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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 기소된 법조 브로커 이민희 씨(56)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20일 열린 이 씨의 2차 공판에서 검찰은 “군과 경찰에 특수장비차량을 납품하는 업체로부터 납품 청탁 및 알선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이 씨를 다음달 14일경까지 추가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 측으로부터 서울 지하철 매장 사업권 입찰 관련해 청탁 명목으로 총 9억 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6월 구속 기소된 바 있다. 그는 이밖에 유명 트로트 가수의 동생인 조모 씨(60)로부터 3억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도 받고 있다. 이날 공판에서 이 씨는 정 전 대표 측으로부터 9억 원을 수수한 사실과 관련해 검찰 진술내용 일부를 번복했다. 이 씨는 검찰 조사 당시 “(정 전 대표 측) 김모 씨가 ‘오세훈 서울시장 등에게 명품브랜드 사업 문제를 잘 부탁해 달라’고 하면서 활동비로 9억 원을 줬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 씨는 당시 진술에 대해 “당황스럽고 경황이 없어서 그렇게 말했다”며 “오 시장과 친하지 않고 (김 씨가) 누군가를 특정해서 주라고 말한 적은 없다”고 말을 바꿨다.김지현기자 jhk85@donga.com}
‘명절 이혼’이 우리 사회의 보편적 현상으로 고착화되고 있다. 명절 이혼은 추석이나 설 때 시가 및 처가와의 갈등이 부부 불화로 이어지면서 연휴 뒤 이혼 신청이 늘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17일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접수된 이혼소송 건수는 3543건으로 추석 연휴가 있던 9월(3179건)보다 11.2% 증가했다. 2014년 10월에는 3625건의 이혼소송이 접수돼 전달보다 7.7% 늘었다. 2013년에는 10월 이혼소송 접수 건수가 무려 3807건으로 전달에 비해 22.5%나 급증하기도 했다. 설 명절도 마찬가지. 지난해 설 명절 다음 달인 3월에 접수된 이혼소송 건수는 3539건으로 2월(2540건)보다 39.3%나 늘었다. 명절 이혼이 늘어나는 이유는 시가나 처가와의 갈등으로 인해 이혼을 결심하는 경우,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부부가 명절을 지내며 갈등이 심화된 경우 등 다양하다. 특히 차례 준비, 시가 방문 등 명절 기간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여성들이 먼저 이혼을 결심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처가와의 갈등 등으로 남성이 먼저 이혼을 결심하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명절 직후 부부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리 합리적인 명절 계획을 수립하고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소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법률구조2부장은 “우리 사회의 남녀 성평등 의식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명절을 남성 위주, 시가 위주로 지내는 관습이 여전하다”며 “가부장적인 기존의 명절 문화를 배우자에게 강요하기보다 상황에 맞게 매년 어떻게 명절을 보낼지 상의하고 조정하는 과정이 선행된다면 부부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아서 패터슨(37·사진)을 지목한 법원의 판단은 항소심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19년 만에 밝혀진 진범 패터슨은 항소심에서도 범행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고,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용서를 구하지도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윤준)는 13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패터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패터슨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20년을 선고한 1심 형량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또 1심과 같이 패터슨을 피해자 고 조중필(당시 22세)을 살해한 진범으로 지목하고 함께 범행 장소에 있던 에드워드 리(37)를 공범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객관적 사실관계와 범행 이후 정황 등을 종합해 볼 때 범행을 목격했다는 리의 진술에 충분한 신빙성이 있어 패터슨이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것을 합리적 의심 없이 인정할 수 있다”며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며 징역 20년의 양형도 적정하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패터슨이 범행 당시 만 18세 미만인 점을 감안해 소년범에게 선고할 수 있는 법정 최고형인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이날 하늘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온 패터슨은 재판부에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한 뒤 증인석에 서서 판결 내용을 들었다. 재판부가 “패터슨의 진술을 믿기 어렵고 리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는 취지의 말을 통역이 전달하자 패터슨은 고개를 숙인 채 좌우로 흔들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시간은 1997년 4월 3일 오후 10시 5분 영원히 멈췄다”고 운을 뗀 뒤 “패터슨은 별다른 이유 없이 무고한 피해자를 살인했음에도 책임을 리에게 떠넘기고 자신의 억울함만 강변하는 태도를 보이며 피해자와 유족에게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선고 직후 패터슨 측 오병주 변호사는 “과거 거짓말탐지기에서 패터슨의 말이 진실로 나오고 리의 말이 거짓으로 나왔는데 재판부가 이런 과학적 증거를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며 “즉시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피해자 고 조중필의 어머니 이복수 씨(74)는 “이제라도 패터슨이 진범으로 밝혀졌으니 나중에 죽어서 하늘에서 중필이를 만나도 떳떳할 것 같다”고 말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최유정 변호사(46·여)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에게서 50억 원의 사건 수임료를 받기 위해 ‘재판부 로비’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는 증언들이 연이어 나왔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현용선) 심리로 열린 최 변호사의 2차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 전 대표는 “최 변호사가 항소심 재판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보석(保釋)이 100% 된다고 안심시켰다”고 주장했다. 최 변호사는 정 전 대표와 송창수 이숨투자자문 대표에게서 재판부 로비 명목 등으로 각각 50억 원의 수임료를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5월 구속 기소됐다. 정 전 대표는 법정에서 “최 변호사가 보석은 100% 보장하고, 수임료는 50억 원에서 한 푼도 깎아 줄 수 없다고 말해 묘하게 믿음이 갔다”며 “법원 직원을 통해 자신과 가까운 판사에게 사건이 배당되게 해야 한다고 재촉해 사건을 맡겼다”고 덧붙였다. 또 “최 변호사가 익명의 법원 ‘인사권자’를 언급하며 ‘인사권자가 항소심 담당 성모 부장판사와 만나 식사를 했고, 나도 해당 재판부 배석판사와 자주 식사하는 등 친분이 깊다’고 말했다”며 최 변호사가 끊임없이 재판부 로비를 시사했다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구속된 김수천 부장판사(57)에 대해선 “1심 당시 변호인단 구성에 조언을 해 줬다”고 말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정 전 대표의 여동생 정모 씨(45)도 “최 변호사가 담당 재판부에 식사 대접을 해야 하니 돈을 빨리 달라고 독촉했다”고 증언했다. 정 씨는 최 변호사에게 추가 선임료 30억 원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정 씨는 “최 변호사가 ‘나는 회장들 사건만 하는데 50억 원이면 싸게 해 주는 것이다. 이 사건을 얼른 끝내고 신원그룹과 동국제강 사건도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권오혁 hyuk@donga.com·허동준 기자}
회식을 마치고 귀가하다가 실족사한 근로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강석규)는 경남 밀양의 한 공장 근로자 노모 씨(사망 당시 56세)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부지급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노 씨는 2014년 12월 일과를 마치고 공장장이 주관한 팀별 회식에 참가했다. 오후 8시 40분경 회식을 마치고 회사가 평소 출퇴근 차량으로 제공하는 승합차를 타고 택시 탑승이 용이한 한 버스정류장에 내린 뒤 행방불명된 노 씨는 며칠 뒤 정류장 근처 옹벽 아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노 씨는 사고 당일 술에 취한 채 정류장 근처 높이 6.5m 옹벽에서 소변을 보다가 실족해 밑으로 떨어진 뒤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노 씨의 유족은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신청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노 씨가 참여한 회식은 회사가 주관한 모임이 아니라 단지 직원들의 친목 도모를 위한 자리였고 사망과 업무와의 인과관계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노 씨의 유족은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노 씨가 참석한 회식은 사업성과를 자축하고 격려하기 위해 공장장 주관으로 개최됐고 부사장과 팀원 16명이 모두 참석했다”며 “업무 관련성 있는 회식에서의 과음으로 정상적인 거동이나 판단능력에 장애가 있는 상태에 이르렀고 그로 인해 사고를 당해 사망한 것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의사가 나이와 이혼 경력을 속이고 결혼정보업체에 가입했다가 들통 나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부장판사 김종문)는 업무방해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의사 정모 씨(44)에게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정 씨는 지난해 5월 결혼정보업체 A 사에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실제 1972년생인 나이를 1983년생으로 11세 낮추고 이혼한 사실도 없는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제출했다. 정 씨는 업체로부터 여성 회원 4명을 소개받아 만나다가 한 여성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 들통 났다. 업체는 해당 여성 회원에게 가입비 580만 원을 돌려준 뒤 정 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정 씨는 1심에서 “업체 측에 부실심사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정 씨가 반성하지 않고 업체와 합의도 하지 못 했다”며 징역 8월을 선고한 뒤 정 씨를 법정 구속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결혼중개 계약의 당사자로서 반드시 준수해야 할 기본이자 핵심인 나이와 이혼 경력 등을 임의 수정해 피해 업체에 제출했다”며 “적극적, 계획적으로 범행해 피해 업체에 재산상 손해는 물론 일반인의 신뢰가 크게 훼손되는 피해를 줬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정 씨가 피해 업체와 합의해 피해를 보상하기로 하고 업체가 고소를 취하하기로 한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1년 넘는 치열한 진실 공방 끝에 홍준표 경남도지사(62)에게 유죄가 선고되면서 1차전은 검찰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법원은 검찰이 핵심 증거로 제시한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육성 녹음파일과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 진술의 신빙성이 높다고 보고 홍 지사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반면 홍 지사 측은 이번 판결이 확정될 경우 도지사직까지 잃게 돼 정치 인생의 최대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현용선)의 심리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홍 지사는 재판이 시작되기 10분 전에 미리 도착해 변호사와 대화를 나누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재판장이 판결문을 읽어 내려갈수록 주먹을 쥐락펴락 반복하며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재판부가 ‘징역 1년 6개월, 추징금 1억 원’의 실형을 선고하는 부분에서는 고개를 살짝 떨궜다.○ 성완종 남긴 진술과 메모, 증거 능력 인정 성 전 회장이 죽기 전 남긴 진술 내용과 메모의 증거 능력 인정 여부는 이번 재판의 주요 쟁점이다. 법원은 1월 유죄 판결을 받은 이완구 전 국무총리(65)에 이어 이번에도 성 전 회장이 남긴 생전 진술과 메모의 증거 능력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성 전 회장의 생전 진술에 대해 “진술 경위가 자연스럽고 다른 사람들의 진술 내용과 부합해 ‘특별히 신뢰할 수 있는 상태’에서 행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법정에서 이뤄진 진술만을 재판의 증거로 인정하지만, 당사자가 사망해 진술이 불가능할 경우 ‘특별히 신뢰할 수 있는 상태’에서 진술했거나 작성했다는 사실이 인정되면 증거로 삼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이 제시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지난해 3월 말 검찰의 경남기업 압수수색 후 내부 대책회의에서 “비자금 중 1억 원은 2011년에 윤승모에게 줬다”고 말했다. 같은 해 4월 병원에 입원해 있던 윤 전 부사장를 찾았을 때 윤 전 부사장이 “홍 지사에게 (돈) 준 것 확인했느냐”고 묻자 성 전 회장은 “확인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성 전 회장이 사망 직전 경향신문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도 홍 지사에게 돈을 준 시점을 “(2011년) 대표 경선할 때”라고 명확히 밝혔다. 재판부는 성 전 회장의 이런 진술이 측근의 진술 및 객관적인 정황 증거와 부합해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 ‘돈 전달자’ 윤승모, 일관되게 전달 사실 인정 ‘돈 전달자’로 지목된 윤 전 부사장이 일관되게 돈을 전달한 혐의를 인정하고 전달 과정을 진술한 부분도 홍 지사의 유죄 판결을 뒷받침했다. 재판부는 윤 전 부사장 진술에 대해 “일부 객관적 사실이나 다른 사람의 진술과 일치하지 않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금품 전달 과정에 대해 수사기관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어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홍 지사 측은 그간 1심 재판 과정에서 “윤 전 부사장의 진술 중 일부가 사실과 다르다”고 신빙성 문제를 파고들었다. 윤 전 부사장은 홍 지사에게 돈을 건넬 당시 의원회관 지하 1층 안내실을 거쳐 갔다고 일관되게 진술했으나 당시 내부 리모델링 관계로 해당 안내실은 폐쇄된 상태였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4년 넘게 지난 일인 만큼 일부 기억이 불명확한 부분은 있을 수 있지만 일관된 금품 전달 부분은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성 전 회장과 윤 전 부사장이 나눈 대화 내용, 성 전 회장 측근들의 진술 등으로 볼 때 윤 전 부사장이 ‘배달사고’를 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며 1억 원 횡령 가능성을 일축했다. 재판부는 혐의를 인정한 윤 전 부사장에 대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며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기여한 점을 양형에 반영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하지만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한 홍 지사에 대해선 “윤 전 부사장이 허위로 사실을 꾸며 냈다거나 1억 원을 임의 소비했다고 주장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꺼지지 않은 ‘성완종 리스트’ 로비 의혹 이 전 총리에 이어 홍 지사에 대한 유죄 선고로 ‘성완종 리스트’의 증명력이 또 한 차례 입증되면서 기소되지 않은 6인을 둘러싼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에 대한 불법 정치자금 수사는 성 전 회장의 죽음이 발단이 됐다. 성 전 회장은 지난해 4월 9일 자원외교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유력 정치인 8인의 이름이 적힌 메모를 남겼다. 당시 메모에는 ‘김기춘 10만 달러, 허태열 7억 원, 홍문종 2억 원, 서병수 2억 원, 유정복 3억 원, 홍준표 1억 원, 이완구, 이병기’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후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구성하고 수사에 착수해 지난해 7월 이 전 총리와 홍 지사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전 총리와 홍 지사 외에 나머지 6명에 대해서는 수사를 벌였지만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무혐의 또는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리고 수사를 종결했다. 성 전 회장에게서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총리는 1심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2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권오혁 hyuk@donga.com·허동준 기자}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1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홍준표 경남도지사(62·사진)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현용선)는 8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홍 지사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 6개월, 추징금 1억 원을 선고했다. 단, 재판부는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을 맡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홍 지사를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 또 성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아 홍 지사에게 건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에게는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홍 지사는 거세게 반발하면서 이날 곧바로 항소했다. 홍 지사는 판결 선고 직후 기자들에게 “(재판부가) 납득하지 못하는 주장을 전부 받아들여서 유죄를 선고하니 마치 ‘노상강도’를 당한 기분”이라며 “돈은 엉뚱한 사람한테 다 줘놓고 왜 나한테 덮어씌웠는지 내가 나중에 저승 가서 성완종에게 물어보겠다”고 말했다.권오혁 hyuk@donga.com·허동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秘線) 실세’로 불렸던 정윤회 씨(61)가 이혼한 전 부인을 상대로 제기한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돌연 취하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씨는 전 부인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씨와의 재산분할소송 취하서를 6일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부장판사 권태형)에 직접 제출했다. 정 씨는 5월 법원에 최 씨를 상대로 “최 씨가 보유한 재산이 어느 정도 되는지 파악해달라”며 재산분할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정 씨는 고 최태민 목사의 딸인 최 씨와 1995년 결혼했으나 2014년 3월 최 씨가 정 씨를 상대로 이혼조정을 신청했고 두 달 뒤 조정이 성립해 이혼했다. 이들은 당시 결혼생활 중에 있었던 일을 외부에 누설하지 않고 이혼한 뒤에도 서로 비난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와 최 씨는 이혼 과정에서 추후 재산분할에 대해 협의하기로 했지만 의견이 맞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보수성향 변호사단체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과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시변)’이 통합한다. 한변은 “현재의 국내외적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새롭고 강력한 변호사단체의 출현이 절실하다는 데 뜻을 모으고 한변과 시변을 통합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통합단체의 대표는 김태훈 한변 상임대표가 맡는다. 8일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열리는 한변의 창립 3주년 기념식에서 두 단체의 통합취지를 선언할 예정이다. 2013년 9월 출범한 한변은 그동안 북한인권 개선 및 자유통일 기반조성에 힘써왔다. 시변은 2005년 1월 창립된 변호사 단체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에 토대를 둔 공동체 가치를 헌법 정신에 입각해 법치원리에 따라 실현 한다”는 목표로 활동해왔다. 최근까지 이헌 변호사와 정주교 변호사가 공동대표로 있었으나 이 변호사가 법률구조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사퇴해 정 변호사가 대표를 맡고 있다. 한변과 시변의 통합단체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정체성 수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에 토대를 둔 공동체의 시민적 가치 실현 △자유, 평등 및 행복추구에 기초하는 실질적 법치주의를 실현함으로써 참된 법의 지배를 확립 △북한인권을 포함한 한반도의 인권문제를 개선하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기반 마련 등을 목표로 활동할 예정이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김형준 부장검사(46·사법연수원 25기)가 사업을 하는 고교 동창 김모 씨(46)로부터 상습적으로 술자리 향응을 받고 부적절한 자금 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법조계를 향한 국민의 불신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판사와 검사, 변호사 등 ‘법조 3륜(輪)’이 모두 금권 로비에 휘둘리는 검은 비리로 얼룩졌다. ‘검찰의 꽃’이라 불리는 검사장 출신 진경준 씨(49·구속 기소)는 대학 동기인 김정주 NXC 회장(48)에게서 비상장 넥슨 주식을 공짜로 받아 100억 원대 주식 대박을 터뜨린 것도 모자라 수사권을 무기로 대기업을 협박해 처가에 큰 이권을 안겨 줬다. 2011년 후배들의 박수를 받고 검찰 조직을 떠났던 홍만표 전 검사장(57)은 변호사 개업 후 탈세와 청탁 로비를 벌이다 구속 기소됐다.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46·구속 기소)는 브로커 이동찬 씨(44)와 결탁해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 등에게서 로비 자금 조로 100억 원을 뜯어냈다. 범죄자를 단죄하는 법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인천지법 김수천 부장판사(57·구속)는 정 전 대표에게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레인지로버와 현금을 받고 네이처리퍼블릭이 당사자가 된 소송에서 유리한 판결을 내려준 의혹을 받고 있다. 급기야 양승태 대법원장은 6일 “사법부를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끼친 심려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머리를 숙였지만 판사 비리에 대한 검찰의 추가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셀프 개혁안’을 발표한 지 5일 만에 김 부장검사의 스폰서 의혹이 터져 또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김 부장검사의 스폰서를 자처한 김모 씨는 “향응 자리에 다른 검사들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김 부장검사는 김 씨에게서 “그동안 들인 스폰서 비용 5억, 7억 원을 달라”는 막가파식 요구를 들을 만큼 약점을 잡혔다. 이날 김수남 검찰총장은 김 부장검사의 의혹과 관련해 “모든 비위를 철저히 조사해 잘못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사람에 대해선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라”라고 지시했다.장관석 jks@donga.com·권오혁 기자}

‘주식 뇌물’ 현직 검사장과 ‘구명 로비’에 나선 전관 변호사, 고급 외제 차를 뇌물로 건네받은 현직 부장판사…. 여기에다 현직 부장검사의 ‘스폰서 비리’까지 최근 법조 비리가 쉴 새 없이 터지면서 법조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비리 척결과 정의 수호의 최후 보루인 법조계는 우리 사회에서 그래도 국민이 가장 믿고 존중하는 분야지만 최근 판사, 검사, 변호사의 비리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권위가 땅으로 추락했다. 전문가들은 법조 비리가 반복되는 핵심 원인으로 막강한 사법 권력을 꼽는다. 특히 검찰의 수사권·기소권 독점은 비리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비판의 대상이 되는 단골 소재다. 한 중견 검사는 “어쩌면 우리는 우리 조직이 들고 있는 과도한 권한을, 우리조차 어쩔 줄 몰라 하는 상황에 온 것 같다”고 탄식했다. 주식 대박 사건의 진경준 전 검사장도, 스폰서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형준 부장검사도 진행 중인 수사를 무마해 달라는 청탁이나 향후 관리 차원에서 뇌물을 건네받은 혐의로 문제가 됐다. ‘독립된 헌법기관’인 법관이 모인 법원도 마찬가지다. 형사재판에서 구속, 보석, 형량 선고 등 피고인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재량이 많은 법관의 업무 특성상 ‘재판부 로비’라는 명목으로 법조 비리가 불거지기 쉬운 구조에 놓여 있다. 법원과 검찰 조직을 떠나도 전관 변호사로 일하며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안팎의 기대감도 법조 비리 반복의 한 요인이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5월까지 판검사 출신 변호사 개업 현황 조사 결과 판사 176명, 검사 205명, 군법무관 36명 등 총 417명이 공직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5개월간 매달 판사는 6명이 법복을 벗었고, 검사는 7명이 사직한 셈이다. 특히 중견 법관의 보수가 낮은 것은 이들이 사직하고 나가 변호사로 활동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판사 20년 차 기준으로 일본 판사 연봉(1억4782만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한국 판사의 연봉(6591만 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법조계에선 비리 근절을 위한 대안을 다양하게 논의하고 있다. 검찰과 법원은 감찰 기능을 강화하고 전관 변호사의 접촉을 막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한 소명 의식이 남아 있고, 법관을 그만두고 나간 변호사에게 일반 국민이 특혜 등을 요청하거나 바라지 않아 전관예우 자체가 존재하기 어렵다는 일본 등 해외 사례에서 문화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법관 및 검찰의 인사 시스템을 바꿔 비위 법조인을 철저히 걸러내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의견도 있다. 검사와 판사 개인의 청렴성을 믿고 방치할 것이 아니라 재산 명세, 주식 보유 현황 등을 수시로 면밀히 조사해 문제 될 소지가 있는 인물을 재임용이나 승진 대상에서 탈락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직 판검사가 변호사로 개업해 선후배들에게 부탁해야 하는 법조3륜의 현재 구조를 전면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형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판검사는 정년 때까지 공직에서 일하고, 변호사는 처음부터 변호사의 길을 가는 방향으로 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배석준·권오혁 기자}

현직 부장판사의 뇌물 사건에 대해 양승태 대법원장(68)이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2006년 8월 조관행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뇌물 사건으로 이용훈 전 대법원장이 대국민 사과를 한 지 10년 만이고 1995년 2월 윤관 전 대법원장의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세 번째다. 양 대법원장은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긴급 전국법원장회의’에 앞서 ‘국민과 법관들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A4 용지 9장 분량의 사과문은 양 대법원장이 직접 작성했다. 사과문에서는 법원 수장으로서 느끼는 참담함과 당혹감이 묻어났다. 양 대법원장은 이날 “이번 일로 가장 크게 실망하고 마음에 상처를 받은 사람은 국민들”이라며 “사법부를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끼친 심려에 대해 깊이 사과드리며 앞으로 밝혀질 내용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양 대법원장은 사과문 중 ‘청렴’을 14차례, ‘신뢰’를 7차례 언급하며 강조했다. 특히 ‘청렴’을 법관들의 직업윤리 중 가장 중요한 가치로 언급하며 “부정을 범하는 것보다 굶어죽는 것이 더 영광이다”란 고(故)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의 말도 인용했다. 양 대법원장은 사과문의 많은 부분을 사법부 내부에 대한 경고와 우려의 뜻을 전하는 데 할애했다. 양 대법원장은 “어느 한 법관의 일탈행위로 인해 법원이 신뢰를 잃게 되면 그 영향으로 다른 법관의 명예도 저절로 실추되고 만다. 이는 모든 법관이 직무윤리의 측면에서 상호 무한한 연대책임을 지고 있음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귀한 명예의식과 직업윤리에 관한 굳은 내부적 결속 없이는 앞으로 위기 상황이 계속 발생할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원 일각에서는 판사 개인의 일탈에 대해 대법원장이 대국민 사과까지 해야 하느냐는 의견도 나왔으나 양 대법원장 스스로 대국민 사과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장이 사태의 엄중함을 통감하고 신속한 대국민 사과로 사법부가 반성하는 모습을 보임과 동시에 내부 판사들의 느슨한 분위기를 바로잡고 연대책임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날 긴급 전국법원장회의에선 사태의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대법원장 등 고위 법관 36명은 약 7시간의 격론을 거쳐 대안을 발표했다. 법원장들은 우선 비위 법관에 대한 징계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금품 및 향응 수수 등으로 정직 6개월 이상의 징계를 받으면 공무원연금에 불이익을 주고 수수 금액의 5배까지 징계부가금으로 내도록 법관징계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비위 법관은 재판 업무에서 임시로 제외하는 안도 논의했다. 또 비위 의혹이 제기된 법관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신속히 관련 자료를 확보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대법원 관계자는 “회의에서 나온 안들은 일부 위헌 논란이 있을 수 있어 앞으로 전국 법관들의 의견을 수렴해 대책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BBK 투자금 횡령’으로 징역 8년, 벌금 100억 원을 선고받은 김경준 씨(50)가 검찰의 노역형 집행 절차가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냈지만 사실상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2부(부장판사 이균용)는 김 씨가 서울남부지검장을 상대로 “징역형과 노역형의 집행 순서를 바꾼 지휘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을 각하한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형량을 채운 뒤 미납 벌금에 대한 노역형을 집행 중인 김 씨는 패소가 확정되면 2017년 3월 30일까지 노역을 해야 출소할 수 있다. 김 씨는 BBK 사건으로 징역 8년과 벌금 100억 원을 선고받은 뒤 징역형을 벌금형보다 먼저 집행했다. 검찰은 2012년 4월 벌금형의 소멸시효(3년)가 다가오자 시효를 연장하기 위해 6일간 김 씨를 노역장에 유치했다. 시효 만료 전에 벌금을 일부 내면 다시 시효가 연장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2015년 4월에도 검찰은 김 씨를 3일간 노역장에 유치했다. 김 씨는 “(자신이) 수감 중인 천안교도소를 관할하는 대전지검이나 천안지청 검사가 아닌 서울남부지검 검사가 처분한 형 집행 순서 변경은 위법하다”며 지난해 6월 행정소송을 냈다. 1심은 “서울남부지검 검사가 형 집행을 지휘하는 것이 적법하다”며 원고 패소(기각)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소송 자체를 각하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앞으로 세계 특허소송에 있어서 한국,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중요성과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론 클락 미국 텍사스동부 연방지방법원장(63)은 5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특허소송 동향과 전망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미국 텍사스동부연방지법은 미국 전체 특허사건의 약 43%를 처리하는 미국의 대표 ‘지식재산권(IP) 허브법원’이다. 현재 이 법원에서 진행 중인 한국기업 관련 특허소송만 70여 건에 이른다. 클락 법원장은 7일 특허법원에서 개최하는 ‘2016 국제 특허법원 콘퍼런스’ 참석 차 방한했다. 그는 최근 특허소송의 큰 흐름으로 △‘마크맨 히어링(특허 용어를 정의하는 심리)’ 등 판사가 전문가의 지원을 받는 제도 증가 △아시아 국가들의 특허법에 대한 관심 제고 △국제적으로 공통된 특허소송시스템 추구 등을 꼽았다. 특히 “특허소송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앞으로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특허법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질 것”이라며 아시아 국가들의 최근 변화에 주목했다. 클락 법원장은 특허소송의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법원 내 특허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현재 20여개 지방법원에서 일부 판사들을 특허 전문 판사로 교육하고 있다”며 “텍사스동부연방지법도 전문 판사를 지정해 그들이 집중적으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소위 ‘특허 괴물’로 불리는 특허관리금융회사(NPE) 등에 대해서는 수용적인 입장을 보였다. 클락 법원장은 “소송을 당한 사람들이 소송을 제기한 사람에게 ‘특허괴물’이라고 함부로 부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들 또한 특허청에서 정당하게 특허권을 받은 특허권자들이기 때문에 침해받은 권리에 대해 주장하는 건 당연하다”고 밝혔다. 한국과는 다른 배심원 제도의 장점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클락 법원장은 “다양한 직업을 가진 배심원들은 일반인의 관점에서 누가 진실을 말하는 지 판단한다”며 “판사들이 간혹 놓칠 수 있는 부분도 8~12명의 배심원들이 함께 보면서 보완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BBK 투자금 횡령’으로 징역 8년, 벌금 100억 원을 선고받은 김경준 씨(50)가 검찰의 노역형 집행 절차가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냈지만 사실상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2부(부장판사 이균용)는 김 씨가 서울남부지검장을 상대로 “징역형과 노역형의 집행 순서를 바꾼 지휘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을 각하한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형량을 채운 뒤 미납 벌금에 대한 노역형을 집행 중인 김 씨는 패소가 확정되면 2017년 3월 30일까지 노역을 해야 출소할 수 있다. 김 씨는 BBK 사건으로 징역 8년과 벌금 100억 원을 선고받은 뒤 징역형을 벌금형보다 먼저 집행했다. 검찰은 2012년 4월 벌금형의 소멸시효(3년)가 다가오자 시효를 연장하기 위해 6일 간 김 씨를 노역장에 유치했다. 시효 만료 전에 벌금을 일부 내면 다시 시효가 연장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2015년 4월에도 검찰은 김 씨를 3일 간 노역장에 유치했다. 김 씨는 “(자신이) 수감 중인 천안교도소를 관할하는 대전지검이나 천안지청 검사가 아닌 서울남부지검 검사가 처분한 형 집행순서 변경은 위법하다”며 지난해 6월 행정소송을 냈다. 1심은 “서울남부지검 검사가 형 집행을 지휘하는 것이 적법하다”며 원고 패소(기각)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소송 자체를 각하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수감 중)로부터 1억7000만 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인천지법 김수천 부장판사(57·사법연수원 17기)가 2일 구속됐다. 현직 부장판사가 비위행위로 구속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이날 정 전 대표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고 네이처리퍼블릭에 유리한 판결을 내린 혐의를 받고 있는 김 부장판사에 대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2004년 성형외과 원장 이모 씨(52·구속)를 알게 되면서 그를 통해 정 전 대표와 만나기 시작했다. 김 부장판사는 정 전 대표와 어울리며 여러 차례에 걸쳐 금품을 받은 혐의를 사고 있다. 지난해 11월 김 부장판사는 네이처리퍼블릭 위조상품 판매 사건의 항소심을 맡았는데 피고인들에게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김 부장판사와 정 전 대표의 유착관계가 양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달 3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다가 1일 오전 2시 반 긴급체포됐다. 김 부장판사는 금품 수수 관련 사실관계를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2일 오후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앞서 현직 판사였던 최민호 전 판사(44)가 지난해 1월 구속된 이후 1년 8개월 만에 현직 부장판사가 구속되면서 사법부는 큰 충격에 빠졌다. 대법원은 김 부장판사 구속 후 “판사 한 명의 잘못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사법부 전체의 과오이자 잘못임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큰 충격과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하여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대법원은 6일 전국 법원장 회의를 긴급 소집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양승태 대법원장은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할 예정이다. 한편 정 전 대표는 이날 열린 군납 비리 재판의 검찰 측 증인으로 참석했다. 그는 자신의 브로커로 활동한 한모 씨(58·구속 기소)에게 네이처리퍼블릭 제품의 부대 내 매장(PX) 입점 명목으로 돈을 건넸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현용선)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정 전 대표는 “PX에 입점하기 위해 한 씨에게 쇼핑백에 현금 5000만 원을 넣어 전달했다”며 청탁 명목으로 돈을 건넨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한 씨는 “추석을 잘 보내라며 월급 대신 2000만 원을 받은 게 전부이며 3000만 원은 공진단 값으로 받은 것”이라며 “재판 전 진실만을 말하자고 했던 정 전 대표가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사업 파트너로 만난 두 사람은 호형호제하며 해외여행까지 같이 다녀오는 관계로 발전했다. 하지만 이날 재판에서 한 씨는 “정 전 대표에게 MB(이명박 전 대통령) 조카 김모 씨를 소개해주고 2억 원을 받았다”는 증언을 하며 정 전 대표와 얼굴을 붉혔다. 해당 사건과 직접적 관계가 없는 ‘MB 조카’의 실명까지 거론되자 재판부는 “자제해달라”며 제지했다. 한 씨는 정 전 대표의 증인신문 후 “정 전 대표의 희생양이 돼 이 자리에 서 있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며 울먹였다.권오혁 hyuk@donga.com·허동준 기자}
지난해 8월 서울 은평구 구파발검문소에서 근무 중 실탄을 쏴 의무경찰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이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이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도 원심과 같이 피고인의 살인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정선재)는 2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박모 씨(55)에게 살인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고 중과실치사죄와 특수협박 혐의만 적용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조사한 증거들과 추가로 조사한 증거를 종합해서 검토한 결과, (살인죄) 무죄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를 살해할 동기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유족들은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유족들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했다”면서도 “1심에서 고려한 양형 조건에 관한 사정이 바뀐 것은 없다”고 검찰과 피고인 측 항소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씨는 지난해 8월 25일 구파발검문소에서 실탄 4발과 공포탄 1발이 장전된 38구경 권총으로 장난을 치다가 박모 수경(당시 상경)에게 실탄을 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한진해운이 기업회생절차 신청 하루 만에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수석부장판사 김정만)는 1일 한진해운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법원은 기업회생절차 신청 당일인 8월 31일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리고 다음날 한진해운 본사와 부산 신항만 등을 방문해 현장검증 등을 거친 뒤 신속히 개시 결정을 내렸다. 법원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우리나라 해운업에서 차지하는 비중, 관련 근로자, 협력업체, 국가 및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 등을 감안해 회생절차 개시 신청에 따른 불안정 등을 해소하고자 신청 다음날 신속하게 개시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전문경영인인 석태수 한진해운 대표를 관리인으로 선임해 계속 회사 경영을 맡도록 했다. 회사 영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회생절차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함이다. 법원은 이번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통해 금융기관 차입금, 상거래 채무 등 채무가 동결되면서 한진해운이 유동성 악화로 인한 파산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회생 기틀을 마련할 방침이다. 법원은 신속히 회생절차를 진행해 10월 28일까지 조사 보고를 받고 11월 25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받을 예정이다.권오혁기자 hyuk@donga.com}

법원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4·사진)의 한정 후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차남 신동빈 회장의 롯데그룹은 환영했지만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은 즉각 항고하겠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아버지의 지지를 기반으로 경영권을 주장해 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김성우 판사는 신 총괄회장의 여동생 정숙 씨가 청구한 성년 후견 개시 심판 사건에 대해 “질병, 노령 등의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해 신 총괄회장에 대한 한정 후견을 개시한다”고 31일 밝혔다. 성년 후견은 당사자의 의사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돼 있다고 판단될 때 개시되지만 한정 후견은 의사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재산권 행사 등 주로 경제 활동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결정된다. 법원은 신 총괄회장이 여러 차례 병원 의료진에 기억력 장애와 장소 등에 관한 지남력(시간적 공간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인식하는 기능) 장애를 호소한 점, 2010년경부터 치매 관련 치료약을 지속적으로 처방받아 복용한 점 등을 후견 개시 근거로 들었다. 법원은 가족들 간의 경영권 분쟁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객관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제3자가 필요하다고 보고 사단법인 선을 후견인으로 지정했다. 선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원이 공익활동을 위해 만든 사단법인이다. 선의 최현오 변호사는 “6명의 변호사가 법원 결정문에 제시된 범위 내에서 신 총괄회장의 한정 후견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롯데그룹은 “경영권과 관련한 불필요한 논란을 해소하고, 창업주의 건강을 잘 관리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롯데 측은 향후 롯데홀딩스(한일 롯데의 지주회사) 이사회 결의 무효 소송 등에서 유리한 판결을 얻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의 위임장이 신뢰성을 잃었다고 볼 수 있다는 것. 반면 신 전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SDJ코퍼레이션 측은 “경영권 관련 소송에 이번 판결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건 롯데 측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며 “대법원까지 갈 수 있는 문제라 쉽게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김현수 kimhs@donga.com·권오혁·최고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