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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성적인 롯데 팬들은 화끈한 승리를 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롯데 타선은 이날도 여전히 침묵했다. 유일한 득점은 2회에 나왔다. 무사 만루에서 문규현의 유격수 앞 병살타 때 3루 주자 번즈가 가까스로 홈을 밟았다. 병살타였기 때문에 타점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번즈 역시 상대 수비 실책으로 출루한 터라 투수의 자책점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이 한 점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정규시즌 3위 롯데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NC를 1-0으로 꺾었다. 하루 전 연장 11회 접전 끝에 대패(2-9)를 당했던 롯데는 짜릿한 한 점 차 승리를 거두며 1승 1패로 시리즈 균형을 맞췄다. 정규시즌이었다면 경기 내용에 불만을 품었을 롯데 팬들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매 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포스트시즌에서는 한 점 차 승리건 대승이건 크게 다를 게 없었다. 만원 관중(2만6000명)에 약간 모자란 2만5169명의 팬이 찾아온 사직구장에는 경기 후 ‘부산갈매기’ 합창이 메아리쳤다. 1루 측의 롯데 팬들은 한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응원가와 선수 이름 등을 연호하며 모처럼 만의 가을 잔치 승리를 자축했다. 롯데의 포스트시즌 승리는 2012년 10월 19일 SK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이후 약 5년 만이다. 이날 경기는 각종 ‘빈타’ 기록을 양산했다. 먼저 롯데가 기록한 무타점 승리는 준플레이오프 사상 처음이다. 포스트시즌 전체를 통틀어도 두 번째다. 이전까지는 2005년 10월 10일 두산이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한화를 상대로 무타점 승리를 거둔 게 유일했다. NC-롯데가 함께 작성한 무자책점 경기 역시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처음 나왔다. 포스트시즌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4번째다. 타자들이 못 쳤다고 할 수 있지만 거꾸로 보면 양 팀 투수들이 너무 잘 던졌다. 롯데 왼손 선발 투수 레일리는 6회초 선두 타자 나성범의 부러진 방망이 파편에 왼쪽 발목 부분을 맞고 강판될 때까지 5와 3분의 1이닝 4안타, 1몸에 맞는 볼,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레일리를 구원 등판한 박진형, 조정훈, 손승락 역시 NC 타선을 상대로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승리 투수가 된 레일리는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롯데 관계자는 “병원 검진 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살이 찢어진 부위에 세 바늘을 꿰매 추후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NC 선발 투수 장현식 역시 ‘인생투’라고 할 만큼 좋은 공을 던졌다. 22세의 ‘영건’ 장현식은 7이닝 3안타 5볼넷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최고 시속 151km의 빠른 공과 각도 큰 슬라이더를 앞세워 롯데 타선을 압도했다. 7회에도 스피드건에 148km가 찍힐 만큼 공에 힘이 넘쳤다. 2회말 수비 때 3루수 박석민의 실책이 없었다면 무실점도 가능했던 경기였다. 7안타와 3개의 사사구로도 한 점을 내지 못한 타선이 아쉬웠다. 양 팀은 하루를 쉰 뒤 11일 오후 6시 반부터 NC의 안방인 창원 마산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3차전을 치른다. 롯데는 송승준, NC는 맨쉽이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부산=이헌재 uni@donga.com·강홍구 기자 “강민호, 필승조 리드 잘해줘”▽조원우 롯데 감독=선발 레일리가 경기를 잘 풀어줬다. 타선은 부진했지만 정규시즌 때처럼 필승조가 좋은 피칭을 해줬다. 1-0 경기가 참 힘든 경기인데 고비를 잘 넘겼다. 필승조 박진형, 조정훈, 손승락이 좋은 피칭을 한 데에는 포수 강민호의 역할이 컸다. 큰 경기를 하는 데 모두 부담감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타선이 부진하지만 감독으로서 선수들이 잘해 줄 것으로 믿는다. “패했지만 얻은 것도 많아”▽김경문 NC 감독=경기 전에 이 정도로 점수가 안 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경기는 패했지만 과정 속에 얻는 게 있다. 외국인 투수 외에 힘 있는 에이스가 필요했는데 투수 장현식이 좋은 역할을 해줬다. 투구 수가 많지 않았더라면 8회에도 마운드에 올렸을 거다. 안방에 가서 3차전 준비를 잘하겠다.}

“야구는 정말 갈수록 어려워.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게 야구야.” 2017 KBO리그 NC-롯데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부산 사직구장. 김경문 NC 감독은 하루 전 미디어데이 때 자신이 했던 말을 다시 한 번 되뇌었다. 14년째 프로야구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그는 올해를 포함해 포스트시즌에 오른 것만 10번이다. 하지만 야구는 여전히 정답 없는 수수께끼 같아 보였다. 다만 그는 이렇게 자신을 다잡았다. “멋모를 때는 배짱 있게 야구를 했다. 올해는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 번 배짱 있게 해 볼 것”이라고. 김 감독이 말한 초심과 배짱은 다름 아닌 ‘빠른 야구’였다. 이날 NC 타자들은 누상에 나가기만 하면 활발한 발놀림을 보이며 롯데 수비진의 혼을 뺐다. 조그만 틈만 보이면 사정없이 다음 누를 향해 몸을 날렸다. NC는 이날 롯데와 비슷한 안타 수(NC 10개, 롯데 9개)를 기록했지만 공격적인 주루를 앞세워 연장 11회 접전 끝에 9-2로 승리했다. 지난해까지 26차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승리한 팀은 22번(84.6%)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선취점부터 박민우의 발에서 나왔다. 1회초 2루타를 치고 나간 톱타자 박민우는 2번 타자 김성욱의 유격수 앞 땅볼 때 3루에 안착했다. 3번 타자 나성범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소중한 득점 기회가 사라질 뻔했다. 하지만 후속 스크럭스 타석에서 3구째 원 바운드된 공이 롯데 포수 강민호 뒤로 빠진 사이 박민우는 번개처럼 홈으로 쇄도해 점수를 올렸다. 2-2 동점이던 연장 11회초를 ‘빅 이닝’으로 만든 것도 NC의 발야구였다. 선두 타자 지석훈은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롯데의 5번째 투수 박시영의 4구째 원 바운드된 공이 강민호 뒤로 빠지는 순간 3루까지 내달렸다. 권희동은 흔들린 박시영을 상대로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결승 2루타를 쳐냈다. 한번 분위기를 탄 NC의 기세는 무서웠다. 후속 노진혁의 3루수 앞 희생번트 때 권희동은 3루를 향해 몸을 날렸다. 세이프 판정을 받으며 무사 1, 3루가 됐다. 롯데의 7번째 투수 장시환은 김태군과 박민우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해 위기를 벗어나나 했다. 하지만 노진혁에게 2루 도루를 허용한 뒤 갑자기 제구가 흔들렸다. 2사 만루에서 나성범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을 더 얻은 NC는 강민호가 패스트볼을 범한 사이 2루 주자 노진혁마저 홈을 밟았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는 모창민이 만루홈런을 쏘아 올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NC가 연장 11회에 얻은 7점은 역대 포스트시즌 연장전 한 이닝 최다 득점 신기록이다. NC는 또 이날 역대 준플레이오프 통산 가장 많은 4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NC 이호준은 7회 대타로 출전해 역대 포스트시즌 최고령 경기 출장 기록(41년 8개월)을 이어갔다. 결승타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권희동은 “악착같이 붙어 주자를 불러들이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우리는 밑에서 올라가는 입장이다. 즐기는 마음으로 하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는 1-2로 뒤진 8회말 대타 박헌도의 홈런으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분위기를 이어가진 못했다. 두 팀의 2차전은 9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롯데는 레일리, NC는 장현식을 선발 예고했다. 부산=이헌재 uni@donga.com ·강홍구 기자}

‘첫 경험 vs 10번째 가을 잔치.’ 8일 시작하는 롯데와 NC의 2017 KBO리그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같은 경남지역을 연고로 해 경남 더비, 낙동강 시리즈, 부마 더비 등으로 불리는 두 팀의 맞대결은 백전노장 김경문 NC 감독(59)과 가을야구에 첫 출사표를 던진 조원우 롯데 감독(46)의 승부이기도 하다. 2004년 두산 감독 부임 첫해부터 가을야구를 맛봤던 김 감독은 올해로 열 번째 포스트시즌을 치른다. 지난 9번의 도전에서 한국시리즈 문턱까지만 올랐던 김 감독으로서는 이번 준플레이오프가 대망의 우승을 향한 중요한 관문이다. 이에 비해 지난해부터 롯데 지휘봉을 잡은 조 감독은 이번 준플레이오프가 가을야구 데뷔전이다.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두 사령탑은 이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조 감독은 “처음 치르는 가을야구라고 해서 떨린다거나 부담을 갖고 있진 않다. 선수들을 믿고 운영하겠다”며 교과서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반면 김 감독은 “올해로 포스트시즌이 열 번째다. 처음에는 배짱 있게 했는데 갈수록 배짱이 줄어든다. 이번에는 초심으로 돌아가 배짱 있게 해 보겠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사령탑 가을야구 경험만 놓고 보면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지만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김 감독도 자신의 가을야구 데뷔전인 2004년 준플레이오프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팀 경험에서도 앞서는 쪽은 NC다. NC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반면 롯데는 5년 만에 가을야구에 올랐다. 경험에서는 NC가 앞서지만 기세가 높은 쪽은 롯데다. 롯데는 후반기 승률 2위(0.684·39승 1무 18패)를 기록할 정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1승 15패로 절대 열세였던 NC와의 상대 전적을 올 시즌 9승 7패로 뒤집었다는 점도 기분 좋은 대목이다. 반면 시즌 중반까지 선두권을 유지했던 NC는 막판에 무너지며 4위로 정규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5일 열린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0-5로 완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김 감독이 주요 경계 대상으로 꼽은 롯데 주장 이대호는 “선수단, 코칭스태프, 프런트 모두가 앞만 보고 달리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장점이다. 야구장에서 롯데가 강하다는 걸 보여 주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본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를 거쳐 6년 만에 KBO리그에 복귀한 이대호는 “부산, 창원에서 번갈아 열리는 준플레이오프가 부산, 경남 야구팬을 위한 큰 축제인 만큼 즐겁게 플레이하겠다”고 덧붙였다. 1차전 선발투수로는 롯데는 린드블럼, NC는 해커를 예고했다. 상대 성적만 놓고 보면 린드블럼(1경기 승패 없음·평균자책점 1.29)이 해커(2경기 1패·평균자책점 3.75)에게 다소 앞선다. 1차전은 8일 오후 2시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다. 역대 26차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84.6%(22회)였다.부산=강홍구 windup@donga.com·이헌재 기자}

이승현(26·NH투자증권·사진)이 같은 대회에서 2년 연속 홀인원을 잡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승현은 29일 경기 용인 88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팬텀 클래식 1라운드 3번홀(파3·165야드)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이 홀에는 2000만 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부상으로 걸려 있었다. 이승현은 지난해 같은 대회 같은 코스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는 13번홀(파3·175야드)에서 홀인원을 잡아 1억3000만 원짜리 BMW 730d 승용차를 받았다. 8년째 K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이승현은 지금까지 단 두 차례 홀인원을 기록했는데 두 번 모두 이 골프장이 무대였다. 이승현은 이날 홀인원에 6개의 버디를 더해 중간합계 8언더파 64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8언더파는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동물원 우리 속에 갇혀 있던 사자가 자유를 되찾은 것처럼 기뻐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춘광 씨(74)의 얼굴에 슬며시 미소가 피어올랐다. 야구선수가 되겠다고 고집을 피우던 막내아들 이승엽(41·삼성)에게 야구를 허락했을 때를 회상하면서다. ‘국민타자’ 이승엽은 내달 3일 정들었던 유니폼을 벗는다. 최근 대구 자택에서 만난 이 씨는 “이렇게 많은 팬의 존경과 사랑을 받을 줄 알았다면 진작 야구를 허락할 걸 그랬다”며 웃었다. 그는 “막상 은퇴한다 하니 나도 많이 아쉽다. 그래도 한 번 뱉은 말엔 책임을 지는 게 맞다. 많은 사람의 축복과 아쉬움 속에 퇴장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승엽은 일곱 살 생일에 야구용품을 사 달라고 졸랐다. 이승엽은 왼손잡이라 왼손잡이용 글러브를 사야 했다. 이 씨가 대구시내 운동용품점을 다 뒤져 구해온 왼손잡이용 글러브를 이승엽은 그날부터 끼고 살았다. 이 씨는 “승엽이가 또래 친구들과는 안 놀고 세 살 위인 형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야구를 했다”고 했다. 이승엽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선수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 씨는 반대했다. 이승엽은 며칠간 밥을 안 먹었다. 시간이 흐른 뒤 이 씨가 물었다. “정말 그렇게 하고 싶으냐.” 이승엽은 “야구만 시켜주면 앞으로 절대 엄마 아빠 속 썩이는 일 없을 거예요”라고 약속했다. 이 씨는 “승엽이가 그렇게 말한 지 30년이 흘렀다. 은퇴하는 이날까지 약속을 잘 지켜준 아들이 너무 고맙다”고 했다. 이승엽은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를 합쳐 624개의 홈런(한국 465개, 일본 159개)을 쳤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 일본전 결승홈런 등 국제대회에서 친 홈런도 꽤 된다. 그렇지만 이 씨 기억 속 최고의 홈런은 이승엽이 초등학교 6학년 때 친 첫 홈런이다. 그는 “동대문야구장 어린이구장에서 홈런을 쳤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들의 소질을 처음 확인할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이 씨는 또 “돌이켜보면 초등학교 때가 제일 좋았다. 초등학생은 미완성 아닌가. 그래서 더 큰 희망을 볼 수 있었다”라고도 했다. 아들이 가장 멋져 보였을 때는 봉사활동을 할 때였다고 했다. 이 씨는 “야구를 잘할 때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뿐이다. 하지만 제일 멋있었을 때는 삼성서울병원 소아암 병동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아들을 볼 때였다. ‘진정으로 스타가 됐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효자 아들이지만 이승엽은 결정적인 순간 몇 차례 아버지의 뜻을 거슬렀다. 대학 진학을 원했던 아버지의 뜻과 달리 삼성행을 택했고 한국 잔류를 원했던 아버지의 말을 듣지 않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이 씨는 “결국 승엽이의 판단이 다 맞았다. 은퇴 후 제2의 인생도 잘 살아갈 것이라 믿는다. 30년간 유니폼을 입고 멋진 선수 생활을 했다. 오늘의 이승엽을 만들어 준 유니폼에 부끄럽지 않게 잘 살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예전에 이 씨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승엽이는 꿈을 먹고사는 아이예요. 산 너머 무지개가 있잖아요. 그걸 잡으러 산을 넘어 그 자리에 가 보면 무지개는 또 저쪽에 가 있죠. 승엽이는 그렇게 살아 왔어요. 끊임없이 도전하고 힘든 길을 택해서 가죠.” 은퇴 후 이승엽이 찾아 나설 무지개가 궁금하다.대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밝힐 성화가 대회 개막 100일 전인 11월 1일 한국에 도착한다. 성화 봉송은 이날부터 대한민국 관문인 인천에서 시작한다. 평창 올림픽이 막을 올리는 내년 2월 9일까지 전국 17개 시도를 도는 성화 봉송은 이번 대회의 5대 주제인 경제·환경·ICT·문화·평화 올림픽에 맞춰 이뤄진다. 인천의 테마는 ‘경제 올림픽’이다. 송헌석 평창조직위 보도지원부장은 “인천에 위치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은 전 세계와 연결된다. 인천에는 항구도 있다. 인천은 한국 경제의 상징적인 도시”라고 설명했다. 인천에서는 101일간의 성화 봉송 여정을 상징하는 101명의 주자가 2018명의 서포터스와 함께 세계 5대 해상 사장교(斜張橋)인 인천대교를 횡단하며 성공적인 봉송을 기원한다. 같은 날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는 대회 홍보대사인 가수 태양 등이 참여하는 축하행사가 열린다. 이날 행사로 오전 9시∼오후 8시 인천대교에서 송도국제도시로 가는 양방향 도로가 전면 차단된다. 테마 봉송은 11월 20일 순천만 정원 봉화언덕에서의 강강술래 봉송(환경), 12월 11일 KAIST 로봇 봉송(ICT), 내년 1월 13일 서울 경복궁∼광화문 어가행렬 봉송(문화), 1월 20∼26일 최북단 지역 자전거 릴레이 봉송(평화)으로 이어진다. 이 밖에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에는 봉화 산타마을에서, 내년 1월 1일에는 포항 호미곶 해맞이 행사에서 봉송이 진행된다. 거북선(한산도)과 요트(부산), 해상 케이블카(여수) 등 이색 수단을 이용한 봉송도 이뤄져 흥미를 더한다.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국민 여러분 모두가 성화 봉송의 주인공인 만큼 ‘하나 된 열정’으로 성원해 주시고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최대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아직 결정을 내릴 준비가 되지 않았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의 어법은 항상 이런 식이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 짓고 포스트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류현진(사진)의 포스트시즌 등판 여부는 그 고민의 결과에 달려 있다. 현재로서는 류현진이 포스트시즌에서 4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시즌 내내 팀의 선발 요원으로 활약했던 앨릭스 우드가 여전히 포스트시즌 선발 자리를 보장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드는 27일 샌디에이고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16승째를 따냈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여전히 류현진과 우드를 저울질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와 데일리뉴스 등 현지 언론들은 우드가 불펜으로 갈 경우 4선발은 류현진의 차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3선발은 클레이턴 커쇼, 다루빗슈 유, 리치 힐로 정해져 있다. 류현진의 선발 가능성이 큰 이유는 그가 후반기 들어 잇달아 호투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승수는 5승에 불과하지만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인 경기가 많았다. 류현진이 불펜에서는 던질 수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지난 2년간 어깨와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류현진은 등판 일정이 불규칙한 불펜으로 나설 경우 부상 재발의 우려가 있다. 이에 비해 우드는 최근 몇 년간 불펜 투수로 나선 경험이 많다. 류현진의 포스트시즌 선발 합류 여부는 정규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이 될 30일 콜로라도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콜로라도는 디비전시리즈에서 다저스와 만날 가능성이 높은 팀이다. 만약 류현진이 4선발로 나선다면 콜로라도의 안방구장인 쿠어스 필드에서 던지게 된다. 류현진은 올해 쿠어스 필드에서 등판한 2경기에서 모두 패전 투수가 됐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7.27이나 된다. 30일 경기는 지난 경기의 설욕과 함께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확정 지을 기회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사상 첫 올림픽 무대에서 기적을 꿈꾸는 한국 남녀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경기 일정이 확정됐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은 2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남녀 아이스하키 세부 일정을 공개했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대표팀은 예선 3경기를 모두 새로 지어진 강릉하키센터에서 치른다. 일종의 홈 어드밴티지다. 평창 올림픽 아이스하키는 강릉하키센터와 관동하키센터 등 두 곳에서 열리는데 규모나 시설 면에서 강릉하키센터가 더 낫기 때문이다. 강릉하키센터는 1만 명의 관중을 수용하는데 관동하키센터는 6000석밖에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남자 경기는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리고, 여자 경기는 관동하키센터에서 주로 치러진다. 여자 경기 가운데 준결승과 결승만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다. 일정이 겹치는 몇몇 남자 경기가 관동하키센터에서 치러진다. 한국 남자대표팀은 2월 15일 체코전(오후 9시 10분)을 시작으로 17일 스위스(오후 4시 40분), 18일 캐나다(오후 9시 10분)와 차례로 맞붙는다. 세계랭킹 1위 캐나다와의 경기가 하이라이트다. 이전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전은 폐막식 당일인 25일 오후 1시 10분 시작된다. 한국 여자대표팀은 2월 10일 스위스와 B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12일 스웨덴과 조별리그 2차전을 가지는 데 이어 14일 오후 4시 40분부터는 아시아 최강 일본과 맞붙는다. 여자 아이스하키 결승전은 22일 오후 1시 10분이다. 많은 경기가 다소 늦은 오후 9시 10분에 시작되는 것은 아이스하키가 인기 있는 북미와 유럽 시청자를 고려해서다. 올림픽 주관방송사인 미국 NBC의 요청을 IIHF가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반세기 넘게 한국 체육의 요람 역할을 해 온 서울 태릉선수촌의 시대가 저문다. 태릉선수촌의 국가대표 선수 관리 기능은 27일 개촌식을 여는 충북 진천선수촌으로 이전된다. 1966년 태릉선수촌 설립 이후 2만여 명의 국가대표 선수가 이곳에서 피와 땀, 눈물을 흘렸다. 그들에게 태릉은 곧 청춘이었고 영광을 일구는 현장이었다. 태릉선수촌의 지난날을 돌아본다. 》 “불도저로 밀어버리고 싶었습니다.(웃음)” ‘작은 거인’으로 불린 한국 레슬링의 전설 심권호(45)는 태릉선수촌에 인접해 있는 불암산을 악몽으로 기억했다. 1990년부터 10여 년 동안 대표선수로 뛰며 세계 최초로 2개 체급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그였지만 영광의 순간은 거저 오지 않았다. 심권호는 태릉선수촌에서 불암산 헬기장까지 왕복 8km가 넘는 종주 코스를 1000여 번 오르내렸다. 일반인이면 왕복 1시간은 훌쩍 넘길 이 코스를 태릉선수촌에서 합숙 중인 대표팀 선수들은 주말마다 20분대에 주파했다. 심권호는 “레슬링, 복싱, 쇼트트랙 선수들이 가장 빨랐다. 세 종목 코치들끼리 담당 선수 기록으로 내기를 걸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고 설명했다. 요즘은 방송인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서장훈(43)에게도 태릉선수촌에 대한 잊지 못할 추억이 많다. 농구 선수 시절 ‘국보급 센터’로 불린 서장훈은 연세대 1학년 때인 1993년부터 2006년까지 대표팀에서 활약하며 15년 가까이 태릉을 안방 드나들듯 했다. 서장훈은 “연간 8개월 정도 합숙을 한 적도 있다. 시설과 환경이 좋고 나쁨을 떠나 그 안에 있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고 자부심이 컸다”며 “선수촌 방에 TV가 없어 입촌할 때 TV를 사 가지고 들어갔다. 밤에 채널 3개를 돌려 보며 스트레스를 풀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오전 5시 50분이면 쩌렁쩌렁 울려 퍼지던 기상 음악은 아직도 귓가에 울릴 때가 있다는 게 서장훈의 얘기. 셔틀콕 스타 이용대(요넥스)는 중3 때 처음 태릉선수촌에 들어가 15년을 보냈다. 이용대는 “룸메이트가 13세 위인 하태권 선배님(요넥스 감독)이었는데 오후 9시면 취침을 해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철저한 자기 관리를 배웠다”며 “웨이트트레이닝과 트랙 뛰기가 너무 싫었는데 유도, 레슬링 선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이용대는 또 “선수촌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은 식당이었다. 자장면, 짬뽕, 스테이크가 나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 최초로 겨울올림픽 금메달(1992년 알베르빌)을 딴 김기훈(울산과학대 교수)은 태릉선수촌을 배고픔의 공간으로 기억했다. 고3 때 입촌해 10년 가까이 훈련했던 그는 “혈기왕성하던 나이에 운동량도 많다 보니 항상 배고팠다. 삼시 세끼를 다 챙겨 먹고도 밤이 되면 배가 고파서 피자나 족발 등을 시켜 먹었다”며 “외부 음식 반입이 안 되니까 철조망 사이로 배달음식을 가져다 먹곤 했다”고 했다. 양궁 여제 기보배(광주시청)에게도 태릉선수촌은 자부심의 공간이다.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 2관왕에 올랐지만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 대표 선발에서 탈락했다. 기보배는 “훈련이 워낙 힘들다 보니 태릉선수촌에 들어가지 못했을 때 처음에는 홀가분했다. 하지만 막상 대표 선수들이 그곳에서 땀 흘리는 모습을 밖에서 전해 들으니 그리웠다”고 회상했다. 태극마크 출신 선수들은 태릉선수촌이 철거될 예정이라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용대는 “청춘 대부분을 보낸 공간이고, 한국 스포츠 발전을 이끈 역사적인 장소가 사라진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태릉선수촌을 문화재로 등록하고 존치시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김재형 monami@donga.com·김종석·이헌재 기자}

“맑고 푸르지만 어쩐지 허전한 게 꼭 제 마음 같네요.”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던 이승엽(41·삼성)은 쓸쓸히 미소 지었다.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그에게 남은 경기는 단 4경기. 10월 3일 넥센과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나면 더는 푸른색 삼성 유니폼을 입은 그의 모습을 볼 수 없다. 일본에서 뛴 8년을 포함해 23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국민타자’ 이승엽을 지난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났다. 오후 3시밖에 안 됐지만 그는 이미 훈련을 마친 후였다. ―일찍 야구장에 나온 것 같다 “낮 12시에 야구장으로 출근했다. 여전히 야구장이 제일 편하다(웃음).” ―이제 정말 끝이 보이는 느낌이다. “마지막, 마지막 하다 보니 이제 내 마음이 정말 지친 것 같다. 떠나기 싫으면서도 동시에 빨리 끝났으면 하는 생각도 있다. 새로 리셋(Reset)한 뒤 제2의 인생을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은퇴 후 진로를 생각해둔 게 있나. “1년 전부터 뭘 할까 생각하긴 했지만 여전히 결론을 내진 못했다. 어떤 일을 하든 나를 아껴준 사람들에게 박수와 응원을 받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일단 좀 쉬면서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 올 시즌 25일 현재 그는 타율 0.277에 22홈런, 84타점을 기록 중이다. 31홈런을 기록 중인 러프에 이어 팀 내 홈런 2위이자, 타점은 3위다. ―여전히 은퇴를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다. 올해 성적도 괜찮은데…. “그동안 삼성 선수로 뛰면서 좋은 일이 너무 많았다. 라이온즈를 빼고는 내 인생을 얘기할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내가 떠나야 팀이 새로 태어날 수 있다. 나 때문에 못 뛰는 선수들이 있다. 스포트라이트도 내가 아닌 다른 선수들이 받아야 한다. 아쉽지만 떠나는 게 사랑하는 삼성에 대한 마지막 도리라고 생각한다.” ―1년 더 뛰면서 팀에 힘이 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나. “냉정하게 볼 때 내가 1년을 더 뛴다고 해서 우리 팀이 급격히 좋아지진 않는다. 손톱만큼이라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은퇴를 미뤘을 것이다. 하지만 팀의 미래를 위해 지금 떠나는 게 맞다. 젊은 선수들이 침체기에 빠진 팀을 잘 살려 놓기를 밖에서 응원할 것이다.” ―사상 첫 ‘은퇴 투어’를 통해 팬들과 작별을 나누고 있다. “‘야구 선수가 되길 정말 잘했구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행복하게 떠날 수 있게 배려해 주셔서 감사하다. 기립 박수를 보내주시는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게 죄송할 뿐이다.” ―인성과 실력을 고루 갖춘 선수로 큰 사랑을 받았다. “스스로를 볼 때 언론에서 보이는 것처럼 100% 완벽한 사람은 아니다. 다만 인사와 예절 등 기본을 지키려 노력하긴 했다. 일본 프로야구, 특히 요미우리에서 뛰면서 많은 걸 배웠다. 어린이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 ―일본에서 막판에는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일본에서 실패를 맛본 게 오히려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일본에 가기 전까지는 상당히 게을렀다. 하지만 일본에서 살아남으려 애쓰면서 자연스럽게 부지런함이 몸에 배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도 일본에서 생겼다. 그런 식으로 자기관리를 하다 보니 지금 이 나이까지 야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당장 며칠 후 일반인으로 돌아가면 상당히 어색할 것 같다. “그동안 못했던 아빠 노릇, 남편 노릇에 충실할 것이다. 취미로 즐기던 골프도 마음껏 쳐볼 생각이다. 그래도 야구에 대한 그리움으로 당분간 많이 힘들 것 같다. 여전히 야구장에 나오는 게 이렇게 즐거우니 말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이곳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해 달라. “먼저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경기 중 선수들이 웃고 즐기는 것 같지만 사실 그라운드는 치열한 전쟁터다. 무조건 결과를 내야 하는 싸움터다. 몸과 마음이 지쳐 팬들의 사인이나 사진 촬영 요청을 잘 못 들어드린 경우가 있었다. 은퇴 후에는 그동안 못해 드렸던 팬 서비스를 기꺼이 할 생각이다. 그동안 주신 사랑에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대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던롭스포츠코리아의 프리미엄 토털 브랜드 ‘젝시오(XXIO)’는 2017 올해의 브랜드 대상 선정을 기념해 ‘젝시오 사랑 고객 감사제’를 진행한다. 젝시오 프라임 로열에디션 2 구매 고객에게는 캐디백 또는 보스턴백을 증정한다. 젝시오 포지드 아이언 구매 고객에게는 아식스 골프화를, 젝시오 슈퍼소프트 X 골프공 구매 고객에게는 볼 파우치를 증정한다. 이벤트는 젝시오 웹사이트 이벤트 페이지에서 응모 가능하다. 이 행사는 사은품 소진 시 종료된다. 젝시오 사랑 고객 감사제의 대상 제품은 다음과 같다. 젝시오 프라임 로열에디션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컬러가 돋보인다. 골퍼들의 스윙을 분석하여 그 성능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 드라이버, 페어웨이우드와 아이언의 라인업을 갖췄으며 남성용, 여성용 모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구질 변화와 빨라진 헤드스피드를 통해 한층 더 편하고 빠른 스윙을 실현한다. 젝시오 포지드 아이언 젝시오만의 편안함과 뛰어난 관용성에 단조의 부드러운 타구감까지 더해져 프로 골퍼까지 폭넓은 인기를 끌고 있다. ‘골프여제’ 박인비도 선택했다. ‘브이티 솔(VT Sole)’을 적용해 지면과의 저항을 최소화했다. 볼 스피드의 일관성을 유지해 안정된 비거리와 방향성을 실현한다. 또한 클럽 페이스의 반발력 향상에 핵심이 되는 신 에어리어(Thin Area)를 20% 확장하고, 구간별로 최적화한 경량 샤프트를 장착해 큰 비거리를 낼 수 있다. 젝시오 슈퍼소프트 X 던롭 골프볼 역사상 가장 긴 비거리와 부드러운 필링을 자랑한다. 하이스피드 대구경 슈퍼소프트 이. 지. 지(E. G. G) 코어는 기존 모델보다 10% 부드러워 불필요한 스핀을 막아주면서도 높은 발사각을 만들어낸다. 중간층에는 신기술이 도입된 고기능 소재를 사용했다. 화이트, 핑크, 옐로, 오렌지 등 4가지 색상.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우주공학과 골프 과학이 만나면 비거리가 늘어난다(?). 코오롱이 올해 개발해 한정판으로 판매하고 있는 고반발 드라이버 ‘다이너스II 로켓’을 써 보면 위의 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이 드라이버는 한국스포츠개발원에서 측정한 반발계수가 0.92나 된다. 그 비결은 바로 코오롱과 일본 인공위성 제작업체가 기술제휴로 만든 ‘7기압 고반발 로켓 샤프트’에 있다. 샤프트가 너무 가벼우면 탄성이 약해질 수 있고, 탄성이 강하면 무거워질 수 있다. 7기압 고반발 로켓 샤프트는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한 가벼운 고밀도 고탄성 샤프트다. 복원력이 뛰어난 이 샤프트는 스윙 스피드가 느리거나 임팩트 파워가 약한 골퍼에게 추가적인 파워를 더해 줄 수 있다. 7기압 고반발 로켓 샤프트는 연마가 필요 없기 때문에 탄소섬유가 한 올 한 올이 전부 살아 있다. 도장과 코팅도 필요 없어 탄소섬유의 모양이 전부 보이면서도 고밀도의 부드러운 타구감을 느낄 수 있다. 탄소섬유가 100%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이기에 스윙 에너지가 손실 없이 바로 볼에 잘 전달되어 비거리를 향상시킬 수 있다. 이 샤프트에 대한 입소문이 널리 퍼지면서 프로 선수는 물론 헤드스피드가 빠른 골퍼들의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이에 코오롱은 파워히터가 사용할 수 있는 고반발 드라이버 ‘아르고’에 장착할 수 있는 7기압 고반발 로켓 샤프트 50g, 60g, 70g대를 새롭게 개발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요즘 필드에서는 반발계수 0.83이 넘는 고반발 드라이버를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실제 필드에서 사용가능한 최고의 반발계수인 0.90의 한계를 뛰어넘는 극초고반발 드라이버가 탄생했다. 국내 브랜드인 ‘비욘드S500’이다. 경기 용인에 있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시험연구소에서 측정한 비욘드S500의 반발계수는 0.91이다. 반발계수는 1m 높이의 진공상태에서 헤드 페이스에 골프공을 떨어뜨린 뒤 튀어 오르는 정도를 수치화한 것이다. 0.91의 반발계수는 1m 높이에서 낙하한 공이 91cm까지 튀어 오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헤드 크기가 500cc인 비욘드S500은 탄도를 높이고 방향은 일관되도록 설계됐다. 그립, 샤프트, 헤드의 총중량은 255g밖에 되지 않아 근력이 떨어지는 중장년, 여성 골퍼들에게도 적합하다. 고 반발 드라이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페이스를 얇지만 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페이스가 얇아지면 반발력이 높아지는 반면 잘 깨지게 된다. 이 드라이버는 로봇 스윙머신이 초속 40m(약 비거리 220m) 속도로 2000회 이상 때려도 견뎌내도록 만들어졌다. 비욘드 골프 관계자는 “고반발 드라이버를 잘 선택한다면 더욱 쉽고 편한 스윙으로 비거리 증가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가장 뜨거운 선수 이정은(21·토니모리)은 23일 한국 여자 골프에 새 역사를 썼다. 이정은은 이날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골프장 산길·숲길 코스(파72·6628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12언더파 60타를 쳤다. 이글 1개와 버디 10개로 12타를 줄인 이정은은 2003년 전미정(35)이 파라다이스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 때 세운 KLPGA투어 18홀 최소타 기록(61타)을 경신했다. 이날 1∼9번홀에서 적어 낸 28타는 역대 9홀 최소타 타이기록이기도 하다. 한껏 달아 오른 이정은의 샷은 24일 열린 최종 라운드에서도 식지 않았다. 이정은은 이날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8언더파 198타로 우승했다. 2위 배선우(23)와는 3타 차다. 이날 우승으로 이정은은 시즌 4승으로 다승 선두에 오름과 동시에 대상 포인트(565점)와 평균타수(69.58타), 톱10 피니시율(77.27%) 등에서도 선두를 질주했다. 우승 상금 1억4000만 원을 더한 이정은은 시즌 상금을 9억9518만 원으로 늘리며 10억 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KLPGA투어에서 1년 상금으로 10억 원을 넘은 선수는 김효주(22)와 박성현(24) 등 둘밖에 없다. 이정은은 2번홀과 5번홀(이상 파3), 7번홀(파5)에서 연이어 버디를 잡아내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9번홀(파4)에서 이번 대회 들어 첫 보기를 했지만 11번홀(파5) 버디로 이를 만회했다. 15번홀(파5)에서는 세컨드샷으로 볼을 그린에 올린 뒤 간단하게 버디를 잡아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정은은 KLPGA투어에는 ‘이정은6’으로 등록돼 있다. 이정은이란 이름이 흔하다 보니 입회 순서대로 이름 뒤에 숫자를 써 구분한 것이다. 이번 대회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병행하고 있는 ‘이정은5’도 출전했다. 팬들은 요즘 그에게 ‘핫식스’란 별명을 붙여줬다. ‘뜨거운’이란 뜻의 영어 ‘핫(hot)’과 ‘6’의 합성어다. “요즘 생긴 별명인데 무척 마음에 든다”는 이정은은 “올해 거리도 늘고 쇼트게임도 좋아지면서 플레이에 자신감이 붙었다. 매번 경기를 끝내고 집에 와서 보면 톱10에 자주 이름이 올라 있어 스스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동명이인 선수인 김지현(한화)과 김지현2(롯데·이상 26)는 나란히 14언더파 202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3년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 최나연(30)은 공동 27위(8언더파 207타), 세계랭킹 2위 박성현(24)은 공동 34위(7언더파 208타)에 자리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주 전 태어난 딸이 행운을 가져온 것일까. 김승혁(31·사진)이 3억 원짜리 ‘잭팟’과 함께 꿈의 무대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김승혁은 24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 어반·링크 코스(파72·7366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를 적어낸 김승혁은 강경남(10언더파 278타) 등 2위 그룹을 8타 차로 멀찌감치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첫날 1라운드부터 코스레코드(8언더파 64타)를 작성한 김승혁은 나흘 내내 선두를 지키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완성했다. 올 시즌 KPGA투어에서 가장 많은 3억 원의 우승 상금을 받은 김승혁은 시즌 상금을 6억3177만 원으로 늘리며 상금 랭킹 1위에 올라섰다. 제네시스 G70 3.3터보 승용차 한 대도 부상으로 받는다. 또 다음 달 제주에서 열리는 국내 최초 PGA투어 정규대회 ‘더 CJ컵’과 내년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개최되는 제네시스 오픈 출전 자격도 얻었다. 김승혁은 딸이 아내의 배 속에 있던 올해 6월 열린 데상트 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도 우승하며 우승 상금 2억 원을 받았다. 2012년 2승을 거둔 후 3년 만의 우승이었다. 김승혁은 “생애 첫 와이어 투 와이어 도전이라 긴장을 많이 했지만 딸이 많은 힘이 된 것 같다. 아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다. 아내가 휴대전화로 보내준 아기 사진과 동영상을 보며 긴장도 풀고 흐뭇한 미소도 지었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유럽의 겨울 스포츠 강국인 오스트리아와 프랑스, 독일이 한반도 긴장 고조를 이유로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 국가들은 한국 정부와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정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자 한발 물러섰지만 최근 북한 핵·미사일 도발이 촉발한 한반도 위기가 내년 올림픽 개최에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카를 슈토스 오스트리아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22일(현지 시간) 현지 AP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나빠지고 우리 선수의 안전을 더는 보장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한국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독일 내무부도 같은 날 현지 스포츠 전문 통신사 SID에 평창 올림픽의 안전 문제와 독일 대표팀이 국내에 있게 될 가능성과 관련해 “정부는 올림픽위원회, 보안당국과 협의해 적절한 시기에 발표하겠다”고 밝혀 상황에 따라서는 불참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이에 앞서 프랑스의 로라 플레셀 스포츠장관이 21일 현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북핵 상황이 악화되면 프랑스 대표팀은 한국에 가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조직위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플레셀 장관은 하루 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만난 자리에선 “해당 언론이 일부 내용을 과장 왜곡해 보도했다. 평창에 간다는 것이 프랑스의 공식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불참 시사 발언이 논란이 되자 오스트리아올림픽위원회 측은 24일 평창조직위에 이메일로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오스트리아 측은 이메일을 통해 슈토스 위원장이 인터뷰에서 “대화와 외교적인 해결책을 믿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플랜B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우리 역시 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북한의 위협이 심각할 경우 IOC 집행위원회와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이 부분이 강조됐다는 해명이다. 평창조직위 관계자는 “슈토스 위원장의 입장이 부풀려지거나 잘못 전달됐다”며 “조직위는 정부와 함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대회 준비와 개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주성하 zsh75@donga.com·이헌재 기자}

SK가 홈런 두 방을 앞세워 ‘가을 잔치’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SK는 2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방문경기에서 선발 다이아몬드의 호투와 정의윤, 로맥의 홈런 등에 힘입어 선두 KIA를 4-3으로 꺾었다. 연이틀 KIA에 승리를 거둔 SK는 6위 넥센과의 승차를 3.5경기로 벌리며 5강 굳히기에 들어갔다. 외국인 선수 로맥은 2-0으로 앞선 6회 임기영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2점 홈런을 때리며 30홈런 고지에 올랐다. 9월에만 16경기 11홈런의 불방망이다. 전날 최하위 kt에 9회 9점을 내주며 역전패했던 LG는 이날 8위 한화에도 1-2로 덜미를 잡혔다. 65승 3무 66패로 5할 승률이 무너졌고. 순위도 7위로 떨어졌다. 최근 kt, 한화와의 6경기에서 1승 5패로 밀린 LG는 ‘가을야구’가 점점 멀어지는 분위기다. 한편 두산이 NC에 3-2로 역전승하며 선두권 싸움도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2위 두산과 선두 KIA의 승차는 1.5경기로 좁혀졌다. 3위 NC는 이날 경기가 없었던 롯데에 0.5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KIA 중심타자 나지완은 작년부터 안면 보호형 헬멧, 일명 ‘검투사 헬멧’을 쓰고 있다. 몸쪽 깊이 날아드는 공으로부터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상대 팀들은 나지완이 몸쪽 공에 약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투수들은 집요하게 몸쪽 공을 던진다. 몸쪽 공이 많다 보니 몸에 맞는 볼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올해는 특히 나지완에게 기념비적인 해가 될 것 같다. 2008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몸에 맞는 공 1위가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그동안에도 나지완은 거의 매년 몸에 맞는 공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긴 했었다. 그런데 20일 SK전에서도 사구(死球) 1개를 추가하며 올해는 벌써 23번이나 몸에 공을 맞고 1루로 나갔다. 2위 김태군(NC), 정현(kt·이상 21개)과는 2개 차다. 2017시즌 프로야구가 끝을 향해 가면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수상하는 투타 각 부문 타이틀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기록의 경기’인 야구에서는 공식 시상 부문 외에도 흥미로운 기록이 많다. 대표적으로 투수에게 가장 많은 공을 던지게 한 타자는 kt의 베테랑 내야수 박경수다. 박경수를 상대하는 투수는 한 타석당 평균 4.40개의 공을 던져야 했다. 타격 선두(0.381)인 KIA 김선빈의 타석당 상대투수 투구 수는 3.50개에 불과하다. 김선빈이 빠른 카운트에서 공격적으로 방망이를 휘두른다면, 박경수는 가능한 한 많은 공을 본다고 해석할 수 있다. 투수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선수는 이대호와 최준석(이상 롯데)이다. 미국에서는 병살타를 ‘투수의 가장 좋은 친구’라고 부르는데 몸무게가 120kg이 넘는 둘은 나란히 22개의 병살타를 쳐 윤석민(kt)과 함께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홈런보다 어렵다는 3루타를 가장 많이 친 선수는 삼성 구자욱이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안방으로 쓰면서도 10개의 3루타를 때렸다. 하지만 구자욱은 삼진 131개로 삼진을 가장 많이 당한 선수이기도 하다. 경기의 흐름을 끊는 주루사를 가장 많이 당한 선수는 삼성 러프와 롯데 번즈다. 양 팀 외국인 타자인 둘은 모두 11번씩 누상에서 ‘객사’했다. KBO리그에서 처음 뛰는 선수들인 만큼 아직 한국 야수들의 중계 플레이 등이 낯설 수 있다. 투수 가운데 상대 타자들을 가장 아프게 한 선수는 SK 잠수함 투수 박종훈이다. 19일 KIA전에서도 3회 김선빈과 최원준을 연속으로 맞히며 24개의 ‘몸에 맞히는 볼’로 이 부문 1위다. 홈런을 가장 많이 허용한 선수는 같은 팀 동료 문승원으로 24개를 맞았다. 두산 왼손 투수 유희관은 10개 구단 투수 중 가장 많은 222개의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19일 롯데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면서 5년 연속 10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직구 최고 구속은 130km 초반밖에 되지 않지만 위기관리 능력만큼은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유희관은 183과 3분의 1이닝을 던져 이닝 부문에서도 SK 켈리(185이닝)에 이어 2위다. 가장 많은 폭투를 기록한 선수는 LG 류제국(15개)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뚝뚝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주위의 위로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텅 빈 라커룸에 혼자 남자 눈물샘이 폭발했다. 지난해 어느 봄날이었다. 대표 선발전 10위.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였다. 하지만 원망과 자책은 오래가지 않았다. 대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더 노력해야겠다는 의지가 그 자리를 채웠다. 그로부터 1년 후. 임효준(21·한국체대)은 4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1차에 이어 2차 대회까지 석권했다. 내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남자 대표팀 에이스로 떠오른 임효준은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지만 평창 올림픽 하나만 바라보고 버텼다. 우리나라 팬들의 응원 속에서 스케이트를 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 전성기 안현수 보는 듯 임효준이란 이름은 아직 낯설다. 하지만 빙상계에서 그는 ‘안현수급 선수’로 평가받는다. 국가대표팀 사령탑 출신의 한 지도자는 “임효준은 다른 선수들과는 수준이 다른 스케이팅을 한다. 전성기 때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를 보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쇼트트랙 출신의 스피드스케이팅 간판스타 이승훈(29·대한항공)은 올 초 모교 한국체대에서 임효준과 함께 훈련을 하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한국체대 빙상팀 관계자는 “같이 빙판을 도는데 임효준이 이승훈에게 전혀 밀리지 않았다. 이승훈 눈빛이 달라지더라”고 말했다. 이승훈은 올해 2월 삿포로 아시아경기에서 4관왕에 올랐는데 임효준에게 받은 자극도 동기부여가 됐다. 임효준은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현수 형이 3관왕에 오르는 걸 보며 꿈을 키웠다. 얼마 전 학교에서 같이 훈련했는데 세계 최고는 역시 다르더라. 금메달을 위해선 현수 형뿐 아니라 모두를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 4차례 대수술 이겨낸 오뚝이 어릴 때부터 ‘될 성 부른 떡잎’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임효준은 부상에 번번이 발목을 잡혔다. 중1이던 2010년 경기 중 오른쪽 정강이뼈가 부러진 게 시작이었다. 고2 때는 오른쪽 발목 골절을 당했다. 6개월간의 재활 후 복귀했지만 같은 부위가 다시 부러졌다. 고3 때는 허리 골절로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은 처음 뛴 큰 무대였다. 경험 부족에 긴장감까지 겹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자신의 실력을 맘껏 뽐냈다. 한 대표팀 관계자는 “상대 팀 선수들은 임효준을 거의 모른다. ‘비밀병기’처럼 활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던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임효준과 고교생 황대헌(18·부흥고)을 앞세워 부활을 노린다. ○ 우상은 ‘국민타자’ 이승엽 임효준은 대구 출신으로 서울로 전학을 와 학창 시절을 보냈다. 그래서 좋아하는 야구팀은 대구를 연고로 하는 삼성이고 ‘살아 있는 전설’ 이승엽(41)은 그의 우상이다. 임효준은 “이승엽 선배님께 여쭤 보고 싶은 게 너무 많다. 자기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팬들을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승엽 선배님과 야구장에서 함께 사진을 찍은 적도 있다. 힘들고 귀찮을 텐데도 나뿐 아니라 모든 팬에게 친절했던 기억이 난다. 나도 나중에 이승엽 선배님처럼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임효준은 28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1차 월드컵에 출전해 평창에 대비한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딛는다. 그는 “나 때문에 병원과 스케이트장을 오가면서 고생하셨던 부모님께 금메달을 걸어 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두산은 17일 삼성과의 대구 방문경기에서 21-8로 크게 이겼다. 그런데 뒷맛이 개운치 않다. 두산 선발 투수 니퍼트의 태도 때문이다. 두산 방망이는 2회까지 무려 14점을 냈다. 니퍼트는 두산이 14-1로 크게 앞선 3회말 폭발했다. 자신의 실책으로 출루한 선두 타자 박해민이 2루 도루를 했다는 게 이유였다. 포수 양의지는 2루 송구를 하지 않았고 내야수들도 2루 커버에 들어가지 않았다. 무관심 도루였다. 유독 니퍼트만 박해민을 향해 삿대질까지 하며 불만을 드러냈다(사진). ‘큰 점수 차에서는 도루를 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어겼다는 의미였지만 일반적으로 크게 앞선 팀에서나 하지 말아야 할 얘기였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될 삼성은 뭐라도 해야 했다. 공수교대 때도 니퍼트는 더그아웃으로 돌아가지 않고 삼성 벤치를 노려봤다. 박해민이 모자를 벗어 사과한 뒤에야 겨우 발걸음을 뗐다. 큰 점수 차 때 도루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은 야구 규약에는 나와 있지 않다. 선수들끼리 예의를 지키기 위한 불문율이다. 그런데 시대가 변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경기 중후반 5, 6점 차 정도면 도루를 자제하는 편이었다. 누군가 도루를 감행하면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지곤 했다. 20년 전쯤에는 더 했다. 5점 정도 지고 있으면 타자들은 빠른 볼카운트에서 스윙을 했다. ‘우리는 수건을 던졌다. 빨리 끝내고 내일을 준비하자.’ 선수들 사이에 그런 공감대가 있었다. 어찌 보면 ‘낭만의 시대’였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타자들은 큰 점수 차에서 약한 투수가 나오면 기록 관리 차원에서라도 안타 하나라도 더 치려 한다. 팬 서비스 차원에서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경기가 늘었다. 수준급 투수가 부족한 KBO리그에서는 한 이닝에 10점을 내는 게 일도 아니다. 요즘 많은 감독들이 “오늘 같은 경기는 처음 본다”는 말을 자주 한다. 난타전이 쏟아진다. 7월 5일 KIA-SK전이 대표적이다. 4회까지 12-1로 앞선 SK는 5회에만 12점을 주며 12-13으로 역전당했다. 그 경기는 결국 SK의 18-17, 재역전으로 끝났다. 3일에는 넥센이 9회말 7득점하며 KIA에 8-7로 이겼다. 역대 9회말 최다 득점 차 역전승. 니퍼트가 발끈한 것은 개인의 부진과 관련 있어 보인다. 올해도 14승을 올린 에이스지만 직전까지 3경기 연속 극도로 부진했다. 그때마다 글러브를 내동댕이치고, 라커 문을 발로 차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박해민의 도루에도 화가 날 순 있었겠지만 스스로 이겨냈어야 했다. 경기는 초반이었고, 삼성이라고 역전하지 말라는 법도 없었다. 니퍼트는 직전 등판이었던 12일 NC전에서 3과 3분의 1이닝 11실점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그날 두산은 0-8로 뒤지던 경기를 14-13으로 뒤집었다. 올 시즌 최다 점수차 역전승이다. 박해민과 신경전을 벌였던 그날도 두산 벤치는 14-0으로 앞선 2회말 삼성 배영섭의 홈런 타구에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두산 측 역시 경기 초반이니 할 건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는지 모른다. 불문율도 따져 봐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