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주

손효주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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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주 기자입니다.

hjson@donga.com

취재분야

2026-01-10~20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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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양서 뜬 비행기 3대… 운항중 목적지 ‘베이징 → 싱가포르’ 변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집권 후 첫 장거리 비행은 한 편의 스파이영화 같은 연막과 반전의 연속이었다. 10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싱가포르를 향해 출발한 비행기는 모두 세 대. 북한과 싱가포르 당국은 김 위원장의 신변보호를 위해 어느 비행기에 탑승했는지를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이날 새벽에 가장 먼저 출발한 것은 방탄전용차(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 가드)와 이동식 화장실, 음식, 경호용 무기 등을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항공 일류신(IL)-76 수송기였다. 지난달 김 위원장의 다롄(大連) 방문 때도 동행했던 비행기다. 이어 오전 8시 39분에는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의 CA122편이 베이징(北京)을 향해 출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타는 에어포스원과 같은 보잉 747 기종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전용기였으며 현재도 중국 최고위층이 이용하는 비행기다. 비록 중국에서 빌린 것이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동급으로 맞춘 것이다. 이 비행기는 이미 8일 베이징과 평양을 오가면서 한 차례 ‘예행연습’을 마쳤다. 해당 항공기는 오전 4시 18분(현지 시간)에 베이징을 출발해, 평양에 도착했다가 다시 이륙해 한 시간가량 중국 내륙 쪽으로 비행했다. 이후 항로는 더 ‘은밀’해졌다. 한국 시간으로 오전 10시경 베이징 인근에서 갑자기 편명을 CA61로 바꾸고 목적지도 ‘베이징’에서 ‘싱가포르’로 변경했다. 이어 기수를 남쪽으로 돌려 중국 대륙을 종단하기 시작했다. 이륙 후 항공기가 편명과 목적지를 바꾸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외교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항로가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전 9시 반경에는 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로 보이는 고려항공 IL-62 비행기가 순안공항에서 이륙했다. 참매 1호의 비행은 항공기 비행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 24’가 오전 11시 40분경 “고려항공의 IL-62기가 중국에서 남하하는 것이 포착됐다”고 밝히면서 알려졌다. 세 대의 비행기는 각각 1, 2시간 시차를 두고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을 거치는 비슷한 경로로 싱가포르로 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김 위원장이 혹시 모를 격추를 우려해 철저하게 중국 내륙 항로를 이용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처음엔 ‘정상 국가’로서의 면모를 보이기 위해 전용기에 탑승했을 것이란 주장과, ‘비행 안전’을 위해 중국에서 빌린 비행기를 탔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참매 1호의 비행거리는 1만 km에 달하지만 1995년 단종된 노후 기종이고 북한 조종사들의 장거리 비행 경험이 적어 사고 발생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비행기들은 순차적으로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김정은 전용차 등을 운반하는 수송기가 낮 12시 반(현지 시간) 가장 먼저 도착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비행기의 항속거리가 4000km에 못 미친 탓에 광저우(廣州)에 들러 중간 급유를 마쳤다고 전했다. 이어 오후 2시 반 에어차이나기의 창이공항 착륙 모습이 각국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현지 신문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속보로 “오후 2시 35분에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전용기라는 체면보다는 중국이 제공한 항공기라는 안전을 선택한 것. 이후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이 공항에서 김 위원장과 악수하는 사진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이를 공식화했다. 한편 참매 1호는 오후 3시 45분 김정은의 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을 태우고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전용기까지 동생에게 내어주는 치밀한 연막작전을 편 끝에 둘 다 안전하게 싱가포르 땅을 밟은 것. 참매 1호에 김여정을 태운 것은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이 같은 비행기에 타지 않는 것처럼 위험을 분산시킨 조치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 위원장이 안전성이 높은 중국 비행기를 타는 실용적 선택을 했다. 북-중 관계의 긴밀함을 대내외에 과시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김 위원장이 탄 비행기가 중국 영공을 진입했을 때부터 줄곧 J-11 등 중국 주력 전투기들이 편대를 이뤄 호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중국 전투기의 작전 반경 등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을 태운 비행기가 중국을 진입해 벗어날 때까지 전투기 편대가 최소 3차례 이상 교대하며 호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장원재 peacechaos@donga.com·손효주 기자 / 싱가포르=윤완준 특파원}

    • 2018-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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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평양 대신 대서양 가로질러온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로 가기 위해 택한 비행 항로는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북대서양을 건너 유럽을 가로지르는 경로였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아시아 지역으로 올 때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경로도 이용할 수 있지만 정반대 경로를 이용한 것. 10일(이하 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은 9일 오전 11시 50분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캐나다 퀘벡주 바고빌 공군기지를 출발했다. 에어포스원은 북아메리카 대륙을 건너 태평양 상공을 가로지르는 대신 퀘벡 동쪽으로 빠져 북대서양으로 향했다. 아일랜드 남쪽 바다, 영국 런던 등을 거친 에어포스원은 10일 오전 3시 7분경 약 8시간 비행 끝에 그리스 크레타섬에 도착했다. 에어포스원은 크레타섬 미군기지 활주로에 기착해 1시간 반가량 중간 급유를 받았다. 이후 다시 이륙해 10일 오후 8시 20분경 싱가포르 파야 르바르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급유 시간을 포함해 총 20시간 30분이 걸린 것. 싱가포르와 퀘벡이 지구 정반대편에 위치해 있는 만큼 태평양 항로를 이용할 경우에도 거리는 비슷하다. 그럼에도 미 측이 유럽을 관통하는 항로를 택한 건 대통령 경호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태평양 상공을 가로질러 비행할 경우 기체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급유가 필요할 때 비상 착륙할 수 있는 예비기지가 거의 없다. 반면 유럽을 가로지를 경우 유럽 도처의 미 공군기지를 예비기지로 활용해 비상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편서풍을 타고 갈 수 있어 시간과 연료를 절감할 수 있는 등 비행 조건 역시 좋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8-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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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부-부친 이어 3형제 모두 해군 복무

    해군 3함대사령부 군수참모실 박창욱 원사(44)는 색다른 배경을 갖고 있다. 남동생인 쌍둥이 형제 성훈·준식 씨가 모두 해군 상사로 3형제 모두 현역 해군 부사관인 것. 쌍둥이 형제의 아내들도 해군 부사관이다. 게다가 박 원사 할아버지 고 박옥동 씨는 과거 해군 병사로 복무했다. 아버지 박충근 씨 역시 36년을 해군에서 복무한 뒤 전역한 예비역 준위다. 아버지 박 씨는 본인을 포함해 모두 4형제인데, 이 중 3명이 예비역 해군 부사관이다. 해군은 박 원사 가족처럼 3대 이상이 해군 및 해병대에서 복무한 해군 장병 가족 26가족 86명을 ‘해군 병역명문가’로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해군은 이들을 이날 해군본부가 있는 계룡대로 이들을 초청해 엄현성 해군참모총장 주관 아래 인증패 증정 등의 축하 행사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엔 14가족 29명이 참가했다. 행사에서 박 원사는 “할아버지는 해군 출신인 것을 늘 자랑스러워하셨다. 우리 가족을 해군 병역명문가로 인정해줘 영광”이라고 말했다. 엄 총장은 “해군 병역명문가는 대한민국 해군의 70년 역사와 함께한 든든한 전우이자 해군 장병들의 표상”이라며 “앞으로도 조국해양수호의 임무에 더욱 매진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군 병역명문가 선정 행사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해군 장병들에게 복무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올해 처음 실시됐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8-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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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지연결 다리-모노레일-케이블카 차단하면 섬 전체가 요새

    싱가포르 최대 관광지인 센토사섬 초입에 위치한 카펠라호텔. 6·12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확정되기 직전인 3일 기자는 카펠라호텔을 미리 둘러봤다. 싱가포르 본섬과 센토사섬을 잇는 유일한 도로인 길이 700m의 다리를 건너 센토사섬 4차로 도로에 진입하자마자 왼편에 2차로 도로가 보였다. 초입에 있는 호텔 표지석을 눈여겨보지 않으면 싱가포르에서도 손꼽히는 최고급 호텔로 가는 유일한 통로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평범했다. 그만큼 초입부터 남의 눈에 잘 띄지 않았다. 경사진 도로를 따라 100m 가량을 올라갔는데도 호텔 건물은 보이지 않았다. 도로 양옆으로는 울창한 숲이었다. 100m 가까이 더 올라가자 경비 초소로 보이는 원통형 건물이 있었다. 다시 100m를 더 올라 언덕 끝에 다다르자 호텔 본관이 드러났다. 호텔 자체가 입구에서 300m 가까이 들어가야 나타나는 구조였다. 최고급 호텔이지만 겉이 화려하기보단 유럽 왕족들이 자기들만의 연회를 위해 지은 비밀 별장 같은 느낌이었다. 호텔에 들어가려면 최소 두 차례 경비원 검문을 받아야 한다. 실제로 이 호텔은 1880년대에 영국군 막사를 개조해 만든 건물이다. 외부인 접근은 철저히 차단하면서도 안에서는 외부를 내려다보며 감시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호텔은 널찍했다. 대지만 12만 m²(약 3만6700평)에 달했다. 호텔 직원은 기자에게 “호텔이 넓어 걸어 다니기 힘들다. 카트를 태워주겠다”고 했다. 실제로 본관 앞에만 카트 수십 대가 세워져 있었다. 호텔은 2층짜리 본관과 4, 5층짜리 객실 건물이 이어진 기다란 8자 형태 건물로 객실은 110여 개다. 내부엔 연회장과 수영장, 골프장, 레스토랑, 라운지, 도서관, 정원 등이 갖춰져 있다. 가장 저렴한 객실은 6일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1박에 64만 원(조식 포함), 가장 비싼 객실인 독채 형태 콜로니얼 하우스는 1040만 원이다. 회담은 보안을 감안해 콜로니얼 하우스에서 열릴 가능성이 크다. 호텔에서 남중국해가 내려다보이고 걸어서 5분 거리에 두 정상이 밀담을 나누며 거닐 수 있는 팔라완 해변이 있는 점도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교 소식통은 “바다를 앞에 두고 있는 데다 호텔 입구 도로만 차단하면 12만 m²에 달하는 호텔 전체를 요새화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센토사섬으로 이어지는 다리와 케이블카, 모노레일(센토사 익스프레스)만 차단하면 섬 전체를 ‘북-미 정상의 섬’으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당초 회담 유력 후보지였던 샹그릴라호텔은 접근 경로가 호텔 동쪽 및 서쪽 통로, 호텔 앞 샹그릴라 아파트를 통해 들어오는 경로 등으로 다양하다. 샹그릴라 대화 등 각종 국제 행사를 유치한 경험에도 불구하고 최종 후보에서 탈락한 것은 이런 경호상 빈틈이 문제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수많은 관광객이 오가는 싱가포르 최대 번화가 오처드 거리 끄트머리 오렌지그로브 거리에 있어 외부인 접근을 통제하기 어려운 점도 걸림돌이다. 현지 소식통은 “샹그릴라호텔은 다소 시끌벅적한 공개 이벤트에 어울리는 곳”이라며 “단기간 집중적인 회담을 통해 비핵화 담판을 끌어내야 하는 회담 특성상 두 정상이 대화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카펠라호텔이 낙점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숙소로는 세인트레지스호텔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 호텔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숙소로 점쳐지는 샹그릴라호텔과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2015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마잉주 당시 대만 총통과의 첫 양안 정상회담 때 묵었던 곳이기도 하다.싱가포르=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8-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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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9 폭발 순직장병 3명 국가유공자 지정

    지난해 8월 K-9 자주포 사격 훈련 중 발생한 폭발 사고로 순직한 장병 3명이 국가유공자로 지정됐다. 국가보훈처는 사고 당시 순직한 이태균 상사, 정수연 상병, 전신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던 중 한 달 만에 숨진 위동민 병장을 5일 보훈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국가유공자로 지정했다고 6일 밝혔다. 보훈처는 통상 한 달가량 걸리는 유공자 심사 절차를 이번엔 2주 만에 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유족들이 하루빨리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자 최대한 빨리 심사를 마쳤다”고 전했다. 이들이 국가유공자로 지정됨에 따라 유족들은 매달 보훈급여금을 받는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상사 배우자는 월 143만4000원을, 미혼이었던 고 정 상병과 위 병장의 부모는 월 140만9000원을 지원받는다. 보훈처는 이 상사 배우자에겐 보훈특별고용 혜택으로 일자리를 알선해주는 한편으로 직업훈련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 상사의 자녀에게는 중고교 및 대학 입학금·수업료가 면제되고 연 2회 학습보조비도 지급될 예정이다. 유족들은 보훈병원 및 민간 위탁 병원 진료비 감면, 아파트 특별공급, 대출, 통신료 감면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보훈처는 사고 당시 전신 화상을 입고 민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이찬호 예비역 병장 역시 지난달 28일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을 한 만큼 빠른 심사를 통해 국가유공자 지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보훈처는 “이 예비역 병장은 국가유공자로 결정되면 현재 받고 있는 화상전문 치료는 물론이고 그 외의 질병에 대해서도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치료 후에는 취업, 교육 등 다양한 보훈정책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8-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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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세기의 만남’ 카펠라 호텔, 직접 가보니 예상과 전혀 다르게…

    싱가포르 최대 관광지인 센토사섬 초입에 위치한 카펠라 호텔. ‘세기의 만남’ ‘역사적 담판’으로 불리는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발표되기 직전인 3일 본보는 카펠라 호텔을 찾았다. 싱가포르 본섬과 센토사섬을 잇는 유일한 도로인 길이 700m의 다리를 건너 4차선 도로에 진입하자마자 왼편에 카펠라 호텔로 이어지는 2차선 도로 입구가 보였다. 그러나 도로 초입에 설치된 호텔 표지석을 유심히 보지 않으면 최고급 호텔이 있을 만한 곳이 아니라고 판단해 그냥 지나칠 정도였다. 시골 마을 2차선 도로 정도로 보이는 이 도로는 카펠라 호텔로 가는 유일한 도로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역시 12일 이 도로를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경사진 도로를 따라 100여m를 올라갔지만 호텔 시설물이라고 할 만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도로 양옆으로는 우거진 수풀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 간간히 차량이 오가고 새소리가 들려올 뿐 주변은 매우 고요했다. 100여m를 더 올라가자 경비 초소로 보이는 원통형 건물이 보였다. 또다시 100여 m를 더 올라 언덕 끝에 다다르자 그제서야 호텔 본관 건물이 보였다. 본관 앞에 펼쳐진 원형의 넓은 잔디밭을 공작으로 추정되는 새들이 유유히 거닐고 있었다. 싱가포르 최고급 호텔인 카펠라 호텔은 화려할 것이란 예상과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중세 유럽 왕족들이 그들만의 연회 장소이자 휴식처로 꽁꽁 숨겨놓은 듯한 비밀 별장 같은 분위기였다. 최상위층 투숙객들이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휴식할 수 있게 하는데 주력한 듯 했다. 외부인 접근이 철저하게 차단되고 내부에서 일어난 일들이 외부에 유출될 수도 없는 중세 유럽 비밀의 성 같았다. 호텔 자체가 입구에서 300여m를 들어가야 나타나는 만큼 엿보려야 엿볼 수 없는 구조였다. 카펠라 호텔은 12만㎡(약 3만6700평) 규모 대지에 건설됐다. 호텔 직원은 호텔을 둘러보는 기자에게 “호텔이 매우 넓어 걸어서 가기 힘들다”며 “골프 카트를 태워주겠다”고 말했다. 호텔 본관 앞에만 골프카트 수십 대가 주차돼 있었다. 호텔은 2층의 길다란 타원 형태 건물로 112개에 달하는 객실이 있었다. 가장 저렴한 객실은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1박에 64만 원(조식 포함), 가장 비싼 객실인 콜로니얼 하우스는 1050만 원에 달할 정도로 싱가포르에서도 손꼽히는 고급 호텔이다. 내부엔 복수의 연회장과 수영장, 골프장, 레스토랑, 스파, 라운지, 정원 등이 갖춰져 있다. CNN은 5일(현지시간) “미국과 북한이 외부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로 판단했다”며 회담이 호텔 내 최고급 객실인 콜로니얼 하우스에서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이 이 호텔을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최종 확정한 배경에는 최고급인 만큼 정상회담의 격에 부합하는 점 호텔 입구 도로만 봉쇄하면 되는 한편 호텔 내부 공간은 매우 넓어 두 정상의 동선 보안 유지 및 철통 경호에 유리한 점, 상대적으로 고지대인 호텔에서 남중국해가 내려다보이고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두 정상이 ‘비핵화 담판’과 관련한 밀담을 나누며 거닐만한 팔라완 해변이 있는 점 등이 총체적으로 고려된 결과로 보인다. 호텔 입구 도로만 차단하면 12만㎡에 달하는 호텔 전체를 북미정상회담만을 위해 요새화할 수 있다. 한해 500만 명 이상이 찾는 싱가포르 최대 관광지 센토사섬 내에 있지만 유니버셜 스튜디오, 어드벤처 코브 워터파크 등 센토사섬 주요 관광지가 시작되기 전인 섬 초입에 자리한 점도 장점이다. 센토사섬으로 이어지는 다리와 케이블카, 모노레일(센토사 익스프레스)만 차단하면 섬 전체를 하룻동안 ‘북미정상회담 섬’으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한편 당초 북미정상회담 유력 후보지로 떠올랐던 샹그릴라 호텔은 호텔로의 접근 경로가 호텔 동쪽 및 서쪽 통로, 호텔 앞 샹그릴라 아파트먼트를 통해 들어오는 경로 등으로 다양하다는 점에서 경호상 단점으로 탈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샹그릴라 호텔은 싱가포르 최대 번화가로 한국의 명동격인 오차드 거리 끄트머리 오렌지 그로브 거리에 위치해 있다. 수많은 관광객이 오가는 오차드 거리와 인접해 외부인 차단이 용이하지 않은 점 역시 최대 걸림돌이 된 것으로 보인다. 현지 소식통은 “샹그릴라는 다소 시끌벅적한 공개 이벤트에 어울리는 곳”이라며 “회담의 가장 큰 의제가 비핵화이고 두 정상간의 조용하고 은밀한 대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비밀스러운 담판에 어울리는 카펠라를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 2018-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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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9년간 6만시간 무사고 비행 “해군의 자랑”

    ‘잠수함 킬러’로 불리는 링스 해상작전헬기와 UH-1H 수송헬기 등의 조종사, 승무원 교육을 담당하는 해군 6항공전단 제1비행교육대대가 6만 시간 무사고 비행기록을 수립했다. 39년간 안전사고를 한 번도 내지 않은 것이다. 해군은 5일 김기재 6항공전단장(준장) 주관으로 전남 목포 609교육훈련전대에서 ‘제1비행교육대대 무사고 비행 6만 시간’ 기념행사를 열고 장병들을 격려했다고 밝혔다. 무사고 비행시간으로 기록한 6만 시간은 2500일, 6.8년에 해당한다. 특히 아직 조종에 익숙하지 않은 교육생을 대상으로 하는 데다 여러 기종을 한꺼번에 운영하는 부대에서 달성한 무사고 기록인 만큼 의미가 더 크다는 것이 해군의 설명이다. 제1비행교육대대장 한우철 중령은 “이번에 달성한 기록은 모두의 마음이 하나가 돼 달성한 소중한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정예 해군 조종사를 양성하고 안전 비행을 생활화해 무사고 기록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엄현성 해군참모총장은 축전을 통해 “6만 시간 무사고 비행 기록 달성은 부대원 모두가 단결한 결과”라며 “해군과 해병대의 자랑”이라고 격려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8-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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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전-오후 마라톤 회담… ‘도보다리’처럼 ‘오솔길 독대’ 가능성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이 싱가포르에서 12일 오전 9시(현지 시간) 열릴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일거수일투족이 초미의 관심 대상이다. 비핵화 협상만큼 의전에서도 디테일을 놓고 막판까지 북-미 양국의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싱가포르에서 12일 오전 9시(한국 시간 오전 10시) 첫 대면을 한다. 이는 워싱턴 등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후 9시로 미국 내 각 방송사 메인 뉴스가 방송되는 ‘프라임 타임’이다. 미국 상당수 방송사가 싱가포르 현지에 취재진을 파견해 생중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미 정상회담을 최대 업적으로 부각하려 하는 만큼 김정은과의 역사적인 첫 만남을 상징적인 장면으로 각인시키려는 의도를 담았다는 평가다. 회담은 두 정상의 상견례를 겸한 사전 환담에 이어 오전 회담, 업무 오찬, 오후 회담, 만찬 등의 순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거의 하루 종일 회담하는 셈이다. 이번 회담에선 오전부터 핵심 참모진 1, 2명만 배석하는 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핵화와 체제 보장을 맞바꾸는 ‘빅딜’을 논의하는 만큼 나중에 또 만나더라도 담판의 밀도를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회담을 마친 뒤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친교 산책 등 깜짝 이벤트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첫 회담 후 2,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예고한 만큼 두 정상 간의 소통을 통해 최소한의 신뢰를 다져야 이후 회담을 통해 비핵화 틀을 잡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의 판문점 ‘도보다리 회담’처럼 샹그릴라 호텔에서 ‘오키드 그린하우스’라는 목조건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오솔길 회담’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동 기자회견이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양국 언론 외에도 전 세계의 미디어가 싱가포르에 집결하는 만큼 기자회견보다는 공동 보도문이나 합의문을 발표하는 형식이 될 수도 있다. 북-미 정상회담 일정은 큰 틀의 윤곽이 잡혔지만 의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회담장 입장 순서부터 자리 배치, 업무 오찬이나 만찬의 메뉴 선정까지 조율해야 할 ‘디테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양국은 보안과 경호를 감안해 회담장으로 유력한 샹그릴라 호텔이 아닌 카펠라 호텔(미국)과 풀러턴 호텔(북한)을 숙소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스트 없는 중립 상태로 회담이 진행될 수 있다는 얘기다. 주최 측 정상이 먼저 회담장에 나와 손님을 맞이하는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시간을 정해 공동으로 회담장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대에서 봤을 때 주최 측 정상이 왼쪽, 주최 측 국기는 반대로 오른쪽에 자리 잡는 ‘외교 관행’에 따라 두 정상이 악수할 때 서는 자리를 놓고 어느 쪽이 주최 측인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장원재 peacechaos@donga.com·문병기·손효주 기자}

    • 2018-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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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꺼지지않는 ‘北-美 주한미군 협상’… 매티스 “의제 아니다” 진화

    “주한미군 문제는 북-미 간 협상 대상이 아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을 만난 뒤 주한미군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2일(현지 시간) 이같이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제17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1∼3일 개최)에서 본회의 연설 후 질의응답 시간에 “주한미군 문제는 대한민국이 원할 경우 한미가 논의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1일 김영철과의 논의 내용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거의 모든 문제에 관해 얘기했다”며 북-미 간 주한미군 병력 문제에 관한 논의가 있었음을 암시한 것과는 뉘앙스가 다른 발언이다. 일단 트럼프의 관련 발언이 ‘북한이 비핵화 시 주한미군 감축 등 조정’ 등으로 해석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적인 ‘구두 개입’으로 보인다. 동시에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의 진짜 속내를 알기 어렵게 하는 연막작전이라는 말도 있다. 이와 관련해 매티스 장관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2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갖고 군사대비태세를 갖추기 위한 한미 연합훈련 등은 예년처럼 진행하되 그 사실을 최대한 외부로 알리지 않는 ‘로키(low key)’ 전략을 쓴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로 가는 구체적 행동에 나설 것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을 만난 뒤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새로운 대북제재를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3일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회담 모두발언에서 “북한이 CVID를 해야만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으로 가는 길이 평탄치 않은 길(bumpy road)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역시 트럼프-매티스 간의 엇박자라기보다는 트럼프가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며 회담을 주도하는 만큼 매티스에게 실무적인 강경 메시지를 내도록 하는 트럼프식 협상 전술의 일환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송 장관도 “CVID는 궁극적으로 이뤄야 하는 약속”이라며 “북한도 그것(CVID)을 허용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비핵화 연극’을 하고 있다는 불신이 확산되는 것에 대해선 “김정은 위원장이 통 큰 결단을 해나가고 있는데 (그 진의를) 계속 의심한다면 회담은 물론 (관계) 발전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14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릴 남북 장성급 회담을 계기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첫 회담부터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평화수역화 등 이견이 큰 의제를 다루는 대신에 군사회담 정례화, 군 수뇌부 간 직통전화 개설 등 합의가 쉬운 사안부터 의견을 좁혀나갈 것으로 보인다. 군사회담 정례화 문제는 판문점 선언에 이미 명시돼 있어 합의 도출이 어렵지 않을 듯하다. 이번 장성급 회담에선 2007년 9월 이후 열리지 않은 남북 국방장관 회담의 시기와 장소가 확정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싱가포르=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 2018-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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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美회담 주목받는 싱가포르 호텔 2곳 가보니

    1일 오전 8시(현지 시간) ‘김정은 집사’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등 북한 대표단이 머물고 있는 싱가포르 풀러턴 호텔 로비.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과 경호·의전 협상을 벌이고 있는 북측 대표단 관계자 2명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일정을 묻는 질문에 “일정이 많다”고 퉁명스럽게 반응했다. 김창선 부장은 이날 오후 3시 40분쯤 호텔을 떠났다가 2시간 뒤쯤 돌아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싱가포르 현지에선 북-미 정상회담 장소와 두 정상의 예상 숙소 맞히기가 한창이다. 유력 일간지 스트레이츠타임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풀러턴 호텔을 숙소로 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재 북-미 실무접촉이 이뤄지고 있는 카펠라 호텔을 숙소로 결정할 가능성이 있으며, 정상회담도 둘 중 한 곳에서 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싱가포르의 대표적 휴양지인 센토사섬에 있는 카펠라 호텔에는 미국 실무협상팀이 머물고 있다. 그러나 기자가 이날 풀러턴 호텔을 돌아본 결과 북한이 김정은 숙소로 택하기엔 미흡한 구석이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김정은 경호에 그리 유리하지 않았다. 이 호텔은 차량을 타고 호텔로 진입할 수 있는 곳이 주 출입구 이외에도 호텔 서측과 지하 주차장 등 다양했다. 정상회담 예상 날짜인 12일을 전후해 정상 예약을 받는 점도 김정은 숙소일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기자가 이날 호텔 측에 “12일에 스위트룸을 예약할 수 있느냐”고 묻자 호텔 직원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카펠라 호텔이 정상회담 유력 장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호텔 초입의 2차선 도로는 호텔로 들어가는 유일한 길이다. 이 도로만 막으면 경호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이날 이 도로 초입에선 호텔 경비원이 차량 대부분을 돌려보내고 있었다. 한 경비원은 “호텔 투숙객임을 증명할 수 없으면 누구도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당초 가장 유력한 장소로 꼽혀온 샹그릴라 호텔도 이날 경비를 한층 강화한 모습이었다. 호텔로 가는 길목에는 소총으로 무장한 경찰이 배치돼 철통 경비 작전을 펼쳤다. 그러나 이는 1∼3일 이 호텔에서 진행되는 제17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 때문이지 정상회담 사전 조치는 아니었다. 12일 전후로 정상 예약도 받고 있었다. 호텔 주변에서 경비를 서고 있던 현지 경찰은 “경비 작전은 매년 열리는 샹그릴라 대화 때 수준으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 더 강화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싱가포르=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8-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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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5전사자 유해 발굴위해 美 노병 찾아간 軍

    “1951년 황해도 지역 전투에서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에 전우 시신을 그냥 두고 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6·25전쟁 참전용사 김현겸 씨(89)는 28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찾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 관계자들 앞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북한 지역에서도 유해 발굴이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전우 유해를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 국유단은 이날 샌프란시스코에 거주 중인 6·25 참전용사들을 대상으로 증언 청취회를 진행했다. 청취회는 참전용사들에게서 6·25 당시 전투 상황을 듣고 전투사를 기록하는 동시에 이들의 증언을 토대로 더 많은 호국영령 유해를 발굴할 목적으로 진행됐다. 이날 청취회에 참석한 참전용사는 60여 명. 유재정 씨(89)는 “1951년 강원도 향로봉 전투에서 아군 전사자 여러 명을 목격했다”고 증언하며 “내 증언이 작게나마 전우 유해를 찾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유단은 31일에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청취회를 연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 미 서부 지역에는 6·25 참전용사 1400여 명이 거주 중이다. 청취회에선 총 140여 명의 참전용사가 참석해 증언에 나설 계획이다. 국유단은 참전용사 상당수가 세상을 떠났고 국토 개발로 전투 현장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등 유해 발굴을 위한 자료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증언 청취회를 통해 확보한 기록이 유해 발굴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고 설명한다. 국유단은 2015년부터 진행된 참전용사 증언 청취회를 통해 현재까지 690여 건에 이르는 전투 경험담과 유해 소재 정보를 기록으로 남겼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8-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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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리온, 10년간 軍훈련병에 초코파이 쏜다

    오리온그룹이 훈련병들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국군 장병용 초코파이 선물세트를 전달하는 행사를 열었다. 오리온그룹은 29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국방부와 ‘국군 훈련병 오리온 초코파이 후원 전달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 오리온그룹은 앞으로 10년간 전군에 입소하는 훈련병들에게 초코파이 선물세트를 후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리온그룹은 2월 국방부와 ‘장병 복지 및 취업 지원 협약’을 체결하면서 훈련병들에게 초코파이를 후원하기로 한 바 있다. 오리온그룹은 올해만 육군훈련소와 해·공군신병교육대대 및 해병대 훈련단 등에 초코파이 선물세트 11만 개를 전달할 예정이다. 훈련병용 초코파이 선물세트는 ‘당신은 대한민국의 자랑입니다’ ‘고마워요 우리 국군’ 등의 문구가 인쇄된 상자에 시중에서 파는 초코파이 3개를 넣어 제작한 것이다. 군 당국은 이 선물세트를 훈련병들이 훈련소를 퇴소하기 전날 진행되는 ‘환송의 밤’ 때 제공할 예정이다. 이경재 오리온 사장은 “군인으로 거듭나는 훈련병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국군 장병들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온그룹은 이 외에도 ‘장병 복지 및 취업 지원 협약’을 이행하기 위해 상반기(1∼6월) 신입사원 공채 때 전역 예정 장교 채용도 추진키로 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그룹 계열사인 고양 오리온스 농구단 안방경기에 장병들을 무료로 초청하고 농구공 1000개도 후원할 방침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8-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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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철-폼페이오, 주내 美北 교차방문

    북한 비핵화를 놓고 담판을 벌이고 있는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28일 전날에 이어 다시 한번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마주 앉았다. 회담 결과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 내로 두 사람이 합의한 초안을 갖고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미 워싱턴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평양을 각각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싱가포르 북-미 담판을 앞두고 각 정상에게 정상회담 진행을 위한 최종 결재를 추진하며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김 대사를 대표로 한 미국 협상팀은 이날 오전 판문점에서 이틀째 최선희가 이끄는 북측 협상팀을 만났다. 청와대는 협상을 위해 방한한 미 대표단에 경호처 소속 차량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27일(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미국 협상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나의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북한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굉장한 잠재력을 갖고 있고, 언젠가 경제·금융 분야에서 훌륭한 국가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판문점 협상에서 북한에 핵무기 해외 반출을 통한 신속한 핵 폐기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비핵화에 상응하는 보상책으로 불가침조약 체결과 테러지원국 해제, 경제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판문점 회동은 싱가포르 담판을 위한 1차전 성격이다. 복수의 한미 외교 소식통은 “김 대사와 최 부상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루고,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은 북-미 핵심 인사들의 상호 국가 방문이 될 것”이라며 “비핵화 로드맵은 북-미 최고 지도자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미 평양을 방문했던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을, 북측에서 비핵화 논의를 실무 총괄하는 김영철이 백악관을 방문해 마지막 합의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과 평양의 재가를 받은 합의문을 바탕으로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합의문에 서명한 뒤 악수를 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8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뒤 일본 기자단에 “북-미 정상회담을 하기 전에 미일 정상회담을 하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손효주 기자}

    • 2018-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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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김-최선희 판문점 접촉… 6·12회담 본궤도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성 김 주필리핀 미대사가 이끄는 미국 협상팀이 27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이끄는 북측 협상팀을 만나 6·12 북-미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26일 전격 정상회담을 가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밝히자마자 하루 만에 북-미가 본격 실무 접촉을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한미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김 대사가 이끄는 협상팀은 27일부터 사흘간 판문점에서 최선희가 이끄는 협상팀과 실무 조율을 할 계획이다.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김 대사는 미 행정부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로, 특히 최선희와 오랜 기간 6자회담 파트너로 함께해 서로를 잘 안다. 김 대사가 우리말에 능통한 만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도 있어 보인다. 이에 따라 북-미 간에 비핵화 방식과 보상 체계 등을 놓고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사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협상을 마치고) 서울에 와 있다”고 확인했다. 앞서 김정은은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북-미 회담이 취소될 위기에 처하자 문 대통령에게 ‘원포인트 회담’이라는 SOS를 요청해 비핵화 의지를 재천명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에 이어 다시 한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통해 전쟁과 대립의 역사를 청산하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결단하고 실천할 경우 북한과의 적대관계 종식과 경제협력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점을 (김정은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그제(25일) 오후 일체의 형식 없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 왔다”며 이번 회담이 김정은의 요청에 따른 것임을 분명히 했다. 25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서한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한 다음 날이다.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에게 위임한 담화문에서 몸을 낮추며 미국과의 대화를 요청한 데 이어 곧바로 문 대통령에게 ‘깜짝 회담’을 제안하면서까지 회담 재개 의지를 밝힌 것. 김정은은 26일 문 대통령과 만난 직후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결과도 만들고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듣고), 북남관계 문제도 다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노동신문도 “(김 위원장이) 6월 12일로 예정돼 있는 조미 수뇌회담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문 대통령의 노고에 사의를 표하시면서 역사적인 조미 수뇌회담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피력했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가 북-미 정상회담 날짜를 6월 12일로 보도한 것은 처음이다.문병기 weappon@donga.com·신진우·손효주 기자}

    • 2018-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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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대통령, 검은색 대신 은색 벤츠로 극비이동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 북측 통일각으로 가기 위해 이용한 차량은 메르세데스벤츠 마이바흐 S클래스 은색 차량이었다. 이는 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주로 사용하는 전용 차량이다. 다만 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취임 직후 청와대기자단과 주말 산행을 갈 때 이 은색 벤츠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문 대통령의 외부 일정용 의전차량으로 언론에 주로 등장했던 건 검정 마이바흐 S600이었다. 지난달 정상회담에서도 문 대통령은 이 차량을 타고 판문점 평화의집까지 이동했다. 은색 차량을 타고 중요 행사에 등장한 건 이례적이다. 청와대가 이번 회담 개최 사실이 사전에 외부로 알려지는 걸 막기 위해 사용 빈도가 낮은 은색 차량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크다. 의전용 검정 벤츠는 일반인에게도 낯익기 때문이다. 수행 경호차량도 최소한으로 줄였다. 주말을 맞아 자유로 이동 차량이 많은 가운데 그만큼 보안을 중시한 ‘특급 수송작전’이 펼쳐진 것이다. 이날 문 대통령을 태운 차량과 경호 등 수행단 차량 행렬이 통일각 앞에 도착하는 영상을 보면 미니밴 ‘카니발’이 차량 5대로 이뤄진 행렬 마지막에 등장한다. 철통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대통령 행사에는 잘 등장하지 않는 차량을 의도적으로 행렬 끝에 배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8-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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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방사능 오염 없다… 갱도 앞 개울물 마셔보라”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폭파 쇼’에 나선 24일, 오전 폭파를 마치고 찾아온 점심시간 다국적 기자단의 눈에 군 막사 처마에 달린 제비집이 포착됐다. 한 기자가 “제비는 방사능에 민감하지 않은가”라고 묻자, 북측 관계자는 “그만큼 (이곳에) 방사능이 없다는 얘기다. 방사능에 민감한 개미도 여기에 엄청 많다”고 답했다. 3번 갱도 앞 개울에선 동행하던 북한 관영 조선중앙TV 기자가 한국 취재진에 개울물을 마셔보라며 얘기했다. “파는 신덕샘물은 pH(산도) 7.4인데 이 물은 pH 7.15라 마시기에 더 좋다. 방사능 오염은 없다.” 북측은 이날 방사성물질 유출 가능성과 관련해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기자들의 질의에 “문제없다”는 말만 수차례 반복했다. 풍계리 일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귀신병’이 돈다는 소문을 의식한 듯했다. 국제사회는 갱도 지하에 축적된 방사능 오염물질이 외부로 흘러나올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북한은 풍계리가 안전함을 몸소 보여주려는 듯했다. 북측 관계자뿐만 아니라 기자단에 방호복을 지급하지 않았다. 공사현장에서나 쓸 법한 노란색 안전모만 하나씩 지급됐다. 그 대신 실제 위해성을 측정할 방사선량 측정기는 압수했다. 일각의 우려와 달리 이번 폭파로 인한 방사성물질 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갱도 내부 암반에 구멍을 뚫고 폭약을 설치해 터뜨리는 내폭 방식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2∼4번 갱도를 폭파할 때 중간중간 상세히 설명을 하며 기자단의 이해를 도왔다. 폭파 전 갱도 안을 공개하고, 폭파 이후 현장을 다시 보여주기도 했다. 당초 약속했던 전문가 참여를 거부한 것을 의식한 듯 ‘검증에 성의를 보였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했다. 하지만 25일 공개된 폭파 영상을 보면 북한이 핵실험장 내 갱도를 재사용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폭파하진 않았을 거라는 추측에 무게가 실린다. 갱도 입구 폭파 수준으로 폐기 흉내만 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북한은 갱도 폭파에 앞서 전체 길이가 1∼2km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갱도 중 입구 주변만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1∼2km에 달하는 갱도 내부를 모두 폭파해 붕괴시켰다면 후폭풍이 너무 커서 기자단이 폭파 현장에서 불과 500m 떨어진 곳에서 그 장면을 관람하긴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측 관계자는 “5차례 성과적 핵실험을 한 갱도”(2번 갱도) “핵실험을 위해 만반의 준비가 된 갱도”(3번) “큰 핵실험을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게 특별히 준비해뒀던 갱도”(4번) 등으로 각각의 갱도 폭파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비핵화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기는 의미 있는 ‘폭파 쇼’를 보였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풍계리의 마지막 폭파가 있은 지 6시간여 만에 김정은에게 한껏 격식을 차린 공개편지를 보내 정상회담 취소를 통보했다. 화약 냄새가 채 가시기 전에 풍계리 폭파 쇼는 빛이 바랬다. 길주=외교부 공동취재단 / 신진우 niceshin@donga.com·손효주 기자}

    • 2018-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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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편지에 ‘김정은 각하’ 호칭 예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김정은 앞으로 보낸 공개 편지에는 나름의 예우를 갖추려 한 흔적이 보인다. 편지 머리는 김정은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김정은 각하(His Excellency·사진)’라고 지칭하고 있다. 미국이 예우를 갖춰 타국 정상을 칭하는 용어인 ‘His Excellency’를 김정은에게도 사용한 것. 트럼프는 그동안 그냥 김정은 이름을 부르거나 북한 지도부(leader) 정도로 표현해왔다. 앞서 최선희 외무성 부상,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앞세운 ‘대리 서한’ 형식의 담화에 ‘얼뜨기’ 등 인신공격성 용어를 동원한 김정은과 확연히 비교되는 방식이다. 트럼프는 예우를 갖추지 않고 공격적인 태도로 일관한 북한에 회담 취소의 책임이 있다는 점, 북한의 대응 방식이 비정상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정중하고 공식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2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 친필 서명까지 들어간 정중한 형식을 택한 건 북한에 가장 공식적이며 권위 있는 방식으로 엄중 경고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전례 없는 예우가 북-미 정상회담의 불씨를 완전히 꺼뜨리진 않겠다는 뜻을 담은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8-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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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시간 핵갱도 폭파’ 김정은, 트럼프에 성의 보였지만…

    지진이 난 듯 엄청난 폭음이 울렸다. 입구에 있던 흙과 부서진 바위 등은 물에 젖은 비누처럼 우수수 흘러내렸다. 굉음에 이어 하늘로 솟아오른 연기는 시야를 가렸다. 뿌옇게 사방을 둘러싼 연기는 해발 2000m가 넘는 만탑산의 자태까지 순간 가렸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24일 폭파했다. 폭파에 앞서 갱도 내부까지 전격적으로 다국적 기자단에 공개했다. 이날 오전 11시 폭파 작업에 나선 북측은 5시간 넘게 ‘불꽃 폭파쇼’를 이어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약속한 비핵화 행보의 의미 있는 첫걸음이란 평가와 함께 2008년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에 이은 ‘비핵화 쇼 2탄’ 아니냐는 말도 현장에서 나왔다. 전날 숙소인 원산에서 출발한 5개국 공동취재단은 기차로 10시간여를 이동해 이날 오전 풍계리 현지에 도착했다. 북한은 오전 11시 가장 먼저 북쪽의 2번 갱도를 폭파했다. 2∼6차 핵실험이 이어진 2번 갱도는 구조가 구불구불해 폭파하기 까다로운 곳이다. 북한은 폭파 전 취재진을 갱도로 데려가 갱도 안에 설치된 폭발물을 확인하도록 했다. 북한은 이날 3개 갱도 모두 폭파에 앞서 취재진이 갱도 내부를 보도록 했다. 미국 CNN의 윌 리플리 기자는 “약 35m 거리를 두고 나란히 설치된 축구공 모양의 폭발물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갱도를 본 취재진은 갱도에서 500m 이상 떨어진 안전지대로 이동해 폭발을 직접 지켜봤다. 2번 갱도에선 2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4명의 군인이 폭파 작업에 나섰다. 핵무기연구소 부소장은 “촬영 준비됐냐”고 물은 뒤 ‘하나 둘 셋’을 센 후 폭파 지시를 내렸다. 입구 쪽에서 첫 폭음이 들린 뒤 안쪽에서 2번 더 폭음이 울렸다. 폭파 후에는 취재기자들을 갱도 쪽으로 다시 안내해 갱도 입구가 완전히 붕괴된 것을 육안으로 확인하도록 했다. 3시간 후인 오후 2시 17분에는 서쪽 4번 갱도로 이동해 단야장(제련시설)까지 함께 폭파했다. 이어 오후 2시 45분 생활건물 등 5개 지원시설 폭파 작업을 하고 오후 4시 2분 ‘하이라이트’로 꼽힌 3번 갱도를 폭파시켰다. 한 번도 핵실험을 하지 않은 3, 4번 갱도는 핵탄두 실험을 하는 가장 안쪽 실험실부터 ‘ㄱ’ ‘ㄷ’자 모양으로 쭉 이어가는 갱도에서부터 입구까지 차례로 폭파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을 지켜본 체셔 특파원은 “북측 관리자가 폭파 직전 ‘3, 4번 갱도는 핵실험을 위해 이미 만반의 준비를 갖췄던 곳’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특히 3번 갱도를 북한이 정리한 건 비핵화 카운트다운을 촉진시키는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이번 폐쇄 작업에 최소 100kg 이상의 폭약을 쏟아부으며 취재진 눈앞에서 비핵화 의지를 선전하는 ‘불꽃쇼’를 선보였다. 기자단은 “(폭발 당시) 통나무로 만든 관측소가 엄청난 광경으로 산산조각 났다” “갱도 입구에 전선과 많은 양의 플라스틱 폭발물 등이 엉켜 자태를 뽐냈다”는 등 폭파 전후 상황을 묘사했다. 북측 인사는 1번 갱도는 이미 핵실험으로 2006년 무너져 이번에 따로 폭파하지 않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갱도 폐쇄에 이어 군인들이 거주하는 장소인 막사를 폭파시켰다. 취재진은 폭파 행사 후 풍계리를 떠나 원산으로 향했다. 25일 오전 6, 7시경 원산역에 도착해 취재한 내용과 사진 및 영상을 전 세계에 공개할 예정이다. 취재진은 이날 원산행 특별열차 안에서 직접 본 폭파 행사를 국제전화를 통해 속보로 전했다. 다만 북한이 이번 폐쇄 이벤트에 전문가들을 배제한 데다 기자들의 답사 기회도 제한적으로만 허용한 만큼 완전한 폐기를 검증받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결국 국제사찰단의 본격 검증 전에 핵실험 관련 증거를 ‘인멸’해 면죄부를 받겠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풍계리=외교부공동취재단 / 신진우·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8-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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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진 500m밖 전망대서 폭파 지켜봐, “엄청난 폭음… 영구적 불능화 알순 없어”

    “엄청난 폭음이 들렸고 폭파한 것은 맞는데 영구적으로 불능화됐는지는 현재로선 알기 어렵다.” 풍계리 현장에 간 CNN 윌 리플리 기자는 이날 폐기 행사 후 이렇게 보도했다. 북한이 24일 풍계리 핵실험장 내 갱도를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지만 세부적인 폐기 방식은 공개하지 않은만큼, 되돌릴 수 없는 수준의 폐기를 진행했는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17분까지 한국 등 5개국 기자단과 북한군 지휘부 등이 참관한 가운데 핵실험장 폐기를 위한 갱도 폭파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북한이 폭파에 어떤 폭약을 사용했는지, 하나당 총길이가 1∼2km에 이르는 갱도를 어디서부터 폭파했는지 등 세부 내용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재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갱도를 폐기하려면 핵실험 진행 시 핵물질 등이 들어갈 기폭실을 포함해 갱도 맨 안쪽부터 폭파해야 한다. 갱도 입구와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부터 폭파를 시작하고 자갈 등으로 메운 뒤 입구를 봉인할 경우 언제든 새 입구를 만들어 갱도를 재활용할 수 있다. 미 국방정보국(DIA)과 국가지리정보국(NGA)도 최근 북한이 핵실험장을 폐기하더라도 짧게는 몇 주면 복구가 가능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기자들은 폭파 현장에서 최소 500m 이상 떨어진 전망대에서 폭파 장면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져 이를 낱낱이 검증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폭파 과정에서 방사성물질이 유출됐는지도 관심사다. 2번 갱도는 2∼6차 핵실험이 진행된 만큼 갱도 내 기폭실 주변에 남아있던 방사성물질이 이번 폭파 과정에서 유출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일부는 지난해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에 거주했던 탈북민 30명을 검사한 결과 이들 중 2명에게서 방사선 피폭을 의심할 수 있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동시에 2번 갱도 내에 유출될 만한 형태의 방사성물질이 거의 없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화강암 지대인 만탑산에 조성돼 있다. 핵실험 시 발생하는 고온 고압으로 인해 갱도 주변 화강암이 녹아내리면서 방사성물질을 뒤덮은 뒤 굳어버리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청소’가 됐을 것이란 설명이다.풍계리=외교부공동취재단 /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8-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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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세계 평화위한 핵군축” 과시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해 공화국 북부 핵시험장(풍계리 핵실험장)을 완전히 폐기하는 의식을 진행하였다.” 24일 저녁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기연구소 성명’을 내고 풍계리 핵실험장이 폐기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게재된 시간은 명확하지 않지만 5개국 공동취재단이 원산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 핵실험장 폭파 사실을 알린 직후로 추정된다. 북한은 “핵시험장의 모든 갱도를 폭발로 붕락시키고 갱도 입구를 완전히 폐쇄했다”고 밝혔다.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앞두고 줄곧 제기돼온 방사성물질 누출 우려를 의식한 듯 “방사성물질 누출 현상이 전혀 없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은 또 “2개 갱도(3·4번 갱도)는 임의의 시각에 핵시험을 원만히 진행할 수 있는 상태라는 것을 국제기자단이 확인했다”고도 주장했다. 이미 사용불능 상태가 된 핵실험장을 형식적으로 폐기하는 ‘폭파 쇼’일 뿐이라는 일각의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어 이번 핵실험장 폐기가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한 북한의 주도적 노력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핵시험 중지는 세계적인 핵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고 밝혀 향후 비핵화 방법론을 중심에 둔 북-미 갈등이 본격화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번 핵실험장 폐기가 완전한 핵폐기로 가는 첫 단계가 아니라 핵동결 또는 북-미 간 동시 핵군축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시사한 셈이다. 우리 군과 정보당국은 이날 폭파가 모두 마무리된 오후 4시 17분 전부터 풍계리에서 폭파가 진행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4시 전후 군과 정보당국 내부에선 “풍계리에서 이상 기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가 확산됐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핵실험장 폐기가 시작되거나 아예 끝난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의 발표가 나와 봐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날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연 청와대는 핵실험장 폭파가 마무리된 직후인 오후 4시 20분경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첫 번째 조치임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풍계리=외교부공동취재단 /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8-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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