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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진상위)가 2일 천안함 피격 사건을 재조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합조단)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좌초설을 계속 제기한 신상철 씨의 진정을 지난해 12월 수용해 재조사 개시를 결정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자 이를 뒤집은 것이다. 진상위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진정 사건에 대해 위원회 전체회의 결과 7인 위원이 모두 참석해 만장일치로 ‘각하’ 결정했다”고 밝혔다. 각하 결정은 오전 11시 회의 개시 후 30분 만에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이인람 위원장은 전날(1일) 전사자 유족 등을 면담한 뒤 “사안의 성격상 최대한 신속하게 각하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결정할 예정”이라면서 긴급회의 개최를 예고한 바 있다. 진상위는 각하 이유에 대해 “진정인(신 씨)이 천안함 사고를 목격했거나 목격한 사람에게 그 사실을 직접 전해 들은 자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부터 1일까지 신 씨가 진정인 요건에 해당된다고 판단해 재조사를 결정했다는 입장을 고수하다가 돌연 번복한 경위에 대해 진상위 관계자는 “유족 면담 등의 결과를 두루 고려한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군 안팎에선 유족과 생존 장병의 반발, 비난 여론 확산 등 파장이 커지자 진상위가 ‘백기’를 든 걸로 보고 있다. 진상위의 재조사 결정을 접한 유족들은 즉각 철회와 사과를 요구했고, 전준영 천안함 생존자 예비역 전우회장은 소셜미디어에 “나라가 미쳤다. 몸에 휘발유 뿌리고 청와대 앞에서 죽고 싶은 심정”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인터넷에도 진상위와 정부를 비판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특히 군은 지난해 12월 진상위로부터 재조사 개시 결정문을 통보받고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실무 선에서 전결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진상위가 국방부 조사본부에 통보한 19건의 결정문에 천안함 재조사 건도 포함돼 있었는데 실무자가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전결 처리했다는 것이다. 진상위의 재조사 결정에 대해 “타 기관 업무에 대해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던 군이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사안의 중대성을 간과하는 바람에 유족과 생존 장병에게 더 큰 상처를 주고 논란을 키웠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진상위가 논란이 불거진 지 이틀 만에 각하를 결정한 데 대해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이번 사태가 정치적 역풍으로 번지자 청와대가 진화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는 이날 브리핑에서 “위원회 결정 과정에는 청와대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면서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당시 장병들에게 위로와 함께 깊은 경의를 표했다. 이것이 대통령의 진심”이라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함장 장병들에 대한 보답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성우 천안함 46용사 유족회장은 “진정이 접수된 때부터 지난해 말 조사 개시를 결정하게 된 과정을 소상히 밝히고 위원회 차원에서 유가족과 생존 장병들에게 사과 성명을 발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천안함 생존 병사 안재근 씨(30)는 “대통령이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 생존 장병들을 돕겠다’고 말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위원회의 재조사 소식을 듣게 돼 배신감을 느꼈고 먼저 간 전우들에게 죄책감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2015년 북한군의 목함지뢰 도발로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예비역 중사도 2일 페이스북에 “천안함 재조사가 무슨 말이냐”며 “북한이 왜 그리도 좋냐”고 분노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박효목·조응형 기자}

대통령 직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진상위)가 2일 천안함 피격사건을 재조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합조단)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좌초설을 계속 제기한 신상철 씨의 진정을 지난해 12월 수행해 재조사 개시를 결정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자 이를 뒤집은 것이다. 진상위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진정사건에 대해 위원회 전체회의 결과 7인 위원이 모두 참석해 만장일치로 ‘각하’ 결정했다”고 밝혔다. 각하 결정은 오전 11시 회의 개시 후 30분 만에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앞서 이인람 위원장은 전날(1일) 전사자 유족 등을 면담한 뒤 “사안의 성격상 최대한 신속하게 각하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결정할 예정”이라면서 긴급회의 개최를 예고한 바 있다. 진상위는 각하 이유에 대해 “진정인(신 씨)이 천안함 사고를 목격했거나 목격한 사람에게 그 사실을 직접 전해들은 자에 해당한다고 볼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부터 1일까지 진상위는 신 씨가 진정인 요건에 해당된다고 판단해 재조사를 결정했다는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진상위 관계자는 판단의 번복 경위에 대해 “구체적 내용은 확인해줄수 없다”면서 “위원들이 유족 면담 등의 결과를 두루 고려한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군 안팎에선 유족과 생존 장병의 거센 반발, 비난 여론 확산 등 파장이 커지자 진상위가 ‘백기’를 든 것으로 보고 있다. 진상위의 재조사 결정을 접한 유족들은 즉각 철회와 사과를 요구했고, 전준영 천안함생존자 예비역 전우회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나라가 미쳤다. ”에 휘발유 뿌리고 청와대 앞에서 죽고 싶은 심정“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인터넷에도 진상위와 정부를 비판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진상위의 이례적인 신속 각하 결정을 두고서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이번 사태가 정치적 역풍으로 번지자 청와대가 진화에 나선게 아니냐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날 브리핑에서 ”위원회 결정 과정에는 청와대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면서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당시 장병들에게 위로와 함께 깊은 경위를 표했다. 이것이 대통령의 진심“이라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함장 장병들에 대한 보답을 한 치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성우 천안함 46용사 유족회장(60)은 ”각하 결정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아무런 자격이 없는 사람의 진정을 받아들인 것이 문제“라며 ”진정이 접수된 때부터 지난해 말 조사 개시를 결정하게 된 과정을 소상히 밝히고 위원회 차원에서 유가족과 생존 장병들에게 사과 성명을 발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공식적으로 ‘천안함 폭침은 명백히 북한의 소행’이라고 밝혀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천안함 생존 병사 안재근 씨(30)는 ”대통령이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 생존 장병들을 돕겠다‘고 말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위원회의 재조사 소식을 듣게 돼 배신감을 느꼈고 먼저 간 전우들에게 죄책감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안 씨는 ”아직도 매년 3월 26일이 다가오면 PTSD 증상이 심해지는데, 이런 일까지 겹쳐 평소보다 강한 안정제와 수면제를 먹어야 했다. 다른 장병들도 서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미국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 미사일(AGM-183A)’의 첫 시험발사를 조만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위협과 중국, 러시아의 군사적 팽창에 맞선 미국의 신형무기 개발이 가속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미 공군에 따르면 B-52H 전략폭격기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을 공중 발사하는 시험이 수일 안에 이뤄질 계획이다. 캘리포니아주 인근 태평양 공해상에는 지난달 30일부터 항행금지구역이 설정돼 1일경 시험발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 공군은 B-52H 폭격기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장착해 비행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실제 발사한 적은 없다. 그간의 비행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첫 시험발사에 나서는 것이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공중 발사 후 분리된 탄두가 최대 음속의 20배(시속 약 2만4690여 km) 이상으로 낙하해 지상 표적을 타격한다. 부산 인근 상공에서 쏘면 평양을 85초 만에 타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음속의 5배 이상으로 변칙 기동이 가능하고 낙하속도가 빨라 현존 미사일 방어체계로는 요격이 불가능하다. 전 세계 어디든 1∼2시간 내 타격이 가능해 전쟁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도 불린다. 미국은 공중발사 테스트를 완료한 뒤 이르면 내년부터 전력화할 계획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군이 아파치급 대형공격헬기를 해외에서 추가 도입하는 한편 기뢰제거용 소해헬기는 국내 연구 개발을 통해 확보하기로 했다. 방위사업청은 31일 제134차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사업추진기본전략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은 2022~2028년까지 약 3조 17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36대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후보 기종을 대상으로 시험평가와 입찰 절차를 거쳐 최종 선정될 예정이다. 현재 육군이 운용하고 있는 ‘아파치 가디언(AH-64E)’과 동급 기종이 도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방산업계는 보고 있다. 군은 2012~2021년 약 1조 9000억 원을 투입한 대형공격헬기 1차 사업을 통해 아파치 가디언 36대를 도입 배치한바 있다. 현존 최강의 공격헬기로 평가받는 아파치 헬기는 대전차미사일과 공대공·공대지 유도탄, 기관포 등 강력한 무장을 장착한다. 북한의 대규모 전차 부대와 공기부양정 저지 임무 등을 수행한다. 군 관계자는 “1차 때와 도입대수는 같지만 물가 상승과 시설, 탄약 등 장비가 추가되면서 총사업비가 늘었다”고 말했다. 해상 교통로와 상륙 해안에 설치된 기뢰를 탐색·제거하는 소해헬기 도입 사업에는 2022~2030년까지 약 8500억 원이 투입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제작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마린온)를 모체로 국내 기술로 개발된다. 이날 회의에선 신형 이지스 구축함 2번함 건조 계획안도 의결됐다. 군은 2028년까지 약 3조 9200억 원을 들여 3척의 신형 이지스함을 확보할 계획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좌초 사고로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가 마비되자 아프리카 최남단인 희망봉으로 돌아오는 우리 국적 선박들을 보호하기 위해 청해부대가 투입됐다. 군은 29일 청해부대가 수에즈 운하에서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우리 국적의 선사 선박들을 보호하기 위한 작전활동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청해부대는 이날 오후 아덴만 일대로 이동해 임무 준비태세에 들어갔다고 군은 전했다. 수에즈 운하 마비가 장기화되자 HMM(옛 현대상선)은 운하를 통과할 예정이던 아시아~유럽 항로 선박 4척의 항로를 희망봉 경유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봉을 경유하면 운송기간이 1주일이 더 걸리고, 해적의 주무대인 아프리카 북동부, 서아프리카 해역을 거쳐야 한다. 청해부대 34진은 한국형구축함인 문무대왕함(4400t)을 주축으로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요원으로 편성된 검문검색대, 해상작전헬기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등 300여 명으로 구성됐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올해 1월 14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북한 당 대회 열병식의 ‘클라이맥스’는 북극성-5형으로 추정되는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었다. 지난해 10월 당 창건 열병식에서 공개한 북극성-4형보다 탄두부를 키운 ‘다탄두 SLBM’이 유력시되면서 북한의 핵 위협이 조만간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어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여러 발의 핵탄두를 장착한 SLBM은 위성의 감시를 따돌리고 바닷속 잠수함에서 기습 발사된 뒤 복수의 표적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어 ‘최종 병기’로 불린다. 적국의 핵 공격에도 살아남아 ‘제2격(핵보복)’을 가할 수 있는 유일한 핵무기이기도 하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2016년 북극성-1형과 2019년 북극성-3형의 시험 발사에 성공한 이후 SLBM의 탄두 중량과 사거리 증대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형 SLBM의 등장이 북핵 고도화의 징후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북한은 3월 25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자 지난해 3월 이후 1년 만에 단거리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이 함경남도 연포비행장에서 발사한 미사일은 1월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으로 탄두 무게를 크게 늘려서 전술핵 탑재도 가능한 것으로 한미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앞서 이달 17일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처음 개최된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에서도 북한 핵·탄도미사일 위협이 동맹의 최우선 관심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北 대미·대남 핵무력 극대화에 다걸기실제로 북-미 비핵화 협상이 ‘하노이 노딜’(2019년 2월) 이후 장기간 교착되는 국면을 틈타 북한은 한미를 겨냥한 핵무력 강화에 ‘다걸기(올인)’하는 행태를 보였다. 지난해 10월 당 창건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때릴 수 있는 화성-14·15형 등 기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뿐만 아니라 바퀴축이 11개나 되는 ‘초대형 괴물 ICBM’까지 공개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그뿐만 아니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초 당 대회 결산 보고에서 “핵 선제 및 보복타격”을 거론하면서 핵무기를 장착한 전략핵추진잠수함(SSBN)과 전술 핵무기 개발 사실까지 언급했다. 사실상 미국과 한국을 상대로 핵으로 공격하겠다는 위협을 노골화한 것이다. 군은 북한이 수 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폭발력)급 전술핵을 변칙 기동이 가능한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같은 대남타격 신종 무기에 장착한 뒤 장사정포와 함께 대량으로 섞어 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패트리엇(PAC-3) 요격미사일로 구성된 미사일방어망의 완벽한 대처가 힘들기 때문이다. 군 당국자는 “북한은 다종·다양화된 핵무기를 대거 배치해 한미 양국에 대한 전략·전술적 우위를 점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유사시 미 본토에 대한 핵 공격 위협으로 미 증원전력의 한반도 개입을 차단하는 동시에 대남 핵 위협으로 전쟁을 조기에 종결짓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최근에도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징후가 속속 감지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북한 전문 매체 등에 따르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영변 핵시설 일대와 평양 인근 강선의 농축시설, 평안북도 용덕동의 핵무기 저장 추정 시설에서 이상 조짐이 잇달아 위성에 포착됐다. 특수궤도차와 액체질소 운반용 트럭이 드나들고, 새로운 구조물이 들어서는 점으로 볼 때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물질 증산의 가속화 신호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 7월 미 육군은 자체 보고서에서 북한이 매년 6개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고, 그해말까지 최대 100개의 핵무기를 갖게 될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선 북한의 핵 소형화 성공 가능성이 제기됐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핵무력은 완성 수준을 넘어 양산 단계로 진입해 질적 양적으로 극대화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걸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 비핵화 고삐 죄는 美, 도발 타이밍 노리는 北북한의 핵 위협이 위험수위로 치닫자 바이든 미 행정부의 상응 조치도 가시화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달 초 공개한 ‘잠정적 안보전략 지침’에서 북한을 중국, 러시아, 이란과 함께 주요 안보위협으로 지목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제재든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선행돼야 하고,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처럼 ‘보여주기식 협상’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대북 군사적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존 하이튼 미 합참차장은 지난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2017년 당시 북한이 미 본토를 향해 핵미사일을 쏠 가능성이 있었다면서 미사일방어 능력 강화의 가장 큰 이유로 북한 미사일 위협을 지목했다. 또한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의 마이크 스튜드먼 정보국장이(해군 소장)은 국제 안보 관련 행사 연설에서 최근 북한의 핵 재처리 관련 동향을 심각히 우려한다며 도발 가능성을 주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도발 수위를 점차 높여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바이든 행정부가 압박·제재 위주의 새로운 대북정책을 실행할 경우 그에 상응해 무력시위 강도를 증가시켜 갈 것이란 얘기다. 군 소식통은 “북한은 미국을 협상판으로 유인할 수 있는 도발 유형과 최적의 타이밍을 고민할 것”이라며 “신형 SLBM과 ICBM 도발까지도 강행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방위산업은 국가 안보와 국방력의 원천북한의 핵 위협이 가중될수록 국가 안보의 중요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유사시 대한민국의 영토와 국민을 든든히 지켜낼 국방력을 갖추는 것은 취사선택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위협도 대처할 수 있는 국방력을 건설하려면 탄탄한 방위산업이 토대가 돼야 한다. 실제로 국내 방위산업의 반세기 역사는 숱한 안보적 도전을 극복하면서 기적과 같은 도약과 발전으로 점철됐다. 1970년대 초 북한의 위협과 주한미군 철수 등 안보 위기가 불거지자 당시 정부는 ‘자주국방’을 기치로 무기 국산화의 시동을 걸었다. 모든 분야의 인력과 기술, 자원 등 국가적 역량을 쏟아부어 미국 무기를 역조립하는 것을 시작으로 군용차량과 함정, 전차, 자주포를 자체 생산했고, 잠수함까지 독자 건조할 정도로 역량을 키웠다. 1990년대 이후에는 함대함 유도미사일 등 정밀유도무기를 비롯해 초음속 고등훈련기와 경공격기, 헬기를 설계 제작하는 ‘방산 강소국’ 반열에 올라섰다. 2010년대 들어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천궁 유도탄을 개발 배치하는 한편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와 한국형 전투기(KFX)의 전력화도 추진 중이다. 해외 수출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1970년대 중반까지 미국과 필리핀 등에 소총 탄약을 팔던 시절에서 2000년대 이후에는 전차와 자주포, 경공격기, 잠수함 등 주력 무기들을 유럽 등 80여 개국에 수출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열린 중동 지역 최대 방위산업 전시회인 ‘IDEX 2021’에도 한화디펜스와 LIG넥스원, 현대로템, SNT모티브 등 주요 방산업체들이 참가해 호응을 이끌어내는 등 수출 시장 개척에 청신호를 올렸다. 하지만 고속 성장을 거듭해온 국내 방위산업이 한계에 봉착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최근 몇 년간 주요 방산기업의 매출과 수출, 영업이익이 정체되는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까지 겹쳐 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등 경쟁국의 저가 공세와 주요 방산 선진국들의 대한(對韓) 견제는 날로 심화되는데 과도한 지체상금(납기 지연 벌금)을 비롯한 방산 관련 규제는 별로 달라진 게 없어서 수출시장에서 ‘K방산’이 고군분투하는 것도 현실이다. 방위산업이 제2의 기적을 일궈내려면 범국가적 지식 기반 및 먹거리 산업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방위산업을 사회 전 분야의 연구 인력과 기술과 역량이 한데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국가 종합산업으로 바꾸는 정책적 조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국방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범부처 차원의 ‘컨트롤타워’를 구성해 인공지능(AI), 드론, 로봇, 3D프린팅 등 4차 산업혁명의 첨단기술을 접목해 경쟁력 강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달부터 시행된 ‘방위산업 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방위산업발전법)’이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이 법률은 국내 업체가 개발 중이거나 개발을 끝낸 국산 부품을 무기체계 연구개발 및 전력 운영 사업에 우선 적용하고, 군이 해당 제품의 시험평가를 지원하는 조항이 주 내용이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방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고난도 기술 개발이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을 국책사업으로 지정해 지체상금 감면과 개발 기간 연장 등의 혜택을 주는 내용도 담겨 있다. 국방기술의 연구개발에 대한 민간기업의 참여 기회를 활성화하고, 산학연 중심의 과제 기획과 연구개발을 확대하는 내용의 ‘국방과학기술혁신 촉진법’도 더욱 내실화해서 K방산의 부응을 견인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향후 국내 방위산업의 성패는 내수 중심에서 수출형 사업으로 얼마나 빨리 탈바꿈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범정부 차원의 과감한 규제 철폐와 제도적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25일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자 1년 만에 ‘북한판 에이태킴스(전술 단거리탄도미사일·KN-24)’가 유력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면서 새 대북전략 채택을 위한 대북정책 검토의 ‘마지막 단계’에 들어선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압박을 본격화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의 25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을 염두에 두고 하루 전날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고 정보위원들이 전했다. 북한은 바이든 기자회견 약 19시간 전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2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위반 사항이 아닌 순항미사일을 쏜 뒤 4일 만에 안보리 위반 사항인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릴레이 발사’로 위협 수위를 높였다. 도발 수위를 한층 높여 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SLBM보다 ‘북한판 에이태킴스’ 테스트 유력 이날 폭스뉴스는 미국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가능성을 보도했다. 하지만 군은 SLBM 여부에 대해 “지상에서 발사됐고, 비행고도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잠수함이나 바지선의 수중 발사대에서 발사돼 수백 km 고도까지 치솟는 SLBM과는 비행 궤적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한미 정보당국은 며칠 전부터 함경남도 함주군 연포비행장 일대 이동식발사차량(TEL)의 전개 동향을 추적한 결과 ‘북한판 에이태킴스’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미 정찰위성과 우리 군의 조기경보기(피스아이)에 포착된 미사일과 TEL의 형체를 볼 때 대남 타격 신종무기의 일종인 KN-24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군이 공개한 비행거리(450km)와 정점고도(60km)도 ‘북한판 에이태킴스’의 비행 궤적과 매우 유사하다. 이 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처럼 저고도로 비행하다 낙하 시 요격을 피하기 위해 급상승하는 ‘풀업(Pull-up) 기동’이 특징이다. 또한 수십, 수백 발의 자탄(子彈)을 쏟아내 목표를 초토화할 수 있다. 특히 ‘북한판 에이태킴스’는 우리 군의 에이태킴스보다 비행 속도가 2배 이상 빨라(음속의 6배 이상) 기습 타격에 용이하다. 휴전선 인근에서 쏘면 청와대(1분 25초)와 계룡대(2분 27초), 부산항(3분 37초) 등 한국 전역을 수 분 내 타격할 수 있다. 한미 군 당국은 재래식 탄두보다는 전술핵을 실어 대남 핵공격용으로 개발됐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번에도 김 위원장의 현장 참관 여부에 대해 군은 “단정적으로 쓰지 말아 달라”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날(24일) 민항기 추적 사이트에 김 위원장의 전용기가 평양 이륙 후 동쪽으로 비행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미 정찰기들도 잇달아 동해상에 전개된 것이 사전 징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의용, 이르면 다음 주 중국 방문 북한이 ‘릴레이 미사일 도발’을 시작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위기를 고조시켜 가면서 바이든 행정부를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 달 미국이 내놓을 대북정책이 억지와 압박에 무게를 둘 경우 미국 위협 능력을 과시할 수 있는 SLBM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까지 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김일성 주석 생일(4월 15일)을 전후한 시기도 추가 도발 시점으로 거론된다. 16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주장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발사 시점이 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 미국을 겨냥해 “적대세력에 맞서 단결을 강화하자”고 한 직후라는 점도 주목된다. 한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이르면 다음 주 중국을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리선권 북한 외무상도 같은 시기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설도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권오혁 기자}

북한이 25일 오전 동해상으로 미상의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군 당국이 밝혔다. 앞서 21일 서해상으로 신형 대함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쏴 올린지 나흘만이다.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상대로 본격적인 도발 공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강원도 지역에서 미상의 발사체가 쏴 올려진 뒤 동해상으로 날아갔다. 구체적인 발사장소와 사거리, 기종 등 제원에 대해선 확인중이라고 군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탄도미사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지난해와 올해 열병식에서 공개한 북극성 계열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시험발사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순항미사일과 달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정면 위배되는 행위다. 앞서 군은 21일 북한이 서해상으로 발사한 순항미사일은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이 아니라는 이유로 외신 보도 이전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에는 북한이 발사와 거의 동시에 군이 공개한 만큼 탄도미사일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신규진 기자}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8일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 직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조건을 (한국군이) 충족하려면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전환 과정을 통해 (한미)동맹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작권 전환은 당초 한미가 합의한 대로 ‘조건 기반(condition based)’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 내(2022년 5월) 전환은 물론이고 전환 시기도 확정짓기 힘들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발표된 회담 공동성명에도 “양국 장관들은 ‘조건에 기초한 전환 계획에 따라 전작권을 전환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재강조하였다”라고 적시됐다. 군 관계자는 “한국군이 조건 충족이 덜된 상태로 특정 시기를 정해 전작권 전환을 강행하지 않겠다는 점을 (미국이) 재차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작권 전환의 3대 조건은 ‘연합방위 주도에 필요한 한국군의 군사능력’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능력’ ‘전작권 전환에 부합한 한반도 및 역내 안보환경’ 등이다. 미국의 이런 입장은 전날(1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도 감지됐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1시간 동안 진행된 회담의 상당 부분을 전작권 전환의 가속화 필요성을 설명하는 데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스틴 장관은 묵묵히 듣기만 했고, 바로 옆자리의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조건충족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불거진 ‘전작권 이견’이 재현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미 비핵화 협상 등으로 4년간 축소된 연합훈련의 정상화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의에 오스틴 장관은 “향후 훈련 계획이나 양상에 대해선 한미 공동의 결정 사안이고 한국 측 지휘부와 계속 협조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대비태세는 한미 모두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처럼 연합훈련을 대북 협상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8일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 직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조건을 (한국군이) 충족하려면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전환 과정을 통해 (한미)동맹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작권 전환은 당초 한미가 합의한 대로 ‘조건 기반(condition based)’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내(2022년 5월) 전환은 물론이고 전환 시기도 확정짓기 힘들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발표된 회담 공동성명에도 “양국 장관들은 ‘조건에 기초한 전환 계획에 따라 전작권을 전환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재강조하였다”라고 적시됐다. 군 관게자는 “한국군이 조건 충족이 덜된 상태로 특정 시기를 정해 전작권 전환을 강행하지 않겠다는 점을 (미국이) 재차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작권 전환의 3대 조건은 ’연합방위 주도에 필요한 한국군의 군사능력‘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능력‘ ’전작권 전환에 부합한 한반도 및 역내 안보환경‘ 등이다. 미국의 이런 입장은 전날(1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도 감지됐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1시간 동안 진행된 회담의 상당 부분을 전작권 전환의 가속화 필요성을 설명하는 데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스틴 장관은 묵묵히 듣기만 했고, 바로 옆자리의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조건충족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불거진 ’전작권 이견‘이 재현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미 비핵화 협상 등으로 4년간 축소된 연합훈련의 정상화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의에 오스틴 장관은 “향후 훈련 계획이나 양상에 대해선 한미 공동의 결정 사안이고 한국 측 지휘부와 계속 협조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대비태세는 한미 모두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처럼 연합훈련을 대북 협상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7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권위주의 정권이 자국민들에게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학대를 자행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북한과의 조속한 대화 재개를 위해 북한이 극도로 민감해하는 인권 문제 제기를 꺼려온 문재인 정부와 전혀 다른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은 것. 그럼에도 정 장관은 “오늘 회담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확고히 정착해 실질적 진전을 향해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방점을 찍어 한미 간 온도 차를 드러냈다.○ 블링컨, 정의용 면전서 작심 중국 비판 이날 오후 방한한 블링컨 장관은 기자들에게 공개된 정 장관과의 회담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기본권과 자유를 옹호하고 이를 억압하는 자들에게 맞서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함께 직면한 도전”이라며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도 했다. 특히 블링컨 장관은 중국에 대해 “강압과 위협을 사용해 체계적으로 홍콩 경제를 침식시키고 있다. 대만의 민주주의를 약화시키고 신장위구르 티베트의 인권을 유린하고 남중국해에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며 중국의 행위를 일일이 열거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지역(인도태평양)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가 위험할 정도로 퇴행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과 인권, 민주주의, 법치를 위한 공통의 비전을 달성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인도태평양은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이 사용하는 개념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방문인 만큼 민감한 이슈는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블링컨 장관이 작심하고 공개 석상에서 중국을 직격한 뒤 한국도 중국과 함께 맞서길 바란다고 강하게 요구한 셈.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동행한 이번 방한의 핵심 목적이 한국에 중국 견제 동참을 요구하면서 북한 인권 문제를 대북정책의 핵심으로 삼는 데 있음을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반발에 ‘한반도 비핵화’라고 표현해온 우리 정부와 달리 블링컨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라고 콕 집어 강조했다. 이로써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는 동시에 대북 유화 기조를 유지해온 문재인 정부가 외교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11년 만에 미 국무, 국방장관이 동시 방한해 18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단된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을 5년 만에 여는 데 대해 “공고한 한미 동맹 강화의 신호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북한과 중국 문제를 둘러싼 한미 간 견해차를 제대로 좁히지 못할 경우 남은 정부 임기 1년간 양국 간 엇박자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국무부도 이날 두 장관의 방한 목적을 설명하는 자료에서 “북한은 국제 평화와 안보, 세계 비확산 체제의 심각한 위협”이라며 “미국은 북한 인권 보호와 증진뿐 아니라 대북 억지 강화와 북한의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美 국방 “한미일 안보 협력” 먼저 제기 오스틴 장관도 이날 서욱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북한과 중국의 전례 없는 도전으로 인해 한미 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한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안보와 안정을 제공하는 핵심 국가”라고 밝혔다. 특히 오스틴 장관은 “한반도와 동북아 주변, 인도태평양 지역이 직면한 공동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관계 개선을 통한 한미일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먼저 제기했다”고 군 관계자가 전했다. 국방부는 “두 장관이 북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고 협력적인 동북아 안보 구도 형성을 위해 한미일 안보 협력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조건의 조기 마련 필요성을 설명했고 오스틴 장관은 듣기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방한한 17일 미 인도태평양공군사령부가 F-22(랩터) 스텔스 전투기를 주일 미군기지로 전진 배치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사진에는 하와이 히캄 기지 소속 F-22 4대가 12일 일본 야마구치현 이와쿠니 미 해병기지에 도착한 장면이 담겨 있다. 미 태평양공군사령부는 “주요 전력의 유연하고 역동적인 배치를 통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을 유지하겠다는 미국의 공약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고도의 전투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F-22는 이와쿠니 기지에 배치된 미 해병대의 F-35B 스텔스 전투기, 일본 항공자위대와 연합훈련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그간 현존 최강의 전투기로 알려진 F-22를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 주로 전진 배치해 왔다. 한국의 휴전선과 직선거리로 약 640km 떨어진 이와쿠니 기지에 배치한 것은 이례적이다. 군 관계자는 “F-22의 작전반경과 성능을 고려할 때 북한에 대한 경고이자 중국 견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수장의 첫 한일 방문에 맞춰서 배치 사실을 공개한 것도 이런 정황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토니 블링컨 미국 국방장관이 17일 “북한의 권위주의 정권이 자국민들에게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학대를 자행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북한이 민감해하는 인권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고 나선 것이어서 북한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날 오후 방한한 블링컨 장관은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기본권과 자유를 옹호하고 이를 억압하는 자들에게 맞서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의 핵미사일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우리가) 함께 직면한 도전”이라며 “한국 및 일본을 포함한 우리의 동맹, 파트너들과 함께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도 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에 대해서도 “강압과 위협을 사용해 체계적으로 홍콩 경제를 침식시키고 있다. 대만의 민주주의를 약화시키고 신장위구르의 티벳의 인권을 유린하고 남중국해에서 국제법을 위반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지역(인도태평양)을 포함한 세계에서 민주주의의 붕괴를 목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 장관은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 근간이자 동북아와 세계 평화번영의 핵심축”이라며 “오늘 회담 결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확고히 정착해서 실질적 진전을 향해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블링컨 장관이 이날 예상과 달리 북한과 중국에 대해 쏟아낸 강경 발언은 블링컨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이번 방한의 주요 목적이 한국에 중국 견제 동참을 요구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북한 인권 문제를 대북정책 핵심으로 삼아 북한에 제기할 방침임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북한의 반발을 고려해 ‘한반도 비핵화’라고 표현해온 우리 정부와 달리 블링컨 장관은 “북한 비핵화”라고 콕 짚어 강조했다. 중국과 관계를 중시해 미중 사이에서 ‘전략성 모호성’을 취하는 동시에 북한과 조속한 대화 재개를 위해 인권 문제 거론을 피하며 대북 유화 기조를 유지해온 문재인 정부가 외교적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11년 만에 미 국무, 국방 장관이 동시 방한해 18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단된 한미 외교·국방장관(2+2)회담을 여는 데 대해 “공고한 한미동맹 강화의 신호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이번 두 장관의 방한에서 북한과 중국 문제를 둘러싼 한미 간 이견을 제대로 좁히지 못할 경우 남은 정부 임기 1년간 양국 간 엇박자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국무부도 이날 이날 두 장관의 방한 목적을 설명하는 ‘철통같은(Ironclad) 한미동맹 강화’ 제목의 자료에서 “북한은 국제평화와 안보 세계 비확산 체제의 심각한 위협”이라며 “미국은 북한 인권 보호와 증진뿐 아니라 대북 억지 강화와 북한의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의 기대와 달리 당장 북한과 협상에 나서기보다 압박을 통해 북한의 심각한 위협을 억지하는 데 우선 초점을 두겠다는 것.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도 이날 서욱 국방부 장관과 회담에서 “북한과 중국의 전례 없는 도전(challenges)으로 인해 한미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한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안보와 안정을 제공하는 핵심 국가”라고 밝혔다. 북한의 핵위협과 중국의 역내 질서 도전에 맞설 한미일 안보 협력의 필요성도 먼저 제기했다. 국방부는 “두 장관이 북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고 협력적인 동북아 안보 구도 형성을 위해 한미일 안보 협력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이 “한반도와 동북아 주변, 인도태평양 지역이 직면한 공동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관계 개선을 통한 한미일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것. 서 장관은 “국방부 차원에서 예정된 한일, 한미일 안보협력이 차질없이 추진될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군은 전했다. 국무부도 이날 자료에서 “한미일 3각 협력 강화”를 강조하면서 “공고하고 효과적인 한미일 3각 관계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인권을 지키며 인도태평양과 세계의 규칙을 증진하기 위한 우리의 공동 안보와 이익에서 중요하다”고 했다. “한일관계보다 더 중요한 관계는 없다”고도 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심판의 날 항공기(doomsday plane)’로 불리는 핵공중지휘통제기(E-4B)를 타고 17일 한국을 찾는다. 미 국방장관이 E-4B를 이용해 방한하는 것은 북핵 위협이 정점으로 치닫던 2017년 2월 당시 제임스 매티스 장관의 한국 방문 이후 4년 만이다. 최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의 대북 미사일 요격망 강화 발언에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경고가 담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13일(현지 시간)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E-4B를 타고 순방에 나섰다. 첫 도착지인 하와이의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와 일본을 거쳐 17일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동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늘의 펜타곤(국방부)’ ‘나이트워치’란 별칭을 가진 E-4B는 핵전쟁 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폭격기, 핵잠수함 등 모든 핵전력에 공격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심판의 날 항공기로 불리는 이유다. 모든 육해공 부대의 실시간 지휘도 가능하다. 기체 안팎에는 핵폭발 시 발생하는 전자기펄스(EMP)에도 전자 장비를 보호할 수 있는 방어 시스템을 갖췄다. 역대 미 국방장관들은 E-4B를 타고 방한해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하는 한편 북한의 도발 위협에 경고했다. 2017년 2월 당시 매티스 장관도 한미 국방회담에서 “(북한이) 미국과 동맹국에 어떤 핵무기로 공격해도 반드시 격퇴시킬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6월 북한 매체들이 “서울 불바다설이 다시 떠오를 수 있다”며 군사적 위협을 거론하자 미 전략사령부가 E-4B의 훈련 장면을 전격 공개하기도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천안함 폭침 도발의 생존 장병인 신은총 예비역 해군 하사(35)가 최근 자택을 찾아 ‘국가유종자의 집’ 명패를 부착하고, 각별히 배려해 준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신 하사는 천안함 폭침 당시 척추와 다리에 중상을 입고 구조된 뒤 지금까지 부상 부위에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과 투병 중이다. 그는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황 처장님이) 준비해주신 차로 화요일에는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학과, 그리고 어제 금요일에는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신경외과 정신건강의학과를 다녀왔다”며 “오자마자 연락을 드리고 싶었지만 기력이 떨어져서 오늘에서야 연락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서 “진짜 누추한 집에서 장관님과 여러분들을 맞이할 뻔했지만 해군과 천안함 재단, 여러 국민들의 도움으로 그나마 지금의 좋은 집에서 우리 장관님을 맞이할 수 있게 돼서 너무도 감사드린다”며 “이렇게 좋은 집을 주셔서 어떻게 이 은혜를 다 갚아야 할지”라고 적었다. 그는 “이제 이사를 한지 약 2주 정도 됐다”며 “저희 집에 방문하셨을 때 지팡이를 사라고 어머니 손에 꼭 쥐어 주셨던 돈으로 실내에서 사용하게 될 같은 모델 지팡이 하나 더 사게 됐다. 너무 감사드리고 진짜 잘 쓰겠습니다”라면서 새 지팡이의 사진을 올렸다. 이에 대해 황 처장도 보훈처의 SNS을 통해 “대한민국은 신은총 하사의 희생과 헌신적인 자세에 감사하게 생각하며 이에 보답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더욱 힘내시고 잘 견디어주길 바랍니다”라는 답글을 남겼다. 앞서 해군참모총장 출신인 황 처장은 ‘서해수호의 날(매년 3월 마지막 주 금요일)’을 앞두고 10일 제2연평해전 전사자인 윤영하 소령의 모교(인천 송도고)를 찾아 추모행사를 주관하고, 신 하사와 천안함 피격 전사자인 민평기 상사의 집을 찾아 국가유공자 명패를 부착하고 위로의 뜻을 전한 바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사진)이 올해 안으로 대북 미사일 요격망이 획기적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동시 방한(17일) 및 5년 만의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18일)을 앞두고 북한 핵·미사일 대응에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대중정책에 대한 동맹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10일(현지 시간) 미 하원 군사위원회가 주최한 화상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 미사일 역량 강화의 대응 관련 질의에 “미사일방어청(MDA)이 개발 중인 3가지 특정 능력 가운데 1개는 이미 한국에 구축됐다”면서 “다른 2개 능력도 올해 안에 (한국에) 갖춰지게 되면 우리의 탄도미사일 방어 능력은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 군의 연합 미사일 방어능력은 매우 견고하다”며 “몇 년 전 (주한미군이 제기한) 연합긴급작전요구(JEON)에 대한 미 의회의 지지도 확고하다”고 했다. 주한미군 측은 “사령관이 언급한 것은 새로운 요격무기 배치가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업그레이드 작업을 뜻한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은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같은 대남 타격 신종무기와 북극성 계열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북한의 미사일 고도화에 맞서 경북 성주의 사드와 주요 기지의 패트리엇(PAC-3 MSE) 요격 시스템을 3단계에 걸쳐 성능을 개량하고 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언급한 ‘연합긴급작전요구’도 이 작업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1단계는 사드의 발사대와 포대(교전통제소·레이더 등)를 분리 배치한 뒤 원격으로 발사하고, 2단계는 사드 레이더를 이용해 패트리엇 미사일을 원격 발사하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사드와 패트리엇의 요격 범위를 확대하고 대응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3단계는 요격고도와 사거리가 다른 사드와 패트리엇 시스템을 상호 연동시켜 ‘단일 포대’로 운용하는 것이다. 상·하층 방어망을 통합 운용함으로써 사각지대 해소와 요격시간 단축 등 요격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요격하기 힘든 대남 타격 신종무기와 북극성 계열의 준중거리, 화성-12형 등 중거리미사일을 다양한 고도로 섞어 쏠 경우에 대비해 요격망을 더 신속하고 촘촘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사일방어청이 공개한 2021 회계연도 예산안에 따르면 사드 업그레이드의 1단계는 2019년 말에 완료됐고, 2, 3단계는 2021년 상반기에 끝내는 걸로 돼 있다. 일각에선 중국의 반발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드는 자국을 겨냥한 무기라면서 한국을 압박해온 중국이 한미 2+2 회담을 앞둔 시점에 주한미군 수장의 ‘사드 업그레이드’ 발언을 도발로 간주할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2017년 이후 한반도 긴장은 완화됐지만 한미가 경계태세를 늦출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 “북한은 핵과 첨단 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고 있고, 북한 정권의 비핵화 조치를 시사하는 어떤 징후도 보지 못했다”고도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에도 불구하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조기 전환을 밀어붙이는 한국에 사실상 일침을 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한미가 올해부터 2025년까지 주한미군 주둔을 위해 우리 정부가 부담하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률을 정부의 국방예산 증가율에 연동하기로 합의하면서 분담금 인상률이 대폭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는 방위비 분담금을 물가상승률에 연동해 협정 적용 첫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1, 2% 안팎으로 인상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인상이 시작되는 첫해인 올해를 제외하고 2025년까지 4년간 분담금이 매년 평균 6%가량씩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국방 능력과 재정 수준을 반영해 국력에 걸맞은 분담을 한다는 차원에서 물가상승률이 아니라 국방비 증가율을 적용했다”고 했다. 한미 간 대북정책 조율이 시급하다고 보는 정부가 이를 위한 동맹 복원의 걸림돌을 제거한 데 의미를 부여한 것.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에 너무 많이 양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도 “13.9% 인상, 다소 과도하긴 하다” 외교부는 10일 2020∼2025년 6년 유효 기간의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SMA) 협상을 타결했다며 “합리적이고 공평한 분담 원칙을 지켜낸 협상”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협상 결렬로 공백 상태였던 지난해 분담금은 2019년 수준으로 동결하되 올해부터 2025년까지 방위비 분담금 인상률에 전년도 국방예산 인상률을 적용한다. 올해는 13.9%를 인상해 총액 1조1833억 원을 내기로 했다. 지난해 국방예산 인상률인 7.4%에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증액분 6.5%를 합한 수치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와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각각 기자들과 만나 13.9% 인상이 “적지 않은 증가율인 것은 사실”, “다소 과도한 수치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국방 중기계획(2021∼2025년)에 따르면 올해부터 5년간 연평균 국방비 증액률은 6.1%이다. 협정 마지막 해인 2025년의 분담금이 1조5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조389억 원에서 5년 만에 약 50%나 증가하는 셈. 한국이 부담하는 6년 치 분담금(약 7조6850억 원)은 올해 국방예산(52조8401억 원)의 약 14.5%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다년 계약에 분담금 인상률을 국방예산 증가율에 연동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동안은 인상률에 소비자물가지수를 적용했다. 9차 협정(2014∼2018년)은 물가지수와 연동하되 4%를 넘는 상한선도 있었다. 협정 첫해를 제외한 4년간 매년 인상률이 1% 안팎에 그쳤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국력에 걸맞은 분담과 동맹관계의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며 “예측 가능하고 국회가 심의, 의결하는 객관적인 국방비 증가율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방비 증가율 적용, 우리가 먼저 제안 하지만 이번 결과가 ‘트럼프 효과’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부로 협상이 결렬되기 전 우리 측이 ‘첫해 방위비 13.6% 인상, 매년 인상률의 국방비 증가율과 연동’을 제안해 잠정 합의에 이르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리한 증액 요구에 내놓은 고육지책이었던 것. 이번 결과는 당시 제안과 유사하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기존 협상안을 고수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했던 전략무기 전개 및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보완전력 운용비, 주한미군 순환배치 관련 비용, 미국산 무기 구매 비용 등은 분담금에 포함하지 않기로 미국과 합의했다”고 전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권오혁 기자}

천안함 폭침과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 도발의 희생 장병들을 기리는 ‘서해 수호의 날’(26일·매년 3월 마지막 주 금요일)을 앞두고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예비역 대령)이 9일 자신의 블로그에 천안함이 피격되기 전 마지막으로 부두에 정박한 사진을 공개했다(사진). 그가 공개한 흑백 사진에는 2010년 3월 천안함이 출동 임무를 앞두고 해군 2함대사령부가 있는 평택항에 정박 중인 모습이 담겨 있다. 최 대령은 “2010년 3월 (천안함의) 마지막 평택항 정박 사진입니다. ‘천안’이라고 적힌 부분이 육지에서 배로 오르는 현문 사다리라고 하는 기구인데 함 마크를 보니 가슴이 아려옵니다”라고 적었다. 앞서 그는 8일 블로그에 “사지에서 돌아온 생존자들에게 패잔병이라 한 사람들” “생존 장병의 말은 믿지 않고 적의 주장을 믿는 사람들” 등 11개 사례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생존 장병들에게 사과하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그들은 어떤 보상을 바라지 않는다. 단지 살아 돌아와서 고맙다는 한마디를 듣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천안함 폭침(2010년 3월 26일)과 제2연평해전(2002년 6월 29일), 연평도 포격 도발(2010년 11월 23일)로 희생된 55용사를 기리는 ‘서해 수호의 날(26일·매년 3월 마지막 주 금요일)을 앞두고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예비역 해군 대령)이 9일 자신의 블로그에 천안함이 피격되기 전 마지막으로 부두에 정박한 사진을 공개했다. 최 전 함장은 지난달 말 전역 한 뒤 블로그를 통해 천안함과 관련된 허심탄회한 얘기를 공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가 공개한 흑백 사진에는 2010년 3월 천안함이 출동 임무를 앞두고 해군 제2함대사령부내 평택항에 정박 중인 모습이 담겨있다. 최 대령은 블로그에 “2010년 3월 (천안함의) 마지막 평택항 정박 사진입니다. ’천안‘이라고 적힌 부분이 육지에서 배로 오르는 현문 사다리라고 하는 기구인데 함 마크를 보니 가슴이 아려옵니다”라고 적었다. 앞서 최 대령은 8일에도 블로그에 ’냉대와 사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천안함 생존 장병들이 제대로 예우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우들 다 죽이고 너희만 살아 돌아왔다고 비난했던 사람들”, “사지에서 돌아온 생존자들에게 패잔병이라 했던 사람들”, “표현의 자유를 핑계로 온갖 음모와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 “생존 장병의 말은 믿지 않고 적의 주장을 믿는 사람들” 등 11개 사례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생존 장병들에게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따뜻한 방에서 천안함에 악플을 다는 순간에도 차디찬 바다와 냉혹한 사회에서 먼저 간 전우들을 그리워하며 죽지 못해 이를 악물고 버티고 또 버티고 있는 생존 장병들이 있다”면서 “그들은 그 어떤 보상을 바라지도 않는다. 단지 살아 돌아와서 고맙다는 한마디를 듣고 싶어한다”고 토로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양국의 남중국해 ‘기싸움’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주요 섬을 군사요새화해 남중국해를 자국의 안마당으로 만들려는 중국에 맞서 미국은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고 있다. 핵추진 항공모함(10만 t급)을 주축으로 한 미 해군의 항모전투단을 잇달아 남중국해에 투입해 중국에 선을 넘지 말라는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1개 항모전투단은 70여 대의 최신예 전투기를 실은 항모와 이를 호위하는 이지스함과 잠수함, 상륙함 등으로 이뤄진다. 웬만한 국가의 해공군력과 맞먹는 수준이다. 항모전투단의 작전 반경은 방어 구역에 따라 최대 250km 이상 미친다. 특히 ‘중요 구역(vital area)’에 해당되는 50km 반경 내에는 타국 함정이나 군용기가 얼씬거리지 못한다. 미 항모전투단이 남중국해를 휘젓고 다녀도 중국이 엄포성 경고 외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는 이유다. 중국도 2척의 재래식 중형 항모가 있지만 실전 능력과 위력 면에서 미 항모전투단을 상대하기에 아직은 역부족이다. 미국이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10개의 항모전투단은 ‘슈퍼파워’의 상징이자 원천인 셈이다. 이에 맞서 중국이 2049년까지 8척의 항모를 추가로 건조, 배치하면 한반도 주변의 역내 해역은 미중 간 ‘항모 세력’의 최전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도 경(輕)항모 도입의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군은 올해 사업 타당성 조사를 거쳐 추진 및 예산안을 확정한 뒤 내년부터 기본 설계에 들어가 2033년경 전력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산 경항모는 3만 t급에 선체에 수직이착륙전투기 10여 대와 구조 및 해상작전헬기 등을 탑재할 계획이다. 항모 건조에 약 2조 원이, F-35B 스텔스기가 유력한 수직이착륙기 도입에 약 3조 원(추정)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군 안팎에서는 이런저런 비판과 우려도 나온다. 우리의 경제력과 안보 여건을 고려할 때 경항모는 과분한 무기체계라는 것이다. 한반도 자체가 ‘불침(不沈)항모’인데 굳이 경항모를 도입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있다. ‘경항모 찬반론’이 정치권 일각으로 번지면서 정쟁 대상으로 비화하는 조짐도 나타난다. 하지만 경항모는 하나의 무기체계를 넘어 핵심적 국익 관철을 위한 ‘국가 전략자산’이라고 필자는 본다. 원유를 포함한 수출입 물동량의 99%를 바닷길에 의존하는 한국에 해상 수송로의 안정적 확보는 국가 생존 및 번영과 직결된 문제다. 향후 한반도 주변에서 해양 관할권과 도서영유권 갈등이 격화돼 ‘위험 수위’를 넘을 경우 우리 의도와는 상관없이 분쟁에 말려들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도 2020년대 중반 전력화를 목표로 대형 호위함 2척을 F-35B 스텔스기를 탑재하는 경항모로 개조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배경을 꿰뚫어봐야 한다. 경항모의 대북 견제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개전 초기 북한은 핵·생화학탄두 미사일과 장사정포로 우리 군의 주요 미사일·공군기지를 초토화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우리 군의 대북 보복 타격 능력을 제거한 뒤 미 증원전력이 도착하기 전에 조기에 전쟁을 종결짓겠다는 저의다. 하지만 북한의 대공망을 뚫고 후방의 지휘부와 핵·미사일 기지 등을 기습 타격할 수 있는 스텔스 수직이착륙기를 실은 경항모와 수백 기의 미사일과 상륙 전력을 갖춘 함정들로 이뤄진 항모전투단이 동해나 서해에 버티고 있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피해 한반도 해역 어디든 신속 배치될 수 있는 경항모 전투단의 존재 자체가 강력한 대북 억지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일각에선 경항모가 적 미사일 등의 최우선 표적이 될 것이라며 방어 능력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경항모와 그 호위 전력은 적 미사일과 전투기, 함정, 잠수함 위협에 맞설 다양한 대응 수단을 갖춰 크게 우려할 문제는 아니다. 적이 경항모를 주요 표적으로 지목하는 것 자체가 그만큼 위협적인 존재임을 방증하는 걸로 봐야 한다. 중국의 서해 내해화(內海化) 전략과 일본의 독도 영유권 공세가 고조되면서 향후 한반도 주변 바다는 힘의 각축장으로 비화할 공산이 크다. 더 늦기 전에 해양주권과 국익 수호의 첨병이 될 경항모 도입과 전력화를 서둘러야 할 때라고 본다. 중장기 사업으로 추진되는 만큼 최신 기술을 적용하고, 예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과제도 간과해선 안 된다. 경항모가 안보 백년대계의 초석이 되도록 군은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