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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울산지역 관가에는 두 가지 큰 관심사가 있다. 하나는 차기 울산시장으로 누가 유력한가이다. 다른 하나는 박맹우 시장(62)이 퇴임 후 어떤 길을 걸을 것이냐이다. 박 시장은 세 번 연임해 내년 시장선거에 나설 수 없다. 차기 시장 후보로는 새누리당에서 정갑윤(중구), 강길부(울주), 김기현(남을) 국회의원과 김두겸 남구청장 등 5, 6명이 거론되고 있다. 야권에서도 몇 명이 거명된다. 박 시장은 차기 행보에 대해 함구해왔다. 그가 21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일부 언론의 ‘차기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고려 중’이라는 보도를 해명하는 자리였다. 이는 현역 국회의원이 차기 시장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 그 지역구 보궐선거에 박 시장이 나서지 않겠느냐는 보도였다. 박 시장은 “보궐선거 출마는 생각해 본 적도 없다. 광역시장을 세 번이나 했기에 다른 아쉬움은 없다”고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경륜을 살려 울산과 국가를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날 회견에서 박 시장의 태도는 과거 보궐선거 출마설에 펄쩍 뛰었던 것보다는 좀 누그러진 분위기였다. 또 차기 시장의 자질에 대해 “행정력 못지않게 정치력도 중요하다”고 언급한 부분이 예사롭지 않았다. 그동안 지역 정가에서는 행정력은 김두겸 남구청장이, 정치력은 현역 국회의원들이 앞서는 것으로 평가해 왔다. 박 시장의 고향은 울산 중구다. 이곳은 정갑윤 의원이 16대부터 내리 4선을 했다. 정 의원은 국회의원 가운데 가장 먼저 추석(9월 19일) 직전 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정 의원의 중고교 1년 후배. 박 시장과 정 의원 간의 ‘자리바꿈 설’이 나오는 이유다. 3선 광역시장 경륜을 묵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고 직업공무원을 거쳐 장기간 민선시장을 지낸 ‘원로’가 초선 국회의원에 매달리는 모습도 좋은 그림은 아니다. 본인은 평소 ‘금연 전도사’로 살고 싶다는 말도 많이 했다. 또 울산과학기술대(UNIST)의 조무제 총장이 2015년 임기를 마치면 후임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많은 시민들은 박 시장이 퇴임 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선택을 피하고 ‘존경받는 어른’으로 남기를 바라는 것 같다.정재락 사회부 기자 raks@donga.com}

‘무선통신을 이용해 앞 차를 따라가는 무인 자동차.’ 울산대 전기공학부의 ‘자동차·조선 전자융합기술사업단’에서 추진하는 ‘e모빌리티’ 사업 가운데 하나다. 자동차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앞뒤 차끼리 주행속도 목적지, 이격거리 등을 동일하게 설정해 무인운전이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이 사업을 포함해 울산대가 추진하는 우수 인재 양성 6개 사업단(팀)이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BK21 플러스 사업’에 선정됐다. 연간 24억9300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지방 사립 종합대로는 최고 수준이다. ○ 지역 주력산업과의 연계가 강점 울산대(총장 이철)가 우수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조선업계 세계 1위인 현대중공업과 자동차업계 세계 4위인 현대자동차, 울산석유화학산업 단지 등과 연계해 우수인력을 키운 결과다. 전기공학부의 ‘자동차·조선 전자융합기술사업단’(단장 조상복 교수)은 조선 및 자동차산업에서 중국 등 후발국가의 추격을 따돌리고 선진국을 뛰어넘을 수 있는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사업단은 특히 글로벌 거점연구센터로서 IT산업과 기계 중심의 자동차·조선산업을 융합한 ‘e모빌리티’를 추진하고 있다. 또 이 분야에서 세계 10대 교육 및 연구기관으로 도약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번 사업선정 심사에서 이 부분들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물리학과의 ‘신물질 창제 연구인력양성사업단’(단장 조성래 교수)은 자동차, 조선, 정밀화학, 환경, 소재 등 울산지역 5대 전략산업 발전에 필요한 신물질을 디자인·합성·분석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기계공학부의 ‘자율최적 기계시스템 고급인력양성사업팀’(팀장 안경관 교수), 건설환경공학부의 ‘울산친환경 생태산업단지사업팀’(〃 이병규 교수), 화학공학부의 ‘신성장 화학산업 연구인력양성사업팀’(〃 정진석 교수), 화학과의 ‘지역산업 밀착형 정밀화학 창의인재양성사업팀’(〃 류광선 교수)도 지역 산업에 기반을 둔 글로벌 전문인력을 배출한다는 계획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속적인 산학협력 결과물 울산대는 이번 BK21 플러스사업 선정이 지역 특화산업을 이끌어나갈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BK21뿐만 아니라 올해 교육역량강화사업과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 지원사업(ACE) 등 대형 국책사업에 모두 선정되면서 시너지 효과까지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원준 울산대 산학협력부총장은 “BK21 플러스사업 등에 선정된 것은 그동안 ‘산업수도’라는 울산의 이점을 활용해 국내 최고 수준의 산학협동 교육을 해온 결과”라며 “기초과학 및 응용과학 분야에서 모두 교육과 연구력을 인정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앞서 15일 올해 BK21 플러스 사업을 신청한 108개 대학 345개 사업단(대형)과 866개 사업팀(소형) 중 64개 대학 195개 사업단, 280개 사업팀을 선정했다. 이 중 지방대학은 전체의 44%인 28곳이 선정됐다. 지방대로는 국립인 부산대와 경북대, 특성화대학인 포스텍을 제외하면 울산대가 최고 순위다.:: BK(두뇌한국)21 플러스 사업 :: ‘Brain Korea 21 Program for Leading Universities & Students’ 의 약자. 2013∼2020년 창조경제를 이끌어나갈 과학기술 분야 1만5700명, 인문사회 분야 2800명 등 석·박사급 창의인재 1만8500명을 양성하고, 대학원 교육 및 연구력을 획기적으로 높여 세계수준의 대학을 만들기 위한 정부지원사업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현대차 노조)가 20, 21일 이틀간 하루 4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인다. 현대차 노조는 19일 오후 울산공장 노조 사무실에서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고 1조가 오후 1시 반부터 오후 3시 반까지 2시간 동안, 2조가 오후 5시 반부터 오후 7시 반까지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22일에는 정상조업을 하면서 회사 측과 19차 본교섭을 벌이기로 했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단협을 5월 28일 시작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고 노조가 6일 제18차 본교섭에서 결렬을 선언한 뒤 13일 실시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투표자의 80.4%(재적 대비 70.81%) 찬성으로 쟁의행위 돌입을 가결했다. 기아자동차 노조도 20일 경기 광명시 소하리공장에서 임시 대의원회의를 열어 파업을 결의하고 쟁의대책위원회 구성과 파업 방향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울산=정재락 기자·이성호 기자 raks@donga.com}
‘태화강 재첩’이 돌아왔다. 1970년대까지 울산의 명물이었던 태화강 재첩이 40년 만에 돌아와 인근 주민들은 요즘 재첩을 캐느라 바쁘다. 태화강이 생태하천으로 바뀐 뒤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하류 지역에서 2, 3년 전부터 재첩이 발견되기 시작했고 현재 3∼4cm 크기로 성장했다. 이 때문에 요즘 학성교와 명촌교 사이의 태화강 하류에서는 평일 30여 명, 휴일 100여 명의 주민이 재첩을 캐고 있다. 태화강 재첩은 공장 폐수와 생활 오수로 수질이 나빠지면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 울산시는 태화강 수질이 개선된 이후 2011년 태화교∼명촌교 아래까지 모두 4.8km 구간, 16개 지점을 선정해 재첩자원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수재첩(일본재첩)과 공주재첩, 재첩 등 3종이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올해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한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현대차 노조)와 기아자동차 지부(기아차 노조)가 13일 파업에 들어가기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현대차 노조는 80.4%, 기아차 노조는 70.7%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조정 기간이 끝나는 20일부터 파업이 가능하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시는 시화(市花)와 시목(市木), 시조(市鳥) 등 상징물을 재선정하기 위한 시민 공모를 12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한다. 현재의 시화(배꽃)와 시목(은행나무), 시조(백로)는 1995년 기초자치단체였던 울산시와 울주군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선정한 것이다. ▶본보 7월 3일자 A14면 참조 배꽃은 ‘울산배’의 상징성 때문에, 은행나무는 수령 550년 된 울주군 두서면의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64호)를 반영했고 백로는 매년 수천 마리가 태화강 대숲을 찾는다는 이유로 선정했다. 하지만 울산광역시 승격(1997년 7월)과 함께 경제 환경 문화 등 시정 모든 분야에서 변화가 많았다. 배 재배면적은 2003년 1448ha에서 지난해 1117ha로 30%가량 줄었다. 두서면의 은행나무는 시민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수년 전에는 태풍에 가지도 부러졌다. 반면 울산대공원에 조성된 장미원은 올해 4만4737m²(약 1만3530평)로 확장돼 경기 용인 에버랜드(2만6446m²)와 과천 서울대공원(4만1925m²)보다 넓다. 박맹우 시장은 지난달 간부회의에서 “시화는 장미로, 시목은 대나무로 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시는 이에 따라 시화와 시목을 원점에서 선정키로 하고 시민 공모에 이어 다음 달에는 설문조사도 실시한다. 상징물이 새로 선정되면 활용 방안도 체계화하고 다양화할 계획이다. 상징물 응모는 시화와 시목, 시조를 각각 1개씩 추천해 울산시 홈페이지(www.ulsan.go.kr), 우편(울산 남구 중앙로 210 울산시청 기획관실), 팩스(052-229-2119), e메일(bird242@korea.kr) 등으로 보내면 된다. 052-229-2124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호랑이를 기다렸더니 고양이가 나왔다.’ 최근 울산시와 동구청, 그리고 울산대교 건설사인 울산하버브릿지㈜가 체결한 ‘울산전망대’ 건립 협약서를 본 시민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협약서에 따르면 총 53억 원이 투입되는 높이 57m의 울산전망대가 울산대교 개통 시점(2015년 5월)에 맞춰 완공될 예정이다. 서울 N서울타워(높이 236.7m), 대구 이랜드타워(〃 202m)에 버금가는 명물 울산타워가 세워질 것으로 기대했던 시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울산전망대가 ‘고양이’보다 못한 모양이 된 것은 울산시의 책임이 크다. 울산전망대는 당초 ‘울산타워’로 건립이 추진됐다. 3선인 박맹우 시장이 처음 당선된 직후인 2002년 8월 열린 ‘울산권 관광개발계획 수립(2002∼2011년) 용역 최종 성과보고회’에서다. 용역을 맡은 한국관광개발연구원이 울산 관광개발계획의 하나로 울산타워 건설을 제안했다. 이에 울산시는 2011년까지 울산타워(150m)를 울산 관광의 상징으로 개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울산타워 청사진은 울산대교 건설이 추진되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현대건설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 울산하버브릿지는 2004년 9월 울산대교 사업권을 따내면서 높이 23m의 ‘울산대교 전망대’를 건설해 기부하기로 했다. 그러자 동구청은 “전망대를 높여 울산타워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때부터 남-북-중구와 울주군 등 다른 구·군도 울산타워 유치에 뛰어들었다. 울산시는 어느 자치단체의 손도 들어줄 수 없는 남감한 상황이 됐다. 이에 시는 23m 높이의 전망대를 57m로 높이기로 동구청, 울산하버브릿지와 합의했다. 추가사업비 30억 원은 울산시가 부담하기로 했다. 명칭도 ‘울산대교 전망대’에서 ‘울산전망대’로 바꿨다. 높은 전망대나 타워가 건립돼야만 도시의 세(勢)가 커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왕 지으려면 제대로 지어야 한다. 장훈익 울산과학대 교수의 제안처럼 전망대 자리에 높이 100∼150m의 울산타워를 짓는 것도 검토해 볼 만하다. 이곳이 적지가 아니라면 여론 수렴을 거쳐 염포산이나 무룡산, 학성공원, 남산, 문수산 등 울산 전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150m 이상의 울산타워를 건립해 울산의 상징물로 만들면 어떨까. ‘산업수도’ 울산, ‘부자도시’ 울산의 자존심이 말이 아니다.정재락 사회부 기자 raks@donga.com}

‘씨받이’ ‘변강쇠’ ‘뽕’ ‘감자’…. 1980년대 인기를 모았던 이들 영화 등 7편은 모두 울산 울주군 삼동면 보삼마을에서 촬영됐다. 두메산골의 초가집 등 조선시대나 근대 시골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토속적 장면을 담기에 적절했기 때문이었다. 보삼마을은 1974년 한 방송사에서 오지마을로 소개되면서 전국에 알려졌다. 한국영상자료원이 2002년 선정한 전국 10곳의 ‘영화의 고향’에 보삼마을도 선정돼 마을 입구에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그러나 최근 이 마을은 10년 전 울산시 종합장사(葬事)시설인 ‘울산하늘공원’을 유치한 뒤 주민 사이에 이권을 둘러싼 반목과 갈등으로 살벌한 곳이 됐다. 폭행과 금품수수, 위장전입 등 불법도 판을 쳤다. ○ 장사시설 이권으로 마을 분열 울산시는 2002년부터 시설이 낡은 동구의 공설 화장장 이전을 위해 후보지를 찾았으나 곳곳에서 ‘혐오시설’이라는 반대에 부닥쳤다. 그중 삼동면 발전협의회는 “낙후된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종합장사시설을 유치하자”며 주민들을 설득했다. 삼동면 주민 대표들은 2003년 8월부터 전체 741가구를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실시해 446가구(60.2%)가 찬성했다. 주민들은 면사무소 신축과 수익사업 운영권 보장, 숙원사업비 200억 원 지원 등 20건의 인센티브를 받는 조건으로 2003년 10월 유치 신청을 했다. 장사시설과 인접한 보삼마을 주민들은 인센티브 가운데 마을숙원사업비 200억 원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수익사업(장사시설 내 식당 매점 꽃집 등 6개) 운영권을 갖기로 했다. 마을 주민들은 가구당 1명씩 41명이 주주로 참여해 ㈜보삼을 2011년 4월 설립했다. 초대 대표는 수익사업 유치에 공이 컸던 노모 씨(49)가 맡았다. 하지만 노 씨는 모 업체와 3억 원에 운영권을 재임대해 주는 계약을 맺고 선금 명목으로 5000만 원을 받았다. 노 씨는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사용·수익권 재임대를 못한다는 규정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받은 돈을 모두 돌려줬지만 배임수재 혐의로 입건됐다. 또 이사 한 명은 식당 급식업체로 낙찰시켜 주는 대가로 1030만 원을 받았다. 또 다른 주주 2명은 수익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위장전입을 하기도 했다.○ “인정 넘치던 마을로 돌아가고 싶다” 주민들은 이 같은 불법행위가 벌어지자 올 1월 임시총회를 열어 노 씨의 대표직을 박탈하고 이장인 오모 씨(49)를 대표로 선임하는 등 새 임원진을 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신구 임원진을 각각 지지하는 주민들 사이에 폭력사태가 발생했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배임수재와 배임증재, 위장전입, 폭행 등으로 노 씨 등 주민 12명을 입건했다. ㈜보삼에는 현재 주민 16명이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3월부터 수익사업 운영으로 하루 평균 348만 원 등 지금까지 5억2956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 달 평균 1억여 원씩이다. 70대 주민은 “표고버섯과 밭농사 등으로 오순도순하게 살아가던 마을에 하늘공원 유치 이후 이권을 둘러싸고 주민끼리 원수처럼 지내는 것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며 “이제라도 앙금은 훌훌 털고 옛날의 평화롭던 마을로 되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비리가 또다시 발생하면 하늘공원 운영권을 취소하겠다는 청렴이행각서를 최근 ㈜보삼과 교환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26일 오후 5시 35분경 울산 남구 여천동 삼성정밀화학 내 폴리실리콘 공장(SMP) 신축 현장에서 물탱크가 터져 노정안 씨(21) 등 3명이 숨지고 정유환 씨(27) 등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날 사고는 공장 설비 중 하나인 소방용 물탱크(둘레 10.5m, 높이 17m)에 균열 등 이상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물을 채우고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탱크가 터지면서 발생했다. 물탱크는 용량 1200t 규모로 강도 테스트를 위해 24일부터 1000t의 물을 주입했다. 그러나 테스트 마지막 날인 이날 물탱크가 수압을 이기지 못하고 터지며 그 속의 물과 구조물 등이 주변에서 작업을 하던 근로자 15명을 덮쳤다. 이들은 이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구조물에 깔려 피해가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가 난 공장은 삼성정밀화학과 미국 MEMC의 합작법인인 SMP가 건설하는 것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고 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현대자동차 희망버스 폭력 사태를 수사 중인 울산지방경찰청 합동수사본부는 26일 채널A 김현승 기자(35)를 폭행한 혐의로 민노총 울산지역본부 간부 배모 씨(41)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배 씨는 20일 오후 8시 40분경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 정문 옆에서 취재 중이던 김 기자를 2분 동안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배 씨는 25일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배 씨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배 씨 이외의 다른 폭행 가담자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문용문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장 등 12명을 추가 고소했다. 민노총 울산지역본부도 회사 측이 쇠파이프와 소화기 등으로 폭력을 행사했다며 정몽구 회장과 윤갑한 사장 등 7명을 경찰에 고소했다.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으로 유입되는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6월 말 울산 인구는 117만2724명으로, 지난해 6월 말(116만206명)에 비해 1만2518명이 늘었다. 인구 증가율은 1.08%. 특히 올 상반기(1∼6월) 인구증가율은 0.34%로 전국 평균(0.16%)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높았다. 울산의 인구는 100만 명을 갓 넘긴 상태에서 광역시로 출범(1997년 7월)한 이후 매년 증가해왔다. 이 같은 현상은 높은 소득수준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1년 지역소득 분석 결과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지역총소득, 개인소득에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1위였다. GRDP는 68조3979억 원으로 전국 시도 중 전년 대비 가장 높은 증가율(15.6%)을 보였다. 전국 점유율도 5.5%. 1인당 GRDP는 6188만4000원(5만5846달러)으로 전국 1위다. 2위 충남은 4033만6000원, 전국 평균은 2494만2000원(2만2509달러)으로 각각 나타났다. 지역총소득은 43조7020억 원으로 전국의 3.5%를 차지했다. 1인당 개인소득은 1823만5000원(1만6456달러)으로 역시 전국 1위였다. 2위 서울은 1696만4000원, 전국 평균은 1439만1000원이다. 울산이 전국 최고의 ‘부자 도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대기업 밀집지역의 특성을 살려 산업단지를 많이 조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울산발전연구원 정승 박사는 24일 발간한 ‘울산경제사회브리프’를 통해 “울산의 17개 일반산업단지에서의 생산과 수출, 고용 성장세가 뚜렷해 미래 울산경제의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 박사에 따르면 이들 일반산업단지의 가동 업체 수는 2010년(1분기 기준) 57개에서 2011년 75개, 2012년 114개, 올해는 169개로 계속 증가했다. 또 올 1분기 생산액은 5592억 원, 수출 8900만 달러를 달성해 2010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5.3배, 19.6배 성장했다. 특히 일반산업단지에서 올 1분기 고용이 7753명으로 2010년 같은 기간 2356명에 비해 3.3배로 증가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의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은 산업단지 확충과 이에 따른 일자리 창출, 정주(定住) 여건의 개선 등이 영향을 미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현대자동차 한 개 공정의 생산라인을 170분간 무단 정지시킨 노조 간부에게 1억362만여 원(분당 60여만 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생산라인 무단 정지를 주도한 현대차 노조 간부에게 배상 책임을 물은 첫 판결이다. 현대차는 지난해까진 노조 간부들의 생산라인 무단 정지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가 노사 협의 과정에서 취하해 왔지만 올해부턴 취하하지 않고 있다. 울산지법 제4민사부(부장판사 성익경)는 24일 현대차가 전 노조 대의원 허모 씨(47)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허 씨는 1억362만7129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허 씨가 재판과정에 출석하거나 답변서를 보내지 않아 원고의 주장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는 ‘자백 간주’로 판결했다. 허 씨는 울산3공장의 사업부 대표 대의원으로 있던 올해 3월 21일 3공장 34반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자 다음 날 오전 6시 50분부터 10분간 조합원을 상대로 현장설명회를 하겠다고 회사 측에 통보했다.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라인을 정지한 상태에서 설명회를 한다는 노사 합의조항에 따른 것이어서 회사도 수락했다. 다음 날 생산라인을 정지시킨 상태에서 설명회를 하던 중 ‘차량이동장치(TGV·조립할 차량을 이동시키는 장치)’가 자동으로 이동했다. 허 씨는 “현장 설명회 도중 회사가 라인을 가동시켰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회사 측이 “TGV는 작업을 하지 않아도 빈 공간으로 자동 이동하게 돼 있다”고 설득했고 다른 대의원도 비슷한 얘기를 했지만 허 씨는 이날 오전 7시 반부터 10시 반까지 170분간(10분은 휴식시간) 32라인을 무단 정지시켰다. 회사 측은 3월 25일 허 씨를 업무방해로 경찰에 고소하고 다음 날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 시간 동안 생산하지 못한 차량이 아반떼 30대와 i30 69대에 달하지만 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하면 차량 종류별 원가 등 비밀 자료가 공개되기 때문에 소송에서 제외했다. 그 대신 고정비 손실분만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회사 측은 허 씨가 무단 정지시킨 3공장 의장라인에 투입된 총 고정비가 5038억7000여만 원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를 가동시간과 시간당 생산대수(UPH)로 나누면 시간당 고정비가 3661만여 원이며, 허 씨가 라인을 무단 정지시킨 시간(170분·2.83시간)을 곱하면 1억362만7129원의 고정비 손실을 입혔다고 판시했다. 현대차는 올 5월 1일 생산라인을 무단 정지시킨 대의원 2명에 대해서도 총 3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놓고 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에서 다음 달 1일부터 3일간 산악영화가 상영된다. ‘2013 밴프세계산악영화제 월드투어’의 일환이다. 영화 상영 장소는 울주군 상북면 등억온천단지 내 간월산장 앞 야외무대. 매일 오후 8시부터 하루 7∼9편씩 총 25편의 단편영화를 상영한다. 하루에 상영되는 시간은 120분 안팎이다. 영화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거나 맨손 암벽등반과 스키 활강, 자전거 점핑 등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 대부분이다. 밴프세계산악영화제는 인구 8000명인 캐나다의 작은 도시 밴프에서 매년 11월 초에 열린다. 월드투어는 이 영화제의 본선에 진출한 작품 40여 점을 세계 각국을 순회하며 상영하는 것. 울산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올해 주요 상영작으로는 ‘허크’ ‘로키: 살아 숨쉬는 대자연’ ‘해빙에서의 하루’ ‘빅 워터 엔두르’ ‘달려라 릴리!’ ‘그녀들의 무한도전’ ‘문 워크’ 등이다. 한편 신장열 울주군수는 24일 “영남알프스 산악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영남알프스 세계산악영화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현재 산악영화제는 이탈리아 ‘트렌토영화제’와 캐나다 ‘밴프영화제’가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으나 아시아권에는 없다. 052-229-9500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현대자동차 희망버스 폭력시위를 수사 중인 울산지방경찰청 합동수사본부는 24일 채널A 기자 폭행을 주도한 것으로 확인된 민노총 울산지역본부 간부 A 씨(43)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일 오후 8시 40분경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정문 인근에서 동료들과 함께 채널A 기자를 집단 폭행한 혐의다. 경찰은 기자 폭행에 가담한 나머지 6, 7명의 신원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또 현대차의 철제 펜스를 철거하거나 폭력을 행사한 3명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은 체포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전담 체포조를 구성해 검거에 나설 계획이다. 경찰은 이들 4명을 포함한 희망버스 참가자 25명과 민노총 측이 폭력 혐의로 고소한 회사 관계자 7명 등 32명에 대해 수사할 예정이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현대자동차는 20일 ‘희망버스’ 시위 과정에서 폭력 사태를 주도한 신승철 민노총 위원장과 박현제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 지회장 등 10명에 대해 2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23일 울산지법에 제기했다. 현대차는 “희망버스의 폭력 시위로 회사 철제 펜스가 상당 부분 파손됐고, 시위대의 물류차단으로 부품 공급이 안 돼 생산 차질을 초래했다”며 “철제 펜스 복구 비용과 생산 차질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우선 2억 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희망버스 주동자와 폭력시위 가담자에 대해서도 신원이 확인되는 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추가로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갑한 현대차 사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문을 통해 “20일 희망버스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폭력 기물 파손 행위에 분노를 넘어 비통함을 느낀다”며 “폭력 시위자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윤 사장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한) 노측 특별 협의위원인 박 지회장은 당시 차량 위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폭력과 시설 파괴를 주도했다”며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그것도 협의 당사자가 직접 (폭력 시위를) 주도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희망버스 폭력 사태를 수사 중인 울산지방경찰청 합동수사본부는 이날 폭력 시위 주동자 2명의 신원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죽봉과 마이크를 들고 “펜스를 무너뜨리자”고 선동했으며, 다른 한 명은 현대차 직원들에게 뿌리도록 시위대에 소화기를 나눠 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또 시위대에 집단 폭행을 당한 채널A 김현승 기자(35)를 상대로 피해자 진술조사를 했다. 경찰은 김 기자 폭행을 주도한 남성과 신원이 확인된 2명 등 3명에 대해 조만간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검거에 나서기로 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 울주군 서생면 주민들이 원자력발전소(원전)를 유치하기로 했다. 최근 잇따르는 원전 관련 비리로 불안이 가중되고 국내외에서 ‘반(反)원전’ 분위기가 팽배한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서생면에는 현재 신고리 원전 3, 4호기가 내년 완공을 예정으로 건설 중이다. 인접한 부산 기장군에서는 고리 원전 1∼4호기와 신고리 원전 1, 2호기가 가동되고 있다. 서생면 주민들이 원전 자율 유치를 결정한 것은 추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생면 주민협의회(회장 한재동·67)는 이달 초 울주군에 신고리 원전 5, 6호기 자율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앞서 주민협의회는 올 2월 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사회는 마을 이장단과 사회단체장 등 28명으로 구성됐다. 이사회 결정에 이어 주민 요구사항 등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다. 울주군으로부터 주민 자율 유치 신청서를 제출받은 울주군의회는 19일 정례회를 열고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 6호기 건설요청 동의안’을 가결했다. 울주군은 주민들의 자율 유치 신청서와 군의회 동의안 등을 첨부해 다음 달 산업통상자원부에 신고리 원전 5, 6호기 유치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자체가 원자력발전소를 자율적으로 유치하면 원전 건설 공사비의 0.5%를 가산금으로 받을 수 있다. 신청 기간은 원전 기본계획 확정 후부터 실시계획 승인 고시 전까지. 신고리 원전 5, 6호기의 실시계획 승인 고시일이 9월로 예정돼 있어 다음 달 유치 신청을 하려는 것이다. 원전 건설 예정지와 인접 자치단체는 원래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공사비 7조6000억 원의 1.5%인 1140억 원(울주군 770억 원, 기장군 370억 원)의 지원금도 받는다. 여기에 서생면처럼 자율 유치를 결정하면 해당 지자체(울주군)가 건설공사비의 0.5%(380억 원)를 추가로 받는다. 이 돈은 지역 숙원 사업 등에 쓰인다. 한국수력원자력발전㈜이 계획하고 있는 신고리 원전 5, 6호기(발전용량 각각 140만 kW)는 신고리 원전 3, 4호기가 건설 중인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에서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완공될 예정이다. 주민협의회는 신고리 원전 5, 6호기를 유치하는 조건으로 신고리 원전본부와 스포츠문화센터 유치, 제2원자력연구단지와 스마트원자로 유치, 원전산업단지 조성 등을 건의했다. 또 고리 1호기 수명 연장 관련 인센티브 200억 원 지원, 신고리 원전 3∼6호기 주변 경관녹지 확충과 공원화 시설, 비상시 도주로 확보를 위해 국도 31호선 우회도로에서 서생면 신암교차로까지 4차로 건설 등을 요청했다. 서생면 주민협의회 관계자는 “일부 주민의 반대도 있었지만, 마을 숙원사업 해결을 위해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따라 원전 자율 유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검찰과 경찰은 현대자동차 ‘희망버스’ 폭력사태와 관련해 22일 폭력시위 가담자를 전원 구속 수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첫 대규모 폭력시위에 검경이 신속하게 엄벌 방침을 천명한 것은 유사한 폭력시위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시위대의 채널A 카메라기자 폭행 사건에 대해서도 엄벌키로 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불법시위 확산 우려 원천차단 방침 이성한 경찰청장은 22일 전국 지방경찰청장과 화상 회의를 열고 향후 불법 시위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이 청장은 “유성기업 사태 이후 2년 1개월간 대체로 유지되던 평화시위 기조가 이번 울산 현대차 시위에서 깨졌다. 시위대가 휘두른 죽봉에 한 경찰관의 치아가 3개나 부러지는 등 경찰관 11명이 부상했다”며 “이는 법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이자 공권력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주동자는 전원 구속할 것”을 지시했다. 대검 공안부(부장 송찬엽)도 이날 경찰청과 노동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고 죽봉과 쇠파이프 사용자, 투석자 등 과격 폭력행위자는 반드시 추적해 검거하고 배후세력도 철저히 수사하기로 했다. 울산지방경찰청은 김성훈 수사과장과 유윤근 울산중부경찰서장을 공동본부장으로 한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했다. 수사본부에는 수사와 정보 형사 등 53명이 참여한다. 경찰은 현장 채증 자료를 바탕으로 불법 행위자를 가려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20일 밤 현대차 울산공장 철제 펜스를 넘어뜨리고 회사 관계자 및 경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연행한 뒤 석방한 7명에 대해서도 폭력 사실이 확인되면 전원 구속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채널A 김현승 기자(35) 폭행사건 당시 영상에 나오는 폭행 주동자 인상착의를 토대로 신원을 확인 중이다. 서울 말씨를 쓰는 덩치 큰 40대 초반의 남성인 이 주동자는 김 기자가 촬영한 영상에 얼굴과 음성이 비교적 생생하게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버스 비난 글도 잇따라 현대차는 20일 밤의 폭력사태와 관련해 민노총 신승철 위원장과 현대차 박현제 비정규직 노조위원장 등 13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울산중부경찰서에 고소했다. 폭력시위 적극 가담자를 추가 고소할 방침도 밝혔다. 82명이 부상한 현대차 직원 가운데 보안팀 이모 씨(55)는 죽봉에 얼굴을 맞아 22바늘을 꿰맸다. 엔진변속기 공장에 근무하는 빈모 과장(52)은 돌에 맞아 얼굴 골절과 안구 내부 출혈 등의 상처를 입어 치료받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한편 민노총과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홈페이지 등에는 희망버스 폭력사태에 대한 비판 글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서울의 대학생이라는 누리꾼(ID 대학생)은 “대기업 횡포로 힘들어하는 노동자들을 대변하기 위한 촛불시위로 생각하고 친구 권유로 참가했다”며 “(시위대가) 깃발을 떼어낸 대나무로 펜스 맞은편의 현대차 직원들에게 마구 쑤시고 돌을 던지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썼다. 다른 참가자는 “어떤 아주머니는 자기 어린 딸을 그 폭력이 난무하는 길 한가운데 세워놓고 인간 방패로 막고 있었다”며 “도대체 희망버스라는 게 뭐하는 집단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반면 ID ‘희망버스’는 “불끄기에 써야 할 분말 소화기와 물대포를 사람들에게 마구 쏘아대고 현대차 간부라는 사람은 희망버스 참가자에게 욕설이나 하고…. 세계 굴지의 현대차가 그럴 수 있나”라고 적었다. 또 ID ‘조합원’은 “현대차에서 조직적으로 언론 조작과 댓글 부대를 운영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울산=정재락 기자·전지성·조종엽 기자 raks@donga.com}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희망버스’ 참가자 중 일부가 채널A 영상취재기자를 집단폭행했다. 폭행 사건은 채널A 김현승 기자(35)가 20일 오후 8시 40분경 현대차 명촌정문 근처에서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현대차의 철제 펜스를 허문 뒤 공장 진입을 시도하고 공장 관계자들이 이를 막는 과정을 촬영하는 도중 발생했다. 이에 대해 공개된 장소에서 정상적인 취재활동을 하는 기자를 폭행하고 카메라를 파손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폭행 주체가 시위대건 경찰이건 폭행으로 취재를 막는 건 언론 자유의 근간을 허물 수 있는 행위로 엄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당시 김 기자는 현대차의 철제 펜스를 사이에 두고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회사 관계자 및 경찰의 대치 장면을 촬영하고 있었다. 그 순간 갑자기 서울 말씨를 쓰는 덩치 큰 40대 초반의 남자가 욕설을 하며 “카메라 그만 찍어요”라고 제지했다. 김 기자는 순간적으로 촬영한 영상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에 맞은편에 있던 경찰에게 카메라를 받아 줄 것을 부탁하며 카메라를 경찰 쪽으로 내밀었다. 그 순간 한 남자가 김 기자의 머리채를 뒤에서 끌어당겨 넘어뜨렸다. 이어 7, 8명이 김 기자를 에워싸고는 “방송국(에서 나온 거) 아니죠?”라고 물어 김 기자가 “채널A”라고 밝혔다. 그러자 이들은 “채널A 따위가 어디…. 이거 부숴버려. 야! 이 개××야”라며 발로 허리를 차거나 주먹으로 머리를 마구 때렸다. 한 시위대원은 길이 2m 남짓의 알루미늄 막대기(깃발 봉으로 추정)로 김 기자의 머리를 때리기도 했다. 함께 취재 중이던 대학생 인턴기자(27)가 말렸지만 이들은 막무가내였다. 옆에서 “사람 다쳐요. 다쳐”라고 말했지만 “사람 여럿 죽이는 게 언론이잖아”라며 폭행을 계속했다. 김 기자는 카메라를 보호하려고 다시 경찰에게 “카메라를 받아 달라”고 부탁했지만, 경찰은 개입하지 않았다. 결국 김 기자는 가슴에 카메라를 껴안고 약 2분간 폭행을 당했다. 당시 카메라는 켜져 있어 폭행에 가담한 사람들의 모습과 음성이 생생하게 녹화됐다. 김 기자는 허리와 머리에 부상을 입고 현재 부산의 모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카메라 마이크가 떨어지고 렌즈 후드도 파손됐다. 김 기자는 이날 희망버스 집행부 측의 사전 허락을 받고 취재에 나섰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에서 명촌정문 쪽으로 가두행진을 하던 중 자신을 언론 담당이라고 밝힌, 선글라스를 낀 하늘색 상의의 40대 남자가 김 기자에게 “어느 언론사냐?”고 물었다. 김 기자가 명함을 건네며 신분을 밝히자 이 남자는 촬영을 허락했다. 옆에 있던 일부 참가자는 “채널A 잘 보고 있다. 쾌도난마가 재미있더라”라며 우호적인 반응을 보여 채널A 마크가 부착된 카메라로 촬영을 했다고 김 기자는 밝혔다. 울산지방경찰청 경비경호계 관계자는 “20, 21일 희망버스 집회는 신고 내용과 달리 폭력 사태가 많았다”며 “채널A 기자 폭행 가담자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수사해 가담자를 모두 사법 처리하겠다”고 밝혔다.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촉구하며 20, 21일 울산을 찾은 이른바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공장 점거를 위한 회사 진입을 시도하다 회사 관계자 및 경찰과 충돌해 110여 명이 부상하는 등 현대차 울산공장 일대가 이틀 동안 폭력 사태로 얼룩졌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서울 등지에서 관광버스 100여 대와 열차 편으로 출발해 20일 오후 3시경부터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에 도착하기 시작했다. 회사 측은 정문에 컨테이너 10여 개로 방호벽을 미리 쌓아 두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현대차 사내 비정규직 노조 사무국장 천의봉 씨(33) 등 2명이 지난해 10월 17일부터 270여 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울산공장 명촌정문 옆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참가자들은 집회를 가진 뒤 오후 7시부터 공장 진입을 시도했다. 500여 명이 명촌정문 주변 높이 2m 안팎의 철제 펜스 등에 밧줄을 걸고 당겨 25m 정도를 넘어뜨렸다. 회사 경비 및 보안관리자들은 방패를 들고 소화전의 물과 소화기 분말을 뿌리며 공장 진입을 막았다. 전경 55개 중대 4400여 명을 동원한 경찰도 경고방송을 한 뒤 물대포를 쏘며 저지했다. 참가자들은 만장기의 대나무로 만든 길이 2∼3m의 죽봉과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진입을 계속 시도했다. 폭력 사태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집회를 위해 주차장으로 철수한 오후 9시 반까지 2시간 반 동안 간헐적으로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회사 보안요원 이모 씨(52)의 이마가 10여 cm 찢어지는 등 회사 측 82명, 경찰 11명이 부상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도 20여 명이 다치는 등 총 11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공장 진입 과정에선 참가자 7명이 연행됐다. 회사 측은 무너진 철제펜스를 긴급 보수하고 경찰도 경찰버스로 차벽을 설치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21일 오전 9시 다시 집회를 열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이뤄질 때까지 희망버스는 계속 올 것”이라고 선언한 뒤 오전 10시 자진해산했다. 한편 이날 오후 울산지역 102개 시민·사회단체 모임인 ‘행복도시 울산 만들기 범시민협의회(행울협)’ 회원과 주민 등 500여 명은 울산공장 인근에서 ‘지역 경제에 절망버스, 울산시민에 고통버스, 물러가라 희망버스’라는 등의 피켓을 들고 반대 집회를 열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공장 진입 시도에 대해 회사 측은 이들이 생산라인 점거를 노렸다고 보고 있다. 사내 비정규직 노조는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2010년 11월 15일부터 25일간 울산1공장을 점거해 생산라인을 정지시켰다. 회사 측은 “폭력행위를 주도한 사람에 대해 민형사상 고소고발 등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밝혔다.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올해는 울산(蔚山)이라는 지명이 역사에 등장한 지 600년이 되는 해. 울산박물관은 ‘울산 정명(定名·이름을 정함) 600주년’ 전시회를 23일부터 9월 22일까지 연다. 울산의 삼한시대 지명은 우시산국(于尸山國)이었다. 신라시대에는 굴아화(屈阿火)·하곡(河曲), 고려시대 흥려(興麗)·학성(鶴城)·공화(恭化)·울주(蔚州) 등으로 불렸다. 울산이라는 지명이 처음 등장한 때는 조선 태종 13년인 1413년 10월 15일. 당시 주(州)자를 가진 도호부 이하의 군과 현의 이름을 산(山), 천(川) 두 글자로 개정하도록 했다. 이때부터 울주(蔚州)로 불리던 지명이 울산으로 바뀐 것이다. 울산박물관은 정명 600주년 전시회를 △울산 지명의 개요 △우시산국에서 울주까지 △역사기록에서 찾는 울산지명 △울산, 최고의 산업·생태도시로 등 4개 분야로 나눠 연다. 전시 유물은 총 20점. 현재 건립 공사가 진행 중인 태화루 터에서 출토된 굴화(屈火)라는 글이 새겨진 기와조각과 조선시대 정종 1년(1399) 이종주에게 관직을 제수하는 사령왕지인 이종주 고신왕지(보물 제1006호), 울산 인수부명 분청사기편, 언양 인수부명 분청사기 등이다. 울산부 여지도, 해동지도 울산부, 울산부 선생안, 언양현 호적대장, 울산읍지, 울산광역시 승격 기념사진 등도 전시된다. 김우림 울산박물관장은 “이번 전시회는 울산의 역사적 정체성을 돌아보면서 울산의 미래를 함께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시도 울산 정명 600주년과 관련해 학술행사, 기념사업, 시민참여 행사, 홍보 등 4개 분야, 12개 사업을 연말까지 진행한다. 학술행사는 ‘울산정명 600년, 역사에서 미래를 찾다’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울산을 대표하는 인물의 행적과 정신을 정리해 인물 자료집을 발간한다. 또 울산 방언사전과 울산 역사지리 모음집을 발간해 향토사와 지역 연구도서로 활용하고 전국 문예작품 공모전을 열 예정이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