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응급 환자를 태운 구급차를 택시 운전사가 막아서며 이송이 지연돼 환자(79)가 목숨을 잃었다는 주장이 나온 사건에 대해 경찰이 강력계를 투입하기로 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강동경찰서 교통수사과가 수사를 맡아 온 이번 사건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외에도 형사법 위반과 관련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강력계 팀을 추가 투입했다”고 4일 밝혔다. 사건의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해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는 설명으로 해석된다.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해당 택시 운전사 A 씨는 현재 구급차 운전사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만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사망 원인에 따라 다른 혐의도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건을 처음 알린 한문철 변호사는 “당시 ‘지체된 15분’이 사망 원인으로 밝혀진다면 A 씨에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 적용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등은 A 씨의 차량 진행 방해와 환자 사망 사이의 연관성을 밝히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하지만 환자가 세상을 떠난 뒤 부검 등 별다른 사인을 규명할 절차 없이 장례를 치르고 화장까지 마쳐 난관이 예상된다. 유족 등에 따르면 고인의 사망진단서에 나오는 사인은 ‘위장관 출혈(소화기관에서 출혈이 일어나는 증상)’이다. 당시 응급실에서 하혈 증상을 보여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지만 출혈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대장내시경 검사를 기다리다 오후 9시경 숨을 거둬 명확한 출혈의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한다. 3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고인의 아들인 김모 씨(46)가 올린 국민청원은 5일 오후 동의가 50만 명을 넘어섰다. 김 씨는 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3년 동안 폐암을 앓던 어머니의 건강이 나빠져 사설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에 가다 가벼운 접촉사고가 났다. A 씨는 ‘환자가 사망하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막아섰다”며 울분을 터뜨렸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택시기사가 응급환자가 탄 구급차를 막아 이송이 늦어진 환자(79)가 목숨을 잃었단 주장이 나온 사건에 대해 경찰이 강력 범죄로 다룰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강동경찰서 교통수사과가 수사를 맡아왔던 이번 사건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외에도 형사법 위반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서 강력계 팀을 추가로 투입했다”고 4일 밝혔다. 환자의 직접적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사건의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해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해당 택시기사 A 씨는 현재 구급차 기사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망 원인에 따라 다른 혐의도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건을 처음 알린 한문철 변호사는 “당시 ‘지체된 15분’이 사망 원인으로 밝혀진다면 A 씨에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 적용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6일 유족을 상대로 고인의 생전 의무기록 등도 조사할 예정이다. 3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고인의 아들인 김모 씨(46)가 올렸던 국민청원은 5일 오후 동의가 50만 명을 넘어섰다. 김 씨는 5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3년 동안 폐암을 앓아오던 어머니의 건강이 나빠져 사설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로 가다 가벼운 접촉사고가 났다. A 씨가 ‘환자가 사망하면 내가 책임지겠다’며 막아섰다”며 “A 씨 입장에서 생각해보려 노력했지만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폐암 4기 환자였던 고인을 이송하던 구급차는 지난달 8일 오후 3시 15분경 서울 강동구에 있는 한 도로에서 차로를 변경하다 A 씨가 몰던 택시와 접촉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구급차와 유족 측은 “우선 병원에 모셔드리자”고 했지만, A 씨는 사고 처리를 이유로 구급차를 막아섰다. 결국 다른 구급차로 옮겨 타고 가며 이송이 약 15분간 지연됐다. 고인은 당일 오후 9시경 숨을 거뒀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잠깐, 사람! 사람!” 1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건물 해체 공사 현장. 현장을 통제하던 직원이 위에서 쇠파이프를 아래로 떨어뜨리던 동료를 급히 멈춰 세웠다. 당시 건물 아래 골목길에선 한 초등학생이 지나가려다 걸음을 멈췄다. 별다른 일은 없었지만, 아이의 눈빛은 연신 불안했다. 초등학생이 아니더라도 현장은 지나다니기가 께름칙했다. 현장과 길 사이에 보호 장치라곤 쇠파이프에 천을 덧댄 가림막뿐이었다. 철거 중인 건물 외벽 안쪽엔 해체한 콘크리트 잔해가, 밖에는 공사에 사용했던 쇠파이프가 그대로 쌓여 있었다. 하지만 현장의 안전을 관리 감독해야 할 감리는 보이지 않았다. 한 공사 관계자는 “아침에 나와서 보고를 받은 뒤 바로 다른 현장으로 갔다”고 전했다. 4일이면 지난해 7월 해체 공사 중에 건물 외벽이 무너진 ‘잠원동 붕괴 사고’가 벌어진 지 1년을 맞는다. 당시 길을 가던 예비신부 이모 씨(당시 29세)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도 벌어졌다. 하지만 1년 뒤 돌아본 서울 도심은 여전히 허술하고 위험한 공사장이 많았다. 잠원동 사고 당시에도 건축주는 철거업체가 추천한 지인을 감리로 고용해 논란을 키웠다. 심지어 해당 감리는 작업 현장에 친동생을 대신 보낸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5월부터 ‘건축물관리법’ 개정안도 시행됐다. 일정 규모(연면적 500m² 이상, 높이 12m 이상, 지상·지하층 포함 3개 층 초과)의 해체 공사 땐 지방자치단체가 감리를 직접 지정하는 등 일정 부분 개선도 이뤄졌다. 하지만 1일 안형준 전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와 돌아본 서울 송파구, 서초구의 해체 공사 현장 6곳은 감리가 현장감독을 하고 있는 곳이 한 군데도 없었다. 한 송파구 공사 현장은 안 교수가 “잠원동 붕괴 사고의 축소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안쪽에 쌓인 잔해로 인해 외벽이 도로 쪽으로 쓰러져 인명 피해까지 났는데, 그 모습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안 교수는 “통행로 쪽 외벽을 먼저 철거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했다. 건물 지하층을 철거하는 또 다른 해체 공사 현장도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감리나 현장감독자도 없이 근로자 2명이 작업했는데, 깊게 파인 지하 벽면은 주변 토양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안 교수는 “이런 경우 주변 지반이 무너져 작업자가 매몰될 수도 있다”며 “계획에 맞게 공사가 진행되는지, 안전대책이 적절한지 등을 확인해야 할 감리가 현장에 없으니 이런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현행법상 모든 철거 현장에 감리가 상주해야 하는 의무 규정은 없다. 그나마 서울시가 2017년 1월 낙원동 붕괴 사고 뒤 ‘철거 심의제’를 도입하고 가능한 한 감리가 상주하도록 방침을 정했지만 따르는 현장은 많지 않다. 여전히 감리가 운영하는 건축사무소 소속 건축사보를 현장에 대신 보낼 수 있어 ‘대리 감리’가 가능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4년제 대학에서 건축 관련 학과 전공이면 누구나 건축사보로 등록할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벌어진 해체 공사 현장 안전사고는 남은 잔해를 제때 처리하지 않아 무게가 가중돼 무너지거나 무리하게 설치한 중장비가 중심을 잃고 쓰러지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서울시 건축사회 관계자는 “철거 현장은 대부분 공사 기간이 촉박하고 공정이 착공에 비해 훨씬 위험하다”며 “철거만이라도 감리가 상주해 안전 문제를 실시간으로 지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국가인권위원회가 국회에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평등법)’을 제정하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인권위가 국회에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의 입법 의견을 표명한 건 처음이다. 2006년 인권위가 국무총리에게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한 뒤 14년 만이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국회에 평등법 제정을 촉구하는 의견을 표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날 전원위원회를 소집해 이를 의결했다. 최 위원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 평등법이 존재한다”며 “국내도 공감대가 무르익었다”고 했다. 4월경 인권위가 실시한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8.5%가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5개 장과 39개 세부 조항으로 구성된 평등법 제시안도 공개했다. 제시안은 차별의 개념을 직접차별과 간접차별, 괴롭힘, 성희롱, 차별 표시·조장 광고 행위로 나눴다. 차별 유형은 성별과 장애, 나이, 인종에 의한 차별 등 21가지로 구분했다. 일부 종교단체의 반발에 부딪혔던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도 포함됐다. 인권위는 “종교단체의 신념은 종교적 자유로 보되 대화와 설명을 통해 이해를 구하겠다”고 했다. 제시안에 따르면 차별이 발생할 경우 인권위는 시정 권고를 할 수 있다. 권고 대상이 정당한 사유 없이 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소송을 지원할 수도 있다. 차별이 악의적이라 인정되면 재산상 손해액의 3∼5배에 이르는 배상금을 지급하거나, 차별 신고를 했다고 불이익을 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조항도 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 의심 환자를 포함해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식중독의 일종)이 집단 발병한 경기 안산의 A유치원 학부모 7명이 28일 박모 원장을 경찰에 고소했다. 주말 동안 식중독 환자는 9명이 추가 발생해 감염자는 58명으로 늘어났다. 안산시는 유치원 내 조리기구 등에서 검체를 채취했지만 균이 검출되지 않아 아직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학부모 등에 따르면 A유치원의 박 원장은 26일 오후 7시경 학부모들에게 ‘○○○ 유치원 경위 보고 및 사죄문’이란 제목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박 원장은 이 메시지에서 “유치원에서 급식은 ‘보존식’(음식 재료 144시간 보관)으로 보관했으나, 저의 부지로 방과 후 제공되는 간식은 보존식으로 보관하지 못했다”며 “이 점에 대해선 분명히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집단급식시설은 보존식을 지켜 음식 재료를 144시간 동안 의무적으로 보관해야 한다. 식중독 등이 발생했을 때 음식 재료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역학조사 결과 A유치원은 첫 확진 원아가 나온 이달 12일 전후인 10∼15일 간식 6건의 보존식을 보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 원장은 학부모들에게 이를 인정하면서도 고의로 폐기한 건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학부모들은 28일 0시경 안산상록경찰서를 찾아가 박 원장을 식품위생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고소했다. 학부모들은 A유치원에 간식 보존식이 보관돼 있지 않았던 것을 ‘증거 인멸’로 보고 있다. 학부모 김모 씨(41)는 “(박 원장은) 안산에서만 15년째 유치원을 운영하는 등 경험이 풍부하다”면서 “간식을 보존식으로 보관해야 한다는 걸 몰랐다는 건 믿을 수 없는 변명”이라고 지적했다. 안산상록수보건소는 유치원 내 조리기구, 교실, 문고리 등 모두 104건의 환경 검체를 채취해 발병 원인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현재까지 한 건의 대장균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보건소는 정확한 발병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27일 A유치원의 교육 프로그램 자료를 확보해 흙을 만지는 체험에서 감염이 일어났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첫 확진 원아가 나오기 며칠 전에 이 유치원 원아들이 앞마당에 심은 채소를 캐는 프로그램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현재로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유치원에서는 12일 한 원생이 처음으로 식중독 증상을 보인 뒤 28일 오후 11시 기준 양성 판정을 받은 이는 58명으로 늘어났다. 입원 환자 21명(원아 19명, 가족 2명) 가운데 16명은 장출혈성 대장균의 합병증인 ‘햄버거병’ 의심 증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원아 4명은 투석 치료까지 받고 있다.이소연 always99@donga.com·박종민 기자}

16일 오후 강원 원주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4층 법심리과 연구실. 방 안엔 귀중품들이 무방비하게 놓여 있었다. 기자는 그중 하나를 서랍에서 꺼내어 슬쩍 주머니에 넣고 연구실에서 나왔다. 어떤 물건을 챙겼는지는 기자 말고는 아무도 보지 못했다. 하지만 국과수 법심리과 홍현기 연구원은 기자의 주머니를 뒤지지 않고도 어떤 물건인지 맞힐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국과수가 최근 직접 개발한 생리 심리 검사기기 ‘TF-1’, 이른바 ‘기억탐지기’를 이용해서다. ○ 국과수, 기억을 훑는 새로운 탐지기 개발기자가 검사실 의자에 앉자 홍 연구원은 기자의 가슴과 배에 밴드를 둘렀다. 호흡의 변화를 측정하는 장비다. 오른손엔 심박과 혈류를 측정하는 장비를, 왼손엔 미세한 땀을 포착할 수 있는 금속판을 끼웠다. 온몸에 전선을 주렁주렁 두르고 있으니 마치 실험동물이 된 기분까지 들었다. 이렇게 다양한 생리 반응을 측정해 거짓말을 할 때 생기는 미세한 변화를 감지한다는 점에서 기억탐지기는 기존 거짓말탐지기와 다를 게 없다. 차이점은 질문 방식이라고 한다. “기존 거짓말 탐지 검사는 범죄 행위 여부를 직접적으로 질문하고 그에 대한 반응을 통해 거짓말 여부를 판단하는 비교질문검사기법(CQT)을 씁니다. 반면 기억탐지기는 여러 자극 중 진범만이 알 수 있는 범죄 관련 자극을 대상자가 인지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숨김정보검사기법(CIT)’을 쓰죠.” 홍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게 무슨 말일까. 기자가 도통 알아듣지 못한 표정을 짓자 홍 연구원은 차근차근 다시 설명했다. 살인의 경우 “당신이 ○○○을 살해했느냐”는 질문에 부인할 때 거짓 반응이 나타나는지 측정하는 게 CQT 방식이다. CIT 방식은 사건에 사용된 칼을 아무 관련 없는 다른 칼들과 섞어 제시한 뒤 반응을 측정한다. 결백하다면 범행에 이용된 칼이 어느 것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생리 반응이 일정할 테지만, 진범이라면 범행에 사용된 칼을 제시했을 때만 호흡 패턴이 변하거나 땀 분비가 많아지는 등 생리 반응을 보인다는 얘기다. 기억탐지기라는 별칭이 붙은 것도 이처럼 검사 대상자의 기억을 훑는 작동 방식 때문이다. ○ ‘생사람 잡을 확률’ 0.25%로 매우 낮아홍 연구원이 기자에게 질문했다. “당신이 가져간 물품이 지갑입니까?” 기자는 “아니요”라고 답했다. 홍 연구원은 모니터를 통해 기자의 몸에서 일어난 생리 반응을 유심히 지켜본 뒤 같은 방식으로 반지나 수표, 시계, 신용카드를 가져갔는지 물었다. 그중엔 실제로 기자가 주머니에 넣은 물건도 있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모두 부인했다. 질문과 질문 사이엔 20초의 공백을 뒀다. 앞선 질문 때 나타났던 몸의 변화가 원래대로 돌아가길 기다리는 시간이었다. 이제 끝났나 싶었는데, 홍 연구원은 같은 과정을 3차례 더 반복했다. 여러 차례 반복할수록 결과가 정확히 나온다고 한다. 분석을 마친 홍 연구원이 입가에 미소를 띠며 물었다. “주머니에 있는 물건…. 반지죠?” 정답이었다. 모니터엔 기자가 질문을 받았을 때 나타난 생리 반응이 그래프로 기록돼 있었다. 반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생리 변화 폭이 가장 컸고, 지갑이나 카드 등 다른 물건에 대한 질문에선 그래프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 홍 연구원은 “굳이 질문을 하지 않고 반지와 지갑 등의 사진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검사했어도 같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는 패배(?)를 인정하며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내 돌려줬다. 홍 연구원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거 제 결혼반지였는데 맞혀서 정말 다행입니다.” 국과수는 기억탐지기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일반인 40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정확도가 93%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존 거짓말탐지기의 정확도가 94∼95%인 점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는 결과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위양성(僞陽性) 오류가 400명 중 1명에게서만 나타났다는 것이다. 위양성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거짓말을 했다’고 잘못 판단하는 것이다. 위양성 확률이 0.25%라는 것은, 한마디로 ‘생사람 잡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 거짓말탐지기의 위양성 확률은 2.5∼3%로 알려져 있다. ○ 정확도 높여 ‘증거 능력’ 한계 극복국내에서 거짓말탐지기가 주목받은 계기는 1955년 7월 서울 남대문로 ‘백금상회 강도 사건’이었다. 복면강도들이 털어간 귀금속 중 일부가 군 장성의 집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같은 해 11월 헌병사령부가 구속 수감 중인 피의자들을 거짓말탐지기로 조사했다. 이후 거짓말탐지기는 1956년 장면 부통령 저격 사건 등 주요 사건에서 종종 등장했다. 이처럼 활발하게 활용되던 거짓말탐지기에 대법원이 제동을 건 것은 1978년 4월 ‘백화양조 여고생 살인 사건’이다. 19세 여고생이 술통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되자 경찰은 용의자 20명에게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벌였다. 그중 백화양조 회장의 아들에게서 거짓 반응이 나왔고, 그는 범행을 자백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검사기기의 성능이나 절차의 적합성이 보장된 상태로 검사를 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거짓말을 하면 반드시 일정한 심리 상태의 변동과 생리적 반응이 일어나고 △그 반응에 따라 거짓 여부를 정확히 판정할 수 있어야만 거짓말탐지기의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는 판례가 확립됐다. 국과수는 기억탐지기의 검사 결과가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해 법원에서 증거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거짓말탐지기 검사는 수사 일선에선 점점 더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성폭행이나 아동 학대처럼 물적 증거를 찾기 어려운 사건이나 당사자끼리 진술이 엇갈리는 지능 범죄에선 거짓말탐지기가 수사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수십 년 전 벌어진 미제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다.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춘재(57)는 경찰의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1992년 4월 충북 청주시에서 발생한 ‘청주 학천교 미제 살인 사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내가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이는 거짓 반응으로 분석됐다. 서울지방경찰청 폴리그래프(거짓말탐지기) 검사팀 유지현 검사관(경위)은 “최근엔 성범죄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를 입증하기 위해 검사를 자진하는 경우도 많다”라며 “검사관의 전문성과 기기의 정확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거짓말탐지기의 활용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박종민 blick@donga.com / 조건희 기자}
서울역에서 모르는 여성에게 ‘묻지 마 폭행’을 저질렀던 이모 씨(32)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또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김태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5일 상해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씨에 대해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응했고,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면서 앞으로 피해자에 대한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함과 아울러 수사 및 재판 절차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 씨가 조현병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 씨의) 범행은 이른바 여성 혐오에 기인한 무차별적 범죄라기보다 평소 앓고 있던 조현병 등에 따른 돌출적 행위로 보인다”며 “이 씨는 사건 발생 후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구속영장이 재차 기각되자 국토교통부 소속 철도특별사법경찰대 관계자는 “불구속 상태에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4일 이 씨에 대한 첫 번째 구속영장은 체포 과정이 위법했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 씨는 지난달 26일 서울역에서 30대 여성의 얼굴 등을 가격해 상처를 입히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선생님, 여기 새 출입명부 좀 가져다주세요.” 15일 오전 11시경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한 보습학원. 이곳은 학생들을 맞을 준비로 분주했다. 학원 교사들은 수강생들이 학원에 오면 이름과 체온 등을 적을 출입명부를 새것으로 갈아 끼우고 있었다. 출입명부는 학원 입구와 4개 층에 있는 강의실 18곳에 비치됐다. 하지만 QR코드를 기반으로 한 전자출입명부 이용을 안내하는 학원 관계자는 없었다. 정부는 이날부터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 학원과 PC방에 QR코드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했다. 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방역 강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다. 이 보습학원 관계자는 QR코드 전자출입명부를 이용하지 않는 데 대해 “QR코드를 찍으면 우리 학원에 왔다는 사실만 확인되고 학원 내 어느 강의실을 이용했는지는 모른다”며 “각 층 강의실마다 출입명부를 두고 기록하는 것이 방역에는 더 도움이 된다”고 했다. 15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대치동 일대 학원 10곳을 둘러본 결과 QR코드 전자출입명부를 도입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현장에서 만난 학원 관계자들은 전자출입명부를 두고 “현장 사정을 잘 모르고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대치동의 학원들은 수강생 출입 명부를 수기(手記)로 작성하고 있었다. 학원 관계자들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 일부 기능만 사용 가능한 일명 ‘공신폰’(공부의 신 휴대전화)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전자출입명부 도입이 별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전자출입명부에 서명하려면 포털사이트에 접속해 QR코드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공신폰은 모바일데이터 사용이 제한돼 QR코드를 발급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학원 관계자 A 씨는 “초등학생 대부분은 스마트폰이 없고 중고교생은 공신폰을 사용한다”며 “전자출입명부를 도입하려면 학생들에게 스마트폰을 따로 개통하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방역당국의 안내가 부족해 전자출입명부를 두지 않은 곳도 많았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 B 씨는 “대형 입시학원들의 경우 강의실이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흩어져 있는 경우도 있다”며 “같은 학원이라고 해도 강의실이 서로 다른 건물에 있는데 같은 관리자 계정을 쓰면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역학조사가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장소가 다르면 계정을 추가로 발급할 수 있는데 안내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PC방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동아일보 취재팀이 서울 마포구의 홍익대 주변과 서대문구 신촌 일대 PC방 11곳을 둘러본 결과 전자출입명부를 도입한 곳은 한 곳뿐이었다. 나머지 PC방은 수기 명부나 자체 로그인 기록 명부를 활용했다. 신촌의 한 PC방 사장은 “PC방은 회원가입을 할 때 휴대전화 인증을 하기 때문에 로그인 기록만으로도 충분히 출입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이달 30일까지 계도기간을 거친 뒤 의무 도입 시설이 QR코드 전자출입명부를 도입하지 않을 경우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방역은 자발적 동참도 중요하기 때문에 전자출입명부 도입이 현장에 불필요한 부담이 되지 않는지 따져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박종민 blick@donga.com·신지환 기자}

“갓난아기가 자꾸 울어요. 아무래도 아기랑 개만 있는 듯해요.” 지난해 9월 6일 오전 1시 20분경 경기 파주에 있는 한 아파트. 한 이웃 주민은 112에 다급히 신고했다. 긴급 출동한 경찰과 소방관이 사다리를 타고 창문으로 들어가 보니 두 살 난 영아인 김모 양이 커다란 개 옆에서 울고 있었다. 몸도 제대로 못 가누는 아기 옆엔 우울증 약 봉투가 널브러져 있었다. 조사 결과 자리를 비운 아기 엄마는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아왔다. 일정한 직업 없이 혼자서 근근이 생계를 이어왔다고 한다. 경찰 등은 응급보호조치 결정을 내리고 김 양을 아동보호센터로 보냈다. 입건된 친모는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가 적용됐다.○ 코로나19로 골이 깊어진 방임프라이팬 학대와 여행가방 학대 등 잇따라 충격적인 아동 학대가 드러나는 가운데, 신체 학대만큼 수면 위로 잘 드러나지 않는 ‘아동 방임’도 심각하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1월 31일 부산에선 심각한 알코올의존증 환자인 김모 씨(41·여)가 생후 18개월 된 아들 이모 군에게 2개월 넘게 제때 끼니를 주지 않고 방치하다 주변의 신고로 경찰에 적발됐다. 3월 24일 경남 창원에서도 40여 일이나 방치돼 있던 초등학생 여자아이들이 뒤늦게 발견됐다. 당시 집 안은 음식물이 방바닥에 눌어붙어 썩고 있었고, 소주병이 나뒹굴었다. 지난해 7월 24일 제주에서 학교 측의 신고로 구조된 김모 양(10)도 방임으로 고통 받던 아이였다. 천식에 아토피까지 앓고 있었지만 친모(36)는 끼니조차 제대로 챙겨주질 않았다. 조사 결과 2년 넘게 쓰레기와 배설물 더미에서 살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모두 한 가지 공통점을 지녔다. 뚜렷한 신체적 학대가 없다 보니 주변에서 조치를 취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 아동 전문가는 “방임은 약 80%가 이웃 주민이나 담당 교사 등 주변의 신고로 적발된다”며 “운이 나쁘면 몇 년 동안 방치돼 아이에겐 더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아동 방임에 더 취약한 상황이다. 오랫동안 등교를 하지 않은 데다, 보호자가 일자리를 잃어 생계 위기가 닥친 가정이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드러나지 않은 아동 방임이 크게 늘었을 것으로 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전체 아동학대 사건(2만4604건) 가운데 방임 사건은 10.6%(2604건)를 차지한다.○ 방임은 대부분 신체적 학대로 이어져방임은 자체로도 문제지만 결국 물리적 학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지난해 1월 1일 경찰 등에 구조된 이모 군(4)은 무려 3년 동안 부모로부터 방치됐다. 한겨울에 보일러마저 고장 난 차가운 방에서 지냈다. 하지만 이 군이 경찰에 알려진 건 친부로부터 폭행을 당해 주위에서 학대 사실을 알게 된 뒤였다. 신고가 접수돼도 학대 증거가 명확지 않아 구조가 어려운 것도 특징이다. 여성청소년계에 근무하는 한 경찰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가도 물증이 없을 땐 아동을 부모와 분리하는 조치를 내리기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공혜정 아동학대방지협의회 대표는 “방임은 개입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 일단 문제가 발생할 여지를 없애는 게 우선”이라며 “방임이나 학대 신고가 들어오면 피해아동을 부모와 분리한 뒤 객관적으로 조사를 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김미숙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방임 문제 해결이 더 어려워진 만큼 사소한 단서라도 포착하려는 노력과 신고가 절실하다”고 했다.한성희 chef@donga.com·박종민 기자}
아파트 입주민에게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며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 A 씨(59)가 사망 직전에 남긴 녹음 파일이 12일 추가로 공개됐다. A 씨 유가족이 공개한 녹음 파일에는 “(4월) 27일 화단에 물을 주는데 나타나 화장실로 끌고 들어갔다”는 A 씨의 흐느끼는 목소리가 담겼다. 그는 “문을 잠그고 폐쇄회로(CC)TV가 없다는 걸 확인한 뒤 ‘잘됐구나. 너 아주 죽어봐’라 말하며 때렸다”고 했다. 녹음 파일에 따르면 A 씨는 해당 입주민에게 그만 좀 때리라고 애원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한다. A 씨는 “5월 3일 뻥튀기 5개로 허기를 좀 채우려는데 갑자기 들어와 코를 주먹으로 강타했다”며 “두 딸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다고 (영문도 모른 채) 용서를 빌었지만 ‘필요 없다. (경비를) 그만두라’고 협박했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입주민은 A 씨에게 심한 욕설도 계속해서 일삼았다고 한다. 이 음성은 폭행 상황이 구체적으로 묘사돼 있어 수사 보안상 그간 공개되지 않았다. 서울북부지검 강력범죄전담부(부장검사 정종화)는 12일 해당 입주민을 구속 기소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상해·보복감금·보복폭행과 협박, 강요미수, 무고, 상해 등 7개의 혐의가 적용됐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쉼터인 서울 마포구 ‘평화의 우리집’에 거주하던 길원옥 할머니(93)가 11일 쉼터를 떠났다. 양아들인 황선희 목사가 길 할머니를 직접 돌보기로 결정해 이 쉼터에는 더 이상 머무는 할머니가 없다. 길 할머니는 이날 오전 황 목사와 함께 쉼터를 떠났다. 황 목사는 길 할머니가 갓난아기 때 직접 입양해 키웠다고 한다. 황 목사는 쉼터 소장인 A 씨가 6일 세상을 떠난 뒤 인천 자택에서 어머니를 부양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지인은 11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황 목사가 ‘어머니가 마음 아파하셔서 직접 모셔야겠다’고 하더라”고 했다. 길 할머니는 지난해 1월 함께 생활하던 김복동 할머니가 별세한 뒤 쉼터에 거주하는 마지막 위안부 피해자였다. 정의연의 회계부정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서부지검은 최근 A 소장의 외장 하드디스크 등 유류품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았다. 김태성 kts5710@donga.com·박종민 기자}

“큰일 날 뻔했는데, ‘페이스실드’가 모두를 살렸네요.” 10일 인천 연수구에 있는 뷰티예술고등학교. 뷰티디자인과 실습실에서 만난 양희진 교사(49)는 손에 투명플라스틱으로 된 용품을 들고 흔들어보였다. ‘페이스실드’라 불리는 이 제품은 가로세로 29×20cm 크기로, 머리띠처럼 쓰면 얼굴을 가릴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의 주요 경로인 ‘비말(침방울)’을 막는데 효과적이다. 뷰티예술고는 5일 재학생 A 양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양은 3, 4일 등교해 수업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함께 등교했던 1, 3학년 학생과 교직원 등 454명은 7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교내에서 어떤 감염도 발생하지 않았단 뜻이다. 최근 서울과 인천 등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위기를 극복하고 추가 전염을 막은 학교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교직원 등이 머리를 맞대고 철저히 대비했으며, 학생까지 합심해서 방역수칙을 적극 지킨 공통점을 지녔다.○ 이중 보호 장비 착용한 뷰티예술고뷰티예술고 교사들은 학생들의 등교 2주 전부터 코로나19 관련 회의를 했다고 한다. 이 학교는 특성상 실습이 많다. 교사나 학생의 접촉 비율도 높을 수밖에 없다. 페이스실드는 이런 고민 끝에 나온 산물이었다. “교사들이 미리 페이스실드를 구입해 직접 착용하고 시연도 해봤어요. 수업에 어려움은 없는지도 면밀히 체크했습니다. 어느 정도 확신이 든 뒤 도입을 결정했죠.”(양 교사) 특히 코스메틱과는 학생끼리 얼굴에 화장을 해주는 메이크업 과목이 있다. 이 때문에 화장을 해주는 쪽이 페이스실드에 마스크까지 쓰고 조심했다. 확진됐던 A 양도 실습 당시 마스크와 페이스실드 둘 다 착용했다. 실습을 담당한 B 교사는 “두세 겹씩 착용하는 게 불편했을 텐데 잘 따라준 학생들이 고맙다”고 했다. 상대방 손이나 손톱을 만져야 하는 ‘네일 아트’ 실기를 위해서 아예 모형 손과 손톱을 구매하기도 했다. C 교사는 “아무래도 손과 손톱을 계속 만지는 건 감염에 취약하다고 봤다”며 “비용이 들더라도 안전이 최우선이란 마음으로 모형 손 등을 샀다”고 했다. 학생들의 이동 동선도 세밀하게 분리했다. 식사시간엔 한 반씩만 식당으로 이동했다. 한 반이 갈 때도 두 개 조로 나눠 다른 계단을 이용했다. 식사 때는 교사를 10명 이상 투입해 꼼꼼히 지도했다. 식사를 하는 학생들은 ‘지정석’에 앉게 했다.○ 학생 동선에 신경 쓴 내성고지난달 28일 부산 금정구 내성고등학교에도 확진자가 나왔다. 이 학생도 등교했지만 학생과 교직원 등 266명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내성고는 학생들의 동선에 가장 신경을 썼다고 한다. 이곳도 점심시간에 한 반씩 이동했다. 복도에선 ‘우측통행’을 철저히 지켜 마주치지 않게 했다. 이순기 교장(58)은 “역학조사 과정에서도 우측통행이 효과를 발휘했던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내성고는 마지막까지 돌다리를 두드렸다. 확진자와 접촉하지 않았더라도 진단 검사를 받도록 먼저 교육청에 건의했다. 학교 측에 따르면 원래 접촉자로 분류된 학생 등은 139명뿐이었다. 하지만 나머지도 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모두 검사를 받았다. 내성고는 등교 중단 1주일 만인 6일부터 1, 2학년이 다시 등교를 재개했다.인천=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쉼터인 서울 마포구의 ‘평화의 우리집’ A 소장(60·여)이 6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7일 부고 성명을 내고 “지난달 21일 검찰의 압수수색 이후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A 씨를 조사한 사실도 없었고, 조사를 위한 출석 요구를 한 사실도 없다”는 입장문을 냈다.○ 정의연, “쉼터 압수수색 후 힘들어했다”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6일 오후 10시 30분경 A 씨가 경기 파주시에 있는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정의연 동료였던 B 씨가 “A 씨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기 파주경찰서 관계자는 잠긴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화장실에서 숨진 A 씨를 발견했다. 아파트 인근 폐쇄회로(CC)TV에는 A 씨가 이날 오전 11시경 홀로 귀가하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고 한다. A 씨는 이 아파트에서 홀로 거주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 침입 흔적 등 타살 혐의점이 없어 A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A 씨 자택에선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 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유족과 협의해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할 계획이다. 휴대전화는 비밀번호로 잠긴 상태였으며,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PC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A 씨는 2004년 5월경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정대협은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할머니 쉼터를 마련하면서 쉼터에서 숙식하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돌볼 사회복지사로 A 씨를 채용했다고 한다. 2012년 쉼터가 마포로 옮긴 이후 A 씨는 쉼터에 거주하며 길원옥, 고 이순덕 김복동 할머니 등을 돌봤다. A 씨 소식을 접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는 참담한 심정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할머니의 측근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A 씨가 이 할머니에게 늘 웃으며 반기고 살갑게 잘했다. 할머니도 심정이 참담하다”고 전했다. 정의연 측은 A 씨의 극단적 선택 동기로 검찰 수사를 지목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7일 오후 마포 쉼터에서 발표한 부고 성명에서 “(고인이) 검찰의 급작스러운 ‘평화의 우리집’ 압수수색 이후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다며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B 씨도 경찰에서 “A 씨가 마포 쉼터 압수수색으로 최근 힘들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흔들림 없이 신속한 진상규명”정의연의 기부금 유용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A 씨가 검찰 수사로 힘들어했다는 주장에 대해 검찰은 하루 동안 세 차례나 입장문을 공개하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 10분경 “정의연 고발 등 사건과 관련해 고인을 조사한 사실도 없었고, 조사를 위한 출석 요구를 한 사실도 없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검찰도 그 경위를 확인 중이다”라는 첫 입장문을 냈다. 10분 뒤엔 “흔들림 없이 신속한 진상 규명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정의연 이 이사장이 부고 성명을 발표하자 재차 입장문을 냈다. 검찰은 “마포 쉼터를 압수수색하던 날 고인이 마포 쉼터에 있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다만 압수수색 당시 집행 관련 협의 등은 변호인과만 이루어졌고, 협의에 따라 지하실에서 실제 압수수색을 할 당시 고인은 그곳에 없었던 것으로 수사팀은 알고 있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0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정의연과 정대협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다음 날 ‘평화의 우리집’을 압수수색했다. 정의연은 ‘평화의 우리집’ 압수수색 당시 “일본군 위안부 운동과 피해자들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파주=박종민 blick@donga.com / 이청아·이소연 기자}

‘57만9600원.’ 누군가에겐 그리 부담스러운 금액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인천에서 택시를 운전하는 박병준 씨(53)에겐 의미가 남다른 돈이다. 박 씨는 지난해 11월 26일부터 최근까지 승객을 태울 때마다 100원씩 모았다. 모두 5796번이다. 박 씨는 그렇게 모은 돈을 3일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박 씨는 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기본요금 3800원 중 100원씩 떼서 모은 것뿐이다. 내가 좀 덜 쓰면 된다는 생각으로 모았다”며 쑥스러워했다. 박 씨가 기부한 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실직자 등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박 씨는 이번 기부가 “참 오랜만이라 후련하다”고도 했다. 박 씨는 1993년부터 2003년까지 세미프로 골퍼로 활동했다고 한다. 당시 서울 은평구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회원 1명당 한 달 교습비 13만 원을 받을 때도 1만 원씩 모아 기부했다. 한 달에 250만 원가량 벌었던 그는 한 달 벌이가 훌쩍 넘는 돈을 기부해 ‘은평골프장 천사’란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박 씨가 없는 돈을 쪼개 기부한 건 주변의 도움을 받았던 감사한 기억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1990년대 초반 프로 골퍼를 준비할 당시 한 달 수입이 30만 원밖에 안 될 정도로 곤궁했다. 프로 골퍼 테스트를 준비할 여력이 없었다. 그런데 당시 골프장에서 일하던 그의 심성을 알아본 고객들이 적극 도와줬다. 박 씨는 “필드로 데려가 연습도 시켜주고 금전적 도움도 많이 주셨다. 언젠가 돈을 벌면 꼭 어려운 이들을 돕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 씨가 지금까지 공동모금회에 기부한 금액은 모두 1600만 원. 하지만 박 씨는 2003년부터 기부를 할 형편이 못 됐다. 근무하던 골프장이 문을 닫으며 직장을 잃고, 부인의 건강마저 나빠졌기 때문이다. 세미프로 골퍼를 관둔 뒤 막노동을 하거나 물류센터에서 짐도 날라봤다. 오수, 축산 분뇨 처리 기술까지 배우며 생계를 꾸렸지만 수입은 일정하지 않았다. 박 씨는 “기부만은 꼭 이어가고 싶었는데 지킬 수 없었다. 17년간 계속 마음에 한으로 남아 있었다”고 했다. 공동모금회에 기부한 날도 박 씨는 쉬지 않고 택시를 몰았다. 이날 역시 고객을 태울 때마다 100원씩 기부금을 모았다. 박 씨의 꿈은 한 번에 100원씩 모으는 돈을 조금씩 늘려 가는 것. 박 씨는 “나보다 어려운 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사람이 되겠다”며 “코로나19로 수입이 줄어 기부하려면 손님을 더 태워야 한다”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서울역에서 모르는 여성에게 ‘묻지 마 폭행’을 저질렀던 이모 씨(32)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법원은 “집에서 자고 있던 이 씨를 긴급체포한 건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상해 혐의를 받는 이 씨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긴급체포가 위법한 이상 구속영장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례적으로 기각 사유를 상세하게 공개했다. 김 부장판사는 “긴급체포는 장기 3년 이상의 형에 해당되는 죄를 범했다는 상당한 혐의가 있고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 또는 도주 우려가 있는 경우에 영장 없이 피의자를 체포하는 절차”라며 “긴급체포 제도는 영장주의 원칙에 대한 예외인 만큼 형사소송법이 규정하는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 허용해야 한다”고 했다. 법원은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신원과 주거지 등을 파악하고 있었고, 피의자가 주거지에서 잠을 자고 있어 증거를 인멸할 상황도 아니었다”며 “한 사람의 집은 그의 성채라 할 수 있다. 비록 범죄 혐의자라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의하지 않고 주거의 평온을 보호받는 데 있어 예외를 둘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 소속 철도특별사법경찰대 등은 2일 오후 이 씨를 서울 동작구 상도동 자택에서 문을 열고 들어가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이 씨가 깊게 잠들어 문을 두드려도 반응이 없었다”며 “피의자가 집에 있지 않다면 다른 장소에서 추가 범행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일 0시 기준 49명 증가했다. 이 중 48명은 수도권에서 나왔다. 지역 감염은 46명. 종교단체 소모임 등에서 시작된 산발적 전파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무증상 또는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많아 수도권 확산 걱정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한숨 돌리나 했더니 아니었다”며 우려의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생활방역은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새로운 일상”이라며 “국민의 자발적 참여가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예방 백신”이라고 강조했다.》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49명 중 48명이 수도권에서 나왔다.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감염 가능성이 높은 ‘3밀(밀폐, 밀접, 밀집)’ 장소에서 집단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2주 동안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이른바 ‘깜깜이 환자’는 9%로 높아졌다.○ 끈질기게 이어지는 소규모 감염최근 확산세는 종교시설에서 시작된 감염이 특징이다. 3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교회는 33곳. 이들 모두 서울, 경기, 인천의 수도권에 몰려 있다. 이날 서울시에 따르면 인천 부평구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는 오후 11시 기준 62명. 지역별로는 인천 36명, 서울 17명, 경기 9명이다. 인천 남동구에 사는 A 씨(60) 등 60, 70대 목사 4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함께 모임을 갖거나 식사를 함께해 감염됐다. 서울 마포구의 한 60대 여성은 지난달 27일 인천 부평구의 한 교회를 방문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 여성과 접촉해 감염됐다. 지난달 31일 양천구 신월3동 부활교회 예배에 참석한 강서구 50대 여성도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교회는 인천 교회에 다녀온 확진자가 지난달 24, 28일 다녀간 교회다. 전파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 또는 직업군에서의 감염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 부천시에서는 대웅제약 경인사무소 영업사원 B 씨(31)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1일 확진 판정을 받은 B 씨는 서울 강서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30대 남성의 직장동료다. 같은 시기 B 씨와 접촉한 다른 영업사원 11명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대웅제약은 부천 영업사무소를 폐쇄했다 2일 KB생명보험 전화 영업 대리점 직원 3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총 1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경비원의 확진 판정으로 학생 감염 우려가 제기됐던 서울 성북구 돈암초의 경우 확진 근무자가 14일부터 야간당직으로 근무해 학생과의 접촉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이 근무자의 가족 및 교직원 등 141명에 대해 검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 관악구에 있는 한 다단계회사에서 판매교육을 받던 C 씨(72)와 60대 여성 D 씨도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두 사람은 모두 관악구에 있는 한 건강용품 다단계회사에서 판매교육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C 씨가 참석한 1일 교육 행사에는 100명 이상이 참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D 씨는 특별한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C 씨의 접촉자로 분류된 뒤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이었다.○ 약한 고리 파고드는 무증상 감염방역당국은 수도권 확산의 중심에 무증상자 또는 경증 환자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이 종교시설 등 밀폐, 밀접, 밀집된 장소에서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아 지역 감염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무증상자는 유증상자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상당한 전염력이 있다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감염 초기, 증상 발현 단계 이전의 환자가 전염력이 있는 무증상자로 분류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국내 전체 감염자 중 무증상자 비율은 25∼30%다. 시간이 지나면서 경증의 증상을 보이기도 하며 최종 격리 해제 때까지 무증상으로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현재 진행되는 수도권 집단 감염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와 관련된 유행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물류센터발 집단 감염 중 수도권 개척교회 감염이 시작되며 일평균 확진자가 이전보다 늘어났다. 물류센터 관련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3일까지 신규 확진자는 일평균 37.3명이었다.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나오던 지난달 11∼22일 일평균 22.3명에서 늘어난 수치다. 수도권 집단 발병으로 최근 일일 진단 검사 건수는 1만5000∼1만7000건에 달한다. 최근 2주간 2, 3배 증가한 수치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다음 주말까지가 수도권의 유행이 전국으로 확산될지 확인하게 되는 중요한 고비”라며 “수도권 주민들께서는 내가 무증상 감염자일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일상생활에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데 더욱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김하경·박종민 기자}
후원금 유용 의혹을 받아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시설 ‘나눔의 집’의 안신권 소장이 사직 처리됐다.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은 앞으로 정관과 운영 규정도 손보기로 했다. 법인 나눔의 집의 법률대리를 맡은 양태정 변호사는 “2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영화사에서 징계위원회와 이사회를 열고 시설장인 안 소장과 김모 사무국장의 사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안 소장은 본인의 뜻에 따라 차기 시설장 공모가 끝날 때까지 무보수로 일하기로 했다. 이사회는 경기 광주시가 지적한 정관과 운영 규정도 개정하기로 했다. 양 변호사는 “나눔의 집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한 시설임을 명확히 규정하기로 했다”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경찰과 경기도, 국가인권위원회 등의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지고 개선하겠다”고 전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서울역에서 모르는 여성에게 ‘묻지 마 폭행’을 저질렀던 남성이 사건 발생 일주일 만인 2일 경찰에 붙잡혔다. 국토교통부 소속 철도특별사법경찰대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후 7시 14분경 용의자인 30대 초반의 남성 이모 씨를 서울 동작구 상도동 자택에서 붙잡았다. 경찰은 목격자와 피해자 진술 등을 토대로 이 씨의 인상착의를 확인한 뒤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주거지를 찾아냈다. 서울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이 씨가 상도동 인근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한 모습을 확인해 추적했다”고 했다. 이 씨를 수사 중인 철도경찰은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쿠팡부천물류센터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인천과 경기에서 교회 예배 참석자가 30명 가까이 확진된 또 다른 집단 감염이 벌어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종교 행사 및 모임 자제를 당부했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과 1일 부평구 주사랑교회 목사 A 씨(57) 등 29명(1일 오후 11시 기준)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목사 18명 등 대부분 같은 선교회 소속으로 지난달 말 인천 교회 10여 곳에서 함께 예배를 드린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참석자 상당수가 자주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중대본 등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이후 종교 행사나 모임에서 지금까지 8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서울 양천구 은혜감리교회 원어성경연구회와 관련해 14명이 확진됐으며, 지난달 24일 연구회에 참석한 70대 남성이 목숨을 잃었다. 방역당국은 1일 종교단체에 현장예배 등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모임을 가져도 참석자 규모를 최소화하고 노래 부르기나 공동 식사 등을 피하도록 당부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감염 위험이 낮아질 때까지 비대면 모임으로 진행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물류창고와 콜센터 등 안전관리가 취약한 업종과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1일 오후 3시부터 14일 밤 12시까지 2주간 집합제한 명령을 내렸다.강승현 byhuman@donga.com / 인천=박종민·황금천 기자}

“현장예배를 실시할 경우 참여자 간 거리 유지가 가능하도록 참석자의 규모를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책임지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종교모임에 대해 각별히 당부했다. 5월 들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등을 중심으로 교회에서만 모두 7건의 집단 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31일과 1일 인천과 경기 지역 개척교회와 관련해 30명에 가까운 확진자가 나오자 방역당국은 현장 예배 등의 자제를 권고하고 나섰다.○ 마스크 없이 음식 나눠 먹고 함께 예배 이날 오후 8시 기준 인천 미추홀구 개척교회와 관련된 확진자는 모두 29명. 지역별로는 인천에서 미추홀구 10명, 부평구 9명, 연수구 2명, 중·서·남동구가 각 1명이다. 여기에 서울 양천구 1명, 강서구와 경기 부천에서도 각각 2명이 나왔다. 목사가 18명, 나머지 11명은 목사의 가족과 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이번 집단감염은 미추홀구 등불장로교회에서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먼저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 부평구 주사랑교회 A 목사(57) 등 16명은 지난달 28일 오후 6∼9시 함께 예배를 가졌다. 인근 교회 목사들도 여럿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확진된 A 목사는 당일부터 발열과 근육통 등 증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28일 예배 때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을 높게 본다. 인천시 관계자는 “다만 참석자 가운데 무증상 감염자도 있을 수 있어 전파 경로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참석자들은 28일 예배를 시작하기 전 함께 식사를 하기도 했다. 자유롭게 음식을 떠먹는 뷔페식이었으며, 티타임도 가졌다고 한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참석자들이 자연스레 마스크를 벗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28일 예배 전후 A 목사 등 선교회 소속 회원들은 부평구와 미추홀구 등 교회 13곳을 번갈아 방문했다고 한다. 방역당국은 “해당 교회들이 규모가 크지 않은 개척교회인 만큼 밀폐된 공간에서 식사와 예배를 함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1일 둘러본 등불장로교회는 낡은 3층 건물의 지하에 자리하고 있었다. 출입구가 잠겨 내부 확인은 어려웠지만 창문이 없는 밀폐된 공간에 내부도 협소해 보였다. 같은 건물 위층에는 PC방과 식당, 노래방 등이 있어 교회 관계자들과 접촉이 벌어졌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감염이 추정되는 모임이 있었던 등불장로교회에선 다음 날인 29일에도 저녁 예배가 열렸다. 또 다른 교회에선 30일 34명이 참석한 찬양집회도 진행됐다.○ 방역당국 “대면 모임 자제해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1일 “종교시설 모임을 통한 코로나19 전파가 이어지고 있다”며 비대면 모임을 권고했다. 정 본부장은 “종교시설에서 60대 이상 고령층의 집단 감염이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게끔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지역사회 전파가 확산되는 수도권 지역은 감염 위험이 낮아질 때까지 비대면 모임으로 진행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중대본 등에 따르면 5월부터 현재까지 교회 관련 확진자 수만 7개 교회와 관련해 88명에 이른다. 경기 군포와 안양에서도 목사를 포함한 교인들이 제주로 단체여행을 떠났다가 집단 감염됐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소규모 그룹 모임이 무서운 이유는 거기서 시작돼 각자 속한 집단으로 2차, 3차 전파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예배 등 모임을 갖지 못하도록 완전히 차단하기보단 합법적인 모임을 허용해주되 거리 두기 등 수칙을 정해주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조언했다.인천=박종민 blick@donga.com / 이청아·전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