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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18일 사업가에게서 돈을 받고 성관계를 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배우 성현아 씨(41·여·사진)의 상고심에서 “불특정인을 상대로 한 성매매로 볼 수 없다”며 유죄 판결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성 씨가 진지한 교제를 염두에 두고 남성을 만났을 가능성이 충분하고, 자신을 경제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재력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든지 개의치 않고 성관계를 하고 금품을 받을 의사로 만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성 씨가 상대 남성과의 교제 과정에서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는 주변 진술 등을 근거로 들었다. 성 씨는 2010년 2, 3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지인의 소개로 만난 재력가 채모 씨와 세 차례 성관계를 하고 5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약식 기소되자 스스로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저축은행 등에서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무소속 박지원 의원(74) 사건이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1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의원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을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항소심이 박 의원에게 돈을 건넸다는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의 진술만으로 유죄 판결한 것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이 금품 수수혐의를 부인하고 이를 뒷받침할 금융자료 등 객관적 물증이 없을 때 금품 공여자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려면 그 진술에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큼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는 게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박 전 의원이 2010년 6월 전남 목포 사무실에서 검찰 수사를 무마해 주는 대가로 오문철 전 대표에게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박 의원 측은 오 전 대표가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자리에 현직 경찰관이었던 지인이 동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동석자가 1심과 항소심에서 증언을 일부 번복하는 등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봤지만 오 전 대표의 진술은 금품 공여 혐의가 입증된다고 판단했다. 경험자가 아니면 진술할 수 없을 정도로 구체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박 전 의원은 이외에도 2008년 3월 임석 전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에게서 2000만 원, 2011년 3월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임건우 전 보해양조 회장 등에게서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지만 1, 2심 모두 “금품 공여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저축은행 등에서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무소속 박지원 의원(74) 사건이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1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의원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을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항소심이 박 의원에게 돈을 건넸다는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의 진술만으로 유죄 판결한 것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이 금품 수수혐의를 부인하고 이를 뒷받침할 금융자료 등 객관적 물증이 없을 때 금품 공여자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려면 그 진술에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큼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는 게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박 전 의원이 2010년 6월 전남 목포 사무실에서 검찰 수사를 무마해 주는 대가로 오문철 전 대표에게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박 의원 측은 오 전 대표가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자리에 현직 경찰관이었던 지인이 동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동석자가 1심과 항소심에서 증언을 일부 번복하는 등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봤지만 오 전 대표의 진술은 금품 공여 혐의가 입증된다고 판단했다. 경험자가 아니면 진술할 수 없을 정도로 구체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박 전 의원은 이외에도 2008년 3월 임석 전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에게서 2000만 원, 2011년 3월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임건우 전 보해양조 회장 등에게서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지만 1, 2심 모두 “금품 공여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18일 사업가에게 돈을 받고 성관계를 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배우 성현아 씨(41·여·사진)의 상고심에서 “불특정인을 상대로 한 성매매로 볼 수 없다”며 유죄 판결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성 씨가 진지한 교제를 염두에 두고 남성을 만났을 가능성이 충분하고, 자신을 경제적으로 도와 줄 수 있는 재력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든지 개의치 않고 성관계를 하고 금품을 받을 의사로 만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성 씨가 상대 남성과의 교제 과정에서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는 주변 진술 등을 근거로 들었다. 성 씨는 2010년 2~3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지인의 소개로 만난 재력가 채모 씨와 세 차례 성관계를 하고 5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약식 기소되자 스스로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성 씨는 “성매매 혐의는 상대가 불특정인일 경우에 인정되는데 채 씨는 불특정인이 아니다. 채 씨와 성관계를 갖지 않았고 스폰서 계약도 맺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 2심은 “성 씨가 재산상 이익을 목적으로 불특정인으로 볼 수 있는 사업가와 성관계를 가졌다”며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화장품 외판원에게 판매처를 소개해준다며 유인해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강도살인 등)로 기소된 우모 씨(43)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20년 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우 씨는 지난해 4월 화장품 판매원 A 씨(56·여)에게 “화장품을 살만한 사람들을 소개해주겠다”며 경북 상주시 하천 근처로 데려가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우 씨는 어머니가 입원한 병실에서 같이 입원해있던 A 씨가 평소 현금을 많이 가지고 다닌다는 점을 알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씨는 A 씨의 지갑에서 현금 6만 원을 빼앗고 훔친 신용카드로 200여만 원을 사용했다. 우 씨는 강도상해죄 전력으로 5년간 복역하고 2014년 출소한 뒤 별다른 직업 없이 전국을 돌면서 수표모양의 웹하드 쿠폰 등을 사용해 모텔 주인 등을 상대로 200여만 원 상당의 사기를 친 사실도 조사됐다. 그는 훔친 휴대전화로 모르는 여성에게 음란 문자메시지·사진 등을 전송하기도 했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양승태 대법원장은 16일 고영한 대법관(61·사법연수원 11기·사진)을 신임 법원행정처장에 임명했다. 고 대법관은 대법관 재판업무에 복귀하는 박병대 법원행정처장(59·12기)의 뒤를 이어 22일자로 취임한다. 1984년 대전지법 판사로 임관한 고 대법관은 서울중앙지법 파산수석부장, 전주지법원장, 법원행정처 차장을 역임하고 2012년 8월 대법관에 올랐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해 무단으로 도로를 점거하고 야간 시위를 벌인 혐의(일반교통방해 등)로 기소된 박모 씨(28·여)의 상고심에서 무죄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박 씨는 2008년 5월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에 참가해 1500명의 시위자들과 함께 명동, 회현 일대 차로를 점거하고 차량 통행을 막은 혐의로 기소됐다. 박 씨는 “촛불집회를 구경하러 갔다가 시간이 늦어 집에 돌아가던 중에 경찰이 터준 길로 가다가 갑자기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1심은 박 씨가 경찰에 체포되기 전 찍힌 채증사진 등을 근거로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체포 직전 찍힌 사진만으로는 피고인이 시위에 참가했거나 도로를 점거했는지 알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지난해 3월 한 지역구 주민들에게 ‘현역 국회의원의 지지율이 15%로 낮게 나와 경고 대상으로 분류됐다’는 문자메시지가 퍼졌다. 하지만 이 내용은 허위였다. 같은 해 9월에는 또 다른 지역구의 한 정당 책임당원 A 씨가 경쟁 관계의 출마 예정자 B 씨를 겨냥해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하려 했다’는 인터넷 기사를 주변에 카카오톡으로 전송했다. A 씨는 후보자 비방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4·13총선을 앞두고 흑색선전사범 적발이 급증하는 등 과열 혼탁 양상이 극심해지면서 검경이 엄정 수사 방침을 내놨다. 특히 검찰은 상대방에 대한 근거 없는 ‘마타도어식’ 고발 고소에 무고 혐의를 적용키로 했다. 무고죄는 대표적인 사법질서교란 사범으로 이 혐의만으로 구속될 수 있다. 대검찰청은 1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청사 대회의실에서 전국 58개 지검·지청 공안부장 72명이 참석한 전국 공안부장 검사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선거 막바지 경쟁 후보 흠집을 내기 위한 ‘묻지 마 고소고발’ 때문에 유권자들의 정상적인 투표 행위가 방해받고 수사력 또한 낭비된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검찰은 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익명성을 이용해 유포되는 음해성 ‘찌라시’ 등에 대해 과학수사 역량을 총동원해 최초 유포자를 색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비중이 높아진 당내 경선 대부분이 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됨에 따라 성별·연령 거짓 응답 유도, 착신전환 응답 등 여론조사 왜곡 행위도 철저하게 수사할 계획이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눈을 가린 정의의 여신 ‘디케’처럼 선거사범의 소속, 당락, 지위를 떠나 공정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검찰은 이날까지 선거사범 286명을 입건해 12명을 기소했다. 19대 총선 같은 기간에 입건했던 209명보다 36.8% 증가한 수치다. 경찰도 허위 사실이나 근거 없는 비방글이 담긴 속칭 ‘선거 찌라시’가 SNS를 통해 집중 유포될 것에 대비해 사이버 순찰을 강화한다. 또 조직폭력배가 조직을 동원해 선거에 개입하거나 상대 후보자의 약점을 악용하는 범죄에 대비하기 위해 5월 24일까지 100일간 조폭 집중 단속을 벌인다.신동진 shine@donga.com·박훈상 기자}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8만여 건의 성매매를 알선하고 지구대 경찰관들에게 단속 무마 명목 등으로 뇌물을 뿌린 혐의(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법 위반 등)로 기소된 기업형 룸살롱 ‘어제오늘내일(YTT)’의 실소유주 김모 씨(56)에게 징역 3년과 벌금 30억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김 씨는 2010~2013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룸 180개 규모의 유흥주점 YTT를 운영하면서 같은 건물 호텔 객실을 성매매 장소로 제공해 8만8000여회의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1, 2심은 공소사실 중 4499회의 성매매 알선과 세금 13억여 원을 탈루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법안 신속처리절차를 도입한 국회 스스로 제도의 본질을 오도하고 있으니 이 무슨 코미디인가.” 지난주 만난 한 헌법 권위자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다툼 중인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몰이해에 혀를 찼다. 미국 의회의 신속처리절차(패스트 트랙)를 모방해 놓고는 그 절차를 어디에 쓰는 것인지 전혀 모르고 있더라는 것이다. 미 의회는 패스트 트랙인 ‘의사규칙정지’ 제도를 적용해 37일 만에 고강도 대북제재 법안을 통과시켰다. 평균 4개월 넘게 걸리는 상하원 표결 과정을 지난달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40일도 안돼 끝낸 것이다. 의사규칙정지는 미국 하원의장이 긴급의안에 대해 정상적인 본회의 절차를 멈추고 신속하게 심의 표결하게 하는 제도다. 규칙정지 동의에 대한 표결은 동시에 해당 법안 통과 표결이 되며, 의원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하다. 반면 한국 국회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규탄 결의안 외에 어떤 입법 지원도 (신속은커녕 전혀) 해줄 기미가 없다. 2012년 5월 시행된 국회선진화법에는 미국처럼 ‘신속안건처리 제도’가 있지만 단 한 번도 가동된 적이 없다. 국회의원들이 제도의 취지는 도외시한 채 숫자싸움에 정신이 팔려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신속처리안건 지정요건을 ‘재적의원의 5분의 3’으로 규정한 선진화법 조항이 헌법상 단순 과반수 원칙에 어긋난다며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원래 신속처리절차는 여야 간 논쟁이 적은 비쟁점법안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본회의 통과가 예상되는 법안처리를 위한 것이어서 지정요건이 ‘2분의 1’이든 ‘5분의 3’이든 의미가 없지만, 국회는 이 절차를 쟁점법안 처리도구로 오인하고 있다. 미국도 3분의 2로 한국보다 까다롭다. 국회는 신속처리절차의 본질을 ‘본회의 직권상정 비상구’로 잘못 이해한 나머지 이 규정을 애먼 직권상정 문제와 결부해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정상처리, 신속처리, (상임위를 거치지 않는) 본회의 처리 등 3단계로 구분된 선진국 의회 규정을 18대 국회까지 잘 베껴왔는데, 19대에서 갑자기 잘못 고쳤다”는 혹평이 나오는 이유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12일 앞다퉈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공언했다. 급작스러운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으로 막심한 피해를 본 기업들에 보상 문제는 촉각을 다투는 생존의 문제다. 그동안 여야가 유명무실했던 신속처리절차를 이번에 활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벌써 이틀이 지났다.신동진·사회부 shine@donga.com}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인사 좌천, 상사와의 마찰 등으로 자살한 B 씨(사망 당시 41세)의 부인이 남편의 유족급여 등을 지급하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경북 경주시의 한 콘도업체에서 13년간 관리업무를 맡았던 B 씨는 총괄팀장이던 2009년 회사의 주인이 바뀌면서 자신보다 직급이 낮은 대리 밑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이후 그는 책상도 없이 콘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객실 전화기 스티커 제거, 에어컨 점검 등 허드렛일을 주로 했다. 자신의 업무역량을 탓하는 상관의 질책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온 B 씨는 2010년 고객에게 욕설을 들은 다음 날 자신이 관리하던 객실에서 목을 맸다. 1, 2심은 “직장 상사와의 관계 등은 견디기 어려울 만큼 열악하지 않았고 고객과의 언쟁도 숙박업과 같은 서비스 업종에서 통상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유족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B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과도한 책임의식, 자존심 등 개인적 요인 탓이 크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갑작스러운 사무 변경과 자존심 손상, 상사와의 마찰, 심한 모욕감과 수치심을 유발하는 사건에 직면했고 극심한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세가 유발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학교폭력 문제를 처리하다 스트레스를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중학교 교사 A 씨(사망 당시 47세)의 부인이 “보상금을 달라”며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파기 환송했다고 14일 밝혔다. 경기 오산시의 한 중학교 학생생활인권부장이던 A 씨는 2012년 9월 학생관리 소홀과 징계 수위를 탓하는 학부모들의 항의 등으로 받은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화장실에서 목을 맸다. 그는 특히 같은 달 2학년 학생 12명이 1학년생 13명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사건에 대한 학교폭력전담기구 회의에서 가해 학생 전원에 대해 강제 전학 조치를 내리자 가족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1, 2심은 “(A 씨의 자살은) 사회 평균인으로서 도저히 감수할 수 없을 정도의 업무상 스트레스와 그에 따른 우울증에 기인한 것으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스승으로서 가해 학생이나 피해 학생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정신적 자괴감에 빠지고, 학교폭력 관련 위원회에 참가한 일부 위원의 자격에 관한 분쟁까지 발생해 극심한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유가족의 손을 들어줬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판사 조한창)는 김치 제조공급업체 A사가 “입찰참가 자격제한 처분은 부당하다”며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방위사업청과 배추김치 공급 계약을 맺은 A사는 지난해 5월 군에 배추김치 3500㎏ 상당을 납품했으나 숙성 기간, pH 농도 등 품질기준에 미달돼 반품처리됐다. 이후 A사는 새로운 김치를 담그는 대신 반품된 김치와 다른 농도의 김치를 섞어 여러 차례 재납품했다가 적발됐다. 이 일로 군납 입찰을 6개월 제한 당하자 A사는 “납품 조건을 맞추기 위해 김치를 섞었을 뿐 부실한 상품은 아니었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제조일자나 유통기한이 다른 김치를 혼합할 경우 유통기한이 달라져 보관이나 위생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장병들의 건강과 위생, 사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인 점 등에 비춰보면 입찰참가 자격제한은 공익적 목적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판단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대법원이 경력법관 임용 대상자 101명의 명단을 사상 처음으로 공개해 검증하면서 일부 대상자의 부실한 경력과 자질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대법원은 올 1월 법관 임용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법조 경력 3년 이상 5년 미만의 단기 경력법관 임용 대상자 101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일반 국민이 이들에 대한 문제점을 12일까지 제출해달라고 밝힌 상태다. 이들은 필기전형을 거쳐 실무능력, 인성, 법조윤리 등 총 네 번의 면접을 거쳐 선발됐으며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올 8월 경력법관에 임용된다. 지난해부터 검사 변호사 등 법조 경력이 최소 3년(단계적으로 길어져 최종 10년)을 넘어야 판사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지방변호사회는 명단이 공개된 101명의 적격 여부에 대한 의견서를 11일 대법원에 제출했다. 서울변호사회는 “한 임용 대상자는 1년여 전부터 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경력 기간 중 3분의 1을 법조와 무관한 직역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은 선발 과정의 부실함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임용 대상자는 법률구조공단 근무 당시 상담게시판에 신호위반 과태료와 관련해 부정확한 답변을 올려 구설에 오른 것으로 알려져 자질 논란에 휘말렸다. 서울변호사회는 이 밖에도 대상자 상당수가 로클러크(law clerk·재판연구원) 출신인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사 임용에서 로클러크 출신자는 26명으로, 전체의 25.7%에 불과하다”면서 “의사 출신 변호사도 인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법원이 처음으로 경력 3년 이상의 법조인을 경력법관으로 뽑으면서 일부 경력법관이 로클러크 시절 자신이 담당했던 사건을 변호사로 활동하며 수임한 사실 등이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당시 변호사단체 등은 해당 판사의 임용 취소를 요구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한편 명단이 공개된 101명 가운데 여성은 27명(26.7%)에 그친 반면 남성은 74명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대법원 측은 대상자 중 60명(60%)이 법무관으로 같은 연차의 여성 변호사들은 2014년에 이미 뽑혔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배석준 eulius@donga.com·신동진 기자}

“판사 본인이 재판을 받는다고 할 때 대우받고 싶은 대로 당사자들에게도 똑같이 재판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법정에 들어갈 때마다 ‘혈구지도(혈矩之道)’를 늘 가슴에 새겼지요.” 최근 법원 인사를 앞두고 5일 퇴임한 김상준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55·사법연수원 15기)는 그의 전매특허였던 ‘친절한 재판’의 비결에 대해 10일 이같이 말했다. 혈구지도란 ‘자기를 척도 삼아 남을 생각한다’는 뜻으로, 김 전 판사가 지난해 국가정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의 항소심 재판에서 공무원인 피고인들에게도 권한 말이다. 그는 최근까지 외국인 전담 재판부를 이끌며 법정이 낯선 피고인들에게 법률용어와 절차를 쉽게 설명해 호평을 받았다. 올해로 법관 임관 27년째인 김 전 부장판사는 11일자 고위법관 인사에서 지방법원장 발령이 유력했지만 변호사와 연구자로서 제2의 삶을 살기 위해 법원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3년 전 1, 2심에서 유무죄 판결이 바뀐 재판 540건을 분석해 박사학위를 받은 데 이어 올해 법심리학 분야로 두 번째 박사과정을 마칠 예정이다. “재판은 사람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하는데 법학만으로는 2% 부족하다고 느꼈다”는 게 그가 밝힌 만학의 이유다. 김 전 부장판사는 법관으로서 개척과 연구를 쉬지 않는 삶을 살았다. 2002년 현직 법관으론 처음으로 일반 시민이 재판에 참여하는 배심제 도입을 주장했고 이듬해 사법개혁위원회 전문위원으로 국민사법참여제도의 틀을 만들었다. ‘법관에 의한 재판’ 원칙에 어긋난다며 법원 안팎의 반대가 거셌지만 미국 러시아 등 배심제 도입 국가의 전문가들을 일일이 만나 자문하고 반대하는 동료 법관들을 설득했다. 1997년 법원행정처 인사담당관 시절에는 법관의 해외연수를 사법정보 수집 통로로 적극 활용했다. 그는 “당시 외국 법원의 쓰레기통 색깔과 계단 숫자까지 알아 오라고 할 정도였다”며 “미국 국립주법원센터(NCSC) 등 사법정책연구소의 도서관을 통째로 복사한다는 각오로, 귀국하는 판사마다 사본을 박스째 화물로 실어 날랐다”고 회고했다. 당시 수집한 정보들은 법학전문대학원, 국선 전담 변호사 등 2000년대 추진된 사법개혁의 밑거름이 됐다. 올 12월부터 시행되는 치료명령제도도 2007년 그가 대전고법에 근무할 당시 재판에 처음 적용한 것이었다. 김 전 부장판사는 “숭례문 방화 사건처럼 정신적인 문제로 범죄 습벽을 못 버리는 사람에게 처벌과 함께 치료 조치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 재판에서 한국 사법 사상 최초로 범죄자의 뇌구조 영상을 증거로 채택하기도 했다. 김 전 부장판사는 “판사는 인생만사 속에서 재판이라는 사진을 찍는 사진가”라며 ‘사진이 마음에 안 들면 대상에 더 다가서라’던 종군 사진작가 로버트 카파의 말처럼 판사석을 내려와 법률 조력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오판 연구 전공을 살려 억울함을 호소하는 교도소 수감자들을 찾아가 법적인 도움을 주면서 연구활동을 병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일제 강점기 강제노역 피해자가 북한에서 숨졌더라도 한국 정부가 위로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강모 씨(92)가 일본에서 강제노역한 뒤 북한에서 숨진 형의 위로금을 지급하라며 행정자치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헌법상 북한 지역이 대한민국 영토인 만큼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남북 분단으로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북한 정권의 지배 아래 놓인 이북 지역의 주민을 위로금 지급 범위에서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강 씨의 형은 1943년 일본에 강제 징용됐다가 광복 이후 북한 지역 고향으로 돌아갔다. 6·25전쟁 당시 혼자 남한으로 피란한 강 씨는 2009년 자신의 형이 ‘일제강점하 강제동원 피해자’로 인정받고도 북한에 호적을 두고 있고 대한민국 국적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위로금을 지급받지 못하자 소송을 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화물차 운전사인 박모 씨(57)는 2011년 1월 인천의 한 하역장에서 크레인 고리를 연결하다 추락해 하반신이 마비됐다. 박 씨는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하역장 주인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내면서 주 2회의 발기유발제(비아그라) 구입 비용을 요구했지만 법원은 주 1회 복용만 인정했다. 불의의 사고로 성기능에 장애가 생긴 남성에게 법원이 인정하는 피해보상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결론은 ‘그때그때 달라요’다. 법원이 남은 생애 동안 기대할 수 있는 성생활 횟수를 사안별로 각기 다르게 판단하기 때문에 같은 나이에 사고를 당해도 치료비는 최대 3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9일 대법원 판결검색시스템을 통해 각 지방법원 판결문 20개를 분석한 결과 교통사고나 의료사고, 폭행사건 등으로 성기능을 잃거나 약화된 남성들이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배상액 기준이 되는 성생활 횟수는 재판부별로 차이가 났다. 법원은 성생활 가능 횟수를 연령과 상관없이 월 3∼8회로 일률적으로 정하거나 40, 50, 60대 연령별로 구분했다. 연령 구분 없이 횟수를 정한 판결문은 월 4회, 8회, 5회, 3회 순으로 많았다. 연령별로는 40대에 월 8회로 본 판결이 있는가 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월 3회만 인정한 판결도 있었다. 2013년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주당 2.42회로 가장 많은 성생활 횟수를 인정했다. 남성의 성생활 가능기간을 69세까지로 본 판결이 대다수였으나 70대 이후까지 인정한 판결의 경우 월 1회로 계산했다. 이처럼 법원별로 성생활 가능 기준이 천차만별인 것은 당사자마다 더 많은 배상액을 받기 위해 주장하는 성생활 횟수가 다르고 이를 바탕으로 한 법원의 배상액 인정 범위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재 법원에는 장애에 따라 노동능력 상실 정도를 객관적으로 환산하는 ‘맥브라이드 평가표’가 있지만 성생활 가능 횟수에 대해선 기준이 없다. 재경 지법의 한 판사는 “성생활 가능 횟수에 대한 판단은 전문가의 감정영역이라기보다는 당사자의 기존 성생활 횟수나 의학적 소견을 판사가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개별 사안별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법원에서는 발기부전 치료방법으로 비아그라 복용을 통한 약물치료를 가장 먼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복용으로 약효가 감소되면 주사요법을 쓰고 마지막으로 보형물 삽입 등 수술치료를 고려했다. 법원이 인정한 비아그라 가격도 차이가 났다. 50mg 용량 기준으로 개당 6000∼8260원 선이 많았지만 1만3000원으로 계산한 사례도 있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일제강점기 강제노역 피해자가 북한에서 숨졌더라도 한국 정부가 위로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강모 씨(92)가 일본에서 강제노역한 뒤 북한에서 숨진 형의 위로금을 지급하라며 행정자치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헌법상 북한지역이 대한민국 영토인 만큼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남북 분단으로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북한 정권의 지배 아래 놓인 이북 지역의 주민을 위로금 지급 범위에서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강 씨의 형은 1943년 일본에 강제 징용됐다가 해방 이후 북한 지역 고향으로 돌아갔다. 한국전쟁 당시 혼자 남한으로 피난한 강 씨는 2009년 자신의 형이 ‘일제강점하 강제동원 피해자’로 인정받고도 북한에 호적을 두고 있어 대한민국 국적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위로금을 지급받지 못하자 소송을 냈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
1999년 2월 전북 완주군 삼례읍에서 발생한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 사건’과 관련해 경남에 사는 이모 씨(48)가 자신이 진짜 범인이라고 자백해 17년 만에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기존 수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씨는 최근 자신과 동료 2명이 슈퍼 노인 강도치사 사건의 진범이라고 자백하고 범인으로 지목돼 옥살이를 했던 사람들을 만나 용서를 구했다. 또 이 사건으로 숨진 피해자 유모 할머니(당시 77세)의 충남 부여군 묘소를 찾아 사죄했다. 사건은 1999년 2월 6일 오전 4시경 완주군 삼례읍 나라슈퍼에 3인조 강도가 침입해 잠자던 유 할머니의 입을 막아 숨지게 하고, 현금과 패물 등 254만 원어치를 털어 달아난 것이다. 경찰은 수사 끝에 임모(당시 20세), 최모(당시 19세), 강모 씨(당시 19세) 등 3명을 붙잡아 강도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세 사람은 인근 중학교 선후배 사이로 강 씨 등 2명은 지적장애인이었다. 8개월 만에 재판이 모두 끝나 대법원은 1999년 10월 22일 이들에게 각각 징역 3년에서 6년을 확정했다. 이들은 만기복역 후 출소해 현재 막노동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검경 조사와 수감생활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던 임 씨 등 3명은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2002년 기각됐다. 지난해 3월 2차로 재심을 청구해 현재 법원에서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진범이라고 고백한 이 씨는 “2000년 다른 사건으로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범행을 자백했지만 검찰은 이미 끝난 사건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배모, 조모 씨(49) 등 친구 두 사람과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배 씨는 지난해 숨졌고 조 씨는 사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대법원에서 ‘삼례 3인조’의 형이 확정된 뒤인 1999년 11월 부산지검은 ‘진범을 안다’는 제보를 받고 조 씨를 긴급 체포했다. 이 씨와 배 씨는 필로폰 투약 혐의로 수감 중이었다. 사건은 두 달 뒤 사건을 처음 담당한 전주지검으로 이첩됐지만 검찰은 2000년 3월 ‘혐의 없음’으로 내사 종결했다. 재심 청구를 담당하고 있는 박준영 변호사는 4일 “사건조사와 현장검증에서 경찰의 강압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전북 완주경찰서는 ‘진범이 따로 있다’는 제보를 받고도 무시했고 부산지검은 자백이 일관되지 않다는 이유로 진범으로 지목된 사람들을 모두 무혐의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당초 수사가 문제가 없고 재수사할 계획도 없다는 방침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4일 “(임 씨 등) 범인들이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죄를 자백했고 재심도 이미 2002년 한차례 기각됐다”며 부실수사 의혹을 일축했다. 이어 “(진범이라고 자백한) 이 씨 등이 검찰에서 일시적으로 자백했지만 곧 진술을 번복했고, 진술내용도 객관적인 사실들과 맞지 않아 신빙성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공소시효(10년)도 지나 재수사 가능성도 없다는 입장이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1999년 2월 전북 완주군 삼례읍에서 발생한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 사건’과 관련해 경남에 사는 이모 씨(48)가 자신이 진짜 범인이라고 자백해 17년 만에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기존 수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씨는 최근 자신과 동료 2명이 슈퍼 노인 강도치사 사건의 진범이라고 자백하고 범인으로 지목돼 옥살이를 했던 사람들을 만나 용서를 구했다. 또 이 사건으로 숨진 피해자 유모 할머니(당시 77세)의 충남 부여군 묘소를 찾아 사죄했다. 사건은 1999년 2월 6일 오전 4시경 완주군 삼례읍 나라슈퍼에 3인조 강도가 침입해 잠자던 유 할머니의 입을 막아 숨지게 하고, 현금과 패물 등 254만 원어치를 털어 달아난 것이다. 경찰은 수사 끝에 임모(당시 20세), 최모(당시 19세), 강모 씨(당시 19세) 등 3명을 붙잡아 강도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세 사람은 인근 중학교 선후배 사이로 강 씨 등 2명은 지적장애인이었다. 8개월 만에 재판이 모두 끝나 대법원은 1999년 10월 22일 이들에게 각각 징역 3년에서 6년을 확정했다. 이들은 만기복역 후 출소해 현재 막노동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검경 조사와 수감생활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던 임 씨 등 3명은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2002년 기각됐다. 지난해 3월 2차로 재심을 청구해 현재 법원에서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진범이라고 고백한 이 씨는 “2000년 다른 사건으로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범행을 자백했지만 검찰은 이미 끝난 사건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배모, 조모 씨(49) 등 친구 두 사람과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배 씨는 지난해 숨졌고 조 씨는 사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대법원에서 ‘삼례 3인조’의 형이 확정된 뒤인 1999년 11월 부산지검은 ‘진범을 안다’는 제보를 받고 조 씨를 긴급 체포했다. 이 씨와 배 씨는 필로폰 투약 혐의로 수감 중이었다. 사건은 두 달 뒤 사건을 처음 담당한 전주지검으로 이첩됐지만 검찰은 2000년 3월 ‘혐의 없음’으로 내사 종결했다. 재심 청구를 담당하고 있는 박준영 변호사는 4일 “사건조사와 현장검증에서 경찰의 강압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전북 완주경찰서는 ‘진범이 따로 있다’는 제보를 받고도 무시했고 부산지검은 자백이 일관되지 않다는 이유로 진범으로 지목된 사람들을 모두 무혐의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당초 수사가 문제가 없고 재수사할 계획도 없다는 방침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4일 “(임 씨 등) 범인들이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죄를 자백했고 재심도 이미 2002년 한차례 기각됐다”며 부실수사 의혹을 일축했다. 이어 “(진범이라고 자백한) 이 씨 등이 검찰에서 일시적으로 자백했지만 곧 진술을 번복했고, 진술내용도 객관적인 사실들과 맞지 않아 신빙성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공소시효(10년)도 지나 재수사 가능성도 없다는 입장이다.신동진기자 shine@donga.com·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