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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한파가 지속되면서 ‘한랭 질환’에 걸리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된 이달 1∼11일 전국 524개 응급실을 조사한 결과 한랭 질환자가 52명 발생해 이 중 3명이 사망했다”고 12일 밝혔다. ‘한랭 질환’은 추위가 원인인 저체온증, 동상, 동창(凍瘡·추위로 몸의 일부가 얼어 생기는 피부 손상) 등이다. 한랭 질환자 중 70%가량은 저체온증이었다. 사망자들 모두 저체온증이 원인이었다. 한랭 질환자의 40%가량(17명)은 65세 이상 고령이었다. 체력과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이 한랭 질환에 취약한 셈이다. 국내 한랭 질환자는 2013년 259명에서 지난해 441명으로 3년 새 2배가량 늘었다. 기능성 겨울 의류가 늘고 난방기기가 많은데도 왜 한랭 질환이 늘어날까. 전문가들은 음주와 고령을 주된 원인으로 꼽는다. 질병관리본부 이상원 미래감염병대비과장은 “과음 뒤 야외에서 잠이 들었다가 한랭 질환에 걸리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했다. 실내에서 난방을 켜지 않고 자다가 저체온증에 걸리는 노인도 적지 않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져 정상체온을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다. 전신이 떨리고 맥박과 호흡이 빨라지면서 얼굴이 창백해지면 저체온증 초기 증상이다. 저체온증을 막으려면 체온 유지가 필수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고, 밑단으로 갈수록 통이 좁아지는 바지를 입는 게 좋다. 서울아산병원 오범진 응급의학과 교수는 “저체온증 환자는 탈수가 심하고 혈액의 점도가 높아 합병증을 유발하므로 빨리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몸을 녹이려고 술을 마시는 건 금물이다.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일시적으로 체온이 올라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 열이 빠져나가 오히려 체온이 떨어진다. 가벼운 동상에 걸렸다면 38∼42도의 물에 홍조가 생길 때까지 20∼40분간 담그면 좋다. 동상 부위에 직접 불을 쪼이면 피부조직이 손상될 수 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국회가 내년 9월부터 지급할 아동수당 수급 대상에서 ‘소득 상위 10%’를 제외하면서 ‘역차별’ 논란 등이 커지자 정치권과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7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아동수당을 선별적 복지로 전환한 데 따른 일부 비판을 의식한 듯 “형평성 시비나 역차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여당이 공정하고 합리적인 지급기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기존 통계청 소득 등이 아닌 새로운 기준으로 아동수당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아동수당 지급대상에서 제외되는 소득 상위 10% 가구에 한해 2019년 이후에도 자녀세액공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기재부는 당초 모든 0∼5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아동수당을 도입하면 해당 가구의 자녀세액공제를 없애려 했다. 하지만 일부 가구가 세액공제뿐 아니라 수당까지 받지 못하게 되자 당초 계획이 어그러졌다. 기재부는 내년 상반기 중 아동수당법이 제정돼 지급대상이 확정되면 자녀세액공제 적용대상을 바꾸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0∼5세 자녀를 둔 소득상위 10% 가구는 아동수당을 받지 못하는 대신 지금과 마찬가지로 자녀 한 명당 15만 원(셋째부터는 30만 원)을 공제받는다. 결국 아동수당을 못 받는 소득상위 10% 가구는 정부로부터 자녀 한 명당 연간 15만 원을, 나머지 90% 가구는 120만 원을 받는 셈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보편적 복지도, 선별적 복지도 아닌 어정쩡한 정치적 타협이 됐다는 비판과 함께 아동수당의 원래 취지가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진국들은 당초 ‘모든 아동이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라는 측면에서 아동수당을 도입했다. 아동수당을 도입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국 중 20개국은 부모의 재산 및 소득과 상관없이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OECD는 “부모의 경제 상황과 상관없이 정부가 최소한의 양육비 지급을 보장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아동수당은 출산율을 높이는 ‘저출산 대책’이기보다 아동을 위한 ‘보편적 복지정책’이자 미래 세대에 대한 ‘투자 개념’이라고 강조해왔다. 복지부 관계자는 “수당은 말 그대로 자산 조사를 전제로 하지 않고 인구학적 특성에 따라 주는 것”이라며 “아동수당은 그런 의미에서 한국 최초의 수당이 될 것으로 봤는데, 소득 상위 10%가 제외되면서 수당이 아닌 ‘공적부조’가 됐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복지 관련 학회에서는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아동수당에 반대한다’는 서명운동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일부 학회에서는 경기대 사회복지대학원장 출신인 박능후 복지부 장관에게도 서명에 참여해 달라는 e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소득 상위 10%를 가려내기 위해 엄청난 행정비용이 드는 점도 논란거리다. 소득 상위 10%는 소득과 재산을 합친 소득인정액을 토대로 정해진다. 매년 소득인정액이 달라지는 만큼 소득 상위 10%를 가려내는 데만 한 해 300억 원의 행정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영유아 부모들은 당초 계획대로 누구나 주는 것이었다면 내지 않아도 될 재산 관련 증빙서류를 준비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은 238만여 명에 이르는 영유아 가구 부모의 각종 증빙서류를 일일이 검증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복지부는 아동수당 도입 초기 약 1000명, 안정화 이후 500명 이상의 현장 검증 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소득을 축소해 부정수급 시 이를 환수하는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소득 상위 10%를 제외하는 데 드는 비용이 이들에게 지급하는 아동수당보다 더 클 수 있다”며 “아동수당법안을 만들 때 다시 모든 영유아로 수급 대상을 넓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김윤종 zozo@donga.com / 세종=박재명 기자}

국회가 ‘소득 상위 10%’는 내년 9월부터 지급될 아동수당 수급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수급 기준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수급 대상에서 제외될 15만 영유아 가구에 속할 맞벌이 부부들의 불만이 클 것으로 보인다. 원래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대로 만 0∼5세(최대 72개월) 자녀를 둔 ‘모든’ 가정에 아동 1명당 월 10만 원씩 아동수당을 지급하려 했다. 하지만 여야 합의에 따라 ‘소득 상위 10%’ 가구는 제외됐다.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소득 상위 10%’는 아동수당을 받을 수 있는 0∼5세 영유아(총 253만 명) 가구 중 국내 전체 가구소득 상위 10% 조건에 해당될 때를 의미한다. 결국 아동수당을 받지 못하는 영유아 가구는 실제로는 10%가 안 된다. 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아동수당을 받지 못할 영유아는 전체 253만 명 중 6%인 15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나머지 238만 명(94%)은 수당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내년 아동수당 예산(국비 기준)은 당초 배정한 1조1000억 원에서 7000억 원으로 줄 예정이다. 문제는 맞벌이 부부다. 3세 딸 한 명을 키우는 맞벌이 김모 씨(38) 부부의 소득은 두 사람을 합쳐 800만 원대다. 서울 마포구에서 5억 원대 후반의 전세 아파트에 산다. 3인 가구 소득 상위 10% 기준(월 소득 723만 원), 자산 6억 원 내외 기준에 해당돼 아동수당 지급 대상에서 탈락할 수 있다. 김 씨는 “둘이 벌 뿐 그다지 부자도 아닌데 아동수당 대상에서 제외되는 건 역차별”이라고 하소연했다. 복지부 유주헌 아동정책과장은 “소득뿐 아니라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해 합치는 ‘소득인정액’을 기준 삼아 전체 가구 중 상위 10%에 속하는 가구를 제외할 계획”이라며 “가족 수별로 수급 기준표를 만들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재산을 포함할 경우 상위 10%의 기준은 순자산 6억 원대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상위 10% 가구의 부동산, 자동차 등을 포함한 순자산은 약 6억6000만 원이었다. 월 소득만 놓고 보면 전체 가구 중 소득 상위 10%는 세전 기준으로 559만 원(2인 가구)∼887만 원(4인 가구)이다. 소득 수준 90% 이하에 포함됐더라도 일부 아동은 월 10만 원을 다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소득은 별 차이가 없는데 간발의 차로 수급자와 탈락자로 나뉘면서 소득이 역전되는 현상을 막는 방안이 도입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소득 상위 10%’를 제외하는 작업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득인정액을 토대로 수급기준을 정하는 연구 용역에 1억 원가량 소요된다. 매년 0∼5세 아동 부모의 소득을 파악해야 한다. 직장인과 달리 자영업자는 소득을 축소해 수당을 탈 수 있는 만큼 부정 수급도 감시해야 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소득 파악에 매년 300억 원의 행정비용이 들어간다”며 “‘배보다 배꼽이 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라고 밝혔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보일러만으로 추위를 견디기 힘들어 낮에도 전기장판과 온풍기 등에 의존한다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과도하게 온열제품에 의존하면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장시간 난방을 사용하는 실내 환경이나 온열제품에 노출되면 ‘피부건조증’ 나아가 ‘저온화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 18∼22도 지켜야 건강한 피부미인 피부과 전문의들은 “겨울은 피부의 적”이라고 강조한다. 피부는 얼핏 한 겹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십 개의 층으로 구성된다. 피부의 각질세포 속 ‘자연함습인자’ 물질이 물을 함유해 수분을 담는 역할을 한다. 표피지질은 각질세포 사이 틈을 메워 수분 증발을 막아준다. 피부 무게의 6배 이상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야 부드러운 피부가 유지된다. 하지만 추워지면 피부지방샘에서 지방 분비가 적어진다. 각질세포와 표피지질의 보호막이 약해지며 각질층부터 수분이 소실되면서 피부가 갈라진다. 각질도 일어난다. 가려워지면서 피부가 붉게 변한다. 전형적인 겨울철 ‘피부건조증’ 증상이다. 허벅지, 종아리 등 다리와 팔에서 나타나기 시작해 옆구리, 마찰이 심한 골반, 허리 주위 등 온몸에 퍼진다. 움직일 때마다 가렵고 따갑다. 심하면 갈라진 피부 틈새로 감염 증상이 나타나 모낭염, 농양, 봉소염 같은 2차 염증이 발생한다. 보통 피부 건조를 막기 위해 영하의 기온과 찬 바람에만 신경을 쓴다. 피부건조증을 악화시키는 것은 야외보다는 집 안 환경이다. 일주일 새 피부가 푸석푸석해졌다면 우선 집 안 난방이 과도한지 점검해봐야 한다. 실내 온도를 외부보다 지나치게 높은 상태로 오래 두면 공기가 건조해진다. 실내 온도를 18∼22도로 유지하고 습도를 40∼60%로 맞추는 것이 좋다. 실내 화초 키우기, 세탁물 널기, 그릇에 물 떠놓기, 화장실 바닥을 축축하게 해 문을 열어두기, 가습기 등으로 습도를 조절할 수 있다. 추워도 매일 10분간 두 번 정도는 환기해야 한다. 사무실이라 습도 조절이 어렵다면 2, 3시간에 한 번 잠시 밖에 나가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이 좋다. ○ 45도 이상에 1시간 이상 노출되면 ‘저온화상’ 자신의 목욕 습관을 점검해야 한다. 겨울철 실내외 환경으로 피부가 건조할 때는 일주일에 2, 3회 이내로 제한한다. 15분 정도로 짧게 목욕한다. 날씨가 춥다고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는 것도 금물. 40도 이상의 물로 목욕하면 수분을 보호하는 피부막이 손상된다. 물의 온도는 ‘따끈한 정도’가 적절하다. ‘비누 사용’도 중요하다. 겨울철에는 비누가 필요 이상의 피부 건조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이미우 피부과 교수는 “겨드랑이, 사타구니, 발은 비누를 사용하고 다른 부위는 물로 씻어도 충분하다”며 “목욕 후 물기가 사라지기 전인 3분 이내에 보습오일, 로션, 크림을 발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루 8컵 정도 물을 마시는 것은 촉촉한 피부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겨울철 난방 때문에 자칫 ‘저온화상’이 생길 수 한다. 전기장판, 찜질팩, 핫팩, 온풍기 등 체온보다 높은 45도 이상의 온도에 1시간 이상 노출되면 피부 속 단백질변성으로 피부조직이 손상돼 수포나 염증이 발생한다. 저온화상이 생겨도 바로 통증과 물집이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노출 부위가 붉게 달아올라 점차 가렵고 따갑다. 우선 흐르는 물에 화상 부위를 10분 정도 닿게 해주는 것이 좋다. 물집이 생기면 터뜨리거나 얼음을 이용하면 통증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 저온화상으로 ‘붉은 반점’이 생길 수 있다. 대부분 통증이 없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점차 넓게 갈색 그물 모양으로 변하게 된다. 이 경우 온열제품의 사용을 중단하면 증세가 완화된다. 다만 심하면 색소 침착 및 세포 손상이 남아 영구적일 수 있으니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전지현 피부과 교수는 “온열제품들은 직접 피부에 닿지 않게 하면서 온도는 체온 이하로 유지해 1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노출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고소득 가정의 아동(25만3000명)은 ‘아동수당’을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동수당은 만 0∼5세(최대 72개월) 자녀를 둔 모든 가정에 아동 1명당 월 10만 원씩 지급하는 제도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적인 ‘보편적 복지’ 공약으로 부모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내년 7월 지급이 정부의 목표였다. 하지만 관련 예산과 법안의 국회 논의 과정에서 ‘선별적 복지’로 여야 간 의견이 좁혀졌다.○ 5년간 연평균 2조7000억 필요 국회 여야 3당 원내대표는 2일 2018년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 아동수당 지급 대상에서 소득 상위 10% 가정의 아동은 제외하는 안에 잠정 합의했다.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인상 등 8개 주요 예산안 중 여야 간 절충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아동수당은 선별적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점에 여야가 어느 정도 동의한 셈이다. 다만 100% 확정은 아니다. 다른 쟁점에서 여야 간 절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아동수당 합의안 역시 원점에서 재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양보했으면 야당도 양보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답답하다”고 밝혔다. 앞서 여야는 ‘아동수당법’을 놓고 찬반 공방을 벌였다.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아동수당’ 제도를 8월 발표한 후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아동수당법’ 제정안을 9월 입법 예고했지만 국회에서 ‘지급 대상’을 두고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아동수당법 제정안 취지나 제4조를 보면 ‘모든 6세 미만의 아동에게 아동수당을 지급한다’고만 돼 있다. 수급 조건에 보호자의 소득수준 등이 명시돼 있지 않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금수저 아이에게까지 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며 “‘선별적 복지’를 하지 않으면 정책의 실효성이 없다. 부모 소득에 따라 차등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아동수당은 미래 세대에 대한 사회적 투자이자 모든 아동이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이므로 모든 아동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부자에게도 주느냐. 안 주느냐’는 싸움이 되면서 예산 문제가 대두됐다. 아동수당에는 5년간 연평균 2조7000억 원(총 13조4000억 원)이 필요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아동수당을 도입한 국가는 31개국이다. 이 중 20개국이 전 계층에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11개국은 고소득층을 제외했다. ○ 내년 7월 지급, 불투명? 여야가 잠정 합의안대로 소득 상위 10%를 아동수당 수급자에서 제외한다면 전체 수급자 253만 명 중 상위 10%인 약 25만3000명이 월 10만 원을 못 받는다. 복지부에 따르면 아동수당 수급자 중 소득 상위 10%를 선별하려면 253만 영유아 가구의 소득인정액(소득과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해 합산)을 파악하는 등 선정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이 작업에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 목표인 7월 지급이 쉽지 않은 이유다. 수급자와 탈락자 간에 발생하는 소득 역전을 막는 방안이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주는 기초연금의 경우 수급 조건(소득 하위 70% 이하)에 간신히 부합된 노인이 오히려 소득 하위 70.1%로 아깝게 탈락한 노인보다 소득이 높아지는 ‘역전현상’이 생겼다. 이에 선정기준 경계에 있는 노인에게는 소득역전방지 감액 제도를 적용 중이다. 복지부 유주헌 아동복지정책과장은 “소득 상위층을 제외하면 정작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가구가 제외돼 아동수당 취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3일 성명서를 통해 “선별적으로 아동수당을 지급하면 원칙을 훼손할 뿐 아니라 납세자와 수혜자의 분리로 사회 통합이 저해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 사이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3세와 5세 자녀를 키우는 김모 씨(서울 영등포구)는 “내심 내년 7월을 기대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4세 자녀를 둔 최모 씨(서울 마포구)는 “10만 원 준다고 애를 더 낳거나 육아비용이 크게 절감되진 않는다”며 “아이돌봄 지원을 확충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린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인경 연구위원은 “지원이 필요한 아동을 선별해 복지 서비스를 주는 것이 아동 권익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고제이 부연구위원은 “아동이 ‘누구의 아이’인지를 따지기 전에 아동의 보편적 권리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동수당 정책”이라며 “모든 아동에게 수당을 지급한 후 차후 고소득층은 세금을 더 내게 해 사회에 환원시키면 된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보건복지부는 경남 지역 권역외상센터로 진주 경상대병원을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권역외상센터는 교통사고 등으로 심각한 외상을 입은 환자에게 24시간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전용 시설과 장비 인력을 갖춘 외상 전용 전문 병원이다. 북한 귀순 병사의 총상을 치료한 곳도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경기남부)다. 진주 경상대병원 선정으로 전국 17개 지역에 권역외상센터 지정 작업이 완료됐다. 지역별 센터는 가천대길병원(인천), 원주세브란스기독(강원), 의정부성모병원(경기북부), 단국대병원(충남), 을지대병원(대전), 충북대병원(충북), 목포한국병원(전남), 전남대병원(광주), 원광대병원(전북), 제주한라병원(제주), 경북대병원(대구), 안동병원(경북), 울산대병원(울산), 부산대병원(부산), 국립중앙의료원(서울) 등이다. 이중 시설과 인력 요건을 갖춰 개소를 마친 곳은 현재 9곳이다. 권역외상센터로 선정되면 시설, 장비 비용 80억 원과 연차별로 운영비 최대 27억 원을 지원받는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4차 산업혁명으로 ‘사회 양극화’ ‘인간성 상실’ ‘고용절벽’과 같은 거대한 사회 문제가 야기될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복지계 역시 새로운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7 글로벌 사회공헌 포럼’에서 제기된 화두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사회공헌정보센터 10주년을 기념해 연 포럼에서 사회공헌활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는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과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학계, 기업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사회복지협의회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활성화를 위한 정보 제공과 교육 지원, 컨설팅 등을 수행하는 공익 법인이다. 이날 포럼의 핵심 주제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협력의 힘’이었다. 서 회장은 개회사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생기는 여러 사회 문제와 노인 빈곤, 고령화와 저출산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협력의 힘(Collective Impact)’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공급자 중심의 일방적인 활동보다 사회의 다양한 조직과 자원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공동으로 대응하는 ‘복합적 지원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협력의 힘’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사회복지 패러다임으로는 ‘지역화’가 중요하게 논의됐다. 전국 단위의 기존 사회공헌 활동보다 ‘지역사회형’ 활동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 세계적으로도 기업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가 지역 단위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영국은 1980년대 초 공공복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 연합체인 BITC(Business In The Community)를 설립해 민간 영역에서 여러 사회 문제를 해결했다. 서 회장은 “사회복지협의회도 지역 단위로 인적·물적 자원의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지역사회 혁신 플랫폼’을 구축해 운영할 계획”이라며 “지역사회에 공헌한 기업과 사회단체를 시민들이 격려해 주는 ‘지역사회공헌기업 인정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차관은 기념사에서 “사회공헌정보센터가 출범한 후 대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이 늘어났다”며 “중견·중소기업과 개인의 기부 활동이 미흡한 점은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6년 세계기부조사(WGI)에 따르면 한국인의 자원봉사 경험은 18%, 기부 경험은 35%로 한국 기부지수는 75위에 그쳤다. 이날 포럼에는 공유가치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을 처음 주장한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가 설립한 컨설팅그룹인 ‘FSG’의 필립 시온 리더십팀 디렉터가 ‘협력의 힘’으로 교육격차 등 지역 사회 문제를 해결한 과정을 발표해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히 한 세아그룹, 한국가스기술공사 등 기업 2곳과 지역 네트워크 활성화에 기여한 현광희 한진중공업 차장에게 이날 복지부 장관 표창이 수여됐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이르면 내년 6월부터 초등학교 빈 교실을 국공립어린이집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하자 교육계가 발칵 뒤집혔다. 국회 보건복지위는 24일 전체회의를 열어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 등이 발의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공립어린이집 부지 확보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초등학교의 유휴교실을 국공립어린이집으로 용도 변경해 활용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1월 발의 이후 교육청, 교육단체는 줄곧 반대 의견을 피력해 왔지만 상임위에서 ‘깜짝 통과’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28일 논평을 통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교육부·교육청 등 관련 기관과 교육현장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교육문화체육관광위와 협의도 안 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교육현장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초등학교와 관련한 사안인 만큼 교문위 의견 수렴이나 동의가 필요했으나 (보건복지위가) 그렇게 하지 않은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고,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는 “국공립 어린이집·유치원 원아 취원율을 40%로 끌어올리겠다는 대통령 공약 달성을 위해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밀실 통과시켰다”고 비판했다. 교육계는 교육부 관할인 초등학교에 복지부 관할인 어린이집을 짓게 되면 관리·감독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교장 및 교사의 업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이미 학교는 가정의 몫이던 급식을, 보육의 영역이던 돌봄을, 학원 영역이던 방과후 학교를 맡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교육계 반발에 대해 “어린이집 하나를 짓는 데 17억 원이나 든다. 빈 교실을 활용하지 않으면 국공립어린이집을 늘리기 쉽지 않다”며 “국정 과제인 만큼 교육부 및 타 부처와 회의도 여러 차례 했다”고 반박했다.우경임 woohaha@donga.com·김윤종 기자}
부부가 이혼해 국민연금을 나눠 받더라도 분할대상 산정에서 가출과 별거 기간은 제외된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고 27일 밝혔다. ‘분할연금’은 이혼배우자의 노후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다.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한 전업주부의 육아, 가사노동의 가치를 인정해 주려는 취지다. △혼인 유지 기간 5년 이상 △이혼한 배우자가 국민연금 수급권(10년 가입) 보유 등의 조건을 갖춘 상태에서 법적으로 이혼하면 부부가 국민연금을 나눠 받게 된다. 분할 비율은 혼인 유지기간 등을 고려해 부부 간 협의나 재판으로 정한다. 다만 그간 분할연금을 산정할 때 가출이나 별거 등 부부가 실제 같이 살지 않은 기간까지 혼인 유지기간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가 별거 등 실질적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기간을 혼인기간에 넣은 국민연금법이 ‘부부 협력으로 형성한 공동재산의 분배’라는 분할연금 취지에 어긋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부부가 실제 같이 살지 않은 기간은 분할연금 산정에서 제외된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개정안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내년 6월부터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0년 4632명이던 분할연금 수급자는 황혼이혼이 늘면서 올해 2만3248명(8월 기준)으로 급증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13일 총상을 입고 귀순한 북한 병사의 몸에서 기생충 수십 마리가 발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충제 먹기’가 유행하고 있다. “위생환경이 좋아진 요즘은 구충제를 안 먹어도 된다”는 주장도 있다. ‘구충제를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전문의들에게 직접 물었다. Q. 한국인 배 안에서 기생충은 사라졌나. A. 1970년대까지 기생충 감염이 흔했다. 인분으로 농사를 짓다 보니 회충알이 인분을 통해 밭에 뿌려지고 농작물을 통해 다시 사람 입속으로 들어가는 악순환이 반복된 탓이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채변봉투를 학생들에게 나눠줘 대변 속 회충 요충 편충 등을 검사했다. 1990년대 농작물 관리가 철저해지고 위생이 강화되면서 기생충 감염이 확연히 감소했다. 보건당국의 1차 전국 장내 기생충 감염 실태조사(1971년)에서 기생충 양성률은 84.3%에 달했다. 8차 조사(2012년)에서는 2.6%로 낮아졌다. 이를 전 국민으로 환산하면 아직도 100만여 명은 기생충을 가진 셈이다.Q. 왜 기생충이 아직 남아 있나. A. 농약을 쓰지 않는 유기농 채소, 육회 등 익지 않은 고기를 즐기거나 해외여행이 늘면서 기생충에 감염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 애완동물을 기르는 경우 동물 대변을 통해 기생충이 생길 수 있다. 최근에는 회충이나 요충보다 민물고기를 날것으로 먹어 생기는 ‘간흡충’이 더 많다. 회충에 감염되면 복통, 소화불량, 설사, 몸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자칫 회충이 혈액을 타고 눈이나 뇌로 이동해 백내장, 척수염, 뇌막염 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 간흡충에 감염되면 쓸개관이 딱딱해지고 담도암을 일으킨다. 요충에 감염되면 항문 주위가 가렵고 심하면 생식기관에 염증이 생긴다. Q. 기생충을 예방하려면…. A. 자연산 민물고기, 동물 간 등 날고기를 먹지 말아야 한다. 채소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뒤 먹어야 한다. 애완동물이 산책 중 땅에 떨어진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한다. 애완동물의 대변을 치운 후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간흡충처럼 간 속을 기어 다니며 담도암을 일으키는 또 다른 기생충인 간질충의 중간 숙주 미나리는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Q. 구충제는 언제, 어떻게 복용하나. A. 건강하게 식생활을 하면 구충제를 일부러 먹을 필요는 없다. 다만 기생충 감염 가능성이 높은 영·유아와 그 가족,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봄과 가을 두 번 구충제를 복용하는 게 좋다. 회충과 요충은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매 가능한 일반구충제로 퇴치할 수 있다. 간흡충이나 개회충 등은 의사에게 처방을 받은 후 특화된 치료제를 복용해야 한다. 구충제는 공복에 복용해야 사멸 효과가 더 높다. 가족 간 감염을 막으려면 가족 모두 복용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정용필 감염내과 교수는 “신선하지 않은 고등어회나 대구회, 설익은 돼지고기를 먹고 감염되는 일부 기생충은 구충제가 듣지 않아 수술을 통해 기생충을 직접 빼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취업이 잘된다’고 해서 간호학과에 들어왔어요. 그런데 동아일보 기사를 통해 중중외상센터 간호사들을 보면서 ‘나도 저들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됐어요.”(모대학 간호학과 1학년생) 살인적인 근무 강도와 감염, 부상과 싸우며 환자의 생명을 살려내는 중증외상센터 간호사들의 고귀한 희생이 본보 보도(24일자 A1·3면)를 통해 소개되자 “눈물을 흘리며 읽었다” “이들의 희생을 잊지 말자”는 격려의 목소리가 24일 내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달궜다.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 코너에도 의견이 수천 개 달렸다. 대학생 최모 씨(26)는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간호사들을 비하하는 우리의 태도부터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외상센터 지원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중증외상센터 지원을 요청하는 국민청원이 19만 명(24일 오후 7시 기준)을 넘었다. 대한간호협회는 24일 오전 회의 때 본보 보도를 스크립해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협회는 간호사 대부분 스스로를 ‘백의천사’가 아닌 ‘백의전사’로 부를 수밖에 없는 근무 환경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견해다. 국내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간호사는 약 18만 명. 하지만 갈수록 병원을 기피하고 보건소, 보건교사, 산업장 보건관리자로 일하려는 간호사가 늘고 있다. 백찬기 협회 홍보국장은 “생명을 구하겠다’는 숭고한 의지로 입사한 신규 간호사들이 3∼4개월 만에 그만두는 경우가 34%나 된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외상센터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보건복지부는 밝혔다. 복지부 진영주 응급의료과장은 “이런 보도는 큰 힘이 된다”며 “근무 환경 개선, 인력 지원 등 지원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아이 몸이 아직 이렇게 따뜻한데, 왜 심장이 멈췄다는 겁니까!” 30대 남성이 이렇게 울부짖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의 외상소생실(T-Bay)은 적막에 잠겼다. 지난달 높은 곳에서 떨어져 급히 외상센터로 옮겼지만 수술실까지 가지도 못한 채 숨진 다섯 살 아이의 아버지였다. 외상전담(헬기 출동) 간호사 송서영 씨(36·여)가 ‘환자의 가족 앞에서 무너지면 안 된다’며 눈물을 참기 위해 주먹을 꽉 쥐었다. 환자를 옮기다가 무릎에 멍이 든 건 나중에야 깨달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헬기로 환자를 실어 나르며 응급소생술을 하는 송 씨는 이처럼 크고 작은 부상뿐 아니라 정신적인 압박에 시달린다. 최근 귀순 중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를 극적으로 살려낸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중증외상센터 간호사 중에는 이송 헬기를 타다가 유산한 사람도 있고, 손가락이 부러져 퇴직한 사람도 있다”며 “환자를 구하기 위해 매일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은 정작 인권의 사각지대에 내던져져 있다”고 토로했다. 이 병원 권역외상센터의 중환자실과 일반실에서 일하는 전담 간호사는 125명. 생명이 위태로운 중증외상 환자 100명을 돌보기 위해 간호사들은 매일 13시간 일하고 11시간 쉬는 맞교대 체제로 일한다. 송 씨는 센터가 생긴 2010년부터 줄곧 이 교수와 함께 사투의 현장을 지켜왔다. 헬기 출동은 항상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과 같다. 경기 평택시의 한 건설 공사 현장에서 떨어진 40대 후반 남성 환자를 데려올 때가 그랬다.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환자에게 인공호흡기를 착용시켰다. 그때 비가 억수같이 내리기 시작했다. 100m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환자를 살리기 위해 다시 헬기를 띄워야 했다. 2003년 외과 중환자실에서 간호사 생활을 시작한 송 씨도 심한 스트레스 탓에 한 차례 병원을 떠난 적이 있다.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2009년 첫아이를 낳고 나니 예전에 돌봤던 환자의 모습이 더 자주 떠올랐다. 갓난아기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30대 남성, 그 아이를 안은 채 눈물 흘리는 아내…. 송 씨는 이듬해 병원으로 돌아왔다. 가장 큰 버팀목은 외상센터 동료들과 두 딸의 존재다. 숨이 거의 남지 않았던 환자를 의료진이 똘똘 뭉쳐 살리고 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응급 환자를 돌보느라 아이들과의 약속을 어겼을 때도 다섯 살 난 둘째의 의젓한 한마디에 간신히 기운을 차린다. “괜찮아 엄마, 사람 살리고 온 거잖아.” ▼ 하루 13시간 사투 벌이는데… 정부는 예산 132억 깎았다 ▼ 중증외상센터는 간호사가 가장 기피하는 근무처다. 인력이 부족해 격무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송 씨처럼 중증외상센터에서 7년 넘게 버틴 간호사는 드물다. 모처럼 지원자가 와도 현실을 마주한 뒤 충격을 받아 사흘 안에 그만두는 사례도 많다. 중증외상센터의 간호사들은 환자를 이송하거나 수술하다가 다치는 일이 잦다. 내부 온도가 180도까지 올라가는 고압 증기 멸균기에서 급히 수술 도구를 꺼내다가 종종 화상을 입는다. 수술 중 환자의 혈액 등을 통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나 B형 간염, 매독균에 감염되는 일도 흔하다. 어느 날 숨이 차 폐 검사를 받아 보면 환자로부터 결핵이 옮은 상태라는 얘기는 중증외상센터 내에선 화제조차 되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의료진은 “HIV 검사 키트 등을 사용한 뒤 건강보험금을 청구하면 ‘불필요한 검사’라는 이유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삭감을 결정하는 일이 잦다”고 한숨을 쉰다. 마음의 상처는 몸의 것보다 더 오래간다. 자신이 돌보던 환자가 끝내 숨지면 자책감이 밀려온다. 환자가 자녀 같은, 혹은 부모와 비슷한 연령대일 땐 더 심하다. 한 권역외상센터는 소속 간호사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위험도를 검사해 보니 상당수는 심리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전국 권역외상센터 9곳의 전담 간호사는 591명이다. 이들은 최대 708명의 환자를 동시에 돌봐야 한다. 모든 간호사가 24시간 근무한다고 가정해도 간호사 대비 환자의 비율이 0.7명인 미국 등 선진국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간호사 대비 환자 비율을 중환자실 1.2명, 일반실 2.2명으로 느슨하게 규정한 국내 기준을 지키는 것도 벅차다. 목포한국병원 권역외상센터 중환자실은 전담 간호사(19명)가 병상 수(20개)보다도 적어 7등급으로 나뉜 간호등급 중 6등급을 받았다. 중환자실과 일반실의 간호등급이 전부 1등급인 곳은 아주대병원뿐이다. 전문가들은 간호인력 부족의 핵심 원인으로 정부의 지원 체계가 전혀 없다는 점을 꼽는다. 권역외상센터로 지정되면 전담 전문의 1명당 연봉 1억2000만 원을 정부가 지원한다. 하지만 전담 간호사에게 지원되는 인건비는 한 푼도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응급의료에 투입되는 정부 예산은 오히려 줄었다. 보건복지부의 내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중증외상 전문진료체계 구축, 취약지역 응급의료기관 육성 등에 쓰이는 응급의료 관련 예산이 올해 1250억 원에서 내년 1118억 원으로 삭감됐다. 복지부 전체 예산은 6조5788억 원이나 늘었지만 대부분 아동수당 신설과 기초연금 인상에 투입됐기 때문이다. 특히 응급의학과와 외상외과 배정을 기피하는 전공의를 끌어 모으기 위한 ‘전공의 수련보조 수당’ 지원 예산도 30억 원에서 24억 원으로 줄었다. 이국종 교수는 “격무와 신체 및 정신적 피해에 시달리는 중증외상센터 간호사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줘야 ‘격무지 기피’ 현상이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조건희 becom@donga.com·이미지·김윤종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새 이사장에 김용익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사실상 내정됐다. 23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공단 임원추천위원회는 최근 김 전 의원과 건보공단 내부인사 등 2명을 새 이사장 후보로 보건복지부에 추천했다. 복지부는 최종 후보 1명을 골라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공단 관계자는 “김 전 의원이 낙점된 분위기라 형식적으로 내부 인사 1명을 내세운 것 같다”고 귀띔했다. 새 이사장은 신원조회를 거쳐 성상철 현 이사장의 임기가 끝나는 이달 말 결정된다. 서울대 의대 교수 출신인 김 전 의원은 19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김대중 정부 당시 의약분업을 주도했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대통령사회정책수석비서관을 지냈다. 그는 또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을 맡아 미용, 성형을 뺀 모든 의학적 비급여를 급여화하는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설계했다. 이 때문에 건보 새 이사장으로 일찌감치 하마평에 올랐다. 그는 문재인 정부 첫 복지부 장관 후보로 거론됐지만 소득세법 위반 등의 의혹이 제기되면서 장관직에 오르지 못했다. 그럼에도 현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비롯해 내년 7월부터 적용되는 새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등 건보 난제를 풀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 전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의견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나중에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귀순한 북한군의 몸에서 기생충이 나온 사실이 공개된 것을 두고 “인격의 테러”라고 한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23일 공식 사과했다. 사실상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을 겨냥한 비판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다. 논란은 17일 김 의원이 페이스북에 “귀순한 북한 병사가 치료받는 동안 몸 안의 기생충과 내장의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다 공개돼 ‘인격의 테러’를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이 센터장은 22일 브리핑을 통해 “(의사인) 우리는 칼을 쓰는 사람이며 가장 단순하면서도 굉장히 전문화된 일에 특화된 사람들이라 말이 말을 낳는 복잡한 상황을 헤쳐 나갈 힘이 없다”며 김 의원의 주장을 공개 반박했다. 이에 김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환자 정보 비공개를 규정한 의료법 위반 소지의 책임이 이 센터장에게도 있다고 직접 비판하고 나섰다. “의료 윤리와 기본원칙이 침해당한 데 대해 깊은 책임과 유감을 표명했어야 했다”고 반박한 것. 하지만 김 의원의 일련의 언행은 큰 역풍을 불러일으켰다. 소중한 생명을 살려낸 이 센터장에게 과도한 정치적 잣대로 비판을 가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김 의원은 23일 정의당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사과했다. 그는 “환자 치료에 전념해야 할 의사가 저로 인한 공방으로 마음에 큰 부담을 지게 된 것에 대해 위로와 사과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한 라디오에서도 “(17일 글은) 이 교수를 지목한 게 아니라 환자 치료 상황에 대한 국가의 부당한 개입, 언론의 선정적 보도 등 우리 사회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17일 페이스북 글에서 “이국종 의사는 ‘나는 오직 환자를 살리는 사람이다’며 언론의 과도한 관심과 정략적 외부 시선에 절규하듯 저항했다”고 이 센터장을 두둔한 바 있다. 김 의원의 사과에도 의료계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않고 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의료진에게 응원이나 격려는 못할망정 환자 인권을 테러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대체 무슨 의도인가”라며 비판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도 “이 교수에 대해 망발을 한 김 의원은 사과하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나도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 전적으로 기금운용본부가 의결권 행사 지침에 따라 독립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으로 결정한 것이다. 기금 운용에 권력의 개입이 없게 하겠다.” 7일 취임한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53·사진)이 2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KB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20일 KB금융 주주총회에서 노동조합이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 건에 찬성한 것과 관련해 ‘노동이사제 도입’을 국정과제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의 ‘코드를 맞춘 것’이라는 비판에 대한 답변이다. 김 이사장은 간담회 내내 기금 운용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그는 “연금공단 내에서 기금운용본부는 별도의 조직으로,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입장을 표하는 것은 기금운용본부의 소관이며 공단 이사장에게 사전 보고는 하지 않도록 돼 있다”며 “기금운용본부로부터 ‘의결권 지침에 따라 했다’는 답을 얻었는데,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한 과정의 논란과 관련해 “청와대가 기금의 운용이나 의사결정에 관여해선 안 된다”며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을 만나 ‘어떤 외압에 의해서도 의사결정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보호하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민연금의 코스닥시장 투자가 현행 2%에서 10%로 확대될 것이란 보도에 대해 “(그런) 계획을 세운 적이 없고, 논의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환자의 자기결정을 존중한 연명의료결정법의 정식 절차에 따라 스스로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포기한 환자가 처음으로 나왔다. 정부는 새 법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TV 광고를 방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1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한 40대 여성 암 환자 A 씨가 최근 인공호흡기 착용 등을 거부한 채 숨졌다. 이 환자는 말기암 판정을 받았을 때부터 “무의미한 연명의료는 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왔고, 지난달 23일 연명의료결정법 시범사업이 시행되자 연명의료계획서를 제출했다. 연명의료결정법은 회복할 가망이 없고 2, 3일 내로 숨질 것으로 예상되는 임종기 환자가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내년 2월 전면 시행된다. A 씨는 숨지기 몇 달 전부터 중환자실에 입원해 가족과 마지막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말 같은 병원의 호스피스병동으로 옮길 계획이었지만 중순부터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의료진과 가족은 A 씨가 의식을 잃자 평소 뜻을 받들어 인공호흡기 등을 착용시키지 않는 ‘연명의료 유보’ 결정을 내렸다. 새 법은 새로운 연명의료를 받지 않는 ‘유보’와 이미 받고 있는 연명의료를 그만두는 ‘중단’의 무게가 같다고 본다. 2009년 대법원이 ‘세브란스병원 김 할머니 인공호흡기 제거’ 사건에 무죄를 선고한 뒤 의료 현장에서는 의료진이 가망 없는 환자의 가족으로부터 ‘소생술 포기서(DNR)’를 받아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이는 엄밀히 따지면 법적 근거가 없었다. A 씨는 지난해 2월 제정된 연명의료법에 따라 DNR가 아닌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하고 연명의료 대신 ‘자연스러운 죽음’을 받아들인 첫 환자인 셈이다. 하지만 시범사업 시행 한 달이 넘도록 A 씨처럼 연명의료계획서를 낸 환자는 5명에 불과하다. 말기(수개월 내 사망 예상)나 임종기 환자가 아니라 건강한 사람도 작성할 수 있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쓴 사람이 1648명인 것과 대조적이다. 말기, 임종기 환자는 이미 의식을 잃어 스스로 계획서를 쓸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평소 가족과 허심탄회하게 연명의료 결정 여부를 논의한 적이 없으면 병세가 악화한 뒤에도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을 선뜻 상의하기 어려운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새 법이 전면 시행된 뒤 연명의료계획서가 유명무실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개정안 검토를 요청했다. 말기 판정을 받지 않은 환자도 연명의료계획서를 쓸 수 있도록 허용하고, 환자가 중단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시술의 종류를 체외막산소공급(에크모), 혈압 조절제 투여 등으로 넓히는 게 주요 내용이다. 당초 의료계에서는 환자에게 말기, 임종기를 통보하기 어려운 국내 정서를 감안해 가족이 연명의료계획서를 대신 작성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국가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새 법의 가장 기본적인 취지라는 이유였다. 의식이 없는 환자의 평소 의중을 증언해 줄 가족이 없는 무연고자의 경우 병원윤리위원회가 연명의료 중단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해주자는 제안도 마찬가지 이유로 기각됐다. 남은 과제는 연명의료결정법이 실질적으로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고 환자와 가족이 ‘자연스러운 죽음’을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그 취지를 널리 알리는 일이다. 현재는 연명의료결정법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일부 대형 병원만 새 법을 숙지하고 있을 뿐,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 중소 병원에선 관련 인식이 높지 않다. 복지부는 ‘생명윤리’ 예산을 늘려 이르면 연말에 연명의료결정법의 취지를 홍보하는 내용의 TV 광고를 방영할 계획이다. 조건희 becom@donga.com·김윤종 기자}
귀순 중 총상을 입고 사경을 헤맨 북한 병사가 최근 의식을 회복하면서 이 병사의 막대한 치료비 규모와 이 비용을 누가 내느냐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21일 소식통들에 따르면 정부는 어느 부처가 비용을 부담할지 논의를 시작했다. 오모 씨는 그동안 주치의인 아주대병원 이국종 외과 교수로부터 두 차례 수술을 받았다. 여러 부위에 총상을 입은 데다 폐렴, B형 간염, 패혈증 등의 증세를 보인 만큼 진료비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아주대병원 측은 “정확한 병원비는 아직 정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다 해도 중환자실에서 쓰인 각종 약물은 비급여가 많아 병원비가 수천만 원 나올 수 있다”며 “오 씨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만큼 병원비가 1억 원을 넘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어느 부처가 오 씨의 진료비를 부담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오 씨가 회복하면 군 당국과 국가정보원 등 관련 기관들이 합동신문을 한다. 이를 통해 그의 신분과 북한 내 사회적 위치, 탈북 과정, 탈북 의도 등을 파악한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치료비를 낼 부처를 결정한다. 오 씨가 북한 내부의 고급정보를 갖고 있다면 국정원이 해당 병사를 담당한다. 병원비도 국정원 예산으로 내게 된다. 반면 오 씨의 신분이나 정보량이 일반 탈북자와 큰 차이가 없다면 통일부가 관리한다. 통일부 관계자는 “보통 탈북민은 하나원에서 12주간 정착지원 교육을 받는다”며 “이때 탈북 중 당한 부상 등에 대한 치료비 지원이 함께 이뤄진다”고 말했다.김윤종 zozo@donga.com·손효주 기자}
여성 고위직 비율을 상향하는 ‘여성 고위공무원단 목표제’가 처음으로 도입된다. 이를 통해 정부는 2022년까지 고위공무원 여성 비율을 10%까지 높일 계획이다. 여성가족부, 기획재정부, 교육부 등 8개 부처는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와 유리 천장 해소로 성 평등을 구현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관계 부처 합동으로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를 위한 5개년 종합계획을 마련해 국무회의에서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세부 계획을 보면 공무원, 공공기관, 교원, 군인, 경찰 등 공공부문 각 분야에서 5년 후 달성해야 할 여성 고위직 목표치를 설정하는 한편 실현할 실질적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여성 고위공무원단 목표제’를 도입해 고위공무원 중 여성 비율을 현재 6.1%에서 2022년 10%로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14%(2017년 기준)인 부처 본부의 과장급(4급 이상) 관리직의 여성 비율을 5년 후 21%로 높일 방침이다. 공공기관에는 ‘여성임원 목표제’가 시행된다. 현재 11.8%인 공공기관 여성 임원 비율을 5년 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0.5%)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서다. ‘여성 관리직 목표제’를 통해 중간관리직 여성 비율은 현재 21%에서 28%(2022년)로 확대할 방침이다. 여가부는 “현재 330개 공공기관 중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기관이 134곳에 달한다”며 “이들 기관에는 여성 임원을 1명 이상 선임하도록 권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여성 진출이 어려웠던 군과 경찰의 경우 진입단계부터 고위직 승진까지 여성이 겪는 여러 차별 요소를 찾아내 없애기로 했다. 현재 10.8%인 일반경찰의 여성 비율을 5년 내에 15%까지 확대한다. 2019년부터는 경찰대학 신입생 선발이나 간부 후보생 모집 시 남녀 구분을 없애기로 했다. 군 역시 매년 1100명 선발하던 여성 간부 선발 인원을 2022년까지 2450명으로 늘리는 등 5.5%에 불과한 여성 간부 비율을 2022년까지 8.8%로 확대하기로 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건강검진에서 특정 질환이 발견되거나 의심될 정도의 병이 없어 ‘정상’ 판정을 받는 비율이 5년 전에 비해 7.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1일 발표한 ‘2016년 건강검진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1차 일반건강검진을 받은 사람(1만3709명) 중 ‘정상’ 판정을 받는 비율은 42.0%에 그쳤다. 2011년 ‘정상’ 판정 비율(49.4%)에 비해 7.4%가 감소한 수치다. 연령 별로 보면 지난해 20대 이하와 30대의 ‘정상’ 판정 비율은 각각 74.6%, 56.5%였다. 하지만 40대는 ‘정상’ 판정 비율이 47.0%에 그쳤다. 40대부터 질환을 앓고 있거나 의심되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의미다. 실제 50대는 ‘정상’ 판정 비율이 34.6%, 60대는 24.7%, 70대는 16.5%에 그쳤다. 다만 공단 측은 “정상 비율은 감소했다고 무조건 한국인의 건강상태가 나빠졌다고 볼 수는 없다”며 “각종 검사항목이 늘고 검사방법이 발전하면서 더 질환이 잘 발견된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암 검진의 경우 지난해 1차 검진대상자 중 1개 이상의 암 검사를 받은 비율은 49.2%에 그쳤다. 종류별 검진율을 보면 위암(59.4%), 대장암(35.7%), 간암(65.4%), 유방암(63.0%), 자궁경부암(53.0%) 등이었다. 상대적으로 대장암에 대한 검진이 낮은 셈이다. 지난해 흡연율은 22.1%로 전년(21.9%) 대비 0.2% 증가했다고 공단은 설명했다.김윤종기자 zozo@donga.com}
20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망천리의 한 논. 포항 지진의 진앙 인근인 이곳에서 지반이 물렁해지는 ‘액상화’ 현상이 발생하자 정부가 현장조사에 나섰다. 중앙지진재해원인조사단 관계자들은 20m 깊이로 땅을 뚫어 액상화가 일부 지역의 현상인지, 아니면 지역 전체에 퍼져 있는지를 확인했다. 포항 일대에서 액상화 현상이 관측되면서 ‘우리 동네는 안전하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른 지역도 안심할 수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서경대 도시환경시스템공학과 최재순 교수팀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3구와 영등포구 양천구 등이 다른 구에 비해 액상화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최 교수팀은 장기간 지진과 액상화 우려 지역을 연구해 왔다. 지난해 9월에는 경남 양산에서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도 액상화 위험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2009년 한국지반공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서울시 액상화 재해도 연구’에서도 강남구 영등포구 등이 ‘액상화 가능성 지수(LPI)’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LPI는 지진의 힘과 지진을 버티는 땅의 힘, 지하수가 뭉쳐지면서 흙을 뚫으려는 힘 등을 계산한 지수로, 값이 높을수록 지진 시 건물 붕괴 등 위험이 커진다. 지반이 약한 곳은 지진으로 땅이 흔들리면 흙과 모래 사이로 물이 들어가면서 암석이 액상으로 변한다. 송파구 잠실 등은 개발 과정에서 하천을 막아 매립한 곳이 많다. 다만 최 교수는 “잠실 등은 액상화 가능성이 서울의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을 뿐 아주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LPI가 높은 지역은 낙동강 일대의 경남 김해와 울산, 부산을 비롯해 매립지가 많은 충남 서산, 인천 송도 등이다. 액상화 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시민 불안감이 커 집값 하락 등 재산상 손해를 볼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행정안전부는 전국 액상화 관련 정보를 내부용으로만 다룰 뿐 일반 국민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김윤종 zozo@donga.com / 포항=구특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