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경

김하경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구독 60

추천

팩트(fact)의 조각들을 차분히 모아 통찰력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whatsup@donga.com

취재분야

2026-05-20~2026-06-19
미국/북미63%
인사일반8%
중동8%
국제인물5%
중남미5%
국제일반5%
유럽/EU3%
국제정세3%
국제경제0%
  • 올해 수시모집 선발 비율 더 늘어나…학생부위주전형 비중↑

    올해 전국 4년제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 네 명 중 세 명은 수시모집으로 선발된다. 또 수시모집 가운데 학생부위주전형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19일 ‘2018학년도 수시모집의 주요 특징’을 발표했다. 2018학년도 대입 전체 모집 인원은 34만9776명으로 지난해보다 244명 줄었다. 반면 올해 수시모집으로 선발하는 학생은 25만8920명으로 지난해 24만6891명에 비해 1만2029명 늘었다. 비율도 74%로 3.5%포인트 증가했다. 수시모집에서 학생부위주전형으로 선발하는 학생 수도 늘어났다. 올해 학생부위주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은 수시 모집인원의 86.4%로 지난해에 비해 0.6%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학생부 교과 전형으로 입학하는 학생의 비중은 줄어들고,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입학하는 학생의 비중은 늘어났다. 올해 수시 모집 인원 중 학생부 교과 전형으로 입학하는 학생은 54.1%,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입학하는 학생은 32.3%다. 지난해에는 각각 56.3%, 29.5%였다. 반면 논술전형을 통해 선발하는 학생 수는 1728명 감소해 1만2961명으로 나타났다. 특별전형으로 모집하는 인원도 지난해에 비해 더 늘어났다. 고른기회전형으로 선발하는 학생은 3만8655명(14.9%)으로 지난해에 비해 2611명 증가했다. 지역인재 특별전형으로 선발하는 모집 인원도 971명 늘어났다. 한편 수시모집은 최대 6번만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3군 사관학교, 경찰대학,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대학과 전문대학, 산업대학은 지원 횟수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수험생 본인이 지원한 대학에 대한 정보와 수시모집 지원횟수, 대학입학 지원방법 위반 여부 등은 ‘대입정보포털 어디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김하경기자 whatsup@donga.com}

    • 2017-07-19
    • 좋아요
    • 코멘트
  • “숭의초 학교폭력 은폐… 교장 등 3명 해임 요구”

    대기업 회장 손자와 연예인 아들이 가해자로 지목된 서울 숭의초교 3학년 학교폭력사건이 축소 은폐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교육청은 관련 교사 징계를 요구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12일 시교육청이 발표한 숭의초교 감사 결과에 따르면 4월 수련회 폭력사건 발생 사흘 뒤 담임교사가 확보한 학생 9명의 진술서 18장 중 6장이 사라졌다. 4장은 목격 학생 2명의 진술, 나머지 2장은 가해 학생 2명의 진술이 담겼다. 담임교사는 18장 모두 생활지도부장에게 건넸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해당 부장 교사는 12장만 받았다고 진술해 시교육청이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대기업 회장 손자의 학부모가 학교폭력 전담기구에서 자신의 아들을 조사한 내용이 담긴 자료를 요구하자 생활지도부장 교사가 e메일과 문자를 통해 제공한 사실도 확인됐다. 해당 자료는 학생 확인서와 자치위원회 회의록이다. 회의록은 피해·가해 학생 학부모가 요청하면 학교 측이 학교장의 결재를 통해 공식적으로 줄 수 있지만 학생 확인서 관련 규정은 없다. 감사관 측은 “그렇다고 교사가 마음대로 사진을 찍어 전달한 것은 문제라고 봤다”고 밝혔다. 피해 학생 학부모는 학생 확인서를 정보공개 요청을 통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건이 알려진 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학교전담경찰관이 배제되고 규정에 없는 교사 1명이 포함되는 등 위원회 구성 및 조사 과정의 공정성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시교육청은 보고 있다. 시교육청은 중요 자료 은폐 의혹과 처리 과정의 부적절성 등을 들어 이 학교 교장과 교감, 생활지도부장의 해임과 담임교사 정직 등 중징계를 학교 법인에 요구했다. 학교 측은 “철저하게 관리하지는 못했지만 사라진 문서는 담임교사가 비공식적으로 만든 학생들 문답서일 뿐이다. 폭행에 가담한 적이 없다는 당사자와 목격 학생 주장은 모두 무시됐다”고 반박했다. 4월 20일 경기 가평군에서 열린 수련활동에서 대기업 총수 손자와 연예인 아들이 한 학생을 때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학교 측이 가해 학생 수를 축소하고 늑장 대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번 감사에선 재벌 총수 손자가 폭행에 가담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07-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조희연, 기자간담회서 “자사고·외고, 사회에 위협” 폐지 거듭 강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자율형사립고와 외고가 만약 충분히 사회통합에 반하고 불평등한 제도로 판명이 났다면 이를 해소하는 것이 맞다”며 자사고·외국어고 폐지를 거듭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10일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교육 시스템이 공동체로서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고 많은 국민들이 느끼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자사고·외고 폐지 문제가 거론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성적과 능력에 따른 우열 구분과 신분적 분리를 추구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비판했다. 조 교육감은 자사고·외고 폐지 반대를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 반대에 빗대기도 했다. 조 교육감은 서울 강서구 주민들이 공진초등학교 부지에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자사고·외고의 분리교육에 반대하는 것과 특정 지역에 장애인 특수학교가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통합교육의 관점에서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자사고·외고 폐지로 이른바 ‘강남 8학군’이 부활할 것이란 시각에 대해선 “현재 강남학군 집중화 현상이 생각보다 미미하다”며 “(자사고·외고 폐지가) 고교학점제 대학입시개혁 대학체제개혁이 연계돼 있으므로 ‘강남 8학군’ 부활의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남 8학군 부활과 같은 부작용이 예견된다면 중앙정부와 협력해 다양한 정책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며 “강남과 인근학군을 공동학군으로 묶는, 심지어 강남과 강북 학군을 공동학군으로 묶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조 교육감은 “통합교육의 가치를 실현하려면 자사고·외고 (문제는) 정부 차원에서 해결돼야 한다”며 “자사고 평가를 통한 전환의 경로는 이제 비현실적이라는 것이 증명됐다”며 초중등학교 시행령 개정을 촉구했다.김하경기자 whatsup@donga.com}

    • 2017-07-11
    • 좋아요
    • 코멘트
  • [역사와 함께해온 성균관대]성균관대 17학번 선배들 “이렇게 합격했어요”

    “교과 공부는 우직하게 비교과 활동은 주변에서”― 사회과학계열 17학번 김지연 씨 “영어 지문을 10번 넘게 읽으면서 통째로 외우려고 노력했어요. 사회탐구 과목은 10개년 모의고사 기출문제를 네 번 이상 풀어서 문제의 유형을 외우듯 공부했습니다.” 성균인재전형으로 입학한 김지연 씨(19·사회과학계열 1학년)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대학은 수시 전형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학교 내신 성적이 모의고사 성적보다 훨씬 우수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자신의 내신 관리 비법을 한마디로 ‘닥치는 대로’라고 표현했다. 수학 문제집을 풀 때도 같은 책을 반복해서 세 번씩 풀었다. 첫 중간고사에서 절망적인 점수를 받았던 김 씨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전교 최상위권에 드는 수학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다. 비교과 활동이라고 하면 대개 어떤 활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김 씨는 비교과 활동을 주변에서 찾았다. 수업시간에 교사가 한 말에 영감을 받아 관련된 신문기사를 읽었다는 내용으로 전공을 엮어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메인 요리는 교과 성적”― 자연과학계열 17학번 이상현 씨 이상현 씨(19·자연과학계열 1학년)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교과 성적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비교과 활동이 교과 성적을 대체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자기소개서를 쓸 때도 단순히 어떤 비교과 활동을 했느냐에 매몰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비교과 활동을 통해 얻은 게 무엇이고 자신의 전공 선택에 얼마나 긍정적 영향을 주었는지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 씨는 고등학교에서 춤 동아리 활동을 2년 동안 했다. 학업과 관련되지 않은 동아리에서 오래 활동했다. 하지만 이 씨는 춤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습계획을 주도적으로 짜고 철저히 시간을 관리하는 습관을 길렀다. 친구들과 함께 무대를 준비하면서 협력의 중요성도 배웠다. 이 씨는 이런 부분들을 자기소개서에 적었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나만의 스토리를 만들고 다양한 활동을 하세요”― 컴퓨터교육과 17학번 이익규 씨 글로벌인재전형으로 입학한 이익규 씨(19·컴퓨터교육과 1학년)는 ‘나만의 스토리 만들기’가 핵심이라고 꼽았다. 봉사와 독서, 대내외 활동과 수상실적 등이 자신의 목표 및 꿈과 연결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먼저 뚜렷한 목표와 꿈을 정했다. 이후 이 씨가 한 활동들을 생활기록부에 적으며 자신이 목표와 꿈을 향해 주체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 장래희망과 관련한 책을 읽었을 땐 ‘이런 책을 읽었다’는 사실 나열에 그치지 않았다. 책을 통해 어떤 궁금증이 생겼는지, 나에게 어떤 동기를 부여했는지 생각했다. 이 씨는 이런 부분들을 생활기록부에 잘 기재해둔 덕분에 자기소개서를 쓸 때 자신이 한 활동을 진로와 엮어 자신있게 표현할 수 있었다고 했다.“4가지 원칙을 세우고 꾸준히 논술에 집중하세요”― 인문과학계열 17학번 김수민 씨 논술우수전형으로 입학한 김수민 씨(19·인문과학계열 1학년)는 논술 공부 방법을 소개했다. 첫 번째는 ‘마음가짐 바로하기’다. 논술 전형을 우습게 봐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둘째는 ‘자신한테 맞는 공부 방법 찾기’다. 논술을 준비하는 방법은 독서부터 학원, 인터넷 강의, 학교에서 진행하는 방과후 논술 프로그램까지 다양하다. 이 중에서 김 씨는 논술학원의 도움을 받았다. 셋째는 ‘시간 정하기’다. 교과목을 공부할 때처럼 논술도 자기만의 계획을 세우고 공부하라는 뜻이다. 김 씨가 세웠던 규칙은 세 가지다. 김 씨는 일주일 중 하루를 논술에 투자하기로 했다. 또 논술의 초안은 제한시간 1시간 30분까지 충분히 고민하며 작성하고 첨삭받은 후 글을 수정할 때는 제한시간보다 30분 빨리 마무리하기로 했다. 넷째는 ‘피드백을 골고루 받아들이기’다. 각자 피드백을 해주는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선생님뿐만 아니라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친구들로부터도 피드백을 받는 게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공부는 기본에 충실하게, 기출 분석은 꼼꼼하게”―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17학번 이희정 씨 논술우수전형으로 입학한 이희정 씨(19·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1학년)는 수학과 과학탐구 과목에서의 기본 개념을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문이 들거나 개념 정리가 명확하지 않아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면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논술시험에서도 풀이과정을 논리적으로 기술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씨는 평소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면 논술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수능 공부를 할 때 어려운 문제의 풀이를 따로 꼼꼼하게 써보곤 했던 습관도 논술 시험장에서 효과를 발휘했다. 논술 시험을 치르기 전에 각 대학의 기출문제를 풀어보고 동향을 파악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이 씨는 “기출문제를 실전처럼 진지하게 풀어보고, 모범답안을 읽으면서 스스로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꼼꼼히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07-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전교조 반년치 가입자 며칠새 탈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주장하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의 총파업을 지지하자 일부 조합원이 집행부에 불만을 터뜨리며 ‘항의성 탈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전교조가 조합원의 권익보다 비조합원의 이익을 먼저 챙긴다’며 집행부를 비판하고 있다. 9일 전교조 등에 따르면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두고 정규직 교사 중심의 노조인 전교조 조합원들 간 이견이 표출되며 내부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전교조 집행부가 비정규직 철폐를 주요 요구조건으로 내건 민주노총의 ‘사회적 총파업’에 동참하면서 갈등이 고조됐다. 최근 학교 영양사, 조리사, 교무실무사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나서자 정작 조합원인 일부 교사가 ‘전교조가 조합원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고 전교조 집행부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들 전교조 조합원은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외치고 있는 집행부를 비판하며 탈퇴를 선언하고 있다. 서울 지역의 한 전교조 조합원은 “전교조가 교사 단체이면 교사들의 처우 개선에 대해 노력해야 하는데, 비조합원의 권익을 위해 조합비와 집행부의 노력을 허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조합원도 “전교조가 교육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하는데 노동 문제, 정치 현안에 더욱 관심을 보이고 있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교조 내부에선 이 같은 비판을 놓고 “사회가 모두 나서야 할 비정규직 문제를 외면한 이기적 행태”라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송원재 전교조 서울지부 대변인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탈퇴하겠다는 조합원들의 전화가 걸려오는 바람에 전화 받기가 두렵다”고 썼다. 송 대변인은 “조합원 한 분 한 분을 맞아들이기 위해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왔는데, 요 며칠 사이에 반년 치 신규 가입자 수가 썰물처럼 빠졌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전교조에 탈퇴를 선언하는 조합원들은 학교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과 고용 안정에는 찬성하지만 정규직화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려면 현재 정규직처럼 공정한 절차를 거쳐 임용돼야 하는데, 비정규직을 그대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전교조 조합원 수는 현재 5만여 명 수준이다. 2005년 9만 명이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전교조가 교육 문제를 넘어선 정치 현안에 깊이 관여하면서 젊은 조합원들의 관심이 멀어진 것으로 교육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07-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초중고 교사 절반 “수능-내신 절대평가 찬성”

    초중고교 교원들이 현 정부의 교육 공약 추진에 ‘속도 조절’을 요청했다. 맞춤 교육을 하겠다는 고교학점제의 취지는 좋지만 학생이 입시에 유리한 과목만 선택할 우려, 다양한 수업을 위한 교사나 시설이 부족한 현실을 고려해가며 추진해 달라는 지적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36대 하윤수 회장의 취임 1주년을 맞아 4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새 정부의 주요 교육 공약 및 현안에 대한 교원 인식 조사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2.15%포인트)를 발표했다. 지난달 13∼23일 초중고교 교원 2077명을 조사했다. 하 회장은 4일 임명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향해 “교육정책을 펼 때 과속하지 말아 달라”며 “교총은 자사고, 외고 일괄 폐지에 반대하며 내신 절대평가 전환 등은 세심한 검토 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이어 내신까지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변별력 확보가 어렵고, 새로운 전형방법이 도입됨과 동시에 사교육비 증가나 성적 부풀리기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원은 문재인 대통령 핵심 공약인 수능 및 내신 절대평가 전환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이 절반을 넘었지만, 부정적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수능 절대평가 전환이 고교교육 정상화, 입시 부담 완화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라는 의견은 52%, ‘부정적’ 의견 40%였다. 내신 절대평가 전환에 대해서는 긍정적 의견이 55%, 부정적 의견이 37%였다. 고교학점제 도입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이 제도가 교육 여건이 다른 도농 학교 간 격차를 심화시킨다는 등의 이유로 ‘부정적’이라는 의견(47%)이 있는 반면, 적성과 소질에 맞는 진로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라는 의견(43%)도 많았다. 한국교총 측은 “방향성은 긍정적이지만 교원 확충, 예산 확보, 특정 교과 쏠림 현상 해소 방안 마련 등이 선결 과제”라고 지적했다. 교총은 “자사고 등을 일반고로 일괄 전환시키기보다는 이들 학교가 설립 취지에 부합해 운영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반고의 교육이 획일화된 상황에서 자사고 외고 국제고 폐지는 학생 교육 기회를 박탈하는 조치라는 얘기다. 김 장관이 경기도교육감 시절 추진한 혁신학교를 놓고 교총은 “혁신고 10곳 중 8곳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학교 향상도에서 마이너스 수치(2014년 기준)를 보여 성과에 의문이 든다. 이 학교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하경 whatsup@donga.com·노지원 기자}

    • 2017-07-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취업 앞에 자유는 없다 ‘토익 감옥’ 찾는 청춘들

    이모 씨(30)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기숙형 학원’에서 지내고 있다. 늦깎이 수험생은 아니다. 이 씨는 취업준비생이다. 그가 머무는 학원은 토익시험만 준비하는 곳이다.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주 6일 강의실에서 토익만 공부하는 학원이다. 숙소가 없는 기숙형이라 잠은 근처 고시원에서 해결한다. 아침식사는 언제나 1500원짜리 김밥이다. 입시생도 아니고 서른 살 안팎의 나이에 일거수일투족을 관리받는 생활은 견디기 쉽지 않다. 하지만 ‘영포자(영어 포기자)’를 벗어나려면 어쩔 수 없다. 이 씨는 “하루 종일 학원에 갇혀 있으면 움직이지 못해 속이 더부룩하기 일쑤”라며 “하지만 목표 점수를 달성해 ‘토익 감옥’을 탈출하고 싶어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영어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 다양해졌지만 여전히 토익성적은 기본 스펙으로 꼽힌다. 올해 7급 공무원 영어과목을 토익 성적 등으로 대체하면서 다시 토익 책을 찾는 청년도 나타나고 있다. 대학생들은 여름방학 때 성적을 올리기 위해 스케줄을 철저히 관리하는 기숙형 토익학원을 찾기도 한다. 19일 경기 지역 A학원의 한 강의실. 토익 공부를 하는 학생들의 열기로 후끈했다. “필기 놓치지 마세요. 영어 약한 사람은 필기가 필수입니다.” 강사가 입을 뗄 때마다 학생들은 빠르게 받아 적었다. 대입 기숙학원처럼 어학원 이름이 쓰여 있는 티셔츠를 단체로 맞춰 입은 상태였다. A학원은 국내 최초의 기숙형 토익학원으로 알려져 있다. 기숙형 토익학원 수강료는 7주 과정에 110만 원 남짓. 학생들은 이곳에서 매일 15시간씩 스파르타식으로 토익을 공부한다. 7주 동안 연애는 물론이고 통성명도 금지된다. 서로의 이름을 몰라 학용품을 빌릴 땐 “1번님 수정테이프 좀 빌려 주세요”라고 출석번호를 부른다. 학원 측에 미리 알리지 않고 지각하거나 결석하면 부모에게 통보할 수도 있다. 또 학원에 나오지 않는 휴일이라도 술을 먹지 못하게 한다. 휴대전화 사용도 금지된다. 강의 전에 미리 휴대전화를 제출해야 한다. 갖고 있다가 적발되면 벌금 2만 원을 내야 한다. 대입 기숙학원 못지않게 까다롭지만 수강 신청이 줄을 잇는다. 일부 토익 교육업체의 과장광고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장광고를 한 온라인 업체 10곳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여전히 비슷한 내용의 광고가 이뤄지고 있다. B업체는 여름방학을 맞아 ‘토익 환급반’을 모집 중이다. 출석만 잘하면 ‘수강료를 100% 현금으로 환급한다’고 광고한다. C업체 역시 ‘수강료 0원, 수강료 100% 현금 환급’이라며 여름방학 단기 속성반을 모집하고 있다. 그러나 두 업체에서 수강료를 100% 환급받는 건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까다로운 출석·수강 조건을 간신히 충족해도 세금을 뺀 수강료만 돌려준다. 업체들은 ‘제세공과금 본인 부담’이라는 문구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작게 표시하고 있다. ‘꼼수’이지만 법적으로 제재가 불가능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소비자가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채용 때 영어 점수보다 실무 능력을 중요하게 판단한다고 밝힌다. 그러나 많은 취업준비생은 ‘토익 점수라도 높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김정명 취업컨설턴트는 “기본적인 토익 점수를 넘어선 고득점은 큰 의미가 없다. 과도한 경쟁 탓에 사회 전체적으로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김하경 whatsup@donga.com·이호재 기자}

    • 2017-06-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자선 골프대회 상금 500만원 소아암환자에 기부

    연세대 대학원총연합회는 자선 골프대회 상금을 소아암 환자 치료를 위해 기부했다고 18일 밝혔다. 총연합회는 지난달 23일 경기 고양시 한양CC에서 학교 발전 및 난치병 환아 돕기 기금 마련 골프대회를 열었다. 대회에는 회원 50여 명이 참가했다. 이어 1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암병원을 방문해 골프대회 상금 500만 원과 선물을 소아암 환자들에게 전달했다. 총연합회는 자선 골프대회를 정례화하고 소아암 환자를 위한 병원 운동회나 캠프에도 참가할 계획이다. 유근성 총연합회장은 “앞으로 매년 대회를 열어 소아암 환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06-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폭발물 의심땐 흔들지 말고 신고를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13일 사제 ‘텀블러 폭탄’ 폭발이 일어난 뒤 연세대 공대생 A 씨(24)는 “이런 상황에서 대피 요령 등이 떠오르지 않아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앙심을 품은 제자의 범행으로 드러났지만 이와 비슷한 방식의 테러가 발생할 우려는 잦아들지 않았다. 그런데도 우편물 테러를 어떻게 대비하고 예방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게 사실이다. 경찰은 테러에 쓰이는 ‘우편물 사제 폭탄’을 막기 위해선 집단적 검색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회사나 기관을 타깃으로 삼거나 이에 종사하는 개인을 목표로 하는 우편물이나 택배물 폭탄은 겉모습만으로는 식별하기 어렵다. 따라서 안전교육을 받은 내부 직원이나 군 출신 전문가가 사전에 모두 검색하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공항이나 정부청사에서 이용하는 엑스레이 투시기 같은 검색 장비를 구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우편물의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회사나 기관은 우체국이나 택배 회사에 정확한 발신자 정보를 문의해야 한다. 물품이 배달됐을 때 발신자가 불분명하다면 일단 뜯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흔들거나 충격을 주지 않은 상태에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국민안전처 재난대비 행동요령에 따르면 폭발물을 인지하면 즉시 주변 사람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 이후 2차 테러 가능성을 생각하며 폭발물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대피한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보다는 계단을 통해 대피하는 것이 낫다. 단체로 대피하는 경우 계단의 한쪽을 비워두면 구조대가 수월하게 진입할 수 있다. 밖으로 빠져나왔다면 가까이에서 구경할 것이 아니라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건물 높이나 폭발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500m 이상까지 피해가 미칠 수 있다. 폭발하면 낙하물이 튕겨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가능한 한 멀리 벗어나는 것이 안전하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안전을 습관화하고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도록 일상에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정지영 jjy2011@donga.com·김하경 기자}

    • 2017-06-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신호등-승강기 스톱… 휴일 대낮 정전 날벼락

    11일 서울 구로 금천 관악구와 경기 광명 시흥시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으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일부 시민은 승강기에 갇히기도 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긴급재난문자가 정전 발생 40분 후에야 발송돼 늑장 대응 논란이 일었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정전은 이날 낮 12시 53분 광명시 영서변전소의 개폐장치로 추정되는 기기 고장으로 발생했다. 한전 측은 “이날 전력 예비율이 50% 가까운 수준으로 유지돼 전기 사용 증가에 따른 과부하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영서변전소 고장은 오후 1시 15분경 복구됐다. 그러나 영화관과 복합쇼핑몰에서 시간을 보내던 시민들의 피해는 컸다. 금천구 롯데시네마 가산디지털에서는 낮 12시 50분부터 1시간 동안 영화 상영이 중단돼 환불을 요구하는 전화가 쇄도했다. 구로구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 금천구 마리오아울렛에서도 시민들이 한동안 어둠 속에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구로 지역에서는 신호등 200여 개가 작동하지 않아 주요 길목마다 교통경찰이 비상 투입됐다. 이날 서울소방본부에 96건,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230건, 경기도재난안전본부에 180건 이상의 정전 피해 신고가 들어왔다. 구로구 신도림테크노마트에서는 운행하던 엘리베이터가 멈춰 승객들이 갇혔다. 정전이 복구된 후 마트 측이 자체적으로 승객들을 구조했다.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희 씨(39·여)는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이 두려움에 떨면서 구조됐다”며 “결혼식도 기념사진 촬영이 지연됐고 축의금은 휴대전화 불빛에 의지해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정전으로 약 19만 가구가 피해를 본 것으로 한전은 파악했다. 서울지역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한 건 2011년 9월 15일 전국적 ‘블랙아웃’ 이후 처음이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정전 발생 3시간 반 만인 오후 4시 20분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내고 “정전의 모든 책임은 한전에 있다. 막심한 피해를 드린 것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시민과 영업장의 피해는 신속히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긴급재난문자는 정전이 발생한 지 40분 가까이 지난 오후 1시 반이 돼서야 시민들에게 발송됐다. 안전처 관계자는 “광명시에서 첫 요청이 와서 안전처 자체 판단으로 서울 3개 구까지 문자를 보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5시 16분 대구 달서구 본동을 비롯한 7개 동에서 정전이 발생해 3700여 가구가 불편을 겪었다. 긴급 복구에 나선 한전은 오후 5시 32분 전력 공급을 재개했다.김하경 whatsup@donga.com·이건혁·서형석 기자}

    • 2017-06-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고종 손녀, 땅 소유권 소송 잇단 패소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판사 이원신)는 고종 황제의 손녀 이해원 씨(98·사진)와 그의 아들 3명이 낸 부당이득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씨 등은 “이 씨의 남편 이승규 씨 소유였던 땅을 돌려 달라”며 정부부처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지역주택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문제의 땅은 서울 서대문구 안산벚꽃길 일대 2516m²(약 762평)와 신연중 남쪽 6673m²(약 2022평) 등이다. 개별공시지가로 따지면 약 30억 원대 땅이다. 이 씨 등은 1948년 9월 23일 전직 고위 법조인 김모 씨 명의로 소유권 이전 등기가 이뤄진 이 토지가 “위조된 매매계약서에 의한 것”이라며 무효라고 주장했다. 해당 토지는 서울시가 1999∼2000년 피고 측에 보상금을 지급하고 이전받았다. 이 씨 등은 피고 측이 원고의 소유권을 침해해 이득을 얻었다며 약 60억 원의 부당이득금과 지연손해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토지 소유권이 서울시로 이전될 당시 해당 토지가 원고들 소유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씨는 2012년에도 “경기 하남시 선친의 땅을 돌려 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이 씨는 고종의 아들 의친왕(1877∼1955)의 13남 9녀 중 한 명이다. 이 씨는 의친왕의 이복형제인 영친왕(1897∼1970·28대 황위 계승자)의 아들 이구(1931∼2005·29대 황위 계승자)가 세상을 떠난 뒤, 2006년 9월 대한제국 황족회로부터 제30대 황위 계승자로 옹립됐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06-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세대간 앙금 못씻은 ‘현충일 태극기’

    “옛날에는 태극기 거는 날이라고 하면 몸가짐도 조심했는데….” 서울에서 태극기 게양 운동을 펼쳐온 이경주 씨(69·태극기무궁화사랑회 총괄위원장)가 탄식하며 말했다. 그는 현충일을 앞둔 4일 깃대꽂이가 있는 주택마다 태극기를 걸었다. ‘원하지 않을 경우 연락 주면 회수하겠다’는 메모도 남겼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만난 30대 주민 3, 4명은 “왜 동의 없이 내 집 앞에 태극기를 거냐”며 이 씨에게 항의했다. 이 씨는 “‘태극기만 보면 짜증이 난다’고 하는 데 할 말을 잊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태극기를 향한 엇갈린 시선은 여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벌어진 간극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본보 기자들은 현충일인 6일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단지의 조기(弔旗) 게양 실태를 살펴봤다. 지역별로 게양률도 차이가 났고 현장의 반응도 극과 극이었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한 아파트는 게양률이 50%에 육박했다. 이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노년층 가구주가 많다. 태극기 달기 운동을 하는 단체들에 따르면 통상 현충일 조기 게양률은 10% 안팎이다. 반면 30, 40대 가구주가 많은 마포구의 한 아파트는 393가구 중 단 2곳만 태극기를 걸었다. 0.5%에 불과했다. 주민들의 반응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하숙자 씨(53·여·서울 강남구)는 “정치적 상황 때문에 태극기에 대한 감정이 잠깐 변할 수는 있지만 애국심을 가진 국민이라면 당연히 태극기를 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주부 이모 씨(35·서울 용산구)는 “태극기 집회를 보며 반감이 심해져 현충일이지만 굳이 달고 싶지 않았다”며 “태극기를 달아야 애국은 아니지 않으냐”라고 되물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태극기 포비아’는 그나마 조금씩 줄어드는 분위기다. “태극기 게양 여부를 무조건 나라 사랑의 기준으로 보는 것도 잘못이지만 정치와 연계해 경시하는 것도 이제 그만둬야 한다”는 인식이 나타나고 있다. 한 온라인 쇼핑몰이 “탄핵 갈등 탓에 태극기 의미가 퇴색돼 안타깝다”며 태극기 문양을 넣은 제품을 공개하자 1200여 개의 ‘좋아요’를 얻었다. 또 현충일을 전후로 SNS에는 ‘태극기 게양 인증’이 1분당 3, 4개씩 게시됐다. 어린 자녀가 서툰 솜씨로 그린 태극기를 올리는 부모도 많았다. 권기범 kaki@donga.com·김하경·조윤경 기자}

    • 2017-06-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검게 탄 수락산 곳곳에 담배꽁초

    주택가 인근에서 발생한 서울 노원구 수락산 화재는 축구장 5.5배 면적에 해당하는 3만9600m²의 숲을 태운 채 2일 오전 10시 50분경 진화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차량 64대, 2330명을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주민들로 구성된 의용소방대원 126명도 불이 나자마자 1시간도 안 돼 불끄기에 나섰다. 이들은 대부분 큰불에 놀라 저녁을 먹다가 뛰쳐나왔지만 이내 등짐펌프를 들고 밤을 꼬박 새우며 불을 꺼 ‘1등 공신’으로 꼽혔다. 수락산은 동아일보 취재진이 불과 24일 전 “등산로 곳곳에서 화재 위험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5월 9일자 A12면 참조)고 지적한 곳이다. 불이 꺼진 뒤 그때 현장을 다시 돌아보니 진화장비가 약간 개선된 것 말고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4일 전 ‘위험 경고’ 때와 비슷 불이 처음 난 수락산 5분 능선 인근 등산로 부근에서 500m가량 떨어진 수락산 제4등산로. 지난달 8일 찾았을 때 담배꽁초가 곳곳에서 나뒹굴었다. 바싹 마른 낙엽은 살짝 밟아도 잘게 부스러질 정도였다. 바로 그 옆에 막 버린 듯한 담배꽁초가 있어 기자가 발로 비벼 껐다. 아찔했다. 등산로 주변 산불진화장비 보관함 상태도 엉망이었다. 보관함에는 빗자루 8개와 녹슨 삽 1개만 있었다. 보관함은 자물쇠로 잠겨 불이 나도 쓸 수조차 없는 기막힌 상황이었다. 2일 오후 다시 찾은 제4등산로 입구부터 ‘어김없이’ 담배꽁초 7개가 버려져 있었다. 올라가는 산길 곳곳에서 담배꽁초를 볼 수 있었다. 화재가 크게 번진 5분 능선 귀임봉(288m) 쪽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산불감시원은 보이지 않았다. 주민 임모 씨(80·여)는 “등산할 때마다 담배를 피우는 이들을 만나곤 하는데, 뭐라고 하면 싸움이 날까 봐 늘 참고 지나쳤다”고 말했다. 산림당국은 화재 원인을 입산자의 실화(失火)로 추정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산불감시원 산불진화장비 보관함은 일부 사정이 나아 보였다. 처음 찾았을 때 용도가 애매해 보였던 빗자루는 사라지고 삽 6개와 쇠갈퀴 4개가 있었다. 자물쇠도 채워져 있지 않아 누구든 꺼내 쓸 수 있었다. 노원구 관계자는 “동아일보 보도 직후 장비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삽과 쇠갈퀴 정도로는 “잔불을 정리할 수 있을 뿐이지 큰불에는 별 효과가 없다”고 화재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번 산불이 화재 예방과 초기 진화를 담당하는 산불감시원의 배치와 운용에 문제가 있어 큰불로 번졌다는 지적도 있다. 산불감시원은 올해 산불 조심 기간인 봄철(1월 25일∼5월 31일)과 가을철(11월 1일∼12월 15일)에만 배치하도록 하고 있다. 조심 기간이 끝난 1일 산불감시원은 자취를 감췄고 바로 불이 났다. 수락산 인근 아파트 단지의 일부 주민은 산불감시원이 없어 불이 더 빨리 번졌다고 주장했다. 50대 남성 김모 씨는 “(1일) 근처 편의점에 앉아있던 초저녁에 산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봤다”며 “산불감시원도 없고, 초기 대응이 제대로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노원구 측은 산불감시원 활동 기간을 이달 말까지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취재진과 등산로를 함께 점검한 전주대 소방안전공학과 김동현 교수는 “당시 지적한 위험 요인만 제거했더라도 발화와 확산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예방 안 되는 불은 없다”고 말했다.김하경 whatsup@donga.com·김예윤·구특교 기자}

    • 2017-06-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빚수렁 청춘… 학자금대출 못갚아 월급압류 1년새 5배로

    대학 때 받은 학자금 대출을 사회에 진출한 뒤에도 갚지 못해 허덕이는 청년이 늘고 있다. 취업에 성공해도 생활비와 다른 부채 때문에 학자금 상환에 충당할 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급기야 학자금 대출 장기 연체자가 돼 ‘울며 겨자 먹기’로 얼마 안 되는 재산까지 나라에 넘기는 청년이 급증하고 있다.○ 강제집행, 1년 새 5배로 껑충 31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한국장학재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을 받은 뒤 장기간 갚지 못해 강제집행을 당한 사례가 지난해 총 311명(34억32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 규모다. 한 해 약 70만 명이 학자금 대출을 받는 걸 감안하면 많지 않지만 2015년 61건에서 5배 수준으로 크게 증가한 게 문제다. 재단 측은 “2015년부터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대출자 자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소득 실태가 정확히 파악돼 강제집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강제집행은 학자금 대출을 회수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다. 보통 재단은 6개월 이상 대출금과 이자를 갚지 못한 이들을 대상으로 재산조사를 벌인다. 이들의 월 소득이 약 155만 원을 넘으면 부동산이나 월급에 가압류를 신청한다. 가압류 이후 당사자에게 분할상환을 권유한다. 만약 이마저 안 되면 부동산이나 월급을 국가로 귀속하는 강제집행 조치가 이뤄진다. 강제집행 직전인 가압류만으로도 대출자들은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진다. 가정형편 때문에 부모에게 손 벌릴 수 없었던 A 씨는 6년 동안 학자금 대출 4000만 원을 받았다. 이와는 별도로 생활비도 대출받아 6년간 공부해 중소기업에 취업했다. 그러나 어려운 생활 때문에 6개월 동안 이자를 내지 못했다. 뒤늦게 이자를 내려고 했지만 재단 측은 A 씨에게 “원금에 해당하는 4000만 원 상당의 재산을 가압류하겠다. 원금과 이자를 모두 갚을 때까지 가압류를 풀 수 없다”고 통보했다.○ 부채 총액 등 따지지 않고 ‘무조건 상환’ 문제는 학자금 대출 상환 과정에서 개인의 부채 총액 등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B 씨가 그런 사례다. 학자금 대출로 수천만 원을 빌린 B 씨는 졸업 후 한 건설 관련 업체에 취직했다. 그러나 일하던 중 큰 부상을 당해 병원에 입원했다. 치료비를 내기도 막막한 상황에서 학자금 대출 상환 독촉까지 받았다. 결국 돈을 갚지 못한 B 씨는 신용불량자 신세가 됐다. 올해 초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분석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을 받은 여대생은 이를 받지 않은 여대생보다 평균 12% 임금이 적었다. 빨리 돈을 갚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서둘러 취업하기 때문이다. 학자금 대출을 받았던 윤모 씨(28)는 “200만 원인 월급에서 30만 원씩 갚아 나가는 게 큰 부담이었다”며 “더 이상 부담감을 느끼기 싫어 회사를 그만두면서 받은 퇴직금으로 학자금 대출을 모두 갚았다”고 말했다. 재단 측은 청년들의 상황을 알지만 재정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견이다. 재단에서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든든학자금(대학생 때 대출을 받아 취업 후 상환)의 경우 2015년 상환 대상자 중 9.1%가 돈을 갚지 못했다. 경기침체와 취업난으로 장기 연체자가 늘수록 학자금 대출 재정이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가압류나 강제집행 등 법적 조치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정익준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옴부즈맨처럼 개인 사정이나 가정 상황을 들어보고 예정된 시기에 상환이 가능한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희숙 충북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받을 때 돈을 갚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충분히 설명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김하경·신규진 기자}

    • 2017-06-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경찰이 대낮 근무시간에 여고생과 성매매

    현직 경찰이 근무시간에 여고생과 성매매를 했다가 적발됐다. 또 서울의 한 경찰서는 존속살해범 검거 사실을 발표하며 부적절한 표현으로 빈축을 사는 등 경찰 안팎이 시끄럽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여고생 A 양(17)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가진 혐의(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최모 경위(38)를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 경위는 29일 오후 4시경 서울 은평구의 한 주택에서 A 양을 만나 20만 원을 건넨 뒤 성관계를 가졌다. 당시는 근무시간이었다. 조사 결과 최 경위는 A 양과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만났다. 범행 장소는 A 양 친구의 집이었다. 경찰은 채팅 앱 모니터링 중 성매매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현장에 잠복했다가 성관계를 하고 나오던 최 경위를 붙잡았다. 최 경위는 성매매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A 양이 미성년자인지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부적절한 발표로 비난을 자초했다. 송파서는 29일 치매를 앓는 노모(老母)를 살해한 뒤 시신을 암매장했다가 1년 3개월 만에 자수한 50대 아들 사건을 발표했다. 문제가 된 건 발표 자료에서 끔찍한 패륜 범행을 ‘비정한 아들의 마지막 선물’로, 시신을 유기한 행위를 ‘시멘트 관(棺)’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런 내용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경찰이 범행을 비꼬는 것 같다’ ‘비유도 좋지만 선물이나 시멘트 관 같은 표현은 너무 심하다’며 비판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비정한 범행을 강조하려다 다소 부적절한 표현을 쓴 것 같다”고 해명했다.권기범 kaki@donga.com·김하경 기자}

    • 2017-05-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성상품화-지나친 음주… 한쪽선 여전히 눈살 찌푸리게 하는 장면

    ‘니 고추 장불고기 주먹밥.’ 11일 강원 지역 한 대학의 축제장 주점 메뉴다. 주변 다른 메뉴판에는 ‘오빠가 꽂아준 어묵탕’ ‘탱탱한 황도 6900원’ 등이 적혀 있었다. 처음에는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글귀에 담긴 성적 의미가 생각나면 대부분 웃음보다 불쾌한 기분이 든다. 축제의 주인공인 학생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학생이 일부 메뉴 내용을 문제 삼아 논란이 일자 단과대 차원의 사과문이 발표됐다. 그러나 거기까지. 학교 차원의 조사나 징계는 없었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회에서 진행하는 행사라 징계까지 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대학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상업화다. 도를 넘은 상업화가 성(性) 상품화와 지나친 음주문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17일 유튜브에는 충청 지역 한 대학의 축제 무대를 찍은 영상이 올라왔다. 여성 4인조 댄스그룹이 짧은 반바지와 브래지어만 입은 상태로 격렬한 춤을 추는 영상이다. 한 멤버는 마이크를 바지에 넣으며 마치 성행위를 암시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누리꾼들은 “학교 축제냐 아니면 유흥업소냐”며 부정적 반응을 쏟아냈다. 축제 주점의 부실한 음식과 바가지 가격 문제는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건국대 대나무숲에 “축제가 열리면 시중에서 파는 1000원짜리 튀김을 3000원에 판다”는 글이 올라오자 학생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실제 대학 축제장에서 팔리는 음식은 대부분 시중 음식점보다 1.5∼2배 비싸다. 학생들은 “임대료도 내지 않으면서 쓸데없이 비싸다”는 의견과 “단기간에 수익을 내려면 어쩔 수 없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주말 유흥가에서나 볼 수 있는 호객행위와 만취 학생들로 인한 난장판은 축제 기간에 매일같이 벌어진다. 24일 고려대에서도 학과별로 주점이 열리고 있었다. 일부 학과 학생들은 광고판을 들고 다니며 “합석시켜 줄 테니 한잔하고 가라”며 호객행위를 했다. 일부 학생들은 술에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서울 성북경찰서 안암지구대 관계자는 “축제 기간에 술이 원인이 돼 시비가 붙거나 몸싸움까지 벌이는 사건이 종종 일어난다”며 “위력순찰(공개적인 순찰 활동)을 통하여 사고와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이호재 hoho@donga.com·김하경 기자}

    • 2017-05-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시간당 10만원 받고 디도스 공격… 청부 사이버테러

    시간당 10만 원을 받고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으로 웹사이트를 마비시킨 ‘사이버 청부테러’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디도스는 여러 대의 PC를 원격으로 조종해 특정 웹사이트에 동시에 접속시킴으로써 과부하를 일으키는 사이버 공격이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조모 씨(26)와 한모 씨(22)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디도스 공격을 의뢰한 전모 씨(25)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2015년 조 씨는 도박 관련 단톡방(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 ‘먹튀 사이트에 디도스 공격을 해드립니다’는 광고 글을 올렸다. 단톡방에 모인 사람들이 주로 불법 도박사이트 이용자이고, 이 중에 돈을 따고도 받지 못한 사람이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고객이 메시지 등으로 연락하면 조 씨는 해당 도박사이트에 디도스 공격을 감행했다. 사이트가 마비된 운영자가 고객에게 돈을 돌려주면 공격을 중단했다. 조 씨는 공격 대가로 시간당 10만 원을 받았다. 디도스 공격에 필요한 ‘좀비PC’ 동원은 한 씨의 몫이었다. 한 씨는 고등학생이던 2012년 실시된 4·11총선 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이트 디도스 공격 사건에 연루된 인물. 그는 악성코드가 저장된 신종 프로그램을 만들어 올해 초부터 파일공유 사이트에 ‘최신영화’라는 제목으로 유포했다. 해당 파일을 내려받아 클릭하면 악성코드가 실행돼 좀비PC가 됐다. PC 이용자들은 단순히 다른 파일을 내려받은 것으로 생각해 감염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한 씨는 4개월간 8만1976대의 좀비PC를 확보했다. 그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악성프로그램 유포 서버를 여러 차례 바꿨다. 경찰과 한국인터넷진흥원은 한 씨가 유포한 신종 악성프로그램을 백신프로그램으로 탐지할 수 있게 조치했다. 경찰은 “디도스 공격이 마치 벤처사업 형태로 진화해 운영되고 있다”며 “파일공유 사이트에서 출처와 내용이 불확실한 파일을 내려받으면 안 된다”라고 당부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05-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널린 남녀공용화장실, 캄캄한 원룸촌… 공포는 변한 게 없다

    14일 오후 7시경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의 한 3층 건물. 층마다 다양한 식당과 술집이 밤늦게까지 영업을 하고 있다. 건물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남녀 공용 화장실은 항상 만원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바로 앞 소변기에는 한 30대 남성이 서 있었다. 남성 전용칸에서 물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여성 전용칸에서도 인기척이 느껴졌다. 그러나 남성들이 모두 나간 뒤에도 문은 열리지 않았다. 화장실이 조용해지고 20∼30초가량 지나자 조용히 문이 열렸다. 20대 여성이었다. 여성은 화장실을 서성이는 기자를 의심스럽게 쳐다본 뒤 치마를 휘날리며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강남역 살인사건’이 일어난 지 17일로 1년이 된다. 조현병을 앓던 김모 씨(35)가 서울 서초구의 한 화장실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 A 씨(당시 23세)를 살해한 이 사건으로 여성 안전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본보 여기자 3명은 14일 오후 서울의 공용 화장실, 주택가 여성안심귀갓길, 대학가 원룸촌을 돌아봤다. 여전히 안심보다는 불안에 가까운 곳이 훨씬 많았다.○ 강남역 주변 화장실 10곳 중 4곳은 ‘공용’ 이날 오후 6시경 서초구의 한 대형 상가건물 1층 화장실 앞에서 마주친 이모 씨(25·여)는 남자친구의 손을 꼭 붙잡은 채였다. 이 씨가 화장실에 다녀올 동안 남자친구는 그 앞을 경계하듯 떠나지 않았다. 이 씨는 “(살인) 사건이 일어난 뒤로는 화장실이 제일 무섭다”며 “외부에 있는 화장실에 갈 때는 무조건 주변에 있는 친구들과 함께 간다”고 말했다. ‘강남역 살인사건’이 일어났던 서울 서초구와 인근 강남구 일대에는 여전히 공용 화장실이 많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부터 9호선 신논현역 사이에 자리 잡은 3∼5층 상가 건물 50곳의 화장실을 확인했다. 19곳의 화장실이 남녀 공용이었다. 이 중 15곳은 화장실 출입구를 비추는 폐쇄회로(CC)TV도 없었다. 일부 공용 화장실에는 사건 후 비상벨 등을 설치한 곳도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아무 손을 쓰지 않은 곳도 있었다. 당시 사건 현장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는 3층짜리 주점 건물은 수년 전부터 공용 화장실을 운영했지만 비상벨이나 CCTV를 설치하지 않았다. 구에서 화장실을 분리형으로 바꾸라는 권고를 담은 공문을 보내기도 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없었다. 건물 2층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B 씨(40)는 “화장실을 개조하려면 수백만 원은 들 것”이라며 “굳이 나서서 개조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안심 못할 안심귀갓길 오후 10시 30분경 서울 강북구 도봉로의 ‘여성안심귀갓길’을 돌아보던 기자는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250-07-가’라는 똑같은 위치번호를 가진 112신고 위치 게시판이 150m 간격으로 2개 있었다. 신고자의 위치 파악을 용이하게 만들기 위해 경찰이 모든 귀갓길에 설치한 이 게시판은 위치별로 ‘가∼하’ 순의 일련번호가 부여돼 있어야 정상이다. 알고 보니 두 번째 게시판 부착 위치는 원래대로라면 ‘250-07-다’ 게시판이 부착돼야 할 자리였다. 심야 시간대에 귀가하는 여성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여성안심귀갓길’은 서울에 500여 곳이 있다. 경찰은 이곳을 집중 순찰지역으로 선정하고 신고 또는 안전에 유용하도록 여러 장치를 해뒀다. 그러나 비상벨이나 바닥 표지 등이 관리되지 않고 있었다. 강북구의 다른 안심귀갓길을 찾았다. 경찰서 홈페이지에 경찰과 바로 통화할 수 있는 비상벨이 있다고 안내된 지점에 도착했지만 벨을 찾을 수가 없었다. 한참을 둘러본 뒤에야 근처 설비업체가 쳐놓은 비닐 가림막에 반쯤 가려진 비상벨을 찾았다. 바닥에 도색된 ‘여성안심귀갓길’ 표지는 대부분 지워져 ‘성안…갓’이라는 글자만 겨우 보였다. 주민 양모 씨(68·여)는 기자에게 “이 길이 안심귀갓길이었냐”고 되물었다.○ 가로등 불빛 오락가락하는 원룸촌 오후 10시 반경 찾은 서울 성북구 고려대 후문 근처 원룸촌을 지나는 길 100m에는 단 4개의 가로등만 설치돼 있었다. 그나마도 그중 하나는 10초마다 불빛이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했다. 그나마도 원룸 건물 기둥 뒤편은 사각지대였다. 기자가 길을 걷는 사이 건물 틈이나 주차장에서 담배를 피우던 사람들을 뒤늦게 발견하곤 깜짝 놀라기도 했다. 근처에 사는 박모 씨(22·여)는 “그나마 안전한 기숙사에서 살다 이곳으로 나오니 ‘어디서 뭐가 나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할 뿐”이라고 말했다. 오후 11시 30분경 서울 마포구 홍익대 근처 원룸촌을 지나던 정모 씨(22·여)는 기자의 인기척을 느끼자 화들짝 놀랐다. 정 씨는 “최근에 원룸 입구에서 남자친구가 전 여자친구를 때려 숨지게 했다는 기사를 본 뒤로 더 무서움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여성 안전 관련 분야에 대한 정책 우선순위를 더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안전 문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지 않는다면 예산을 아무리 많이 쓰더라도 부족함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안전 예산은 보험’이라는 생각으로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위은지 wizi@donga.com·김하경·김단비 기자}

    • 2017-05-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문재인 대통령 “경호때문에 불편하시죠?”… 출근길 이웃들과 셀카

    “멋있습니다”, “잘 다녀오세요”.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41길(홍은동)의 출근길 분위기는 평소보다 훨씬 밝았다. 삼삼오오 골목길에 나온 주민들은 난생처음 ‘출근하는 대통령’을 보고 활짝 웃었다. 역대 대통령은 12월 선거 후 이듬해 2월 취임과 동시에 청와대에 들어간다. 이 기간 중 청와대 관저는 새 대통령을 맞을 준비를 마친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다음 날 임기가 시작돼 관저를 새로 단장할 시간이 부족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2, 3일간 자택에서 출퇴근한다. 문 대통령 자택은 3개 동 88채로 이뤄진 금송힐스빌에 있다. 각 가구 면적이 약 102m²인 작은 빌라다. 이날 빌라 주민들은 힘찬 박수로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출근을 응원했다. 주민들은 이웃집에 현직 대통령이 사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빌라뿐 아니라 근처 주민들도 오전 8시부터 빌라 앞에 나와 대통령을 기다렸다. 집에서 나와 관용차량 쪽으로 걷는 문 대통령을 향해 주민 20여 명이 박수를 치며 응원하자 문 대통령은 발걸음을 돌려 주민들의 손을 일일이 잡았다. 이어 “(저 때문에) 불편하시죠”라며 인사를 건네자 주민들은 ‘셀카’를 요청했고 대통령은 흔쾌히 응했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함께 보면서 “잘 찍으시네요”라는 말도 건넸다. 주민들은 “그냥 가실 줄 알았는데 감사하다”며 화답했다. 경호원들도 대통령에게 다가가는 주민들을 막아 서기보다 안전을 위해 주위를 정리하며 대통령 곁을 지켰다. 금송힐스빌 주민들은 대통령 내외를 ‘편안한 이웃’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의 바로 윗집에 사는 주민 김모 씨(79)는 “문 대통령이 악수를 먼저 건넨 적이 있는데, 손을 만져보더니 ‘일을 많이 하신 손이네요’라며 다정하게 말하던 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김 씨는 “그동안 대통령께서 워낙 바쁘셔서 자주 보지 못했다. 곧 청와대로 가시면 더욱 보기 힘들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주민 이지혜 씨(27·여)도 “우연히 마주치면 서글서글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다정한 이웃이었다”고 전했다.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주민들과 음식을 나누는 마음씨 좋은 ‘동네 아줌마’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았다. 주민 배모 씨(73)는 “평소 영부인은 그냥 평범한 동네 아주머니처럼 소탈했다”며 “가끔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다가 지나가는 주민들에게 ‘안녕하세요’라며 큰 소리로 반갑게 말을 건네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모 씨(61)는 “여사님이 떡이나 버섯 등 음식을 챙겨와 우리 집 문을 두드리거나 계단에서 만나면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 음식을 가지고 나와 나눠 먹었다”고 기억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05-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성추행 사건 배후는…” 대선 막판까지 가짜뉴스 활개

    ‘유승민 후보 딸 성추행 사건도 문재인 지지자 소행’ 안철수 전 후보를 지지자한다는 한 누리꾼이 5일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누리꾼은 한 남성이 ‘프리 허그’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암살하겠다고 글을 올린 사건도 “문재인 지지자 자작극”이라고 썼다. 근거가 전혀 없는 가짜뉴스다. 그러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졌다. 해당 누리꾼의 팔로워가 2만9000명에 이르는 탓에 전파 속도는 매우 빨랐다. 선거 막판까지 “문재인은 사퇴하라”는 반응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19대 대선 막판에 이를수록 SNS는 각종 가짜뉴스로 뒤덮였다. 일부 극성 지지자들은 적극적으로 악성 루머를 퍼트리며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데 열을 올렸고, 터무니없는 가짜 여론조사와 선거 조작설이 돌기도 했다. 특히 4일 사전투표일에 SNS를 뒤덮은 건 ‘가짜여론 조사’다. ‘5월 4일 17시 현재 사전투표 비공식출구조사 결과 홍준표 43%, 문재인 21%’라는 글은 카카오톡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됐다. ‘발로 뛰는 사전투표 출구조사에서 1위가 안철수 2위가 홍준표 3위가 문재인’이라는 글도 널리 퍼졌다. 그러나 사전투표는 출구조사를 실시하지 않는다. 선거일인 9일에는 각종 출구조사 사설정보지(지라시)가 가짜뉴스 역할을 했다. ‘출구조사 결과 홍준표 43.2% 문재인 27.3% 안철수 16.8%’ 같은 글이 9일 오전부터 SNS를 도배했으나 실제 출구조사 결과와는 동떨어진 가짜 조사결과였다. 투표를 하기도 전에 각종 지라시를 받아본 시민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막판까지 선거 조작설도 끊이지 않았다. ‘은평갑 세월호 박주민 변호사 지역 사전선거 투표함 봉인 3군데 없이 이동 중에 적발 되었다’는 글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4월 20대 총선 당시 떠돌던 음모론이지만 유투브 영상 링크까지 포함돼 마치 올해 대선 사전투표 때 일어났던 것처럼 선거 막바지까지 유포됐다. 논리성이 떨어지는 가짜뉴스도 많았다. 재외국민 투표는 출구조사가 없지만 ‘LA한인투표소 출구조사 결과 안철수 65%, 문재인 20%’라는 가짜뉴스가 퍼졌다. 강원 지역에 일어난 산불이 홍준표 전 후보의 당선을 우려한 북한의 소행이라는 글도 돌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직접 나서 각종 SNS에서 삭제 조치 활동을 벌였다. 선관위에 따르면 19대 대선 사이버 위반행위는 4만351건으로 7201건이던 18대에 비해 5.6배 증가했다. 일부에선 극단적 지지자들이 TV토론과 여론조사 결과 발표가 없는 ‘깜깜이 6일’을 노려 가짜뉴스를 만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막판에 가짜뉴스를 퍼트릴 경우 짧은 기간 내에 해명이나 단속을 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정점식 검사장)는 10일 “선거사범의 공소시효(6개월)가 11월 9일 만료되는 만큼 특별근무체제를 가동해 신속히 수사를 진행한다”며 “다수가 개입한 조직적·계획적 선거범죄 수사를 위해 형사부와 특수부 인력을 투입”한다고 밝혔다.이호재기자 hoho@donga.com김하경기자 whatsup@donga.com}

    • 2017-05-10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