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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압박에 새누리당이 적극적으로 반격하는 건 촛불집회 못지않게 많은 수가 모이는 보수 성향 태극기집회로 자신감을 되찾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박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 중 한 명인 손범규 전 의원(사진)은 8일 새누리당을 향해 노골적으로 “탄핵 기각에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국회 소추위원단은 연일 야당의 공중폭격 지원을 받으며 전투를 하는데, 대통령 대리인단은 여당으로부터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한다”며 “(새누리당이) 헌재의 구성 문제나 소추위원의 권한 범위 등에 대한 의견을 내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손 전 의원은 5일 ‘심판 기간이 길어질수록 박 대통령에게 유리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적극 화답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해 “당장 대선이 있을 것처럼 판을 키우고선 갑자기 탄핵이 기각될 수 있다는 ‘탄핵 위기론’을 내세워 당내 토론회조차 거부하고 있다”며 “올해 대선은 언제 열릴지 모른다. 미리 예단해 탄핵 인용만이 정의라고 호도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김성원 대변인도 논평에서 “(야권은) 분노정치, 선동정치 같은 삼류 구태정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인제 전 의원은 “야당의 유력 후보가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밖에 없다고 위협한다”며 “광장의 혁명은 대한민국 헌법을 파괴하자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투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의원은 태극기집회를 두고 “광복 이후 정통 보수 세력이 이렇게 들고 일어난 것은 처음”이라며 극찬하기도 했다. 이날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선 친박계 김진태 박대출 의원 등이 다른 의원들을 향해 “왜 태극기집회에 나오지 않느냐”고 쏘아붙였다고 한다. 당원권 정지 1년 징계 조치를 받은 윤상현 의원은 9일 태극기집회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토론회를 연다. 당내 대선 주자인 원유철 안상수 의원은 탄핵심판을 한 달여 앞두고 다시 ‘4월 퇴진, 6월 대선’과 같은 ‘질서 있는 퇴진론’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엔 탄핵심판이 지연되고 대선이 늦어질수록 보수 세력 결집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윤상현 조원진 의원 등을 거명하며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인사들이 태극기집회에 나가 탄핵 기각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수 결집보다 야권 결집만 돕는 반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지나고 보니까 프레임에 갇혀 스스로 (발이) 묶인 것 같다. 후회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25일 국회의원들과의 비공개 조찬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치권이 자신에게 씌운 ‘반반(半半) 프레임’을 의식하다 페이스를 잃었다는 한탄이었다. 반 전 총장은 일주일 뒤 불출마를 선언했다. 대선 국면이 본격화하면서 대선 주자들 간 프레임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프레임은 선거를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인식 틀이다. 하지만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자칫 자신이 빠져나올 수 없는 프레임에 갇힐 수도 있다는 얘기다. 스스로 대세라고 자평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겐 이른바 ‘대세론’ 자체가 최대 위협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일찍 형성된 대세론은 오히려 약세 후보에게 표가 몰리는 ‘언더도그 효과’를 부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유권자들의 견제 심리가 작동할 수 있다는 얘기다. ‘대세론의 역습’이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는 “선거를 2개월 이상 앞두고 조기 대세론에 올라탄 후보가 위험에 노출된 사례가 많다”고 했다. 대세론의 역습을 당한 대표적 후보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다. 범여권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경우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순간 ‘어부지리의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지금은 ‘이미지의 정치’가 가능하지만 진짜 후보가 되는 순간 유권자의 판단 잣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윤종빈 명지대 교수는 “국민이 황 권한대행을 정상적인 경쟁을 거치지 않은 ‘꽃가마 후보’라고 규정하는 순간 그가 어떤 메시지를 내놓아도 흡인력이 뚝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특유의 진지하고 철학적인 화법이 오히려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지도자의 자세 등에 대한 거대 담론이 중도보수 성향의 지식인층에 어필하는 측면도 있지만 구체적인 이슈에 대한 야권 지지 기반의 갈증을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안 지사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직설 화법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노 전 대통령은 “양념이 많이 들어가면 느끼하다”며 “과다한 수식이나 현학적 표현은 피하는 게 좋다”고 말한 바 있다. 탄핵 정국에서 선명한 견해를 제시한 ‘사이다 화법’으로 단숨에 대선 주자 반열에 오른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특유의 ‘파이터 이미지’가 오히려 자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그의 거침없는 화법으로 일시적 팬덤 현상을 만들 수 있었지만 국가 지도자로서의 안정감을 주는 데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평가가 있다. 비슷한 예로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거침없는 발언으로 초반 화제를 모았지만 ‘파이터의 감옥’에서 벗어나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중도층의 인기를 바탕으로 성장했지만 중도층의 지지가 빠지면서 ‘지지율 15%’의 벽을 넘는 게 최대 숙제가 됐다. 지지율 15%를 확보하지 못하면 사표(死票) 방지 심리가 작동해 안 전 대표의 지지자들마저 전략적으로 후보를 갈아탈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결국 안 전 대표가 공략 대상인 중도층의 마음을 얻으려면 다시 안철수식 ‘새 정치’가 뭔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박근혜 대항마’ 프레임으로 주목받았으나 지금은 어떤 진영에서도 그를 적자(嫡子)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고착화한 시각’이 약점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유 의원이 ‘서자(庶子) 프레임’을 극복하려면 보수의 가치를 선명하게 내세우는 방법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5일 동아일보 여론조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보수층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보수의 기반인 TK(대구경북) 지역과 60대 이상에서 약진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동시에 확장성의 한계도 노출했다. ‘절대 투표하지 않을 후보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서 대선 주자들 가운데 가장 앞자리에 섰고, 대선 주자 선호도에서도 부정 평가(61.0%)가 긍정(27.6%)보다 2배 넘게 나왔다. 황 권한대행이 대선 주자로 부각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만큼 시간이 가면서 부정적 평가가 달라질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보수층 쏠림 속 ‘비토’ 후보도 1등 황 권한대행은 여야 대선 주자 중 차기 대통령으로 누구에게 투표할지를 묻는 질문에 범여권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율(10.0%)을 얻었다. 이념 성향에서는 보수층의 38.1%가 황 권한대행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2위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10.9%)보다 3배 이상 높았고, 보수층 후보인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5.1%)을 압도했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에서 24.0%의 지지를 얻어 2위인 안희정 충남도지사(12.4%)의 약 2배로 나타났다. TK 지역 지지율은 17.5%로 문 전 대표(20.2%)보다 다소 낮았지만 동아일보 신년 여론조사(지난해 12월 28∼30일 조사) 당시 6.6%에 비해선 3배 가까이로 올랐다. 외견상으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떠난 빈자리를 채울 ‘보수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절대 투표하지 않을 이른바 ‘비토(반대) 후보’ 조사에서 황 권한대행은 본인의 지지율(10.0%)보다 3배 이상 높은 32.5%를 기록했다. 보수층을 기반으로 했던 반 전 총장의 경우에 지지율(18.1%)과 비토 수치(25.4%)의 격차가 그리 크지 않았다. 선호도 조사에서 60% 이상이 부정 평가를 한 점 역시 황 권한대행의 고민이다. 황 권한대행은 대선 주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부정 평가 비율이 긍정보다 높았다. 황 권한대행이 차기 대선에 출마해야 할지 묻는 질문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57.5%)는 응답자가 ‘문제없다’(34.4%)보다 많았다. 이에 따라 황 권한대행이 지지층의 외연을 넓히기 힘들다는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박근혜 프레임’에 구속될 수밖에 없는 황 권한대행을 중도 보수층조차 지지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원유철 전 원내대표가 6일 출마를 선언하기로 하는 등 새누리당 내 대선 경선 참여 후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황 권한대행의 출마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황 권한대행이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지지율이 올라가면 부정 평가는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여권 핵심 인사는 “지지율이 20%대에 도달하면 ‘보수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여론이 물결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 외교·안보는 듬직, 일자리 창출은 글쎄 ‘외교·안보를 잘할 것 같은 인물’을 묻는 질문에서 황 권한대행은 신년조사 당시(3.3%)보다 5배가량으로 껑충 뛴 수치(16.0%)로 1위인 문 전 대표(23.5%)를 추격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면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고수 등 소신을 지킨 점이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잘할 수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는 황 권한대행은 5위(6.8%)로 순위가 뚝 떨어졌다. 4위인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12.5%)와 비교해서도 절반 수준이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중도 하차로 정치권의 이목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급격히 쏠리고 있다. 대선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 주자로는 유일하게 10% 안팎의 지지율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을 바라보는 시선은 복잡하다. 황 권한대행의 모호한 태도가 정치권의 혼란을 더욱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 권한대행은 2일에도 출마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미소만 지을 뿐 답을 하지 않으며 ‘NCND(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음)’ 전략을 이어갔다. 국회의 대정부질문 출석 요구에는 “(12월 임시국회에만 출석한다는) 교섭단체 간 협의가 감안되지 않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야당과 각을 세우며 재고를 요구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다만 당초 국무총리실이 낸 자료에는 ‘저는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라고 시작된 것을 황 권한대행이 나중에 보고 나서 주어를 ‘국무총리’로 수정해 톤을 낮춘 뒤 다시 배포했다. 보수 표를 결집시킬 ‘대체재’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황 권한대행으로서는 ‘꽃놀이패’를 쥔 모양새다. 한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지지율이 오르면 그만큼 국정 장악력이 높아지고 공직 기강도 잡을 수 있다”며 “굳이 대선 출마 여부를 밝힐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다 결국 출마를 하지 않는다면 보수권 주자들로서는 제대로 뛰어보지도 못한 채 주저앉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는 “황 권한대행이 가급적 빨리 본인의 거취를 밝히는 게 보수의 싹을 틔우는 길”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도 “국민들은 어떤 후보든 충분히 검증하고 대선을 치르길 원할 것”이라며 “만약 황 권한대행이 출마할 생각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그 뜻을 밝히고 그만두라”고 요구했다. 지지율이 계속 상승세를 타면 황 권한대행의 출마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는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20%를 넘어갈 경우 ‘대안론’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보수층의 요구가 커지면 대선 출마의 명분도 생긴다”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은 일단 외교, 안보, 경제를 두루 챙기는 광폭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문제는 ‘황교안 대안론’에 여러 가지 논란이 있다는 점이다. 우선 황 권한대행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막지 못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황 권한대행의 출마로 박근혜 정부의 연장선상에서 대선을 치르게 되면 보수는 필패할 뿐만 아니라 미래도 없다”고 말했다.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권한대행직을 또다시 넘기는 것이 국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도 걸림돌이다. 황 권한대행의 출마가 파괴력을 가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보수 진영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출마하면 보수가 양분된 채 대선을 치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박근혜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누리당과 분당한 바른정당이 황 권한대행과 함께할 명분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중진 의원은 “바른정당 대선 주자와 황 권한대행의 단일화는 ‘불륜’이라 실현될 수 없다”며 “결국 보수는 분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보수층 일각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출마한다면 이번 대선의 승리보다는 향후 보수 결사체의 구심점이 되기 위한 행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홍수영 gaea@donga.com·신진우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로 대선 패러다임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1차적으로는 야권의 ‘정권교체’ 프레임이 반 전 총장이 내세운 ‘정치교체’를 링 밖으로 밀어낸 모양새다. 친문(친문재인)-친박(친박근혜) 진영을 제외한 나머지 세력이 ‘빅텐트’ 아래 뭉친다는 제3지대론도 보수 진영 유력 주자의 소멸로 파괴력을 잃었다. 하지만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역설적으로 ‘프레임 전쟁’에서 정권교체의 주목도는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선의 역동성은 오히려 높아졌다는 얘기다. 루키(신인 선수)들이 얼마나 새로운 프레임을 선보이느냐에 따라 대중의 관심이 옮겨갈 여지가 커진 셈이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정치학)는 2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약진한 건 그의 개인기라기보다 정권교체의 열망이 높았기 때문”이라며 “반 전 총장의 중도하차로 대중은 정권교체 이외의 프레임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당장 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이날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교체를 향해 도전하겠다. 정권교체 그 이상의 가치가 안희정”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더 나은 정권교체’를 내세운다. 이른바 ‘유능한 정권교체’다. 이에 맞서 문 전 대표는 “지역 구도를 타파하는 첫 대통령이 되고 싶다”며 ‘정권교체’에서 ‘지역통합’으로 프레임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을 지지해 온 중도보수 표심을 끌어오기 위한 ‘중원 전쟁’도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중원 전쟁의 타깃 세대는 50대다.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주도한 50대는 사회 문제에 진보적이면서도 경제적으로 보수적 성향을 보여 이번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를 쥘 가능성이 높다. 이는 정권교체 프레임 이후 부상할 수 있는 ‘세대교체론’과 맞닿아 있다. 송호근 서울대 교수(사회학)는 “정권교체와 정치교체 두 가지를 동시에 이뤄내려면 통치 양식이 달라져야 한다”며 “과거 패러다임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려면 50대가 나서야 한다. 그것이 ‘탄핵 촛불 민심’에도 부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선 정국이 청년 일자리 창출과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논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하면 대선 정국은 또 한 번 요동칠 수 있다. 위기감이 높아진 보수 진영의 결집 여부가 관건이다. 대선 출마를 두고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 논란도 극대화할 것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의 ‘보수대통합’과 종북 좌파를 뺀 보수 진보를 모두 아우르겠다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국민대통합’ 주장이 반 전 총장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대선 지형의 역동성이 커진 만큼 정치 불안정성도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이재명 egija@donga.com·신진우 기자}
친박(친박근혜)과 친문(친문재인)을 제외한 제3지대 ‘빅 텐트’를 추진해온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중도 하차하면서 제3지대 영역이 확대될지 축소될지를 놓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단 반 전 총장이 빠지면서 제3지대에 ‘빅 텐트’가 아닌 ‘스몰 텐트’가 쳐질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국민주권개혁회의 손학규 의장, 동반성장연구소 정운찬 이사장 등이 헤쳐 모여도 스몰 텐트에 불과하다는 것.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보수 지지층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집결되고 진보 지지층은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게로 쏠리면서 제3지대의 영역은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이제 ‘문재인 대 안희정’ 싸움으로 간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제3지대의 파괴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제3지대 주자들은 보수·중도층 흡수로 인한 제3지대 확대를 예상하며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국민의당은 그간 안 전 대표의 주장대로 이번 대선이 ‘문재인 대 안철수’ 구도가 된 만큼 안 전 대표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지원 대표는 1일 기자들과 만나 “보수층이 황 권한대행 쪽으로 집결한다고 해도 박근혜 대통령을 이어가는 정권 재창출은 단연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까진 안 전 대표와 문 전 대표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는 수정하겠다. 손 의장과 정 이사장이 들어오면 거기서 되는 국민의당 후보와 문 전 대표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변수가 사라진 만큼 제3지대의 중심이 국민의당이 될 수밖에 없고 손 의장과 정 이사장 등이 입당할 것이라는 기대를 피력한 것이다. ‘순교’를 언급했던 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가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한 민주당 의원은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겠다는 반 전 총장이 중도 하차한 만큼 김 전 대표가 스스로 나서야 된다는 사명감이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신진우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공개적으로 밝힌 불출마의 배경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실망, 음해에 따른 명예 실추 등이다. 그러나 측근들조차 예상치 못한 전격적인 불출마 선언의 이면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먼저 정치권에선 반 전 총장이 검증의 칼날이 본격적으로 가족과 지인들에게 향하는 것에 크게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반 전 총장 귀국 직전 첫째 동생인 반기상 씨와 조카 주현 씨는 미국 뉴욕에서 뇌물죄로 기소됐다. 둘째 동생 반기호 씨가 유엔대표부 자격으로 미얀마에서 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각종 사업 이권에 연루된 K 회장 등 반 전 총장의 지인 관련 의혹을 일부 언론이 곧 터뜨릴 것이란 소문까지 돌았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반 전 총장 친인척의 일제강점기와 광복 이후 행적까지 탈탈 털었다는 얘기도 나왔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31일 “이제는 행동이 필요한 때”라며 “모든 정당과 정파의 대표들로 개헌추진협의체를 구성해 대선 전 개헌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개헌 연대’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아 독자 세력화나 기존 정당 입당 등 다른 정치적 선택을 위한 명분 쌓기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반 전 총장은 “독점과 독선, 독식의 권력 집중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며 “분권형 대통령제가 우리 시대에 맞는 바람직한 권력구조”라고 강조했다. 이어 “2020년 의회와 대통령 임기가 동시에 출발할 수 있도록 저는 대통령의 임기 단축도 충분히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했다. 임기 단축과 권력 분산을 지렛대로 반문(반문재인) 진영을 결집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일대일 경쟁 구도’를 만들겠다는 얘기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문 전 대표를 향해 “민주당의 유력한 대권 주자는 ‘시간이 없다’며 대선 전 개헌에 반대하고 있다”며 “정권교체, 그 뒤에 숨은 패권 추구 열망을 더 이상 감추려 해선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좋은 말씀이지만 불쑥 기자회견을 통해 제안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새누리당은 1일 의원총회를 열어 반 전 총장이 주장한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당론으로 채택할 예정이다. 새누리당의 개헌추진체 참여가 오히려 야권의 반발을 불러 반 전 총장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야권의 반응은 더 싸늘했다. 반 전 총장이 이날 ‘촛불 시위’를 두고 “지나면서 보니까 초기 순수한 뜻이 약간 변질된 면이 없지 않다”고 말한 것을 두고서다. 국민주권개혁회의 손학규 의장은 “‘광장의 민심이 변질됐다’는 발언은 심각하다. 모호한 정체성만큼이나 개헌 진정성도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도 “반 전 총장이 다급한 상황에서 (개헌추진체를) 만들자고 한 것 아니냐. 김 전 대표가 합류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반 전 총장이 개헌추진체 동력을 마련하지 못하면 결국 독자세력화의 길로 가거나 기존 정당 입당으로 기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바른정당은 반 전 총장 영입에 적극적이다. 이날 김무성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반 전 총장을 잇달아 만나 바른정당 입당을 요청했다. 정치권에서도 반 전 총장이 입당한다면 바른정당을 택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전날 이영작 서경대 석좌교수는 반 전 총장을 만나 “일단 보수 성향 유권자를 결집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반 전 총장의 입당이 정치적 주목을 받으려면 적지 않은 세력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점이다. 캠프 내에선 ‘선(先) 독자세력화-후(後) 기존 정당과의 통합 또는 연대’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날 충청권 출신 의원 8명과 따로 만나 반 전 총장 지원 문제를 논의한 새누리당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1차적으로 반 전 총장과 지향을 함께하는 결사체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보수 성향 인터넷 방송과 인터뷰한 것을 두고 “직무정지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1일 새누리당, 바른정당, 정의당 대표들을 만날 예정이다.이재명 egija@donga.com·신진우·송찬욱 기자}

연일 보수 진영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사진)이 구원투수로 등판할 것인지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노골적으로 황 권한대행에게 출마를 권유하고 있다.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황 권한대행이 받는 10% 안팎의 지지율은 국민이 보수를 향해 ‘대선에서 책임을 맡아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영입 의사를 밝혔다. 새누리당 일부 친박(친박근혜) 의원들도 물밑으로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이 ‘황교안 띄우기’에 나선 것은 황 권한대행이 ‘원조 보수’들을 집결시키는 구심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일보가 지난달 25일 보도한 대선 주자 지지율에서 황 권한대행은 7.9%로 4위를 기록했다. 황 권한대행도 최근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그런(대선 출마) 생각을 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대선 출마 가능성을 끝내 닫지 않았다. 여권 관계자는 “풍부한 국정 경험, 확고한 안보관, 보수적인 기독교계 지지 등 보수 대선 주자로는 ‘황금’ 조건”이라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이 새누리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한다면 보수표가 분산되면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반 전 총장과 가까운 새누리당 정진석 전 원내대표가 지난달 29일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설을 “미친 짓”이라고 강력 비판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보인다. 황 권한대행 측은 이에 대해 30일 “품격 있는 표현을 써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야권은 황 권한대행의 출마설을 강력하게 비판하면서도 내심 득실 계산이 복잡한 모습이다. 설령 황 권한대행이 실제 출마를 해서 보수 진영이 분열될 경우 야권에 불리하지 않다는 분위기도 읽힌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를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이 황 권한대행을 띄우는 것은 반 전 총장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반 전 총장의 ‘반반’ 행보에 실망한 보수층이 황 권한대행을 지지하는 것”이라며 “원조 보수층의 지지 없이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반등하긴 어렵다”고 말했다.우경임 woohaha@donga.com·신진우·한상준 기자}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26일 “대통령 후보 중 경제 전문가는 내가 유일하다”며 ‘경제 대통령’을 전면에 내걸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대선 출정식에서 “정의로운 민주공화국을 이뤄 내는 것이 시대가 부여한 길”이라며 “불법을 저지른 재벌 총수를 사면복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재 지지율에서 가장 앞서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선 “문 전 대표가 대통령비서실장을 했던 노무현 정부 당시 재벌 총수를 사면복권시킨 건수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보다도 많았다”고 날을 세웠다. 안보 문제에 대해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킬체인(Kill Chain)을 포함해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강력한 억지력과 방위력을 구축하겠다”며 보수적 태도를 재확인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의 경쟁을 통해 ‘보수 대통합’의 구심점이 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유 의원은 “바른정당이 중심이 된 개혁 보수연합에 반 전 총장이 들어온다면 당당하게 경선하겠다”고 했다. 새누리당을 두고는 “대선 후보를 내지 못할 것”이라며 “보수라는 말을 붙일 자격도 없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억울함을 호소한 데 대해 “(인터뷰가 아닌) 특검이나 헌법재판소에서 말하는 게 떳떳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날 홍철호 의원은 유 의원을 돕기 위해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했다. 원내에는 홍 의원을 포함해 김세연 김영우 이학재 이혜훈 박인숙 오신환 유의동 의원 등 10여 명이 유 의원 지원 그룹이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이날 출정식에 참석해 “다음 대통령은 유승민”이라며 힘을 실어 줬다. 이 전 총재가 공식석상에 나온 것은 약 1년 만이다. 두 사람은 이 전 총재가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던 2000년 ‘경제 교사’로 유 의원을 영입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새로운 당명으로 △국민제일당 △새빛한국당 △으뜸한국당을 최종 후보로 공개했다. 당은 여론의 반응을 살핀 뒤 다음 달 10일경 새 당명과 로고, 상징색 등을 확정해 발표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25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심판 결정을 3월 13일 이전에 내려야 한다고 밝힘에 따라 ‘봄 대선’이 현실로 점차 다가오고 있다. 박 소장의 언급에 따라 탄핵 심판 선고일로 예상되는 날짜는 3월 9일이 유력하다. 이정미 헌법재판관의 퇴임일인 3월 13일은 월요일이어서 주말(11, 12일)을 뺀 9, 10일에 선고할 수 있지만 헌재는 통상적으로 목요일에 선고를 내리기 때문에 9일이 유력하다는 것. 헌재는 내부적으로 9일 선고를 목표로 하고 심리 진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 인용 결정이 내려지면 헌법 68조 2항에 따라 60일 이내에 새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선거일 50일 전까지 조기 대선 일시를 공고하게 된다. 대선은 통상 수요일에 치러지는데, 3월 9일 탄핵이 인용된다면 현재로선 4월 26일이 가장 유력한 대선일로 꼽힌다. 탄핵 후 60일 이내 가장 가까운 수요일은 5월 3일이지만 그날은 공휴일(부처님오신날)이어서 그보다 일주일 전 수요일인 4월 26일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1960년 이승만 당시 대통령이 3·15 부정선거 여파로 하야한 날이다. 극단적으로 이 재판관이 퇴임하는 3월 13일 결정 선고가 내려질 경우 5월 13일 직전 수요일인 5월 10일에도 이론적으로는 대선을 치를 수 있다. 이날은 유권자의 날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통상 ‘대선 요일’로 인식되는 수요일이 가능성이 가장 높긴 하다”면서도 “대통령 궐위로 인한 선거 날짜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전적으로 유권자들의 참여 독려 등을 고려해 판단하는 부분이라 수요일로 단정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예비후보 등록은 헌재에서 탄핵 인용 결정이 내려진 직후부터 가능하다. 선거사무소 설치와 함께 후원회를 두고 법정 선거비용의 5%까지 후원금 모금도 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려면 반드시 사퇴해야 한다. 이때 사퇴하지 않은 자치단체장도 선거일 30일 전까지는 물러나야 한다. 보궐선거로 당선된 새 대통령은 대선 개표가 끝난 직후부터 임기가 시작된다. 이 때문에 내각이 꾸려지지 않은 상태로 취임할 수밖에 없어 임기 초기 국정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새 대통령은 취임 직후 국회 청문회 절차를 거쳐 국무총리를 임명한 뒤 총리의 제청을 받아 각 부 장관을 임명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내각이 구성될 때까지 차기 대통령과 기존 장관들이 어정쩡하게 동거하는 기간이 짧아도 한 달 이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새누리당이 대기업의 독과점 폐해를 막기 위해 법원이 강제로 기업을 쪼갤 수 있는 ‘기업분할명령제’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최순실 게이트’에서 드러난 대기업의 불법 지원 의혹 등을 차단할 목적으로 ‘정경유착형 준조세 금지법’ 제정도 추진한다. 대선을 앞두고 ‘대통합’을 위한 대규모 쇄신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당 안팎에선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해 기본적인 보수 가치까지 외면한 채 과격한 정책들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경유착형 준조세 금지법은 ‘기업의 김영란법’”이라고 강조했다. 준조세를 강요하는 권력자는 물론이고 이에 응하는 기업까지 형사 처벌함으로써 출연금 강제모금의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기업분할명령제 도입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소비자 집단소송법 개정 등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정한 경쟁을 막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책 쇄신안을 두고 당 안팎에선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쇄신안에는 “약자에 대한 배려가 대전제가 돼야 한다”는 인 위원장의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고 한다. 뚜렷한 대선 주자가 없다는 한계 속에서 눈에 띄는 정책 없이는 ‘무관심당’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지도부의 위기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지나치게 ‘좌클릭’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기업분할명령제는 각각 야권의 대선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표 공약이다. 특히 기업분할명령제는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요소까지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쇄신안에 대해 논란이 일자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일부 정책을 ‘검토’하겠다는 수준”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당의 한 재선 의원은 “국민들은 하나의 정책으로 전체 그림을 볼 것”이라며 “당의 근간을 흔들면 ‘집토끼’도 다 나갈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편 강창희 김수한 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 보수 원로들은 23일 오후 회동을 갖고 ‘범보수 대연합체’ 구성을 촉구하기로 했다. 이 연합체를 중심으로 보수 단일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새누리당 윤리위원회가 20일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의원의 당원권을 정지시켰다. 윤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당의 분열을 초래했다”는 등의 이유로 서, 최 의원은 당원권 정지 3년, 윤 의원은 당원권 정지 1년을 결정했다. 당원권이 정지되면 당 소속 의원으로서 권한이 대부분 사라지고 서, 최 의원은 2020년 총선 공천 대상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 이에 서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정당성이 없는 윤리위가 무리하게 징계를 강행하면 징계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겠다”고 경고했다. 최 의원도 “정치 보복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당 지도부는 이번 징계를 끝으로 인적 청산을 일단락 지을 방침이다. 22일에는 ‘정치 교체’ 방안을 포함한 정책 쇄신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당명 공모 계획 등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의 여파로 빚어진 조기 대선 정국에서 ‘50대 기수론’이 꿈틀대고 있다. 촛불 민심으로 대표되는 성난 민심이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체제 교체)’ 수준의 새로운 정치 질서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여야 대선 주자 중 상당수가 50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에게 아직 현실의 벽은 높다. 초기 대선 레이스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64)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73)이 앞서가는 형국이다. 앞당겨진 대선 시계 속에서 50대 기수들의 반전이 가능할까. ○ 경험, 경력으로 무장한 ‘50대 기수’ 현재의 50대는 일제와 전란을 극복하고 고도성장 시대를 산 ‘산업화 세대’와는 다른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1980년대 대학 시절을 보내며 직간접으로 민주화 흐름의 영향을 받았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정희 패러다임’을 잇는 박근혜 정부의 파탄으로 산업화 시대에서 완전히 결별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가 있다”며 “세대교체를 통한 산업화 세대의 2선 후퇴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시대적 상황이 ‘50대 기수론’의 토양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50대 주자들이 대체로 탄탄한 정치 이력과 경험으로 무장한 점도 이들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민주당 김부겸,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각각 ‘지역주의 타파’와 ‘개혁 보수’라는 브랜드를 가졌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행정 경험을 갖췄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각각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와 노동자 출신이라는 스토리를 가졌다. 윤종빈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의 50대 기수들은 정치 경력, 행정 경험, 도덕성 측면에서 예전 ‘젊은 피’보다 비교적 조건이 좋다”고 말했다. 현재 야권은 문 전 대표를, 범보수 진영은 반 전 총장을 내세워 대세론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이들이 시도하는 대세론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역설적으로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 본인들이 제공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강력한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지지라는 정치적 자산을 가졌지만 동시에 확장성 부족이란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반 전 총장 역시 유능한 외교관이었지만 정치인으로서 검증을 받은 적은 없다. 두 유력 대선 주자의 이런 불안정성이 50대 기수론의 한 배경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직 ‘안정적 지도자’라는 믿음 못 줘 이런 시대적, 정치적 여건에서도 50대 기수들의 지지율은 현재 그리 높지 않다. 19일 발표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서 이 시장(9.0%)과 안 전 대표(7.4%)를 제외한 다른 50대 주자의 지지도는 5%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일차적으로 여권에서는 친박(친박근혜) 세력이, 야권에서는 친문(친문재인) 진영이 각각 당 운영을 일정 기간 주도한 결과 50대 주자들이 정치 세력화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4·13총선에서 친박, 친문 세력이 공천을 주도했기 때문에 비주류 주자들은 현역 의원 가운데 우군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 50대 주자들이 안정감 있는 지도자란 인식을 여전히 주지 못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조 교수는 “현재의 엄중한 시대를 이끌고 가기엔 50대 주자들의 경험이 부족하고 불안하다는 인식을 국민은 갖고 있다”며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희망하면서도 한편으론 더욱 안정감 있는 지도자를 원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50대 주자들이 유권자들의 ‘세대교체’ 요구에 부응하는 콘텐츠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다. 현재까지는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이 대선 레이스를 이끌고 있는 모양새지만 50대 주자들은 마지막 반전을 노리고 있다. 남 지사와 안 지사는 공동 공약을 발표하는 정치 실험을 보여주며 참신함을 강조하고 있다. 여야 대선 주자가 손을 맞잡는 모습은 기존 정치 문화에서는 파격에 가깝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조기 대선은 어필할 시간이 짧아 ‘도전자’인 50대 주자들에게 불리한 게 사실”이라며 “이들이 이번에 성공하지 못해도 정치 개혁에는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홍수영 gaea@donga.com·신진우·길진균 기자}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18일 “문재인 그 사람이 군 복무기간 단축을 얘기하는데 (그러면) 이 나라는 누가 지키느냐”며 “저런 엉터리 생각을 하는 후보한테 정권을 내줘서야 되겠느냐”고 강력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주자인 문 전 대표가 최근 출간한 대담집에서 군 복무기간을 “1년 정도까지도 가능하다”고 쓴 데 대해 날을 세운 것이다. 유 의원은 이날 바른정당 대구시당 창당대회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대하고, 대통령 되면 미국보다 북한 먼저 가겠다는 불안한 후보가 지금 지지율 1위”라며 문 전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이어 “대구가 보수의 심장인데, 심장에 문제가 생기면 대한민국의 보수가 제대로 갈 수 있겠느냐”며 자신의 고향인 대구의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도 이날 “저출산 고령화로 군 입대가 가능한 젊은이가 줄어들고 있다”면서 “무책임하고 적절치 않다”고 문 전 대표의 군 복무기간 단축 입장을 비난했다. 논란이 커지자 문 전 대표 측은 “공약을 한 게 아니었다”고 진화에 나섰다. 문 전 대표 측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군의 첨단화, 정예화, 현대화, 과학화로 병력 규모를 줄일 수 있으면 복무기간을 12개월까지 단축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원론적 발언”이라고 반박했다.신진우 niceshin@donga.com·황형준 기자}
새누리당 윤리위원회가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의원에게 ‘3년 당원권 정지’ 징계를 내릴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이들은 당원권이 3년간 박탈되면 2020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윤리위는 이날 지난해 4·13총선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이한구 전 의원을 제명 처분했다. 공천위원장을 제명한 건 정당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 친박계의 공천 학살이 총선 참패의 원인이었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친박계 인적 청산과 함께 이 전 의원 제명을 통해 ‘과거와의 단절’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핵심 인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리위 내부적으로 서 의원 등 친박계 핵심 의원들에 대한 징계 방침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안다”며 “당 지도부는 이번 주 안에 인적 청산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리위는 이를 위해 서 의원 등에게 20일 출석해 마지막 소명 절차를 밟으라고 통보했지만 서 의원 측은 “윤리위 구성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최 의원도 소명 절차에 응하지 않을 계획이다. 마지막까지 법적 다툼을 벌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반면 윤 의원은 당내 의원들에게 선처를 부탁하는 호소문을 돌리며 지지 서명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한편 윤리위는 이한구 전 의원과 함께 범죄 혐의로 기소된 박희태 전 국회의장, 이병석 전 의원, 현기환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도 제명 처분했다. 또 비례대표로 현재 바른정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현아 의원도 해당행위를 이유로 3년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에 바른정당은 즉각 논평을 내고 “새누리당이 비례의원들의 발까지 묶는 ‘인명진식 패권정치’를 한다”며 반발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대선은 사실상 ‘쩐(돈)의 전쟁’이다. 공식 선거운동에 앞서 캠프 조직을 갖추려면 ‘선수’를 불러 모으고, 사무실도 마련해야 한다. 대선 주자의 일정 하나하나에도 돈이 들기 마련이다. 문제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발생한 비용은 국가가 보전해 주지만 경선 비용은 각자 알아서 충당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선 주자들의 1차 고민은 ‘실탄(돈) 확보’인 셈이다.○ “빡빡하다”는 반기문, 나머지 주자들은? 선거비용이 화제에 오른 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6일 저녁 기자들과의 ‘치맥(치킨과 맥주) 간담회’에서 “한 달에 수천만 원이 든다. 모아놓은 돈을 다 쓰고 있다”고 말하면서다. 반 전 총장은 “내가 꼭 돈 때문에 정당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이라며 여운을 뒀지만 기존 정당에 합류할 수도 있는 이유 중 하나로 돈 문제를 꼽은 건 의미심장하다. 반 전 총장은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 사무실 2곳을 임차했다. 사무실 한 곳은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가 250만 원이다. 또 다른 사무실은 이보다 작다. 여기에 반 전 총장과 부인 유순택 여사가 각각 이용할 그랜저와 쏘나타 차량도 구입했다. 운전기사 2명과 비서도 고용했다. 매달 수천만 원이 들어간다는 건 과장이 아니다. 반 전 총장은 “예전에는 임플로이(employee·고용인)여서 자동차나 이런 걸 다 지원받았다”고 했다. 예상보다 많은 비용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반 전 총장의 재산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2006년 외교통상부 장관 시절 신고한 재산은 12억여 원이다. 10년 동안 유엔 사무총장 연봉 22만7254달러(약 2억6600만 원) 중 상당액을 모았고, 보유 부동산의 시세 인상분 등을 감안하면 2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주자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서울 여의도 인근에 사무실을 마련할 예정이다. 임대 보증금만 8000만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역시 여의도에 사무실을 냈다. 안 전 대표는 사무실 비용을 포함해 약 1억 원의 사비(私費)를 내놓았다고 한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5000만 원의 사비를 들여 여의도에 사무실을 계약했다. 행사 비용도 만만치 않다. 1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7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의 ‘손가락혁명군 출정식’에는 대관료만 700만 원이 들었다. 이 시장 측은 “지지자 1인당 1만 원씩 걷어 비용을 충당했다”고 밝혔다. 대선 주자들의 재산은 △문 전 대표 15억여 원 △이 시장 23억여 원 △안 전 대표 1629억여 원 등이다.○ 조기 대선 국면, 후원금 모금도 힘들어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는 경선 비용으로만 12억여 원, 문 전 대표는 7억여 원을 썼다. 이는 후보 사비와 후원금으로 충당했다. 후원금은 대선 240일 전부터 선관위에 예비후보로 등록해야 모금할 수 있다. 모금 한도는 법정선거비용의 5%다. 2012년 대선 당시 28억여 원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상황은 전혀 달라진다. 탄핵심판이 인용된 날부터 예비후보 등록이 가능하다. 언제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후보 개인의 ‘출혈’이 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더욱이 반 전 총장처럼 무소속 주자는 정당으로부터 비용 지원을 받을 수 없어 부담이 더 크다. 정당은 선관위로부터 분기마다 받는 국고보조금을 일시에 당겨 쓸 수도 있다. 2002년 대선자금 수사 이후 대기업의 ‘보험금’이나 ‘눈먼 돈’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앞으로 캠프마다 ‘돈 가뭄’ 호소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이재명 egija@donga.com·신진우 기자}
새누리당이 당명을 바꾸기로 결정하고 이르면 설 연휴 전에 공모에 나설 계획이다. 2012년 2월 2일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꾼 지 5년여 만에 다시 간판을 교체하는 것이다. 당 핵심 인사는 1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명 변경은 사실상 지도부에서 합의가 끝난 사안”이라며 “이번 주에 인적 쇄신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바로 (당명 변경)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명 변경안은 이날 ‘재창당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비상대책위원회에 보고됐다. 애초 당명 변경에 부정적이던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간판을 바꾸는 상징적인 작업도 당 쇄신에 필수”라는 당내 요청에 한발 물러섰다고 한다. 재창당 TF에선 선거연령을 현행 만 19세에서 18세로 낮추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의견도 올렸다. 새누리당은 이날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국회의원에 대한 징계 중 하나인 당원권 정지 기간을 기존 최대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안을 의결했다. 이번 당규 개정은 친박(친박근혜)계 핵심들에 대한 인적 청산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 중 하나다. 소속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없으면 제명이나 탈당 권유 등 중징계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앙윤리위원회 의결만으로 가능한 당원권 정지 기간을 대폭 늘렸다는 얘기다. 이날 당 윤리위는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기로 결정했다. 이들이 당원권 정지 3년에 처해지면 차기 총선에서 공천을 받기 힘들 수도 있다. 당 윤리위는 또 해당 행위를 한 박희태 전 국회의장과 이상득 이병석 전 의원, 현기환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 등도 징계하기로 했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징계는 유보됐다. 당은 이날 논란이 된 이정현 전 대표와 정갑윤 의원의 탈당계도 수리했다. 새누리당 의석은 99명에서 97명으로 줄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새누리당 이인제 전 의원이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하면 6개월 안에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을 추진하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1997년 첫 도전 이후 4번째다. 이 전 의원은 같은 충청권 출신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선 “평소 존경하는 분”이라며 “대한민국 산업화·민주화 등의 가치를 (반 전 총장이) 갖고 있다면 언제든 손잡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에선 원유철 의원, 김관용 경북도지사 등이 설 연휴 전에 출마 선언을 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결정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집권 여당의 후보로 ‘조기 대선 열차’에 올라타는 게 맞는지를 두고 원론적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으로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자 13일 정치권은 일제히 반 전 총장을 도마에 올렸다. 하지만 각 당의 상황에 따라 발언의 방향은 달랐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주자들은 일제히 반 전 총장을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지만 국민의당은 견제구만 날렸고, 새누리당은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모습이었다. 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이날 대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서 ‘유엔 사무총장 지명에 관한 약정서’를 언급하며 “유엔 총회 결의가 고스톱 판의 룰만도 못하냐”며 “도대체 국제사회는 한국을 뭐로 보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반 전 총장은 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본다”고 맹비난했다. 반 전 총장은 전날 이 약정서에 대해 “선출직과 관련한 정치 행보를 막는 조항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광주를 방문한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도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말을 바꾸고 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도 말을 바꿨다”며 “반기문은 ‘박근혜 2탄’이다. 반 전 총장이 언급한 정치 교체는 정권 교체도 아니고 사람 교체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연대 가능성이 있는 국민의당과 제3지대 주자들은 반 전 총장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겠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국민의당 양순필 부대변인은 “국민적 열망인 정권 교체를 부정한 정치 교체 발언은 저의를 의심케 한다”고만 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이 정치 교체를 얘기하기 전에 ‘패권세력에 대응하는 개혁세력을 어떻게 만들어가겠다’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패권과 기득권 청산’을 주장한 반 전 총장의 발언을 두고 “내 생각과 똑같다”며 “반 전 총장이 정치 현실을 정확히 봤다. 큰 원군을 얻었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이어 “비정상 정치를 정상화하려면 결국 개헌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대선 시계가 빨라지면서 새누리당은 조직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 위원장은 이날 당 윤리위원을 공식 임명했고, 당 지도부는 최근 탈당한 현역 의원 지역 등 60곳의 조직위원장 모집 공고를 일제히 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신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