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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해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숨진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선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이란 공격을 강력히 비판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은 확전을 경계하면서도 미국에 대한 직접 비판은 삼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유엔 헌장을 포함한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대사는 “이란은 핵무기를 가져선 안 된다. 이는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안보의 문제”라며 공습 정당성을 주장했다. 다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대사 또한 “우리는 (이란의) 극단주의가 제어 불가능해지기 전에 이를 저지하고 있다”며 공격을 정당화했다.반면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는 공습으로 수백 명의 이란 민간인이 죽거나 다쳤다며 “전쟁범죄이자 반(反)인도적 범죄”라고 비난했다. 회의 말미에는 이례적으로 발언권을 얻은 미국과 이란 측이 설전을 주고받았다.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이란 공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일 CNN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하메네이의 사망을 “국제법을 위반한 살인(murder)”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하메네이가 뛰어난 정치가로 기억될 것”이라고 애도했다.중국 외교부는 “이란 타격을 깊이 우려한다”며 “군사행동을 즉시 중단하고 대화와 협상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러시아와 이란은 이번 공습으로 이란 내 핵시설이 위협받고 있다며 2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특별이사회 소집 또한 요구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을 중재해 온 오만도 이란 공격을 규탄하고 군사작전 중단을 촉구했다.영국, 프랑스, 독일 정상은 3국 공동 성명을 통해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과 관련한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2015년 이란 핵합의에 참여했던 이 3국은 대화를 통한 해결 노력을 주도해 왔다. 이들은 “우리는 공습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미국-이스라엘 및 국제 파트너들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며 공습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일본 외무성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미국이 추진해온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노력을 지지해 왔다”고 밝혔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신정일치 체제 국가인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가운데 같은 날 이란 군, 정부 핵심 관계자들 또한 대거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고지도자의 권력 공백에 군 수뇌부의 ‘키맨’까지 대거 사망하면서 미국을 향한 이란의 보복 공격 지휘가 제대로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1일 이스라엘군은 공식 ‘X’ 계정에 “이스라엘 공군이 이란 내 군사 목표물을 정밀 타격해 이란 군 지도부 고위 인사 7명을 제거했다”며 사망자 명단을 발표했다.공개된 명단에 따르면 하메네이의 수석 안보고문 알리 샴하니가 이번 공습으로 사망했다. 샴하니는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 사무총장을 지내는 등 군사 관련 의사결정 라인의 핵심 인물이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언론 인터뷰에서 “이란이 1990년대에 핵무기 개발을 고려했어야 한다”며 미국의 핵 폐기 요구에 정면으로 맞서는 발언을 내놨다.신정일치 체제의 수호자이자 ‘정부 위의 정부’로 불릴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군사조직 혁명수비대의(IRGC)의 모하마드 파크푸르 총사령관, 아지즈 나시르자데 국방장관도 사망했다. 압돌라힘 무사비 군 총참모장의 사망도 공식 확인됐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이들이 사망 당시 국방위원회 회의에 참석 중이었다고 전했다. 파크푸르는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이란의 ‘12일 전쟁’에서 폭사한 호세인 살라미 전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의 사망 후 혁명수비대 수장에 올랐다. 그는 미국의 군사 위협에 맞선 초강경 대응을 주도했다. 최근 미국 항모 전단이 대거 중동을 향하자 “어떠한 오판도 피하라”고 경고하면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방아쇠에 손가락을 얹고 있다”고 위협했다. 혁명수비대는 국경 방어가 목적인 이란 정규군과 별개로 활동한다. 수십 년에 걸쳐 외교 안보 정치 경제 전반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나시르자데 장관은 이란 육군과 공군에서 고위직을 역임한 후 2024년 국방장관에 임명됐다. 지난해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 이전에도 중동 내 미군 기지에 대한 보복 공격을 위협했다.이 밖에 혁명수비대 산하 군사작전 지휘부 ‘하탐 알안비야’의 정보국장 살레 아사디, 하메네이 군사국장을 맡아온 모하마드 시라지, 이란 핵무기 개발 조직으로 지목된 방어혁신연구기구(SPND) 의장 호세인 자발 아멜리안과 전 의장 레자 모자파리니아도 이번 공습으로 숨졌다고 이스라엘 군이 밝혔다. 오랜 기간 이란을 안보체계의 큰 위협으로 간주하고 핵 폐기 등을 요구해온 미국은 오래 전부터 이란 군 수뇌부를 표적 살해했다. 미국은 2020년 1월 혁명수비대의 정예군으로 해외 무장단체 지원, 특수전 등을 담당하는 쿠드스군을 이끄는 가셈 솔레이마니 쿠스드군 사령관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무인기(드론)로 ‘제거’했다. 솔레이마니는 하메네이에게 직보할 수 있는 최측근으로 꼽혔다. 솔레이마니는 시아파 인구 비중이 높거나 친(親)이란 무장단체가 많은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팔레스타인 등에서 반(反)미국, 반이스라엘 전선을 구축하며 중동 내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주도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해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숨진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선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이란 공격을 강력히 비판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은 확전을 경계하면서도 미국에 대한 직접 비판은 삼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유엔 헌장을 포함한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대사는 “이란은 핵무기를 가져선 안 된다. 이는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안보의 문제”라며 공습 정당성을 주장했다. 다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대사 또한 “우리는 (이란의) 극단주의가 제어 불가능해지기 전에 이를 저지하고 있다”며 공격을 정당화했다.반면 아미르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는 공습으로 수백 명의 이란 민간인이 죽거나 다쳤다며 “전쟁범죄이자 반(反)인도적 범죄”라고 비난했다. 회의 말미에는 이례적으로 발언권을 얻은 미국과 이란 측은 설전을 주고받았다.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이란 공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일 CNN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하메네이의 사망을 “국제법을 위반한 살인(murder)”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하메네이가 뛰어난 정치가로 기억될 것”이라고 애도했다.중국 외교부는 “이란 타격을 깊이 우려한다”며 “군사행동을 즉시 중단하고 대화와 협상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러시아와 이란은 이번 공습으로 이란 내 핵시설이 위협받고 있다며 2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특별이사회 소집 또한 요구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을 중재해 온 오만도이란 공격을 규탄하고 군사 작전 중단을 촉구했다.영국, 프랑스, 독일 정상은 3국 공동 성명을 통해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과 관련한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2015년 이란 핵합의에 참여했던 이 3국은 대화를 통한 해결 노력을 주도해 왔다. 이들은 “우리는 공습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미국-이스라엘 및 국제 파트너들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며 공습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일본 외무성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미국이 추진해온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노력을 지지해 왔다”고 밝혔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에 나섰다. 지난해 6월 미국이 이란의 주요 핵 시설을 공습한 것과 달리, 이번엔 핵·미사일 인프라 타격을 넘어 정권 전복까지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경제난과 반정부시위로 이란 하메네이 신정 체제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을 ‘절호의 기회’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란 국민, 정부 접수하라” 체제 전복 촉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영상 성명을 공개하고 “미국은 이 사악하고 급진적인 독재 정권(이란 정부)이 우리의 핵심 국가 안보 이익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대규모의 지속적인 작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는 이란 공격 작전명을 ‘에픽 퓨리(Epic Fury·장대한 분노)’라고 발표했다.공격 개시 후 미국은 이란 정권 교체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목표는 매우 잔인하고 끔찍한 집단인 이란 정권의 임박한 위협을 제거함으로써 미국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란 국민들에게 “자유의 시간은 가까이에 있다”며 “우리가 (공격을) 끝내면 당신들의 정부를 접수하라”고 했다. 생활고와 물가급등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을 겪은 이란 국민들에게 정부 전복을 촉구한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이번 공습이 “용감한 이란 국민이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고 했다.이에따라 이번 공습 범위와 규모는 이란 내 주요 핵시설 3곳을 타격한 지난해 6월 공습 때보다 광범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6월 전쟁 목표와 지금의 목표를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며 “이번 공습을 테헤란 정권 교체의 기회로 묘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 이후 ‘힘의 정치’를 더욱 노골화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엔 미국의 오랜 안보 위협인 이란 체제를 전복해 자신의 치적으로 삼으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지율 하락세를 겪고 있는 가운데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측면도 있어 보인다. ●이란 핵 ·미사일 위협 제거… “초토화 목표”1차 타격 목표는 이란 최고지도부와 군사 시설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 NYT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공습 표적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 압돌라힘 무사비 이란군 총사령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등 이란 최고위 인사들”이라며 “이란 전역 발사 기지에 분산 배치된 미사일들도 최초 공격 대상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이번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 협상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지 단 몇시간만에 이뤄졌다. 이달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3차 핵협상에서 미국 측의 핵심 요구사항인 핵 프로그램 폐기를 이란이 받아들이지 않자 즉각 군사행동을 개시한 것. 교착 상태에 빠진 핵 협상을 공습 명분으로 삼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차 핵협상 이후 백악관에서 “이란의 협상 방식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현재 이란은 무기급에 근접한 60%까지 농축된 우라늄을 300kg 비축하고 있는데, 미국은 그간 이란에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라고 요구해왔다. “이란은 핵 무기를 가져선 안된다”며 이미 농축된 우라늄 300㎏는 미국에 넘기고,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등 주요 핵시설 3곳을 해체하라고도 요구했다. 이에 이란은 현재 보유 중인 농축 우라늄의 농도를 최대한 낮춰 연료로 전환하고 이를 되돌릴 수 없도록 만들겠다는 중재안을 제시하며 맞서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공습 직후 연설에서 “그들은 핵 야망을 포기할 모든 기회를 거부했다”며 “우리는 더 이상 이를 용납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는 특히 이란의 미사일 관련 시설과 군사 인프라 등에 대한 겨냥하며 “우리는 그들(이란)의 미사일을 파괴하고 그들의 미사일 산업을 완전히 초토화할 것”이라며 “그것은 완전히 소멸될 것”이라고 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하거나, 중동 내 배치된 미군을 공격할 수 있는 역량 자체를 제거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에도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등 이란의 핵시설 3곳을 파괴하기 위한 ‘미드나잇 해머(Midnight Hammer·한밤의 망치)’작전을 벌였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탁신이 감옥 안에서 자신의 왕조가 저물어 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최근 미국 CNN방송이 21세기 태국 사회를 좌지우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탁신 친나왓(77) 전 태국 총리를 두고 내린 평가다. 8일(현지 시간) 태국 총선에서 탁신 일가가 세운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당 프아타이당은 하원 전체 500석 중 불과 74석을 확보하며 참패했다. 특히 프아타이당은 탁신의 고향이며 그의 텃밭으로 꼽혔던 북부 치앙마이에서 단 한 석도 차지하지 못했다. 왕실 지지 성향의 보수 정당 품짜이타이당이 193석으로 제1당 자리를 차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프아타이당은 강경진보 성향의 국민의당(118석)에도 크게 밀리며 원내 제3당으로 전락했다. 화교계 통신 재벌인 탁신은 2001년 2월 총리에 오른 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2006년 9월 그가 쿠데타로 실각했음에도 2008년 그의 매제 솜차이 웡사왓(79), 2011년 여동생 잉락 친나왓(59), 2024년 8월 딸 패통탄 친나왓(41)이 총리에 오르는 등 탁신 가문에서만 4명의 총리가 나왔다. 탁신은 가족의 집권 당시 막후에서 사실상 대리 통치를 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네 사람은 빈민층에 사실상의 무상 의료 제공, 쌀값 보조금 지급 등 노골적인 포퓰리즘 정책을 통한 성장, 즉 ‘탁시노믹스(Thaksinomics)’를 추구했다. 하지만 군부, 왕실 등과 내내 마찰을 빚었고 금권정치, 부정부패, 족벌정치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최근에는 핵심 지지층이던 농민, 대도시 서민 등에게서도 외면받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8일 총선 참패로 약 사반세기 동안 지속됐던 탁신 일가의 영향력 또한 상당 부분 쇠퇴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탁신 전 총리는 누구이고, 그의 일가가 어떻게 태국 사회에 이토록 오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는지 알아본다.● 총리가 된 화교 통신 재벌탁신 일가는 19세기 중국 광둥성에서 태국으로 이주한 화교 출신이며 비단 사업으로 부를 축적했다. 1949년 치앙마이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탁신은 1973년 경찰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떠났다. 미국 이스턴켄터키대, 텍사스주 휴스턴주립대에서 형사 행정으로 석박사 학위도 취득했다. 화교 상인의 후손답게 탁신은 귀국 후 경찰로 일하면서도 각종 부업에 열심이었다. 정보기술(IT) 산업의 초창기이던 1980년대 그는 컴퓨터, 케이블TV, 비퍼(삐삐) 등 각종 통신 사업을 벌였다. 1987년 아예 경찰을 관두고 본격적인 사업가로 나섰다. 탁신 일가가 소유한 ‘친그룹’은 이미 1990년대 초 태국 최대 통신회사로 성장했다. 사업에서 이룰 것을 다 이룬 탁신은 정치로 눈을 돌렸다. 1994∼1997년 외교장관, 부총리 등을 거친 그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로 경제난이 심각해지자 이를 정치적 기회로 삼았다. 그는 1998년 프아타이당의 전신 ‘타이락타이(태국인은 태국을 사랑한다)’당을 창당했다. 30밧(약 1380원) 의료제, 농가 부채 탕감 및 저금리 대출 확대, 마을당 100만 밧(약 4600만 원) 지원, 서민들의 유학 지원 등 파격적인 무상복지 정책을 내세웠다. 탁신의 집권 전 6500만 명 태국 국민 중 절대 다수는 의료 혜택을 거의 누리지 못했다. 정치 또한 수도 방콕 거주자를 중심으로 군부, 경찰, 고위 관료 등이 주도하는 전형적인 엘리트 체제였다. 이런 상황에서 탁신이 처음으로 농촌과 서민층을 정치의 전면에 내세우자 저소득층이 열광했다. 2001년 1월 총선에서 승리한 탁신은 한 달 후 총리에 취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런 그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보다 먼저 등장한 억만장자 포퓰리스트 정치인의 원조 격”이라고 논평했다. 탁신은 경찰 간부의 딸 포자만 나폼베지라와 결혼해 패통태(47), 핀통타(44), 패통탄 1남 2녀를 뒀다. 이재(理財)에 밝은 포자만은 남편을 재벌로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남편의 집권 후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한때 ‘태국의 힐러리 클린턴’으로 불렸다. 두 사람은 탁신의 실각 후 해외 도피 과정에서 이혼했다. 다만 재산을 지키기 위한 위장이혼이라는 설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포퓰리즘-부패-연고주의 비판 탁신의 집권 기간 외환위기 후유증에 시달리던 태국 경제는 회복세로 돌아섰다. 당시 태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5.4%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도 예정보다 2년 빠른 2003년 조기 상환했다. 이를 앞세워 탁신은 2005년 총선에서 하원 전체 500석의 75%인 377석을 쓸어 담는 대승을 거뒀다. 1932년 입헌군주제 수립 후 19번의 쿠데타가 발생할 정도로 정정 불안이 잦은 태국에서 4년 임기를 무사히 마친 총리, 선거라는 민주주의 방식으로 재선에 성공한 총리 또한 탁신이 처음이었다. 자신감을 얻은 탁신은 태국 사회의 금기로 여겨지는 공화제 도입을 주장하는 등 무소불위 권력을 휘둘렀다. 동시에 그는 태국 사회를 깊이 분열시켰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농민과 서민층은 그를 영웅 취급했지만 기득권 세력은 그의 포퓰리즘 정책, 부패, 친인척을 고위직에 중용하는 연고주의 등을 못마땅하게 여겼다.탁신의 형제자매는 잉락, 솜차이 웡사왓의 부인 야오와파를 비롯해 8명에 달한다. 이들은 물론 포자만의 형제자매들까지 탁신의 집권 기간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고위직에 오르자 비판이 고조됐다. 자신에게 적대적인 야당 정치인과 언론인을 탄압하는 통치 스타일도 문제를 키웠다. 2006년 1월 탁신 일가는 친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친코퍼레이션’의 지분 19억 달러(약 2조7550억 원)를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에 매각했다. 천문학적인 돈을 벌었음에도 친그룹이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해 단 한 푼의 세금도 내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민심이 등을 돌렸다. 결국 보수 세력과 군부가 반격에 나섰다. 2006년 9월 탁신이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에 머무는 사이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다. 태국 헌법재판소는 선거법 위반 혐의를 이유로 타이락타이당의 해산을 명령했다. 쿠데타 후 해외를 떠돌던 탁신은 2008년 2월 잠시 귀국했다. 같은 해 8월 재판을 앞두고 다시 출국해 망명을 선언했다. 영국, 아랍에미리트(UAE), 홍콩, 싱가포르 등에 머물던 탁신은 2023년 8월 귀국했다. 귀국 직후 법원에서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8년 형을 선고받고 방콕의 한 교도소에 수감됐다. 하지만 그는 수감 당일 건강 이상을 이유로 경찰병원으로 이송됐다. 에어컨, 소파 등을 갖춘 VIP 병실에서 장기간 머물고 있는 데다 가석방과 재수감을 반복해 ‘무늬만 수감’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잇따른 실정에 지지층 이탈탁신의 뒤를 이은 태국 최초의 여성 총리 잉락, 태국 최연소 총리 패통탄 등도 여러 비판에 시달렸다. 2008년 프아타이당의 창당을 주도했고 2011년 8월 집권한 잉락 전 총리는 농촌 표심을 잡기 위해 농민들이 재배한 쌀을 시장가보다 훨씬 높은 값에 사들였다. 이런 쌀이 국제 시장에서 제값에 팔릴 리 없었고 천문학적인 재정 손실만 초래했다. 그 와중에 잉락이 오빠 탁신의 사면을 추진하려 하자 반정부 여론이 고조됐다. 2014년 5월 헌법재판소는 그를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해임했다. 잉락의 실각 후 2023년 5월 총선 전까지 9년간 군부가 지지하는 정당이 계속 집권했다. 이 기간 탁신 또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는 듯한 행보를 취했다. 그러나 총선에서 탁신 일가는 또 기회를 잡는다. 당시 총선에서는 현재 최대 15년 형인 왕실모독죄의 형량을 대폭 완화하고 왕실 자산을 투명화하며 동성혼을 허용하자는 등의 파격적인 진보정책을 내세운 강성진보 정당 ‘전진당’이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다만 과반을 차지하진 못해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 대표가 연립정부 구성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탁신은 승부수를 던졌다. 자신과 일가의 최대 반대파인 군부, 왕실 세력과 손잡고 연정을 구성한 것이다. 당시 탁신 일가는 자신들과 친밀한 기업가 출신 정치인 세타 타위신을 총리로 내세웠다. 2024년 8월에는 아예 패통탄이 직접 총리에 올랐다. 다만 군부 및 왕실 세력과 협력하면서 ‘기득권층과 맞서는 서민 영웅’이라는 탁신의 기존 이미지는 산산조각 났다. 기존의 기득권인 왕실, 군부와 대적하기 위해 신흥 기득권인 탁신이 금권 정치로 서민 표심을 파고들었을 뿐 탁신 일가 또한 기존 기득권과 큰 차이가 없다는 비판이 고조된 것이다. 지난해 5월 캄보디아와의 국경 분쟁 발발 후 패통탄 전 총리가 보여준 행보도 큰 비판을 받았다. 당시 그가 캄보디아 실권자 훈 센 전 총리와 나눈 통화 내용이 유출됐다. 이 통화에서 패통탄은 부친과 가까운 훈 센 전 총리를 ‘삼촌’이라고 불렀다. 특히 자신에게 강경 대응을 촉구한 분씬 팟깡 태국군 제2사령관을 “단지 멋있게 보이려는 이유로 강경 대응을 고집한다”는 취지로 폄훼했다. 이 통화가 유출되자 태국 국민의 분노가 폭발했다. 현직 총리가 분쟁 중인 이웃 나라와 일종의 내통에 나섰다는 인상이 짙어졌다. 결국 지난해 8월 헌법재판소는 국가기밀 유출 혐의 등으로 패통탄을 파면했다.● 조카 내세운 8일 총선서도 참패 이번 총선에서 프아타이당은 탁신의 조카 욧차난 웡사왓(47)을 총리 후보로 내세웠다. 탁신의 또 다른 여동생 야오와파와 2008년 잠시 총리를 지낸 솜차이 웡사왓의 아들이다. 이미 총리를 네 명이나 배출한 탁신 일가가 친인척을 당의 얼굴로 내세운 것 또한 이번 총선의 패착으로 꼽힌다. 욧차난은 치앙마이 지역구에서조차 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는 인생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의학 분야의 과학자로 살았고 치앙마이와 큰 연고도 없다. 뉴욕타임스(NYT)는 “탁신은 태국 사회가 변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젊은 층은 탁신과 그의 포퓰리즘 정책에 아무런 애착이 없다”고 꼬집었다. 과거 탁신 지지자였던 시민 피팟 새티아우 씨(72) 또한 AFP통신에 “탁신이 도입한 30밧 의료제를 지지하지만 자식은 물론 조카까지 정치에 끌어들인 데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과거 프아타이당이 차지했던 ‘서민의 정당’ 이미지도 다른 세력이 차지했다. 2024년 헌법재판소가 전진당을 해산하자 그 지도부는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국민의당은 노인 연금 및 장애 수당 인상, 최저임금 인상 등 탁신 일가와는 또 다른 복지 정책을 강조하며 탁신 일가의 전통적 지지층이던 대도시 서민을 공략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성장 둔화와 양극화 상황에서 국민의당이 프아타이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을 잠식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탁신 본인의 위기 또한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귀국 후 병원에서 보낸 6개월이 형기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결정으로 지난해 9월 1년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됐다. 그의 왕실모독 혐의 재판 또한 끝나지 않았다. 탁신은 재판 출석 때 종종 왕실을 상징하는 노란색 옷을 입고 나오는 등 왕실 측에 납작 몸을 엎드리고 있다.● “탁신 영향력 지속” vs “포퓰리즘 한계 뚜렷” 이번 총선 결과로 탁신 일가의 영향력이 완전히 끝났다고 볼 수 있느냐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태국 전문가인 박정훈 부산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는 “치앙마이 등 북부 농민 유권자에게는 여전히 ‘탁신 브랜드’의 영향력이 강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ISEAS-유소프이삭연구소의 폴 챔버스 선임 연구위원 또한 AFP통신에 “태국 정치에서 ‘끝’이란 없다. 경제가 계속 나빠지면 프아타이당에 다시 기회가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총선에서 품짜이타이당의 승리를 이끈 아누틴 찬위라꾼 총리는 1996년 탁신이 만든 타이락타이당에서 정치를 시작한 인물이다. 아누틴 총리를 포함한 품짜이타이당의 지도부 또한 한때 타이락타이당에 몸담았지만 탁신의 지나친 포퓰리즘, 반왕실 노선에 불만을 품고 분당을 택한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아누틴 총리는 14일 연정 구성 시 프아타이당과도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수감 중인 탁신은 1년 형기의 3분의 2, 즉 8개월을 복역하면 가석방 신청 조건을 충족한다. 빠르면 오는 5월 가석방될 수 있다. 태국 쭐랄롱꼰대의 티티난 퐁수디락 교수는 CNN에 “탁신은 자존심이 강한 ‘뉴스메이커(newsmaker)’이자 ‘협상가(dealmaker)’”라며 “예전만큼 강력하고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더라도 탁신 일가는 계속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다만 박 교수는 “포퓰리즘은 더 큰 포퓰리즘을 요구한다. 포퓰리즘에 따른 정치적 효능감은 갈수록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탁신 일가의 재집권 여부와 관계없이 탁시노믹스 자체는 한계에 직면했다는 취지다. 탁신의 집권 시절 5%대 성장을 구가했던 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019년 이후 단 한 번도 3%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2025년 성장률 또한 2.2%에 그친 것으로 추산된다. IMF 기준 2024년 가계 부채도 GDP의 89%에 달해 서민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결국 성장 둔화, 양극화라는 고질적 문제를 누가 해결하느냐가 향후 태국 정계의 주축 세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직원들의 인공지능(AI) 도구 사용 행태를 추적하고 이를 인사평가에도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미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아마존은 ‘클래리티(Clarity)’라는 내부 시스템을 활용해 직원들의 AI 도구 사용 빈도를 추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직원들이 어떤 AI 도구를 사용하는지, 자체 개발 AI 코딩 에이전트인 ‘키로’를 얼마나 쓰는지 등을 확인, 이를 승진과 급여 인상 등에 직결되는 인사 평가에도 반영하는 것이다. 가령 물류비용 최적화를 담당하는 공급망 최적화 기술팀(SCOT)직원들 대상이라면 AI를 활용해 혁신을 이루거나 운영 효율성·효과를 높인 방법 등을 설명하도록 요구하는 식이다. 관리자 직급 대상 승진 평가에는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성과를 달성한 방법과 인력 감축에도 불구하고 혁신을 유지하고, AI를 활용해 시너지를 낸 사례 등을 질문해 승진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아마존 대변인은 이같은 AI 중심 조직 운영에 대해 “직원들이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도입하는지 이해하는것은 그들이 일상 업무에서 혁신을 이루고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도록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인사 평가 기간은 물론 연중 내내 AI 도입과 모범 사례를 공유해 전사적인 혁신과 운영 효율성 향상을 장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마존의 이와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10월과 올 1월 총 3만 명을 감원한 결정과 맞물려 직원들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은 또 아마존이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 등 외부 AI 모델 대신 ‘키로’를 사용하도록 하는 데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인포메이션은 “이같은 아마존의 추적과 성과관리 결정은 현재는 인간이 수행하는 업무를 AI로 얼마나 잘 자동화하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것이어서 직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 액센추어 등 다른 테크 기업들도 직원들의 AI 사용을 적극 장려하거나 관련 지표를 인사평가에 반영하는 추세다. 올 1월 메타는 직원들에게 성과 평가 및 보너스 지급 시 AI 도구를 사용한 코드 생성 등을 포함한 여러 지표를 고려하겠다고 발표했다 . 액센추어 또한 최근 직원들의 AI 로그인 데이터 수집을 시작했으며, 고위직 승진에는 AI 기술의 정기적인 활용이 필수 조건이라고 공지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테크 기업들이 온라인에 동의 없이 공유된 성적 이미지를 48시간 내 삭제토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영국 정부가 만든다. 이를 어긴 기업은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벌금에 처해지거나, 영국 내 서비스가 금지된다. 영국 정부는 18일 비동의 친밀·성적 이미지 유포를 아동 성착취물이나 테러 콘텐츠와 같은 수준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사진)는 이번 조치가 전례없는 피해에 노출된 여성을 대신해 빅테크 등 플랫폼 사업자와 벌이는 전쟁의 일환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그는 이날 “온라인 세계는 여성과 소녀에 대한 폭력에 맞서는 21세기 전장의 최전선”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이번 주 내 이 법안이 통과되면 피해자는 복수의 온라인 플랫폼에 각각 신고할 필요 없이 한 번만 신고하면 된다. 신고를 접수한 플랫폼은 해당 이미지를 삭제한 뒤 재업로드까지 차단해야 한다. 리즈 켄들 영국 기술부 장관은 “테크 기업이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던 시대는 끝났다”며 “어떤 여성도 이미지 삭제를 위해 플랫폼을 전전하며 며칠씩 기다려선 안 된다”고 했다. 지난해 5월 영국 의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영국 내 비동의 성적 이미지 관련 신고 건수는 전년 대비 20.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은 최근 비동의 딥페이크 이미지 제작 및 유포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법을 도입했다. 또 호주처럼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가해자들이 피해자 사진 없이도 이미지를 조작 생성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이 성착취 도구로 악용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에 아동 성착취물 확산에 대응해 온 국제인터넷핫라인협회(INHOPE)와 세이프온라인, 인터넷감시재단(IWF) 등은 이달 10일 AI가 비동의 신체 합성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술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에선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가 해당 성명에 참여했다. 참여단체들은 “비동의 신체 합성 도구는 동의 없이 타인의 나체 이미지를 생성하고, 아동에 대한 불법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며 “이를 제작하거나 배포하는 기업, 개발자, 개인은 반드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테크 기업들이 온라인에 동의 없이 공유된 성적 이미지를 48시간 내 삭제토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영국 정부가 만든다. 이를 어긴 기업은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벌금에 처해지거나, 영국 내 서비스가 금지된다.영국 정부는 18일 비동의 친밀·성적 이미지 유포를 아동 성착취물이나 테러 콘텐츠와 같은 수준으로 규제해야한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번 조치가 전례없는 피해에 노출된 여성을 대신해 빅테크 등 플랫폼 사업자와 벌이는 전쟁의 일환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그는 이날 “온라인 세계는 여성과 소녀에 대한 폭력에 맞서는 21세기 전장의 최전선”이라고 밝혔다.이 법안이 통과되면 피해자는 복수의 온라인 플랫폼에 각각 신고할 필요 없이 한 번만 신고하면 된다. 신고를 접수한 플랫폼은 해당 이미지를 삭제한 뒤 재업로드까지 차단해야 한다. 리즈 켄들 영국 기술부 장관은 “테크 기업이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던 시대는 끝났다”며 “어떤 여성도 이미지 삭제를 위해 플랫폼을 전전하며 며칠씩 기다려선 안 된다”고 했다. 지난해 5월 영국 의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영국 내 비동의 성적 이미지 관련 신고 건수는 전년 대비 20.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은 최근 비동의 딥페이크 이미지 제작 및 유포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법을 도입했다. 또 호주처럼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가해자들이 피해자 사진 없이도 이미지를 조작 생성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이 성착취 도구로 악용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에 아동 성착취물 확산에 대응해 온 국제인터넷핫라인협회(INHOPE)와 세이프온라인, 인터넷감시재단(IWF) 등은 이달 10일 AI가 비동의 신체 합성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술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에선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가 해당 성명에 참여했다. 참여단체들은 “비동의 신체 합성 도구는 동의 없이 타인의 나체 이미지를 생성하고, 아동에 대한 불법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며 “이를 제작하거나 배포하는 기업, 개발자, 개인은 반드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나도 소중한 사람이다(I am Somebody).” 1980년대 미국 흑인 인권 운동을 주도하며 미 정치권과 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제시 잭슨 목사가 17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84세. 잭슨 목사의 유족은 부고를 알리는 성명을 통해 “아버지는 전 세계의 억압받고 소외된 이들, 목소리 없는 이들을 섬기는 지도자였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유족 측은 잭슨 목사가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 자택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정확한 사인은 밝히지 않았지만, 잭슨 목사는 2017년 파킨슨병 투병 중인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잭슨 목사는 그의 멘토였던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주도한 1960년대 민권 운동 시절부터 미국 내 흑인과 소외 계층의 인권 증진에 앞장서 왔다. 시카고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1984년 흑인 인권과 여성 및 성소수자 권익까지 아우르는 인권 보호단체인 ‘전미 무지개 연합’을 설립했다. 또 1996년 ‘레인보푸시연합(RPC)’으로 이 조직을 확대해, 미국 내 소외계층을 대변하는 활동을 펼쳤다. 잭슨 목사는 흑인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한 정치세력화에도 적극 나섰다. 인종, 성, 종교를 뛰어넘어 소외된 이들을 결집한 무지개 연합은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의 대선 승리를 뒷받침한 토대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잭슨 목사 스스로도 1984년과 1988년 두 차례 미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출마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잭슨 목사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시민 운동(1960년대)부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당선(2008년) 전까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인사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리아, 쿠바, 이라크, 세르비아 등 해외 분쟁지에 억류된 미국인과 타국인들의 석방을 이끌어내는 데도 역할을 했다. 또 1986년엔 우리나라를 찾아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고, 당시 가택연금 상태였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났다. 그의 별세 소식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전직 미국 대통령들은 일제히 추모 메시지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잭슨 목사와 함께 찍은 사진 10여 장을 올리며 “나는 대통령이 되기 훨씬 전부터 그를 잘 알았다”며 “제시는 그 이전에도 보기 드문 압도적인 존재(force of nature)였다”고 썼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는 두 차례에 걸쳐 역사적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며 내가 이 나라 최고위 직책에 도전하는 캠페인의 토대를 깔았다”며 “우리는 그와 같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다”고 밝혔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방글라데시 신임 총리로 타리크 라만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 총재(60·사진)가 선출됐다. 17년의 해외 망명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온 그는 17일 취임식을 갖고 임기를 시작했다. 독재 정권 붕괴 뒤 이뤄낸 정권 교체란 의미 외에 그의 파란만장한 가족사도 주목받고 있다. 라만 총리의 아버지는 지아우르 라만 전 대통령(재임 1977∼1981년)이고, 어머니는 방글라데시의 첫 여성 총리(재임 1991∼1996년, 2001∼2006년)를 지낸 칼레다 지아 BNP 전 총재다. 라만 전 대통령은 1981년 군사 쿠데타를 시도한 군 장교에 의해 암살됐다. 남편의 뜻을 이어 정치에 투신한 지아 전 총리는 군사 쿠데타로 실각했다. 2018년 부패 혐의로 17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뒤 2024년에야 풀려났다. 라만 총리의 정치 인생도 평탄치 않았다. 2007년 3월 부패 혐의로 체포돼 다음 해 보석으로 풀려난 뒤 영국 런던으로 떠났고, 17년이 지난 뒤에야 방글라데시로 돌아올 수 있었다. 지아 전 총리는 라만 총리가 귀국한 직후인 지난해 12월 30일 별세했다. 애도 분위기 속에 12일 치러진 총선에서 BNP는 총 300석 중 212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다만, 라만 총리가 직면한 현실은 엄중하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2024년 반정부 시위 진압 과정에서 3주간 최대 1400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 실업률, 빈곤율 등 경제난도 심각하다. 라만 총리는 최근 영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복수는 아무것도 되돌려주지 못한다”며 “우리는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가 축출된 (2024년) 8월 5일 이전으로 되돌아가지 않도록 함께 협력하고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방글라데시 신임 총리로 타리크 라만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 총재(60)가 선출됐다. 17년의 해외 망명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온 그는 17일 취임식을 갖고 임기를 시작했다. 독재 정권 붕괴 뒤 이뤄낸 정권교체란 의미 외에 그의 파란만장한 가족사도 주목받고 있다.라만 총리의 아버지는 지아우르 라만 전 대통령(재임 1977∼1981년)이고, 어머니는 방글라데시의 첫 여성 총리(재임 1991∼1996년, 2001∼2006년)를 지낸 칼레다 지아 BNP 전 총재다. 라만 전 대통령은 1981년 군사 쿠데타를 시도한 군 장교에 의해 암살됐다. 남편의 뜻을 이어 정치에 투신한 지아 전 총리는 군사 쿠데타로 실각했다. 2018년 부패 혐의로 17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뒤 2024년에야 풀려났다.라만 총리의 정치 인생도 평탄치 않았다. 2007년 3월 부패 혐의로 체포돼 다음 해 보석으로 풀려난 뒤 영국 런던으로 떠났고, 17년이 지난 뒤에야 방글라데시로 돌아올 수 있었다. 지아 전 총리는 라만 총리가 귀국한 직후인 지난해 12월 30일 별세했다. 애도 분위기 속에 12일 치러진 총선에서 BNP는 총 300석 중 212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다만, 라만 총리가 직면한 현실은 엄중하다. 이번 총선은 ‘학생혁명’으로 불린 2024년 반(反)정부 대학생 시위 후 첫 선거였던 만큼 정국 안정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2024년 반정부 시위 진압 과정에서 3주간 최대 1400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 실업률, 빈곤율 등 경제난도 심각하다.라만 총리는 최근 영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복수는 아무것도 되돌려주지 못한다”며 “우리는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가 축출된 (2024년) 8월 5일 이전으로 되돌아가지 않도록 함께 협력하고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나도 소중한 사람이다(I am Somebody).”미국 흑인 민권 운동의 상징인 제시 잭슨 목사가 17일(현지 시간)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향년 84세.유족은 부고를 알리는 성명에서 “아버지는 전 세계의 억압받고 소외된 이들, 목소리 없는 이들을 섬기는 지도자였다”고 추모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유족은 잭슨 목사가 시카고 자택에서 평화롭게 별세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인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잭슨 목사는 2017년 파킨슨병 투병 중인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잭슨 목사는 그의 멘토였던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주도한 1960년대 민권 운동 시절부터 미국 흑인과 소외 계층의 인권 증진에 앞장서 왔다. 시카고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1984년 흑인 인권을 비롯해 여성과 성소수자 권익까지 아우르는 민권 단체 ‘전미 무지개 연합’을 설립했다. 1996년 ‘레인보우푸시연합(RPC)‘으로 조직을 확대, 미국 내 소외계층을 대변하는 활동을 강화했다. 잭슨 목사는 흑인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한 정치세력화에도 적극 나섰다. 인종, 성, 종교를 뛰어넘어 소외된 이들을 결집한 무지개 연합은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의 대선 승리를 뒷받침한 토대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잭슨 목사 스스로도 1984년과 1988년 두차례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해 저력을 보여줬다. 뉴욕타임스(NYT) “잭슨 목사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시민권 운동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 사이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인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공식적인 직함은 없었지만 시리아, 쿠바, 이라크, 세르비아 등 해외 분쟁지에 억류된 미국인과 타국인들의 석방을 끌어내는 데도 역할을 했다. 1986년엔 우리나라를 찾아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고, 가택연금 상태였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났다. 그의 별세 소식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전직 미국 대통령들은 일제히 추모 메시지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잭슨 목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10여장 올리며 “나는 대통령이 되기 훨씬 전부터 그를 잘 알았다”며 “제시는 그 이전에도 보기 드문 자연 같은 존재(force of nature)였다”고 칭송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는 두차례에 걸쳐 역사적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며 내가 이 나라 최고위 직책에 도전하는 캠페인의 토대를 깔았다”며 “우리는 그와 같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다”고 애도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종잡을 수 없는 행보에 대해 “16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신왕정주의(Neoroyalism)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스테이시 고다드 웰즐리대 교수와 에이브러햄 뉴먼 조지타운대 교수의 연구를 인용해 “미국 외교정책 기구는 관료 조직에서 영국 튜더 왕조나 합스부르크 가문과 같은 왕실 가족으로 변모했다”며 “미국의 외교 정책은 마치 궁정 파벌처럼 독점적 소수의 손에서 형성된다”고 했다. 트럼프의 외교정책은 일관성이 없고 비이성적으로 보이는데, 군주 개인의 권한이 막강했던 튜더 왕조에 가까운 왕실 통치 방식으로 해석해야 현실적 대응방안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2차대전 이후 정립된 국제 질서는 ▲규칙 기반 ▲서방 동맹 ▲다자주의를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국제질서를 간단히 뒤엎었다. 그가 신봉해온 ‘힘의 정치’로 국제 질서를 신뢰해온 전세계를 충격에 몰아넣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7일 “국제기구가 미국의 국익에 반해 운영되고 있다”며 국제연합(UN) 기구 35개를 포함한 국제기구 66개에서 탈퇴한다고 발표했다.●베네수엘라 생포하고 “국제법 필요없다” 선언트럼프 대통령이 ‘힘의 정치’를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낸 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한 이후였다. 그는 지난달 8일 NYT 인터뷰에서 “나를 멈출 수 있는 오직 한 가지는 내 도덕성(morality), 내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의 ‘최고 사령관’으로서 휘두르는 권력에 어떤 견제 장치가 있냐는 질문에 “나에게 국제법은 필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 정부가 국제법을 준수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했지만, 미국에 제약이 되는 상황일 경우 결정권자는 자신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국제법을 정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 이에대해 NYT는 “강대국이 충돌할 때 법과 조약이 아닌 국가의 힘이 결정 요인이 돼야 한다는 그의 세계관을 가장 노골적으로 인정한 발언이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중국과 같은 전통적인 적대국과는 기꺼이 협상을 체결하는 반면, 캐나다 덴마크와 같은 오랜 동맹국은 공격 대상으로 삼는 것이나, 무역과 외교를 철저한 비즈니스 거래로 보는 방식 등도 전례없는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 ●“측근에 이익 흘러가는 구조도 신왕정주의 단면”NYT는 측근들에 이익이 흘러가는 구조도 ‘신왕정주의’란 분석을 뒷받침한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미국의 번영’을 위한 국가적 이익이 아니라, 측근들의 사익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폴 싱어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CEO가 투자한 회사가 베네수엘라의 국영 석유회사 자회사인 ‘시트고’를 인수, 베네수엘라 원유 정제·ּ유통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게 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현지 언론에선 “폴 싱어의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마두로 축출의 가장 큰 승자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인공지능(AI) 기업을 소유한 UAE 왕가 핵심인사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운영하는 암호화폐 기업 지분 49%를 인수한 것도 논란이다. 이후 트럼프 정부가 그간 철저히 수출을 통제해온 엔비디아 칩을 연간 50만개 규모로 UAE에 공급하기로 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미 상원의원이 “이것은 명백한 부패”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아랍에미리트에 민감한 AI 칩을 판매하기로 한 결정을 반드시 되돌려야 한다”고 비판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같은 왕정 파벌의 역할을 하는 소수 그룹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 가족을 비롯해 ▲대선 캠페인에 2억 9150만달러(약 4300억 원)를 기부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월가 거물’ 폴 싱어 CEO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을 이끌고 있는 부동산 거물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등이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사실상의 과도통치를 선언한 가운데, 루비오 장관이 베네수엘라 ‘총독(viceroy)’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관세 전쟁’을 무기 삼은 무역 정책도 ‘신왕정주의’와 유사한 패턴을 따른다. NYT는 “베트남은 관세율 인하를 추진하며 트럼프 가문의 15억 달러 규모 골프장 건설을 신속 승인했다”며 “관세는 미국 제조업 부흥을 가져오진 못했지만, 국가와 기업들에게 헌금을 받아내는 매우 편리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메타, 애플 등 미국 주요기업들이 마치 왕에게 공물을 바치듯 막대한 기부금을 내는 것도 ‘신왕정주의’의 단면이다. 3억 달러 규모의 백악관 새 연회장 건립에는 메타, 애플, 록히드마틴, 리플 등 37개 기업이 기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NYT는 “한국 정부가 지난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에 금관을 선물한 것도,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화려한 의식을 동원한 왕실 방문을 제안한것도 우연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2015년 ‘엠파이어(Empire)’라는 자신의 남성 향수 브랜드를 만들며 남긴 말을 덧붙였다. “모든 남자는 자신만의 제국을 건설해야 한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미국과 유럽의 정·재계 고위층을 강타한 억만장자 아동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 스캔들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가를 덮쳤다. 엡스타인과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잇단 사퇴 압박에도 버티기에 들어갔다. 러트닉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며 동시에 ‘글로벌 관세 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인사로 꼽힌다.11일 블룸버그통신의 엡스타인 파일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의 남동생으로 테슬라 이사를 맡고 있는 킴벌 머스크(사진)는 엡스타인을 통해 최소 2명의 여성을 소개받았다. 그는 2012년 엡스타인으로부터 제니퍼라는 여성을 소개받은 뒤 “그녀와의 시간이 매우 즐겁다. 그녀는 훌륭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킴벌은 소셜미디어 X에 “2012년에 만나 데이트한 여성은 엡스타인이 소개하지 않았다”며 “엡스타인과의 유일한 만남은 낮에 그의 뉴욕 사무실에서 이뤄졌고, 그 후엔 만나지 않았다. 그의 섬에도 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킴벌은 2004년부터 테슬라 이사로 재직 중인 최장기 이사회 멤버로, 테슬라 주식 약 14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형이 세운 민간 우주 개발 기업 스페이스X의 이사로도 활동했다. 머스크 CEO 역시 2012, 2013년 엡스타인과 수차례 이메일을 주고받은 사실이 수사 문건에 포함됐다. 엡스타인이 머스크 CEO에게 자신이 소유한 섬에 방문하기 위한 헬리콥터에 몇 명을 태울 건지 묻거나, 머스크 CEO가 엡스타인에게 파티 계획을 문의한 내용이다. 다만, 머스크 CEO는 엡스타인을 “역겨운 사람”이라고 부르며, 그의 초대를 거절했다고 반박했다. 엡스타인 연루 의혹으로 여당인 공화당에서조차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러트닉 장관은 10일 연방 상원 세출위원회 산하 소위 청문회에 출석해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2005년 엡스타인과 만난 직후 절연했다는 자신의 발언을 번복했다. 대신, 그는 “2012년 엡스타인이 소유한 카리브해 리틀세인트제임스섬을 방문한 건 맞지만 아내와 네 명의 자녀, 보모 등과 함께 있었다”며 문제 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미국과 유럽의 정·재계 고위층을 강타한 억만장자 아동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 스캔들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가를 덮쳤다. 엡스타인과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잇단 사퇴 압박에도 버티기에 들어갔다. 러트닉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며 동시에 ‘글로벌 관세 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인사로 꼽힌다.11일 블룸버그통신의 엡스타인 파일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의 남동생으로 테슬라 이사를 맡고 있는 킴벌 머스크가 엡스타인을 통해 최소 2명의 여성을 소개받았다. 그는 2012년 엡스타인으로부터 제니퍼라는 여성을 소개받은 뒤 “그녀와의 시간이 매우 즐겁다. 그녀는 훌륭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에 대해 킴벌은 소셜미디어 X에 “2012년에 만나 데이트한 여성은 엡스타인이 소개하지 않았다”며 “엡스타인과의 유일한 만남은 낮에 그의 뉴욕 사무실에서 이뤄졌고, 그 후엔 만나지 않았다. 그의 섬에도 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킴벌은 2004년부터 테슬라 이사로 재직 중인 최장기 이사회 멤버로, 테슬라 주식 약 14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형이 세운 민간 우주 개발기업 스페이스X의 이사로도 활동했다.머스크 CEO 역시 2012, 13년 엡스타인과 수차례 이메일을 주고받은 사실이 수사 문건에 포함됐다. 엡스타인이 머스크 CEO에게 자신이 소유한 섬에 방문하기 위한 헬리콥터에 몇 명을 태울 건지 묻거나, 머스크 CEO가 엡스타인에게 파티 계획을 문의한 내용이다. 다만, 머스크 CEO는 엡스타인을 “역겨운 사람”이라고 부르며, 그의 초대를 거절했다고 반박했다.엡스타인 연루 의혹으로 여당인 공화당에서조차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러트닉 장관은 10일 연방 상원 세출위원회 산하 소위 청문회에 출석해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2005년 엡스타인과 만난 직후 절연했다는 자신의 발언을 번복했다. 대신, 그는 “2012년 엡스타인이 소유한 카리브해 리틀세인트제임스섬을 방문한 건 맞지만 아내와 네 명의 자녀, 보모 등과 함께 있었다”며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지난달 30일 미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파일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엡스타인과 2005년부터 최소 13년간 정기적으로 교류한 정황이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총 250개가 넘는 문서에서 러트닉 장관의 이름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이는 오래 전 엡스타인과 관계를 끊었다는 러트닉 장관의 주장과 상충된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8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신생 정당으로 돌풍을 일으킨 1990년생 젊은 당 대표가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AI) 엔지니어 출신으로 지난해 ‘팀 미라이’를 창당해 이번 선거에서 비례대표 11석을 차지한 안노 다카히로 대표(35)가 주인공이다. 이념보다 기술을 중시하고, 젊은 층과 도시 유권자들을 겨냥한 ‘미래형 정당’을 앞세워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안노 대표가 이끄는 팀 미라이는 5석 이상을 목표로 14명을 공천했는데, 이 중 비례대표 의석 11석을 차지했다. 목표를 뛰어넘는 예상 밖 성과를 거둔 것. 미라이는 일본어로 ‘미래’를 뜻한다. ‘좌도 우도 아닌 미래로’를 슬로건으로 정치개혁을 호소하며 창당한 지 9개월 만의 성과다. 지난해 5월 설립된 팀 미라이는 같은 해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안노 대표가 비례대표로 당선되고, 정당 요건(득표율 2% 이상)을 충족해 국정에 처음 참여했다. 도쿄대 공과대에서 AI를 전공한 안노 대표는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 등에서 일했다. 이후 여러 회사에서 AI 엔지니어로 일하며 공상과학(SF) 작가로 활동했다. 2024년 도쿄도지사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기성정치에 환멸을 느끼는 젊은 세대를 집중 공략했다. 육아와 교육에 대한 투자를 강조하고, 자녀 수에 따라 부모의 소득세를 줄여 주는 ‘육아감세’ 공약을 발표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소비세 감세 공약이 나왔지만, 그는 일관되게 현행 10% 소비세율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사회보험료 인하’를 내걸었다. 현행 사회보험료 제도가 상대적으로 중·저소득층에 불리한 구조라는 판단에서다. 안노 대표는 전날 밤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국정 정당이 되면서 우리를 알게 된 사람이 크게 늘었다”며 “소비세 감세에 대해 다른 정당과 다른 입장으로, (세율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유일한 수용처가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AI 엔지니어 출신답게 기술에 기반한 ‘테크 정치’를 강조한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정치에선 전문가와 유권자,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신속하고 깊이 있게 모으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이제는 AI를 활용해 더 깊이 있는 의견들을 모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의 소셜미디어엔 하루에 2000시간 분량의 대화 로그가 모인다”며 “이를 분석하면 기존에 그 누구도 지적하지 않았던 다양한 문제를 발견할 수 있고, 이 내용을 국회에 반영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미국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4명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근 서한을 보내 미국이 한국에 약속한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지원 방침이 핵확산 위험을 키울 수 있다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6일(현지 시간) 에드워드 마키 민주당 상원의원은 자신과 크리스 밴 홀런, 제프 머클리, 론 와이든 의원 명의로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서한에서 의원들은 “(한국에 대한 우라늄 농축 등 지원은) 농축·재처리 기술의 확산 위험을 제한하기 위한 워싱턴의 오랜 초당적 정책을 뒤집는 것”이라며 “한국에 잠재적(latent) 핵 역량을 제공하는 것은 역내는 물론 그 밖의 지역에서도 핵확산 위험과 군비 경쟁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점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미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무역·안보 분야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sheet·공동 설명자료)’를 통해 미국이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를 승인하고,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를 지지하기로 했다. 이들은 “한국은 자국의 민간 원자력 프로그램을 발전시키기 위해 필요하며 핵무기를 보유할 의도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은 1970년대부터 핵무기에 대한 관심을 가져왔고, 윤석열 전 대통령은 북한 억제를 위해 한국이 핵무기를 추구해야 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원자력 협정에서 가능한 가장 강력한 비확산 조치라는 최고 기준(gold standard)을 적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방미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은 2일과 4일 미 여야 상원의원들을 만나 핵잠 건조와 원자력, 조선 분야 협력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했다고 외교부가 이날 밝혔다. 조 장관이 이번에 접촉한 의원 중에는 이번 서한에 이름을 올린 머클리 의원도 포함돼 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6일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심리적 저항선인 7만 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친(親)가상화폐 정책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지난해 10월 미중 무역갈등 격화에 따른 거시경제 불안으로 한 차례 폭락한 비트코인 값은 인공지능(AI) 거품 우려로 촉발된 기술주 매도세 등이 겹치며 급락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 후보자가 통화 긴축에 나설 수 있단 시장의 우려도 가상화폐 폭락에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6일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한국 시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6만6656달러로 24시간 전보다 5.4% 급락했다. 앞서 오전 9시 20분에는 6만74달러까지 추락했는데, 이는 2024년 9월 이후 1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암호화폐 업계가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침체기인 이른바 ‘크립토 윈터(암호화폐의 겨울)’에 깊이 빠져들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2년 암호화폐 폭락 이후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가상화폐 시총 2위 종목인 이더리움도 이날 2000달러 선이 붕괴된 데 이어 한때 1745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소폭 반등해 오후 2시 기준 1956달러에 거래됐다. 암호화폐 폭락은 디지털 자산 보유 기업들의 주가까지 끌어내렸다.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매입한 스트래티지 주가는 이날 17.1% 급락했다. 지난해 10월 6일(미 동부시간 기준) 12만621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비트코인 값은 올해 들어 30%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對)중국 100% 추가 관세를 발표하며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되자 비트코인 값은 하루 만에 11만 달러 선으로 내려앉았다. 이후 3개월 넘게 꾸준한 하락세를 보인 비트코인 값은 지난해 10월 고점 대비 50% 이상 급락한 상태다. 비트코인 가격을 지지해 왔던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지난해 10월 이후 매달 수십억 달러의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도이치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70억 달러, 지난해 12월 20억 달러가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 빠져나간 데 이어 올 초에도 30억 달러 이상이 유출됐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따른 거시경제 불안과, 빚을 얻어 무리하게 투자하는 행태가 맞물리며 가상화폐 값이 추락했다고 5일 진단했다. 불안심리로 주식, 채권 등 자산시장이 흔들리자 투자자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가상화폐를 한꺼번에 팔아치우고 있다는 것. 웨니 카이 신퓨처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가상화폐 시장이 거시경제 지표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가상화폐가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급등할 거라는 안일한 믿음은 끝났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일각에선 ‘워시 쇼크’와 AI발 위험 회피 심리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과거 매파 성향을 보인 워시 지명자가 통화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이 가상화폐 폭락의 한 원인이 됐다는 것.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해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됐다”며 “이에 더해 AI 기술이 소프트웨어 산업을 대체할 거라는 우려로 기술주 약세가 나타난 점도 가상화폐 시장엔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4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발언도 가상자산 하락을 부추겼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미 의회 청문회에서 “정부가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시장에 개입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외곽의 시아파 이슬람 사원에서 6일(현지 시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31명이 숨지고 169명이 다쳤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슬라마바드 외곽 탈라이 지역의 시아파 이슬람 사원 ‘이맘 바르가 카디자 툴 쿠브라’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해 정부 당국이 사고를 수습 중이다. 이날 대규모 합동 예배를 위해 모인 신자들이 많아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와 경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테러범은 사원 입구에서 입장을 제지당하자 자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는 목격자 발언을 인용해 “폭발이 일어난 현장에는 시신들이 사방에 널려 있고, 다리가 없는 시신도 있었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단체는 나오지 않았다. 인구 2억4100만 명의 파키스탄은 수니파 무슬림이 다수로, 소수파인 시아파는 과거에도 종파 간 폭력의 표적이 돼 왔다. 특히 수니파 이슬람 무장단체인 파키스탄탈레반(TTP)이나 이슬람국가(IS) 같은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시아파를 상대로 테러 공격을 이어왔다.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무고한 민간인을 공격하는 것은 반인도적 범죄”라고 규탄했다. 셰바즈 샤리프 총리도 “책임자들을 반드시 찾아내 처벌해야 한다”며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미국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4명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근 서한을 보내 미국이 한국에 약속한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지원 방침이 핵확산 위험을 키울 수 있다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6일(현지 시간) 에드워드 마키 민주당 상원의원은 자신과 크리스 밴 홀런, 제프 머클리, 론 와이든 의원 명의로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서한에서 의원들은 “(한국에 대한 우라늄 농축 등 지원은) 농축·재처리 기술의 확산 위험을 제한하기 위한 워싱턴의 오랜 초당적 정책을 뒤집는 것”이라며 “한국에 잠재적(latent) 핵역량을 제공하는 것은 역내는 물론 그밖의 지역에서도 핵 확산 위험과 군비 경쟁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점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미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무역·안보분야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sheet·공동 설명자료)’를 통해 미국이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를 승인하고,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를 지지하기로 했다.이들은 “한국은 자국의 민간 원자력 프로그램을 발전시키기 위해 필요하며 핵무기를 보유할 의도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은 1970년대부터 핵무기에 대한 관심을 가져왔고, 윤석열 전 대통령은 북한 억제를 위해 한국이 핵무기를 추구해야 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원자력 협정에서 가능한 가장 강력한 비확산 조치라는 최고 기준(gold standard)을 적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한편, 현재 방미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은 2일과 4일 미 여야 상원의원들을 만나 핵잠 건조와 원자력, 조선 분야 협력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했다고 외교부가 이날 밝혔다. 조 장관이 이번에 접촉한 의원 중에는 이번 서한에 이름을 올린 머클리 의원도 포함돼 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