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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미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향해 “대리인(우크라이나)을 통해 러시아와의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대폭 늘리자 “3차 세계대전” “핵전쟁” 등을 위협하며 사실상 미·나토-러시아 간 직접 전쟁이 시작됐다고 주장한 셈이어서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유럽 중립국 스웨덴과 핀란드의 다음달 동시 나토 가입 신청이 현실화되면서 이에 반발한 러시아가 전선을 넓히거나 발트해에 대한 핵위협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5일(현지 시간)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전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추가 무기 지원을 약속한 것을 사실상 러시아와 전쟁에 참여한 것으로 규정했다. 지원 무기 수송 행렬이 러시아군의 공격 타깃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미국 주재 러시아대사는 “미국에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 중단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블링컨 장관은 키이우로 향하는 기차에 탄 자신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성공할 때까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두 장관이 키이우로 이동하는 동안 폴란드에 있는 미 기술작전센터는 이들 위치를 분 단위로 추적하는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틴 장관은 26일 폴란드에서 나토 국방장관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폴란드는 탱크 지원 계획을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오스틴 장관이 전날 “러시아군 약화가 미국 목표”라고 밝힌 데 대해 “푸틴의 야심을 물리치기 위해 모든 것을 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견해와 일치한다”며 “이번 주 후반 장기적인 (무기 지원) 패키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미국과 러시아 간 더 직접적인 분쟁으로 전환된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 추진으로 발트해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발트해에 핵무기와 극초음속 미사일을 배치하겠다고 위협했다. NYT는 바이든 행정부가 흑해 등지에서 러시아가 소형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 등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동유럽 확전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몰도바의 친(親)러시아 지역 트란스니트리아 한 건물에서 25일 폭발이 일어났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남부와 트란스니트리아를 잇는 육상 교두보 확보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몰도바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한 러시아의 ‘가짜 깃발’ 공작”이라고 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상하이 봉쇄 등으로 물가급등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 소비재에 대한 관세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5일 중국 소비재 관세 인하에 대해 “계속 검토 중”이라며 “인플레이션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비용이 어디서 올라가고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무역합의 이행을 압박하던 미국이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최대 변수가 된 물가 급등을 완화하기 위해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사키 대변인은 “지난 정부에서 부과한 일부 관세들은 전략적이지 않았으며 미국 가계의 비용을 높였다”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2018년 미중 무역 분쟁 당시 2200여 개 중국산 제품에 무더기 관세를 부과했다. 이후 2020년 중국의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 등 1단계 무역합의 체결 후 549개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중국산 제품은 관세를 풀어줬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지난달 전기모터, 섬유 등 352개 중국산 제품을 관세 부과 예외 대상으로 지정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22일 “자전거, 속옷, 의류 등 일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는 인플레이션을 완화시키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경제 안보와 직결되는 기술 제품 등에 대해선 관세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적인 식량 대란이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중국이 지난해 시행한 비료 수출 제한 등을 풀도록 압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가 확산되면 중국산 제품 공급이 더욱 축소돼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키 대변인은 “베이징에서 확진자가 증가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봉쇄 확대에 대비해 조치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5일(현지 시간) “핵전쟁을 비롯한 제3차 세계대전 위험이 심각한 수준이며 이는 서방 탓”이라고 말했다.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전격 방문해 대규모 추가 무기 지원을 약속한 바로 다음날 미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직접 전쟁을 벌일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이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이날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현재 핵전쟁 위험은 실재하며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이런 위험을 인위적으로 부풀리려는 세력이 많아 안타깝다”고 미국을 겨냥했다. 특히 그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한 나토는 사실상 러시아와 전쟁에 참여한 것”이라며 ““이런 무기는 러시아군에게 정당한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중립 노선을 유지하던 스웨덴과 핀란드는 이르면 다음달 나토 가입을 신청한다고 핀란드 일간 일타레흐티가 이날 보도했다. 스웨덴과 핀란드 정상은 다음달 16일경 만나 가입 신청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뉴욕타임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스웨덴과 핀란드를 나토로 밀어 넣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러 간 직접 충돌로 바뀌고 있다”고 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대북 억지력 강화를 강조하며 이르면 올해 가을 한미 연합훈련의 야외 실기동 훈련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본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며 중국을 겨냥한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협력체 ‘쿼드(QUAD)’ 가입 초청을 받으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2018년 이후 한미 연합훈련이 축소됐다며 “한미 야외 실기동 훈련을 올가을이나 내년 봄 재개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어떤 식으로든 연합 야외훈련 재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시기와 규모는 미국과 협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윤 당선인은 북한의 대남 공격이 임박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선제타격 능력을 포함해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고 싶다며 한미 간 야외 실기동 훈련, 미국과의 활발한 첩보 공유 등 ‘확장된 억지력’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다만 일각에서 주장하는 미국과의 핵 공유나 핵무기 재배치는 검토 중인 방안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윤 당선인은 쿼드 가입에 관해 “한국이 곧 초청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지만 가입 제안이 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쿼드 실무협의체(워킹그룹)에서 활동하면서 중국 견제 성격이 강한 쿼드 정식 가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한국의 쿼드 가입 의지를 환영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다만 일본이 한국의 쿼드 가입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미중 갈등이 ‘제로섬(zero sum)’ 사안이 아니며 미국 및 중국과 평화, 공동 번영, 공존을 보장할 방법이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미중 사이에서) 외교 정책을 뒤집거나 모호한 것으로 보이면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중 사이에서 취해온 문재인 정부의 이른바 ‘전략적 모호성’ 정책을 폐기할 뜻을 드러낸 것이다. 이어 다음 달 방한할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동맹 강화를 논의할 것이며 과거사, 수출 규제 등으로 갈등을 빚어온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할 뜻도 밝혔다고 WSJ는 전했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 조치에 관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북한이 핵 군축의 첫 단계 조치를 취하면 문재인 정부가 약속했던 인도적 지원을 넘어서는 보상을 제안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북한이 핵 시설에 대한 외부 사찰단의 방문을 허용하면 한국 또한 대북 투자를 활성화하고 중요 기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은 취임 후 최우선 국내 과제로 전염병 대유행(팬데믹)으로부터 기업과 개인이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꼽았다. 국회 입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행정명령을 통해 해외 투자와 외국 기업의 활동을 가로막는 불필요한 규제 또한 없애겠다는 뜻도 밝혔다. 윤 당선인은 “정부의 역할은 시장에 개입하거나 지시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는 시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수정하고 정상화할 수 있는 정책을 추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윤 당선인은 집무실에 보관하고 있는 홍수환 전 한국권투위원회 회장이 선물한 권투 글러브를 보여주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운다는 상징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으로서 가장 중요한 책무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수호하는 헌법 가치를 지키는 것”이라며 “외교 정책이든 국내 정책이든 그것이 원칙이자 핵심”이라고 강조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꼭 두 달을 맞은 24일(현지 시간) 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전격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났다. 블링컨 장관은 회담 후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독립을 빼앗으려는 러시아의 목표는 실패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보다 자주 독립의 우크라이나가 훨씬 더 오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침략 후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고위급 대표단을 우크라이나에 보낸 것은 처음이다. 폴란드에서 육로를 이용해 키이우를 찾은 두 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비공개 회담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동유럽 국가에 총 7억1300만 달러(약 9000억 원)의 추가 군사 지원이 포함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개전 초기 키이우에서 철수했던 우크라이나 주재 미 대사관을 서부 리비우에 개설하고 장기적으로는 키이우로 원상 복귀시키겠다고 밝혔다. 2019년 이후 공석인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로는 브리짓 브링크 현 슬로바키아 대사를 지명하기로 했다. 오스틴 장관 또한 “우크라이나군이 대포, 탄약 등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두 장관이 폴란드로 돌아간 지 몇 시간 후인 25일 오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중서부 철도역 5곳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 미 대표단 방문 계획을 공개하며 “빈손으로 와선 안 된다. 케이크나 선물이 아니라 구체적인 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무기가 충분하면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되찾는 일을 바로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존 파이너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인근 몰도바 또한 공격할 가능성이 커진 것과 관련해 “미국은 러시아의 전쟁 목표가 달라지면 지원과 접근법을 민첩하게 조정하는 능력을 보였다”며 추가 군사 지원을 언급했다. 러시아의 테러지원국 지정 가능성에 대해서도 “모든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두 달을 맞은 24일(현지 시간)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전격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심야 회동했다. 90분간 이어진 회동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다른 동유럽 국가들에 7억1300만 달러(약 9000억 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을 약속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블링컨, 오스틴 장관이 키이우에서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 드미트리 쿨레바 외교장관, 올렉시이 레즈니코프 국방장관과 회담하고 추가 군사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바이든 행정부가 정부 고위급 대표단을 우크라이나에 보낸 것은 처음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14, 21일 각각 8억 달러 상당 무기 지원 계획을 밝힌 데 이어 다시 7억1300만 달러를 제공해 우크라이나와 동유럽 국가들의 방공망을 비롯한 첨단 무기 체계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무기 체계와 호환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개전 초기 철수했던 우크라이나 대사관을 키이우로 복귀시키고 2019년 이후 공석인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로 브리짓 브링크 현 슬로바키아 대사를 지명하기로 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 미 정부 고위급 대표단 방문 계획을 공개하면서 “빈손으로 와선 안 된다”며 “케이크나 선물이 아니라 구체적인 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무기가 충분하다면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되찾는 일을 바로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공세에 대한 방어를 넘어 러시아가 장악한 돈바스와 크름반도를 수복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가 포위한 동남부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 인근 휴전을 위한 긴급회담 개최를 제안하기도 했다.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이날 러시아의 몰도바 공격 가능성 시사에 대해 “미국은 러시아의 전쟁 목표가 달라지면 지원과 접근법을 민첩하게 조정하는 능력을 보였다”며 추가 군사 지원을 언급했다. 러시아의 테러지원국 지정 가능성에 대해 “모든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Big step)’을 단행할 뜻을 거듭 밝혔다. 이를 포함해 올해 최소 3차례의 0.50%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며 공격적인 통화 긴축에 나설 뜻을 거듭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21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주최 패널 토론에 참석해 “5월 FOMC에서 금리 0.50%포인트 인상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며 다음 달 빅스텝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 중앙은행 역시 속속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이달 15일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인상한 한국은행이 다음 달 2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이 21일(현지 시간) 40년 이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미 소비자물가를 잡기 위해 올해 안에 세 차례 0.50%포인트 금리 인상, 즉 ‘빅스텝(Big step)’을 단행할 뜻을 거듭 밝혔다. 일반적인 0.2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는 치솟는 물가를 잡을 수 없어 미 경제에 악영향이 예상된다는 이유다. 특히 그는 1980년대 초 물가 안정을 위해 취임 당시 11%대였던 미 기준금리를 20%까지 올린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을 언급하며 이를 따라할 뜻을 밝혔다. 예상보다 강도 높은 긴축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로 21일 미국 증시와 22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파월 “물가 최고점 몰라”… 긴축 강화 불가피파월 의장은 21일 국제통화기금(IMF) 패널 토론에서 “물가가 3월에 최고점이었을 수 있지만 실제로는 알 수 없다. 연준이 더 빨리 움직이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며 “경제는 물가 안정 없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안이 논의될 것이라고도 했다. 3월 미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8.5% 상승해 1982년 이후 최고치를 보였는데 이보다 더 높은 수치가 나올 수 있다고 본 셈이다. 특히 그는 진행자가 ‘시장은 3차례 빅스텝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하자 “시장은 우리가 보는 대로 접근하고 있다”며 3차례 0.50%포인트 인상을 시사했다. 연준이 마지막으로 빅스텝을 단행한 시점은 정보기술(IT) 기업 주도로 나스닥 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2000년 5월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공개된 볼커 재단과의 사전 녹화 연설에서는 볼커 전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불변하는 삶의 진실이라는 믿음을 깼다”며 그의 행보를 높이 평가했다. 볼커 전 의장은 취임 당시 “인플레이션이라는 용(龍)과 싸우겠다”고 선언해 유명해졌다. 실제 강도 높은 금리 인상을 단행해 치솟는 물가를 잡고 미 경제를 안정시켰다는 호평을 얻었다. 앞서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긴축정책 선호)’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는 18일 ‘빅스텝’을 넘어 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소위 ‘자이언트 스텝’ 또한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 금리 인상 가능성각국 중앙은행이 연준을 뒤따를 가능성도 커졌다. 21일 루이스 데긴도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는 7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론했다. 당초 연말 금리 인상 예상보다 대폭 빨라진 시점이다. 앞서 13일 캐나다, 뉴질랜드도 모두 금리를 0.50%포인트씩 올렸다. 일각에서는 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처음 주재하는 다음 달 2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한은이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각국의 금리 인상 행보에 세계 증시는 줄줄이 하락했다. 21일 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0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8% 하락했다. 22일 한국 코스피 종합지수는 23.50포인트(0.86%) 하락한 2,704.71에 마쳤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 역시 1.63% 하락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0.1원 상승(원화 가치 하락)한 1239.1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1245.4원까지 치솟으며 연고점을 경신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동부 요충지 마리우폴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주장한 21일(현지 시간) 당일 인근 만후시에서 300여개의 구덩이가 있는 대규모 집단 매장지가 발견됐다.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 보로단캬 등과 마찬가지로 러시아군이 마리우폴 일대에서도 민간인 집단학살을 자행했다는 의혹이 굳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도살자(Butcher)’라고 비판했다. CNN 등에 따르면 표트르 안드류셴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시민 2만여 명이 러시아군에 숨졌다. 러시아군이 시신을 수거한 후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 트럭으로 옮긴 후 매장하거나 유기했다”고 밝혔다. 미 위성업체 맥사테크놀로지가 이날 공개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마리우폴에서 서쪽으로 19㎞ 떨어진 만후시 공동묘지 근처에서 300여개의 구덩이가 확인됐다. 가로 180㎝, 세로 3m 로 러시아군이 만후시를 점령한 지난달 23~26일, 이달 6일 각각 촬영됐다. 마리우폴 시의회도 “러시아군이 만후시에서 최대 9000명을 묻었을 것”이라며 명백한 전쟁범죄 증거라고 규탄했다. 러시아군은 대대적인 공격을 가하고 있는 동부 돈바스에서 42곳의 마을을 점령했다. 푸틴 대통령이 다음 달 9일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에서 이번 전쟁의 승리를 선언하기 위해 돈바스 점령을 서두르고 마리우폴 함락 또한 선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마리우폴이 완전히 함락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반박했다. 현재 우크라이나군 2500명, 민간인 1000명 등이 마리우폴 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최후의 항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13억 달러(약 1조6000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자폭 드론으로 유명한 ‘스위치 블레이드’를 개량한 ‘피닉스 고스트’ 드론 121대, 155mm 곡사포 72기, 포탄 14만 발 등이 포함됐다. 그는 집권 민주당의 모금 행사에서 푸틴 대통령을 두 차례나 “도살자”로 칭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보로댠카의 민간인 학살 현장을 찾아 러시아를 규탄했다. 200t의 탄약 및 군수 물자도 전달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또한 “우크라이나군에 대공 미사일 사용법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120대의 장갑차도 보내겠다”고 밝혔다. 독일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슬로베니아가 보유한 M-84 탱크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고, 슬로베니아에 탱크와 장갑차를 지원해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2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회의에서 각국 재무장관들이 ‘러시아 보이콧’에 나섰다. 전일 역시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이틀 연속 러시아 배척이 나타났다. G20에서는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았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또한 이날 보이콧에 가세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취재진에게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의 화상 연설 때 회의장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제재에 대한 국제 공조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오늘은 뜻이 같이할 필요가 있겠다고 판단해 자발적으로 퇴장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는 18개국 장관 및 6개 국제기구 수장 등 총 24명이 참가했고 그를 포함해 16명이 보이콧했다. 전일 G20 회의 때도 실루아노프 장관 화상 발언 당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이 줄줄이 퇴장했다. 이날 올해 G20 의장국인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인도, 스페인, 스위스, 브라질, 나이지리아 등 6개국 재무장관은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나디아 칼비노 스페인 재무장관은 로이터통신에 “단 한 국가(러시아)의 반대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공동성명을 내지 못했다”며 러시아를 비판했다. 이날 옐런 장관과 만난 홍 부총리는 “러시아 제재에 한국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미국이 추진 중인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대해서도 적극 참여할 의지가 있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옐런 장관 또한 감사의 뜻을 밝히며 한미 동맹이 더 견고해질 것이란 뜻을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가 21일(현지시간)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종전선언에 대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명하는 또 다른 종이 한 장에 현혹되지 말라”고 비판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문재인 정부의 남북 및 대(對)중국 정책, 한미 연합훈련 축소 등에 대해서도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이날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가 주최한 화상간담회에서 “지난 몇 년간 많이 들어온 종전선언에 관해 말하겠다”며 “종전선언에 서명한 다음 날 무엇이 변할지 스스로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종전선언이 이뤄져도 휴전 협정과 한국 방위라는 조약상 의무는 계속 존재할 것”이라며 “북한의 많은 화학·생물학·재래식 무기와 핵무기 역량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현 정부는 우리를 잘못된 길로 이끌었다. 북한은 올해에만 극초음속 미사일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10기가 넘는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는 한반도 평화를 향하는 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화는 군사적 대비태세와 함께 가야한다”며 “이상주의는 반드시 현실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을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주의라고 비판한 것. 해리스 전 대사는 “단지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앉도록 하기 위해 대북제재를 완화하거나 합동 군사훈련을 축소할 수는 없다”며 “우리는 몇 년 동안 이런 시도를 했지만 이는 실패라고 증명된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상의 결과로 훈련과 제재를 축소하는 것은 괜찮지만 단지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끌어들이기 위한 유인책으로 이를 먼저 내줘선 안된다”며 “이는 헛고생”이라고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중국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 참여,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3불(不)’ 졍책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는) 최대 무역 파트너 중국과 안보동맹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데 너무 주안점을 뒀다”고 했다. 이어 5월 일본에서 열린 미국,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하는 안보협력체 ‘쿼드(QUAD)’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의를 조기 개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겐 한미일 삼각 협력을 강조하기 위해 아시아 순방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미일 회담을 하지 않는다면 중요한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또 한일 군사훈련 필요성을 언급하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우리가 보여주지 않았던 확장 억지의 현실과 전략억지의 의미를 보여줄 때”라고 말했다. 그는 동해 표기 문제에 대해선 “성가신 문제”라며 “다음 세대로 미루고 한국과 일본이 공동 방위를 위해 협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강제 징용 문제와 위안부 문제를 폄하하지 않는다”며 “해결돼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는 한일간 공식 합의’라고 언급한데 대해 “우리는 오랫동안 역사문제에 대해 한국과 일본이 치유와 화해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협력할 것을 촉구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이 민감한 역사문제를 다루는 동안에도 공통적인 지역 및 국제적 우선순위 (과제)를 진전시키기 위해 전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이 강제징용 배상 문제로 수출규제 조치를 취한 가운데 한일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다음달 미국의 ‘빅스텝(Big step·기준금리 0.5%포인트 이상 인상)’을 예고했다. 연준 의장이 공개적으로 빅스텝을 시사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연말까지 미국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할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의 공포 속에 세계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파월 의장은 21일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서 열린 국제경제 포럼에서 금리 인상에 대해 “5월 0.5%포인트 인상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3, 4일 열리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방안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파월 의장이 ‘빅스텝’을 언급한 것은 처음. 연준이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2000년 5월이 마지막이다. 파월 의장이 이례적으로 ‘빅스텝’을 예고한 것은 3월 연준이 3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 등의 영향으로 40년만의 최고치인 8.5%로 연준 목표치인 2%를 4배 이상 넘어섰다. 파월 의장은 “3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을지 모른다”면서도 “우리는 금리를 올릴 예정이고 중립적인 수준까지 신속하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절하다면 긴축 수준까지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경제성장을 촉진하지도 위축하지도 않는 중립금리 수준이나 그 이상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중립금리는 2.25~2.5% 수준이다. 현재 연준의 기준금리가 0.25~0.5%인 것을 감안하면 중립금리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려면 올해 6차례의 FOMC에서 최소 3차례 이상 0.5%포인트 이상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 연준의 빅스텝 가능성은 연준이 이달 6일 공개한 지난달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도 예고됐다.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참석자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 한 번 혹은 그 이상의 0.5%포인트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했다.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물가안정 중시)’로 꼽히는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는 18일 미국 CNBC에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에 대해서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준의 ‘빅스텝’이 공식화되면서 세계 주요 증시는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IMF가 19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6%로 3개월 전보다 0.8%포인트 낮추는 등 경기하강 국면 속에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 22일 코스피 지수는 오전 10시 기준 전날 대비 35.10포인트(-1.29%) 하락한 2693.11을 기록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0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8% 하락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우크라이나에서 새로운 공세에 나선 러시아가 20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나 프랑스 전역을 한 번에 초토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괴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했다. 발사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를 위협하는 모든 적들을 다시 심각하게 생각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날 서방 11개국 정상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강화하기로 한 지 하루 만에 러시아가 핵 위협 수위를 한층 고조시키는 무력시위에 나선 것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오후 북서부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차세대 ICBM RS-28 사르마트의 첫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미사일은 15분 만에 5800km를 비행해 한반도 북동쪽 캄차카반도의 목표물에 명중했다. 세계 최대인 이 ICBM은 메가톤(TNT 100만 t)급 핵탄두를 최대 16개 탑재할 수 있어 파괴력이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뜨린 원자폭탄의 2000배에 이른다. 美 “우크라 무기지원 강화” 다음날… 푸틴 ‘악마 ICBM’ 핵위협 러, 신형 ICBM ‘사르마트’ 시험발사우크라이나 전쟁의 “새로운 국면”을 선언한 러시아가 초대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해 미국 등 서방에 대한 핵 위협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서방이 ‘러시아를 패퇴시키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전투기와 초음속 지대공미사일 등 최신 무기 지원에 나서자 하루 만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ICBM 시험 발사 직후인 21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돈바스 장악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 마리우폴을 “성공적으로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최후 항전을 벌이고 있는 요새인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공격하는 대신 “파리 한 마리도 통과시키지 말라”며 봉쇄령을 내렸다.○ 러, 초대형 ‘사탄’ ICBM 발사러시아 국방부는 20일 오후 3시 12분 신형 ICBM RS-28 사르마트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2009년부터 개발해 온 이 미사일 시험에 성공한 것은 처음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사르마트는 전 세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미사일”이라며 “전략 핵 전력 전투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사탄(악마)-2’로 명명한 사르마트는 현존하는 세계 최대 핵미사일로 사거리가 1만8000km에 이른다. 북극은 물론이고 남극을 건너 미국 전역을 공격할 수 있다. 여러 목표를 한 번에 타격할 수 있는 다탄두재진입체(MIRV)나 적 요격미사일을 피해 비행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극초음속 활공비행체(HGV) 등 16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 독특한 무기는 광란의 공격적인 레토릭(정치적 수사)에 사로잡혀 러시아를 위협하려는 적들을 심각하게 다시 생각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지난해 말 시험 발사를 연기했던 러시아가 이날 발사를 강행한 데 대해 “서방에 대한 러시아의 경고”라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공식적으론 “통상적인 시험 발사”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러시아가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따라 시험 발사를 사전에 통보했다”며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CNN은 미군 당국이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정보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이 더 절망적인 상황이 되면 비이성적인 일들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 마리우폴 최후 요새 제철소 봉쇄인테르팍스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21일 푸틴 대통령에게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제외한 마리우폴의 모든 지역이 해방됐다”고 보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제철소) 진입은 무익하다. 취소할 것을 명령한다”며 주변 전면 봉쇄를 지시했다. BBC는 “러시아군 전력 손실을 방지하고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 국제사회의 인도주의 비판, 유럽 최대 제철소의 경제적 가치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는 특수부대 ‘아조우 연대’가 주축이 된 병사 2500여 명이 저항하고 있다. 11km²로 유럽 최대 규모인 이 제철소는 지하에 길이 20km, 깊이 30m의 철강 운반용 터널 등이 있어 지하 요새를 방불케 한다. 러시아군이 터널로 진입하려 할 때마다 번번이 저격을 당하자 지하시설 관통용 특수 폭탄인 ‘벙커버스터’를 동원하는 바람에 지하에 대피해 있는 민간인 1000여 명까지 집단 학살당할 위기에 처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마리우폴의 우리 군과 시민을 없애면 정전협상은 없다”고 선언한 상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마리우폴 상황이 집단 학살이 발생한 북부 부차보다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러시아가 제철소를 봉쇄해 우크라이나군을 굶어죽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가 마리우폴 함락을 선언하면서 이미 점령한 남부 도시 헤르손-크림반도-마리우폴-돈바스를 잇는 친러시아 동남부 벨트가 완성될 가능성이 커졌다. CNN은 “러시아군이 헤르손 등 점령 지역에 옛 소련 전승기를 내걸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우크라이나에서 새로운 공세에 나선 러시아가 2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나 프랑스 전역을 한 번에 초토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괴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를 시험 발사했다. 발사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를 위협하는 모든 적들을 다시 심각하게 생각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확대한 서방을 겨냥해 핵 위협 수위를 한층 고조시키며 무력사위에 나선 것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오후 북서부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차세대 ICBM RS-28 사르맛의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미사일은 15분 만에 5800㎞를 비행해 한반도 북동쪽 캄차카 반도의 목표물에 명중했다. 이 ICBM은 현존 미사일 중 가장 크며 메가톤(TNT 100만t)급 핵탄두를 16개 탑재할 수 있어 파괴력이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뜨린 원자폭탄의 2000배에 이른다. 러시아는 최대 사거리 1만8000km인 이 ICBM을 올해 가을 실전 배치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날 서방 11개국 정상들과 긴급 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강화하기로 한 지 하루 만에 ICBM을 발사했다. 미 백악관은 “러시아는 미국에 사전 통보했다”며 “러시아의 미사일 시험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CNN은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매주 2, 3차례 러시아의 핵 동향에 대해 보고받고 있으며 군 당국이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돈바스 등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파상 공세에 돌입한 러시아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서방이 전투기와 초고속 미사일 등 무기 지원 강화에 나섰다. 러시아와의 군사 충돌을 우려해 그동안 지원을 주저하던 전투기까지 제공하면서 서방 화력 지원이 새 국면을 맞았다. 러시아는 시리아와 리비아 출신 용병 약 2만 명을 배치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분수령이 될 ‘돈바스 결전’이 서방과 우크라이나 대(對) 러시아의 국제전 양상을 띠게 된 셈이다.○ 서방, 전투기에 초고속 미사일까지 지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국 정상 11명과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추가 무기 지원을 논의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르면 20일 곡사포와 방공 무기 등을 포함한 8억 달러(약 1조 원) 규모의 추가 무기 지원 대책을 발표한다고 미 CNN 등이 보도했다. 13일 155mm 곡사포와 헬기를 비롯해 8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지 1주일 만에 또 지원하는 것이다. 새 무기 지원 대책을 포함해 지금까지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총액은 34억 달러(4조2000억 원)에 이른다. 특히 서방은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전투기도 지원하고 있다고 미 국방부가 처음 밝혔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전투기와 부품이 공급돼 공군력이 강화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2주 전보다 더 많은 전투기를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외신은 미국이 1997년 몰도바에서 구입한 러시아제 미그-29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냈고 이 전투기 수리 부품도 슬로바키아를 통해 제공했다고 전했다. 다만 커비 대변인은 “다른 국가들이 우크라이나가 비행기를 제공받도록 도왔다”면서 “미국이 전투기를 직접 수송하지는 않았다”고만 말했다. 앞서 미국은 폴란드를 통한 전투기 지원 방안을 추진했으나 폴란드가 미군 공군기지를 통한 지원을 요구하자 이를 거부했다. 영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10대 안팎의 대공 장갑차 스토머와 병력 수송 차량 120대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스토머는 음속의 3배 이상으로 날며 적 헬기 등을 공격하는 초고속 지대공미사일 스타스트리크 17기를 탑재한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화상회의에 유일하게 참석한 아시아 국가 정상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3억 달러(약 3700억 원) 차관을 제공하기로 했다. 캐나다도 며칠 내로 중화기를 지원한다. 체코는 손상된 우크라이나 탱크, 장갑차 수리를 지원한다.○ 러, 동부 일대 1260곳 일제 공격미국과 서방이 무기 지원을 대폭 강화하고 나선 것은 전쟁의 승패를 가를 돈바스 결전에서 전세가 우크라이나군에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군은 이날 돈바스와 인근 하르키우 등 동부 일대 1260여 곳을 일제히 미사일 등으로 공격하고 병력을 더 증파했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19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남부에 병력 700∼1000명으로 구성된 전투부대인 대대전술단(BTG) 2개 부대를 증파해 모두 78개 BTG를 투입했고, 시리아 및 리비아 출신 용병 1만∼2만 명을 돈바스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의 돈바스 침공은 대규모 작전의 전주곡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서방의 무기 지원 경로를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 국방부의 다른 관계자는 CNN에 “러시아군이 서방 무기 수송에 이용되는 다리나 도로, 철도를 파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 CNN은 러시아 공군 투입이 돈바스 결전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돈바스는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전투기 동원이 수월하다. 러시아는 전투기 770대를 보유한 반면 우크라이나는 70여 대뿐이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러시아가 18일(현지 시간) 친러시아 세력이 많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 대대적인 포격을 감행하며 대규모 지상전을 시작했다. 지난달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일대에 대한 ‘1단계 군사작전’을 끝내고 돈바스를 자국 영토로 강제 병합하겠다고 선언한 지 24일 만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2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19일 “작전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서방은 러시아가 자국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인 다음 달 9일까지 돈바스를 손아귀에 넣어 전쟁 승리를 주장하려 한다고 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아무리 많은 러시아군이 몰아닥쳐도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지만 러시아군이 키이우 인근 부차 등에서 자행한 민간인 집단학살을 다시 행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군은 이미 1일부터 돈바스의 관문 격인 인구 4만6000명의 이줌을 포위했고 최대 1만5000명이 대피하지 못한 상태다. 영국 가디언은 이줌이 ‘제2의 부차’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러, 크레민나 장악… 용병 투입 로이터통신 등은 이날 러시아군이 돈바스 루한스크주에 있는 인구 2만 명의 소도시 크레민나에 진입해 우크라이나군과 치열한 시가전을 벌인 끝에 크레민나를 장악했다고 전했다. 인근 루비즈네 등에도 포격이 쏟아져 최소 10여 명의 민간인이 숨졌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페이스북에 “러시아군이 피란 가려는 시민들을 총으로 쐈다. 이곳은 지옥”이라며 주민들에게 “당장 탈출하라”고 했다. 러시아군은 이날 돈바스에 형성된 480km의 전선을 따라 대규모 지상 공격을 감행했다. 평야가 많고 인구밀도가 낮은 돈바스는 키이우 등 대도시와 달리 건물 등 몸을 숨길 지형지물이 적다. 수십 km 거리에서 양국이 152∼240mm 곡사포를 쏘는 대대적인 화력전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병참 등의 문제로 키이우 장악에 실패했던 것과 달리 돈바스는 러시아 국경과 가깝고 도움을 줄 친러 세력도 많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측면을 포격해야 승산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는 최근 1주일간 돈바스 인근에 방공, 기갑, 포병 등으로 이뤄진 11개 대대전술단(BTG)을 추가로 투입해 기존 65개 부대를 76개로 늘렸다. 러시아군은 ‘보급선 차단, 공습, 포위’라는 3단계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 1단계로 공격 목표 도시의 식량 등 보급선을 차단한 뒤 대대적인 폭격과 공습을 감행한다. 이어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해 도시를 포위하고 우크라이나군을 옥죄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의 사병(私兵)으로 유명한 용병 조직 ‘바그너그룹’도 투입됐다. 해골 모양을 트레이드마크로 쓰는 이들은 중동, 중앙아프리카 등에서 러시아군을 대리하고 있으며 고문, 민간인 학살 등으로 규탄받고 있다. 푸틴의 최측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대표 또한 돈바스에 도착했다고 더타임스 등이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대피하지 못한 이줌 주민들이 한 달 이상 음식도 없이 지하실에 숨어 있다며 “이줌과 부차의 상황이 놀랍도록 흡사하다”고 전했다. 발레리 마르첸코 이줌 시장은 “러시아군의 포위 후 이미 1000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밝혔다. ○ 우크라 서부서도 첫 민간인 희생자러시아군은 18일 폴란드 국경에 접한 서부 르비우 등 주요 도시 16곳에도 미사일을 쐈다. 그간 안전지대로 꼽히던 르비우에서 처음으로 민간인 7명이 숨졌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러시아에 대한 대대적인 추가 제재가 이뤄지며, 러시아와 거래하는 중국 등도 제재할 수 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인구 70만 명의 남태평양 소국 솔로몬 제도가 미중 갈등의 최전선으로 급부상했다. 중국이 19일 솔로몬 제도와 안보협정을 체결했다고 전격 발표하자 미국 역시 ‘아시아 차르’로 불리는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사진)을 이번 주 안에 솔로몬 제도로 급파하기로 했다. 특히 AFP통신 등 외신은 안보협정 초안에 중국 함정을 솔로몬 제도에 파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중국이 미국의 군사거점 괌과는 약 3000km, 호주와는 약 2000km 떨어진 이곳에 인민해방군을 파견할 합법적 통로를 마련함에 따라 남태평양의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 또한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이 이곳에 군사기지를 설치하고 군함을 상시 파견해 미국 호주 영국 3국의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 미국 호주 일본 인도의 4개국 협의체 ‘쿼드(QUAD)’에 정면으로 맞설 것을 우려하고 있다.○ 中-솔로몬 제도 안보협정 전격 타결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제레마이아 마넬레 솔로몬 제도 외교장관이 양국 정부를 대표해 최근 안보협정에 정식 서명했다. 양국의 전면적인 협력을 위한 중요한 요소를 갖췄다”고 밝혔다. 서명 시점 및 협정 전문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협정은 두 주권국 간의 정상적인 협력”이라며 “제3자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31일 두 나라가 안보협정 초안을 공개한 후 격렬히 반발해 온 미국과 호주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솔로몬 제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줄곧 미국과 협력했다. 2019년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한 후 ‘차이나머니’를 앞세운 중국 쪽으로 점점 기울고 있다. 지난해 11월 고질적 경제난 등으로 반정부 시위대가 총리관저를 파괴하는 등 안보 불안이 고조되자 중국에 손을 벌렸다. 중국 또한 당시 폭도들이 차이나타운을 습격해 중국인의 생명과 재산이 위협받았다는 점을 군대 파견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 앞서 NSC는 18일 “캠벨 조정관,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미 대표단을 이끌고 이번 주 솔로몬 제도, 파푸아뉴기니, 피지 등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 또한 “우리의 제안과 역내 다른 큰 국가(중국)의 제안을 비교하는 일은 솔로몬 제도에 맡기겠다”며 미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 때 솔로몬 제도를 방문한 적이 있는 매슈 포틴저 전 백악관 선임행정관은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중국이 솔로몬 제도를 중심으로 남태평양에 교두보를 확보하면 미군의 군수품 공급 등에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 더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은 솔로몬 제도와 마찬가지로 2019년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한 이웃 키리바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키리바시는 미국의 또 다른 군사거점 하와이에서 약 3000km 떨어져 있다.○ 美-필리핀 국방장관 “남중국해 협력”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8일 미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을 접견했다. 미 국방부는 두 사람이 미국과 필리핀의 상호방위조약에 남중국해의 필리핀 군함 및 공공 선박, 항공기도 포함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J-20’을 투입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필리핀 선박 및 항공기를 공격하면 미군이 자동 개입할 것이라고 경고한 셈이다. 미 CNN은 중국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중국 영공을 침범하는 모든 외국 군용기를 J-20으로 격추할 수 있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조 바이든(사진) 행정부가 미국 내 도로, 다리 등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미국산(産) 철강만 사용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미국이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미국 제품 우선 구매)’ 정책을 가속화하면서 한국이 요구하는 철강 협상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이날 발표한 셀린다 영 OMB 국장 명의의 ‘인프라 투자 연방 재정 지원에 대한 가이드라인’에서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모든 철과 철강은 미국에서 생산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철광석을 녹이는 과정부터 철강을 코팅하는 작업까지 모두 미국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올해부터 1조 달러(약 1235조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 법(IIJA) 투자 지원’ 예산을 활용한 대대적인 도로 및 다리, 수도관 건설 사업에 나서는 가운데 미국산 철강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사업에는 예산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못 박은 것이다. 가이드라인은 철강뿐만 아니라 모든 건설자재도 미국산을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백악관은 또 이미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해서도 “요구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변경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 의회는 지난해 11월 IIJA 법을 통과시키면서 다음 달 14일부터 연방정부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는 모두 미국산 철강과 건설자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백악관이 대대적인 인프라 건설 사업을 앞두고 미국산 철강 사용을 의무화한 것은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제조업 부활 정책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 “앞으로 미국의 경제 재건을 위해 내가 취할 조치들은 ‘메이드 인 아메리카’ 하나의 원칙을 따를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국이 요구해온 철강 관세 재협상은 큰 난관을 맞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미국산 철강이 부족하거나, 공사비용이 25% 이상 상승할 때 예외를 적용하도록 했다. 미국산 철강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은 한국산 철강 수입을 확대하면 예외 적용 범위가 넓어질 수 있는 만큼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과 철강 관세 재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더욱 낮아졌다는 것. 철강업계는 과거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 제품 가격을 미국산 철강보다 평균 10% 이상 낮게 책정해왔다. 한국은 바이든 행정부가 올 들어 유럽연합(EU), 일본과 잇따라 무관세 철강 수입을 늘리는 협상에 합의하자 미국에 철강 관세 재협상을 요구해왔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19일에도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 미국대사대리와 면담을 갖고 “무역확장법 232조(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때 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 조항)에 따른 철강 관세 조치를 경제·안보 동맹국인 한국에 적용하는 것은 개선이 필요하다. 관련 논의가 조속히 본격화돼야 한다”며 재차 재협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과의 재협상은 미국에 우선순위가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2018년 외국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한국은 같은 해 이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에 철강, 알루미늄 수출 규모를 2015∼2017년 3년간 평균 물량의 70%로 제한하는 쿼터제에 합의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 안보협정 초안에 서명한 남태평양 섬나라 솔로몬제도에 ‘아시아 차르’로 불리는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 등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한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에 초점을 맞춘 사이 중국이 발 빠르게 남태평양에서 영향력 확대에 나서자 뒤늦게 ‘안방 단속’에 나선 것이다. 백악관 NSC는 이날 성명을 내고 “캠벨 보좌관과 다니엘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이번 주 미국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솔로몬 제도와 파푸아뉴기니 피지 등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표단에는 NSC와 국무부, 국방부, 미국 국제개발처(USAID) 대표가 포함될 것”이라며 “대표단은 이 지역에서 지속되고 있는 연대를 심화하고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증진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솔로몬 제도는 호주에서 북동쪽으로 200㎞가량 떨어진 섬나라로 인구는 70만 명 안팎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줄곧 미국과 협력해온 솔로몬 제도는 2019년 대만과 단교한 뒤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는 등 친(親)중 행보에 나선 상황이다. 특히 중국은 지난달 31일 솔로몬 제도와 현지 중국인의 생명과 재산 보호·질서 유지를 위해 중국군을 파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안보협정 초안에 합의했다. 미국의 ‘안방’인 태평양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는 중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앞세운 미국의 중국 봉쇄를 차단할 전초 기지를 마련한 셈. 호주와 일본을 잇는 해상 길목에 위치한 솔로몬 제도가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 아래에 들어가면 미국과 영국, 호주가 맺은 안보협력체인 ‘오커스(AUKUS)’는 물론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한 ‘쿼드(QUAD)’ 구상에 큰 균열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솔로몬 제도 등 남태평양 일대가 미중 갈등의 격전지로 부상하자 미국과 호주는 잇따라 대표단을 파견해 설득에 나선 상황이다. 호주는 정보기관 수장에 이어 13일 제드 세셀자 호주 국제개발태평양 장관을 파견해 중국과의 안보협정 서명을 만류했다. 하지만 솔로몬 제도가 중국과의 안보협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자 이번엔 미국이 고위급 대표단을 보내 설득에 나섰다. 바이든 행정부는 2월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태평양 국가들과 사회기반시설 지원, 기후변화 대응 분야 등에서 다국적 전략 그룹을 만드는 등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중국과의 안보협정에) 서명하는 것은 솔로몬 제도의 불안정성을 높이며 태평양 제도 지역에 우려스러운 선례를 만들 수 있다”며 “우리는 이 같은 협정이 역내 안보 패러다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해왔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번 방문에 대해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 파트너들이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 제시하는 것을 이해하고 (미국과의) 파트너십이 무엇을 가져올 수 있을지 확실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의 제안과 역내 다른 큰 국가(중국)들의 제안의 비교는 솔로몬 제도에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대신 미국과 협력하는 것이 더 이익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는 의미다. 한편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고 “미국과 필리핀의 상호방위조약은 남중국해의 필리핀군과 공공 선박, 항공기도 포함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미 국방부는 밝혔다. 중국이 필리핀 등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군사 활동을 크게 늘린 가운데 중국이 필리핀 선박이나 항공기를 공격할 경우 미군이 자동 개입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중국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순찰을 위해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J20을 투입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피터 레이튼 호주 그리피스대 아시아연구소 교수는 미 CNN에 “중국의 메시지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중국 영공을 침범하는 모든 외국 군용기는 J20에 의해 요격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민주당 상원의원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국이 직접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을 ‘제노사이드(집단학살)’로 규정하는 등 러시아에 대한 미국 내 강경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공화당은 물론이고 민주당에서도 미군 참전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뒤를 이어 재임 중인 크리스 쿤스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사진)은 17일 미국 CBS방송 인터뷰에서 “우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막아야 (전쟁을)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인 쿤스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군이 개입할 레드라인(금지선) 설정을 요청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통령의 결정에 조언하는 의원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잔혹성을 분명히 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러시아의 민간인 학살을 막기 위해선 미군 개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쿤스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 출마를 결정할 때 가장 먼저 상의한 최측근 중 한 명이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엔 미군 참전에 대해 “희생만 불러올 것”이라며 반대했다. 공화당은 미국 개입의 필요성을 더 강경하게 주문하고 있다. 미 공군 비행사 출신인 애덤 킨징어 의원은 이날 “지금은 협상이 더 이상 카드가 될 수 없으며 우크라이나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할 때”라며 “악마를 무찌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악마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