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문여는 EBS2 ‘재탕 일색’… 지상파 채널 늘리기用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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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개국… 첫 다채널서비스

EBS가 새 지상파 채널 EBS2를 11일 개국한다. 그러나 동아일보 분석 결과 EBS2에서만 방영되는 새로운 프로그램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하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콘텐츠 개발 노력 없이 채널 늘리기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새로 개국하는 EBS2는 지상파 다채널서비스(MMS)의 첫 사례다. 영상 압축 효율을 높여 생겨난 주파수 여분에서 새로운 채널을 운영하는 서비스다. 채널을 쉽게 늘릴 수 있기 때문에 EBS 외 다른 지상파 방송사들도 방송통신위원회에 MMS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방통위는 지상파 채널이 더 늘어날 경우 콘텐츠 부실이 우려되고, 지상파로 광고 쏠림 현상이 더 심화될 수 있다면서 지난해 교육목적 채널인 EBS에만 MMS를 허용했다. 광고도 공익광고만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콘텐츠 부실 현상은 여지없이 드러났다. EBS2는 오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매주 7980분 동안 전파를 송출할 계획이다. 그런데 전체 방송 시간의 43.9%(3505분)가 과거 EBS 계열 채널이 방영했던 프로그램의 재방송이다. 나머지 시간 역시 EBS플러스 등 계열 채널에서 함께 방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

월∼금요일 오전 8시 20분에 방영하는 ‘영어동요 Pop Pop’은 영어 교육 채널인 EBS ENGLISH가 이미 방영했던 프로그램이다. 초중고교 교육 프로그램인 국어·수학·사회·과학 3-1이나 ‘이야기 한국사’ 등의 프로그램도 EBS플러스1, 2에서 이미 방영했던 것이다. EBS2의 독자 프로그램은 없는 셈이다. EBS2 개국에 앞서 신용섭 사장이 기자들과 만나 “다양하고 풍성한 교육 콘텐츠를 편성했다”고 밝힌 것과는 사뭇 다르다. EBS 관계자는 “신규 프로그램을 준비할 예산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황근 선문대 교수는 “직접 수신율이 7% 안팎에 불과한 지상파에 MMS를 허용하는 것이 정책 목표로 적절한지부터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며 “일자리 통일 국가안전 등 공익적 목적에 맞추어 가급적 광고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허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종엽 jjj@donga.com·김기용 기자
#EBS2 재탕#지상파 채널 늘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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