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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동거녀인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르(사진)가 대통령과 여배우 쥘리 가예의 염문설을 듣고 격분한 나머지 엘리제궁에 있던 골동품을 집어던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프랑스의 온라인 매체 에코노미마탱은 22일 트리에르바일레르가 올랑드 대통령의 집무실에 있던 루이 16세 시절의 꽃병과 시계, 그림 등 300만 유로(약 44억 원)에 이르는 집기를 던져 부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엘리제궁의 가구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프랑스 문화부 산하 기관인 모빌리에 나시오날의 대변인은 23일 “완전히 날조된 거짓말”이라며 부인했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이 소식은 20일 우익 블로거가 “모빌리에 나시오날 고위 인사에게서 들은 것”이라고 주장하며 처음 나왔고 이후 다른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널리 퍼졌다. 트리에르바일레르에 대한 이야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10일 프랑스 주간지 ‘클로저’가 염문설을 보도한 직후 트리에르바일레르가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해 자살을 시도했다는 소문이 처음이다. 주간 누벨옵세르바퇴르는 “올랑드 대통령이 동거녀와 결별 선언을 하려고 했으나 트리에르바일레르의 입원으로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트리에르바일레르 측은 이 기사를 강하게 부인했다. 8일간 병원에 입원했던 트리에르바일레르는 18일 퇴원한 뒤 현재 베르사유에 있는 대통령 별장 ‘라 랑테른’에 거주하고 있다. 트리에르바일레르는 올랑드의 스캔들 보도 이후 처음으로 26일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AFP통신은 트리에르바일레르가 프랑스 원조단체인 ‘기아대책활동(ACF)’의 초청을 받아 이틀 동안 인도에서 열리는 자선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당초 ACF는 프랑스의 퍼스트레이디인 트리에르바일레르를 초청했지만 올랑드 대통령의 외도설 폭로 이후에도 여전히 퍼스트레이디 자격으로 참석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통신은 전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시리아에서 벌어지는 ‘죽음의 행진’을 멈추기 위한 ‘제네바2 회담’이 22일 스위스 몽트뢰에서 개막됐다. 그러나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거취를 놓고 참석자들이 치열한 공방을 벌여 첫날 회의는 성과 없이 끝났다. 이날 시리아 정부 대표와 반군 대표를 비롯한 39개국 외교장관과 4개 국제기구는 2012년 6월 ‘제네바1 회담’에서 합의한 ‘시리아 과도정부 수립과 민주선거’를 논의하기 위해 모였다. 하지만 아사드 대통령 퇴진이 전제조건이라는 서방국들의 의견에 시리아와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했다. 왈리드 무알렘 시리아 외교장관은 “아사드 대통령의 사퇴는 절대 없을 것”이라며 “시리아 정부는 테러리즘과 싸우고 있는데 서방은 비밀리에 테러리스트를 지원하고 있다”고 서방국가들을 비난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22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사드 대통령을 ‘전략적 파트너’로 보진 않지만 현직 대통령으로서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자국민에 대한 잔혹한 행동을 주도해 합법성을 잃은 인물이 과도정부에서 역할을 맡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라고 맞섰다.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교장관도 “이번 회담은 ‘과도정부 수립’ 방안을 찾는 것이지 근거 없는 테러 주장을 펴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가세했다. 반정부 연합체인 시리아국민연합(SNC) 아흐마드 자르바 의장도 “시리아 정부군이 오히려 이란, 헤즈볼라 등 테러리스트를 이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최근 국제사법재판소 검찰관이 제출한 보고서에 나온 아사드 정권의 포로수용소 대규모 학살 및 고문 의혹에 대해 국제사회가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회의에서 무알렘 장관은 7분으로 제한된 발언시간을 20분 넘게 초과해 서방국가를 비난하다가 “발언시간을 지켜 달라”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설전을 벌였다. 뉴욕타임스는 “비틀거리는 외교 문제로 인해 간신히 시작된 시리아 평화회담에서 마찰과 날선 비판이 오갔다. 시리아 외교장관이 회의 규칙을 무시하고 반 총장에게 공개적으로 도전했다”고 전했다. 이번 시리아 평화회담은 사실상 반 총장이 주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회담의 성패가 그의 정치·외교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대’로 여겨지고 있다. 시리아에 대한 군사 대응을 막고 평화회담을 개최한 것은 반 총장의 공로지만 이란을 초청했다가 하루 만에 번복한 것에는 “전 세계 대표 외교관으로서 좀 순진했다”(미국외교협회 스튜어트 패트릭 수석연구원)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나 반 총장이 팽팽한 미-러 대결 속에서 균형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회담은 24일부터 제네바 유엔본부로 장소를 옮겨 7∼10일간 유엔과 시리아 양측 대표단의 당사자 회의로 진행된다.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 아랍연맹 특사는 양측 대표단이 국지적 정전과 포로 교환, 인도주의적 지원 통로 확보 등 단계적 평화안을 논의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은 “일단 외교적 절차를 시작하면 성과가 나올 수 있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글로벌 정치 및 경제계의 별들이 총출동하는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이 끈질기게 초청해도 참석하지 않는 ‘안티 다보스’ 거물들이 조명을 받고 있다. 21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83)과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53)는 한 번도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적이 없다. 쿡의 전임자인 고 스티브 잡스(1955∼2011) 역시 마찬가지였다.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40)와 세르게이 브린(40), 페이스북의 설립자인 마크 저커버그(30)도 2년 전부터 다보스포럼에 발길을 끊었다. 그 대신 그들은 대리인을 보내 다보스포럼의 체면을 살려주고 있다. IBM의 여성 수장인 버지니아 로메티(56)와 제너럴일렉트릭(GE)의 제프리 이멀트 회장(58)도 불참을 선언했다. 이멀트 회장은 “다보스 같은 데는 안 갈 것”이라며 경멸적으로 비판한 적도 있다. 이들이 다보스포럼에 참석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다. 기업인들의 WEF 참가 비용은 연회비 외에 티켓을 합쳐 7만 달러(약 7469만 원) 정도다. 이 때문에 ‘1% 중에서도 1%를 위한 잔치’로 불린다. 권위적인 문화를 꺼리는 정보기술(IT)업계 인사들은 이런 모임에 호의적이지 않은 편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런던시장은 “서로서로 아첨하는 자기도취의 모임”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22일부터 스위스에서 열리는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한 ‘제네바2 회담’을 앞두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이 자국민을 고문 살해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일 시리아 정부 수용소에서 2011년 3월∼지난해 8월 숨진 수감자 시신의 사진 5만5000여 장을 분석한 보고서를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31쪽에 이르는 이 보고서는 카타르 정부의 후원으로 데즈먼드 드실바 전 시에라리온 특별법정 검사와 제프리 나이스 전 유고슬라비아 국제형사재판소 검사, 찰스 테일러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을 기소한 데이비드 크레인 등 전쟁범죄 검찰관들이 작성에 참여했다. 이 사진들은 시리아군 헌병대에서 일하던 카이사르라는 사진사가 직접 찍은 것으로 구금 중 숨진 사람의 시신 1만1000구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사진 속 피해자 대부분은 20∼40대의 남성으로 상당수가 배 얼굴은 물론이고 다리까지 움푹 꺼진 상태로 말라 있었으며 각목 같은 물체로 구타당한 피멍 흔적도 보였다. 일부 시신에는 눈이 없거나 교살 또는 전기고문을 당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고 검사팀은 설명했다. 카이사르는 “아사드 정권이 수용소에서 희생자들을 군 병원으로 옮긴 뒤 시신에 번호를 매기고 기록용 사진을 찍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심장마비나 호흡곤란 등으로 죽었다는 의사의 소견서를 만들어 희생자의 가족에게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드실바 전 검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수용소를 연상시킨다”며 “이 증거들은 추호의 의심도 없이 반인권적인 범죄가 자행됐음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아사드 정권이 대규모로 민간인을 학살했음을 보여주는 이번 보고서는 제네바2 회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은 “우리는 시리아 정부에 인권을 침해하는 행동을 중단하라는 압력을 계속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약 3년 동안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에서는 12만6000여 명이 숨지고 인구 2200만여 명 중 230만 명가량이 나라 밖 난민으로 전락했다. 한편 마틴 네시르키 유엔 대변인은 20일 “이란 정부를 ‘제네바2 회담’에 초청하기로 한 당초 방침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회담 시작 막판까지 이란이 시리아 과도정부 구성을 요구한 이른바 ‘제네바1 회담’ 합의문을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란을 초청한 데 대해 미국 정부와 시리아 반군,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이란 초청에 강하게 반발한 것도 초청 전격 철회의 요인이 됐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19일 한석우 KOTRA 트리폴리 무역관장(39)이 납치된 리비아는 ‘아랍의 봄’으로 철권 통치자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붕괴된 뒤 1700여 개의 무장단체가 난립해 유혈 충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리비아 과도정부는 지난 2년간 리비아를 장악하는 데 실패했다. 외국인을 상대로 한 차량 탈취나 강도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유전지대인 동부 지역의 일방적 자치 선언으로 분단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으며 내전 재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리비아 정부는 2011년 카다피 축출 이후 60년 만에 자유선거를 통해 제헌의회(GNC)를 소집했다. 하지만 첫 총리였던 무스타파 아부샤꾸르가 정부 구성에 실패해 취임 25일 만에 해임됐다. 2012년 10월 인권변호사 출신인 알리 자이단 총리(63)가 임명된 이후에도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리비아 과도정부는 정부군과 경찰 부족으로 카다피 축출에 앞장선 민병대에 치안을 맡겨 왔다. 현재 리비아 전역에 등록된 민병대는 22만5000명 이상. 부족과 군벌로 나눠진 이들은 이권을 놓고 서로 총을 겨눠 왔다. 특히 벵가지 등 동부 지역은 트리폴리의 과도정부와는 별도로 자체 총리를 세우고 중앙은행을 운영하는 등 분리의 길을 걷고 있다. 리비아 석유자원의 60%가 몰려 있는 동부 키레나이카 지역을 통제하는 민병대 약 2만 명도 지난해 11월 자치를 선언했다. 급기야 이번 피랍 사건 전날인 18일 리비아 남부 세바 지역에서 친카다피 잔당세력이 정부 공군기지까지 점거하자 의회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다. 외국인에 대한 테러나 납치도 끊이지 않는다. 2012년 9월 이슬람 무장단체가 당시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였던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등 외교관 4명을 벵가지에서 살해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지난해 10월에는 알리 자이단 총리가 무장그룹에 의해 납치됐다 풀려나기도 했다. 새해 들어서도 11일 하산 알드로위 과도정부 산업부 차관이 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한 무역관장을 납치한 범인들은 범행 후 서쪽으로 달아나 알카에다와의 연관성도 주목되고 있다. 서남부의 사막 지역은 알카에다 연계 무장단체의 피란처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19일 지난해 말리에서 프랑스 군대 등에 의해 쫓겨난 북아프리카의 알카에다 무장세력이 리비아 남서부 사막에 피란처를 세웠다고 보도했다. 사막에 캠프를 차린 알카에다 세력은 무기를 사 모으고 병력을 충원하면서 새로운 공격을 준비 중이다. 2년여 전 카다피 정권이 무너지면서 정부군이 힘을 잃었고 사막지역을 통제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다. 정부군 장교 무함마드 씨는 “군대보다 화력이 더 강한 알카에다 세력의 군수품과 병력을 실은 무장 차량을 그냥 지나가게 하는 때가 많다”고 말했다.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는 친카다피 세력과 반군에 이어 국제테러 조직까지 몰려드는 리비아에 대해 “무장단체의 천국”이라고 지적했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한인 민박 ‘사하라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고채영 사장은 2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트리폴리는 과도정부의 치안력이 미쳐 그나마 안전하다고 여겼는데 이번 피랍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받았다”며 “예전에는 한국에서 출장 오는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아랍의 봄’ 이후에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유덕영 기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는 각국 중산층을 대거 몰락시키고 고질적 실업문제를 불러왔다. 소득격차로 인한 사회 불안이 향후 10년간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위협이다.” 스위스 유명 휴양지 다보스에서 매년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가 22∼25일 ‘세계의 재편(The Reshape of the World)’을 주제로 열린다. 최근 수년간 휘몰아친 금융위기와 재정위기 이후 전 세계에 몰아닥친 폭풍이 정치, 사회와 기업 환경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세계 경제의 미래를 그려 보자는 것이다.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더욱 심해진 소득 불평등과 전 세계 7500만 명에 이르는 청년실업자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지가 핵심 의제다. 포럼에 비판적인 사람들이 ‘부자들의 사교장’이라고 비난한 것과 비교하면 포럼의 주제로는 무척 신선하게 받아들여진다.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은 “올해 다보스 포럼 의제는 ‘리셋(재설정) 단추’를 누르자는 것”이라며 “세계는 여전히 너무 과도하게 위기관리 모드에 머물러 있다. 미래를 더 건설적이고 전략적인 방향으로 바라봐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WEF는 개막 직전 펴낸 ‘글로벌 리스크 2014’ 보고서에서 31개 위험요인 중에서 ‘소득불평등 문제’를 향후 10년간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경고했다. 주요 세계 여론 주도층 700명과 심층 면접해 작성된 이 보고서는 2010년대 성년에 접어든 젊은이들이 고질적 실업과 미숙련, 빈곤에 시달리는 ‘상실 세대’로서 사회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WEF의 제니퍼 블랭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청년실업층이 주도한 아랍의 봄이나 태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시위 사태는 미래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불평등 문제를 더 참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를 던져준다”고 말했다. 국제 사무직 노조 네트워크의 필립 제닝스 사무총장은 “이 보고서는 세계 경제를 일깨우는 자명종”이라며 “WEF 참가자들이 일자리 창출과 소득격차, 생활수준 하락에 대해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EF 보고서는 이 밖에도 이상 기후와 기후변화 대응 실패, 수자원 위기, 재정적자, 해킹 등 사이버 공격 등이 10대 경제 불안 요소라고 지적했다. 40여 개국 정상과 총리 등이 이번 연차 총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 총재와 학자, 기업인 등 2500명이 참석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오전 ‘창조경제와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개막 연설을 한다. 월드스타 싸이도 21일 ‘한국의 밤’ 행사에 참석해 글로벌 리더들과 만난다. 마켓워치는 18일 이번 포럼에서 주목해야 할 인사 10명을 꼽았다. 소득 불균형 해소 문제와 관련해 2012년 저서 ‘불평등의 대가’를 펴낸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공격적 엔화 약세 정책과 과거사 문제로 주변국의 반발을 사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이다. 아베 총리는 22일 오후 ‘세계의 재편: 일본의 비전’을 주제로 연설한다. 이번 다보스 포럼에서는 시리아 내전과 이란의 핵문제도 큰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스위스 몽트뢰에서 시리아 국제평화회담(‘제네바2’ 회담)이 동시에 열리기 때문이다. 다보스 포럼에 처음 참석하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경제제재 해제, 서방과의 관계 개선 및 투자 유치를 위해 분주히 뛰어다닐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핵협상 타결에 가장 강력히 반대해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반응도 주목된다. 다보스 포럼은 60개 이상의 세션이 스트리밍 형태로 생중계되고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현장 분위기가 전달되는 등 디지털 형식이 강화돼 지구촌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거울의 방’이다. 낮에는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해 질 녘에 진면모를 알 수 있는 곳이다. 어둠이 내린 베르사유 정원에서 바라보면 17개의 대형 거울에 비친 화려한 샹들리에와 천장화가 어우러진 빛이 눈부실 정도다. 그러나 ‘거울의 방’은 프랑스인들에겐 치욕적 역사의 현장이기도 했다. 1871년 독불전쟁에서 승리한 프로이센은 이 방에서 첫 독일 황제로 즉위한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의 대관식을 열었다. 거기에 알자스로렌 땅까지 빼앗긴 프랑스는 독일에 대한 복수심을 키워 왔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선전포고를 했을 때 프랑스에서는 오히려 환호성이 들릴 정도였다. 젊은이들의 자원입대도 줄을 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전장에서 맞닥뜨린 건 20세기의 가공할 무기였다. 1분에 600발의 탄환을 뿜어대는 기관총, 비행기에서 쏟아지는 폭탄, 화학무기…. 5개 대륙에서 6000만 명 이상의 군인들이 참전해 1000만 명 이상이 죽은 1차대전은 ‘위대한 전쟁’이라고도 불린다. 살육기계가 전쟁의 개념을 송두리째 바꿨을 뿐 아니라 20세기 전체를 지배한 국제질서를 낳은 전쟁이었기 때문이다. 올해 1차대전 발발 100주년을 맞아 유럽에선 많은 기념행사가 펼쳐진다. 6월 28일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이 암살당한 날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수도 사라예보에서 공식 기념식이 열린다. 8월 3일에는 독일과 프랑스의 정상이 알자스 지방의 참호 속에서 죽어간 전사자들을 추모할 예정이다. 그런데 연초부터 “2014년의 정세가 1914년과 닮았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역사학자인 마거릿 맥밀런 교수(옥스퍼드대)는 저서 ‘평화를 끝낸 전쟁(The War That Ended Peace)’에서 1차대전의 원인으로 강대국 독일의 부상, 내셔널리즘의 발호, 프랑스의 독일에 대한 복수심, 오랜 평화로 인한 전쟁에 대한 무감각 등을 꼽았다. 강력한 ‘통일 독일’의 등장은 유럽에서 늘 경계의 대상이 돼 왔다. 20세기 초반에 이어 독일은 다시 유럽의 실질적인 지배자로 떠올랐다. 남유럽에서는 “독일이 유로존 위기를 틈타 세 번째로 유럽 대륙을 망치려 한다”며 민족주의 감정을 키우고 있다. 독일은 예전처럼 군사력은 아니지만 재정개혁 요구를 순순히 따르지 않으면 그리스 같은 나라는 한순간에 파산시켜 버릴 수 있는 경제 권력을 갖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견제가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맥밀런 교수는 현재의 중국을 1차대전 당시의 신흥 강국 독일에, 당시의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의 구 강국은 현재의 미국과 일본에 비유했다. 중국의 급부상은 힘의 균형을 깨려 하고 있고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은 중국과 한국에서 일본에 대한 복수심을 자극하고 있다. 여기에 북한 김정은 정권의 좌충우돌은 언제든 화약고에 불을 붙일 ‘세르비아의 총탄’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100년 전과 가장 큰 유사점은 누구도 ‘실제로 전쟁이 날 수 있다’는 점을 상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1차대전 당시 유럽도 근 100년간의 평화를 만끽했고 금융 운송 통신의 세계화가 급속히 진행됐다. 영국의 역사학자 크리스토퍼 클라크는 “마치 ‘몽유병자’들처럼 유럽인들은 자신도 모르게 1차대전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고 말했다. “우리는 과연 100년 전의 몽유병자들과 달리 깨어 있는가?” 새해 어지러운 주변 정세를 보며 떠오른 궁금증이다.전승훈 파리 특파원 raphy@donga.com}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르(49)가 아직 퍼스트레이디입니까?” 14일 오후 4시 반 프랑스 대통령 집무실인 엘리제궁 기자회견장.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60)의 연두기자 회견에서 첫 질문자로 나선 일간지 르피가로의 알랭 바를뤼에 기자가 질문을 던지자 500여 명의 기자가 모두 숨을 멈췄다. 대통령 얼굴에서도 순간 핏기가 사라졌다. 이 장면은 TF1 등 대부분의 공영과 민영 채널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40분간의 기조연설에서 20%대로 떨어진 최악의 지지율을 회복하고자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감세정책’ 카드를 야심 차게 꺼내들었다. 그는 연설을 마치고 “경제 분야를 먼저 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첫 질문부터 10일 주간지 ‘클로저’가 폭로한 여배우 쥘리 가예(42)와의 염문설 관련 내용이었다. “여러분의 질문을 이해한다. 내 대답도 이해해 달라”라고 운을 뗀 올랑드 대통령은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모든 사람이 시련을 겪게 되는데 우리에겐 이번이 그 경우”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사생활 문제는 비공개적으로 다뤄져야 한다. 기자회견은 시간과 장소 모두 부적절하다”며 피해갔다. 하지만 동거녀로 대통령 부인 역할을 하는 트리에르바일레르 씨가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한 이후 퍼스트레이디의 거취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동거인이라 대통령과 헤어지면 엘리제궁을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올랑드 대통령은 “다음 달 11일 미국 공식방문 전에 상황을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다. 트리에르바일레르 씨는 “퍼스트레이디 자리를 지킬 수 있다면 올랑드를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와중에 영국 데일리메일은 가예의 임신설까지 제기해 아직 상황은 오리무중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2시간가량의 기자회견 내내 ‘경제 살리기’에 집중하느라 애를 썼다. 그가 제안한 ‘책임 협약’은 2017년까지 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 부과하는 사회보장 부담금을 300억 유로(약 43조5000억 원) 줄이고 고용을 더 늘리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취임 후 줄곧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겠다”며 사회주의 색깔을 뚜렷이 나타내 왔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실업률이 두 자릿수로 오르자 복지보다 성장을 중시하는 ‘우향우’ 선언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르피가로는 “대통령이 친기업적인 노선으로 ‘커밍아웃’했다”고 평했고, 좌파 신문인 뤼마니테는 “올랑드가 임기 후반에는 프랑스경제인연합회(MEDEF)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올랑드 대통령을 ‘프랑수아 블레어’라고 부르며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사회적 자유주의’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은 관련국 간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기보다는 상대방에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보내는 다리가 되어야 합니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62)은 지난해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에 한국인 수천 명이 강제노역을 했던 하시마(端島·군함도) 등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후보로 추천한 데 대해 이렇게 지적했다. 보코바 사무총장은 지난해 12월 16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중일 간 과거사 논쟁과 영토 분쟁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꽉 막힌 정치 외교적 문제일수록 문화적 접근 방식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가 2013년 9월 30일 규슈(九州)와 야마구치(山口) 현의 근대화 산업유산 28곳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후보로 신청했고 유네스코는 현지 조사 등을 거쳐 2015년 최종 등록할지를 결정한다. 그런데 후보 유적지는 대부분 일제강점기 한국인 수천 명이 강제노역을 했던 조선소, 해저탄광 등이다. 일본엔 메이지(明治) 시대의 유산일 수 있지만 한국 등 주변국에는 상처가 어린 곳이다. “우선 이것은 유네스코 산하 세계문화유산위원회가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사안이라는 걸 말하고 싶다. 다만 사무총장으로서 강조하고 싶은 가이드라인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은 기본적으로 관련국을 분열과 갈등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통합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나는 가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주변 국가 간에 분열의 불씨가 되는 사례를 종종 본 적이 있다. 세계문화유산 지정은 이웃 국가에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보내는 다리가 되어야 한다. 분쟁이 있던 나라 간에 대화와 친교를 증진시키고 공통의 역사인식을 공유하는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한중일 간에는 과거사 논쟁과 갈등이 심각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 시기의 아픔을 겪은 독일과 프랑스처럼 동북아 차원의 공동 역사교과서를 발간하자고 제의한 바 있다. 유네스코는 1964년부터 1999년까지 ‘통합 아프리카 역사’ 발간을 주도했는데…. “역사 분쟁이 있던 국가끼리 과거사 인식을 공유하는 것은 평화로운 미래협력을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다. 유네스코 방콕사무소에서는 2013년 9월부터 동남아시아의 문화협력을 촉진하는 ‘공동역사 발굴’ 사업을 시작했다. 유네스코는 또 타자의 문화와 역사를 인정하고 평화와 인권을 존중하며 기후변화와 같은 지구적 과제에 협력할 줄 아는 ‘글로벌 시민교육’을 강조해왔다. 한중일 3국도 각국의 유네스코 무형유산센터를 통해 역사적 정체성을 이해하고 협력관계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유네스코가 적극 나서겠다.” 1946년 2차 대전 종전 직후 설립된 유네스코는 국민 간의 상호 이해와 문화 보급으로 항구적인 세계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국제기구로 ‘세계 지성의 리더’ 역할을 해왔다. 불가리아 외교장관 출신인 보코바 사무총장은 2009년 유네스코 역사상 최초의 여성 수장으로 선임됐다. 유네스코는 2011년 11월부터 극심한 재정위기에 시달려왔다. 미국이 국내법상 팔레스타인을 회원국으로 승인한 국제기구에는 지원금을 낼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유네스코 1년 예산의 22%에 이르는 납부액을 3년째 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보코바 총장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민간협력 프로젝트 개발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2013년 11월 총회에서 두 번째 임기(4년)의 사무총장으로 재선됐다. 그는 다음 달 2∼5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창립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다. ―유네스코의 파산위기를 극복한 비결은…. “2년간 마른 수건을 짜는 혹독한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에 나섰다. 그러나 유네스코의 주요 사업까지 포기할 순 없었다. 대안은 민간기업과의 적극적인 협력개발이었다. 지난 2년간 개발도상국의 여성교육, 과학연구, 교사연수 등의 프로젝트에 민간이 기부한 액수는 5000만 달러(약 527억 원)에 이른다. 회원국의 특별분담금으로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희망브리지’ 사업을 진행해준 한국 정부와 기업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지난해 미국은 유네스코 총회에서 표결권을 잃었다. 미국이 다시 유네스코 부담금을 낼 가능성은…. “미국은 여전히 유네스코의 회원국이자 집행이사국이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나에게 표결권 상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유네스코에 지속적인 참여와 지지를 약속했다. 세계의 지성인과 오피니언 리더들의 모임인 유네스코에 참여하는 것은 미국의 국제적 이익에도 중요하다.” ―유네스코에 한국이란 어떤 존재인가. “약 1년 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파리의 유네스코 본부를 찾았을 때 1950년대 초등학교 시절에 자신이 배웠던 교과서를 기증해 감동받았다. 반 총장이 가져온 교과서의 뒷면에는 ‘유네스코가 지원한 시설과 종이로 인쇄했다’는 내용이 영어로 적혀 있었다. 유네스코는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에서 교육 분야 지원으로 재건을 도왔다. 요즘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아프리카 교사 기술연수, 청년 직업교육 등 ‘희망브리지’ 사업을 펴고 있다. 삼성 등 기업도 유네스코와 적극 협력하고 있다. 한국은 전쟁의 폐허에서 교육의 힘으로 나라를 재건한 경험을 개발도상국들에 나눠줄 수 있는 유일한 국가다. 한국의 리더십을 기대한다.” 보코바 사무총장은 자신의 두 번째 임기 중 가장 중요한 과제로 2015년 인천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교육자대회’를 꼽았다. 2000년에 세운 밀레니엄 교육개발 목표를 평가하고 2015년 이후 20∼30년 동안 추구할 지속가능한 새 교육개발 어젠다를 설정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2000년 세네갈 다카르 회의에서 채택됐던 밀레니엄 교육개발 목표는 글로벌 기초교육 보급운동인 ‘모두를 위한 교육(Education for All)’이었다. ―2015년 이후의 밀레니엄 교육개발 목표에서 가장 중요한 비전은 무엇인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사회에서 불평등 격차가 더욱 커졌다. ‘포스트 2015년’의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에서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소프트 파워’라고 생각한다. 문화는 그 핵심 역할을 한다. 21세기에 문화는 더이상 ‘돈 낭비’가 아니며 차세대 글로벌 경제를 이끌 창조적 지식산업의 원천이다. 문화는 엘리트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며 집단 구성원을 소통시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매개체이다. 소프트 파워야말로 사람들을 글로벌 세계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힘이다.” ―유네스코는 지난해 11월 ‘창조 경제’에 관한 리포트를 발표했다. 유네스코가 말하는 ‘창조 경제’란 무엇인가. “‘창조 경제(creative economy)’가 성공하려면 우선 ‘창조 사회(creative society)’가 성숙돼야 한다. 인간은 기계나 로봇이 아니다. 인간은 시키는 대로가 아니라 스스로 창조성을 발휘할 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창조 경제라고 해서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산업만 생각해선 안 된다. 인문학 진흥과 문화예술교육 확대를 통해 ‘창조 사회’의 분위기를 성숙시켜야 한다. 사람들이 문화유산과 정체성에 관심을 갖다보면 정신세계가 크게 열리게 된다. 어린이들에 대한 문화예술교육이 꼭 화가나 배우만 키우려는 것은 아니다. 문화예술교육을 받은 어린이는 더 창의적인 자연과학자, 정치인, 경영인이 될 수 있다. 지난해 파리에서 만난 박근혜 대통령도 국정과제의 중심으로 문화의 역할을 강조하는 걸 보고 깊이 감명받았다.”1952년 불가리아 출생1976년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대학원 국제관계학 석사1989년 미국 메릴랜드대 행정대학원 수료1990년 불가리아 사회당 당원1996∼97년 불가리아 외교장관1997년 유럽정책포럼 이사1999년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수료2009년 유네스코 첫 여성 사무총장 선임2013년 유네스코 사무총장 재선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함께 살던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염문설에 충격을 받은 동거녀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르(48·사진)가 병원에 입원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트리에르바일레르가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그가 입원한 것은 올랑드 대통령과 여배우 쥘리 가예(42)의 염문설이 폭로된 10일 오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언론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해온 트리에르바일레르가 퇴원 뒤 대통령궁인 엘리제궁으로 돌아갈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파트리스 비앙콘 엘리제궁 대변인은 “트리에르바일레르는 우선 휴식이 필요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 생각할 시간을 갖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식적으로 결혼한 적이 없는 올랑드 대통령은 30년간 동거한 세골렌 루아얄과 헤어지고 2010년부터 정치부 기자 출신인 트리에르바일레르와 동거해 왔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12일 염수정 서울대교구장 등 19명을 새 추기경으로 서임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13일 “한반도에 화해의 선물을 달라고 주님께 간청하고 싶다”며 남북한의 화해를 촉구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외교사절단에게 한 신년 연설에서 “한국인을 위해 이해당사자들이 끊임없이 합의점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 등 세계 언론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추기경 서임에 대해 “지금껏 바티칸을 지배한 유럽 추기경 수를 줄여 추기경단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교황의 노력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NYT는 “명예추기경 3명을 제외한 16명 중 절반 이상이 남반구의 빈국 출신이라는 점은 교황의 관심사가 불평등 해소임을 잘 보여준다”고 전했다. 16명 중 9명은 아프리카와 남미, 6명은 아시아와 유럽, 1명은 캐나다 출신이다. 가톨릭 지도부의 일반적인 승진 공식을 벗어난 사례가 있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유럽 최대 교구인 이탈리아 베네치아나 토리노 대주교, 벨기에 브뤼셀 대주교가 추기경으로 이어질 때가 많았으나 이런 관례도 깨졌다고 NYT는 지적했다. 영국 BBC방송은 “교황이 평소 ‘양 떼의 냄새가 나는 목자’를 존경하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성직자상을 강조해 왔다”며 “아이티, 부르키나파소,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추기경은 가톨릭 세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분명 아프리카 및 중남미 주민들의 가난과 고통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파리=전승훈 raphy@donga.com워싱턴=정미경 특파원}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60)과 여배우 쥘리 가예(42)의 염문설로 각국의 관심이 ‘후끈’ 달아올랐지만 정작 프랑스에선 ‘쿨’한 반응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올랑드 대통령은 10일 프랑스 연예 전문 주간지인 ‘클로저’의 폭로에 대해 사실 관계를 부인하지 않았다. 그 대신 “대통령에게도 사생활이 있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전선(FN) 마린 르펜 대표도 “세금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면 모든 사람은 사생활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며 대통령을 옹호했다. 대부분의 프랑스 언론도 “정치와 상관없는, 성인 남녀 간의 개인적 관계”라며 보도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영국과 미국 언론은 관점이 180도 달랐다.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1면에 가예의 사진을 싣는 등 대서특필했다. 더타임스도 ‘마이 위크: 프랑수아 올랑드’라는 제목으로 소설 형식의 칼럼 기사를 실었다. 올랑드 대통령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나야, 섹시하고, 더러운 개”라고 말한다는 자극적인 내용이다. 텔레그래프는 “경기 침체와 높은 실업률로 역대 최저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가운데 새로운 스캔들까지 터졌다. 그러나 이런 추문은 프랑스 대통령 역사에서 전혀 새로운 게 아니다”라고 비꼬았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모두 재임 기간에 혼외정사나 불륜 또는 이혼 등 숱한 여성 편력이 있었지만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미국 CNN은 “프랑스 대통령의 연애 스캔들은 거꾸로 여론의 지지율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고 보도했다. 독일 경제신문 한델스블라트는 “프랑스 정치인들이 대통령 염문설을 문제 삼지 않고 이구동성으로 ‘사생활’ 폭로를 비난하고 나선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도 “에드워드 스노든이 수없이 많은 사생활 침해 공격을 폭로하는 시대에, 프랑스 대통령도 사생활 존중을 요구했다”고 전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이스라엘의 전쟁 영웅이자 ‘매파’ 정치인인 아리엘 샤론 전 총리가 11일 타계했다. 향년 85세. 2006년 1월 4일 총리 재선 유세 도중에 중증 뇌중풍(뇌졸중)으로 쓰러졌던 샤론 전 총리는 8년간 혼수상태에서 투병해 왔으나 결국 깨어나지 못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11일 성명을 통해 샤론 전 총리가 텔아비브 근처에 있는 병원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며 애도를 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성명에서 “샤론 전 총리는 이스라엘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쳤다”고 추모했다. 샤론은 수차례의 중동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이스라엘에서는 ‘전쟁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샤론에 대한 추모 열기가 뜨겁다. 이 같은 추모 열기는 지난해 이란 핵 협상 타결 이후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냉랭해지고 중동에서 안보 위기가 고조되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샤론은 팔레스타인, 레바논과 맞붙은 군사작전으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역사상 가장 숱한 논란을 일으킨 인물로 평가된다. 농부 출신 군인이었던 그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후 숱한 전투에 참여했으며 특히 1967년 3차 중동전쟁 때 동예루살렘과 요르단 강 서안, 가자 지구를 점령하는 공을 세웠다. 그는 국방장관 시절이던 1981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본부를 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와해하기 위해 군사 공격을 감행했다. 작전 도중 베이루트 난민캠프 2곳에서 기독교 민병대가 팔레스타인 난민 700∼800명을 학살하는 사태가 벌어져 그에게 ‘도살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2005년 그는 이스라엘이 38년간 점령해 왔던 가자지구 내의 이스라엘 군인과 유대인 정착민 8500명을 강제 철수하는 계획을 밀어붙였다. 그의 총리 재임(2001∼2006년) 동안 동예루살렘, 골란 고원 등 요르단 강 서안지구에 세워진 이스라엘 정착촌의 주민은 8만 명이나 늘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1일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과의 평화 협상에서 샤론 전 총리가 남긴 유산인 ‘실용주의’를 계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중동 평화를 위해 노력한 협력자”라고 평가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도 추모 성명을 냈다. 반면에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을 피로 물들였던 범죄자가 다른 독재자들과 같은 곳으로 떠났다”고 말했다. 레바논 남부에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는 샤론의 사망을 축하하는 총성이 들리기도 했다. 서안지구의 유대인 정착촌 확대는 지금까지 중동평화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가 생전에 ‘불도저’처럼 밀어붙였던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철수와 요르단 강 서안지구 정착촌 확대는 향후 중동 평화 협상에서도 최대 현안으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샤론 전 총리의 장례식은 12일 국회의사당에서 국장으로 치러진 뒤 13일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 사막에 시신이 안장될 예정이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유럽연합(EU)에 ‘로마(Roma)’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로마는 1995년부터 유럽의회가 공식적으로 승인해 경멸적 의미가 담긴 ‘집시’를 대체하도록 승인한 명칭이다. 1월 1일부터 EU 회원국 중 최빈국인 루마니아, 불가리아 이주민들에게도 EU 국경과 노동시장이 완전 개방된 것이 공포감 확산의 계기였다. 당초 서유럽 부자 나라들은 두 나라의 가난한 이주민들이 대거 흘러들어와 자국민의 일자리를 빼앗거나 사회복지 재정을 가로챌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정작 불만의 시선은 로마에게로 쏠리고 있다.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는 2007년 EU에 가입해 유럽 어느 나라에나 옮겨가고 노동할 수 있는 권리를 받았다. 하지만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서유럽 9개국이 국내 노동시장 안정을 이유로 7년간 이주민 수용을 미뤄왔다. 하지만 이 기간에 ‘노동허가권’을 얻어서 이주한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인은 300만 명을 넘었고 이 중에는 우려와 달리 서유럽 국가에서 의사와 간호사, 하이테크 기술자로 일하는 고급 인력이 적지 않았다.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EU 가입 이후 독일 병원과 은퇴시설에서는 두 나라 출신 의사와 간호사를 구하려는 경쟁이 벌어질 정도였다. 독일 일간 디벨트에 따르면 독일로 이주한 두 나라 이민자들의 81.4%가 직업을 갖고 있으며 사회보험에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중 46%는 정규직이고 20%는 고소득층으로 분석됐다. 두 나라 이민자는 서유럽 국가의 기둥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러나 유랑 생활을 하는 로마에 대해서는 차별과 협박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심화가 이런 현상을 더 부추겼다. 시사주간 슈피겔은 7일 “올해 1월 1일 EU 국경 완전 개방 이후 갑자기 (서유럽이) 분노하는 것은 로마들까지 대거 몰려올 것이라는 공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헝가리 집권당은 로마의 ‘출산 제한’ 정책을 내놓았고 다른 국가의 대도시에서는 시위 군중이 “집시들을 가스실로”라는 극단적인 구호를 외쳤다. 이탈리아 제노바의 부시장은 “구걸과 범죄를 저지르는 로마는 자연재해와 같다. 쓸모없고 귀찮은 해파리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큰 소수인종으로 불리는 로마는 총 1200만 명 정도인 것으로 추산된다. 그중 190만 명이 루마니아에, 75만 명이 불가리아에 살고 있다. 2011년 EU집행위원회가 8만 명의 로마를 조사한 결과 3분의 1이 실업 상태이며 20%는 의료보험이 없고 90%는 빈곤층 이하 수준으로 살고 있었다. 비비안 레딩 EU법무·기본권담당 집행위원은 “로마를 후원하는 정치인들은 선거에서 이길 수 없기 때문에 EU 회원국들이 지난 5년간 로마의 사회 통합을 돕는 예산 265억 유로(약 38조3400억 원)도 다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EU가 소수자를 배제한다면 나치와 다를 바 없다”며 “지금이야말로 유럽이 부끄러운 과거와 결별할 때”라고 지적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한국 정부가 이달 말 프랑스에서 열리는 국제 만화축제에 위안부 피해자를 소재로 한 기획 만화를 출품할 예정이었으나 일본 정부가 이를 조직적으로 방해한 사실이 드러났다. 위안부 강제 동원을 부인하는 일본이 한국의 위안부 피해자 만화 출품까지 방해하고 나섬에 따라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만화영상진흥원 측은 프랑스 중서부 앙굴렘에서 이달 30일부터 앙굴렘 국제 만화축제에 ‘지지 않는 꽃’을 주제로 위안부 피해자의 실태를 고발하는 만화 작품 20여 점을 전시하고 영상물 4편을 상영할 예정이었다. 한국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보름 전쯤 일본 정부가 프랑스 주재 일본대사관을 통해 ‘민간 만화제에서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것은 부적절하니 한국의 기획 전시회를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무국에서 ‘예민한 주제이긴 하나 다루지 못할 내용은 아니므로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의견을 표명했다”며 “사무국에서 전시를 취소했다면 문제 제기를 했겠지만 차질이 없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따로 대응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이샘물 기자}

북한이 세계 관광명소인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유적지에 1500만 달러(약 160억 원)를 투자해 짓고 있는 박물관이 개관을 앞두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캄보디아 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북한은 앙코르와트 유적군(群)이 있는 관광도시 시엠레아프 시내에 ‘그랜드파노라마 박물관’을 건설하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가 토지를 제공하고 북한이 건축비를 투자하는 ‘건설-운영-양도(BOT)’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북한은 10년간 운영 수입으로 투자금을 회수한 뒤 캄보디아에 소유·운영권을 넘길 계획이다. 북한 만수대창작사 주도로 건설되고 있는 이 박물관은 북한이 해외에서 벌인 건설사업으로는 가장 규모가 크다. 박물관에는 8∼15세기에 꽃핀 크메르 제국 시대의 일상생활과 문화, 역사를 보여주는 가로 120m, 높이 13m 크기의 대형 벽화가 설치됐다. 또 백두산 풍경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가의 그림도 전시됐다. 3차원(D) 영화관과 ‘VIP룸’도 갖추고 있다. 만수대창작사 소속 예술가 50여 명이 직접 내부 벽화를 그리고 조각품을 설치했다고 프놈펜포스트는 전했다. 북한이 앙코르와트에 박물관을 직접 세운 목적은 외화벌이와 함께 캄보디아에 대한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영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현금을 벌어들이는 매우 짭짤한 사업”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 시절 캄보디아와 형제국 관계를 유지했다. 2012년 노로돔 시아누크 캄보디아 국왕 타계 이후 점차 관계가 멀어진 반면 한국은 캄보디아의 두 번째 투자유치국으로 부상했다. 당초 이 박물관은 2011년 말 문을 열 것으로 알려졌으나 수차례 개관이 연기됐다. 이형종 주캄보디아 공사참사관 겸 총영사는 “당국은 투자 사업으로 승인했기 때문에 허가 등의 문제는 이미 끝났고 공사 진행 등 준비 부족으로 개관이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에 있는 북한 국영 레스토랑 체인 60여 곳과 만수대창작사 운영권은 지난해 처형된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정일의 여동생인 김경희가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파리=전승훈 특파원}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연계한 이슬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중동의 새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반군인 자유시리아군 등은 4일 같은 반군인 ISIL에 선전포고를 했다. ISIL이 민간인까지 무차별 살해하는 극단주의 성향을 드러낸 탓이다. 같은 날 이라크에 있는 ISIL은 정부군과 치열한 교전 끝에 수도 바그다드 인근 도시 팔루자를 장악했다. 정부군이 반격을 다짐하고 있어 이라크 상황은 갈수록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2003년 이라크전쟁 이후 결성된 것으로 알려진 ISIL은 2011년 이라크에서 미군이 철수하고 시리아에서 내전이 발발할 무렵 두 나라 정부군에 대항하며 세력을 키웠다. 현재 약 1만2000명의 전투원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레반트’는 시리아를 중심으로 레바논과 요르단 등을 아우르는 지명으로 ‘해 뜨는 곳’이라는 뜻이다. ISIL은 시리아 내전에서 △서방이 지지하는 세속주의 반군(자유시리아군) △온건 이슬람주의 반군(이슬람전선) △쿠르드족 반군과 함께 ‘4대 축’의 하나였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3, 4일 이틀간 시리아 북서부 알레포와 이들리브 등에서 ISIL이 다른 반군 세력들과 교전했다. 이 과정에서 ISIL 조직원 36명이 숨졌고 100여 명이 체포됐다. ISIL은 4일 성명에서 “다른 반군들이 등에 칼을 꽂았다”라며 “공격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가 점령한 지역을 정부군에 넘겨주고 철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반군에 소속된 유명한 의사 아부 라이얀이 ISIL에 고문당한 뒤 살해된 사건이 이번 교전의 계기였다. ISIL은 평소 약식 처형과 민간인 강탈 등 잔혹행위로 비난을 받아왔다. 참다못한 시민들이 항의시위에 나섰고 ISIL이 시위대에 발포하면서 사태가 악화됐다. ISIL은 반군 내에서 ‘눈엣가시’였다. 9·11테러 이후 ‘알카에다’라면 치를 떠는 미국은 시리아 반군을 돕고 싶어도 알카에다와 연계된 ISIL 때문에 뜨뜻미지근한 태도를 보였다. 결국 반군은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릴 기회를 잃었다. ISIL을 제외한 나머지 반군 그룹은 4일 성명을 내고 “신의 가르침을 어긴 ISIL이 사라질 때까지 싸우겠다”며 “하루빨리 시리아를 떠나라”라고 촉구했다. ISIL은 이라크에서도 종파(수니파-시아파) 간 분쟁에 기름을 붓고 있다. ISIL은 4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불과 60km 떨어진 팔루자를 완전 장악했다. 팔루자가 있는 안바르 주의 하디 라제이지 경찰국장은 “치안병력이 팔루자 도심에서 완전히 퇴각했다”고 밝혔다. 팔루자는 미국이 이라크전쟁 기간에 가장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곳. 이라크에서는 저항세력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ISIL과 정부 측의 ‘팔루자 교전’에서 ISIL 대원 55명, 정부군 8명, 친정부 부족세력 2명 등 모두 6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전날인 3일에도 100명 이상이 숨져 최근 몇 년 사이 교전으로 인한 하루 최다 사망자를 냈다.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4일 국영 TV를 통해 “팔루자 라마디 등 테러리스트들이 점령한 도시를 탈환할 때까지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는 ISIL을 비난하며 상황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마리 하프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3일 성명에서 “라마디 팔루자 주민을 상대로 한 ISIL의 만행을 주시하고 있다”며 “ISIL과 싸우겠다고 밝힌 부족 지도자들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돕겠다”고 했다. 한편 ISIL은 최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의 차량 폭탄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2일 베이루트 남부 헤즈볼라의 거점인 하레트 흐레이크 구역에서 발생한 이 테러로 최소 5명이 숨지고 70여 명이 다쳤다. 이는 지난해 12월 27일 시아파인 헤즈볼라가 레바논의 수니파 거물 무함마드 샤타 전 재무장관 암살 폭탄 테러를 벌인 데 대한 보복 성격이 짙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김기용 기자}

지난해 12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민주화와 인종 화합의 상징인 넬슨 만델라의 장례식을 취재하러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다녀왔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고인이 살던 집 앞이든, 시신이 안치된 건물 앞이든, 추도식이 열린 축구경기장에서든 추모객들이 한결같이 박수를 치며, 노래하고, 발을 구르고,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춰 대는 것이었다. 이들에게 물었다. 왜 엄숙한 장례식에서 춤을 추느냐고. 그들은 대답했다. “우리는 그의 죽음을 슬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의 삶을 축복하러 나온 것”이라고. “마디바(만델라의 존칭)가 우리에게 가져다준 자유에 감사하고, 축하하기 위해서”라고. 때로는 가식적일 정도로 슬픔을 표현해야만 하는 우리의 장례 문화와 너무도 다른 남아공 사람들의 모습에서 충격을 받았는데, 최근 프랑스에서 발간된 한 권의 책을 읽고 비로소 의문이 풀렸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시인, 소설가인 프랑수아 쳉(85)이 펴낸 ‘죽음에 관한 다섯 가지 명상’(알뱅 미셸)이다. 1929년 중국에서 태어나 1971년 프랑스로 망명한 작가는 2002년 프랑스 지식인 최고의 영예인 아카데미 프랑세즈(프랑스학술원) 최초의 동양인 회원으로 선정됐다. 7년 전 ‘아름다움에 관한 다섯 가지 명상’이란 책을 펴내 동서양의 정신 문화 속에 나타난 미학(美學)을 풀어내기도 했다. 이번 책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권위 있는 이론을 설파하는 책이 아니다. 그저 평온한 저녁에 친구와 시집을 읽으며 나누는 대화처럼 읽힌다. “사람은 태어난 직후부터 죽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늙게 된다”는 하이데거의 말을 비롯해 도교와 기독교, 릴케 시집까지 동서고금의 명상을 따라가다 보면 죽음과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이 한때 ‘제3세계’로 불렸던 지역 출신이라는 점을 밝힌다. 어린 시절 겪어야 했던 중일전쟁, 국공(國共)내전, 전염병, 굶주림, 가난…. 병치레가 많았던 그는 “내가 그리 오래 살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삶이 더욱 소중하고, 짧다는 것을 늘 자각하게 됐으며, 시적인 명상을 하게 됐다고 고백한다. “우리는 지옥에 떨어진 형벌을 받은 족속이다. 영원히 병들고, 죽어 가야 할 신체와 정신을 갖고 태어난다. 인간은 ‘뜻밖의 선물’ 같은 자그마한 삶의 한 조각조차 부패해서 상해 버릴 정도로 고통과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다.” 그러나 그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죽음 이후의 세계’가 아니다. 그는 거꾸로 ‘죽음’의 시각에서 삶을 정면으로 꿰뚫어 볼 것을 주문한다. 흔히들 죽음을 삶의 허무한 종말로 생각한다. 그러나 프랑수아 쳉은 거꾸로 “죽음은 삶의 소중한 열매”라고 말한다. 열매가 무르익게 되면 땅에 떨어지듯, 열매는 결실인 동시에 죽음이다. 만델라의 죽음을 진심으로 축복하던 남아공 사람들의 지혜가 비로소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이 책의 부제는 ‘삶에 대한 명상’이다. 새해가 밝았다. 내 삶을 더욱 소중하고, 가치 있게 바라보기 위해 한번쯤 죽음에 대해 깊이 명상해 보는 건 어떨까.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지중해의 섬부터 중세의 고성(古城)까지.’ 관광 코스가 아니라 유럽 국가들이 팔려고 내놓은 매물이다. 재정난에 허덕이는 유럽 국가들이 국가 소유 자산에 대한 불꽃 세일을 2014년에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일 보도했다. 불만을 품은 시민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5월 그리스 이오니아 해의 섬 6개가 카타르 왕실에 팔렸다. 매매가는 850만 유로(약 122억 원)였다. 퇴위를 앞둔 하마드 빈 칼리파 알사니 카타르 국왕이 부인 3명과 자녀 24명을 위한 호화로운 휴양지를 지을 계획이라고 보도됐다. 경제위기 속 각종 투자가 끊겼던 그리스는 두 팔 벌려 환영했고 인근 섬 주민들도 ‘골드러시’의 희망에 부풀었다. 이탈리아도 지난해 10월 사르디니아 해안 인근 핑크빛 모래로 유명한 부델리 섬을 294만 유로에 뉴질랜드 사업가인 마이클 하트 씨(47)에게 팔았다. 그러나 환경보호론자들이 8만5000명의 서명을 받아내며 반대하자 정부가 이 섬을 다시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이탈리아는 역사 유적과 문화재 건물의 보수비용을 대기 위해 로마의 콜로세움이나 베네치아의 리알토 다리 같은 유명 문화재를 배경으로 한 광고를 유치하고 있다. 이런 광고도 끌어들이기 어려운 50여 개의 역사 유적은 경매에 부쳐 5억 유로를 국가 재정에 보탤 계획이라는 소식이 이탈리아 언론에 보도됐다. 이 중에는 톰 크루즈와 케이티 홈스가 2006년 결혼식을 올렸던 오르시니 오데스칼키 성도 있다. 로마에서 60km 떨어진 브라치아노 호숫가의 그림 같은 전경으로 유명하다. 18세기에 안젤로 마리아 추기경이 지었던 롬바르디 지방의 미라벨리노 빌라도 포함돼 있다. 폴란드에서도 지난해 국가 소유의 고성 30개가 매물로 나왔고 2014년에는 140개의 성이 추가로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민영화만이 유적을 잘 유지 보수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지만 주민들은 역사 유적이 외국인 손에 들어간다는 걸 상상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 산하 민영화위원회 전직 자문위원인 윌리엄 메긴슨 오클라호마대 교수는 “유적 민영화는 온갖 정치적 문제와 법률적, 정서적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리스 섬들은 등기도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곳이 많다”고 말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한빛부대가 주둔한 남수단 종글레이 주(州)의 주도 보르 북부에서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다시 벌어졌다. 남수단 정부군 측 필립 아구에르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31일 “현재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누에르족 출신의 반군인 백색군이 보르 외곽 28km의 마을에 불을 지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에는 정부군과 반군이 총격을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남수단 정부는 2만5000명의 전사로 구성된 백색군이 자동소총과 로켓포로 무장한 채 정부군이 장악한 보르를 향해 진격하고 있어 대규모 전투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군 당국은 이날 “보르 북쪽에서 총격이 발생했지만 한빛부대에서 상당히 먼 지역”이라고 밝혔다. 한빛부대는 현재 종합방호태세를 강화한 상태이며 주변 난민들을 위해 치료, 급수 등 지원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군 수송기(C-130H) 2대에 실어 보낸 탄약 등 군수물자는 아직 한빛부대에 전달되지 않았다. 군은 “현지 항공기 지원계획이 원활하지 않다”며 “이르면 1일 한빛부대에 탄약 등 보급품이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손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