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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통화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과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거액을 주무르는 미국 월가의 전문가들조차 비트코인의 정체와 미래를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비관론을 펴다 낙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겉으론 비트코인을 무시하는 듯하면서도 소리 없이 투자하는 금융사들도 생겨나고 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사진)는 9일 오전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상통화 기술인) 블록체인은 현실이며 암호화된 가상 달러화 등도 가능하다”며 “‘비트코인은 사기’라고 말했던 걸 후회한다”고 자신의 과거 발언을 철회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비트코인에 전혀 흥미를 갖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다이먼 CEO는 지난해 9월 뉴욕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은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광풍보다 심하다. 비트코인은 사기이고, 결국 폭발하고 말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가상통화를 거래하는 트레이더를 해고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후 ‘비트코인 거품 붕괴론’이 불거졌을 정도로 그의 ‘비트코인=사기’ 발언은 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다이먼 CEO의 비트코인 비판 직후 JP모건이 스웨덴 스톡홀름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관련 상품을 매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미국에서도 비트코인의 제도권 거래가 시작되고 비트코인 외에 다른 가상통화 시장도 커지자 다이먼 CEO가 자존심을 접고 과거 발언을 뒤집은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탓에 골치 아픈 월가 사람은 다이먼 CEO만이 아니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CEO는 지난해 9월 “비트코인은 일시적 유행을 넘어섰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가 두 달 뒤엔 “비트코인이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을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을 바꾸는 등 알 듯 말 듯한 분석을 내놨다. 세계적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파인 CEO는 지난해 10월만 해도 자신의 트위터에 “비트코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 다음 달에는 어떤 결심이 섰는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관련 전략이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을 바꿨다. 골드만삭스 CEO가 알쏭달쏭한 말을 늘어놓는 사이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12월 갑자기 “골드만삭스가 가상통화 투자 자산을 어떻게 안전하게 보관할지를 검토하고 있으며 늦어도 2018년 6월에는 거래 데스크를 운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월가의 비트코인 경고에 굴하지 않고 세계 기축통화 패권을 쥔 미국의 금융시장에선 비트코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더 코인텔레그래프’ 등 미 매체들은 7일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선물과 연계된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허가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상품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 가격과 연동될 예정이다. CBOE는 지난해 12월 10일, CME는 12월 17일에 각각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시작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미국의 첫 여성장군으로 한국전쟁 때 인천상륙작전 부상자들을 치료했던 애나 메 헤이스 예비역 준장(사진)이 7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의 한 요양원에서 사망했다. 향년 98세.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헤이스 준장은 1920년 뉴욕에서 구세군 장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간호학교를 졸업한 뒤 1942년 육군 간호장교로 임관했다. 헤이스 준장은 1950년 한국전쟁 때도 제4 야전병원 소속으로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했다. 그는 훗날 미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태평양전쟁과 한국전쟁을 비교하면 한국전 여건이 훨씬 나빴다. 태평양전쟁에 비해 한국전은 수술실 안에도 보급품과 보온장비가 너무 부족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1960년 다시 자원해 한국을 찾았다. 부산의 제11 후송병원 수간호장교로 부임해 1962년 귀국 때까지 근무했다. 귀국 뒤 중령으로 진급한 그는 1965년 베트남전 상황을 파악해 간호장교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상부에 알려 인력을 충원하는 등 현장의 목소리를 보고해 제도를 개선하는 데도 힘썼다. 헤이스는 1970년 6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장군(준장)이 된 뒤 이듬해 8월까지 근무했다. 윌리엄 웨스트모어랜드 당시 육군 참모총장은 “서구 사회에서 잔 다르크 이후 처음으로 장군이 된 여성”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육군 간호사들의 교육 장학금을 마련했고 1970년엔 당시 임신하면 퇴직하던 여성 장교들을 위한 육아휴직 제도를 마련하기도 했다.조은아 기자achim@donga.com}

올해 93세인 마하티르 모하맛 전 말레이시아 총리(사진)가 7일 신야권연합 희망연대(PH)의 총리 후보로 확정돼 ‘세계 최고령 국가원수’가 탄생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0세가 넘는 고령에 화려하게 정계로 돌아온 그 때문에 ‘정치인의 나이 상한은 몇 세인가’라는 해묵은 논란도 다시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9일 마하티르가 야권의 총리 후보가 된 데 대해 “말레이시아 유권자들은 정치를 하기에 너무 많다고 말할 수 있는 나이가 몇 세인지를 고민하게 생겼다”고 지적했다. PH가 8월 전에 열리는 총선에서 승리하면 마하티르는 93세 나이에 다시 총리가 될 수 있다. 현실화된다면 선출직 기준으로 현직 최고령 국가원수가 된다. 현재 최고령 정상은 베지 카이드 에셉시 튀니지 대통령(92)이다.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전 대통령은 지난해 93세로 퇴진했다. 마하티르는 22년간(1981∼2003년) 말레이시아를 통치한 최장수 총리였다. 독재자라는 비판이 있지만 말레이시아를 가난한 농업 국가에서 신흥 공업 국가로 탈바꿈시켰다. 일선에서 물러난 뒤 막후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던 그는 나집 라작 현 총리의 후견인이었다. 나집 총리 비자금 스캔들이 터지자 ‘나집 퇴진 운동’에 나서다 야권 지도자로 변신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새해 초부터 북한 핵·미사일 위협, 보수와 진보의 갈등을 틈타 ‘가짜 뉴스’가 파고들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타고 번지는 가짜 뉴스는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좀먹고 전쟁 불안 심리를 키워 투자시장까지 뒤흔든다. 지난해 가짜 뉴스에 혹독하게 당한 유럽 국가들은 ‘가짜 뉴스 금지법’까지 마련했고, 미국 학교들은 학생들에게 가짜 뉴스 감별능력을 가르치기 시작했다.》“고객님, 저희 회사가 긴급 입수한 사진입니다.”아시아 금융의 중심인 홍콩에서 한 투자회사 직원이 최근 중년의 환경미화원에게 스마트폰으로 사진 한 장을 보냈다. 검푸른 바다를 항해하는 으리으리한 군함 사진이었다. 이 직원은 “북한과 미국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증거다. 전쟁이 일어나면 금값이 급등하니 투자를 서둘러라”라고 권했다. 살벌한 북한 뉴스를 자주 접했던 고객은 힘겹게 모은 종잣돈을 보냈다. 하지만 직원이 전한 사진은 ‘가짜 뉴스’였다. 이렇게 직원이 챙긴 수수료는 거래당 30∼50달러(약 3만2000∼5만3000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1∼11월 투자사 직원 21명이 이런 식의 ‘가짜 뉴스 사기’로 1643만 홍콩달러(약 22억 원)를 챙겼다고 8일 보도했다. 가짜 뉴스는 지난해 대선을 치른 주요 국가들의 선거판을 뒤흔든 데 이어, 새해에도 정치권은 물론 투자시장까지 오염시키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IT)에 어두워 팩트 체크에 능하지 못한 노년층은 가짜 뉴스에 쉽사리 피해를 당한다. 이를 보다 못한 유럽의 정부는 물론 소셜미디어 기업까지 나서 예방책을 내놓고 있다. 교육계도 학생들에게 가짜 뉴스를 식별할 수 있는, 이른바 ‘미디어 문맹 퇴치’ 교육에 나섰다.○ 선거판, 투자시장까지 번지는 가짜 뉴스 가짜 뉴스는 선거에서 폭발력이 강하다. 국제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는 지난해 11월 한국을 포함해 세계 16개국에서 선거 때 가짜 뉴스가 등장했다고 밝혔다. 올해 3월 4일 총선을 앞둔 이탈리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의 마테오 렌치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회사들에 깨끗한 선거 캠페인이 되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지난해 11월 렌치 대표의 측근이 마치 마피아 보스 살바토레 리나의 장례식에 가서 슬퍼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진이 SNS에서 퍼지면서 곤욕을 치렀다. 이 사진은 그가 2016년 한 이민자 장례식에 갔던 것을 교묘하게 편집한 가짜 뉴스였다. 지난해 가짜 뉴스에 호되게 당한 유럽 정부는 새해부터 강경책을 내놨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가짜 뉴스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인터넷 언론 사업자의 후원자들을 모두 공개하도록 했다. 또 선거 기간 가짜 뉴스 삭제를 요청하거나 사이트 접근을 차단하고 소셜미디어 계정을 폐쇄할 예정이다. 독일도 새해부터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기업이 가짜 뉴스나 혐오 발언을 발견한 지 24시간 안에 삭제하지 않으면 해당 회사에 최대 5000만 유로(약 640억 원)를 부과한다. 미국, 프랑스 등이 가짜 뉴스의 진원지로 지목하고 있는 러시아도 3월 18일 대선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2016년 미 대선 때 러시아의 선거 개입이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어 미국의 복수를 걱정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 러시아 선수의 도핑과 관련해 의혹을 제기하며 선수 자격을 잇달아 박탈하자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가짜 뉴스 의혹이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기업은 자정 캠페인, 교육계는 ‘미디어 문맹’ 교육 소셜미디어나 검색 사이트들이 제공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맞춤형 뉴스 콘텐츠 서비스는 가짜 뉴스의 부작용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의견을 선호하는 ‘확증편향’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걸러지지 않는 가짜 뉴스와 같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정보를 편식하는 ‘필터버블’이 나타날 수 있다. 가짜 뉴스가 소셜미디어의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고 민주주의마저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관련 업계에서도 자정 노력이 시작됐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12월 가짜 뉴스를 신고하고, 진위 논란이 있는 뉴스를 표시하고, 가짜 뉴스에 대한 금전적 인센티브를 차단하는 내용의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 규제나 기업의 대책만으로 가짜 뉴스의 거센 흐름을 막기는 힘들어졌다. 2016년 미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미국 12개 주의 중고교생과 대학생 7800명을 대상으로 정보 출처 판별 능력을 조사한 결과 이들 중 80%가 뉴스와 광고를 잘 구별하지 못했다. 미국에서는 이 때문에 ‘미디어 문맹’ 퇴치를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를 초중고 정규 교육과정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과정의 하나로 디지털 시민으로서 지켜야 할 윤리와 안전한 소셜미디어 사용법 등을 학교에서 배울 수 있게 한다는 설명이다. 워싱턴, 코네티컷, 플로리다, 로드아일랜드, 유타, 캘리포니아, 미네소타, 매사추세츠주 등이 미디어 리터러시를 교육 과정에 반영하는 법을 시행했다.▼과거엔 풍문으로 전파, 21세기 SNS 발달로 실시간으로 퍼져… 진실같은 영향력▼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2016년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가짜 뉴스의 폭발력이 급격히 커졌지만 가짜 뉴스의 역사는 의외로 길다. 1835년 미국 뉴욕에선 일찍이 상업용 가짜 뉴스가 등장했다. “달에 인간과 비슷한 거주민이 살고 있다”는 허황된 이야기가 ‘뉴욕 선’이란 매체에 실려 화제가 됐다. 미디어의 지나친 상업주의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1923년 일본 간토 대지진 때는 일본 정부가 가짜 뉴스를 유포했다. 지진 뒤 사회 혼란을 조선인 탓으로 돌리려고 “(일본에 사는) 조선인이 우물에 약을 탔다”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킨다”는 말을 퍼뜨렸다. 이에 흥분한 일본인들은 조선인을 학살했다. 21세기 들어 미디어 기술이 발달하자 일부 대중은 ‘가짜 뉴스 만들기’를 오락처럼 즐긴다. 가짜 뉴스를 생산해 버튼 하나로 소셜미디어에 공유할 수 있는 앱이나 웹사이트도 생겨났다. 가짜 뉴스 제작 웹사이트 ‘데일리파닥’에는 최근 가상통화 기업 ‘리플’과 국내 은행들이 협약을 맺었다는 기사가 떴다. 제목을 클릭하면 기사 서두에 그럴듯한 기자의 바이라인과 날짜가 뜨지만 본문을 읽으면 거짓임을 알 수 있다. 20, 30대 젊은 누리꾼들은 이런 기사를 제작해 돌려 보며 유머로 즐긴다. 이 사이트에는 ‘기사로 친구들을 낚아 보라’는 홍보 문구까지 걸려 있다. 해외 가짜 미디어 시장은 훌쩍 커졌다. 이스라엘에 기반을 둔 가짜 뉴스 웹사이트 ‘월드뉴스데일리리포트’는 아예 ‘풍자 뉴스’를 표방한 곳. 이 사이트는 정치, 경제, 사회 등 기성 언론처럼 메뉴를 꾸며 놓고 분야별 가짜 뉴스를 올려 공유한다. 사이트 방문객을 늘리기 위해 다른 국가 가짜 뉴스 웹사이트에서 인기를 얻은 게시물을 적극적으로 받아 유통한다. 가짜 뉴스가 진실보다 더 영향력을 갖는 ‘탈진실(post-truth)’ 현상마저 나타난다. 대중은 가짜 뉴스의 진위를 따지기 전에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게시물이면 소셜미디어에서 ‘좋아요’나 ‘공유하기’ 버튼을 누르며 공감하고 동의하기 때문이다. 가짜 뉴스를 연구하는 존 헉스퍼드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부교수(커뮤니케이션학)는 “가짜 뉴스 피해를 줄이려면 뉴스 이용자들이 가짜를 잘 가려내도록 교육 기회를 많이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파리=동정민 특파원 / 조은아 기자}

4일 이뤄진 한미 정상 간 통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에 가족을 포함한 고위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평창을 찾을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이 누구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와 외교가의 관측을 종합하면 평창을 찾는 인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 중 한 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측에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동행할 가능성이 크다. 펜스 부통령은 부친이 6·25전쟁에 참전하는 등 한국과 인연이 깊다. 청와대는 내심 이방카 선임고문이 방문하기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명실상부한 실세가 방문해 평창을 토대로 한 해빙 무드에 확실한 힘을 실어주기를 바라는 것. 이방카 선임고문이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방한 당시 동행하지 않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로이터통신도 미 행정부 고위 관료를 인용해 “이방카가 평창 올림픽에 참석하는 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이방카 선임고문이 평창 올림픽 대표단장으로 파견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남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도 지난해에 이어 다시 방한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정치국 후보위원을 평창 올림픽 대표단으로 보낼 것이란 전망도 나오면서 ‘북-미 양국의 여성 실세 김여정-이방카의 세기적 만남’이 성사될지도 관심사다. 김여정은 최근 북한 내에서 정치적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조은아 achim@donga.com·한상준 기자}

“어리석다(stupid)” “헛소리(nonsense)다”. 연초부터 미국에서 막말을 듣는 주인공은 가상통화 ‘비트코인’이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 백악관 예산국장이던 데이비드 스토크먼은 새해 첫날(현지 시간)부터 미국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가상통화 투기꾼들은 나무가 하늘 끝까지 자라리라 믿는 어리석은 집단이다. 결국 (어리석은) 투자 열기에 두 손만 태워버리고 말 것”이라며 살벌하게 경고했다. 유명 원자재 트레이더 데니스 가트먼도 최근 같은 매체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시장은 범죄자를 위한 시장”이라고 비판했다. 월가도 술렁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미국의 대표적 증권사 메릴린치가 비트코인 관련 펀드와 선물 거래를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목소리 높이는 비관론자들과 달리 낙관론자들은 소리 없이 투자 중이어서 눈길을 끈다. 전자결제회사 페이팔 공동창업자인 피터 틸이 최근 비트코인 1500만∼2000만 달러(약 157억∼214억 원)를 조용히 사들였다가 WSJ에 딱 걸렸다. 틸은 페이스북 설립 초창기에 투자해 성공한 거물이 아니던가. 시장은 이 소식을 환영하며 비트코인 값을 끌어올렸다. 2일 보도 뒤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은 13.5% 올라 1만5000달러를 찍었다. 비트코인은 비관론에 굴하지 않고 세계 곳곳에서 일상으로 파고들고 있다. 일본 인터넷 기업 GMO그룹의 직원들은 독특한 ‘비트코인 시대 재테크’를 시작했다. 원하는 직원은 올해 3월부터 월급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받는다. 비트코인으로 ‘대박’ 내는 사람들을 보고만 있자니 배 아프고 막상 투자하려니 언제가 투자 적기일지 불안한 직원들은 매월 소액만 비트코인으로 저축한다. 아시아 금융허브로 꼽히는 싱가포르 도심 한가운데는 비트코인만 받는 카페가 생겨났다. 이 카페는 다른 가상통화도 받을 예정이다. 알고 보면 이 카페 주인은 비트코인 채굴기업이다. 비트코인 관련 기업들의 다양한 시도로 비트코인 시장은 부지런히 크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기반의 항공사 칩에어, 일본 항공사 피치항공 등이 비트코인 결제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 독일 숙박서비스기업 나인플래츠 등도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허용한다. 한국에서는 투기의 산물로 알려진 가상통화가 금융 선진국에선 혁신의 아이콘으로 여겨진다. ‘2017년이 비트코인의 해라면, 2018년은 리플의 해’란 전망(영국 가디언)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리플은 2012년 은행 간 간편한 송금을 위해 제작된 가상통화 ‘XRP’를 생산하는 미국 기업. 이 화폐는 지난해 주요 가상통화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리플넷’이란 플랫폼을 통해 정부나 중앙은행을 거치지 않고 거래된다. 누구나 채굴할 수 있는 비트코인과 달리 한 기업만 생산한다. 처음 제작될 때 1000억 개만 한정적으로 발행됐고 매달 최대 10억 개씩만 시장에 풀린다. 현재 350억 개가 유통되는 중이다. 한국의 우리은행, 신한은행은 물론이고 일본 SBI은행, 레소나은행 등이 리플을 통한 해외송금 시험에 성공해 올해 상용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금융 신산업의 가능성을 간파했는지 가상통화 강국을 노리는 국가들이 눈에 띈다. 일본 정부는 투기 세력을 억누르는 규제보다 법을 통한 가상통화 양성화에 힘쓰고 있다. 일본 금융청은 지난해 4월 자금결제법을 개정해 가상통화를 지급결제 수단으로 인정했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핫(hot)한 가상통화 기업 리플 사무소 유치에 성공했다. 금융시장 규제에 엄격한 스위스는 추크 지역을 ‘크립토밸리(가상통화 지역)’로 정해 관련 산업 육성에 힘쓴다. 가상통화 산업의 실리콘밸리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외신들은 한국 정부의 가상통화 거래소 폐지 검토 등 강도 높은 규제책을 비중 있게 소개하고 있다. 보도 행간에 ‘핀테크 강국, 정보기술(IT) 테스트베드 한국이 왜 이리 신금융기술에 가혹한가’라는 의문을 담는다. 이 틈을 타고 자국이 가상통화 강국 자리를 선점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드러난다. 시장을 교란시키는 가상통화 투기 규제는 필요하지만 한국은 채찍 들기에만 열중한다. 혹시나 시장이 신기술을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지원할 적기를 놓치는 건 아닌지 우려되는 이유다. 두려움은 무지(無知)에서 나오기도 한다. 혹시 우리가 가상통화를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해서, 그 미지의 세계가 두렵기만 한 건 아닐까. 제대로 정확히 알고 채찍을 들고 있는지 꼼꼼히 따져볼 일이다. 조은아 국제부 기자 achim@donga.com}
새해 세계 곳곳에서 ‘가짜 뉴스와의 전쟁’이 더 가열되고 있다. 가짜 뉴스로 사회 혼란이 극심해지자 온라인에서 가짜 뉴스를 삭제하고 가해자를 실제 처벌하기 시작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3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가짜 뉴스를 막는 새로운 법률을 발표하겠다. 선거 기간 민주주의 보호를 위해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새 법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강력하고 명확한 규칙이 있어야 한다. 프랑스 고등방송위원회(CSA)에는 (가짜 뉴스를 퍼뜨리려는) 불순한 시도에 맞서 싸울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새 법에 따라 프랑스의 뉴스 웹사이트들은 자금 지원을 받은 뉴스와 지원자, 금액 등을 상세히 밝혀야 한다. 선거 기간 가짜 뉴스가 퍼지면 당국은 긴급 조치를 통해 가짜 뉴스가 나온 웹사이트를 차단하고 해당 뉴스를 삭제할 수 있다. 지난해 대선 때 마크롱 대통령도 가짜 뉴스 피해자였다. 당시 경쟁자였던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는 마크롱 대통령이 바하마에 비밀계좌를 갖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벨기에 일간 르수아르를 사칭한 가짜 뉴스 포털과 러시아 스푸트니크 및 RT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가 마크롱 캠프에 선거 자금을 댄다는 주장도 퍼져 나갔다. 르펜 대표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프랑스가 시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 뉴스가 가짜인지 누가 판단하겠는가”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3일 국가사이버암호청을 신설하고 조코 스티아디 전 국가암호기구 의장을 초대 청장으로 임명했다. 인도네시아 일간 콤파스에 따르면 이 조직은 종교적 관용과 다원주의를 해치는 증오 발언과 가짜 뉴스를 걸러내는 활동을 하게 된다. 독일도 새해부터 가짜 뉴스 금지법을 시행했다. 이 법에 따르면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기업이 가짜 뉴스나 혐오 발언을 발견한 지 24시간 안에 삭제하지 않으면 독일 정부는 해당 회사에 최대 5000만 유로(약 640억 원)를 부과한다.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법 시행 첫날인 1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베아트릭스 폰 슈토르흐 의원이 무슬림 혐오 발언으로 기소됐다. 쾰른 경찰이 트위터에 독일어는 물론이고 아랍어 등 다른 언어로 새해 인사를 올리자 슈토르흐 의원은 “독일 경찰이 왜 아랍어로 트윗을 올리나? 야만적이고 집단 성폭행을 일삼는 무슬림 남성을 달래는 건가”라고 트위터에 적었기 때문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숨만 쉰다면 식기세척기라도 채용할 겁니다.”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서 브로드웨이 팜 디너 시어터를 운영하는 윌리엄 프래더 사장은 주방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지난해 10월 현재 포트마이어스의 실업률은 3.3%. 1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미국 평균 실업률(4.1%)에 비해서도 크게 낮다. 게다가 허리케인 어마 피해 복구 공사현장으로 사람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구인난이 심화하고 임금이 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미국의 잘나가는 도시 근로자 임금이 토끼뜀을 시작했다. 경기 회복세와 노동 시장의 훈풍에도 꿈쩍 않던 임금이 상승세를 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경기가 살아나면서 기업 투자 증가, 실업률 감소, 임금 상승의 선순환도 나타나고 있다.○ “드디어 임금 오른다” 임금 상승률이 미 평균의 갑절에 가까운 도시들은 포트마이어스 외에 유타주 오그던,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유타주 덴버,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텍사스주 오스틴 등 실업률이 전국 평균을 밑도는 잘나가는 도시들이다. 특히 건설, 정보기술(IT), 제조업종 숙련공의 몸값은 부르는 게 값이다. 미네소타주 몬티셀로의 기계장비회사 얼트러머시닝의 인사책임자 제시 듀코위츠 씨는 “요즘 우리 업종에선 돈이 모든 걸 말해준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주 7일 생산라인을 가동하기 위해 평일보다 25% 급여를 더 주고 주말 근무자를 채용하려고 했지만, 아직 일하겠다는 기계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은 근속수당, 채용수당 등의 당근을 쥐여주며 직원들의 이직을 막고 있다. 미네소타주 뉴브라이턴의 건축자재회사인 제너레이션하드우드플로어링의 패트릭 그라임스 사장은 지난해 여름 창업을 위해 이직하겠다는 핵심 직원 2명에게 연봉 1만 달러 인상, 건강보험료 전액 지급 등의 당근을 제시해 간신히 눌러앉혔다. 애덤 캐민스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완전고용에 들어선 ‘퍼스트 무버’ 도시들에서 임금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미고용법프로젝트(NELP)에 따르면 미국 18개 주와 19개 대도시가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을 인상했다. 연방정부의 최저임금 기준은 2009년 이후 시간당 7.25달러에 머물고 있지만 주나 도시별로 물가상승률 연동이나 투표를 통해 최저임금을 올리고 있다. 연방 최저임금 기준을 유지하는 주는 텍사스 버지니아 펜실베이니아주 등 17개 주에 불과하다. 문제는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지역에선 최저임금 상승이 일자리 감소로 이어져 저소득층의 소득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세인트루이스의 경우 지난해 8월 최저임금을 2.30달러 깎는 ‘역주행’을 했다.○ 감세와 규제 완화가 ‘로켓 엔진 연료’ 미국 경기 회복이 최저임금 충격을 덜어주는 ‘완충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와 규제 완화로 기업 투자와 일자리를 늘리는 ‘로켓 엔진 연료’를 쏟아붓겠다고 큰소리치고 있다. 취임 이후 67개의 규제를 없앤 반면, 신설한 규제는 3개뿐이다. 향후 10년 동안 1조5000억 달러의 세금을 깎아주는 감세도 밀어붙였다. AT&T, 퍼스트파머스뱅크&트러스트, 웰스파고, 어큐웨더, 컴캐스트 등이 대규모 투자나 ‘감세 보너스’ ‘규제개혁 보너스’로 화답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재계가 규제 완화를 기대하며 지갑을 열고 있다”며 ‘트럼프 효과(Trump effect)’를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2일 자신의 트위터에 “기업들이 감세 법안 때문에 직원들에게 큰 보너스를 주고 있다. 매우 좋다”고 적었다. 전미제조업협회(NAM)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규제와 세금 같은 비우호적 사업 환경을 어려움으로 꼽은 회원사는 전체의 절반을 밑돌았다. 1년 전(75%)에 비해 확연히 감소했다. 케빈 해셋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은 “2017년 경제 성장이 전망을 뛰어넘은 데 대한 가장 타당한 설명은 탈규제”라고 주장했다.○ 일본도 아베노믹스로 임금 인상 유도 일본은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되는 2017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848엔(약 8060원·전국 평균)으로 3% 인상했다. 2002년 최저임금을 일당에서 시급으로 바꾼 후 2년 연속 가장 큰 폭(25엔·약 238원)으로 올린 것이다. 일본은 정부가 나서 임금 인상을 독려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16년 해마다 3%씩 최저임금을 올려 2023년에 1000엔(약 9500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소비를 늘리고 아베노믹스 최대 목표인 ‘디플레이션 탈피’를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방침을 두고 일부 중소기업에선 인건비 부담을 우려했지만 아베노믹스로 경기가 다소 호전된 데다, 극심한 구인난 때문에 직원을 구하기 위해선 임금을 올려줘야 할 상황이라 큰 반발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아베노믹스로 사상 최대 수익을 올린 대기업들에도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엔 숫자까지 명시하며 ‘3%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 조은아 기자}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새해부터 30대 발행인 체제로 전환되고, 디지털 전략도 더욱 강화된다. 1일(현지 시간)부터 NYT 새 발행인을 맡은 아서 그레그 설즈버거(38·사진)는 이날 사설 등을 통해 “앞으로 몇 년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이런 변화는) 잉크와 종이로 꿈꿀 수 있었던 것들보다 더 풍부하고 생기 있는 기사로 (NYT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1896년부터 120여 년간 설즈버거 가문이 이끈 NYT의 6대 발행인인 그는 전임 발행인인 옥스 설즈버거 2세의 아들이다. 옥스 설즈버거 2세는 뉴욕타임스컴퍼니 회장직만 유지하기로 했다. 설즈버거 발행인은 디지털 전략을 담은 ‘NYT 혁신보고서’ 작성을 주도해 뉴스 온라인화의 속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는 자신을 “디지털 진화의 챔피언”이라고 지칭하며 “인터랙티브 그래픽, 팟캐스팅, 디지털 비디오 등 새로운 형태의 저널리즘에 투자한 덕에 NYT 기사가 예전보다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변호사에게 법 관련 기사를, 의사에게 건강 관련 기사를 쓰게 하겠다”며 인력 전문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설즈버거 가문의 아돌프 옥스(1858∼1935)가 NYT를 인수한 1896년 당시를 회고하며 “저널리즘 가치를 계승해 미디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주요 2개국(G2) 미국과 중국이 연초부터 무역전쟁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권 2년 차를 맞아 다양한 ‘무역 공격’으로 중국을 압박해 북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대선 공약만 굳게 믿고 그를 밀어준 미 재계의 눈치가 보여서라도 새해엔 제대로 된 무역 압박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미국의 선전포고에 금융시장을 찔끔 개방하고 자국으로 들어오는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내리겠다며 미국을 달래는 듯하면서도 ‘우리도 질 수 없다’는 전의(戰意)를 곳곳에서 드러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면 중국산 제품 중간재를 많이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도 휘청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기업들 요구 업고 강공 채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불사할 태세를 거듭 밝혀 왔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의 빌미는 중국이 제공하고 있다’는 인식을 자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8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난해(2016년) 최소 3500억 달러(약 374조 원)의 대중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3000억 달러의 지식재산권 도용 문제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국이 대북 제재에 협조하면 무역 압박 수위를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1일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폭적인 대북 제재 협조를 기대했지만, 얼마 전부터 중국의 역할에 회의를 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엔 11월 중간선거가 있는 만큼 ‘미국 우선주의’ 대선공약을 실천하는 차원에서 (중국과의 무역전쟁 불사를) 밀어붙일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문제를 놓고 백악관 내부에서는 연초부터 파워 게임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중국 등에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온건파인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은 후폭풍을 우려해 말리고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정부 내부 사정에 밝은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1일(현지 시간) “온건파 참모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투 본능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새로운 관세 부과가 타오르고 있는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과, 물가 인상으로 연결돼 중산층의 소득 증대를 겨냥해 통과된 감세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도 관세 부과에 반대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특히 틸러슨 장관은 “불공정한 관행에 연루되지 않은 동맹국에까지 타격을 주는 광범위한 관세는 불필요하게 동맹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는 나쁜 정책”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강경파는 세계무역기구(WTO)가 무역 분쟁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지식재산권 침해와 덤핑을 반복해 온 중국 등에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는 통상법 232조와 301조를 적용해야 한다는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232조는 ‘국가 안보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수입 활동에 대해 수입량 제한 등의 조치를 내린다’는 내용이다. 알루미늄과 철강 제품이 대상이 되기 때문에 한국의 철강 수출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301조는 지식재산권 침해 등에 대해 포괄적 보복조치를 가할 수 있어 ‘슈퍼 301조’로도 불린다.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광범위한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중국 가전제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301조를 부활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2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롭 포터 백악관 비서실 차장 주재로 열리는 통상 회의가 G2 무역전쟁 여부를 결정하는 1차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회의에는 콘 위원장과 므누신 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나바로 위원장, 라이트하이저 대표 등이 모두 참석한다. 이 회의 결과는 5일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제1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의 향배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 中 “우리도 당할수만은 없다” ▼ 중국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에 돌입할 조짐에 정면충돌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실제 징벌 조치를 취할 경우 가만있지 않겠다는 태도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문제와 연계한 북핵 문제에서 협력하는 모양새를 보여 왔지만 이제 북핵 문제에서도 협력 공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일 신년사에서 올해가 중국의 개혁개방 40주년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시장 개방 기조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시 주석 주재로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중국 지도부는 “일부 품목에서 무역 균형을 이루기 위해 수입을 늘리고 수입 관세를 내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중앙경제공작회의는 한 해 중국의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회의다. 미중 무역 불균형 문제를 제기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가 이렇게 노력할 것”이라고 답한 셈이다. 중국은 여러 계기 때마다 “협력만이 미중이 가야 할 길”이라고 언급하면서 무역 문제도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를 통해 중국을 경쟁자로 규정한 이후 미중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회의론도 커지고 있다. 주영국 중국대사 출신의 마전강(馬振崗) 중국공공외교협회 부회장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의 대결 시대가 온 것으로 보인다”며 “패권국(미국)이 기존 국제질서를 통제하면서 ‘중국의 위협’이라는 수사(修辭)에 불을 붙일 것이다. 중국의 부상은 어려운 과제와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이 미국의 조치에 맞서 미국산 쇠고기 시장 개방을 철회하는 등의 카드를 쓸 것으로 보인다”며 “미중 간 첨예한 무역 충돌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중국은 미국의 무역 질서와 경쟁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내세워 미국과 대립 중인 러시아는 물론이고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일본과도 협력을 추진하면서 미중 갈등을 돌파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1일부터 중국과 러시아를 잇는 제2송유관이 가동을 시작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연간 1500만 t에서 3000만 t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중-러 간 에너지 협력 강화를 통해 일대일로 구상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지난해 12월 31일 신년 인사를 보내면서도 “중국의 일대일로와 러시아의 유라시아경제동맹을 연계하는 중요한 초기 성과를 이뤘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역사문제로 갈등해 온 일본과도 올해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을 계기로 정상의 상호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관계 개선의 매개는 역시 일대일로 협력이다. 중국이 비교적 미국에 협력해 온 북핵 문제에서도 양국 갈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이 석유 밀무역을 방치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에 대해 중국은 외교부 정례 브리핑을 통하여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또 전문가들을 내세워 “미국이 마약 밀수를 막지 못하듯 북중 밀수 근절도 어렵다”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북핵 문제에서 미중의 협력 여지는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이는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압박에 대처할 카드 역시 거의 소진됐다는 뜻도 된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조은아 기자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8년 신년 카드에 핵무기 피해 아동의 사진을 직접 골라 넣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한반도 핵전쟁을 우려해 세계에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 CNN은 지난해 12월 31일(현지 시간) “교황이 배포한 신년 카드에 1945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미군의 원자폭탄 피해를 당한 한 소년의 사진이 삽입됐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당시 이 소년은 이미 숨져 고개를 힘없이 뒤로 젖힌 남동생을 등에 업고 화장할 순번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10세 안팎으로 보이는 이 소년은 경직된 차려 자세로 입술을 꽉 깨물고 있다. 이 사진은 제2차 세계대전 원폭 투하 뒤 현장을 찾은 미국 해병대 사진사 조 오도널 씨가 촬영했다. 원폭 피해 참상을 담은 그의 사진들은 ‘일본 1945년: 그라운드 제로에서 온 한 해병대 사진사’라는 책에 소개된 바 있다. 신년 카드 뒷면에는 ‘전쟁의 결과’라는 제목과 함께 ‘어린 소년의 슬픔은 피를 흘리는 입술을 깨무는 표정에서만 드러날 뿐’이라는 설명이 적혀 있다. 교황은 제목 아래에 자신의 서명을 남겼다. CNN의 존 앨런 바티칸 해설자는 “교황이 연말연시에 배포하는 이미지를 직접 선택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 메시지는 현재 정세와 특별히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미사일 위협을 멈추지 않고 미국이 군사옵션 사용까지 거론하면서 교황이 한반도 핵전쟁을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송년미사에서 “인류가 죽음, 거짓말, 부정의로 한 해(2017년)를 낭비하고 망쳤다”고 비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내년부터 미국 연방 법인세율이 최고 35%에서 21%로 낮아지면서 한국 법인세 최고세율(25%)은 미국보다 4%포인트 높아지게 됐다. 처음으로 양국 법인세율이 역전되면서 ‘나 홀로 법인세율 인상’에 나선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에 대기업 세 부담이 늘어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일(현지 시간) 미 상·하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1조5000억 달러(약 1623조 원) 감세 법안을 최종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연방 법인세율을 3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장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이로 인해 내년부터 미국의 최고 법인세율은 한국보다 낮아지게 됐다. 한국에선 과세표준 3000억 원 초과 대기업에 25% 법인세율을 적용하도록 하는 세법 개정안이 이달 초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의 의회 통과 직후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제 미국 경제엔진에 로켓 연료를 퍼붓게 됐다. 크리스마스를 위해 크고 멋진 감세를 약속했는데 약속을 확실히 지켰다”며 자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세제 개혁으로 미국 경제성장률이 연 2%에서 3%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기업이 감세로 얻은 추가 이익을 임금으로 더 많이 지급하거나 설비에 투자해 생산성이 올라가는 낙수효과가 생길 것이라는 설명이다. 영국, 프랑스 등 세계 주요국들도 법인세 인하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일본은 앞으로 3년 동안 한시적으로 법인세 부담을 최대 10%포인트가량 줄여줄 방침이다. 한국 정부의 세계적 흐름에 어긋난 세제 정책에 국책연구원조차 부정적인 반응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조세동향’에 따르면 OECD 회원국 전체 세수(稅收)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11.2%까지 상승했다가 2014년에는 8.8%로 떨어졌다. 조세재정연구원은 “OECD 회원국의 전체 세수 중 노동과 소비에 대한 세 비중은 확대되고 기업에 대한 세금 비중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법인세율 인상으로 세 부담이 늘어날 기업은 77곳으로 기획재정부는 추정했다. 이들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2조3000억 원 정도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추정한 추가 부담 금액은 1조 원이 더 많은 3조3538억 원 규모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경영학)는 “양국 법인세율이 역전됐다고 해서 한국에서 당장 철수를 하진 않겠지만 새로운 투자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는 것은 틀림없다”고 지적했다.세종=박희창 ramblas@donga.com / 조은아 기자}

‘엄마보다 한 살 적은 딸이 태어났다?’ 배아 기준으로 나이를 센다면 이런 일은 현실이 됐다. CNN은 20일(현지 시간) 미국 테네시주의 불임 부부인 벤저민 깁슨 씨(33·사진 왼쪽)와 티나 깁슨 씨(26)가 25년 된 배아를 기증받아 지난달 25일 출산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배아의 보관 기간을 정부에 보고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확실치는 않지만, 에마로 이름 붙여진 아이는 출생에 성공한 가장 오래된 배아일 가능성이 높다. 그간 당국에 파악된 출생 배아의 최장 보관기간은 20년이었다고 CNN은 설명했다. 에마는 1992년 10월 14일 미국 국립배아기증센터에서 수정 뒤 배아로 냉동 보관됐다. 25년이 지난 올해 11월 태어났으니 냉동되지 않고 세상에 나왔다면 올해 25세가 된다. 엄마 티나 씨와는 한 살 차이인 셈이다. 몸무게는 3kg으로 건강하다고 CNN은 설명했다. 올해로 결혼 7년 차인 이 부부는 오래전 난임임을 알고 다른 아이들을 위탁 양육하며 외로움을 달랬다. 그러다 배아를 입양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엄마 티나 씨는 국립배아기증센터에서 검사를 거쳐 올해 3월 25년 된 배아를 기증받았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미국 상원이 향후 10년간 세금 1조5000억 달러(약 1623조 원)를 줄이는 세제 개편안을 20일 가결했다. 하원 재표결이 남았지만 수월하게 통과할 것으로 전망돼 사실상 31년 만에 미국 세제가 대대적으로 개편된 셈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상원은 이날 0시를 30분가량 넘겨 전체 표결을 시작해 찬성 51표, 반대 48표로 세제개편안을 통과시켰다. 공화당은 뇌종양 투병 탓에 표결에 불참한 존 매케인 의원을 제외한 51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져 과반 찬성을 아슬아슬하게 달성했다. 민주당 의원 48명은 모두 반대표를 냈다. 상원 공화당 의원은 절반이 약간 넘는 52석을 차지해 이번 개편안이 통과될지 미지수였지만 법안 통과에 성공했다. 세제개편이 시행되면 최고 세율이 법인세는 35%에서 21%로, 개인소득세는 39.6%에서 37%로 줄어든다. 공화당과 행정부는 세제개편으로 외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WSJ는 “이번 세제개편은 법인세와 국제조세법의 근본적인 개념을 바꿀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재정 적자가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의회 분석 결과 경제가 현재 전망대로 성장하더라도 재정 적자가 10년에 걸쳐 1조 달러 늘어날 예정”이라고 지적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 의원은 “오늘은 열심히 일하는 근로자들에게는 불행한 날이나 거대 기업들과 거부들에게는 위대한 날”이라고 평했다. 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은 “상원을 통과한 세제개편안은 수십 년간의 법안 가운데 가장 중요한 법안 중 하나”라며 “근로자들에게도 좋고 국가 성장에도 위대한 날”이라고 밝혔다. 하원은 전날 찬성 227표, 반대 203표로 세제개편안을 통과시켜 상원으로 넘겼지만 상원에서 이 법안 중 3개 조항이 상원 규정을 어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상원은 결국 이 조항들을 제외한 법안만 통과시켰다. 하원도 3개 조항이 제외된 법안을 재표결하게 됐다. 법안 통과에 제동을 건 상원 규정은 ‘버드 룰(Byrd Rule)’이다. 로버트 버드 전 민주당 상원의원의 이름을 딴 이 규정은 재정적자를 늘리는 법안을 10년 한시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하원에서는 공화당 의석(239석)이 민주당(193석)을 여유 있게 앞서 법안이 수월하게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제개편안은 하원 통과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 입법이 완료된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법의 효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미국이 지난주 중국에 더욱 강력한 대북제재를 담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초안을 전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신속한 대북제재 이행을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에 보낸 새로운 대북제재안의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재 연간 200만 배럴로 제한한 대북 석유 정제품 공급을 더 축소하려는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석유의 주요 공급원인 중국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을 지지하면서도 원유 공급 중단은 반대하고 있다. 이 관료는 “새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을 위해 노력 중이지만 아직 어떤 합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통신에 말했다. 통신은 또 입수된 초안에 따르면 미국은 유엔 안보리에 선박 10척을 ‘블랙리스트’에 올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해당 선박은 라이트하우스 원모어, 카이샹, 신성하이, 위위안, 빌리언스 18호, 글로리 호프 1, 릉라 2호, 을지봉 6호, 례성강 1호, 삼정 2호 등으로 북한은 물론 홍콩, 파나마, 토고, 팔라우 소속 선박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유엔 회원국의 항구 입항이 금지된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종신직인 미국 연방 고등법원 판사가 여직원 성추행 의혹으로 전격 은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제9 연방고등법원 앨릭스 코진스키 판사(67·사진)는 18일 성명에서 “이런 (성추행 진실을 가리는) 싸움을 하면서 유능한 판사가 될 수 없다. 가족과 친구들은 은퇴를 말리지만 난 이 싸움이 사법부에도 좋지 않다고 생각해 즉시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WP는 이달 8일 과거 해당 법원에서 근무한 여성 6명이 코진스키 판사의 성추행을 실토한 내용을 보도했다. 피해자 2명은 코진스키 판사가 컴퓨터의 포르노물을 보여주려고 그들을 사무실로 불렀으며 동의 없이 직원들의 몸을 만지고 키스를 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코진스키 판사는 관련 의혹을 부인했으나 시드니 토머스 고등법원장이 “사법부의 시정 능력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며 진상 조사를 요청해 결국 사임에 이르게 됐다. 코진스키 판사는 이날 사임 성명에서 “내가 유머감각이 많아 남녀를 가리지 않고 직원 모두에게 비슷하게 솔직한 방식으로 말하다 보니 여성들이 직장에서 직면하는 어려움이나 압박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고 에둘러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절대 고의가 아니다. 정중히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코진스키 판사가 개인적 편의를 위해 사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W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그는 스스로 물러남으로써 성추행 진상 조사를 무마할 수 있게 됐고, 징계를 피해 연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코진스키 판사는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임명됐으며 2007년부터 7년간 제9 연방고등법원장을 맡았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뉴질랜드에서 양성 평등을 중시한 기업은 실적이 더욱 좋았죠. 여권을 높이려면 이런 객관적 사실을 알리면서 감성적으로가 아니라 이성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클레어 펀리 주한 뉴질랜드 대사는 15일 서울 용산구 대사관저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돌이켜보면 여성 평등을 위한 정책은 경제적으로 이득이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달 말 3년 임기를 마치고 중국 대사로 부임하기 전 1893년 세계에서 여성 참정권을 처음 인정한 ‘여권 선진국’ 뉴질랜드의 경험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한국을 떠나기 앞서 양국 협업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인터뷰를 자처했다. “어려움은 있었지만 양성 평등을 위한 입법이 여권을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수년간 논쟁을 거쳐 1972년 남녀 동일임금법(Equal Pay Act)을 시행하고 1948년 세계인권선언을 유엔 회원국으로서 적용하려 애썼습니다.” 뉴질랜드 여권이 일찍이 발달한 이유에 대해서는 “식민사회에서 벗어나려면 여성이든 남성이든 모두가 경제력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여성도 남성과 동등한 교육을 받고 경제활동에 적극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뉴질랜드는 올해 10월 역사상 세 번째 여성 총리(재신다 아던)를 배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성별 임금격차(5.6%)가 가장 작은 국가이기도 하다. 뉴질랜드는 1841년에서 1907년까지 영국에 통치된 경험이 있어 독립 후 영국의 경제종속을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1970년대만 해도 영국이 주요 무역 상대국이었지만 지금은 미국, 중국, 호주, 일본 등으로 무역국을 다변화했다. 그는 무역 다변화의 비결에 대해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적으로 추구한 게 좋은 전략이 됐다”고 밝혔다. 펀리 대사는 주한 대사 재임 중 성과로도 한국과의 과학기술 분야 협력을 꼽았다. 한국 과학기술에 대해 “연구 결과를 제조업에 활용하는 기술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주한 뉴질랜드대사관은 13일 양국 과학기술협력 약정 체결 2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열기도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펀리 대사는 “비단 아시아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북한의 도발을 우려해 이미 뉴질랜드 총리와 외교장관이 북한을 규탄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은 한반도의 반대편 남반구의 태평양 끝자락에 있는 뉴질랜드까지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는 의미다. 주대만 상공대표부 대표, 주상하이 총영사 등을 역임해 뉴질랜드의 ‘중국통’으로 꼽히는 그는 북한 압박에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제 생각엔 대북 제재가 효과를 내려면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립니다.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으로서 대북 제재에 적극 참여했다고 봐요. 제재 강도가 과거보다 높아졌습니다.” 이어 “국제사회의 공동 행동이 북핵 해법”이라며 “대북 제재를 이행하면서도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참여하도록 문은 열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미스유니버스대회에 출전한 미스 이라크가 미스 이스라엘과 찍은 사진 탓에 그 가족이 미국으로 피신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스 이스라엘인 아다르 간델스만은 미스 이라크인 사라 이단의 가족이 이단이 살고 있는 미국으로 최근 피신했다고 이 언론에 전했다. 미국에서 학위를 딴 이단은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다. 이단이 지난달 14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스유니버스대회에 참석 중 만난 간델스만과 셀카를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린 뒤 이단의 가족은 위협을 받아 왔다. 15일 이단은 트위터에 “나는 개인의 자유 문제로 고발당한 첫 사례나 마지막 사례가 아니다. 수백만의 이라크 여성이 공포 속에 산다”며 보도가 사실임을 확인했다. 당시 이단은 사진에 ‘미스유니버스’란 해시태그를 달아 ‘미스 이라크와 미스 이스라엘에 평화와 사랑을 보낸다’고도 적었는데 반(反)이스라엘 정서가 강한 이라크인들의 반발을 불렀다. 간델스만은 이스라엘 언론 하다쇼트 뉴스에 “이단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걸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는 결국엔 모두 인간이고 더불어 살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미국 국방부가 ‘미확인비행물체(UFO)’를 5년 전까지 비밀리에 연구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 보도했다. 연구는 5년 전 공식 종료됐지만 최근까지도 비공식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NYT에 따르면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은 2007년부터 5년간 ‘고등 항공우주 위협 식별프로그램(Advanced Aerospace Threat Identification Program)’이란 UFO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미 국방 예산 연간 6000억 달러(약 654조 원) 중 2200만 달러가 이 프로그램에 지원됐다. NYT는 “국방부는 예산 지출 우선순위를 고려해 이 프로그램을 2012년 종료했다고 밝혔지만 프로그램 관계자들은 예산 지원 종료 뒤에도 프로그램이 계속 진행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비밀에 부쳐진 UFO 연구 프로그램은 루이즈 엘리존도 군사정보 담당관이 펜타곤 C링 5층에 있는 미로같이 깊숙하고 은밀한 곳에서 진행했다. 현재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과 협력 중인 억만장자 사업가 로버트 비글로 씨의 회사가 예산을 지원받아 연구했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비행 흔적 없이 고속으로 날거나 공중에서 맴도는 물체 목격담들이 연구됐다. 미 공군기가 공중에서 마주친 미확인 물체의 영상도 분석 대상이 됐다. NYT는 UFO 연구 프로그램이 ‘검은돈’으로 운영됐다고 주장했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해리 리드 전 의원이 이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지원을 국회에 요청했고, 이 예산이 흘러들어간 기업의 비글로 씨는 리드 전 의원의 오랜 친구였음이 드러났다. 비글로 씨 기업으로 들어간 2200만 달러의 행방은 수년간 베일 속에 있었다. 이에 앞서 미 공군은 1947년부터 22년간 1만2000건이 넘는 UFO 목격 제보를 조사한 바 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한 지 하루 만에 백악관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야 대화가 가능하다”고 다시 제동을 걸고 나섰다. 백악관이 “북한에 대한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으면서 일단 김정은에 대한 ‘틸러슨의 초대장’은 빛이 바래게 됐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현지 시간) 워싱턴 공개행사에서 틸러슨 장관의 조건 없는 대화 발언을 언급하며 “미국이 대북 압박을 줄이거나 보상 요구에 굴복하겠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은 정책적이고 정기적으로 강탈을 꾀하는 정권이기 때문에 미국이 추구해야 하는 단 하나의 목표는 비핵화”라며 “비핵화야말로 우리에게 현실적인 유일한 목표”라고 설명했다. 앞서 마이클 앤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근본적인 행동 개선 없이는 어떤 대화도 없을 것”이라며 “북한의 최근 미사일 시험 발사를 고려하더라도 지금은 대화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언론사들에 보낸 e메일에서도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북한이 먼저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비핵화를 향한 진정성 있고 의미 있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북한 정권이 근본적으로 태도를 개선할 때까지 북한과의 협상은 기다려야 한다고 요구하는 데 합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도 상황 정리에 나섰다. 헤더 나워트 대변인은 이날 “국무부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고, 틸러슨 장관의 발언도 새로운 정책을 내놓은 게 아니다”라며 “한반도 비핵화가 여전히 미 정책의 목표이고, 이런 점에서 백악관과 국무부의 입장이 같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양측 사이에 ‘북한의 도발 중단’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는 것에 방점을 뒀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백악관은 북한이 도발과 위협을 중단하고 하루속히 대화에 복귀할 것을 일관되게 촉구해 오고 있고, 틸러슨 장관 역시 대화 재개를 위해 북한이 도발을 중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워싱턴 정가에서는 틸러슨 장관에 대한 백악관의 불편한 기류가 존재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른 소식통은 “틸러슨 장관과 조셉 윤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대화 창구를 열기 위해 드라이브를 거는 데 대해 백악관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틸러슨 장관의 전날 제안이 북한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보고 백악관이 제지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복되는 트럼프-틸러슨 사이의 갈등도 이번 파문의 원인으로 꼽힌다. 틸러슨 장관은 7월 한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리를 비우자 “멍청이”라고 말했다고 보도된 뒤 갈등설이 불거졌다. 지난달 말 뉴욕타임스는 틸러슨 장관을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교체할 거라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정치전문지인 폴리티코는 “이번 파동으로 틸러슨이 장관직을 마칠 시간이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미국과의 접촉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국무부와 백악관의 상반된 메시지에 혼란스러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파동으로 대화 시점이 더 미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 신나리·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