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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 계열사들이 이호진 그룹 회장 일가가 100% 지분을 소유한 동림관광개발이 강원 춘천시 남산면 일대에 건설하는 동림CC 회원권을 사들이기 위해 수십억 원의 빚까지 냈던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태광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원곤)는 최근 티브로드홀딩스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 같은 단서를 확보했다. 태광그룹 계열의 유선방송사업자인 티브로드기남방송과 티브로드동남방송 등은 골프장이 건설되기도 전인 2008년 5월 회원권을 계좌당 22억 원에 구입했다. 당시 기남방송과 동남방송 등 티브로드 계열사 5곳은 모두 8계좌를 176억 원을 들여 샀다. 티브로드 계열사들은 2010년 8월에도 1계좌에 26억 원씩 모두 8계좌를 208억 원을 들여 구매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기남방송이 2008년 5월 동림CC 회원권 3계좌를 구입하는 데 쓴 66억 원은 전체 매출액의 10.8%에 해당한다. 동남방송도 매출액의 9.1%에 이르는 22억 원을 들여 회원권 1계좌를 구매했다. 이 때문에 계열사들은 또 다른 계열사인 티브로드한빛방송으로부터 단기대출까지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공시에 따르면 기남방송은 2008년 한빛방송에서 15억 원을 연이자율 9%에 차입했다. 동남방송도 같은 시기 한빛방송에서 10억 원의 단기대여자금을 빌렸다. 2008년뿐 아니라 2010년 회원권 구입 때에도 계열사들이 돈을 빌려 회원권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 일가 소유 골프장 건설자금 마련을 위해 계열사들이 빚까지 내 회원권을 구매한 셈이다. 검찰은 27일 태광그룹 재무 분야를 총괄해온 박명석 대한화섬 대표(61)를 19일에 이어 두 번째로 소환조사했다. 한편 서울서부지검은 27일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그룹 사옥 7, 8층에 있는 계열사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또 한화증권㈜ 이용호 대표(56)를 소환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한화리조트, 서울프라자호텔, 한화63시티 등을 운영하는 레저업체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그룹 구조조정본부 등을 거친 이 대표는 한화그룹 비자금 운용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인사로 꼽힌다.박진우 기자 pjw@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C&그룹의 비자금 조성 및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는 26일 임병석 그룹 회장이 C&중공업의 해외법인을 통해 수백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잡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C&그룹 전직 임원들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C&중공업이 중국 광저우, 다롄, 상하이 등지에 설립한 컨테이너공장 법인계좌를 통해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임 회장 등 C&그룹 관계자 조사 및 회계장부 분석, 계좌추적을 통해 비자금 조성 사실이 확인되면 중국 현지 법인의 재무담당 임원 등을 불러 이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수사팀은 C&중공업이 국내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돈을 해외로 빼돌렸거나 중국 법인에서 발생한 매출을 누락하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밖에 임 회장이 C&그룹 계열사들의 회삿돈을 빼돌린 창구로 알려진 C&라인이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등 해외법인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또 우리은행이 박해춘 행장 재임 때인 2007년 9월 C&구조조정 유한회사의 보유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해줄 때 규정상 대출한도가 267억 원에 불과했으나 유효담보가액의 2.34배에 달하는 625억 원이나 대출해준 사실이 2008년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태광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원곤)는 26일 태광산업 오용일 부회장(60)을 소환 조사했다. 태광산업 자금과장 출신인 오 부회장은 장기간 그룹의 재무 업무와 대외협력 업무를 주도해 이호진 그룹 회장의 어머니 이선애 태광산업 상무(82)와 함께 비자금 관리에 깊숙이 관여한 인사로 꼽힌다.전성철 기자 dawn@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검찰이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의 어머니이자 그룹 자금관리를 도맡았던 것으로 알려진 이선애 태광산업 상무(82)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현금이 보관됐던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태광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원곤)는 이 상무의 서울 중구 장충동 자택에 비자금 관련 장부 등이 보관돼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21일 압수수색해 지폐 다발을 묶을 때 사용되는 ‘띠지’ 뭉치와 텅 빈 도장지갑 등을 발견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상무의 자택을 압수수색할 당시 이미 증거가 될 만한 모든 자료가 다른 곳으로 옮겨진 듯 깨끗한 상태였고, 띠지 뭉치 등만 남아있었다”고 전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앞두고 이 상무 측이 자택에 보관하던 비자금 관련 장부 등과 함께 현금을 급히 다른 곳으로 옮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 상무 자택에서 나온 띠지의 정체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발견된 띠지는 현금을 인출한 은행에서 돈다발을 묶는 데 이미 사용한 헌 띠지가 아니라 새 띠지 뭉치였다. 이 띠지의 용도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측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그동안 보관해뒀던 현금을 압수수색에 대비해 황급히 옮기면서 그대로 두고 온 것일 가능성이 있다. 이 상무가 압수수색을 앞두고 자택에 머물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상무를 대신한 ‘대리인’이 현금을 옮기면서 액수를 확인하기 위해 돈을 세어본 뒤 돈다발을 다시 묶는 데 사용하고 남은 띠지일 것이란 추측이다. 로비를 위해 현금을 전달할 때 사용하려고 준비해놓은 것일 수도 있다. 거액의 ‘검은돈’이 오갈 때 돈의 출처를 감추기 위해 인출 당시 묶여 있던 은행과 지점 이름 등이 찍힌 띠지를 제거한 뒤 새 띠지로 포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함께 발견된 빈 도장지갑들은 차명계좌 명의자들의 도장들을 보관했던 것이 아닌지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비자금 장부를 찾아라.” 태광그룹의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원곤)는 25일 그룹 오너 일가가 조성한 비자금과 관련해 차명주식과 차명계좌, 무기명채권 등 비자금을 관리한 장부를 숨겨둔 곳으로 추정되는 신한은행 퇴계로금융센터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경 수사관 10여 명을 보내 이 지점의 대여금고 등을 5시간여 동안 샅샅이 조사했다. 그러나 비자금 장부를 찾아내는 데 또다시 실패했다. 당초 검찰은 이 장부가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의 어머니인 이선애 태광산업 상무(82)의 서울 중구 장충동 자택에 있을 것으로 보고 지난주에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두 차례나 기각됐다. 세 번째로 다시 청구한 끝에 영장을 발부받아 21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날 검찰은 열쇠수리공까지 불러 금고 등을 열고 서류와 다이어리, 메모지 등을 확보했지만 큰 소득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1일 외환은행 퇴계로지점의 대여금고도 동시에 압수수색해 일부 관련 자료를 확보했으며, 25일 신한은행 지점의 대여금고를 추가로 압수수색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점은 장충동 태광산업 본사 바로 옆에 있으며 이 상무의 자택과도 가깝다. 검찰은 신한은행 본점에도 수사관들을 보내 이 상무 등이 개설한 계좌의 거래명세서를 압수했다. 그룹의 창업주인 고 이임용 회장 때부터 자금 관리를 도맡아온 것으로 알려진 이 상무는 이 은행과 오랫동안 거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문제의 비자금 장부에는 비자금을 관리하기 위해 개설한 차명계좌 명의자인 전현직 임직원 명단, 차명주식 목록과 명의자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태광그룹 내에서도 이 비자금 장부의 존재 여부를 아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로서는 이 장부를 확보하면 비자금의 전체 규모를 일거에 확인이 가능한 셈. 이 장부를 확보하지 못할 때에는 일일이 차명재산을 찾아내 방대한 계좌추적을 벌여야 해 수사가 장기화될 공산이 크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서울서부지검이 21일 서울 마포경찰서 박모 경위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박 경위는 2003년 서울 마포구 아현3구역 재개발 지역 조합장이었던 유모 씨(62)로부터 비리를 눈감아 주는 대가로 1억2000만 원을 받은 데 이어 2008년에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다. 전 조합장 유 씨는 지난해 4월 재개발 정비업체(재개발 추진 시 동의서 작업 및 지구단위계획, 조합 설립 등을 돕는 업체) 등과 짜고 수십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이미 검찰에 구속된 바 있다. 그는 올해 7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구치소에서 복역 중이다. 서울시에서 지정한 2차 뉴타운 12개 지구 100여 구역 중 최대 규모 재개발 단지인 아현3구역 재개발 사업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09년 이곳은 조합원들의 고발로 유 씨의 비리가 드러나면서 한 번 홍역을 치렀다. 당시 조합장이었던 유 씨는 정비업체 한 곳에 사업권을 몰아주는 것처럼 꾸며 40여억 원의 대출을 받은 뒤 그중 22억 원가량을 개인 용도로 썼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우건설 등 건설회사로부터 받은 입찰 보증금 60억 원을 자기 명의의 은행 계좌로 송금한 뒤 이 예금을 담보로 23억 원을 대출받는 등 100억 원대에 이르는 거액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유 씨가 실형을 받고 구치소로 가면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보였지만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아현3구역 재개발 조합은 유 씨 계열의 김모 조합장직무대행 세력과 ‘아현3구역 재개발 입주자 모임’의 구모 대표 세력으로 나뉘어 새 조합장 선출 등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구 씨 측은 이미 2009년 5월 유 씨 재임 당시 조합장을 비롯한 조합 임원 전체를 해임하기 위해 임시총회를 열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유 씨를 지지하는 측은 서울서부지법에 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신청을 내며 갈등을 겪었다. 구 씨 측은 최근 현 조합 측의 조직적인 폭력과 협박 의혹을 제기하며 서울서부지검에 수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구 씨는 “22일 오전 근무지 근처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나갔다가 괴한으로부터 구타당했다”며 “다른 조합원도 칼로 위협을 당했고 괴한들이 ‘까불지 말고 조용히 있어라’는 말을 남겨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현 조합 측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서울서부지검은 재개발조합 비리사건을 최근 형사 1부와 4부에 배당해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하는 등 재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는 사이 공사는 지지부진하다. 23일 찾은 마포구 아현동 635 일대 현장에는 적막감만 흘렀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재개발지역 ‘김길태사건’후도 불안}
태광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원곤)는 비자금 가운데 일부가 국민주택채권 등 무기명채권으로 관리된 정황을 파악하고 그 규모와 용처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무기명채권은 1998년 외환위기 직후 지하자금을 끌어내기 위해 금융실명제를 적용받지 않는 조건으로 대거 발행된 바 있다. 검찰은 무기명채권의 경우 채권자와 채무자의 실명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수시로 현금화할 수 있어 로비자금으로 쓰이는 사례가 종종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자신의 명의가 도용된 차명계좌에 19억 원이 들어 있었다고 폭로한 전 태광그룹 직원 A 씨는 “내 명의로 돼 있던 증권계좌에 들어 있던 돈이 3억, 4억 원 단위로 국민주택1종 채권 같은 것을 매입하는 데 쓰였다”고 증언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해 3월 전 방송통신위원회 과장 신모 씨(46) 등에게 향응 및 성 접대를 한 혐의(뇌물공여)로 기소돼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은 태광그룹 계열사 티브로드홀딩스의 전 팀장 문모 씨를 곧 소환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씨는 “회사의 지시로 접대를 한 것인데 억울하게 해고당했다”며 올해 6월 회사와 경영진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태광그룹 측이 큐릭스 인수와 관련해 어떤 로비를 벌였는지 단서를 찾기 위해서일 뿐 성접대 사건 자체를 재수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의 모친이자 그룹 자금 운용을 총괄해온 것으로 알려진 이선애 태광산업 상무(82)는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에 따른 스트레스 등을 호소하며 최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했다가 22일 퇴원하는 등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 역시 검찰 수사 착수 이후 사무실에 출근하지는 않지만, 업무는 계속 보고 있다고 태광그룹 관계자가 전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험담을 한다는 이유로 여중생을 구타해 숨지게 한 뒤 시체를 유기한 ‘홍은동 10대 살인사건’의 청소년 피의자들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김현미)는 동네친구 김모 양(15)을 감금하고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로 구속기소된 정모 군(16)에게 징역 장기 7년 단기 5년, 범행에 가담한 최모 양(16) 등 3명에게 장기 4년 단기 3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또 시신 유기를 주도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모 씨(19)는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으며, 구타에 일부 참여한 이모 군(15)은 서울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이들은 피해자가 ‘잘못했다. 살려달라’고 말하는 데도 구타했고, 지치면 교대해서 때리는 등 폭행을 계속했다”며 “이후 시신 유기까지 한 것을 보면 인간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하고 엽기적으로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중형 이유를 밝혔다. 최 양 등 3명은 올 6월 친구 김 양이 ‘말을 함부로 한다’는 이유로 김 양을 사흘간 감금한 채 남자친구인 정 군 등을 불러 함께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버린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이들은 김 양이 숨지자 “무게를 줄이자”며 시체를 훼손한 뒤 거꾸로 매달아 피가 빠지게 하는 등 엽기적인 살인 행각으로 큰 충격을 줬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박명석 대표의 입을 열어라.” 태광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수사팀은 그룹 계열사인 대한화섬 박명석 대표가 수천억 원대에 이르는 비자금의 전모와 실체를 정확히 알고 있는 인사로 지목하고 있다. 최종적인 수사 타깃은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이지만, 그에 앞서 박 대표의 입을 열게 하는 것이 사건을 풀 수 있는 핵심 열쇠로 보고 있다.○ 오너 경영권 확립에도 핵심 역할 태광그룹 전직 직원 A 씨는 박 대표가 2007년 금융감독원 조사 때 차명계좌 명의자였던 직원들에게 ‘짜맞추기 진술’을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이는 박 대표가 비자금 관리의 총책임자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뿐만 아니라 박 대표는 태광그룹의 지배회사 중 하나로 급부상한 한국도서보급의 주식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막후 역할을 하는 등 그룹 자금을 좌지우지하며 이 회장의 경영권을 확립하는 데 총괄책임을 맡았다. 이는 2007년 12월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한국도서보급 전 대표 김모 씨의 1심 판결문에 명확히 나타나 있다. 이 판결문에 따르면 2005년 10월경 박 대표가 한국도서보급의 주식 8%(1만2000주)를 소액주주(대한출판문화협회 등)들로부터 주당 1만6660원에 매수할 수 있도록 실무작업을 추진하라고 김 씨에게 지시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당시 대부분의 소액주주는 이 회장의 아들 현준 군에게 주식을 매도했으나, 대형 서점인 Y문고만이 주식 매수 제안을 거절하자 김 씨는 Y문고 측에 협찬비 명목으로 3000여만 원의 금품을 건네고 매매를 성사시켰다. 결국 이 회장과 현준 군은 한국도서보급 주식을 100% 전량 인수하는 데 성공했고, 이후 한국도서보급은 그룹 계열사인 피데스증권(현 흥국증권)과 대한화섬의 주식을 인수해 지배회사로 올라섰다.○ ‘왕상무’ 이선애 씨 행방 묘연 박 대표는 이 회장뿐만 아니라 그룹 창업 때부터 자금 관리를 도맡아온 이 회장의 어머니 이선애 태광산업 상무(82)의 뜻을 받들어온 최측근으로 꼽힌다. 검찰은 박 대표뿐만 아니라 이 상무가 별도로 관리해온 자금도 추적하고 있다. 20일 오후 11시경 이 상무의 자택은 불이 다 꺼진 채 경비원들만 남아있었다. 이웃 주민들은 “15일 이후에는 이 상무의 모습을 본 적이 없고, 저녁에도 불이 켜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 상무가 압수수색에 대비해 미리 자취를 감춘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차명 명의자 전원 소환키로 13일 태광산업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신호탄으로 해 속전속결로 수사를 진행해온 검찰은 19일부터 태광그룹의 차명주식과 차명계좌 명의자들을 줄줄이 소환조사하는 등 비자금의 조성 과정과 출구를 정밀하게 추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가 20일 “방대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이제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이다”라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비자금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는 당분간 상당한 시간과 인력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가 공개한 태광산업 주주명단에 따르면 차명으로 의심되는 주주만 60여 명이다. 박 대표는 이들이 태광산업 주식 전체 지분의 1.12%를 158주 또는 262주씩 동일하게 갖고 있어 차명주식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명단에 나온 이들의 주소가 대부분 서울 중구 장충동 태광산업 본사로 동일하기 때문이다. 또 차명계좌 명의자 역시 수십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100여 개에 이르는 차명계좌에 대한 자금 추적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앞으로의 수사가 첩첩산중이지만, 검찰은 태광그룹 전·현직 직원과 업계 관계자 등에게서 쏟아지고 있는 제보에 적지 않은 기대를 걸고 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48)이 검찰이 불법 증여·상속 정황을 포착하고 압수수색을 준비하는 상황에서도 자신과 아들의 개인회사인 한국도서보급에 주요 계열사 지분을 몰아주는 등 후계 구도를 염두에 둔 그룹 지배권 강화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도서보급은 8일 대한화섬 주식 1만3280주(1.0%)를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주당 7만1600원씩 총 9억5000만 원에 사들였다. 이로써 한국도서보급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화섬 지분을 종전 16.74%에서 17.74%로 늘렸다. 매매 시점은 검찰이 서울 중구 장충동에 있는 태광그룹 본사와 부산 소재 고려상호저축은행 등 계열사 2곳을 전격 압수수색하기 5일 전이고 이 회장이 히말라야 트레킹을 위해 출국한 날이다. 대량매매는 사전에 특정인과 특정 주식을 사고팔 것을 약속한 뒤 이뤄지는 거래로 매도 주체가 누구인지 주목된다. 이 회장은 12일 공시를 통해 “단순 추가 취득”이라고 밝혔다. 한국도서보급은 이 회장이 지분 51%, 이 회장 아들인 현준 군(16)이 나머지 49%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태광산업은 앞서 지난달 13일 대한화섬 지분 전량(16.74%)을 한국도서보급에 매도하면서 한국도서보급이 대한화섬의 최대주주로 떠올라 “부당 내부거래에 의한 편법증여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한국도서보급이 대한화섬 지분 매집에 나선 것은 이 회장이 안정적 경영권 유지를 위해 치밀한 준비를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사모펀드인 서울인베스트 박윤배 대표는 지난달 20일 태광 비리를 검찰에 제보하기에 앞서 이 회장 사무실과 자택으로 자신이 조사한 이 회장의 ‘비리 자료’와 함께 “정상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관련법에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태광 측은 박 대표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검찰 수사가 진행될 수 있음을 알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도서보급이 추가로 대한화섬 지분을 사들인 것과 관련해 검찰이 수사에 들어간 것을 알고 마음이 조급해진 이 회장이 서둘러 그룹 상속 문제를 마무리하려고 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태광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원곤)가 18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3시경 수사관을 서울지방국세청에 보내 2007, 2008년 태광그룹 특별세무조사 자료 일체를 넘겨받았다.○ 압수수색 형식 취한 ‘자료 협조’ 이날 검찰의 자료 확보는 통상적인 사정기관 간의 자료 협조 형식이 아니라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는 법적 절차를 밟아 정식으로 자료를 건네받는 형식을 취했다. 따라서 검찰이 단순히 자료 확보의 차원이 아니라 국세청의 세무조사 자체에 의구심을 품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물론 3, 4년 전부터는 국세청이 비공식적인 자료 협조를 거부하고 있어서 검찰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자료를 요청하고 있다. 일단 검찰은 세무조사 당시 국세청이 확보한 방대한 비자금 관련 자료를 토대로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의 비자금 조성 규모를 이른 시일 내에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시 국세청은 1600억 원대의 비자금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아가 검찰은 국세청이 거액의 세금포탈 혐의를 적발하고도 검찰에 고발하지 않은 경위도 조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조세범처벌절차법에는 징역형에 처해질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즉시 수사기관에 고발하도록 규정돼 있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은 포탈 세액이 연간 5억 원 이상일 때에는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태광 2007년 1600억 비자금 재수사 ▼ 국세청의 고발이 있을 때에는 형사처벌은 물론이고 탈세액의 3배까지 벌금을 물릴 수 있다. 이에 대해 국세청 측은 “통상적으로 상속 증여 과정에서의 탈세는 고발하지 않고 있고, 허위 세금계산서 작성 등과 같이 고의적인 탈세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정당국, 2007년 동시다발 조사 2007년 당시 태광그룹은 국세청 세무조사는 물론이고 금융감독원의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 조사, 검찰 수사 등 3개 사정기관으로부터 동시다발로 조사를 받아 상당한 위기에 빠져 있었다. 발단은 일명 ‘장하성 펀드’ 등이 태광그룹의 지배구조에 문제제기를 하면서부터였다. 금감원에 ‘태광그룹 오너 일가가 2006년 쌍용화재를 인수하기 전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차명계좌로 주식을 매입했다’는 제보가 들어갔고, 2007년 초부터 조사에 착수한 금감원은 쌍용화재 주식 매입에 이용된 자금원을 추적하다가 실제 자금주가 이호진 회장인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파악했다. 금감원 조사를 계기로 국세청은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고, 검찰도 금감원의 수사 의뢰를 받아 수사에 나섰다. 그러나 국세청은 2008년 초 태광그룹에 790억여 원을 추징하는 것으로 세무조사를 마무리했다. 당시 국세청장은 ‘그림 로비’ 의혹에 휩싸여 사퇴한 뒤 미국으로 떠나 아직도 귀국하지 않고 있는 한상률 씨였다. 검찰 역시 쌍용화재 주식 매입에 쓰인 자금의 실제 주인이 이 회장이 아니라 이 회장의 모친인 태광산업 상무 이선애 씨(82)라고 판단해 2008년 6월 이 씨만 주식거래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벌금 500만 원에 약식기소하는 것으로 수사를 종결했다. 태광그룹으로서는 2008년 상반기에 790억여 원의 추징금을 내는 것으로 위기에서 벗어난 셈이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

태광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원곤)가 태광그룹의 유선방송사 큐릭스 편법 인수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에 나섰다. 서울서부지검은 15일 큐릭스 인수 의혹을 수사한 적이 있는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에 관련 수사기록을 넘겨달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이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제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지 않아 수사를 진척하지 못하고 내사 종결한 바 있다. 또 서울서부지검은 태광그룹 대주주 일가의 비자금 관리 실무를 맡아온 것으로 알려진 계열사 대표 이모 씨의 자택도 13일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에 머물고 있던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은 15일 오후 11시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선글라스에 파란색 모자를 쓴 이 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응답하지 않은 채 회사 직원들에 둘러싸여 공항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3대 의혹 수사 본격화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태광그룹 관련 의혹은 크게 △이 회장의 편법 증여 의혹 △수천억 원의 비자금 조성 의혹 △큐릭스 편법 인수 의혹 세 가지다. 이 가운데 큐릭스 인수 과정에서 편법을 썼다는 의혹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지난해 4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태광그룹 계열사인 ㈜티브로드홀딩스가 ㈜큐릭스홀딩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편법을 행사했다고 처음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티브로드는 2006년 큐릭스 인수를 계획하면서 당시 방송법 시행령의 독점방지 조항(유선방송사업자는 전국 77개 권역 중 15개 권역 초과 겸영 금지)을 피하기 위해 그해 12월 큐릭스 지분 30%를 군인공제회와 화인파트너스가 우회 매입하도록 한 뒤 방송법 개정 이후인 2009년 5월 이를 되사오는 ‘바이백(buy back)’ 방식을 썼다. 큐릭스 지분 70%는 2009년 1월 티브로드가 직접 인수했다. 이는 군인공제회 금융투자본부의 ‘큐릭스홀딩스 지분인수안’이라는 문건에도 명확하게 나타나 있다. 2006년 12월 19일 군인공제회 이사회에서 의결된 이 문건에는 ‘2년 내 독점방지 조항이 완화된다는 전망하에 일단 군인공제회가 큐릭스를 인수하고 규제 완화 뒤 태광에 되판다’는 이면계약 내용이 들어 있다. 또 2008년 12월 한 사업자가 25개 권역까지 겸영할 수 있도록 방송법 시행령이 개정되는 과정에서 태광 측이 정관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초과 겸영 금지 조항의 완화는 태광뿐만 아니라 유선방송업계 전체가 이미 10여 년 전부터 요구했던 것을 방송통신위원회가 수용한 것이어서 로비 의혹은 근거가 약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1600억 원 차명주식 보유” 검찰은 태광이 조성한 비자금 규모가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창업주인 고 이임용 전 회장에게서 이 회장으로 재산이 상속되는 과정에서 차명주식을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것.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는 태광산업 지분의 33%가 차명주식이었는데 이 가운데 18%가량은 현금화돼 계열사인 고려상호저축은행에 차명계좌로 관리되고 있고 나머지는 여전히 차명주식 형태로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차명주식 규모가 시가로 1600억 원대에 이르며 비자금 규모는 1조 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해당 주식은 이 회장 차명 보유 지분으로 모두 질권 설정돼 명의 대여자들이 매매 등 권리행사를 할 수 없게 했다”며 “직급에 따라 수량을 달리해서 주식을 분산했고 핵심 측근일수록 주식 보유량이 적은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질권이란 채권자가 채무변제가 있을 때까지 채무자가 담보로 제공한 물건을 점유하고 유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검찰이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48)의 편법 증여 의혹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에 나선 가운데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비자금 조성 의혹 규명에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의혹 규명의 열쇠를 쥔 이 회장은 현재 해외로 출국한 상태로 태광 측은 “이 회장이 무슨 일로, 언제 출국했는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태광그룹의 편법 증여 및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원곤)는 14일 그룹의 핵심관계자 3, 4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에 앞서 13일에는 서울 중구 장충동 태광산업 본사, 부산 소재 금융계열사인 고려상호저축은행과 다른 계열사 한 곳 등 세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1년 9개월 동안 태광그룹의 편법 증여 의혹을 추적해 온 기업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 ㈜서울인베스트의 박윤배 대표는 “이 회장이 부친인 이임룡 전 회장(1996년 작고)의 재산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당시 태광산업의 차명주식을 자사주로 사들여 수천억 원의 비자금을 형성했다”고 주장했다. 이 비자금이 태광산업 전체 주식의 33%에 이르며 이 가운데 18%가량은 이미 현금화돼 고려상호저축은행에서 차명계좌 형태로 관리되고 있다는 것. 또 당시 현금화하지 않은 나머지 차명주식 15%도 최근까지 차명주식 형태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회장이 이런 차명주식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상당한 액수의 상속세와 증여세를 포탈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검찰은 회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이 이 회장의 외아들 현준 군(16·고등학생)에게 넘어간 경위와 이 과정에 이 회장의 직접적인 개입이 있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또 박 대표는 2006년 이후 현준 군이 지분의 49%를 갖고 있는 티시스, 티알엠, 한국도서보급 등 3개 비상장 계열사로 주요 계열사 주식이 헐값에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초 태광의 주요 계열사인 대한화섬이 지분 16.74%를 한국도서보급에 매각하며 경영권을 넘기면서도 통상 매도대금의 30%에 해당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계열사 간 부당 내부거래 정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케이블TV회사인 ㈜큐릭스홀딩스 지분을 인수할 때 당시 개정 전 방송법에 저촉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K사 등이 지분 인수에 나서도록 한 뒤 방송법 개정 후인 지난해 5월 다시 이들로부터 지분을 사들이는 편법이 있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 일가의 개인회사로 추정되는 한 회사가 128억∼256억 원 상당의 중개이익을 편취했다는 것. 또 태광산업과 계열사들이 2008년 이 회장 가족 소유로 알려진 동림관광개발이 강원 춘천에 건설 중이던 골프장의 회원권을 선매입하는 방법으로 수백억 원에 이르는 골프장 건설자금을 지원한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태광 측은 “주식과 관련된 모든 행위는 변호사들과 법률 검토를 모두 마친 후에 이뤄진 것이어서 법적으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압수수색에 앞서 해외로 출국한 가운데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계열사 이모 대표도 지난주 해외로 나가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김기용 기자 kky@donga.com ▼ 2세를 비상장 계열사 대주주 만든뒤 핵심기업 지배 ▼ ■ 의심되는 편법증여 방식태광그룹의 편법 증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아직 초기단계다. 검찰도 압수수색을 했다는 점 외에는 공식적으로는 일체 함구하고 있다. 그런데 태광그룹의 편법 증여 의혹을 제기한 서울인베스트먼트 박윤배 대표는 14일 “태광그룹의 사례는 전형적인 편법 증여의 사례”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 등이 제기하는 태광그룹 편법 증여의혹 방식은 사실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우선 2세를 비상장 계열사의 대주주로 만든 뒤 이 회사를 통해 그룹 계열사 중 순환출자구조상 핵심 기업을 지배하는 방식이 등장한다. 비상장 계열사가 순환출자구조에 있는 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하면 결국 전 계열사에 대해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 태광그룹에서 순환출자구조상 핵심기업 중 하나는 대한화섬. 이호진 회장의 아들 현준 군(16)이 대주주로 있는 한국도서보급은 최근 대한화섬의 지분 16.74%를 시간외거래를 통해 매수하기도 했다. 이 회장이 만든 비상장 자회사인 티시스(과거 태광시스템즈)라는 전산시스템 운영관리 업체도 그룹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티시스는 2004년 자본금 5000만 원으로 만들어진 회사. 설립 후 유상증자를 단행했는데 현준 군이 전량 인수해 49%의 2대 주주가 됐다. 이 회사는 2005년까지만 해도 매출액이 289억 원에 불과했지만 태광그룹 계열사들의 계약이 몰리면서 2009년 매출은 1052억 원까지 늘어났다. 티시스는 매출액이 늘어나면서 대한화섬의 지분 3.56%를 사들였고, 태광산업의 지분 4.51%를 매입했다. 이렇게 되면 티시스의 대주주인 현준 군이 자연스럽게 태광그룹 전체 계열사에 영항을 미치게 됐다.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원곤)가 태광그룹의 편법 상속·증여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13일 서울 중구 장충동 태광그룹 본사를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했다. 태광그룹 오너는 ‘주식 헐값 발행’을 통해 10대 아들에게 편법으로 재산을 증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오전 그룹 본사에 수사관 10여 명을 보내 내부 문서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압수물을 정밀 분석해 이호진 그룹 회장(48)이 미국에서 유학하는 외아들 현준 군(16)에게 편법으로 주요 계열사 지분을 한꺼번에 넘겼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태광산업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사모펀드 서울인베스트의 박윤배 대표는 이날 태광산업 주요 계열사의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회장이 현준 군과 함께 소유한 비상장 회사에 그룹 자산을 옮기고 주요 계열사 지분의 절반가량을 아들에게 헐값에 팔아 넘겨 주주들에게 피해를 준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티브로드홀딩스, 티알엠(옛 태광리얼코), 티시스(옛 태광시스템즈), 흥국증권 등 계열사들이 ‘신주 저가(低價) 발행→이 회장 고의 실권(失權)→ 현준 군에게 제3자 배정’ 등의 방법으로 현준 군이 해당 계열사 지분의 절반가량을 보유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또 이 회장이 모기업인 태광산업 자산을 다른 계열사로 몰래 이전해 해당 기업가치를 4조∼5조 원에서 1조2000억 원으로 깎아내린 개연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태광 측은 검찰의 갑작스러운 압수수색에 크게 당황하는 분위기다. 이날 오후 늦게까지 경영진의 긴급회의가 이어지며 대책마련에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광 관계자는 “회사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계 순위 40위(자산 4조8000억 원, 금융 계열사 제외)의 태광그룹은 석유화학 및 섬유 전문회사인 태광산업을 모태로 흥국생명·증권, 티브로드, 티시스, 한국도서보급 등 유화·섬유, 금융, 방송 등 3개 분야에 52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창업주 이임룡 회장이 1996년 사망한 뒤 셋째아들인 이호진 씨가 회장 직을 물려받았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김기용 기자 kky@donga.com}
현직 경찰이 의경들을 수개월 동안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먼지를 먹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경찰 내부 조사에서 밝혀졌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방범순찰대 행정소대장인 김모 경위(43)가 올 3월부터 최근까지 의경들에게 폭행 및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김 경위의 직무를 정지시켰다고 13일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김 경위의 가혹행위는 올 3월부터 이달 초까지 이어졌다. 방범순찰대 행정소대장으로 일해 온 김 경위는 사무실 상태를 점검하며 집기 등에서 먼지가 묻어나자 “청소 상태가 불량하다”며 먼지 묻은 손가락을 청소를 담당한 의경의 입에 집어넣었다. 체육대회 도중 술에 취한 자신을 의경들이 경찰차에 태워 먼저 보내려 하자 해당 의경의 정강이를 차는 등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또 업무시간에 술에 취한 채 사무실에 나타나 폭력과 폭언을 일삼고 심한 경우 얼차려까지 시키는 등 8개월간 이유 없는 가혹행위를 계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은 괴롭힘을 참다못한 의경 A 씨가 7일 조현오 경찰청장에게 가혹행위를 고발하는 e메일을 보내면서 밝혀졌다. 조 청장 지시로 서울경찰청 특별조사계가 8일 서대문경찰서에 파견돼 제보자 진술을 받았다. 조사 결과 e메일의 고발 내용이 사실이고, 피해자도 A 씨를 포함해 모두 6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조만간 김 경위를 폭행 및 가혹행위 혐의로 형사 입건하고 징계위원회를 열어 중징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유령 공공근로사업’을 벌여 지방자치단체 예산 1억여 원을 빼돌린 장애인들이 붙잡혔다. 이들은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근로사업의 경우 지자체의 감시가 소홀하다는 점을 악용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장애인 무료 급식사업’ 등 그럴듯한 공공근로사업을 하는 것처럼 거짓으로 사업계획서를 꾸민 뒤 이를 구청에 제출해 총 1억3800만 원을 타낸 전 한국지체장애인협회 광진구지회장 고모 씨(46)와 한국교통장애인협회 광진구지회장 이모 씨(61·여)에 대해 사기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고 씨와 이 씨는 2007년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광진구청에 거짓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사업 인건비 명목으로 각각 9800만 원, 4000여만 원을 챙겼다. 이들은 평소 알던 지인과 지적 장애인을 ‘유령 근로자’로 둔갑시켜 등록하고 구청에서 이들의 계좌로 들어오는 돈을 챙겼다. 구청들은 이들의 거짓 사업계획서를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거액의 돈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근로사업은 저소득 취업취약계층에 공공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국가가 지원하는 사업으로 올해 서울시의 공공근로사업 예산은 약 198억 원에 이른다. 시 예산이지만 실제 사업대상자 선정 및 예산 집행은 각 자치구가 맡아서 진행한다. 경찰 조사 결과 그동안 구청은 공공근로사업 대상자 선정 시 사전에 장애인협회로부터 공공근로대상자 명단을 넘겨받아 대상자를 선정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고 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구청이 관리에 허술해 욕심이 생겨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구청은 고 씨 등이 제출한 유령 근로자 명단이 실업자인지 저소득층인지도 확인하지 않고 장애인단체가 제출한 사업 서류만 믿고 혈세를 지원했다”며 “공공근로사업비 집행의 적정성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명의를 빌려준 유령 근로자와 범행을 도운 2개 협회 관계자 등 27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감시를 소홀히 한 구청 직원들에 대해서도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당사자들이 사업이 가짜인 줄 몰랐다고 극구 부인해 입건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네이버가 12일 인터넷 카페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타진요)’에 접근 제한 조치를 취했다. 네이버 측은 “타진요 운영자로 활동해온 ID ‘왓비컴즈(whatbecomes)’가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로 카페를 개설한 것이 경찰 수사 결과 확인됐기 때문에 약관에 따라 12일 저녁부터 카페에 접근 제한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명의를 도용당한 피해자는 현재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인데, 수감증명서와 자필확인서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하며 공식적으로 카페 폐쇄 요청을 했다”며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자료를 남겨둬야 하기 때문에 일단 접근 제한 조치만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12일 현재 18만 명이 넘는 누리꾼이 가입한 타진요는 5월 개설 이후 최근 경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할 때까지 타블로가 미국 스탠퍼드대에 다니지 않았다는 주장을 집요하게 펴왔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저도 한때 그들처럼 타블로 씨를 나만의 잣대로 표적처럼 세워놓고 사냥하면서 즐기지 않았는지 반성하고 11일 출두를 결심하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타진요)’ 카페에 10일 ID ‘a99a’를 쓰는 한 누리꾼이 글을 올렸다. ‘출두의 변’이라고 제목을 단 그는 자신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20명 중 한 명이라고 소개하면서 현재 심경과 반성의 목소리를 글에 담았다. 하지만 이 글은 하루 만인 11일 카페에서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사회정의를 부르짖던 타진요가 언론 자유를 억압하고 동료를 숙청했다’ ‘타진요가 북한과 다른 게 무엇이냐’고 타진요 운영진을 비판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선처를 바라는 쇼에 불과하다’며 타진요 회원 전체를 비난하는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이처럼 경찰이 가수 타블로가 미국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타블로 학위 논란을 둘러싼 여진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ID a99a의 글은 자신을 “소녀시대와 원더걸스를 좋아하는 40대 선량한 대한민국 독신남”이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해 검찰 출두를 앞두고 가족과 지인들이 걱정하는 모습, 타진요 활동을 하며 느꼈던 흥분과 현재의 반성, 후회 등을 담고 있다. 글쓴이는 “타블로 씨가 쌓아올린 성을 허물 생각만 하고 혹시나 상대방의 얘기를 제대로 듣지 못했는지 반성하고 있다”며 “상대방에 대해서만 정의를 주장하며 자기 쪽에 관대했던 ‘왓비(왓비컴즈·타진요 운영자)’님과 여러 사실을 숨겨 온 운영진에 대해서 아주 심한 배신감과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이에 앞서 9일에는 타진요 카페 운영자와 같은 ID를 쓰는 한 포털사이트 회원이 인터넷에 ‘카페 팝니다’라는 제목으로 “회원 수 20만 명에 이른 타진요 카페를 판매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이에 대해 타진요는 게시판을 통해 “매각설은 유언비어이며 카페 폐쇄를 막기 위해 왓비님이 잠시 운영자 위치에서 물러나는 것이 곡해됐다”고 반박했다.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 이후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타진요 회원들은 타진요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고조되자 대응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타블로 학위 의혹을 정면으로 다룬 ‘MBC스페셜’에 정정보도를 요청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시작한 것이 그 예. ‘상식이 진리인 세상(상진세)’ 등 타블로 논란에 가담한 일부 카페도 외신과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에 이 사건을 알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타블로 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강호’는 이에 대응해 추가 고소를 검토하고 있다. 강호 측은 “진실이 명확히 밝혀졌는데도 이런 의혹을 계속 제기하는 것은 학력 의혹을 넘어서 타블로를 모욕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적인 조치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주 중앙일보는 11일 인터넷판을 통해 시카고에 사는 왓비컴즈 김모 씨(57)가 “경찰 수사 결과를 인정한다”며 “타블로가 승자로서 고소를 취하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자사 통신상품을 팔기 위해 타사 고객 전화번호를 불법 수집한 통신회사 직원들이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아파트 통신장비실(MDF실)에 들어가 경쟁사인 SK브로드밴드 통신을 이용하는 가정의 통신 단자를 다른 전화기에 연결하고 그 전화기로 자신의 휴대전화에 전화를 거는 방법으로 아파트 주민들의 전화번호를 알아낸 이모 씨(53) 등 KT 직원 6명을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KT 원효지사 차장인 이 씨 등 6명은 올해 4, 5월 서울 광주 울산 등 5개 지역 23개 아파트 MDF실에 들어가 그곳에 있는 장애처리용 전화기를 경쟁사 SK브로드밴드 통신을 이용하는 가정의 통신 단자에 연결했다. 이렇게 하면 일시적으로 장애처리용 전화기가 그 가정의 집 전화가 되기 때문에 그 전화로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면 해당 가정의 집 전화번호가 찍혀 나왔다. KT 직원 6명은 이런 방법으로 1833개의 전화번호를 불법 수집했다. 이 씨 등은 이렇게 모은 번호로 전화를 걸어 ‘KT 쿡’ 상품 가입을 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6·25전쟁에서 부모를 잃은 아이들과 남편을 잃은 여성들을 돕기 위해 탄생한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이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한국월드비전은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월드비전 홍보관에서 창립 6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박종삼 회장, 국제월드비전 케빈 젱킨스 총재와 함께 지난 역사를 돌아보고 미래 비정부기구(NGO)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 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1950년 12월 대한민국 최초의 모자보호시설 ‘부산 다비다모자원’을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월드비전은 조국의 비참한 현실과 어려움 속에서도 이웃을 사랑으로 끌어안아 일으켜 왔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1991년 40년간 받던 외국 원조를 멈추고 스스로 우리의 이웃과 세계 이웃을 돌보기 시작한 지 20년, 월드비전의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과 대한민국 40만 후원자들의 놀라운 사랑의 실천은 벅찬 감동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젱킨스 총재는 “한국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주최하는 선진국으로 성장했다”며 “11월 11, 12일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개발도상국 172개국이 모여 지구촌 빈곤 퇴치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하는 실천적인 개발의제를 채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변신한 한국이기에 무엇보다 필요한 의제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의 역할을 강조했다.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10월 9일은 ‘한국어날’이 아니라 ‘한글날’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제564돌 한글날을 앞두고 한글 발전에 힘쓴 유공자들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한글 학계에서는 이들이 ‘한글’ 유공자가 아닌 ‘한국어’ 유공자라고 반발하고 있다. 문화부가 지난달 30일 올해의 한글유공자로 발표한 연세대 이상섭 명예교수, 미국 국방외국어대학 강사희 교수 등 10명은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한글날 경축식장에서 훈·포장과 표창을 받는다. 문화부는 이들의 수상 이유를 ‘문학비평 및 한국어의 연구와 발전, 보급에 힘썼다’(이상섭 교수), ‘미국 대학에서 한국어 교육을 담당했다’(강사희 교수), ‘한국어 교육기반을 마련하고…’(김도영 인도 델리대 교수), ‘음성언어 전문가로서 한국어 연구 및 교육 분야에 기여했다’(유애리 한국방송공사 부장) 등으로 설명했다. 한글 입출력 장치를 연구한 KAIST 김진형 교수와 국어 어문규범 정비에 공헌한 국어생활연구원 김희진 이사장 등 두세 명을 제외하면 모두 한글보다는 한국어와 연관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세계 소수민족들에게 한글 문자체계를 전파하는 데 힘써온 성균관대 전광진 교수는 “정부가 한글과 한국어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명단이라면 명칭을 ‘한국어유공자’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 교수는 매년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학계의 입장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어날’이 따로 없는 만큼 한국어와 한글을 같은 날에 기념하도록 하자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문화부 국어민족문화과 관계자는 “‘한국어 유공자’ 등 명칭을 바꾸는 것도 고려했지만, 상과 행사의 연속성을 지켜야 하는 측면도 있고, 국내외에서 ‘한글’이라는 단어가 갖는 브랜드적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원명칭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