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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밤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를 포함해 도시 곳곳의 대형 스크린 앞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화면에서는 브라질 하원 표결 상황을 생중계하는 방송이 나왔고,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69)에 대한 탄핵안에 찬성표가 추가될 때마다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브라질 국기를 든 사람들이 만세를 외치고 춤을 췄다. 마치 축구 응원을 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한 배경에는 좌파 정권의 부패에 대한 실망감과 극심한 경제난이 있다. 브라질 검찰은 2014년 3월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브라스가 집권 노동자당(PT)에 뇌물을 건넨 정황을 잡고 수사에 착수했다.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노동자당을 만들어 대권을 거머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71)도 연루돼 큰 실망감을 안겼다. 경제의 끝없는 추락도 민심을 돌아서게 했다. 호세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2010년 브라질의 경제성장률은 7.5%로 그리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경기침체 속에 사회복지 비용이 늘어나 재정 상황이 나빠졌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10.7%로 2002년(12.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급기야 올 2월 룰라 전 대통령 때 시작해 호세프 대통령까지 10년 넘게 이어져 온 저소득층 생계비 지원 사업 ‘보사 파밀리아’, 빈곤층에게 식량을 무상 공급하는 ‘포미 제로’ 등의 예산을 축소한다고 발표하자 민심은 급격히 악화됐다. 뉴욕타임스(NYT)는 “(호세프 정권이) 정치 스캔들과 경제 침체, (좌파 정부의) 환상이 깨지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호세프 이후’도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권력 승계 1순위인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과 승계 2순위인 에두아르두 쿠냐 하원의장도 페트로브라스 스캔들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NYT는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된 후 일부는 폭죽을 터뜨리며 자축했지만 또 다른 한편에선 ‘오늘 투표의 승자는 없다’며 허탈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탄핵 정국이 숨 가쁘게 돌아가면서 넉 달도 채 남지 않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8월 5∼21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13일 “브라질 정치 상황이 올림픽에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호세프 대통령은 21일 그리스에서 열리는 성화 채화(採火) 행사에 불참하기로 했다. 브라질 좌파 정권마저 흔들리면서 1988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집권 이후 남미 곳곳에 들어섰던 좌파 정권들의 ‘핑크 타이드(pink tide·온건 좌파 물결)’는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페루, 브라질 등에서 좌파 정권이 우파에 정권을 내주거나 기세가 꺾이는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멕시코 외교장관을 지낸 호르헤 카스타녜다 뉴욕대 교수는 최근 NYT 기고문에서 “2012년까지 남미 국가들은 석유와 농산물 수출이 호황을 보인 덕에 복지투자를 늘렸지만 최근 경제가 나빠져 복지예산을 줄이는 과정에서 국민의 불만이 높아졌다”며 “좌파 정치권의 고질적인 부패도 국민을 실망시켰다”고 지적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17일(현지 시간) 브라질 하원을 통과했다. 2010년 브라질 첫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돼 2014년 재선에 성공한 호세프 대통령의 정치 생명이 위협받게 됐다. 10년 넘게 이어진 좌파 정권도 사망 선고 위기에 몰렸다. 브라질 하원은 40시간이 넘는 긴 토론 끝에 이날 표결에 들어가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뉴욕타임스(NYT)는 전체 의원 513명 가운데 3분의 2(342명)가 넘는 367명이 탄핵에 찬성했고, 137명은 반대, 나머지 9명은 기권했다고 전했다. 탄핵안은 상원으로 넘겨져 이르면 이달 말 탄핵 재판 여부를 가리는 투표가 실시된다. 상원 의원 81명 가운데 과반(42명)이 찬성하면 대법원장을 재판장으로 하는 탄핵 재판이 시작된다. 이렇게 되면 호세프 대통령의 직무는 바로 정지되며,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최종 판결은 재판 시작 후 6개월 이내에 내려진다. 호세프 대통령은 2014년 대선을 앞두고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를 막기 위해 국영은행의 자금을 가져다 써 재정회계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뇌물스캔들에 연루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비호하다가 거센 역풍을 맡았다. 여기에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10%를 넘어서는 등 민생도 악화됐다. 취임 초기 90%가 넘던 그의 지지율은 최근 8%까지 곤두박질쳤다.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되면 1992년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탄핵으로 물러나는 대통령이 된다. 2003년 취임한 룰라 전 대통령부터 13년간 이어진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F) 정권도 마침표를 찍게 된다.황인찬기자 hic@donga.com}

탈북자가 출연하는 방송이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는 남북한의 이질감 해소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3일 ‘망명자 TV: 리얼리티 쇼의 대유행에 불을 지핀 탈북자들’이란 제목으로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만갑)와 ‘잘 살아 보세’, TV조선의 ‘모란봉클럽’, 교육방송인 EBS의 ‘딱 좋은 친구들’ 등 탈북자 출연 프로그램들을 조명했다. 이 신문은 “탈북자 방송이 한국에서 하나의 새로운 유행이며 장르 또한 코미디 연애 모험 토크쇼 등으로 다양하다”고 전했다. 먼저 ‘이만갑’에 대해 “2012년부터 시작된 버라이어티 쇼로 15명 내외의 젊은 탈북 여성이 나와 북한의 요리, 날씨부터 군대, 수용소 생활까지 다양한 주제로 얘기를 나눈다”며 “이만갑의 성공이 다른 탈북자 프로그램의 탄생을 이끌었다”고 소개했다. ‘잘 살아 보세’에 대해서는 “남남북녀가 야생에서 펼치는 모험과 애정을 그렸다”며 “이들이 대화하고, 울고, 팔씨름하는 화면 배경에 말 풍선을 덧붙여 만화처럼 표현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탈북자 출연진의 인지도가 올라가는 것에 대해 “죽을 위험을 감수하고 감행한 탈북에 대한 보상이 때론 스타덤이 되기도 한다”고 보도했다. 이만갑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탈북자 주찬양 씨(25)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나는 얼굴이 예쁘거나 연예인이 될 만큼 끼가 많지 않지만 탈북자 프로가 여럿 선보이면서 남한 사람들이 북한 사람에 대해 더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인권단체 링크(LiNK)의 박석길 정책연구국장은 “남한 사람들이 오락 프로라는 부드러운 형식으로 북한 문제를 접하게 된 것은 (이만갑이) 처음”이라며 “방송들이 장래 남북한의 통일 여부와 상관없이 남북한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가디언은 탈북자 출연 방송이 자극적으로 변하는 것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전했다. 신문은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장용석 선임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지나치게 선정적인 내용을 담은 방송은 되레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인적이 드문 미국 남서부의 광활한 숲에서 조난된 70대 할머니가 나무와 돌로 구조 신호를 만드는 기지를 발휘해 조난된 지 9일 만에 구조됐다. 12일 NBC 보도에 따르면 앤 채런 로저스 할머니(72)는 지난달 31일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 사는 손주들을 만나러 애견 퀴니를 태우고 차를 몰고 가다가 화이트리버 인디언보호구역의 캐니언 크리크 지역 숲에서 승용차의 기름이 떨어지는 낭패를 당했다. 인가에 도움을 청하러 차 밖으로 나섰다가 급기야 길을 잃고 헤매게 됐다. 추위와 배고픔에 지친 할머니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조난 나흘째인 3일 돌과 나뭇가지로 강변 모래밭에 ‘HELP(살려주세요·사진)’란 구조 신호를 만들었다. 수색 헬기는 이로부터 엿새가 지난 9일 이 신호를 발견해 수색 끝에 할머니와 애견을 찾아냈다. 할머니는 연못의 물을 마시고 야생 풀을 뜯어 먹으며 버텼다. 건강에 큰 이상은 없었다. 로저스 할머니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스스로 곤경에 처한 것에 대해) 어리석은 행동이 아닐 수 없다”면서도 “위험에 처했을 때 나이 들면서 터득한 지혜와 기억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날 태평양 미크로네시아의 한 무인도에 조난된 남성 3명이 야자 잎으로 해변에 ‘HELP’를 큼지막하게 만들어놓아 순찰 항공기에서 이를 본 미국 해안경비대가 이들을 구조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인적이 드문 미국 남서부의 광활한 숲에서 조난된 70대 할머니가 나무와 돌로 구조 신호를 만드는 기지를 발휘해 조난 9일 만에 구조됐다. 12일 NBC 보도에 따르면 앤 채런 로저스 할머니(72)는 지난 달 31일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 사는 손주들을 만나러 애견 퀴니를 태우고 차를 몰고 가다가 화이트리버 인디언보호구역의 캐니언 크리크 지역 숲에서 승용차의 기름이 떨어지는 낭패를 당했다. 인가에 도움을 청하러 차 밖으로 나섰다가 급기야 길을 잃고 헤매게 됐다. 추위와 배고픔에 지친 할머니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조난 나흘째인 지난 3일 돌과 나뭇가지로 강변 모래밭에 ‘HELP(살려주세요)’란 구조 신호를 만들었다. 수색 헬기는 이로부터 엿새가 지난 9일 이 신호를 발견해 수색 끝에 할머니와 애완견을 찾아냈다. 할머니는 연못의 물을 마시고 야생풀을 뜯어 먹으며 버텼다. 건강에 큰 이상은 없었다. 로저스 할머니는 NBC 인터뷰에서 “(스스로 곤경에 처한 것에 대해)어리석은 행동이 아닐 수 없다”면서도 “위험에 처했을 때 나이 들면서 터득한 지혜와 기억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날 태평양 미크로네시아의 한 무인도에 조난된 남성 3명이 야자 잎으로 해변에 ‘HELP’를 큼지막하게 만들어놓아 순찰 항공기에서 이를 본 미국 해안경비대가 이들을 구조했다.황인찬기자 hic@donga.com}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가 시작된 1분기(1~3월) 중국과 북한의 교역규모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12.7%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5일부터 대북 제재를 시작한 중국은 “(중국이)대북 제재에 들어가기 전 통계”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하면서도 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시작된 3월 분 교역 내역 공개는 거부했다. 중국이 겉으로는 북한 압박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실제론 다르게 행동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살만한 대목이다. 황쑹핑(黃頌平)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대변인은 13일 오전 베이징 국무원에서 열린 중국의 1분기 무역통계 설명 기자회견에서 1¤3월 북중 교역액이 총 77억9000만 위안(약 1조375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했다고 밝혔다. 대북 수출액은 39억6000만 위안(약 6994억 원)으로 14.7% 늘어났고, 북한으로부터의 수입액은 38억3000만 위안(약 6764억 원)으로 10.8% 증가했다. 중국의 대북 수출품은 기계·전자제품, 섬유나 의류 같은 노동집약상품 및 농산품이고 수입품은 석탄과 철광석이다. 1분기 북중 교역 통계는 공식 발표가 아닌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지난 달 3일 유엔안보리 결의 2270호가 채택된 이후에도 교역량이 증가했다는 해석이 가능해지자 해관총서는 바로 진화에 나섰다. 황 대변인은 “중국은 5일 대북 제재 이행 방안을 발표하고 즉각 제재 이행에 돌입했다”며 “1분기 북중 교역 통계는 대북 제재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안보리 대북 제재가 시작한 첫 달인 3월 북중 교역 통계를 공개하라는 기자들의 요청에는 “월별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안보리 대북 제재 이후 북한 선박의 입항이나 북한 화물의 통관을 거부한 사례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중국해관은 결의를 엄격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수준에서만 답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영국의 전설적인 록그룹 레드제플린(사진)의 명곡 ‘스테어웨이 투 헤븐’의 표절 여부가 결국 일반인들의 귀로 가려지게 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일 레드제플린의 표절 재판을 맡고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방법원의 게리 클라우스너 판사가 배심원단에 표절에 대한 판단을 맡겼다고 보도했다. 레드제플린이 1971년 발표한 ‘스테어웨이 투 헤븐’이 1968년 발표된 미국 록그룹 스피릿의 ‘토러스’와 상당한 유사성이 있어 정식 재판에 넘긴다는 것이다. 재판은 다음 달 10일 열린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비리 의혹으로 거센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부통령이 대통령 탄핵 이후에 대비해 준비한 연설 내용이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는 이번 주말 하원 표결로 시작되지만 야권에서는 이미 ‘호세프 이후’가 빠르게 준비되고 있는 것이다. 호세프 대통령의 연정 파트너였던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부통령이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을 가정하고 직접 녹음한 14분 분량의 음성파일이 11일 부통령이 속한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의 당원들에게 (모바일 메신저) ‘와츠업’을 통해 전달됐다. 해당 메시지는 브라질 신문 ‘폴랴 지 상파울루’ 홈페이지에도 올라와 빠르게 확산됐다. 사건이 확산되자 테메르 부통령 측은 수습에 나섰다. 부통령 측은 이날 “단지 휴대전화를 이용해 연설을 연습한 것일 뿐이며 실수로 유출됐다”며 “메시지를 받은 사람에게는 내용을 무시하라고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유출된 연설에는 주로 대통령 탄핵 이후 정국 통합과 화해에 초점을 맞춘 내용이 담겨 있다. 테메르 부통령은 “(탄핵 이후) 앞으로 남은 가장 큰 목표는 국가의 화해와 통합”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국가적으로 구원과 통합된 정부를 원하며 모든 정당이 단결하고 협력해 브라질을 위기에서 구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음성파일 유출이 실수가 아니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파일은 브라질 하원 탄핵특별위원회가 대통령 탄핵의견서를 채택하기 불과 몇 시간 전 조직적으로 유출됐다. 테메르 부통령의 PMDB는 지난달 말 호세프 대통령이 속한 집권 노동자당(PT)과의 연정을 전격 탈퇴하며 대통령 탄핵론에 불을 지핀 주체다. PT는 연설문 노출에 대해 “(부통령의) 뻔뻔한 쿠데타 음모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부통령의 음성파일 유출로 정국이 뒤숭숭한 사이 하원 탄핵특별위원회에 참여한 하원 의원 65명은 찬성 38, 반대 27로 대통령 탄핵의견서를 채택했다. 하원은 15∼17일 전체회의를 열고 탄핵안을 표결한다. 전체 513명 가운데 3분의 2(342명)가 찬성하면 탄핵안이 가결된다. 이후 상원(81석)의 과반(41석) 이상이 동의하면 탄핵 재판이 시작된다. 이렇게 되면 호세프 대통령의 자격이 정지되고 대법원장을 재판장으로 하는 탄핵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부통령이 정부를 이끌게 된다. 뉴욕타임스는 “브라질 국민은 부패한 정치권 전반에 혐오감을 갖고 있다. 호세프 대통령의 인기는 이미 나락에 떨어졌지만 그를 대체할 마땅한 정치인이 없다는 회의감이 대중에게 퍼져 있다”고 전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2008년 금융위기 전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판매하면서 고객들에게 투자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손해를 끼친 것에 책임을 지고 51억 달러(약 5조8318억 원)의 벌금과 합의금을 물게 됐다. 당시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미국 투자은행들이 판 MBS는 2007년부터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부실화됐고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2일 골드만삭스가 2005∼2007년 판매한 부실 MBS와 관련해 미국 법무부와 벌금 규모를 최종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스튜어트 델레리 미 법무장관 대행은 성명에서 “미국 정부와 골드만삭스의 최종 합의는 이 은행이 부실 증권임을 알면서도 건전한 상품인 것처럼 투자자에게 팔고 허위로 수익을 보장한 부정행위에 책임을 묻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가 내야 하는 51억 달러는 벌금 23억8500만 달러(약 2조7272억 원), 구제기금 18억 달러(약 2조583억 원), 다른 연방·주정부기관과 합의금 8억7500만 달러(약 1조5억 원) 등이다. 골드만삭스는 피해를 본 주택 소유자와 채무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미납한 대출금을 일부 삭감해 주기로 미 정부와 합의했다. 포천은 “여전히 (은행 경영진 등) 개인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가 정부와 피해 보상에는 합의했지만 개별 민사소송이 다수 진행되고 있어 부담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비영리기구 베터마케츠의 데니스 켈러허 대표는 “골드만삭스는 불법 행동으로 얼마나 많이 이득을 얻었는지, 투자자가 입은 손해는 얼마인지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다른 투자은행들도 금융위기를 전후해 투자자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피해를 끼친 혐의로 정부로부터 거액의 벌금을 내라는 결정을 받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 166억 달러(약 18조9821억 원), JP모건체이스 130억 달러(약 14조8655억 원), 모건스탠리는 32억 달러(3조6592억 원)를 물게 됐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이 비리 의혹으로 거센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부통령이 대통령 탄핵 이후에 대비해 준비한 연설 내용이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는 이번 주말 하원 표결로 시작되지만 야권에서는 이미 ‘호세프 이후’가 빠르게 준비되고 있는 것이다. 호세프 대통령의 연정 파트너였던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부통령이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을 가정하고 직접 녹음한 14분 분량의 음성파일이 11일 부통령이 속한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의 당원들에게 (모바일메신저) ‘왓츠업’을 통해 전달됐다. 해당 메시지는 브라질 신문 ‘볼랴 지 상파울루’ 홈페이지에도 올라와 빠르게 확산됐다. 사건이 확산되자 테메르 부통령 측은 수습에 나섰다. 부통령 측은 이날 “단지 휴대전화를 이용해 연설을 연습한 것일 뿐이며 실수로 유출됐다”며 “메시지를 받은 사람에게는 내용을 무시하라고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유출된 연설에는 주로 대통령 탄핵 이후 정국 통합과 화해에 초점을 맞춘 내용이 담겨있다. 테메르 부통령은 “(탄핵 이후) 앞으로 남은 가장 큰 목표는 국가의 화해와 통합”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국가적으로 구원과 통합된 정부를 원하며 모든 정당이 단결하고 협력해 브라질을 위기에서 구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음성파일 유출이 실수가 아니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파일은 브라질 하원 탄핵특별위원회가 대통령 탄핵의견서를 채택하기 불과 몇 시간 전 조직적으로 유출됐다. 테메르 부통령의 PMDB는 지난달 말 호세프 대통령이 속한 집권 노동자당(PT)과의 연정을 전격 탈퇴하며 대통령 탄핵론에 불을 지핀 당사자다. PT는 연설문 노출에 대해 “(부통령의) 뻔뻔한 쿠데타 음모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부통령의 음성파일 유출로 정국이 뒤숭숭한 사이 하원 탄핵특별위원회에 참여한 하원 의원 65명은 찬성 38, 반대 27로 대통령 탄핵의견서를 채택했다. 하원은 15~17일 전체회의를 열고 탄핵안을 표결한다. 전체 513명 가운데 3분의 2(342명)가 찬성하면 탄핵안이 가결된다. 이후 상원(81석)의 과반(41석) 이상이 동의하면 탄핵안이 통과된다. 호세프 대통령의 자격이 정지되면 대법원장을 재판장으로 하는 탄핵확정 투표까지 부통령이 정부를 이끌게 된다. 뉴욕타임스는 “브라질 국민은 부패한 정치권 전반에 혐오감을 갖고 있다. 호세프 대통령의 인기는 이미 나락에 떨어졌지만 그를 대체할 마땅한 정치인이 없다는 회의감이 대중에게 퍼져 있다”고 전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아버지의 대통령 당선 이후 부모의 이혼으로 ‘고교생(당시 19세) 퍼스트레이디’에 오른 대통령의 장녀. 부정부패로 장기 복역 중인 아버지와 정치적 선을 긋고 차기 대통령 선거에 나서 득표율 1위에 오른 정치인. 수감 중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1990∼2000년 재임)의 딸인 게이코 후지모리(41)가 10일 치러진 페루 대선에서 득표율 1위에 올랐다. 1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후지모리는 득표율 39%를 확보해 24%를 얻은 2위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77)를 크게 앞섰다. 하지만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페루 대선은 6월 5일 치러지는 1, 2위 후보 결선 투표에서 결정이 난다. 딸 후지모리가 대통령이 되면 페루의 첫 부녀(父女) 대통령이 탄생할 뿐만 아니라 인권침해와 횡령 등 독재정치로 25년 형을 받아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작업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딸 후지모리는 아버지 후지모리와 어머니 수사나 히구치의 장녀로 1975년 페루 수도 리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1990년 대통령에 당선돼 리마의 대통령궁에 들어가는 기쁨도 잠시. 부모가 1994년 이혼하는 아픔 속에서 당시 19세이던 후지모리는 졸지에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맡게 된다. 히구치는 남편의 독재를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비난했으며 이를 둘러싼 갈등으로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 나이에 중책을 맡은 후지모리는 사회봉사 활동에 적극 나서며 대중의 우려를 호감으로 바꾸기 시작한다. 대표적으로 페루아동심장병재단을 설립해 벽지의 아픈 어린이들을 대도시로 옮겨 심장병 수술을 받게 하는 활동을 활발히 했다. 고교 졸업 후 미국으로 떠난 후지모리는 1997년 보스턴대에서 경영학학사, 2008년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아버지가 2000년 탄핵된 뒤 딸 후지모리는 2005년 귀국해 정치에 입문했고 이듬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역대 총선 사상 최고 득표율이었다. 아버지가 2010년 학살, 납치, 횡령 등으로 총 25년 형을 받은 이듬해 대권에 처음 도전했지만 결선 투표에서 48.6%를 득표하는 데 그쳐 현 오얀타 우말라 대통령(51.4%)에게 석패했다. 두 번의 대선을 통해 그녀는 아버지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 2011년에는 “아버지를 용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대통령이 돼도 아버지를 사면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하지만 1등이 확실시된 10일 밤 유세에서 “페루인들은 화해를 원하고, 싸움을 더이상 원하지 않는다”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현지 언론들은 6월 결선 투표가 “사실상 아버지 후지모리에 대한 투표”라고 보도했다. 아버지 후지모리에 대한 페루 국민들의 평가가 극과 극을 달려 선거는 혼전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고령자와 지방 유권자들은 경제 발전과 치안 확립을 이유로 아버지를 높게 평가하는 반면에 도시 중산층은 독재와 인권 침해를 들어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경쟁자인 쿠친스키 전 재정장관은 “부패가 만연하고 가혹한 인권침해가 벌어졌던 시절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후지모리가 2011년 대선 때보다 진일보한 인권정책을 들고나왔지만 여전히 의심하는 이들이 많다고 보도했다. WSJ는 “후지모리는 ‘국가가 인권침해 피해자에게 보상해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2011년 낙선 당시보다 적극적인 인권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며 여전히 많은 사람이 독재 반대 시위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지난달 22일 벨기에 브뤼셀 공항과 지하철 테러범들이 프랑스 파리 외곽의 유명 상업지구인 라데팡스에서 테러를 하려다가 브뤼셀로 목표를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벨기에 검찰은 10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요소를 검토한 결과 브뤼셀 테러범들은 애초 프랑스에서 다시 테러를 저지를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수사가 빠르게 진척돼 자신들을 조여 오자 압박을 느낀 테러범들이 브뤼셀로 테러 목표를 급하게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고 벨기에 검찰은 설명했다. NYT는 전직 프랑스 정보기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테러범들이 애초 목표로 했던 곳은 라데팡스였다”고 보도했다. 라데팡스는 초고층 빌딩과 쇼핑몰들이 밀집한 파리 외곽의 대표적인 상업지구로 쇼핑객과 관광객 등 하루 유동 인구가 수만 명에 달하는 명소다.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번화가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소프트타깃 테러를 자행해 테러 공포를 극대화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23일 발생한 파리 테러를 수사한 프랑스 검찰도 테러범들이 당시 라데팡스에서도 테러를 계획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라데팡스가 유럽에서 활동하는 IS의 우선적 테러 표적이 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벨기에 검찰은 또 브뤼셀 공항 테러의 핵심 용의자였던 ‘모자 쓴 남성’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8일 체포한 모하메드 아브리니(31)가 브뤼셀 공항 테러 직전 폐쇄회로(CC)TV에 찍혔던 모자를 쓴 남성과 동일 인물이라는 것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에 맞서 국제사회가 계속 단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 기고한 ‘핵무기 없는 세상이라는 비전을 실현하는 법’에서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에 추가 제재를 가한 것은 도발에는 대가가 따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국은 평화로운 방식으로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 동맹국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같은 테러 집단에 의한 핵 위협에도 국제사회의 단결을 호소했다. 그는 “IS와 같은 테러 세력의 위협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제사회는 그동안 해왔던 테러 방지 노력을 돌아보고, 향후 (IS와 같은) 가장 위험한 테러 조직들이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무기(핵)를 차지하는 것을 막는 데 힘을 합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러시아가 전 세계 핵무기의 90%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추가 감축을 위해 협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핵무기를 사용해본 유일한 국가로서 핵무기 제거를 주도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며 “하지만 한 나라의 힘으로 이를 실현할 수 없으니 전 세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비자금 스캔들로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말레이시아 총리가 미국 하와이의 샤넬 매장에서 한 번에 13만625달러(약 1억5000만 원)를 카드로 결제하는 등 사치품 구입에 뭉칫돈을 펑펑 쓴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말레이시아 수사 당국의 문건을 인용해 “나집 라작 총리(사진)가 의류 보석 자동차 구입에 쓴 돈이 모두 1500만 달러(약 171억2000만 원)에 이른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비자금 의혹이 제기된 뒤 “개인적인 용도로는 한 푼도 쓰지 않았다”는 총리의 주장을 뒤집는 증거라고 WSJ는 전했다. 나집 총리는 2014년 12월 22일 부인과 함께 하와이 호놀룰루 샤넬 매장에서 13만 달러 이상을 단번에 결제했다. 당시 나집 총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골프를 치기 위해 하와이를 방문하고 있었다. WSJ는 “총리는 자기 명의의 비자카드로 결제했는데 한 번에 결제가 되지 않자 은행에 전화를 걸어 승인이 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나집 총리는 이 밖에도 2011년 6월 쿠알라룸푸르의 자동차 매장에서 5만6000달러(약 6400만 원), 2014년 8월에는 이탈리아 보석 매장에서 75만 달러(약 8억6000만 원)를 긁었다. 2011∼2014년 말레이시아 전통 의상과 가구를 파는 매장에서는 모두 1400만 달러(약 159억7000만 원)를 썼다. WSJ는 “2011∼2015년 총리의 은행계좌 5개에 입금된 총액은 10억 달러(약 1조1410억 원)에 달하며 대부분이 말레이시아 국영 투자 기업인 1MDB의 자금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저서 ‘제로섬 사회’(1980년)와 ‘부의 지배’(2003년)에서 경제 양극화의 심각성을 경고한 미국의 경제학자 레스터 서로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사진)가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30일 보도했다. 향년 78세. MIT는 서로 교수의 사망 사실을 이날 발표하면서 사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서로 교수는 ‘제로섬 사회’에서 미국을 이익과 손해의 합이 제로가 되는 사회로 규정하고 부의 승자독식 구조로 인한 경제 불평등을 바로잡기 위해 조세개혁을 촉구했다. 하지만 ‘부의 지배’에서는 세계화가 개발도상국 사람들의 실질적인 삶을 향상시켰다며 세계화를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본주의의 미래’(1997년)와 ‘부의 건설’(1999년)도 널리 읽힌 역작이다. 1938년 미국 몬태나 주 리빙스턴에서 태어난 고인은 옥스퍼드대에서 철학 정치학 경제학으로 석사학위를, 1964년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7∼1993년 MIT 슬론 경영대학원 학장을 지냈다. 뉴욕타임스는 “고인은 지미 카터 행정부(1977∼1981년)에서 경제자문을 맡았지만 진정 원한 것은 경제관료 자리였다. 하지만 끝내 부름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고인은 1997년 인터뷰에서 “왕(대통령)의 귀를 얻을 수 없다면 대중에게 호소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것이 경제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비자금 스캔들로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말레이시아 총리가 미국 하와이의 샤넬 매장에서 한번에 13만625달러(약 1억 5000만 원)를 카드로 결제하는 등 사치품 구입에 뭉칫돈을 펑펑 쓴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말레이시아 수사당국의 문건을 인용해 “나집 라작 총리가 의류 보석 자동차 구입에 쓴 돈이 모두 1500만 달러(약 171억2000만 원)에 이른다”고 30일 보도했다. 비자금 의혹이 제기된 뒤 “개인적인 용도로는 한 푼도 쓰지 않았다”는 총리의 주장을 뒤집는 증거라고 WSJ는 전했다. 나집 총리는 2014년 12월 22일 부인과 함께 하와이 호놀룰루 샤넬 매장에서 13만 달러 이상을 단번에 결제했다. 당시 나집 총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골프를 치기 위해 하와이를 방문하고 있었다. WSJ는 “총리는 자기 명의의 비자카드로 결제했는데 한번에 결제가 되지 않자 은행에 전화를 걸어 승인이 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총리는 이밖에도 2011년 6월 콸라룸푸르의 자동차 매장에서 5만6000달러(약 6400만 원), 2014년 8월에는 이탈리아 보석 매장에서 75만 달러(약 8억6000만 원)를 긁었다. 2011~2014년 말레이시아 전통 의상과 가구를 파는 매장에서는 모두 1400만 달러(약 159억7000만 원)를 썼다. WSJ는 “2011~2015년 총리의 은행계좌 5곳에 입금된 총액은 10억 달러(약 1조1410억 원)에 달하며 대부분이 말레이시아 국영 투자기업인 1MDB의 자금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제로섬 사회’와 ‘부의 지배’ 등의 저서를 통해 경제 양극화의 심각성을 경고한 미국의 경제학자 레스터 서로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25일(현지 시간)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30일 보도했다. 향년 78세. MIT는 서로 교수의 사망 사실을 이날 공식 발표하면서 사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서로 교수는 일찍이 부의 불평등 문제를 지적한 여러 저서로 주목 받았다. 특히 1980년 발표한 ‘제로섬 사회(1980년)’에서 미국을 이익과 손해의 합이 제로가 되는 사회로 규정하고 부의 승자독식 구조로 인한 경제불평등을 바로잡기 위해 조세개혁을 촉구했다. 하지만 ‘부의 지배(2003)’에서는 세계화가 개도국 사람들의 실질적인 삶을 향상시킨 면도 있다며 세계화를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본주의의 미래(1997)’와 ‘부의 건설(1999)’ 등도 세계적으로 널리 읽힌 역작이다. 1938년 미국 몬태나 주 리빙스턴에서 태어난 고인은 월리엄스 칼리지에서 정치경제학을 공부한 뒤 로즈장학생으로 선발돼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철학과 정치학, 경제학으로 석사학위를, 1964년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하버드대에서 잠시 교편을 잡기도 했으나 1968년 MIT로 옮긴 뒤 이곳에서 반평생 넘게 학생들을 가르쳤다. 1987~1993년 MIT 슬로안 경영대학원 학장을 역임했다. 고인은 각종 저서와 숱한 강연으로 대중에게 경제를 알리는데 노력했지만 그의 진짜 희망은 현실 정치였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NYT는 “고인은 카터 행정부(1977~1981년)에서 경제자문을 맡았지만 진정 원한 것은 경제관료 자리였다. 하지만 끝내 부름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서로 교수는 1997년 한 인터뷰에서 “왕(대통령)의 귀를 얻을 수 없다면 대신 대중에게 호소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것이 경제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한국이 2050년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노인 인구가 많은 나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통계국이 28일(현지 시간) 발표한 보고서 ‘늙어가는 세계 2015’에 따르면 한국은 빠른 속도로 노인 인구 비중이 늘어 2050년 65세 이상이 일본(40.1%)에 이어 세계 2위인 35.9%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2050년 고령인구 비중이 높은 상위 국가는 일본과 한국에 이어 홍콩(35.3%) 대만(34.9%) 슬로베니아(34%) 불가리아(33.8%) 에스토니아(32.2%) 순이다. 2015년의 경우 1위가 일본이고, 독일과 이탈리아가 각각 2, 3위였으나 두 나라는 2050년에는 19위와 15위로 순위가 낮아졌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3%로 고령사회 기준(65세 이상 인구 비율 14% 이상)에도 미치지 못했고, 노인 비율이 높은 국가 상위 25위권에도 들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저출산과 수명 연장 추세가 이어져 30여 년 뒤 대표적인 초고령 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20% 이상)가 된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15년 80세였지만 2050년에는 84.2세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남성은 81.5세, 여성은 87.1세다. 한국인의 평균 나이는 2015년 40.8세, 2030년 48.3세에서 2050년에는 55.1세로 훌쩍 올라갈 것으로 예측됐다. 노인 비율 증가는 세계적인 추세로 2015년 세계 총인구 가운데 8.5%(6억1700만 명)를 차지하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50년 17%(16억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통계국은 “일본이 최고 노인 국가 지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한국 홍콩 대만 등이 일본과 비슷한 상황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2050년 이들 국가의 인구 3명 중 1명은 노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한국이 2050년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노인 인구가 많은 나라가 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통계국이 28일(현지 시간) 발표한 보고서 ‘늙어가는 세계 2015’에 따르면 한국은 빠른 속도로 노인 인구 비중이 늘어 2050년 65세 이상이 일본(40.1%)에 이어 세계 2위인 35.9%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2050년 고령인구 비중이 높은 상위 국가는 일본과 한국에 이어 홍콩(35.3%) 대만(34.9%) 슬로베니아(34%) 불가리아(33.8%) 에스토니아(32.2%) 순이다. 2015년의 경우 1위가 일본이고, 독일과 이탈리아가 각각 2, 3위였으나 두 나라는 2050년에는 19위와 15위로 순위가 밀려났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3%로 고령사회 기준(65세 이상 인구 비율 14% 이상)에도 미치지 못했고, 노인 비율이 높은 국가 상위 25위권에도 들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저출산과 수명 연장 추세가 이어져 30여 년 뒤 대표적인 초고령 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20% 이상)가 된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15년 80세였지만 2050년에는 84.2세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남성은 81.5세, 여성은 87.1세다. 한국인의 평균 나이는 2015년 40.8세, 2030년 48.3세에서 2050년에는 55.1세로 훌쩍 올라갈 것으로 예측됐다. 노인 비율 증가는 세계적인 추세로 2015년 세계 총인구 가운데 8.5%(6억1700만 명)를 차지하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50년 17%(16억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통계국은 “일본이 최고 노인 국가 지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한국 홍콩 대만 등이 일본과 비슷한 상황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2050년 이들 국가의 인구 3명 중 1명은 노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우리는 미제(미국 제국주의)의 선물이 필요 없다.” 쿠바 혁명의 살아있는 전설인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90·사진)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55)의 쿠바 방문에 대해 입을 열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를 떠난 지 6일 만인 28일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에 ‘오바마 형제에게(Brother Obama)’란 제목의 편지 형식의 기고 글을 실었다. 자신이 이끈 쿠바 혁명이 경제난 속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반박하면서 향후 미국의 내정 간섭을 경계하는 내용을 담았다. 피델 전 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22일 쿠바 아바나의 국립극장 연설에서 ‘수십 년의 갈등을 빚은 과거는 뒤에 내버려 두고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고 한 발언에 대해 “미국 대통령에게 이런 말을 들은 쿠바인들은 심장마비가 걸릴지도 모른다”고 비꼬았다. 1961년 피그스 만 침공, 1976년 쿠바 항공기 폭파 사건을 열거하며 “미국이 치밀하게 계획된 공격들로 수백 명의 쿠바인을 죽거나 다치게 만든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누구도 이 고귀하고 이타적인 사람들(쿠바인)이 교육, 과학, 문화의 발전을 통해 얻은 영광과 권리, 정신적인 자산을 포기하라고 말할 수 없다”며 “미국은 쿠바의 정치 체계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쿠바 공산주의의 주창자였던 피델 전 의장은 “우리는 우리 국민의 노동과 지식으로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한 음식과 재료를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피델 전 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방문 기간 중 반(反)정부 활동가들을 만나고 민주주의 확산을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표시했다. 피델 전 의장은 “그가 쿠바 정치에 대해 반응을 보이고 쿠바에 대한 어떤(정치적) 이론을 개발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정중히 제안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피델 전 의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란마에 ‘피델의 반응’이란 제목으로 정기적으로 글을 실었지만 오바마 대통령 방문을 앞둔 올 초부터는 침묵해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20일부터 사흘 동안 쿠바를 방문해 양국 관계 정상화에 이정표를 만들었다. 그는 당시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85)을 만났지만 쿠바 혁명의 상징인 라울의 형 피델 전 의장과의 역사적인 만남은 갖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지에서 가진 미국 ABC방송 인터뷰에서 “고령인 그의 건강이 허락된다면 만남이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도착하기 하루 전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피델 전 의장을 만난 뒤 돌아간 것을 감안하면 피델이 건강 이상으로 만나지 못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위싱턴포스트(WP)가 22일 전했다. 피델 전 의장은 지난해 5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고, 같은 해 9월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기도 했다. 피델 전 의장은 2006년 장출혈로 건강이 악화된 뒤 2008년 동생 라울에게 의장직을 물려줬다. 하지만 쿠바인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여전히 크다. 뉴욕타임스는 테드 피코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을 인용해 “오바마가 떠난 뒤에야 글로 자신의 의견을 밝힌 것은 피델이 동생 라울의 대미관계 개선 정책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려고 한 것”이라고 전했다. 피델 전 의장의 글이 미국을 향한 것이기보다는 내부 단결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