 정치적 요구를 수용하는 데 한계를 보이면서도 선거 같은 제도적 틀로 기득권을 누려왔지만 이제는 스스로 환골탈태하고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의 정당,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당으로 근원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인권변호사 출신 시민운동가가 제도권 정치에 본격 등장하는 데는 채 한 달이 걸리지 않았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9·6 단일화 선언 이후 줄곧 서울시장 선거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려온 박원순 변호사(55)가 3일 범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되면서 시민사회·야당연합과 집권여당 간의 일대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박원순 펀드’로 시민후보 가능성 입증사실 박 변호사는 8·24 무상급식 주민투표 이후 ‘안철수 태풍’으로 상징되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비판 담론에선 비켜서 있었다. 안 원장이 누리꾼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업고 시장 출마를 고민할 때 그는 백두대간 종주 중이었고, 산에서 내려온 직후 안 원장과의 단일화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이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선 박 변호사가 낮은 대중성 등을 이유로 ‘안철수 바람’을 껴안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시민운동 과정에서 축적한 폭넓은 인맥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기반을 둔 선거운동으로 만만찮은 세를 과시했다.특히 47시간 만에 목표 선거자금인 38억5000만 원을 모은 ‘박원순 펀드’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물론이고 내년 총선과 대선에도 시민사회 세력이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임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또 ‘경청 투어’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시민과 실생활을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했다. 시민들이 목말라하는 ‘소통’이라는 가치를 자신의 정치적 상품으로 부각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엘리트 코스 밟다 투옥·제명경남 창녕군 출신인 박 변호사는 중학교 때까지 전기 구경도 못한 시골집에서 살며 읍내까지 왕복 30리를 걸어 등하교했다. 공부를 잘해 서울 경복고 진학을 노렸으나 떨어지고 서울에서 경기고를 목표로 1년간 재수했다. 그는 자신의 삶을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한 ‘희망을 심다’라는 책에서 “재수할 때는 독서실에서 3개월 동안 양말도 안 벗고 공부했다”고 회고했다.전형적인 ‘KS(경기고-서울대) 코스’를 밟던 그는 1975년 서울대 법대 1학년 재학 때 유신체제에 항거해 할복자살한 김상진 씨의 추모식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투옥돼 입학 3개월 만에 제명됐다. 이에 대해 서울대 측은 “당시 사회 분위기상 시위를 주도하거나 참여해 제명을 받는 학생이 많았고, 박 변호사도 그런 이유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나중에 그는 단국대 사학과로 학교를 옮겼다. 역사학을 공부한 뒤 역사문제에 관심을 가져 나중에 역사문제연구소를 설립하고 계간 ‘역사비평’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그는 서울대에서 제명된 뒤 고향인 창녕군 장마면사무소에서 방위병으로 1977년 8월 6일부터 8개월간 복무했다. “후사가 없는 작은 할아버지에게 입적했고, 작은 할아버지(양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부선망독자(아버지가 돌아가신 독자)’로 6개월 보충역 처분을 받았으나 행정착오로 2개월 더 근무했다”는 게 박 변호사 측의 설명이다.○ 조영래 변호사 충고로 시민운동 투신그는 1980년 사법시험 22회에 합격해 대구지검 검사로 1년여 근무하다 옷을 벗고 인권변호사로 변신했다. “사형 집행 참관이 싫었다”는 게 이유였다. 박 변호사는 권인숙 성고문사건, 미국문화원 사건 등 1980, 90년대 대표적인 시국 사건의 변론을 맡았다.그런 박 변호사는 1995년부터 참여연대 사무처장으로 활약하며 사회개혁 분야에 투신했다. 스스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인물로 꼽는 고 조영래 변호사로부터 “돈 그만 벌고 이젠 눈을 좀 돌려보라”는 충고를 들은 게 결정적이었다고 한다. 2002년부터 올 9월까지는 아름다운재단과 아름다운가게 상임이사를 맡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주력했다.하지만 박 변호사가 몸담았던 아름다운재단이 대기업으로부터 수백억 원의 기부금을 받은 게 공개돼 야권후보 단일화 경선 동안 논란이 됐고 본선에서도 본격적인 검증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민주당 박영선 후보, 민주노동당 최규엽 후보, ‘시민후보’ 박원순 변호사가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콘텐츠진흥원 스튜디오에서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 통합 경선 과정의 하나인 TV토론을 벌였다. TV토론은 전체 경선에서 30%(배심원단 1400명 평가)가 반영된다. 지상파 방송 3사가 생중계한 TV토론에서 박 후보와 박 변호사는 여야 대결을 방불케 하는 설전(舌戰)을 벌이다 감정싸움 양상까지 빚어졌다. ○ “재벌 후원금은 장물” vs “개인이 받은 게 아냐” 토론회의 최대 이슈는 박 변호사가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등으로 시민단체에 재직하면서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의 후원금을 받은 것이다. 박 후보는 “금융권에 상처를 준 론스타에서도 후원금을 받은 것은 충격적이다. 한 손에는 (시민단체의 감시라는) 채찍을 들고 또 다른 한 손으론 후원금을 받은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직격탄을 날렸다. 최 후보는 아예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장물’ 같은 돈을 갖고 착한 서민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느냐”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기업이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기부를 하는 건 국제표준기구가 인증한 기업의 사회책임 활동”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기업 기부금은 (박원순) 개인이 받은 게 전혀 아니며 국회의원이 정치자금을 받은 것과는 다르다”며 “기부금은 공익사업, 자선사업에 완전히 쓰였고 가장 투명하게 공개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나는 기자 시절부터 재벌 개혁을 부르짖었지만 박 변호사는 재벌 후원금을 받으며 ‘고맙다, 고맙다’ 했다”며 “나는 (지난 대선 때) BBK 의혹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과 끊임없이 맞서고 그로 인해 핍박을 받았지만 박 변호사는 이 대통령을 ‘아름다운재단’ 명예고문으로 모시고 ‘매우 훌륭한 분’이라고 했다”고 한층 날을 세웠다. 이에 박 변호사는 얼굴을 붉히면서 “현 정권에 맞서 박 의원이 많은 투쟁을 한 것에는 경의를 표하지만 나도 국가정보원 사찰을 받고 억압을 받았다. 박 의원이 혼자 정의를 세웠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자 박 후보는 “박 변호사가 말하는 국정원 탄압은 하나은행 후원금이 끊긴 건데, 하나은행장이 이 대통령 측근이다. 대통령 측근으로부터 후원금이 끊긴 걸 대단한 탄압이라고 하는 건 민주당 시각에서는 좀 다르다”고 몰아붙였다. 이에 박 변호사는 “국정원으로부터 소송을 당한다는 게 어떤 심정인지 아셨으면 좋겠다. (박 후보 주장에) 참혹함을 느낀다”며 “선의로 많은 일을 해온 사람을 이렇게 가슴 아프게 공격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정체성 시비 정체성 시비도 불거졌다. 박 후보는 “박 변호사가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지원했다”며 정체성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어 “박 변호사는 이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해 탄핵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고도 했다. 박 변호사는 즉각 “박 후보의 주장은 앞뒤가 잘린 언론 보도 발언을 토대로 한 것인데 본인에게 확인한 뒤 주장했으면 좋겠다”며 “노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발언은 한 적이 없다”고 발끈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2007년 3월 12일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을 한 기록이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박 변호사 측 송호창 변호사는 토론회가 끝난 뒤 논평을 내고 “(논란이 된 발언은) 국회의 권한 남용을 지적하는 발언이었다”며 박 후보의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오세훈 전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에 대해서도 시각차가 드러났다. 박 후보는 “80% 이상 사업이 진행된 상황에서 앞으로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문제”라고 했고, 박 변호사는 “80% 이상 진행됐다는 건 서울시 주장”이라고 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

29일 범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위한 TV토론회를 하루 앞두고 박원순 변호사와 민주당 후보로 결정된 박영선 의원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경선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박원순, 론스타 기부금 수령 논란 박 변호사에 대해선 그가 상임이사로 재직하던 시기 ‘아름다운재단’이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에서 기부금을 받은 게 논란이 됐다. 론스타는 2003년 12월 외환은행을 헐값에 인수한 뒤 고액 배당 등을 통해 4조5000억 원을 번 뒤 2년여 만인 2006년 외환은행 재매각에 나서 ‘먹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무소속 강용석 의원은 이날 아름다운재단의 ‘나눔가계부’(연차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해 보니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 직후인 2004년부터 6년 동안 아름다운재단에 7억6435만 원을 기부했다고 주장했다. 연도별로는 △2004년 7134만 원 △2005년 1억1693만 원 △2006년 1억7415만 원 △2007년 1억9002만 원 △2008년 1억3180만 원 △2009년 8011만 원이었다. 박 변호사는 2002년부터 이달 9일까지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였다. 강 의원은 “박 변호사가 풀무원에서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받은 기부금도 애초 알려진 2억9880만 원이 아닌 12억4067만 원으로 확인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박 변호사 측 송호창 대변인은 보도자료를 내고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잘못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아름다운재단이 2004년 6월 론스타의 자회사인 ‘허드슨어드바이저코리아’와 소년소녀가장 학업보조비 지급을 위한 ‘론스타푸른별기금’ 협약을 맺었지만 론스타 측에서 재단에 기부한 금액은 1억4000여만 원이고 나머지는 모두 일반인이 기부했다는 것이다. 송 대변인은 이어 “론스타코리아의 법정 분쟁 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2009년 5월 남은 기금 9000여만 원을 해당 기업 통장으로 반환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풀무원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받은 기부금의 액수에 대해선 해명하지 않았다. 논란이 되자 민주당 박영선 후보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아름다운재단이 론스타에서 기부금을 받은 것은 론스타를 비판해 왔던 시민사회의 일반적 시각과는 다른 것”이라며 “공인 중의 공인인 서울시장에 대한 국민의 도덕적 잣대는 엄격하다”고 비판했다. 박 변호사 측의 반박에 강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재단의 살림살이를 담은 연차보고서를 스스로 부정해선 안 된다. 기부 과정을 가장 정확히 알고 있는 박 변호사가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재반박했다.○ 박영선, 아들 외국인학교 재학 논란 박 의원에 대해선 아들이 연간 학비가 3200만 원에 이르는 외국인학교에 다녔던 전력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박 후보의 아들은 현재 미국과 한국 이중국적을 가지고 있다. 박 후보의 남편이 아들 출생 당시 미국 국적이었기 때문이다. 박 후보 아들이 다녔던 서울외국인학교는 부모 중 한 명이 원칙적으로 외국 국적을 가져야 한다고 입학규정을 정해 놓았기 때문에 입학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연간 3200만 원짜리 초등학교를 보낸 박 후보가 무상급식과 반값 등록금을 주장하는 게 모순된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며 “한국에서 키우면서 굳이 아들을 외국인을 위한 학교에 보내야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의 아들이 현재 일본에서 중학교에 다니는 것에 비춰 볼 때 애당초 아들을 한국에서 키울 생각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박 후보 측은 “아들이 태어난 지 얼마 후부터 미국에서 아버지와 할머니 손에 자랐으며 우리말이 서툰 상태에서 한국에 들어와 고민 끝에 외국인학교에 입학시켰다”고 해명했다. 아들이 일본에서 중학교를 다니는 데 대해선 “(저의) BBK 의혹 제기 후 남편이 검찰 수사를 받는 등 한국에서 근무하기 힘들어 일본으로 갔으며 아들도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간 것”이라고 반박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민주당이 범야권 단일 후보를 놓고 경쟁 중인 박원순 변호사에 대한 검증 압박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정장선 사무총장은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 후보인 박영선 의원은 공직에 나서면서 17가지 자료를 제출하는 등 검증 절차를 거쳤다. (박 변호사도) 국민에게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여줘야 본선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검증 자료 제출을 공개 요구했다.정 총장이 말한 17개 자료는 국회의원 후보 공천 신청 때 당에 제출하는 △주민등록등본 △재산신고서 △최근 3년간 소득세 세목별 과세증명서 등 기초 신상 정보다. 장관 후보자가 인사 검증 과정에서 정부에 제출하는 자료(200여 개)에도 포함돼 있는 가장 기초적인 것이기도 하다. 정 총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도 “박 변호사는 검증이 필요한 공직을 맡은 적이 없는 만큼 다른 후보와의 형평성을 위해 가급적 경선(다음 달 3일) 이전에 검증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각 후보자는 서울시장 후보 등록(다음 달 6, 7일) 때 최근 5년간 본인과 배우자 직계존비속의 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 납부, 체납 등에 대한 서류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게 되지만 야권 후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공개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다.이날 민주당과 박 변호사 측은 국민참여경선 선거인명부를 공개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야권 단일후보 경선은 △여론조사 30% △한 차례 TV토론 후 배심원단(2000명) 평가 30% △국민참여경선(투표인단 3만 명 추출) 40%로 결정됐다. 당초 TV토론은 두 차례로 예정됐으나 ‘다른(보수) 진영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중앙선관위의 유권해석에 따라 조정됐다.한편 박 변호사 캠프는 법정선거비용 모금을 위해 26일 낮 12시 개설한 ‘박원순펀드’가 만 이틀여 만인 28일 오후 4시 법정선거비용인 38억8500만 원(5778명 참여)을 채워 모금을 일찍 마감(당초엔 30일 밤 12시)한다고 밝혔다. 펀드 참여 의사를 밝힌 사람은 7211명, 약정액은 45억2300만 원이었으나 오후 4시 전까지 입금을 하지 못한 1433명은 펀드에 가입하지 못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동영상=이석연, “정치권의 철옹성 같은 벽이 여전했다”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9·6 단일화 선언’ 이후 형성된 박원순 변호사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독주체제가 기성 정치권의 반격에 다소 주춤거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동아일보가 25, 26일 코리아리서치센터(KRC)에 의뢰해 서울시민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그동안 박 변호사의 행보를 속수무책으로 지켜봤던 여야 정치권이 각 당 후보를 결정하는 등 본격적으로 움직인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여기엔 박 변호사에 대한 정치권의 각종 검증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장 선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이번 여론조사에서 각각 범여권, 범야권 후보로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인 나 최고위원(44.0%)과 박 변호사(45.6%) 간의 양자 대결은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전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양자 대결이 아닌 여야 후보 모두를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에선 나 최고위원(34.1%)이 박 변호사(32.2%)를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앞서기도 했다. 특히 서울시민들의 거주 지역, 직업 등에 따라 지지층이 분명히 나뉘었다.서울 지역을 △강북 서 △강북 동 △강남 서 △강남 등 4구역(표 참조)으로 분류했을 때 나 최고위원은 강남과 강북 서에서, 박 변호사는 강북 동과 강남 서에서 우위를 보였다. 강남구 서초구가 있는 강남은 전통적인 한나라당 강세 지역이고, 강북 서는 강북권 중 다수의 한나라당 현역 의원이 포진하고 있는 곳이다. 나 최고위원의 지역구인 서울 중구도 강북 서에 해당한다. 반면 박 변호사는 강북 동과 강남 서 등 전통적인 야권 강세 지역에서 나 최고위원을 앞섰다.직업별로는 나 최고위원이 주부들에게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얻었고 박 변호사는 사무직 종사자 등 화이트칼라, 학생들에게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 정당에 따른 ‘충성도’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한나라당 지지자 중 나 최고위원 지지율은 77.3%였고, 민주당 지지자 중 박 변호사를 찍겠다는 서울시민은 78.2%로 나타났다. 결국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기존 지지층을 끌어안기 위한 여야 간 전면전이 불가피함을 보여주고 있다.나 최고위원(49.9%)이 박영선 의원(38.9%)을 11.0%포인트 앞선 여성 간 양자 대결에서도 거주지역 간 지지율 차가 확연히 드러났다. 다만 나 최고위원은 박 변호사보다 우위를 보인 강북 서, 강남은 물론이고 박 변호사에게 뒤졌던 강남 서에서도 오차범위에서 박 의원을 이겼다. 강남 서는 박 의원의 지역구(서울 구로을)가 포함된 곳이다. 정당별 지지도는 한나라당 성향의 시민 중에서 나 최고위원 지지율이 83.3%,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 박 의원을 선택하겠다는 비율이 76.9%였다.한편 보수성향 시민·사회단체 후보로 나선 이석연 변호사는 야권 후보로 누가 나서든 서울 시내 4개 구역에서 모두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후보’끼리 맞붙을 경우 보수 측의 이 변호사(25.9%)는 진보 측의 박 변호사(57.6%)에게 크게 밀렸다. 이 변호사(27.6%)는 박 의원(54.3%)과의 대결에서도 한참 뒤졌다. 한나라당 지지자의 이 변호사에 대한 ‘충성도’는 나 최고위원에 비해 그리 높지 않았다. 박 변호사와의 양자대결에서 한나라당 지지자 중 이 변호사를 찍겠다는 응답은 46.4%에 그쳤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 박 변호사를 찍겠다는 응답은 86.0%로 압도적이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안철수 바람’을 타고 줄곧 선두를 유지해온 범야권의 박원순 변호사를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된 나경원 최고위원이 바짝 추격해 박빙의 대결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동아일보가 25, 26일 코리아리서치센터(KRC)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직접전화조사 방식) 결과 여야 후보 간 양자 대결에서 나 최고위원(44.0%)은 박 변호사(45.6%)를 오차범위 내인 1.6%포인트 차로 따라잡았다. 단순 지지율에선 나 최고위원(34.1%)이 오히려 박 변호사(32.2%)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본보가 6, 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나 최고위원(33.5%)이 박 변호사(49.8%)에게 양자 대결 시 16.3%포인트 뒤졌다.범여권 단일후보 선호도 조사에선 나 최고위원(59.8%)이 이석연 변호사(26.4%)를, 범야권 단일후보로는 박 변호사(55.5%)가 박영선 의원(29.7%)을 각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박원순 변호사(사진)는 26일 정오를 기해 ‘박원순 펀드’를 개설한다고 25일 밝혔다. ‘박원순 펀드’는 선거에 필요한 법정 선거비용 38억8500만 원을 시민이 빌려준 돈을 이용해 조성하는 선거자금 모금 방식이다. 선거에서 15% 이상 득표를 하면 전액을 국고를 통해 되돌려받을 수 있는데, 펀드 가입자들에게 선거 후 이 돈으로 원리금을 갚겠다는 것이다. 펀드를 통한 선거자금 조달은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 경기지사 야권 후보로 나선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처음으로 시도한 것이다. 앞서 박 변호사는 24일 관악산에서 열린 사회복지사 등반대회에서 국가정보원 민간사찰 의혹 제기에 대한 서울고법의 선고가 연기된 것에 대해 “현 정권에서 내가 얼마나 탄압받았는지 알 수 있다. 옹졸하게 굴어서는 안 되겠지만 그것(탄압 받은 것)에 관해 제대로 얘기할 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9년 언론 인터뷰에서 국정원의 민간사찰 의혹을 제기했다가 국가로부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해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이날만큼은 ‘여걸’의 눈에서도 눈물이 비쳤다. “이번 서울시장은 반드시 민주당의 이름으로 되찾아 와야 한다”고 외칠 때는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잠기기도 했다.박원순 변호사에게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바칠’ 위기에까지 내몰렸던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25일 당선된 박영선 의원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박 의원은 후보 확정 직후 언론 인터뷰,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무소속 후보는 역사상 반짝하고 대부분 소멸했다”며 범야권 후보 단일화 경쟁자인 박 변호사와의 대결에서 승리를 다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출마선언(15일) 후 열흘 만에 당의 서울시장 후보가 됐다. 승인을 분석한다면….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무상급식 때문에 치러지는 선거다. ‘가짜 복지’에 대한 심판이다.”―여론조사를 보면 박 변호사에 비해 지지율이 뒤지고 있는데, 극복할 수 있는 복안은…. “서울시 행정은 시민운동이 아니다. 특히 행정 능력으로서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는 재선 의원으로서 그동안 부처 간 얽힌 수많은 난제를 대화와 타협으로 부드럽게 풀어냈다.”―경선 내내 박 변호사의 재벌 후원 논란 이슈를 가열시켜 왔다. 본선을 앞두고 박 변호사를 어떻게 공격할 것인지….“박 변호사는 누가 뭐래도 아름다운 후보다(웃음). 그러나 시민운동을 하면서 재벌의 후원을 많이 받은 것은 짚어봐야 한다. 재벌과 비판세력은 불가근불가원이어야 한다는 기본 입장을 이야기한 것이다. 앞으로 각종 토론 과정에서 그분과의 차별성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으로 본다.”―한나라당 유력 후보인 나경원 의원을 이기기 위한 전략은…. “나 의원의 복지론은 이미 주민투표로 심판받은 ‘오세훈 복지’의 재판에 불과하다. 한나라당 시장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주는 격이다. 부패한 대한민국과 서울시정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후보는 민주당 후보다.”―서울시장이 되면 무엇부터 손댈 것인가. “홍보예산이 1600억 원이 되는 등 낭비성 예산이 너무 많다. ‘한강르네상스’ 등 토건사업 공사비 지출을 위해 급전을 빌려 고이율의 이자를 물고 있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시민감시위원회’를 발족해 25조 원이나 되는 서울시 빚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벌일 것이다.”―연설할 때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전략인가. “많은 동료 의원들이 울지 말라고 얘기한다. (2007년 대선 때) BBK 사건으로 민주당에서 아무 죄 없는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고, 개인적으로도 예외가 아니었기 때문에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서울시장 선거를 계기로 ‘더 큰 꿈’(대선)도 꿀 수 있지 않을까. “아이고 아직은…. 우선 서울시정을 어떻게 할지를 가다듬는 게 중요하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
미국 상원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 처리의 최대 난관이었던 무역조정지원(TAA) 제도 연장안을 처리했다. 상원은 22일 오후(현지 시간) 열린 본회의에서 찬성 70표, 반대 27표로 TAA 제도 연장안을 일반특혜관세(GSP) 연장안과 함께 통과시켰다. 미 의회의 한미 FTA 비준동의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남아있던 TAA 제도 연장안이 상원을 통과함에 따라 다음 달 13일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미 의회의 비준동의안 가결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미 FTA 협의차 미국을 방문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22일 워싱턴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미 행정부와 의회에서도 아무리 늦어도 10월에는 처리 절차가 끝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한국 국회도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상정된 비준동의안 처리를 위한 심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여야는 16일 비준동의안을 상정한 후 미 의회의 TAA 제도 연장안 처리 전까지 비준동의안 심의를 유보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국정감사를 위해 이탈리아 밀라노에 머물고 있는 한나라당 소속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비준동의안 심의 개시를 위한 조건이 충족됐다”며 “외통위 국감이 종료되는 다음 달 6일 이후 심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감 일정상 이 대통령 방미 전 처리는 어렵겠지만 야당 요구 중 합리적인 것을 수용한 뒤 미 의회의 처리 일정을 감안해 비준동의안을 처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을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22일 시애틀에서 동포간담회를 갖고 “대한민국이 한미 FTA를 곧 하게 된다”며 “(국빈방문 때 미국) 상·하원에서 손님(이 대통령 자신)을 불러놓고 손님 대접을 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10월 방미 전 국회가 비준동의안 처리와 관련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주기 바라는 희망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범야권 단일후보를 노리고 있는 박원순 변호사가 22일 “부자들에게 후원받는 것이 뭐가 나쁘냐”고 말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박영선 의원이 전날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주자 TV토론에서 박 변호사를 겨냥해 “좋은 일을 하면서 재벌 기업 후원을 많이 받았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이었다. 박 변호사는 2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활동했던) 아름다운가게나 희망제작소에서 후원을 받은 것은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그러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후원을) 받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나는 모금 전문가다. 많은 기업들과 사람들을 아우르는 것은 서울시장으로서 장점 아니냐”며 “참여연대 때는 소액주주 운동에 앞장섰다. 이것도 감안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박 변호사가 상임이사로 있던 희망제작소에 2006년 사회공헌 차원에서 7억 원을 후원한 적은 있다”면서도 “박 변호사를 개인적으로 후원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박 변호사의 발언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식의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재벌들이 어떤 일을 후원하면서 그냥 순수한 마음으로 해왔던 경우는 많이 찾기가 힘들다”며 박 변호사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다만 박 의원은 전날 TV토론에서 “박 변호사가 (개인적으로) 재벌로부터 부적절한 후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다”고 말한 데 대해선 보도자료를 내고 “(박 변호사의 개인적 의혹에 대해) 근거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밝힌다”고 해명했다. 한편 박 변호사는 이날 공성경 창조한국당 대표를 만나 “(기성 정치권이)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논쟁이 아니고 부정적이고 과거적이며, 이념 틀 속에서 이야기하다 보니 오히려 국민을 갈라놓는 것 같다”며 여야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2007년 대선 당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가 ‘박 변호사가 나서면 뒤에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한 적도 있었다”며 친밀감을 나타냈고, 공 대표는 “당 차원에서 끝까지 도움을 드리고 연대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민주당은 22일 한나라당을 향해 “이제는 조용환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선출안 처리에 협조할 때”라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전날 민주당의 협조로 양승태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통과된 데 대해 한나라당이 ‘보답’할 차례라는 것이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조 후보자 선출안을 처리하기 위해 한나라당이 대승적으로 협조해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그는 “75일째를 맞은 헌법재판소 파행을 이제는 정상화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은 법률이 보장한 민주당의 추천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도 “조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한다거나 조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끝까지 처리를 거부하면 내년 4월 총선에서 다수당이 돼 조 후보자 선출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했다. 일단 한나라당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양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과 관련해 “우리 정치가 정쟁에서 올바른 정치로 나아가는 조그마한 주춧돌을 놓는 감회를 느꼈다”며 “민주당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어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냐?”21일 오전 11시 50분.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사진행발언을 시작하자 한나라당 의석에선 술렁거림이 흘러나왔다.“의회민주주의를 제자리에 올려놓아야겠다는 절박한 마음을 갖고 이 자리에 나왔다. 한 나라의 대법원장이 공석이 되는 사태를 원하지 않으며, 집권 여당이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을 단독 처리해 국민에게 손가락질당하는 정치를 만들고 싶지 않다.” 손 대표가 당초 양승태 대법원장 후보자(사진)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에 불참을 검토했던 민주당의 참석 배경을 설명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그가 “민주당 의원들도 불만이 많겠지만 사법부 수장을 축복 속에 임명하도록 해주자. 손가락질과 불신과 외면을 당하는 정치를 우리가 다시 살려내자”는 말로 3분간의 발언을 마치자 한나라당 의석에선 “잘했어!”란 소리와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18대 국회 들어 당 대표가 본회의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사법부의 새 수장인 양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21일 통과된 데에는 손 대표의 결단이 있었다. 민주당은 전날까지도 야당이 추천한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과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의 동시처리를 요구하며 표결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본회의 직전 조건 없이 참석해 대부분 찬성표를 던졌다. 여야 의원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무기명 비밀투표에 부쳐진 임명동의안은 재석의원 245명 가운데 찬성 227명, 반대 17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 손학규 “조용환 표결땐 與가 협조를” ▼황우여 “민주당에 경의”해머, 공중부양 등 여러 차례의 폭력 사태로 ‘역대 최악의 국회’란 오명을 뒤집어쓴 18대 국회에선 대단히 이례적인 풍경이었다. 이에 따라 24일 이용훈 대법원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사법부 수장의 부재로 업무 공백이 있을 거란 우려도 사라졌다. 본회의에 앞서 오전 9시 반부터 2시간 10분간 계속된 긴급 의원총회에서만 해도 민주당은 본회의 참석 여부를 놓고 팽팽하게 의견이 갈렸다. 찬반토론에 나선 16명의 의원은 8 대 8로 찬반이 나뉘었다. 본회의 개회 시간(오전 10시)이 1시간이 지나서도 절충점을 찾지 못하자 손 대표는 “솔로몬 왕 앞에 자식을 내놓는 어머니의 심정으로 결단하자”며 본회의 참석을 밀어붙였다.오전 11시 50분 박희태 국회의장이 본회의 개회를 선언하자 손 대표는 “헌법재판관에 야당 추천 몫을 배정하는 것은 정당정치의 중요한 골간이며 사회적 약자, 소수 의견을 존중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오늘 조 후보자에 대한 선출안 통과가 어렵다면 조속한 시일 내에 처리해 달라”고 조 후보자 선출안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다.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본회의 산회 직후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대법원장 동의안 처리에 뜻을 같이해 준 민주당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도전 의사를 밝힌 진보진영의 박원순 변호사와 보수진영의 이석연 변호사가 20일 여야 정당과의 관계 정립 및 후보단일화 문제를 놓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박 변호사는 20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민주당 입당 없이 야권 단일후보가 되겠다는 것이고 단일화 후에는 (민주당 등) 정당들과 상의를 거치겠다”고 말한 뒤 보선 전 민주당 입당 가능성에 대해 “세상에 가능성이 없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계속 무소속으로 가겠다는 게 아니며 민주당에 안 들어가겠다고 처음부터 끝까지 고집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박 변호사가 ‘선(先) 독자노선, 후(後) 입당’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결국 선거 막판엔 정당 기반이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의 유력 후보 중 한 명인 나경원 최고위원이 거센 추격을 벌이고 있는 상황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25일 결정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서도 민주당 지지층을 지나치게 자극하는 게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시민후보가 아닌 정당후보로 나서야 선거비용을 수월하게 조달할 수 있을 것이란 현실적 이유도 있다. 선거캠프 명칭을 ‘새로운 서울을 위한 희망캠프’로 잠정 결정한 박 변호사는 21일 오전 서울 용산 백범기념관에서 서울시장 보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한편 이 변호사는 20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범여권 후보가 되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하겠다”며 “한나라당과도 함께하는 후보가 되면 박 전 대표가 돕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를 끌어들이면서 범여권의 유력 후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박 전 대표가 대표 시절인 2005년 추운 겨울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반대해 장외 투쟁을 했을 때 나도 사학법 헌법소원을 내면서 문제의식을 같이 한 적이 있다”며 박 전 대표와의 개인적인 인연도 소개했다. 이 변호사는 “후보등록을 앞두고 대세의 추가 쏠릴 경우 (다른 후보에게) 양보할 수 있다”면서도 “그건 여론조사만으로는 아닐 거고 본선 경쟁력 등을 다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1일 시민후보 추대식을 갖는 이 변호사는 “‘서울을 지킨 이석연, 서울을 살리겠습니다’라는 표어를 내세워 내일이나 모레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며 “이벤트 위주가 아닌 투박하고 촌놈 스타일로 현장에서 시민과 만나겠다”고 말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