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이 IMF내 한국 위상 확 끌어올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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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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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F 아태홍보 담당 이유선씨

“세계 주요 매체에서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보도가 나올 때마다 우리 부서는 물론이고 한국과 주요 20개국(G20)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에게 보도 내용을 요약한 e메일을 돌렸습니다.”

2월부터 국제통화기금(IMF) 대외협력처의 아시아태평양 홍보 업무를 맡고 있는 이유선 씨(33·여)는 11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이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충분히 자격이 있고, 준비를 잘하고 있다는 것을 IMF 직원들에게 알리고 싶었다”며 “비록 한국 정부에서 일한 건 아니지만 G20 서울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한국 국적으로는 처음으로 IMF 본부의 홍보 파트에서 일하고 있는 이 씨는 IMF에 입사하면서부터 한국과 IMF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특히 홍보 담당자로서 G20과 관련해 한국 주요 매체의 인터뷰 신청을 성사시키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홍보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 이유선 씨는 “G20 서울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과 한국 출신 직원들의 IMF 내 위상이 많이 올라가 더욱 일할 맛이 난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이유선 씨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홍보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 이유선 씨는 “G20 서울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과 한국 출신 직원들의 IMF 내 위상이 많이 올라가 더욱 일할 맛이 난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이유선 씨
바쁜 일정을 이유로 인터뷰를 꺼리는 IMF 고위 관계자들에게 이 씨가 ‘압박 카드’로 활용했던 건 IMF의 이미지 쇄신. 그는 “아직도 한국에서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형성된 IMF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한국이 G20 의장국으로서 IMF와 긴밀히 협력하는 지금이야말로 한국에서 IMF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설득했다.

7월 IMF가 한국 정부와 함께 공동 주최한 ‘아시아 21: 미래경제의 선도적 주체 콘퍼런스’의 홍보를 담당했던 것도 잊을 수 없는 경험. IMF가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기획한 상징적인 행사가 한국에서 열린다는 점 때문에 이 씨는 밤을 새워가며 준비했다. 특히 한국의 수준 높고 세련된 행사 진행에 까다로운 IMF 관계자들이 감동하는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G20은 ‘다문화 사회’인 IMF 내에서 한국의 비중도 크게 바꾸어 놓았다. G20 의장국이 되면서 한국은 IMF 직원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나라 중 하나가 됐다. 이 씨는 “IMF 본부 구내식당의 메뉴로 비빔밥이 등장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고, 남아공 월드컵 때는 한국 국가대표팀의 활약과 붉은악마의 응원에 관심을 보인 직원이 많았다”며 “심지어 폭탄주 제조법을 가르쳐 달라는 사람들도 있을 만큼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이 씨는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미국으로 유학을 가 조지타운대 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다. 그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비중이 커지면서 IMF를 비롯한 국제기구에 한국인이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질 것”이라며 “국제기구에 관심 있는 후배들은 3, 4개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능력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의식을 키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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