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아

조은아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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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사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은퇴재테크 서적 ‘지금 당장 금퇴 공부’를 펴냈습니다.

achim@donga.com

취재분야

2025-11-21~2025-12-21
칼럼31%
사회일반14%
국제정세14%
인사일반7%
유럽/EU7%
국제일반7%
미국/북미7%
사고7%
국제정치3%
러시아3%
  • 엄마와 한살 차이?… 25년된 냉동배아로 딸 출산

    ‘엄마보다 한 살 적은 딸이 태어났다?’ 배아 기준으로 나이를 센다면 이런 일은 현실이 됐다. CNN은 20일(현지 시간) 미국 테네시주의 불임 부부인 벤저민 깁슨 씨(33·사진 왼쪽)와 티나 깁슨 씨(26)가 25년 된 배아를 기증받아 지난달 25일 출산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배아의 보관 기간을 정부에 보고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확실치는 않지만, 에마로 이름 붙여진 아이는 출생에 성공한 가장 오래된 배아일 가능성이 높다. 그간 당국에 파악된 출생 배아의 최장 보관기간은 20년이었다고 CNN은 설명했다. 에마는 1992년 10월 14일 미국 국립배아기증센터에서 수정 뒤 배아로 냉동 보관됐다. 25년이 지난 올해 11월 태어났으니 냉동되지 않고 세상에 나왔다면 올해 25세가 된다. 엄마 티나 씨와는 한 살 차이인 셈이다. 몸무게는 3kg으로 건강하다고 CNN은 설명했다. 올해로 결혼 7년 차인 이 부부는 오래전 난임임을 알고 다른 아이들을 위탁 양육하며 외로움을 달랬다. 그러다 배아를 입양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엄마 티나 씨는 국립배아기증센터에서 검사를 거쳐 올해 3월 25년 된 배아를 기증받았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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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더 강력한 대북제재 담은 안보리 결의안 초안 중국에 전달

    미국이 지난주 중국에 더욱 강력한 대북제재를 담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초안을 전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신속한 대북제재 이행을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에 보낸 새로운 대북제재안의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재 연간 200만 배럴로 제한한 대북 석유 정제품 공급을 더 축소하려는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석유의 주요 공급원인 중국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을 지지하면서도 원유 공급 중단은 반대하고 있다. 이 관료는 “새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을 위해 노력 중이지만 아직 어떤 합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통신에 말했다. 통신은 또 입수된 초안에 따르면 미국은 유엔 안보리에 선박 10척을 ‘블랙리스트’에 올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해당 선박은 라이트하우스 원모어, 카이샹, 신성하이, 위위안, 빌리언스 18호, 글로리 호프 1, 릉라 2호, 을지봉 6호, 례성강 1호, 삼정 2호 등으로 북한은 물론 홍콩, 파나마, 토고, 팔라우 소속 선박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유엔 회원국의 항구 입항이 금지된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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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연방 고법판사 옷 벗긴 ‘성추행 의혹’

    종신직인 미국 연방 고등법원 판사가 여직원 성추행 의혹으로 전격 은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제9 연방고등법원 앨릭스 코진스키 판사(67·사진)는 18일 성명에서 “이런 (성추행 진실을 가리는) 싸움을 하면서 유능한 판사가 될 수 없다. 가족과 친구들은 은퇴를 말리지만 난 이 싸움이 사법부에도 좋지 않다고 생각해 즉시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WP는 이달 8일 과거 해당 법원에서 근무한 여성 6명이 코진스키 판사의 성추행을 실토한 내용을 보도했다. 피해자 2명은 코진스키 판사가 컴퓨터의 포르노물을 보여주려고 그들을 사무실로 불렀으며 동의 없이 직원들의 몸을 만지고 키스를 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코진스키 판사는 관련 의혹을 부인했으나 시드니 토머스 고등법원장이 “사법부의 시정 능력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며 진상 조사를 요청해 결국 사임에 이르게 됐다. 코진스키 판사는 이날 사임 성명에서 “내가 유머감각이 많아 남녀를 가리지 않고 직원 모두에게 비슷하게 솔직한 방식으로 말하다 보니 여성들이 직장에서 직면하는 어려움이나 압박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고 에둘러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절대 고의가 아니다. 정중히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코진스키 판사가 개인적 편의를 위해 사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W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그는 스스로 물러남으로써 성추행 진상 조사를 무마할 수 있게 됐고, 징계를 피해 연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코진스키 판사는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임명됐으며 2007년부터 7년간 제9 연방고등법원장을 맡았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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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펀리 뉴질랜드 대사 “여성평등 정책, 기업 발전에도 큰 도움”

    “뉴질랜드에서 양성 평등을 중시한 기업은 실적이 더욱 좋았죠. 여권을 높이려면 이런 객관적 사실을 알리면서 감성적으로가 아니라 이성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클레어 펀리 주한 뉴질랜드 대사는 15일 서울 용산구 대사관저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돌이켜보면 여성 평등을 위한 정책은 경제적으로 이득이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달 말 3년 임기를 마치고 중국 대사로 부임하기 전 1893년 세계에서 여성 참정권을 처음 인정한 ‘여권 선진국’ 뉴질랜드의 경험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한국을 떠나기 앞서 양국 협업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인터뷰를 자처했다. “어려움은 있었지만 양성 평등을 위한 입법이 여권을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수년간 논쟁을 거쳐 1972년 남녀 동일임금법(Equal Pay Act)을 시행하고 1948년 세계인권선언을 유엔 회원국으로서 적용하려 애썼습니다.” 뉴질랜드 여권이 일찍이 발달한 이유에 대해서는 “식민사회에서 벗어나려면 여성이든 남성이든 모두가 경제력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여성도 남성과 동등한 교육을 받고 경제활동에 적극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뉴질랜드는 올해 10월 역사상 세 번째 여성 총리(재신다 아던)를 배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성별 임금격차(5.6%)가 가장 작은 국가이기도 하다. 뉴질랜드는 1841년에서 1907년까지 영국에 통치된 경험이 있어 독립 후 영국의 경제종속을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1970년대만 해도 영국이 주요 무역 상대국이었지만 지금은 미국, 중국, 호주, 일본 등으로 무역국을 다변화했다. 그는 무역 다변화의 비결에 대해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적으로 추구한 게 좋은 전략이 됐다”고 밝혔다. 펀리 대사는 주한 대사 재임 중 성과로도 한국과의 과학기술 분야 협력을 꼽았다. 한국 과학기술에 대해 “연구 결과를 제조업에 활용하는 기술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주한 뉴질랜드대사관은 13일 양국 과학기술협력 약정 체결 2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열기도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펀리 대사는 “비단 아시아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북한의 도발을 우려해 이미 뉴질랜드 총리와 외교장관이 북한을 규탄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은 한반도의 반대편 남반구의 태평양 끝자락에 있는 뉴질랜드까지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는 의미다. 주대만 상공대표부 대표, 주상하이 총영사 등을 역임해 뉴질랜드의 ‘중국통’으로 꼽히는 그는 북한 압박에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제 생각엔 대북 제재가 효과를 내려면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립니다.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으로서 대북 제재에 적극 참여했다고 봐요. 제재 강도가 과거보다 높아졌습니다.” 이어 “국제사회의 공동 행동이 북핵 해법”이라며 “대북 제재를 이행하면서도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참여하도록 문은 열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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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스 이스라엘’과 사진 찍은 죄?

    미스유니버스대회에 출전한 미스 이라크가 미스 이스라엘과 찍은 사진 탓에 그 가족이 미국으로 피신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스 이스라엘인 아다르 간델스만은 미스 이라크인 사라 이단의 가족이 이단이 살고 있는 미국으로 최근 피신했다고 이 언론에 전했다. 미국에서 학위를 딴 이단은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다. 이단이 지난달 14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스유니버스대회에 참석 중 만난 간델스만과 셀카를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린 뒤 이단의 가족은 위협을 받아 왔다. 15일 이단은 트위터에 “나는 개인의 자유 문제로 고발당한 첫 사례나 마지막 사례가 아니다. 수백만의 이라크 여성이 공포 속에 산다”며 보도가 사실임을 확인했다. 당시 이단은 사진에 ‘미스유니버스’란 해시태그를 달아 ‘미스 이라크와 미스 이스라엘에 평화와 사랑을 보낸다’고도 적었는데 반(反)이스라엘 정서가 강한 이라크인들의 반발을 불렀다. 간델스만은 이스라엘 언론 하다쇼트 뉴스에 “이단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걸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는 결국엔 모두 인간이고 더불어 살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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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펜타곤 5층 은밀한 곳서 UFO 연구

    미국 국방부가 ‘미확인비행물체(UFO)’를 5년 전까지 비밀리에 연구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 보도했다. 연구는 5년 전 공식 종료됐지만 최근까지도 비공식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NYT에 따르면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은 2007년부터 5년간 ‘고등 항공우주 위협 식별프로그램(Advanced Aerospace Threat Identification Program)’이란 UFO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미 국방 예산 연간 6000억 달러(약 654조 원) 중 2200만 달러가 이 프로그램에 지원됐다. NYT는 “국방부는 예산 지출 우선순위를 고려해 이 프로그램을 2012년 종료했다고 밝혔지만 프로그램 관계자들은 예산 지원 종료 뒤에도 프로그램이 계속 진행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비밀에 부쳐진 UFO 연구 프로그램은 루이즈 엘리존도 군사정보 담당관이 펜타곤 C링 5층에 있는 미로같이 깊숙하고 은밀한 곳에서 진행했다. 현재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과 협력 중인 억만장자 사업가 로버트 비글로 씨의 회사가 예산을 지원받아 연구했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비행 흔적 없이 고속으로 날거나 공중에서 맴도는 물체 목격담들이 연구됐다. 미 공군기가 공중에서 마주친 미확인 물체의 영상도 분석 대상이 됐다. NYT는 UFO 연구 프로그램이 ‘검은돈’으로 운영됐다고 주장했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해리 리드 전 의원이 이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지원을 국회에 요청했고, 이 예산이 흘러들어간 기업의 비글로 씨는 리드 전 의원의 오랜 친구였음이 드러났다. 비글로 씨 기업으로 들어간 2200만 달러의 행방은 수년간 베일 속에 있었다. 이에 앞서 미 공군은 1947년부터 22년간 1만2000건이 넘는 UFO 목격 제보를 조사한 바 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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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조건없는 北과 대화’ 제동… 구겨진 틸러슨의 초대장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한 지 하루 만에 백악관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야 대화가 가능하다”고 다시 제동을 걸고 나섰다. 백악관이 “북한에 대한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으면서 일단 김정은에 대한 ‘틸러슨의 초대장’은 빛이 바래게 됐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현지 시간) 워싱턴 공개행사에서 틸러슨 장관의 조건 없는 대화 발언을 언급하며 “미국이 대북 압박을 줄이거나 보상 요구에 굴복하겠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은 정책적이고 정기적으로 강탈을 꾀하는 정권이기 때문에 미국이 추구해야 하는 단 하나의 목표는 비핵화”라며 “비핵화야말로 우리에게 현실적인 유일한 목표”라고 설명했다. 앞서 마이클 앤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근본적인 행동 개선 없이는 어떤 대화도 없을 것”이라며 “북한의 최근 미사일 시험 발사를 고려하더라도 지금은 대화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언론사들에 보낸 e메일에서도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북한이 먼저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비핵화를 향한 진정성 있고 의미 있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북한 정권이 근본적으로 태도를 개선할 때까지 북한과의 협상은 기다려야 한다고 요구하는 데 합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도 상황 정리에 나섰다. 헤더 나워트 대변인은 이날 “국무부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고, 틸러슨 장관의 발언도 새로운 정책을 내놓은 게 아니다”라며 “한반도 비핵화가 여전히 미 정책의 목표이고, 이런 점에서 백악관과 국무부의 입장이 같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양측 사이에 ‘북한의 도발 중단’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는 것에 방점을 뒀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백악관은 북한이 도발과 위협을 중단하고 하루속히 대화에 복귀할 것을 일관되게 촉구해 오고 있고, 틸러슨 장관 역시 대화 재개를 위해 북한이 도발을 중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워싱턴 정가에서는 틸러슨 장관에 대한 백악관의 불편한 기류가 존재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른 소식통은 “틸러슨 장관과 조셉 윤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대화 창구를 열기 위해 드라이브를 거는 데 대해 백악관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틸러슨 장관의 전날 제안이 북한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보고 백악관이 제지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복되는 트럼프-틸러슨 사이의 갈등도 이번 파문의 원인으로 꼽힌다. 틸러슨 장관은 7월 한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리를 비우자 “멍청이”라고 말했다고 보도된 뒤 갈등설이 불거졌다. 지난달 말 뉴욕타임스는 틸러슨 장관을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교체할 거라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정치전문지인 폴리티코는 “이번 파동으로 틸러슨이 장관직을 마칠 시간이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미국과의 접촉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국무부와 백악관의 상반된 메시지에 혼란스러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파동으로 대화 시점이 더 미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 신나리·조은아 기자}

    • 2017-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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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銀-연준 금리인상 ‘주고받기’… 내년에도 3,4차례 가능성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3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연 1.25∼1.50%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연 1.50%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와 상단이 같아졌다. 한은이 금리를 올린 지 2주 만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 추가로 올려도 가계와 기업이 감내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  13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림에 따라 1개월 만에 한미 기준금리가 다시 동일해졌다. 내년에는 글로벌 통화긴축 기조하에서 한미 양국의 중앙은행이 3, 4차례의 금리 인상을 ‘주고받는’ 모습을 연출할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 ○ 예상만큼 올린 연준…한은도 ‘추격 인상’ 시사 연준이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거쳐 끌어올린 미국의 기준금리(1.25∼1.50%)는 시장이 예상한 수준이다. 기준금리 상단이 한국의 기준금리(1.5%)와 같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높일 당시 거론된, 주요한 인상 근거 중 하나가 ‘한미 금리역전 방지’였다. 내년에는 한미 기준금리의 이런 양상이 3차례 이상 나타날 수 있다. 연준은 9월에 밝힌 대로 내년에도 3차례 금리를 올릴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 경제지표가 계속 호전되면서 내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연준은 물가상승률이 올해 1.7%에서 내년 1.9%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예상치도 기존 2.1%에서 2.5%로 올렸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날 의장으로서 마지막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미국 경제와 세계 경기가 잘 굴러가고 있어 우리는 동시다발적인 확장세를 맞고 있다. 수년 만에 처음으로 이런 확장세를 맞고 있는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상 이유를 밝혔다. 시장에서는 내년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수석국제이코노미스트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지에 “비둘기파로 꼽히는 2명의 FOMC 임원이 내년에 자리를 떠나고 매파 인사들이 그 자리를 채울 것이어서 FOMC가 더욱 매파(통화긴축)적으로 편향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도 앞으로 적극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한은은 14일 국회에 제출한 ‘12월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우리 경제가 추가 금리 인상을 버틸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해당 보고서는 한은 금융통화위원들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근거자료 가운데 하나다. 한은은 “대출금리를 1%포인트 올려도 가계와 기업 모두 감내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경제 주체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금리 인상 기준점을 ‘1%포인트’로 제시했다. 통상 한은이 한 차례에 0.2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서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4차례 금리 인상을 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 이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4일 기자들을 만나 “예상과 부합하는 결정이며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89.10원으로 마감되면서 전날보다 1.60원 내렸다(원화가치 강세). 만약 한국에 투자된 외환 자금이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회수됐다면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일단 급격한 자금 유출이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면서 “향후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히 크다”며 “선제적 자세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금리 인상의 여파를 예의 주시하며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얘기다. 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 / 조은아 / 세종=김준일 기자}

    • 2017-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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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메리엄…’ 사전 올해의 단어 ‘페미니즘’

    미국 영어사전의 원조로 꼽히는 ‘메리엄웹스터’ 사전이 올해의 단어로 ‘페미니즘’을 선정했다. 피터 소콜로브스키 사전 편찬자는 12일(현지 시간) 올해 페미니즘이란 단어가 미국 사회를 강타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는 메리엄웹스터닷컴에서 페미니즘 관련 단어 검색이 지난해보다 70%가량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이 사전은 페미니즘을 ‘성(性)의 정치·경제·사회적 평등에 대한 이론 또는 여성의 권리 및 이익을 위한 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사전 사이트에서 페미니즘 검색은 올해 1월 미 워싱턴 여성단체의 시위가 일어나고 해외 다른 도시들에서도 비슷한 운동이 일며 촉발됐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올해 2월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위원회에서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다”라고 발언하며 페미니즘이 더욱 이슈화됐다. 여기에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이 30년간 여배우 등을 상대로 성추행과 성희롱을 일삼았던 사실이 드러나며 페미니즘은 더욱 부상했다. 메리엄웹스터 사전 측은 “올해 많은 여성이 소셜미디어에 ‘미투’ 캠페인을 벌이고 자신의 성추행 고통을 공유하며 페미니즘 관련 검색어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관련된 검색어로 자주 쓰인 ‘공모한(complicit)’,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에 대해 많이 언급된 ‘기피하다(recuse)’도 올해의 단어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김정은이 9월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며 쓴 ‘노망난 자(dotard)’는 5위에 올랐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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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순병 혼자 걸어 화장실도 다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귀순하다가 총상을 입은 오청성 씨(25)가 곧 군병원으로 이송돼 귀순 경위 등을 조사받는다. 오 씨가 입원한 아주대병원과 정부 소식통은 5일 “오 씨가 혼자 걸어서 화장실에 가고, 말도 많이 할 정도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조만간 오 씨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 본격적인 중앙합동신문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 씨는 지난달 13일 총상을 입고 두 차례 대수술을 받았지만 18일 의식을 차렸고, 현재는 두부나 된장국 등 부드러운 음식으로 식사할 정도로 상태가 나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의료진은 오 씨가 귀순 전부터 앓았던 B형 간염과 두 차례 대수술의 후유증 탓에 간수치가 높은 점을 감안해 상태를 더 지켜보자는 의견을 낸 상태다. 귀순 과정에서 생사를 오가는 극단의 공포를 겪은 그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증상을 보일 가능성을 우려해 심리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4일경 오 씨를 면담해 전원 시점을 논의하려던 국군수도병원 의료진은 방문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오 씨의 신변 안전과 발언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24일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길 때도 주치의인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외상외과 교수)은 일부러 오 씨의 곁에 나타나지 않았다. 혹시 모를 테러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정부 소식통은 “오 씨가 무리 없이 여러 가지 말을 하고 있는데, 혹시 의료진에게 북한 내부 정보 등 보안에 위배되는 말을 할 경우엔 정보 당국자들이 ‘그런 말을 해선 안 된다’고 말해주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오 씨가 군병원으로 옮겨가더라도 필요 시 해당 병원을 직접 방문해 계속 진료할 뜻을 정보당국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미국 CNN이 4일(현지 시간) 방송한 인터뷰에서 “오 씨가 처음엔 깨진 항아리처럼 피를 많이 흘렸다. 살아난 게 기적”이라고 말했다. 또 오 씨가 처음 의식을 회복한 뒤 “여기가 정말 남한이냐”고 물어 “(입원실에 걸린 태극기를 가리키며) 남한이다. 북한에서 저런 걸 본 적 있느냐”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이 교수는 “자유를 위해 목숨 걸고 도피한 그가 자랑스럽다. 그의 용기는 보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CNN이 이날 함께 공개한 동영상에는 오 씨가 미군 헬기에 실려 아주대병원에 처음 이송됐을 때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오 씨가 2차 수술(지난달 15일)을 마친 뒤 해당 영상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오 씨를 이송한 미군 헬기의 내부를 가리키며 “이 헬기는 최신식이 아니다. 내부에 달린 의료장비도 포터블(붙였다 뗄 수 있는 간이형)”이라며 “중요한 건 장비가 아니라 사람과 시스템”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내 닥터헬기(응급환자 전용 헬기)는 최신 장비를 갖추고 있지만 정작 야간에는 출동하지 못하는 문제 등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조건희 becom@donga.com·손효주·조은아 기자}

    • 2017-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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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核 막을 시한 3개월… CIA, 트럼프에 보고”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을 정지시키기 위해 행동할 수 있는 시한이 ‘3개월’이라고 보고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마크 세던 뉴욕 컬럼비아대 국제관계 객원교수는 4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기고에서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지난주 영국 하원을 방문해 이같이 전하고 “이 시한이 지나면 북한이 미국 도시들에 대한 핵미사일 공격을 할 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세던 교수는 “미군 고위 사령관도 며칠 전 판문점에서 유럽의회 의원 출신 한 인사에게 선제타격이 유일한 수단으로 보이는 ‘내년 3월이란 데드라인’을 언급했다”고 덧붙였다.세던 교수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대체할 것으로 거론되는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은 북한에 더 강경해 미-북 교착 상태가 심화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여전히 중국이 (북한 문제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북한은 비상 석유 재고 1년 치를 비축해 놓은 것으로 알려져 계속 벼랑 끝 전술을 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5일 중의원 외교방위위원회에서 북한이 지난달 29일 발사한 ICBM의 사거리가 1만 km를 넘을 수 있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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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연준 “가상화폐 발행? 시기상조”

    최근 고조된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세계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까지 번질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가상화폐에 대한 세계 중앙은행들의 시각이 단순한 호기심에서 실제 발행 여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수준으로 진전하고 있다며 연준도 가상화폐 열기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달 29일 “연준이 가상화폐 발행을 논의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평가하면서도 “가상화폐 발행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의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연준이 가상화폐를 발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미 학계는 이미 공식 가상화폐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마이클 보르도 럿거스대 교수와 앤드루 레빈 다트머스대 교수는 올해 초 공동 발간한 논문에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가상화폐에 대해 “교환 비용이 들지 않고 재산을 축적할 수 있으며 안정적”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학계에 따르면 연준의 가상화폐 ‘페드코인(Fedcoin)’이 발행되는 시대의 사용자들은 연준이나 연준 제휴 민간은행 계좌에 접속해 페드코인을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소비자들의 계좌에 적용되는 이율을 바로 조정하는 직접적인 통화정책을 쓸 수 있다. 페드코인은 돈이 계좌에서 빠져나가는 시간을 줄이고 현금을 유통시키는 데 드는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레빈 교수는 WSJ에 “연준이 가상화폐 논의를 앞당기는 것이 중요하다. 연준이 가상화폐를 운용하는 건 그다지 힘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중앙은행들 사이에서 비트코인을 향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스웨덴 중앙은행은 고유한 가상화폐 발행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다. 하지만 연준은 아직까지는 가상화폐 발행이 시급하다고 판단하지 않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지명자는 6월 연준의 가상화폐 발행에 대해 “매우 매우 신중하게 접근한다”고 말했다. 연준 고위 임원들도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달러화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한다. 비트코인은 아직 가치가 안정화되지 않았고 보편적으로 쓰이는 결제수단도 아니기 때문이다. 랜들 퀄스 연준 이사 역시 지난주 가상화폐 발행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기 전에 법적, 기술적, 사생활 보호 문제들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금이 왕’이라는 미국 내 분위기도 장애 요인이다. 지역 연방준비은행 자료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소액결제에서 여전히 현금을 선호한다. 게다가 다른 선진국들과는 달리 미국에는 은행 계좌가 없는 소비자가 많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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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의 상상력 키워야 일자리 늘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계의 아웃사이더’였다면 201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세일러 미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72)는 ‘경제계의 아웃사이더’로 꼽힌다. 그는 ‘인간은 합리적인 동물’이라는 전통 경제학의 가설을 뒤집고 인간을 때때로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비합리적 동물로 봤다. 여기서 경제학에 심리학을 접목한 행동경제학이 시작됐다. 그의 파격은 주류 경제학자의 비판을 샀지만 세계에 신선한 자극을 줬다. 저서 ‘넛지(Nudge·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 출간 뒤 2009년 당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넛지 공저자인 캐스 선스틴 하버드대 교수를 규제정보국 수장에 앉혔고 2014년 ‘사회행동과학팀’을 백악관에 마련했다. 2010년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영국 총리는 총리실 산하에 ‘넛지 유닛’이란 별칭의 ‘행동통찰팀’을 두고 넛지 정책을 구상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넛지 같은 행동과학을 참고해 정책을 실시한 국가는 51개국에 이른다. 세일러 교수가 넛지 열풍 약 9년 만인 올해 10월 노벨경제학상을 타며 세계가 다시 넛지를 주목하고 있다. 청년실업, 가계부채 문제 등 한국 경제 해법에 관해 지난달 말 e메일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기자가 ‘한국 경제에 대한 조언을 듣고 싶다’고 첫 e메일을 보내자 그는 “한국 경제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어렵다. 하지만 한국에 넛지보다 덜 알려진 저서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Misbehaving: The Making of Behavioral Economics)’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그의 답은 기자로부터 수월한 질문을 이끌어내려는 넛지였을까. 기자는 그의 저서를 읽고 관련 질문을 보냈고 그는 나흘 만에 명쾌한 답변을 보내왔다. 물론 한국 경제에 대한 견해도 담겨 있었다. ‘기그 이노코미’에 청년실업 답 있다 “유능한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고 있다면 우린 청년들을 고용해 돈 벌 사업 아이템을 찾아내야 합니다. 정부는 기업들이 혁신을 꾀하는 데 장애가 되는 규제를 제거해 줘야죠.” 기자가 ‘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도록 하려면 어떻게 넛지 해야 할까’를 묻자 “내가 보기에 기업들은 이미 충분한 고용장려책(incentives)을 받고 있다. 기업들의 상상력(imagination)이 부족할 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민간 기업이 창의적으로 신사업을 발굴해 청년을 고용하도록 정부가 도와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일자리 창출 목표를 명시하고 고용을 주도하는 인상을 주는 한국 정부에도 교훈이 될 법한 조언이다. 세일러 교수는 좋은 사례로 우버, 에어비앤비 등이 주도하는 ‘기그 이코노미(Gig Economy)’를 꼽았다. 기그 이코노미는 기업이 산업현장에서 필요할 때마다 인력을 임시로 구해 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기업은 인력을 탄력적으로 쓰는 장점이 있다. 반면 직원을 보호할 법과 제도가 아직 부족해 노동의 질과 고용환경이 악화된다는 우려도 있다.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싶어 하는 젊은 엄마들을 고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기업들은 기술 발달 덕에 업무의 일부라도 집에서 할 수 있는 시대가 왔으니 이런 엄마들을 고용할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그는 일자리 분야에서는 정부에 과도하지 않은 개입을 주문했지만 금융 분야에서는 생각이 달랐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일어난 이유는 사회 각층에서 잘못된 행동(misbehaving)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큰 집을 사려고 대출을 늘린 집주인, 위험한 대출상품을 소개한 ‘모기지 브로커’와 이를 승인한 금융사 임원과 신용평가기관 모두가 잘못한 거죠. 그런데 지금 미 행정부는 전 정권이 만든 금융위기 예방책을 완화하려 합니다. 우린 후퇴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경영이 선택받는 시장 세일러 교수는 그의 최신작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에서 강조한 기업의 공정성(fairness)도 언급했다. “기업들은 긴 호흡으로 경영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공정한 이미지를 유지하는 데 애써야 합니다. 미국에서 허리케인 사태 때 홈디포와 월마트는 건축 자재를 피해 지역에서 저렴하게 팔았어요. 이건 정말 현명한 선택이었죠. 그 지역 사람들이 집 전체를 지을 자재를 사려 이 기업들을 다시 찾았고 기업들은 수익을 늘렸습니다.” 전통 경제학 관점에서 생각하면 허리케인이 닥쳐 건축 자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때 가격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전통 경제학이 믿는 ‘합리적 동물’이라면 이런 논리를 이해할 법하다. 하지만 소비자는 세일러 교수가 말하듯 합리적이지만은 않기에 허리케인 뒤 가격을 올린 기업에 ‘이런 탐욕스러운 것들 같으니’라며 등 돌린다. 그는 저서에서 합리적으로 행동했지만 공정한 이미지를 잃은 탓에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은 사례로 우버를 소개했다. 택시 수요가 폭증할 때 가격을 급등시키는 우버의 가격 정책은 경제학적으론 합리적이지만 비난을 받았다. 이에 세일러 교수는 소비자 반응과 수익 등을 고려해 “우버는 최고 요금을 정상가의 3배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소 뜬금없지만 그에게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한 견해도 물었다. 행동주의적으로 봤을 때 미국의 대북 전략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는 데 적합한지가 궁금했다. “미국과 북한 지도자들이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제대로 행동하고 있지 않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설전은 내가 보기에도 성공할 수 있는 정책이 아닙니다.” 그는 “우리가 현 상태에만 너무 안주하다가 북한 주민들이 폭발하는 건 아닐지 두렵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대북 기조를 비판했다. ‘불량 기업’ 임원 거래 주목하라 세일러 교수는 행동경제학적인 접근으로 투자에서도 성공했다. 그가 설립한 풀러&세일러 자산운용의 ‘언디스커버드 매니저스 비헤이비어럴 밸류펀드(undiscovered managers behavioral value fund)’는 2009년 3월 이후 약 512%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그에게 투자 비법을 물었다. “우리는 우선 일정 기간 동안 수익이 좋지 않은 주식에 주목해요. 일반 투자자들이 ‘불량 회사로구먼’이라고 인식하기에 충분한 시간 동안 수익을 못 본 회사들이죠. 이 회사 주식을 관찰하면서 고위 임원 같은 기업 내부자들이 주식을 사들이는 시점을 분수령으로 보고 투자를 합니다.” 그는 “투자할 때 ‘매몰비용’에 집착하지 말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손해 보고 있는 상품을 그간 들인 돈이 아깝다며 팔지 못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세일러 교수가 노벨경제학상을 받기까지는 주류 경제에 대한 끊임없는 의심과 도전이 있었다. 그런 그에게 ‘경제학과 심리학을 융합한 사고의 비결’을 물었다. “내가 경제학과 심리학을 융합했다고 설명하긴 어렵고요, ‘개방적 사고(open-minded)’가 비결이었다고 봅니다. 난 항상 ‘내가 왜 이런 방식으로 하고 있지’ 자문하고 ‘늘 이렇게 해왔으니까’라는 생각이 들면 다른 방법을 찾았습니다.” 비주류 경제학자로서 주류에 도전하는 비법도 언급했다. “내가 전통 경제학자들로부터 강한 저항을 받는 건 맞습니다. 이런 비판에 내가 대항하는 전략은 늙은 경제학자들 생각을 바꾸려 하기보다 젊은 경제학자들이 행동경제학에 더 흥미를 느끼도록 노력한 것이랍니다. 효과가 있다고 느끼고 있어요.”  ▼ 각국 ‘넛지 정책’ 열풍, “근거 없는 유행” 비판도 ▼ 2009년 ‘넛지’ 한국어판이 나온 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 소변기에 붙인 파리 스티커를 한국 화장실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용자들에게 파리를 ‘조준’하는 재미를 제공해 소변이 변기 밖으로 튀는 것을 막는다는 넛지 개념을 적용한 것이다. 횡단보도 교통사고로 고민하던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해 초등학교 주변 건널목 직전 인도 안쪽에 노란색 발자국을 그려 넣는 넛지 정책으로 사고를 크게 줄였다. 아이들이 길을 건너기 전 인도 안쪽으로 0.5∼1m 들어간 곳의 안전구역에 있도록 유도한 것이다. 세계 각국도 넛지 정책을 도입해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 골치 아픈 과제를 해결하는 효과를 봤다. 기업 탈세 문제로 고민하던 과테말라 정부는 탈세 기업과 개인들에게 보내는 경고 서한의 문구를 살짝 고쳤다. 세금을 안 내는 행위는 수동적인 게 아니라 능동적인 행동이며 성실한 납세자가 탈세자보다 많다는 사실을 강조했을 뿐이지만 탈세자는 줄었고 세수는 늘었다. 카타르 의료서비스기업 ‘하마드 메디컬’은 2014년 넛지 정책이 효과를 내려면 적절한 시기를 잡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공복 중에 받아야 하는 당뇨병 검사를 이슬람 금식 성월(聖月)인 라마단 기간에 실시했다. 그랬더니 고객 수가 늘었다. 고객들이 어차피 공복을 유지해야 하는 이 기간에 별 부담 없이 혈당을 확인하러 온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넛지가 충분한 근거가 없이 유행을 탄 이론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가 국민을 통제 대상으로 보게 하는 전체주의적 발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넛지 지지자들조차 관료들이 국민을 조종하고 무의식적으로 국민의 목소리를 왜곡할 위험이 있음을 인정한다”고 전했다.  :: 리처드 세일러 교수는? :: △1945년 미국 뉴저지주 출생△1967년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 경제학과 졸업△1974년 로체스터대 경제학 박사 학위 취득△1974∼78년 로체스터대 경영대학원 교수△1978∼95년 코넬대 경영대학원 교수△1995년∼현재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2015년 미국경제학회장△201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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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찾은 난민 3만명 넘었다

    지난달 25일 프로복싱 웰터급(66.68kg 이하) 경기에서 한국을 대표해 일본 바바 가즈히로(25)에게 3라운드 2분 54초 만에 KO승을 거둔 ‘난민 복서’ 이흑산(본명 압둘라예 아산·34·춘천아트 소속). 2015년 말 난민 지위를 신청한 그는 약 2년 만인 올해 7월 난민 지위를 얻었다. 지금도 각국에서 모여든 9000여 명이 난민 지위를 기다리고 있는 것에 비하면 그는 운이 좋은 편이다. 하지만 기본적 인권을 찾아 국경을 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폴 비야 대통령(84)이 35년간 철권통치를 하고 있는 아프리카 카메룬의 수도 야운데. 이곳에서 부모 없이 할머니와 함께 살던 20세 청년은 2002년 군에 복싱 선수로 입대했다. 열여섯에 학교를 그만두고 킥복싱과 장사로 근근이 살아온 그에게 동네 형들은 “군에서 복싱을 하면 월급에 집까지 준다”고 했다. 하지만 청년은 군에서 복서가 아닌 노예로 살았다. 월급과 집을 주기는커녕 상습적인 구타에 시달렸다. 가족을 먹여 살리려 탈영을 시도했다 잡혀오면 모진 몽둥이질이 돌아왔다. 2015년 10월 자유의 기회가 찾아왔다. 경북 문경시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출전했다. 한국이라면 카메룬 군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경기를 마친 날 오후, 코치들이 다른 경기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그는 동료 한 명과 경기 수당만 주머니에 쑤셔 넣고 조용히 숙소를 빠져나왔다. 시내로 무작정 달리며 할머니와 어린 딸이 어른거렸지만 ‘가족을 살리려면 떠나야 한다’며 이를 악물었다. 그는 길 가던 남성에게 짧은 영어로 무작정 ‘서울 가는 길’을 물었다. 두 청년이 버스로 서울에 닿았을 땐 깊은 밤이었다. 그는 곧바로 당국에 난민 신청을 했지만 송환될 때 박해받을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그는 “난민으로 인정받으려면 민감한 내용을 상세히 설명해야 하는데 당시 통역을 도와줄 사람이 부족했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이어 “복싱으로 한국은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챔피언이 되어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게 나의 꿈”이라고 말했다. 이흑산처럼 한국 문을 두드리는 난민 신청 누적 인원이 지난달 말 3만 명을 돌파했다. 법무부는 5년 내 1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한다. 하지만 난민 인정 누적 인원은 767명에 불과하다. 난민은 어느새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지만 이들을 보호할 국내법과 심사제도는 아직 과거형이다. 생사를 걸고 찾아온 ‘진짜 난민’은 제대로 구제하고 ‘가짜 난민’은 제대로 걸러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 부실 심사-처리 지연-인권무시… 우울증에 자살충동까지 ▼서울 강남구의 한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는 30대 청년 사다르 씨는 카슈미르 독립운동가였다. 인도 서북부의 카슈미르는 인도를 점령했던 영국이 1947년 철수하면서 인도와 파키스탄에 의해 두 동강 났다. 1945년 광복 뒤 미국과 소련에 양분됐던 한반도를 닮았다. 조국의 소녀들이 점령군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납치되는 참혹함을 보며 사다르 씨는 독립 투쟁을 결심했다. 당에 가입한 그는 언론에 자유를 요구하는 글을 싣고 반정부 집회를 주도했다. 그러던 2014년 파키스탄 경찰은 수배령을 내렸다. 동료들이 줄줄이 처형되자 그는 도피를 결심했다. 부랴부랴 가짜 여권을 들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렇게 날아온 곳이 인천이다. “한국으로 오게 돼 다행이에요. 우리와 역사가 비슷하잖아요. 제 아픔에 공감해 주는 친구들이 많아요.” 사다르 씨처럼 모국의 독립, 독재 정권에 대한 항거, 내전 등의 핍박을 피해 외국으로 도피하는 이주민을 난민이라고 부른다. 한국은 2013년 시행된 난민법에 따라 심사를 거쳐 송환 시 위협이 명확한 이들에게 난민 지위를 준다.○ 심사관 전문성 부족으로 ‘진짜 난민’ 누락 죽음의 위협을 피해 한국에 들어온 난민들은 심사 절차의 전문성이 부족하거나 통역 오류가 생기는 등 여러 허점으로 정식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할 때가 많다. 사다르 씨도 마찬가지였다. 사다르 씨에게 인천은 그저 환승지일 뿐이었다. 동지들이 사는 호주행 비행기를 타기 10분 전,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이 그를 막아섰다. ‘가짜 여권’ 때문이었다. “난 호주에서 난민 신청을 할 겁니다. 여기서라도 난민 신청을 하게 변호사를 불러주세요.” 그는 영어로 목청 터져라 외쳤지만 허공에만 울렸다. 결국 한 외국인보호소에 갇혔다. “제네바 난민협약은 가짜 여권을 쓰더라도 난민으로서 생존을 위한 것이라면 불법으로 보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어요. 나 같은 사람에게 가짜 여권을 문제 삼는 게 말이 됩니까.” 난민 신청서를 받는 일도 하늘의 별 따기였다. 보호소 직원에게 번번이 “신청서를 받아도 쫓겨날 수밖에 없다”는 거친 말만 들었다. 직원에게 소란을 피우고 나서야 난민 신청서를 손에 쥐었다. 신청서와 함께 1600여 쪽의 증빙 자료를 제출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기각. 그가 받는 위협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가 덧붙었다. 이의신청, 행정소송으로도 퇴짜를 맞자 그는 우울증과 자살 충동에 시달렸다. ‘난민 신청-이의신청-행정소송’이란 지난한 과정을 2번 반복한 끝에 지난해 난민 지위를 받았다. 사다르 씨는 “1차 심사가 제대로 이뤄졌으면 난 2년 가까운 세월을 날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의신청과 행정소송은 최근 4년 새 각각 11배, 21배로 급증했다.○ 길고 긴 난민 심사 기간에 끼니 걱정 ‘우리가 너와 네 아들을 죽이고 말 거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살던 싱글맘 옥사나 씨(40)는 이런 협박 e메일에 시달렸다. 두 살배기 아프리카계 혼혈 아들을 혐오하는 이들의 글이었다. 안 그래도 고향 소도시에서 인종차별이 심해 이사를 왔던 터였다. 2008년 겨울 모자가 살던 고향 집에 누군가 불을 질렀다. 길 가던 학생들은 ‘니그로(흑인을 비하해 부르는 말)랑 잔 년’이란 욕설을 던졌다. 모자는 차별을 피해 가까운 핀란드, 영국 등을 전전하다가 2014년 말 한국에 여행을 왔다. 여행 이틀째 되던 날 아들은 갑자기 “엄마, 우리 여기에서 살자”라고 말했다. “아들이 지하철에서 한 한국인 할머니한테 ‘이쁘게 생겼다’는 말을 듣고선 놀랐대요. ‘똥’, ‘원숭이’라고만 불렸는데. 그렇게 한국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옥사나 씨는 2015년 7월 난민 신청을 했지만 인터뷰는 12월 중순이 돼서야 잡혔다. 4시간 동안의 인터뷰만 마친 채 다음 달 ‘기각’ 통지서를 받았다. 바로 이의신청을 했지만 승인 결정은 8개월 뒤에야 나왔다. “난민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미래를 계획할 수가 없었어요. 이사를 갈지 말지, 취직은 도대체 언제 할 수 있을지 답답하기만 했죠.” 2014년 종족 간 분쟁으로 한국으로 도피 온 예멘 공무원 A 씨는 난민 심사 과정에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종족 간 분쟁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는 진술이 번역본에 ‘원수를 져서 돌아갈 수 없다’고 돌변해 있었다. ‘조국이 언제든 안정만 된다면 내년이라도 돌아가고 싶다’는 막연한 진술은 ‘내년에 조국으로 돌아가겠다’는 결의에 찬 말로 오역됐다.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 그는 결국 지난해 한국에서 강제 추방됐다. 전문가들은 난민 심사가 부실한 이유를 인력과 전문성이 모두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일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는 “1차 심사의 질을 높이는 게 관건”이라며 “정부가 독립된 난민심판원이 처음부터 심사하게 하고 직원들을 지속적으로 훈련해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난민 관련 정보를 조사하는 ‘국가정황정보’ 인력이 확충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난민인데 난민이 아닌 ‘인도적 체류자’ 한국에는 특수하게 서류상 난민 지위를 얻진 못하지만 난민과 비슷하게 체류 및 취업 기회를 얻는 ‘인도적 체류자’ 제도가 있다. 시리아 내전 피란민들이 이 지위를 받는다. 문제는 이들은 정식 난민이 아니어서 건강보험 등 기본 혜택을 못 받는다는 점이다. 경북에 사는 20대 시리아인 누르 씨는 시리아 알레포에서 전쟁을 피해 두 달마다 집을 옮겨 다니는 부모와 형제들을 생각하면 어떻게든 돈을 벌고 싶다. 하지만 인도적 체류자에게 주어지는 임시비자(G1 비자)를 본 회사 사장들은 일을 주지 않는다. 취업이 불가능하다고 오해하기 때문이다. “한국말도 영어도 서툴러서 일 구하기가 정말 힘들어요. 정식 난민은 아니지만 한국어를 배울 기회라도 주셨으면 좋겠어요.” 인권단체들은 인도적 체류자에게 취업, 건강보험 등 기본 혜택을 명시해 달라고 주장한다. 인도적 체류자의 애매한 지위를 해결하려면 난민법을 아예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건수 강원대 교수는 “인도적 체류자에게 난민법에서 정하지 않은 혜택을 주기 힘들다. 사회적 토론을 거쳐 난민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조은아 achim@donga.com·위은지 기자}

    • 2017-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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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12월 기준금리 인상 강력 시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 지명자(사진)가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올해와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도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28일 AP통신에 따르면 파월 지명자는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최종 결정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이뤄진다”고 말하면서도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근거들이 모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현 1.00∼1.25%에서 1.25∼1.50%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달 금리가 오르면 올해 3번째 인상이다. 연준 위원들은 내년에도 3번은 인상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 달 금리 인상의 근거로 미국의 경기 호조를 꼽는다. 파월 지명자는 이날 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올해 2.5%, 내년 2.0∼2.5%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개선된 수치다. 파월 지명자는 취임 뒤 점진적 금리 인상을 꾀하는 재닛 옐런 현 의장의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인준 청문회를 위해 상원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도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되고 연준 대차대조표의 자산은 점차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계획에 대해 “3, 4년에 걸쳐 연준 보유자산 4조5000억 달러(약 4860조 원)를 2조5000억∼3조 달러가량으로 줄이는 게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연준이 매입하는 자산 규모를 줄이면 그만큼 시장에 돈이 덜 풀리게 된다. 시중의 유동성을 줄이면 장기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는 효과를 낸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공격적으로 자산을 사들이고 돈을 찍어 내던 연준은 최근 돈줄을 서서히 조이고 있다. 금융규제에 대해 파월 지명자는 “전반적으로 금융 시스템은 꽤 탄탄하고 금융규제는 충분히 강하다. 소형 은행의 부담을 덜어주도록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월가가 원하는 방향으로 발언한 것이다. 하지만 파월 지명자는 행정부로부터 독립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파월 지명자는 상원 전체회의 인준 표결을 거쳐 내년 2월 취임할 예정이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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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임誌 3조원에 팔렸다

    미국 미디어그룹 메레디스 코퍼레이션이 95년 역사의 시사주간지 ‘타임’을 28억 달러(약 3조520억 원)에 인수한다. 26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메레디스는 이날 타임의 모든 지분을 주당 18.50달러에 현금으로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타임의 만성적인 부채도 함께 인수하며 인수 절차는 내년 1분기(1∼3월) 안에 마무리하기로 했다. 메레디스는 ‘패밀리 서클’ ‘베터 홈스 앤드 가든’ 등 월간 잡지를 발행하고 있다. 메레디스의 타임 인수에는 미국 10대 부자로 꼽히는 석유 재벌 찰스·데이비드 코크 형제의 투자가 큰 역할을 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들은 6억5000만 달러(약 7085억 원)를 투자했다. 코크 형제는 재산을 대학, 비영리단체, 싱크탱크 등에 투자하며 보수 진영을 지지하려 애쓰고 있다. 이들은 메레디스 편집 및 경영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일각에서는 타임을 비롯한 매체의 보수 색채가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코크 형제의 한 지인은 NYT에 “코크 형제는 어떻게든 미디어 자산을 활용해 보수주의라는 자신의 브랜드를 증진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NYT는 “코크 형제는 자기 기업의 소비자 개인정보와 언론의 소비자 데이터를 결합한 유권자 정보를 무기로 삼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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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리 英왕손, 美여배우와 약혼… 내년 봄에 결혼

    영국 왕실은 해리 왕손(33)과 미국 영화배우 메건 마클(36)이 이달 초 약혼했으며 내년 봄에 결혼할 예정이라고 27일(현지 시간) 공식 발표했다. 왕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해리 왕손이 마클 씨와 약혼했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왕실은 두 사람이 이달 초 약혼한 뒤 해리 왕손의 할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만났다고 전했다. 해리 왕손도 마클의 부모로부터 축복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찰스 왕세자와 고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둘째 아들인 해리 왕손은 아버지, 형인 윌리엄 왕세손과 조카 두 명에 이어 영국 왕위 계승 5번째 순위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왕실은 (첫째 아들 윌리엄 왕세손의 부인인) 캐서린 세손빈이 셋째 아이를 출산하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대사를 치르기 위해 3월경 결혼식을 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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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조폭 놀이터 된 페이스북과 유튜브

    일리노이주 시카고, 델라웨어주 윌밍턴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미디어가 범죄를 촉발하는 도구로 악용되고 있어 수사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셜미디어가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특성 때문에 분노한 세력이나 범죄 조직의 범행을 촉진하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윌밍턴이나 텍사스주 댈러스에서는 조직폭력배들이 경쟁 조직을 자극하고 선동하는 도구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한다. 댈러스 경찰은 올해 초 소셜미디어에서 폭력단체들이 서로 언쟁을 벌이다가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에 “한번 붙어보자”며 결투 장소를 올린 증거를 발견했다. 뉴욕,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3대 도시로 꼽히는 시카고는 ‘소셜미디어발(發) 범죄’가 만연한 도시가 됐다. 시카고 경찰청은 “소셜미디어에서 불거진 분쟁 중 정말 많은 사건이 총격전으로 끝난다”고 WSJ에 설명했다. 시카고 폭력조직들은 페이스북 라이브나 유튜브에 상대 조직을 비방하는 ‘디스 랩’을 현란하게 부르며 총을 휘두르는 영상을 올린다. 시민단체 선샤인 가스펠 미니스트리스의 도널 윌리엄스 씨는 “폭력에 가담한 래퍼들은 경쟁 조직원의 유해를 태웠다는 식으로 자극적인 랩을 불러 승리를 뽐내고 이에 피해를 입은 조직은 복수에 나서며 범죄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소셜미디어 기업들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페이스북은 WSJ에 앞으로 분노 발언 등을 관리할 보안 담당 인력을 현재 1만 명에서 앞으로 2만 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4일 ‘소셜미디어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가’라는 커버스토리에서 “소셜미디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보를 정확하고 손쉽게 전달해 정치 수준을 한 단계 높일 것으로 기대됐지만 오히려 유해 정보라는 ‘독’을 확산시켰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미국 대선(지난해 11월) 전후인 2015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사용자 1억4600만 명이 러시아가 만든 잘못된 정보를 접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구글의 유튜브는 영상 1108건이, 트위터는 계정 3만6746개가 러시아의 잘못된 콘텐츠와 연계됐다고 인정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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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 등 4국, 카타르 연계 테러분자 11명 지정

    올해 6월 카타르와 단교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이집트 등 4개국은 23일 카타르의 지원을 받아 테러에 가담했다며 개인 11명과 단체 2곳을 테러분자 및 단체로 지정했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은 카타르 정부의 지원을 받아 테러리스트들에게 여권을 발급하고 테러 단체가 위장할 수 있도록 자선단체로 지정한 혐의로 개인 11명을 테러분자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테러분자는 걸프 지역에서 입국이 금지되고 자산 동결, 금융 거래 제한 등의 제재를 받는다. 카타르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국제무슬림학자연맹(IUMS)과 국제이슬람위원회(IIC) 등 종교학술단체 2곳도 테러 조직에 추가됐다. IUMS는 이슬람주의 정파 무슬림형제단의 영적 지도자 유수프 알 까라다위가 카타르로 근거지를 옮긴 뒤 2004년 설립했다. 4개국은 까라다위가 카타르의 지원하에 자선단체로 위장한 조직을 설립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양성했다고 밝혔다. 한편 사우디로 발사된 예멘 후티 반군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배후를 밝히기 위한 미국의 움직임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22일 백악관이 탄도미사일 배후가 이란임을 증명하기 위해 정보기관에 관련 기밀 정보를 공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정보당국이 공개한 사진을 바탕으로 이번 미사일 잔해가 이란제 단거리 미사일 ‘키암’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엔 전문가 회의는 보고서를 통해 이 미사일이 키암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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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란디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 “탈북민 송환땐 목숨 위험, 中과 소통 노력”

    “탈북 난민은 절대 강제 송환돼선 안 됩니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60)는 22일 서울 중구 UNHCR 한국대표부에서 방한 기자회견을 갖고 “탈북자들이 송환되는 과정에서 인권 침해를 당할까 봐 많이 걱정된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북한에서 온 난민이나 난민 신청자는 북송되면 목숨이 위태로우니 송환을 금지해야 한다고 모든 국가에 강조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UNHCR는 인종, 종교 또는 정치·사상적 차이로 인한 박해를 피해 탈출하는 난민이나 실향민, 무국적자를 지원하는 유엔 산하 기구다. 그란디 대표는 탈북 난민 지원을 비롯한 난민 정책을 한국 정부와 협의하기 위해 방한했다.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으로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 사무총장, 유엔 사무총장 아프가니스탄 담당 특별대표 등을 역임한 국제협력 전문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UNHCR 최고대표를 거친 바 있다. 그란디 대표는 최근 탈북민을 송환한 중국 정부에 대해선 힘쓸 수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탈북 난민 소식이 생길 때마다 중국 정부와 계속 소통하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중국과 북한 경계 지역에 대한 접근권이 없고 유엔 회원국이 원치 않는 일에 개입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UNHCR는 그란디 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한국 법무부와 난민 심사 전문성 강화를 위해 공조할 예정이다. 그는 “한국의 난민 인정 절차는 개선될 여지가 있다”며 “난민 인정 심사는 신청자의 생명이 걸린 일이라 ‘의료시술’을 하듯 정확하고 정밀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란디 대표는 국내에서 특히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해 문제가 된 미등록(불법 체류) 이주아동의 인권도 언급했다. 그는 “사람의 지위가 어떻든 모든 사람은 국적이나 출생을 신고할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며 “UNHCR는 불법 체류자를 보호 대상으로 삼진 않지만 (그들이 타국에서 낳은) 국적 없는 아동들은 보호하려 힘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이주민을 배척하려는 목소리가 강하지만 UNHCR 한국대표부의 모금 결과는 한국인들의 인류애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UNHCR에 한국 정부가 2000만∼2500만 달러를 지원했고, 한국의 민간 기부자들도 3600만 달러를 주셨습니다. 한국인들의 자애로움에 감사드립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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