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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국 대사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가 미국의 강한 반대 때문에 임명되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미 대사에 임명된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표리부동하다(treacherous)’고 했다는 소식도 미국 언론을 통해 다시 거론됐다. 워싱턴포스트(WP)의 백악관 담당 존 허드슨 기자는 9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이 의원이 차기 주미 대사에 임명됐다는 사실을 공유하면서 “이번 임명은 미국이 문정인의 대사 부임에 비공식적 반대 신호를 보낸 뒤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앞서 문 특보는 자신이 대사직을 고사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그가 과거 “한미동맹이 깨지는 한이 있어도 전쟁은 안 된다” “평화협정 체결 후엔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 등 한미 관계에 부정적 발언을 해 미국이 그를 새 주미 대사로 원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AFP통신은 이 의원이 지난해 한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표리부동하고 마음에 없는 말도 한다. 솔직히 정말 마음에 안 든다“라고 말한 사실을 보도하며 킴 대럭 전 주미 영국대사의 사퇴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 매체는 ”이 의원 지명은 주미 영국대사 사임으로부터 한 달도 지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우방국 대사의 지명이 가져올 파장을 우려했다. 대럭 전 대사는 지난달 초 ’트럼프 행정부가 무능하고 불안정하다‘고 쓴 외교문서가 누출된 지 나흘 만에 사임했다. 격노한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그를 직접 비난하며 해임을 요구한 결과였다. 영국 내에서 내정간섭이란 반발이 거셌지만 영국 정부는 세계 최고권력자의 압력에 버티지 못했다. 이 의원은 미국의 아그레망(부임 동의)을 거친 뒤 최종 임명된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미국 대통령이 3, 4일 대규모 총기 참사가 발생한 텍사스주 엘패소와 오하이오주 데이턴을 찾았다. 하지만 총기 규제 방안 및 자신의 인종차별 발언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아 오히려 갈등만 더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오전 11시 데이턴 총격 생존자들이 입원한 마이애미밸리병원을 찾았다. 200여 명의 항의 시위대가 그를 맞았다. 이들은 “집에 가라. 당신을 환영하지 않는다” “트럼프는 부패한 거짓말쟁이이자 인종차별주의자” 등 비난하는 내용의 팻말을 들고 거센 야유를 보냈다. 대통령을 풍자하는 ‘베이비 트럼프’ 대형 풍선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데이턴에 3시간 정도 머문 트럼프 대통령은 엘패소로 이동했다. “사랑이 증오를 이긴다” “트럼프는 인종차별주의자”란 팻말을 든 시위대가 또 등장했다. 니나마리 오초아 씨(29)는 NYT에 “대통령의 방문은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NYT는 “대통령의 애도에 엘패소는 ‘됐다(No Thanks)’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데이턴에서 엘패소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연설하는 걸 보고 있다. 너무 지루하다. 미국이 바이든 때문에 형편없어질 것”이라고 비난했다바이든 전 부통령은 6일 아이오와주 유세에서 “대통령이 백인 우월주의 불길에 기름을 붓고 ‘대학살’을 부채질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트위터에 엘패소가 고향인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텍사스)을 향해 “좀 조용히 해라(Be quiet)”라고 썼다. 오로크 전 의원도 “대통령의 인종차별 발언이 증오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총기 규제를 요구하는 움직임도 거세다. CNN은 월마트 직원들이 매장 내 총기류 판매 금지를 요구하며 동맹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총기 소매업체인 월마트는 3일 엘패소 총격과 지난달 30일 미시시피주 총격사건의 장소다. 캘리포니아주 샌브루노의 월마트에서 일하는 토머스 마셜 씨는 사내 통신망을 통해 총기 판매 중단을 요구하는 청원사이트에 연대 서명할 것을 호소했다. 8일 오후 10시 기준 4만4700여 명이 참여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소설 ‘변신’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1883~1924) 친필 원고가 긴 법적 다툼 끝에 이스라엘 소유가 됐다. 7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국립도서관은 이날 카프카의 자필 원고와 직접 그린 그림 등을 공개하며 이에 대한 소유권 분쟁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유고는 수백 편으로 서류철 60개 분량이다. 카프카의 절친한 친구였던 작가 박스 브로트(1884~1968)의 자필 원고도 일부 포함돼 있다. 이스라엘 국립도서관은 대부분 이미 출판된 내용이지만 카프카의 저술 과정이나 작가로서의 개성 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고에 대한 법적 분쟁은 2008년 시작됐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유대계 소설가인 카프카는 사망할 때까지 무명에 가까웠다. 그는 1924년 결핵으로 생사를 넘나들 던 중 친구 브로트에게 “내가 쓴 원고를 모두 불 태워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하지만 브로트는 유언을 따르지 않고 보관하다가 1939년 나치의 체코슬로바키아 침공을 피해 이스라엘 건국 전 텔아비브로 향했다. 이후 카프카의 원고를 정리해 소설로 출간했다. 브로트는 1968년 사망하기 전 카프카 원고 일부를 이스라엘 공공 기록보관서에 넘기고, 방대한 양의 나머지 원고를 자신의 비서이자 연인이었다고 전해지는 에스테르 호페에게 줬다. 연구기관에 넘겨달라는 유언도 남겼다. 하지만 호페는 그 말을 따르지 않았다. 카프카의 원고를 자신의 아파트와 스위스, 이스라엘 은행 등에 보관하다가 2007년 숨질 때 두 딸에게 물려줬다. 이스라엘국립도서관은 두 딸에게 브로트의 유언에 따라 소유권을 넘겨달라며 2008년 소송을 시작했다. 카프카 유고는 텔아비브의 몹시 낡은 아파트에 버려진 냉장고 안에 보관돼 있었다고 전해졌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미국의 유명 싱크탱크와 외교전문지가 잇따라 한일 갈등으로 일본의 경제적 위상과 입지가 위험에 처했다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성찰을 요구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매슈 굿맨 수석부사장은 6일(현지 시간) ‘일본과 한국: 갈등을 넘어서’ 논평에서 “일본이 지난 몇 년간 미국의 빈자리를 채우며 세계 경제 내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했지만 불행하게도 한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위험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의 주장대로 ‘안보 우려’ 때문에 수출을 규제했다 해도 이번 조치는 일본의 광범위한 이익에 손해를 끼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한일 갈등은 (한국보다) 일본에 미치는 전략적 함의가 더 크다”며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 러시아의 영공 침입 등 긴급한 안보 위협 시 협력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굿맨 수석부사장은 “두 나라가 간극을 좁힐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일본이 ‘더 규모가 크고, 경험이 많고 자신 있는 행위자이기에 이 문제에 대해 특별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아베 정권이 스스로 취한 조치(수출 규제)에 대해 자아성찰을 해 보고 그것이 일본의 전반적 이익을 증진시키는지 고려해 보라”고 지적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도 이날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싸울 준비도 돼 있지 않은 전쟁을 시작했으며, 특히 일본 관리들이 수출 규제 이유에 대해 말 바꾸기를 거듭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매체는 “이런 종류의 발표(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할 때는 최소한 이유의 증거와 일관된 노선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일본 관리들의 상충되는 성명과 모호한 빈정거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베 총리가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소외되고, 미국으로부터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파병 압박을 받고 있다. 동시에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마쳐야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금리를 인하하라고 거듭 압박하자 전 연준 의장 4명이 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요구하는 기고문을 냈다. 폴 볼커, 앨런 그린스펀, 벤 버냉키, 재닛 옐런 등 전 연준 의장 4명은 ‘미국은 독립적인 연준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선거철이 가까워질 때 정치 지도자들은 단기적인 경기 부양 통화 정책을 시행할 것을 요구하지만 그런 통화 정책은 결국 경제적 성과 악화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가 경제가 아닌 재선을 위한 것임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이들은 기고문에서 “연준과 연준 의장은 독립적이며, 최선의 경제 이익에 따라 정치적 압력에서 자유롭게 행동하도록 허용된다”며 정치적 독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윗에 “중국이 그들의 통화 환율을 역사상 거의 낮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이걸 ‘환율 조작’이라 부른다. 듣고 있나. 연준?”이라고 썼다.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이 넘은 상황과 연준의 통화 정책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일각에서는 독립성 논란과는 별개로 연준이 연내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뱅크오브웨스트 이코노미스트 스콧 앤더슨은 로이터통신에 “연준은 자신들이 정부나 무역전쟁에 굴복했다고 시장이 여기기를 원치 않겠지만 (무역·환율 전쟁으로) 현실이 된 위협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재일교포 3세 손정의 회장(62·사진)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산하 사모펀드 포트리스가 미국 대표 종합일간지 USA투데이를 인수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5일 보도했다. 포트리스가 소유한 미 언론사 뉴미디어투자그룹은 USA투데이, USA위켄드 등 출판매체 100여 개를 보유한 ‘개닛’을 14억 달러(약 1조7010억 원)에 사들였다. 뉴미디어가 지분 50.5%, 개닛이 49.5%를 보유하고 이름은 ‘개닛’을 쓴다. 합병회사는 미 전역에 일간지 260여 개, 주간지 300여 개를 발행하는 미디어 공룡이다. 소속 매체의 총 발행 부수만 일일 약 800만 부다. 1982년 창간된 USA투데이는 중도 성향 독자를 노린 대중적 콘텐츠로 한때 150만 부 이상을 발행했다. 인쇄매체 시장의 쇠락과 소셜미디어의 등장 등으로 구독자가 줄어 현재 부수는 약 73만 부다. 최근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 및 창업주들은 잇따라 전통 언론을 사들이고 있다. IT 기업의 빅데이터 분석 기술과 전통 언론의 구독자 정보 및 풍부한 콘텐츠 생산 능력을 결합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세계 최고 부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주는 2013년 워싱턴포스트(WP),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마윈 창업주도 2015년 중국 최대 경제지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일보 및 112년 전통의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사들였다. 지난해 중국계 미 의료재벌 패트릭 순시옹 난트케이스웨스트 대표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샌디에이고 유니언-트리뷴 등을, 실리콘밸리 IT 기업 세일즈포스닷컴은 시사주간지 타임을 인수했다. 소프트뱅크는 일본 3대 통신사다. 야후와 공동 출자해 온라인 포털 야후저팬을 출범시켰다. 이 외에 미 차량공유 업체 우버, 공유오피스 업체 위워크 등 신생 IT 기업과 인공지능(AI) 기술에 과감히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흑인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미국 작가 토니 모리슨이 5일 별세했다. 향년 88세. CNN 등 외신에 따르면 6일(현지 시간) 모리슨의 가족은 그가 폐렴 합병증으로 뉴욕에 있는 몬테피오레 메디컬 센터에서 전일 저녁 사망했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그의 죽음이 엄청난 상실이지만 우리는 그가 길고 훌륭한 삶을 살았다는 것에 감사한다”고 했다. 구체적인 사망 원인이나 장례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1992년 ‘비러브드(Beloved)’로 퓰리처상, 1993년 ‘재즈(Jazz)’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그는 미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힌다. 흑인 여성이란 정체성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벌어진 각종 인종차별 빛 성차별을 시적 언어와 유려한 문체로 고발해왔다. 대표작 ‘비러브드’는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한 흑인 여성을 통해 비인간적 노예제도의 실상을 파헤쳤다.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유명 평론가 스탠리 크라우치는 이 작품을 “검은 얼굴을 한 대학살(홀로코스트) 소설”이라고 평했다. 모리슨은 1931년 미 중부 오하이오주 로레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인근 철강공장에서 투잡을 하며 똑똑한 딸의 공부를 뒷바라지 했다. 하워드대와 코넬대에서 각각 영문학 학, 석사 학위를 딴 그는 워싱턴에서 교사로 일했다. 단조로운 생활에 지친 그는 1965년 뉴욕으로 거쳐를 옮겨 유명 출판사 랜덤하우스의 편집자로 일했다. 당시 “읽을 만한 소설이 없다”는 생각에 직접 글쓰기에 나섰다. 모리슨은 훗날 뉴욕타임스(NYT)에 “작은 방과 작은 두 아이가 내가 가진 전부였다. 남편과는 이혼했고 너무 외롭고 힘들었다. 아이들이 잠든 후 글을 쓰는 일만이 위로가 됐다”고 회고했다. 인종차별을 소재로 하지만 노골적인 이데올로기를 내세우기보다 이를 문학적으로 승화시켜 보편적 공감을 자아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스타 작가로 급부상했다. ‘가장 푸른 눈’, ‘슐라’, ‘솔로몬의 노래’, ‘자비’ 등도 유명하다. 소설 집필 외에도 비평, 후학 양성 등 폭넓은 활동을 했다. 미 현대문학의 영역을 넓힌 공로로 2012년 미 대통령 자유훈장을 받았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딸로 변장해 탈옥하려던 브라질 갱단 두목이 어설픈 분장과 긴장으로 인해 덜미를 잡혔다고 AP통신이 5일 보도했다. 황당한 탈옥 시도의 주인공은 브라질 마약 밀매 조직인 ‘레드 커맨드(Red Command)’의 클라우비누 다 시우바(42). 레드 커맨드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내 마약 대부분을 유통하는 강력한 범죄 조직 중 하나다. 브라질 일간 오글로부에 따르면 그는 73년 10개월 형을 받고 리우데자네이루 서쪽 방구3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클라우비누는 3일 자신을 면회하러 온 딸 가브리엘 레안드루 다 시우바(19)를 교도소에 남게 하고 자신이 딸로 변장해 탈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성 얼굴을 한 실리콘 마스크와 가슴까지 내려오는 생머리 가발, 안경으로 얼굴을 완벽히 가렸다.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분홍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어 젊은 여성처럼 보이려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이처럼 무모한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작은 키 덕분이었다. 클라우비누의 별명은 ‘난쟁이(shorty)’로 딸과 키가 거의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너무 긴장한 탓에 분장이 탄로났다. 리우데자네이루 교도소 면회객은 교도소에 들어갈 때 신분증을 제출해야 한다. 딸의 신분증을 돌려받을 때 지나치게 긴장했고, 이를 수상하게 여긴 교도관이 그를 수색하다가 분장이 들통 났다고 AP는 보도했다. 클라우비누는 이전에도 탈옥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글로부에 따르면 그는 2013년 2월 수감자 31명이 교도소를 집단 탈옥한 사건의 주도자 중 한 명이다. 당시 그는 수개월 후 경찰에 검거됐다고 한다. 브라질 교정당국은 딸 가브리엘이 아버지의 탈옥 계획을 도왔는지 조사하고 있다. 특히 가브리엘과 같은 시간에 교도소를 찾은 면회객 8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브라질 교정당국은 면회객이 수감자에게 위험한 물건이나 탈옥에 도움이 될 만한 장비를 건네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신체 스캐너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면회객 중 한 명이 임신 상태라고 밝혀 스캐너를 통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정당국은 이 면회객이 임신으로 위장해 클라우비누의 탈옥을 도왔을 가능성이 있어 수사하고 있다고 오글로부는 보도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3, 4일 이틀간 미국에서 또 대형 총기 참사가 발생했다. 지난달 25일 이후 벌써 일곱 번째 사건으로 현재까지 사망자만 46명에 달한다. 잇따른 참사로 미 전역이 충격과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민주당을 중심으로 총기 규제 강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민자가 일자리 빼앗아” 3일 오전 10시 40분경 미 남부 텍사스주 국경도시 엘패소. 시 동부에 위치한 월마트 매장에 21세 백인 남성 패트릭 크루시어스가 들이닥쳐 소총을 난사했다. 그는 4개월 된 아기부터 8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무작위로 총을 쐈고 최소 20명이 숨지고 26명이 다쳤다. 중환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곳에서는 이달 중순 초중고교 개학을 앞두고 학용품을 싸게 파는 ‘백 투 스쿨’ 할인 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쇼핑객 3000여 명과 직원 100여 명 등 비교적 사람이 많아 인명 피해가 컸다. 매장에서 탈출한 마누엘 우르추르투 씨(20)는 뉴욕타임스(NYT)에 “배에 총상을 입고 피를 흘리는 6∼8개월 된 아이도 봤다”고 전했다. NYT는 이날 참극을 ‘대학살(Massacre)’로 규정했다. 크루시어스처럼 행사장이나 쇼핑몰 같은 사람이 많은 곳을 찾아 불특정 다수를 향해 의도적으로 총을 쏴대는 총기난사범을 ‘액티브 슈터(active shooter)’라고 한다. 경찰은 매장 밖에서 용의자 크루시어스를 바로 체포했다. 월마트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그는 AK-47 소총을 들고 소음방지용 귀마개를 착용했다. 2016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올해 봄 학기까지 댈러스 인근 콜린대에 재학했다. 그레그 앨런 엘패소 경찰서장은 그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성명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미 언론에 따르면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이란 이 성명서는 사건 19분 전 극우 성향 커뮤니티 8chan에 올라 왔다. “이민자가 원주민(natives) 일자리를 뺏고 있다” “히스패닉이 텍사스 지방과 주 정부를 장악하고 정책을 바꿀 것”이란 내용이었다. 3월 15일 뉴질랜드 이슬람사원을 공격한 백인 우월주의자 총격범에게 동조하는 내용도 담겼다. 멕시코 후아레스와 국경을 맞댄 엘패소는 인구 68만 명 중 80%가 히스패닉이다. 엘패소에서 비극이 벌어진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4일 중부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또 다른 대형 총격 사건이 벌어져 용의자를 포함해 최소 10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NYT에 따르면 4일 오전 1시경 술집과 음식점이 밀집한 오리건 지구 길가에서 한 남성이 223구경 소총을 난사했다. 데이턴 경찰은 “토요일 밤을 즐기려는 시민들이 이 지역에 1000여 명이나 밀집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이 곧바로 용의자를 사살했지만 대규모 인명 피해를 막지는 못했다. 용의자의 신원 및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 거세지는 총기 규제론 지난달 25일 캘리포니아주 샌퍼낸도밸리 총격 후 4일까지 미국에서는 무려 일곱 차례에 걸쳐 총기 사건이 발생했다. 올해 들어 216일째를 맞은 4일까지 미국 내 대형 총격 사건만 벌써 251번째라고 USA투데이가 전했다. 지난달 27일 뉴욕, 28일 캘리포니아, 29일 위스콘신, 30일 미시시피, 이달 3일 텍사스, 4일 오하이오 등 지역도 광범위하다. 3일과 지난달 30일 벌어진 총격 사건 장소가 월마트란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월마트는 세계 최대 총기 소매업체이며 설립자 샘 월턴은 유명한 총기 사용 지지자”라고 전했다. 총기 관련 비영리 법인 GVA에 따르면 총기 사건으로 인한 올해 미국 내 사망자만 8700명이 넘는다. 민주당은 규제 강화를 외치고 있다. 대선 주자 지지율 1위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3일 트위터에 “얼마나 많은 생명이 희생돼야 하나. 우리가 행동에 나서 만연한 총기폭력을 끝내자”고 주장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너무 많은 가족이 총기폭력 공포를 견디도록 강요당하고 있다. 참을 만큼 참았다”고 가세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 등 다른 주자들도 동조했다. 하지만 미 수정헌법 2조에 무장할 권리가 보장됐다는 이유로 연방 차원의 총기 규제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4일 트위터에 “엘패소와 데이턴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 두 곳 모두 경찰 대처가 아주 빨랐다”는 글을 올렸다. 규제 언급은 없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3, 4일 이틀간 미국에서 또 대형 총기 참사가 발생했다. 지난달 25일 이후 벌써 일곱 번째 사고로 미 동부시간 4일 오전 11시 45분(한국 시간 5일 오전 0시 45분) 기준 사망자만 46명에 달한다. 잇따른 참사로 미 전역이 충격과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민주당을 중심으로 총기 규제 강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민자가 일자리 빼앗아” 3일 오전 10시 40분경 미 남부 텍사스주 국경도시 엘패소. 시 동부에 위치한 월마트 매장에 21세 백인 남성 패트릭 크루시어스가 들이닥쳐 소총을 난사했다. 그는 4개월 된 아기부터 8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무작위로 총을 쐈고 최소 20명이 숨지고 26명이 다쳤다. 중환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곳에서는 이달 중순 초중고교 개학을 앞두고 학용품을 싸게 파는 ‘백 투 스쿨’ 할인 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쇼핑객 3000여 명과 직원 100여 명 등 비교적 사람이 많아 인명 피해가 컸다. 매장에서 탈출한 마누엘 우르추르투 씨(20)는 뉴욕타임스(NYT)에 “배에 총상을 입고 피를 흘리는 6~8개월 된 아이도 봤다”고 전했다. NYT는 이날 참극을 ‘대학살(Massacre)’로 규정했다. 크루시어스처럼 행사장이나 쇼핑몰 같은 사람이 많은 곳을 찾아 불특정 다수를 향해 의도적으로 총을 쏴대는 총기 난사범을 ‘액티브 슈터(active shooter)’라고 한다. 경찰은 이날 매장 밖에서 용의자 크루시어스를 바로 체포했다. 월마트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그는 AK-47 소총을 들고 소음방지용 귀마개를 착용했다. 2016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올해 봄 학기까지 댈러스 인근 콜린대에 재학했다. 그레그 앨런 엘패소 경찰서장은 그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성명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미 언론에 따르면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이란 이 성명서는 사건 19분 전 극우성향 커뮤니티 8chan에 올라 왔다. “이민자가 원주민(natives) 일자리를 뺏고 있다” “히스패닉이 텍사스 지방과 주 정부를 장악하고 정책을 바꿀 것”이란 내용이었다. 3월 15일 뉴질랜드 이슬람사원을 공격한 백인 우월주의자 총격범에게 동조하는 내용도 담겼다. 멕시코 후아레스와 국경을 맞댄 엘패소는 인구 68만 중 80%가 히스패닉이다. 엘패소에서 비극이 벌어진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4일 중부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또 다른 대형 총격 사건이 벌어져 용의자를 포함해 최소 10명이 숨지고 최소 27명이 다쳤다고 NYT가 전했다. NYT에 따르면 4일 오전 1시경 술집과 음식점이 밀집한 오리건 지구 길가에서 한 남성이 223구경 소총을 난사했다. 데이턴 경찰은 “토요일 밤을 즐기려는 시민들이 이 지역에 1000여 명이나 밀집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이 곧바로 용의자를 사살했지만 대규모 인명 피해를 막지는 못했다. 미 CBS방송은 용의자가 오하이오주 벨브룩에 사는 24세 남성 코너 베츠라고 전했다. 현지 경찰은 5일 아침 베츠의 집을 탐문하러 갈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거세지는 총기 규제론 지난달 25일 캘리포니아주 샌퍼낸도밸리 총격 후 4일까지 미국에서는 무려 일곱 차례에 걸쳐 총기 사건이 발생했다. 올해 들어 216일째를 맞은 4일까지 미국 내 대형 총격 사건만 벌써 251번째라고 USA투데이가 전했다. 지난달 27일 뉴욕, 28일 캘리포니아, 29일 위스콘신, 30일 미시시피, 이달 3일 텍사스, 4일 오하이오 등 지역도 광범위하다. 3일과 지난달 30일 벌어진 총격사건 장소가 월마트란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월마트는 세계 최대 총기 소매업체이며 설립자 샘 월턴은 유명한 총기 사용 지지자”라고 전했다. 총기 관련 비영리 법인 GVA에 따르면 총기 사고로 인한 올해 미국 내 사망자만 8700명이 넘는다. 민주당은 규제 강화를 외치고 있다. 대선 주자 지지율 1위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3일 트위터에 “얼마나 많은 생명이 희생돼야 하나. 우리가 행동에 나서 만연한 총기폭력을 끝내자”고 주장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너무 많은 가족이 총기 폭력공포를 견디도록 강요당하고 있다. 참을 만큼 참았다”고 가세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 등 다른 주자들도 동조했다. 하지만 미 수정헌법 2조에 무장할 권리가 보장됐다는 이유로 연방정부 차원의 총기 규제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4일 트위터에 “엘패소와 데이턴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 두 곳 모두 경찰 대처가 아주 빨랐다”는 글을 올렸다. 규제 언급은 없었다. 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일본의 정령(시행령) 개정안은 2일 통과 후 법률 절차를 거쳐 28일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은 ‘각료회의 의결→일왕 공표→21일 후 시행’ 3단계를 거쳐 발효된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 총리관저에서 각료회의를 열고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어 같은 날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개정안에 서명했다. 나루히토(德仁) 일왕은 7일 개정안을 공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안이 일왕 명의로 공표되면 21일 후인 28일부터 시행된다. 일본이 개정안 시행을 늦추며 속도 조절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없지 않았다. 각료회의에서 개정안을 통과시켜 일본 국민과 한국 정부에 강경한 메시지를 보내되 일왕의 공표 시점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세코 경제산업상은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개정안을 “(일왕이) 7일 공표하고 28일부터 시행한다”고 못 박으며 이 같은 관측을 일축했다. 일왕이 공표 일정을 자의적으로 조정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론상으로는 공표를 거부할 수 있지만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입헌군주제 원칙에 따라 각료회의에서 정한 사안을 뒤집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 관광객들이 탄 유람선 허블레아니호를 들이받은 바이킹 시긴호의 유리 C 선장(64)이 다시 구속됐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헝가리 언론 인덱스 등에 따르면 헝가리 대법원은 유리 C 선장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앞서 유리 C 선장은 사고 이후 구금됐다가 6월 13일 보석금 약 6000만 원을 내고 조건부 석방됐다. 지난달 29일 헝가리 검찰은 유리 C 선장이 도주하거나 증거 인멸 등 수사를 방해할 우려가 있다며 대법원에 비상 항고했다. 대법원은 보석을 허용한 고등법원이 절차적으로 법률을 잘못 해석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검찰이 재청구한 영장에는 기존 과실치사 혐의 외에 사고 후 미조치 혐의(뺑소니)도 추가됐다. 인덱스가 입수한 전문가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당시 허블레아니호에는 선원이 부족했고, 우천 시 운항에 도움을 주는 레이더가 장착돼 있지 않아 운항에 부적합한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허블레아니호 선사인 파노라마 데크 측은 “레이더 설치는 의무가 아니다. 선원을 한 명 더 탑승시켰으면 비극의 희생자가 한 명 더 늘었을 것”이라고 항변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미국 민주당이 지난달 30, 31일 이틀간 2차 대선후보 토론회를 열었다. 총 20명이 각각 10명씩 나눠 토론했고, 30일 첫날 토론에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등 10명이 참가했다. 하루 뒤에는 민주당 지지율 1위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캘리포니아) 등이 나머지 후보 8명과 함께 출격했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CNN 주최로 열린 30일 토론회에서는 부유세, 탄소 배출 제로(0) 등 민주당 내에서도 진보 성향이 강한 워런 및 샌더스 의원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워런 의원은 “거대한 다국적 기업이 미국의 무역정책을 좌우하도록 두면 안 된다. 그들은 미국에 충성심이 없고 미 노동자들을 부품 취급한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의원도 “맞다. 미 기업들은 미 노동자에게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가세했다. 두 사람이 의료보험제 전면 개편, 이민자의 국경 통과 허용 등 급진적 공약을 쏟아내자 기업가 출신 존 딜레이니 전 하원의원은 “현실성 없는 동화(fairy tale)”라고 맞섰다. 최근 연이은 인종차별 발언으로 설화에 휩싸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토론회 전 버지니아주 제임스타운에서 열린 주의회 400주년 기념식에 등장해 미국의 노예제도 역사를 비판했다. 민주당 대선후보들이 자신을 비난할 가능성이 커지자 흑인 옹호 메시지로 선제공격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는 지난달 14일 민주당 유색인종 여성 하원의원 4인방, 27∼28일에는 흑인인 일라이자 커밍스 민주당 하원의원을 원색적으로 비난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프리카 출신 미국인들이 미국 역사에 많은 것을 기여했다”며 흑인 인권운동 지도자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발언을 인용했다. 하지만 버지니아 주의회 흑인 의원 및 민주당 의원들은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출신의 이브라힘 사미라 주의원은 행사 도중 ‘네 부패한 나라로 돌아가라, 증오를 추방하라’는 구호가 적힌 종이를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로 인해 한때 대통령 연설이 중단됐다. 이날 연설은 평소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흑인 사회에 대한 칭찬이 지나쳐 어색한 분위기까지 감돌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타운을 방문하기 직전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세상에서 가장 덜 인종차별적인 사람” “내 말에 찬성하는 이들의 전화가 폭주한다”며 예의 과시적 발언을 이어갔다.최지선 aurinko@donga.com·정미경 기자}
미국이 중국의 세력 확장을 막기 위해 호주 북부에 새로운 해군기지를 건설할 예정이라고 영국 더타임스 등이 30일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은 대만, 홍콩 이슈 등에서 연일 대립하고 있어 ‘신냉전(New Cold War)’이 격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외신에서 이어지고 있다. 미군은 최근 호주 북부 다윈항에서 약 40km 떨어진 글라이드 포인트에 새 해군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예산 2억1100만 달러(약 2492억 원)를 배정했다. 새 기지는 수륙 양용 함정과 USS와스프 등 대형 상륙함을 수용할 만큼 큰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새 기지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은 2012년부터 ‘아시아 중심 전략(Pivot to Asia)’에 따라 해군 2000여 명을 다윈항에 순환 배치해 왔다. 이런 가운데 2015년 중국 회사인 랜드브리지가 호주 정부와 다윈항 99년간 임대 계약을 맺으면서 차질이 빚어졌다.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분노하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한편 대만은 인접 해역에서 중국이 대규모 군사훈련에 나서는 것에 대응해 대함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등 맞불 작전을 벌이고 있다. 30일 대만 쯔유(自由)시보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경 대만 동부 화롄(花蓮)기지에서 출발한 대만군 F-16기 2대가 모의 목표물인 퇴역 상륙함 2척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번 대함미사일 발사는 2001년 대만 공군의 공중 발사형 미사일 시험 발사 이후 처음이다. 대만 국방부는 “정례 훈련이다. 지나친 상상은 삼가 달라”고 했지만 이는 중국 랴오닝함을 향한 모의공격 훈련이라고 쯔유시보가 전했다. 중국은 미 국무부가 대만에 22억 달러(약 2조6000억 원) 규모의 무기 수출안을 승인하는 등 양국이 밀착하자 강하게 반발하며 28일부터 대만 인근 해역에서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중국 정부가 1997년 홍콩 반환 후 22년 만에 홍콩 내정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고 반중 시위대와 미국을 동시 비난했다. 이날 대만 앞바다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도 실시했다. 중국이 공세적 대외 행보를 부쩍 강화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중앙정부에서 홍콩 업무를 총괄하는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양광(楊光) 대변인은 29일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 방침은 변하지 않는다.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시위를 하는 이들을 응징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밝혔다. 또 “시위대가 3가지 마지노선을 건드렸다. 국가 안보 훼손, 중앙정부 권위 및 홍콩 특별행정부 기본법 침해, 홍콩을 통해 본토를 해하는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2014년 홍콩의 대규모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 때는 이처럼 공개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즉 이날 기자회견은 중국이 이번 사태를 매우 심각한 체제 위기로 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양 대변인은 홍콩에 중국군을 배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기본법에 관련 내용이 명확히 나와 있다”고 답했다. 홍콩 정부가 치안 유지를 위해 중국군에 협조 요청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이다. 24일 우첸(吳謙) 국방부 대변인도 인민해방군 투입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날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도 “부작용을 고려해 무력 진압을 주저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양 대변인은 또 “홍콩을 혼란에 빠뜨려 중국을 골치 아프게 하려는 서방의 시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을 정면 겨냥했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도 엘리엇 엥걸 미 하원 외교위원장이 홍콩 시위대를 두둔한 것을 비난하며 “(폭력 시위를 옹호하는 것은) 옳고 그름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는 28일 홍콩 시위에 등장한 대형 성조기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일부 시위대는 이날 영화 ‘어벤져스’의 주인공 캡틴 아메리카 차림에 방패까지 들고 미국의 개입을 호소했다. 홍콩 공무원단체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다음 달 2일 시위대를 지지하는 집회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SCMP는 27, 28일 양일간 시위로 40여 명이 다쳤고 60명 이상이 연행됐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대만 쯔유(自由)시보 등에 따르면 인민해방군은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동중국해에서 정기 군사훈련을 진행한다. 장소는 대만방공식별구역 최북단과 불과 14해리(약 26km) 떨어진 곳이다. 쯔유시보는 인민해방군 측이 “중앙정부의 명령이 떨어지면 곧바로 대만을 해방하는 군사행동을 개시할 것”이라며 대만을 압박했다고 전했다. 홍콩 시위를 둘러싼 미중 신경전이 30, 3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홍콩 문제가 지식재산권 보호, 강제 기술 이전 금지 등 기존 현안과 맞물리고, 중국이 미국의 개입 가능성을 문제 삼으면 협상이 더 꼬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다음달 2일부터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일정을 거론하며 북한과 곧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를 희망한다고 29일(현지 시간)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이코노믹 클럽’ 주관 행사 대담에서 북핵 문제를 언급하며 ARF 외교장관 회담 일정을 거론했다. 그는 “나는 며칠 동안 방콕에 머무를 것”이라며 “우리가 ‘루빅스 큐브(rubik’s cube)‘를 풀 수 있도록 북한과의 실무 회담이 빠른 시일 안에 재개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루빅스 큐브는 여러 개의 작은 정육면체가 모여 하나의 큰 정육면체를 만드는 퍼즐로 6개의 면을 돌려가면서 여러 면에 분포된 각각의 색깔을 맞추는 장난감이다. 복잡한 북한 비핵화 셈법을 어린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퍼즐에 비유한 셈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핵무기를 추가 제조하지 않으면 제재를 해제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이 문제를 푸는데 있어서 ’창의적 해법‘이 있기를 희망한다. 이는 양측에 매우 어려운 도전”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다만 그는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서는 “논의되고 있는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미군이 ‘제한적 핵무기’ 사용을 가정한 새로운 작전 지침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새 지침은 미국 합동참모본부가 지난달 11일 발간한 ‘핵 작전(nuclear operations)’이라는 문서에 포함됐다. 미 합참은 이 문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가 즉시 비공개로 전환했다. 미국과학자연맹(FAS)이 이를 보존해 공개했다. 문서는 미군이 전투 중 핵무기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 원칙과 방법 등을 정리해 놓았다. 합참이 가정한 ‘제한적 핵전쟁’은 핵무기를 소형화, 경량화 해 파괴력을 제한한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는 전쟁을 말한다. 합참은 문서에서 “향후 100년 안에 핵무기를 사용할 날이 오겠지만 광범위하고 제한 없는 핵무기가 아니라 작고, 제한된 핵무기가 사용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미래학자 허만 칸의 말을 인용해 제한적 핵전쟁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서에는 타국의 핵전력 증강을 염두하며 “적성국은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핵에 대한 의존을 심화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핵전력은 ‘힘에 의한 평화’라는 미국의 국가 목표에 이바지 한다”고 밝혔다. 핵 폭발 후 방사선 환경에서 지상전을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 등이 담겼다. FAS 한스 크리스텐슨 연구원은 도쿄신문과 인터뷰에서 “핵무기의 소형화로 ‘더 사용하기 쉬운 핵’이 되면서 핵 전투 논의가 활성화 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이 문서가) 정기적인 지침 수립 작업 일환이고 정책이 달라지지 않았다. 검토 수정한 뒤 다시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홍콩에서 흰 옷을 입은 남성들이 반중 시위대를 폭행한 ‘백색 테러’를 규탄하는 집회가 27, 28일 주말 내내 열렸다. 27일 수십만 명의 홍콩 시민이 집회에 참가한 데 이어 28일에도 집회가 이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강상태로 접어들던 반중 시위가 백색 테러로 다시 탄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백색 테러’ 반발… 29만 명 집결 SCMP 등에 따르면 27일 집회는 홍콩 주룽(九龍)반도 북쪽에 있는 신제(新界)의 위안랑(元朗)역 인근에서 열렸다. 이곳에서 21일 정체불명의 남성 100여 명이 각목으로 시위대를 무차별 폭행한 백색 테러를 규탄하는 집회였다. 당시 만삭의 임신부와 노약자까지 폭행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전 세계적 공분을 샀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약 28만8000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당초 경찰이 예상한 인원(10만 명)의 3배에 달한다. 시위대는 28일에도 홍콩섬 센트럴 지역 차터가든에서 집회를 열었다. 당초 시위대는 쑨원 기념공원까지 행진하려 했으나 경찰에 가로막혔다. 이번 주말 시위는 경찰을 향한 홍콩 시민들의 분노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은 백색 테러 당시 경찰이 신고한 지 30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나타났고 검거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주장한다. 흰 옷을 입은 남성들 중 일부는 삼합회 등 홍콩 폭력조직 일원인 것으로 알려져 경찰과 폭력조직 간 유착도 의심되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의 한자 경(警·경계할 경)자의 말씀 언(言)변을 검을 흑(黑)자로 바꾸면서 ‘사악한 경찰’이라고 비난했다. 경찰은 당초 무력충돌을 우려해 시위를 불허했다. 오후 5시 20분경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기 위해 최루가스를 분사했다. 이후 스펀지탄, 고무탄을 발사하고 시위대를 향해 경찰봉을 휘둘렀다. 시위대는 우산과 쇠막대기를 들고 맞섰다. 시위는 약 9시간 만에 끝났다. 이 과정에서 시민 24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2명은 중태라고 홍콩TVB 방송이 전했다. 홍콩 정부는 성명문을 통해 “폭력 사태에 가담한 시위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위대 영국에 개입 호소 27일 시위에는 학생들만 위험한 곳에 보낼 수 없다면서 함께 시위 현장에 나선 링난(嶺南)대 리어나도 청 총장(67)도 눈길을 끌었다. 링난대는 홍콩의 8개 공립대 중 한 곳이다. 주요 대학 총장이 집회에 공식 참가한 것은 처음이다. 청 총장은 이날 오전 학생 대표들을 만나 경찰이 집회 허가를 내주지 않아 위험하니 참석하지 말라고 설득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뜻을 굽히지 않자 “학생과 동문들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며 관찰자 자격으로 집회에 참석했다. 시위대는 홍콩 외부에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 홍콩 민주주의 옹호 운동가들은 영국 신문에 “홍콩 시민 편에 서 달라(stand with hong kong)”는 광고를 싣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들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과정에서 중국과 맺을 협약에 홍콩인의 자유와 인권, 민주화를 보장한다는 항목을 넣어 달라고 영국 정부에 호소했다.최지선 aurinko@donga.com·조유라 기자}

보리스 존슨 신임 영국 총리(55)가 24일 공식 취임했다.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찬성론자를 대거 신임 장관으로 발탁했고, 전임 테리사 메이 전 총리도 노골적으로 비난하며 EU 탈퇴 의지를 강조했다. BBC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취임 연설 자리에서 “(메이 총리 재임) 3년의 우유부단과 자기불신으로 영국에 비관론자가 많아졌다. 그들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EU와 재협상에 나서 브렉시트 조건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바꾸겠다. 만일에 대비해 합의안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도 준비해야 한다”고 외쳤다. 그는 이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에게 정식 임명을 받고 주요 각료에 브렉시트 찬성론자를 전진 배치했다. 메이 내각 구성원(22명) 중 무려 17명을 교체하고 메이와 척을 진 이들을 대거 복귀시켰다. 전임자 흔적을 싹 지우고 친정 체제를 구축한 이날 개각을 두고 일각에서는 ‘여름날의 대학살’로 부른다. ‘내각 2인자’ 재무장관에는 파키스탄계 사지드 자비드 현 내무장관(50)이 임명됐다. 지난달 초부터 다섯 차례 이뤄진 보수당 의원들의 당 대표 후보 선출 과정에서 존슨과 경쟁했지만 패배 후 존슨을 지지했다. 내무장관은 인도계 프리티 파텔 전 국제개발부 장관(47), 외교장관 겸 초대 국무장관은 도미닉 라브 전 브렉시트부 장관(45)이다. 셋 다 대표적인 브렉시트 찬성파다. 특히 라브 장관은 메이 전 총리가 브렉시트에 속도를 내지 않는다며 반발해 사표를 냈다가 복귀했다. 그는 이날 총리와 보조를 맞추며 “무슨 일이 있어도 10월 31일까지 브렉시트를 마쳐야 한다”고 했다. 특히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국가안보회의 내용을 유출했다가 해임된 개빈 윌리엄슨 전 국방장관은 교육장관, 2016년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메이와 최종 경쟁했던 앤드리아 레드섬 전 원내대표는 기업에너지부 장관이 됐다. 역시 브렉시트 찬성론자들이다. 존슨 총리의 여자친구 캐리 시먼즈(31)가 관저인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에 입주할지도 관심사다. 그는 지난해부터 부인과 별거하며 이혼 소송을 벌이고 있다. 정식 혼인 관계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시먼즈는 지난달 초부터 이뤄진 보수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이날 취임식에 빨간색 옷을 입고 등장해 큰 주목을 받았다. 더선은 “보좌진은 시먼즈의 등장을 꺼렸지만 총리가 듣지 않았다. 시먼즈 본인도 주목받기를 원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들은 신임 총리가 배우자와 함께 관저 상징인 까만 대문으로 같이 들어가는 모습은 연출하지 않았다. 영국 언론은 총리의 이혼 절차가 끝나야 두 사람이 관저에 같이 입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존슨의 취임을 터키도 반기고 있다. 그의 증조부는 오스만제국의 마지막 내무장관 알리 케말(1867∼1922)이다. 그가 터키 초대 대통령 아타튀르크와의 정쟁(政爭)으로 숨지자 그의 영국인 부인은 아들을 데리고 귀국했고 자신의 성 존슨을 붙여 후대에 이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영문 매체 ‘아랍뉴스’에 따르면 이날 터키 언론은 ‘오스만제국의 후손이 영국 총리가 됐다’며 집중 보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도 트위터에 축하 글을 올리며 “터키와 영국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최지선 aurinko@donga.com /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독일 기독민주당(CDU) 대표(57)가 24일 약 55조 원의 예산과 18만 명을 거느리는 독일 국방장관에 공식 취임했다. 그의 전임자 겸 독일 최초 여성 국방장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61)이 새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으로 뽑혀 공석이 된 자리를 이어받았다. 크람프카렌바워 신임 장관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직접 중앙 정계로 발탁한 데다 메르켈의 후임자로도 유력해 ‘미니 메르켈’로 불린다.○ 55조 원을 주무르는 여자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베를린 연방하원에서 취임 선서를 하며 약 18만 명의 독일 연방군을 통솔하는 수장이 됐다. 취임 일성으로 국방 예산 증액을 언급하며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2%인 국방 예산을 2024년까지 1.5%로 올리겠다. 장기적으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합의한 2.0%까지 올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독일 국방예산은 419억1300만 유로(약 55조1352억 원). 올해 예산은 GDP의 1.36%인 472억2000만 유로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은 나토 회원국으로부터 “경제 상황에 비해 분담금을 너무 적게 낸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7년 취임 때부터 유럽 각국에 ‘GDP 대비 2%의 분담금’을 거세게 요구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그는 “독일은 신뢰할 수 있는 동맹으로 남겠다. 이를 통해 유럽을 더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안보 문제를 부각해 기민당의 전통 지지층인 보수 지지층을 달래는 한편, 미국과 좋은 관계를 맺고 EU에서도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포석이라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독일에서 국방장관은 ‘정치인 무덤’으로 꼽힌다. 막대한 예산과 권한을 지녔지만 성과를 내는 일이 쉽지 않다. 역시 ‘메르켈 후임’으로 꼽혔던 토마스 데메지에르 전 장관(2011년 3월∼2013년 12월 재임)은 수억 유로를 들여 감시용 드론 ‘유로 호크’를 추진하다 돈만 쓰고 중단해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폰데어라이엔 차기 EU 집행위원장도 예산 낭비 논란에 시달렸다. 2013년 12월부터 이달 초까지 재임한 그는 국방 예산을 대폭 늘렸지만 정작 독일 군 전력은 크게 약화됐다는 사실에 비판을 받았다. 올해 한 보고서를 통해 다수의 군 수송기와 전투기에 심각한 결함이 있고, 단 한 척의 잠수함도 작전을 수행할 상태가 아니라는 점이 밝혀졌다.○ 기민당 지지율 회복도 과제 국방장관으로서의 능력을 입증하는 일 외에도 그의 총리 도전에는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우선 중앙정계 경험이 적다. 1962년 서부 자를란트주에서 태어난 그는 고등학생 때 기민당에 가입했다. 1999∼2011년 자를란트 주의회 의원, 2011년 주 총리로 선출됐다. 2018년 2월에야 메르켈 총리에 의해 기민당 사무총장으로 발탁돼 중앙 정계에 데뷔했다. 같은 해 12월 지지율 하락 및 건강 악화로 당 대표를 사퇴한 메르켈에 이어 기민당 대표가 됐다. 그는 내년 기민당 대표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고, 이듬해 총선 승리를 이끌어야 총리가 될 수 있다. 기민당은 메르켈의 장기 집권 피로감, 메르켈 정권의 동성결혼 지지 및 친이민 정책 등으로 전통 지지층인 보수 유권자 이탈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메르켈 총리는 최근 수차례 공식석상에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메르켈이 2021년 9월까지의 임기를 마치지 못하면 독일 전체가 큰 소용돌이에 휩싸일 수도 있다. WP는 “많은 이가 보리스 존슨 신임 영국 총리(55)의 취임에 집중하지만 크람프카렌바워의 국방장관 취임도 이에 못지않은 소식”이라며 “두 지도자에게 유럽의 미래가 달렸다”고 진단했다.이윤태 oldsport@donga.com·최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