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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제도권 편입 가능성이 높아진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자본 유출입 규제를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걸었던 공약 중 하나다.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급물살을 타면서 한은이 향후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공을 들였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실험까지 중단되자 한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 총재는 1일(현지 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중앙은행 포럼’의 정책 토론에 패널로 참석해 “최근 미국에서 ‘지니어스법’이 통과되면서 많은 핀테크 기업과 스테이블코인 지지자들이 한국 정부에 은행이 아닌 기관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규제되지 않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허용할 경우 달러 기반 코인으로의 환전이 촉진되고 이는 자본 유출입 규제를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비판자들은 블록체인 기술이 불규칙한 거래를 탐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이 실제로 가능한지 우리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의 이 같은 발언에는 스테이블코인을 경계하는 한은의 입장이 담겨 있다. 한은은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통화 시스템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이 보편화할 경우 원화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은행의 신용 창출 기능도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비기축통화국인 한국에서 외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경우 환율 변동성, 자본 유출입 확대 등 외환 관련 위험이 커지면서 금융 시스템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한은은 블록체인 관련 제도나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탓에 기술적 오류가 발생하거나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 등 결제·운영 측면에서의 위험도 내재해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여권은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5월 경제 유튜버들과의 대화에서 공약으로 내세웠던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관련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만들어놔야 소외되지 않고 국부 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디지털 자산기본법을 대표 발의해 스테이블코인의 운영 근거를 마련했다. 이 대통령이 국내 최대 블록체인 전문투자사인 해시드 출신인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을 발탁한 것도 정부의 도입 의지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로 인해 한은이 추진했던 CBDC 도입은 표류 중이다. 올해 4∼6월 7개 은행이 참가하는 CBDC 시범 사업인 ‘프로젝트 한강’ 1차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은행권의 반발에 부딪혀 10월 2차 실험은 잠정 중단됐다. 한은이 상용화에 대한 장기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은 데다 7개 은행이 300억 원 안팎의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했기 때문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거래내역을 정부가 일일이 확인 가능한 CBDC는 이를 도입한 중국에서도 활성화가 안 되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은 큰 흐름이기에 한은도 무분별하게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지 않도록 정부와 규정을 만드는 작업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한국은행이 올해 9월까지 가계대출 급증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부동산 시장 과열과 가계부채 우려가 커지면서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1일 한은 등에 따르면 유상대 부총재와 한은 주요 간부들은 지난달 27일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6월 들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2018년 9월 이후 최대 수준을 나타내고 있으며 거래량도 지난해 최고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가계대출은 주택시장 과열의 영향으로 8∼9월 중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과열이 진정되지 않으면 그동안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흔들릴 우려가 있는 만큼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전 금융권 가계부채 증가액이 4월 5조3000억 원, 5월 6조 원으로 확대되자 한은이 우려를 표한 것이다. 이날부터 대출 한도를 옥죄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되지만 실제 대출 실행까지 시차가 있어 가계부채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은은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가 주택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지 않도록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 같은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신호로 시장에서는 하반기 한은이 현재 2.50%인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하하는 데 그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최대 6억 원 규제’로 인한 가계부채 증가세 변화, 1차 추가경정예산의 집행으로 인한 물가 영향 등이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달 10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국내 신용평가 3사가 롯데케미칼과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을 하향했다. 롯데케미칼의 지속적인 영업 적자와 업황 부진이 모기업인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기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롯데케미칼은 2022년부터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며 “일부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손실 규모를 축소할 수 있지만 중단기 이익창출력은 저조한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중국의 대규모 설비 증설로 인해 석유화학 수급환경 개선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돼 롯데케미칼의 실적 전망이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한기평은 “2025∼2027년 중국 주도의 올레핀(불포화탄화수소) 증설 물량이 상당해 초과 공급 상태가 해소되는 것은 중기 이후의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과잉 공급 영향으로 올레핀계 중심의 사업구조를 보유한 롯데케미칼은 향후 2년 내 흑자 전환이 불확실하다”고 내다봤다. 그룹 내 주력사인 케미칼의 부진으로 롯데지주의 신용등급도 기존 A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낮아졌다. 나신평은 “최근 3년간 평균 롯데지주 계열 전체 자산의 43%, 매출의 49%, 총차입금의 34%를 롯데케미칼이 차지하고 있다”며 “핵심 계열사의 신용도 하락이 지주사의 통합 신용등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SK그룹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사업 구조를 재정비하고 있다. SK㈜는 반도체 소재와 AI 인프라 등 미래 사업을 중심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SK㈜는 사내독립기업(CIC)인 SK머티리얼즈와 SK C&C가 보유한 반도체 소재, AI 인프라 사업을 각각 SK에코플랜트와 SK브로드밴드에 집중시키기로 했다. 중복 사업의 비효율을 걷어내고 미래 핵심사업 간 시너지를 통해 보유한 지분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결정이다. 이를 통해 SK브로드밴드는 SK AX(구 C&C)의 판교 데이터센터 인수로 총 9개 데이터센터를 확보하게 됐다. AI 및 클라우드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디지털 서비스 분야의 핵심 인프라 사업자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은 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수불가결한 에너지 솔루션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싱가포르의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인 BDC와 데이터센터 에너지 솔루션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BDC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초대형 데이터센터들을 개발, 운영해 온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이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말레이시아에 있는 BDC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에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한다. SK C&C는 최근 사명을 SK AX로 변경하고 AI를 통한 업무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내걸었다. 기존 정보기술(IT) 서비스 역량을 AI 중심으로 쏟아붓겠다는 것이다. 2027년까지 전사 생산성 30% 이상 향상과 글로벌 톱10 AI전환(AX) 서비스 기업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 AX는 AI를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아니라 고객의 비즈니스 경쟁력과 산업 현장 혁신을 이끄는 핵심 수단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인간과 AI가 협업하는 환경을 구축해 맞춤형 AI 서비스와 업무 혁신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축적한 AI 혁신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SK 경영진은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과 대내외 위기 속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이해관계자들의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기로 결의했다. 최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포함해 그룹의 주요 최고경영자(CEO) 20여 명이 참석한 경영전략회의에서 이같이 뜻을 모은 것이다. 이를 위해 SK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운영개선, 책임 있는 실행 등 경영의 본질에 기반한 실질적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한화솔루션은 고부가가치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와이어앤케이블(W&C) 사업부를 신설했다. 앞으로 W&C 사업부는 독립적인 기능을 갖추고 본격적인 케이블 소재 사업의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W&C 사업부는 카를로 스칼라타 사업부장이 이끈다. 세계 최대 케이블 제조업체인 프리스미안에서 최고사업책임자(CCO)를 지낸 스칼라타 부장은 케이블 업계에서 2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영업과 사업개발 분야의 베테랑이다.한화솔루션은 세계적인 전력망 확대로 인한 수요 급증 전망에 따라 초고압 케이블 소재를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고순도 절연 소재인 가교 폴리에틸렌(XLPE)이다. XLPE는 리에틸렌(PE)에 특수 첨가제를 넣어 열에 견디는 성능을 향상시킨 제품이다. 전력케이블의 송전 효율과 내구성을 높이는 데 쓰인다.송전망 용량 확대 추세에 맞춰 기존 XLPE를 개량해 성능을 높인 차세대 초고압급 소재(SEHV)도 개발했다. SEHV는 최대 550㎸(킬로볼트)의 초고압 케이블에서도 안정적인 송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매년 7%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글로벌 초고압 케이블용 XLPE 시장은 2023년 기준 93만7000t에서 2030년에는 125만9000t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솔루션 XLPE 생산량은 연간 11만 t 규모다. 오스트리아 보레알리스, 미국 다우에 이은 글로벌 3위 업체다.스칼라타 사업부장은 “한화솔루션 W&C 사업부는 고부가 케이블 소재의 혁신을 지속하고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의 수요를 충족하는 차세대 솔루션 개발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LG전자가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글로벌 사우스’를 미래 성장전략의 한 축으로 삼고 있다. 글로벌 사우스는 남반구나 북반구 저위도에 있는 신흥국, 개발도상국을 통칭하는 개념이다.LG전자는 최근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티 가전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기존 노이다, 푸네에 이은 인도 내 세 번째 공장이다. 해당 공장에서는 내년 말 에어컨 생산을 시작해 2029년까지 세탁기, 냉장고 생산 설비 등이 순차 가동될 예정이다. 또한 브라질 남부 파젠다히우그란데 지역에도 내년 준공을 목표로 신규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기존 마나우스에 이어 브라질 내 두 번째 생산기지다.LG전자가 글로벌 사우스를 주목하는 이유는 이들 지역의 높은 성장세에 기인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2.7%) 대비 인도, 남아시아권은 6.2%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는 세계 1위 인구 대국이자 글로벌 평균 대비 2배 이상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 중인 글로벌 사우스의 핵심 국가다.LG전자는 신규 생산기지 구축을 통해 아시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로 불리는 신흥시장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지역은 가전 보급률이 선진 시장 대비 낮지만 가파른 경제 성장세 덕분에향후 가전 사업의 성장 여력이 많다.LG전자는 글로벌 사우스 지역 가운데 인도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연구개발(R&D) 기지를 구축했다. 인도의 R&D센터인 ‘LG 소프트 인디아’에는 현지 개발자 2000여 명이 근무 중이다. 베트남 R&D법인의 경우 2019년 200여 명이었던 R&D 인력이 지난해 말 약 1200명으로 5년 만에 6배 수준으로 늘었다. 이들 연구개발 조직은 긴밀한 협력체계를 통해 제품 개발 및 기초기술 연구 활동을 수행한다.LG전자의 글로벌 사우스 공략은 성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LG전자가 감사보고서를 통해 매출액과 당기순손익을 공개하는 주요 해외법인 가운데 글로벌 사우스 소재 법인 5곳(인도,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브라질)의 지난해 매출 총액은 16조3363억 원이다. 2년 전인 2022년과 비교하면 17% 가까이 늘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DB그룹은 27일 그룹 회장으로 이수광 전 DB손해보험 사장(81)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1979년 DB그룹에 입사해 동부고속, DB손해보험 등 주요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2020년부터 5년간 그룹 회장직을 수행해온 DB그룹 ‘2세 경영인’ 김남호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이로써 DB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됐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인공지능(AI) 산업의 가파른 상승세에 힘입어 미국 반도체 업체인 엔비디아의 주가가 역대 최고가인 주당 150달러대에 안착했다. 엔비디아에 ‘AI용 반도체’를 납품하는 마이크론도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AI용 반도체 시장의 급속한 성장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 빅3’인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25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4.3% 오른 154.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엔비디아 주가가 150달러 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중 154.45달러까지 올라 올해 1월 7일(153.13달러)에 나왔던 역대 최고가 기록을 갈아 치우기도 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와 반도체 수출 규제 등의 영향을 크게 받았던 4월 4일 종가(94.31달러)와 비교하면 63.6% 상승했다. 시가총액도 3조7630억 달러로 전 세계 시총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엔비디아의 주가가 치솟은 것은 AI 산업의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전 산업 영역으로 AI가 확산하는 가운데 엔비디아는 AI 시장을 주도하는 대장주로 꼽힌다. 앞서 미 정부가 4월 엔비디아의 저사양 AI 반도체 ‘H20’에 대한 중국 수출 규제를 강화했지만 이를 상쇄할 정도로 업황이 좋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날 주주총회에서 “언젠가 수십억 개의 로봇, 수억 대의 자율주행차 그리고 수천 개의 로봇 공장이 엔비디아 기술로 작동하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고 밝히며 시장의 기대감은 더 커졌다. 이날 미 투자은행 루프 캐피털은 엔비디아의 목표 주가를 175달러에서 250달러로 올려 잡았다. AI 훈풍은 HBM 생산 업체들의 실적도 밀어올리고 있다. 이날 2025 회계연도 3분기(3∼5월) 실적을 발표한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의 경우 HBM 매출이 직전 분기 대비 50% 가까이 급성장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93억 달러, 영업이익은 25억 달러였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165% 상승했다. 마이크론의 매출은 시장 전망치인 88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은 ‘어닝 서프라이즈’이자 마이크론의 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이다. 심지어 4분기(6∼8월)에는 매출이 10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마이크론은 전망했다. 마이크론은 올해 1분기(1∼3월) HBM 출하량 확대로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을 25%까지 확대했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HBM4(6세대)는 내년에 대량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D램 업계 3위인 마이크론이 HBM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우면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초격차 경쟁력 확보가 시급해진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이 올해 말까지 기존의 5% 수준이던 HBM 점유율을 하반기(7∼12월)에 20%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바짝 긴장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인공지능(AI) 칩의 대표주자인 엔비디아 주가가 25일(현지 시간) 역대 최고가를 달성하며 주당 150달러대에 처음으로 안착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4.33% 오른 154.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엔비디아 주가가 150달러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중에는 154.45달러까지 오르며 올해 1월 7일(153.13달러)에 나왔던 역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 관세 및 반도체 수출 규제 등으로 올해 4월 4일 92.11달러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60% 이상 올랐다. 시가총액도 3조7630달러로 전 세계 시총 1위 기업으로 다시 올라섰다.엔비디아의 주가가 치솟은 것은 AI 시장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AI가 전 산업 영역에 사용되며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시장 주도권을 지닌 엔비디아가 과실의 상당 부분 가져갈 것이라 전망되기 때문이다. 중국에 대한 미국 정부의 AI 반도체 수출 규제가 강화돼 엔비디아 매출에 타격이 있었지만 이를 상쇄할 정도로 AI 시장 전망이 좋은 상황이다.이러한 시장의 기대를 반영해 미국의 투자은행 루프 캐피털은 이날 엔비디아의 목표 주가를 기존 175달러에서 250달러로 올려잡았다. 아난다 바루아 루프 캐피털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생성형 AI의 다음 ‘황금 물결’에 진입하고 있다”며 “엔비디아는 예상보다 강한 수요 증가의 최전선에 있다”고 분석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이날 열린 회사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데이터 센터용 AI 칩과 자율주행차나 로봇에 탑재되는 칩 모두를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언젠가 수십억 개의 로봇, 수억대의 자율주행차, 그리고 수천 개의 로봇 공장이 엔비디아 기술로 작동하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엔비디아는 AI 칩 제조업체를 넘어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서비스, 네트워크 칩 등 AI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황 CEO는 “우리는 더 이상 스스로를 단순한 반도체 회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AI 인프라’ 혹은 ‘컴퓨팅 플랫폼’ 제공업체라고 부르는 것이 더 맞다”고 말했다.한편 엔비디아가 강세를 보이자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마이크론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마이크론은 이날 2025 회계연도 3분기(3∼5월) 실적발표에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37% 증가한 93억 달러(약 12조6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은 1.91달러였다. 매출과 주당순이익 모두 시장전망치(매출 88억7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1.60달러)를 웃돌았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SK이노베이션이 윤활유 사업 자회사 SK엔무브의 기업공개(IPO)를 잠정 중단한다. SK이노베이션은 25일 이사회를 열고 SK엔무브 지분 매입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다음 달 2일 SK엔무브의 지분 30%를 재무적투자자(FI) IMM크레딧솔루션 측으로부터 8592억6000만 원에 매입한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기존 보유 주식까지 합쳐 SK엔무브를 100% 자회사로 편입한다. 이번 지분 매입의 배경에는 SK엔무브의 IPO 추진이 얽혀 있다. SK이노베이션이 2021년 4월 IMM크레딧솔루션 투자를 유치할 당시 2026년까지 SK엔무브의 IPO를 추진한다는 조건이 포함됐다. 하지만 일각에서 그룹 지주사인 SK㈜와 자회사 SK이노베이션에 이어 손자회사인 SK엔무브까지 IPO를 하는 것이 ‘중복 상장’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거래소는 올 4월 상장 예비 심사 전 사전 협의에서 SK엔무브에 주주보호 방안 수립을 요청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중복 상장에 제동을 거는 상법개정안 입법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IPO가 쉽지 않자 결국 상장을 잠정 중단하게 됐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최근 자본시장 분위기와 회사 사정 등을 고려해 IPO를 잠정 중단했다”고 설명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대한상공회의소가 유럽연합(EU)과 비슷한 형태의 ‘한국, 일본 경제연합’을 추진하자고 이재명 정부에 제안했다. 대한상의는 최태원 상의 회장이 인터뷰 등에서 제안했던 정책을 전문가 13명과 심층 연구한 정책 제언집 ‘새로운 질서 새로운 성장’을 대통령실과 국회 등에 전달했다고 25일 밝혔다. 해당 제언집은 추후 서점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제언집에서는 일본과의 경제 연대가 비중 있게 다뤄졌다. 상의는 “유럽 국가들이 EU로 모여 시장 크기를 키운 것처럼 우리가 아시아연합(AU)을 구축하기 위한 첫 단계가 일본과의 경제 연대”라고 주장했다. 약 1조8000억 달러(약 2500조 원)의 시장인 한국이 약 4조2000억 달러의 일본과 손잡으면 미국, EU, 중국에 이은 세계 4위의 6조 달러 시장이 된다. 한편 상의는 해외 고급 인재 500만 명을 국내로 유입시키면 생산가능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도 제안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대한상공회의소가 6조 달러(약 8200조 원) 경제 규모의 한일경제연합과 외국인 인재 500만 명 유치 등의 정책 제안을 책자로 만들어 이재명 정부와 국회에 전달했다.25일 대한상의는 최태원 회장이 평소 국회 강연, 정부 간담회, 언론 인터뷰 내용을 전문가들이 심층 연구해 만든 ‘새로운 질서 새로운 성장’ 책자를 정부, 국회, 대통령실과 국정기획위원회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한국경제는 항구적인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급기야 성장 제로의 우려에 직면해 있다”며 “새로운 정부와 함께 미래 한국경제의 성장 원천을 만들어야 하고, 글로벌 파트너와 손잡고 고비용을 줄일 실행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대한상의는 일본과의 경제적 연대를 제안했다. 한국과 일본이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 저성장, 저출생, 고령화 등의 경제·사회적 공통 과제를 안고 있기에 연대하면 상호 시너지가 발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2위 국가인 일본과 3위 국가인 한국이 공동 구매하면 가격 협상력도 높아지는 등 저비용 구조로 탈바꿈할 수 있는 점도 짚었다. 두 나라의 시장을 합치면 약 6조 달러의 세계 4위의 경제권이 형성돼 규모의 경제를 창출하고, 세계 경제 질서를 주도하는 ‘규칙 제정자’로의 역할의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이다.해외 인재 500만 명을 유치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고급 두뇌 인재를 한국으로 유입시키면 생산가능 인구 감소와 소규모 내수 문제를 해결하고 납세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더불어 한국 산업계의 ‘돈 버는 방식의 대전환’도 함께 제안했다. 한국은 그간 물건을 만들어 수출하는 상품수지에 의존해 성장했다. 대한상의는 이 방식만으로는 ‘관세전쟁’의 표적이 되는 등 새로운 국제질서 속에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상품수지의 부진을 상쇄할 서비스와 본원소득 공략을 위해 ‘K-푸드’, ‘K-컬처’ 등의 문화, 식음료 산업을 키우고 해외투자를 강화해 투자 소득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번 제언집의 연구와 저술에는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지평 한국외대 교수 등 전문가 13명이 참여했다. 대한상의가 정책제안집을 일반 독자들도 읽을 수 있는 대중서로 발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판사와 협의해 추후 서점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신입 사원과 비교하면 경력 사원이 쉽게 재이직을 하지 않고 진득하게 버팁니다. 그래서 이왕이면 경력직을 뽑게 됩니다.”(수도권의 A 자동차 부품사 관계자)“당장 써먹을 인재가 필요해서 경력자만 뽑습니다. 우리 같은 작은 기업은 신입을 뽑아 시간과 비용을 들여 키울 여력이 없어요.”(충남 천안시의 B기업 관계자) 국내 채용 시장에 나온 공고 10건 중 8건이 경력직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경력자 선호 현상이 워낙 두드러지다 보니 그만큼 신입 구직자들이 취업 시장에서 겪는 어려움도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대한상공회의소가 24일 발표한 ‘상반기(1∼6월) 채용시장 특징과 시사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의 한 채용 플랫폼에 올라온 상반기 채용공고 14만4181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경력직만을 대상으로 한 채용 공고 비율이 전체의 82.0%에 달했다. 신입과 경력 직원을 모두 뽑겠다는 채용 공고는 15.4%, 신입 직원만 뽑겠다는 공고는 2.6%에 그쳤다. 신입 구직자들은 경력자 중심의 채용 시장에서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대한상의는 대졸 청년 구직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청년 취업 인식조사’(복수응답)를 진행했는데 청년들이 꼽은 첫 번째 취업 진입장벽이 ‘경력 중심의 채용’(53.9%)이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청년 구직자의 53.2%는 대학 재학 중 별도의 직무 경험을 쌓지 않았다. 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팀장은 “기업들이 즉시 투입 인력을 뽑는 수시채용을 늘리다 보니 경력직 선호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며 “대학생들에게 인턴이나 학점 인정형 현장실습 등 직무 경험 기회를 더 많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신입 공채 지원자의 희망 연봉이 회사가 제시하는 수준보다 평균 315만 원 높다는 점도 신입 구직자들의 취업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구직자와 구인 기업 간의 이른바 ‘미스매치’다. 올 상반기 대졸 청년 구직자의 희망 연봉 수준은 평균 4023만 원이었다. 반면 신입 사원 채용 공고에 게시된 평균 연봉은 3708만 원에 그쳤다. 기업들이 신입 사원을 뽑을 때 경력이 없다는 것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을 제시하지만, 구직자 눈높이에는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구직자들은 급여가 높다면 비수도권에서 일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거주 신규 구직자의 63.4%는 ‘좋은 일자리가 전제된다면 비수도권에서도 취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한편 한국경제인협회가 이날 발표한 ‘취약계층 고용지표 국제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청년, 여성, 고령층의 2023년 고용률 순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각각 27위, 30위, 15위에 그쳤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내수경기 침체 지속으로 취약계층의 고용 불안정성이 심화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21일(현지 시간) 미국이 이란 핵시설 직접 타격에 나서자 정부와 기업들은 국내 산업에 미칠 여파를 살피며 휴일에도 긴급 상황 점검에 나섰다. 중동산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둔화)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궁지에 몰린 이란이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해협을 사상 처음으로 봉쇄할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아직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의 승인이 남아 있지만 이란 의회는 22일(현지 시간)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승인했다.● 휴일 비상 점검 나선 민관기획재정부는 22일 이형일 기재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 회의를 열고 중동 상황 및 금융, 에너지, 수출입, 해운물류 등에서 24시간 모니터링 강화를 지시했다. 정부는 석유, 가스 등 에너지 비축 및 수급이 현재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중동 정세가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봤다. 중동 인근 한국 선박 31척도 안전하게 운항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도 최남호 2차관 주재로 점검회의에 나섰다. 산업부에 따르면 한국은 정부 비축유(90일)와 민간 비축분을 합쳐 약 200일분의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다.기업들도 즉각 상황 점검에 나섰다. 중동 위기가 심화하자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71%에 이르는 국내 정유 업계는 조달지 다변화를 검토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이 기존 (중동) 거래처 대신 다른 지역에서 대체 원유를 도입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선사 업체들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이란과 이스라엘을 우회할 수 있는 물류 노선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韓 수입 원유 70%가 호르무즈 경유한국 민관이 미국의 이란 공습을 심각하게 바라보는 것은 페르시아만에서 인도양으로 나갈 때 반드시 지나야 하는 좁은 뱃길인 호르무즈해협 때문이다. 이란과 오만의 영해를 지나는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 전 세계에서 ‘원유 동맥경화’가 발생한다.호르무즈해협은 평균 폭이 55km이지만 가장 좁은 곳은 33km다. 그나마 수심이 얕아 유조선이 지나다닐 정도의 해역은 양방향 각각 3km에 불과하다. 이 뱃길이 대부분 이란 영해로, 이란이 군함으로 막거나 검문검색을 강화하면 봉쇄된다. 이란은 국제사회 제재 등에 처할 때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위협용 카드로 꺼내곤 했다. 아직 봉쇄가 단행된 적은 없지만 현재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면서 어느 때보다 호르무즈 봉쇄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 한국 경제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국 수입 원유의 68%가 이 지역을 통과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중동 주요 산유국의 생산 시설이 모두 페르시아만 인근에 있어 한국으로 오는 중동산 원유는 99%가 호르무즈해협을 거친다. 호르무즈해협의 봉쇄가 현실화하면 지금 70달러 선까지 급등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뱃길이 막히면 해운 운임도 급격히 오를 수밖에 없다.● 악재 쌓이는 하반기 경제 전망건설업계는 이번 공습이 중동 지역 수주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동에서 수주한 금액은 56억4174만 달러로 전체 수주 금액의 48.5%에 달한다.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장기화하면 올해 한국 경제가 1%대 성장이 불투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0%로 전망했는데, 이는 미국의 이란 타격 소식 이전에 나온 것이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올해 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이 2%대 수준인데, 유가까지 급등할 경우 세계 경제 급랭에 따라 한국의 수출 및 경기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21일(현지 시간) 미국이 이란 핵시설 직접 타격에 나서자 정부와 기업들은 국내 산업에 미칠 여파를 살피며 휴일에도 긴급 상황 점검에 나섰다. 중동산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둔화)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궁지에 몰린 이란이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해협을 사상 처음으로 봉쇄할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아직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의 승인이 남아 있지만 이란 의회는 22일(현지 시간)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승인했다.●휴일 비상 점검 나선 민관기획재정부는 22일 이형일 기재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 회의를 열고 중동 상황 및 금융, 에너지, 수출입, 해운물류 등에서 24시간 모니터링 강화를 지시했다. 정부는 석유, 가스 등 에너지 비축 및 수급이 현재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중동 정세가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봤다. 중동 인근 한국 선박 31척도 안전하게 운항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도 최남호 2차관 주재로 점검회의에 나섰다. 산업부에 따르면 한국은 정부 비축유(90일)와 민간 비축분을 합쳐 약 200일분의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다.기업들도 즉각 상황 점검에 나섰다. 중동 위기가 심화하자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71%에 이르는 국내 정유 업계는 조달지 다변화를 검토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이 기존 (중동) 거래처 대신 다른 지역에서 대체 원유를 도입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선사 업체들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이란과 이스라엘을 우회할 수 있는 물류 노선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韓 수입 원유 70%가 호르무즈 경유한국 민관이 미국의 이란 공습을 심각하게 바라보는 것은 페르시아만에서 인도양으로 나갈 때 반드시 지나야 하는 좁은 뱃길인 호르무즈해협 때문이다. 이란과 오만의 영해를 지나는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 전 세계에서 ‘원유 동맥경화’가 발생한다.호르무즈해협은 평균 폭이 55km이지만 가장 좁은 곳은 33km다. 그나마 수심이 얕아 유조선이 지나다닐 정도의 해역은 양방향 각각 3km에 불과하다. 이 뱃길이 대부분 이란 영해로, 이란이 군함으로 막거나 검문검색을 강화하면 봉쇄된다. 이란은 국제사회 제재 등에 처할 때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위협용 카드를 꺼내곤 했다. 아직 봉쇄가 단행된 적은 없지만 현재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면서 어느 때보다 호르무즈 봉쇄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 한국 경제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국 수입 원유의 68%가 이 지역을 통과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중동 주요 산유국의 생산 시설이 모두 페르시아만 인근에 있어 한국으로 오는 중동산 원유는 99%가 호르무즈해협을 거친다. 호르무즈해협의 봉쇄가 현실화하면 지금 70달러 선까지 급등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뱃길이 막히면 해운 운임도 급격히 오를 수밖에 없다.●악재 쌓이는 하반기 경제 전망건설업계는 이번 공습이 중동 지역 수주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동에서 수주한 금액은 56억4174만 달러로 전체 수주 금액의 48.5%에 달한다.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장기화하면 올해 한국 경제가 1%대 성장이 불투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0%로 전망했는데, 이는 미국의 이란 타격 소식 이전에 나온 것이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올해 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이 2%대 수준인데, 유가까지 급등할 경우 세계 경제 급랭에 따라 한국의 수출 및 경기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국내 기업 10곳 중 6곳은 한일 양국이 앞으로도 끈끈한 협력을 이어나가는 게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22일로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두 나라의 협력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큰 분야로는 반도체, 인공지능(AI), 자동차 등을 꼽았다. 19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상위 1000대 기업 중 101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경제협력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62.4%가 “한일 경제협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보통’은 34.6%, ‘다소 불필요’는 3.0%였다. 응답 기업의 56.4%는 양국 경제협력이 한국의 경제 발전을 촉진했다고 봤다. 한일 경제협력이 한국의 경제 발전과 무관하다는 응답은 33.7%, 오히려 저해시켰다는 응답은 9.9%였다. 일본과 시너지가 기대되는 산업은 반도체(91점), AI(57점), 자동차(39점)가 지목됐다. 해당 산업은 1, 2순위를 선택해 점수를 부여하는 식으로 선정했다. 반도체는 기존에 일본과 협력이 많았던 소재, 부품, 장비 등에서 앞으로도 교류가 기대된다. AI는 미국과 일본 회사들이 주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의 참여가 거론되고 있으며 자동차 산업에서는 현대자동차와 도요타의 수소차 협력 가능성이 제기되는 중이다. 한일이 해야 하는 경제협력 방식으로는 ‘보호무역주의 등 글로벌 통상 이슈 공동 대응’(69점)을 꼽은 기업이 가장 많았다. 이어 ‘공동 연구, 인재 육성 등 연구개발 협력’(52점), ‘정상급 교류 확대’(46점)가 뒤를 이었다.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대해서는 ‘영향 없음’(56.4%)이 가장 많았고 ‘긍정적’(41.6%)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사진)이 19일 회사 구성원들에게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라며 “실행 가능한 방안을 만들어 빠르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 총괄사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임직원 대상 소통 행사(타운홀미팅)에서 사업 구조 개선을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총괄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첫 소통 행사에서 실적 부진에 빠진 회사의 정상화 방향을 공유한 것이다. 장 총괄사장은 “SK이노베이션 계열 회사들은 현재 사업 수익성과 재무구조 악화, 기업가치 하락 등 위기를 겪는 게 현실”이라며 “성장과 수익성을 기반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재편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운영 개선은 경쟁력을 강화하는 주요 방안”이라며 “밸류체인(가치사슬) 최적화, 통합 밸류 극대화, 운영비 절감 등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운홀미팅에 참여한 SK이노베이션 임직원들은 장 총괄사장에게 사업 매각과 계열사 상장 이슈 등에 대해 질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총괄사장이 투자 및 인수합병(M&A) 전문가로 꼽히는 만큼 취임 후 자산 유동화 등의 방식으로 리밸런싱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이에 대해 장 총괄사장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고 구체화하면 공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 사회적 가치 거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슈왑재단 총회 개회식에서 “선한 의지만 있다고 사회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성과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세제 혜택 등 금전적 인센티브를 준다면 기업이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사회적 가치 거래는 기업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면 해당 성과를 측정해 일정한 보상을 제공하고, 해당 보상으로 거래를 할 수 있는 시장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러한 제도를 만들어 기업들이 사회 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유도하자는 것이다.최 회장은“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거래가능한 가치로 파악할 수 있다면 시장 시스템이 더 활발하게 움직일 것”이라며 “(사회적 가치 거래로) 이윤 창출과 사회 혁신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한편 이날 개회식에서는 세계경제포럼 슈왑재단과 SK그룹 비영리 연구재단인 사회적가치연구원의 공동 보고서 ‘가치의 재정의: 성과 기반 금융에서 사회적 가치 거래로’가 발표됐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적 가치 거래는 정부가 사회 문제를 해결한 기업에게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구현될 수 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국내 기업 10곳 중 6곳은 한일 경제협력이 앞으로 꾸준히 지속돼야 한다는 인식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한일 양국의 유망 협력 업종은 반도체, 인공지능(AI), 자동차가 꼽혔다.19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상위 1000대 비금융사(101개사 응답)를 상대로 진행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경제협력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 56.4%(매우 촉진 7.9%, 다소 촉진 48.5%)는 양국 경제협력이 한국 경제 발전을 촉진했다고 답했다. ‘한국 경제발전과 무관’이라는 답변이 33.7%였고, ‘다소 저해’는 9.9%였다.‘한일 경제협력이 향후 한국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것 같냐’는 질문에는 참여 기업의 62.4%는 ‘필요하다’(매우 필요 20.8%, 다소 필요 41.6%)고 답했다. ‘보통’은 34.6%, ‘다소 불필요’는 3.0%로 나타났다.일본과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산업(1, 2순위 선택해 점수 부여)으로는 반도체(91점), AI(57점), 자동차(39점), 바이오·헬스케어(32점), 조선·배터리(각 26점) 등이 꼽혔다. 시너지 기대 산업 1~3위 중에 반도체의 경우에는 기존에도 일본과 협력이 많았던 소재, 부품, 장비 부분 등에서 교류가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AI 관련해서는 미국과 일본 회사들이 주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의 참여가 거론된다. 또한 자동차 산업에서는 현대자동차와 도요타의 수소차 협력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가장 필요한 경제협력 방식(1, 2순위 선택)을 묻는 문항에선 ‘보호무역주의 등 글로벌 통상 이슈 공동 대응’(69점), ‘공동 연구, 인재 육성 등 연구개발 협력’(52점), ‘정상급 교류 확대’(46점), ‘제3국 공동 진출’(36점)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LG전자가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전자칠판 신제품을 다음 달 출시한다고 17일 밝혔다. LG 전자칠판은 ‘AI 요약’ 기능을 통해 수업에 사용하는 영상 자료의 요약본을 제공한다. ‘AI 실시간 번역’ 기능을 통해서는 수업 내용을 실시간으로 번역해 자막으로 보여준다. ‘칼큘레이터 프로’는 손글씨로 칠판에 적은 수식을 AI로 빠르게 계산해 준다. LG 전자칠판에는 무선 화면 공유 솔루션인 ‘LG 크리에이트보드 쉐어’ 기능도 있다. 이를 통해 수업 교사는 자신의 태블릿 PC를 전자칠판과 연동해 교실 안을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LG전자는 29일 미국 샌안토니오에서 열리는 교육 기술 박람회 ‘ISTE 2025’에서 이번 신제품을 소개한다. LG전자는 추후 21:9 화면비의 105형 대화면으로 화상 수업에 최적화한 제품도 추가 출시해 제품군을 늘릴 예정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