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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대박물관(관장 배재호)은 고려 건국 1100주년을 맞아 고려 불교문화의 진수를 살피는 특별전 ‘고려국풍’을 10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귀족적이고 불교적인 고려 문화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불화, 도자기, 금속 공예품 등을 소개한다. 보물 1286호 ‘수월관음도’와 보물 978호 ‘백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29’ 등과 죽주(竹州·현재 경기 안성시) 대혜원에 있었던 범종인 ‘대혜원명 동종’(보물 1781호·사진)도 만나볼 수 있다. ‘찬란한 고려 도자’ 섹션에서는 청자와 백자 90여 점을 통해 도자기 역사에서 고려의 위상을 가늠해볼 수 있다. 12월 9일까지. 무료.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일본 교토(京都)시 북부의 호젓한 주택가에서 단연 눈에 띄는, 정겨운 한국식 기와 담장으로 둘러싸인 3층 건물. 한국 문화재만 전시하는 해외 유일의 박물관인 고려미술관이다. 안으로 들어서자 어딘지 낯익은 5층 석탑이 반겼다. 정희두 고려미술관 상임이사(59)는 “통일신라 후기에서 고려 전기 양식인 이 탑은 1910년대 일제에 수탈된 것을 되찾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탑의 기단을 연신 어루만지는 손길에서 깊은 애정이 묻어났다. “이 탑은 고베의 한 부잣집 앞뜰에 무너진 채 방치돼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10년간 집주인을 설득한 끝에 찾아왔지요. 우리 미술관의 소장품은 저마다 이런 사연을 하나씩 가지고 있습니다.” 고려미술관은 정 이사의 아버지인 재일교포 정조문 씨(1918∼1989)가 사재를 털어 1988년 10월 25일 세운 것으로 도자기와 책, 그림 등 한국 문화재 17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올해 개관 30주년을 맞았다. 지난달 7일 방문한 고려미술관은 30주년 기념 ‘정조문과 고려미술관’ 전시가 한창이었다. 12월까지 이어지는 기념전에서는 정조문 씨가 각별히 아꼈던 소장품 80여 점을 선보인다. 그중에서도 가장 사랑한 작품은 돛단배와 물고기가 그려진 질박한 철사항아리. 그는 생전에 “이런 돛단배를 타고서라도 고향 땅을 밟아보고 싶다”는 말을 종종 했다고 한다. 고려미술관이 이 항아리에 그려진 돛단배 문양을 로고로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뿌리 깊은 차별을 겪으며 자란 정조문 씨는 문화재를 통한 한일 교류에 치유의 길이 있다고 믿었다. 그는 32차례에 걸쳐 일본인 1만 명과 함께 일본 역사에 남은 한국 문화의 흔적을 찾는 답사를 진행했다. 한국 문화를 일본인에게 소개하는 박물관을 짓는 것은 그의 일생의 목표였다. 일본의 문호 시바 료타로(1923∼1996)가 그 열정에 감복해 ‘기필(期必) 조선미술관’이라는 붓글씨를 써 선물하기도 했다. “간송미술관에서 우리 소장품으로 서울에서 특별전을 열자고 제안한 적이 있는데 고심 끝에 고사했습니다. 우리 미술관은 일본인에게 한국의 문화를 알리자는 취지에서 세운 것이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우리 관람객의 4분의 3은 한국에 연고가 없는 순수 일본인입니다.”(정 이사) 그렇기에 한일 문화 교류의 역사를 보여주는 조선통신사 행렬도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소장품이다. 지난해 10월 소장 중인 행렬도 2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는 경사도 있었다. 정 이사는 “수백 년간 전쟁을 치렀지만 프랑스에는 독일문화 전시관이 있고 독일에는 프랑스 전시관이 있듯이 한일 관계도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며 함께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토=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명언을 남긴 (것으로 전해지는) 갈릴레오 갈릴레이, 유전자의 구조를 밝힐 증거를 발견한 로절린드 프랭클린…. 오늘날의 과학기술을 있게 한 선대 과학자들의 일대기를 소개한 책은 많다. 이 책도 그중 하나. 그런데 이번엔 만화책이다. 이 책의 첫 장은 자연철학자로서의 아리스토텔레스를 다룬다. 천문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을 정립한 그의 자연과학 체계는 2000년 이상 과학의 표준으로 군림했다. 그 가운데엔 틀린 것으로 밝혀진 부분도 적지 않지만 그의 이론을 깨뜨려나가는 과정이 곧 근대과학의 발전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천문학자 튀코 브라헤와 요하네스 케플러의 사연도 흥미롭다. 케플러의 수학적 재능을 알아본 브라헤는 자신이 연구한 천동설을 더 공고히 해줄 것이란 기대와 함께 평생을 바쳐 축적한 관측 자료를 케플러에게 넘긴다. 그러나 케플러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지동설에 따른 행성 운동법칙을 발견해낸다. 천동설 신봉자가 지동설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운 역사의 아이러니다. 이 책에 나오는 과학사의 거인들은 독자에게 실없는 농담을 던지기도 하고, 때로는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까지 구사한다. 책에 소개된 과학 이론의 깊이도 교양서로 읽기엔 부족함이 없다. 과학도 싫고 역사도 싫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즐겁게 읽을 만한 과학 역사책이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만화 ‘은하철도 999’의 작가 마쓰모토 레이지(80) 탄생 80주년을 기리는 ‘갤럭시 오디세이전(展)’이 열리고 있다. ‘은하철도…’와 작가의 우주관을 주제로 음악과 영상, 일러스트가 어우러진 다양한 미디어 아트를 선보인다. 가수 하림과 DJ디구루(‘이디오테잎’ 멤버) 등 음악가를 비롯해 미디어 아티스트 송호준 신남전기 윤제호, 일러스트레이터 집시, 웹툰작가 탐이부 등이 참여한다. 마쓰모토 작가는 대표작 ‘은하철도…’를 비롯해 ‘우주해적 캡틴 하록’ ‘천년 여왕’ 등을 그린 일본의 대표적 SF만화 작가다. 30일까지 서울 용산구 나진상가. 매주 월요일 휴관.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만화 ‘은하철도 999’의 작가 마츠모토 레이지(80) 탄생 80주년을 기리는 ‘갤럭시 오디세이전(展)’이 열리고 있다. ‘은하철도…’와 작가의 우주관을 주제로 음악과 영상, 일러스트가 어우러진 다양한 미디어 아트를 선보인다. 가수 하림과 DJ디구루(‘이디오테잎’ 멤버) 등 음악가를 비롯해 미디어 아티스트 송호준 신남전기 윤제호, 일러스트레이터 집시, 웹툰작가 탐이부 등이 참여한다. 마츠모토 레이지 작가는 대표작 ‘은하철도…’를 비롯해 ‘우주해적 캡틴 하록’ ‘천년 여왕’ 등을 그린 일본의 대표적 SF만화 작가다. 첫 번째, 아카이브 섹션에서는 ‘마츠모토 레이지’의 아카이브룸, 캐릭터룸, 만화룸, 작가의 작업실 등 총 5개의 전시룸을 통해 마츠모토 레이지의 작품세계를 깊게 들여다 볼 수 있다. 마츠모토 레이지의 2017 최신작 원화 ‘미래도시’를 포함한 희귀판 클래식 피규어 60여 점, 코믹북, 도서 약 200권, 음반, 게임 물 등 기타 오리지널 콜렉션 약 50점 등이 전시되어 있다. 국내에서 은하철도999가 가장 흥했던 80년대로 돌아간 듯한 아카이브룸과, 웹툰작가 탐이부가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 제작한 에피소드 ‘레스토랑 999에서 있었던 일’과 함께 추억의 만화룸에서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작가의 작업실’에서는 실제 마츠모토 레이지의 작업실을 그대로 연출하여 명작이 탄생한 공간을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다. 두 번째 섹션에서는 은하철도 999의 에피소드와 작가의 우주관에서 영감 받은 것을 주제로 한 총 10팀의 국내 다분야 아티스트들의 오마주 작업을 만날 수 있다. 만화 속 한 장면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국내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다.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신남전기의 ‘MPC 134340 (pluto, 명왕성)’, 비주얼 아티스트 유하다 작가의 ‘꽃들의 별’, 일러스트레이터 집시(ZIPCY)의 ‘메텔’ 작업, 미디어 아티스트 윤제호 작가의 ‘공간에서 공간으로’ POP-UP 전시 등 그들만의 작업방식으로 다양한 해석을 제시한다. 마지막 세 번째 체험섹션은 은하철도999호에 탑승한 듯 책과 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이야기들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전시 공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체험섹션으로 Galaxy X/Y 공간부터 인터렉티브 미디어 VJ룸, 다프트펑크(Daft Punk) 뮤직비디오룸, VR(가상현실)룸, 만화그리기 체험룸, 로보 틱스가 구동되는 전시 중앙홀까지 이어진다. 이중 미국 뉴욕대 출신 미디어 아티스트 장인표 작가의 Galaxy X/Y는 마치 우주공간에 서서 직접 우주를 움직여보는 듯한 체험의 기회를 선사한다. 국내 전자 음악씬의 대부인 디구루(from 이디오테잎)와 미디어 아티스트 송호준의 VJ룸에서는 사운드에 반응하는 설치미술 관람이 가능하다. 또한 뉴미디어 혁신기업 ㈜상화의 VR팀이 재해석한 은하철도 999호에 탑승해 만화 주인공인 메텔, 철이와 함께 우주여행을 떠나는 실감나는 VR영상을 통해 시청각적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전시 큐레이터 김하윤 씨는 “마츠모토 레이지가 상상해온 미래에 성큼 다가간 현재의 기술력을 체험하고 인간의 유한한 삶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30일까지 서울 용산구 나진상가. 이지운기자 easy@donga.com}

20년 넘게 사라져가는 구멍가게들을 그려 온 이미경 작가(48·여)가 두 번째 개인전을 연다. 이 작가의 구멍가게 취재기를 담은 책 ‘동전 하나로도 행복한 구멍가게의 나날들’(남해의봄날)은 10쇄 이상 판매됐고, 대만을 비롯해 일본 프랑스 영국에서 번역본 출간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3월 영국 BBC에서 대표작 소개와 함께 이 작가의 인터뷰를 다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작가는 아크릴 잉크를 사용한 펜화로 전국 곳곳의 구멍가게를 다채로운 계절감과 지리적 특색을 담아 그려낸다. 13일∼11월 3일 서울 강남구 갤러리이마주.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그간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어두운 면을 희화화하는 작품을 해왔는데, YG가 가장 어두운 부분 같더라고요. 퇴사를 각오하고 만들었습니다!(웃음)”(박준수 PD) 세다. 독하다.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1일 열린 ‘YG전자’ 제작발표회 무대에 오른 박준수 PD의 입담은 거침없었다. 주연을 맡은 승리도 “이런 이야기까지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내밀한 YG의 속사정과 사건 사고들을 담았다”고 거들었다. 넷플릭스에서 5일 공개되는 시트콤 ‘YG전자’는 YG 내 가상 조직인 YG전략기획본부에서 좌천성 인사로 고문을 맡게 된 승리의 고군분투를 그렸다. YG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7월부터 준비한 자체 제작 프로그램이다. Mnet ‘음악의 신’ 시리즈를 연출한 박 PD가 전공을 살려 페이크 다큐(허구를 실제처럼 가공해 연출한 다큐멘터리)로 가닥을 잡았다. 출연자에게 즉흥 연기를 시키거나 가짜 대본을 주고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촬영해 생생한 반응을 끌어내고자 했다. 15∼20분짜리 에피소드 8개라는 제한된 분량 안에서 캐릭터의 매력을 얼마나 잘 끌어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미국을 ‘기회의 땅’이라 하지만, 그동안 할리우드에서 아시아계 배우에게 주어진 기회는 제한적이었다. 아시아계 배우는 무림 고수, 얼뜨기 이민자 같은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았고 아시아인 역할에 백인을 투입하는 ‘화이트워싱’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할리우드에서 새로운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아시아계, 그중에서도 한국인이 주인공인 영화와 드라마가 북미권에서 제작돼 한국으로 역수입되는 ‘할리우드발(發) 한류’가 부상하고 있다.》올해 초 선댄스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던 영화 ‘서치’는 지난달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가장 눈에 띈 작품이었다. 실종된 딸을 찾는 아버지의 분투를 그린 이 작품은 개봉 2주 차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순위를 역주행했고, 누적 관객 290만 명을 끌어 모았다. 구글 출신의 20대 감독이 러닝타임 내내 컴퓨터와 스마트폰 화면으로만 스크린을 채우며 독특하게 구성한 것도 매력적이다. ‘서치’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할리우드 스릴러 영화에서 아시아계 배우가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작품이라는 점이다. 한국인 이민자 가정이 배경이어서 주요 배역을 한국계 배우들이 맡았다. ‘스타트렉’의 술루 역으로 유명한 존 조가 단독 주연인 점도 의미심장하다. 2016년 아카데미 주조연상 후보 20명 전원이 백인으로 채워지자 세계 누리꾼들이 항의의 의미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StarringJohnCho(존 조 캐스팅)’이라는 해시태그를 올리는 운동을 벌인 바 있다. 할리우드발 한류는 넷플릭스에서도 두드러진다. 8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는 금발 여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하이틴 로맨스 코미디의 여주인공으로 한국계 미국인을 세우는 파격을 선보였다. 한국계 작가 제니 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한국계 이민자 가정의 생활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소소한 재미를 더한다. 영화에 소품으로 등장한 한국식 요구르트, 마스크팩이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지난달 한국 넷플릭스에서 서비스하기 시작한 ‘김씨네 편의점(Kim‘s Convenience)’도 있다. 캐나다 CBC에서 제작한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국계 이민자 가족이 등장하는 가족 시트콤이다. 이민자 가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세대 간 갈등을 유쾌하게 그려내 인기를 끌고 있다. 2019년 시즌3 제작도 확정됐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 ‘김씨네…’만 해도 한국인 관광객을 외모 치장에만 신경 쓰는 인물들로 묘사하거나, 조연배우의 이름을 ‘김치’로 짓는 등 인종적 편견을 드러낸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외전 격인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역시 악당 볼드모트가 기르는 뱀 내기니 역에 한국인 배우 수현을 캐스팅해 논란이 일었다. 볼드모트에게 철저히 이용당하면서도 순종적인 내기니 역에 수현을 발탁한 건 아시아 여성을 순종적인 백인 남성의 소유물로 그려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할리우드 영화들이 아시아계 배우를 단순히 ‘동양인’에 국한시키지 않고 ‘한국계’ 같은 구체적인 정체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제 시작인 만큼 다양한 장르에서 보다 많은 인종의 배우들이 연기할 기회가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영화나 소설은, 열에 아홉이 찬란한 성공을 그린다. 주인공이 역경과 좌절을 겪더라도 그건 훌륭한 선수로 활짝 꽃피기까지의 과정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르다. 프로야구단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으나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실패자들의 경험담을 담았다. 미즈오 요시타카는 대학 졸업 뒤 1990년 일본 프로야구팀 요코하마 다이요 웨일스에 1차 지명됐다. 팀은 그에게 계약금으로 당시 사상 최고액인 1억 엔을 지불했지만, 그는 16년 선수 생활 동안 7승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1999년 드래프트 1위를 기록한 ‘초대형 신인 타자’ 마토바 간이치도 마찬가지. 그는 프로 선수 생활 동안 24경기에 출전해 6개의 안타만을 기록했다. 촉망 받던 야구 선수로서는 ‘실패했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성적. 그러나 초라한 기록지가 이들 인생 자체의 실패를 뜻하는 건 아니다. 은퇴한 미즈오는 도쿄의 유명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셰프가 됐다. 마토바는 소프트뱅크사에서 정보기술(IT) 산업을 담당하는 비즈니스맨으로 자리 잡았다. 저자 또한 대학 시절까지 야구 선수였으나 졸업 뒤 꿈을 접어야 했다. 선수로서 좌절을 맛본 그는 출판사 편집자를 거쳐 야구 전문 작가가 됐다. ‘다시 일어나 걷는다’는 열정을 다 바친 결과가 실망스럽더라도, 그저 다시 일어나 걸으면 된다고 어깨를 다독인다. 저자가 여러 차례 강조하듯 “인생은 언제나 지금부터”이기 때문이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매년 자신이 선정한 ‘올해의 책’ 다섯 권을 발표하는 빌 게이츠. 지난해 그의 리스트 제일 윗자리는 한 낯선 동양인 만화작가의 데뷔작이 차지했다. 이후 이 신인 작가는 데뷔 1년 만에 ‘A Different Pond’로 그림책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칼데콧 아너상을 받았다. 데뷔작 ‘우리가 했던 최선의 선택’(내인생의책·2만 원)은 지난달 한국에서 출간됐다. 평범한 교사에서 단숨에 미국 그래픽 노블의 샛별로 떠오른 티부이 작가(43·여)를 e메일 인터뷰로 11일 만났다. “베트남 난민 출신으로 미국 땅에서 자라면서 베트남전쟁을 다룬 영화에서 정작 베트남 사람들의 목소리와 관점은 배제돼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이 부조리를 교정하려 한 게 제 작품의 출발점이었죠.” ‘우리가…’는 티부이의 가족이 고향을 떠나 미국에 정착하기까지의 일대기를 그린다. 다소 거칠게 느껴지는 과감한 펜 터치 사이사이 담담한 글이 녹아 들어 몰입감을 높인다. 작가는 “개인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이 책은 내가 오랫동안 부모님의 삶의 방식을 이해해 가는 과정을 그린 책”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지배기에 태어나 프랑스식 교육을 받은 작가는 남베트남의 패망으로 하루아침에 공산당으로부터 ‘응우이(‘거짓된’이라는 뜻)’로 낙인찍힌다. 졸지에 오지에서 노역을 해야 할 처지가 된 부부는 네 아이를 품고 미국행 조각배에 오른다. 그렇게 이들은 덕망 있는 교육자 가족에서 ‘보트피플’이 됐다. 지식인으로 살아온 아버지는 미국에서 적응하지 못했고 구직을 포기한 채 집에서 담배만 피워대다 결국 어머니와 갈라섰다. 어머니는 억척스럽게 일하며 가정을 지켜냈지만 아이들에겐 늘 1등만을 강요하는 매몰찬 모습을 보였다. “아이를 낳아 내 가정을 꾸리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됐어요. 부모님은 자신들이 할 수 있었던 최선의 선택을 해왔다는 것을요.” 자신이 부모가 돼 보니 부모님의 인간적 연약함을 비로소 바라볼 수 있게 됐고, 이것이 그들을 이해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 됐다는 것이다. 이 책이 자신이 첫아이를 낳는 장면으로 시작해 같은 장면으로 끝맺는 것도 그 때문이리라. 칼데콧 아너 수상작 ‘A Different Pond’ 역시 베트남계 미국인 어린이의 삶을 담은 그림책이다. 내년에 발간할 예정인 신간 ‘Nowhereland’도 반(反)난민 정책으로 어려움에 처한 아시아와 태평양 섬나라 출신 이민자들을 다뤘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전쟁과 난민 문제에 대해 한국 독자들에게 전하고픈 말을 조심스레 꺼냈다. “우리(한국과 베트남 사람들)는 전쟁이 한 나라에, 또 사람들에게 어떤 고통으로 남는지를 겪은 사람들이잖아요. 우리에겐 다른 이들이 같은 고통을 겪지 않도록 막아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아이고, 허리야!” 꽉 막힌 귀성길 고속도로에서 몇 시간째 운전대를 잡고 있을 때, 산더미 같은 명절 음식을 준비할 때…. 풍성한 한가위에 많은 이들을 괴롭히는 끊어질 듯한 허리 통증. 추석을 맞아 몸신들은 요통의 원인과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쿡쿡 쑤시고 뻐근한 요통은 그 원인이 뼈에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사실 주범은 따로 있다. 대부분의 요통은 ‘장요근’이라는 근육에 문제가 생겨 발병한다. 장요근은 척추-골반-허벅지를 잇는 큰 근육으로, 신체의 균형을 잡고 자세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몸신 주치의로 출연한 박철용 정형외과 전문의는 “배 속에 있는 장요근이 짧아지면 근육이 딱딱하게 굳게 되고 신경이 눌려 찌릿한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날 방송에는 미스코리아 출신의 국립발레단 무용수 김사랑이 나와 장요근을 튼튼하게 만드는 운동법을 선보인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대한민국 대통령이 11년 만에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대통령이 손 흔들며 카퍼레이드를 벌인 평양의 거리는 이제 우리에게도 익숙한 풍경이 됐다. 그런데 우리는 ‘평양 사람들’에 대해선 얼마나 알고 있는가? 김일성종합대학 출신의 북한 전문기자인 저자가 다시 펜을 들었다. 북한이 ‘보여주고 싶어 하는’ 모습이 아닌 평양의 진짜 속내를 샅샅이 파헤친다. ‘진짜 평양’에는 하룻밤에 술값으로만 1000유로(약 132만 원)를 펑펑 쓰는 금수저도 있고, 부동산 투기와 재건축 열풍도 강남 못지않다. 요즘 평양 최고의 히트곡은 4월 ‘봄이 온다’ 공연에서 윤도현이 부르고 간 ‘1178’이란다. 저자는 현재 평양에 사는 시민들을 긴밀히 취재해 책을 썼다. 원고를 감수한 한 평양 엘리트는 아래와 같은 소감을 전해 왔다고 한다. “오늘 눈을 피해 가면서 기자 선생님의 책을 다 보았습니다…. 한마디로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상을 새롭게 알 수 있는 백과전서적인 책입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추석을 맞아 ‘리만갑 불후의 北 명곡’이라는 주제로 한바탕 가요제가 열린다. 이날 무대의 주인공은 단연 최민용. 이만갑을 통해 ‘근황의 아이콘’에서 ‘북잘알(북한 잘 아는 사람)’로 거듭나고 있는 그가 MBC ‘복면가왕’에 ‘배철수의 복면캠프’로 출연 이후 2년 만에 마이크를 잡는다. 최민용이 고른 ‘불후의 명곡’은 나훈아의 ‘홍시’와 ‘머나먼 고향’으로, 탈북미남과 호흡을 맞춰 두 곡을 멋지게 소화해 낸다. 그는 이번 무대를 위해 코인노래방에서 5시간 동안 단 두 곡만을 반복해 부르며 연습했다고 털어놔 모두를 놀라게 한다. 또 “가요제 준비를 위해 생전 처음으로 코인노래방에 가 봤다”며 너스레를 떤다. 한가위 분위기를 한껏 내기 위해 입고 나타난 한복은 지난해 그가 사비를 털어 장만한 것이라고. 대한민국 대표 남북 소통 버라이어티 ‘이제 만나러 갑니다’, 명절 분위기 물씬 풍기는 남북 화합의 무대가 펼쳐진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고대 잉카 문명 음악부터 중동 록 음악까지, 전 세계 이국적인 음악이 한 자리에 모이는 축제의 장이 대만에서 펼쳐진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2018 월드 뮤직 페스티벌(世界音樂節) @타이완’이 ‘노래와 춤의 황홀경(Ecstasy of Singing and Dancing)’을 주제로 10월 19일부터 3일간 대만 타이베이시 다자허빈공원(大佳河濱公園·Dajia Riverside Park)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에는 개최국 대만은 물론 아시아, 유럽, 남미 등 세계 각국에서 온 16개 팀이 참가한다. 우드(oud·류트와 유사한 중동 지방의 현악기) 연주와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을 접목한 프랑스 밴드 ‘DuOud’, 한국의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무대를 통해 국내 팬들과도 만났던 대만의 대표 레게 밴드 ‘마츠카(Matzka)’ 등이 눈에 띈다. 40년째 명맥을 이어온 헝가리의 대표적인 집시 음악 밴드 ‘무지카시(Muzsik¤s)’, 이스라엘 출신의 중동 음악 밴드 ‘예멘 블루스(Yemen Blues)’ 등 각국의 전통 음악을 계승한 팀도 주목할 만하다. 다양한 관객 참여 형 이벤트도 선보인다. 축제 기간에 펼쳐지는 4개의 댄스 워크숍에선 관람객이 직접 세계의 춤을 배워볼 수 있다. 무대에 오르는 가수들이 연사로 나서는 강연도 열린다. 음악은 물론 수공예와 예술, 음식까지 둘러볼 수 있는 행사 부스도 100개 이상 열린다. 대만 문화부의 지원을 받아 개최하는 ‘월드 뮤직 페스티벌’은 2016년 시작해 올해로 3회째를 맞는다. 지난해 축제에는 5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해 세계 음악을 즐겼다. 온라인에서 사전 예매할 경우 정가를 25% 할인한 1800대만달러(한화 약 6만 5400원)에 3일 권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한류 스타들이 ‘글로벌 판매왕’으로 변신했다. ‘아시아의 별’ 슈퍼주니어의 이특과 신동, ‘말레이시아 왕자’ 지석진, 대세 코미디언 장도연 양세찬을 비롯해 인피니트 성종, 제아, 이용진 등 8명이 동남아시아 홈쇼핑 무대에 섰다. 리얼 게임 쇼를 표방한 채널A 신작 예능 ‘팔아야 귀국’은 ‘지석진 팀’(제아 양세찬 성종)과 ‘이특 팀’(신동 장도연 이용진)의 대결 구도로 진행된다. 양 팀은 각각 말레이시아와 태국에서 총 세 차례 현지 홈쇼핑 생방송을 진행해 판매량을 겨룬다. 룰은 단 하나, 무조건 ‘완판’해야 한다. 상품이 남으면 길거리 등에서 다 팔 때까지 귀국할 수 없다. 20일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진은 “재미와 감동, 착한 기획 의도가 어우러진 신개념 예능”이라고 설명했다. ‘팔아야 귀국’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은 국내 중소기업에서 만든 제품들이다. 좋은 상품을 갖고 있지만 자본과 인력이 부족해 적극적인 홍보를 하기 어려운 기업들의 해외 판로를 개척해 주자는 취지다. 제작진에 판매를 요청해 온 50여 개 회사의 제품들 중에서 현지 홈쇼핑 제작진과 상의해 판매에 가장 적합한 화장품, 라면, 속옷 등 6개 아이템을 선정했다. 출연진은 몸을 사리지 않고 판매에 열을 올렸다. 사전 홍보 활동부터 생방송 구성과 진행까지 출연진이 직접 맡았다. “판매한 상품 중에 가글액이 있었는데, 회의 때 농담으로 ‘인체에 무해하단 걸 알리기 위해 이걸 마시는 게 어떻겠느냐’는 아이디어를 냈어요. 그런데 홈쇼핑 생방송이 시작되니 양세찬 씨가 정말 그걸 꿀꺽 삼키는 걸 보고 깜짝 놀랐죠.”(지석진) “첫 생방송이 끝나고, 목표 판매량을 달성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눈물이 났어요. ‘아브라카다브라’로 가요 프로그램에서 첫 1위를 했을 때보다 더 기뻤습니다!”(제아) 이들이 오른 무대는 현지의 홈쇼핑 채널. 이벤트성 행사가 아니라 실제 현지 소비자들에게 돈을 받고 물건을 파는 것이어서 장난스럽게 할 수 없었다. 연출을 맡은 윤형석 PD는 “홈쇼핑 생방송이 시작되니 출연진의 눈빛이 달라졌다.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책임감을 갖고 촬영에 임해 준 출연진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태국과 말레이시아 팬들은 ‘팔아야 귀국’ 출연진의 등장만으로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공항 입국장은 물론이고 홈쇼핑 스튜디오, 거리 홍보 장소 등 두 팀이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구름처럼 따라붙었다. 말레이시아 팀이 연 기자회견에는 16개의 현지 언론사 취재진이 몰려들어 경쟁을 할 정도였다. 윤 PD는 “베트남, 아랍에미리트, 러시아, 프랑스 등 많은 나라에서 우리나라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시즌2 제작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과연 여덟 명의 한류 스타 판매왕들은 ‘완판’에 성공했을까. 이들의 활약상은 22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 50분 채널A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한류 스타들이 ‘글로벌 판매왕’으로 변신했다. ‘아시아의 별’ 슈퍼주니어의 이특과 신동, ‘말레이시아 왕자’ 지석진, 대세 코미디언 장도연 양세찬을 비롯해 인피니트 성종, 제아, 이용진 등 8명이 동남아시아 홈쇼핑 무대에 섰다. 리얼 게임 쇼를 표방한 채널A 신작 예능 ‘팔아야 귀국’은 ‘지석진 팀’(제아 양세찬 성종)과 ‘이특 팀’(신동 장도연 이용진)의 대결 구도로 진행된다. 양 팀은 각각 말레이시아와 태국에서 총 세 차례 현지 홈쇼핑 생방송을 진행해 판매량을 겨룬다. 룰은 단 하나, 무조건 ‘완판’해야 한다. 상품이 남으면 길거리 등에서 다 팔 때까지 귀국할 수 없다. 20일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진은 “재미와 감동, 착한 기획의도가 어우러진 신개념 예능”이라고 설명했다. ‘팔아야 귀국’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은 국내 중소기업에서 만든 제품들이다. 좋은 상품을 갖고 있지만 자본과 인력이 부족해 적극적인 홍보를 하기 어려운 기업들에게 해외 판로를 개척해주자는 취지다. 제작진에게 판매를 요청해 온 50여 개 회사의 제품들 중에서 현지 홈쇼핑 제작진과 상의해 판매에 가장 적합한 화장품, 라면, 속옷 등 6개 아이템을 선정했다. 출연진은 몸을 사리지 않고 판매에 열을 올렸다. 사전 홍보 활동부터 생방송 구성과 진행까지 출연진이 직접 맡았다. “판매한 상품 중에 가글액이 있었는데, 회의 때 농담으로 ‘인체에 무해하단 걸 알리기 위해 이걸 마시는 게 어떻겠느냐’는 아이디어를 냈어요. 그런데 홈쇼핑 생방송이 시작되니 양세찬 씨가 정말 그걸 꿀꺽 삼키는 걸 보고 깜짝 놀랐죠.”(지석진) “첫 생방송이 끝나고, 목표 판매량을 달성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눈물이 났어요. ‘아브라카다브라’로 가요 프로그램에서 첫 1위를 했을 때보다 더 기뻤습니다!”(제아) 이들이 오른 무대는 현지의 홈쇼핑 채널. 이벤트성 행사가 아니라 실제 현지 소비자들에게 돈을 받고 물건을 파는 것이어서 장난스럽게 할 수 없었다. 연출을 맡은 윤형석 PD는 “홈쇼핑 생방송이 시작되니 출연진의 눈빛이 달라졌다.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책임감을 갖고 촬영에 임해 준 출연진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태국과 말레이시아 팬들은 ‘팔아야 귀국’ 출연진의 등장만으로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공항 입국장은 물론 홈쇼핑 스튜디오, 거리 홍보장소 등 두 팀이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구름처럼 따라붙었다. 말레이시아팀이 연 기자회견에는 16개의 현지 언론사 취재진이 몰려들어 경쟁을 할 정도였다. 윤 PD는 “베트남, 두바이, 러시아, 프랑스 등 많은 나라에서 우리나라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시즌2 제작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과연 여덟 명의 한류 스타 판매왕들은 ‘완판’에 성공했을까. 이들의 활약상은 22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 50분 채널A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지운기자 easy@donga.com}

“소리꾼, 드랍 더 장단∼!” 13일 오후 경기 용인시 한국민속촌. 한복 차림에 갓을 쓴 소리꾼이 폭풍 비트박스를 쏟아내자 노천극장으로 150명 넘는 관객이 우르르 모여들었다. 국악 장단과 힙합 댄스가 어우러진 ‘이상한 나라의 흥부’ 뮤지컬 공연에 세 살배기 어린아이부터 서양인 노부부까지 어깨를 들썩였다. 한 장면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영상을 찍는 관객도 있었다. 무대의 주인공은 민속촌의 ‘캐릭터’들. “살아 숨쉬는 민속촌을 만들자”는 취지로 2013년 첫선을 보여 이제는 민속촌을 대표하는 얼굴들이 됐다. 조선 시대 인물로 ‘빙의’해 민속촌 분위기를 살리는 게 이들의 임무다. 관람객들은 이들의 말재간에 넘어가 관아에 끌려가 곤장을 살짝 맞거나 흙바닥에 물로 그림을 그리는 ‘그림 도깨비’의 재주에 빠져들기도 한다. 9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지는 ‘조선동화실록’ 축제 기간에 캐릭터들은 동화 속 등장인물로 활약한다. “저는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랍니다. 혹시 오시는 길에 나무꾼 못 보셨소? 제가 찾아 헤매던 나무꾼이 바로 당신인가요∼?”(용감한 선녀) “에헤… 또 시작이구먼. 저 선녀, 실은 5000년째 ‘모태 솔로’라네. 난 내기를 좋아하는 도깨비, 전생엔 장사꾼이었다지. 자네 나랑 야바위 한 판 하지 않겠는가?”(이야기 도깨비) 캐릭터들은 고요하던 민속촌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이들의 활약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알려지면서 2016년 관람객 수는 2011년에 비해 35% 늘었고, 2049 연령대의 관람객 비중도 40%에서 85%로 높아졌다. 연간 회원권을 구입해 출근도장을 찍다시피 하는 열혈 팬도 생겼을 정도. 그림 도깨비, 변사또 등 터줏대감 캐릭터들은 어엿한 유튜브 스타가 됐다. “부모님 말씀 안 듣고 여자친구 속 썩이는 못된 관람객 혼내주는 게 내 일인데, 요즘은 사인 받으려고 줄을 선 관람객들 때문에 도통 곤장 칠 시간이 안 나. 20일 넘게 하루도 빠짐없이 온 팬도 있다네. 엣헴!”(변사또) “내가 이방으로 일할 적에 오래 지켜봐서 잘 아는데, 저 사또 공부 정말 못한다오. 양반이면 다야? 자기나 잘할 것이지. 쳇!”(흥부) 캐릭터는 매년 3월 ‘조선 스타’라는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하는데, 경쟁률이 20 대 1에 이른다. 넘치는 끼와 흥을 가진 이들이 몰려드는 오디션 자체도 SNS에서 수십만 조회수를 올리곤 한다. 한국민속촌 남승현 마케팅팀장은 “민속 퍼레이드, 국악 비보이 공연 등 다양한 새 볼거리를 준비하고 있다. 더 젊고 활기찬 민속촌을 만들되 전통 보전과 교육이라는 본래 목적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용인=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KBS가 적폐 청산과 개혁을 이유로 설립한 ‘진실과 미래 위원회’(진미위)의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남부지법은 17일 KBS공영노동조합이 7월에 제출했던 진미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의 일부를 받아들여 진미위가 징계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의 효력이 정지됐다. 진미위는 양승동 KBS 사장이 취임하면서 불공정 방송과 부당 노동행위 등에 대한 조사를 위해 출범한 기구다. 하지만 이날 법원은 진미위가 운영규정을 만들며 해당 직원에 대한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는 등 절차상에 문제가 있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이로 인해 이번 소송의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진미위는 일부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 성창경 공영노조 위원장은 “이번 결정으로 진미위가 위법적 활동을 해오고 있었음이 드러났다”며 법원의 결정을 반겼다. 하지만 KBS 관계자는 “가처분 신청이 일부 받아들여지긴 했으나 진미위 자체가 위법이란 뜻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이번 결정으로 진미위는 당분간 활동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조만간 열릴 예정이던 인사위원회 운영도 영향을 받게 됐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3개월. 누군가는 늘어난 여가시간을 알차게 보낼 궁리를 하고, 다른 누군가는 “줄어든 건 월급뿐, 업무량은 그대로”라며 한탄한다. 방향이야 어찌 됐든 ‘주 52시간 태풍’으로 직장인의 일상 풍경이 바뀐 것만은 확실하다. 최근 TV 예능계는 이런 소소한 일상 속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주목하고 있다. “요즘은 옛날처럼 회식에 강제로 참석하게 하는 분위기가 아니니까 편하게 얘기해. 약속 없지?” 모두가 퇴근 시간을 기다리며 시계를 흘금거리는 오후, 별안간 ‘이사님’이 사무실에 들이닥쳐 쩌렁쩌렁 회식을 공지한다. 편히 얘기하라는 상사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것쯤은 모두가 아는 사실. ‘할많하않(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는)’ 직원들은 억지웃음을 지어 보이며 애인에게 톡을 남긴다. “자기야, 오늘 영화 못 볼 것 같은데….” KBS 2TV 모큐멘터리(mock+documentary·가상과 실제를 섞은 다큐멘터리 형식 드라마) ‘회사 가기 싫어’ 첫 회(12일)의 한 장면이다. 반강제적 회식 문화, 상사의 업무 떠넘기기 등 워라밸을 망치는 에피소드를 선보여 공감을 끌어냈다. 직장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제휴해 생생한 사례를 모았고, ‘직장인 자문단’을 꾸려 감수도 받았다. 기본적으로는 ‘교양 프로그램’이지만 예능 PD와 ‘개그콘서트’ 작가 등이 참여해 직장인의 애환을 ‘웃프게’ 그려냈다. ‘회사…’를 기획한 조영중 PD는 “직장인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고자 했다. 2회(19일 방송 예정)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도와 수직적인 조직문화 간의 괴리에 따른 혼란상을 집중 조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퇴근 후의 삶을 다룬 예능도 등장하고 있다. 해외여행처럼 큰맘 먹어야 가능한 것보다는 생활 밀착형 여가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달 시작한 SBS플러스 ‘야간개장’은 연예인 출연진의 저녁 시간을 관찰한다. 친구와 단둘이 맥주잔을 기울이거나(붐) 운동복 차림으로 피아노를 치는(성유리) 이들의 저녁은 화려한 ‘셀럽’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이달 말 첫 방송 예정인 tvN ‘주말사용설명서’ 역시 주말에 가볼 만한 곳, 해볼 만한 것들을 출연진이 직접 체험하며 소개하는 포맷. 제작진은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만큼 주말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여행지와 힐링 아이템을 풍성하게 소개하고자 한다”고 의도를 밝혔다. ‘저녁이 있는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예능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채널A와 스카이드라마가 공동 기획한 예능 ‘식구일지’는 ‘홈밥(home+밥)’이 주제다. 출연진에게 주어진 ‘한 달간 식구가 함께 저녁 먹기’린 미션은 간단해 보이지만, 네 가족이 평일에 매일 오후 7시 모이는 건 녹록지 않은 일. ‘홈밥’ 미션에 도전한 가수 겸 배우 예원은 “프로그램 이전엔 가족이 서로의 일과도 잘 몰랐는데, 30일간 미션에 도전하며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워라밸’ 예능의 증가는 일상의 기쁨을 소중히 여기는 대중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심리와 맞물린 결과라고 해석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여가 예능의 대표 주자였던 해외여행 예능이 너무 많아 차별성이 약해지고 때론 위화감도 조성했다면, 일상의 여가를 다룬 예능은 시청자의 공감을 끌어내기 좋은 소재”라면서 “다만 너무 희화화하기보단 삶의 애환을 짚어주며 정보도 전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3개월. 누군가는 늘어난 여가시간을 알차게 보낼 궁리를 하고, 다른 누군가는 “줄어든 건 월급 뿐, 업무량은 그대로”라며 한탄한다. 방향이야 어찌 됐든 ‘주 52시간 태풍’으로 직장인의 일상 풍경이 바뀐 것만은 확실하다. 최근 TV 예능계는 이런 소소한 일상 속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주목하고 있다. “요즘은 옛날처럼 회식 강제로 참석하게 하는 분위기 아니니까, 편하게 얘기해. 약속 없지?” 모두가 퇴근 시간을 기다리며 시계를 흘금거리는 오후, 별안간 ‘이사님’이 사무실에 들이닥쳐 쩌렁쩌렁 회식을 공지한다. 편히 얘기하라는 상사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것쯤은 모두가 아는 사실. ‘할많아않(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는)’ 직원들은 억지웃음을 지어보이며 애인에게 톡을 남긴다. “자기야, 오늘 영화 못 볼 것 같은데….” KBS 2TV 모큐멘터리(mock+documentary·가상과 실제를 섞은 다큐멘터리 형식 드라마) ‘회사 가기 싫어’ 첫 회(12일)의 한 장면이다. 반강제적 회식 문화, 상사의 업무 떠넘기기 등 워라밸을 망치는 에피소드를 선보여 공감을 끌어냈다. 직장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제휴해 생생한 사례를 모았고, ‘직장인 자문단’을 꾸려 감수도 받았다. 기본적으로는 ‘교양프로그램’이지만 예능 PD와 ‘개그콘서트’ 작가 등이 참여해 직장인의 애환을 ‘웃프게’ 그려냈다. ‘회사…’를 기획한 조영중 PD는 “직장인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고자 했다. 2회(19일 방송 예정)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도와 수직적인 조직문화 간의 괴리에 따른 혼란상을 집중 조명할 것”이라고 밝혔다.퇴근 후의 삶을 다룬 예능도 등장하고 있다. 해외여행처럼 큰 맘 먹어야 가능한 것보다는 생활 밀착형 여가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달 시작한 SBS플러스 ‘야간개장’은 연예인 출연진의 저녁 시간을 관찰한다. 친구와 단둘이 맥주잔을 기울이거나(붐) 운동복 차림으로 피아노를 치는(성유리) 이들의 저녁은 화려한 ‘셀럽’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이달 말 첫 방송 예정인 tvN ‘주말사용설명서’ 역시 주말에 가볼만한 곳, 해볼만한 것들을 출연진이 직접 체험하며 소개하는 포맷. 제작진은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만큼 주말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여행지와 힐링 아이템을 풍성하게 소개하고자 한다”고 의도를 밝혔다. ‘저녁이 있는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예능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채널A와 스카이드라마가 공동 기획한 예능 ‘식구일지’는 ‘홈밥(home+밥)’이 주제다. 출연진에게 주어진 ‘한 달간 식구가 함께 저녁 먹기’린 미션은 간단해 보이지만, 네 가족이 평일에 매일 오후 7시 모이는 건 녹록치 않은 일. ‘홈밥’ 미션에 도전한 가수 겸 배우 예원은 “프로그램 이전엔 가족이 서로의 일과도 잘 몰랐는데, 30일 간 미션에 도전하며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워라밸’ 예능의 증가는 일상의 기쁨을 소중히 여기는 대중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심리와 맞물린 결과라고 해석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여가 예능의 대표주자였던 해외여행 예능이 너무 많아 차별성도 약해지고 때론 위화감도 조성했다면, 일상의 여가를 다룬 예능은 시청자의 공감을 끌어내기 좋은 소재”라면서 “다만 너무 희화화하기보단 삶의 애환을 짚어주며 정보도 전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