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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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회부 사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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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yeom@donga.com

취재분야

2026-05-15~2026-06-14
사회일반43%
사건·범죄18%
검찰-법원판결7%
교육7%
사고7%
교통4%
인사일반4%
선거4%
운수/교통4%
금융2%
  • 뜯지도 않고 버려지는 ‘선거 공보물’… 10명중 1명만 “자세히 읽어”

    서울 송파구에 사는 김혜민 씨(28)는 최근 집으로 온 ‘종이 선거 공보물’을 뜯지도 않고 그대로 버렸다. 온라인상으로도 공보물을 확인할 수 있어 굳이 종이로 볼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김 씨는 “휴대전화를 통한 배포 등 공보물을 더 효율적으로 받을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거 공보물은 후보자의 경력, 전과 유무, 핵심 공약 등이 담긴 자료로 유권자가 후보자의 자질을 따져 볼 수 있는 일종의 검증서다. 그러나 지방선거는 총선이나 대선에 비해 후보자가 많다 보니 제작 배포해야 할 공보물도 늘어나 비용도 만만치 않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 쓰인 후보자 공보물은 5억8000만 부에 달했다. 발송에 쓴 세금은 약 299억 원이었다. 올해 등록된 후보자가 4년 전 선거(7616명)보다 213명(2.8%) 늘어난 7829명이라 인쇄 규모 역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김 씨처럼 가정에 배포된 종이 선거 공보물을 열어 보지도 않고 버리는 유권자가 선거 때마다 적지 않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2월 26일부터 3월 31일까지 유권자 68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종이 공보물을 ‘자세히 읽는다’고 답한 비율은 11.4%였다. 반면 공보물을 읽지 않거나 봉투째 버린다고 답한 비율은 36%로 3배가 넘었다. 국민 10명 중 9명은 공보물을 제대로 읽지 않고 있는 것. 유권자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핵심 수단인 공보물을 일괄적으로 인쇄물로 배포하는 대신 전달 방식을 다양화해 도달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공보물은 종이 인쇄물 외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유권자들에게 휴대전화나 e메일로 발송하는 등 접근성을 높이자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22대 국회에서도 전자식 선거공보물을 도입하거나 공보물을 재생 종이로 만드는 등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3건 발의됐지만 모두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전문가들은 유권자가 공보물을 받는 방식을 선택하도록 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희망하는 유권자만 전자문서 형태의 공보물을 발송하는 등 대안을 마련한다면 후보자의 정보나 공약을 유권자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 2026-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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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13개 의혹’ 김병기 차명 후원금도 수사

    공천헌금 수수와 차남 취업 청탁 등 김병기 의원(무소속·사진)과 관련된 13개 의혹을 9개월째 수사 중인 경찰이 추가로 김 의원의 후원금 차명 기부 의혹을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김 의원을 7차례 불러 조사한 경찰이 일부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면서 김 의원에 대한 처분이 6·3 지방선거 이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4∼5월 김 의원의 과거 후원자와 후원금 관리를 맡았던 인물 등을 피의자로 입건한 뒤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과거 지방선거에서 김 의원에게 공천을 받기 위해 대가로 후원금을 차명으로 건네거나, 차명임을 알고도 후원금 처리를 도운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1월 12일 고발됐다.경찰은 이 같은 차명 기부 방식을 기존 13개 의혹 중 하나에 포함시켜 김 의원이 차명 후원을 지시하거나 관여했는지 등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구 지역 정치인들로부터 2017∼2024년 1인당 1000만 원이 넘는 고액 후원을 받았고, 이들은 당시 각각 동작구청장 후보와 서울시의원 후보 등으로 공천받아 이 돈이 공천 대가성 헌금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김 의원은 이 밖에도 202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의원의 부인 이모 씨가 전직 동작구의원 2명으로부터 총 3000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 동작구의회 법인카드 사적 유용에 대한 수사를 무마해 달라는 청탁을 경찰 출신 국회의원에게 부탁했다는 의혹, 차남의 숭실대 특혜 편입과 취업 청탁 의혹, 강선우 의원의 ‘공천헌금 1억 원 수수’ 묵인 의혹 등을 받는다.경찰 안팎에선 늑장 수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1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김 의원 관련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 “수사를 일괄 종료하는 게 좋겠지만 워낙 상황이 많아 마무리된 것부터 정리하려 마음먹고 있다”며 “대부분은 마무리됐지만 법리 검토 과정에서 수사할 부분이 나오기 때문에 법리 검토가 끝나야 다음 단계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 2026-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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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투째 버려지는 ‘선거공보물’…10명 중 1명만 “자세히 읽어”

    서울 송파구에 사는 김혜민 씨(28)는 최근 집으로 온 ‘종이 선거 공보물’을 뜯지도 않고 그대로 버렸다. 온라인상으로도 공보물을 확인할 수 있어 굳이 종이로 볼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김 씨는 “휴대전화를 통한 배포 등 공보물을 더 효율적으로 받을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선거 공보물은 후보자의 경력, 전과 유무, 핵심 공약 등이 담긴 자료로 유권자가 후보자의 자질을 따져볼 수 있는 일종의 검증서다. 그러나 지방선거는 총선이나 대선에 비해 후보자가 많다보니 제작 배포해야 할 공보물도 늘어나 비용도 만만치 않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 쓰인 후보자 공보물은 5억8000만 부에 달했다. 발송에 쓴 세금은 약 299억 원이었다. 올해 등록된 후보자가 4년 전 선거(7616명)보다 213명(2.8%) 늘어난 7829명이라 인쇄 규모 역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하지만 김 씨처럼 가정에 배포된 종이 선거 공보물을 열어보지도 않고 버리는 유권자가 선거 때마다 적지 않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2월 26일부터 3월 31일까지 유권자 68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종이 공보물을 ‘자세히 읽는다’고 답한 비율은 11.4%였다. 반면 공보물을 읽지 않거나 봉투째 버린다고 답한 비율은 36%로 3배가 넘었다. 국민 10명 중 9명은 공보물을 제대로 읽지 않고 있는 것.유권자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핵심 수단인 공보물을 일괄적으로 인쇄물로 배포하는 대신 전달 방식을 다양화해 도달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공보물은 종이 인쇄물 외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유권자들에게 휴대전화나 e메일로 발송하는 등 접근성을 높이자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22대 국회에서도 전자식 선거공보물을 도입하거나 공보물을 재생 종이로 만드는 등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3건 발의됐지만 모두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전문가들은 유권자가 공보물을 받는 방식을 선택하도록 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희망하는 유권자만 전자문서 형태의 공보물을 발송하는 등 대안을 마련한다면 후보자의 정보나 공약을 유권자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 2026-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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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김병기 ‘차명후원 의혹’도 수사…지방선거 이후 결론 나나

    공천헌금 수수와 차남 취업 청탁 등 김병기 무소속 의원과 관련된 13개 의혹을 9개월째 수사 중인 경찰이 추가로 김 의원의 후원금 차명 기부 의혹을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김 의원을 7차례 불러 조사한 경찰이 일부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면서 김 의원에 대한 처분이 6·3 지방선거 이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4~5월 김 의원의 과거 후원자와 후원금 관리를 맡았던 인물 등을 피의자로 입건한 뒤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과거 지방선거에서 김 의원에게 공천을 받기 위해 대가로 후원금을 차명으로 건네거나, 차명임을 알고도 후원금 처리를 도운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1월 12일 고발됐다.경찰은 이 같은 차명 기부 방식을 기존 13개 의혹 중 하나에 포함시켜 김 의원이 차명 후원을 지시하거나 관여했는지 등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구 지역 정치인들로부터 2017~2024년 1인당 1000만 원이 넘는 고액 후원을 받았고, 이들은 당시 각각 동작구청장 후보와 서울시의원 후보 등으로 공천받아 이 돈이 공천 대가성 헌금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김 의원은 이 밖에도 202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의원의 부인 이모 씨가 전직 서울 동작구의원 2명으로부터 총 3000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 동작구의회 법인카드 사적 유용에 대한 수사를 무마해 달라는 청탁을 경찰 출신 국회의원에게 부탁했다는 의혹, 차남의 숭실대 특혜 편입과 취업 청탁 의혹, 강선우 의원의 ‘공천헌금 1억 원 수수’ 묵인 의혹 등을 받는다.경찰 안팎에선 늑장 수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1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김 의원 관련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 “수사를 일괄 종료하는 게 좋겠지만 워낙 상황이 많아 마무리된 것부터 정리하려 마음먹고 있다”며 “대부분은 마무리됐지만 법리 검토 과정에서 수사할 부분이 나오기 때문에 법리 검토가 끝나야 다음 단계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 2026-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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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내 민원 왜 종결했냐” 토씨만 바꿔 또 접수… ‘출구’ 없는 악성민원

    서울의 한 자치구 민원실에는 공무원 누구나 이름을 아는 40대 여성 주민이 있다. 그는 2023년 1월부터 이달까지 “인근 병원 직원이 불친절하니 징계하라”는 민원을 82건 접수했다. 의료기관 종사자의 응대 태도는 법적 규제 대상이 아님에도 구는 32건가량 답변과 설득을 이어갔다. 이후 동일 민원이 3회 이상 반복되면 종결할 수 있다는 법 조항에 따라 해당 민원을 종결 처리하자, 이 주민은 “왜 종결했느냐”며 토씨만 바꾼 채 같은 민원을 다시 밀어 넣고 있다.● ‘반복 민원’으로 종결, 1.3%뿐이처럼 악성적인 반복 민원을 끊어낼 법적 출구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민권익위원회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 4월까지 전국 행정기관에 접수된 국민신문고 민원은 총 6433만 건이다. 그런데 이 중 반복 민원으로 분류돼 종결 처리된 사례는 1.3%인 84만 건에 불과했다. 이는 1970년 민원사무처리규정 제정 당시 명기한 ‘무조건 접수’와 ‘신속·친절’ 원칙이 현재의 민원처리법까지 이어져 온 탓이다.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등 행정기관은 부당한 민원이라도 일단 접수해 통상 14일 이내에 답변을 마쳐야 한다. 국민 권익을 위한 배려가 도리어 악성적인 반복 민원에 악용돼 정작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 등 다수의 권리가 뒤로 밀리게 된 것이다. 악성 민원을 차단할 유일한 장치는 ‘3회 이상 접수 시 종결’ 조항뿐이다. 하지만 이는 내용을 살짝 바꾸거나 민원인의 명의를 바꾸는 꼼수에 쉽게 무력화된다. 부산 해운대구에는 지난해 12월 “아파트 단지에서 고양이에게 먹이 주는 사람을 처벌하라”는 취지의 민원이 반복 접수됐지만, 여러 사람이 번갈아 접수했기 때문에 종결 처리할 수 없었다. 올해 2월 서울의 한 자치구에서도 특정 단체 소속으로 의심되는 여러 명이 “(구청이 관리 중인) 동물을 직접 보호하겠다”며 민원을 170건 접수했지만 민원인이 모두 달랐기 때문에 일일이 답변해야 했다.● “규정대로 끊어내면 ‘보복 민원’ 폭탄” 학교도 마찬가지다. 전북 군산시의 한 초등학교는 올해 운동회에서 ‘음식 금지’, ‘천막 밖 이동 제한’ 등 경고문을 내걸었다. 지난해 운동회 당시 “흙 묻은 손으로 음식을 먹게 놔뒀다”, “우리 애는 햇빛 알레르기가 있다” 등 10여 명의 학부모가 번갈아 민원을 제기한 데 따른 조치였다. 적법하게 종결 처리해도 이를 빌미로 후속 민원이나 소송을 쏟아내면 현장 공무원으로선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강원 춘천시에선 한 90대 주민이 2024년부터 “타인 소유 건물을 철거해 달라”는 민원을 반복해서 제기했다. 관련 부서가 동일 민원으로 판단하고 종결 처리했지만, 그는 이를 문제 삼아 최근까지 20여 차례 민원실을 찾아와 욕설하며 소란을 피웠다. 담당 직원은 “종결 처리해서 꼬리 민원을 감수할지, 그냥 참고 답변을 반복할지 중에서 후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그나마 종결 대상도 국민신문고 등을 통한 전자·서면 민원에 국한됐기 때문에 전화나 방문 민원은 사각지대다. ● 日·英은 악성 민원 전화 차단까지반면 해외 주요국은 민원 횟수와 무관하게 그 요구 자체가 불합리하다고 판단하면 민원권 자체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일본은 직원의 업무 환경을 위협하는 행위를 ‘카스하라(カスハラ·고객 괴롭힘)’로 정의하고 경찰 신고 등으로 적극 대응한다. 특히 불합리한 민원을 반복해서 제기하면 대응 창구를 단일화거나 “더 이상 응대할 수 없다”고 답변할 수 있다. 실제 오사카부는 한 해 e메일 1만여 건과 전화 700여 건을 쏟아낸 한 여성 민원인의 전화를 금지하는 소송을 벌여 승소했다. 영국도 민원인의 통화 빈도가 과하면 번호를 차단하거나 접촉 시간과 횟수를 제한한다. 나아가 해당 민원인의 관청 출입 자체를 거부할 수 있다. 호주는 민원인이 종결 처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후부턴 무응답으로 일관한다. 호주 연방 옴부즈만은 2021년 발행한 지침에서 한 반복 민원인에게 “새로운 근거를 내지 않으면 응대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사례를 명기했다. 우리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12일 X(옛 트위터)에 “고질 만성화된 반복 민원은 민원인의 삶을 황폐화하고 행정 낭비를 초래한다”고 적었다. 행안부는 ‘3회 이상 반복’에 해당하지 않아도, ‘업무 방해 등 의도가 있는 경우’ 등까지 종결 대상 민원으로 분류하는 민원처리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소수의 악성 민원까지 수용해야 하는 ‘무조건 접수’ 원칙을 유지할지 다시 생각해 볼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학과 교수는 “방문·전화 반복 민원도 종결 처리하거나 접촉 단계에서 제한할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해외처럼 반복 민원을 접수 단계에서 분리·종결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6-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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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앞에 버스 세워라” 1명이 매일 민원… 못견딘 공무원 8개월 병가, 끝내 전보

    《 〈3〉 ‘생떼 상전’ 모시는 지자체경북 경산시에서는 한 70대 남성이 최근 2년간 1만4000건이 넘는 민원을 접수시켰다. 약 10년 전 상방동 상방공원 건립 과정에서 피해를 봤다며 추가 보상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그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시킨 민원만 2024년 1만899건, 지난해 3865건에 달했다. 이처럼 극소수가 들어주기 어려운 민원을 반복적으로 쏟아내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목소리가 큰 일부가 행정력을 사실상 사유화하면서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이 밀리는 등 부작용도 크지만, 현장에선 뚜렷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 1명이 한 해 4만 건 접수… 행정력 독점19일 국민권익위원회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248개 지자체 중 단 1명이 접수시킨 민원이 가장 많았던 곳은 경기 고양시(5275건)였다. 2021년에는 김포시에 주민 1명이 4만6669건을 접수시킨 사례도 있었다. 경기 수원시에서는 단 1명의 주민이 2024년 한 해 동안 9091건의 민원을 넣었다. 대다수가 “자원회수시설(소각장)에서 검은 연기가 나온다”며 폐쇄를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소각장이 법적 기준에 따라 설치됐고 배출되는 오염 물질도 규정에 따라 관리된다고 회신해도 민원은 멈추지 않았다. 절차대로 답변하면 곧바로 관련 자료를 내라며 정보공개를 청구했고, 담당 공무원의 이름과 직통번호를 거론하며 면담을 요구했다. 하루 평균 25건꼴로 쏟아진 그의 민원을 처리하느라 일선 부서는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반복 민원을 제기하는 주민 중에선 현장 제언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마련한 온라인 소통 창구를 악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과거에는 관청에 방문하거나 전화로 제기하는 민원만 응대하면 됐지만, 이제는 민선 지자체장의 소통 실적을 키우기 위해 만든 게시판이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도 민원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에선 특정 주민 1명이 매달 300건이 넘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데, 전부 불편 신고 앱을 통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몸도 마음도 멍드는 공무원들 민원이 접수되면 내용의 합리성과 관계없이 담당 공무원은 법규에 따라 현장 확인 등을 거쳐 정식 답변서를 작성해 회신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업무량과 소송 위험에 대한 심리적 부담은 공무원 이탈로 이어진다. 2024년 3월 경기 김포시에선 도로 포트홀 보수 공사로 차량 정체가 빚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신상이 공개돼 항의성 민원 전화에 시달리던 한 30대 9급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부가 민원 공무원 보호 대책을 내놨지만 현장의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지난해 대전에서는 한 주민이 시내버스 관련 민원을 하루 수백 건 접수시키고 담당자에게 욕설과 폭언을 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 주민은 “내가 서 있는 장소에 버스가 멈추지 않는다”, “버스 운전사를 똑바로 교육하라”며 항의했다. 대전시 버스정책과 담당 주무관은 이를 견디다 못해 8개월간 질병 휴직을 했고, 이후 다른 부서로 전보됐다. 폭력 사태로 번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해 3월 대구 달서구의 한 행정복지센터에서는 50대 남성이 ‘남는 생활용품을 내놓으라’며 괴성을 지르고 물건을 던지며 소란을 피웠다. 이를 제지하던 공무원은 남성의 발이 걸려 넘어지며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다. 인력이 부족한 행정복지센터에서 결원까지 발생하자 동료 공무원의 업무 부담이 가중됐고 다른 주민의 대기 시간은 길어졌다.● 지연되는 필수 행정… 피해는 일반 시민이 더 큰 문제는 악성적인 반복 민원 탓에 행정력이 허비되면서 더 시급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등 필수 서비스가 뒤로 밀린다는 점이다. 경남 창원시의 한 행정복지센터가 그랬다. 지난해 한 50대 남성이 6개월간 총 40여 차례에 걸쳐 “살고 있는 월셋집 계약이 만료됐으니 무조건 집을 구해달라”며 생떼를 부려 40대 주무관 이모 씨는 스트레스를 호소하다가 올해 초 다른 지역으로 근무지를 옮겼다. 이 과정에서 다른 취약계층 가정 방문은 연기됐다. 반복 민원이라고 해서 투입되는 행정력을 줄이기 힘든 점도 문제다. 경기 수원시 소각장 사례처럼 여러 부서가 얽힌 복합 민원의 경우 기존 자료를 재검토하고 부서 간 협의와 사실관계 확인을 거치는 데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된다. 수원시 관계자는 “반복 민원 대응에 인력이 투입되면서 정작 다른 시민의 정상적인 민원 처리는 지연된다”고 설명했다. 지자체들은 일선 부서 차원의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경남도 관계자는 “비상식적인 요구도 법적 절차에 따라 회신해야 하므로 무작정 종결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강원 춘천시 관계자는 “고령의 민원인이 반복해서 업무를 방해해도 일선 공무원이 임의로 강력하게 제재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라고 전했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일선 공무원이 모든 형태의 민원을 도맡아 의무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현재의 구조에선 행정 마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정당성 없는 괴롭힘 목적의 대량 민원을 식별하고 이를 막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지침과 인프라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경산·대구=명민준 mmj86@donga.com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 202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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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경찰, 농협중앙회 압수수색…임직원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

    경찰이 임직원 변호사비 공금 대납 의혹을 받는 농협중앙회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13일 관계자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이날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준법지원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1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농협중앙회 종합감사 과정에서 경찰에 수사 의뢰를 요청한 지 4개월 만이다.이번 압수수색은 농협중앙회 임직원 형사 사건에 대한 공금 유용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서로 알려졌다. 농협 임직원이 개인적인 형사 사건에 휘말리는 과정에서 발생한 변호사비 3억2000만 원을 농협중앙회 공금으로 지급했다는 의혹이다. 농식품부는 농협에 대한 감사 과정에서 해당 의혹을 포착하고 1월 5일 경찰에 관련 수사를 의뢰했다.이후 1월 8일 농식품부는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의혹 내용과 수사 의뢰 사실을 공개했다. 서울청은 9일 이를 넘겨받아 관련 내용을 수사해 왔다. 현재 뇌물 수수 혐의로 수사받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수사와는 별건인 것으로 파악됐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 202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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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쿨존서 킥보드 질주-우회전 위반… 어린이 교통사고 76% 급증

    12일 오후 2시 반경 서울 동대문구 장평초등학교 앞. 하교 시간이 되자 학생들이 정문 밖으로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한 남학생이 건널목을 뛰어서 건너다가 노란 장우산을 떨어뜨렸고, 이를 주우려 다시 도로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때 승용차가 건널목으로 진입했다. 교통 단속 중이던 경찰이 지시봉으로 차량을 막아 세우지 않았다면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임성민 동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스쿨존에서 아이들은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전제하에 운전해야 하지만, 많은 운전자가 ‘제한 속도만 지키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운전한다”고 말했다.● 스쿨존 사고 1년 새 1.8배로이날 서울경찰청은 서울 내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49곳에서 교통 법규 위반을 집중 단속하고 계도를 벌였다. 지난해 전국 스쿨존에서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가 927건으로 전년(526건)의 1.8배로 늘어나는 등 어린이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같은 기간 스쿨존 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556명에서 1013명으로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경찰은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이동장치(PM) 증가와 우회전 일시 정지 위반 등이 사고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오후 1시 45분경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단속에서만 총 171건(단속 85건, 계도 86건)이 적발됐다. 신호 위반(49건)이 가장 많았고, 이륜차·PM의 보행로 통행(18건)이 뒤를 이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스쿨존 경계에서 발생한 사고도 정확히 집계할 수 있게 된 영향도 있다. 실제로 스쿨존 단속 현장에서는 교통 법규를 어기는 도로 이용자의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다. 이날 오후 2시경 서울 노원구의 한 스쿨존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하교하던 학생이 건널목을 건너려는 순간 한 전동 킥보드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우회전하다가 급히 멈춰 섰다. 건널목에 사람이 있을 때 무조건 일시 정지해야 하는 수칙을 어긴 것이다. 지난해 3월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8세 초등학생이 달려오던 전동 킥보드에 치여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다. 인근의 신호 없는 교차로에서도 좌회전 차량이 건널목을 건너는 초등학교 저학년 남학생을 뒤늦게 발견하고 급정차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매일 초등학생 2학년 자녀를 하굣길에 데리러 온다는 최은희 씨(38)는 “학교 정문 앞에서 과속과 꼬리물기를 일삼는 차들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릴 때가 많다”고 했다.● 보행로 구분 없고 ‘가변 속도’ 혼란도사고가 빈발하는 스쿨존과 인근 지역은 도로 구조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노원구의 한 초등학교 인근 스쿨존에 가보니, 차로와 보행로가 제대로 구분돼 있지 않거나 보행로가 도로 한쪽에만 설치돼 있는 이면도로가 많았다. 이 일대에선 2024년 한 해에만 어린이 교통사고 6건이 발생했다. 한 초등학생은 보호자 없이 차로 한가운데를 걷다가 뒤에서 차가 달려오자 황급히 길가로 물러서기도 했다. 이곳에서 만난 노모 씨(65)는 “이 길은 초등학생뿐만 아니라 인근 유치원생도 많이 오가는 곳”이라며 “차량 사이로 아이들이 지나다니는 경우가 많아 항상 위험하다고 느낀다”고 했다. 스쿨존에서 제한 속도를 시간대별로 달리 적용하는 ‘가변형 속도제한’이 운전자의 혼란을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등하교 시간엔 시속 30km로 제한하되 통행량이 적은 심야엔 시속 40∼50km로 상향하는 방식인데, 차들의 편의를 위해 2023년 서울과 인천 등 8곳에 시범 도입된 뒤 현재 전국 약 70곳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시간대마다 달라지는 제한 속도를 운전자가 충분히 숙지하지 못해 어린이가 다니는 시간대에도 과속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경찰청은 당분간 사고 위험이 큰 스쿨존에서 교통 법규 단속을 집중적으로 벌일 방침이다. 김의수 국립한국교통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과속이나 보행자 보호 의무 위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나아가 운전자가 스쿨존에 진입했다는 사실을 멀리서부터 인식할 수 있도록 색상과 디자인 등 도로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조승연 기자 cho@donga.com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 202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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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만배 누나가 산 ‘윤석열 부친 연희동 집’ 경매 나왔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소유주 김만배 씨의 친누나가 2019년 윤석열 전 대통령 부친에게서 매입했던 주택이 경매 절차에 들어갔다. 12일 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은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있는 한 단독주택에 대해 임의경매 개시 결정을 내렸다. 경매를 신청한 채권자는 금천신용협동조합(금천신협)이다.해당 주택은 윤 전 대통령의 부친인 고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1974년부터 보유해 오다 2019년 4월 김만배 씨의 친누나 김모 씨에게 팔렸다. 김 씨는 그해 7월 소유권 이전을 마쳤고, 당시 김 씨에게 돈을 빌려준 금천신협은 이날 채권최고액 15억60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이 주택은 대장동 의혹 수사 과정에서 여러 법적 제재를 받아왔다. 검찰은 2023년 이 주택에 대해 몰수보전을 신청했다. 몰수보전은 범죄수익으로 의심되는 재산을 피고인 등이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동결하는 절차다. 세금 체납에 따른 압류도 이어졌다. 지난해 6월에는 양천세무서가 국세 체납을 이유로, 올 1월엔 서대문구가 재산세 체납을 이유로 각각 압류 조치했다. 이후 근저당권자인 금천신협이 담보권 실행을 위해 임의경매를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이 주택은 2021년 대장동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김만배 씨의 가족이 윤 전 대통령 부친의 집을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매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이었고, 같은 해 6월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됐다. 당시 윤 전 대통령 측은 “윤 명예교수는 부동산 중개소로부터 소개받았을 뿐이므로 매수자의 신상이나 재산 관계에 대해 당연히 몰랐다”고 해명했다.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 2026-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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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퇴하려면 30만원 내라” 취업난에 팍팍해진 대학 동아리

    취업난으로 대학가에서 실무 경험을 쌓으려는 동아리가 늘어나면서 엄격한 내부 규율을 둘러싼 갈등이 법적 다툼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한 대학생이 같은 동아리 학생을 공동 감금 및 공동 공갈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한 대학의 스터디룸에서 동아리 프로젝트를 함께 준비하던 팀원이 해외여행을 이유로 탈퇴 의사를 밝히자 다른 팀원들이 출입문을 가로막고 “탈퇴 규칙을 지키고 나가라”, “탈퇴하려면 탈퇴비 30만 원을 입금하라”고 요구하며 7시간 30분가량 대치했다. 탈퇴를 원했던 학생은 다른 팀원이 자신을 강제로 감금하고 돈을 갈취하려 했다며 고소했지만, 경찰은 이를 범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스터디나 동아리 등 각종 대학가 모임에서 프로젝트 완수 전 중도 탈퇴 시 돈을 요구하거나, 보증금을 걷은 뒤 위약금 명목으로 돌려주지 않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 달 단위 봉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한 대학 동아리 운영진 신모 씨(24)는 “과거 참가자가 중도 이탈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었다”며 “책임감 있는 참여를 위해 보증금 2만 원을 걷고 있다”고 했다. 온라인 취업 커뮤니티에서도 ‘주 4회 결석 시 자동 탈퇴 및 보증금 미반환’ 등 규칙을 내건 모집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벌금을 걷거나 일정 횟수 이상 결석하면 퇴출하는 규칙은 일상이 됐다. 대학생 문지연 씨(24)가 가입한 취업 스터디 모임 3곳은 결석비를 적게는 4000원부터 많게는 2만 원까지 두고 있다. 문 씨는 “취업 준비를 꾸준히,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일부러 강제성이 있는 스터디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 20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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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퇴비 30만원”…동아리 탈퇴 두고 7시간 대치 끝 고소까지

    취업난으로 대학가에서 실무 경험을 쌓으려는 동아리가 늘어나면서 엄격한 내부 규율을 둘러싼 갈등이 법적 다툼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서울 성북경찰서는 한 대학생이 같은 동아리 학생을 공동감금 및 공동공갈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한 대학의 스터디룸에서 동아리 프로젝트를 함께 준비하던 팀원이 해외여행을 이유로 탈퇴 의사를 밝히자 다른 팀원들이 출입문을 가로막고 “탈퇴 규칙을 지키고 나가라”, “탈퇴하려면 탈퇴비 30만 원을 입금하라”고 요구하며 7시간 30분가량 대치했다. 탈퇴를 원했던 학생은 다른 팀원이 자신을 강제로 감금하고 돈을 갈취하려 했다며 고소했지만, 경찰은 이를 범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이처럼 스터디나 동아리 등 각종 대학가 모임에서 프로젝트 완수 전 중도 탈퇴 시 돈을 요구하거나, 보증금을 걷은 뒤 위약금 명목으로 돌려주지 않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 달 단위 봉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한 대학 동아리 운영진 신모 씨(24)는 “과거 참가자가 중도 이탈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었다”며 “책임감 있는 참여를 위해 보증금 2만 원을 걷고 있다”고 했다. 온라인 취업 커뮤니티에서도 ‘주 4회 결석 시 자동 탈퇴 및 보증금 미반환’ 등 규칙을 내건 모집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벌금을 걷거나 일정 횟수 이상 결석하면 퇴출하는 규칙은 일상이 됐다. 대학생 문지연 씨(24)가 가입한 취업 스터디 모임 3곳은 결석비를 적게는 4000원부터 많게는 2만 원까지 두고 있다. 문 씨는 “취업 준비를 꾸준히,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일부러 강제성이 있는 스터디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 2026-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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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방시혁 구속영장 또 기각 “보완수사 이행 안돼”

    하이브 상장 계획을 속여 1900억 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54)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재차 신청했지만 검찰이 또다시 기각했다. 7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신동환)는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재신청된 구속영장을 6일 기각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재신청한 방 의장의 구속영장에 검찰이 앞서 보완 수사를 요구한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달 21일 경찰이 처음 신청한 구속영장을 ‘방 의장을 현 단계에서 구속해야 할 필요성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의견과 함께 같은 달 24일 돌려보낸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방 의장은 2020년 하이브(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2019년 기존 투자자에게 “상장 계획이 없다”고 속여 지분을 매각하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해당 지분을 측근이 설립한 사모펀드의 특수목적법인(SPC)이 헐값에 넘겨받도록 해 방 의장 본인은 약 1600억 원을, 방 의장 주변인들은 300억 원을 챙겼다는 게 경찰의 시각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주식 거래와 관련해 거짓말로 이익을 얻는 행위를 금지한다. 하지만 검찰이 방 의장의 구속영장 신청을 두 차례 기각하면서 방 의장에 대한 경찰의 신병 확보 시도는 제동이 걸렸다. 방 의장 변호인단은 앞서 첫 구속영장이 신청된 후인 지난달 24일 “장기간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 202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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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방시혁 구속 영장 재반려 “경찰, 보완수사 이행 안했다”

    하이브 상장 계획을 속여 1900억 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54)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재차 신청했지만 검찰이 또다시 기각했다.7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신동환)는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방 의장에게 재신청된 구속영장을 6일 기각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재신청한 방 의장의 구속영장에 검찰이 앞서 보완 수사를 요구한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달 21일 경찰이 처음 신청한 구속영장을 ‘방 의장을 현 단계에서 구속해야 할 필요성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의견과 함께 같은 달 24일 돌려보낸 바 있다.경찰에 따르면 방 의장은 2020년 하이브(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2019년 기존 투자자에게 “상장 계획이 없다”고 속여 지분을 매각하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해당 지분을 측근이 설립한 사모펀드의 특수목적법인(SPC)이 헐값에 넘겨받도록 해 방 의장 본인은 약 1600억 원을, 방 의장 주변인들은 300억 원을 챙겼다는 게 경찰의 시각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주식 거래와 관련해 거짓말로 이익을 얻는 행위를 금지한다. 하지만 검찰이 방 의장의 구속영장을 두 차례 기각하면서 방 의장에 대한 경찰의 신병 확보 시도는 제동이 걸렸다.방 의장 변호인단은 앞서 첫 구속영장이 신청된 지난달 24일 “장기간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 2026-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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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채업자 등친 흥신소…의뢰받은 사건 ‘역협박’해 억대 뜯어

    불법사채 조직 총책으로부터 ‘조직원이 빼돌린 채무자 명단을 회수해 달라’는 의뢰를 받은 흥신소 업자가 거꾸로 조직을 협박해 금품을 빼앗다가 구속됐다.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공갈 등 혐의로 흥신소 업자, 텔레그램 박제방 운영자 등 5명을 검거하고, 이 중 4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불법사채 조직에 몸담았던 한 조직원은 2024년 10월 저조한 영업 실적을 이유로 쫓겨나자 조직이 관리하던 채무자 정보 등 내부 자료를 이동식저장장치(USB)에 담아 빼돌린 뒤 조직 총책에게 돈을 요구했다. 그러자 총책은 USB를 회수해달라며 흥신소에 의뢰했다.하지만 흥신소 업자는 해당 자료가 불법임을 눈치채고 2024년 1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텔레그램 ‘박제방’ 운영자와 공모해 사채 조직 총책을 협박했다. 이들은 자료를 폐기하는 대가로 업체 대표에게 8000만 원을 요구했다. 텔레그램 박제방 운영자는 박제방에 총책과 배우자, 조직원 사진 등을 올려 ‘박제’한 뒤 이를 삭제하는 대가로 3000만 원을 요구했다. 수사 과정에서 박제방 운영자의 추가 범행도 드러났다. 이 운영자는 텔레그램 박제방을 운영하며 채널 홍보를 목적으로 참여자로부터 여성의 얼굴이나 신체를 합성한 허위 영상물을 받아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또 중고 거래 사기 등으로 얻은 범죄 수익 약 7억 원을 가상자산으로 바꿔 주는 방식으로 자금 세탁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해당 불법사채 조직 총책은 2023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4000여 명에게 480억 원 규모의 대출을 중개하고, 약 51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별건 구속됐다.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 2026-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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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버스서 넘어지자 기사와 몸싸움하고 경찰까지 폭행한 60대

    서울 금천구의 한 버스에서 운전사와 경찰관을 잇달아 폭행한 60대 남성이 체포됐다.금천경찰서는 폭행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60대 남성을 수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3일 오후 2시경 금천구 독산동 일대를 운행하던 시내버스에서 운전사에게 욕설하며 몸싸움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당시 버스 안에 서 있던 남성은 차가 출발하는 과정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지자 화를 참지 못하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이 남성은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도 주먹과 발을 여러 차례 휘두른 혐의를 추가로 받는다. 범행 당시 남성은 술에 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경찰은 남성에게 특정범죄가중법상 운전사 폭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 현행법상 운행 중인 여객 자동차의 운전사를 폭행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가중 처벌된다. 남성이 경찰관을 우산으로 찔렀다는 목격자 증언 등을 토대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적용 여부도 검토 중이다. 현행법상 위험한 물건으로 공무원을 폭행하면 3년 이상 징역에 처할 수 있다.경찰은 사건 당일 오후 2시 10분경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기초 조사를 마친 뒤 귀가 조처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보강 조사한 뒤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 2026-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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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일에 400만 원” 번따 강의-영상 성행… 性차별 콘텐츠도 확산

    “강의를 들으면 원하는 여자를 어떻게 하는 건 일도 아닙니다.” 1일 한 연애 강좌 중개 플랫폼에는 “구애할 때 항상 먹히는 멘트(대사)를 알려주겠다”는 등의 소개 글이 여럿 올라와 있었다. 대다수는 수강료가 적게는 70만 원부터 많게는 수백만 원이었고, 한 강좌는 3일 수강에 400만 원을 호가했다. 일부 강좌는 아예 ‘짧은 관계만을 노리고 교육하겠다’는 노골적인 홍보 문구를 내걸었다. 수강생 3∼5명을 모아 대면으로 실시하는 일부 ‘실전 강의’는 6월 일정까지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무분별한 헌팅이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를 조장하면서 수익을 올리는 강좌나 콘텐츠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튜브에는 ‘오늘 밤 여자를 공략하는 방법’ 등 자극적인 섬네일과 제목으로 클릭을 유도하는 영상이 많았다. 약 20만 명이 구독하는 한 채널에는 “여자는 상처 주고 불안하게 할수록 남자에게 더 매력을 느낀다”, “(남성이) 함부로 해주길 원하는 더러운 본능이 있다” 등 성역할을 왜곡하는 영상이 여러 개 올라와 있었고, 일부 영상은 조회 수가 10만 회가 넘었다. 익명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는 그 수위가 한층 높았다. ‘번따(번호 따기)’나 헌팅 비법을 공유하는 채팅방에서는 주로 “가는 길에 예쁜 여자 보이면 번따해야겠다” 등 대화가 오갔다. 한 채팅방에서는 “여자가 경제나 정책 얘기를 하면 재미없다”며 성차별적인 시각을 드러내는 메시지도 여러 건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이런 콘텐츠가 성차별적인 시각을 키울 뿐 아니라 상대가 원치 않는 접촉을 시도하는 등의 성범죄를 조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3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는 한 남성이 여성에게 연락처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여성의 얼굴을 때려 전치 6주의 부상을 입혔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런 콘텐츠의 문제는 (성 인지 감수성과 더불어) 연애 등을 마치 웃음거리처럼 전락시킨다는 것”이라며 “도를 넘는 콘텐츠에 대해선 플랫폼이 자정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 202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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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점-등산로서 일그러진 ‘번따’… “싫다는데 계속하면 범죄”

    ⟪싫다는데도… 일그러진 헌팅 문화“번호 좀 주세요.”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연락처를 묻는 이른바 ‘헌팅’이 위협으로 변질되고 있다. 서점, 헬스장, 등산로에서까지 헌팅이 이어지면서 ‘거절은 거절’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더 확산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원 유모 씨(25)는 최근 한강 인근에서 친구와 라면을 먹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낯선 남성이 다가오더니 “마음에 든다”며 집요하게 전화번호를 물어본 것. 거절해도 상대는 계속 “남자 친구가 있어서 그러냐”며 물러서지 않았고, 보다 못한 친구가 만류하자 “왜 그리 비싸게 구냐”며 소리를 지르기까지 했다. 유 씨는 큰 싸움으로 번질까 봐 먹던 라면도 남기고 자리를 떠나야 했다. 유 씨는 “좋게 거절했는데도 상대가 도리어 화를 내니 당황스럽고 무서웠다”고 말했다. 길거리에서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연락처를 묻는 ‘헌팅’은 어제오늘의 문화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형서점이나 화장품 가게가 이른바 ‘번따’(번호 따기) 명소로 공유되는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확산하면서 과연 어디까지를 ‘용기’로 볼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거절 의사를 밝힌 상대를 향한 폭언과 폭행이 잇따르고, 외국인 여성에게 무리하게 치근대는 행태가 국가적 오명으로 번지면서 ‘적절한 관심 표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똑똑한 사람 만나려 서점 헌팅”… ‘번따’ 성지 정리도과거 길거리에서 주로 이뤄지던 헌팅은 최근 뜻밖의 장소로 퍼지고 있다. 대형서점이 대표적이다. “지적인 여성을 만나려면 서점에서 번호를 물어보면 된다”란 이야기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퍼지며 교보문고와 영풍문고 등 대형서점에서 이성에게 번호를 묻는 행동이 놀이처럼 유행했다. 지난달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헌팅을 시도했다는 회사원 김모 씨(33)는 “클럽 등보다 지적인 여성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그럴듯해서 시도해 봤다”며 “(헌팅을 위해) 원래 관심이 없던 소설 코너 주변을 서성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1일 유튜브와 SNS에서 ‘교보문고 번따’ 등을 검색해 보니 서점에서 헌팅을 시도하는 글이 여러 건 나타났다. 대형서점들은 이를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교보문고는 지난달 광화문점 매장 곳곳에 ‘다른 사람의 몰입을 방해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의 안내문을 붙인 데 이어 이달 이를 전 매장에 확대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헌팅으로) 불편을 겪는 고객이 있으면 매장 직원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안내하라고 지시도 내렸다”고 말했다. 다만 현장에선 여전히 곤란을 호소한다. 지난달 27일 한 대형서점 직원은 “안내문을 아랑곳하지 않고 이성에게 연락처를 묻는 손님을 여전히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보는 것 같다”며 “먼저 제지하기도 어려워서 별다른 대응책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올리브영 등 화장품 가게나 자라 등 SPA 브랜드 매장을 번따 명소로 공유하는 글까지 돌고 있다. 외모와 패션에 관심이 많으면서 크게 사치하지 않는 이성을 만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자연스레 사진까지 찍어 달라고 할 수 있다며 팝업 스토어를 추천하는 글도 있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젊은 사람들이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적다 보니 가벼운 만남부터 선호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상대의 공간을 존중하지 않는 헌팅은 폭력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대 가이’ 멸칭 유행… 외국인 대상 성범죄 증가문제는 상대가 뜻대로 헌팅에 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태도를 바꿔 여성을 위협하는 사례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말이 상대적으로 서툰 외국인 여성에게 무리하게 접근해 연락처를 묻거나 동석을 요구하는 이른바 ‘홍대 가이(Hongdae guy)’ 논란도 심각하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서울 마포구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외국인 여성을 발견하면 “혼자 왔느냐” “(성적으로) 오픈 마인드(열린 자세)냐”며 신체 접촉을 시도하는 식이다. 이들의 모습은 온라인에서 급속히 퍼져 미국의 유명 커뮤니티 ‘레딧’ 등에서도 ‘한국 여행 시 주의할 점’ 등의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이 됐다. 실제 피해 사례도 잇따른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멕시코인 여성 알렉스 씨(31)는 마포구 연남동의 한 주점에서 “같이 마시자”며 들러붙는 한국인 남성 일행을 떼어내느라 곤욕을 치렀다. 알렉스 씨는 “계속 거절했지만 물러나기는커녕 내 손목을 잡아끌기도 했다”며 “그때 일만 생각하면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린다”며 공포를 호소했다. 러시아인 소피샤 씨(23)는 “한 남성이 헬스장에서 쳐다보더니 ‘자기 집으로 가자’며 10분 넘게 따라왔다”며 “일부 한국 남성은 ‘외국 여성에겐 쉽게 행동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만 출신의 한 유튜버는 지난해 홍대 거리에서 남성의 헌팅을 거절했다가 폭행당해 손가락이 골절됐다는 영상을 올렸다. 외국인 성범죄 피해도 늘어나는 추세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대상 성범죄는 2021년 724건에서 2024년 1237건으로 70.9% 늘었다. 헌팅을 가장한 위력 행사가 범죄 수치로 나타나는 셈이다. 외국인 여성을 향한 과도한 헌팅 시도는 일본에서도 문제가 됐다. 오사카 번화가 등지에서 일본인 여성에게 서툰 일본어로 ‘잇쇼니 오사케 노무카’(같이 술 마실래)라며 말을 거는 한국인 남성이 늘자 현지에서 “일본인 여성이 만만해 보이냐”는 반감이 생긴 것. 2023년 태국에서는 한국인 유튜버가 지나가던 여성에게 “함께 술을 마시자”며 추태를 보이는 모습이 현지 언론에 보도되자 주태국 한국대사관이 “국격을 훼손시키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관광지의 경험은 지역을 넘어 그 나라 전반에 대한 이미지로 남는다”며 “과도한 접근이 발생하면 주변 사람이 제지하는 등 개인의 양심과 시민의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에선 공공장소 성희롱 엄벌공공장소에서의 무분별한 헌팅은 한국 여성에게도 보편적 위협이다. 지난달 경기 부천시 원미산에서는 등산하던 30대 여성들에게 일면식도 없는 노인이 다가와 “아이고 예뻐라, 애인해도 되겠어”라며 추파를 던진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샀다. 누리꾼은 “이런 이들 때문에 여성들이 마음 놓고 취미 생활도 못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문제는 처벌의 실효성이다. 현재 국내법상 비접촉 성희롱은 경범죄처벌법상 ‘지속적 괴롭힘’ 등으로 다루지만, 입증이 어렵고 10만 원 이하 벌금에 그친다. 2020년 지하철역에서 여성들을 향해 반복해서 음담패설을 내뱉은 남성도 벌금 10만 원을 무는 데 그쳤다.반면 유럽 선진국은 일찌감치 ‘캣 콜링’을 심각한 범죄로 보고 처벌을 강화해 왔다. 캣 콜링은 이성에게 휘파람을 불면서 성희롱하거나 길을 막는 행위를 이른다. 프랑스에선 캣 콜링이 여성의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자 2018년 관련 벌금을 최대 750유로(약 130만 원)로 올렸다. 영국은 2022년 캣 콜링에 대한 최대 징역형을 기존 6개월에서 2년으로 늘렸다. 벨기에와 네덜란드 등도 처벌 기준을 마련해 엄벌하고 있다. 성폭력 전문 심지연 변호사는 “국내에선 여전히 접촉성 성범죄를 단속하는 데 급급하고, 성희롱 등 모욕성 발언에 대한 처벌은 약한 게 현실”이라며 “언어적 성폭력과 위협적인 접근에 대해 좀 더 명확한 형사적 제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No’는 ‘No’로 인식해야… “거절하는데 계속하면 공포” 하지만 법적 처벌 이전에 더 시급한 것은 ‘허용되는 호감 표현’에 대한 사회적 합의라는 지적도 나온다. 호감 표현은 상대가 나의 접근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전제하에 이뤄지는 ‘상호작용’이지, 나의 욕망을 일방적으로 관철하는 ‘사냥’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서 몇 가지 사회적 기준이 제안된다. 첫째는 ‘아닌 건 아닌 것(No means no)’이라는 절대 원칙이다. 상대가 단 한 번이라도 거절 의사를 밝히거나 불편한 기색을 보이면 즉시 물러나는 것이다. 둘째는 ‘장소의 적절성’이다. 서점, 도서관, 헬스장 등 개인이 무언가에 몰입해야 하는 공간에서의 집요한 접근은 결코 용기로 포장될 수 없고, 사생활 침해일 뿐이라는 관점이다. 셋째는 ‘스스로를 객관화하는 태도’다. 원미산 사례처럼 나이 차이가 크거나 상대가 위압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인데도 호감을 앞세우는 것은 공포를 주는 행위임을 자각하자는 얘기다. 어떤 종류의 대화든 상대가 준비됐는지 살피는 데서 시작하고 평온을 깨지 않아야 한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조언이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상대를 동등한 인격체로 본다면 당연히 거절할 권리도 존중해야 한다”며 “거절에 분노하거나 집요하게 매달리는 행위가 ‘열정’으로 포장되는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 202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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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도심 멧돼지’ 2년새 55% 급증

    지난달 27일 오전 4시 반경 서울 마포구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몸무게가 100kg이 넘는 멧돼지가 소리를 지르며 소방대원의 손아귀를 벗어나려 몸부림쳤다. 대원 4명이 한꺼번에 몸을 던져 포획한 뒤에야 멧돼지의 거친 숨소리가 잦아들었다. 이틀 전에는 서대문구 이화여대 캠퍼스에서 멧돼지 발견 신고가 잇따라 학교 측이 경보를 내렸다. ● ‘도심 속 멧돼지’ 강북 지역 집중최근 서울 도심에서 멧돼지 출몰이 이어지면서 안전 우려가 큰 가운데, 관련 출동이 2년 새 1.5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 주변 산림 생태가 회복되면서 야생동물이 늘어난 영향이지만, 체계적인 공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3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서울에서 멧돼지로 인해 소방이 출동한 사례는 589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 379건 대비 55.4%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6월에도 290건 출동했다. 경찰이 별도로 출동한 사례까지 포함하면 실제 출몰 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멧돼지로 인한 출동은 개, 고양이를 제외한 기타 동물(고라니, 너구리, 뱀 등) 가운데 가장 많았다. 멧돼지 출몰은 주로 큰 산과 인접한 강북 지역에 집중됐다. 2024년 기준 종로구가 113건으로 가장 많았고 은평구 111건, 도봉구 97건, 강북구 86건, 성북구 68건 등이 뒤를 이었다. 북악산과 북한산 등 산림 자원이 풍부한 지역에서 출몰이 잦았다. 멧돼지는 몸집이 크고 돌진성이 강해 사람과 마주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큰 것은 몸무게가 100kg이 넘어 들이받히면 골절이나 장기 손상에 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멧돼지와 마주치면 눈을 똑바로 보며 뒷걸음질로 자리를 피하고, 건물 계단 등 높은 곳으로 피신하라고 조언한다. ● 자연에 가까워진 도심… 공존 대책 필요 서울에서 멧돼지 출몰이 늘어난 건 택지 개발 등 도심 확장으로 인간 생활권과 자연 경계가 가까워진 데다, 서울 주변 산림 생태가 회복하면서 야생동물 개체가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멧돼지는 국내 산림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인 데다 한 번에 5∼8마리의 새끼를 낳을 정도로 번식력이 뛰어나다. 서식 밀도가 높아지자 먹이나 번식 경쟁에서 밀려난 개체가 새로운 터전을 찾아 도심으로 밀려 내려왔다는 분석도 있다. 이성민 한국포유류연구소장은 “2019년 아프리카돼지열병 유행 때 멧돼지 사냥이 활성화됐는데, 이후 사냥이 줄어 다시 개체 수가 회복된 멧돼지들이 도시로 나온 것”이라며 “인간이 사는 도심 근처에서 적절한 개체 수 조절이 안 돼서 생긴 문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무조건적인 포획이나 먹이 공급보다 생활권 경계 관리, 먹이원 차단, 쓰레기 관리, 산지 완충지대 정비, 시민 행동 요령 교육 등 현실적인 공존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소장은 “멧돼지 개체와 서식 군집의 전반적인 파악 등 정부가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 2026-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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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자는데 왜 깨워” 고시원 찾아온 동생에 흉기 휘두른 30대 체포

    서울 구로구의 한 고시원에서 친동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형이 체포됐다.30일 구로경찰서는 전날 오전 8시 15분경 구로구의 한 고시원에서 동생에게 식칼을 휘둘러 목을 다치게 한 혐의(특수상해)로 30대 남성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동생은 병원에서 치료받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당시 형은 음주 상태였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동생이 연락 없이 자기가 사는 고시원에 찾아와 잠을 깨워서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생은 주거침입과 폭행 혐의로 형과 함께 조사받았다. 형제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자주 왕래하지만 술에 취하면 다툼 등 문제가 생긴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형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 202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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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치는 ‘해외 우회 음란물’… 한국어 설명에 국내 간편결제 이용

    “매주 야한 영상 업로드, 자주 활동할게요.” 22일 영상 구독 플랫폼 P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하자 이 같은 소개 글을 내건 채널이 연이어 등장했다. 이 앱은 돈을 내면 구독 채널의 영상을 일정 기간 볼 수 있는 크리에이터 소통 플랫폼을 표방하지만, 올라온 영상 대다수는 한국인이 올린 음란물이었다. 민감한 신체 부위 노출은 물론이고 성관계 영상까지 여과 없이 올라와 있었다. 하지만 P 앱의 본사 소재지는 미국 델라웨어주로 등록돼 있다. 국내 수사기관의 눈을 피해 해외에 법인을 두고 한국에서 수익을 올리는 ‘우회 음란물’ 플랫폼이다.● 장사는 한국에서, 법인은 미국에기업 정보 사이트 오픈코퍼레이트에 따르면 이 앱의 운영사는 미국 H사인데, 이는 법인 설립을 대행해주는 업체다. 델라웨어주는 소재 기업이 다른 지역에서 번 수익에 세금을 물리지 않고 실소유주의 익명성을 보장해 ‘페이퍼컴퍼니의 천국’으로 불린다. 하지만 비슷한 형태로 운영하는 ‘온리팬스’ 등 해외 플랫폼과 달리 이 앱은 노골적으로 한국인 등을 주요 고객으로 겨냥하고 있다. 영상 배경은 대부분 국내 마트나 모텔이고 설명도 한국어로 작성됐다. 후원 금액이 큰 상위 이용자 중 상당수는 한국어 ID를 쓰고, 구독자 목록에서도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대화명이 다수다. 결제를 통해 획득하는 구독 포인트의 이름도 ‘나무’다. 대금 지불은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국내 간편결제 수단을 활용한다. 국내에선 성행위를 노골적으로 묘사하거나 중요 신체 부위를 식별할 수 있는 영상은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로 분류돼 제작과 유통이 금지된다. 한국인이 해외 플랫폼에 음란물을 올려도 국내법에 따라 처벌된다. 그러나 이 앱은 해외 소재라는 틈을 타 위법적인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한 번 가입하면 탈퇴가 불가능하고, 업로더 등록 시 신분증 앞·뒷면 사진을 요구한다.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다. 이 앱에선 불법 촬영 영상 등 성 착취물도 버젓이 유통된다. 한 남성은 2024년 말부터 지난해 6월까지 여자 친구의 신체를 불법 촬영해 이 앱에 올린 사실이 휴대전화 기록으로 드러나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런 문제점으로 인해 이 앱은 음란성을 이유로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퇴출당했지만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는 여전히 ‘3세 이상 이용 가능’으로 분류돼 22일까지 1만 명 이상이 내려받았다.● 버젓이 만남 주선까지… “돈줄부터 막아야” 문제는 이 앱이 미국에 본사를 둔 탓에 서버를 압수수색하는 등의 방식으로는 운영진과 이용자를 수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아동을 대상으로 하거나 당사자의 동의 없이 촬영한 성 착취물이 아니라면 제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성범죄 전문 이은의 변호사는 “이들을 수사하려면 미 수사당국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처럼 음란물 중개 플랫폼이 국내 규제를 우회하는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텀블러’는 2017년 한국인이 제작한 음란물을 삭제해 달라는 우리 정부의 요청에 “우리는 한국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며 협조를 거절했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온리팬스에도 음란물을 올리는 한국인이 많지만 실제 수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성범죄를 주로 다루는 박성현 변호사는 “불법 촬영물 피해자 등이 직접 고소에 나서더라도 해외 플랫폼이 협조적이지 않아 수사 공조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위법성이 짙은 플랫폼으로 흘러가는 돈줄이라도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상 탈세 등 결제 관련 부정을 저지른 가맹점은 결제대행사가 계약을 해지해야 하는데, 이를 음란물 등으로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관련 플랫폼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 202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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