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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이 일본 도시바(東芝)메모리의 최종 사업인수자로 선정되면서 하이닉스가 단숨에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업체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바는 낸드플래시를 세상에 처음으로 내놓은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인 기업이자 현재 삼성전자에 이어 낸드플래시 점유율 세계 2위다. 20일 NHK,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사회를 열고 이달 13일 매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한미일 연합과 메모리 부문 매각 계약을 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이끄는 한미일 연합에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델, 시게이트, 도시바홀딩스 등이 참여했으며 후발주자로 애플까지 가세했다. 총 매각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약 2조 엔(약 20조2500억 원)에 연구개발 투자금 4000억 엔(약 4조520억 원)을 추가한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한미일 연합은 49.9%의 지분을 확보하고, 도시바와 일본계 자금이 50.1%를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내년 3월까지 현재의 채무를 다 해소해 주식 상장 폐지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인수조건을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이 순조롭게 성사되면 한미일 연합과 도시바는 서로 재무구조, 고객관리 등 계약 세부사항 조율에 착수한다. 이후 미국 일본 중국 등 각국에서 반독점심사 등을 거쳐 대금 지급 등 매각 절차가 완료된다. 도시바 채권단은 내년 3월을 데드라인으로 통보한 상태다. 올 초부터 직접 인수전을 이끈 최태원 SK 회장은 이날 국내에 머무르며 관련 사안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도시바의 30년 기술 노하우를 SK하이닉스가 흡수한다면 전례 없는 성장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역대 최고치인 8만700원을 찍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일본 최대 반도체 기업인 도시바 메모리사업부 인수자로 ‘한미일 연합’이 선정된 데는 ‘애플’의 참여가 결정적이었다. 도시바 낸드플래시 전체 생산량의 30% 이상을 사들이는 것으로 알려진 애플이 SK하이닉스가 포함된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에 막판 합류하면서 승기가 기운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현지 언론 및 로이터 등에 따르면 애플은 한미일 연합에 참가하면서 인수 자금으로 30억 달러(약 3조4000억 원)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한미일 연합을 선택한 이유는 낸드플래시 가격 협상력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만약 도시바 메모리사업부가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 2위 미국 웨스턴 디지털(WD)로 넘어갈 경우 메모리반도체를 계속 사야 하는 애플 입장에서는 가격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WD의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 도시바에 이어 3위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도시바 낸드플래시 핵심 고객이기 때문에 인수전 초반부터 여러 컨소시엄에서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입장에서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WD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막는 편이 더 이익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한국의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은 고사(枯死) 위기다. 매년 1000억 원이 넘는 적자가 이어져 정부 대책이 절실하다.” 유정준 SK E&S 사장(사진)은 15일 서울 쉐라톤 서울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에너지미래포럼에서 열병합발전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요구했다. 유 사장은 집단에너지협회장을 맡고 있다. 유 사장은 “현재 한국은 원전이냐 석탄이냐, 신재생에너지냐 천연가스냐 하는 발전용 연료에 대한 논의에만 치중하고 있다. 생산, 이송, 소비를 아우르는 거시적 관점의 에너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열병합발전이란 연료를 태워 터빈을 돌리고 그 힘으로 전기와 난방용 온수를 동시에 만들어내는 발전방식이다.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이점도 있다. 하지만 국내 36개 열병합사업자 중 한국지역난방공사와 GS파워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연간 1500억 원대의 만성 적자를 겪고 있다. 유 사장은 “열병합발전을 살리려면 발전소에 지급하는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정부가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일정한 규모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세계 최고의 검색엔진을 보유한 구글은 창업주들에게 특별한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창업주가 보유한 주식에 주당 10배의 의결권을 부여한 것.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도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에게 ‘주당 10배 의결권’을 보장하고 있다. 기업이 외부의 공격을 방어하고 창업자의 장기 비전에 따라 안정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게 하려는 의도다. 13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최첨단 정보통신기업이 몰려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150개 주요 기업의 지배구조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가장 주목할 점은 차등의결권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차등의결권이란 특별한 경우 일부 주식에 더 많은 권리(의결권)를 부여하는 제도다. 보통 ‘1주=1의결권’이 원칙이지만 차등의결권이 부여되면 1주에 10개, 100개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권리를 부여받은 주주는 주주총회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실리콘밸리에서 차등의결권을 도입한 기업은 2004년 5% 정도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1.3%로 늘었다. 소셜게임업체 징가, 가상소프트웨어 개발업체 VM웨어 등이 이를 도입했다. 창업주에게 이를 부여해 기업이 창업정신에서 벗어나지 않고 장기적인 발전계획에 따라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다른 거대기업의 인수합병(M&A) 시도나 헤지펀드의 위협에서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쓰인다. 한국은 아직 상법(제369조)이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창업자라도 충분한 의결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기 돈을 들여 주식을 사들여야 한다. 이사회에 여성의 비율이 늘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연구원에 따르면 150개 실리콘밸리 기업의 여성 이사 비율은 1996년 2.1%에서 지난해 14.1%로 늘었다. 연구원은 “여성의 참여 증가는 이사회의 다양성 확보로 이어지기 때문에 유럽에서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올해 아시아태평양지역 여성 이사회 임원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여성 이사회 임원 비율은 2.4%에 불과하다. 박현성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원은 “한국도 혁신기업들이 여성 인재를 적극 활용해 다양성과 창의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업의 장기적인 비전설계를 돕고 안정적인 성장이 필요한 혁신기업에 한해 차등의결권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위원장이 처음으로 대한상공회의소를 직접 찾아와 노동 현안을 논의했다. 최근 달라진 대한상의의 위상을 실감하는 동시에 노동계의 ‘경총(한국경영자총협회) 패싱(무시)’ 전략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오후 2시 김주영 한국노총위원장은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만났다. 한국노총 내에서도 비교적 온건파로 분류되는 김 위원장은 6월 말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訪美) 때 박 회장과 동행한 인연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박 회장도 기업의 입장만 대변하지 않겠다고 여러 번 밝힌 만큼 두 사람의 ‘케미(궁합)’가 잘 맞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한국노총 71년 역사 중 위원장으로서는 처음 130년 역사의 대한상의를 방문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대한상의와 한국노총이 여러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좀 더 많은 대화를 한다면 한걸음 더 전진하는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노사가 견해차가 있겠지만 일자리의 양과 질을 개선하고자 하는 방향성은 모두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제계도 합리적인 대안을 가지고 대화할 테니 자주 만나자”고 말했다. 박 회장은 조만간 한국노총을 ‘답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재계에서는 이날 회동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왔다. 원래 한국 경제계에서 노동계를 상대해 온 단체는 사용자단체인 경총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김영배 경총 상임부회장이 문 대통령의 일자리 정책을 비판했다가 호된 질책을 당한 뒤 입지가 위축된 상태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도 경총이 앞장서 이를 반대해 노동계와 척을 진 상황이다. 반면 대한상의는 박 회장이 보폭을 넓히며 정부와 신뢰관계를 쌓아가고 동시에 노동계와도 대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대한상의를 방문한 시기나 최근 상황을 볼 때 아무 의미 없이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 경총 대신 대한상의를 대화와 현안 논의 파트너로 삼겠다는 뜻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장남 동관 씨에게 계열사 주식을 헐값에 넘겨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며 시민단체와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김 회장 측이 승소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12일 경제개혁연대와 소액주주 2명이 김 회장과 한화그룹 임직원을 상대로 낸 894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소송은 2010년 경제개혁연대를 이끌던 김상조 현 공정거래위원장(사진)이 주도해 제기된 것이다. 한화는 2005년 6월 이사회에서 정보통신계열 자회사 한화S&C 주식 40만 주(지분 66.67%)를 동관 씨(현 한화큐셀 전무)에게 전량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소액주주들은 당시 주식이 정상가보다 너무 낮은 가격에 넘어갔고, 이 결정으로 김 회장이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며 소를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주주들의 손을 들어줬으나 2심은 이를 뒤집었다. 1심 재판부는 “김 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주식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을 통해 주식가치를 저가로 평가하도록 지시했다”며 원고에게 89억668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당시 매각이 현저하게 낮은 가격에 이뤄졌다고 볼 수 없고 이사회를 거쳤기 때문에 ‘이사회 승인 없이 거래가 이뤄졌다’는 소액주주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김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소액주주들이 주장하는 ‘적당한 가격’은 사후적 판단에 불과하거나 객관적으로 타당하지 않은 가격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사회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정당한 절차를 거쳐 승인하고 결의한 것이므로 주의의무 또는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주식매매 자체도 부당히 저가로 이뤄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2심의 판결도 받아들였다. 김 회장은 같은 사안으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로 기소돼 형사재판도 받았지만 무죄가 확정된 바 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여야 대표와 경제 관련 장관들을 연이어 만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62)이 이번에는 노동계 수장들과 연쇄 접촉한다. 특히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찾아와 대한상의 회장을 만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라 관심이 쏠린다. 11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박 회장은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문성현 신임 노사정위원장을 만난다. 지난달 23일 임명된 문 위원장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설립 멤버이자 옛 민주노동당 대표까지 지낸 인사다. 다음 날(13일)에는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도 상의를 찾아 박 회장을 만난다. 박 회장은 두 노동계 수장들과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노동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특히 이번 박 회장과 김 위원장의 회동에는 이목이 집중된다. 한국노총 내에서도 비교적 온건파로 분류되는 김 위원장은 올해 1월 제26대 위원장으로 당선됐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이번 회동은 한국노총이 대한상의에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10여 년 사이 한국노총 위원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따로 만나는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박 회장이 과연 기업들의 처지를 대변해 노동계와 현안을 어떻게 풀어갈지 이목이 쏠린다. 현재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적폐 청산 등을 기치로 내걸고 전방위적으로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여타 경제단체들이 제 목소리를 못 내는 상황에서 재계의 기대는 박 회장에게 쏠린다. 갈수록 접촉 인사와 행동반경을 넓히는 박 회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인다. 박 회장은 최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을 만났고 지난달 말에는 국회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잇달아 만났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2020년까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2차 전지) 사업에 총 2조6000억 원을 투자한다. 세계시장에서 일본, 중국 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투자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를 극복할 대책을 요구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8일 서울 서초구 쉐라톤 서울팔래스 강남호텔에서 전지업계 간담회를 열었다. 이웅범 LG화학 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윤예선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를 비롯해 관련 소재 및 장비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배터리 3사는 향후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우선 배터리 성능 혁신과 고도화 기술 개발에 2020년까지 총 61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또 전기차뿐만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 등에 대비해 생산시설도 늘리겠다고 밝혔다. LG화학 오창공장, 삼성SDI 울산공장,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 등 기존 설비 증설과 신규 설비 구축에 2조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2020년까지 세계 2차 전지 시장이 지금보다 11%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윤 대표는 간담회 뒤 “유럽 생산공장 부지도 이달 안에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SK이노베이션은 동유럽 국가인 체코와 헝가리 중 한 곳에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중소협력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나왔다. LG화학은 채용장려금을 지원해 협력사에도 우수한 인재가 확보될 수 있도록 돕고 삼성SDI는 생산설비 증설자금을 투자나 대여 형태로 지원한다. SK이노베이션은 협력사와 공동으로 설비 및 장비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배터리 업체들은 중국의 사드 보복에 정부가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중국 정부는 올해 1월부터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는 보조금 지급을 끊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다. 한 참석기업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 달라는 뜻을 장관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백 장관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이 강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올해 안에 2차 전지 산업 혁신 및 상생협력 방안을 만들어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산업부가 이날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한 데 대한 비판도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사드 사태가 벌써 반년도 넘게 계속됐는데 아직 대책이 없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이은택 nabi@donga.com·이건혁 기자}

“한국과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간의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에 한국 기업들이 관심이 많습니다. 조선, 수산업, 인프라 등 러시아 및 극동 개발에 한국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 7일(현지 시간) 대한상의와 러시아연방상의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를 열었다. 한국과 러시아의 기업인, 정부 관계자들이 이 자리에 참석해 극동 개발 등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한국에서는 박용만 회장,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러시아 측은 세르게이 카티린 러시아연방상의 회장 등 정부 및 기업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유명 작가의 ‘라이브 드로잉’, 터키 미술기법 ‘에브루’ 등을 광고에 차용해 화제를 모았던 SK이노베이션이 새 기업광고를 내놨다. 이번에는 자연의 파동을 표현한 ‘사이매틱스 아트’ 기법이다. 7일 SK이노베이션은 ‘혁신의 큰 그림 3탄 기업광고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광고에 쓰인 사이매틱스 아트는 소리, 주파수가 공기나 물, 모래 등을 통과할 때 일으키는 파동, 떨림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예술기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사이매틱스 아트를 차용한 기업광고는 이번이 국내에서 처음이라고 밝혔다. 화려한 전자음악을 배경으로 물의 진동, 모래 입자의 움직임 등을 혁신이라는 주제와 연관시켜 형상화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의 대표 사업인 에너지, 화학,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과 연관지은 의미도 담아낸다. SK이노베이션은 1, 2탄 기업광고도 신선한 접근으로 이목을 끌었다. 1탄은 김정기 작가가 대형 캔버스에 붓펜으로 세계 지도와 SK이노베이션의 사업 현장 등을 그리는 모습을 담았다. 방영 중인 2탄은 물 위에 물감을 흩뿌리거나 휘저어 원하는 형상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담았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전무)은 “혁신이라는 기업 가치를 광고에도 반영해 우리가 지향하는 바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미국 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검토 방침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FTA가 폐기되면 미국 기업들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미국 재계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5일 암참은 “주한미국상의는 미국 기업과 한국 기업들이 FTA를 통해 받는 혜택이 보장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이행을 지지한다”고 성명을 냈다. 암참은 “그간 경험을 통해 한미 FTA는 양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왔고, 대부분의 암참 회원사들(미국 기업)도 상당한 혜택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이 한미 FTA 때문에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주장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암참은 “미국 인구조사국의 올해 무역통계에 따르면 미국 생산품의 한국 수출은 상반기(1∼6월) 21.8% 늘고 미국의 무역 적자는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무역 적자가 점차 해소된다면 한국과 미국의 무역관계가 더욱 균형 잡힌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밝혔다. 현실적으로는 FTA가 폐기될 경우 미국 기업들이 입게 될 피해를 우려했다. 암참은 “FTA 폐기는 양국 경제에 타격을 입힐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반미(反美) 감정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에는 1500여 개의 미국 기업이 활동 중이다. 암참은 “FTA 폐기는 미국 농축산, 제조업계에도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LG화학, 삼성SDI 등 한국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조업체들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중국 정부의 온갖 불이익과 보복 조치에도 불구하고 기술력과 수주 전략으로 세계 판매량,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리며 선두 일본 업체와의 간격을 좁히고 있다. 5일 에너지 분야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올해 1∼7월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출하 현황을 집계해 발표했다. 이 기간 출하된 배터리 총량은 20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16GWh)보다 20% 이상 늘었다. 전기차 판매량이 매년 증가함에 따라 배터리도 함께 성장하는 추세다. 글로벌 톱5 중에는 한국의 LG화학과 삼성SDI가 가장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2위 LG화학은 총 2345.2MWh의 배터리를 출하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99.7MWh)보다 160.7% 늘어난 규모다. 톱5 업체 중 100% 이상 성장한 곳은 LG화학뿐이다. 글로벌 점유율도 지난해 5.6%에서 올해 11.7%로 뛰었다. 전기차 배터리는 생산 방식과 모양에 따라 크게 파우치형, 원통형, 각형으로 나뉘는데 LG화학은 파우치형에 주력하고 있다. 유럽,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GM(제너럴모터스) 쉐보레의 전기차 볼트(Bolt)EV,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에도 LG화학 배터리가 들어간다. LG화학은 성능, 안전성, 원가경쟁력을 성장의 비결로 꼽았다. LG화학 관계자는 “다른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전자회사들인데 우리는 화학과 소재 기반의 화학기업이다. 이를 백분 활용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또 수주량이 늘어나면서 생산물량도 늘어 자연스레 원가경쟁력이 향상됐다는 분석이다. 원통형과 각형을 밀고 있는 삼성SDI는 5위에 올랐다. 삼성SDI는 올해 1213.0MWh를 출하해 지난해(641.5MWh)보다 89.1% 늘었다. 성장률은 톱5 중 LG화학에 이어 2위다. 삼성SDI 관계자는 “형태마다 장단점이 있지만 각형이 안전성에서 다소 우위라고 판단하고 여기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1위는 일본의 파나소닉, 3, 4위는 중국의 CATL과 BYD가 각각 차지했다. 파나소닉은 32.5% 성장했지만 LG화학이 워낙 큰 폭으로 올라 격차가 좁혀졌다. 지난해 LG화학의 출하량은 파나소닉의 약 4분의 1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절반 수준까지 따라붙었다. CATL은 22.7% 성장했고, BYD는 오히려 6.5% 줄었다. 한국 업체들의 성장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딛고 이뤄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중국은 한국과 사드 갈등이 불거진 뒤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계속 한국 배터리를 정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며 불이익을 주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다. 이 때문에 배터리업계에서는 “한국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공급처를 다양하게 늘리고 기술 경쟁, 원가 절감 등 노력으로 이를 극복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중국에서 타격이 없진 않았지만 미국과 유럽의 인기 전기차 모델에 공급량을 늘려 만회하고 있다. 앞으로도 공급처를 다양하게 늘려 점유량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 배터리업체 관계자는 “파나소닉은 미국 테슬라에 의존하는 물량이 너무 많아 리스크가 크고, 중국 기업들은 자국 정부의 지원 때문에 성장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독자적인 기술력과 생존력, 수주 노하우를 가진 한국 업체들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은 4일 시작한 하반기(7∼12월) 채용에서 ‘재주캐스팅’으로 불리는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한다. 객실승무원 모집 인원의 20%에 블라인드 채용을 적용하는데 학력, 나이, 자격증 유무 등을 일절 묻지 않는다. 그 대신 지원자가 자신의 끼와 능력을 동영상으로 담아 제출한다. 지난해에 상반기(1∼6월) 공채에서 도입한 이래 2년째다. 제주항공은 올해 채용 인원도 크게 늘린다. 올해 이미 채용한 인원과 이달 공채 예정 인원을 합해 약 745명 규모다. 지난해(약 500명)보다 240명 넘게 늘어났다. KT도 4일 하반기 공채를 시작했다. 정보기술(IT), 보안, 경영 등 17개 분야에서 260명을 뽑는데 지난해(178명)보다 46% 늘었다. 통신사 역시 정부의 통신료 인하 압박 등 여건이 좋지 않지만 채용을 늘렸다. KT는 상반기에 도입한 자체 블라인드 채용제도 ‘KT 스타오디션’도 확대한다. KT 관계자는 “구체적인 대상 인원을 밝힐 순 없지만 상반기 실시한 뒤 사내 반응이 좋아 하반기에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형은 입사지원서에 얼굴 사진을 없애고 지원자들은 직무경험, 일에 대한 생각과 열정을 5분간 자유롭게 발표한다. 국내 최대 제약업체 한미약품도 이날 연구개발 등 18개 부문 200여 명 규모의 공채를 시작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200여 명을 채용한 한미약품은 평택 바이오플랜트 투자, 연구개발 강화를 위해 인력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기업이 채용 인원을 늘려 올 하반기 공채를 시작했다. 채용 방법도 정부 방침에 보조를 맞춰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는 추세다. 이날 한국경제연구원은 매출 기준 국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신규 채용 계획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500곳 기업 중 총 209곳이 답변해 그중 46곳(22.0%)이 “지난해보다 채용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응답기업 210곳 중 24곳(11.4%)이 채용을 늘리겠다고 한 것과 비교해 약 2배로 늘어난 것이다. 재작년 19.6%에 비해서도 소폭 늘었다. 채용을 줄이겠다고 한 기업은 지난해 102곳에서 올해 40곳으로 줄었다. 기업들이 불황에도 채용을 늘리는 이유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한 기업의 관계자는 “경기 상황이나 실적과는 무관하게 꾸준히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기업의 영속적인 경영을 위해 중요한 일”이라며 “과거 불황기에 채용을 줄인 기업이 호황기에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올해 채용을 늘리겠다고 한 기업들 중 43.4%(20곳)는 “경기 상황에 관계없이 미래 인재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채용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블라인드 채용에 대해서는 기업 10곳 중 6곳(62.7%, 131곳)이 “긍정적”이라는 평을 내놨다. 채용 과정에서 이미 ‘블라인드 면접’을 도입한 기업 62곳 중 71%(44곳)은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본부장은 “미래 인재 확보 의지, 경기 상황 개선 조짐 등의 요소 때문에 주요 대기업들이 채용을 늘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경기 평택에서 볼트, 너트 등을 생산하는 A사의 부사장 B 씨는 3일 ‘미국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검토한다’는 뉴스를 보며 머리를 싸맸다. 주요 고객 중 한 곳이 바로 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 모터스(GM)였기 때문이다. A사는 연간 20억 개가 넘는 부품을 생산한다. B 씨는 “규모를 밝힐 순 없지만 상당 부분을 GM에 공급하고 있다. FTA가 폐기되면 판매가가 올라가고 수익성 악화는 뻔하다”며 초조해했다. A사 같은 부품업체들은 FTA가 폐기되면 소위 ‘이중타격’을 받는다. 미국에 직접 수출하는 물량도 줄고, 현대자동차 등 국내 기업의 대미(對美) 수출 감소에 따른 ‘도미노 타격’도 받는다. 차 부품업체들은 2012년 FTA 발효와 동시에 2.5% 관세가 철폐되며 혜택을 봐왔다. 지난해까지 5년간 연평균 수출 성장률이 8%에 달했다. B 씨는 “하지만 지금은 수출 절벽에 직면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중소 부품업체의 한 관계자는 “관세가 살아난다면 미국 시장 판로를 새로 뚫는 데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며 “완성차 업체 상황도 안 좋은데 설상가상”이라고 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한미 FTA가 폐기될 경우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총 130억1000만 달러(약 14조5712억 원) 줄고, 수출 관련 국내 일자리도 매년 3만∼3만3000개씩 4년간 총 12만7000개가 줄어드는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차 등 자동차업계는 FTA 폐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미국의 압박 끝에 불리하게 개정되면 피해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산 자동차의 별도 승인 없는 수입물량이 현재 연간 2만5000대에서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한국 기업들은 FTA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폐기 여부를 떠나 미국의 강경한 태도 자체가 우리 기업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철강 업계도 폐기 논란을 계기로 미국의 보호무역이 강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지난해 부과한 반덤핑 관세도 FTA와 직접적 관련이 있다기보다는 미국 내의 보호무역 정책 때문이다. 북한 핵실험 때문에 환율까지 불안한 변수로 떠올랐다. 대기업은 환차손을 방어하는 ‘헤지 거래’로 피해를 줄일 수 있지만 중소중견기업은 무방비 상태다. 북핵이 원화 약세, 환율 상승으로 이어지면 해외에서 원료를 수입하는 업체들은 재료비가 치솟는다. 이 때문에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기업 관계자는 “북핵은 외국인 투자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과거 핵실험은 개발 단계였지만 이번에는 거의 무기화 단계라 경제에도 영향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인건비 인상까지 기업들은 궁지에 몰린 상태다. 문제는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 한 자동차 부품업체의 C 부사장은 “우리는 50년 된 기업인데 이렇게 악재가 여럿 온 것은 처음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도 견뎠는데 이번에는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한중 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미국이 FTA 문제를 들고나와 수출 주도형 경제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북한 핵실험까지 더해져 한반도 리스크가 길어지면 장기적으로 외국인 투자가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이은택 nabi@donga.com·한우신 기자}

대한상공회의소와 KOTRA는 5∼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 맞춰 러시아에서 한-러 비즈니스 파트너십(5일)과 비즈니스 다이얼로그(7일)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국내 기업의 러시아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행사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두 나라 경제인들이 만나는 첫 공식 행사이기도 하다. 최근 정부 여당에서 잇달아 ‘한국 경제 맏형’으로 불린 대한상의와 박용만 회장(사진)은 적극적으로 보폭을 넓히는 모양새다. 이 포럼은 지난해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주도했지만 올해 전경련이 빠지고 그 자리를 대한상의가 메웠다. 한국에서는 박 회장을 비롯해 백운규 산업부 장관,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장,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롯데, 포스코대우, 한화, 현대중공업 등 47개 기업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한다. 러시아에서는 유리 트루트네프 부총리, 알렉산드르 갈루시카 극동개발부 장관 등 100여 명이 참석한다. 박 회장은 지난달 30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경제단체의 맏형”, 31일 백 장관에게는 “경제 맏형이자 정책 파트너”라는 말을 들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부 여당의 노골적인 ‘전경련 패싱(무시)’이라는 말도 나왔다. 재계에서는 이번 방러 기업인단 구성까지 주도한 대한상의와 박 회장의 활동 영역이 더욱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행사 기간에 양국은 한-러 기업 간 일대일 상담회, 극동 러시아 시장 진출 세미나, 맞춤형 컨설팅 등을 열 예정이다. 또 한국 중소·중견기업들과 러시아 기업들의 경제협력 방안 논의도 이뤄진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노조 승소로 막을 내린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1심 판결의 파장이 커지면서 통상임금 법제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근로기준법에 통상임금의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해 불필요한 논란을 없애자는 취지다. 현행 근로기준법엔 통상임금 규정이 전혀 없다. 그러나 통상임금 범위를 둘러싼 여야와 노사 간 의견 차가 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경영계는 2013년 대법원 판례와 2015년 노사정 합의대로 통상임금 범위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노동계는 그 범위를 더 넓혀야 한다고 맞서고 있어 이번 정기국회에서 근로기준법 개정 논의가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정성’이 핵심 쟁점 현재 국회에 제출된 통상임금 관련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안과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안 등 두 가지다. 김 의원 개정안은 2013년 12월 “1개월을 초과해 지급하는 정기상여금이라도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이 있다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대법원 판결을 그대로 반영했다. 상여금을 1년에 한 번만 지급하더라도 매년(정기성), 모든 근로자에게(일률성), 사전에 주기로 약속했다면(고정성)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2015년 9월 15일 체결된 노사정 대타협 합의문에도 명시돼 있다. 또 김 의원 개정안은 정부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 임금을 시행령에 자세히 담도록 하고 있다. 이 안대로 법안이 통과되면 경영성과급이나 명절상여금 등은 ‘고정성’이 없기 때문에 통상임금에서 제외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김 의원 안은 대법원 판례와 노사정 합의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난해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원내 1당이 되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는 점이다.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 이 의원은 올해 2월 김 의원 개정안보다 통상임금의 범위를 더 넓힌 새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노동계의 요구를 대폭 반영한 것이다. 이 의원 개정안은 고정성을 제외한 일률성과 정기성 등 두 가지만 통상임금 요건으로 두고 있는 게 특징이다. 경영성과급처럼 노사가 사전에 정하지 않은 상여금이라도 관행적, 정기적으로 지급했다면 사실상 정기상여금으로 봐야 한다는 판례를 중시한 개정안이다. 이렇게 되면 경영성과급이나 명절상여금도 통상임금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근로자의 수당과 퇴직금 등이 더 오르게 된다.○ 샌드위치 정부, 해법 찾을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정기국회에서 두 의원 개정안을 두고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근로시간 단축 등 국정과제 입법에 집중하기로 해 의견 차가 큰 통상임금 논의는 뒷전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있다. 일단 정부는 통상임금 법제화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통상임금과 관련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근로기준법을 조속히 개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내에서도 통상임금과 관련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게 문제다. 고용노동부는 지금까지 대법원 판례를 근로기준법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사실상 김 의원 개정안에 무게를 실은 셈이다. 그러나 여당 소속인 이 의원이 개정안을 새로 낸 데다 노동계 친화적인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만큼 고용부도 김 의원 개정안을 지지하기 힘든 처지다. 만약 여당이 이 의원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해 밀어붙인다면 고용부의 입지는 더 좁아질 수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국회와 거의 논의하지 못해 현 상황에서 정부 입장을 명확히 밝힐 수 없다”며 “여야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입법 방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유성열 ryu@donga.com·이은택 / 세종=박재명 기자}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손잡고 기업의 경영활동을 제한하는 규제를 개혁하고 기업의 혁신을 이끌기 위한 새로운 체계를 만들기로 했다. 31일 오전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서울 중구 대한상의를 방문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지역상의 회장단 등 기업인과 간담회를 갖고 재계와 정부를 대표해 두 기관의 협력 체제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했다. 백 장관은 “산업부와 대한상의 사이에 새로운 시대에 맞는 실질적인 민관협력 플랫폼(체계)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혁신성장이 지속되도록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이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기업이 조직을 새로 정비하거나 새로운 사업 진출, 연구개발 등의 분야에서 혁신을 단행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보고 이를 돕기 위한 규제 개혁과 혁신 유도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백 장관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기업들로부터 규제, 기술개발, 통상과 관련된 어려움을 경청했다.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도 준비 중이고, 기존 규제들도 좀 없애도록 노력하겠다. 기업 환경을 좋게 만들 법안도 준비 중”이라며 규제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산업부는 대한상의와 태스크포스를 만들기로 합의하고 실무진이 관련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백 장관은 대한상의를 “우리 경제의 맏형”이라고 부르며 기업 정책 파트너로서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백 장관은 “대한상의가 업계 의견을 전달해주는 한편 정부와 호흡하고, 같이 노력해주길 바란다”며 “새로운 시대에 맞는 실질적인 민간협력 플랫폼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부여당의 ‘전경련 패싱(무시)’이 본격화됐다”는 평도 나온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10대 기업 등) 일부 기업과 (반도체 등) 업종에 수입이 집중된 편중화 현상이 계속되면 경제 전반에 온기가 퍼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치적 격랑을 거치며 산적한 숙제가 많은데 현안들에 머리를 맞대고 이해의 폭을 넓히며 합리적 해법을 만들어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여야 대표를 만나 민감한 현안에 대한 경제계 입장을 밝혔다. 경제단체는 그간 통상임금 소송, 최저임금 인상, 법인세 인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유죄 선고 등 현안에 침묵하며 정부에 할 말을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30일 박 회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잇달아 만났다. 마침 이날은 기아자동차 통상임금소송 1심 선고(31일) 전날이었다. 박 회장은 추 대표에게 “통상임금의 기준을 명확히 근로기준법에 담아 법제화해야 한다”는 재계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또 최저임금은 근로자가 실제로 받는 임금 총액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근로시간 단축은 재계가 한발 물러섰다. 생산성 하락이 우려되지만 박 회장은 “유예기간을 두고 입법을 통해 천천히 단계적으로 시행하자”는 선에서 건의했다. 추 대표는 박 회장을 ‘경제단체 맏형’으로 추어올리며 “청와대에서 드신 맥주는 맛있었습니까”라고 묻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박 회장도 추 대표에게 “팔짱 한번 껴달라”며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추 대표는 “정책위와 잘 협력해서 기업 하기 좋은 나라로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이날을 계기로 양측 관계의 변화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박 회장은 6년째 국회에 발 묶인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도 빨리 통과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의료 민영화’ 논란을 의식해 그간 법안에 반대해 왔다. 하지만 정부여당 일각에서는 일자리를 늘리려면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일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여당에 명분을 쥐여준 셈이니 관련 법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기업들 사이에서는 대한상의를 비롯해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가 제 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는 불만이 있었다. 어쩌다 정부에 비판 발언을 하면 문재인 대통령, 여당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질책하며 압박했기 때문에 침묵하는 분위기였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제부터라도 박 회장과 대한상의가 기업들을 대표해 청와대와 정부에 할 말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홍준표 대표는 박 회장을 만나 “원자력발전소 건설이 졸속 중단되지 않도록 국회에서 막겠다”고 말했다. 이혜훈 대표는 “불합리한 규제는 풀어야 하지만 모두 풀면 안전장치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시장 질서가 잡혀야 경제 활성화도 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워크숍 일정 탓에 못 만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내달 4일경 다시 국회를 찾아 만날 계획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SK그룹은 우리 사회 공동체의 일원인 만큼 협력업체, 해외 파트너, 나아가 고객과 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서로 돕고 발전해 나가야 한다”며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다. SK 주력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1, 2차 협력사 대표들은 이달 8일 ‘함께 하는 성장’ 상생 결의대회를 열고 “SK와 협력사가 동반성장할 수 있는 거래질서를 확립해 상생협력 문화를 확산해 나가자”고 결의했다. 투자에 있어서도 SK그룹은 2013년 3600억 원이던 동반성장 펀드 규모를 올해 6200억 원으로 확대했다. SK는 이 펀드에서 협력업체에 저금리 사업자금을 대출해 주고 있다. 동반성장펀드 외에도 협력사들과의 상생을 위한 다양한 재정 지원책이 마련된다. SK건설은 1차 협력사에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직접 대여금 규모를 기존 250억 원에서 2020년까지 400억 원으로 늘린다. 협력사들에 대한 대금 지급 방식도 개선된다. 특히 하도급 업체는 물론 거래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중소 협력업체에 대한 현금지급 비중을 늘린다. SK건설은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 정상적으로 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강화하며, 2차 협력사에 대한 직불을 확대할 예정이다. 협력사 직원들의 역량 강화 및 복지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그룹 차원에서 2006년부터 운영 중인 동반성장아카데미 참여 대상이 2차 협력사로 확대된다. 지금까지 20만 명이 수강한 이 아카데미는 협력사의 근원적 경쟁력을 강화시켜주는 재계의 대표적 프로그램으로 손꼽힌다. 이에 따라 기존 1차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하던 ‘동반성장 MBA(핵심 인재 대상)’ 및 동반성장 e러닝(전 임직원 대상)을 2, 3차 협력사로 확대하고, 2, 3차 협력사의 경영인을 위한 ‘동반성장 CEO 세미나’를 신설한다. SK텔레콤은 1, 2차 협력사의 체계적 동반성장 지원을 위해 현재 지역별로 분산 운용하는 교육지원시설을 서울 중구 을지로 사옥 인근에 동반성장센터(가칭)로 새롭게 설립한다. 내년부터 협력사들의 교육, 세미나, 기술 전시, 사무 인프라, 복지시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면 개방할 예정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재계가 ‘냉가슴’을 앓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법인세 인상,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선고 임박, 대중 수출 급감, 미국의 통상압박 등 대내외 악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주요 경제단체들은 의견을 담은 성명서조차 내지 않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경영 타격을 우려하고 있는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은 1심 선고가 임박했지만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들이 하나같이 말을 아끼고 있다. 2013년에는 대한상의 등 경제단체가 통상임금 논란에 대해 유감이라는 내용의 논평을 냈지만 올해는 달랐다. 그나마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 완성차 5개사로 구성된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인건비 부담이 올라갈 경우 해외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발표했지만 성명을 낸 지 불과 6시간 만에 “생산거점 해외 이전 검토 관련 부분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입장을 바꿨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협회 측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경총은 김영배 부회장이 5월 새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 등 일자리 정책을 비난하는 발언을 했다가 역풍을 맞은 뒤 침묵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 날 곧장 경총을 향해 “사회적 양극화를 만든 주요 당사자로서 진지한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재계 분위기가 얼어붙은 가운데 기업의 의견을 반영한 경제단체 공식 성명은 실종 상태다. 특히 올 7월 내년 최저임금이 결정된 뒤 국내 1호 상장기업인 경방이 주력 공장시설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겠다고 반발하는 등 중소·중견기업인들이 경영에 큰 부담을 토로했지만 경제단체들의 성명은 거의 없었다. 같은 달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법인세 인상을 발표했을 때도 경제단체들은 침묵했다. 공식 성명 대신 관계자의 코멘트로 갈음했다. 경제단체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가 내려진 25일에도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2008년 삼성특검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기소한 직후 5개 경제단체가 일제히 논평을 내고 “법적 절차를 마무리 짓고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자”고 목소리를 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노무현 정부 때는 재계가 할 말은 했다”며 “사회의 주요 한 축인 재계가 분위기에 억눌려 의견도 말하지 못하는 것은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대한상의가 그나마 기업과 정부 간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지만 “기업의 애로사항과 요구사항을 충분히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지역의 회원사들 사이에 나오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과거에 정부가 주도하는 투자 활성화의 효과에 대한 회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가 앞장서서 기업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고, 불편한 사항을 규제 완화로 풀어주려 한 것은 기업에게 많은 자극이 됐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런 소통마저 없어서 기업인들이 침체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기업인의 청와대 만남이 밝은 분위기에서 이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기업들이 사업 현장에서 필요한 요구사항을 속 시원히 털어놓지 못했다. 행사 이후 반도체 인력 문제, 사회적 기업 활성화 외에 이렇다 할 후속 정책이 없다는 게 증거”라며 “기업과의 소통과 대화 자리를 늘리고 문턱을 낮춰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김지현 jhk85@donga.com·이은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