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4·19혁명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혁명 유공자에 대한 서훈이 7년 만에 이뤄져 40명이 한꺼번에 포상을 받게 됐다. 국가보훈처는 제59주년 4·19혁명 기념식이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다고 밝히며 유공자 대상 서훈 소식을 함께 전했다. 4·19혁명 유공자에 대한 포상은 2012년을 끝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7년 만의 포상은 1960년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던 3·15마산의거와 관련된 형사사건부 기록이 2016년 발굴되면서 가능했다. 이에 따라 보훈처는 2018년 9월부터 2개월간 4·19혁명 유공자 신청을 받았다. 이후 공적심사 등을 거쳐 포상 대상자 40명을 최종 확정했다. 연세대 국문학과 교수로 4·19혁명 당시 시국선언문 기초위원으로 활동하고 교수단 시위를 주도했던 고 권오돈 선생 등 40명에게 19일 기념식에서 건국포장이 서훈된다. 이번에 포상자가 추가되면서 4·19혁명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공적으로 정부 포상을 받은 사람은 총 1121명이 된다. 한편 각계 대표, 4·19혁명 유공자 및 유족 등 2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되는 19일 기념식은 ‘민주주의! 우리가 함께 가는 길’을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올해 말까지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 볼 것”이라고 밝힌 12일, 북한 영변 핵시설 내부에 설치된 열차용 차량은 의미심장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이날만 총 5대의 열차용 차량이 영변 핵시설 내부에서 이동하거나 대기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분석을 통해 16일(현지 시간) 공개된 것. 차량 일부가 그동안 가동 징후가 없었던 것으로 평가됐던 영변 핵시설 내 재처리 시설 인근에서도 포착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하노이에서 제시한 ‘비핵화의 정의’에 수긍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점을 밝히며 버티기에 들어갈 것임을 공표했다. 이 연설이 진행된 같은 날 영변 핵시설 내의 수상한 움직임이 관측된 것을 두고 북한이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에서 드러난 대미 강경 기조가 말뿐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해 구체적인 압박 신호를 보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대표적 핵물질인 플루토늄을 얻기 위한 재처리 과정에 실제로 돌입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하지만 영변 내 재처리 시설이 있는 ‘방사화학실험실’ 인근에서 차량이 다수 포착됐다는 건 이 같은 정황을 의심할 만한 증거로 해석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가정보원 등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말 영변 내 원자로 가동을 중단했다. 북한은 이후 원자로에 남아있던 사용후핵연료를 원자로 내 냉각수조 등에 보관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통상 시간이 지나면서 사용후핵연료에서 추출 가능한 플루토늄의 순도가 떨어진다. 특히 플루토늄 추출을 위해서는 늦어도 보관한 지 3개월 내에는 재처리 작업을 가동해야 한다. 북한이 원자로 가동을 중단한 게 지난해 말이라면 약 3개월이 지난 현재는 북한이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 시설로 옮겨야 하는 ‘마감 시한’인 셈. 이번에 포착된 궤도차량이 방사성물질을 옮기는 ‘특수차량’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해당 궤도차량이 사용후핵연료를 옮기기 위한 특수차량인지는 불확실하다”면서도 “시기적으로 볼 때 북한이 원자로 가동 중단 이후 핵물질 확보를 위한 절차를 그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자신들의 주요 핵시설을 미국이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들여다보고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이처럼 수상한 움직임을 노출한 것은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16일 북한 공군부대를 현장 시찰하며 대미 강경 메시지에 힘을 보탰다. 김 위원장의 군 시설 시찰은 5개월 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7일 김 위원장이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제1017부대 전투비행사들의 비행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하며 “(해당 부대) 군인들은 비행훈련을 가장 극악한 조건에서 전쟁 맛이 나게 강도 높게 진행했다”고 전했다. 1017부대는 평안남도 순천비행장에 위치하며 평양 방어 임무를 맡고 있는 부대로 분석된다. 한기재 record@donga.com·손효주 기자}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한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임시정부의 헌법인 ‘대한민국 임시헌장’이 울려 퍼졌다. 3·1절 100주년이던 지난달 1일 시작해 42일간 주자 2019명의 손에 들려 전국 23개 지역을 달린 ‘독립의 횃불’은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를 환하게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에서 “대한민국은 임시정부 뿌리 위에 기둥을 세우고 가지를 키우며 꽃을 피웠다”며 “임시정부 지도자들의 시대를 앞선 민주의식과 투철한 애국애민의 실천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더 좋은 조국을 만들기 위해 다시 도전해야 한다”며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추구하면서, 혁신국가 포용국가 안전국가 정의국가를 만들도록 오늘의 우리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은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 광장에서 열렸다.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기념식을 열기 시작한 1990년 이후 여의도공원에서 기념식이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은 그동안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이나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등에서 열렸다. 정부가 여의도공원을 100주년 기념식 장소로 택한 건 일제 패망 직후였던 1945년 8월 18일 이범석 장군 등 한국광복군이 한반도에서 무장활동을 실행하기 위해 미군이 제공한 C-47 수송기를 타고 착륙한 여의도비행장이 있던 역사적 장소여서다. 보훈처 관계자는 “광화문광장과 여의도공원을 최종 후보로 두고 최근까지 개최 장소를 논의한 끝에 임시정부 요인 및 광복군의 ‘환국’이라는 상징성을 가지는 여의도공원을 최종적으로 택했다”고 했다. 기념식 무대에는 C-47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 후손들과 함께 등장하기도 했다. 1945년 김구 주석 등 임시정부 요인들이 11월 김포공항을 통해 고국으로 돌아온 것을 재현한 것이다. 이번 기념식은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을 4월 13일에서 임시정부 임시헌장이 제정된 11일로 바뀐 뒤 처음 열렸다. 행사엔 이 총리와 문희상 국회의장,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등 각계 인사와 독립유공자 및 후손 등 1만 명이 참석했다. 국민 모두가 임시정부 100주년의 뜻을 되새길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로 신분증만 있으면 누구나 입장이 가능했다. 다만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불참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9·19 남북 군사합의 후속 조치로 지난해 11월 남측 최전방 감시초소(GP) 10곳 철거 당시 함께 철수된 최전방 대북 감시 장비 전력이 현재까지 재배치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동 유해 발굴 등 남북 군사합의 이행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한국의 전방 감시 자산 철수 효과만 얻어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실이 국방부에서 제출받은 ‘9·19 군사합의 관련 예산 집행 실적’ 현황에 따르면 배정 예산 총 105억3000만 원 중 지난달까지 집행된 예산은 22억 원에 불과했다. 이 중 21억8000만 원은 GP 시설물 철거와 조경사업에 집행됐으며 나머지 2000만 원은 서북도서 포병부대 순환 훈련에 사용됐다. 반면 철거된 GP에 배치돼 있던 각종 감시 화력 통신 장비 재배치 관련 예산은 아직 집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별도 예산이 들지 않는 열영상감시장비(TOD)는 이전 설치가 끝났지만 중거리 감시 카메라와 K4, K6 등 원격사격통제장치 등 화력장비는 일반전방초소(GOP) 대대 안에 보관돼 있다고 군은 보고했다. 백 의원실 관계자는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육군이 보고한 장비 보유 대수도 저마다 달랐다”고 지적했다. 당초 10곳의 GP 철거로 보관 중인 폐쇄회로(CC)TV와 TOD를 철거되지 않은 인근 GP나 GOP로 이전한다는 군의 계획이 지연되고 있는 셈이다. 육군은 “감시 장비 등의 이전을 위해 배정된 예산을 집행하기 위해 사업계획서 작성, 장비 재배치 업체 선정 등의 계약 절차를 현재 진행 중”이라며 “계약 절차가 끝날 것으로 보이는 이달 이후 사업을 추진해 GP 시범 철수로 인한 감시 공백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백 의원은 “북한이 남북 군사합의에서 유리한 것만 이행하고 불리하면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북한이 한국의 전방 감시 자산 철수 효과만 얻지 않도록 감시 불균형 해소가 시급하다”고 말했다.장관석 jks@donga.com·손효주 기자}
74년 전 서울 진입 작전에 투입된 광복군 4명이 도착한 여의도공원에서 제100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 행사가 열린다. 국가보훈처는 9일 제100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을 11일 오후 7시 19분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 광장에서 연다고 밝혔다. 기념식은 임정 수립 원년인 1919년을 기려 ‘19시 19분’에 열리고, 장소 또한 1945년 8월 18일 한국광복군 이범석, 김준엽, 노능서, 장준하 등 4명과 미군이 C-47 수송기를 타고 착륙했던 여의도공원(옛 여의도비행장)으로 정해졌다. 기념식은 정부 주요 인사, 각계 대표, 독립유공자와 유족, 시민 등 1만여 명이 참석하는 가운데 ‘독립의 횃불’ 퍼포먼스, 임시헌장 선포문 낭독, 기념사, 임정기념관 건립 선포, 기념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참석 희망자는 신분증을 지참해 당일 오후 6시 반까지 식장에 입장하면 된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신임 육군참모총장에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서욱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56·육사 41기)이 내정됐다. 국방 개혁을 강조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50년 만에 비육사 출신 육참총장을 임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육사 ‘최후의 자존심’인 육참총장 자리를 보존해 주기로 일단 결정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8일 서 본부장을 대장으로 진급시켜 신임 육참총장에 내정하는 등의 대장 인사를 단행했다. 원인철 합동참모차장(58·공사 32기)도 대장으로 진급해 공군참모총장에 내정됐다.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에는 최병혁 육군참모차장(56·육사 41기)이, 지상작전사령관에는 남영신 군사안보지원사령관(57·학군 23기)이 각각 대장으로 진급해 내정됐다. 문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이들을 임명한다. 서 신임 육참총장은 합참 작전부장, 1군단장 등을 거친 작전통으로 한미 연합작전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2017년 9월 합참 작전본부장 부임 후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주한미군과 긴밀히 소통하며 연합대응 태세를 갖추는 데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감시초소(GP) 철수 등 남북 군사합의 이행에 반드시 필요한 주한미군 및 유엔군사령부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데 있어 핵심 역할을 한 점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끈 건 1969년 임명된 고 서종철 전 육참총장(육사 1기) 이후 이어진 육사 출신 육참총장 관행이 깨질지 여부였다. 정부 소식통은 “군 투톱인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이 각각 공군, 학군단 출신 육군으로 이미 육사 출신이 배제된 시점에서 육참총장마저 비육사 출신을 임명하면 군 조직이 크게 흔들릴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청와대가 육사 출신을 택하는 것으로 방향을 튼 것도 육사 출신들의 반발을 막아 향후 국방개혁을 보다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남영신 사령관의 대장 진급도 눈길을 끌었다. 남 사령관은 지난해 8월 옛 국군기무사령관에 임명됐고, 9월 기무사 해편 뒤 초대 군사안보지원사령관이 됐다. 1991년 국군보안사령부가 기무사로 명칭을 바꾼 이후 이남신 전 기무사령관이 1999년 대장으로 진급한 것 외에 기무사령관은 모두 중장으로 전역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남 사령관은 안보지원사령관으로서 부대를 조기에 안정시키고 기무사 개혁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며 이례적인 진급 배경을 설명했다. 원인철 신임 공군참모총장이 서욱 신임 육군참모총장보다 한 기수 위라는 점도 눈에 띈다. 원 총장은 공사 32기로 육사 40기와 동기여서 육사 41기인 서 총장보다 선배다. 통상은 육군총장 기수가 공군총장보다 높았는데 이례적으로 기수가 역전된 것. 일각에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공군 출신이다 보니 기수 높은 공군총장을 내정하는 한편 기수가 낮은 육군총장을 내정해 공군에 힘을 실어준 것”이란 말도 나왔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수 등 기존 인사 관행에서 탈피해 능력 위주로 인사를 한 결과로 다른 의미는 없다”고 했다. 이승도 국방전비태세검열단장(55·해사 40기)은 중장으로 진급해 해병대사령관에 내정됐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해군 해상초계기 P-3 승무원인 장용덕 원사(46)가 해군 항공 분야 최초로 무사고 비행 8000시간을 기록했다. 해군에 따르면 제615비행대대 P-3 기관조작사로 근무 중인 장 원사는 임무를 시작한 1997년부터 4일 오전까지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이 8000시간을 비행했다. 장 원사가 이 기간 동안 비행한 거리는 약 290만 km로, 지구 둘레(약 4만 km)를 72바퀴 돈 셈이다. 기관조작사는 정조종사와 부종조종사 사이에 탑승해 항공기 엔진과 기체, 전기 계통 장비를 다루는 임무를 한다. 비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장비 고장의 원인을 분석하고 결함을 초기에 조치하는 역할을 맡는다. 항공기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상황에 한발 앞서 대비하는 것이다. 해군은 “주로 야간에 해수면 가까이 비행하고, 한번 이륙하면 6시간 이상 비행하고, 여기에 해상 상황이 수시로 급변하는 P-3의 임무 환경을 고려하면 장 원사의 (무사고)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장 원사는 “8000시간 동안 무사고로 비행 임무를 할 수 있었던 건 23년간 내 옆에서 함께 임무를 수행했던 전우들 덕분이다. 조국 해양 수호에 기여하고 후배들의 귀감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남북 분단과 군사 대치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가 DMZ 평화둘레길로 이달 말부터 일반 국민들에게 개방된다. DMZ가 개방되는 건 분단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각종 무기가 배치된 북한 감시초소(GP)가 여전히 DMZ 내에 설치돼 있는 등 군사적 긴장 상태가 지속되고 있고, 언제든 우발적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너무 성급하게 DMZ를 개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DMZ를 평화지대로 만들어나가기 위한 긴장완화 조치의 일환으로 DMZ 내 및 DMZ 인근 지역 중 강원 고성(동부), 철원(중부), 경기 파주(서부) 등 3개 지역을 민간인이 방문할 수 있는 둘레길로 조성하겠다고 3일 밝혔다. 우선 고성은 통일전망대, 해안 철책, 금강산전망대를 방문하는 구간으로 둘레길을 조성한 다음 이달 말부터 일반인 방문을 허용할 계획이다. 철원은 백마고지 전적비, DMZ 남측 철책길을 거쳐 남북 공동유해발굴이 진행될 예정인 화살머리고지까지 방문하는 구간으로 조성해 이르면 다음 달 중 개방한다. 파주 역시 임진각 및 도라산 전망대를 거쳐 군사합의에 따라 철거된 GP를 방문하는 구간으로 조성한 다음 이르면 다음 달 중 개방된다. 통일부는 이를 위해 탐방객이 착용할 방탄복 구입, 안전시설 설치 등에 남북협력기금 약 43억8000만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4·27 판문점선언 1주년에 맞춰 ‘4·27 평화선언 기념 걷기 행사’도 둘레길에서 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국민의 신변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채 남북 평화 분위기 조성에만 초점을 맞춘 정책이란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고성 둘레길은 DMZ 외부에 조성되지만 파주, 철원 둘레길은 정전협정에 따라 유엔군사령부가 승인하지 않는 한 민간인이 출입할 수 없는 DMZ 내에 조성된다. DMZ는 중무장한 북한군이 GP에서 상주하며 상시 경계작전을 하고 있어 언제라도 총격 등 우발사고가 날 수 있다.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남북 각각 상호 1km 내에 근접해 있는 GP 10곳을 철수했지만 여전히 DMZ 내 군사분계선(MDL)을 기준으로 남북 각각 2km 구간 내에 북한 150여 곳, 남한 50여 곳의 GP가 운영되고 있다. 2008년 금강산관광에 나섰다가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한 박왕자 씨 사건과 유사한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조치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북한과의 조율은 물론 DMZ를 관리하는 유엔군사령부와의 최종 조율도 없이 DMZ 둘레길 관광을 먼저 발표했다. 군 관계자는 “적절한 시점에 북한에 알리고 협의할 계획이었다. 이달 말쯤엔 유엔군과의 협의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다”며 협의를 모두 마무리하지 않은 채 미리 발표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파주, 철원 둘레길이 조성되더라도 경계 병력을 대거 배치해 국민 신변 안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손효주 hjson@donga.com·이지훈 기자}

이왕근 공군참모총장(58)이 2일 자신이 조종하던 전투기 주 기종인 F-4를 타고 사실상 마지막 지휘비행을 했다. 이 총장은 2017년 8월 단행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대장 인사에서 진급해 총장에 임명됐으며 다음 주초 단행될 것으로 알려진 대장 인사에서 임무 교대할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에 따르면 이 총장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4월 11일)을 앞두고 이날 경기 수원 공군 제10전투비행단을 찾아 임무 현황을 보고받은 뒤 F-4E 전투기에 탑승했다. 공군사관학교 31기로 1983년 임관한 이 총장은 F-4 비행시간 1900여 시간을 비롯해 전투기 비행시간만 2900시간이 넘는다. 이날 이 총장은 이륙 후 서해안 상공에서 F-4E 전투기의 대응 능력 등을 점검한 뒤 정부청사가 있는 세종시 상공과 독립기념관이 있는 충남 천안 상공을 비행하면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국방부가 제주4·3사건에 대해 71년 만에 처음으로 유감을 표명하기로 했다. 노재천 국방부 부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제주4·3사건 기념식에서 국방부가 공식 사과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누가 어떤 방식으로 할지 검토 중이다. 어떤 형식으로든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서주석 차관이 3일 제주4·3사건 관련 행사가 열리는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아 희생자 추모 공간에서 당시 민간인 희생 등에 대해 공식적으로 유감 표명을 하기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차관이 나서는 것은 정경두 장관이 한미 국방장관 회담 등 일정으로 미국에 있고, 4일 귀국할 예정인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사과를 하는 것은 아니며 말 그대로 유감을 표명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제주4·3사건은 광복 이후 이념 대립 등으로 민간인이 대거 희생된 사건이다. 1948년 4월 3일 남조선노동당(남로당) 제주도위원회가 주도한 무장봉기 이후 1954년 9월까지 군경의 무력 진압, 군경과 시위대 간 유혈 충돌이 발생했다. 4·3 관련 공식 희생자는 지난달 현재 1만4363명, 유족 6만4378명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도산 안창호 선생(1878~1938)이 국가보훈처가 선정하는 ‘4월의 독립운동가’가 됐다. 평안남도 강서군에서 태어난 안 선생은 1902년 결혼 직후 미국으로 건너가 1905년 4월독립운동 단체인 미주 한인단체 공립협회를 창립했다. 1907년 공립협회 제3대 회장으로 선출된 뒤에는 언론활동과 교육 등 다양한 구국사업을 진행했다. 안 선생이 이끄는 공립협회는 1909년 하와이 한인합성협회, 1910년 대동보국회와 각각 통합돼 1910년 5월 미주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대한인국민회로 발전했다. 안 선생은 조국 독립 위해 결성된 국내 비밀결사인 신민회 활동에도 참여했다. 1913년 5월엔 민족운동단체 흥사단을 창립해 독립운동 인재 양성과 재정 후원, 민족교육 등에 매진했다. 1919년 5월에는 상하이로 건너 가 대한민국임시정부 내무총장 겸 국무총리 서리로 활약했다. 1932년엔 윤봉길 의사의 중국 훙커우(虹口) 공원 의거로 체포돼 2년 6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이후 일제가 1937년, 1938년 민족운동을 말살하기 위해 수양동우회와 관련된 지식인 181명을 검거한 사건인 ‘동우회 사건’으로 다시 수감됐다. 잦은 수감생활로 병이 악화된 안 선생은 병보석으로 풀려났지만 1938년 3월 숨을 거뒀다. 정부는 안 선생에게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한반도 유사시 미 해병대 병력을 한반도에 투입하는데 쓰이는 MV-22 오스프리 수송기 등 미 해병대 항공기가 지난달 하와이에서 한국으로 전개돼 연합훈련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루이 크라파로타 미 태평양해병부대(MFP) 사령관(중장)이 2일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열릴 예정인 해병대 창설 70주년 국제심포지엄에서 진행할 발표에 앞서 1일 공개한 발표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크라파로타 사령관은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한미 해병대 역할 및 협력증진 방안’을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크라파로트 사령관은 발표문에서 “지난달 MV-22 4대, CH-53(대형 수송헬기) 등 항공기 14대를 하와이에서 한국으로 전개했다”며 “한국 해병대 및 특수작전 부대들과 함께 훈련할 좋은 기회였다”고 했다. 이어 “한국군과의 훈련을 통해 미 해병대의 전투준비 태세는 향상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 해병대는 MV-22 4대와 CH-53 4대를 포함해 AH-1Z 공격헬기 4대, UH-1Y 정찰·기동헬기 2대 등을 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전력이 한반도와 멀리 떨어진 하와이에서부터 전개된 건 이례적인 일이다. 통상은 오키나와 주일미군기지에서 한반도로 전개돼왔다. 미 해병대는 단순히 항공 전력을 전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연중 실시되는 한미 해병대 대대급 연합훈련인 KMEP과 한국군 특수부대와의 특수전 훈련에 참여하는 등 연합훈련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전개된 항공기 중엔 미 해병대나 특수부대를 실제 북한에 침투시킬 때 쓰이는 특수전용 전력은 없었다. 때문에 군 관계자들은 “정례적인 전력 전개 훈련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럼에도 이례적으로 하와이에서 미 해병대 전력이 전개되고, 이런 사실을 미 해병대 장성이 직접 공개한 건 대북 경고의 의미도 담긴 것으로 봐야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외적으로는 북한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해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한 것과 달리 실제로는 미군이 북한의 태도 변화와 도발에 대비해 연합훈련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며 한반도 유사시 언제든 미 해병대 병력을 투입할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남북이 정전협정 이후 최초로 실시하기로 합의했던 비무장지대(DMZ) 내 ‘공동 유해 발굴’이 남측 병력만 참여하는 방식으로 시작된다. 남북이 지난해 9월 체결한 군사합의서에는 1일부터 공동 유해 발굴을 진행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북한이 3월 31일 현재까지 아무런 답을 주지 않아 우선 ‘단독 유해 발굴’을 시작하는 것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군 당국은 남측 유해발굴단을 구성해 북측에 명단을 통보했지만 북측은 발굴 개시 하루가 남은 31일 오후 현재까지 북측 명단을 통보해 오지도, 공동 유해 발굴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오지도 않고 있다. 군 당국은 북측 통보를 기다리는 대신 공동 유해 발굴 대상 지역인 강원 철원 화살머리고지 내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에서 1일부터 지뢰 제거 작업과 함께 기초적인 유해 발굴 작업을 개시하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마냥 북측 통보를 기다릴 순 없어 공동 유해 발굴을 위한 사전 준비 차원에서 우리 측이 먼저 발굴을 시작하는 것”이라며 “남측이 먼저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 북측도 호응해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군 당국은 3월 중순 “3월 중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을 실시하자”고 북측에 제안했지만 이 역시 북한이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현재 교착 중인 북-미 대화가 재개되지 않는 한 남북 간 이슈인 추가적인 군사합의 이행이나 군사회담 개최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한미연합군의 지휘통제소로 쓰이는 극비시설인 ‘탱고(Tango)’ 지휘소의 운용비용을 앞으로 한국 정부가 부담해야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탱고’는 전시작전통제권을 가진 미군이 운용·관리하는 시설로, 그간 미 정부 예산으로 전기세, 수도세 등 각종 세금과 건물 개·보수비 등 운용비 대부분을 부담해왔다. 이 같은 우려는 최근 미 국방부가 탱고 예산을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예산으로 쓸 수 있게끔 전용 대상에 포함시킨 사실이 알려지면서 퍼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 요구와 동시에 탱고 운용비 전액이나 상당 부분을 한국 정부가 부담하라고 압박해 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 실제로 미 정부는 2010년 한미가 2015년 12월 전작권을 한국군에 이양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2016년부터는 탱고 예산을 배정하지 않을 방침이었다. 이후 2014년 10월 한미가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합의하며 전작권 전환을 연기하기로 하자 미측은 “2015년 이후엔 탱고 운용 예산이 없다”며 사실상 한국 정부에 운용비 전액 부담을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즉, “전작권 전환 연기는 한국이 요구한 것이니 연기된 기간 동안 탱고를 한미가 공동으로 사용하되 운용비는 한국이 내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후 논의가 지속되진 않았고 탱고는 2015년 이후에도 미 정부 예산으로 운영돼왔다. 국방부는 ‘미국이 최소 수백억 원 규모의 탱고 운용비 분담을 요구하기 시작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아직 한미 간에 구체적인 협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탱고 운용비 논의가 미뤄질 대로 미뤄진 만큼 미국이 조만간 부담을 공개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함경남도 신흥 일대에서 미사일 관련 활동을 진행 중임을 보여주는 각종 신호가 25, 26일 연이어 포착되자 한미 군 당국은 해당 지역에 대해 감시 활동을 대폭 강화하며 의도 파악에 주력했다. 일단 군 당국은 미사일 도발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에는 선을 긋는 분위기다. 미사일 발사가 임박하려면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나 병력, 차량이 이동하는 등 외부로 드러나는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데 해당 지역에서는 관련 신호만 연이어 포착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신호가 아니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신호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군 전략정찰기가 연이어 한반도로 급파되는 등 어느 때보다 자신들에게 감시의 눈이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이 같은 신호를 흘리는 배경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북한의 치밀한 계산에 따른 의도적인 신호 노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특히 북한의 이 같은 신호가 포착되기 시작한 시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대규모 추가 대북제재를 철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히는 등 입장 변화를 보인 직후라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대북제재 철회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원하는 건 대북제재 전반을 완화하거나 금강산관광 재개 허용 등 당장 북한으로 현금이 흘러들어올 수 있는 핵심 제재 완화인 만큼, 이런 조치가 없으면 ‘새로운 길’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경고라는 분석이다. 북한이 지난 16개월 동안 핵실험 및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단하고 있는 게 트럼프의 북핵 관련 최대 성과인 만큼, 이를 정면으로 흠집 낼 수 있다고 엄포를 놓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신흥은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북한 전문 웹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가 25일(현지 시간) “고체연료 등을 생산하는 ‘17호 공장’이 계속 가동되고 있긴 하지만 6개월간 유의미한 활동은 없었다”며 위성사진을 게재한 함흥 흥남구역, 신포 등과 함께 북한의 고체연료 미사일 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지역이다. 신흥에는 고체연료 미사일 공장 및 미사일 기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북한이 기습 타격 능력이 뛰어난 고체연료 미사일 개발의 산실격인 지역에서 신호를 내보내는 건 긴장을 조성할 의도가 명확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발사 준비를 하는 척하며 반응을 떠보는 기만 전술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동창리, 산음동 일대 미사일 도발 징후에 이어 이번 신흥 지역에서 미사일 활동 관련 신호를 추가로 노출했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제재 일부 완화 등에 나서지 않을 경우 북한이 이동식발사대 노출 등으로 압박 수위를 더 끌어올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군 관계자는 “현재로선 본격적인 의미의 도발 재개 가능성이 낮다”면서도 “상황이 악화돼 북한이 미사일 도발 재개에 나서더라도 미국을 직접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재개로 판을 깨기보다는 수위가 낮은 단거리탄도미사일 도발로 대화의 끈은 이어두려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함경남도 신흥 일대에서 대미, 대남 기습 타격에 유리한 고체연료 미사일 관련 활동을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통신신호가 포착돼 한미 군 당국이 집중 감시에 나섰다. 앞서 북한은 동창리, 산음동에서도 미사일 도발 관련 움직임을 노출한 바 있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25일부터 26일 현재까지 신흥 일대에서 미사일 활동과 관련해 통신신호 등을 간헐적으로 송수신하는 것을 포착하고 이 일대에 대한 감시를 대폭 강화했다. 이 같은 신호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의 도발 징후를 감시하기 위해 한반도 인근에 잇따라 투입되고 있는 정찰기 RC-135 등 미군 정찰자산이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흥 일대는 과거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이자 액체연료 미사일인 무수단 기지가 있던 곳이다. 현재는 여러 차례 시험 발사에 실패한 무수단 대신 고체연료 미사일 공장과 미사일 보관 기지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액체연료 미사일은 연료와 산화제 주입 등에 30분 이상이 걸려 한미 감시자산에 사전 포착돼 선제 타격을 당할 수 있다. 반면 연료 등을 미리 주입해 놓는 고체연료 미사일은 순식간에 발사가 가능해 기습 타격에 유리하다. 한미가 북한이 2016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 시험 발사를 시작으로, 2017년 이를 지상형으로 개량한 준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2형을 발사하는 등 고체연료 미사일을 빠른 속도로 확보하자 크게 우려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해당 신호의 정체를 두고 실제 미사일 발사 준비 단계에서 이용하는 지상 원격 계측장비인 텔레메트리 신호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북제재를 유지할 경우 대미 기습 타격 전력으로 도발 재개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며 압박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손효주 hjson@donga.com·한기재 기자}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는 주장을 여과 없이 방송한 KBS에 대해 “공영방송의 본분을 망각했다”며 비판했다.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는 16일 KBS 1TV에서 방영된 ‘도올아인 오방간다’ 프로그램에서 “김일성과 이승만은 소련과 미국이 한반도를 분할 통치하기 위해 데려온 자기들의 일종의 퍼핏(puppet), 괴뢰” “전 국민이 일치단결해 신탁통치에 찬성했으면 분단도 없었을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한 바 있다. 향군은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KBS가 최근 공영방송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했다”며 “이념적으로 경도된 인물을 출연시켜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한미 동맹을 훼손하는 데 대해 분노한다”고 밝혔다. 향군은 또 “이 전 대통령을 폄훼하고 모욕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탄생과 자유민주체제를 부정하는 것이며 한미 동맹을 폄훼하는 것으로 공영방송으로선 있을 수 없는 치명적 과오를 저지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향군은 KBS의 대국민 사과와 김 교수의 해당 프로그램 퇴출을 요구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북측 인원을 철수한 이후 남북 군사합의 이행에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 군 당국이 북측에 제안한 군사회담 개최도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측은 24일 현재까지 군사회담 제안에 답을 하지 않고 있다. 군 당국은 지난주 군통신선을 통해 지난해 10월 26일 이후 열리지 않았던 남북장성급 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4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3월 중 군사회담을 열어 9·19 군사합의에 대한 실질적 이행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보고한 데 따른 조치였다. 그러나 남북관계 개선의 상징격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북측 인원을 철수하며 남한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드러낸 북한이 군사분야에서 신뢰를 표하며 회담에 나올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비무장지대(DMZ) 내에서의 남북 공동유해발굴도 당분간 쉽지 않을 듯하다. 군사합의서에는 남북이 다음 달 1일부터 DMZ 내 화살머리고지에서 공동유해발굴을 진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위해 군 당국은 남측 유해발굴단을 구성해 이달 6일 북측에 명단을 통보했지만 북측은 발굴 개시 일주일이 남은 현재까지 북측 명단을 통보해오지 않고 있다. 군 당국은 최악의 경우 화살머리고지 내 남측 지역에서 남측만 ‘단독 유해발굴’을 개시하는 방안도 한때 검토했다가 북측 통보를 더 기다려보는 것으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의 민간인 자유왕래 역시 북측이 지난해부터 줄곧 “JSA 공동관리기구에서 사실상 미군인 유엔군사령부는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되지 못하고 있다. 하노이 결렬 이후 미국에 대한 북한의 반발이 더 격해지면서 일각에선 유엔사가 협의 주체로 참여하는 JSA 자유왕래 문제는 결국 무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정작 군 당국은 대외적으로 낙관적인 분위기다. 군 당국은 남북 군사회담 개최 및 군사합의의 정상 이행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남북 간 군 통신선은 정상가동되고 있는 만큼 북한이 조만간 연락해 올 것으로 기대한다. 군사합의는 조금 지연되더라도 결국 이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군 당국이 남북관계 급변 상황을 직시하지 않고 희망사항을 사실인 것처럼 말하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의 해상 불법 환적을 단속할 목적으로 이달 초 일본 사세보항에 배치된 미국 해안경비대 소속 경비함 ‘버솔프(Bertholf)함’이 25일 한국에 들어온다. 미 본토에서 작전하는 군사 조직인 해안경비대 경비함이 국내에 입항하는 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알려졌다. 일괄타결식의 완전한 비핵화를 받아들일 때까지 대북제재를 빠져나갈 틈이 없도록 강력하게 이행하며 압박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21일 군 소식통 및 해경 등에 따르면 버솔프함은 25일경 제주해군기지가 있는 제주민군복합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이후 해경과의 체육행사 등 친선교류 활동을 한 뒤 28일 서귀포 남쪽 공해상에서 가상의 마약류 거래 의심 선박에 대한 한미 연합 검문검색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입항 계획을 잘 아는 정부 관계자는 “버솔프함의 입항은 미국이 지난해 9월 ‘내년 초쯤 입항하겠다’고 제의해 와 줄곧 일정을 조율해 온 사안으로 최근에 결정된 것은 아니다. 친선 교류 및 정례적인 훈련을 위한 입항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 정부가 완전한 비핵화 전에는 대북제재를 완화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상황에서 진행되는 미 본토 경비함의 한국 입항을 친선 차원으로만 해석하긴 어려워 보인다. 특히 12년 만에 미국이 본토에 있던 경비함의 한국 입항을 결정한 것은 대북 경고는 물론이고 북한의 입장 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동시에 담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버솔프함은 우리 해경 5002함 등과 함께 훈련하며 추적, 검문검색, 고속정을 이용한 문제 선박으로의 진입 등 불법행위 선박을 검거하기 위한 모든 절차를 숙달할 계획이다. 표면적으로는 마약 거래 의심 선박을 대상으로 한 단속 훈련이지만 석유 밀수입, 석탄 밀수출을 위해 북한이 자주 하는 것으로 파악되는 ‘선박 대 선박 불법 환적’을 단속하는 절차를 북한 코앞의 해역에서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군 관계자는 “훈련 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미 경비함이 한반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북한의 불법 환적 시도가 크게 위축되는 등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19일(현지 시간)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버솔프함의 사세보항 배치를 알리며 임무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해 이뤄지는 불법 환적 단속’이라고 적시하기도 했다. 통상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특정 자산의 배치 소식을 알릴 때 ‘작전 지역 숙달 훈련’ 등으로 임무를 두루뭉술하게 표현해 왔다. 동시에 미 경비함의 한국 입항은 한국 정부에 대한 경고 시그널로도 해석된다. 한국 정부가 남북 경협을 강조하며 북한의 대북제재 완화 주장을 뒷받침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한 불편함이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다.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제2차관(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북한에 대해선 ‘단계적 비핵화 주장을 접고 협상장으로 나올 때까지 대북제재의 고삐를 죄며 압박하겠다’는 메시지를, 우리 정부엔 ‘대북제재를 더 엄격하게 이행하는 데 동참하라’는 메시지를 동시에 발신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이달 4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경남 사천시 용당리에서 ‘KAI 우주센터 부지조성 착공식’을 열었다. KAI 우주센터에는 실용급 위성 6기를 동시에 조립할 수 있는 조립장과 최첨단 위성시험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국내 최초로 중대형급 위성 개발 및 양산, 연구 등이 모두 이뤄지는 민간 우주센터 건립이 첫발을 뗀 것. KAI 우주센터에는 550명 규모의 연구개발(R&D) 사무동도 들어선다. 이를 통해 KAI는 위성 설계부터 제작, 조립, 시험 과정 전반이 한 공간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항공개발 R&D 인력과의 신속한 협업이 가능하게 해 개발 시너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미 올해 1월부터 대전 연구센터에 있는 인력 200여 명이 순차적으로 사천으로 이동 중이다. KAI는 올해 8월까지 총 면적 2만9113m² 규모의 부지를 조성하고, 내년 6월까지는 연면적 1만7580m² 규모의 민간 우주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KAI는 이번 우주센터 건립이 우주 산업화를 민간이 주도하는 도약의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AI는 이미 정부 주도의 다목적실용위성 1, 2호(460∼800kg)를 비롯해 3호, 5호, 3A호, 6호, 7호(1∼1.5t) 전 분야 개발에 참여하며 경험을 축적해왔다. 천리안 위성(2.5t) 및 정지궤도복합위성 2A호, 2B호(3.5t) 위성본체 국산화 개발에도 참여해 저궤도와 정지궤도에서 운영되는 중대형 위성 본체 설계 및 검증, 핵심부품 제작, 우주인증, 조립 및 시험 능력도 확보했다. KAI는 첫 민간 주도 실용위성 개발 사업인 ‘차세대 중형위성’ 사업을 수행하며 500kg급 표준 위성 플랫폼을 확보하기 위한 우주 기술도 획득해왔다.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차세대 중형위성 1·2호기는 고해상도(흑백 0.5m급, 컬러 2.0m급) 광학카메라를 탑재한 국산 중형위성의 표준 모델이다. 정부의 우주기술 산업화 전략 일환으로 추진되는 차세대 중형위성 사업은 과거 정부출연연구기관(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도해온 위성사업과 달리 2호기부터 민간기업인 KAI가 개발을 주도하게 된다. 500kg급 정밀 광학관측위성으로 개발될 차세대 중형위성 2호기는 효과적인 국토 관리, 재난·재해 대응 등을 위해 고도 500km 궤도에서 위성영상을 수집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내년 중 발사가 목표다. 다만 1호기는 정부와 KAI가 공동개발하는 방식을 택했다. KAI는 이 사업을 계기로 500kg급 표준 위성 플랫폼을 확보해 독자적인 위성 체계 개발과 양산은 물론이고 수출길까지 개척한다는 방침이다. KAI는 지난해 말에는 총 1조2000억 원대 규모의 군 정찰위성 개발 사업 중 ‘SAR(고해상도 영상레이더) 위성체’ 분야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군 정찰위성 개발사업은 북한 내 미사일 발사 등 도발 임박 징후 등을 추적할 대북 핵심 감시 자산으로 우리 군이 운용할 정찰위성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한국군의 독자적인 감시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에 KAI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KAI는 이번 계약을 통해 민간 위성에서 군 정찰위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등 독자적인 우주기술 역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AI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는 EO(전자광학)·IR(적외선 장비) 탑재 위성의 본체 개발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KAI는 2021년 발사를 목표로 하는 한국형발사체(KSLV-Ⅱ) ‘누리호’와 관련해서도 총조립을 맡아 발사체 조립설계, 조립용 장비 설계 및 시험, 1단 추진제 탱크 제작에 나서는 등 위성사업을 넘어 사업을 우주산업 전반으로 확장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추진하는 달 탐사 궤도선 공동설계는 물론이고 구조 부분과 주요 전장품 개발, 본체 개발에도 참여 중이다. KAI는 항공사업뿐 아니라 위성과 발사체 등 우주사업 참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국내 민간 우주기술 고도화와 산업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이달 말에는 KAI 종포사업장에서 제작 중인 한국형 발사체 1단 추진제 탱크 출고식 행사가 열린다. 추진제 탱크는 로켓엔진과 더불어 발사체 개발에 있어 핵심부품으로 꼽힌다. 국내 독자기술로 탱크 설계 및 공정개발을 병행하는 과정에서 KAI 기술진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의 협업을 통해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며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 KAI 기술진은 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를 통해 이미 성능이 검증된 75t 엔진 4기가 장착되는 1단 로켓과 위성을 탑재하게 될 3단 로켓 조립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1단 엔진은 75t급 엔진 4기를 묶어 300t급 추력을 갖게 되는데 엔진 여러 기를 결합하는 클러스터링(clustering) 기술 역시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기술이다. 누리호 개발은 현재 5부 능선 즈음에 와 있다. 국가 우주 미래를 위한 사업인 만큼 발사체 조립도 긴 호흡으로 진행 중이다. KAI 관계자는 “세계 우주강국들이 앞다퉈 달은 물론 화성과 소행성 탐사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KAI는 대한민국 역시 세계 우주강국들과 나란히 우주강국이 되는 새 역사를 쓰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