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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10일 설사 한반도에 급변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중국이 섣불리 개입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장관은 이날 오후 한국외국어대에서 한 특강에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서 통일외교도 해야 하는 것”이라며 “독일 역시 외교를 통해 주변국이 들어오지 않게 하고 통일을 했다. 우리도 그렇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또 “북한이 붕괴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1994년경부터 나왔다. 어느 한 나라가 붕괴하는 것은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붕괴론을 일축했다. 홍 장관은 이날 오전 다른 포럼 강연에서는 “한국 이산가족 생존자 6만6000여 명 가운데 약 3만 명이 (북한 가족의) 생사 확인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산가족 전면 생사 확인을 위한 남북 간 명단 교환에 응하면 정부는 이들 명단을 북한에 제공할 방침이다. 9월 열린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북측은 명단 교환 문제와 관련해 추후 적십자 본회담에서 논의하자고 밝혔다. 홍 장관은 “북측도 (이산가족 생사 확인의) 필요성에는 동의하고 있다”며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서도 접촉 과정에서 북측 이야기를 들어보면 과거보다는 레토릭(화법)상으로라도 조금이라도 적극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북한이 3차례에 걸친 남북 당국회담 예비접촉 제의에 답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북한 나름대로 신중하게 속도 조절을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정상회담을 해야 하겠으나 그것으로 가기 위한 대화의 여건을 만들고 성숙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측근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가 물이 새는 백두산발전소의 부실공사 책임으로 해임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대북 소식통은 9일 “북한이 최근 완공한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공사 책임을 최룡해가 맡았고 발전소 부실공사에 대한 문책으로 해임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백두산발전소는 김정은이 노동당 창건 70주년인 지난달 10일까지 “무조건 완공하라”고 지시한 사업이다. 이런 탓에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하다 부실공사로 이어져 사고까지 발생했다는 것이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0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10월 3일 새벽 발전소 수로터널 일부 구간이 붕괴돼 발전소 시운전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고했다. 김정은은 이런 사실을 보고받지 못한 채 3일 발전소 앞에서 열린 준공식에 참석해 발전소 건설을 치하하는 연설을 하고 건설자들과 사진을 찍은 뒤 축하 공연까지 관람했다. 따라서 최룡해에게 김정은의 권위를 크게 손상시킨 책임을 물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룡해는 7일 사망한 빨치산 1세대 이을설의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 이름이 빠진 뒤 신변 이상설이 제기됐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 김일성 주석과 함께 활동한 빨치산 1세대 이을설이 94세의 나이에 폐암으로 7일 사망했다. 이을설을 마지막으로 빨치산 1세대의 대표적 인물들은 모두 사라졌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위원장을 맡는 국가장의위원회를 구성해 이을설의 장례식을 국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을설은 김정은 제1비서와 함께 북한군에서 가장 높은 계급인 ‘원수’였다. 1984년부터 2004년까지 김일성 김정일의 경호를 책임지는 호위총국장을 맡았다. 북한 매체들이 8일 발표한 이을설 장의위원 명단에 실세 최룡해 노동당 비서(근로단체 담당)의 이름이 빠져 그 배경이 주목된다. 북한이 발표한 171명의 장의위원에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김원홍 국가보위부장 등 당·정·군의 주요 권력 엘리트들이 총망라됐다. 공교롭게도 최룡해는 이을설처럼 김일성과 함께 활동한 빨치산 1세대 최현의 아들이다. 한국 정보당국은 최룡해의 신변에 이상이 생겼는지 확인에 나섰다. 통일부는 “최룡해가 정상적으로 직위를 유지하고 있다면 일어나기 어려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최룡해가 해임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숙청됐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만약 그가 해임되거나 숙청됐다면 △지난달 북한을 방문한 중국 서열 5위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을 만나는 과정에서 북-중 관계와 관련한 업무 처리가 김정은의 마음에 들지 않아 문책당했거나 △비리에 연루되거나 김정은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게 발각됐을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한 소식통은 “최룡해는 자신의 힘을 과시하며 거들먹거리는 성품”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때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황병서를 중심으로 의전이 진행되자 불쾌한 표정으로 자신이 더 실세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도 한다. 최룡해의 마지막 공개 행보는 지난달 31일 자 노동신문에 내년 노동당 제7차 대회와 관련한 글을 실은 것이었다. 김정은 수행은 지난달 19일 청봉악단 공연 관람이 마지막이었다. 한편 오일정 당 군사부장, 이재일 선전선동부장도 장의위원 명단에서 빠져 이들의 신변 이상 가능성도 제기됐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남북 관계 개선에 합의한 8·25 남북 고위급 접촉 이후 정부가 북한에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위한 예비 접촉을 세 차례 제안했으나 북한은 아직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6일 북한에 8·25 합의에 따라 당국 간 대화에 나올 것을 촉구했다. 북한이 대화를 거부한 것이라기보다는 회담의 기선을 잡기 위한 신경전을 벌이는 것으로 정부는 분석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달 30일 판문점 남북 연락관 직통전화를 통해 8·25 합의 사항인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위한 예비 접촉 제안 통지문을 보내려 했으나 북한 측 연락관이 ‘(평양에서) 통지문을 받으라는 얘기가 아직 없다’며 수령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안은 홍용표 통일부 장관 명의였고, 수신자는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였다. 이에 앞서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준비하던 지난달 21일 판문점 전화를 통해 북한에 예비 접촉을 추석 직후인 10월 2일에 열자고 제안했다. 예비 접촉은 당국 간 회담 수석대표의 급과 회담 성격을 정하기 위한 것. 하지만 북한은 이틀 뒤인 23일 판문점 전화를 통해 “통일부 당국자들이 대북 전단 살포, 북한 인권법 제정 논의, 북한 도발설 확산 등 북남(남북) 대결을 선동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며 “예비 접촉 제의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홍 장관 명의로 김양건에게 제안했지만 북한은 노동당 통일전선부의 외곽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명의로 통일부에 통지문을 보냈다. 이에 정부는 다시 지난달 24일 판문점 전화로 북한에 “8·25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라. 심사숙고해 예비 접촉 제의에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했다. 북한은 이후로도 묵묵부답이었다. 지난달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 이산가족 상봉 행사, 한미 정상회담, 한중일 정상회의, 한일 정상회담이 이어지는 한 달 반 남짓 동안 별다른 호응의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8·25 합의 사항인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성사되고 남북 교류에 대한 북한의 태도도 부드러워지면서 사회문화 교류는 확대됐지만 당국 회담에는 나오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북-중, 북-미 관계 등 한반도 주변 정세를 봐 가면서 자신들이 대화를 주도하는 모양새로 남북대화에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대화에 언제 어떻게 나올지 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현재로서는 남북 관계 개선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그 과정을 자신들이 주도하는 형태로 만들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리더십으로 남북 관계가 개선된다는 점을 과시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남북 관계 개선 분위기를 살려 가겠다는 취지로 지난달 30일 통일부 기자단에 당국 회담 예비 접촉 제안과 관련해 보도 유예(엠바고)를 요청했다. 기자단이 이를 받아들였으나 북한이 답변을 하지 않는 상황이 길어져 6일 보도 유예 해제를 결정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5일 통일준비위원회 회의에서 “동북아개발은행이 국제사회로부터 통일 공감대 확산의 첫 번째 결과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은 특별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이 동북아개발은행 카드를 교착 상태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북아개발은행 개념은 북한이 핵 포기 의사를 밝히고 비핵화에 진전이 있을 때 투입할 북한 경제개발 비용을 한국이 주도하는 국제은행에 모아두자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과거 구상 등에 비춰 보면 비핵화 진전에 따라 북한에 최소 50억 달러(약 5조7000억 원)를 투자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의원 시절인 2006년 독일 베를린에서 동북아개발은행 얘기를 처음으로 꺼내면서 “일단 50억 달러 규모로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9년이 지난 지금 박 대통령이 구상하는 자본금 규모는 그보다도 훨씬 더 커졌을 수 있다. 박 대통령은 통준위 회의에서 “은행의 소요 자금 규모 연구,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지역 발전 프로젝트를 발굴하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이 부쩍 동북아개발은행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북핵 해결에 진전 없이 시간만 흘러가는 데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도 볼 수 있다. 북한은 당장 핵-경제 병진노선을 버릴 조짐이 없다. 북핵 해결에 진전이 없는 이상 남북 경제협력을 본격화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남북 협력에서 경제협력이 빠지면 반쪽짜리가 된다. 이 때문에 경제 발전을 원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에게 핵을 포기하면 한국이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북한은 2009년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남북 비밀접촉에서 북한 개발을 위한 100억 달러 규모의 국가개발은행 설립을 지지해 달라고 주장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5일 “동북아개발은행이 국제사회로부터 통일 공감대 확산의 첫 번째 결과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통일준비위원회 회의에서 “동북아개발은행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과 겹치는 것이 아니라 이들 기구의 관심이 부족한 동북아 지역에 특화된 개발은행”이라고 평가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8·25 합의에서 마련된 남북 간 통로를 지속적으로 넓혀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우리는 8월 위기상황에서 8·25 합의를 이끌어 내 남북대화로 관계를 진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모두 발언에서 ‘남북한 동질성 회복을 위한 민간 교류 확대와 정부의 지원 및 남북 간 대화’를 강조한 건 8·25 합의 이후 북한의 변화가 감지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지난달 10일)에 추가 도발을 하지 않았고 최근 방한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한중 정상회담에서 류윈산(劉雲山)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의 방북 결과를 브리핑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리 총리는 “북한이 미래 지향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달라지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더 나아가 정부 차원에서 대북 관련 정책을 뒷받침하라고 주문했다. 민간 차원의 교류 확산을 위해 정부가 나서라는 것이다. 정부가 나진-하산 물류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는 포스코 현대상선 코레일 3사에 대해 남북협력기금을 대출 형식으로 지원할 방침이라는 본보 보도(5일 자 A1·3면)와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청와대는 이날 “남북협력기금에서 북한을 지원한다는 건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면서도 “여러 방안을 관련 부서가 민간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모호한 태도는 정부의 나진-하산 프로젝트 투자가 5·24 조치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5·24 조치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대북 제재 조치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나진-하산 물류 프로젝트에 남북협력기금을 통해 지원할 수 있다는 뜻을 이미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속기록에 따르면 홍 장관은 지난달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남북협력기금은 필요한 부분은 지원하겠다는 것이고 지금 (일부) 기업과 어느 정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측도 5일 “남북협력기금과 관련해 (정부와)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정부가) 기금을 집행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북한 내수 산업 활성화를 위한 남북 경제협력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통준위는 북한이 스스로 산업을 발전시켜 개혁 개방으로 나오도록 만들기 위해 남북 경제협력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박민혁 mhpark@donga.com·윤완준 기자}
육군이 2003년 도난당한 소총 3정을 12년 만에 되찾고 절도범을 붙잡았다. 육군 중앙수사단 관계자는 5일 “2003년 7월 경남 하동에 있는 부대에서 사라진 총기 M-16A1 소총 3정을 지난달 26일 찾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2일 경기 고양시 일산의 한 폐가에 총기 1정이 있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육군은 이 총이 12년 전에 사라진 M-16A1인 것으로 확인하고 중앙수사단 수사본부를 설치했다. 수사망이 좁혀지자 폐가에 살았던 방모 씨(45)가 자수했다. 육군은 지난달 26일 방 씨가 갖고 있던 잔여 총기 2정을 회수했다. 총기를 훔쳐 방 씨에게 준 전모 씨(40)를 같은 달 30일 경남 창원의 자택에서 검거했다. 두 사람은 친한 교도소 수감 동기였다. 하동에 살며 목수일을 했던 전 씨는 2013년 7월 인근 군 부대 무기고에 침입해 실탄이 없는 M-16A1 소총 3정을 훔쳤고, 다음 달에 방 씨에게 전달했다. 방 씨가 폐가를 떠나 이사하면서 실수로 총기 1정을 떨어뜨린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 중앙수사단은 전 씨와 방 씨를 특수군용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다. 전 씨는 육군 중앙수사단에 “범행에 사용하기 위해 소총을 훔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이후 군부대에서 13건의 총기 분실 사건이 발생했다. 이 중 2009년 1월 안동 지역에서 사라진 권총 3정은 아직 찾지 못해 육군의 총기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박근혜 정부의 핵심 외교 구상 가운데 하나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 신호탄인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가 성사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민간 기업들이 북한에 간접으로 투자하는 사업에 정부가 남북협력기금을 대출 형태로 지원하기로 한 것은 이를 뒷받침할 필요성에 따른 것이다. 정부가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대북 신규 투자를 금지한 5·24조치의 예외”라고 설명한 것도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시발점이라는 점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간사업이지만 정부 뜻으로 추진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는 포스코 현대상선 코레일 등 3사가 러시아 측과 협상해 온 민간사업이지만 정부가 먼저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11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원활히 추진되도록 장려”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공동성명으로 발표했다. 공동성명이 나온 뒤 3사는 러시아 측과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정부는 박 대통령이 내세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진전을 위해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성사시켜야 할 필요성에 주목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철도와 도로 연결을 통한 복합 물류 네트워크를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는 특히 박 대통령이 공을 들이는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점에서도 남북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나진-하산 프로젝트에는 적극적인 북한 북한은 남북 관계가 경색된 지난해 11, 12월과 올해 4, 5월 진행됐던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 1, 2차 시범 운송 사업에는 유독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1차 시범사업이 진행된 시점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대북 전단에 고사총을 사격해 남북 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때였다. 당시 에볼라 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위해 외부인 입국 불허와 격리 조치를 시행하면서도 이 사업과 관련된 한국 점검단은 예외로 했다. 2차 시범사업 때도 북한은 다른 인도적 협력에는 소극적이었지만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에는 큰 관심을 보였다. 북한은 현재 ‘경제 발전을 위한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대외 관계’를 내세우고 있다. 대북 제재로 고립된 경제적 어려움을 탈피하기 위해 북-러 경협에도 공을 들였다. 한-러 간 협상이 마무리돼 본(本)계약을 체결하고 남-북-러 3각 협력이 본격화되면 다른 남북 교류협력 사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성 논란 넘어야 탄탄대로 정부가 3사에 대출 형식으로 정부 기금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북한 리스크’와 수익성 부족을 감안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3사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수익성이 불확실한 사업에 정부 돈을 투입하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도 적지 않다. 3사는 수익성을 최대한 높이는 방향으로 러시아와 협상했고 상당 부분 견해차를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무상 지원이 아니라 대출 형식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러시아산 유연탄을 나진항을 통해 수입하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수익성을 높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제성을 충분히 높이지 못하면 수익성 낮은 북-러 경협 사업에 한국을 끌어들이려는 러시아에 말려든 것이라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대륙철도연구팀장은 △러시아산 유연탄을 채취하는 탄광을 나진항에서 최대한 가까운 곳으로 확보하고 △현재의 자원 수입형 모델에서 탈피해 나진항 현대화를 통해 한국의 백색가전 등을 수출하는 모델로 바꾸는 등 경제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윤완준 zeitung@donga.com·우경임 기자}
정부는 내년 초에 남-북-러 3각 협력사업인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 참여 기업들에 대해 남북협력기금을 대출 형식으로 지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가 북한에 투자하는 기업에 정부 돈을 투자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들이 러시아를 통해 북한에 간접 투자하는 방식이지만 남북 경협을 금지한 대북 제재 조치인 5·24조치를 우회하는 것이어서 향후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국회 관계자는 4일 “통일부가 러시아 측과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 참여 조건을 협상 중인 포스코 현대상선 코레일 등 3사가 계약을 체결하면 투자금 일부를 남북협력기금에서 저리(연 2%대)의 대출 형태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의 사업 규모는 3억4000만 달러(약 3800억 원) 수준이다. 북-러 합작회사인 나선콘트란스는 러시아와 북한의 지분이 7 대 3이다. 포스코 등 3사는 러시아 지분의 49%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결국 3사의 전체 지분은 약 34.3%가 된다. 3사에 필요한 자금은 나선콘트란스 지분 매입 비용과 철도 항만 개발 등 인프라 투자금이다. 이 가운데 인프라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대출 형태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지원액은 600억∼1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통일부는 올해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 성사에 대비해 남북협력기금 640억 원을 편성했다. 국회 관계자는 “내년에 이보다 줄어든 378억 원을 편성했지만 투자금액이 확정된 뒤 지원액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다른 항목에서 끌어 쓸 수 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1000억 원을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3사는 이르면 이달 중 본계약을 위한 ‘주요 거래 조건’에 합의하고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거래 조건에 합의하면 사실상 큰 틀에서의 계약이 성사됐다고 본다. 본계약은 내년 3월 이전에 성사시킨다는 목표다. 2013년 11월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2년 만에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 성사를 눈앞에 둔 셈이다. 남-북-러는 23일경 3차 시범 운송에 돌입한다. 러시아산 유연탄 12만 t을 나진항을 거쳐 포항항으로 들여오고, 그 외의 물품은 부산항으로 들여오는 방식을 논의 중이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내년도 예산안 검토 과정에서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에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할 것을 정부에 요구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외통위가 지난달 19일 만든 ‘통일부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따르면 외통위는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가 다자협력의 성공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정부는 이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입장을 확립하고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통일부는 올해 나진-하산 물류협력 사업 등 경협사업 대출을 위해 640억 원을 편성했으나 내년 기금안에서는 이보다 줄어든 378억 원을 책정했다. 외통위는 보고서에서 “(나진-하산 물류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는) 기업 3사(포스코 현대상선 코레일)의 출자 규모는 수백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378억 원은 사업 규모에 비해 적은 금액이어서 실제 정부가 지원을 검토할 경우 예산 부족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관계자는 “통일부는 3사와 러시아 측이 계약하면서 투자 규모가 확정돼 책정 액수가 부족하면 남북 교역 및 경협 관련 협력기금의 다른 항목에서 끌어 쓸 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고 전했다. 외통위에 따르면 통일부는 교역과 경협 대출 관련 협력기금으로 올해 1310억 원을 편성했고 내년 기금안으로 1048억 원을 책정했다. 러시아 측은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위한 북-러 합작 기업인 나선콘트란스 설립과 철도 등 인프라 건설에 약 3억4000만 달러(약 3800억 원)가 들었다고 주장해왔다. 3사는 전체 사업 규모 중 약 34.3%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하고 협상을 벌여 왔다. 러시아 주장대로면 한국이 투자해야 할 금액은 약 1억1600만 달러(약 1300억 원)에 이른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나경원 위원장 등 여야 외통위원 16명이 2일 오전 방북해 개성 만월대 출토 유물 전시회와 만월대 발굴 현장, 왕건릉을 둘러봤다. 2013년 10월 국정감사 기간 중 여야 의원 21명이 개성공단을 시찰한 뒤 정치인들이 방북한 것은 2년 1개월 만이다. 나 위원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굉장히 유연해진 것 같다”며 “북측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관계자들도 ‘제2, 제3의 남북 공동 발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력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외통위원들은 만월대 발굴 유물 전시장과 고려박물관, 만월대 발굴 현장 등을 둘러본 뒤 개성 민족여관에서 단호박 영양밥으로 북측 관계자들과 오찬을 했다. 남북 관계자들은 비무장지대(DMZ) 내 궁예 도성 터, 고구려 고분군 발굴 사업에도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 외통위원 중 장관인 유기준 김희정 의원과 이주영 윤상현 김세연(이상 새누리당) 최재천 김재윤(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불참했다. 정부는 9월만 해도 외통위원들의 개성공단 방문을 불허했던 북한이 태도를 180도 바꾼 배경에 주목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지난달 10일 방북한 중국 서열 5위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에게 “평화롭고 안정적인 외부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한 뒤 북한의 태도가 유연하게 바뀌었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공언한 내년 5월 노동당 제7차 대회 개최 때까지 대외 관계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는 남북 대화와 교류에 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당분간 남북 사회문화 교류는 적극적으로 허용한다는 방침이어서, 국회 외통위원들의 이번 방북이 남북 교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북에는 통일부와 남북역사학자협의회 관계자 등도 동행했다. 특히 1급인 통일부 최보선 기획조정실장이 동행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1급 실장의 방북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최고위급 당국자다. 통일부 관계자는 “국회 업무를 담당하는 기획조정실장과 남북 교류 업무를 담당하는 교류협력국장이 외통위원들의 개성 방문에 안내 역할을 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강경석 coolup@donga.com·윤완준 기자}
정계를 은퇴한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 측 인사들이 내년 총선을 6개월 앞두고 2일 여의도에서 만찬 회동을 열어 관심이 쏠린다. 이날 오후 여의도에 있는 한 중식당에는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인사 18명이 모였다. 이낙연 전남도지사, 새정치연합 김동철 신학용 양승조 오제세 조정식 우원식 이찬열 이개호 임내현 최원식 의원, 송태호 동아시아미래재단 이사장, 김유정 서종표 전혜숙 최영희 전 의원 등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고문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회동은 지난해 전남도지사로 취임한 이 지사가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고 한다. 이 지사는 모임에 앞서 기자들에게 “흔히 언론들이 생각하듯 손 전 고문과 연관되는 것으로 해석될 줄 알았다면 이 모임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손 전 고문은 오늘 모임을 몰랐을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손 전 고문이 지난해 7월 정계 은퇴를 선언한 이후 손학규계 인사들이 대규모 회동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 전 고문의 정계 복귀를 위한 논의가 오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일부 참석자들도 “손 전 고문이 정계 은퇴를 접고 역항을 해야 한다”는 등 손 전 고문의 정치 재개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한국 방문 일정은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리 총리는 꼬박 만 이틀을 한국에 머물며 한국민과의 교류에 시간을 할애한 반면 아베 총리는 한국에 있는 28시간 동안 자국민만 만나며 일정을 최소화했다. 두 정상의 동선을 살펴보면 최근 한국과 중국, 한국과 일본이 어떤 관계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 리 총리, 한국민 교류에 집중 리 총리는 지난달 31일 한중 정상회담과 공식 만찬에 참석한 뒤 1일 국회를 방문했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면담한 뒤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국 관광의 해’ 폐막식에 참석했다. 이어 경제 4단체장이 주최하는 오찬에도 참석했다. ‘공식방문’인 경우 박근혜 대통령과의 오·만찬과 함께 경제 4단체장 오찬까지 포함되는 일정이다. 리 총리는 귀국하는 2일에도 황교안 국무총리와의 면담이 예정돼 있다. 이어 한중 청년 지도자 포럼에 참석한 뒤 귀국 직전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를 지지한다는 의미에서 마련된 일정이라고 한다.○ 아베 총리, 상대적으로 조용한 일정 반면 아베 총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와 한일, 중일 정상회담 등 공식 일정 외에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았다. 2일 한일 정상회담을 한 뒤 수행원들과 ‘오찬’을 하고, 주한 일본대사관 직원들을 만나 격려하는 게 전부다. 당초 검토했던 일본인 운영 요리교실이나 음식점, 일본인 학교 방문과 별도의 공식 기자회견은 검토했다가 취소했다. 서울 시내를 다니다가 자칫 아베 총리를 비판하는 시위대를 만나 불미스러운 일을 당할 수 있어 이를 고려한 일정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베 총리가 한국을 방문하기는 2012년 12월 두 번째 총리 임기를 시작한 후 처음이다. 2006년 처음 집권했을 때는 취임 13일 만에 방한해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아베 총리는 이번에 9년 전 방한 때와 달리 부인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동행하지 않았다. 그 대신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관방 부장관이 수행했다. 하기우다 부장관은 지난해 고노 담화에 대해 “역할이 끝났다”고 주장하는 등 대표적인 우익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일본 취재진은 아베 총리의 방한을 취재하기 위해 전용기에 동승한 17명을 포함해 50여 명이 한국을 찾았다. 서울에 주재하는 특파원과 한국인 스태프를 포함하면 총 140여 명의 일본 언론 취재진이 아베 총리의 서울 일정을 취재하겠다고 신청했다. ○ 청와대 “한일 정상회담, 낙관도 비관도 없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은 2일 오전 10시 10분부터 청와대에서 열린다. 30분간 두 정상이 단독회담을 먼저 한 뒤 확대정상회담이 1시간 정도 이어질 예정이다. 앞서 한국 정부가 오찬 없이 30분간 회담을 제안해 일본 정부가 불만을 표시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를 의식한 것이다. 한중 정상회담을 단독과 확대 구분 없이 100분간 한 것도 한일 정상회담 시간 변경에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아베 총리는 1일 오전 출국하기 직전 일본 기자들과 만나 “일한(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이 되는 해에 (박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하게 된 만큼 의미 있는 회담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서는 아베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진전된 해법을 내놓을지, 기존 발언을 되풀이할지가 한일 관계 개선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는 “낙관도 비관도 할 필요 없다. 일단 기다려보자”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아베 총리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그러나 일본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라 완전히 해결됐다는 주장을 견지하면서 새로운 사죄나 보상에는 응하지 않을 태세”라며 “다만 고노 담화를 계승한다는 기존 방침과 ‘고통을 겪으신 분들을 생각하면 매우 가슴이 아프다’는 취지의 언급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일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은 1일 한일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했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요미우리신문에 “양국의 현안을 포함한 다양한 의제에 대해 솔직한 논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안부 문제 등 의제에 대한 최종 조정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박민혁 mhpark@donga.com·윤완준 기자 / 도쿄=배극인 특파원}
한국과 러시아가 올해 안에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핵심 계약 조건에 합의할 예정이다. 내년 본계약 성사를 눈앞에 두게 된 것이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남북한과 러시아의 3각 경제협력 사업이다. 한국이 러시아를 통해 북한과 경제협력을 하는 프로젝트다. 대북 소식통은 29일 “올해 안에 본계약에 앞서 주요거래조건 계약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측과 한국의 포스코 현대상선 코레일 3사 간에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위한 핵심 계약 조건을 올해 안에 합의한다는 것이다. 내년에는 세부조건 협의를 거쳐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2013년 11월 박근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진-하산 프로젝트 참여에 합의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2년여 만에 본계약 성사를 눈 앞에 둔 것이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러시아산 유연탄 등 물자를 러시아 하산과 북한 나진 간 철도로 운송한 뒤 나진항부터 배로 한국으로 옮기는 물류사업이다. 정부는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남북 경협을 금지한 5·24 대북 제재 조치의 예외라고 설명해 왔다. 다음달 중순에는 나진-하산 프로젝트 3차 시범운송을 한다. 올해 4월 말~5월 초의 2차 시범운송 이후 6개월 만이다. 이번에는 러시아산 유연탄 12만 톤을 나진항을 통해 포항항으로 들여온다. 유연탄 이외의 산업물자를 부산항으로 들여오는 시범사업도 러시아 북한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정보 당국은 북한이 최근 대남공작기관을 통해 친북 단체들에 역사 교과서 반대 투쟁을 선동하는 지령문을 보낸 동향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28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와 해외 친북 사이트에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투쟁을 선동하는 내용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며 “이런 내용의 지침을 e메일 등을 통해 국내외 친북단체와 개인에게 비공개로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단체와 인사들에게 지령을 내렸다고 보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국내의 비판적 시각을 모두 북한 지령과 연관시켜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많다. 그보다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반대 여론에 북한이 편승해 갈등을 확산시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된 북한의 대남 공작기관으로는 통일전선부, 정찰총국 해외정보국, 225국(대남공작기구) 등이 꼽힌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대남기구인 반제민족민주전선의 웹사이트 ‘구국전선’에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투쟁을 선동하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구국전선에는 최근 ‘날로 확산되는 국정화 반대투쟁’(24일), ‘국민혈세는 역사왜곡에 탕진될 수 없다’(26일), ‘감히 국민과 전쟁을 선포하다니’(27일)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 내용은 “국정 교과서 반대투쟁에 합세하는 국민들의 투쟁 열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국정화는 국민을 적으로 규정한 깡패 두목의 파쇼적 망동으로서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 등이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아시아녹화기구(운영위원장 고건 전 국무총리)가 27일 북한에 묘목과 종자를 함께 지원했다. 특히 산림청이 아시아녹화기구를 통해 3000만 원 규모의 종자 4t을 지원한 것이 눈길을 끈다. 8·25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 이후 정부의 직접적인 대북 지원이 이뤄진 것이다. 북한은 북한에만 있는 희귀 종자를 한국에 제공하기로 해 남북 산림협력이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동아일보와 채널A는 아시아녹화기구와 함께 ‘나무 한 그루, 푸른 한반도’ 슬로건을 내걸고 남북 산림협력 모금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아시아녹화기구는 이날 조림용 낙엽송 묘목과 연료림 조성용 아까시나무 묘목 등 2만3000그루와 산림청으로부터 제공받은 잣나무와 낙엽송 종자 4t를 황해북도 사리원에 지원했다. 종자 4t은 여의도 면적의 8배 정도인 2400ha(약 2400만 m²)에 심을 수 있는 규모다. 아시아녹화기구는 양묘장 시설 현대화 품목, 임농복합경영을 위한 소형 온실도 함께 지원했다. 고건 운영위원장은 19~26일 산림녹화 등을 주제로 한 평양과학기술대 학술회의에 참석했다. 아시아녹화기구가 지원한 물자는 이날 방북한 에이스침대(회장 안유수) 산하 대북 지원단체인 에이스경암을 통해 북한에 전달됐다. 정부는 올해 4월에 이어 이날 에이스경암의 소규모 비료(15t) 지원을 허용했다. 에이스경암은 2009년 3월부터 시범 영농단지를 운영해 왔다. 이번에는 50동 규모의 새 온실 건설자재와 채소 종자, 영농자재를 지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통일부와 통일준비위원회, 광복 7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29일 오전 9시 서울 신라호텔에서 세계평화회의(Korea Forum for Global Peace)를 연다. 한국정치학회와 통일연구원이 행사를 주관한다. 통일부는 ‘한반도 평화 통일과 세계 평화’라는 주제를 정치·안보, 경제, 인권 증진의 관점에서 토론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회의에는 1995년 일제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반성하는 담화를 낸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일본 총리, 킴 켐벨 전 캐나다 총리 등이 참석한다. 국내에선 이홍구 전 국무총리, 하영선 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 문정인 연세대 교수 등이 참여한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26일 마무리되면서 남북대화 국면은 당국회담이 성사될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정부는 적절한 시점에 이산가족 문제의 전면적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적십자 본회담을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표면적으로나마 남북관계 개선과 적십자 회담 개최의 뜻을 보인 만큼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갈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판단에서다. 앞으로의 과제는 현재와 같은 일회성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뛰어넘는 근본적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산가족에 대한 전면적 생사 확인과 명단 교환, 이에 따른 서신 교환과 상봉 정례화 및 상시화, 고향 방문으로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인도적 문제’라는 명분 외에 구체적이고 실질적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북한에 생사 확인 위한 비용 지원 필요” 전문가들은 “이제는 북한과 협상을 통해 해결 방안을 도출할 현실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나아가 이산가족 문제를 큰 틀의 남북관계 개선을 합의하는 첫 통로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산가족 문제를 적십자 본회담과 당국회담을 통한 투트랙으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적십자 본회담에서는 이산가족 생사 확인, 서신 교환, 상시 상봉과 그에 따른 비용 지원, 대북 인도적 지원 방안을 집중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이산가족의 생사 확인을 하는 데 비용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 이산가족을 위한 것인 만큼 이를 지원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산가족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북한을 끌어낼 당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국회담에서 이산가족-금강산 포괄 협의” 적십자 본회담만으로는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푸는 데 한계가 있다. 한국이 원하는 게 있는 만큼 북한도 원하는 게 있다고 나올 것이고, 이런 이산가족 범주를 넘어서는 문제는 당국회담에서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성재 통준위 사회문화분과위원장은 “이산가족 문제를 포함해 우리가 원하는 현안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북한이 원하는 문제를 포괄적으로 협의해 큰 틀의 합의를 이뤄내는 과정에서 이산가족 문제가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산가족 문제를 큰 틀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마중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문제는 북한의 핵 문제. 북핵 문제에서 진전을 보이지 않는 이상 대북 제재를 무릅쓰고 큰돈이 들어가는 금강산 관광이나 남북 경협을 정상화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남북대화와 북핵 협상의 투트랙이 빨리 재개돼야 대북정책을 정상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24일 오후 금강산호텔에 마련된 이산가족 상봉장. 잿빛 양복을 입은 주름진 얼굴의 정건목 씨(64)는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43년 전 1972년 12월, 그는 오대양 62호를 타고 조업하다 북한에 납치됐다. 누나 정매 씨(66), 여동생 정향 씨(54)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는 사이 반백의 할머니가 휠체어를 타고 들어섰다. 스물한 살의 나이에 납북된 아들은 43년 만에 초로의 얼굴로 어머니 이복순 씨(88)의 품으로 달려가 오열했다. 7남매 중 셋째. ‘착하고 활발하고 야무졌던 내 아들, 새벽밥 먹고 일 나갈 때마다 동생들 몫을 남겨 줬던, 우애가 누구보다 좋았던 내 아들….’ “아들 살아 있어. 엄마야, 왜 자꾸 우나….” 정 씨는 어머니를 달랬다.○ 누구도 납북이라 말 못 하는 이상한 상봉 이날 누구도 정 씨가 납북됐다는 사실을 입에 올리지 못했다. 정 씨가 상봉장 테이블에서 어머니 옆자리에 앉으려 하자 북한에서 결혼한 아내 박미옥 씨(58)가 “저쪽에 가 앉아라”며 정 씨를 밀쳐냈다. 어머니는 북한에 납치된 아들을 북한의 며느리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앉아야 했다. 북한의 며느리 박 씨는 “우리 당이 남편을 조선노동당원 시켜 주고…. 고생한 것 하나도 없다”며 “다 무상이라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관계자들은 정 씨를 취재하려는 기자단을 제지했다. 녹음기를 치워 버리기도 했다. 정 씨가 어머니 이 씨의 휠체어를 밀려고 하자 북한 관계자들이 막는 일도 발생했다. 이진우라는 이름의 북측 보장성원(행사지원인력)은 북한이 준비한 선물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동문서답식으로 “우리 가족들이 종종 ‘(남측 선물을) 선물이 아니라 오물’이라고 한다. 치약 칫솔 라면을 가득 넣곤 하던데 북에 라면이 없겠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납북자 517명 중 겨우 19명 일회성 상봉 남북은 2000년부터 납북자 국군포로를 ‘특수 이산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포함시켰다. 행사 때마다 1, 2명씩 상봉했지만 북한은 단 한 번도 이들의 납북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정부가 공식 인정한 납북자 517명 가운데 상봉자는 19명뿐이다. 정부가 2000∼2015년 생사 확인을 요청한 납북자 160명 중 54명의 생사만 확인됐다. 이번 상봉에 앞서 납북자 20명의 생사 확인을 요청하자 북한은 7명은 사망, 12명은 생사 확인 불가로 통보했다. 국군포로 30명의 생사 확인 요청에는 응답이 없었다. ○ 상봉 기간 NLL 침범 상봉이 진행 중이던 24일 오후 3시 30분경 북한 고속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700여 m 침범했다. 해군이 40mm 기관포 5발을 경고 사격하자 퇴각했다.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25일 “한반도 정세를 격화시키려는 고의적 도발 행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 어선을 단속하다가 NLL을 넘어왔고, 곧바로 돌아가 도발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여 남북 관계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충복 북한 적십자중앙위원회 위원장은 25일 상봉장에서 “이번 상봉 행사가 끝나면 상시 접촉(정례화) 문제와 편지 교환 문제 등 이산가족 관련 문제를 적십자 회담을 통해 남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윤완준 zeitung@donga.com·우경임 기자 / 금강산=공동취재단}
납북자 가족들이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에 양국의 납북 문제에 대한 전면 조사를 공동으로 요구해 달라’는 청원서를 전달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 한일 양국이 협력할 여건이 성숙되면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성용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이사장은 25일 “최근 청와대와 외교부, 일본 정부에 납북 문제의 전면 조사를 요청하는 청원서를 보냈다”고 말했다. 납북자 가족들은 청원서에서 “북한은 한일 양국의 어린 학생들을 납치해 놓고도 지금까지 납치 이후 생활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를 거부하고 있다”며 “납북자 문제에 대해 한일 양국 정상이 공동으로 대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납북 장소 등 납북 당시 상황과 납북 이후 생활, 현재 생사 확인까지 진상을 모두 조사할 것을 북한에 요구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번 청원에 참여한 납북자 가족은 1977년 전남 홍도에서 납북된 이민교 씨(당시 17세)의 어머니 김태옥 씨(85), 이 씨와 함께 납북된 최승민 씨(당시 17세)의 형 최승대 씨(63), 1978년 홍도에서 납북된 홍건표 씨(당시 17세)의 어머니 김순례 씨(85)다. 이 씨 등 3명은 모두 고등학생 때 납북됐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 때 생사 확인을 요청했지만 북한은 모두 ‘생사 확인 불가’로 통보했다. 이 씨 등 납북자들은 일본인 납북자 문제의 상징인 요코타 메구미 씨(橫田惠·1977년 납북 당시 13세), 요코타 씨와 결혼한 납북자 김영남 씨(1978년 납북 당시 17세)와 평양에서 4년간 같이 지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납북자 가족들은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북한에 진상 조사를 요구할 명분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 정부는 청원서 검토에 나섰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한일·남북·북-일 관계가 얽힌 복합적 문제여서 검토에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인도적 차원에서 중요한 문제이므로 한일이 솔직하게 협력할 분위기가 성숙되면 실효적 방안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측은 주한 일본대사관을 통해 외무성 본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대사관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견해가 있지만) 지금은 답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김순례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을 제일 강조하고 있는 만큼 북한에 납치당한 국민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외면해선 안 된다”며 “정부는 북한과 어떤 식으로든 대화해 납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