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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실시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는 수능(11월 17일) 전에 자신의 위치를 가장 객관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6월 모의평가와 달리 출제 범위가 수능과 동일하고 교육청 주최 모의고사와 달리 재학생과 졸업생이 모두 응시하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건 9월 모의평가로 수능의 출제 경향과 난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험생은 9월 모의평가로 자신의 실력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수능 직전까지 학습방법과 수시 지원전략을 세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 자기 위치 점검하고 학습전략 세워라 9월 모의평가 점수는 교육청 모의고사 때보다 등급이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재학생보다 상대적으로 점수가 좋은 졸업생이 함께 응시해서다. 그러나 낙담할 것 없다. 실제 수능 응시자 중 나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데 의미를 두면 된다. 이종서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재학생은 수능 성적이 모의평가 때보다 하락할 수 있다 생각하고 입시전략을 짜는 게 좋다”며 “성적 하락의 가능성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보다 집중력 있게 공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언제나 나오는 이야기지만, 모의평가 결과를 토대로 영역별 취약점을 파악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한 번 틀린 문제는 반드시 체크해서 개념을 명확히 잡고 또 틀리지 않으면 된다. 9월 모의평가 이후로는 가능한 한 다양한 문제를 많이 접하는 게 좋은데, 이때도 틀린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올해 수능도 예년처럼 EBS 교재와의 연계율이 70%인 만큼 EBS 교재는 마지막까지 놓지 말아야 한다. 수능에서는 EBS 지문이 나오거나 EBS 문제를 변형해 출제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EBS 교재와 강의를 봤다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라면서 “EBS에서 출제되지 않는 나머지 30%를 맞혀야 고득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영역별 우선순위를 정하고 학습 비중을 달리하는 전략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목표로 하는 대학마다 수능 반영 방법이 달라서다. 인문계열은 대부분 국어나 영어의 반영 비중이 높지만 고려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연세대 중앙대 등은 국어 수학 영어의 반영 비율이 같다. 자연계열의 경우 대부분 대학이 수학과 과학탐구를 비중 있게 반영하지만, 건국대 서강대 서울대 등은 수학과 영어에 가중치를 부여한다.○ 상위권이라면 수시 ‘다걸기’ 위험 9월 모의평가 뒤 또 한 가지 중요한 건 수시와 정시 지원 방향을 결정하는 일이다. 수시로 선발하는 비중이 전체 모집인원의 70.5%(24만6891명)로 워낙 높아 수시를 한 군데도 지원하지 않는 수험생은 드물 것이다. 그러나 내신 성적은 그리 좋지 않고 모의평가 점수가 월등히 좋다면 수시는 몇 개 대학에만 지원하는 게 나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서울 15개 대학의 수시전형 중 가장 비중(50.3%·1만5956명)이 높은 학생부종합전형은 제출할 서류도 많고 합격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탓에 상위권 학생들은 논술전형 준비도 병행한다. 그러다 보면 수능을 공부할 시간이 줄어드는데, 이 경우 수시에서 떨어지면 타격이 클 수 있다. 성적대가 어떻든 9월 모의평가로 자신의 수능 성적을 예측하고 지원 대학의 정시 합격 가능 점수와 비교해 봐야 한다. 수능 이전에 대학별고사를 보는 수시 전형은 합격하면 정시에 지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능 뒤 대학별고사를 보는 대학에 지원하면 수능 성적에 따라 수시와 정시 중 최종 선택할 수 있다. 수시에 지원할 때는 대학별고사 일정이 겹치는지도 살펴보자.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시험일이 겹치면 응시생이 분산돼 해당 대학의 실질 경쟁률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며 “수험생들은 이 점을 지원 전략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올해 110주년을 맞은 삼육대는 2017학년도 수시모집에서 940명을 선발한다. 정원 내 전형으로 △일반전형 △학교생활우수자전형 △실기우수자전형 △선수등록자전형 △SDA추천전형 △적성전형 △글로벌인재전형 △예체능인재전형 △신학특별전형, 정원 외 전형으로 △농어촌전형 △기회균형전형 △특성화고교전형 △특수교육대상자전형 △서해5도전형이 있다. 모든 전형에서 교차 지원이 가능하다. 2017학년도부터 전 학과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을 없앴다. 원서접수는 9월 12∼21일이다. 가장 많은 학생을 뽑는 일반전형의 일반학과는 ‘학교생활기록부 80%+서류 20%’를 반영한다. 생활체육학과는 ‘학생부 50%+실기 50%’, 아트앤디자인학과와 음악학과는 ‘학생부 20%+실기 80%’로 선발한다. 학생부는 가중치를 1학년 20%, 3학년 1학기까지 80%를 둔다. 국어 수학 영어 사회 또는 과학 교과 중 3개를 반영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3가지 교과 조합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면 된다. 삼육대는 올해 처음 적성고사를 도입했다. 적성전형과 SDA추천전형 일반학과는 ‘학생부 60%+적성고사 40%’로 선발한다. 적성고사는 국어와 수학이 객관식으로 30문항씩 출제되고 60분간 풀면 된다. 박완성 입학처장은 “계열에 따라 국어와 수학의 문항당 배점이 달라진다”며 “교과 성적이 좀 낮더라도 적성고사로 충분히 좋은 입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2017학년도부터 명칭이 바뀐 학과들이 있어 지원할 때 유의해야 한다. 컴퓨터학부와 카메카트로닉스학과가 컴퓨터·메카트로닉스공학부, 화학과와 생명과학과는 화학생명과학과, 미술컨텐츠학과와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는 아트앤디자인학과로 통합됐다. 삼육대는 전과 자율화 제도를 시행 중이다. 학생들이 다양한 선택권을 갖고 적성에 맞는 공부를 쉽게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총 23개 학과 중 정부가 정원을 통제하는 4개 학과(간호학과·물리치료학과·유아교육과·약학과)와 법인이 정원을 통제하는 1개 학과(신학과)를 제외한 18개 과에서 학과장 승인 없이 전과를 할 수 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올해 코어(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과 프라임(산업연계교육활성화 선도대학)사업에 모두 선정된 대구한의대는 2017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전체 모집 인원의 77%(1249명)를 선발한다. 고교 계열에 상관없이 교차 지원할 수 있고, 전형 간 복수지원도 가능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은 한의예과, 간호학과, 물리치료학과만 적용한다. 이때 자연계열 모집단위(한의예과 별도)에서 수학‘가’형 응시자는 1등급을 상향해 반영한다. 전형별로는 일반전형 587명, 면접전형 360명, 사회적배려대상자전형 25명, 지역인재전형 155명, 기린인재전형 35명, 실기특기전형 4명, 정원 외 특별전형 83명을 선발한다. 일반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 교과 100%로 선발한다. 뷰티케어산업학과, 실버스포츠학전공, 중등특수교육과는 선발 방법이 달라 모집요강을 확인해야 한다. 면접전형은 ‘학생부 교과 40%+출결 20%+면접 40%’를 반영한다. 한의예과는 면접전형에서 수능 수학 ‘가’형 응시자(14명)와 ‘나’형 응시자(8명)를 분리해 모집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각각 국어·수학‘가’형·영어·과탐 등급 합 8, 국어·수학‘나’형·영어·사탐 등급 합 7이다. 학생부종합 지역인재전형은 대구·경북 지역 고교를 입학 시부터 재학해 졸업한 자 또는 졸업 예정자만 지원할 수 있다. ‘학생부 교과 50%+비교과 종합평가 50%’를 반영한다. 김석완 입학처장은 “자기소개서와 면접이 없어 수험생의 부담이 적은 전형”이라고 말했다. 학생부종합 기린인재전형은 1단계 ‘학생부 50%+서류 50%’로 5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 80%+면접 20%’를 반영한다. 자소서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사회적배려대상자전형은 학생부 교과 100%를 반영하는데 일부 모집단위에서만 선발한다. 원서 접수는 9월 12∼21일이다. 대구한의대는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등록금을 계속 동결하거나 인하하고, 학생 복지와 장학금 관련 예산은 증액하고 있다. 지역인재전형으로 입학하는 학생 모두에게 지급하는 지역인재장학금, 입학성적우수장학금, 수능우수장학금 등 장학제도가 다양하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개교 61주년을 맞이한 가톨릭관동대는 강원도에서 유일하게 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코어)에 선정됐다.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 대학 창조일자리센터 사업도 지원받아 미래 사회를 주도하는 창의적인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가톨릭관동대는 9월 12∼21일 2017학년도 수시모집 원서 접수를 실시한다. 입학 정원의 약 80%(1791명)를 선발하는데 학생부종합전형 155명, 학생부교과전형 1417명, 실기위주전형 219명이다. 수험생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의학과와 간호학과를 제외한 전 모집단위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했다. 전 계열 문·이과 교차 지원을 할 수 있다. 또 전형고사를 치르는 모집단위가 아니라면 서로 다른 전형 간 복수지원도 가능하다. 학생부종합전형 1단계에서 서류평가 100%로 3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 60%+면접 40%’를 반영한다. 학생부교과전형은 ‘교과 90%+출결 10%’(항공운항서비스학전공은 ‘교과 60%+면접 40%’)로 뽑는다. 지역인재전형인 강원인재전형은 2016학년도에 학생부종합전형이었지만 2017학년도에는 학생부교과전형으로 바뀌었다. 수도자전형과 성직자추천전형은 2017학년도에 신설됐다. ‘교과 60%+면접 40%’를 반영한다. 실기위주전형 중 실기일반전형은 모집단위에 따라 ‘학생부 10∼70%+실기 30∼90%’, 재능우수자전형은 ‘교과 20%+실적평가 80%’, 체육특기자전형은 ‘교과 20%+실적평가 60∼80% +실기(축구) 20%’로 선발한다. 김정아 입학처장은 “우리 대학은 보건의료과학, 방송문화예술, 스포츠·관광·항공 분야를 특성화하고 있다”며 “특히 창업선도대학 지원사업과 연계된 글로벌창업컨설팅학과에 진학하면 많은 장학금을 받으며 직접 창업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시 합격자는 학생부 성적에 따라 교과성적 우수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수능 성적 일정 기준 이상인 신입생에게 주는 수능성적 우수장학금도 있다. 기회균형 특별전형 합격자에게는 입학금을 면제하고, 강원인재전형 합격자에게는 입학금 면제 혜택과 함께 한 학기 100만 원씩 1년간 2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서울시립대는 2017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정원 내로 1000명을 선발한다. 학생부종합전형 488명, 학생부교과전형 170명, 논술전형 188명, 고른기회Ⅰ전형 122명, 고른기회Ⅱ전형 32명이다. 신설된 학생부교과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 교과 100%로 선발한다. 비교과 영역인 출결, 수상실적, 봉사 등은 반영하지 않는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은 인문계열은 국어·수학(가, 나), 영어, 사·과탐 중 3개 등급 합 6 이내, 자연계열은 국어, 수학(가), 영어, 과탐 중 수학 또는 과탐을 포함한 2개 등급 합 4 이내다. 탐구영역 등급은 상위 한 과목 기준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은 모집인원이 전년보다 85명 늘었다. 1단계 서류(학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평가로 모집 인원의 2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면접만으로 합격자를 뽑는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반영하지 않는다. 면접은 면접 위원 2, 3명이 지원자 1명을 대상으로 15분간 △종합적 사고력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공적윤리의식 △제출서류의 진실성 등을 평가한다. 학교장 추천제인 논술전형은 3학년 정원의 3%(졸업생 0.5%)로 고교별로 지원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돼 있다. 지난해(2%)보다는 추천 가능 인원이 조금 늘었다. 1단계에서 전년도처럼 논술로 정원의 4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논술 60%+학생부(교과) 40%’를 반영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적용하지 않는다. 2017학년도 서울시립대 입시의 가장 큰 특징은 융합전공학부를 신설한 점이다. 기존의 자유전공학부와 교양교육부에 융합전공학부를 더해 새로운 단과대인 자유융합대를 만들었다. 김대환 입학처장은 “융합전공학부 소속 학생들은 기존의 일반전공 하나와 2개 이상의 학부·과 교과과정으로 구성된 통섭전공 하나를 복수전공으로 이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융합전공학부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만 18명을 선발한다. 추가된 9개 융합전공은 △국사-도시역사경관(2명) △국제관계-빅데이터분석(4명) △도시사회-국제도시개발(3명) △철학-동아시아문화(1명) △도시공학-도시부동산기획경영(2명) △도시공학-국제도시개발(1명) △물리-전자물리(2명) △생명과학-통계(1명) △조경-경영(2명)이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국민대는 2017학년도 수시모집(1993명)에서 전년도와 동일하게 모든 모집단위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고 논술우수자전형을 없앴다. 학교생활 성실도를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학생부위주전형 선발 비율은 확대했다. 학생부교과전형에서 교과성적우수자전형(458명)은 1단계에서 학교생활기록부 교과 100%로 6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학생부 교과 70%+면접 30%’를 반영한다. 면접은 기본소양 2문제가 출제되는데, 일반적인 사회 현상이나 이슈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 학생부종합전형에는 △국민프런티어전형 △국가보훈대상자 및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 △농·어촌학생전형 △기회균형전형 △취업자전형 등이 있다. 모두 1단계에서 서류 100%로 3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 60%+면접 40%’를 반영한다. 특성화고 등을 졸업한 재직자 전형은 ‘서류 40%+면접 60%’로 선발한다. 면접에서는 수험생이 제출한 서류와 연계한 질문을 던져 학생의 자기주도성과 도전정신, 전공적합성, 인성을 총체적으로 평가한다. 취업자전형이나 특성화고 등을 졸업한 재직자 전형은 산업전문성, 도전정신, 인성을 평가한다. 국민프런티어전형(552명)은 전년도(518명)보다 모집인원이 늘었다. 국가보훈대상자 및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도 93명에서 97명으로 증가했다. 역시 학생부종합전형인 학교생활우수자전형(217명)과 국민지역인재전형(160명)은 ‘서류 40%+학생부 교과 60%’로 선발한다. 박태훈 입학처장은 “면접이 없어 수험생 부담이 작을 것”이라며 “서류는 학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를 제출하면 된다”고 말했다. 특기자 및 실기우수자 전형 중 영화실기우수자 전형이 신설됐다. 1단계에서 실기 100%로 3배수를 뽑은 뒤 2단계에서 ‘학생부 교과 30%+1단계 30%+면접 40%’로 최종 선발한다. 국민대는 신소재공학부 기계금속재료전공과 전자화학재료전공을 신설했다. 기계공학부 에너지기계공학전공, 전자공학부 융합전자공학전공·전자시스템공학전공·에너지전자융합전공, 소프트웨어학부 소프트웨어전공, 과학기술대학 정보보안암호수학과도 새로 만들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성신여대는 2017학년도 수시에서 정원 내 기준 1358명을 모집한다. 학생부종합전형으로 학교생활우수자 388명, 지역균형 139명 등 총 660명을 선발하고, 학생부교과전형은 교과우수자 전형 등 총 583명을 뽑는다. 전체 수시전형에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성신여대는 프라임(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 대학) 사업에 선정돼 지식서비스공대를 신설했다. 조병왕 입학처장은 “국내에서 처음 생기는 서비스·디자인공학과를 비롯해 7개 학과에서 325명을 선발하는데 수시에서 80%를 뽑는다”고 말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정원 내 4개 전형(학교생활우수자, 지역균형, 국가보훈대상자, 사회배려자)과 정원 외 3개 전형(농어촌학생, 특성화고출신자, 기회균형)이 있다. 지원자는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필수로 제출해야 하고, 사범대학 지원자는 교사추천서를 추가로 내야 한다. 1단계는 서류 100%로, 2단계는 ‘1단계 60%+면접 40%’를 반영한다. 1, 2단계 평가항목은 모두 ‘인성,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이다. 면접은 지원자 1인당 10분인데, 제출한 서류 내용에 대한 확인과 인성평가를 위한 질문을 한다. 사범대 지원자는 면접을 ‘교직적·인성 면접’으로 실시한다. 평가항목은 ‘교직소양, 상황파악능력, 상황대처능력’이다. 학생부교과전형은 학생부 100%(교과 90%+출석 10%)로 선발한다. 교과 성적은 가중치를 1학년 20%, 2학년 40%, 3학년 40% 적용해 산출한다. 3개 교과 영역을 반영했던 전년도와 달리 2017학년도부터 일반계는 4개를 적용한다. 계열별로 지정 교과영역이 다르므로 모집요강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국가보훈대상자 전형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변경해 뽑는다. 특기자 및 실기 전형(273명) 중 어학우수자 전형(28명)은 ‘공인어학성적 50%+학생부(영어만 반영) 30%+면접 20%’를 반영한다. 신설되는 뷰티산업학과와 글로벌비즈니스학과에서도 영어와 중국어로 어학우수자를 선발한다. 예체능실적우수자 전형(8명)은 ‘실적심사 70∼80%+면접 10∼20%+기초실기 20%(스포츠레저학과에 한함)’, 일반학생(실기)전형(237명)은 ‘실기 70%+학생부 30%’로 뽑는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고려대는 2017학년도 입시에서 대체적으로 기존 체제를 유지한다. 2018학년도에 △논술전형 폐지 △고교추천전형 확대 △정시 축소 등 입시가 대대적으로 개편되기 때문이다. 고려대는 9월 19∼21일 원서접수를 진행하는 수시전형으로 2834명(정원 내)을 선발한다. 전년도보다 74명 늘었다. △일반전형(1040명) △학교장추천전형(635명) △융합형인재전형(505명) △사회공헌자1(25명) △사회공헌자2(13명) △국제인재(290명) △과학인재(281명) △체육인재(45명) 등이다. 융합형인재전형의 모집 인원이 지난해보다 145명 늘었다. 교과와 비교과 모두 우수한 역량을 보인 학생을 선발한다. 지역인재 선발에 기여하는 학교장추천전형은 인원을 전년보다 5명 늘리고 지원 자격을 강화했다. 지난해까지는 재수생도 지원 가능했지만 올해부터는 재학생만 지원할 수 있다. 학교장추천전형은 1단계 서류 100%(교과 90%+비교과, 자기소개서·추천서 등 종합평가 10%), 2단계 ‘면접 30%+1단계 70%’로 선발한다. 국제인재·과학인재·체육인재 등 실기 위주 특별전형에서는 과학인재전형 지원자격이 변동됐다. 이전까지는 국내 고교 출신에 한정됐지만 국내외 고교 졸업(예정)자로 바뀌었다. 특별전형 선발은 학생부종합전형과 유사하다. 1단계 서류 100%, 2단계 ‘면접 30%+1단계 70%’를 반영한다. 과학인재전형 중 사이버국방학과(18명)는 2단계에서 ‘면접 20%+군 면접·체력검정 등 20%+1단계 60%’로 선발한다. 특별전형 지원자는 학교생활 외 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 국제인재전형 지원자는 외국어 역량이나 국제화 역량, 과학인재전형은 수학·과학 역량을 드러낼 수 있는 외부활동 서류를 낼 수 있다. 주의할 것은 외부활동 서류를 화려한 스펙으로 오인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김재욱 입학처장은 “외부활동은 관심 분야와 관련해 스스로 공부하는 과정에서 성취하는 활동을 의미한다”며 “학생 스스로 할 수 없는 활동, 비용이 과다하게 소요되는 활동 등 외부 지원을 통해서 만들어진 스펙은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현재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치르는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2018년 11월 15일 목요일에 치러진다. 교육부는 ‘2019학년도 수능 기본계획’을 30일 발표했다. 성적은 2018년 12월 5일 통보된다. 2019학년도 수능에서는 올해 수능과 마찬가지로 한국사 응시가 필수다. 수학 역시 올해 수능부터 바뀌는 것처럼 이과와 문과를 고려해 가‘형과 ’나‘형으로 출제된다. 영어는 2018학년도 수능부터 적용되는 것처럼 절대평가가 적용돼 성적표에는 원점수를 기준으로 1~9등급으로 표기된다. 한국사도 같은 방식이다. 그 외 모든 과목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이 기재된다. 탐구영역은 사회·과학·직업탐구 영역 중 하나를 선택해 최대 두 과목을 응시할 수 있다. 2019학년도 수능 세부시행 계획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18년 3월에 공고한다. 최예나기자 yena@donga.com}

초등학교나 중학교 졸업장을 못 받았지만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없는 학생이 검정고시를 치르지 않아도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다른 학생처럼 영어나 수학을 공부하지 않아도 직업교육, 자격증 취득, 예체능 활동 등 다양한 학습 경험을 정규 초·중학교 수업 시수(각 교과목 이수에 필요한 시간단위)의 80%만큼 이수하면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교육부는 29일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의무교육단계 미취학·학업중단학생 안전 확보 및 학습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학교 밖’ 청소년에게도 학업 기회를… 현재 학업 중단 학생들이 학력을 인정받으려면 정규 학교로 복귀해 졸업하거나, 검정고시에 합격하거나, 방송중고교를 이수해야 한다. 이렇다 보니 의무교육 단계인 초등학교나 중학교 졸업장조차 따지 못해 사회에서 낙오되고 만다는 지적이 많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초·중학교 학력은 사회적 자립에 필요한 기초학력이고 사회인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라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앞으로 초등학교는 4700시수, 중학교는 2690시수 내외의 프로그램을 학교 밖에서 이수하면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각 시수는 정규 학교 시수(각각 5892시수, 3366시수)의 80% 수준이다. 현재는 중학교 2학년까지 마친 뒤 학업을 중단했어도 그때까지 들은 1768시수를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여기에 추가로 922시수만큼의 프로그램만 들으면 중학교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은 각 시도교육감이 직접 운영하거나 지역 내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 또는 대안교육시설, 직업훈련기관 등이 운영하는 것을 지정하면 된다. 예를 들어 바리스타 직업훈련, 심리치료, 예체능 체험활동, 국가공인자격증 취득도 인정될 수 있다. 소년원에서 받는 직업교육이나 예체능 활동도 가능하다. 학교 적응을 힘들어하는 다문화·탈북 학생도 이번 방안에 따라 학력 인정을 받는 게 쉬워질 수 있다. 다만 국어와 사회(국사 또는 역사), 인성 관련 과목은 일정 시수 이상 필수로 들어야 한다.○ 2018년 전국 실시 교육부는 이 방안이 학교를 가지 않고도 졸업장을 쉽게 따내는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관련 규정도 만들었다. 프로그램 이수 기간은 최소 2년 6개월 이상이어야 한다. 10년을 넘겨 학력 인정 프로그램을 이수해도 상관없지만 2년 6개월보다 빨리 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전체 이수 시수의 절반을 한 기관에서 듣지 못하게도 했다. 또 이번 방안은 학력심의위원회가 해당 학생이 정말 학교로 돌아갈 수 없는지 심의해 통과해야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부는 내년에 5개 시군구에서 이번 방안을 시범 운영해보고 2018년부터 전국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이번 방안이 학교에 속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하다 아웃사이더로 전락하거나 범죄에 빠져드는 위험을 막을 것으로 본다. 교육부는 또 앞으로 의무교육 단계 학생을 가르치거나 돌보는 시설의 장이 학생 안전 관리 현황을 의무적으로 신고하고 교육청이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외 유학을 갈 때도 학교에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올해 초 아동학대 사건이 불거졌을 때 학교를 다니지 않는 학생의 소재와 안전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점이 지적된 데 따른 것이다. 교육부는 취학하지 않거나 학업을 중단한 학생에 대한 정확한 실태 조사도 실시할 방침이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한국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 할아버지 할머니에 이어 손자 손녀도 보는 책…. 수학 참고서 ‘수학의 정석’을 표현하는 말들이다. 1966년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 수학의 정석이 31일로 출판 50주년을 맞는다. 교육과정과 입시제도가 수없이 바뀐 가운데 참고서가 출판 반세기를 맞는 건 유례가 없는 일이다. 수학의 정석은 지금까지 4600만여 권 팔렸다. 평균 두께 3cm인 책을 쌓아올리면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48m) 156개 높이다. 출간 첫해 3만5000여 권이 팔렸고 1980, 90년대 초에는 한 해 150만∼180만 권씩 나갔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7월부터 이달 28일까지 ‘일하는 해 1966’ 특별전시에 수학의 정석 초판본을 소개하기도 했다. 수학의 정석은 홍성대 상산고 이사장(79)이 26세(1963년)에 집필을 시작해 29세에 펴냈다. 당시 서울대 수학과 학생이던 홍 이사장은 등록금과 책값, 하숙비를 마련하려 과외와 학원 강의를 했다. 그런데 강의에 참고할 만한 수학 참고서가 별로 없었다. 이에 서울 광화문 일대의 외국서적 판매점을 뒤져 각종 수학 관련 자료를 수집한 뒤 문제를 만들었다. 이 자료를 그냥 묵히기 아깝다고 생각한 홍 이사장은 참고서를 쓰기로 결심했다. 홍 이사장은 “젊었기에 당돌했고 혼신의 힘을 쏟을 수 있었다”며 “그때 서두르지 않았다면 영원히 책을 못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50주년을 시끌벅적하게 맞기 싫다고 누누이 이야기한 홍 이사장은 올해 5, 6월 오지의 소규모 사립학교 7곳을 찾아다녔다. 굳이 사립학교를 찾아간 건 ‘소년 홍성대’와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이야기해주고 싶어서였다. 홍 이사장은 “고향 전북 정읍시 태인면에 사립학교(태인중)가 생긴 덕분에 공부할 수 있었다”며 “그게 아니었다면 멀리 전주나 익산으로 유학을 가야 하는데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중학교 문턱도 못 밟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 귀래중을 찾아간 홍 이사장은 “나도 너희처럼 시골 중학교를 다녔지만 꿈을 갖고 있었기에 공부했고 오늘의 내가 됐다”고 말했다. △문제를 눈으로만 읽지 말고 직접 써봐라 △풀이는 가리고 자기 힘으로 풀어라 △복습보다 예습 중심으로 공부하라 등 수학을 잘할 수 있는 세 가지 방법도 알려줬다. 희망의 문구와 사인이 적힌 수학의 정석을 한 권씩 나눠주고 한 학생에게는 고교 3년 장학금도 줬다. 얼마 전 이 학교 1학년 한 학생은 홍 이사장에게 보낸 편지에 “엄마 아빠가 ‘그 유명한 분이 어떻게 너희 학교를 오셨느냐. 나도 그 책으로 공부했다’고 해서 자랑스러웠어요. 이번에 받은 책으로 고1이 된 언니와 열심히 공부할게요”라고 적었다. 어렵게 공부한 홍 이사장은 숨은 인재를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다. 수학의 정석 수익금으로 1981년 자율형사립고 상산고를 세운 게 대표적이다. 그동안 끊임없이 개정판이 나온 수학의 정석은 내년에 큰 변화를 맞는다. 2001년도 개정판부터 홍 이사장의 딸과 사위(모두 서울대 수학과 졸업)가 개정 작업을 도왔지만, 내년에 출판되는 개정판엔 새로운 필진 두 명이 참여한 것. 이들도 물론 학창 시절 수학의 정석으로 공부했다. 홍 이사장은 “수학의 정석이 국민 참고서가 됐는데 국민 중 유명한 필진이 좋은 책을 만드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중국의 한 고등학교 학생 50명이 대거 한국 고등학교 네 곳에 유학을 왔다. 한국 고교에 중국인 고교생이 이렇게 대규모로 편입학을 한 건 전례가 없다. 24일 해당 고교들에 따르면 편입학한 학생은 모두 중국 베이징(北京)의 신차오(新橋)외국어고 한국어과 3학년이다. 이들은 한류 열풍에 따라 한국에 관심을 갖고 신차오외고 한국어과에 진학했으며 한국 대학에 들어가길 희망한다. 최근 대원외고(5명) 명덕외고(14명) 미림여고(15명) 우신고(16명) 등에 편입한 신차오외고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지내며 한국 학생과 같은 학비를 낸다. 신차오외고는 올해 초부터 한국의 여러 고교를 수차례 방문해 편입학이 가능한지 알아봤다. 대상 학교로 선정된 대원외고 명덕외고 미림여고 우신고 관계자들은 6월 신차오외고로 직접 가 학생들을 면접했다. 비자 발급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학생들은 최근에야 한국에 들어왔다. 명덕외고는 24일 오리엔테이션을 했고 대원외고에서는 16일부터 수업을 시작했다. 우신고와 미림여고에는 29일 학생들이 온다. 학제가 달라 한국 2학년 2학기로 편입한 신차오외고 학생들은 한국 학생들과 같은 교실에서 한국어로 수업을 듣는다. 각 학교는 재학생 학부모에게 이런 편입학 내용을 알리고 동의를 구했다. 신차오외고는 내년에 더 많은 학생을 한국에 보내려고 한다. 1학년 학생들은 최근 수학여행으로 한국 고교와 대학을 탐방하고 갔을 정도다. 그러나 외국인 학생들의 대규모 편입학을 받을 수 있는 관련 규정이 없다. 중국에서 직접 학생들을 면접했던 주석훈 미림여고 교장은 “많은 중국인 유학생을 받아들여 한국을 잘 이해하는 글로벌 인재로 키울 수 있도록 제도와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24일 서울 강서구 명덕외국어고에선 중국 신차오외국어고에서 편입학한 학생 14명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이 열렸다. 학생증을 목에 건 학생들은 때로 한국말이 이해가 되지 않는지 갸우뚱하다가 교사가 중국어로 통역을 해주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기숙사 이용을 안내하는 슬라이드가 나오자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모습은 한국 학생과 다름없었다. 한국까지 동행한 7명의 학부모는 이런 자녀들을 보며 뿌듯한 표정이었다. 관샤오위 양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상속자들’을 보며 한국에 관심이 많아졌고 한국의 매운 음식도 좋아한다”며 “한국 대학의 호텔경영학과에 진학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어 배워 한국 대학 갈래요” 사상 초유로 중국인 고교생 50명이 한국 고교로 편입학한 건 교육도 ‘한류’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명덕외고의 한 교사는 “중국에 면접을 갔더니 학생들이 한국을 많이 동경하고 있었다”며 “한국에서 공부하면 한국어를 깊게 배울 수 있고 한국 대학에 갈 때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더라”고 말했다. 신차오외고 측과 중국인 학부모들은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만족스러워했다. 수학 공부를 심도 있게 시키고 학구열이 높은 점, 깨끗한 학교 시설 등을 부러워한다고 한다. 김현일 우신고 교장은 “시험을 쳤는데 3학년 수학 수준이 우리 1학년 정도였다”며 “학생들이 오후 9시까지밖에 공부를 안 한다며 ‘제발 학교에서 공부 좀 시켜 달라’는 현지 교사와 학부모가 많았다”고 말했다. 신차오외고 학부모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학교를 선택할 때 학비보다는 기숙사가 잘돼 있는지, 외국인 학생이 공부할 만한 환경인지를 우선적으로 살폈다고 한다. 1년 학비(기숙사비, 급식비 등 포함)는 외고가 약 900만∼1000만 원, 서울 자사고는 600만∼700만 원이다.○ 학령인구 감소 속 환영할 일…지방은 문제 한국 학교들이 가장 우려하는 건 앞으로도 외국인 학생을 대규모로 받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외국인 학생의 일반고 편입학은 ‘해당 학년 정원의 2% 범위 내에서 정원 외로 가능하다’고 규정했다. 만약 2학년 정원이 200명이라면 외국인 학생을 4명밖에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외고나 자사고는 ‘신입생 선발에 준해 편입학을 허용한다’고만 돼 있는데, 대부분 자사고는 일반고와 같은 규정을 준용한다. 이번 신차오외고 학생들의 대거 편입학은 이례적인 경우였다. 명덕외고와 대원외고는 2010년 서울시교육청이 승인해 준 외국인전형을 활용했다. 2009년 12월 교육부는 고교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며 학년당 ‘평균 36.5명씩 12학급’이던 외고 정원을 ‘25명씩 10학급’으로 줄였다. 외고는 “학교 수입이 줄어 운영이 어렵다”고 호소했고, 서울시교육청은 교육부의 유권 해석을 받아 외고들이 외국인 학생을 정원 외로 20명 선발할 수 있게 했다. 지금까지는 외국인 학생의 입학 수요가 거의 없어 유명무실한 규정이었지만 이번에 활용한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전형은 다른 시도 교육청 관할 지역에는 없다. 계속 지원자가 미달됐던 미림여고와 우신고는 2015년 자사고 지정이 취소돼 2016년부터 일반고로 전환됐다. 마지막 자사고 학년인 2학년은 정원이 남아 신차오외고 학생들을 정원 내로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내년에 중국인 학생들을 받으려면 일반고 편입학 규정을 따라야 한다. 이에 따르면 우신고는 6명, 미림여고는 4명만 가능하다. 이 때문에 두 학교는 서울시교육감이 외국인 학생 편입학 규정을 풀어주길 바라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대이고 학령인구도 줄고 있는데 미래의 친한파를 육성하는 중요한 교육 한류를 확대하려면, 유연하고 능동적인 외국인 편입학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경쟁력 없는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하지 않고 외국인 학생을 수혈해 학교를 운영할 수 있다며 블루오션 사업으로 인식할까 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외국인 학생을 많이 받아 학생 수가 늘어나면 한국 학생들의 수업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걱정한다. 한국 학생들이 유학을 가면 현지인보다 학비를 더 비싸게 내는데, 중국 유학생에게 한국 학생과 똑같은 등록금만 받는 건 한국 학생에 대한 역차별이란 시각도 있다. 해당 학교들은 “편입학 규정이 완화돼도 외국인 학생을 받으려면 기숙사도 있어야 하고 관리 문제 등이 쉽지 않아 아무 학교나 뛰어들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최예나 yena@donga.com·노지원 기자}

연세대는 2004년 소위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대학 중 최초로 공학교육인증을 받았다. 당시 △화학공학심화 △전기전자공학심화 △건축공학심화 △토목환경공학심화 △기계공학심화 △신소재공학심화 △컴퓨터과학심화 등 7개 프로그램이 인증을 받았고, 2006년에는 공대 내 10개 프로그램이 모두 인증을 받았다. 2006년부터 모든 프로그램의 졸업이수 요건이 공학교육 인증 기준보다 높아졌다. 이에 졸업생의 90% 이상이 인증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있다. 연세대가 SKY 대학 중 제일 먼저 공학교육인증을 받으려 했던 건 공대 학생들이 국제 무대에서 활동하려면 국제적 수준의 공학교육을 배우고 졸업생의 역량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2003년 공학교육혁신센터를 만들어 인증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인증 프로그램 운영 전에는 개설 과목이 대부분 이론 중심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학생들의 융·복합적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 팀워크 능력, 소통 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과목이 대부분이다. 학생들은 공학 관련 소양 과목을 9학점 이수해야 한다. 경제성공학, 21세기 기술경영, 기술 및 제품 마케팅, 기술 인적자원관리, 테크노 리더십, 기술창조와 특허, 과학기술과 사회, 지역사회를 위한 창의적 문제 해결, 공학회계 등의 과목이 개설돼 있다. 지역사회를 위한 창의적 문제 해결 과목은 공대 학생들이 지역 사회의 문제를 찾아 구체적으로 해결하게 한다. 지난해 2학기에는 발달장애 학생들을 위한 교실 문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올해 1학기에는 손이 불편한 장애인을 위해 책장 넘기는 기계를 만들었다. 김우주 공학교육혁신센터장은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엔지니어로서 지역사회에 어떻게 공헌할 수 있는지 배우고 책임의식도 갖게 된다”며 “좀 더 다양한 분야의 진로를 고민하게 하는 계기도 된다”고 강조했다. 기초설계와 종합설계는 필수 과목이다. 연세대 1학년 학생들은 송도 글로벌 캠퍼스에서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이때 공대 학생들은 기초설계실에서 팀원들과 과제를 함께 한다. 입시 위주 공부만 하던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공학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4학년 때는 종합설계 과목에서 그동안 배운 지식을 토대로 현장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우수 작품은 매년 6월 공대 내에서 열리는 창의전시회에 전시된다. 연세대 공대는 학생들이 수학, 과학, 컴퓨터 기초를 철저하게 배우고 2학년 전공에 들어가게 한다. 입학 전부터 진단평가를 실시해 성적이 낮은 학생에게는 온라인으로 기초 내용을 배우게 하고, 기초·일반·심화반으로 나눠 가르친다. 공학인증평가제를 도입한 이후 연세대 공대는 교수들의 교육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든 공대 교수들은 매 학기 교과목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교수업적을 평가할 때 이 포트폴리오를 활용한다. 수업 장면을 촬영한 비디오를 분석해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는지도 연구한다. 강소연 교수는 “대부분 대학은 교수업적 평가가 연구 성과 중심이라 교수들이 수업에 대한 관심이 적을 수 있다”며 “연세대는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한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어지나 박사(사진·36)가 미국 버지니아텍 경영대학 전임 조교수로 임용됐다. 김 박사가 임용된 버지니아텍 내 호스피탈리티(식품 및 외식 관리) 전공은 전 세계 상위 10위다. 이달부터 호스피탈리티 및 관광 학과에서 식품관리 분야를 연구하며 학생들을 가르친다. 김 박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전문연구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전문위원 등으로 9년간 경력을 쌓은 식품분야 전문가다. 연세대와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강사도 거쳤다. 최예나기자 yena@donga.com}

이영 교육부 차관이 22일 오후 2시, 찜통교실 현안을 점검하고 학교 관계자와 학생들을 격려하겠다며 정부세종청사에서 자동차로 20여 분 거리인 충남 공주시 봉황중학교를 찾았다. 이달 초부터 학교도 ‘전기요금 폭탄’을 맞게 생겼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나온 현장 방문이다. 학교 측은 이 차관의 방문 계획을 전날 저녁에야 알았다. 그래도 학교에선 차관이 방문한다니 ‘혹시 에어컨을 더 많이 틀어줄 수 있게 해줄까’ 같은 소박한 기대를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차관은 교장과 부교육감 등에게 이렇게 말했다. “학생들이 학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적정 냉방 공급에 최선을 다해 달라. 교육용 전기요금을 추가로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 학교는 어떻게 해서든 땀 흘리는 학생들에게 빵빵하지는 못해도 ‘적정한’ 냉방이라도 해주고 싶다. 문제는 단가는 낮은데 kWh당 실제 납부요금(125.8원)이 산업용(107.4원)보다 비싼 교육용 전기요금 체계다. 이건 교육부가 전기요금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직접 풀어야 한다. 하지만 교육부는 올여름 폭염이 시작된 이후 산업부와 한 번도 전기요금 문제를 협의한 적이 없다. 올해 들어 교육용 전기요금 할인율이 올랐으나 이것이 반영된 여름철 전기 사용량 통계가 없다는 이유를 댄다. 교육부 관계자는 “공식 일정이 잡힌 건 없지만 이달 중 산업부에 한번 가보려고 한다”며 “요즘 (누진제 개편 때문에) 산업부가 바빠 만나기도 힘들다”고 했다. 학생들이 찜통교실과 얼음교실에서 공부하지 않게 전기요금 부담을 줄여 달라는 요구는 수년 전부터 계속돼 왔다. 교육단체와 국회의원 등은 졸업식처럼 연중 사용량이 가장 많은 날을 기준으로 기본요금을 책정하는 현재 구조를 바꿔 달라고 요구해 왔다. 큰 성과가 없어도 교육부가 매년 산업부와 협의를 해 온 이유다. 그런데 기록적인 찜통더위가 벌써 한 달이나 이어지고 있는 마당에 아직 협의조차 하지 않았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차관이 그저 현장을 찾아 학교 관계자들 말을 듣고 격려하면서 “노력하겠다”고만 하면 되는 건가. 교육부 관계자는 “뒤늦은 방문이 아니라 그동안 방학이라 못 갔다”며 “중금속이 검출된 학교 우레탄 트랙 현장을 점검하는 길에 (찜통교실을) 겸사겸사 같이 보려 한다”라고 말했다. 이러면 교육부가 보여 주기식 행정만 하려 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그보다는 사회부총리라는 타이틀을 함께 가진 이준식 교육부 장관이 당장이라도 산업부 장관과 협의를 시작하는 게 정답 아닌가. 최예나·정책사회부 yena@donga.com}

서경대 2학년 박윤정 씨(20·여)는 올해 3월부터 학교 내 미용실 ‘더 뷰티샵’에서 일하고 있다. 처음에는 전화로 시간을 예약해 주고, 고객의 옷과 가방을 받아 주거나 음료를 갖다 주는 일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고객의 머리를 감기고 염색약을 바르거나 헤어 롤도 술술 말고 있다. 수업 시간에 배운 파마나 컬러링 등 기술을 직접 손님에게 적용해 볼 수 있고, 고객을 대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어 좋다고 한다.○ 학내 미용실에서 생생한 교육 박 씨가 일하는 미용실은 서경대가 2011년 미용예술학과 학생들의 실무 위주 수업을 돕기 위해 만든 곳이다. 226m²(약 68평) 규모로 중대형급이지만 가격이 다른 미용실의 절반 수준으로 저렴하다. 여기에 실력 좋다는 입소문에 지역 주민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대학이 학내에 큰 규모의 미용실을 두고 학생들이 실습하게 하는 건 전국에서 서경대가 유일하다. 피부관리실 ‘더 뷰티샵 에스테틱&스파’(88m²·약 26평)도 2011년부터 운영 중이다. 만든 건 학교지만 운영은 졸업생이 한다. 교직원과 학생들만 이용할 수 있게 2013년 문을 연 ‘더 뷰티샵 블루’(156m²·약 47평)는 미용예술학과 07학번 졸업생 최철 실장(28)이 운영 중이다. 최 실장은 현재 미용예술학과 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치고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2학기부터는 학과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두피 및 모발관리’ 수업도 할 예정이다. 서경대 미용예술학과는 미용 관련 학과가 대부분 2년제로 운영되는 다른 대학과 달리 4년제고 석·박사 통합 과정도 운영한다. 현재는 예술대 소속이지만 2017학년도부터는 미용예술대학으로 단과대를 분리한다. 4년제 대학에서 미용예술 관련 단과대가 따로 운영되는 건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지역 중하위권 학교인 서경대는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2007년부터 대대적으로 학과 및 정원을 조정했다. 현재 교육부 주도로 각 대학이 하고 있는 구조조정을 미리 한 것. 김범준 부총장은 “학문하는 대학은 서울에 몇 개면 된다. 우리는 실용 위주로 현실적인 것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어학과 일어학과 유럽어학부 중어학과를 국제비즈니스어학부로 통합한 게 대표적이다. 영어는 기본이고 제2외국어 하나와 무역과 통상을 함께 배우는 것. 그리고 특성화 분야로 미용예술과 공연예술을 발전시켰다.○ 중국 학생들에게도 인기 미용예술학과는 다른 대학에서 2년 만에 마칠 것을 4년 동안 배우다 보니 수업이 철저히 실습 위주다. 2009년 신축한 교실은 메이크업실, 스킨실, 헤어실로 나뉘어 있는데 실제 미용실과 피부관리실처럼 최신 시설로 꾸며졌다. 2011년부터는 학내에 미용실과 피부관리실까지 뒀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정기적으로 실습을 하고, 아예 수업을 받기도 한다. 학생들이 탄탄한 실력으로 무장해 졸업하고도 취업 뒤 온갖 텃세 속에서 손님 머리 감기는 것부터 배우는 현실을 안타까워한 학교가 해결책으로 내놓은 것이다. 최 실장은 “미용은 손 감각이 중요해 아무리 수업에서 배워도 직접 손님에게 해보는 경험이 중요하다”며 “전에는 학내 미용실이 없어 저마다 아르바이트를 구해야 했다”고 말했다. 미용실과 피부관리실 운영은 모두 서경대 미용예술학과를 졸업하고 박사 과정을 진행 중인 학생들이 맡았다. 이 학생들은 디자이너로 일하며 후배들의 실습을 돕고, 직접 경영을 하며 마케팅과 경영 노하우도 쌓는다. 미용실과 피부관리실에서 나온 수익은 모두 재학생의 장학금으로 사용된다. 철저한 실무 위주의 수업은 업계에서 먼저 알아봤다. 신세영 미용예술학과장은 “미용 관련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서경대 학생들을 데려가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믿음 때문이다. 미용예술학과 취업률은 2014년 기준 69.6%. 미용실과 화장품회사, 미용고 교사 등으로 취업한다. 상당수는 석·박사를 이어 진행하기도 한다. 한류 드라마에 매료돼 한국의 세련된 메이크업과 피부 관리 기술을 배우고 싶어 하는 외국 학생들도 밀려오고 있다. 이들은 1년에 100명 정도가 정원 외로 입학한다. 현재 중국 카자흐스탄 몽골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외국인 학생은 총 200명으로 미용예술학과 정원(80명)을 훨씬 넘어선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온몸을 타고 흘러내리는 땀과 입에서 나오는 가쁜 숨소리만 느껴질 때 얄이(18)의 오른팔이 번쩍 들렸다. 그때야 들려오는 함성. “우와아아아!!!” 얄이는 목에 걸린 금메달을 봤다. ‘72kg 우승 1위 김얄. 3월 26일’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얄이는 무에타이(무아이타이) 국가대표 선수다. 무에타이는 올림픽, 아시아경기 종목이 아니다.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 위해 각종 국제대회가 열린다. 여기에 나가려면 대한무에타이협회가 1년에 두세 번 치르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해야 한다. 얄이는 2015년 3월 처음 국가대표가 된 후 올해 6월까지 다섯 번 연속 국가대표가 됐다. 2012년 말, 우연히 본 ‘컨텐더 무에타이’라는 프로그램은 얄이 인생을 바꿨다. 16개국의 무에타이 국가대표 선수들이 나와 1위를 뽑는데 태극 마크만 없는 게 얄이를 자극했다. 첫 경기에서 얄이는 완벽하게 깨졌다. 로킥을 하도 맞아 허벅지가 부어 경기가 끝난 뒤 한동안 제대로 걷지 못했다. 이때 금이 간 코는 아직도 휘어 있다. ‘지금껏 뭐 하나에 몰입해 본 적이 없는데 또 끝나는구나….’ 무너진 자존심과 함께 열정도 무너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방학 중에도 얄이는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체육관이 있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까지 단숨에 달려갔다. 도착하자마자 밖에 나가 1시간을 뛴다. 땀복이 몸에 끈끈하게 붙었을 때 체육관에 들어와 스트레칭을 하고 샌드백을 쳤다. 2014년 3월 2일 전국 신인왕전에서 얄이는 두 경기(73kg) 모두 상대를 KO시켰다. 5월 ‘제2회 서울시 오픈 무에타이 선수권 대회 72.5kg 1위’, 7월 ‘고양시장배 무에타이 선수권 대회 72.5kg 1위’, 11월 ‘제6회 고양시 연합회장배 생활체육 무에타이대회 72.5kg 1위’까지. 인생에서 1이라는 숫자를 이렇게 많이 본 건 처음이었다. 아버지가 파키스탄 출신인 얄이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 2013년 중학교를 중퇴했다. 아버지가 파키스탄 말로 지어 준 ‘친구’라는 뜻의 멋진 이름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은 참을 수 있었다. 국내 다문화학생 8만2536명(전체 학생의 1.35%) 중 부모가 파키스탄 출신인 경우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숫자 집계조차 따로 안 되니까. 하지만 “쟤네 아빠 외국인 노동자 ×× 아니야?”라고 욕할 때는 넘어갈 수가 없었다. 얄이는 27일 난생처음 뛰는 챔피언전을 앞두고 또 체중 감량에 들어갔다. 준비 기간에는 너무 힘들어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잊을 수 없는 그 느낌 때문에 멈출 수가 없다. 뜨거운 가슴팍 위로 느껴지는 차가운 금메달! 그는 매일 꿈꾼다. 줄줄 이름을 외우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당당히 겨루는 자신을.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서울의 한 고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 A 씨는 2주 정도 남은 8월이 ‘뚝딱’ 하고 쏜살같이 지나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3학년을 맡은 교사라면 대부분 그럴 것이다. 다음 달 각 대학의 수시전형 원서접수를 앞두고 1학기 학교생활기록부 입력을 완료해야 해서다. 최근 수시에서 학생부 중심 전형이 늘어나면서 교사가 기재하는 학생부 내용은 매우 중요해졌다. 교사들이 두려워하는 건 마감 시간뿐이 아니다. 이 시기에 밀려드는 학생부 수정 압박도 마찬가지다. 수시 원서접수 전 상담한다며 담임교사를 찾아와 “학생부 내용을 수정해 달라”는 학부모가 꽤 있다. 교육부 훈령에 따라 당해 학년도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은 공개할 수 없다. 정성평가 영역으로 교사의 평가권을 지켜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상담할 때 학부모가 자녀의 학생부를 보고 교사에게 출력을 부탁할 수 있다. 이때 협박 아닌 협박을 당한다고 하소연하는 교사가 적지 않다. 서울 B고의 한 교장은 올해 3월 황당한 경험을 했다. 한 학부모가 다짜고짜 교장실로 들어와 상장을 쭉 늘어놓고 “아이가 이렇게나 상을 많이 받았는데 왜 지난해 영어과목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좋은 말이 안 쓰여 있느냐”며 “잘한 내용을 써 달라”고 우긴 것. 당해 학년도 이전의 학생부 내용 정정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그래도 이 교장은 일단 해당 교사에게 자초지종을 들어봤다. 학생은 과제를 잘 해오지 않았고 수업 태도도 좋지 않았다. 성적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좋은 평가를 써줄 수 없었다. 교장은 “학생부가 중요해지니 일부 입시컨설팅 업체에서 ‘학생부가 잘 쓰여 있지 않으면 무조건 학교에 따져라. 그게 자식을 위한 길이다’라고 말한다더라”며 한숨을 쉬었다. 교사들은 이러한 학부모의 요구를 교권 침해라고 느끼기도 한다. 서울 C고의 진로 담당 교사는 “평가권은 교사가 갖고 있는데 학부모가 주관적으로 판단해 이래라저래라 하면 분명한 교권 침해라 받아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학부모의 심정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 입시에 대한 불안감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학생부 속 한 단어가 입시에 부정적이지는 않을까, 없던 문장이 새로 들어가면 합격에 도움을 주지 않을까 기대하는 탓이다. 하지만 불신과 부적절한 관여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서울대 연세대 등 15개 대학 입학처장이나 입학본부장들에게 물었더니 그럴싸한 말만 있는 학생부는 중요한 평가요소로 고려하지 않는다고 한다(본보 7월 21일자 A28면 참조). 학부모들 등쌀에 밀려 학생부에 기재하고 싶은 내용을 학생 스스로 써오게 하는, 소위 ‘셀프 학생부’를 만드는 고교 리스트도 이미 파악하고 있다. 한 대학 입학처장은 이렇게 말했다. “입시를 오래 한 교사가 ‘전교 1등의 학생부도 좋은 말만 써준 적이 없는데 다 대학 잘 갔다. 그게 오히려 우리 고교의 신뢰도를 높이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하더라. 그게 맞는 말인 것 같다.” 최예나 정책사회부 기자 yena@donga.com}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 초중고교가 연간 수업일수를 맞추기 위해 이번 주에 개학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16일 전국 1364개 초중고교가 개학하는 것을 시작으로 20일까지 4214개교가 개학한다. 특히 고교는 이번 주까지 전체 학교의 89%(2103개교)가 개학한다. 다만 학교들은 학교장 재량에 따라 단축수업이나 휴업을 할 수 있다. 교육부는 이달 초 각 시도 교육청을 통해 개학을 앞둔 학교들에 폭염 관련 공문을 내려보냈다.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때에는 학교장이 단축수업을 검토하고 실외활동을 자제하며, 폭염경보가 발령됐을 때는 등하교 시간 조정이나 휴업도 검토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연간 수업일수는 매 학년 190일 이상에서 학교장이 정할 수 있다. 만약 단축수업이나 휴업을 하려면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교육부는 많은 학교가 개학을 하는 시점에는 더위가 꺾인다는 예보가 있는 만큼 휴업이나 단축수업을 하는 학교가 많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각 교육청에는 “9월 말까지 폭염 대책기간으로 설정해 비상연락망을 구축하라”고 지시해 둔 상태다. 한편 개학을 앞둔 학교들은 에어컨 가동에 따른 전기료를 걱정하고 있다. 아무리 더위가 한풀 꺾인다고 해도 좁은 교실에 학생 30여 명이 모여 있으면 체감온도가 상승해 에어컨을 종일 가동할 수밖에 없어서다. 서울의 한 고교 교장은 “전기료가 부담스럽지만 학생들 건강을 생각하면 안 틀 수도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