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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침과 연평해전, 연평포격전 등 서해 3대 교전 희생자 묘역을 참배객들이 불편함 없이 추모하는 모습을 보니 얼마나 뿌듯한지 모릅니다.”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53)은 5주기 추모식을 하루 앞둔 22일 오후 현충원 내 연평포격전 전사자 묘역을 찾았다. 유족 내부 의견 불일치, 현충원 내부 원칙 등으로 난관이 적지 않았던 이들 3개 묘역 이장 및 합동묘역 조성 과정을 떠올렸다. 현충원 내 11만6000명의 순국선열 묘소 가운데 최근 조성된 합동묘역은 가장 생생한 보훈 및 안보 교육장이 되고 있다. 권 원장은 2010년 4월 29일 천안함 46용사와 이창기 준위, 한주호 준위의 합동안장을 주선했다. 9월 21일 제2연평해전 전사자 6명의 합동묘역을 조성했고 지난달 16일 연평포격전 희생 장병 2명의 묘소를 그 곁으로 이전했다. 사병과 장교 묘역이 구분돼 있고 이장을 하지 않는 등의 내부 원칙, 일부 유족의 의견 차이 등으로 쉽지 않았다. 영화 ‘연평해전’으로 당시 전사자에 대한 추모 열기가 높아가던 7월 7일 동아일보에 ‘함께 잠든 천안함 46용사…뿔뿔이 흩어진 연평해전 6용사’라는 기사가 나오자 권 원장의 고심은 깊어졌다. 영화를 보고 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을 찾았더니 참배하기가 불편했다는 독자들의 호소가 반영된 기사였다. 권 원장은 결국 국민 여론과 유족의 바람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판단하고 이전 추진에 나섰다. “현충원과 결혼했다”고 고백하는 권 원장의 현충원 애정은 그야말로 남다르다. 그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직무대리 한 번을 포함해 세 번이나 대전현충원장을 지냈다. 대전보훈청장 등 국가보훈처 산하의 다른 기관에 있을 때에도 주말에는 물론이고 평일 퇴근 후에 현충원을 찾아 산책을 하거나 개선점을 찾아내 직원들에게 전달하곤 했다. 현충원에 근무하지 않는 기간에 찾은 횟수만 1500번을 넘는다고 한다. 그는 2010년 11월 28일 전국 현충시설 가운데 처음으로 ‘일일 합동안장식’을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토, 일요일에는 개별안장을 해야 했다. “주말에 합동안장식을 해 달라는 민원은 있었지만 얼마든 회피가 가능했어요. 최소한 직원 5명과 5억 원의 경비가 더 드는 일이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호국영령과 유족들을 이렇게 쓸쓸하게 보내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권 원장은 합동안장식을 위해 자신의 주말을 기꺼이 반납했고 주말 근무를 하는 직원들에게 조금 더 일거리를 맡아 달라고 당부해 별도 예산을 들이지 않고 이를 지속하고 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와중이던 올해 6월에도 권 원장은 “메르스를 감안해 합동안장식을 잠시 중단하자는 의견이 있지만 천재지변이 아니라면 보훈정신을 멈춰 세울 수 없다”며 합동안장식을 강행했다. 그는 “안장식은 현충원장 업무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중요하다”며 “매일 안장식을 하지만 식이 열리기 전에는 화장실을 여러 번 다녀올 정도로 긴장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대전현충원 준공 30주년 기념일인 13일 권 원장은 8년간의 공사 끝에 산책과 보훈교육을 위한 8.2km의 ‘보훈둘레길’을 현충원 내에 완공해 묘역을 공원처럼 바꾸었다. 권 원장은 “국민이 공감하는 서해 3대 교전 묘역을 조성한 것은 보훈공무원으로서 평생 잊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영국에선 이민자가 행정기관에 민원이 있을 경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클릭하면 내비게이션이 가는 길을 상세히 알려준다. 가는 도중 이정표를 비롯해 내용이 궁금한 표지판을 발견해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으면 바로 모국어로 번역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목적지에 가면 위치 정보가 가동돼 해당 기관에 대한 정보를 알려 준다. 담당자와 나눌 가상의 영어 대화 내용도 제공받을 수 있다. 유럽연합이 이민자를 위해 개발한 종합적인 사회통합 교육 및 서비스인 ‘마젤토브 프로젝트(www.maseltov.eu/)’의 적용 사례다. 이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알려진 영국 오픈 대학의 아그네스 쿠쿨스카 흄 교수는 최근 배재대에서 열린 ‘GloCALL 2015 국제학술대회’에서 이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그는 “마젤토브는 모바일 러닝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기반으로 모바일 포털 시스템을 구축해 문화와 언어, 각종 생활 정보 등을 이민자들에게 지원하는 대형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이민자들이 겪는 많은 문제는 근본적으로 언어 장벽에 있다고 보고 이민자들이 쓰는 12가지 언어를 매개로 길 찾기와 응급 상황, 고용, 교육, 거주, 사회관계 등 각종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원한다. 그뿐만 아니라 게임 등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영어에 빨리 적응하도록 한다. 영국에서 우선 적용한 뒤 유럽의 다른 나라 언어로도 서비스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배재대 TESOL영어학과 조영우 교수는 “새롭고 다각적인 학습 유형이 고려돼 있어 이민자에게 유용한 시스템이다. 다문화사회와 국제화 사회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벤치마킹해 도입을 검토해 볼 만하다”라고 말했다. 20개국 400여 명의 언어 학습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멀티미디어언어교육학회(회장 이창인 배재대 교수) 주최로 열린 이번 세미나는 언어 학습이 마젤토브 프로젝트처럼 점차 컴퓨터 기반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 줬다. 캐나다 퀘벡대 토머스 코브 교수는 지난 20년간 구축해 온 빅데이터 기반 언어 학습 분석 프로그램(www.lextutor.ca)을 소개했다. 그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자신의 어휘 수준을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측정해 볼 수 있다. 배재대 TESOL영어학과 박사과정의 몽골 유학생 게렐투야 뭉호치르 씨와 이창인 교수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컴퓨터 기반의 영어 말하기와 쓰기에서 한국인들은 주어와 동사의 일치, 단·복수 일치, 현재분사 및 과거분사 사용 등 가장 기본적인 부분에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적은 돈이지만 썩지 않는 신선한 곳에 두고 갑니다. 훌륭한 인재들이 대한민국을 세계로 뻗어 나가도록 만드는 데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16일 대전 유성구 KAIST 본관 회의실에 허름한 옷차림의 노부부가 들어왔다. 회의실 한쪽 벽에는 ‘이승웅 조정자 부부 발전기금 약정식’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부부는 강성모 총장에게 상가 등 75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탁했다. 두 사람은 시종 밝은 표정이었다. 강 총장은 “두 분의 뜻을 받들어 세계 최고의 인재를 양성하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부부는 점퍼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평소 주변에 소문난 구두쇠였다. 조정자 씨(72)가 이날 행사장에 신고 온 양말은 시장에서 파는 1000원에 두 켤레짜리였다. 그마저도 여기저기 꿰맨 자국이 있었다. “지금 신고 있는 운동화는 6년 전에 사서 그동안 밑창이 떨어져 8번 접착제로 붙였는데 너무 멀쩡해요.” 남편도 뒤지지 않았다. 이승웅 씨(74)는 “젊은 시절 친구들과 소주 한잔 하고 싶어도 그 돈으로 고기 한 근 사 가면 식구들 모두 잘 먹을 수 있겠다며 지나쳤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지금도 5000원이 넘는 밥은 사 먹지 않는다고 했다. 학교 측은 “두 분의 집을 방문했을 때 운동화가 너무 낡은 것을 발견해 치수를 알아 두었다”며 이날 두 사람에게 운동화 한 켤레씩을 선물했다. 부부는 2003년 결혼할 때 각자 거액의 재산을 갖고 있었다. 재혼으로 2남 1녀를 둔 이 씨는 빵 배달과 구멍가게 운영 등 온갖 궂은일을 하면서 악착같이 돈을 모아 부동산을 매입했다. 초혼인 조 씨는 외동딸이어서 부모로부터 많은 재산을 물려받아 부동산을 매입했는데 그때마다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한다. 두 사람은 결혼 당시 돈을 자식에게 물려주기보다는 의미 있는 곳에 쓰자고 약속했다. 하지만 어디에 어떻게 기부할지를 놓고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종종 다투기도 했다. 가난했던 과거를 기억하는 이 씨는 소년소녀가장이나 양로원 등 당장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나눠 주자고 했다. 하지만 조 씨는 “가난은 나라도 못 막는다. 당장 배를 채워 주는 것은 의미가 없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는 좋은 머리를 키우는 데 써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아내 조 씨가 이겼다. 이 씨는 “아내에게 결국 백기를 들었다. 아무 연고도 없지만 KAIST가 과학기술 인재를 잘 양성해 줄 것으로 믿고 기탁했다”고 말했다. 조 씨는 “세계무대에서 대한민국을 빛내는 인재들을 매스컴에서 보면 환호를 지르면서 내 자식처럼 여겼다”며 “이제 나도 우수한 손자손녀(KAIST 학생들)를 갖게 됐다”며 기뻐했다. 그는 “돈 많은 분들은 자식한테 너무 집착하지 마세요. 의미 있게 돈을 쓰길 바랍니다. 그로 인해 이런 풍조가 널리 확산되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이번 방학부터 시작할 치매 노인을 위한 봉사활동이 기대돼요.” 충남 천안의 업성고 의료봉사 동아리 ‘F.E.N’의 회원 8명의 말이다. 이들은 치매서포터스 자격증을 획득해 올해 겨울방학부터 치매 노인 돕기 봉사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순천향대 작업치료학과 신경인지재활연구실 1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동아리 ‘새싹이들’과의 멘토링 과정에서 이처럼 자격증도 취득하고 봉사활동의 기회도 얻었다. 신경인지재활연구실은 벌써 올해에만 F.E.N에 대해 5번 멘토링을 했다. 지난달 31일의 3회 멘토링에서는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 ‘지역사회 치매 환자에 대한 태도와 도움을 주는 방법’ 등을 가르쳐 줬다. 작업치료학과 이성아 교수는 “노인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치매 환자에게 자원봉사 활동을 할 때 낙상을 예방하도록 하는 휠체어 바로 알기에 대한 강의도 했다”며 “환자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휠체어 환자가 겪는 장애 체험을 토대로 멘토링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새싹이들 동아리 회원들은 도구를 활용하거나 다양한 교재와 자료를 토대로 F.E.N 회원들의 실습 체험활동을 도왔다. F.E.N의 양희상 군(2학년)은 “취약계층 의료서비스 개선 방안 모색 등을 주제로 활동해 왔지만 보건 의료라는 전문 분야를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새싹이들의 도움을 받기 시작했다”며 “멘토링을 받으면서 개인적으로는 치매 치료제 연구개발 분야로 진로를 확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순천향대 이정규 홍보팀장은 “2011년 시작한 ‘순천향대 고교 동아리 멘토링 프로그램’이 고교생들의 사회봉사와 진로 설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순천향대는 현재 서울 대진고, 충남 합덕여고 등 11개 고교와 손잡고 11개 학과에서 멘토링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보령댐을 통해 생활용수로 공급하기에는 금강 하류(부여)의 수질 오염도가 너무 심하다는 환경단체 등의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충남도와 한국수자원공사가 구체적인 정화 계획을 내놨다. 충남도는 5일 기자회견을 열어 도수관로를 통해 부여에서 보령댐으로 공급할 금강 물이 5단계의 정화 처리 과정을 거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계획에 따르면 금강∼보령댐 도수관로에 총 46억 원을 투입해 5단계의 전처리시설을 설치한다. 우선 백제대교 인근 취수 예정지에 녹조 차단막을 설치해 절반 이상의 녹조를 걸러낼 계획이다. 또 녹초 차단막과 취수구 사이에 여과시설로 디스크 필터를 장착해 물속의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농도를 20∼30% 낮추고 부유물질(SS)도 50%가량 걸러내기로 했다. 보령댐 상류인 부여군 외산면 반교리 반교천 도수관로 끝부분에는 물을 떨어뜨려 거품 등을 일으킴으로써 질산성질소(NO3-N) 5∼10%를 저감할 수 있는 장치인 ‘폭기’를 설치한다. 또 다른 여과 시설인 ‘세라믹여재’도 설치해 역시 질산성질소 30%가량을 잡아낼 방침이다. 반교천 상류에 300m 규모의 습지를 조성해 자연정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도는 전처리시설을 모두 거치게 되면, 보령댐 상류에 유입되는 금강 물의 수질은 L당 BOD 1.7mg, 총유기탄소(TOC) 1.6mg, 총인(T-P) 0.019mg, m³당 클로로필에이(Chl-a·녹조) 8.3mg 등 ‘좋음(Ⅰb)’ 등급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금강 취수 예정지인 백제보 하류 6km 지점인 부여군 규암면 수북정 인근 물의 BOD는 L당 2.9mg으로 ‘약간 좋음(Ⅱ)’ 등급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현재의 이 물도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정도”라며 “금강 물이 합해진 보령댐 원수는 취수탑을 통해 취수된 뒤 정수장으로 보내져 보다 강화된 최종 정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령댐 물의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L당 3.0mg으로 ‘좋음(Ⅰb)’ 등급이다. 금강물은 하천수이고 보령댐은 호소(湖沼)수 기준이어서 측정 기준치는 다소 다르다. 충남도 관계자는 “보령댐에 공급될 금강 물의 수질에 대한 우려가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으나, 이번 전처리시설을 통해 물이 공급되면 수질 문제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러나 혹시 나타날 수 있는 수질 문제에 대비해 도수로 설치 전후 금강유역환경청과 도 보건환경연구원 등과 지속적으로 수질 및 수환경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하루 11만5000t의 물을 금강에서 보령댐으로 공급하기 위해 직경 1100mm의 관로를 보령댐까지 21km에 걸쳐 설치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8%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지난 10년간 학기 중이면 충남대 인문대 문원강당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인문대가 단 한번도 거르지 않고 격주로 인문학 강의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충남대의 인문학 강의는 인문학을 통해 시민과 대학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05년 시작된 충남대의 ‘대전인문학포럼’이 10일로 10주년을 맞았다. 처음 시작할 당시만 해도 인문학 열풍이 거세지 않았지만 ‘매 학기 격주 화요일 오후 2시 문원강당’, ‘무료 인문학 시민강좌’라는 원칙은 한번도 무너지지 않았다. 120회가 진행되는 동안 철학자와 역사학자, 문학가, 과학자는 물론 대중문화인 등이 연단에 섰다. 고은, 황석영, 도종환, 김지하, 김훈, 박노자, 최재천, 한홍구, 백낙청, 김교빈, 이적(가수), 이충렬(영화 ‘워낭소리’ 감독), 김갑수(배우), 다와타 신이치로(일본 히로시마대 교수) 등 국내외의 쟁쟁한 연사들이 그 면면이다. 인문대는 2006년 이 연사들의 강연 원고를 모아 ‘인문학의 현재와 미래’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충남대 인문학 포럼은 학내 구성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개방해 항상 만석을 이뤘다. 120회에 이르는 동안 문원강당 180석은 항상 빼곡히 들어찼다. 포럼 관계자는 “강당 내의 계단에 앉거나 그마저 넘쳐 강당 밖에서 모니터를 보며 꼼꼼히 메모하는 청중도 자주 볼 수 있었다. 서울과 부산 등 타지의 인문학 마니아도 적지 않게 찾아왔다”고 말했다. 10일 오후 2시 열린 제120회 강의는 서울시립대 정재정 교수가 맡았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일의 공동 진화’를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과 함께 인문학포럼 10주년 기념행사도 열렸다. 포럼은 24일 성귀수 시인의 프랑스 추리소설을 통해 본 ‘추리소설과 상상력’을 마지막으로 올해 강연 일정을 마무리한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고 서정우 하사 등 2010년 연평포격전 전사자 2명의 묘역이 연평해전 6용사의 합동 묘역 바로 옆으로 옮겨진다. 이로써 연평해전과 포격전 희생자 8명을 한자리에서 추모할 수 있게 됐다. 국가보훈처와 국립대전현충원은 현재 사병 3묘역에 있는 서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묘지를 새롭게 장사병 묘역(413 묘판) 바로 옆으로 16일 옮겨 추모식을 거행한다고 9일 밝혔다. 추모식은 23일 서울 전쟁기념관에서 열릴 예정인 연평포격전 제5주기 기념식과는 별도로 열린다. 연평포격전 희생자 묘역은 연평해전 희생자 묘역과 똑같이 펜스를 둘러 별도의 공간을 조성한다. 서 하사는 2010년 11월 23일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했을 당시 휴가를 포기하고 연평도 선착장에서 부대로 복귀하다가 전사했다. 또 문 일병은 포격을 준비하기 위해 제일 먼저 뛰어나오다 전사했다. 권율정 대전현충원장은 “이로써 천안함 폭침과 연평해전, 연평포격전 등 3대 교전 희생자 묘역을 참배객이 불편함 없이 추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서 하사의 어머니 김오복 씨는 “북한의 연평도포격 도발은 6·25 후 민간인이 사는 대한민국 영토에 무차별 포격을 가한 제2의 전쟁이었다”며 “이런 위기의 순간에 군인정신을 발휘한 두 사람의 묘역을 많은 참배객이 찾아 안보의 소중함을 각인시킬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 서부 7개 시군이 가뭄으로 제한급수 한 달을 맞은 가운데 도내 15개 시군의회가 가뭄지역에 대해 특별재난지역 지정 등 특단의 대책을 세울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시군의회 의원들은 예산군 리솜스파캐슬에서 열린 의정연수에서 ‘충남 서부권 가뭄지역 특별재난지역 선포 건의문’을 채택했다고 8일 밝혔다. 의원들은 건의문에서 “충남 서부권은 극심한 가뭄으로 저수지와 하천이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이며, 생활용수 부족으로 인한 제한급수는 물론 농작물의 피해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정부는 충남 서부권 8개 시·군 피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노후상수관로 개선사업비를 전액 국비지원해 달라”며 “금강에서 보령댐까지 도수로를 조속히 설치하고 생활 및 농업용수 대체수원 개발 등 가뭄 극복을 위한 범정부적인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주말에 가을비가 가뭄지역의 대지를 적시긴 했지만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한 강수량이었다. 제한급수가 계속되면서 대전시와 서울시가 병물을 공급해주는 온정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주민들의 불편함은 점차 커지고 있다. 주민들에게 물을 담아둘 수 있는 대용량 양동이는 필수품이 됐다. 충남도가 자율적인 제한급수를 시행한 결과 일부 시군만 20% 절수 목표치에 가까이 접근해 시군 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자율적 제한 급수가 실패할 경우 강제 제한 급수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시군에 물을 더 줄여달라고 독려하고 있다”며 “금강물을 끌어 쓰기 위한 부여-보령댐 간의 도수로 공사가 마무리되는 내년 2월경까지는 비상상황이 계속되는 만큼 도민들이 힘을 합쳐 물을 아껴 써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8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6일 저녁부터 기록한 누적 강우량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현재 홍성 69.5mm, 태안 63.5mm, 서산 62.4mm, 보령 45.2mm, 세종 37.5mm, 대전 30.4mm 등이다. 보령댐의 저수율은 다소 상승했지만 19.1%로 여전히 사상 최악의 상황을 면치 못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도는 대전시와 서울시, 한국샘물협회로부터 물을 지원받아 도내 서부 8개 시군과 고지대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에 공급하는 물은 대전시 이츠수(350mL) 10만 병, 서울시 아리수(2L) 2만 병, 한국샘물협회 회원사 제품(2L) 10만 병 등 모두 22만 병이다. 이달부터 금강(부여)∼보령댐 도수로 공사가 끝나는 내년 2, 3월까지 물 부족 기간에 공급할 계획이다. 아리수는 도내 시군 지정 장소까지 서울시가 이송하고, 이츠수는 육군32사단이 운송을 맡게 된다. 충남도 관계자는 “대전시와 서울시, 한국샘물협회가 충남지역 가뭄 극복을 돕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선 데 대해 감사드린다. 지원받은 물은 가뭄 극복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가뭄 극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은 도민 모두가 생활 속에서 물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라며 절수 운동 동참을 당부했다. 도는 서울시에서 양수기와 누수 탐지기, 절수 기기, 급수 차량 등의 장비를 지원받기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이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온라인 구인구직 플랫폼을 만들고 있는 연구소기업 아스크스토리에이치씨 정진우 대표(27)는 서울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가 대전으로 옮겼다. 연구개발 비중이 높은 기업 운영에는 대전의 환경이 더 좋다는 판단에서다. KAIST나 정부출연연구원의 우수한 인력과 기술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특구재단)의 연구소기업 일괄 지원 시스템의 혜택이 더 없이 유용하기 때문이다. 영국 임피리얼대에서 전자공학(석사)을 전공하고 2011년 귀국한 정 대표는 국내 한 중소기업에서 3년 정도 연구원 생활을 한 뒤 대학 동문들과 2013년 모기업인 아스크스토리를 세웠다가 한양대 기술지주회사의 출자를 받아 연구소기업으로 분화했다. 그가 개발 중인 온라인 구인구직 플랫폼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구직자와 구인 회사 양쪽에 분석되고 걸러진(필터링)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시스템이다. 정 대표는 “대기업 취업에만 목을 매는 청년들은 실업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고 중소기업이나 창업기업은 우수한 인재를 찾지 못해 고민”이라며 “우리 시스템이 구직자와 구인 업체의 접점을 찾는 데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창업과 연구개발, 기업 운영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 4월 말 회사를 설립한 뒤 6월 기술 이전을 받았고 9월 대전으로 옮겨 연구소기업에 등록하면서 특구재단이 운영하는 대전 유성구 도룡동 TBC 내의 ‘연구소기업 지원센터’에 입주했다. 여기에서는 비교적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지원센터는 특구재단이 그동안 정부출연연구원과 기술지주회사의 단편적 지원의 한계를 극복하고 연구소기업의 설립부터 육성까지를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만들었다. 지원센터에는 연구소기업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21개의 사무실 회의실과 3D 프린터 및 시제품 제작이 가능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곳의 지원데스크에는 전문인력이 상주하면서 연구소기업의 설립부터 질적 성장까지를 돕는다. 3곳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4곳의 민간 기술이전전담조직(TLO), 특구펀드 등 민간 지원기관들도 입주했다. 정 대표는 “특구재단의 주선으로 투자를 위해 액셀러레이터와 접촉하고 있다. 연구개발에 더욱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이라고 말했다. 지원센터와 더불어 생긴 ‘이노 스타트업+’는 자율적으로 창업 준비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창업 준비자가 필요하면 특구재단과 창조경제혁신센터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해 준다. 특구재단은 4일 TBC에서 연구소기업지원센터 및 이노 스타트업+공식 개소식을 가졌다. 김차동 이사장은 “두 지원 체계를 연계 운영해 창조경제의 씨앗인 연구소기업 설립을 활성화하고 질적 성장을 돕겠다”며 “기술 사업화를 계획하는 많은 창업자나 기업들이 지원체계를 적극 활용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대 교수회가 총장 직선제 전환을 요구한 가운데 학교 측이 교수, 직원, 학생, 외부 인사 등으로 구성된 총장추천위원회에서 총장을 뽑는 간선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정상철 총장은 3일 “최고 심의·의결 기구인 학무회의에서 총장 후보자 선정에 관한 일부 규정 개정안을 확정했다”며 “총장 선거를 위해 6∼16일 총장 후보 모집 공고를 내고 지원서를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총장은 총장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내달 4일 총장추천위원회를 열어 후보를 확정한 뒤 같은 달 21일까지 교육부에 추천하는 일정을 제시했다. 교수와 교직원 참여 비율을 놓고 오랜 갈등을 빚었던 총장추천위원회 구성은 교수 31명, 직원 5명, 학생 1명, 외부 위원 13명 등 모두 50명으로 결론 냈다. 그러나 교수 투표를 통해 직선제 부활을 요구해 온 교수회가 여전히 직선제를 주장하고, 노동조합과 직원협의회는 총장추천위원회 구성 비율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교수회는 지난달 6∼8일 총장 선거 방식을 묻는 교수 총투표에서 76.8%의 찬성으로 직선제 부활을 요구했다. 이충균 교수회장은 “교수 10명 가운데 7명이 직선제 전환을 요구했는데 총장이 이를 무시하고 간선제를 밀어붙여 유감”이라며 “교수들의 의견을 관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노조와 직원협의회는 “애초 교수회까지 참여한 논의기구가 총장추천위원회 구성을 교수 27명, 직원 7명, 학생 2명, 조교 1명, 외부 위원 13명으로 합의했으나 학무회의가 교수 31명, 직원 5명, 학생 1명으로 바꿨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 총장은 “교수회와 직원 단체의 의견을 모두 소중히 받아들인다. 하지만 총장 선출 방식을 변경하거나 늦추면 총장 공백 사태가 불가피한 점을 고려해 간선제 진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성년이 되게 도와주신 조상과 부모님 은혜에 감사합니다. 사회인으로서 정당한 권리에 참여하고 신성한 의무를 충실하게 실천하는 어른의 도리를 다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지난달 30일 오후 충남 논산대건고 마리아홀. 2학년 이정윤 군이 학생 대표로 성인선서를 하자 강승구 교장은 “그대가 이제 성년임을 인정한다”고 선언했다. 변질되거나 잊혀진 성년식의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대건고는 2000년부터 16년째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전통 성년식을 열어오고 있다. 240여 명의 학생과 교사는 모두 상투에 갓을 쓰고 두루마기와 행전을 착용한 채 3시간여 동안 엄숙한 의식을 이어 나갔다.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참석한 어머니들은 아이들이 예복을 흐트러짐 없이 입을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매만져줬다. 행사를 진행한 평생교육 전문기관인 대전지역사회교육협의회 이정옥 대표는 “이렇게 오래 전통 성년식의 전통을 지켜나가는 학교는 대건고가 유일할 것”이라며 “성년식 예복도 해마다 꾸준히 추가해 이제는 큰 행사를 치르는 데 부족함이 없다”고 말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자(字)와 술 내림’ 의식이었다. 교사와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절을 받은 뒤 미리 준비한 자를 건네고 청주와 안주를 주며 덕담을 건넸다. 교사들은 성인의 의미를 강조하면서도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입을 완전히 떨쳐내지는 못했다. 김규조 교사는 학생들에게 덕담 말미에 볼펜을 선물로 건네면서 “내년 대입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민 군은 “부모님이 항상 바른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라면서 일송(一松)을 자로 지어주셨다”며 “부모님의 품속과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나 진정한 성인 남자이자 사회구성원이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이 행사를 6년 동안 담당한 한우진 교사는 “부모님들은 ‘이제 우리 아이 다 컸구나’ 하는 대견함과 자부심을 갖게 되고 아이들은 엄숙한 의식에 참여하면서 진지하게 성인임을 자각한다”며 “성년식을 치른 뒤 피드백 활동 시간에 다시 글로 적어 되새기고 이를 자료집으로 만든다”고 소개했다. 이 학교는 1학년에게는 주변 서당의 훈장을 초청해 ‘전통예절교육’을, 3학년에게는 외부 전문가를 모셔 ‘현대예절 및 면접예절’을 가르친다. 유학의 고장인 논산시가 전통 재현 행사를 많이 치르기 때문에 이를 연계 활용하는 교육도 펼친다. 성년식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 논산시 주관으로 돈암서원에서 열린 조선시대 과거 재현행사인 ‘논산향시’에 대건고 학생 56명이 응시해 14명이 장원과 입상을 차지했고 48명이 육방과 장군 등 향시 진행요원으로 참여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소곡주 취흥에 달빛 흐드러진 갈대밭을 거닌다.’ 이번 주말 충남 서천군을 찾아가면 누구나 이런 시흥(詩興) 솟는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1500년 전통의 지역 명품주를 주제로 한 ‘소곡주 축제’와 전국적으로 유명한 신성리 갈대밭을 소재로 한 ‘달빛문화 갈대축제’가 연계해 열리기 때문이다. 소곡주 축제는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3일간 한산면 한산시장 일원에서 ‘백일간의 정성, 천오백년의 맛과 향’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역사만큼이나 축제 이력이 길 것 같지만 이번이 제1회다. 서천군은 소곡주를 지역의 대표적인 6차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그동안 한산모시축제의 한 코너를 차지해온 소곡주 축제를 독립시켰다. 노박래 서천군수는 “2017년까지 30억 원을 투입해 소곡주를 보다 대중적인 민속주로, 서천군에서 찹쌀을 생산(1차)해 술을 판촉(3차)하는 대표적인 6차산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12개의 마을에서 준비한 소곡주 안주가 선보이는 ‘소곡주 카페’, ‘소곡주 빚기 체험 및 품평회’, 소곡주 안주 만들기 기량을 겨루는 ‘안주경연대회’, 2년 이상 된 불소곡주(40도)를 놓고 벌이는 ‘소곡주 경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군은 안주경연 우수작을 공식 소곡주 안주로 인정해 레시피를 식당에 보급할 계획이다. 소곡주를 젊은이들이 찾는 술로 만들기 위한 ‘소곡주 칵테일 만들기’도 선보인다. 축제장을 방문하면 신성리 갈대밭의 달빛문화 갈대축제를 안내받을 수 있다. 나장연 한산소곡주홍보 추진위원회장은 “서천의 브랜드인 소곡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축제를 다채롭고 재미있게 준비했다. 특산품인 한산모시와 한산모시떡 그리고 한산5일장도 체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천군은 앞서 100일간 숙성시키는 한산소곡주의 의미를 기념하기 위해 10월 10일(10×10=100)을 ‘한산소곡주의 날’로 선포했다. 041-950-4431(서천군 한산모시소곡주팀)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벌집에서 추출되는 천연 항생물질인 프로폴리스의 수입국이던 한국이 한 연구소기업의 연구개발 노력으로 수출국으로 바뀌었다. 한국원자력연구소 연구소기업 서울프로폴리스는 미국과 베트남 등지의 기업에 프로폴리스 원료와 제품 50만 달러어치를 수출하게 됐다고 26일 밝혔다. 베트남의 베트남카카오사 등 2개 회사가 프로폴리스 제품인 ‘프로비 365치약’과 ‘프로비 화장품’ ‘프로비 멀티비타민 & 미네랄’ 등을, 미국 허블랜디아사가 ‘프로비 365치약’을, 터키 에으리차이르 발라리사가 프로폴리스 원료를 수입하기로 했다. 이 분야 국내 기업이 대규모 수출 계약을 성사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월 중순 대전에서 열린 세계양봉대회에서 관련 기업과 해외 바이어 등을 집중 공략한 결과다. 이번 수출로 프로폴리스 분야의 블루오션으로 알려진 동남아 시장을 개척할 수 있게 됐다. 또 세계적으로 꿀이 유명한 터키가 원료를 사들임으로써 앞으로 융합 제품 공동 개발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서울프로폴리스 이승완 대표는 “미국은 이미 프로폴리스의 세계적인 원료 공급지인 브라질과 제품 생산지인 뉴질랜드로부터 원료와 제품을 수입하고 있는데 이번에 미국 기업이 우리 제품을 수입하기로 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말레이시아, 인도, 태국, 레바논, 캐나다, 중국 등의 수출 상담이 크게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에 프로폴리스 수출국의 지위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로 세계 최초로 ‘무알코올 수용성추출공법(WEEP)’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서울프로폴리스가 원자력연구소 창업보육기업 시절이던 2003년 개발해 특허를 받은 이 기술은 이듬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안전성 심의를 통과했고 2005년에는 정부의 농림기술 개발 과제로 선정됐다. 이 공법은 프로폴리스 추출 과정에서 플라보노이드와 테르페노이드 등 유효성분의 손실을 없앴고 섭취 시 체내 흡수율을 높였다. 이 기술의 우수성으로 이 회사는 130개국에서 1400여 개 제품이 출품된 세계양봉대회 ‘WBA 아피몬디아 콘테스트’의 프로폴리스 부문에서 그랑프리 금상을 수상했다. 이 대표는 “프로폴리스 분야에서 우리는 후발국인데 연구개발을 통해 세계가 인정하는 원료 추출 방법을 개발했고 지금은 우리 공법에 대한 모방 기술마저 유행하고 있다”며 “이런 연구개발 성과가 수입 대체를 넘어 수출 경쟁력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충남 서북부에 내년 2월 공급될 금강물에 대해 생활용수로 공급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한 각종 수질 개선 조치가 취해진다. 충남도는 금강물의 공급을 위해 부여 백제보에서 보령댐까지 설치할 도수관로 사업에는 수질 개선 시설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수질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25일 밝혔다. 앞서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금강물의 수질이 보령댐 물에 비해 낮아 생활용수로 쓰기에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강유역환경청도 수질 차이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충남도에 따르면 두 곳의 수질은 다소 차이가 난다. 보령댐 물은 화학적산소요구량(COD) 3.0으로 ‘좋음(Ⅰb)’ 등급이고 금강 물은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 2.7로 ‘약간 좋음(Ⅱ)’이기 때문이다. 홍승원 충남도 상하수도 팀장은 “보령댐은 저수지이고 금강은 하천이어서 수질을 나타내는 대표 값이 각각 다르기는 하지만 보령댐 물은 1등급이고 금강은 2등급에 해당한다는 의미”라며 “현재도 금강물을 받아 생활용수로 처리해 쓰는 데 문제는 없지만 도민의 우려를 반영해 더욱 수질대책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수질 개선 대책으로는 우선 금강 백제교 인근 취수지점이나 부여 반교천 상류 방류 지점에 정화처리 시설을 설치해 보령댐으로 흘려보내는 방법이 고려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금강물이 식생수로인 반교천을 통해 보령댐으로 보내지는 과정에서 자연 정화도 기대된다”며 “더구나 보령댐 정수장에 염소 및 활성탄 투입 설비 등을 보완하거나 재설치해 다시 한번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강-보령댐 도수관로는 부여군 규암면 규암리 백제교 인근에서 시작돼 부여군도 27호와 국도 40호 등을 거쳐 부여군 외산면 반교리 반교천 상류와 연결된다. 총 길이는 21km로, 1100mm의 관로를 통해 하루 11만5000t씩 금강 물이 보령댐에 공급된다. 시공사는 대우건설이 맡았으며 공사는 최대한 앞당겨 농사가 시작되기 전인 내년 2월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사업비는 625억 원으로 전액 국비이며, 최근 예비 타당성조사가 면제되고 하천 사용 허가 등 17가지 행정 절차도 의제 처리돼 이르면 이달 29일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과학을 만나자, 과학을 마시자.’ 과학을 찻집에서처럼 감각으로 만나고 체험할 수 있는 ‘Hello 과학마을축제’가 24일 대전 유성구 대덕특구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과학과 산업 전문 인터넷신문 대덕넷이 주최하고 정부출연연구원들이 후원하는 이 행사는 과학문화체험과 벼룩시장, 빵 만들기, 과학자와 만남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시민을 맞는다. 과학문화체험 프로그램에는 20여 가지 다채로운 과학체험이 준비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햇빛으로 비행기를 움직이는 ‘EQ 과학교실’을 운영한다. 한국기계연구원은 모형키트 제작과 레일 경주로 이뤄진 ‘자기부상열차모형경주대회’를 연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최근 남녀노소에게 인기 있는 ‘드론 체험’을 준비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과학기술을 통해 범죄수사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살펴보고 참가자가 직접 탐정이 되어 추리하는 시간을 제공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디지털 초상화 그리기’, 기초과학연구원은 ‘상상력 멀리 날리기 대회’,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는 ‘통통 튀는 LED 탱탱볼 만들기’, 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약재의 쓰임과 효능에 대한 강연’으로 시민을 만난다. 벼룩시장은 과학자들도 대거 참여해 과학동네 온정을 교류하고 소통하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 천안시의회가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천안야구장에 대해 강도 높은 행정감사를 벌이기로 하고 성무용 전 천안시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시장을 세 번 연임하면서 야구장 건립을 추진했던 성 전 시장이 출석해 직접 의혹을 해소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전직 시장 증언대로 부른 천안야구장 천안시의회 건설도시위원회는 내달 26일 오후 2시 천안시 도시계획과에 대한 행정감사에서 천안야구장 의혹을 따지기로 하고 증인으로 성 시장을 불렀다고 21일 밝혔다. 시 의회는 증인이 출석을 거부할 경우 과태료를 물리도록 관련 조례도 개정해 성 전 시장을 증인대에 세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시 의회가 성 시장을 부른 이유는 2013년 11월 임시 개장된 문제의 이 야구장이 성 시장이 재임시절 주도적으로 추진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천안시 동남구 삼룡동 13만5000여 m² 터에 동호인들을 위해 지어진 이 사회인 야구장은 총사업비가 780억 원이다. 이 가운데 토지보상비가 무려 540억 원(69억 원 미지급)이고 나머지는 공사비(37억 원)와 영농보상비 등이다. 성 전 시장이 처음 당선된 2002년 프로야구장을 건립하겠다는 자신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시작했다. 당시는 지방비와 국비 등 모두 1300억 원이 들어가는 규모가 더 큰 사업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2006년 중앙투융자 심사에서 ‘사업 부적절’ 판정을 내리자 성 시장은 그 자리에 사회인 야구장으로 짓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공식 개장을 미룬 채 사용 중인 이 야구장은 비가 오면 운동장에 물이 고여 부실 공사 의혹마저 사고 있다. 하지만 시 의회는 보다 근본적인 의혹이 있다며 지난해 시가 예산 반영을 요청한 미지급 보상비 69억 원을 삭감한 채 성 전 시장의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 “성 전 시장 지인 거액 보상 배경 의혹” 의혹의 초점은 막대한 보상비가 발생한 경위와 그 보상비의 상당 부분이 성 전 시장의 지인에게 집중된 배경에 맞춰져 있다. 야구장 건립에 540억 원이라는 막대한 보상비가 발생해 시 재정을 압박하게 된 것이 납득할 수 없는 행정행위 때문이라는 것이다. 의혹을 적극 제기한 주일원 의원은 “사회인 야구장은 동호인을 위한 것이어서 도심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지어도 되는데 평당 130만 원씩 보상비를 주면서 예산을 낭비했다”고 주장했다. 보상 토지의 감정평가에 대해 조사를 벌인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문제가 없다’는 회신을 보내왔지만 시의회는 “국토부 의뢰로 1차 조사를 벌인 한국감정원은 ‘아주 부당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국토부 조사 결과는 천안야구장 보상 특혜 의혹의 일부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시의회는 시가 야구장 터 매입 직전에 주변 지역 토지 용도를 변경해 줘 보상가 인상을 스스로 부추긴 결과를 가져왔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주 의원은 “시가 2010년 본예산에 사회인 야구장 보상비를 처음 반영했는데 불과 1년가량 앞선 2008년 12월 야구장 터 주변 12만 평을 자연녹지에서 고층아파트 건립이 가능한 2종 일반주거지로 변경해줬다”며 “보상가 인상을 자초한 배임행위에 다름 아니다”고 주장했다. 시의회에 따르면 2006∼2010년 천안시의 개별공시지가 평균 상승률은 26%인 데 비해 천안야구장 터는 130%여서 용도변경이 보상가 인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천안시 관계자는 “당시에는 도시계획정비가 5년마다 가능한 통제 규정이 있어 야구장 주변 지역 민원과 개발압력을 그대로 두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시의회는 이 과정에서 야구장에 포함된 일부와 그 주변 지역에 토지를 갖고 있던 성 전 시장의 지인 A 씨가 210억 원(미지급 69억 원 포함)을 받게 된 데 주목하고 있다. 주 의원은 “성 전 시장은 이제라도 야구장 건립에 막대한 혈세를 낭비하고 더구나 지인이 막대한 보상비를 받게 된 이유에 대해 시민에게 상세히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성 전 시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시 의회가 증인 출석 요구를 했다는 얘기는 아직 전해 듣지 못했다. 10년이 넘은 일이어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만큼 천안시 관련 부서의 설명을 참고해 달라”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전자문서 솔루션 전문기업 ㈜이파피루스가 20일 KAIST에 1억2100만 원 상당의 소프트웨어(SW)를 기부했다. 이파피루스는 KAIST 전산학과를 졸업한 김정희 대표(38·사진)가 창업한 회사로 문서를 작성하는 순간부터 종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페이퍼리스(Paperless)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이다. 1995년 KAIST에 입학한 김 대표는 학창시절에 공부보다 창업에 관심이 많아 친구 3명과 함께 기숙사를 사무실 삼아 벤처기업을 만들었다. 창업에 집중하느라 3학년 1학기 때 학사경고 누적으로 제적됐지만 어렵게 재입학의 기회를 얻어 입학 8년 만인 2003년 졸업장을 받았다. 김 대표는 “한때 학업에 소홀했던 저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준 학교에 늘 보답하고 싶었다. 마침 KAIST에서 우리 회사 제품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알고 기쁜 마음으로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성모 KAIST 총장은 “동문의 뜻 깊은 기부인 만큼 학교 행정에 유용하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한국의 젊은이들에게도 잠시 멈춰 서 삶을 반추하는 기회를 줘야 합니다.” 학생 60여 명을 인솔해 17일 KAIST를 방문한 덴마크의 발레킬데 시민학교 토마스 비길 교장은 “계속 앞으로만 나아가다가는 방향을 잃을 수 있다”며 이같이 조언했다. 덴마크 시민학교는 정부가 귀족에 비해 교육 기회가 적었던 평민을 위해 1884년 처음 설립한 이후 지금은 70여 개에 이른다. 이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6개월 동안 여행, 영화, 게임, 저널리즘,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를 놀이와 게임 등을 통해 배우며 자신의 재능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하고 있다. 국민 누구나 학교를 다닐 수 있는데 18∼25세의 젊은이가 40%를 차지한다. 비길 교장은 “시민학교 출신은 상대적으로 친구가 많고 인생에 대한 통찰이 깊으며 학교와 직장에서 중도 탈락률이 낮다”고 전했다. 그는 “보드게임을 통해 얼마든지 전략과 수학, 논리를 익힐 수 있다”며 “우리의 주요 학습방법인 놀이와 게임이 일과 별개라는 생각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시민학교 일행의 한국 방문은 KAIST 재난학연구소가 주도했다. KAIST의 오랜 고민인 KAIST 학생들의 자살 문제 해결을 위해서다. 박희경 재난학연구소장은 “자살은 위기관리라는 측면에서 재난연구의 한 분야일 수 있다”며 “덴마크 시민학교의 여유와 재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놀이와 팀워크가 자살방지에 도움을 줄 수 있어요. 합창 시간을 늘리는 것도 추천할 만합니다. 자살은 무엇보다 고립감이 원인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비길 교장은 “서울의 한 대학에서 우리 교육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강연이 18일 예정돼 있었는데 중간고사여서 취소됐다”며 “서열화와 성공의 수치화는 어느 사회에나 존재하지만 이런 방식이 과연 인간과 사회를 행복하게 하는지 계속 질문을 던지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8일 시작된 충남지역의 제한급수가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다. 아직까지 주민들은 묵묵히 제한급수 정책에 협조하며 불편을 견뎌내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걱정은 현 상황이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다는 것.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지금의 불편이 1, 2년 내 재난을 넘어 재앙으로 바뀔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대도시도 예외가 아니다. 충남지역의 상황 탓에 드러나지 않았을 뿐 수도권의 가뭄도 심각한 수준이다. 유례없는 가뭄 탓에 ‘녹조’ 떼마저 한강 본류 전역에 걸쳐 창궐하고 있다.○ 열흘 넘은 제한급수, “근본대책 절실” 충남도와 시군들은 보다 항구적인 수원 확보 대책을 세우는 데 부심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그동안 환경단체 반대로, 예산이 부족해, 물이 차 있어 시행하지 못했던 갖가지 수원 찾기 방안을 강구 중이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충남도의 ‘지천(之川)댐’ 재추진 검토다. 이 댐은 정부가 1990년대 초 장기적으로 보령댐을 보완하기 위해 청양군 장평면 화산리에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시의 총저수량은 9400만 m³였으나 그 이후 2100만 m³(칠갑호의 4배 규모)로 규모가 줄었다. 수자원 확보와 홍수 예방 등이 목적이었지만 일부 지역민들과 환경단체 등이 가뭄 홍수 걱정이 현실적이지 않고 생태계 파괴 등이 우려된다며 반대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이번에 보령댐이 고갈 위기를 맞자 안희정 충남지사가 “충남의 구조적 가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천댐 건설을 포함한 대안을 마련해 보라”며 지천댐 건설 문제를 재점화했다. 광역상수도 급수 체계를 조정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도 시도되고 있다. 서천군은 2일 하루 2만2000t의 용수 가운데 용담댐에서 받던 1만 t 외에 보령댐에서 받던 1만2000t을 용담댐으로 완전 전환시켜 당초의 8개 시군 가운데 제한급수 대상에서 벗어났다. 노박래 서천군수는 “올해 봄 가뭄이 심해 여름까지 서천읍 등 일부 지역에 용담댐의 물을 쓸 수 있는 도수로를 건설해 미리 대비했다”고 말했다. 충남 지역 지자체들은 과거에 폐쇄했던 지방 상수도를 되살리거나, 지하수 확보를 위한 관정 개발을 서두르고 있으나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하고 있다.○ 달라진 ‘가을 한강’…수도권도 안전지대 아니다 18일 취재진이 찾아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대교 남단은 마치 ‘녹차밭’을 방불케 할 만큼 강 전체에 걸쳐 새파란 녹조가 뒤덮여 있었다. 더 아래쪽인 양화대교 일대 역시 녹조로 가득했다. 평소 근처에서 낚시를 자주 한다는 한 50대 남성은 “기온이 내려간 10월에도 물이 이 정도로 푸른 건 처음 보는 일”이라고 말했다. 식물성 플랑크톤인 남조류와 녹조류가 과다 증식해 발생하는 녹조는 일반적으로 수온이 25도 이상 유지되고 유량이 크게 줄어든 한여름에 기승을 부린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올 8월 서울시가 관할하는 한강 구간(강동대교∼행주대교) 전체에 ‘조류경보’가 발령된 뒤 아직도 ‘주의보’가 유지되고 있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12일 기준) 한강 하류(잠실대교∼행주대교) 물 1mL당 녹조 수준은 △유해 남조류(1334∼3353개) △클로로필-a(15.2∼23.6μg). 줄곧 경보 상태였다가 15일에야 주의보로 격하될 정도로 심각하다. 문제는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가을철 한강 조류량이 지난해부터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4년간(2012∼2015년) 한강 하류의 조류 측정치를 종합하면 1mL당 100개 이하로 유지되던 9월 한강의 유해 남조류 수는 지난해부터 늘어나 올해는 최대 ‘1만3357개(한남대교)’까지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최대 27.4배나 늘어난 것이다. 녹조를 만드는 유해 남조류는 증식 과정에서 유해독소를 배출하고 용존산소량을 떨어뜨려 수중 생태계에 치명적이다. 정미선 서울시 수질생태팀장은 “한강 가을 녹조의 직접적인 원인은 물을 대는 팔당댐 방류량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2년 초당 962.3t에 달하던 9월 팔당댐의 방류량은 매년 줄어 올해는 87.0t 수준이었다.○ 가을 태풍, 한반도엔 영향 없어 당장의 가뭄 해갈을 위해 비를 몰고 올 가을 태풍의 경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현재 북상 중인 제24호 태풍 ‘곳푸’와 제25호 태풍 ‘참피’는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형급 태풍 곳푸는 최근 필리핀 북동부를 강타하며 비를 뿌렸지만 19일 이후 대만을 지나 중국 쪽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남부 먼 해상에서 올라오고 있는 태풍 참피는 19일 오전 시간당 최대풍속 169km의 강풍을 동반한 강한 중형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약 1350km 해상으로 비껴가는 경로가 예상된다.홍성=지명훈 mhjee@donga.com / 김호경·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