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박종민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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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산업1부 재계팀 박종민 기자입니다.

blick@donga.com

취재분야

2026-05-16~2026-06-15
산업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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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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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걸려도 안 죽어” 클럽 입장하자마자 마스크 벗고…

    “빈칸에 차례대로 X 표시 하세요.” 7일 0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클럽 앞. 직원은 줄 선 20명에게 “빨리 표시하라”고 재촉했다. 이들은 클럽이 자체적으로 제시한 방문객 명단에 이름과 전화번호를 쓰고 고열, 호흡기증상여부, 해외방문이력 여부에 ‘X’ 표시를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수칙과 관련한 설명은 따로 없었다. 내부로 들어서자 100명이 넘는 젊은 남녀가 어울려 춤을 추고 있었다. 생활 속 거리두기 1~2m는 지켜지지 않았다. 이 클럽은 경기 용인시에 살고 있는 코로나19 확진자 A 씨가 다녀간 이태원 클럽과 도보로 3분가량 떨어져 있다. 방역당국이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을 우려해 비상이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마스크를 끼지 않은 한 20대 여성은 “그런 거 일일이 신경 쓰면서 어떻게 즐기냐. 걸려도 안 죽으니 걱정 말라”며 웃었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7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이태원과 강남, 홍대 주변 유명 클럽 6곳을 둘러봤다. A 씨가 이태원 클럽과 주점 등 5곳을 다녀간 사실이 공개된 당일이지만 클럽 내부는 붐볐다. 6곳 모두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체온 확인, 방문객 명단 작성 등 유흥업소 감염병 예방수칙에서 빈틈을 드러냈다. 불특정 다수가 밀폐된 공간에서 밀집해 A 씨처럼 무증상 감염자가 다녀갔다면 집단감염 우려도 크고 접촉자 추적도 어렵다. 클럽 입장부터 위험에 노출됐다. 강남의 한 클럽에선 접촉식 체온계를 사용해 체온을 측정하고 지문인식 장치로 신분을 확인했다. 수백명의 목덜미에 체온계를 직접 대고 온도를 측정했지만 소독하지 않았다. 신분 확인을 위해선 턱 밑까지 마스크를 내려 얼굴을 보였다. 직원과의 거리는 30cm도 떨어지지 않았다. 방문객이 직접 작성하는 명단의 관리도 허술했다. 이름과 연락처를 적었지만 확인하는 과정이 없어 허위로 작성해도 그대로 입장할 수 있었다. 최근 해외에 다녀왔는지, 호흡기 질환이 없는지 손님에게 일일이 물어 확인하는 클럽은 단 한 곳도 없었다. ‘X’ 표시를 하라는 안내만 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도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방문객들은 클럽 입장과 동시에 마스크를 벗었다. 턱에 걸쳐 입과 코가 훤히 드러낸 채로 춤을 췄다. 홍대의 한 클럽에서만 마스크 쓰지 않는 방문객을 직원이 단속했다. 하지만 입에 마스크를 가리지 않고 턱에 걸치고 있으면 그냥 넘어 갔다. 일부 클럽에선 마스크 착용을 단속하는 직원과 무대 DJ마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한 남성에게 ‘왜 마스크를 끼지 않느냐’고 묻자 “술 마시고 있는 것 안 보이냐”며 짜증을 내기도 했다. 밤이 깊어지자 클럽 내부는 더욱 북적였다. 강남의 한 클럽에선 1m 거리두기는 불가능했다. 춤을 추는 사람들의 어깨가 맞닿았다. 껴안거나 뒤엉켜 춤을 추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대화를 할 때면 시끄러운 음악 소리 때문에 귀에 입을 바짝 가져다 대고 큰 소리로 외쳐야 했다. 한 손님은 “맛이 특이하다”며 들고 마시던 맥주병을 일행에게 건네고 나눠 마시기도 했다. 클럽 업계에선 “즐기러 온 손님들에게 방역수칙 지키라고 안내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8일 오후 8시를 기준으로 전국 클럽, 유흥주점, 감성주점 등 유흥시설에 운영자제를 권고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운영 제한을 권고한 것보다 약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엄중식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려했던 클럽에서의 감염이 현실화 됐다”며 “밀폐된 공간에서 신체 접촉이 빈번히 발생하는 클럽에서의 전파가 똑똑히 확인된 이상 지난달 ‘집합금지 행정명령’에 준하는 수준의 영업중지 명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0-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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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염 모른채 3시간 동안 클럽-주점 5곳 들러… 나흘뒤 확진판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노출 장소로 일시 폐쇄합니다.’ 7일 오전 10시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거리는 몇 발자국마다 방역 당국의 안내문을 발견할 수 있었다. A클럽의 굳게 닫힌 철제문 앞에 붙어 있던 일시 폐쇄 안내문은 1분도 채 걸리지 않는 또 다른 클럽에도 내걸렸다. 모두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 씨가 그에 앞서 2일 새벽에 다녀간 업소다. 당일 A 씨가 머문 이태원 업소는 클럽 2곳과 주점 3곳. 모두 가까운 거리다. 7일 찾아간 업소들은 꽤나 높은 기온에도 을씨년스러웠다. 임시 폐쇄된 업소들은 불이 꺼진 상태로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몇몇 지나가던 행인들이 안내문을 보고 “확진자가 다녀갔던 클럽이 여기냐”며 호기심을 나타냈다. 6일 확진된 A 씨는 국내에서 해외 유입이 아닌 지역사회 감염으로 나흘 만에 나온 확진자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했던 A 씨가 이태원 클럽은 물론 경기와 강원의 관광지와 리조트, 식당 등 여러 곳을 방문했다는 점이다. 특히 이태원 클럽 등은 확진자가 들른 2일 총방문객이 2000여 명에 이르러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3시간여 동안 클럽·주점 5곳 다녀가…접촉자 파악 난항 경기도 등에 따르면 용인시에 거주하는 A 씨는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2일 0시 20분경부터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클럽 2곳과 주점 3곳을 잇따라 들렀다. A 씨는 이날 오전 3시 47분경까지 계속 클럽과 주점들을 오갔다고 한다. 확진자가 다녀간 클럽 등 5곳의 이날 누적 방문객 수는 2000여 명. A클럽에는 두 번씩이나 들러 1시간 40분가량 머물렀다고 한다. 당일 이 클럽에만 500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용산구보건소 관계자는 “A 씨가 이 클럽에 머물며 접촉한 이들이 100명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A 씨는 클럽에서 집으로 돌아온 2일 오후부터 발열과 설사 증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방역 관계자는 “클럽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했다. 방역 당국은 긴급하게 클럽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접촉자 파악에 나섰다. 서울시는 7일 오전 용산구보건소에 역학조사관을 파견해 클럽과 주점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CCTV 화질이 나쁜 데다 조명까지 어두워 확인이 쉽지 않다. 시 관계자는 “게다가 CCTV에 나오지 않는 사각지대도 많다. 접촉자 식별이 무척 어렵다”고 전했다. 클럽 등이 자체적으로 받은 방문객 명단도 혼선을 빚고 있다. 보건소가 이 명단들을 확보해 직접 전화를 걸어봤더니, 잘못된 번호이거나 전화를 받지 않는 경우가 절반이 넘는다고 한다. 보건소 관계자는 “전화를 받아도 ‘잘못 걸었다’고 대답하는 이들이 많다”며 “따로 연락을 취할 방법이 없어 시 차원에서 검사 안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다행히 클럽 등은 기본적인 안전 수칙은 지켰다고 한다. 당국이 출입구 CCTV를 살펴본 결과 발열 검사와 손 소독, 마스크 착용 여부 확인 등은 실시했다. A 씨 역시 클럽과 주점을 드나들 땐 마스크를 썼던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실내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유지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보건소 관계자는 “(A 씨가) 실내에서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가평 홍천으로 여행…동행한 친구도 감염 확진자 A 씨는 클럽 방문에 앞서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는 경기 가평군 남이섬과 강원 홍천군 등으로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왔다. 일행 가운데 친구 B 씨도 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B 씨는 2일 이태원 클럽도 함께 다녀왔다. B 씨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A 씨 일행은 이때 홍천군에 있는 한 리조트에서 숙박했는데, 당시 객실 1380곳은 모두 만실이었다. 리조트는 확진자 방문을 통보받고 즉각 전체 방역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지난달 29일 경기 성남시의 한 IT회사에도 출근했다. 현재 직장 동료 43명은 자가 격리 조치됐으며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A 씨에 이어 확진된 B 씨는 5일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한 게임회사에 다니는 직원을 만나기도 했다. B 씨는 이 직원과 함께 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직원은 다음 날 회사에 출근했다. B 씨와 만났던 직원은 현재 자가 격리에 들어갔으며, 해당 게임회사는 7일 사무실을 비우고 승강기와 내부 카페 등에 방역을 실시했다. 전문가들은 A 씨가 감염경로가 분명치 않은 확진자라는 점에서 또 다른 지역사회 감염의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용인시에 따르면 A 씨는 최근 한 달간 해외를 방문한 이력이 없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지역사회에 보이지 않는 감염원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면서 “지금 당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안정세에 접어드는 것 같아 보여도 상황은 언제든 악화될 수 있다.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박종민 blick@donga.com·이소연 기자}

    • 2020-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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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원 방문 확진자, 3시간여 동안 클럽·주점 5곳 다녀가…접촉자 파악 난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노출 장소로 일시 폐쇄합니다.’ 7일 오전 10시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거리는 몇 발자국마다 방역당국의 안내문을 발견할 수 있었다. A클럽의 굳게 닫힌 철제문 앞에서 붙어 있던 일시 폐쇄 안내문은 1분도 채 걸리지 않는 또 다른 클럽에도 내걸렸다. 모두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 씨가 2일 새벽에 다녀간 업소다. 당일 A 씨가 머문 이태원 업소는 클럽 2곳과 주점 3곳. 모두 가까운 거리다. 7일 찾아간 업소들은 꽤나 높은 기온에도 을씨년스러웠다. 임시 폐쇄된 업소들은 불이 꺼진 상태로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몇몇 지나가던 행인들이 안내문을 보고 “확진자가 다녀갔던 클럽이 여기냐”며 호기심을 나타냈다. 6일 확진된 A 씨는 국내에서 해외 유입이 아닌 지역사회 감염으로 나흘 만에 나온 확진자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했던 A 씨가 이태원 클럽은 물론 경기와 강원의 관광지와 리조트, 식당 등 여러 곳을 방문했다는 점이다. 특히 이태원 클럽 등은 확진자가 들린 2일 총 방문객이 2000여 명에 이르러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3시간여 동안 클럽·주점 5곳 다녀가…접촉자 파악 난항 경기도 등에 따르면 용인시에 거주하는 A 씨는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2일 오전 0시 20분경부터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클럽 2곳과 주점 3곳을 잇따라 들렸다. A 씨는 이날 오전 3시 47분경까지 계속 클럽과 주점들을 오갔다고 한다. 확진자가 다녀간 클럽 등 5곳의 이날 누적 방문객 수는 약 2000여 명. A클럽에는 두 번씩이나 들러 1시간 40분 가량 머물렀다고 한다. 당일 이 클럽에만 500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용산구보건소 관계자는 “A 씨가 이 클럽에 머물며 접촉한 이들이 100명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A 씨는 클럽에서 집으로 돌아온 2일 오후부터 발열과 설사 증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방역 관계자는 “클럽에서 불특정다수에게 전파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긴급하게 클럽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접촉자 파악에 나섰다. 서울시는 7일 오전 용산구보건소에 역학조사관을 파견해 클럽과 주점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CCTV 화질이 나쁜 데다 조명까지 어두워 확인이 쉽지 않다. 시 관계자는 “게다가 CCTV에 나오지 않는 사각지대도 많다. 접촉자 식별이 무척 어렵다”고 전했다. 클럽 등이 자체적으로 받은 방문객 명단도 혼선을 빚고 있다. 보건소가 이 명단들을 확보해 직접 전화를 걸어봤더니, 잘못된 번호이거나 전화를 받지 않는 경우가 절반이 넘는다고 한다. 보건소 관계자는 “전화를 받아도 ‘잘못 걸었다’고 대답하는 이들이 많다”며 “따로 연락을 취할 방법이 없어 시 차원에서 검사 안내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클럽 등은 기본적인 안전수칙은 지켰다고 한다. 당국이 출입구 CCTV를 살펴본 결과 발열검사와 손 소독, 마스크 착용 여부 확인 등은 실시했다. A 씨 역시 클럽과 주점을 드나들 땐 마스크를 썼던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실내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유지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보건소 관계자는 “(A 씨가) 실내에서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가평 홍천으로 여행…동행한 친구도 감염 확진자 A 씨는 클럽 방문에 앞서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는 경기 가평군 남이섬과 강원 홍천군 등으로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왔다. 일행 가운데 친구 B 씨도 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B 씨는 2일 이태원 클럽도 함께 다녀왔다. B 씨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A 씨 일행은 이때 홍천군에 있는 한 리조트에서 숙박했는데, 당시 객실 1380곳은 모두 만실이었다. 리조트는 확진자 방문을 통보받고 즉각 전체 방역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지난달 29일 경기 성남시에 있는 회사에도 출근했다. 현재 직장 동료 43명은 자가 격리 조치됐으며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A 씨에 이어 확진된 B 씨는 5일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한 게임회사에 다니는 직원을 만나기도 했다. B 씨는 이 직원과 함께 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직원은 다음 날 회사에 출근했다. B 씨와 만났던 직원은 현재 자가 격리에 들어갔으며, 해당 게임회사는 7일 사무실을 비우고 승강기와 내부 카페 등에서 방역을 실시했다. 전문가들은 A 씨가 감염경로가 분명치 않은 확진자라는 점에서 또 다른 지역사회 감염의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용인시에 따르면 A 씨는 최근 한 달간 해외를 방문한 이력이 없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지역사회에 여전히 보이지 않는 감염원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면서 “지금 당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안정세에 접어드는 것 같아 보여도 상황은 언제든 악화될 수 있다. ‘생활 속 거리두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종민기자 blick@donga.com이소연기자 always99@donga.com}

    • 2020-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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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에 꼭 남아 소외된 사람들 돕고 싶어요”

    “꼭 사회복지사가 되어 소외된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 언뜻 10대의 평범한 장래희망처럼 들리는 이 말. 하지만 6일 오후 만난 A 양(18)은 유독 눈을 빛내며 또박또박 가슴에 품은 소원을 입에 담았다. 이제는 나고 자란 한국 땅을 떠나지 않아도 될 희망이 생겼기 때문이다. A 양은 국적이 없는 장기체류 미등록 이주아동. 이른바 ‘그림자아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달 29일 법무부에 ‘A 양에 대한 강제퇴거를 중단하라’고 권고했다”고 6일 밝혔다. A 양이 국내에 머무르길 바란다면 직접 체류자격을 신청할 수 있게 하고 관련 제도를 마련하라는 내용이다. 인권위가 법무부에 그림자아이들의 강제퇴거 중단을 권고한 건 처음이다. “그간 사회복지사는 이룰 수 없는 꿈이었어요. 부모님이 불법체류자라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이 나라를 떠나야 했죠. 전 한국 말곤 살아본 적도 없고 한국말밖에 못해요. 다른 나라에 산다는 건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A 양은 현재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봉사동아리 부장도 맡고 있다. 지역 요양원 등에서 지금까지 200시간 넘게 봉사활동을 했다. A 양은 “집안 사정이 어려워 초등학생 때부터 여러 기관의 도움을 받았다. 언젠가는 이 은혜를 갚겠다고 오랫동안 꿈꿔왔다”고 했다. 이날 A 양과 함께 19세 B 양도 강제퇴거 중단 권고 대상에 포함됐다. 두 사람은 외모도 말투도 영락없는 한국 10대였다. 실제로 B 양이 그림자아이란 건 친한 친구 몇 명만 안다고 한다. 그는 “지금껏 한 번도 한국인이 아니라고 생각한 적 없다. 자부심을 갖고 살아왔는데 이제 와 한국 국적이 없다고 내쳐지면 내 존재가 지워지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올해 2월 고교를 졸업한 B 양도 A 양만큼 열심히 살아왔다. 교내 연극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음향엔지니어의 꿈을 키워왔다. 대학에 진학하고 관련 공부도 해 멋진 음향감독이 되려 한다. B 양은 “이번 조치로 꿈을 이어갈 희망이 생겨 가슴이 벅차다”고 했다. 한국에서 나고 자라 당연히 자신을 한국인이라 생각하는 그림자아이들. 하지만 이들은 성인이 되면 아무 연고도 없는 부모 나라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다. 2017년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그림자아이는 5000명이 넘는다. 당시 보도 이후 법무부는 일부 강제퇴거 명령을 철회했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인권위는 “법무부가 피해자들의 강제퇴거 명령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보다 오로지 한국에서만 자라온 피해자들이 입게 되는 개인적 불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법무부는 “민감한 문제인 만큼 권고를 토대로 기초부터 충실하고 신중하게 검토해 결과를 회신하겠다”고 밝혔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0-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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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엔 피난유도등-경보기 없었고… 소방서는 안전점검 손놨다

    38명이 숨진 경기 이천시의 물류센터 화재 현장은 건설 공사 때 반드시 갖춰야 할 임시소방시설 네 가지를 하나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았다. 게다가 소방서는 현행법상 필수 점검 대상이 아니란 이유로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용접 작업의 안전 기준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는 이천 참사는 화재에 대비한 기초적인 장치나 확인마저 없었던 ‘인재(人災)의 총체적 난국’이 낳은 결과였다.○ 피난유도등도 경보기도 없이 현행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소방시설법)에 따르면 연면적 400m², 지하 면적 150m² 이상인 창고 등을 건축할 땐 임시소방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신속 대피를 위한 피난유도등과 비상경보장치, 초기 진화를 위한 간이소화장치와 소화기 등이다. 특히 피난유도등은 전기가 끊겨도 작업자들이 고립되지 않게 출입구까지 켜진 채 이어져 있어야 한다. 지난달 29일 화재가 발생한 한익스프레스 물류센터는 연면적 1만1043m²로 소방시설법상 임시소방시설 설치 대상이다. 현장 감식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은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 2층뿐 아니라 다른 층에서도 피난유도등을 설치한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가까스로 대피한 현장 관계자들은 불이 난 직후 전기가 끊겨 조명이 꺼진 데다 검은 연기가 건물을 뒤덮어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당시 건물 바깥에 있었던 하청업체 직원 A 씨는 “동료를 구하려고 지하 2층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어두컴컴해서 포기했다”고 말했다. 한 화재 감식 전문가도 “피난유도등만 있었어도 희생자가 훨씬 줄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비상경보장치는 경보음을 울렸을 때 작업장의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소리를 내야 한다. 하지만 참사 현장엔 비상경보장치가 없었고, 비상벨 설치를 위한 전기선만 확인됐다고 한다. 이 때문에 지상 근로자들은 연기가 차 오른 뒤에야 대피를 시도하며 ‘골든타임’을 놓쳤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소방 관계자는 “지상 1∼4층 희생자 상당수가 작업 공간에서 그대로 숨진 채 발견됐다. 경보음이 없어 적절한 대피 안내를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시소방시설 없어도 처벌 안 받아 소화기도 기준보다 적은 숫자만 비치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청 세부 기준에 따르면 소화기는 작업장 층마다 기본 2개 이상 구비해야 한다. 우레탄폼 등 가연성 물질을 취급하거나 용접 등 불꽃이 발생하는 작업을 할 땐 대형 소화기를 포함해 5개 이상 필요하다. 하지만 현장 관계자는 “참사 현장의 지하 2층에서 발견한 소화기는 1개뿐이었다”고 전했다. 취재팀은 시공사 측에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공사장에 임시소방시설을 두도록 한 법 조항은 2014년 1월 신설됐다. 2012년 8월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공사 현장에서 우레탄폼 작업 도중 일어난 화재로 4명이 숨진 뒤 “인화성 물질이 있고 용접 작업이 잦은 건설 공사장의 특성상 관리가 필요하다”며 만든 법이다. 하지만 이 법은 현재 ‘반쪽짜리’다. 임시소방시설을 설치하지 않아도 시공사를 처벌할 수 없다. 관할 소방서장이 설치 명령을 내리고, 이를 어긴 사실이 적발됐을 때만 처벌이 가능하다. 한데 소방 당국은 지난해 4월 물류센터 착공 이후 한 번도 안전 점검에 나서지 않았다. 완공 전 건물은 소방당국의 필수 점검 대상이 아니고, 산업안전보건공단 소관이라는 이유에서다. 임시소방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시공자에게 과태료 300만 원을 물리는 소방시설법 개정안은 2018년 9월 발의됐지만 아직 국회 상임위원회에 계류돼 있다.이천=이소연 always99@donga.com·박종민 / 조건희 기자}

    • 202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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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 번질 길목 미리 차단… 고성 산불 최악 피했다

    “그나마 피해가 비교적 작아 천만다행입니다. 하지만 해마다 이맘때면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주민 정춘자 씨) 2일 오전 강원 고성군 토성면 도원1리. 전날 이 마을에서 발생한 불은 산불로 번졌다가 발화 약 12시간 만인 오전 8시경 다행히 주불이 잡혔다. 하지만 마을은 여전히 매캐한 냄새가 온 사방을 뒤덮고 있었다. 현장 소방인력들은 잔불 정리와 함께 처음 화재가 발생한 주택의 현장 감식에 집중하고 있었다. 고성군 주민들은 지난해 4월에 이어 또다시 화마를 겪었다. 불길을 잡았단 소식에 한시름 놓으면서도 얼굴엔 수심이 가득했다. 지난해 산불로 집을 잃었다는 주민 이기흥 씨(63)는 “인명 피해도 없이 비교적 빨리 진화돼 안도했다. 하지만 잦은 산불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했다. ○ 수풀의 물기가 확산 제어…대응체계도 향상 화재가 발생한 도원1리도 비교적 피해가 적은 편이었다. 처음 불이 시작된 주택 외에 그나마 다른 가옥들은 멀쩡했다. 화재 발생 주택 인근에서 만난 정용섭 씨(56)는 “화재 소식을 듣고 급하게 부모님을 모시고 속초로 피신했다. 다들 애써 주신 덕에 지난해보단 사정이 낫다”며 고마워했다. 민가를 덮치며 강원지역 곳곳으로 번진 지난해와 달리, 올해 산불은 대부분 산림만 태우고 그쳤다. 일단 불길 주변에 민가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민가는 물론 대형 콘도 등 숙박시설이 밀집된 지역으로 불이 번지며 피해가 커졌다. 화재 발생 시점도 불행 중 다행이었다. 소방당국은 물기를 머금은 수풀이 많이 자라 불의 확산 속도를 더디게 만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도 “지난해 화재는 4월 초라 수풀이 적고 산이 전체적으로 메말라 있었다. 지금은 나무나 풀들이 수분을 많이 머금어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첫 발화 지점에서 500m가량 떨어진 지점에 도원저수지가 있었던 점도 빠른 진화를 도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산불 진화에 참여한 김병령 고성소방서 거진센터장은 “지난해와 불이 난 면적도 차이가 있지만, 바로 옆에 큰 저수지가 있어 헬기로 빠르게 살수를 할 수 있었던 게 크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의 대응 방식도 차이를 만들었다. 소방당국은 심야에 불이 번질 것으로 예상되는 길목을 중심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예비 살수를 했다. 동이 트자 헬기를 집중 투입해 공중전을 펼쳤다. 지난해 산불 이후 강풍경보나 건조경보 등이 발령되면 인근 지역 소방차를 위험지역에 전진 배치해뒀다. 박 교수는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대응 협력 체계가 업그레이드됐다”며 “지방자치단체나 산림청, 소방청 등이 서로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맡은 역할을 잘해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주민과 군(軍)도 합심 협력 이번 진화 과정에선 인근 군부대와 지역주민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1일 오후 화재가 한창 번지는 상황에서 도원1리 주민 상당수는 대피하지 않고 소방대원들을 도왔다고 한다. 정해육 도원1리 이장(63)은 “현지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소방대원들을 주민들이 나서서 도와 길을 안내하고 잔불을 정리했다”고 했다. 최초로 화재를 신고했던 정 이장은 주변 마을 이장들과 인근 군부대 등에도 곧바로 연락을 취했다. 22사단도 산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소방당국을 도와 최선을 다했다. 화재 발생 당일 불길이 탄약고와 유류고 주변 약 100m까지 접근했으나, 밤새 물을 뿌려가며 현장을 지켰다고 한다. 안재형 22사단 전차대대장은 “불길 주변에 탄약고 등이 있어 자칫하면 큰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화재 확산을 반드시 막겠다는 일념으로 소방당국 지역주민과 함께 밤새 노력했다”고 말했다.고성=강승현 byhuman@donga.com·박종민 기자}

    • 202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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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이어 또… 강원 고성 산불 강풍타고 급속 확산

    1일 오후 8시 30분경 강원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 주택에서 발생한 불이 강풍을 타고 인근 야산으로 옮겨붙어 산림 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이 불로 산불재난 국가위기 경보 심각 단계가 발령됐다. 산불이 난 곳은 지난해 4월 4일 산림 700ha가 타고 주택 500여 채가 피해를 봤던 토성면 원암리에서 약 4km 떨어진 곳이다. 지난해 4월 산불로 113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일 고성 산불을 조기에 진화할 것을 지시했다. 이날 오후 10시 현재 산불을 잡기 위해 진화 인력 164명, 진화 장비 235대(소방차 25대, 진화차 9대 등 포함)가 투입됐다. 고성군은 직원 소집령을 발령하고 소방 당국과 함께 진화 차량 30여 대와 200여 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그러나 바람이 거센 데다 날이 어두워 소방 헬기를 띄우지 못하면서 진화에 애를 먹고 있다. 산불이 도원리에서 인접한 학야리로 번지자 고성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이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이날 오후 10시 현재 271가구 600여 명이 토성면의 천진초등학교로 대피했다. 또 육군 22사단 장병 1800명이 고성종합체육관으로 이동하는 등 2400여 명이 대피했다. 소방 당국은 도내 2개 이상의 소방서 인력을 동원해야 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산불 확산 저지를 위해 22사단 주변에 진화자 6대가 배치됐다. ▼ 초속 17m 태풍급 ‘양간지풍’에 속수무책… 6개 시도 소방차 급파 ▼고성 산불 급속 확산작년 산불 지역서 4km 떨어진 곳산불재난 국가위기 ‘심각’ 발령… 文대통령 “주민 안전 철저히 하라”산불 발생 당시 현장에는 초속 6.3m의 바람이 불었지만 오후 9시 40분경에는 몸을 가누기 어려울 정도인 초속 16.9m로 더 거세졌다. 이날 강원도 전역에는 건조주의보가 발효 중이고 고성을 포함한 속초와 양양 평지, 중부 산지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기상청에 따르면 강원 영동 동해안 지역(속초·고성·양양)에는 2일 오전 9시까지 태풍급 초속 10∼18m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관측돼 진화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에는 1일 밤 현재 강풍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강원도 산불방지대책본부 관계자는 “바람이 거세 산불이 확산되고 있지만 날이 어두워 헬기 등 장비와 인력을 대거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2일 날이 밝는 대로 산림·소방 인력을 대거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1일 산불은 양간지풍(襄杆之風)이 더해져 빠른 속도로 번졌다. 양간지풍은 양양과 간성(고성) 사이에 부는 국지성 강풍을 일컫는 말이다. 2000년 4월 강원 고성 등 5개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과 2005년 4월 낙산사를 전소시킨 강원 양양 산불, 지난해 산불 등이 모두 양간지풍으로 피해가 커진 대표적인 사례다. 소방청은 서울 인천 대전 경기 충북 충남 등 6개 시도에 소방 동원령 2호를, 나머지 지역에는 1호를 발령하고 소방대원 518명과 소방차 193대를 강원 지역에 급파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관련 보고를 받고 “주민 대피에 철저를 기하고, 산기슭 민가나 어르신 등의 대피에도 만전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정 총리도 “산림청장과 소방청장은 지방자치단체, 경찰 등 유관기관과 협조하고 진화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조속한 산불 진화에 최선을 다하라”며 “산불이 강풍으로 인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민 대피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산불 진화에 가용자원을 총동원할 것을 긴급 지시했다. 진 장관은 “산불 확산 속도가 빠른 만큼 모든 가용자원을 동원해 산불 진화에 총력을 다하라. 산불이 번질 우려가 있는 지역에 대해서는 주민 대피 등 선제적 조치를 해달라”고 강조했다. 강원지방경찰청은 고성경찰서 및 속초경찰서 직원을 비상동원시켰고 고성경찰서장이 현장 지휘에 나섰다. 경찰은 산불 현장 인근 주민 대피 지원 및 주요 교차로 등 교통통제를 도왔다. 산불이 번지면서 황금연휴를 맞아 고성군 등 강원도 일대 관광명소를 찾은 관광객들도 불안에 떨어야 했다. 고성=이인모 imlee@donga.com / 박종민 기자}

    • 2020-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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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이천 화재때 책임감리자 현장 없었다”… 경찰 수사 착수

    지난달 29일 발생한 경기 이천시의 물류센터 공사장 대형 참사로 38명이 숨진 가운데 안전 상황을 관리 감독해야 할 책임 감리자가 화재가 일어난 순간 작업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진위를 수사하고 있다. 감리업체를 발주처가 임의로 지정하는 ‘셀프 감리’가 위험을 방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공사장 감리를 맡은 업체 관계자들은 경찰에서 “책임감리자인 A 씨 등이 사고가 난 지난달 29일 오후 1시 30분경 물류센터 건물 안에 없었다”고 진술했다. 감리업체 측은 감리자가 건물 밖에서 화재를 목격하고 가장 먼저 119에 신고했다고 주장했다. 참사 당일 시공사가 우레탄폼과 용접 작업을 동시에 하면 안 된다는 고용노동부 지침을 어기고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한 사실도 소방 당국의 현장 감식을 통해 확인됐다. 화재 현장을 감식한 소방 당국과 경찰은 최초 발화지로 추정되는 지하 2층뿐 아니라 지하 1층 곳곳에서도 용접에 쓰이는 산소 용접기와 전기 절단기를 여러 개 발견했다고 밝혔다. 감식반은 물류센터 건물 여러 층에서 우레탄폼 스프레이를 뿌릴 때 쓰는 호스도 발견한 것으로 확인됐다. 건물 밖에는 우레탄폼 작업용 차량이 주차돼 있었다. 감식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감리업체가 작업장 내부에서) 총체적으로 안전관리를 못해 화재를 예방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건물 밖에 있던 감리자는 화재 위험이 있는 우레탄폼과 용접 작업이 동시에 진행된 사실을 묵인했거나 몰랐을 가능성이 있다. 발주처와 시공사, 감리업체가 유족에게 사과하는 자리에서 사망자 중 안전관리사와 화재 감시자가 1명도 없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안전 관리를 소홀했다는 생존자 증언에 무게가 실린다. 감리업체 대표는 “발주처가 감리사를 지정해 공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건축법상 불법은 아니지만 감리업체가 발주처 또는 발주처가 지정하는 시공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화재 사고 때마다 부실 원인으로 지적됐다. 소방 당국은 화재 참사로 사망한 38명 가운데 신원을 알 수 없었던 9명 중 8명의 신원을 추가로 1일 확인했다. 경찰은 “유전자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신원 확인을 위한 검사를 의뢰한 시신 8구의 신원이 확인됐다”며 “확인되지 않은 시신은 1구로 유족들에게서 채취한 시료와 대조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유족 휴게실이 마련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서는 부검 소식을 전해들은 유족들 사이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이번 참사로 매제를 잃은 유족 박칠성 씨는 “신원이 확인되면 먼저 알려주겠다기에 기다리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부검하게 됐다며 시신을 옮기면 어떡하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천=박종민 blick@donga.com·신지환·이경진 기자}

    • 2020-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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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성 산불, 강풍타고 확산…주민-장병 2400명 한밤 긴급대피

    1일 오후 8시 30분경 강원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 주택에서 발생한 불이 강풍을 타고 인근 야산으로 옮겨붙어 산림 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이 불로 산불재난 국가위기 경보 심각 단계가 발령됐다. 산불이 난 곳은 지난해 4월 4일 산림 700ha가 타고 주택 500여 채가 피해를 봤던 토성면 원암리에서 약 4km 떨어진 곳이다. 지난해 4월 산불로 113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일 고성 산불을 조기에 진화할 것을 지시했다. 이날 오후 10시 현재 산불을 잡기 위해 진화인력 164명, 진화장비 235대(소방차 25대, 진화차 9대 등 포함)가 투입됐다. 고성군은 직원 소집령을 발령하고 소방 당국과 함께 진화 차량 30여 대와 200여 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그러나 바람이 거센 데다 날이 어두워 소방 헬기를 띄우지 못하면서 진화에 애를 먹고 있다. 산불이 도원리에서 인접한 학야리로 번지자 고성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이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이날 오후 10시 현재 271세대 600여명이 토성면의 천진초등학교로 대피했다. 또 육군 22사단 장병 1800명이 고성종합체육관으로 옮기는 등 2400여명이 대피했다. 육군소방 당국은 도내 2개 이상의 소방서 인력을 동원해야 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산불 확산 저지를 위해 22사단 주변에 진화자 6대가 배치됐다. 산불 발생 당시 현장에는 초속 6.3m의 바람이 불었지만 오후 9시 40분경에는 “을 가누기 어려울 정도인 초속 16.9m로 더 거세졌다. 이날 강원도 전역에는 건조주의보가 발효 중이고 고성을 포함한 속초와 양양 평지, 중부 산지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기상청에 따르면 강원 영동 동해안 지역(속초·고성·양양)에는 다음 날인 2일 오전 9시까지 초속 (10~18m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관측돼 진화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에는 1일 밤 현재 강풍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강원도 산불방지대책본부 관계자는 ”바람이 거세 산불이 확산되고 있지만 날이 어두워 헬기 등 장비와 인력을 대거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2일 날이 밝는 대로 산림·소방을 대거 투입해 진화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1일 산불은 양간지풍(襄杆之風)이 더해져 빠른 속도로 번졌다. 양간지풍은 양양과 간성(고성) 사이에 부는 국지성 강풍을 일컫는 말이다. 2000년 4월 강원 고성 등 5개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과 2005년 4월 낙산사를 전소시킨 강원 양양 산불, 지난해 산불 등이 모두 양간지풍으로 피해가 커진 대표적 사례다. 문재인 대통령도 관련 보고를 받고 ”주민 대피에 철저를 기하고, 산기슭 민가나 어르신 등의 대피에도 만전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정 총리도 ”산림청장과 소방청장은 지방자치단체, 경찰 등 유관기관과 협조하고 진화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조속한 산불 진화에 최선을 다하라“며 ”산불이 강풍으로 인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민 대피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산불 진화에 가용자원을 총동원할 것을 긴급 지시했다. 진 장관은 ”산불 확산 속도가 빠른 만큼 모든 가용자원을 동원해 산불 진화에 총력을 다하라. 산불이 번질 우려가 있는 지역에 대해서는 주민 대피 등 선제적 조치를 해달라“고 강조했다. 강원지방경찰청은 고성경찰서 및 속초경찰서 직원이 비상동원했고 고성경찰서장이 현장에 나가 지휘에 나섰다. 경찰은 산불 현장 인근 주민대피 지원 및 주요 교차로 등 교통통제를 도왔다. 산불이 번지면서 황금연휴를 맞아 고성군 등 강원도 일대 관광명소를 찾은 관광객들도 불안해 했다. 고성=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0-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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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활용해 신약개발 기간 단축 기술 개발

    고려대 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신약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고려대는 “컴퓨터학과 강재우 교수(사진)팀이 AI 기술을 활용해 중증 신경질환 치료 선도물질(先導物質·질병을 제어할 수 있는 신약 후보 물질)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강 교수팀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AI기반 신약개발 플랫폼’(가칭)은 1, 2년 걸리던 선도물질 도출 기간을 약 10주로 대폭 단축할 수 있다. 보통 신약 개발 과정은 세포에 존재하는 수만 개 단백질 가운데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단백질’을 찾아 이에 맞춘 약물 설계를 한다. 또 이렇게 설계한 약물이 더 큰 단위의 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강 교수팀은 AI로 설계 초기부터 세포 수준의 반응을 분석해 기간을 줄일 수 있었다. 강 교수는 “4년간 국제대회에서 공인받은 기술들을 종합해 만든 AI 플랫폼이 이번에 검증됐다”며 “중증 신경질환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약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0-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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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 만취운전 뺑소니… 추돌사고 낸 20대 체포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도로에서 청소하고 있던 주유소 직원을 치고 달아났던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주유소 직원을 치고 달아나다가 신호대기 중이던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또 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과 도주치상 혐의로 A 씨(29)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이날 오전 8시 20분경 자신의 차량을 몰고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차로를 달리던 중 도로 청소를 하고 있던 인근 주유소 직원 B 씨(64)를 치고 달아났다. 이 사고로 A 씨 차량의 앞 유리에 금이 갈 정도의 충격이 있었지만 A 씨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달아났다. B 씨를 치는 사고를 낸 뒤 약 2.5km를 운전해 달아나던 A 씨는 영동대교 남단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모닝 차량을 뒤에서 들이받는 사고를 또 냈다. A 씨는 이 사고 현장 주변에서 기다리고 있던 강남경찰서 청담파출소 소속 경찰들에 의해 체포됐다. 성수동에서 발생한 첫 번째 사고 신고를 받은 경찰은 A 씨의 도주 경로를 예상해 순찰차를 미리 대기시켜 놓고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체포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86%로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퇴근하고 나서 오전 3시부터 아침까지 친구 7명과 함께 술을 마셨는데 혼자 소주 2병 정도를 마신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차 조사를 마치고 A 씨를 귀가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를 다시 불러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0-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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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사방 공범은 18세 강훈… 미성년 피의자 첫 신상공개

    아동 성 착취 동영상 등을 제작, 유포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의 10대 공범인 ‘부따’ 실명은 강훈(18·사진)이었다. 2010년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 제도를 도입한 뒤 10대 피의자 신상을 공개한 건 처음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6일 오전 신상공개 심의위원회를 개최한 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근거해 강훈에 대한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강훈은 조주빈이 지목한 박사방 공동운영자 3명 가운데 1명이다. 아동·청소년 성보호법상 음란물제작·배포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강훈은 피해자 7, 8명을 이용해 20여 개의 성 착취물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10대 피의자 신상공개는 2010년 4월 15일 신상정보 공개 제도를 시행한 지 1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지금까지 역대 최연소 신상공개 피의자는 2013년 ‘대구 클럽 여대생 살해’ 피의자 조명훈(당시 25세)이었다. 현행법상 피의자가 청소년일 경우 원칙적으로 신상을 공개하지 않는다. 하지만 경찰은 청소년 보호법에서 청소년을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이 지난 사람은 제외한다”는 규정을 근거로 강훈의 신상공개를 심의했다. 신상공개 심의위원회는 경찰 내부위원 3명과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한다. 반 이상이 찬성해야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 이날 심의위는 강훈의 신상공개에 찬성하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한다. 위원들은 “그간 디지털 성범죄 등에 대해 법원 선고가 관용적이고 처벌 수위가 낮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피의자가 죄에 상응한 처벌을 받으려면 불가피하게 신상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10대들의 디지털 성범죄 비율이 급격히 높아진 점”도 영향을 끼쳤다고 전해졌다. 경찰청 디지털성범죄특별수사본부에 따르면 최근 텔레그램 등 디지털 성범죄 368건과 관련해 309명을 검거했는데, 10대가 약 30%(94명)나 됐다. 심의위는 미성년자인 피의자가 신상 공개로 입을 수 있는 인권 침해에 대한 논의도 심도 있게 진행했다고 한다. 피의자 부모 등 가족의 2차 피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강훈은 조주빈의 주요 공범으로 박사방 참여자를 모집하고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 유포하는 데 적극 가담했다”며 “국민의 알 권리와 동종 범죄의 재범 방지 등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에 성명과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강훈의 변호를 맡은 강철구 변호사는 이날 서울행정법원에 신상공개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과 함께 집행 정지도 신청했다. 강 변호사는 “죄를 부인하기 위한 게 아니라 최소한의 의견 진술권 등도 보장되지 않는 제도상 문제에 대한 지적”이라고 밝혔다. 강훈의 실물은 17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할 때 얼굴을 가리지 않는 방식으로 공개할 예정이다.구특교 kootg@donga.com·박종민 기자}

    • 2020-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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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표 잘못했다” 투표용지 찢고, 드러눕고… 투표소 곳곳 소란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치러진 15일 투표소에서 소란을 피우는 등 투표를 방해한 시민들이 잇달아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A 씨(49)를 체포했다고 15일 밝혔다. A 씨는 이날 오전 9시 30분경 종로구 창신3동 주민센터의 투표소에서 지역구와 정당 투표용지에 기표를 잘못했다며 투표용지를 찢은 혐의다. 공직선거법상 투표용지를 훼손하면 10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A 씨는 “기표를 잘못했는데 화가 나 투표용지를 찢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오전 7시 50분경 성북구 종암동주민센터 투표소에서 소란을 벌인 혐의로 유모 씨(61)를 체포했다. 유 씨는 본인이 투표할 수 있는 지정 투표소가 아닌 다른 투표소를 찾아가 투표를 하게 해달라며 소란을 피운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에 불만을 드러낸 시민들도 있었다. 관악구 봉천동에 있는 한 투표소에선 40대 남성이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비닐장갑을 착용하라는 지침에 반발하며 투표용지를 훼손했다. 경기 김포시 김포시민회관 투표소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은 40대 여성이 투표를 방해하다 경찰에 연행됐다. 이 여성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데도 발열이 있는 사람들만 투표하는 별도 공간에서 투표를 하겠다고 억지를 부렸다고 한다. 선거사무원이 제지하자 이 여성은 직원의 마스크를 벗기고 투표소에 드러눕는 등 난동을 부렸다. 경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 여성을 불구속 입건했다. 투표용지를 기표소 밖으로 들고 나온 유권자도 있었다. 이날 오전 8시경 서울 용산구 용산2가동 주민센터를 찾은 B 씨는 기표소에 들어갔다가 투표용지를 편 채로 다시 나왔다. 선거사무원에게 “누굴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물어봤다고 한다. 사무원이 투표용지를 회수하자 B 씨는 다시 빼앗아 찢어버렸다. 당시 상당히 술에 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분증 없이 투표하려던 60대 남성도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이날 오전 11시경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1동 주민센터 투표소에서 신분증 없이 투표를 하겠다고 주장했다. 선거사무원이 이를 막자, 남성은 고성을 지르고 화분을 던져 깨뜨리는 등 소란을 피웠다. 경북 포항에서는 기표를 마친 뒤 “잘못 찍었다”며 투표용지를 훼손하는 유권자도 있었다. 경남 합천에서는 술에 취해 투표소에서 난동을 피운 50대 남성이 체포됐다.강승현 기자byhuman@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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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토바이처럼” 불법 개조… 킥보드 시속70km 위험한 질주

    “20만 원 더 내면 자동차처럼 달릴 수 있게 해줄게요.” 14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한 전동 킥보드 판매업체. 사장 A 씨는 “전동 킥보드를 구입하러 왔다”고 하자 불법 개조를 제안했다. 추가 비용을 내면 속도제한장치를 바로 없애주겠다는 얘기였다. 현행법은 전동 킥보드 이용자가 시속 25km 이하로 달리도록 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사고파는 전동 킥보드에는 이 속도를 넘기면 자동으로 전력 공급이 끊기는 장치가 달려 있다. 12일 부산 해운대구에서 한 30대 남성이 전동 킥보드를 타다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이 같은 전동 킥보드 관련 교통사고는 해마다 늘고 있다. 하지만 전동 킥보드 매장 관계자들은 당연한 듯 불법 개조를 권유하고 있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공유 킥보드 업체들도 이용자들이 주행할 때 갖춰야 할 운전면허증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마구잡이 불법 개조에 형식적인 면허증 확인 동아일보가 13, 14일 서울 서초구 등에 있는 전동 킥보드 판매업체 5곳을 확인한 결과, 이 업체들은 모두 속도제한장치를 없앤 불법 개조 킥보드를 팔고 있었다. 송파구 A매장 직원은 “장치를 없애는 건 간단하다. 보조 배터리를 추가하면 시속 70km도 가능하다. 단속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자신했다. 광진구에 있는 다른 판매업체도 “킥보드를 사면 장치 제거는 무료”라며 “오토바이만큼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전동 킥보드를 운행할 때 운전면허증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이용객들에게 킥보드를 시간제로 빌려주는 공유 킥보드 업체 중 상당수도 이용자들 면허증을 제대로 검사하지 않았다. 도로교통법상 전동 킥보드는 오토바이와 같이 분류된다. 이용자들은 자동차 운전면허나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부산에서 숨진 30대 남성이 킥보드를 빌린 공유 킥보드 업체인 ‘라임’은 이용자의 운전면허 소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한 업체는 애플리케이션(앱)에 가입할 때 이용자에게 면허증 사진을 제출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용자가 다른 사람의 면허증을 제출하고 킥보드를 빌려도 업체가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공유 업체 ‘고고씽’은 이용자의 면허증 사진을 최대 24시간 동안 심사했다. ○ 전동 킥보드 타다 사고 나면 배상 폭탄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다 사고를 내면 개인 돈으로 피해를 배·보상해야 한다. 현행법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 이용자는 자동차보험에 의무가입할 필요가 없다. 킥보드 이용자들이 가입할 만한 보험 상품도 마땅치 않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한 대학생이 전동 킥보드를 타다가 보행자와 부딪쳤다. 경미한 부상이었는데도 보험 처리를 못 해 300만 원 가까운 돈을 물어줬다”고 전했다. 전동 킥보드 교통사고는 해마다 늘고 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삼성화재에 접수된 전동 킥보드 이용자의 교통사고 건수는 2016년 49건에서 매년 늘어 지난해 890건을 기록했다. 3년 만에 18배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한문철 변호사는 “이용자가 전신을 노출한 상태에서 킥보드를 이용하기 때문에 교통사고가 나면 크게 다칠 수 있다”며 “정부가 킥보드 일련번호를 등록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불법 개조를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고 했다. 고도예 yea@donga.com·김태성·박종민 기자}

    • 202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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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사방은 유기적 결합체”… 檢, 범죄단체죄 적용 검토

    아동 성 착취 동영상 등을 만들어 텔레그램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조주빈(25)이 13일 재판에 넘겨졌다.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14개 혐의다. 검찰은 조주빈 일당을 ‘유기적 결합체’로 보고 범죄단체조직 혐의의 추가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박사방 공동 운영자로 알려진 강모 군(19·구속)은 국내에서 미성년 피의자로는 처음으로 신상공개를 심의한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조주빈을 14개 혐의로 기소하며 경쟁 조직 운영자에 대한 허위 고소(무고) 혐의를 추가했다. 조주빈은 지난해 10월 다른 비슷한 대화방의 피해자 신상을 알아낸 뒤 해당 대화방 운영자를 강제추행으로 허위 고소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경찰이 적용한 12개 혐의에 무고와 아동·청소년 강제추행을 추가했다. 검찰은 조주빈 일당을 “유기적 결합체”라고 표현했다. 역할을 분담해 범죄를 저지른 ‘범죄조직’의 성격이 짙다는 뜻이다. 형법상 징역 4년 이상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집단을 조직하거나 가입하면 범죄에 직접 가담하지 않은 조직원들도 같은 죄로 처벌될 수 있다. 이날 조주빈에게 적용된 혐의 가운데 청소년 강간미수와 음란물(성 착취물) 제조는 법정 최고형이 무기징역이다. 경찰은 17일 조주빈이 박사방을 함께 운영했다고 지목한 강 군(대화명 ‘부따’)을 검찰에 송치하기 전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위원회는 강 군의 이름과 나이, 사진을 공개할지 심의한다. 강 군은 텔레그램 등에서 성 착취물을 구매하려는 유료회원을 모집하고 가상화폐로 모은 범죄 수익금을 조주빈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강 군은 서울에 있는 한 중학교에 재학할 당시 전교 부회장을 지냈다. 당시 교내 프로그래밍 경진대회에서 수상하는 등 정보기술(IT) 관련 실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기업 멘토링 프로그램에선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강 군은 2001년 5월생으로 민법상 아직 만 18세다. 성폭력처벌법상 만 19세 미만 청소년은 신상공개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경찰은 “만 19세가 되는 해 1월 1일을 맞이한 사람은 청소년이 아니다”라는 청소년보호법 예외조항을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2010년 4월 15일 도입된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 제도가 만 19세 미만에게 적용된 사례는 아직 없다”고 했다. 경찰은 박사방 유료회원 30여 명을 입건하고 관련 영상물 1000여 건을 차단하거나 삭제해줄 것을 당국에 요청했다. 유료회원은 20, 30대가 많았고 일부 미성년자도 있었다. 이들은 조주빈 일당에게 수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송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 사회복무요원 강모 씨(24)에겐 “고교 담임교사의 딸을 살해해 달라”는 취지로 조주빈에게 400만 원을 준 혐의(살인예비)가 추가됐다. 조주빈은 돈을 받긴 했지만 실제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판단해 사기미수 혐의를 적용했다.조건희 becom@donga.com·황성호·박종민 기자}

    • 2020-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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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활절 곳곳 현장 예배… 방역당국 긴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12일 부활절을 맞아 상당수 교회들이 조심스레 현장 예배를 재개했다. 일부 교회들은 주차된 차에서 예배를 보는 이른바 ‘드라이브인 예배’를 열기도 했다. 서울 중랑구에 있는 금란교회는 이날 오전 6시부터 모두 6번에 걸쳐 예배를 진행했다. 금란교회는 지난달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에 온라인 예배만 진행했지만, 이날은 특별히 현장과 온라인 예배를 함께 진행했다. 교회 관계자는 “미리 신청한 교인만 참석하도록 통제하고 교회에 입장할 땐 꼭 발열 체크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참석한 교인은 모두 4000여 명이었다. 부활절이란 특수 상황이긴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는 상황. 서울시는 이날 현장 예배를 한 교회는 지난주보다 10% 정도 증가한 2100여 개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교회들도 혹시나 집단감염이라도 생길 것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방역에 나섰다. 종로구 새문안교회는 이날 온 교인의 전신에 소독약을 뿌렸다. 엘리베이터는 한 번에 3명까지만 타게 했고, 자리도 2m 이상 떨어져 앉았다. 교회 측은 “오늘 하루만 특별히 현장 예배를 하고, 다음 주부터 다시 온라인 예배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했다. ‘드라이브인 예배’를 시행한 교회들도 많았다. 서초구 온누리교회는 인근에서 빌린 야외주차장에서 교인들이 차에 탄 채 부활절을 기념했다. 약 2m씩 간격을 두고 주차한 차량에서 라디오로 주파수를 맞추고 목사의 설교를 들었다. 교회는 일부 교인들이 화장실에 가려고 차량에서 나올 때도 다가가 마스크를 쓰도록 지도했다. 박수 대신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부활절을 환영하기도 했다. 백석대와 백석대학교회도 12일 오전 충남 천안시 안서동 학교 운동장에서 드라이브인 예배를 진행했다. 학교 관계자는 “교인들이 각자 가져온 여유분의 마스크를 헌금 대신 거뒀다. 이를 보건 취약계층에 전달할 계획”이라 말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소망교회는 교인들 사진을 의자에 붙여놓고 예배를 보기도 했다. 사진을 보낸 교인들은 실시간으로 생중계하는 온라인 예배에 참여했다. 수감 중인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64)이 담임목사인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는 12일 오전 교인 1200여 명이 모였다. 서울시는 이 교회에 19일까지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 시 관계자는 “집회금지 명령 기간에 예배를 진행해 이번에도 고발할 방침”이라고 했다.김소영 ksy@donga.com·박종민·신지환 기자}

    • 2020-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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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활절 맞아 조심스레 문 여는 교회들…일부는 ‘드라이브 인 예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12일 부활절을 맞아 상당수 교회들이 조심스레 현장 예배를 가졌다. 일부 교회들은 주차된 차에서 예배를 보는 이른바 ‘드라이브 인 예배’를 열기도 했다. 서울 중랑구에 있는 금란교회는 이날 오전 6시부터 모두 6번에 걸쳐 예배를 진행했다. 금란교회는 지난달부터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에 온라인으로만 예배를 진행했지만, 이날은 특별히 현장과 온라인 예배를 함께 진행했다. 교회 관계자는 “미리 신청한 교인만 참석하도록 통제하고 교회에 입장할 땐 꼭 발열 체크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참석한 교인은 모두 4000여 명이었다. 부활절이란 특수 상황이긴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는 상황. 서울시는 이날 현장 예배를 한 교회는 지난주보다 10% 정도 증가한 2100여 개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교회들도 혹시나 집단감염이라도 생길 것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방역에 나섰다. 종로구 새문안교회는 이날 입장 교인은 무조건 전신에 소독약을 뿌렸다. 엘리베이터는 한번에 3명까지만 타게 했고, 자리도 2m 이상 떨어져 앉게 했다. 교회 측은 “오늘 하루만 특별히 현장 예배를 하고, 다음주부터 다시 온라인 예배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했다. ‘드라이브 인 예배’를 시행한 교회들도 많았다. 서초구 온누리교회는 인근에서 빌린 야외주차장에서 교인들이 차에 찬 채 부활절을 기념했다. 약 2m 씩 간격을 두고 주차한 차량에서 라디오로 주파수를 맞추고 목사의 설교를 들었다. 교회는 일부 교인들이 화장실에 가려고 차량에서 나올 때도 무조건 다가가 마스크를 쓰도록 지도했다. 박수 대신 자동차 경적으로 울리며 부활절을 환영하기도 했다. 노원구에 있는 예수사랑교회도 교회 주차장에서 차량 80여 대에 나눠 타고 예배를 봤다. 수감 중인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64)이 담임목사인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는 12일 오전 교인 1200여 명이 모였다. 서울시는 이 교회에 19일까지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 시 관계자는 “집회금지 명령 기간에 예배를 진행해 이번에도 고발할 방침”이라고 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0-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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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텔레그램 자경단’, ‘박사방’ 이용자 지목 男 200여 명 신상공개 논란

    스스로 ‘주홍글씨’ 또는 ‘텔레그램 자경단’이라 부르는 이들이 ‘박사’ 조주빈(25)과 함께 아동 성 착취 동영상 등을 유포해온 육군 일병 A 씨의 신상을 공개했다. 이른바 자경단은 지난달 7일부터 자신들이 ‘n번방’ ‘박사방’ 이용자로 지목한 남성 200여 명의 구체적 신상정보를 온라인에 공개해왔다. 자경단은 3일 자신들이 운영하는 텔레그램 공개 대화방에서 A 씨의 이름과 소속, 나이 등을 공개했다. 대화방에는 “이기야. OOO 육군일병검거. XX년생 육군본부 △△사령부 예하 OO예비군훈련소 예비군 장비 물자관리 보급병”이란 글도 함께 올라와있다. A 씨는 조주빈이 변호사를 통해 박사방의 공동운영자라고 지목한 3명 가운데 1명이다. ‘이기자’는 박사방에서 활동했을 당시 쓰던 대화명으로, 조주빈과 상당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경단이 남긴 또 다른 글에는 “A 씨의 ‘주요 업적’”이라며 A 씨의 활동 기간과 조주빈과의 관계 등도 구체적으로 썼다. 자경단은 4일 박사방 공동 운영자 3명 가운데 또 다른 1명인 ‘사마귀’가 잠적하기 전 남겼다는 글도 공개했다. 이 글에서 사마귀란 인물은 “범죄를 저지른 것은 맞지만 박사가 나를 공범으로 지목하고 박사방과 관련해 경찰이 집중 추적하고 있다는 건 진짜 어이가 없다”며 “나는 한 번도 박사방 완장(운영자)을 단 6적이 없고 박사에게 개인적으로 메시지를 보내도 차단을 당해 접점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2일 “텔레그램 자경단의 활동이 사생활 침해 소지가 있고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참가자들에 대해 수사할 방침이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종민기자 blick@donga.com}

    • 20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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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역군인이 박사방 공범… 부대 압수수색

    ‘박사’ 조주빈(25·수감 중)과 함께 아동 성 착취 동영상 등을 유포해온 ‘박사방’ 공동 운영자 가운데 1명은 군에 복무 중인 육군 일병인 것으로 3일 밝혀졌다. 육군 군사경찰은 A 씨를 긴급 체포하고 경찰과 함께 조주빈과의 공모 여부 등 추가 범행은 없는지 조사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이날 오전 경기 안양에 있는 한 육군 부대를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부대에 복무하고 있던 일병 A 씨의 스마트폰 등을 확보했다. A 씨는 조주빈이 박사방의 공동 운영자 3명 가운데 1명이라고 지목했던 인물이다. A 씨는 지난해 말 입대한 뒤 현 부대에서 향토예비군 관련 업무를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주빈 일당과 함께 텔레그램 등에 성 착취물을 수백 차례에 걸쳐 유포하고 박사방을 외부에 홍보해 유료 회원을 모집한 혐의로 A 씨는 긴급 체포됐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 씨는 박사방의 전신으로 꼽히는 이른바 ‘갓갓’이 만든 ‘n번방’에서부터 성 착취물 유포 등에 관여했다. 당시 ‘이기야’라는 대화명으로 활동하며 조주빈과 친분을 쌓았다. 지난해 7월경 n번방이 폐쇄된 뒤에는 당시 확보한 불법 사진이나 영상들을 또다시 유통시키는 ‘완장방’에서 활동했다고 한다. A 씨는 조주빈 일당에 합류한 뒤에는 성 착취물 판매를 홍보하기 위해 자신의 기존 대화명에서 딴 ‘이기야방’을 운영하며 회원 2700여 명을 끌어 모았다. 이 방에만 성 착취 사진 743건과 동영상 675건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조주빈 일당은 지난해 A 씨가 군에 입대한 사실도 인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경부터 “이기야가 군대에 갔다”는 얘기가 퍼졌다. 하지만 올해 2월경에도 ‘이기야’라는 대화명을 쓰는 인물이 또 다른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활동했다고 한다. 경찰은 박사방에서 활동한 인물이 A 씨 본인인지, 제3의 인물이 사칭을 한 것인지 확인하고 있다. 만약 본인이라면 군에 있으면서도 범행을 저지른 셈이다. 경찰은 서울 송파구의 한 주민센터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며 조주빈에게 성 착취물 피해자 등의 신상정보를 제공한 최모 씨(26)를 3일 구속했다. 최 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원정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현대사회에서 개인정보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고 피해자들의 피해가 극심하다”고 밝혔다. 최 씨는 2017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주민등록등본 발급 보조 등을 담당하며 200여 명의 신상정보를 불법 조회해 17명의 정보를 조주빈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조주빈은 이런 정보들을 성 착취물 피해자나 박사방 유료 회원 협박에 악용했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TF)는 당초 3일이었던 조주빈의 구속 시한을 13일로 연장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조건희 becom@donga.com·박종민·김정훈 기자}

    • 2020-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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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사망 좁혀져 압박감… 박사방 회원 3명 자수

    아동 성 착취 동영상 등을 제작해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조주빈(25)이 31일 변호사에게 “성 착취물을 유포한 걸 다 인정한다”며 “돈을 벌려고 한 행동”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조 씨가 운영한 ‘박사방’ 유료 회원 3명이 경찰에 자수했고, 경찰은 자수와 상관없이 엄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다.○ 조주빈 “돈 벌려고 한 행동” 조주빈은 최근 김호제 변호사(38·사법연수원 39기)를 새로 선임했다. 앞서 선임된 변호사는 “가족에게 들은 내용과 사실관계가 다르다”며 지난달 25일 사임했다. 조주빈은 30일 서울구치소에서 김 변호사를 만나 “잘못을 반성하고, 성 착취물 유포를 인정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조주빈 아버지에게 수임 부탁을 받았으며, 조주빈도 “나라도 안 맡겠지만 변호사가 필요하니 도와 달라”고 했다고 한다. 범행 동기는 “돈을 벌려고 한 행동”이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조주빈은 수익이 1억 원 정도라 주장하기도 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박사방 유료회원 중 자수한 피의자가 현재까지 3명”이라고 이날 밝혔다. 경찰은 이 3명에게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등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이 유료회원 수십 명의 구체적 신상을 파악하는 등 수사망을 좁혀가자 압박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직접 경찰서를 찾아왔다. 자수한 일부 회원의 휴대전화는 경찰이 디지털포렌식 작업을 거쳐 음란물 소지를 확인했다. 경찰은 가상화폐 거래 기록 등을 토대로 범죄 혐의점을 확인하고 있다. 이들이 소지한 영상이 아동·청소년 관련 음란물인지도 수사 대상이다. 경찰은 “신원을 공개하면 추가 자수자가 나오지 않을 수 있어 현재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조주빈은 회원들에게 받은 가상화폐로 핀란드 장외거래소를 이용해 자금세탁까지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성 착취물의 유통 경로로 이용된 뉴질랜드의 한 클라우드 업체로부터 수사 협조를 받고 있다.○ 전문가 “자수가 가장 좋은 방법” 자수한 3명 중 일부는 일반 직업을 가진 남성으로 전해졌다. JY법률사무소 김정환 변호사는 “직장으로 경찰이 찾아가면 받을 부담감과 신상 공개에 대한 불안감이 컸을 것”이라고 했다. 법조계에선 박사방 유료회원들이 자수한 뒤 수사에 협조해 형량을 줄이려는 시도를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법상 자수하면 형을 감경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미 한국성폭력위기센터 이사는 “수사에 협조하고 자백하는 게 잘못에 대해 처벌받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31일 “(회원들의) 자수 여부와 관계없이 가담자 전원을 엄정하게 사법 처리한다는 목표로 철저하게 수사해 나갈 방침이다”라고 밝혔다.구특교 kootg@donga.com·박종민·황성호 기자}

    • 2020-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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