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국민권익위원회가 16일 “특별검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의 적용을 받는 공직자에 해당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리고, 관련 내용을 경찰에 통보했다.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의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김 씨로부터 ‘포르셰 파나메라4’ 렌터카를 제공받은 국정농단 사건의 박영수 전 특검을 피의자로 곧 입건한 뒤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청탁금지법 주무 부처인 권익위는 지난 주초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의 유권해석 의뢰를 받아 ‘특검이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인지’를 검토해 왔다. 당초 권익위는 외부 자문위원단 등의 판단을 종합한 결과 ‘특검은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라는 의견이 우세해 14일경 유권해석을 경찰에 통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3일 박 전 특검 측이 ‘특검은 청탁금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공무수탁 사인(私人)’이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권익위에 제출했다. 박 전 특검은 의견서를 통해 특검의 직무 범위가 렌터카 등을 제공받은 행위와 관련성이 없으며 공소 유지 기간에는 특검이 겸직을 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권익위는 “특검은 청탁금지법 제2조 제2호 가목의 ‘공직자 등’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검은 검사와 같거나 그에 준용되는 직무·권한·의무를 지며, 보수·신분보장 등에 있어 검사나 판사에 준하도록 규정돼 있고, 수사 및 공소 제기 등 권한을 부여받은 ‘독임제 행정기관’이라는 것이 권익위의 판단이다. 권익위 발표에 대해 박 전 특검은 “권익위의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우선 법무부의 유권해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박 전 특검은 지난해 12월 연식이 오래된 부인의 차를 바꾸기 위해 김 씨로부터 ‘포르셰 파나메라4’ 렌터카를 열흘가량 제공받았으며, 3개월 뒤 렌트비 250만 원을 현금으로 전달했다. 경찰은 박 전 특검이 렌트카를 제공받은 전후 사정과 김 씨에게 3, 4차례 대게 등 수산물을 받은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박 전 특검이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입건되면 김 씨에게 금품을 제공받은 혐의로 입건된 피의자는 A 검사와 총경 등 총 7명으로 늘어난다. 박 전 특검은 김 씨에게 A 검사 등을 소개해준 사실을 인정하며 7일 사표를 제출했다. 경찰은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의 자택을 16일 압수수색해 휴대전화와 이 전 논설위원이 김 씨로부터 받은 골프채 등을 확보했다. 이 전 논설위원은 1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으며, 조사 직후 “지난해 8월 15일 골프 때 김 씨 소유의 캘러웨이 중고 골프채를 빌려 사용했다”며 “현재는 저희 집 창고에 (풀세트가 아닌) 아이언 세트만 보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해당 골프채의 가격이 100만 원을 초과해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의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김 씨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은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과 엄성섭 전 TV조선 앵커, A 검사와 B 총경 등 4명을 같은 날 입건한 것으로 밝혀졌다. 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김 씨는 경찰에 송치되기 전날인 올 4월 1일 친분이 있는 정치인 등 최소 27명을 거론했다. 경찰은 김 씨의 진술을 토대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대상자를 추리는 과정을 거쳤다. 김 씨가 제공한 명단에 이름이 오른 인사들 중에서 청탁금지법의 적용을 받는 현직 공무원과 언론인, 김 씨에게 받은 금품이 1회에 100만 원 또는 1년에 300만 원을 넘겨 법 위반 소지가 있는 대상자만을 입건 대상자로 분류했다. 경찰은 약 한 달 동안 이들에게 금품이 전달된 전후 사정을 보강 수사한 뒤 이들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의 피의자로 동시에 입건했다. 이 전 논설위원 입건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변인을 맡은 6월 10일보다 한 달가량 앞선 5월 초순에 이뤄졌다. 이 전 논설위원은 13일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입장문을 내고 “제가 윤 전 총장 대변인으로 간 뒤 경찰은 이 사건을 부풀리고 확대했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논설위원 C 씨와 TV조선 기자 D 씨는 받은 금품의 규모와 종류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아 앞서 입건된 4명과 달리 최근에야 입건 대상자로 추가됐다.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등을 통해 김 씨로부터 청탁금지법을 어기는 수준의 금품을 제공받은 혐의가 이달 초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시신을 가방에 담아 도주한 40대 남성이 하루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5일 “서울 마포구 관내 오피스텔에서 40내 남성 A 씨를 살해한 뒤 경북 경산으로 도주한 40대 남성 B 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14일 오전 8시 42분경 처음 A 씨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A 씨의 부인이 경찰에 “13일 출근한 남편이 하루가 지나도록 귀가하지 않고 있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A 씨의 사무실인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혈흔 등 범죄 단서를 발견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현장에는 혈흔 외에 A 씨의 행방을 찾을 수 있는 단서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피스텔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다 한 남성이 성인 한 명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커다란 가방을 들고 오피스텔에 들어가는 모습을 포착했다. 이후 이 남성이 똑같은 가방을 가지고 나와 현장을 떠나는 모습이 CCTV에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남성 B 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동선 추적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B 씨가 경북 경산시로 도주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경북경찰청과 공조해 경산 일원에서 도피 중이던 B 씨를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A 씨의 시신은 온전한 상태로 발견됐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B 씨를 서울로 이송해 살인 혐의 등에 대해 본적적인 수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의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변인을 맡기 전에 입건했다고 14일 설명했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올 2월 초 ‘100억 원대 조직폭력 사기단’에 관한 범죄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김 씨의 직원 중 한 명이 경찰이 관리한 조직폭력배 ‘포항○○파’의 일원이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올 3월 하순 김 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했고, 4월 2일 김 씨 관련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씨는 검찰에 송치되기 전날 수사 담당 경찰과의 면담을 먼저 요청했다고 한다. 김 씨는 이 자리에서 “조서를 쓰지 말아 달라”며 자신이 금품을 건넨 주요 인사들의 이름과 전달 과정 등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국정농단 사건의 박영수 전 특별검사, A 검사, 총경급 경찰 간부, 이 전 논설위원을 포함한 언론인 등이 포함돼 있었다. 경찰은 김 씨의 진술을 ‘수사보고’ 형태의 보고서로 남기고 금품을 전달한 전후 사정을 보강 조사한 뒤 관련자들을 입건했다. 이 전 위원은 6월 10일 윤 전 총장의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5월 말 이전 이 전 위원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피의자로 입건했으며, 이후 관련 증거들을 추가로 조사해 왔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100만 원 이하의 중고 아이언 세트를 김 씨에게 빌려서 사용했다”는 이 전 위원의 해명과 달리 경찰은 이 전 위원이 수백만 원 상당의 골프채를 받은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4일 외부 자문단으로부터 박 전 특검이 청탁금지법의 적용을 받는 공무원 신분이라는 회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권익위는 이르면 15일 경찰에 권익위의 입장을 보낼 예정이며, 경찰은 김 씨로부터 ‘포르셰 파나메라4’ 렌터카 차량을 제공받은 박 전 특검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한 뒤 조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의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변인을 지낸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사진)을 13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약 8시간 동안 이 전 논설위원을 상대로 김 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경위 등을 조사했다. 김 씨는 올 3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후 “이 전 논설위원에게 골프채와 고급 수산물 등 금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 씨에게 받은 금품이 수백만 원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 전 논설위원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의 피의자로 입건했다. 이 전 논설위원은 오후 6시경 경찰 조사를 마치고 검은색 승용차 조수석에 앉은 채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이 전 논설위원을 기다리던 취재진이 승용차를 막아서자 이 전 논설위원은 차에서 내려 취재진 앞에서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논설위원은 “여권, 정권의 사람이 찾아와 ‘Y를 치고 우리를 도우면 없던 일로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저는 ‘안 하겠다, 못 하겠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 얼굴과 이름이 언론에 도배됐다. 윤 전 총장이 정치 참여를 선언하던 그날”이라며 “공작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전 논설위원은 지난달 20일 윤 전 총장의 대변인을 열흘 만에 그만뒀으며,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논설위원은 취재진이 “Y가 윤 전 총장이냐” 등의 질문을 했지만 답변하지 않고 택시를 타고 사라졌다. 이 전 논설위원은 1시간 뒤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저에 대한 실체적 조사도 없이 입건 여부와 피의 사실을 흘린 경찰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경찰이) 국민의 지팡이가 아니라 권력의 하수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8월 15일 골프 때 김 씨 소유의 캘러웨이 중고 골프채를 빌려 사용했고, 이후 저희 집 창고에 (풀세트가 아닌) 아이언 세트만 보관되었다”면서 “당일 오전 큰비가 와서 저는 골프 라운딩이 불가하고 아침 식사만 한다는 생각으로 골프채 없이 갔다가 빌려서 쳤다”고 했다. 경찰은 이 전 논설위원의 주장에 대해 황당해했다. 서울경찰청은 “경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작이라면 이름을 밝히고 수사를 의뢰하면 될 일”이라며 “신빙성이 의심된다. 어두운 시대의 정치 드라마, 3류 자작극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전 논설위원의 주장에 대해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충격적인 사안이다. 당 차원에서 즉각적인 진상 규명에 착수하겠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전 논설위원도 수사받고 있는 입장이어서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워낙 사안이 엄중하다”며 “범야권 후보진에 대한 음해공작 시도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야권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전 논설위원을 회유한 사람은 언론계 출신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김 씨로부터 ‘포르셰 파나메라4’ 렌터카 차량을 제공받은 국정농단 사건의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의 회신이 14일 오는 대로 청탁금지법을 적용하기로 잠정 결론 내렸다. 박 전 특검 측은 13일 권익위에 공소 유지 기간에는 특검도 겸직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자신이 청탁금지법상의 공무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의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을 13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약 8시간 동안 이 전 논설위원을 상대로 금품 수수 경위 등을 조사했다. 김 씨는 올 3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후 “이 전 논설위원과 검사, 경찰 간부 등에게 골프채와 고급 수산물 등 금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이 전 논설위원은 경찰 조사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여권, 정권의 사람이 찾아와 ‘Y를 치고 우리를 도우면 없던 일로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저는 ‘안 하겠다, 못 하겠다’ 했다”고 말했다. 또 “제 얼굴과 이름이 언론에 도배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치참여를 선언하던 그날”이라며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논설위원은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지난해 8월15일 골프 때 김 씨의 캘러웨이 중고 골프채를 빌려 사용했다. 이후 저희 집 창고에 아이언세트만 보관되었고, 풀세트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 힘 대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전 논설위원도 수사받고 있는 입장이어서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워낙 사안이 엄중하다”면서 “범야권 후보 진에 대한 음해공작 시도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김 씨로부터 ‘포르셰 파나메라4’ 렌트카 차량을 제공받은 국정농단 사건의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 대해 청탁금지법을 적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특검 측은 13일 국민권익위원회에 ‘특검은 공무원이 아니라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특검을 공무원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의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김 씨에게 금품을 제공받은 언론인 2명을 추가로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최근 중앙일보 논설위원 A 씨와 TV조선 기자 B 씨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 씨는 김 씨로부터 차량을, B 씨는 학비를 일부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인 2명이 피의자로 추가로 전환되면서 수산업자의 금품 로비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김 씨를 포함해 총 7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다. 이에 앞서 경찰은 김 씨와 김 씨에게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C 검사와 총경급 경찰 간부 D 씨,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과 엄성섭 전 TV조선 앵커 등 5명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해왔다. 경찰은 김 씨에게서 고급 시계를 포함한 2000만∼3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C 검사를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0시간 동안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피의자들도 차례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포르셰 파나메라4’ 렌터카를 김 씨로부터 제공받은 국정농단 사건의 박영수 전 특별검사도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입건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박 전 특검 측은 “특검은 공무원이 아닌 공무를 수행하는 일반인”이라며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 주초 청탁금지법을 담당하는 국민권익위원회에 특검을 공무원으로 볼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유권해석을 의뢰했고, 회신이 오는 대로 박 전 특검을 입건할 예정이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는 2017년 12월 수감 도중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뒤 사기 피해자들을 만나 “차도 없이 걸어 다닐 정도로 빈곤하다”며 피해 변제를 하지 않은 것으로 9일 알려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방대 법대를 중퇴한 김 씨는 2008∼2009년 자신을 ‘법률사무소 사무장’이라고 소개하고 “법원 파산신청 전문가다. 파산 선고를 받아주겠다”며 36명으로부터 약 1억6000만 원을 뜯어냈다. 김 씨는 신고를 하겠다는 피해자들을 찾아다니며 위조 어음을 건네고 이를 무마하려 하기도 했다. 수사를 피해 도피 생활을 하던 김 씨는 2015년 검거됐다. 김 씨가 검거됐다는 소식을 들은 피해자 A 씨가 김 씨를 찾아가자 김 씨는 “합의해 달라”고 부탁했다. A 씨는 “1억 원 상당의 피해를 당했지만 7년이 흘렀을 때라 조금이라도 돈을 돌려받고 싶은 마음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A 씨에 따르면 합의 후 자신을 김 씨의 작은아버지라고 밝힌 중년 남성이 찾아와 900만 원을 A 씨에게 건넸다. 김 씨의 동거녀와 동거녀의 어머니도 나머지 금액에 대한 피해 회복을 약속하고 연대보증을 섰다고 한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김 씨는 2016년 사기 혐의로 기소돼 같은 해 11월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2017년 5월 형이 확정된 김 씨는 약 7개월 뒤 특별사면을 받고 풀려났다. 이후 2019년 초 A 씨에게 먼저 연락을 한 김 씨는 “하는 일이 없어 돈도 없고 빈곤하다. 차도 없어 걸어 다닌다”며 “매달 50만 원씩 송금해 총 3500만 원을 변제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씨는 10차례에 걸쳐 500만 원을 송금한 뒤 다시 잠적했다. 같은 시기 김 씨는 ‘1000억 원대 재력가’로 속이고 고급 외제차를 몰고 다니며 100억 원대 사기를 저질렀다. 김 씨는 자신이 금품을 건넨 B 검사와 사립대 전 이사장 등의 골프 모임 등을 지난해 8월 주선하기도 했다. A 씨는 “김 씨를 수소문하던 중 또다시 경찰에 붙잡혀 구속된 사실을 알게 됐다”며 “돈도 갚지 않은 김 씨가 특별사면으로 풀려나 다시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 소식에 황당했다”고 전했다. 법조계에서는 2017년 12월 30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행된 민생범죄 대상 특별사면 대상에 김 씨가 포함된 것은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대표적인 재산범죄인 사기범을 민생범죄로 보고 특별사면 대상에 넣은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더군다나 김 씨는 피해자에 대한 변제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무리 관대한 처분이 내려진다고 해도 가석방 정도가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검찰 출신 변호사는 “김 씨가 출소 이후 또 사기를 저지르는 과정에 있어 특별사면이 도움이 되지는 않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앞서 청와대는 “형 집행률이 81%가 되기 때문에 사면 기준에 부합된다”는 입장을 밝혔다.포항=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전·현직 국회의원, 검찰과 경찰 간부 등 정관계 인사에게 금품을 제공한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는 ‘술 내기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선물을 건넨 것으로 8일 전해졌다. 김 씨에게 현직 검사 A 씨를 소개하고, ‘포르셰 파나메라4’ 렌터카를 제공받은 의혹이 불거진 뒤 7일 사표를 제출한 국정농단 사건의 박영수 특별검사에 대한 면직안을 문재인 대통령은 8일 곧바로 재가했다.○ “‘술 내기 게임’ 하면서 골프채 건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씨는 ‘술 내기 게임’을 통해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에게 수백만 원에 달하는 골프채를 건넸다. 김 씨는 경북 포항에서 이 전 위원을 포함한 지인 여러 명과 술자리를 함께하며 “술을 잘 마시는 참석자에게 주겠다”며 수백만 원 상당의 골프채를 경품으로 내걸었다고 한다. 김 씨는 이 전 위원이 술 내기에서 이겨 골프채를 갖게 됐다고 주변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받는 사람이 경계심을 덜 느끼도록 선물 제공이라는 형식을 취했다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상품이나 호의 등을 가장해 일단 ‘걸어놓은’ 뒤 인연을 이어가는 전형적인 로비 수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씨는 고급 차량의 경우 명의를 이전하지 않고 빌려주는 형태를 취했다. 김 씨는 자신의 변호인인 이모 변호사에게도 지난해 ‘포르셰’ 차량을 대가 없이 빌려줬다. 재판에 갔다 이동하기가 곤란해진 이 변호사에게 “차 한 대 타고 가시라”며 차를 건넸다. 박 전 특검에게 제공된 ‘포르셰 파나메라4’ 차량, 엄성섭 TV조선 앵커에게 건넨 것으로 전해진 중고 ‘아우디 A4’와 K7의 경우 일정 기간 빌려준 뒤 돌려받았다. 김 씨는 포항에 있는 가짜 수산업체 ‘부림물산’을 운영하며 어선 수십 척을 보유한 자산가로 정체를 속이고 각종 수산물을 선물했다. 수산물을 선물할 때는 “내가 운영하는 수산업체가 소유한 수십 척의 배를 통해 잡은 것”이라고 설명해 부담을 덜게 하고 ‘형 동생 사이’에서 주는 선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김 씨는 유력 인사들과 식사 자리에서 만나거나 선물을 보낼 때마다 사진을 찍어 휴대전화에 기록을 남겼다. 올해 초 김 씨와 만나 수차례 식사를 한 경찰대 출신의 총경급 간부 B 씨에게 보낸 것으로 보이는 선물의 사진도 김 씨 측 직원의 휴대전화 등에 보관돼 있었다. 30만 원대 ‘구찌’ 넥타이, 20만∼30만 원의 ‘몽블랑’ 벨트, 5만 원대 ‘1865 와인 골프백 패키지’ 등이다. 휴대전화에는 박 전 특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 등과 단둘이 서서 찍은 사진도 그대로 남아 있다.○ 청와대 “김 씨에게 선물 보낸 적 없어” 청와대는 김 씨가 자신의 집에 문재인 대통령 부부 사진과 청와대 문양이 새겨진 기념품을 전시해 놓고 직접 편지도 받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반박했다. 김 씨가 진열해 놓은 청와대 술병의 경우 청와대 사랑채의 기념품점 등에서 누구나 구입할 수 있고, 김 씨가 받았다는 ‘휴먼편지체’ 편지도 봉황 무늬를 금장으로 새기는 대통령의 편지 제작 방식과 아예 다르다는 것이다. 탁현민 대통령의전비서관은 8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대통령 선물을 보낼 때는 전부 기록으로 남겨 놓는다”며 “기록을 찾아보니 (청와대가 김 씨에게) 선물을 보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A 검사에 대한 진상 조사를 법무부 감찰관 등에게 지시했다. A 검사는 김 씨로부터 2019년부터 고급 시계 등 2000만∼3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박 장관은 이날 “2019년이면 엊그제의 일인데 (아직 이런 일이 있다는 것이) 기가 막히지 않느냐”면서 “‘스폰서 문화’가 여전히 없어지지 않은 건지, 그런 차원에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직무 관련 여부와 무관하게 금품 수수를 금지하고 있음에도 거리낌 없이 금품을 주고받아 왔다”면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수사해 사법적 책임을 무겁게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포항=박종민 blick@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에게 현직 검사를 소개시켜 주고, ‘포르셰 파나메라 4’ 렌터카 차량을 제공받은 국정농단 사건의 특별검사 박영수 변호사(69)가 7일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다. 박 특검은 입장문을 내고 “이런 상황에서 특검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해 퇴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국정농단 특검이 출범한 2016년 12월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 등 30여 명을 수사해 대부분 유죄 확정 판결을 이끌어낸 박 특검이 4년 7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한 것이다. ○ 박 특검 “수산업자, 검사에 소개… 도의적 책임 통감” 박 특검은 659자 분량의 ‘사직의 변’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박 특검은 특검에 두 차례 파견 근무를 한 A 검사를 김 씨에게 소개시켜 줬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박 특검은 “논란이 된 인물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채 A 검사에게 소개해준 부분 등에 대해서는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처신으로 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A 검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김 씨로부터 포르셰 차량을 제공받은 뒤 올 3월 렌트비 250만 원을 뒤늦게 현금으로 지급한 경위 등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른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차후 해명하겠다”고만 했다. 박 특검의 추천으로 임명돼 국정농단 사건의 공소 유지를 맡고 있던 양재식 이용복 특검보도 사표를 제출했다. 박 특검은 “특검 궐위 시 특검보가 재판 등 소송 행위를 독자적으로 할 수 없다는 점 등을 감안한 조치”라고 했다. 후임 특검은 대통령이 절차에 따라 임명한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등에 대한 재판은 확정된 상태가 아니라서 후임 특검이 공소 유지를 맡게 된다. ○ 선물 명단 27명 중 정치권 9명, 특검 4명 김 씨가 정관계 인사 등에게 선물을 전달하라고 지시했던 직원의 휴대전화에 담긴 27명 명단에는 정치권 인사 9명, 박 특검을 포함해 전현직 특검 관계자 4명이 포함돼 있다. 특검 수사팀에서 근무했던 A 검사, 특검에서 지원 업무를 담당했던 전직 검찰 수사관 B 씨, 특별수사관으로 일했던 이모 변호사다. 특히 이 변호사는 박 특검의 소개로 지난해 9월부터 김 씨 사업에 대한 자문 및 법률 대리인 역할을 했으며, 올 3월 김 씨가 경찰의 수사를 받자 김 씨의 변호인을 맡았다. 박 특검에게 김 씨의 ‘포르셰’ 차량을 빌려 타보라고 제안한 것도 이 변호사다. 이 변호사는 “박 특검이 ‘포항의 부잣집 아들을 하나 소개받았다. 선박과 슈퍼카도 있다더라. 좋은 고객이 될 것’이라며 김 씨를 소개해 줬다”면서도 “김 씨가 체포되기 전에는 그의 사기 혐의를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과 가족, 김무성 전 의원과 가족, 정봉주 전 의원, 이훈평 전 의원, 경북 포항이 지역구인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과 보좌관 등 정치권 인사들도 9명이 있었다. 사립대 전직 이사장, 교수 이름과 함께 유명 연예인 C 씨의 모친 이름도 명단에 적혀 있었다. 김 씨는 C 씨에게 약 1억 원의 현금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또 주변에 “C 씨가 음주운전을 했을 때 내가 전화를 해서 사건을 정리하고 무마해 줬다” “C 씨의 생일에 6000만 원을 들여 집 앞에 장식을 마련하고 생일 축하도 해줬다”고 자랑한 것으로 전해졌다. ○ 김 씨, 재판서 “휴대전화 압수 위법” 주장 100억 원대 사기 혐의로 올 3월 구속 수감된 김 씨는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양철한) 심리로 열린 재판에 출석했다. 김 씨 측은 법정에서 “경찰이 휴대전화 압수수색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씨의 휴대전화에는 녹취파일과 김 씨가 각계 인사에게 보낸 선물 사진 등이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은 영장을 발부받아 적법한 절차로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수사 초기 로비 대상자를 진술하던 김 씨는 최근에는 “경찰에서는 진술하지 않겠다. 검찰로 송치되면 이야기하겠다”며 경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포항=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가 포항 지역의 조직폭력배 출신 직원 등을 동원해 투자자를 속이고, 피해자들을 협박한 사실이 6일 밝혀졌다. 서울경찰청은 올 2월 ‘100억 원대 조직폭력 사기단의 범죄’라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올 3월 체포된 김 씨가 전·현직 국회의원 등 정치인, 검찰 및 경찰 간부 등 로비 대상을 구체적으로 진술하면서 정·관계 인사 등에 대한 로비 의혹 수사로 확대됐다. ○ 조폭 출신까지 동원해 협박 등 민원 해결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18년 6월 이후 본격적으로 사기 행각을 벌인 김 씨는 수행원 역할을 하는 최소 3명의 직원과 함께 일했다. 김 씨는 우선 직원들에게 선물 배달을 시킨 뒤 사진을 찍어 증거를 남겼다. ‘포르셰 파나메라 4’ 차량을 렌터카 업체에서 빌린 뒤 국정농단 사건의 특별검사인 박영수 변호사의 아파트까지 운전해서 박 변호사의 운전기사에게 차량 키를 전달한 것도 이들이다. 김무성 전 의원의 형이 김 씨에게 거액을 투자하기 전 포항에 답사를 왔을 때도 이들이 현지에서 김 전 의원의 형을 속이는 역할을 했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벤틀리를 팔아 달라고 위탁했던 인물이 차를 판매하지 못하고 명의를 엉뚱한 사람에게 이전하자, 이 직원들에게 “돈을 받아오든 차를 받아오든 무조건 해오라”고 지시해 2000만 원을 뜯어냈다. 김 씨는 직원들에게 “내 배경에 힘 쓸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있으니까 너희가 하고 싶은 일은 다 해도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씨의 직원 중 1명은 포항 지역의 폭력조직 ○○파 소속이었고, 경찰은 이 직원을 조직폭력배 관리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파는 포항의 대표적인 폭력조직 중 하나로 1990년대 이후 활동을 거의 하지 않다가 2017년을 전후로 다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경찰은 당초 ‘100억 원대 조직폭력 사기단’이라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으며, 조직범죄 등을 주로 다루는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수사를 맡았다.○ 체육단체장 때 숙박비 1000만 원 못 내 해임지난해 5월 김 씨는 재정난에 시달리던 3대3 농구 관련 단체의 회장에 취임했다. 김 씨는 회장에 취임하면서 약 3000만 원을 단체에 출연하기로 약속했지만 절반만 내놨다. 이뿐만 아니라 대회 장소 인근 숙소를 개인 용도로 쓰고는 1000만 원 상당의 숙박비를 결제하지 않았다. 김 씨는 당초 약속했던 출연금을 내기가 어려워지자 이를 채우기 위해 중앙일간지 현직 기자의 소개를 받아 포항의 한 카페에서 이강덕 포항시장을 만나 후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 시장은 이를 거절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숙박비 문제를 해결하려 여러 차례 접촉했으나 김 씨가 ‘내가 왜 그 돈을 내느냐’고 했다”며 “결국 이사회에서 해임을 결의해 회장 직에서 쫓겨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 구룡포항에 수십 척의 어선을 가진 1000억 원대 자산가’ 행세를 하던 김 씨는 진짜 배가 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2억 원을 들여 배를 빌리려다가 사기를 당했다. 지난해 6월 김 씨는 배를 빌려주기로 했던 상대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지만, ‘매달 돈을 갚겠다’는 말을 듣고 고소를 취소했다. 하지만 돈을 계속 돌려주지 않자 올해 초 포항의 한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 씨는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해당 경찰서장인 A 총경을 소개받았다. 경찰은 김 씨가 A 총경에게 고소 사건의 처리 대가로 금품을 건넸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A 총경이 만약 사건 청탁 대가로 금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수뢰죄가 적용될 수 있다.○ “김부겸 보좌관으로 거짓 행세”2017년 12월 수감 도중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김 씨는 지인들에게 김부겸 국무총리의 보좌관 행세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김 씨는 2012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했던 김 총리와 자신이 함께 찍은 사진을 지인들에게 보여주며 “서울에서 (김 총리의) 보좌관으로 일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포항에서 사업을 하고 있지만 곧 정치권에 입문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김 총리 측은 “정치인의 업무상 여러 행사에 참석해 많은 사람을 만나 사진 촬영은 언제든 있을 수 있다”면서 “김 씨와는 어떠한 개인적인 친분도 없으며, 식사를 하거나 선물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정봉주 전 의원은 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갖고 “지난해 5월 이전에 김 씨 측에서 독도새우를 보내왔고, 다시 돌려주기 애매해 답례품으로 로열젤리를 보냈다”면서 김 씨에게 선물을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앞서 정 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기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우연히 김 씨를 만났다”고 했다.포항=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경찰이 올 3월 100억 원대 사기 혐의로 구속 수감된 수산업자 김모 씨(43)가 지난해 6월 이후 선물을 보낸 정치권과 검찰, 경찰 간부 등 최소 27명의 명단을 확보해 수사하고 있다. 여기에는 검찰과 경찰 간부, 언론인뿐 아니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국정농단 사건의 박영수 특검,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김무성 전 의원 등 정치권 인사가 포함되어 있다. 김 씨는 “대통령이 자신에게 직접 보낸 편지가 있다”며 주변인에게 과시했는데, 경찰은 가짜 편지로 보고 수사 중이다.》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의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김 씨가 선물 배달을 지시한 정치인 등 각계 인사 최소 27명의 명단을 전직 직원으로부터 확보해 조사 중인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올 3월 말 100억 원대 사기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김 씨는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돌연 포기하고 로비 대상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6월 이후 최소 27명에 선물 전달”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북 포항에 있는 수산물업체 부림물산의 회장 명함을 갖고 다닌 김 씨는 전·현직 국회의원과 검찰, 경찰 간부 등에게 독도새우와 대게, 전복 등 수산물을 선물로 보냈다. 김 씨가 직원에게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보내면 직원이 택배를 부치거나 직접 배달하도록 했는데, 이 직원이 휴대전화에 보관 중인 명단이 최소 27명이다. 여기에는 국정농단 사건의 박영수 특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김무성 전 의원, 사립대 전 이사장, A 검사, B 총경, 특검에 근무 중인 전직 검찰 수사관 등이 포함돼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변인을 지낸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TV조선 엄성섭 앵커 등도 있었다. 해당 직원은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6월부터 김 씨를 도왔고, 선물을 직접 배달하면 사진을 찍어서 김 씨에게 보내고 택배로 부치면 송장을 찍어 보냈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또 “김 씨가 ‘내 배경에 힘 쓸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까 너희가 하고 싶은 일은 다해도 된다’ 이런 식으로 인맥을 과시했다”고 했다. 김 씨는 2017년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함께 했던 월간조선 취재팀장 출신의 송모 씨를 통해 김무성 전 의원 등 정치권 인사를 소개받았다. 김 전 의원이 다시 이 전 논설위원 등 언론인을, 이 전 논설위원은 국민의힘 홍준표 김정재 의원 등을 김 씨에게 소개해 김 씨의 인맥이 크게 넓어졌다. 국민의힘 홍준표 김정재 의원도 “이 전 논설위원의 소개로 김 씨를 만난 적이 있다”고 각각 밝혔다. 홍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이 전 논설위원 소개로 2년 전에 식사를 한 일이 있었다”라며 “그때 하는 말들이 하도 황당해서 받은 명함에 적힌 회사 사무실 소재를 알아보니 포항 어느 한적한 시골의 길거리였다”고 밝혔다. 김 씨가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부림물산의 본사 소재지는 공터로 방치돼 있는 상태다. 홍 의원은 또 “처음 만나 자기가 포르셰, 벤틀리 등 차가 다섯 대나 있다고 스마트폰 사진을 보여줄 때 나는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봤다”고도 했다. 김 씨가 정치인 등에게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을 꼭 만나고 싶다”고 부탁해 박 국정원장을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특검은 특검에서 함께 근무한 A 검사가 포항지청으로 발령이 나자 김 씨의 전화번호를 넘겼고,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고교 동문인 경찰대 출신의 B 총경을 김 씨에게 소개했다. 박 특검은 입장문을 내고 “약 3년 전 송 씨를 통해 김 씨를 처음 만났고 명절에 서너 차례 대게, 과메기를 선물로 받았으나 고가이거나 문제 될 정도의 선물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면서 “신중하지 못한 처신으로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하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박 특검은 2016∼2017년 국회의원 총선거 예비후보였던 송 씨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을 때 변호인을 지냈다. ○ “청와대 기념품과 ‘가짜 대통령 편지’ 집에 전시” 김 씨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 사진과 청와대 문양이 새겨진 기념품을 집에 전시해 놓고 문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편지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전직 직원은 “김 씨가 ‘대통령 선거 때 대선 캠프에 있었고, 자기가 선거운동도 했다’고 말했다”면서 “대통령이 김 씨가 포항에서 사업을 한다고 하니 편지도 써줬다고 자랑했다”고 말했다. 대통령 명의의 휴먼편지체로 인쇄된 A4용지 1쪽 분량의 편지에는 김 씨의 실명을 네 번이나 언급하면서 ‘사업의 성공을 기원한다’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하지만 편지가 청와대의 공식 서식과 차이가 있어 김 씨가 주변인에게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기 위해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김 씨에게 어떤 서신이나 선물을 보낸 적이 없다”면서 “대통령이 보낸 편지가 저렇게 허술할 리가 없다.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씨가 2017년 12월 말 문재인 정부의 첫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된 것을 놓고 공방이 일었다. 김 씨는 2008∼2009년 사무장을 사칭해 서민 36명으로부터 “파산 선고와 면책 결정을 받아주겠다”며 수백만 원씩 1억6000여만 원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2017년 5월 징역 2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김 씨는 당시 처벌을 피하기 위해 약 7년간 도피생활을 하고, 피해자 중 일부에게 9600만 원가량의 피해 금액을 돌려주겠다고 합의를 해놓고는 1050만 원만 돌려줬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할 때 사기꾼을 특별사면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피해 회복도 되지 않은 김 씨가 어떻게 특별사면이 됐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김 씨가) 1년 7개월 정도 형을 살아 형 집행률이 81%로 사면 기준에 부합했기 때문에 사면한 것”이라며 “(야권의 의혹 제기와 달리) 청와대와는 상관없어 보이는 사안”이라고 반박했다.포항=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채널A=구자준 기자 jajoonneam@donga.com}

검찰 및 경찰 간부 등에 대한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의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인 박영수 변호사(사진)에게 김 씨가 포르셰 차량을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인 것으로 4일 알려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특검은 지난해 12월경 김 씨 측으로부터 ‘포르셰 파나메라 4’ 차량을 약 10일 동안 제공받았다. 박 특검의 부인이 타고 다니던 벤츠 차량을 포르셰로 바꾸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김 씨가 해당 차량을 박 특검 측에 시승용으로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포르셰 해당 모델의 렌트비는 약 250만 원이었다. 김 씨는 직원을 시켜서 박 특검의 아파트 주차장으로 보내 박 특검의 운전기사에게 포르셰 키를 전달했다고 한다. 김 씨 측은 포르셰 렌트와 전달 과정 등을 촬영해서 보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는 박 특검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접촉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박 특검 측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씨가 렌터카 업체를 운영한다고 해 차량을 빌린 것이고, 박 특검이 ‘렌트비는 줘야 한다’고 해서 250만 원을 봉투에 담아 김 씨에게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박 특검은 김 씨와 수감 생활을 함께 했던 국회의원 총선거 예비후보였던 A 씨(59)의 변호인을 했으며, 이후 A 씨를 통해 김 씨를 처음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특검은 특검에서 함께 근무한 B 검사를 김 씨에게 소개했다. 경찰은 김 씨에게 명품 시계를 포함해 2000만∼3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받은 혐의(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로 B 검사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검찰 및 경찰 간부 등에 대한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의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등 정치권 인사에게 김 씨가 선물을 보냈다는 진술을 확보해 수사하고 있다. 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씨는 지난해 한 정치인의 소개로 박 원장을 만나 식사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씨는 “체육계에서 활동하고 있고, 수산업체와 인터넷 언론 등을 운영하는 사업가”라고 자신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씨는 박 원장 등에게 수산물을 선물로 전달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박 원장 측은 “전직 동료 국회의원 소개로 김 씨를 만났고, 이후에는 만나지 않은것 같다”며 “김 씨에게 선물을 받은 것은 맞지만 김 씨의 이름도, 선물을 받은 시점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 씨가 박 원장뿐만 아니라 다수의 여야 정치권 인사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사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의 피의자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경찰대 출신의 총경급 간부 A 씨도 고교 동문인 야당 중진 의원으로부터 김 씨를 소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씨가 평소 친분이 있는 정치권 인사, 검찰과 경찰 간부 등에게 독도새우와 영덕대게 등 수산물을 선물로 보낸 것으로 파악하고, 선물 명단을 조사하고 있다. 또한 경찰은 김 씨로부터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인 박영수 변호사를 통해 B 검사를 알게 됐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진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 씨에게 명품시계를 포함해 2000만∼3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사무실과 자택 등이 압수수색된 B 검사는 박 변호사와 함께 근무한 이력이 있다. 동아일보는 박 특검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접촉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검찰 및 경찰 간부 등에 대한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의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1일 경찰대 출신의 총경급 간부 A 씨에 대한 내사를 수사로 전환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경북 포항에서 근무 중인 A 총경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이날 밝혔다. 김 씨가 친분이 있다고 밝힌 A 총경을 내사해 온 경찰은 A 총경이 김 씨로부터 한 번에 100만 원, 1년에 300만 원이 넘는 금품 등을 받은 단서를 확보하고 A 총경을 피의자로 전환했다. 경찰은 경북 지역의 경찰서장인 A 총경이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기 곤란하다고 보고 대기발령 조치했다. 이에 앞서 A 총경은 지난달 2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인의 부탁으로 올해 2월과 3월 포항에서 두 번 식사를 했다. 한 번은 내가 계산하고, 다른 한 번은 김 씨가 샀다. 이후로 만난 적이 없다”며 “부정한 거래가 오갈 정도로 밀접한 사이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최근 부장검사에서 부부장검사로 강등된 B 검사에게 김 씨가 고급 시계를 포함해 2000만∼3000만 원의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 중이다. B 검사가 김 씨로부터 받은 시계는 수백만 원대의 스위스 고급 시계 브랜드 제품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김 씨가 TV조선 엄성섭 앵커에게 아우디와 K7 차량 등을 제공했으며, 엄 앵커가 이 차량을 타고 다닌 것으로 보고 엄 앵커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지난달 30일 프로그램 진행을 중단한 엄 앵커는 “관련 의혹이 모두 사실이 아니며 범법 행위는 없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올 4월 116억 원대 사기 혐의로 구속 수감된 직후 경찰은 김 씨로부터 “포항의 한 고급 펜션에서 친분 있는 지인에게 성 접대를 한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해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 이 펜션은 하루 숙박비가 100만 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김 씨가 고급 펜션을 빌린 시점과 이 펜션에 누가 출입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김 씨는 지난해 5월 농구 관련 단체 회장으로 취임한 뒤 고향인 포항시를 찾아가 대회 개최를 위한 억대의 예산을 요청했다. 포항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을 이유로 김 씨의 요구를 거절했지만 김 씨는 주변에 “포항시와 긍정적으로 논의가 됐다. 세부 계획을 논의 중”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포항=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검찰 및 경찰 간부 등에 대한 수산업자 A 씨(43·수감 중)의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A 씨가 현직 부장검사 B 씨에게 고가의 시계 등 수천만 원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진위를 수사 중인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올 4월 구속 수감된 A 씨를 수사하면서 다이어리와 녹취파일 등을 확보했다고 한다. 다이어리에는 검사와 경찰 등의 이름과 함께 금액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녹취파일에는 금품 제공 여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전후 상황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증거를 바탕으로 A 씨로부터 B 부장검사에게 고가의 시계를 포함해 여러 차례에 걸쳐 수천만 원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B 부장검사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또 고가의 시계 등을 확보하기 위해 경찰은 지난달 23일 서울남부지검의 B 부장검사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A 씨는 수사 초기에는 B 부장검사, 경찰대 출신의 총경급 간부 C 씨와 관련된 진술을 적극적으로 하다가 최근에는 진술을 일부 번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가 수감 생활을 함께한 국회의원 총선거 예비후보였던 D 씨로부터 여권과 야권의 정치권 인사 등을 소개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A 씨가 정치권 인사들에게도 건넨 금품이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A 씨는 평소 친분이 있는 인사들에게 고가의 명절 선물 등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 씨는 경찰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변인을 지낸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에게 지난해 2월 수백만 원 상당의 골프채를 제공했으며, TV조선의 앵커 E 씨에게는 중고차를 건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 씨와 친분이 있는 또 다른 일간지 기자에 대해서도 내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5월 A 씨는 체육 관련 단체장 취임 행사를 했는데, 이 행사에는 이 전 위원과 E 씨가 참석했다. E 씨는 이 자리에서 “A 회장은 사업뿐 아니라 사회공헌 활동까지 하고 있다. 일복도 많고, 재복도 많은 분”이라고 발언했다. 하지만 평소 명함을 여러 장 들고 다니며 자신을 “선박 사업가” “1000억 원대를 상속받은 재력가” 등으로 소개한 A 씨의 사업체는 사업자 등록이 되어 있지 않거나 본사조차 불분명한 곳이 있었다. A 씨와 사업을 했던 관계자는 “돈이 매우 많은 사람이라고 했지만 어디서 돈을 벌었는지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권기범 kaki@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현직 부장검사 등에게 금품을 줬다고 진술한 수산업자 A 씨(43·수감 중)가 2016년 사기 혐의로 기소돼 같은 해 11월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던 사실이 29일 밝혀졌다. 2017년 5월 형이 확정된 A 씨는 약 7개월 뒤 복역 도중 이례적으로 특별사면을 받고 풀려나 또다시 사기 행각을 벌였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올 4월 구속 기소된 A 씨는 2008∼2009년 36명에게서 약 1억6000만 원을 뜯어낸 혐의로 2016년 6월 기소됐다. A 씨는 자신을 ‘법률사무소 사무장’이라고 소개하고 “파산 선고와 면책 결정을 받아주겠다” “집안에 검찰 관계자가 있어 합의금을 더 받을 수 있다”며 수백만 원씩을 받아 챙겼다. A 씨는 약 7년간 도피 생활도 했다. A 씨는 항소했지만 2017년 5월 18일 법원은 항소를 기각했고, A 씨가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미결수용 상태에서 규율 위반 행위를 해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럼에도 A 씨는 2017년 12월 말 특별사면으로 출소했다. 문재인 정부의 첫 특별사면이었다. A 씨는 출소 뒤 약 6개월 만에 다시 사기 행각을 시작했다. 2018년 6월∼올 1월 서울과 대구 등을 오가며 투자금 명목으로 7명에게 모두 116억 원을 받았다. A 씨는 “선박 사업에 투자하면 선주가 될 수 있고, 수산물 매매 사업에 투자하면 몇 달 만에 3, 4배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며 투자를 권해 한 번에 최소 2000만 원에서 최대 3억 원을 받아냈다. 약 10개월간 한 사람에게서만 30여 차례에 걸쳐 86억 원을 받은 적도 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A 씨는 이들에게 자신을 ‘1000억 원가량 상속받은 재력가’로 속였다. 경북 포항의 구룡포 인근에 어선 수십 척과 인근 건물, 고급 수입 차량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행세했다는 것이다. A 씨는 3억 원 이상의 수입 자동차 벤틀리를 보유하고 있었고, 피해자의 법인 명의로 또 다른 수입 자동차를 할부로 빌려 몰고 다녔다고 한다. 이후 피해자가 “투자금을 돌려 달라”고 항의하며 차량을 회수해 가자 A 씨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 뒷조사를 하느냐. 가만두지 않겠다”며 협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전직 기자에게 고급 골프채를 건네고, 방송사 앵커에게도 금품을 줬다고 진술해 경찰은 전직 기자와 방송사 앵커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현직 부장검사에게 금품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수산업자 A 씨는 경찰대 출신의 총경급 간부 B 씨와도 친분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경찰은 B 총경이 A 씨로부터 금품을 받았는지, 사건 청탁을 받았는지 등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대 출신 총경급 간부와도 친분” B 총경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인의 소개로 알게 돼 올해 초 A 씨와 두 차례 밥을 먹었다. 한 번은 내가 계산하고, 다른 한 번은 A 씨가 샀다”고 말했다. B 총경은 또 “그 이후로 연락한 적이 없다. 부정한 거래가 오갈 정도로 밀접한 사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서울남부지검 C 부장검사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A 씨 진술의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 C 부장검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지만 금품 액수와 돈을 건넨 명목 등에 따라 혐의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이 경찰의 시각이다. 경찰 관계자는 “(C 부장검사의) 수수 내용, 받은 물건에 대한 것은 앞으로 확인을 거쳐야 할 부분이 있다”며 “혐의가 바뀔 부분도 있어 수사가 진전되는 걸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C 부장검사를 입건한 뒤 C 부장검사의 사무실과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했지만 직권남용이나 뇌물수수 등 직무 관련 범죄로 바뀌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수사 내용을 통보해야 한다. 경찰은 A 씨가 선박운영 업체와 축산물 업체 등 3, 4곳의 명함을 갖고 다니면서 C 부장검사와 B 총경 등을 만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A 씨는 또 “지방에서 선박 사업 등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치인 가족 등을 상대로 5억 원 이상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올 4월 A 씨를 구속 수감했으며, A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현직 부장검사 등에 대한 금품 제공 의혹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30년 만에 검사 사무실 첫 압수수색 경찰이 현직 검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은 경찰청이 1991년 옛 내무부 치안본부에서 독립한 뒤 30년 만에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2012년 이른바 ‘조희팔 사건’, 2016년 이른바 ‘스폰서 검사 사건’ 당시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이 수차례 반려해 경찰이 반발한 전례가 있다. 올 1월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시행돼 검찰이 경찰의 수사를 지휘하지 못하고, 보완 수사만 요구하게 됐다. 그 전에는 검찰은 경찰이 신청한 검찰 관련 사건 등의 압수수색 영장이나 계좌추적 영장, 구속영장 등을 반려하면서 법원에 청구하지 않았다. 지난해 5월 경북경찰청이 대구지검 의성지청을 압수수색한 적은 있지만, 당시는 오락실 업주에게 단속 정보를 누설하고 금품을 수수한 검찰 수사관 수사를 위한 것이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인 지난달에는 경찰이 검사 출신 전관(前官) 변호사를 통한 현직 검사 등의 제약회사 수사 누설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관련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사가 기각했다. 경찰은 서울고검의 영장심의위원회에 영장 청구의 적정성에 대한 심의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대상이 누구든지 범죄 혐의점이 있다고 하면 영장 발부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대 출신 변호사는 “10년 넘게 경찰에 근무했지만 검사가 동료 검사의 사무실 압수수색 영장을 내어준 걸 보게 될 줄은 몰랐다”고 전했다. 서울 시내 경찰서의 경정급 간부는 “예전에는 검사와 관련되기만 해도 사건 관련 영장 발부가 잘 안 됐다. 압수수색 집행까지 이뤄졌다고 하니 수사권 조정으로 ‘정말 많이 변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경찰이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현직 부장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한 뒤 사무실과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한 사실이 27일 밝혀졌다. 경찰이 최근 검찰 측에 수사 개시 통보를 하면서 부장검사는 25일 단행된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지방 소재 검찰청의 부부장검사로 이례적으로 강등 발령이 났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검찰 중간 간부 인사 이틀 전인 23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의 A 부장검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에는 A 부장검사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의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기 및 횡령 등의 혐의의 피의자인 수산업자 B 씨를 조사하면서 “현직 부장검사, 총경급 경찰 간부 등과 친분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 씨 측이 A 부장검사에게 1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계좌로 이체한 사실도 파악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명목과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 원,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거나 요구·약속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A 부장검사는 주변에 “부정한 금품 등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보는 A 부장검사의 해명을 듣기 위해 접촉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A 부장검사는 금융감독원 등으로부터 이첩받은 사건 수사를 총괄하는 서울남부지검 소속이다. 경찰, 부장검사 불러 추가 금품 여부 추궁 檢, 경찰에 보완지시 없이 영장 청구警, 총경급 등 로비 대상자 추가 조사경찰은 A 부장검사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검찰에 영장을 신청했는데, 검찰은 보완수사 지시 없이 곧바로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으로 경찰이 부장검사 사무실과 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다. 기존엔 경찰이 검사를 상대로 영장을 신청할 때 검사가 영장을 반려해 경찰이 반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2년 이른바 ‘조희팔 사건’ 당시 경찰이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현직 부장검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검사의 영장 기각으로 압수수색을 하지 못했다. 최근엔 검사 출신 전관(前官) 변호사를 통한 검찰의 제약회사 수사 누설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현직 검사 등과 관련한 녹취에 대한 영장이 반려되자 영장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한 뒤 A 부장검사를 최근 불러 수산업자 B 씨로부터 금품 등 경제적 이득을 받은 사실이 더 있는지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A 부장검사 외에도 B 씨가 친분이 있다고 지목한 총경급 경찰 간부 등 로비 대상자가 더 있는지에 대한 수사도 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소속 검사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것이 A 부장검사가 처음은 아니다. 형사6부 소속이던 C 부부장검사는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7·수감 중)으로부터 룸살롱 접대를 받았다는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라임 펀드 사기 의혹으로 재판을 받던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 “C 부부장검사 등 현직 검사들에게 530여만 원어치 술을 사줬다”고 주장했고, 검찰이 수사에 착수해 C 부부장검사는 기소하고,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100만 원 이하 접대를 받았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경찰이 수사 중인 A 부장검사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경찰에 이첩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경찰이나 검찰 등 다른 수사기관은 검사 등의 범죄를 인지하는 경우 그 사실을 즉시 공수처에 알려야 한다. 공수처장이 해당 사건을 직접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경찰에 이첩을 요청하면 경찰은 이에 응해야 한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경찰 공식 직제에는 없는 조직이 있다. ‘악성사기범검거전담반’이라 불리는 이들은 이름 그대로 수많은 피해자를 울리고 수년째 도망 다니는 악질 사기범들의 뒤를 쫓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힘겨운 여건에도 올 1월부터 장기 수배자 46명을 잡아들인 서울 마포서 악성사기범검거전담반을 만나 봤다.》 “어디서 담배 냄새 나는 것 같지 않아?” 지난해 12월 오후 11시경 인천 미추홀구의 한 빌라. 수배자 A 씨를 붙잡기 위해 은신처 수색에 나선 서울 마포경찰서 김찬조 반장(39)의 ‘촉’이 발동했다. 아무도 없는 빌라 베란다에서 미세하게 담배 냄새가 났다. 그 순간 위층 베란다로 이어지는 배관이 김 반장 눈에 들어왔다. ‘젊은 남성이면 어렵지 않게 타고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빌라 관리실에 위층에 입주자가 있는지 문의했더니 ‘공실’이란 답을 들었다. 관리실 도움을 얻어 빈집에 잠입한 김 반장은 안으로 들어갈수록 담배 냄새가 점점 짙어졌다. 이내 다다른 안방 문은 잠겨 있었지만, 살짝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졌다. 굳게 잠긴 방문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기를 40여 분. “다 끝났다. 이제 나오라”는 김 반장의 말에 포기한 A 씨가 천천히 문을 열었다. 마포서를 비롯해 4개 수사기관에서 수배를 내리고 추적해 왔던 그의 도주는 약 5개월 만에 끝이 났다. “아무리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현장에 가도 항상 변수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현장 수사관의 ‘촉’이죠. 물론 그건 다양한 경험과 실전이 바탕이 돼야 합니다.” 서울 마포서 ‘악성사기범검거전담반’. 김 반장이 이끌고 있는 팀 이름이다. ‘사기추적전담반’이라고도 불리는 이 팀은 사실 직제에는 없는 비공식 조직이다. 주로 수사 도중에 종적을 감춰 수배가 내려진 사기 혐의 피의자들을 뒤쫓는다. 물론 우선순위는 있다. 피해 금액이 크거나 피해자가 많은 사건의 수배자 가운데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았거나 신병 확보가 시급한 경우를 급선무로 한다. 마포서 전담반은 김 반장과 최재혁 수사관(34) 둘뿐이지만, 1월부터 46명의 수배자를 붙잡았다. 이들이 사라져 수사가 중단됐던 사건 78건이 다시 진행됐다. 2012년 선보인 악성사기범검거전담반은 현재 서울경찰청 산하 31개 경찰서 가운데 20여 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악성 사기범은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잡는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오늘도 전담반은 쉬지 않고 수배자를 쫓고 있다.○ “우리는 ‘미라’를 쫓고 있다” 악성사기범검거전담반이 쫓는 장기도주 수배자 중에는 경찰이 ‘미라’라고 부르는 이들이 있다. 여러 경찰서에서 수배 중이며, 몇 년째 수사망을 피해 다니는 이들이다. 경찰 관계자는 “미라들은 도피 중에도 계속해서 사기 범죄를 저지르는 경향이 있다. 하루라도 일찍 붙잡아야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김 반장이 붙잡은 B 씨는 ‘최상급 미라’라고 할 수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B 씨는 2013년경 지인에게 소개받은 피해자들에게 “명의를 빌려주면 대출받아 화물차를 구입하고 렌트 수익을 올려 할부금을 갚아주겠다”고 꼬드겼다. 명의를 빌려주는 즉시 500만 원도 주고, 나중에는 화물차를 팔아 대금의 절반도 나눠주겠다는 달콤한 제안이었다. 하지만 B 씨는 애초에 화물차를 사지도 않았으며, 피해자들 명의로 수천만 원씩 대출을 받아 가로채기도 했다. 같은 수법으로 수많은 피해자를 울린 B 씨는 재판에 넘겨진 뒤 두 차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사기를 저질러 마포서와 대구경찰서 등 12곳에서 수배를 받았다. 지난해까지 그의 도피는 7년째 이어졌다. 지난해 말 마포서 전담반은 B 씨를 검거 제1순위 가운데 한 명으로 올렸다. 김 반장은 “종적을 감춘 사이 그가 저지른 사건들의 공소시효가 하나둘씩 다가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포폰과 현금만 사용해 흔적을 남기지 않으며, 거처를 수시로 옮겨 다니는 B 씨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전담반은 갖은 노력 끝에 B 씨에게 사기를 당한 한 피해자를 찾아냈다. 그는 “대구 달성군에 있는 전자담배가게 앞에서 B 씨와 두세 번 접선했다”는 단서를 건넸다. 김 반장은 “이런 한마디를 듣기 위해 수십, 수백 명을 접선하는 것”이라며 “단서를 찾자마자 무작정 대구로 향했다”고 했다. 전담반은 달성군에 있는 전자담배가게 20여 곳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피해자에게 사진을 보내 “이 가게가 맞느냐”고 확인하자 한 곳을 지목했다. 해당 가게 주변에 주차한 차량 수십 대의 번호판을 일일이 조회한 김 반장은 낡은 흰색 승용차 한 대가 B 씨 부인 소유라는 걸 알아냈다. 그건 단지 시작이었다. 그때부터 끝을 알 수 없는 잠복이 이어졌다. 김 반장은 몰려오는 졸음을 참으며 B 씨의 오래전 면허증 사진을 꺼내 구석구석 눈에 담았다. “수시로 사진을 꺼내 보는 건 ‘살이 많이 빠지진 않았을까, 오히려 살이 쪘다면 어떤 모습일까’를 계속 상상하는 겁니다. 오죽하면 휴대전화에 가족보다 수배자 사진이 더 많겠어요.” 김 반장의 노력은 하늘에 닿았다. 며칠째 잠복하던 전담반 앞에 드디어 B 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마스크를 착용해 얼굴 전체를 볼 순 없었지만 날카로운 눈매는 그대로였다. “B 씨 맞으시죠? 저희와 함께 가주셔야겠습니다.” 단호한 전담반 앞에 신출귀몰했던 B 씨도 체념한 채 순순히 따라나섰다. ○ “감사 인사 한마디에 피곤 싹 풀려”전담반이 항상 장기도주 수배자만 쫓는 건 아니다. 다른 수사부서의 요청을 받아 급히 검거해야 할 피의자를 추적할 때도 적지 않다. 6월 마포구의 한 공사현장에서 지게차를 몰던 C 씨는 후진 중 8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그는 사고 직후 피해자가 이송된 병원을 찾아 사망 소식을 전해 듣고는 돌연 자취를 감춰버렸다. C 씨는 도주 직전 최 수사관과 통화하며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최 수사관은 “피의자 신병을 안전하게 확보해 올바른 처벌을 받도록 인도하는 것도 전담반의 역할”이라며 “즉시 C 씨의 휴대전화를 위치 추적했다”고 했다. C 씨는 도주 직후 휴대전화를 새로 개통했다. 새로 개통한 전화신호는 전북 부안에서 포착됐다. 출장을 준비할 겨를도 없이 부안으로 간 전담반은 모텔과 고시원 약 60곳을 탐문했다. 길거리 폐쇄회로(CC)TV와 시내버스 블랙박스 70여 개를 뜯어봤다. 최 수사관은 “C 씨는 가방에 즉석밥과 물만 가지고 다니며 노숙을 했다고 한다”며 “숙박업소도 씻을 때만 잠시 이용하고 이 틈을 타 머리를 빡빡 미는 등 추적에 혼선을 줬다”고 전했다. 전담반은 10여 일간 탐문과 잠복 끝에 폐가 상태로 방치된 C 씨의 고향집에서 그를 찾아냈다. 갑작스러운 출장에 옷 한 벌로 버티고 패스트푸드로 삼시 세끼를 때웠던 전담반은 폐가 창문 너머로 누워 있는 C 씨의 두 발을 발견한 순간 피로는 눈 녹듯 사라졌다고 한다.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수배자가 장소를 이동하면 그동안 해온 탐문과 잠복을 그대로 다시 반복해야 해요. 참고 버티는 만큼 결과로 돌아오는 것이 추적 수사의 묘미죠.” 필사적인 수배자들을 쫓는 게 일상이다 보니 전담반도 노하우가 늘어났다. 중국집 배달원에게 음식이 잘못 배달된 것처럼 연기를 부탁하거나 직접 방문판매원으로 위장해 연기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수배자의 모바일메신저 프로필 사진을 수시로 확인하며 개를 키우지는 않는지, 동거인이 있는지, 사진의 배경은 어딘지 꼼꼼히 살펴본다. 땅에 떨어진 담배꽁초 하나도, 모텔 방에서 발견된 머리카락의 길이도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편집증은 직업병이 됐다. 김 반장은 “가끔 수배자들의 스토커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남모를 고충 역시 많다. 수배자의 은신처 문을 두드리기 전에는 극도의 긴장 상태가 이어진다. ‘혹시 흉기를 들고 숨어 있지는 않을까?’ ‘문을 너무 성급히 열면 창문으로 뛰어내리지는 않을까?’ 찰나의 순간에도 오만 가지 걱정이 뇌리를 스친다. 모텔 문을 강제로 뜯었다가 허탕을 치고 자비로 수리비를 물어준 적도 허다하다. 한번 출장을 떠나면 이삼 일은 기본, 길게는 열흘이 넘도록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가 흔해 가족 앞에선 항상 죄인이 된다. 고된 추적을 버티는 힘은 피해자들이 건네는 감사 인사 한마디다. 피해자들은 금전적 여유가 없어 절박한 이들이 많다. 김 반장과 최 수사관은 “피해 금액을 변제받지 못해 피폐해져가는 피해자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며 “검거 뒤 피해자가 보내온 감사 문자에 그간의 고충을 잊고 마음을 다잡는다”고 전했다. “사기를 치고 돈을 빼돌린 수배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돈을 탕진하며 먹잇감을 물색하고 있을 겁니다. 피눈물 흘리는 피해자는 물론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지금의 성과에 안주할 수 없습니다.”‘긴급생활비 확인 주소’ 누르지 마세요… 돈 빼가는 문자피싱 극성 비대면사회 틈타 사이버범죄 급증“긴급생활비 지원사업이 접수됐습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사이버범죄도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문자메시지와 함께 악성바이러스를 심은 인터넷주소(URL)를 함께 보내는 ‘스미싱(문자메시지 피싱)’도 교묘하게 수법을 바꿨다. 기존에는 택배 조회나 결혼식 초대장을 가장했다면 최근엔 긴급생활비 지원 조회, 확진자 정보 조회 등 코로나19와 관련된 문자메시지로 피해자들을 울리고 있다. 생계가 막막한 자영업자가 ‘긴급생활비’라는 말에 속아 URL을 누르면 악성프로그램이 설치돼 개인정보를 빼내는 수법이다. 자신도 모르는 새 소액결제가 이뤄져 금전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비대면) 사회’로 바뀐 일상도 사이버범죄에 노출될 위험성을 키우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지난해 사이버범죄 발생 건수는 23만4098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약 29.7%나 급증했다.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건 중고거래 사기, 사이버금융범죄 등 사이버 피싱 범죄다. 지난해 발생한 사이버범죄 가운데 85.3%를 차지하는 19만9594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전년 대비 31.4% 늘었다. 국가수사본부는 “인터넷 비대면 중고거래 플랫폼이 확장되고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이를 악용한 사기 수법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자 비대면 업무 환경을 노린 ‘랜섬웨어’ 피해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랜섬웨어란 기업 서버에 악성 코드를 심고 데이터를 전부 빼낸 뒤 수억 원대 돈을 요구하는 사이버범죄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랜섬웨어 피해 건수는 2019년 39건에서 지난해 127건으로 3배 넘게 늘었다. 이형택 한국랜섬웨어침해대응센터장은 “재택근무가 보편화된 지난해부터 랜섬웨어 피해를 입은 중소·중견기업 등이 늘어났다”며 “보안이 취약한 개인컴퓨터(PC)에 악성코드를 심은 뒤 해당 PC가 회사 서버에 접속할 때 기업 정보를 탈취하는 수법”이라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특히 비용 문제로 보안·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았던 중소기업의 피해가 컸다”며 “개개인은 정기적인 업무파일 백업을 하고, 기업은 선제적으로 보안을 강화해야 랜섬웨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