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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씨 국정 개입 의혹을 바라보는 보수층의 분노가 심상치 않다. 그동안 야권이 현 정부의 실정(失政)을 비판해도 박근혜 대통령을 감싸왔던 적지 않은 보수층은 이번 최 씨의 ‘국정 농단’을 지켜보며 충격뿐만 아니라 배신감마저 보이고 있다. 대표적 우파 논객인 조갑제 씨마저 28일 조갑제닷컴에 쓴 ‘하야냐 계엄령이냐로 가기 전에’라는 글에서 “이번 사건의 주체는 박 대통령이다. 진실 규명을 위해서는 당연히 조사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어 “국민들이 분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직의 권위가 수준 이하의 인격을 가진 최순실에 의해 망가진 점”이라고 지적했다. 권위와 시스템을 진보 진영보다 상대적으로 더 중시하는 보수층의 시각에서 민간인에 불과한 최 씨가 외교, 안보 등 국가기밀이 담긴 자료를 받아보고 정부 인사(人事)에까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것에 심한 당혹감과 허탈감을 느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30일 “한마디로 자존심이 무너졌다”고 했다. 같은 당 유승민 의원이 25일 강연에서 “강남에 사는 웬 아주머니가 대통령 연설을 뜯어고치는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겠냐”고 말한 것도 그 연장선상이라는 설명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과거 집회·시위에 참석한 경험이 없는 보수 성향의 시민들까지 동조하고 있다.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시국촛불대회에도 “살다가 시위에는 처음 나왔다”고 밝힌 보수 성향의 참석자들이 적지 않았다. 새누리당 중앙당과 각 의원실에도 25일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통해 최 씨의 국정 개입 의혹이 일부 사실로 확인되자 “박 대통령에게 투표한 것을 후회한다. 지지를 철회하겠다” “대통령과 갈라서라” 등의 항의전화가 하루 평균 수십 통씩 쏟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30일 낸 소식지에서 “한 대구 어르신이 ‘내 차 안에서 혼자 소주 2병 마셨는데, 내가 지금 이를 갈고 있어. 최순실 들어오면 내가 가만 안 둘 거야’라고 했다”고 여권의 핵심인 대구 민심을 전했다. 보수적 개신교단도 최 씨가 ‘사이비 종교’와 연관돼 있다는 점을 들어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분위기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의 이옥남 정치실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당시만 해도 그 자체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지만 이후 의혹이 줄줄이 제기되자 보수층이 ‘패닉’에 빠졌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의 다른 시민단체 관계자는 “보수의 위기가 아닌 박근혜 정부의 위기로 규정해 선을 긋겠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길진균 leon@donga.com·신진우 기자}
30일 새누리당의 거국중립내각 요구에 대해 청와대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거국내각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심사숙고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거국내각의 구체적인 내용과 형식에 따라 하나의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신호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거국내각을 포함해 (다양한 대안을) 숙고하고 있다”며 “(정치권의 요구가) 중도 성향의 인사들이 참여해 거국내각의 성격을 띤 내각이 돼야 한다는 의미라면 충분히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전제로 한 게 아니라 사실상 책임총리제를 구현하라는 의미의 거국내각 구성이라면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28일까지만 해도 청와대는 “대통령이 흔들림 없는 국정 운영을 위해 다각적 방향에서 심사숙고하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 중심으로 ‘최순실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던 것과는 뉘앙스에 차이가 있다. 황교안 국무총리도 2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나라를 시험 대상으로 할 순 없지 않으냐”고 거부감을 보였다. 다만 거국내각의 형식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형식 논리로 가면 (거국내각이) 언제 될지도 모르고, 협상도 그렇고, 상당히 복잡해질 수 있다”며 “‘정치 내각’ ‘야당 내각’이 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특히 야당의 움직임 및 여론의 추이를 살펴본 뒤 정확한 태도를 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당장 두 야당이 여당의 거국내각 구성 제안을 일축했고, 여야 모두 정치적 셈법이 복잡한 만큼 청와대가 먼저 이에 대한 태도를 정할 필요는 없다는 게 청와대의 기류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신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최고의 특별수사통’으로 불리는 최재경 전 인천지검장(54·사법연수원 17기)이 내정됐다는 소식에 법조계 안팎에선 “해결사가 나타났다”라며 큰 기대를 비쳤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정치색이 있는 인물”이라며 인선을 비판했다. 검찰에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3차장, 대검 수사기획관·중수부장 등 기획 및 특별수사 분야 요직을 두루 거친 최 내정자는 수사 능력은 물론 정무적 감각도 충분히 검증된 인물이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비자금 사건, 노건평·박연차 게이트 등을 수사하며 검찰 내에서 “당대 최고의 칼잡이”라는 명성도 얻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재직할 때는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은 ‘BBK 사건’을 맡아 관련자 대부분을 무혐의 처분해 결과적으로 이 후보의 당선을 도왔다. 이를 두고 야당 등 정치권을 중심으로 최 내정자에 대해 “정치 검사”라는 꼬리표를 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한때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은 사람에게 손을 내민 셈이다. 2014년 인천지검장 당시 유병언 세모그룹 회장(사망) 검거 실패가 검찰을 떠난 직접적인 이유였지만, 한상대 검찰총장과 갈등을 빚은 이른바 ‘검란(檢亂)’도 최 내정자가 고검장 승진에서 탈락하고 검찰을 떠난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최 내정자는 검찰 내에서 신망이 두터워 최순실 게이트 등 정권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는 다양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심(檢心)을 얻는 데 ‘최상의 카드’라는 평가도 따른다. 특히 최 내정자의 다양한 수사 경험은 향후 정국의 난맥을 푸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으로 내정된 배성례 전 국회 대변인(58)은 경기고와 서강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KBS·SBS 보도국 기자로 활동했다. 이후 SBS 남북교류협력단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언어특별위원, 한림대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고, 2012년에는 19대 국회 출범 직후 2년가량 국회 대변인을 지냈다. 배 내정자는 국회 대변인 재직 당시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등과 친분이 있다. 그는 3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인선 배경과 관련해 “누구와도 소통을 잘하는 점을 청와대에서 높게 산 것 같다”라며 “어려운 시기이지만 청와대와 민심의 간극을 좁히고 국민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라고 말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신진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수석비서관 일괄 사표 지시에 앞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과 90분간 비공개 긴급회동을 갖고 ‘최순실 게이트’ 사태 수습을 위해 인적 쇄신에 속도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과 만난 직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번 의원총회 얘기와 야당에서 매일 하는 회의내용 등까지 종합해 가감 없이 여론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검사가 시간이 걸린다면 지금 검찰 수사를 통해서라도 당사자(최순실)가 빨리 들어와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도 했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본인 탈당 문제 등을 놓고 당내 분위기가 어떤지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며 “최 씨의 국내 송환 등 요구에도 대통령이 ‘잘 알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최근 당내에서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지도부 책임론’을 의식한 듯 이날도 별도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정치 원로들에게 최근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자문을 했다. 대통령에게 회동을 요청한 것도 ‘청와대 오더에만 움직이는 대표’란 일각의 지적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이날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 전면 인적 쇄신을 안 하면 당 지도부가 전원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박(친박근혜)계 지도부가 최순실 파문에 주도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 시간을 끌다간 악화되는 민심을 되돌릴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수석 일괄 사표 지시를 내린 만큼 늦어도 주말을 기해 인적 쇄신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당내에서 제기된 박 대통령 탈당 요구에 대해 “다수 얘기가 아닌 것 같다”며 “선거 때는 박 대통령 사진을 걸어놨던 사람들이 탈당하라고 하는 건 무책임한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과의 ‘최순실 특별검사제 도입’ 협상을 중단했다. 추미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의 대국민 석고대죄,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사퇴, 최순실 등 부역자(국가 반역에 가담 및 동조한 사람)의 전원 사퇴 등 3대 선결조건이 먼저 이뤄져야 우리도 협상을 생각해 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2014년 여야가 합의해 제정한 상설특검법을 도입하자는 새누리당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민주당은 국회가 특검 임명 방법, 수사 대상, 범위, 기간을 결정할 수 있도록 별도의 특검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에 “상설 특검으로 해도 대통령 입맛에 맞는 검사를 고를 수 없다”며 “(2014년) 박지원 박영선 박범계 의원 등 야당의 ‘박(朴) 남매’가 만든 상설 특검을 자신들이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여야 3당 원내대표는 31일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할 예정이어서 특검 협상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신진우 niceshin@donga.com·유근형 기자}
거국중립내각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거론됐다. △국면 타파 △위기 해소 △협치 등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거국내각이 실제 구현된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물론 1992년 10월에 출범한 현승종 내각이 거국내각으로 거론되긴 한다. 그해 12월 대선을 앞두고 관권선거 시비가 불거지면서 ‘레임덕’을 맞은 노태우 대통령의 부담이 가중됐다. 한준수 충남 연기군수가 관권선거를 폭로하면서 지지층이 급속도로 이탈했다. 여기에 여당 대선 후보인 김영삼 민자당 총재와의 갈등도 커지면서 노 대통령은 9월 민자당 총재직 사퇴 후 탈당이란 승부수를 던지게 된다. 그러면서 한림대 초대 총장이던 현승종 박사가 10월 총리로 내정됐다. 그러나 현승종 총리 체제는 약 2개월간 ‘대선 관리’에만 집중됐다. 현재 ‘최순실 게이트’로 거론되는 거국내각의 총리는 내년 대선까지 남은 1년 4개월 동안 △경제·사회 정책 집행 △개헌 논의 진행 △갈등 수습 △대선 관리 등 더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된다는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총리 임명 등 내각 인선 절차나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1992년엔 새 총리 등 임명 과정에서 대통령의 의사가 그대로 반영됐다. 교체 폭도 총리와 국가안전기획부장(현 국가정보원장), 법무·내무·공보 등 제한된 범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현재 거론되는 거국내각의 총리 인선은 대통령이 아닌 국회의 손에 맡겨지는 방안이다. 내각의 대폭 개편도 불가피하다. 거국내각 구성 논의는 그동안 대통령의 힘이 떨어진 임기 말에 집중됐다. 김대중 정부 임기 마지막 해인 2002년 당시 여당인 민주당 일부 의원은 대통령의 아들 비리를 문제 삼았다. △거국내각 구성 △분당론 △신당론 등 다양한 ‘메뉴’를 제시했다. 노무현 대통령 임기 말인 2006년에도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지명 철회와 크고 작은 선거 비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거국내각이 수면 위에 올랐지만 여야 간 견해차가 커 실제로 구성에 이르지 못했다. 18대 대선을 1년여 앞둔 2011년 11월 당시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여당과 결별하고 거국내각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대통령 부인 사촌과 측근 비리가 잇따라 터진 데다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사태와 관련해 모 행정관의 연루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여론이 등을 돌리자 중립내각을 고려했지만 실현되진 못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최순실 게이트’로 주춤한 개헌론에 여야 개헌론자들이 다시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최 씨의 국정 개입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근본적 해법으로 개헌을 제시한 것이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27일 ‘국가운영체제와 개헌’ 토론회에서 “작금의 (최순실 파문) 상황은 개헌이 왜 필요한지 반증해주고 있다”며 “국민과 함께하는 상향식 개헌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도 “5년 단임제 이후 5명의 대통령이 출당했다”며 “이건 대통령과 측근만의 비극이 아닌 국민 모두의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권력형 비리를 근절하려면 개헌을 통해 대통령에게 몰린 권한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순실 비리 의혹 재발을 막는 확실한 방법은 5년 단임 대통령제를 손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붕에 구멍이 뚫렸을 때 천장에 골판지를 대서 막는 게 아니라 지붕 위로 올라가 구멍을 막고 방수 처리를 하는 게 정답”이라며 개헌에 힘을 실었다. 정치권에선 “여당에서조차 개헌과 관련해 (대통령 주도의 개헌을 언급한) 청와대와 선을 긋겠다는 의미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날 일부 의원은 최순실 파문으로 잠시 중단됐던 국회 개헌특별위원회 설치 논의를 시작하자는 의견을 냈다. 여당에선 일부 비박(비박근혜) 진영 의원을 제외하곤 “그래도 물 들어올 때 해야 한다”며 조속한 개헌 논의 재개를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야당은 지도부를 중심으로 “최순실 의혹부터 털자”는 입장과 “개헌 논의는 별개로 진행하자”는 주장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누나가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정윤회 이야기만 나오면 최면이 걸린다’고 박지만 EG 회장(사진)이 말하곤 했다.”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으로 구속 기소됐던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 박관천 전 경정(50)이 이같이 밝혔다고 채널A가 26일 보도했다. 채널A에 따르면 박 전 경정은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 회장이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최순실, 정윤회”라며 “박 회장이 요즘 많이 외로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2014년 당시 사정 당국자에게 “피보다 진한 물도 있더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전 경정은 2014년 최순실 씨의 전 남편 정윤회 씨의 국정 개입 의혹을 담은 서류 등 청와대 내부 자료 17건을 박 회장 측에 유출한 혐의(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로 기소됐다. 지난해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으나 4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아 풀려났다. 한편 박 회장의 한 측근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회장이 며칠 전 ‘참담하다’면서 한숨을 푹 쉬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박 회장은 대통령께 ‘제발 문고리 애들 정리하라고, 거리 두라는 말도 했었다’면서 안타까워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37주기 추도식이 열렸지만 박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도 예년과 같이 불참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정부가 2012년 밀실 처리 논란으로 무산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협상을 4년여 만에 재개하기로 했다. 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26일 “외교부와 국방부 당국자들이 이르면 27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에게 협정 재개 방침과 협의 내용, 향후 일정 등을 설명한 뒤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양국 정부는 연내 협정 체결을 목표로 협의를 가속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양국이 GSOMIA 최종 문안에 합의해 서명까지 추진했던 만큼 그 안을 토대로 추가 논의를 거치면 연내 체결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GSOMIA가 체결되면 1945년 광복 이후 한일 양국 간 군사 분야의 첫 공식 협정이 된다. 이에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인 2012년 6월 정부는 일본과 GSOMIA를 비밀리에 추진하고 이를 국무회의에 비공개 상정했다가 여론의 비판을 받고 서명 체결 50분 전에 취소했다. 이후 외교적 망신이라는 비난과 함께 일본의 보통국가화와 집단적 자위권에 동조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후속 논의가 중단됐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유례없이 고조되면서 양국 간 대북 군사공조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북한의 5차 핵실험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성공이 협상 재개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협정이 체결되면 한국은 일본의 정찰위성과 정찰기 등이 수집한 북한 전역의 핵·미사일 기지와 이동식발사차량(TEL)의 영상·신호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한국은 이지스함과 장거리대공레이더가 포착한 북 미사일 관련 정보를 일본과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로 확 불붙는 듯했던 개헌 논의는 25일 하루 만에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으로 주춤하는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개헌 불씨가 꺼질까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박 대통령 주도의 개헌 논의를 거부하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하고 나섰다. 민주당의 반대로 국회 개헌특별위원회 구성이 어려워진 만큼 당분간 개헌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 야권 “대통령발 개헌 논의 종료”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번 개헌이 비선실세 국정농단 비리를 덮기 위한 최순실 개헌이자 정권교체를 막으려는 정권연장 음모”라며 “진실과 동떨어진 벌거벗은 임금님에게 헌법의 개정을 맡길 국민이 어느 나라 어느 곳에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대통령은 개헌 논의에서 빠지라”며 “우리 당은 이러한 원칙 아래 당내에 개헌연구 자문회의를 구성해 국민과 함께 국민주권개헌 대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국회에서 질서 있는 논의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만약 청와대의 주장대로 개헌을 발의하려 한다면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을 탈당해야 한다”고 했다. 개헌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할 일이니 대통령은 개입하지 말라는 얘기다.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도 “오늘로 대통령발 개헌 논의는 종료되었음을 선언한다”고까지 했다. 새누리당 내 비박(비박근혜) 진영 일부 의원들에서는 “개헌 논의를 할 때가 아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정권이 신뢰를 잃으면 그 진정성을 국민이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 당은 최순실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는 개헌 문제를 잠정 유보하겠다는 각오로 의혹 해소에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개헌이 블랙홀처럼 이슈를 빨아들일 것으로 기대했는데 최순실이 빨아들이는 형국”이라며 “개헌 주장으로 청와대와 발맞추는 모습을 보일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개헌특위 구성도 삐걱 민주당은 당분간 개헌특위 구성에도 응하지 않을 방침이다. 추 대표는 전날부터 개헌에 적극적인 정세균 국회의장을 포함해 문희상 원혜영 김종인 등 중진 의원들을 만났다고 한다. 추 대표 측은 “최순실 의혹을 덮기 위한 개헌은 안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다만 국민의당은 최순실 의혹과 별개로 개헌 논의를 시작할 필요성은 있다는 분위기다. 박 위원장은 “일단 국회에서의 개헌 논의에 참여를 하겠다”면서도 “그동안 나온 개헌안만도 국회에 한 트럭이 있고, 각자 생각하는 방안이 다르다”고 했다. 이번 개헌 추진도 성사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 것이다. 이에 새누리당은 개헌의 끈을 놓치는 건 아닐까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국회는 각자 맡겨진 역사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며 개헌 논의를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박명재 사무총장도 “30년 만에 어렵게 추진되는 개헌이 (정략적인 이유로) 좌초된다면 역사에 크나큰 과오와 오점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에서도 비선 실세 의혹으로 촉발된 청와대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적지 않다. ‘국회 주도’, ‘여론이 이끄는 개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새누리당 의원 모임인 ‘포용과 도전’에선 개헌의 방향 등을 놓고 폭넓은 논의가 이뤄졌다. 모임을 주최한 나경원 의원은 “개헌 기구를 만드는 것도 국회의 뒷받침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주도로 개헌을 준비해야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초선의원 모임도 조만간 국회에 전문가들을 초청해 개헌 토론회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국회 ‘개헌추진 의원 모임’의 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개헌은 국가 백년지대계를 도모하기 위해 논의하는 것”이라며 “국회에서 특위를 구성하고 여야가 머리를 맞대 단일안을 만들고 전문가의 의견을 채택하는 방식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신진우 기자}

정치권에선 온통 개헌의 키워드로 ‘권력구조 개편’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헌법 전문가들의 시선은 더 먼 곳을 향하고 있었다. 동아일보가 24일 5명의 헌법학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30년 만에 무르익는 개헌 논의인 만큼 전면적인 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단순히 권력구조를 손질하는 ‘원포인트 개헌’이 아니라 변화한 시대상과 다가올 시대상까지 반영하는 ‘광의의 개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기본권 보장 △통일 대비 △지방자치 등을 개헌 과정에서 담아내야 할 주요 키워드로 꼽았다.○ 국제 인권 기준으로 기본권 보장…‘정보 인권’ 신설 요구도 헌법학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의 필요성에는 의견이 일치했다. 한국헌법학회 회장을 지낸 신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만시지탄(晩時之歎·시기가 늦었음을 한탄함)이지만 지금이라도 물길이 트이니 다행”이라고 했다. 개헌 과정에서 논의해야 할 사안으로는 ‘국민 기본권 보장’이 비중 있게 언급됐다. 여전히 198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 헌법의 기본권 조항을 국제 인권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김철수 서울대 법학부 명예교수는 “대통령도 언급했듯 아동의 권리는 새로 규정하고, 노인의 권리·알권리 등은 명확하게 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보 인권’을 강조했다.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정보화 시대에 맞춰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등 관련 권리의 틀을 헌법에서 제시해야 한다는 얘기다. 기본권을 제대로 정비할 기회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본권과 관련해 과거 개헌이 두 달 남짓한 시간에 성급하게 이뤄져 세세하게 검토하지 못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와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일에 대비하는 헌법 필요 북한의 급변 사태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만큼 ‘통일’도 개헌 논의에서 비중 있게 다뤄야 할 사안으로 꼽혔다. 문제는 대북 정책을 두고도 이념적으로 사사건건 대립하는 구조 속에서 통일 문제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이른 시간 안에 나올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장 교수는 “현실적으로 통일과 관련해 정부 부처나 민간 영역에서 서로 엇갈린 주장을 하는 것이 문제”라며 “헌법 차원에서 통일 관련 국가기관들의 역할 등을 정밀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통일된’ 통일 준비를 해야 통일 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신 교수도 “통일은 이제 눈앞에 다가온 시대적 과제”라며 “통일 과정과 그 이후까지 내다본 헌법 조항은 혼란을 최소화하는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개헌으로 지방자치 조항을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광윤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방자치는 제헌 헌법 이후 바뀐 게 없다”며 지방자치 조문을 이번 개헌으로 시급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일본에선 지방자치 논의만 20년 넘게 진행됐는데 우리는 아직 기본적인 논의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지방 분권’에 힘을 실은 개헌을 역설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세계의 주요 도시들이 메갈로폴리스(거대한 도시 집중지대)로 나아가는 지금, 분권에 집중하자는 건 시대에 역행하자는 얘기”라며 “통합을 화두로 한 지방자치 개헌 논의가 필요하다”고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밀실 개헌’ 아닌 여론 수렴 선행돼야 헌법학자들은 개헌이 되면 현재의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5명 중 3명(김철수 신평 이광윤 교수)이 개헌을 통해 ‘분권형 대통령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2명은 답변을 유보했다. ‘의원내각제’가 부각될 것으로 본 의견은 없었다. 이 교수는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너무 커 의원내각제는 동력을 얻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헌법학자들은 향후 개헌 논의를 ‘권력구조 개편’에 치우치지 말고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기본권 문제 등에 더욱 신경을 써 달라고 요구했다. 이 교수는 “환경 에너지가 전 세계적 현안이니 헌법 조문에 ‘지속 가능한 발전’이란 문구를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론 수렴을 제대로 해야 향후 개헌이 국민투표 등에서 국민의 관심을 얻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학자들은 “정치권에서 시간에 쫓겨 ‘날치기’로 개헌 주제들을 다루면 성공할 수 없다” “당리당략을 배제하고 충분한 자료를 제시해 국민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신진우 niceshin@donga.com·유근형 기자}

2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는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였다. 야당은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씨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권력형 비리’로 규정하고 모든 화력을 집중했다. 청와대는 최 씨 관련 의혹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이제 안보-경제 쌍끌이 위기 속에 ‘최순실 블랙홀’에서 벗어나 국정을 정상화시킬 책임은 검찰로 넘어갔다.○ 안종범에 쏠린 야권 공세 야당 의원들의 질문은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에게 몰렸다. 안 수석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주도해 설립한 미르·K스포츠재단과 청와대의 ‘연결고리’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두 재단이 대기업에서 774억 원을 모금하는 과정에 박근혜 대통령→안 수석→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으로 지시가 내려갔고, 그 배후에 최 씨가 있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안 수석은 최 씨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이 재단 설립을 지시했느냐는 질문에도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다만 이 부회장이 지난해 8, 9월경 안 수석에게 전화를 걸어와 “기업들이 뜻을 모아 재단을 설립하기로 했다”라고 알렸고, “좋은 취지의 재단을 잘 만들었다”라고 격려한 게 전부라는 것이다. 또 당시 이 사실을 박 대통령에게 보고해 박 대통령도 재단 설립 추진을 알았다고 했다. 안 수석이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 통화한 사실은 확인됐다. 이 전 사무총장은 안 수석이 통화에서 자신의 사임을 요구했으며 정권 실세 등과의 녹취록 77개를 갖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통화 당시 안 수석은 박 대통령을 수행해 멕시코를 방문하고 있었다. 이 전 사무총장은 9월 미르재단을 나왔다. 안 수석은 “지난 4월 4일 미르재단 사무총장에게 전화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의 질문에 “전화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안 수석은 “인사에 개입하지 않았다. 다음 순방과 관련해 통화했다”라며 “자세한 내용은 수사 중이라 말할 수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전 사무총장에게 “(당신과 관련한) 안 좋은 소문이 있다”라고 말한 사실은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백 의원은 이날 ‘미르재단이 교육 문화뿐 아니라 통일 관련 사업 등 정부의 온갖 사업에 관여했다’라는 이 전 사무총장의 녹취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안 수석이 모 재벌 회장에게 ‘K스포츠재단에 10억 원을 더 내라’라고 했더니 ‘내가 지금 정부의 큰 프로젝트에 1000억 원 이상 썼고 미르재단에도 10억 원을 냈는데 또 K스포츠재단에 10억 원을 내라고 하느냐’고 답변했다는 말도 나온다”라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 사퇴 문제를 거론했다. 안 수석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최 씨 일가에 대한 성토가 나왔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최 씨의 딸 정유라 씨가 국제승마연맹 홈페이지에 올린 가족 소개에서 부친 정윤회 씨에 대해 ‘박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다’라고 적은 데 대해 “최 씨가 호가호위하니 딸도 그런다. 최 씨와 관련해 풍문까지 단서로 삼아 모든 의혹에 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두 재단 의혹이 확산되는 와중에도 대책회의를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은 “이 문제를 가지고 공식적으로 회의를 한 적이 없다. (박 대통령과도) 논의해 본 적 없다”라고 말했다.○ 끝내 국감장에 나오지 않은 우병우 이날 국감에선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출석 거부를 두고 국감 시작과 함께 1시간 넘게 여야 공방이 오갔다. 운영위원장인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청와대 참모진은 대통령 참모일 뿐 아니라 국민의 공복이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출석해 국정을 보고하고 감사를 받을 의무가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후 4시 반을 출석 마지노선으로 최후 통첩했다. 그럼에도 우 수석이 나오지 않자 정 원내대표는 이 비서실장에게 “직접 우 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출석 의사를 확인하라”라고 요청했다. 우 수석의 출석 거부 의사를 최종 확인한 여야는 다음 주 우 수석을 고발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우 수석의 불출석으로 우 수석에 대한 사퇴 요구는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죄의식 없는 확신범’ 논란 이날 국감에선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을 두고 “죄의식 없는 확신범”이라고 말해 국감이 일시 중단되는 파행을 겪기도 했다. 이 비서실장은 노 원내대표에게 “(박 대통령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다. 공개석상에서 그런 얘기는 지나치다”라고 반발했다. 정 원내대표도 노 원내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노 원내대표는 “(두 재단 모금은) 자발적 모금이 아닌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라며 “법령을 위배하는 행위일 수 있는데 죄의식이 없는 게 사실 아니냐”라며 사과를 거부했다.이재명 egija@donga.com·신진우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사진)가 19일 “제게 국가 권력구조를 짤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연정(大聯政)으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도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날 관훈토론회에서 “그런 기회가 없다면 남경필 유승민 안희정 김부겸 등과 같은 주자가 팀워크에 의한 협업 정치를 해야 한다”며 세대교체를 주장했다. 원 지사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막으려면 다음 대통령 임기의 절반을 양보하더라도 ‘개헌’이 필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9일 "대통령이 누가 되든 연정(聯政)과 협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책은 공통점이 많다. 대연정이 되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도 함께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원 지사는 연정의 출발점에 개헌이 있다고 봤다. 그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막으려면 개헌이 필수"라며 "다음 대통령은 임기의 절반을 양보하더라도 무한 대결의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꿀 명확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최근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의혹과 관련해 "야당의 정치적인 복선이 깔려있다 해도 국민의 마음을 봐야 한다"며 "국회 청문회든, 법적으로 수사를 받든 털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역시 "비공식적인 권력이 (실제) 권력처럼 작용할 때 항상 문제가 됐다"며 진실 규명을 주문했다. 원 지사는 최근 정치권을 강타한 '송민순 회고록' 파문의 중심에 있는 문 전 대표를 겨냥해선 "'(2007년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기권과 관련해) 기억이 안 난다'는 답변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당시 긴밀한 토론을 한 것으로 아는데 기억이 안난다면 자료 등을 확보해 최선의 진실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자본이 아닌 ‘혁신을 가진 국가’와 ‘혁신을 가진 기업’이 우위를 차지할 겁니다. 혁신을 위해서는 여성과 다문화가정 출신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재가 필요합니다.”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 회장(78)은 18일 서울 서초구 효령로 한전아트센터 등에서 열린 ‘제4차 산업혁명 이후의 미래’라는 주제 강연에서 “한국은 양성평등 및 이민 정책에 대해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슈바프 회장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증기기관, 전기, 컴퓨터와 같은 단순한 발명이 아니라 로봇과 인공지능(AI)이 결합하듯 여러 업계의 혁신이 상호 연결된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대기업들에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순응하기 위해서 ‘빠른 속도’와 ‘경량화’를 갖추라고 주문했다. 그는 “빨리 움직이는 물고기가 느리게 움직이는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한국 대기업들은 조직을 재정비해 자이언트(거인)가 되는 것을 막고 규모가 작더라도 빨리 움직이는 물고기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 규제가 4차 산업혁명의 물꼬를 막을 수도 있는 만큼 제도 정비를 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슈바프 회장은 “미국의 경우 제재가 많지 않아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혁신적인 기술을 많이 개발할 수 있었다”며 “한국에서는 규제가 하나의 장애 요소가 되고 있는 만큼 4차 산업혁명과 연관된 규제들을 잘 정비해 나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기술을 보유한 자와 그렇지 못한 자 간에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앞으로 고도의 기술과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고용 기회를 더 많이 갖게 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은행 세무사 회계사 등 전문직은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들을 잘 돌봐야만 한다”고 말했다. 슈바프 회장은 “우리는 주변에 놓인 기회와 리스크 중 리스크에 더 많은 우려를 하며 방어적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많은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회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눈사태나 지진해일(쓰나미)처럼 빠른 속도로 도래할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우리의 소비 행동, 사고방식 모두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4차 산업혁명은 초기 단계인 만큼 포용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법원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사법 체계 변화와 대응의 중요성에 대해서 조언했다. 그는 “엄청난 속도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의 미래에 대해 정부와 의회, 법원 등이 협업을 통해 대비해야 한다”며 “스위스에서는 우버 택시 때문에 교통 체계가 바뀌고 새로운 법적 문제가 대두돼 지난주 우버가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법이 제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내 정당 정치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메시지를 남겼다. 슈바프 회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포럼에서 “유럽이나 미국에선 기존에 있던 좌파와 우파의 간극 등은 줄고 있지만 옛것을 지키려는 정당과 새로운 변화에 문을 열고자 하는 정당의 간극이 새롭게 나타나는 추세”라며 “한국에선 이처럼 적응할 건가, 방어할 건가 식의 분리가 나타나질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슈바프 회장은 프리부르대에서 경제학 박사, 스위스 연방공과대에서 공학 박사, 하버드대 케네디 공공 정책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71년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민관 협력을 위한 국제민간단체 세계경제포럼(WEF)을 창립했다. 신무경 fighter@donga.com·신진우·권오혁 기자}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의원들의 질타와 한숨이 이어졌다. 이날 출석한 증인 대부분이 “모르겠다”란 말만 반복했기 때문이다. 김덕남 대한민국상이군경회장은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방만한 경영’을 지적하자 “억울하다. 20번 넘게 진정을 낸 사람들이 이제 박 의원 보좌관을 매수해 (나를) 죽인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진복 정무위원장이 “증거가 있느냐”고 확인하자 그제야 “언행이 적절치 못했다”고 물러섰다. 또 이 위원장은 점주들을 상대로 ‘갑(甲)질’ 지적을 받고 있는 한 스크린골프 업체 대표가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관하자 “이 순간만 벗어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하기도 했다. 20대 국회 첫 국감이 ‘F학점’을 받은 가운데 의원들의 정치 공방과 준비 부족, ‘갑질’ 못지않게 증인들의 ‘배 째라식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동아일보가 바른사회시민회의와 13개 상임위의 국감 첫날 현황을 ‘국회 영상회의록 시스템’을 통해 전수 분석한 결과 부적절, 부실 답변이 77건으로 집계됐다. ‘문제 답변’은 ‘불량 상임위’로 꼽히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와 산업통상자원위가 각각 17회로 가장 많았다. 교문위 소속 한 의원은 “미르재단 공방만 벌인 의원들도 문제지만 성의 없는 답변으로 일관한 증인들도 ‘국감 무용론’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6일 환경노동위 국감에선 의원들이 고용노동부 관계자에게 “삼성의 하청 기관이냐”고 질타했다. 삼성전자의 불산 누출사고 안전점검 보고서를 제출하라는 요구에 고용부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그대로 보내왔기 때문이다. 의원들의 질문에 무조건 “죄송합니다” “알겠습니다”라며 짧은 답변으로 일관한 ‘소나기 회피형’ 증인도 적지 않았다. 10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국감에서 더민주당 유승희 의원이 지역 방송사의 비정규직 고용 문제를 1분여간 지적한 뒤 대책을 묻자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예,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하고 입을 닫았다. 한편 17일 법제사법위의 법무부 국감에서는 ‘송민순 회고록’ 파문이 논란이 됐다.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은 “회고록에 등장하는 인물(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은 차기 대권에서도 가장 앞서가는 분인데, 효율적인 대북정책 수립을 위해서라도 검찰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총동원해서 논란의 사실관계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윤상직 의원은 “시민단체에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문 전 대표,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을 고발했다고 하는데 (법무부는) 어떻게 처리하겠느냐”고 물었고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신속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 사이에선 “법무부 국감에서 도대체 왜 이 논란이 나오는 것이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김준일 기자}

새누리당이 ‘송민순 회고록’ 파문과 관련해 당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국회 청문회나 국정조사, 대통령기록물 열람 등 강도 높은 압박을 계속하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측도 강하게 반발하는 등 문 전 대표의 대북관을 놓고 양측이 대선 전초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문 전 대표에 대해 ‘북과의 내통’이란 표현을 쓴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1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 등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북한의 비위를 맞추면 우리가 어떻게 독립국가고 주권국가냐”라며 “반드시 진상 규명을 해 이런 사람들이 다시는 이 정부에서 일할 수 없도록 국민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문 전 대표를 겨냥했다. 문 전 대표는 15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노 전 대통령은 양측(외교부와 통일부)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후 다수의 의견에 따라 기권을 결정했다. 노무현 정부는 참으로 건강한 정부였다” “한반도의 평화 구조 정착을 위해, 가장 좋은 전쟁보다 가장 나쁜 평화에 가치를 더 부여한다”고 썼다. 또 ‘내통’ 표현에 “대단히 분노했다”고 김경수 의원은 전했다. 더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야권 유력 대선 후보 이미지에 흠집 내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6일 페이스북에 “(북한과의) 외교적 협의는 가능하지만, 만약 (북으로부터) 지시를 받았다면 주권국가로서 적절치 못한 것 같다”며 “집권 여당도 색깔론 구태를 재연하며 북과 내통했다는 등의 공격은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잠재적 여야 대선 주자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새누리당 소속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많은 좌익 사범들을 알고 감옥에서 같이 생활해 봤지만 당시 노무현 대통령, 문재인 비서실장, 김만복 국정원장보다 더 많은 종북 이적 행위를 한 반역자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유승민 의원은 “더민주당 문 전 대표가 만약 지금 대통령이라면 또 북한 정권에 물어보고 결정할 건가”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나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치가 최소한의 염치도 잃었다. 국민 누구나 (인권결의안 관련 진실을) 물을 수 있지만 새누리당은 그렇게 물으면 안 된다. ‘총풍 사건’을 국민은 알고 있다”고 여당을 비판했다. 총풍 사건은 1997년 12월 대선 직전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이 북한 측에 판문점에서 총격전을 벌여 달라고 주문한 사건으로 관계자가 유죄를 선고받았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 더민주당 김부겸 의원,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은 이날 현재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길진균 leon@donga.com·신진우 기자}
노무현 정부가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표결에 앞서 북한 측 의견을 물었다는 ‘송민순 회고록’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16일 ‘대북 결재’ ‘국기 문란’ 사건으로 규정하고 진상 규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공세에 나섰다. 이정현 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기자들과 만나 “북한 인권 결의에 대해 북한 당국과 협의를 했다면 한마디로 내통 모의”라며 비난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북한과의 협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을 (19일) 정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으로 ‘남북 경로로 확인하자’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기술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내통 (주장)이라, 대단한 모욕이네요. 당 대표란 분이 금도도 없이…”라며 “내통이라면 새누리당이 전문이다. 이제 좀 다른 정치 하자”고 응수했다. 문 전 대표 측 김경수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사전에 (북측에) 물어본 게 아니라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에서 이미 기권이 결정됐지만 외교부가 찬성 입장을 굽히지 않아 안보실장 주재 회의를 다시 열어 다시 한 번 기권 입장을 정리하고 이를 북측에 통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 측 설명 이후 송 전 장관은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모든 건 책에 있는 그대로다. 기록을 바탕으로 쓴 것이다”고 말했다. 길진균 leon@donga.com·신진우 기자}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07년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 과정에서 ‘남북 경로를 통해 북측 의견을 확인하자고 결론 내렸다’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내용이 14일 공개되면서 정치권에 일파만파(一波萬波)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 정치권 일파만파 새누리당은 이날 저녁 이정현 대표 주재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키로 하는 등 공세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의혹이 아닌 사실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위험천만한 대북관을 가진 문 전 대표는 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했고, 앞서 하태경 의원은 “북한을 상국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다”며 “사드 배치를 잠정 중단하자면서 중국과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주는 발언을 한 것만 봐도 2007년과 달라진 게 뭔지 걱정이다”고 비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는 ‘송민순 회고록’ 국정감사를 방불케 했다.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은 “국기를 흔들 문제”라며 여야 조사위원회 구성과 안보정책조정회의 회의록 문서 열람 등을 요구했다. 원유철 의원은 “(당시) 문재인 비서실장이 ‘왜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느냐’며 기권으로 건의하자고 했다고 하는데,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국민 안위가 중요하지 대통령의 심기와 북한의 입장이 더욱 중요하냐”고 지적했다. 더민주당은 당시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거론하며 적극적으로 문 전 대표를 옹호했다. 더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북한 인권결의안이 논의될 당시, 남북대화를 통해 북한이 직접 나서서 개선하도록 촉구하고 해결이 안 되면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으로 가는 것으로 순서를 정했다”며 “북한 인권 문제를 포기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이석현 의원은 “문 전 대표가 ‘정상회담은 정상회담이고, 인권 문제는 인권 문제인데 꼭 그럴 필요 있느냐’며 인권결의안에 찬성 입장을 얘기했다고 한다”며 “송 전 장관의 회고록 내용이 모두 맞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희상 의원은 조사위 구성 제안을 비판하며 “정치 공세일 뿐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며 “정책적 결정의 시시비비는 추후에 나온다. 평가 기준은 역사”라고 말했다.○ 송민순 회고록의 진실은? 송 전 장관이 회고록을 쓴 의도와 신뢰성에 대한 설전도 치열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은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에 대해 북한에 물어보다니 코미디”라며 “이런 일이 재발되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송 전 장관이 회고록을 쓴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이석현 의원은 “송 전 장관은 연세가 많으신 분”이라며 회고록의 신뢰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김경협 의원은 “10년 전 가물가물한 기억으로 쓴 회고록 일부를 발췌해서 모두 사실인 것처럼 정치 공세에 활용한다”고 여당을 비판했다. 한편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백종천 전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 등 송민순 회고록에 등장한 3인방은 북한 인권결의안에 대해 북측 의사를 타진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 전 원장은 “(북한 인권결의안을) 북한이 반대하는데 물어보면 해도 좋다고 하겠느냐. 그걸 왜 물어보냐”고 부인했고, 이 전 장관도 “(북한 인권결의안에) 기권이 아니라 반대해야 된다고 했다”면서도 “(남북 채널로 의사 타진은) 안 했다”고 주장했다. 백 전 실장은 “(남북 채널로 의사 타진했다는 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 “북한한테 물어볼 것도 없이 찬성투표하고, 송 장관한테는 바로 사표를 받을까 하는 생각도 얼핏 들었는데…”라고 언급한 회고록 내용과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인 것이다. 송 전 장관은 동아일보 기자에게 ‘책에 있는 대로입니다’라고 문자를 보내왔다. 다만 추가적인 설명을 듣기 위한 통화에는 응하지 않았다.우경임 woohaha@donga.com·송찬욱·신진우 기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14일 방송인 김제동 씨의 이른바 ‘영창 발언’ 진위 논란과 관련해 “김 씨가 영창에 간 사실이 확인이 안 됐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능한 범위 안에서 상급자 등에게도 확인했는데 지금까지 (김 씨가 영창에 갔다는) 주장, 증언, 자료가 안 나왔다”며 “복무 중 나쁜 추억은 있을 수 있지만 군을 희화화하는 조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5일 국감 도중 김 씨에 대한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한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문제는 지난해 국방부 차관 시절에도 조사하려고 했던 사안”이라며 “군 전체의 사기와 신뢰가 걸려 있기에 소중한 국감 시간까지 할애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국감에선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김 씨의 동의 없이) 병적기록표를 확인한 것 아니냐”며 “국방부 조사의 근거를 제시하라”고 다그치자 한 장관이 “(병적동의서가 아닌) 다른 징계 관련 자료 등을 본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김 씨는 지난해 7월 한 방송 토크 프로그램에서 “4성 장군의 부인을 ‘아주머니’라고 불러 13일간 영창에 다녀왔다”란 말을 해 논란이 됐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최근 우리 해양경찰 고속단정이 중국 불법 조업 어선의 공격으로 침몰한 사건이 ‘해양경찰청 부활 논쟁’으로 이어졌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은 12일 “세월호 사건의 대책으로 엉뚱하게 (박근혜 대통령이) 해양경찰청을 해체시켜 독립적으로 일할 수 없는 환경이 됐다”며 “해경을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서 “한국은 삼면이 바다라 강하게 영토를 지킬 수 있는 해양경찰청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같은 당 이정현 대표는 이날 인천 만석부두에서 “정부 기관을 부침개 부치듯 이리 엎고 저리 엎고 하는 것은 오히려 조직의 안정을 더 해치는 것이므로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편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대사는 이날 국회에서 이 대표를 만나 “우리가 (외교) 파트너인 한국에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방어체계(MD) 구축의 일환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 취임 인사차 예방한 티모닌 대사가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바로 비공개로 전환한 이 대표는 접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가 오는데 그냥 맞을 사람도 없고, 비가 와 우산을 쓴다고 그것을 흉보는 사람도 이상하지 않으냐”며 “북한이 핵의 비를 쏟아붓게 될 상황에서 우리가 우산(사드)을 쓰는 건 당연하다고 (대사에게) 얘기했다”고 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