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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해 말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량 800만 대 시대를 열었다. 세계 자동차 회사 중 역대 5번째 기록이다. 이 같은 폭발적 성장은 완성차의 생산효율성을 극대화 시키는 현대모비스의 모듈 공급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현대모비스는 1999년 현대차그룹의 생산합리화 전략에 따라 자동차 모듈 사업에 뛰어들어 같은 해 10월 현대차 트라제에 섀시 모듈을 처음으로 공급했다. 이후 2000년엔 운전석 모듈, 2003년엔 프런트엔드 모듈을 각각 생산하며 자동차 3대 핵심모듈에 대한 생산체제를 모두 구축했다. 섀시-운전석-프런트엔드 등 자동차 3대 핵심모듈 생산체제를 모두 갖춘 곳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현대모비스는 모듈 제조 사업에 박차를 가해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벌이겠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10여 년 쌓아온 모듈 개발 및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모듈의 범위를 단순 부품 조립단계에서 기능부품 통합단계로 확대시키며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런 모듈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6개, 해외 8개국 11개 거점 등 전 세계 총 17개 거점에 모듈 생산 공장을 짓고 현대차에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2005년에는 모듈의 품질 우수성을 인정받아 미국 크라이슬러사에 섀시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2013년에는 현대모비스가 모듈을 생산한 지 14년 만에 글로벌 모듈 생산 1억 세트를 달성했다. 크라이슬러에 공급하는 섀시모듈의 누적 생산대수도 100만대를 돌파해 글로벌 자동차 모듈 전문업체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모듈경쟁력의 핵심은 품질이라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생산라인에 첨단 품질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모듈의 재료가 되는 소재와 부품 품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같은 현대모비스의 모듈 품질 확보 노력은 현대차 품질 향상에도 기여했다. 미국 JD파워에서 발표한 자동차 100대당 품질문제 건수가 모듈화 이전인 1998년부터 모듈화 사업이 정착된 2005년까지 56%나 감소했다. 이처럼 완성차업체에 모듈을 공급하는 것 자체로 경쟁력 있는 국내 유수 부품 업체들의 수출 활로를 열어줘 국가 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진화시키고 국제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또 안전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능동형 안전장치 및 첨단운전자지원(DAS) 기술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적응형 순항 제어장치(SCC), 차선이탈방지 및 제어 장치(LDWS&LKAS),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 전방추돌 경보시스템(FCW) 등의 안전 편의 기술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세계 각 나라의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친환경자동차에 대한 고객의 요구도 점차 커져가는 만큼 친환경자동차에 적용되는 핵심부품 개발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첨단기술 확보와 기술력 축적을 바탕으로 해외 수출 다변화를 꾀한다는 비전도 세웠다. 최근 북미·유럽 등 글로벌 자동차 생산업체의 핵심부품 생산을 잇달아 수주한 현대모비스는 현재 10% 수준인 수출 비중을 품목 확대를 통해 2020년 20%까지 늘릴 방침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미래 지능형 자동차 구현 기술개발은 물론, 멀티미디어 전자장치 부문에서도 다양한 미래 소비자 트렌드를 효과적으로 접목해 정보와 오락 기능을 결합한 고부가가치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을 견인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KT는 황창규 회장이 직접 나서서 한국형 창조경제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황 회장은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강력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에서 우리만의 차별화된 융합형 히든 챔피언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기업 역량을 활용해 중소기업에 혁신의 힘을 부여해야 한다. 황 회장은 국가 최고기술책임자(CTO) 시절 대한민국의 미래 먹을거리를 찾기 위해 전 세계 70여 곳의 연구개발(R&D) 기관을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독일 경제의 강한 경쟁력은 강소 기업(히든 챔피언)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을 파악했다. 한국에 독일의 히든 챔피언 모델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경제적 특징을 살린 ‘한국형 창조경제’ 모델이 필요하다. 이른바 한국형 히든 챔피언 ‘K-Champ’다. 황 회장은 K-Champ가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이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개방형 혁신과 R&D 역량의 융합을 기반으로 벤처중소기업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대기업이 과감하게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는 기가 인터넷 같은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와 함께 디지털 한류 콘텐츠, 빅데이터 분석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역량에 중소기업들의 창의성을 결합해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는 작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경기 판교 테크노밸리에 있는 1000여 개 스타트업 기업들이 한국형 히든 챔피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룹 역량을 모아 지원하고, 판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K-Champ를 위한 ICT 컨버전스 허브로 육성할 방침이다. 황 회장은 최근 한국형 창조경제 모델의 성장 기회는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산업 간 ICT 컨버전스를 통해 만들어지는 새로운 신시장에서 찾을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수많은 사물의 연결을 위한 더욱 강력한 네트워크와 수많은 센서를 관리하고, 수집된 정보들을 분석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데이터의 선순환 구조 속에서 산업 전 분야와 삶의 패러다임은 급격히 바뀔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는 만큼 K-Champ는 물론이고 통신사들도 IoT 시대에 새롭게 떠오르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KT는 기가토피아 세상의 중심으로서 다양한 미래 융합사업을 선도하고 대한민국 창조경제의 열쇠인 히든 챔피언 육성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황 회장은 “KT는 한국형 창조경제의 선도적 파트너이자 한국형 히든 챔피언의 동반자로서 미래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

SK텔레콤이 국내에 단 두 대뿐인 최신 통신기기를 스페인까지 옮기기 위해 ‘국보급 운송작전’에 나섰다. 기계를 ‘호위’하기 위한 전담 직원 3명도 배치됐다. SK텔레콤이 이 기기를 해외에서 전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텔레콤은 24일 양자 암호통신 시제품을 다음 달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 전시하기 위해 옮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26일부터 전시될 예정이다. 양자 암호통신은 양자현상을 이용해 도청 공격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기술이다. 보안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국방, 정보보안 분야 등에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산 양자 암호통신 기기는 SK텔레콤이 개발한 시제품 두 대가 유일하다. 이 기기는 양자현상을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충격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이 SK텔레콤 측 설명이다. 아직 상용화 전이어서 가격은 미정이지만 SK텔레콤은 최소 1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이 기기 운송을 위해 제품 모양에 맞춘 특수 전용 박스를 별도로 제작했다. 박스 안에는 충격흡수용 내장재를 채워 넣었다. 또 바르셀로나 공항부터 전시장까지 자동차로 30분 이내 거리이지만 이 구간에서 진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수 무진동 차량을 배치한 상태다. 특히 이 과정을 모두 관리 감독하기 위해 SK텔레콤 직원 3명을 별도로 지정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 기기의 크기는 데스크톱 PC 두 대를 합한 정도에 불과한데 이번 MWC에 SK텔레콤이 선보이는 23개 아이템 가운데 가장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

“규제를 못 없애겠다는 말보다 규제 폐지를 검토해 보겠다는 말이 기업을 더 피 말리게 합니다. 폐지 검토만 5년째 하고 있다는 게 말이 됩니까.”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솔루션 기업인 인터페이의 김주종 상무는 최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핀테크 분야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데 정부는 5년째 ‘규제 폐지를 검토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가 말한 정부의 규제는 ‘전자금융감독규정 제34조 2항 3호’다. 금융회사나 전자금융업자가 준수해야 할 사항을 정해 둔 이 조항은 ‘접근매체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본인 실명증표를 확인한 후 교부할 것’이다. 접근매체는 일회용 비밀번호(OTP·One Time Password)나 보안카드 등을 의미하며, 실명증표는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을 일컫는다. 이 규정을 쉽게 해석하면 OTP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은행 창구를 방문해 신분증을 제시한 뒤 본인임을 확인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금융업계에서 ‘은행 직원과 반드시 얼굴을 마주해야 한다’는 의미로 ‘대면 규정’이라고도 불린다. 인터페이뿐 아니라 많은 핀테크 기업 관계자들은 “인터넷, 모바일 금융 시대에 ‘대면’이 웬 말이냐”면서 “규정에서 ‘반드시 본인 실명증표를 확인한 후 교부할 것’이라는 18글자를 없애거나 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OTP는 지난해 말 기준 약 1200만 개가 발급됐다. 2009년 설립된 인터페이는 2013년 OTP를 휴대전화에 심는 기술 개발에 나섰다. 상당수의 인터넷 금융거래 이용자들이 OTP생성기를 이용하고 있지만, 이를 따로 들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불편했다. 또 OTP생성기는 크기가 작아 잃어버리기 쉽고, 배터리 수명이 다하면 다시 은행을 방문해 재발급 받아야 한다. 휴대전화에 OTP를 넣으면 이런 불편을 해결할 수 있다. 마침 금융위원회 주도로 설립된 비영리사단법인 금융보안연구원에서도 2010년부터 ‘모바일 OTP’ 추진을 검토 중이었다. 인터페이는 14개월 동안 15억 원 이상을 들여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그동안 논의됐던 다른 모바일OTP는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거나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방식인데, 이 과정에서 해킹당할 위험이 높다. 하지만 인터페이의 기술은 스마트폰에 처음부터 OTP를 심는 방식이다. 김 상무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별도의 OTP생성기를 발급받지 않아도 되고 해킹 위험도 낮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 기술의 발목을 ‘대면 규정’이 잡고 있다. 현행 규정대로라면 OTP를 심은 휴대전화 판매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소비자가 금융기관의 확인을 받은 뒤 휴대전화를 구입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모바일OTP의 출현을 가로막는 규제는 두 가지였다. ‘대면 규정’과 ‘매체분리 규정’이다. 매체분리 규정은 전자금융감독규정 제34조 2항 5호에 규정된 것으로 ‘전자금융거래수단이 되는 매체와 OTP 등 거래인증수단이 되는 매체를 분리해 사용할 것’이라고 돼 있다. 쉽게 말해 OTP와 휴대전화를 반드시 분리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금융위원회는 핀테크 활성화 차원에서 이달 3일 매체분리 규정을 삭제했다. 하지만 대면 규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대면 규정은 폐지를 논의 중이지만 보안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금융정보보안 전문가인 구태언 변호사는 “대면 규정에 대한 해석만 바꿔도 모바일OTP 이용이 가능하다”면서 “현재 휴대전화를 개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해석에 따라 처음부터 OTP를 휴대전화에 심는 것도 규정 위반은 아닐 수 있다”고 제언했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

국내 게임업계 1위인 넥슨과 2위인 엔씨소프트 간의 경영권 분쟁에 3위 업체인 넷마블게임즈가 가세했다. 두 회사는 표면적으로는 “경영권 분쟁과 관계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를 ‘백기사’로 영입한 모양새다. 이 업체 대표들 사이의 자존심 싸움도 더해져 국내 게임업계의 혼란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넷마블, 엔씨소프트 3대 주주로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는 17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글로벌 게임 시장 진출을 위한 공동사업 모색 및 전략적 제휴를 선언했다. 두 회사는 상호 지분 투자 및 사업 협력에 합의했으며 조만간 합자회사도 설립하기로 했다. 이번 제휴는 사실상 돈이 오가지 않는 주식 맞교환 형태로 이뤄졌다.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의 신주 9.80%를 약 3800억 원에 사들이면서 넷마블게임즈의 4대 주주가 됐다. 또 넷마블게임즈는 약 3900억 원을 투자해 엔씨소프트의 자사주 8.93%를 주당 20만500원에 인수해 엔씨소프트의 3대 주주가 됐다. 넷마블게임즈가 엔씨소프트의 경영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엔씨소프트로서는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매각하고 의결권이 있는 우호지분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대한 절박함’이 이번 제휴의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대표는 “넥슨과의 관계로 여러 걱정을 일으킨 것에 대해 죄송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방 의장은 “넷마블게임즈는 굵직한 투자와 파트너십 제휴를 받는 글로벌 회사”라면서 “이번 제휴는 미래를 내다본 경영활동일 뿐 경영권 분쟁과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넥슨 대신 넷마블 양측 대표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이번 제휴가 “엔씨소프트가 넥슨에 대항하기 위해 넷마블게임즈를 끌어들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12년 주식 취득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최대주주 넥슨이 지난달 21일 엔씨소프트에 대한 경영 참여를 선언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 일단 이날 제휴로 현재 엔씨소프트의 지분은 넥슨이 15.08%, 김 대표 9.90%, 넷마블게임즈 8.93%, 국민연금 7.89%씩 나눠 갖게 됐다. 넷마블게임즈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면서 김 대표의 우호 지분이 18.83%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게임업계에서는 넥슨이 여기서 엔씨소프트의 경영에 참여하려는 행보를 멈추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넥슨은 지난해 매출이 1조6391억 원으로 엔씨소프트(8387억 원)와 넷마블게임즈(5756억 원)를 합쳐도 넘지 못하는 ‘공룡’ 기업이다. 한편 엔씨소프트에 경영 참여를 요구한 넥슨은 이날 양사의 제휴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넥슨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주당 1300만 원에 이르는 비싼 비용으로 10%에도 못 미치는 넷마블게임즈 지분을 인수한 것을 보면 경영권 방어에 급급했던 것 같다”면서 “주주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투자가 최대주주와의 소통 없이 이뤄졌다는 점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방송통신위원회의 ‘헛발질’이 점입가경이다. 방통위는 지난주 기자들에게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의 약칭을 ‘단통법’으로 쓰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박노익 이용자정책국장이 A4용지 3장 분량의 자료를 들고 그 이유를 직접 설명했다. 박 국장은 “단통법이라는 약칭은 법령 내용을 유추할 수 없고 일반적인 약칭 사용법에도 맞지 않아 올바른 한글문화와 국어체계를 훼손하고 있다”면서 “‘단말기유통법’이나 ‘단말기법’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중에서 단통법을 ‘단언컨대 통신사를 위한 법’으로 잘못 사용하고 있다는 사례까지 들었다. 지난해 10월 도입된 단통법은 소비자들에게 지급되는 단말기 보조금을 동일하게 규정한 것이 핵심이다. 다만 출시 15개월이 지난 구형 휴대전화에 대해서는 제한을 두지 않았다. 단통법 시행 후 통신사들은 최신 휴대전화를 더 팔기 위한 보조금 경쟁을 중단해 그만큼 비용을 절감하게 됐다. 반면 소비자들은 최신 휴대전화를 과거보다 더 비싸게 사게 됐다. ‘단언컨대 통신사를 위한 법’이라는 조롱이 나온 이유다. 그런데 방통위는 이런 소비자 불만은 외면한 채, 국립국어원에서나 주장할 만한 ‘한글문화와 국어체계 훼손’을 이유로 단통법 이름 바꾸기에 몰두하고 있다. 만약 방통위가 ‘가계 통신비 절감’이라는 단통법 취지만 제대로 살렸다면 단통법은 조롱 대신 ‘단군 이래 가장 좋은 통신 관련 법’이라는 칭찬을 들었을 것이다. 방통위의 ‘약칭 개명’ 주장에 미래창조과학부는 뒤통수를 맞았다. 미래부 홈페이지에서 ‘단통법’을 검색해 보면 제목과 내용에 ‘단통법’이 포함된 보도자료 수십 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방통위 주장대로라면 미래부는 한글문화와 국어체계 파괴의 원흉인 셈이다. 최근 방통위가 ‘지상파방송 광고총량제’ 도입을 강행하는 것도 우려가 크다. 지상파방송에 광고를 몰아줄 우려가 있는 이 제도는 지상파방송을 제외한 모든 언론 매체가 반대하고 있다. 그런데도 방통위는 눈과 귀를 막고 ‘진격’하고 있다. 방통위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약칭이 아니라 ‘일방통행위원회’의 약칭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단언컨대 방통위의 계속된 헛발질은 국민들의 박근혜 정부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불만을 키울 것이다. 이렇게 되면 창조경제의 성과를 내야 하는 집권 3년 차 골든타임을 방통위가 망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방통위가 ‘단통법’을 ‘단말기법’으로 바꾸는 땜질 처방에만 몰두한다면 조만간 ‘단말기법=단지 말만 앞세우는 기분 나쁜 법’이라는 말이 나올 것이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
넥슨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16일 넷마블게임즈 주식 2만9214주(총 발행 주식의 9.8%)를 3802억6490만 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일은 17일이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 최대주주인 방준혁 이사회 의장(32.4%), CJ E&M(31.4%), 중국 텐센트(25.3%)에 이어 단일주주로는 4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가 넥슨과의 경영권 다툼에 대응하기 위해 넷마블게임즈 측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넷마블게임즈는 PC게임 위주로 성장한 넥슨, 엔씨소프트와 달리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국내 3위 게임업체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모바일게임 시장에 경쟁력을 가진 넷마블게임즈와 본격적 협력 의사를 밝힌다면 주주들의 마음을 엔씨소프트 측에 유리하도록 돌릴 수 있을 것이라 계산한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은 곧장 유감을 표명했다. 엔씨소프트 최대 주주 입장에서 주주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의사 교환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넥슨 관계자는 “4000억 원 가까운 거액의 투자로 10% 미만의 소액 지분을 확보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가 어떤 시너지를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서동일 dong@donga.com·김기용 기자}

《 벤처 전성시대다. 1998년 2042개였던 한국 벤처기업은 지난달 3만 개를 돌파했다. 지난해 신규 벤처 투자규모도 1조6393억 원으로 2013년보다 18.4%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역대 최대 투자규모(2000년 2조211억 원)도 곧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상당 부분 벤처와 맥이 닿아 있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벤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3만 벤처시대를 맞아 한국경제의 신(新)성장동력인 벤처의 역할과 가능성에 대해 3회 시리즈로 살펴본다. 》벤처기업 수가 3만 개를 넘어섰다. 전국에 있는 초등학교가 6184곳, 편의점이 2만4859곳이다. 이쯤 되면 주변에 “벤처 한다”는 사람 한두 명쯤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모두가 성공한 벤처인(人)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3만 벤처기업 가운데 454개(약 1.5%)가 큰 성공을 거뒀다. 연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한 이른바 ‘1000억 벤처’가 된 것이다. 1000억 벤처는 벤처인들 사이에서 꿈같은 얘기다. 최근 초고속 성장을 이뤄낸 권돌 ㈜아이에스엘(ISL)코리아 대표(42)와 김찬호 에스엔에스(SNS)에너지 대표(29)는 한사코 인터뷰를 거절했다. 하지만 둘은 1000억 벤처 주인공인 김영달 ㈜아이디스(IDIS) 대표(47)와 함께 만나자고 제안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선뜻 뛰어나온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꿈을 좇는 두 사람은 이미 꿈을 이뤄낸 우상을 만나자 2시간 넘게 질문을 쏟아냈다.○ 공학도들의 만남 12일 인천 송도에 있는 자신의 자회사에서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 후배를 만난 김영달 대표는 “우리 셋 다 ‘공돌이’”라며 반겼다. 김 대표는 KAIST에서 전산학을, 권 대표는 미국 오하이오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김찬호 대표는 광운대 전자물리학과를 다니다 그만뒀다. 세 사람 모두 공학도로 자신만의 기술을 가지고 창업한 기술개발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IDIS는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를 만드는 영상보안 전문기업이다. 창업 13년 만인 2010년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이 분야에서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 영국의 델리케이티드마이크로(DM) 등과 함께 세계 3대 회사로 꼽히고 있다. ISL코리아는 일반 영상을 터치스크린이 가능한 영상으로 바꿔주는 ‘빅노트’란 제품을 만들고 있으며, SNS에너지는 폐수에 담긴 열에너지를 재활용하는 설비를 생산하는 회사다. 셋의 대화가 자칫 전문기술 분야로 흘러가지는 않을까 우려했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질문과 답변의 큰 주제는 의외로 사람, 관계, 열정 등 철학·인문학적 내용이었다. ○ 벤처의 고민도 결국 인문학적 내용 “회사를 처음 만들 때의 열정이 어느 순간 식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어떻게 극복하셨나요.”(김찬호 대표) “대표인 제가 회사에서 겉도는 느낌입니다. 제가 왜 이 일을 하는지 뚜렷한 이유도 사라진 것 같습니다.”(권돌 대표) 피말리는 경쟁의 최전선에 서 있는 벤처 대표들의 질문치고는 너무 한가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질문을 받은 김영달 대표는 마치 하산(下山)을 앞둔 수제자에게 마지막 비법을 전하려는 듯한 표정이었다. 김 대표는 “한때 잘나갔던 벤처들이 단명한 것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못 찾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출액 뒷자리에 ‘0’이 하나씩 더 붙는 퀀텀점프(대도약) 시기에는 최고경영자(CEO)가 가장 먼저 회사의 비전과 가치를 공고히 하는 작업을 해야 하고 그 결과를 조직원들과 반드시 공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카메라-비디오테이프-여권 보며 초심 떠올려” ▼스타트업들이 이런 과정을 소홀히 한 채 돈벌이에만 몰두하다가 결국 공중분해되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거창하지 않더라도 회사를 운영하는 자신만의 이유와 목표를 설정하고 반복적으로 스스로에게 ‘세뇌’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소중한 물건으로 초심을 떠올리다 큰형인 김 대표는 벤처를 시작했을 때의 초심과 열정을 떠올릴 수 있는 물건을 곁에 두는 것도 스스로를 다잡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식 비디오테이프(VHS)를 꺼내 들었다. 1997년 당시 KAIST 박사과정이었던 김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다녀온 후 창업에 대한 꿈을 키웠다. 창업 아이템을 물색하던 중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학교 경비실 한쪽 구석에 박스째 쌓여 있던 비디오 녹화테이프였다. 이 비디오테이프를 대신할 디지털영상저장장치를 만든 것이 오늘의 김 대표를 만들었다. 김찬호 대표는 여권을 꺼냈다. 그의 여권에는 40여 개 나라의 출입국 도장이 빼곡하게 찍혀 있었다. 김 대표는 “좋은 기술이 있었지만, 고졸 학력의 20대 초반 대표에게 선뜻 일을 맡기는 한국 기업은 없었다”면서 “이 여권을 들고 무작정 해외로 나가 판로를 뚫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SNS에너지는 지금도 제품의 95%를 외국에 수출하고 있다. 카메라는 권돌 대표가 내놓은 소중한 물건이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던 권 대표는 어릴 적부터 카메라에 꽂혔다. 지금도 150여 대나 가지고 있을 정도로 ‘카메라광’이다. 그는 “카메라를 다룰 때가 가장 재밌고 행복했다”면서 “그 재미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카메라와 영상에 관한 창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제는 재미에 더해 올해 200억 원 매출을 내다보게 됐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

방송통신위원회가 13일 광고총량제에 대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공청회를 열었지만 한국신문협회 사무총장이 공청회 시작 5분여 만에 퇴장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상파 방송만을 위하는 방통위가 개최한 공청회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다. 허승호 한국신문협회 사무총장은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공청회’에서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서 한국신문협회 입장을 약 5분간 밝힌 뒤 곧바로 퇴장했다. 사회를 맡은 한상필 한양대 교수가 “퇴장은 하지 말아 달라”며 적극 만류했지만 허 사무총장은 “심각한 하자가 있는 방통위가 개최한 공청회에 더 있을 수 없다”면서 “이 자리에서 퇴장하는 것이 한국신문협회의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방통위가 추진하는 개정안의 핵심은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에 대해 광고총량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광고총량제가 도입되면 규제가 사라진 지상파 방송으로의 광고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허 사무총장은 퇴장하기 전 광고총량제를 추진하는 방통위의 적격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광고총량제는 방송뿐만 아니라 신문, 잡지, 인터넷 매체 등 국내 미디어 시장 전체의 지각 변동을 가져올 일대 사변”이라면서 “사안의 성격상 국내 미디어 정책을 총괄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처 간 합의가 힘들다면 청와대가 나서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허 사무총장은 “이 중요한 사안에 대해 부처 간 협의 없이 방통위 담당 과장이 발제를 맡고 있다”며 “마치 일본의 시마네 현이 독도를 관할로 편입하려는 행정 행위를 하면서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를 토론자로 부른 격”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채널A, TV조선, JTBC, MBN 등 종합편성채널을 대표해 나온 고종원 TV조선 경영기획본부장은 “광고총량제는 이해관계가 극명히 상충하고 피해 사업자가 뻔히 예상되는 정책인데도 방통위가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형식적이고 기계적인 의견 청취만 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공감대를 먼저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대표로 참석한 ‘매체비평우리스스로’의 노영란 사무국장도 “현재 지상파 방송 광고 규제를 허물거나 낮춘다면 광고가 홍수를 이뤄 시청자들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호윤 MBC 광고기획부장은 “(광고총량제를 도입해) 방송광고 시장 규모를 키운 뒤, 지상파 방송사들의 재원 구조를 안정화해 고품질 콘텐츠 제작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청회는 방통위가 지난해 말 광고총량제 도입 추진을 발표한 뒤 40일간의 입법예고 기간이 지나서야 처음 열렸다. 한국신문협회, 유료방송 업계 등을 비롯해 한국여성민우회 등 시민단체까지 강하게 반대하고 나서자 방통위가 부랴부랴 의견을 수렴하는 모습을 보여 준 셈이다. 이 때문에 이번 공청회는 광고총량제 도입을 강행하려는 방통위의 ‘요식 공청회’라는 지적도 나왔다.:: 광고총량제 ::현재 지상파 방송 광고는 프로그램광고, 토막광고, 시보광고 등 유형별로 각각 시간 규제가 있다. 광고총량제는 이 같은 광고 유형별 시간 규제를 모두 없애고 광고시간 총량만 규제하는 제도다. 광고총량제가 도입되면 규제가 완화된 지상파 방송이 광고를 싹쓸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BS가 새 지상파 채널 EBS2를 11일 개국한다. 그러나 동아일보 분석 결과 EBS2에서만 방영되는 새로운 프로그램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하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콘텐츠 개발 노력 없이 채널 늘리기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새로 개국하는 EBS2는 지상파 다채널서비스(MMS)의 첫 사례다. 영상 압축 효율을 높여 생겨난 주파수 여분에서 새로운 채널을 운영하는 서비스다. 채널을 쉽게 늘릴 수 있기 때문에 EBS 외 다른 지상파 방송사들도 방송통신위원회에 MMS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방통위는 지상파 채널이 더 늘어날 경우 콘텐츠 부실이 우려되고, 지상파로 광고 쏠림 현상이 더 심화될 수 있다면서 지난해 교육목적 채널인 EBS에만 MMS를 허용했다. 광고도 공익광고만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콘텐츠 부실 현상은 여지없이 드러났다. EBS2는 오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매주 7980분 동안 전파를 송출할 계획이다. 그런데 전체 방송 시간의 43.9%(3505분)가 과거 EBS 계열 채널이 방영했던 프로그램의 재방송이다. 나머지 시간 역시 EBS플러스 등 계열 채널에서 함께 방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 월∼금요일 오전 8시 20분에 방영하는 ‘영어동요 Pop Pop’은 영어 교육 채널인 EBS ENGLISH가 이미 방영했던 프로그램이다. 초중고교 교육 프로그램인 국어·수학·사회·과학 3-1이나 ‘이야기 한국사’ 등의 프로그램도 EBS플러스1, 2에서 이미 방영했던 것이다. EBS2의 독자 프로그램은 없는 셈이다. EBS2 개국에 앞서 신용섭 사장이 기자들과 만나 “다양하고 풍성한 교육 콘텐츠를 편성했다”고 밝힌 것과는 사뭇 다르다. EBS 관계자는 “신규 프로그램을 준비할 예산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황근 선문대 교수는 “직접 수신율이 7% 안팎에 불과한 지상파에 MMS를 허용하는 것이 정책 목표로 적절한지부터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며 “일자리 통일 국가안전 등 공익적 목적에 맞추어 가급적 광고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허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조종엽 jjj@donga.com·김기용 기자}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발표한 ‘역동적인 혁신경제’의 이행과 창조 경제 성과 창출을 위해 관계 부처가 함께 협업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고 6일 밝혔다. 6일 오전 미래창조과학부는 서울 중구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TF 1차 회의를 열고 역동적 혁신경제 과제의 이행 실적, 향후 추진계획 등을 점검하고 창조경제 성과의 조기 창출을 위한 신규 사업 발굴, 협업과제의 발굴과 협업 방안 등을 논의했다. 차관급이 이끄는 TF에는 미래부와 함께 업무보고에 나섰던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중소기업청 등 5개 부처가 함께 한다. 창조 경제의 중요 부문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국토해양부 등도 TF에 참여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TF 조직은 정책의 수립뿐만 아니라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부처 간 협업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정책의 수립·시행·평가의 전 과정에서 협업의 범위와 강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출고가 78만9800원짜리 최신 휴대전화인 아이폰6 16GB(기가바이트)를 ‘공짜’로 공급하려던 ‘소비자 프로젝트’가 최근 무산됐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엄포를 놨기 때문이다. 프로젝트를 추진한 소비자단체는 “가계 통신비 절감을 위한 소비자들의 몸부림을 정부가 외면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아이로니컬한 점은 소비자들의 움직임이나 방통위가 이를 저지한 근거가 된 단통법 모두 ‘가계 통신비 절감’이 목표라는 것이다.○ 아이폰6 대란에 ‘분노’한 소비자 주로 인천지역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중심인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은 지난해 12월 9일 “조합이 판매점(대리점)처럼 직접 단말기 유통에 참여하면 아이폰6 16GB를 ‘공짜폰’으로 만들 수 있다”면서 ‘공짜 아이폰6 만들기 프로젝트’ 추진을 선언했다. 당시 통신시장은 지난해 11월 초에 벌어진 ‘아이폰6 대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상태였다. 휴대전화기 구입 시 보조금 차별 지급을 금지한 단통법이 시행 중이었지만 시장의 불법 보조금을 막지는 못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소비자는 공시지원금(보조금)을 받아도 50만∼70만 원은 줘야 하는 아이폰6를 10만 원에 구입한 경우도 있었다. 차별을 받았다고 느낀 소비자의 불만은 고조됐고 일부에서는 단통법 무용론까지 제기됐다. 이동통신 3사가 판매점에 과도하게 지급한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이 대란의 원인이다. 이전 리베이트는 보통 가입자당 20만∼30만 원 수준인 데 비해 당시에는 최대 70만 원까지 리베이트가 전달됐다.○ 공짜 휴대전화 만들기 프로젝트 그런데 만약 조합이 휴대전화 판매점 역할을 하고, 통신사로부터 받은 리베이트를 모두 조합원(소비자)에게 돌려주면 어떻게 될까. 조합은 지난해 12월 13일 리베이트를 조합원에게 돌려주는 행위가 단통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불법보조금에 해당하는지 변호사에게 자문했다. 이 변호사는 “단통법에서는 모든 보조금이 똑같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협동조합은 ‘협동조합 기본법’에 따라 조합원의 복리증진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예외로 해석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짜 아이폰6 만들기 프로젝트’에 속도가 붙었다. 조합은 지난해 12월 하순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로부터 휴대전화 판매 자격인 ‘이동통신서비스판매점 사전승낙서’를 받았다. 조합 홈페이지를 통해 프로젝트 소식이 전해지며 2000여 명이 조합 가입 신청을 했다. 10여 년 전 만들어진 이 조합의 조합원은 이전까지 1000명 수준이었다. 조합은 구체적 실행 계획도 공개했다. 조합원이 5만 원대 요금제를 사용할 경우 평균 20만 원 정도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새 휴대전화를 18개월 뒤에 반납하는 조건(중고폰 선보상제)으로 최대 34만 원까지 보상받는다. 여기에 통신사가 조합에 주는 리베이트를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달하면 25만∼40만 원을 받는다. 이렇게 되면 출고가 78만9800원짜리 아이폰6 16GB가 공짜가 된다는 것이다. ○ 방통위 “단통법 정면으로 위배”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프로젝트는 방통위가 나서면서 무산됐다. 방통위는 지난달 중순 인천에 있는 조합 사무실에 이례적으로 담당 직원을 직접 보냈다. 조합의 계획이 단통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경고하기 위해서다. 방통위 관계자는 “조합을 통해 휴대전화를 구입하는 조합원은 소비자”라면서 “이 소비자에게 공시지원금 외에 다른 보조금이 지급된다면 명백한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처벌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방통위는 최근 중고폰 선보상제에 대해서도 소비자를 차별하는 불법 소지가 있다며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단통법을 앞세운 방통위의 전방위적 압박이 있은 후에 조합 홈페이지에서는 ‘공짜 아이폰’이라는 문구가 사라졌다. 자문 변호사가 합법이라고 해석했지만 조합은 사실상 공짜폰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조합 관계자들은 여전히 다른 방식을 고민 중이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 방송의 ‘광고 싹쓸이’ 현상이 우려되는 광고총량제 도입과 간접·가상광고 규제 완화 등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유료 방송과 신문 업계는 물론, 시민단체들까지 반발하고 나섰다. 시민단체들은 “이대로라면 KBS와 MBC, SBS가 홈쇼핑 방송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통위는 현재 지상파 방송 광고총량제 도입, 간접·가상광고 규제 완화 등이 포함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 중이며 2일까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공익 프로그램은 밀려날 것”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는 지난달 30일 방통위에 의견서를 내고 “광고총량제가 시청자의 시청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결과를 야기할 것”이라며 광고총량제 도입 철회를 요구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또 “광고총량제 도입과 더불어 간접·가상광고 허용 범위까지 확대하면 방송 산업의 극단적 상업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광고총량제가 도입되면 시청자들은 지상파 방송을 볼 때 광고를 과도하게 많이 보게 된다”며 “방송사는 시청률이 높은 황금시간대에 더 많은 광고를 배정하게 될 것이고, 각 방송국의 시청률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청률 경쟁에 내몰린 지상파 방송들이 결국 공익 프로그램을 축소하거나, 심야 시간대로 밀어낼 것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29일 언론개혁시민연대와 민주언론시민연합 등도 의견서를 내고 방통위의 광고총량제 도입과 간접·가상광고 규제 완화 계획에 대해 반대 의견을 밝혔다.○ 유사 중간광고 범람 우려 방송업계에서는 방통위 안(案)대로 방송법 시행령이 개정될 경우 ‘유사 중간광고’가 범람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행법상 중간광고를 할 수 없는 지상파 방송이 가상광고를 중간광고처럼 이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은 예능, 교양 프로그램에도 전체 방송 시간의 5% 이내에서 가상광고를 할 수 있게 된다. 가상광고는 프로그램 중간에 돌출되는 광고로 주목도가 높고 효과도 중간광고 이상이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10년 SBS 세계피겨선수권대회 가상광고(삼성전자) 시청률은 21.6%였다. 프로그램 앞뒤에 나가는 일반 광고의 평균 시청률은 12.5%였다. 현재 스포츠 중계의 가상광고 단가는 일반 광고의 비해 1.5배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 주말 예능 프로그램의 광고 단가(15초 기준)가 1500만 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예능 가상광고 단가’는 2300만 원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프로그램 쪼개기’로 중간광고 효과 가능 지상파 방송국들은 “중간광고가 허용되지 않으면 광고총량제는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방송업계 관계자들은 지상파 방송국이 ‘프로그램 쪼개기’ 같은 간단한 편성 전략 수정을 통해 중간광고 도입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러닝타임이 긴 프로그램을 1, 2부 또는 그 이상으로 나눠 중간에 광고 단가가 비싼 프로그램 광고를 대거 삽입하는 것이다. 현재 광고 형식은 프로그램 광고(시간당 6분·타이틀 고지 후 나가는 광고), 토막광고(시간당 3분·프로그램과 관계없이 나가는 광고)로 규제되고 있다. 현재 지상파 3사의 일요일 주말 저녁(오후 4시 50분∼8시) 예능 프로그램은 2개 코너가 중단 없이 방송되는데, 광고총량제가 허용되면 프로그램이 쪼개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프로그램을 쪼개면 시청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토막광고를 꼭 넣어야 하지만, 광고총량제가 허용되면 광고 단가가 높은 프로그램 광고만으로 편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한정훈 채널A 기자}
지상파 방송에 광고총량제를 도입했을 때 방송 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측한 정부 용역 보고서가 ‘지상파 방송 편들기’ 용도로 만들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분석 대상을 광고가 모두 판매되는 인기 방송 프로그램으로만 한정하는 등 지상파 광고 매출 증가 효과를 일부러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당초 이런 비난을 예상해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으려 했지만 여론에 밀려 뒤늦게 공개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30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의뢰를 받은 ‘지상파TV 방송광고 편성규제 변화로 인한 방송광고비 변동 효과 분석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앞서 26일 한국신문협회는 ‘최성준 방통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질의서’를 통해 “공개행정 원칙을 지키라”며 이 보고서 공개를 요구한 바 있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만 광고총량제 효과 KISDI는 광고총량제 도입으로 프로그램 편성 시간당 평균 9분(100분의 15), 최대 11분(100분의 18)까지 광고 허용시간이 증가하면 지상파 광고 매출 증대 효과는 최대 638억 원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1000억 원, 방송학회는 2750억 원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KISDI 수치가 다른 조사 결과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은 조사 대상 방송 프로그램을 광고가 모두 판매되는 이른바 ‘완판(완전판매) 프로그램’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광고총량제가 도입되면 MBC ‘무한도전’ ‘라디오스타’, KBS ‘개그콘서트’ 등 최고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만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가정한 것이다. 광고총량제 도입 효과를 의도적으로 줄이려는 지상파 방송사 주장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지상파 광고총량제 도입 효과 분석을 위해 구성된 방통위 산하 방송광고산업 활성화 전문위원회 소속 한 교수는 “KISDI의 조사 방식은 지나치게 비약적인 가정 때문에 첫 공개 당시에도 논란이 컸다”며 “유료 방송의 반발을 의식해 광고총량제 도입 효과를 의도적으로 줄이기 위해 짜 맞춘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방통위 의뢰를 받은 KISDI는 완판 프로그램에만 광고총량제 도입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지만 방송 시장에서는 다르게 보고 있다. 광고총량제가 도입돼 프로그램 광고 시간이 늘어나면 2, 3개 광고를 묶어 파는 ‘패키지 판매’가 대폭 증가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광고 상품군이 다양해지면서 인기 프로그램이 아니어도 광고가 더 잘 팔리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른 매체에는 타격 전문가들은 전체 광고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 광고가 증가하면 신문이나 유료 방송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특히 광고의 지상파 쏠림이 더욱 가속화돼 방송시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분석과 함께 이뤄진 ‘총량제 도입 효과에 대한 광고주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주요 광고주들은 지상파 광고를 더 많이 집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설문은 국내 400대 광고주 중 지상파 광고 경험이 있는 135개 광고주가 대상이다. 설문에 따르면 광고시간 제한으로 광고를 구매하지 못한 경험을 가진 광고주들은 전체의 69%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광고를 구매하지 못한 경험이 ‘자주 있음’이라고 답한 광고주도 10%였다. 지상파 광고비를 증액하겠다고 밝힌 광고주 가운데 5명 중 4명(81.7%)은 다른 매체 광고비를 줄여 지상파 광고비를 늘리겠다고 답했다. 광고 예산을 신규로 증액하겠다는 광고주는 18.3%에 불과했다. 광고총량제 도입으로 지상파 광고가 1000억 원 늘어난다고 가정했을 때 광고주들이 새롭게 광고비를 집행하는 비용은 183억 원에 불과한 것이다. 나머지 817억 원은 신문 등 다른 매체 광고에서 이전하는 광고비라는 얘기다. 허승호 한국신문협회 사무총장은 “지상파 광고총량제 도입은 종합편성채널, 유료 방송, 신문 등의 광고를 빼앗아 지상파 방송을 살찌우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특히 신문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도 “광고총량제는 황금 시간대 프로그램의 시청률 경쟁을 심화시켜 공익적인 프로그램은 새벽이나 심야 시간대로 밀려날 것”이라며 “시청자를 외면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김기용 kky@donga.com·조종엽 기자·한정훈 채널A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700MHz(메가헤르츠) 주파수 대역에서 지상파 초고화질(UHD) 시범방송을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실시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주무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함께 실시한 ‘700MHz 공동연구’ 결과를 완전히 무시했기 때문이다. 미래부는 “이럴 거면 공동연구를 왜 한거냐”라면서 격앙된 분위기다. 방통위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산하 주파수정책소위원회 회의에서 이런 방침을 보고했다. 또 2016년 수도권, 2017년 광역시로 본방송 실시 대상 지역을 확대하는 데 이어 2021년부터 전국에서 UHD 방송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700MHz 대역은 2012년 통신서비스 향상을 위해 통신 쪽에 배분됐다. 그러나 뒤늦게 지상파 방송사들이 UHD 방송을 위한 주파수 할당을 요구하면서 방통위는 재검토에 들어갔다. 현재 이 문제를 놓고 통신과 방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부와 방통위가 교수 등 전문가 18명으로 구성된 공동연구반을 꾸려 1년 이상 연구를 진행한 것도 대립을 해결하기 위한 객관적 결과를 얻기 위해서였다. 공동연구반은 지난해 12월 말 700MHz 대역은 통신용으로 활용할 때 경제성이 큰 만큼 UHD 방송 시범서비스는 2017년 이후가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내 모바일 트래픽 급증으로 통신용 주파수를 당장 확보해야 하는 긴급성도 감안했다. 하지만 방통위는 공동연구반이 내놓은 결론을 무시하고 지상파 방송 주장만 수용해 국회에 보고한 것이다. 미래부가 즉각 반발했다. 미래부는 이날 회의에서 공동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 UHD 방송 도입 시기를 정하지 않고 국제 표준화 시점, 방송사 준비 상황 등을 감안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종록 미래부 2차관은 “(이 소위원회는) UHD 방송 소위가 아니라 주파수정책 소위”라면서 “오른쪽 귀는 방송, 왼쪽 귀는 통신에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주파수 소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700MHz 대역을 UHD 방송을 위해 지상파에 배분해야 한다고 방통위 편을 들었다. 주파수 소위는 방통위와 미래부가 보고한 내용이 다른 만큼 다음 회의에서 지상파 방송과 이동통신사 관계자들을 불러 관련 내용을 파악할 계획이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지난해 9월 서울 광화문우체국 1층 일부가 커피 전문점으로 바뀌었다. 우편창구로 쓰던 공간 가운데 224m²(약 68평)를 떼어내 민간 사업자에게 임대한 것. 하루 평균 500여 명이 이용하는 이 커피숍에서 우체국이 얻는 임대 수입은 연간 5억2800만 원이다. 이런 ‘우체국 속 카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우체국 자리에 앞으로 특급 호텔이나 고급 레스토랑, 커피숍 등이 들어서게 된다. 또 휴대전화나 컴퓨터, 지역 특산품 등도 우체국에서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체국의 대변신이다. 김준호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장(사진)은 29일 “전국 3500여 개 우체국과 3028만 개의 주소 자료 등을 활용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를 위해 30일 오전 서울 중앙우체국 대회의실에서 투자설명회를 개최한다. 우체국이 민간 사업자들을 상대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건 1884년 우정총국 설립 이후 131년 만에 처음이다. 대한항공, 삼성전자, 대우산업개발 등의 대기업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정사업본부가 사상 첫 투자설명회에 나서는 것은 위기감 때문이다. 이메일과 메신저 이용이 많아지면서 2002년 55억 통이었던 우편물량이 지난해 43억 통으로 22% 감소했다. 우체국도 우편, 예금, 보험을 넘어서는 새로운 사업을 발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우정사업본부의 가장 큰 자산은 전국 3500여 개 우체국이다. 특히 수도권 우체국은 역세권에 많다. 김 본부장은 “우체국의 입지와 민간 사업자의 창의성이 결합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내비쳤다. 우정사업본부는 서울 용산우체국, 서울 양천우체국, 경기 성남우체국 등을 재개발이 가능한 우체국으로 꼽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을 민간 사업자와 함께 호텔이나 업무 공간 등으로 개발하면 상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 건물을 짓는 작업이 어려운 우체국은 유휴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민간에 임대할 방침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전국 168개 우체국에서 이 같은 임대 사업을 먼저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우정사업본부는 중소기업들과 문구, 전자제품, 웨딩 및 여행상품, 휴대전화 액세서리 등의 판매제휴도 계획하고 있다. 우체국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한 상품판매 마케팅, 물류망 공동활용, 스마트우표 제작, 무인물류 시스템 구축 사업도 검토 중이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
미래창조과학부가 박근혜 정부 출범 3년 차이자 경제혁신 3개년 계획 2년 차인 올해 창조경제 성과 창출에 전념하기로 했다. 이석준 미래부 1차관은 28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2015년도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올해를 ‘대한민국 경제혁신을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정의한 뒤 “올해를 시점으로 2017년까지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부는 상반기에 대기업과 함께 전국 17개 지역에 창조경제혁신센터 건설을 마무리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핵심 사업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사업으로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전 과정을 미래부와 담당 대기업이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또 337억 원을 투자해 가전 자동차 에너지 등 7개 분야에 사물인터넷(IoT)을 접목시키는 실증사업인 ‘스마트 챌린지’도 추진한다. 이 사업에는 기업이 동참하며, 사업 결과를 토대로 경쟁력 있는 새 제품이 만들어질 것으로 미래부는 기대하고 있다. 미래부는 또 연매출 1000만 달러, 수출 100만 달러 이상인 글로벌 소프트웨어(SW) 전문 기업을 현재 17개에서 2017년까지 50개로 늘리고 다운로드 100만 건 이상인 스마트콘텐츠 기업도 스타 기업으로 정해 30개까지 육성할 방침이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

방송통신위원회가 올해 업무계획으로 추진 중인 광고총량제에 대해 “수정 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광고총량제는 ‘지상파방송 광고 쏠림 현상’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커 미디어 업계의 균형 발전에 장애가 되는 것으로 지적돼 온 정책이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사진)은 2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2015년도 방통위 주요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지상파방송 광고총량제에 대한 비판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보충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또 지난해 방통위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의뢰한 ‘광고총량제가 지상파방송 광고 매출 증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도 공개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이미 이 보고서를 받았지만 오히려 논란이 커질 수 있다며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26일 한국신문협회는 최 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질의서를 통해 “광고총량제 도입 효과 분석 결과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또 광고총량제 도입으로 지상파방송에 광고를 몰아주게 돼 ‘다양성 구현’이라는 미디어 정책의 핵심 가치를 치명적으로 침해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방통위에 전달했다. 최 위원장은 “이번 주 각 분야별 해당 관계자로부터 구체적 의견을 받을 것”이라며 “2월 10일쯤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종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방통위는 통신시장에서 ‘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정착을 위해 모니터링 항목을 다변화하고 불법 지원금 지급 등 위법행위 발생 시 긴급중지명령을 신속히 발동하기로 했다. 최 위원장은 이동통신 리베이트(장려금) 규제에 대해 “기업들이 영업하는 부분이어서 상한이나 제한을 두는 것은 원칙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가상·간접광고 규제를 완화하고, 지상파 다채널 방송(MMS) 도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그러나 27일 밝힌 방통위의 주요 업무계획 가운데 대부분이 지상파 방송의 ‘오랜 민원’을 해결하는 것 일색이어서 앞으로 타 미디어 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

황창규 KT 회장이 27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황 회장은 지난해 공기업 체질을 못 벗고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지는 위기의 KT를 떠맡았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신화를 일군 황 회장에 대한 기대는 컸다. 황 회장은 가장 먼저 임원을 30% 이상 감축하는 한편 대규모 명예퇴직을 단행하는 등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또 주요 인력을 현장 중심으로 재편했다. 문어발식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온 기존 경영방식을 버리고 통신을 핵심 전략사업으로 삼는 ‘선택과 집중’을 분명히 했다. 황 회장이 주창한 ‘기가인터넷’도 이같은 경영 전략 아래 나온 것이다. 계열사 구조조정에도 박차를 가해 작년 사이더스 FNH를 매각한 데 이어 최근에는 KT미디어허브 흡수·합병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는 KT렌탈, KT캐피탈 등 비통신 사업 계열사 매각을 본격화한다. 지난해가 ‘연습 게임’이었다면 올해가 ‘본 게임’이라는 것이 황 회장의 생각이다. 우선 최고 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스마트 에너지 △통합 보안 △차세대 미디어 △헬스케어 △ 지능형 교통관제 등 5대 신성장 동력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와 더불어 국내 유·무선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고 해외 통신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해외시장에서 올린 매출은 3447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1.4%에 불과한데 2016년에는 8%인 2조 원대의 매출을 해외에서 창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일단 황 회장 취임 전 수년간 날개 없이 추락한 현장 영업력이 아직 완전히 복원되지 않아 도약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선 부문 가입자 수가 황 회장 취임 이후 반짝 늘어나는 것처럼 보였지만 지난해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KT는 황 회장 취임 1주년에 맞춰 26일 KT광화문빌딩 이스트(East) 입주식을 했다. 지상 25층, 지하 6층 규모의 광화문빌딩 이스트에는 황 회장 집무실과 비서실 등이 자리한다. 이에 따라 세종로에 인접한 기존 광화문 사옥은 KT광화문빌딩 웨스트(WesT)로 명명됐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

SK텔레콤의 경영 목표는 ‘미래 성장사업을 통한 기업가치 혁신’이다. SK텔레콤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현재 사업모델을 돌아보고 강점을 강화하면서 새로운 사업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상품과 다양한 혁신을 시도 중이다. 먼저 지난해 2월 자체 개발한 ‘T전화’를 상용화했다. T전화는 기존 유선전화의 다이얼패드 형태에서 벗어나 자주 통화하는 사람의 얼굴을 아이콘 형태로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스팸전화를 받기 전에 확인하고 걸러낼 수 있도록 하는 등 통화기능도 혁신적으로 개선했다. 특정 매장이나 기관의 전화번호를 찾기 위해 114에 전화하거나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번거로움도 없앴다. 100만 개의 번호를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순서대로 검색하고 지도, 홈페이지 등의 관련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T114’를 개발한 것이다. SK텔레콤은 또 ICT 산업의 화두인 사물인터넷(IoT) 핵심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능형 비닐하우스 관리 솔루션 ‘스마트팜’이 대표적이다. 스파트팜은 IoT에 기반한 원격제어 기술을 통해 농민들이 농장에 직접 나오지 않아도 안심하고 농장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최근 전북 고창군 소재 장어 양식장에 IoT 기반 ‘양식장 관리 시스템’도 구축했다. 민물장어 양식장의 수조 관리를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은 올해 신성장동력 발굴, 신규사업 확대 등을 위해 조직개편과 함께 적극적인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기존 성장 영역은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 운영체계를 구축해 사업 추진력을 높이고 있다. 이외에도 중장기 연구개발(R&D) 기능을 담당할 종합기술원을 확대 개편해 향후 기술기반의 성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