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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경기까지 포함해 아홉 경기를 다 뛰고 (소속팀으로) 돌아가고 싶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주장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는 1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훈련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이날 한국 대표팀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선수들이 모두 합류하며 ‘완전체’로 첫 훈련을 했다. 이정후는 “2009년 WBC 준우승을 보고 자란 세대로서 선배들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다”며 “이제는 더 내려갈 곳도 없다. ‘참사의 주역’이란 오명을 이번에는 반드시 깨부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2013년 제3회 대회부터 2017년과 2023년 등 최근 세 대회 연속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현역 빅리거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정후와 김혜성(27·LA 다저스), 고우석(28·디트로이트) 등 KBO리그 출신들뿐만 아니라 데인 더닝(32·시애틀·투수), 셰이 위트컴(28·휴스턴·내야수), 저마이 존스(29·디트로이트·외야수) 등 한국계 미국인 선수들도 태극마크를 달았다. 내야수 위트컴은 이날 김혜성, 신민재(30·LG)와 함께 가장 늦게까지 남아 내야 특훈을 진행했다. 주자 상황별 아웃 카운트를 처리하는 훈련을 진행할 때 매끄럽게 타구를 처리하자 코치들은 “나이스”를 연발했다. 타격 훈련 때는 여러 차례 담장을 넘기는 홈런 타구를 쏘아 올렸다. 위트컴은 “경기에 뛸 수만 있다면 어떤 포지션이든 어떤 타순이든 상관없이 내 몫을 하겠다”며 “어머니의 나라를 위해 뛰는 건 내게 큰 영광이다. 나는 이기러 왔고, 최대한 늦게 집에 가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존스는 국내파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대화를 건네며 팀에 녹아들었다. 안현민(23·KT)과 함께 타격 훈련을 할 때는 고릴라 흉내를 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안현민의 별명이 ‘케릴라’(KT+고릴라)라는 걸 알고 장난을 친 것이다. 한국 대표팀은 2일 낮 12시 일본프로야구 한신, 3일에는 오릭스와 같은 장소에서 연습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5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체코와의 C조 1차전을 시작으로 WBC 일정에 돌입한다.오사카=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연습경기까지 포함해 아홉 경기를 다 뛰고 (소속팀으로) 돌아가고 싶다.”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주장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는 1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훈련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이날 한국 대표팀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선수들이 모두 합류하며 처음으로 ‘완전체’로 첫 훈련했다. 이정후는 “2009년 WBC 준우승을 보고 자란 세대로서 선배들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다”며 “이제는 더 내려갈 곳도 없다. ‘참사의 주역’이라는 오명을 이번에는 반드시 깨부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2013년 제3회 대회부터 2017년과 2023년 등 최근 세 대회 연속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현역 빅리거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정후와 김혜성(27·LA 다저스), 고우석(28·디트로이트) 등 KBO리그 출신들 뿐 아니라 데인 더닝(32·시애틀·투수), 셰이 위트컴(28·휴스턴·내야수), 저마이 존스(29·디트로이트·외야수) 등 한국계 미국인 선수들도 태극마크를 달았다. 내야수 위트컴은 이날 김혜성, 신민재(30·LG)와 함께 가장 늦게까지 남아 내야 특훈을 진행했다. 주자 상황별 아웃 카운트를 처리하는 훈련을 진행할 때 매끄럽게 타구를 처리하자 코치들은 “나이스(Nice)”를 연발했다. 타격 훈련 때는 여러 차례 담장을 넘기는 홈런 타구를 쏘아 올렸다. 위트컴은 “경기에 뛸 수만 있다면 어떤 포지션이든 어떤 타순이든 상관없이 내 몫을 하겠다”며 “어머니의 나라를 위해서 뛰는 건 내게 큰 영광이다. 나는 이기러 왔고, 최대한 늦게 집에 가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존스는 국내파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대화를 건네며 팀에 녹아들었다. 안현민(23·KT)과 함께 타격 훈련을 할 때는 고릴라 흉내를 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안현민의 별명이 ‘케릴라(KT+고릴라)’라는 걸 알고 장난을 친 것이다. 류지현 한국 대표팀 감독은 “투수 더닝을 비롯해 태극마크를 단 한국계 미국인 선수들이 이번 대회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기량 이상의 결과를 낼 수 있다는 마음속의 울림을 받았다”며 강한 신뢰를 보냈다.한국 대표팀은 2일 낮 12시 일본프로야구 한신, 3일에는 오릭스과 같은 장소에서 연습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5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체코와의 C조 1차전을 시작으로 WBC 일정에 돌입한다. 오사카=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건강하기만 하다면 김도영(23·KIA)이 한국 대표팀의 ‘해결사’가 될 것이다.” 미국 ‘야후 스포츠’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C조 프리뷰 기사에서 이런 분석과 함께 김도영을 한국 대표팀 키 플레이어로 꼽았다. 김도영은 2024년 타율 0.347, 38홈런, 40도루를 기록하면서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로 뽑혔지만 지난해에는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 여파로 30경기 출전에 그쳤다. 대표팀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기간에 치른 연습 경기 때도 초반에는 좋지 못했다. 25일까지 4경기에서 타율 0.231(13타수 3안타)에 그쳤다. 그러다 26일 가데나 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를 몰아치며 부활을 알렸다. 김도영은 “이제야 원하는 타구가 나오기 시작했다. 대회 개막이 가까워질 때쯤 타격감이 올라와 다행”이라며 웃었다. 류지현 한국 대표팀 감독도 “김도영이 돌아왔다”며 부활을 반겼다. 류 감독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대세가 된 ‘강한 2번 타자’ 이론에 따라 타순을 짠다. 지난해 내국인 타자 중 OPS(출루율+장타력) 1위인 안현민(23·KT·1.018)을 2번 타순에 고정하는 이유다. 이러면 ‘클린업 트리오’가 3∼5번 타자가 아니라 2∼4번 타자가 된다. 타순은 3번이지만 김도영이 류지현호의 ‘사실상 4번 타자’인 셈이다. 김도영뿐만이 아니다. 대표팀은 오키나와 연습 경기 때도 이닝당 1.5개가 넘는 안타를 때려냈다. 지난해 프로야구 평균 기록(1.0개)보다 50% 많은 숫자다. 연습 경기에 네 번 나와 타율 0.615(13타수 8안타)를 기록한 김주원(24·NC)은 “야수들끼리 ‘이 타격감을 동결 건조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며 웃었다. ‘코리안 빅리거’도 MLB 시범 경기에서 ‘불방망이’를 자랑한 뒤 대표팀에 합류한다. 27일 시범 경기 첫 홈런포를 가동한 김혜성(27·LA 다저스)은 타율 0.462(13타수 6안타), 대표팀 주장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는 타율 0.417(12타수 5안타)을 기록한 뒤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27일 열릴 예정이던 KT전이 우천 취소되면서 대표팀은 오키나와 전지훈련 일정을 모두 마감했다. 류 감독은 “만족도는 90%다. 야수들 컨디션이 굉장히 올라온 상태는 긍정적으로 본다. 다만, 불펜 투수들 구속이 시즌과 비교해 시속 3, 4km 덜 나온 점이 10%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류현진(39·한화) 역시 “(타선) 분위기는 정말 좋다. 투수들만 잘하면 된다”고 했다. 이번 대회 1라운드 경기 때 각 투수는 65구 이상을 던질 수 없다. 따라서 각 팀에서 선발로 활약하는 투수들이 ‘두 번째 투수’를 맡아줘야 한다. 그러나 오키나와에서는 손주영(28)이 2이닝 3실점, 송승기(24·이상 LG)가 2이닝 2실점에 그쳐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에 따라 류현진을 선발투수 대신 두 번째 투수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28일 오사카에서 ‘완전체’로 모인다. 한국계 선수인 데인 더닝(32·애틀랜타), 셰이 위트컴(28·휴스턴), 저마이 존스(27·디트로이트)도 이날 기존 대표팀 선수들과 상견례를 한다. 한국은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일본프로야구 팀 한신(다음 달 2일), 오릭스(3일)와 연습 경기를 치른 뒤 결전지인 도쿄돔으로 이동한다.가데나=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김윤지(20)는 항상 웃는 얼굴이라 ‘스마일리(smiley)’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2026 전국장애인겨울체육대회 여자 크로스컨트리스키 좌식 3km 결승선을 통과할 때도 웃었다. 1km 코스를 세 바퀴 도는 동안 급경사 오르막을 여섯 차례 올랐지만 숨 가쁜 기색조차 없었다. 지난달 29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에서 열린 이 경주에서 김윤지는 11분39초3으로 1위에 올랐다. 2위에 2분35초4 앞선 기록이었다. 여름엔 물살을 가르고 겨울에는 설원을 달리는 ‘이도류’ 김윤지는 이 대회 4관왕에 오르며 장애인체전 역사를 새로 썼다. 역대 최초로 최우수선수(MVP)에 세 번 뽑힌 선수가 된 것이다. 김윤지는 2024년 여름 대회 땐 수영 5관왕에 오르며 MVP로 선정됐고, 겨울 대회 때는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로 MVP에 올랐다. 김윤지가 겨울 대회에서 5년간 수확한 금메달만 19개다. 김윤지는 손가락으로 메달 개수를 세다 “이렇게 많은 메달을 딴 줄은 몰랐다”며 미소 지었다. 국내에서만 잘하는 것도 아니다. 김윤지는 지난달 15일 끝난 2025∼2026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 파라크로스컨트리스키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10km 매스스타트 프리에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월드컵 1차 대회 때는 10km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그러면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유력 금메달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김윤지는 “국제대회 정상까지 10년을 내다봤는데 예상보다 빨리 그 순간이 찾아왔다”며 웃었다. 선천적인 이분척추증 척수수막류로 하지 장애를 얻은 김윤지는 세 살 때 재활 차원에서 수영을 시작했다. 스키는 중학교 1학년이던 2019년 대한장애인체육회 겨울 스포츠 캠프를 통해 처음 접했다. 스키 시작 7년 만에 세계 정상급 반열에 오른 것이다. 2018 평창 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스키 금메달리스트 신의현(46)조차 “윤지는 나보다 더한 괴물”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스마일리를 괴물로 바꿔 놓은 건 지독한 연습량이다. 김윤지는 지난해 9월 평창에서 4시간 동안 좌식 롤러스키를 타고 평지 60km를 달리는 훈련을 소화했다. 함께 출발한 6명 중 끝까지 목표치를 채운 선수는 김윤지뿐이었다. 앳된 얼굴과 달리 김윤지의 손바닥은 스키 폴을 움켜쥐며 생긴 단단한 굳은살로 가득하다. 한국체육대 체육교육과에서 ‘과톱’(학과 성적 1위)을 차지할 만큼 학업에도 열심이다. 김윤지는 “매 순간을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채우지 않으면 나한테 지는 느낌이 든다. 나 자신에게 지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김윤지는 패럴림픽을 앞두고 이탈리아 리비뇨에서 마지막 담금질을 하고 있다. 김윤지는 “지난해 이맘때쯤엔 동메달만 따도 감사하다는 심정이었다. 그런데 훈련을 거치며 성장한 게 내 눈에도 보인다.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메달 색을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라며 조심스레 금메달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발 더 나아가 ‘다관왕’도 꿈꾼다. 김윤지는 이번 패럴림픽 때 크로스컨트리와 사격을 합친 바이애슬론에도 출전한다. 성격유형검사(MBTI)가 ‘ENFP’인 김윤지는 “요즘 패럴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상상을 한다. 하나가 아니라 메달을 여러 개 따는 상상”이라며 웃었다. 김윤지는 7일 오후 6시 바이애슬론 여자 7.5km 좌식 결선을 시작으로 ‘금빛 질주’에 나선다.평창=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정말 경이롭다(Truly a marvel).” 2024년 9월 6일 프랑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여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MS7 결승전이 끝나자 한 관중이 이렇게 소리쳤다. 이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옌숴(31·중국)가 뒤로 넘어지는 걸 본 다음이었다. 왼쪽 다리만 있는 옌숴는 오른손으로 목발을 짚고 왼손으로 라켓을 휘두른다. 그런데 2021년 도쿄 대회에 이어 패럴림픽 2연패에 성공한 순간 양손을 번쩍 들어 환호하다가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선수가 넘어지는 사이 관중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올림픽이 끝나고 난 뒤… 여름·겨울 대회를 막론하고 비장애인 올림픽이 끝나면 패럴림픽이 막을 올린다. 23일 겨울올림픽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에서도 다음 달 7일 오전 4시 패럴림픽 개회식이 시작된다. 열흘 동안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50개국에서 665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패럴림픽은 그리스어 접두사 파라(para)와 올림픽을 합친 말이다. 파라는 ‘옆의’ ‘대등한’이란 뜻이다. 패럴림픽을 △올림픽이 열린 도시에서 △올림픽 시설을 활용해 △올림픽에 연이어 치르게 된 건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세계 스포츠에 남긴 유산이다. 겨울패럴림픽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부터 이 전통을 따르고 있다. 한국이 겨울패럴림픽에 참가한 것도 이때가 처음이었다. 2024년 파리 여름 대회 때부터는 또 다른 전통이 생겼다.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같은 엠블럼을 사용하는 것이다. 다만 올림픽 엠블럼 밑에는 오륜기가 들어가지만 패럴림픽 엠블럼에는 ‘아지토스(agitos)’를 쓴다. 라틴어로 ‘나는 움직인다’는 뜻인 아지토스 역시 1988년 서울 대회 엠블럼에 뿌리를 두고 있다. 파리 대회 때는 올림픽과 패럴림픽 엠블럼이 완전히 똑같았지만 이번 대회 엠블럼 ‘푸투라’는 색깔이 다르다. 올림픽 때는 눈과 얼음을 상징하는 은색을 썼는데 패럴림픽 엠블럼은 빨간색, 파란색, 녹색 그러데이션이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및 겨울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코르티나담페초에 있는 돌로미티산의 오로라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전체 6개 종목 중 5개 종목이 돌로미티산 인근에서 열린다. 조직위는 이번 패럴림픽 마스코트 ‘밀로’를 올림픽 마스코트 ‘티나’와 남매 사이로 설정했다. 조직위는 “족제비인 밀로는 한쪽 다리가 없지만 꼬리를 이용해 장애물을 뛰어넘는 모습으로 패럴림픽의 도전 정신을 상징적으로 담아 냈다”고 소개했다. 이번 패럴림픽 종목 수는 올림픽(16개)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다만 전체 금메달 수(79개)는 올림픽(116개)의 3분의 2 수준이다. 패럴림픽은 장애 부위와 정도에 따라 세부 종목을 나누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 한국, 종합 20위 목표 한국은 이번 대회 때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5개 종목(바이애슬론, 스노보드,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스키, 휠체어컬링)에 총 20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여기에 임원 36명도 이탈리아로 향한다. 패럴림픽 참가 선수는 지원 인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임원 수가 더 많은 게 일반적이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이번 대회 때 금 1개, 동메달 1개로 종합 순위 20위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한국이 겨울패럴림픽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은 안방에서 열린 2018년 평창 대회 당시 16위(금 1개, 동메달 2개)다. 다만 직전에 열린 2022 베이징 대회 때는 메달을 한 개도 따지 못했다.평창에서 한국이 따낸 메달 3개 중 2개를 혼자 따낸 신의현(46·크로스컨트리)은 이번 대회에서도 유력 메달 후보로 꼽힌다. 신의현은 평창 대회 때 크로스컨트리스키 7.5km 좌식에서 우승하며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패럴림픽 금메달 획득 기록을 남겼고, 15km 좌식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의현은 “2022년 베이징 대회 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 때문에 대회 준비 자체가 미흡해 생각보다 성적이 좋지 않았다. 이번에는 전체적으로 충실하게 훈련했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걸고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부터 패럴림픽 정식 종목이 된 휠체어컬링 믹스더블에서도 메달을 노린다. 현재 백혜진(43)-이용석(42) 조가 이 종목 세계랭킹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22년 베이징 대회 때 4인조 경기에 출전했던 백혜진은 “4인조와 달리 믹스더블은 두 사람이 모든 상황을 책임져야 해 소통과 신뢰가 중요하다. 이용석은 차분하고 감정 기복이 크지 않은 편이고 샷 감각도 뛰어나 감정적인 부분에서 나를 잘 잡아준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단 하나. 우승”이라고 말했다. 백혜진-이용석 조는 개회식 이틀 전인 5일 안방 팀 이탈리아를 상대로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첫 경기에 나선다.활강 종목 세계랭킹 3위인 최사라(23)도 알파인스키에서 ‘깜짝 메달’을 노린다. 최사라는 시각장애인으로 어은미 가이드(27)와 함께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정진완 장애인체육회장은 “올림픽의 열기를 이어받아 한국 선수단이 다시 한 번 도전과 감동의 역사를 쓸 준비를 마쳤다”면서 “패럴림픽에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대회 주요 경기는 KBS에서 중계한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한국 야구 대표팀과 삼성의 연습경기가 열린 26일 일본 오키나와현 가데나 구장. 일본 대표팀의 가네코 마코토 수석코치(51)는 포수 뒤편 관중석에서 유심히 경기를 지켜봤다. 그는 “안현민이 겨울 동안 몸을 얼마나 잘 만들어 왔는지 보러 왔다”고 했다. 안현민(23·KT·사진)은 작년 11월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홈런 2개를 날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내달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안현민은 가네코 코치 앞에서 또 한 번 괴력을 발휘했다. 안현민은 5회말 1사 만루에서 삼성 투수 김백산(23)을 상대로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만루홈런을 쏘아 올렸다. 곧이어 타석에 들어선 동갑내기 김도영(23·KIA)도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타선의 핵심인 두 선수의 홈런 2방에 힘입어 대표팀은 5회에만 10점을 뽑아내며 16-6, 대승을 거뒀다. 최근 연습경기 4연승 행진이다. 경기 후 일본 대표팀 수석코치가 관찰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안현민은 “(홈런을) 치지 않았어야 됐나 싶다”고 농담한 뒤 “크게 신경은 안 썼다”고 했다. 첫 연습경기 첫 타석 이후 4경기 만에 홈런이 나온 데 대해선 “그동안 정타가 안 나오는 게 문제였는데 (홈런) 하나를 쳤다는 데 안도하고 있다”며 웃었다. 타격 부진을 겪던 김도영도 이날 솔로포를 쳐내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김도영은 “오늘 경기에서 마음에 드는 타구들이 나왔다. (안)현민이가 만루홈런을 치자마자 ‘아, 이건 백투백(연속 타자 홈런)이다’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류지현 한국 대표팀 감독은 “우리가 알던 김도영이 돌아왔다”며 “오늘만 같으면 감독이 할 일이 없겠다”고 말했다. ‘류지현호’는 내달 5일 체코를 시작으로 일본(7일), 대만(8일), 호주(9일)와 차례로 도쿄돔에서 WBC C조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다.가데나=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한국 야구 대표팀과 삼성의 연습경기가 열린 26일 일본 오키나와현 가데나 구장. 일본 대표팀의 가네코 마코토 수석코치(51)는 포수 뒤편 관중석에서 유심히 경기를 지켜봤다. 그는 “안현민이 겨울 동안 몸을 얼마나 잘 만들어왔는지 보러 왔다”고 했다. 안현민(23·KT)은 작년 11월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홈런 2개를 날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내달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안현민은 가네코 코치 앞에서 또 한 번 괴력을 발휘했다. 안현민은 5회말 1사 만루에서 삼성 투수 김백산(23)을 상대로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만루홈런을 쏘아 올렸다. 곧이어 타석에 들어선 동갑내기 김도영(23·KIA)도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타선의 핵심인 두 선수의 홈런 2방에 힘입어 대표팀은 5회에만 10점을 뽑아내며 16-6, 대승을 거뒀다. 최근 연습경기 4연승 행진이다. 경기 후 일본 대표팀 수석코치가 관찰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안현민은 “(홈런을) 치지 않았어야 됐나 싶다”고 농담한 뒤 “크게 신경은 안썼다”고 했다. 첫 연습경기 첫 타석 이후 4경기 만에 홈런이 나온 데 대해선 “그동안 정타가 안 나오는 게 문제였는데 (홈런) 하나를 쳤다는 데 안도하고 있다”며 웃었다.타격 부진을 겪던 김도영도 이날 솔로포를 쳐내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김도영은 “오늘 경기에서 마음에 드는 타구들이 나왔다. (안)현민이가 만루홈런을 치자마자 ‘아, 이건 백투백(연속 타자 홈런)이다’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류지현 한국 대표팀 감독은 “우리가 알던 김도영이 돌아왔다”며 “오늘만 같으면 감독이 할 일이 없겠다”고 말했다. ‘류지현호’는 내달 5일 체코를 시작으로 일본(7일), 대만(8일), 호주(9일)와 차례로 도쿄돔에서 WBC C조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다.가데나=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김윤지(20)는 항상 웃는 얼굴이라 ‘스마일리(smiley)’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2026 전국장애인겨울체육대회 여자 크로스컨트리스키 좌식 3km 결승선을 통과할 때도 웃었다. 1km 코스를 세 바퀴 도는 동안 급경사 오르막을 여섯 차례 올랐지만 숨 가쁜 기색조차 없었다. 지난달 29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에서 열린 이 경주에서 김윤지는 11분39초3으로 1위에 올랐다. 2위에 2분35초4 앞선 기록이었다.여름엔 물살을 가르고 겨울에는 설원을 달리는 ‘이도류’ 김윤지는 이 대회 4관왕에 오르며 장애인체전 역사를 새로 썼다. 역대 최초로 최우수선수(MVP)에 세 번 뽑힌 선수가 된 것이다. 김윤지는 2024년 여름 대회 땐 수영 5관왕에 오르며 MVP로 선정됐고, 겨울 대회 때는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로 MVP에 올랐다. 김윤지가 겨울 대회에서 5년간 수확한 금메달만 19개다. 김윤지는 손가락으로 메달 개수를 세다 “이렇게 많은 메달을 딴 줄은 몰랐다”고 미소 지었다.국내에서만 잘하는 것도 아니다. 김윤지는 지난달 15일 끝난 2025~2026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 파라크로스컨트리스키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10km 매스스타트 프리에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월드컵 1차 대회 때는 10㎞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그러면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유력 금메달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김윤지는 “국제대회 정상까지 10년을 내다봤는데 예상보다 빨리 그 순간이 찾아왔다”며 웃었다.선천적인 이분척추증 척수수막류로 하지 장애를 얻은 김윤지는 세 살 때 재활 차원에서 수영을 시작했다. 스키는 중학교 1학년이던 2019년 대한장애인체육회 겨울 스포츠 캠프를 통해 처음 접했다. 스키 시작 7년 만에 세계 정상급 반열에 오른 것이다. 2018 평창 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스키 금메달리스트 신의현(46)조차 “윤지는 나보다 더한 괴물”이라며 혀를 내둘렀다.스마일리를 괴물로 바꿔 놓은 건 지독한 연습량이다. 김윤지는 지난해 9월 평창에서 4시간 동안 좌식 롤러스키를 타고 평지 60km를 달리는 훈련을 소화했다. 함께 출발한 6명 중 끝까지 목표치를 채운 선수는 김윤지뿐이었다. 앳된 얼굴과 달리 김윤지의 손바닥은 스키 폴을 움켜쥐며 생긴 단단한 굳은살로 가득하다. 한국체육대 체육교육과에서 ‘과탑’(학과 성적 1위)을 차지할 만큼 학업에도 열심이다. 김윤지는 “매 순간을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채우지 않으면 나한테 지는 느낌이 든다. 나 자신에게 지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김윤지는 패럴림픽을 앞두고 이탈리아 리비뇨에서 마지막 담금질 중이다. 김윤지는 “지난해 이맘때쯤엔 동메달만 따도 감사하다는 심정이었다. 그런데 훈련을 거치며 성장한 게 내 눈에도 보인다.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메달 색을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라며 조심스레 금메달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한 발 더 나아가 ‘다관왕’도 꿈꾼다. 김윤지는 이번 패럴림픽 때 크로스컨트리와 사격을 합친 바이애슬론에도 출전한다. 성격유형검사(MBTI)가 ‘ENFP’인 김윤지는 “요즘 패럴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상상을 한다. 하나가 아니라 메달을 여러 개 따는 상상”이라며 웃었다. 김윤지는 7일 오후 6시 바이애슬론 여자 7.5km 좌식 결선을 시작으로 ‘금빛 질주’에 나선다.평창=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정말 경이롭다(Truly a marvel).”2024년 9월 6일 프랑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여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MS7 결승전이 끝나자 한 관중이 이렇게 소리쳤다. 이 경기서 금메달을 딴 옌슈오(31·중국)가 뒤로 넘어지는 걸 본 다음이었다. 왼쪽 다리만 있는 옌슈오는 오른손으로 목발을 짚고 왼손으로 라켓을 휘두른다. 그런데 2021년 도쿄 대회에 이어 패럴림픽 2연패에 성공한 순간 양손을 번쩍 들어 환호하다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선수가 넘어지는 사이 관중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올림픽이 끝나고 난 뒤…여름·겨울 대회를 막론하고 비장애인 올림픽이 끝나면 패럴림픽이 막을 올린다. 23일 겨울올림픽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에서도 다음 달 7일 오전 4시 패럴림픽 개회식이 시작된다. 열흘 동안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50개국에서 665명의 선수가 참가한다.패럴림픽은 그리스어 접두사 파라(para)와 올림픽을 합친 말이다. 파라는 ‘옆의’, ‘대등한’이라는 뜻이다. 패럴림픽을 △올림픽이 열린 도시에서 △올림픽 시설을 활용해 △올림픽에 연이어 치르게 된 건 1988년 서울올림픽 세계 스포츠에 남긴 유산이다. 겨울패럴림픽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부터 이 전통을 따르고 있다. 한국이 겨울패럴림픽에 참가한 것도 이때가 처음이었다.2024년 파리 여름 대회 때부터는 또 다른 전통이 생겼다.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같은 엠블렘을 사용하는 것이다. 다만 올림픽 엠블렘 밑에는 오륜기가 들어가지만 패럴림픽 엠블렘에는 ‘아지토스(agitos)’를 쓴다. 라틴어로 ‘나는 움직인다’는 뜻인 아지토스 역시 1988년 서울 대회 엠블렘에 뿌리를 두고 있다.파리 대회 때는 올림픽과 패럴림픽 엠블렘이 완전히 똑같았지만 이번 대회 엠블렘 ‘푸투라’는 색깔이 다르다. 올림픽 때는 눈과 얼음을 상징하는 은색을 썼는데 패럴림픽 엠블렘은 빨간색, 파란색, 녹색 그러데이션이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및 겨울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코르티나담페초에 있는 돌로미티산의 오로라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전체 6개 종목 중 5개 종목이 돌로미티산 인근에서 열린다.조직위는 이번 패럴림픽 마스코트 ‘밀로’를 올림픽 마스코트 ‘티나’와 남매 사이로 설정했다. 조직위는 “족제비인 밀로는 한 쪽 다리가 없지만 꼬리를 이용해 장애물을 뛰어넘는 모습으로 패럴림픽의 도전 정신을 상징적으로 담아 냈다”고 소개했다.이번 패럴림픽 종목 숫자는 올림픽(16개)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다만 전체 금메달 숫자(79개)는 올림픽(116개)의 3분의 2 수준이다. 패럴림픽은 장애 부위와 정도에 따라 세부 종목을 나누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한국, 종합 20위 목표한국은 이번 대회 때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5개 종목(바이애슬론, 스노보드,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스키, 휠체어컬링)에 총 20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여기에 임원 36명도 이탈리아로 향한다. 패럴림픽 참가 선수는 지원 인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임원 숫자가 더 많은 게 일반적이다.대한장애인체육회는 이번 대회 때 금 1개, 동메달 1개로 종합 순위 20위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한국이 겨울패럴림픽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은 안방에서 열린 2018년 평창 대회 당시 16위(금 1개, 동메달 2개)다. 다만 직전에 열린 2022 베이징 대회 때는 메달을 한 개도 따지 못했다.평창에서 한국이 따낸 메달 3개 중 2개를 혼자 따낸 신의현(46·크로스컨트리)은 이번 대회 때도 유력 메달 후보로 꼽힌다. 신의현은 평창 대회 때 크로스컨트리스키 7.5km 좌식에서 우승하며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패럴림픽 금메달 획득 기록을 남겼고, 15km 좌식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의현은 “2022년 베이징 대회 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 때문에 대회 준비 자체가 미흡해 생각보다 성적이 좋지 않았다. 이번에는 전체적으로 충실하게 훈련했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걸고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대회부터 패럴림픽 정식 종목이 된 휠체어컬링 믹스더블에서도 메달을 노린다. 현재 백혜진(43)-이용석(42) 조가 이 종목 세계랭킹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22년 베이징 대회 때는 4인조 경기에 출전했던 백혜진은 “4인조와 달리 믹스더블은 두 사람이 모든 상황을 책임져야 해 소통과 신뢰가 중요하다. 이용석 선수는 차분하고 감정 기복이 크지 않은 편이고 샷 감감도 뛰어나 감정적인 부분에서 나를 잘 잡아준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단 하나. 우승”이라고 말했다. 백혜진-이용석 조는 개회식 이틀 전인 5일 안방 팀 이탈리아를 상대로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첫 경기에 나선다.활강 종목 세계랭킹 3위인 최사라(23)도 알파인스키에서 ‘깜짝 메달’을 노린다. 최사라는 시각장애인으로 어은미 가이드(27)와 함께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정진완 장애인체육회장은 “올림픽의 열기를 이어받아 한국 선수단이 다시 한번 도전과 감동의 역사를 쓸 준비를 마쳤다”면서 “패럴림픽에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대회 주요 경기는 KBS에서 중계한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내 프로 인생을 처음 시작한 이곳에서 끝을 준비하고 있다.” 프로야구 최고령 선수 최형우(43·삼성)는 25일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손의 아카마 구장 3루 더그아웃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덤덤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아카마 구장은 삼성이 2005년부터 20년 넘게 스프링캠프 장소로 쓰고 있는 곳이다. 2002년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로 삼성에 입단한 그는 1군 무대에서 불과 8차례 타석에 들어선 후 2005년 방출됐다. 때마침 창단한 경찰청에 입단해 2007년 퓨처스리그(2군) 타격 7관왕에 오르며 삼성에서 뛸 기회를 다시 잡았다. 18년 전이던 2008년 이맘때 당시 25세의 최형우는 아카마 구장에서 밤늦게까지 야구 방망이를 휘둘렀다. 최형우는 “매 타석이 내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추억이 됐지만 그땐 많이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지옥 훈련을 견뎌낸 ‘방출생’ 출신 최형우는 그해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6, 19홈런, 7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51을 기록하며 당시 최고령 신인왕에 올랐다. 이후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왼손 거포로 꾸준히 활약해온 그는 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자신의 야구 인생의 출발점이 된 아카마 구장으로 돌아왔다. ‘삼성 왕조’ 시절 4번 타자로 활약하다 2016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KIA로 떠났던 최형우는 지난해 12월 삼성과 2년 총액 26억 원에 FA 계약을 했다. 최형우가 삼성의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아카마 구장을 찾은 건 10년 만이다. 최형우는 다시 찾은 이곳에서 18년 전의 자신에게 “고생했다”는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나는 지금도 여기(가슴)에 사표를 넣어놓고 뛴다. 그래야 후회 없이 뛸 수 있다”고 했다. 최형우는 이날 인터뷰 내내 ‘마지막’이라는 말을 자주 꺼냈다. 하지만 그의 기량은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이다. 최형우는 지난해 KIA에서 타율 0.307, 24홈런, 86타점, OPS 0.928을 기록했다. 리그 전체에서 그보다 OPS가 높은 선수는 4명밖에 되지 않았다. 최근 5년 연속 장타율 역시 꾸준히 상승했다. 최형우는 이날 오전 내내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타격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 최형우는 “나이가 있다 보니 (몸 상태가) 한 번에 확 올라오지 않는다. 아직은 빗맞는 공이 더 많이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개막전에 맞춰 (100%로) 준비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형우의 합류는 지난해 팀 홈런 1위(161개)에 오른 삼성 타선에 파괴력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 시즌 홈런왕(50개)을 차지한 외국인 타자 디아즈와 재계약한 것에 더해 구자욱(33·19홈런), 김영웅(23·22홈런), 이재현(23·16홈런) 등 ‘한 방’을 갖춘 타자들이 많다. 최형우 역시 우승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형우 형과 함께 우승 반지를 끼겠다”던 강민호(41·삼성)에게 “내가 진짜로 끼게 해줄게”라고 약속했다. 한국시리즈에서 7차례나 정상에 올랐던 삼성은 2014년 마지막 우승 후 지난해까지 11년간 우승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우승 가능성을 높여 왔다. 최형우는 다음 달 28일 삼성의 안방구장에서 롯데와 2026 정규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최형우는 “타석에 섰을 때 내 응원가(김원준의 ‘쇼’)가 흘러나오면 눈물이 나오지 않을까. (눈물 때문에) 첫 타석은 삼진을 당하더라도 팬들께서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웃었다.온나손=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프로야구 최고령 선수 최형우(43)가 일본 오키나와현 아카마 구장에 10년 만에 삼성 유니폼을 입고 돌아왔다. 아카마 구장은 삼성이 2005년부터 20년 넘게 스프링캠프 때 안방으로 쓰고 있는 곳이다.‘삼성 왕조’ 시절 4번 타자로 활약하다 2016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KIA로 떠났던 최형우는 지난해 12월 2년 총액 26억 원에 FA 계약을 맺고 친정팀에 돌아왔다. 24일 아카마 구장에서 만난 최형우는 “KIA 소속으로 아카마 구장에 온 적도 있지만 삼성 유니폼을 입고 오니 만감이 교차한다. 내 야구 인생을 시작한 곳에서 끝을 준비하고 있다”고 돌아봤다.2002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 때 삼성에 포수로 지명을 받았던 최형우는 방출 뒤 경찰 야구단을 거쳐 2008년 삼성에 다시 입단하는 곡절을 겪었다. 2008년 재입단 후 삼성 주전 타자로 거듭나기 위해 ‘지옥 훈련’에 매진했던 곳 역시 바로 아카마 구장이다. 최형우는 이곳에서 스윙 연습에 매달리며 ‘방출생’에서 최고령 신인왕으로 거듭나는 발판을 마련했다. 최형우는 당시를 떠올리며 “그때 매 타석이 내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추억이 됐지만 그때는 많이 힘들었다”며 웃었다. 최형우는 ‘마지막’이라는 말을 자주 꺼냈지만, 그의 기량은 마지막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오름세다. 지난해 KIA에서 타율 0.307, 24홈런, 8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8을 기록했다. 리그 전체에서 그보다 OPS가 높은 선수는 4명뿐이다. 비결을 묻자 최형우는 “시간을 거스려고 하지 않았기에 살아남은 것 같다. 내 몸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걸 인정하지 않고 욕심부리면 그때부터 무너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힘으로만 치는 시기는 지났다. 매 시즌 내 몸에 맞는 타격폼을 찾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고 덧붙였다.최형우의 합류는 2025시즌 팀 홈런 1위(161개)를 기록한 삼성 타선에 파괴력을 더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삼성은 지난 시즌 홈런왕(50개)에 오른 외국인 타자 디아즈와 재계약한 것에 더해 2003년생 신예 김영웅(22홈런), 1993년생 구자욱(19홈런), 1983년생 최형우(24홈런)까지 열 살 차이의 펀치력을 갖춘 좌타 라인을 갖추게 됐다. 최형우는 “여기서 열심히 한 결과를 연말에 우승으로 보상받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금이 우승 기회”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최형우는 다음 달 28일 안방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롯데와 2026 정규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최형우는 “타석에서 제 응원가(김원준의 ‘쇼’)가 흘러나오면 눈물이 나오지 않을까. (눈물 때문에) 첫 타석은 삼진을 당하더라도 이해해 달라고 미리 말씀드리겠다”며 웃었다. 온나손=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나는 그냥 빠른 공을 던지는 사람이었다.” 곽빈(27·두산)은 24일 일본 오키나와현 가데나 구장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곽빈은 전날 연습경기에 한화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최고 시속 155km를 기록하며 2이닝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러고도 “나는 아직 피처(pitcher)가 아니다”고 했다. 곽빈은 대표팀에서 ‘열공’ 중이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9·한화)과 ‘홀드왕’ 노경은(42·SSG)의 투구를 곁에서 지켜보며 전력투구하지 않고도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을 배우고 있다. 곽빈은 “선배들을 보면서 스피드가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면서 “류현진 선배가 ‘상황을 생각하며 던지라’고 조언을 많이 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금 건방진 얘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연습경기 때) 내가 가진 100%의 힘 중 90%만 썼다. 그런데도 투구 밸런스가 좋아서 기대했던 구속이 잘 나왔다. 이제야 피처가 되어가는 중”이라고 했다. 같은 이유로 곽빈은 속구보다 변화구에 방점을 찍고 있다. 총 24구를 던진 전날 연습경기 때도 슬라이더 6개, 커브 3개, 체인지업 2개를 섞어 던졌다. 곽빈은 “변화구가 아직 내 마음대로 들어가지 않는다. 대회 전까지 더 세밀하게 가다듬겠다”며 고삐를 죄었다. 내달 개막하는 WBC를 맞는 곽빈의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3년 전의 수모를 설욕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곽빈은 2023 WBC 때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2이닝 4피안타 3실점, 평균자책점 13.50으로 체면을 구겼다. 특히 일본과의 경기에서 5회말 오타니 쇼헤이(32·LA 다저스)에게 시속 141km짜리 커터를 던졌다가 2루타를 맞은 게 뼈아픈 기억으로 남았다. 곽빈은 이를 성장통으로 삼아 진화했다. 곽빈은 2023시즌 정규시즌을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마쳤다. 서울 배명고를 졸업하고 2018년 두산에 입단한 곽빈이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것도,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도 이때가 처음이었다. 곽빈은 “오타니 같은 세계적인 선수를 상대한 뒤부터 마운드에서 두려움이 사라졌다. 어떤 선수와 맞붙어도 내 공을 던지면 지는 구위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고 돌아봤다. 곽빈은 2024년에는 15승(9패)으로 원태인(26·삼성)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올랐고 개인 최다 투구 이닝(167과 3분의 2이닝)과 탈삼진(154개) 기록도 새로 썼다. 지난해에는 옆구리 통증 탓에 6월에야 1군에 합류했지만 9월 28일 롯데전에서 시속 158.7km(트랙맨 기준)로 개인 최고 구속을 경신했다. 코칭스태프 역시 곽빈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설을 맞아 선수들에게 세뱃돈 봉투를 건넸다. 곽빈이 받은 봉투에는 “네가 대표팀 에이스다”라고 쓰여 있었다. 문동주(23·한화)에 이어 원태인마저 부상으로 낙마해 어깨가 무거워진 곽빈의 기를 살리기 위한 조치였다. 곽빈은 “에이스라는 칭호에 응답할 수 있게 결과로 증명하겠다”며 “준비가 늦었다는 핑계는 대고 싶지 않다. (대회에서) 나의 100%를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대표팀은 24일 KIA와 연습경기에서 6-3으로 이겼다. 대표팀은 이날까지 7이닝 연습경기를 네 차례 치러 3승 1패를 기록했다. 26일 삼성전부터는 9이닝 경기로 실전 적응력을 끌어올린다.가데나=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나는 그냥 빠른 공을 던지는 사람이었다.”곽빈(27·두산)은 24일 일본 오키나와현 가데나 구장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곽빈은 전날 연습경기에 한화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최고 시속 155km를 기록하며 2이닝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러고도 “나는 아직 피처(pitcher)가 아니다”고 했다. 곽빈은 대표팀에서 ‘열공’ 중이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9·한화)과 ‘홀드왕’ 노경은(42·SSG)의 투구를 곁에서 지켜보며 전력 투구하지 않고도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을 배우고 있다. 곽빈은 “선배들을 보면서 스피드가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면서 “류현진 선배가 ‘상황을 생각하며 던지라’고 조언을 많이 해준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조금 건방진 얘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연습경기 때) 내가 가진 100%의 힘 중 90%만 썼다. 그런데도 투구 밸런스가 좋아서 기대했던 구속이 잘 나왔다. 이제야 피처가 되어가는 중”이라고 했다.같은 이유로 곽빈은 속구보다 변화구에 방점을 찍고 있다. 총 24구를 던진 전날 연습경기 때도 슬라이더 6개, 커브 3개, 체인지업 2개를 섞어 던졌다. 곽빈은 “변화구가 아직 내 마음대로 들어가지 않는다. 대회 전까지 더 세밀하게 가다듬겠다”며 고삐를 죄었다.내달 개막하는 WBC을 맞는 곽빈의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3년 전의 수모를 설욕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곽빈은 2023 WBC 때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2이닝 4피안타 3실점, 평균자책점 13.50으로 체면을 구겼다. 특히 일본과의 경기에서 5회말 오타니 쇼헤이(32·LA 다저스)에게 시속 141km짜리 커터를 던졌다가 2루타를 맞은 게 뼈아픈 기억으로 남았다.곽빈은 이를 성장통을 삼아 진화했다. 곽빈은 2023시즌 정규시즌을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마쳤다. 서울 배명고를 졸업하고 2018년 두산에 입단한 곽빈이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것도,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도 이때가 처음이었다. 곽빈은 “오타니 같은 세계적인 선수를 상대한 뒤부터 마운드에서 두려움이 사라졌다. 어떤 선수와 맞붙어도 내 공을 던지면 지는 구위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고 돌아봤다.곽빈은 2024년에는 15승(9패)으로 원태인(26·삼성)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올랐고 개인 최다 투구 이닝(167과 3분의 2이닝)과 탈삼진(154개) 기록도 새로 썼다. 지난해에는 옆구리 통증 탓에 6월에야 1군에 합류했지만 9월 28일 롯데전에서 시속 158.7km(트랙맨 기준)로 개인 최고 구속을 경신했다. 코칭스태프 역시 곽빈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설을 맞아 선수들에게 세뱃돈 봉투를 건넸다. 곽빈이 받은 봉투에는 “네가 대표팀 에이스다”라고 써 있었다. 문동주(23·한화)에 이어 원태인마저 부상으로 낙마해 어깨가 무거워진 곽빈의 기를 살리기 위한 조치였다.곽빈은 “에이스라는 칭호에 응답할 수 있게 결과로 증명하겠다”며 “준비가 늦었다는 핑계는 대고 싶지 않다. (대회에서) 나의 100%를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한편 대표팀은 24일 KIA와 연습 경기에서 6-3으로 이겼다. 대표팀은 이날까지 7이닝 연습경기를 네 차례 치러 3승 1패를 기록했다. 26일 삼성전부터는 9이닝 경기로 실전 적응력을 끌어올린다.가데나=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20대 거포 노시환(26·한화)이 계약 테이블과 타석에서 모두 ‘초대형 홈런’을 터뜨렸다. 한화 구단은 23일 오전 8시 “노시환과 2027시즌부터 2037시즌까지 11년간 최대 총액 307억 원에 비(非)자유계약선수(FA) 다년계약을 맺었다”고 알렸다. 그리고 노시환은 정확히 5시간 뒤 일본 오키나와현 가데나 구장에서 열린 소속팀 한화와의 연습경기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7번 타자로 나서 첫 타석부터 좌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노시환이) 초대형 계약을 떠뜨렸으니 타석에서도 터질 것”이라던 김경문 한화 감독의 예언이 들어맞은 순간이었다. 앞선 두 번의 연습경기에서 6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노시환은 “어제(22일) 저녁 계약서에 사인하고 나니 마음이 후련했다. 뭔가 하나 나올 줄 알았는데 진짜 (홈런이) 나와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이어 “한화에서 ‘영구결번’ 선수가 되겠다는 나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선 것 같아 스스로가 자랑스럽다”며 “앞으로 더 잘하라는 의미로 이 금액을 안겨준 것이기 때문에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했다. 노시환의 홈런포에 류지현 한국 대표팀 감독도 웃었다. 류 감독은 “(노시환이) 마음이 편해서인지 첫 타석부터 잘해줬다. 앞으로 그런 좋은 기운이 대표팀에 잘 연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노시환의 홈런으로 공격의 포문을 연 대표팀은 이날 안타 10개(홈런 2개)를 몰아 치며 7-4 승리를 거뒀다.노시환은 이번 계약으로 KBO리그 역대 최장·최고액 기록을 새로 썼다. 이전에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9)이 2024시즌을 앞두고 한화로 복귀하면서 8년 170억 원에 계약한 게 기록이었다. 노시환은 또 이번 한 번의 계약으로 같은 오른손 거포인 최정(39·SSG)의 FA 계약 누적 총액도 넘어섰다. 최정은 세 차례 FA 계약을 통해 총 302억 원을 벌었다. 한화는 애초부터 최정의 계약 총액을 넘어서는 금액을 정해 놓고 계약 기간을 고민했다. 한화 관계자는 “계약 총액에 노시환이 최정을 넘어서는 선수가 돼주기를 바라는 상징성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노시환과 한화는 21일 계약 조건에 합의한 뒤 22일 오키나와현의 한 호텔에서 계약서에 서명했다. 노시환의 몸값이 이렇게 치솟은 건 현재 프로야구에 20대 오른손 거포가 희소하기 때문이다. 부산 경남고를 졸업하고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노시환은 지난해까지 7년 통산 타율 0.264, 124홈런, 490타점을 기록 중이다. 통산 홈런이 100개가 넘는 20대 현역 선수는 노시환과 왼손 타자 강백호(27·한화·136개)뿐이다. 노시환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시즌 20홈런 이상을 쏘아 올렸고 2023년(31홈런, 101타점)과 지난해(32홈런, 101타점)에는 30홈런-100타점을 동시에 달성하기도 했다. 이전에 30홈런-100타점을 두 번 기록한 한화 내국인 타자는 장종훈(1991년, 1992년·은퇴)밖에 없었다. 노시환은 “손혁 (한화) 단장님께서 계약 기간 매년 홈런 30개만 꾸준히 쳐달라고 하셨다. 부상 없이 30홈런을 꾸준히 치는 거포가 되고 싶다”고 했다. 더그아웃에서 노시환을 지켜보던 손 단장은 그 포부에 화답하듯 “12년 뒤에도 한 번 더 계약하자”고 큰 소리로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한화와 WBC 한국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는 류현진도 노시환에게 “이제부터 네가 밥 사라”는 말로 축하 인사를 대신했다. 이번 계약에는 노시환이 2026시즌 종료 후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제도를 통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할 수 있다는 조항도 들어 있다. 노시환이 빅리그에 진출하게 되면 이 계약은 무효가 된다.가데나=이소연 always99@donga.com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5573일이 지나도 ‘몬스터’는 여전히 몬스터였다. 류현진(39)이 프로야구 소속팀 한화를 상대로 ‘퍼펙트 피칭’을 기록하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에 연습경기 첫 승을 안겼다. 한국은 21일 일본 오키나와현 시마지리에 있는 고친다구장에서 한화를 5-2로 물리쳤다. 이 경기에 한국 선발 투수로 등판한 류현진은 2이닝 동안 상대 타자에게 한 번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투구 수는 19개였고 최고 시속은 142km가 나왔다. 류현진이 이전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등판한 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11월 19일)이 마지막이었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대만을 9-3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류현진은 “그때와 달라진 건 나이밖에 없다. 마운드에서 투구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한화 후배들이 선배라고 좀 봐준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준우승했던 2009년 이후 17년 만에 WBC 2라운드(8강) 진출을 노리고 있지만 사정이 녹록지 않다. 부상 악재에 신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발 요원인 문동주(23·한화)와 원태인(26·삼성)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1라운드 대만전(다음 달 7일)과 일본전(8일) 선발투수도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래서 코칭스태프에게도 류현진의 이날 투구 내용이 반가웠다. 류지현 한국대표팀 감독은 “류현진이 역시 계산이 서주는 투구를 해줬다.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맞붙은 20일 첫 연습경기 때도 대표팀 선발투수 소형준(25·KT)이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안타를 3개 내줬다. 경기 결과도 3-4 패배였다. 2009 WBC 때 대만전에 선발 등판해 승리를 챙긴 경험이 있는 류현진은 “다음 등판 땐 3이닝까지 소화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들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65구를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WBC 조직위원회는 선수 보호 차원에서 1라운드 때는 선발투수가 65개까지만 던질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곽빈(27·두산)을 선발투수로 내세워 23일 역시 한화와 연습경기를 치른다.시마지리=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5573일이 지나도 ‘몬스터’는 여전히 몬스터였다. 류현진(39)이 프로야구 소속팀 한화를 상대로 ‘퍼펙트 피칭’을 기록하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에 연습경기 첫 승을 안겼다. 한국은 21일 일본 오키나와현 시마지리에 있는 고친다구장에서 한화를 5-2로 물리쳤다. 이 경기에 한국 선발 투수로 등판한 류현진은 2이닝 동안 상대 타자에게 한 번 출루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팀 승리 발판을 놓았다. 투구 수는 19개였고 최고 시속은 142km가 나왔다.류현진이 이전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등판한 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11월 19일)이 마지막이었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대만을 9-3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류현진은 “그때와 달라진 건 나이밖에 없다. 마운드에서 투구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한화 후배들이 선배라고 좀 봐준 것 같다”고 말했다.한국 대표팀은 준우승했던 2009년 이후 17년 만에 WBC 2라운드(8강) 진출을 노리고 있지만 사정이 녹록지 않다. 부상 악재에 신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발 요원인 문동주(23·한화)와 원태인(26·삼성)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1라운드 대만전(다음 달 7일)과 일본전(8일) 선발투수도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그래서 코칭스태프에게도 류현진의 이날 투구 내용이 반가웠다. 류지현 한국 대표팀 감독은 “류현진이 역시 계산이 서주는 투구를 해줬다.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맞붙은 20일 첫 연습경기 때도 대표팀 선발투수 소형준(25·KT)이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안타를 3개 내줬다. 경기 결과도 3-4 패배였다.2009 WBC 때 대만전에 선발 등판해 승리를 챙긴 경험이 있는 류현진은 “다음 등판 땐 3이닝까지 소화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들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65구를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녔다. WBC 조직위원회는 선수 보호 차원에서 1라운드 때는 선발투수가 65개까지만 던질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곽빈(27·두산)을 선발투수로 내세워 23일 역시 한화와 연습경기를 치른다.시마지리=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스케이팅을 증오한다”며 열일곱에 은반을 떠났던 ‘천재 소녀’가 꿈의 무대로 돌아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얼리사 류(21·미국)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챔피언에 올랐다. 류는 2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 클린 연기를 펼치며 개인 최고점인 150.20점(1위)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3위(76.59점)였던 류는 단숨에 순위를 1위로 끌어올리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류는 팀 이벤트(단체전)에 이어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중국계 미국인으로 류메이셴이라는 이름도 쓰는 류는 2019년 미국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연소(14세) 우승 기록을 세우며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3년 후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였던 베이징 대회 때 7위에 그쳤다. 메달 강박에 시달리던 류는 ‘번아웃’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스케이트화를 벗었다. 류는 대신 등산화를 신고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 올랐다. 이듬해인 2023년에는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 입학해 심리학을 배우며 평범한 일상을 만끽했다. 류는 “빙판 밖의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알게 된 후 스케이팅이 내 삶의 전부가 아닌 일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2024년 3월 빙판 복귀를 선언했다. 그러고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르면서 이번 올림픽 금빛 전망을 밝혔다. 류가 이날 프리스케이팅 연기의 배경 음악으로 선택한 노래는 도나 서머가 부른 ‘매카서 파크 스위트’였다. “이 케이크는 내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굽는 데 너무 오래 걸리거든요”라는 후렴구로 유명한 노래다. 류는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나는 이 메달이 필요하지 않았다. 내가 필요로 했던 건 무대였고 나는 그걸 얻었다”면서 “오늘 모든 점프에서 넘어졌더라도 나는 이 드레스를 입고 있었으니 괜찮았을 것”이라며 웃었다. 금빛 드레스를 입고 나무의 나이테를 형상화한 탈색 헤어스타일을 한 류는 경기 내내 얼굴에 미소를 띤 채 연기를 펼쳤다. 류는 “나도 나무처럼 매년 나이테 하나를 더하며 성장하고 싶다. 앞으로도 매년 내 머리에 나이테를 하나씩 더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이 20세 6개월 12일인 류는 2006년 역시 이탈리아에서 열린 토리노 대회 챔피언 아라카와 시즈카(당시 25세·일본) 이후 20년 만에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챔피언에 오른 20대 선수가 됐다. 미국 선수가 여자 싱글 챔피언에 오른 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당시 세라 휴스(41) 이후 24년 만이다. 은, 동메달은 모두 일본 선수에게 돌아갔다. 쇼트프로그램 2위였던 사카모토 가오리(26)가 총점 224.90점으로 2위, 나카이 아미(18)가 총점 219.16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일본 선수 두 명이 올림픽 시상대 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대표로 출전한 이해인(21)이 시즌 최고점인 210.56점으로 8위를 했고, 신지아(18)도 프리에서 개인 최고점(141.02점)을 받으면서 11위(206.68점)로 대회를 마쳤다. 두 선수 모두 이번이 첫 올림픽 무대였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스케이팅을 증오한다”며 열여섯에 은반을 떠났던 ‘천재 소녀’가 꿈의 무대로 돌아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알리사 리우(20·미국)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챔피언에 올랐다. 리우는 2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프리스케이팅에서 클린 연기를 펼치며 개인 최고점인 150.20점(1위)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3위(76.59점)였던 리우는 단숨에 순위를 1위로 끌어올리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리우는 팀 이벤트(단체전)에 이어 대회 2관왕에 올랐다.중국계 미국인으로 류메이셴이라는 이름도 쓰는 리우는 2019년 미국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연소(14세) 우승 기록을 세우며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3년 후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였던 베이징 대회 때 7위에 그쳤다. 메달 강박에 시달라던 리우는 ‘번아웃’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스케이트화를 벗었다. 리우는 대신 등산화를 신고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 올랐다. 이듬해인 2023년에는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 입학해 심리학을 배우며 평범한 일상을 만끽했다. 리우는 “빙판 밖의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알게 된 후 스케이팅이 내 삶의 전부가 아닌 일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2024년 3월 빙판 복귀를 선언했다. 그러고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르면서 이번 올림픽 금빛 전망을 밝혔다.리우가 이날 프리스케이팅 연기 배경 음악으로 선택한 노래는 도나 서머가 부른 ‘맥카서 파크 스위트’였다. “이 케이크는 내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굽는 데 너무 오래 걸리거든요”라는 후렴구로 유명한 노래다. 리우는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나는 이 메달이 필요하지 않았다. 내가 필요로 했던 건 무대였고 나는 그걸 얻었다”면서 “오늘 모든 점프에서 넘어졌더라도 나는 이 드레스를 입고 있었으니 괜찮았을 것”이라며 웃었다. 금빛 드레스를 입고 나무의 나이테를 형상화한 탈색 헤어스타일을 한 리우는 연기 내내 얼굴에 미소를 띤 채 연기를 펼쳤다. 리우는 “나도 나무처럼 매년 나이테 하나를 더하며 성장하고 싶다. 앞으로도 매년 내 머리에 나이테를 하나씩 더해갈 것”이라고 말했다.이날이 20세 6개월 12일인 리우는 2006년 역시 이탈리아에서 열린 토리노 대회 챔피언 아라카와 시즈카(당시 25세·일본) 이후 20년 만에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챔피언에 오른 20대 선수가 됐다. 미국 선수가 여자 싱글 챔피언에 오른 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당시 사라 휴즈(41) 이후 24년 만이다.은·동메달은 모두 일본 선수에게 돌아갔다. 쇼트프로그램 2위였던 사카모토 가오리(26)가 총점 224.90점으로 2위, 신예 나카이 아미(18)가 총점 219.16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일본 선수 두 명이 올림픽 시상대 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대표로 출전한 이해인(21)이 시즌 최고점인 210.56점으로 8위를 했고, 신지아(18)도 프리에서 개인 최고점(141.02점)을 받으면서 11위(206.68점)로 대회를 마쳤다. 두 선수 모두 이번이 첫 올림픽 무대였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원 팀’으로 뭉친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3000m 계주 정상에 오르며 한국에 두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최민정(28)-김길리(22)-노도희(31)-심석희(29)로 팀을 꾸린 한국은 19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3000m 계주 결선에서 개최국 이탈리아와 캐나다를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018 평창 대회 이후 8년 만의 여자 계주 정상 탈환이자 이번 대회 쇼트트랙 첫 금메달이다. 준결선에서 뛴 이소연(33)도 시상대에서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민정은 통산 올림픽 메달 수를 6개(금 4개, 은메달 2개)로 늘리며 여름·겨울올림픽을 통틀어 한국 선수 통산 최다 메달 타이기록을 세웠다. 김길리는 한국 선수단 첫 멀티 메달의 주인이 됐다.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심석희(29)가 밀어주고, 최민정(28)이 끌었다. 과거의 앙금을 떨쳐내고 ‘원 팀’으로 뭉친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3000m 계주 금메달을 합작했다. 두 선수와 김길리(22), 노도희(31)로 구성된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19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선에서 4분04초014의 기록으로 개최국 이탈리아(4분04초107)를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018년 평창 대회 이후 8년 만에 여자 계주의 금맥을 다시 잇는 순간이었다. 경기 초반 위기에서 경험 많은 최민정과 심석희의 플레이가 빛을 발했다. 결승선까지 열여섯 바퀴를 남기고 3위로 달리던 최민정은 앞서 달리던 네덜란드의 미셸 벨제부르(23)가 넘어졌을 때 침착하게 속도를 낮추며 충돌을 피했다. 그사이 이탈리아가 2위로 치고 올라서며 선두권과 격차가 벌어졌다. 차근차근 간격을 좁혀 나가던 한국은 다섯 바퀴를 남긴 직선 주로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3위로 달리던 심석희는 대기하던 최민정의 등을 온 힘을 다해 밀었다. 키 178cm로 체격 조건이 좋은 심석희의 ‘뒷심’을 받은 최민정은 폭발적인 탄력을 얻어 단숨에 캐나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김길리는 두 바퀴를 남기고 이탈리아 아리안나 폰타나(36)의 인코스로 파고들며 역전에 성공했고, 이후 결승선까지 질주하며 역전극의 마침표를 찍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상상하기 힘든 장면이었다. 심석희와 최민정은 2018년 평창 대회 때 불거진 ‘고의 충돌’ 논란으로 감정의 골이 깊었다. 당시 둘은 1000m 결선 도중 충돌해 모두 메달을 놓쳤다. 이후 심석희가 대회 당시 팀 동료들을 비하하고 최민정과 고의로 충돌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결국 심석희는 2개월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아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도 나서지 못했다. 심석희가 대표팀에 복귀한 뒤에도 둘은 빙판 위에서 눈도 마주치지 않았고, 계주 경기 때도 신체 접촉을 피했다. ‘심석희의 강력한 푸시’를 활용하지 못하면서 여자 대표팀은 지난 두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여자 계주에서 금메달을 한 개도 따지 못했다.변화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시작됐다. 최민정이 “대표 선수로서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원 팀’을 선언하면서다. 작년 10월 월드투어 1차 대회부터 두 선수의 ‘밀고 끄는’ 호흡이 살아났다. 4번 주자 심석희가 1번 주자 최민정의 등을 밀어주는 ‘필승 공식’을 완성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최민정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밀라노 선수촌에서 열린 심석희의 생일 파티에도 참석했다. 8년 만에 금메달을 딴 심석희는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린 채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2014 소치, 2018 평창 대회에 이어 여자 계주에서만 세 번째 금메달을 수확한 심석희는 “준비 과정부터 오늘 결승까지 힘든 상황이 많았는데, 선수들이 다 같이 잘 버텨내 벅찬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민정은 개인 통산 6번째(금 4개, 은메달 2개)이자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최민정은 여름과 겨울올림픽을 통틀어 한국 선수 최다 메달 타이기록을 세웠다. 최민정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좋은 팀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선배들의 업적을 잘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