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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의 뜨거운 교육열을 아프리카에도 전염시켜 달라.”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 참석한 제이컵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1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은 한국에 배울 점이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주마 대통령은 특히 개발도상국이 많은 관심을 보인 개발 의제를 비롯해 환율 관련 논의 등 이번 G20 회의 결과에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회의에서 개발 의제 부분은 성과가 나왔나. “그렇다고 본다. G20에서 처음으로 개발이슈를 의제로 다뤘다는 것 자체가 성과다. 논의도 잘 진행됐다. 의장국인 한국이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성장한 독특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개발이슈가 나왔고 논의도 잘 진행될 수 있었다. 더욱 큰 성과는 내년도 의장국인 프랑스에서 이 의제를 지속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 문제가) G20에서 계속 다뤄진다는 것이 중요한 성과다.” ―환율 문제에 대한 논의는 어떻게 진행됐나.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또 어느 나라든 자기 국익만 고집해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우리들 모두가 인식했다. 자국의 이익만 추구하면 다른 나라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만족할 만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국제통화기금(IMF) 개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IMF 개혁과 관련된 부분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번 개혁으로 IMF에서 균형 잡힌 목소리를 낼 여건이 조성됐다. IMF가 더 발전해 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개혁이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 어떤 점을 기대하나. “한국이란 나라 자체, 그리고 이 나라의 독특한 경험이 아프리카 국가들에 큰 교훈을 준다. 또 ‘아프리카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높은 과학기술과 교육열 등 아프리카 나라들은 한국에 배울 점이 많다. 특히 교육열은 꼭 배워야 한다. 한국에는 대학이 매우 많다고 들었다. 이런 교육열이 한국을 오늘날의 한국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사람들의 부지런함이 결합돼 큰 발전이 가능했을 것이다. (웃으면서) 이런 뜨거운 교육열을 아프리카에도 전염시켜 줬으면 좋겠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때 논의된 개발도상국 개발이슈는 세계 경제에서 개발 패러다임을 바꿨다. 과거의 개발모델은 ‘원조 효율성’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번에 발표된 개발이슈는 ‘개발 효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개발을 지원하는 국제기구인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의 도널드 카베루카 총재(사진)는 12일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맞아 동아일보와 가진 e메일 인터뷰에서 “‘워싱턴 컨센선스’로 표현되는 과거의 개발모델은 원조를 주는 나라 중심의 ‘톱다운(top down)’ 방식에 가까웠지만 G20 개발이슈는 개발모델의 다양성과 개도국의 시각을 인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G20 정상회의 유치와 개발이슈의 의제화를 계기로 아프리카에 대한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 전수가 더욱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길 기대한다”며 “특히 한국이 시도했던 국가 차원의 인프라 구축이 아프리카에 많은 교훈을 준다”고 강조했다. 카베루카 총재는 오래전부터 한국의 경제발전을 높이 평가하며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과거 그는 한국을 ‘아프리카 국가에 영감을 주는 나라’라고 표현했다. 또 한국 정부가 개도국을 대상으로 경제발전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경제발전 경험 공유사업(KSP)’과 G20 개발이슈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카베루카 총재는 “아프리카는 글로벌 금융위기 뒤 빠른 회복을 보이며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이고 있지만 G20 정상회의,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안정위원회(FSB) 등에서 아프리카의 목소리는 충분히 반영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아프리카의 목소리가 적절히 반영되면 아프리카 스스로가 자신이 가진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G20에서 개발이슈가 계속해서 주요 의제로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출신들의 적극적인 AfDB 진출도 당부했다. 카베루카 총재는 “한국은 AfDB에 직원 수가 적은 대표적인 나라 중 하나”라며 “다음 달 2일 서울에서 열리는 AfDB 채용 설명회 때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국 글래스고대 경제학 박사인 카베루카 총재는 르완다 출신으로 1997∼2005년 르완다의 재무·경제기획부 장관을 지냈다. 그는 이 시절 내전 뒤 르완다 경제를 살리는 데 필요한 재건 및 개혁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수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폐막된 12일 ‘코리아 이니셔티브(한국이 주도한 의제)’는 절반의 성공을 거두는 데 그쳤다. 개발 이슈는 뚜렷한 성과를 냈지만 글로벌 금융안전망은 별다른 진전을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발표된 ‘G20 서울 정상회의 합의문’에서 각국 정상은 개발도상국 개발이슈를 ‘다함께 성장을 위한 서울 개발 컨센서스’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또 개도국 개발에 공통적으로 필요한 조치들로 구성된 ‘다년간의 개발 행동계획’을 마련했다. 개도국에서 선진국 진입을 앞둔 한국이 개발 이슈를 주도적으로 다룬다는 것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었던 ‘한국형 개발 이슈’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자본 유출입의 급격한 변동으로 특정 국가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지는 것을 막는 게 목적인 글로벌 금융안전망은 8월 말 발표된 국제통화기금(IMF)의 대출제도 개선안에서 거의 나아가지 못했다. 글로벌 금융안전망 강화를 위한 추가적인 작업을 시행해야 한다는 수준의 합의에 그쳤다.○ 서울 개발컨센서스 ‘워싱턴’ 대체하나 서울 개발 컨센서스는 △인프라 △인적자원개발 △민간투자 및 일자리 창출 △개발지식 공유 등 9개 분야에서 총 16개의 다년간 개발 행동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행동계획들에 대한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감독하기로 했다. G20에서 서울 개발 컨센서스가 계속 의제로 다루어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한국이 그동안 주장해 온 사회개발에 초점을 맞춘 개도국 지원을 민간 주도의 경제성장에 중심을 둔 형태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도 받아들여졌다. G20 회원국들은 다년간 행동계획의 추진 원칙에 △경제성장 집중 △민간부문 참여 △성과지향 등의 항목을 포함시켰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소수 선진국과 국제기구가 주도해 온 개도국 개발의 패러다임을 한국이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며 “서울 개발 컨센서스가 계속 성과를 내면 한국은 개도국과 선진국을 잇고, 개도국 개발에 큰 기여를 한 국가로 인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홍렬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신자유주의적 사상을 기반으로 그동안 서구 선진국이 개도국에 강요해 온 경제발전 모델인 ‘워싱턴 컨센서스’와 대조적인 내용”이라며 “최근 국제기구에서 제기되고 있는 개발모델의 다양화 필요성을 G20이 받아들인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안전망 글로벌 금융안전망 논의의 핵심은 IMF의 대출을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 같은 지역 안전망과 연계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IMF와 개별 국가’ 단위로 이루어지던 긴급 금융 지원 메커니즘을 ‘IMF와 지역내 다수 국가’ 단위로 확대하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각국 정상은 이에 대해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지역협정과 IMF 간 협력을 증진하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는 원론적인 문구를 합의문에 담는 데 만족한 것이다. 합의문의 상당 부분이 8월 IMF가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나라를 대상으로 신설한 탄력대출제도(FCL)와 예방대출제도(PCL)의 의미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 스탠드스틸 원칙 재확인 한편 G20 정상은 자유무역과 투자가 세계경기 회복에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지속적인 시장개방과 무역·투자의 자유화도 약속했다. 이는 스탠드스틸(추가적인 무역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2008년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이 원칙을 주장했고 당시 정상들이 공동성명서에 반영한 바 있다. 하지만 9월부터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환율전쟁이 고조되며 이 원칙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다. 이에 서울 정상회의가 스탠드스틸 원칙 다잡기에 나선 것이다. 또 정상들은 무려 10년을 끌어온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을 내년에 타결하기 위해 막바지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을 나라별 일정에 따라 합리화하고 단계적으로 폐지하자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또 석유시장 현황을 제대로 파악해 투명하게 만들도록 국제 석유공동 통계 작성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산유국과 소비국의 대화를 강화하기 위해 에너지시장 전망에 대한 연례 심포지엄을 열고 석유 장외 파생상품 시장을 계속 모니터해 금융안정위원회(FSB)에 보고하기로 했다. 반부패 의제와 관련해서는 각국이 부정부패를 줄이기 위한 법과 제도를 강화하고 부정부패 관련 내부 고발자를 보호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IMF 아태홍보 담당 이유선씨“세계 주요 매체에서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보도가 나올 때마다 우리 부서는 물론이고 한국과 주요 20개국(G20)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에게 보도 내용을 요약한 e메일을 돌렸습니다.” 2월부터 국제통화기금(IMF) 대외협력처의 아시아태평양 홍보 업무를 맡고 있는 이유선 씨(33·여)는 11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이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충분히 자격이 있고, 준비를 잘하고 있다는 것을 IMF 직원들에게 알리고 싶었다”며 “비록 한국 정부에서 일한 건 아니지만 G20 서울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한국 국적으로는 처음으로 IMF 본부의 홍보 파트에서 일하고 있는 이 씨는 IMF에 입사하면서부터 한국과 IMF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특히 홍보 담당자로서 G20과 관련해 한국 주요 매체의 인터뷰 신청을 성사시키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바쁜 일정을 이유로 인터뷰를 꺼리는 IMF 고위 관계자들에게 이 씨가 ‘압박 카드’로 활용했던 건 IMF의 이미지 쇄신. 그는 “아직도 한국에서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형성된 IMF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한국이 G20 의장국으로서 IMF와 긴밀히 협력하는 지금이야말로 한국에서 IMF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설득했다. 7월 IMF가 한국 정부와 함께 공동 주최한 ‘아시아 21: 미래경제의 선도적 주체 콘퍼런스’의 홍보를 담당했던 것도 잊을 수 없는 경험. IMF가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기획한 상징적인 행사가 한국에서 열린다는 점 때문에 이 씨는 밤을 새워가며 준비했다. 특히 한국의 수준 높고 세련된 행사 진행에 까다로운 IMF 관계자들이 감동하는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G20은 ‘다문화 사회’인 IMF 내에서 한국의 비중도 크게 바꾸어 놓았다. G20 의장국이 되면서 한국은 IMF 직원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나라 중 하나가 됐다. 이 씨는 “IMF 본부 구내식당의 메뉴로 비빔밥이 등장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고, 남아공 월드컵 때는 한국 국가대표팀의 활약과 붉은악마의 응원에 관심을 보인 직원이 많았다”며 “심지어 폭탄주 제조법을 가르쳐 달라는 사람들도 있을 만큼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이 씨는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미국으로 유학을 가 조지타운대 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다. 그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비중이 커지면서 IMF를 비롯한 국제기구에 한국인이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질 것”이라며 “국제기구에 관심 있는 후배들은 3, 4개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능력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의식을 키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이 그동안 주장해 왔던 G20 정상회의 제도화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서울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은 G20의 의제 확대와 국제 협의체로서 위상 강화를 위한 상설 사무국 설치의 필요성을 논의할 계획이다. G20 회원국들은 지난해 9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제3차 G20 정상회의 때 이 회의를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또 한국은 G20 정상회의를 유치하며 사무국 설치를 중심으로 한 G20 제도화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사공일 G20준비위 위원장은 9월 열린 ‘G20 서울 국제심포지엄’ 때 “G20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뒤 거시경제의 정책 공조를 이끌어 내며 세계 경제가 대공황에 빠지는 것을 막았다”고 말했다. 한국이 G20 정상회의 때 처음 선보인 ‘비즈니스 서밋’도 정례화할 가능성이 높다. 각국은 세계 경제의 큰 틀을 논의하는 G20 정상회의의 특성상 기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행사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1년 G20 의장국인 프랑스는 올해 초부터 비즈니스 서밋에 큰 관심을 보였고 내년 G20 정상회의 때 같은 취지의 행사를 열 예정이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올해 6월 말 캐나다 토론토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렸다. 정상들은 가장 뜨거운 관심사였던 남유럽발(發) 재정위기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덕분에 재정건전성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나머지 의제들은 대부분 서울 정상회의에서 합의하기로 하고 미뤘다. 지속가능 균형성장을 위한 국가별 액션플랜, 글로벌 금융안전망, 화석연료보조금 이행 결과 점검 등 8개 의제다. 12일 20개국 정상들은 8개 의제를 합의하기 위해 서울에서 다시 모였다.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을 통과한 IMF 지분개혁을 제외한 7개 의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시장결정 환율제도 이행 등경주합의 바탕 이견해소 기대환율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다. 다행히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큰 틀의 합의를 이뤘기 때문에 정상들 간에 환율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환율 전쟁을 막는 간접적인 해법인 ‘경상수지 목표제’와 관련해선 정상들의 밀고 당기기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장관들은 경주에서 △시장 결정 환율제도로 이행하고 △경쟁적인 통화절하를 자제하며 △선진국은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을 경계한다고 합의했다. 환율 전쟁의 한 축이었던 미국이 이에 협력하면서 경주 환율 합의는 힘을 받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3일(현지 시간) 애초 예상액(약 2조 달러)보다 훨씬 적은 6000억 달러 규모의 양적완화 규모를 발표해 환율이 급변하는 상황을 막았다. 경주에서 재무장관들은 경상수지 목표제도 제시했지만 독일, 일본 등의 반발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을 확정하지 못했다. 대신 “향후 예시적인 가이드라인을 합의한다”고 성명서(코뮈니케)에 담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3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이 서울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것이다. 어떤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이드라인 합의에 대한 구체적 시점이 나온 것은 처음으로 경주 재무장관 회의 이후 정부가 물밑 접촉을 통해 각국의 이견(異見)을 상당 부분 해소시킨 것으로 보인다. 만약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가이드라인을 확정한다면 환율 전쟁 종식과 세계경제 불균형 해소를 위한 큰 이정표를 만들 수 있다. ■ 글로벌 금융안전망IMF 대출-지역안전망 연계글로벌안정메커니즘 추진글로벌 금융안전망은 국제통화기금(IMF)이 8월 말 대출제도를 개선하면서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IMF는 대출 조건을 완화하고 대출 한도도 늘려 신흥국들이 일시적인 외환위기를 겪을 때 IMF 대출을 좀 더 쉽게 활용할 수 있게끔 문턱을 낮췄다. 서울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은 IMF 대출제도 개선을 환영하면서 이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안전망을 협의하게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3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IMF가 탄력대출제도(FCL·Flexible Credit Line)와 예방대출제도(PCL·Precautionary Credit Line)에 합의했지만 좀 더 진전된 것이 없을까 하는 문제도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서 논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2단계 글로벌 금융안전망으로 IMF 대출을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 같은 지역 안전망과 연계하고 일정한 위기 징후가 포착되면 자동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글로벌안정메커니즘(GSM)’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안전망이 IMF 대출과 같은 글로벌 안전망과 연계되면 외환위기를 맞은 국가가 빌릴 수 있는 외화 액수가 크게 늘어난다. 대부분의 신흥국은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안전망에 찬성하고 있다. 외환위기가 터졌을 때 두 겹, 세 겹의 안전망이 둘러쳐지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는 1997년 한국이 겪은 외환위기 사태 때처럼 외화가 한꺼번에 빠져나가 기초체력보다 경제가 훨씬 심하게 흔들리는 점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일부 선진국의 반대다. 신흥국들이 외환위기를 당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아니라 안전망을 믿고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에 빠질 수 있다는 논리다. ■ 개발이슈개도국 인프라-노하우 지원세계경제 불균형해소 기회로개발도상국 개발이슈는 한국이 의장국 지위를 활용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테이블에 올린 의제다. 세계 경제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G20 정상회의에서 개도국 경제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고, 나아가 이들의 성장을 세계 경제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한국이 제안한 의제인 만큼 개발이슈의 내용과 향후 추진 방향을 결정하는 부분에서도 한국의 역할이 두드러졌다. 이번 G20 서울 정상회의 때 개발이슈에 대한 다년간의 시행 계획(action plan)이 발표될 예정이다. ‘일회성 의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G20에서 개발이슈가 의제로 다루어질 것이란 뜻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개도국 개발은 반세기 만에 세계 최빈국에서 손꼽히는 신흥 경제강국으로 성장한 한국이 가장 제대로 주도할 수 있는 이슈”라며 “개발이슈가 G20에서 계속 다루어진다면 한국의 국제사회 영향력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G20에서 논의되고 있는 개발이슈의 핵심은 개도국들이 스스로 경제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경제·산업 인프라, 인력 양성, 경제발전 노하우 전수 등을 지원하자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국제기구와 일부 선진국이 주도한 자금 지원형 원조와 영어 사망률 줄이기, 식량 확보율 높이기, 진학률 높이기 등의 복지형 원조와는 크게 다르다. 특히 서울 정상회의에서 구체적인 시행 계획이 발표되면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개발이슈를 선도하는 나라라는 인식을 더욱 강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G20을 통해 제2, 제3의 한국을 만드는 계기를 마련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IMF 쿼터 개혁선진국 지분 6%이상 이전신흥국 목소리 커지는 계기로국제통화기금(IMF) 지분 개혁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IMF 지분이 많은 선진국들의 지분을 신흥 경제강국들로 이전하는 게 핵심이었다. 지금까지 철저히 유럽과 미국 중심으로 운영돼 왔던 IMF에서 신흥국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계기가 마련되는 것이다. 환율 문제가 갑작스럽게 주요 20개국(G20) 의제 테이블에 올라온 이슈였다면 IMF 지분 개혁은 올해 내내 중요하게 거론됐던 의제다. 또 세계 경제의 변화 양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의제다. 다행히도 이 의제는 7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IMF 이사회에서 쿼터와 지배구조 개정안에 합의하면서 어느 정도 일단락됐다. IMF 이사회는 선진국 쿼터를 과소대표국과 신흥개도국으로 6% 이상 이전시키기로 했다. 한국의 쿼터는 기존 1.41%에서 1.80%로 0.39%포인트 늘어나 순위도 18위에서 2계단 뛰었다. 쿼터 증가 규모 기준으로는 중국과 브라질에 이어 3위다. 현재는 10위 안에 중국과 러시아만 들어가 있으나 이번 개정으로 인도와 브라질이 신규 진입하면서 브릭스(BRICs) 4개국이 모두 10위 안에 진입하게 된다. 특히 중국은 경제력에 걸맞게 4.00%에서 6.39%로 늘어나고 순위도 6위에서 3위로 뛰어오른다. 지배구조도 신흥개도국에 유리하게 바뀐다. 이사회 규모는 24명 그대로 유지되지만 2012년 말 이사를 선출할 때 유럽 이사 2명을 줄이고 신흥개도국 이사 2명을 늘리기로 했다. 이번 개정안은 다음 달 15일까지 전자투표 형식으로 진행되는 IMF 총회를 통과(투표권의 85% 이상 찬성)하면 최종 확정된다. ■ 금융규제“글로벌 금융위기 원인 제거”은행 건전성 제고 새틀 마련12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안건은 금융규제 개혁방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온 원인을 제거하겠다는 것이 G20 정상들의 확고한 목표다. 이 의제는 다른 의제와 달리 어느 정도 진척을 이루었기 때문에 합의안 도출이 순조로울 것으로 보인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지난달 19일 채택한 금융규제 개혁권고안은 은행에 적용되는 자본 및 유동성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들이 담겨 있다. 12일 G20 서울 정상회의에 보고될 이 권고안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재발 방지와 은행의 건전성 제고를 목적으로 마련됐다. 규제개혁의 핵심은 은행의 자본 취약성, 유동성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평소에 충분한 자본을 확보하고,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회사(SIFI), 즉 대형은행에 좀 더 무거운 책임을 물리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BCBS는 이에 앞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규제를 세분화하고 항목별 기준치를 상향 조정하는 한편 완충자본, 레버리지(차입 투자) 규제를 신설키로 결정한 바 있다. 이 같은 규제강화 방안이 G20 서울 정상회담에서 확정된다면 금융위기 발생가능성을 낮추는 데도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국제금융권의 평가다. 누트 웰링크 BCBS 의장은 최근 “안전하고 건전한 금융시장 환경 조성에 기여할 뿐 아니라 금융위기로 인한 공공적 비용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새로운 금융규제 틀의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환율 해법의 공은 결국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의 손으로 넘어갔다. 전 세계의 시선이 12일 오후 4시경에 발표될 서울선언을 주목하고 있다. G20 재무차관들은 8일부터 정상들이 발표할 공동 성명서(코뮈니케) 작업을 진행해 성명서에 담을 문구를 대부분 확정했지만 환율 해법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재무차관들은 11일 오전 자국의 정상들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사흘간의 조율 작업을 끝마쳤다. 각국 정상들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첫 공식 행사인 업무만찬을 진행하며 환율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한국 정부는 환율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만찬을 겸해 ‘세계 경제 및 프레임워크(협력체계)’ 세션을 배치했다. 지속가능 균형성장을 위한 프레임워크에서 핵심 요소는 환율이기 때문에 정상들이 격의 없이 논의할 장을 마련한 것이다. 정상들의 만찬장 옆에 마련된 별도의 방에서는 20개국 재무장관들이 모여 환율문제 조율을 이어 나갔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재무장관들이 지난달 경북 경주에서 합의한 환율 원칙에 모두 공감했고 그 내용보다 더 진전된 합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2일 정상들이 발표할 최종 성명서에는 ‘시장결정 환율제도’와 ‘경쟁적인 통화절하 자제’ 원칙이 경주 재무장관 성명서에 이어 다시 한번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업무만찬 때 정상과 재무장관들이 논의한 내용은 이날 밤늦게 각국 재무차관들에게 전해졌고 재무차관들은 12일 오전까지 성명서에 들어갈 환율 해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구성하기 위한 ‘끝장 토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은 이틀간의 공식 일정을 마치고 11일 기자회견 및 폐막총회로 마무리됐다.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120명은 공동 선언문을 통해 G20 정상들에게 도하개발어젠다(DDA)의 조속한 타결과 보호무역주의 지양, 금융규제 완화 등을 요구했다. 또 정부가 주도해온 경기부양 정책을 멈추고 민간이 성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공동 선언문은 ‘2011년 이후의 G20 정상회의에서도 서울 비즈니스 서밋의 틀을 더욱 발전시켜줄 것을 고대한다’고 명시해 비즈니스 서밋의 정례화를 촉구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G(Group)’로 표현되는 주요 국가들의 모임은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탄생하고 성장해 왔다. 주요 국가 모임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G5는 1974년 세계 경제를 강타한 ‘오일 쇼크’로 탄생했다. 석유 소비가 많아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경험한 경제 강국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이 당시 조지 슐츠 미국 재무장관의 제안에 따라 오일 쇼크로 인한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 시작한 것이다.○ G7에서 G20으로 이 모임은 1975년과 1976년 각각 이탈리아와 캐나다가 참여하면서 G7 체제로 바뀌었다. 지금도 ‘선진국 클럽’이란 인식이 확실히 박혀 있는 G7이 탄생한 것이다. 이때부터 세계 경제는 물론이고 국제사회의 주요 사안을 다루는 선진국 모임으로 자리매김한다. 20년 이상 국제사회의 선진국 클럽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온 G7은 1997년 러시아가 가입해 G8 체제로 바뀐다. 그리고 다시 2년 만에 G20 체제로 대폭 확대 개편된다. 1990년대 후반 아시아를 강타한 외환위기로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협력이 절실해졌고, 한국 중국 인도 브라질 같은 신흥 경제 강국들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히 커졌기 때문이다. G8에 이미 속하던 국가들이 처음부터 G20 체제로 변화하는 데 적극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현재도 G8 국가들은 중요한 순간에는 ‘그들만의 리그’에서 논의 및 의사결정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G20이 틀을 갖추게 된 과정에는 G8 국가인 캐나다의 폴 마틴 전 총리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G20의 첫 번째 회의가 1999년 당시 캐나다 재무장관이었던 마틴 전 총리가 주도해 열렸기 때문이다. 마틴 전 총리는 국제사회에서 ‘G20의 아버지’ 또는 ‘G20의 서포터’로 불린다. 세계 경제의 주요 현안들을 해결하는 데 G20보다 효과적인 조직은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G8에는 세계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인도 브라질 한국을 포함해 다른 많은 중요한 나라들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더는 글로벌 조정위원회로서 기능할 수 없다”고 강조해 왔다. 심지어 마틴 전 총리는 “G8 국가들만의 경험으로는 글로벌 금융안전망 같은 조치도 생각해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G20의 성과와 미래 마틴 전 총리의 이 같은 주장은 2008년 9월 미국의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현실이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G20은 재무장관 회의에서 정상회의로 격상됐고 주요국 간의 거시경제 정책 공조를 이끌어내며 세계 경제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방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G20 정상회의는 당장 터지고 있는 현안들을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나름대로 적절한 합의를 이끌어 낸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또 G8보다는 훨씬 다양한 국가들이 참여하고, 유엔보다는 훨씬 ‘현실적인 논의 과정’과 ‘빠른 결정’이 가능하다는 게 G20의 큰 장점이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세계 최상위 협의체는 유엔이라고 주장한다.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회원국이라 개별 국가들의 다양성과 공정함을 유엔만큼 제대로 강조할 수 있는 협의체가 없다는 것. 그러나 유엔의 복잡한 합의 절차와 지나치게 느린 의사결정 속도는 결정적인 한계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 정부는 G20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서울 정상회의 때 G20 제도화와 관련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 개발이슈와 글로벌 금융안전망 같은 ‘개도국을 위한 의제’를 적극적으로 논의할 계획이기 때문에 비(非)G20 국가들에서 G20의 역할 확대에 대한 동의를 받아내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회의론자들은 G20 체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파국으로 가는 것을 막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란 ‘공통의 적’이 완전히 사라지면 G20 역시 급격히 힘을 잃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G20 정상회의 성명서의 구체성이 약해지고 있는 게 G20 틀 내에서 전체적인 합의가 예전만큼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한 국제 콘퍼런스에서 “G20 위기설이 나오는데 서울 정상회의에서 이를 불식해야 한다. 글로벌 공조를 위한 진정한 협력체는 G8도 G192(유엔)도 아닌 G20이란 걸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주요 20개국(G20) 재무차관들은 9일 환율 갈등을 끝내기 위해 경상수지 흑자 폭에 대한 구체적 수치를 이끌어 내고자 시도했지만 합의 도출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경상수지 흑자 폭을 강제로 조정하기보다는 과다한 흑자가 예상될 때 미리 경고를 보내는 ‘조기경보체계’를 제안했다. 경상수지 흑자 폭을 강제로 조정하자는 기존 안에서 한층 유연해진 것이다. G20 재무차관들은 9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 모여 성명서(코뮈니케) 초안 작업을 이틀째 계속했다. 이날 오후 늦게 시작된 환율 분야 논의에서 외르크 아스무센 독일 재무차관을 포함한 중국 브라질 대표 등은 미국의 2차 양적 완화 조치를 강한 어조로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미국이 대규모로 국채를 매입하는 것은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을 경계한다’는 경주 재무장관 회의의 합의를 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스무센 재무차관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혹은 적자 비율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이에 따라 재무차관들은 가이드라인 수치를 내년 상반기 프랑스 G20 정상회의나 그 직전에 있을 재무장관 회의에서 결정하자고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이에 앞서 한국과 미국은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를 ±4%로 유지하자며 구체적인 수치를 제안한 바 있다.▼ “경상흑자 가이드라인은 佛회의때 결정” 가닥 ▼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쉬운 주제부터 접근하기 위해 금융규제,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우선적으로 논의했고 의견이 대립되는 환율 문제를 차관회의 마지막 날 오후로 잡았다”며 “하지만 미국의 양적 완화 결정에 대해 공방이 시작되면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에 대한 합의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재무차관들만의 회의는 9일이 마지막이고 10일부터는 재무차관과 셰르파(사전 교섭대표, 차관급)가 공동으로 성명서 초안 작업을 한다. 한편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8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미국-인도 비즈니스 협의회 연설에서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전 세계 지도자들이 과도한 무역 불균형을 감시하는 조기경보체계(early warning mechanism)에 합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매우 현실적이고 중국도 매우 협조적”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에 조기경보를 보낼 불균형 관련 지표를 만들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주장은 경상수지 흑자 비율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정하는 것보다 좀 더 유연한 방법으로 경상수지 불균형을 조율해 나가자는 것으로 해석된다.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한국이 개발도상국 개발이슈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제로 제안한 건 지속가능하고 균형적인 세계 경제의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였다.”루이스 모레노 미주개발은행(IDB) 총재는 9일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개발이슈와 관련된 다년간의 시행 계획이 마련되면 세계 경제 성장과 개도국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선진국과 개도국을 잇는 역할에 적합하며 세계 경제의 성장을 위해 개발이슈와 관련해서 역량을 발휘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중남미 지역 개도국의 경제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국제 개발은행인 IDB는 지난해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 회의’ 때 국제기구 중 처음으로 한국 정부와 공동으로 개도국 개발과 관련된 공동 컨설팅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모레노 총재는 한국과 함께 ‘녹색성장’ 관련 분야에 대한 사업을 진행하는 데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IDB는 지난해 한국수출입은행과 총 20억 달러를 녹색성장 섹터에 3년간 공동 지원하기로 했고, 서울에서 녹색성장 비즈니스 포럼도 열었다.모레노 총재는 “중남미 지역에서 녹색성장을 촉진시키는 데 필요한 재생 에너지, 에너지 효율화 기술, 탄소금융과 관련된 협력 활동을 한국과 진행하고 있다”며 “녹색성장뿐만 아니라 과학기술과 중소기업 육성 역량을 키우는 데도 한국과 함께 다양한 협력을 추진하고 싶다”고 말했다.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와 대기업들의 중남미 진출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모레노 총재는 “한국의 ODA 금액 중 12% 이상이 중남미 국가에 투자되고 있고 삼성, LG, 현대, 대우 같은 한국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중남미 진출은 이 지역 인재들에게 일자리와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남미 개도국에 가장 적합한 개발 전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국가별로 특수성을 인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남미 개도국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나라들이 빈곤을 이겨낸 경험을 배울 수 있지만 개별 나라가 처한 독특한 정치, 경제, 사회 상황을 감안해서 개발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2005년 10월부터 IDB를 이끌고 있는 모레노 총재는 콜롬비아 출신으로 언론인, 경제개발부 장관, 공기업 대표 등으로 활동했다. IDB 총재로 부임하기 직전에는 주미 콜롬비아 대사로 7년간 일했다. 모레노 총재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제 자문관 중 한 명이며 7월 IDB 총재에 재선임돼 5년간 IDB를 더 이끌 예정이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한국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의장국이 되면서 이전 G20 정상회의와 달라진 점 중 하나는 의장국이 앞장서서 비(非)G20 국가와 비정부기구(NGO)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다는 것이다. G20 의장국이 된 직후부터 한국은 최빈곤 국가에서 신흥 경제강국으로 성장한 독특한 경험을 앞세우며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을 잇는 국제사회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혀왔다. 정부가 시도한 비G20 국가와 NGO를 대상으로 한 의견 청취 작업 역시 이 같은 가교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개도국과 NGO는 ‘G20 의장국’인 한국과의 접촉에서 개도국 경제개발과 관련된 의제를 적극 다루어줄 것을 주문했다. 지난달 15일 정부가 인천 송도에서 연 ‘G20-시민사회 정책 대화’에 참석한 NGO는 G20에서 개도국 참여를 확대해 달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국제 투기자본으로 인한 개도국의 경제위기를 해결하는 데도 G20이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사공일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이 6월 말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제4차 G20 정상회의 직후 중남미 국가를 대상으로 추진한 ‘아웃리치(외연확대)’ 활동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제기됐다. G20 준비위 관계자는 “한국이 G20 의장국이 되면서 비G20 국가와 NGO의 의견을 적극 듣는 전통을 만들었다”며 “다른 G20 회원국도 G20의 지속적인 영향력 확대를 위해선 비G20 국가의 의견 청취 및 반영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경주 G20 재무장관 회의의 최대 성과물로 평가받았던 ‘경상수지 목표제’의 구체적인 시행 방안이 G20 서울 정상회의 때 결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 목표제의 최대 지지자인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 일본 교토(京都)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 회의 후 경상수지 목표제의 구체적인 목표 수치가 서울 정상회의 때 결정될 가능성이 낮다고 밝힌 데 이어 한국 정부에서도 같은 의견이 제기됐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8일 “서울 정상회의 때 경상수지 목표제를 어떻게 시행할지를 담은 ‘예시적 가이드라인’이 완성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가이드라인을 언제까지 만들자고 합의하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각종 기자회견에서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예시적인 가이드라인에 합의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실무진의 의견은 조심스러운 것이다. 이 관계자는 “서울에서 최종 결과물을 만들기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며 “내년에 열리는 G20 재무장관 회의나 프랑스 G20 정상회의 때까지 가이드라인을 완성하자는 식으로 구체적인 시점을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경상수지 목표제는 경상수지 흑자 폭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정 수준으로 조절하자는 것이다. 지난달 열린 경주 G20 재무장관 회의 때 한국이 처음 제안했고 미국 측이 지지했었다. 당시엔 경상수지 흑자 폭을 GDP의 4% 이내 수준으로 억제하자고 제안했지만 독일, 일본 등의 반발로 채택되지 않았다. 대신 향후 예시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APEC 재무장관 회의 후 “(경상수지 목표제의 구체적인 목표 수치)는 바람직하지도 필요하지도 않다. (G20 정상회의 성명서에) 수치가 들어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일본 교토(京都)에서 5, 6일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경상수지 목표제’의 구체적인 목표 수치가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경상수지 목표제는 경상수지 흑자 폭을 국내총생산(GDP)의 일정 수준으로 억제한다는 내용이다. 가이트너 장관은 6일 교토에서 가진 일부 매체와의 간담회에서 “수치는 바람직하지도, 필요하지도 않다”며 “(G20 정상회의 코뮈니케에) 수치가 들어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달 22, 23일 경북 경주시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때 가이트너 장관은 ‘환율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각국이 경상수지 흑자 폭을 GDP의 4% 이내 수준으로 억제하자는 제안을 했다. 가이트너 장관의 이번 APEC 발언은 경상수지 흑자 폭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려는 것에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들의 반대가 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선진국 중에서도 독일은 ‘수출 경쟁력이 우수해 큰 폭의 흑자가 나는 게 왜 문제냐’며 경상수지 목표제에 반대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가진 인터뷰에서 “경상수지 불균형 문제에 대한 합의를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이뤘고 서울(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정상들과 만나 ‘예시적 가이드라인’에 합의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G20 정상회의는 강제조항이 없어 각국 자율에 가이드라인 준수를 맡겨야 하지만 지키지 않을 경우 동료 국가들의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11, 12일 열리는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경상수지 흑자 폭을 어떻게 제한할 것인지를 놓고 다시 한 번 주요국들이 첨예하게 대립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APEC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재무장관들은 경주 G20 재무장관 회의 때처럼 환율 갈등을 해결하는 데 협조하기로 합의했다. 일본 요코하마(橫濱)에서 13, 14일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진행된 이번 회의에서 각국 재무장관들은 시장 결정적인 환율 변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경쟁적인 통화 평가 절하를 지양하기로 했다. 가이트너 장관도 “미국은 강한 달러를 유지하는 게 국익에 맞다”며 “통화를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사용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내년에는 매출액 500억 원 이상인 중견기업과 대기업, 사주의 자본 유출 혐의가 있는 중견기업에 대한 국세청의 정기 세무조사가 강화된다. 국세청이 4일 발표한 ‘2010년분 정기 세무조사 대상 선정 기준 및 선정 규모’에 따르면 내년에 정기 조사가 진행될 예정인 매출 500억 원 이상 규모 법인은 732개로 595개였던 올해보다 137개 늘었다. 국세청은 또 매출 300억∼1000억 원 규모의 중견기업 중 사주가 자금을 유출한 혐의가 있는 곳을 150여 개 선정해 조사할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회계조작이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자금을 유출했거나, 역외거래로 조세회피를 한 혐의가 있는 기업들이 주 대상”이라고 말했다. 전체 조사 대상 법인과 개인 사업자 수도 올해보다 늘었다. 내년에 조사를 받을 예정인 법인과 개인 사업자 수는 각각 3091개와 2000명으로 올해보다 각각 598개와 500명 증가했다. 하지만 국세청은 중견기업이나 대기업보다 경영난이 심각한 중소기업을 배려하기 위해 조사 대상 중 중소기업 비율은 축소했다. 매출액 500억 원 미만인 기업 중 조사 대상인 곳은 2359개로 2005∼2009년 연간 평균 조사 대상 건수(2557건)보다 적다. 특히 국세청은 중소기업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더 많은 지방 중소기업들을 위해 비(非)수도권의 중소기업은 873개만 내년에 조사할 방침이다. 최근 3년간 진행된 비수도권의 중소기업에 대한 정기 조사 건수는 연 평균 1076개였다. 한편 국세청은 유흥주점과 성인 오락실 같은 사행성 업종에 속하지 않는 법인 중 매출이 10억 원 미만인 영세법인에 대해서는 세무조사 선정 제외 방침을 유지할 계획이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역과 지방 5대 광역시의 오피스텔 기준시가가 내년 1월 1일자로 평균 2.03% 오른다. 그러나 상가의 기준시가는 평균 ―1.14% 떨어진다. 국세청은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에 있는 오피스텔 33만907실과 상가 44만2318개에 대한 내년도 기준시가 예정 가격을 담은 ‘2011년 상업용 건물·오피스텔 기준시가 고시 전 가격열람’을 23일까지 인터넷 홈페이지(www.nts.go.kr)에 게재한다고 3일 밝혔다. 국세청은 열람을 거쳐 확정한 기준시가를 12월 말 공표할 예정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오피스텔 기준시가는 서울이 2.81% 올라간 것을 비롯해 부산 2.26%, 경기 1.60%, 인천 0.06% 등 주요 지역이 모두 상승했다. 하지만 상가 기준시가는 대구와 부산을 제외하고는 전 지역에서 하락했다. 울산이 2.94% 떨어져 가장 하락폭이 컸고 경기(―2.24%) 인천(―0.89%) 서울(―0.60%) 등 수도권도 모두 하락했다. 특히 상가 기준시가는 2009년 ―0.04%, 올해 ―0.26%, 내년 ―1.14%로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기준시가는 상속세, 증여세,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때 적용되며 시가의 80% 정도를 반영한 가격이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7만3000명.’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외곽 경비를 맡고 있는 경찰 5만 명과 군 1만 명, 행사준비 인력 7000명과 자원봉사자 6000명이 7일 앞으로 다가온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막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해외 정상 등 주요 참석 인사들의 식사와 편안한 잠자리를 책임지는 호텔 지배인, 요인 안전을 책임지는 경호팀, 행사장 주변 철통 경비를 선언한 경찰, 해외 명문대를 다니다가 자원봉사를 위해 귀국한 대학생, G20준비위원회에서 대회 준비에 숱한 밤을 지새운 사무관까지. 성공적인 G20 정상회의를 위해 발로 뛰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봤다. 일주일 뒤 이들의 땀과 노력으로 밝힌 ‘청사초롱’이 한국을 찾은 세계인들을 환하게 맞이할 것이다. 》 ■ 양석 롯데호텔서울 총지배인서비스 드림팀 80명 총 출동… 정상은 1대1 장관 2대1 서빙양석 롯데호텔서울 총지배인(57·사진)은 1979년 호텔 설립 멤버로 입사한 뒤 호텔리어 경력이 30년이 넘지만 요즘처럼 바쁜 적이 없었다고 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중책을 맡은 롯데호텔의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호텔은 11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환영만찬의 음식공급업체로 단독 선정됐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유럽연합(EU), 네덜란드 등의 세 정상이 이 호텔에 묵는다. 양 총지배인은 “1979년 호텔 설립 이후 청와대 주최 국빈 만찬을 가장 많이 해본 경험을 인정받았다”며 “외국계 체인이 아닌 순수 로컬 브랜드로서 최고의 음식과 서비스로 G20 정상들을 감동시키겠다”고 말했다. 만찬에는 각국 정상과 장관, 수행원 등 170명이 참석한다. 롯데호텔에서는 ‘서비스 드림팀’ 80명이 총출동한다. 청와대 주최 국빈 만찬 경력이 있으며 신원조회를 거친 최정예 멤버들로 국가 정상은 1 대 1, 장관급은 2 대 1, 나머지 수행원은 4 대 1로 서빙한다. 만찬의 메뉴 선택은 끝났지만 G20 준비위원회 요청에 따라 메뉴 내용은 비밀이다. 기본 메뉴는 양식이지만 이번 만찬을 위해 새로 개발한 메뉴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와 검식도 철저하다. 식자재가 준비되면 사전에 청와대 검식팀이 검식한 뒤 봉합하며 검식팀이 보는 앞에서 뜯어서 조리해야 한다. 호텔 투숙 손님들에게도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고심했다. 각국 국기를 넣은 카드키를 특별 제작했고 사우디아라비아 대표들을 위해 객실에는 메카 방향 화살표까지 넣었다. ‘피를 뺀 양고기’만 먹는 이슬람 관습에 맞춰 이태원의 이슬람식 도축장을 찾아 공급처를 확보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 이샘나 G20준비위 사무관회의 관련 업무와 ‘열애 1년’… 이젠 그 사랑 열매맺길 기대 “어쩌면 좋아….” 지난달 23일 오전 5시경 경북 경주시 힐튼호텔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의 성명서(코뮈니케) 초안을 복사하고 있던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의제기획과의 이샘나 사무관(26·여·사진)은 하늘이 노랗게 변하는 것 같았다. 멀쩡하던 복사기가 갑자기 고장 난 것이다. 코뮈니케를 받으려 줄 서 있는 수십 명의 G20 국가와 주요 국제기구 관계자들의 긴장된 표정에 숨이 막히는 듯했다. “천천히 해도 돼요” “도와줄까요?”…. 의외로 이 관계자들은 부드러웠다. 인도의 한 공무원은 어느새 이 사무관 옆에 와서 서류를 정리하는 작업을 돕고 있었다. 서울 정상회의를 8일 앞둔 3일 이 사무관은 “매일 새벽 1시에 퇴근할 만큼 바빴지만 외국 정부 관계자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협력했던 경험은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G20 관련 업무가 마무리되면 홀가분한 만큼 아쉬움도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08년 행정고시 52회에 합격한 뒤 지난해 11월부터 G20 관련 회의 때 쓰는 자료집을 구성하는 업무를 담당했던 이 사무관에게 G20 정상회의를 준비하며 만난 사람들은 ‘공직생활의 첫사랑’. 이 사무관은 “이제는 국적에 상관없이 G20 관계자는 모두 가족 같다”고 말했다. 그는 6월 부산에서 열렸던 G20 재무장관 회의 때 국제통화기금(IMF)의 한 직원이 며칠 밤을 새워가며 일하던 자신에게 건넨 “That's a G20 spirit(이게 바로 G20의 열정이네요)”이란 덕담을 잊지 못한다. 이 사무관은 “끝까지 ‘G20의 열정’을 발휘해 서울 정상회의 때 고생한 각국 관계자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코뮈니케가 꼭 나왔으면 좋겠다”고 웃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김단비 서울시 자원봉사자두달간 자원봉사 교육 마치고… 회의 일원 된다는 생각에 뿌듯 “서울 시민을 대표하는 자원봉사자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만난 김단비 씨(21·여·사진)는 “다음 주면 회의의 일원으로 뛰게 된다는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달 31일 서울시 G20 자원봉사자로 선발됐다. 김 씨 등 자원봉사자 5817명은 8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주요 관광지와 호텔, 지하철 등에서 외국인들을 위해 숙소 및 관광지, 회의장 안내를 하게 된다. 미국 코넬대 호텔경영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김 씨는 “중학교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탓에 솔직히 한국이 낯설다”며 “9월부터 두 달에 걸친 자원봉사자 교육을 받으면서 G20뿐만 아니라 이런 세계적 회의를 개최할 수 있는 고국의 저력 등 한국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돼 뿌듯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G20 회의의 연혁과 취지, 정상회의 참가국들의 문화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김 씨는 개인적인 욕심에 북촌한옥마을 등 서울의 주요 관광 명소를 직접 찾아다녔다고 했다. “외국인 참가자들이 서울의 명소에 대해 물었을 때 자신 있게 대답하고 싶었어요. 추천 1순위로는 북촌한옥마을을 권해주고 싶어요. 광화문 빌딩 숲 너머로 한국 고유의 옛 멋을 그대로 간직한 작은 마을이 있을 줄은 저도 상상하지 못했거든요.” 김 씨는 미국에 있는 친구들도 서울에서 G20 회의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에 부쩍 관심을 보인다고 했다. “회의 날이 다가오니 친구들이 전화로 요즘 한국 분위기를 묻더라고요. 회의가 잘 마무리돼 내년에 미국으로 돌아가면 이것저것 자랑할 게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박동현 서울 강남署 경비과장추석 이후 24시간 가건물 근무… 예멘 폭탄테러 뉴스에 더 긴장 “G20 정상회의가 끝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요? 무인도에 가서 두 다리 쭉 뻗고 푹 자고 싶습니다.” 박동현 서울 강남경찰서 경비과장은 9월 추석 연휴 직후부터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치안센터 옆에 세워진 20평 남짓한 가건물에 임시 사무실을 차려놓고 하루 24시간을 보내고 있다. 박 과장은 김현수 강남서 G20 경호팀장 등 G20 정상회의 경비 업무를 맡은 동료 경찰 22명과 숙식을 함께하면서 서울 회의가 무사히 끝날 때까지 긴장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전 6시부터 지금 이 시간까지 잠시도 앉아있을 틈이 없네요. 10월 초부터 매일 이렇게 정신없이 G20 경비 상황을 체크하면서 지내왔습니다.” 3일 오후 사무실에서 만난 박 과장은 G20 회의를 불과 일주일가량 앞두고 예멘에서 한국 기업의 송유관을 폭파하는 테러가 발생하면서 경비팀도 비상상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예기치 못한 테러사건으로 경비 경호업무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서울 회의가 국제적 테러리스트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과장은 이날 오전 7시 일일 경비인력 체크로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 오전 8시에는 이성규 서울지방경찰청장 주재로 서울 시내 전 경찰서 경비과장들과 화상 회의를 했고, 오후에는 주민용 출입 스티커 배포 현장을 찾아 주민들에게 G20 회의 일정을 설명하고 검문검색과 교통통제 등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박 과장은 “15년 경찰 생활 중 이번처럼 몸이 힘든 것은 처음”이라며 “한 달 넘게 ‘퇴근’이라는 단어를 잊고 살았지만, 중요한 국가적 행사 준비에 기여한다고 격려해주는 가족들 덕분에 힘을 낸다”고 말하며 웃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유정권 경호안전단 기조실장주변 업소 의자수까지 파악… 안보이는 경호가 진짜 경호 11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사상 최대의 경호작전’이다. 미국 영국 등 아프가니스탄 파병국이 다수 포함된 25개국 정상, 국제통화기금(IMF) 등 일각에서 ‘신자유주의 첨병’으로 불리는 국제기구 수장이 한날한시 한 도시에 머무는 만큼 테러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경호안전통제단 유정권 기획조정실장(사진)은 ‘테러 없는 G20’을 위한 범정부 경호대책의 실무책임자다. 청와대 경호처 소속인 유 실장은 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호업무가 요인 접근경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주변 지형지물의 사소한 사안까지 소리 없이 파악해 장악하는 것이 경호의 시작”이라고 했다. 그는 봉은사 도로변 식당들의 총 좌석 수가 166개라는 것은 물론이고 코엑스 주변 업소들의 좌석 수천 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유 실장은 사이버테러 대비를 위해 6∼8월 공군기지 및 지하철 차량기지에서 대응 시뮬레이션을 거쳐 세부 보완작업도 마무리했다고 했다. “영화 속 장면처럼 항공기 추락, 지하철 탈선, 자동차 역주행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시작한 경호작전은 준비가 다 끝났다”며 “마지막으로 현장 요원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완벽 임무에 나설 수 있도록 정신무장에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군 경찰 소방대원이 포함된 경호인력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면서 ‘G20의 성공은 나의 성취’라고 믿어야 성공이 가능하다는 점을 그는 강조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세계은행(WB)은 한국의 경제신화를 알릴 한국인 전문가를 더 많이 채용하고 싶습니다.” 하산 툴루이 WB 부총재(사진)는 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경제성장 비결을 개발도상국에 전수해 줄 한국인 전문가가 WB에 더 많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WB의 인사담당 책임자인 툴루이 부총재는 최근 한국인 직원 채용을 위해 방한해 30여 명의 지원자를 인터뷰했다. WB의 최고위급 관계자가 채용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툴루이 부총재는 “한국경제의 신화는 인적자원 개발의 중요성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한국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11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5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의제로 ‘개발이슈’를 제안하면서 WB처럼 경제개발을 담당하는 국제기구에서 한국인 인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WB는 한국의 교육, 공공행정, 금융, 환경, 농업 관련 분야의 전문인력 채용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1만여 명의 WB 직원 중 한국 국적은 약 90명이다. 현재 WB의 대표적인 채용 프로그램은 ‘영 프로페셔널 프로그램(YPP)’과 ‘주니어 프로페셔널 어소시에이츠(JPA)’로 YPP는 3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박사급 인력을, JPA는 28세 미만의 학사 학위 소지자를 대상으로 한다. 자세한 정보는 WB의 인터넷 채용 사이트(www.worldbank.org/jobs)를 보면 된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다가오면서 G20 체제가 주요 8개국(G8)과 유엔을 넘어 명실상부한 국제사회의 최상위 협력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는 G20이 지닌 독특한 특징 때문에 영향력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선진국과 신흥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주요 나라가 모두 모여 현안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를 펼칠 수 있는 협의체가 사실상 G20뿐이기 때문이다. 1999년에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 당시 초대 의장이었던 폴 마틴 전 캐나다 총리는 “G8에는 세계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인도 브라질 한국 같은 나라가 포함되지 않아서 더는 글로벌 조정위원회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며 “G8 국가들만의 경험으로는 글로벌 금융안전망 같은 조치도 생각해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경제의 이른바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이 직접 머리를 맞대고 경제 현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자리라는 것도 G20의 큰 장점이다. 중국은 G8에 포함돼 있지 않고 유엔은 경제 문제보다는 외교·안보 현안을 다루기 때문이다. 유엔은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회원국이라 개별 국가들의 다양성과 공정함을 강조하는 대신 합의 절차가 복잡하고, 의사결정 속도 역시 느린 게 단점이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G20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서울 정상회의 때 G20 제도화와 관련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반면 회의론자들은 G20 체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파국으로 가는 것을 막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란 ‘공통의 적’이 완전히 사라지면 G20 역시 급격히 힘을 잃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G20 정상회의 성명서의 구체성이 약해지고 있는 게 G20 틀 내에서 전체적인 합의가 예전만큼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한 국제 콘퍼런스에서 “G20 위기설이 나오는데 서울 정상회의에서 이를 불식해야 한다. 글로벌 공조를 위한 진정한 협력체는 G8도 G192(유엔)도 아닌 G20이란 걸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다음 달 11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5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는 세계적인 ‘스타 영부인’인 미국의 미셸 오바마 여사와 프랑스의 카를라 브루니 여사를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정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확실한 참석 여부를 전해오진 않았지만 두 영부인 모두 방한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개성 있는 패션과 세련된 외모로 대중적인 관심을 받아온 미셸 여사와 브루니 여사가 행사 흥행을 위해 방한하기를 내심 바랐다. 영부인들이 불참함에 따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 리셉션에도 혼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국세청은 미국계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이 2006∼2007년 거둔 이익에 대해 668억4972만 원의 세금을 추가 징수했다. 26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종로세무서는 22일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이 2006∼2007년 영업활동으로 납부했던 법인세(271억9900만 원)의 2배가 넘는 668억4972만 원을 더 내라고 통보했다. 세정당국이 처음 부과했던 법인세의 2배가 넘는 세금을 추징한 것은 이례적으로 2005년 골드만삭스가 진로를 매각할 때 채권투자로 약 1조 원의 차익을 얻으면서 탈루한 세금을 걷기 위한 목적으로 알려졌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