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선

최지선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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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벌어지는 특별한 일들을 기록합니다.

aurinko@donga.com

취재분야

2026-02-14~2026-03-16
미국/북미49%
국제일반13%
인사일반13%
국제정치7%
유럽/EU3%
국제사고3%
국제정세3%
국제인물3%
국방3%
선거3%
  • “국내관광 살리자”… 벨기에, 전국민에 무료 철도패스

    벨기에 정부가 국민들에게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을 장려하기 위해 무료 기차표를 배포한다. 해외로 나가지 말고 집에서 멀지 않은 국내에서 휴가를 보냄으로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은 관광업을 되살리자는 취지다. 22일 포브스지에 따르면 벨기에 당국은 8월부터 12세 이상 거주자 전원에게 무료 국내 철도패스를 지급하기로 했다. 내년 1월까지 매월 2회씩 총 12회 사용할 수 있고, 기차에 자전거도 무료로 실을 수 있다. 다만 감염 예방을 위해 인파가 붐비는 출근 시간이나 여름휴가 기간에는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코엔 겐스 법무부 장관은 현지 VTM뉴스에 “(코로나19로) 기차 이용객이 심각하게 적어졌다. 국내 관광업을 정상 궤도에 돌려놓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벨기에 당국은 3월 13일 국경을 봉쇄했다.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한 국내 여행까지 금지하면서 주민들은 거주하는 도시에 발이 묶였다. 확산세가 둔화하자 당국이 이달 15일 봉쇄를 해제하면서 국내 여행이 가능해졌다. 포브스는 벨기에 당국이 당분간 해외여행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해 국내 여행을 장려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틀었다고 분석했다. 무료 철도패스 배포에는 예산 1억 유로(약 1362억 원)가 필요할 것으로 알려졌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0-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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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트럼프에 ‘김정은 믿지 말라’ 조언”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회고록에서 “2018년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직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믿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주장했다. 또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당신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보다 더 강한 사람”이라며 북한과 섣불리 비핵화 협상을 타결하지 말 것을 간접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볼턴은 싱가포르 회담 직전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당시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이 자신에게 “북한의 ‘행동 대 행동’ 접근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미국에 조언했다고 밝혔다. 회담 이틀 후인 같은 해 6월 14일 야치 국장이 자신에게 “미국이 북한에 뭘 내줬는지, 얼마나 조금 돌려받았는지를 걱정했다”고도 전했다. 또 “야치는 서울에서 나오는 행복감에 맞서고 싶어 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 정상 중 아베 총리를 가장 좋아했으며 아베 총리의 부친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 전 외상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자살특공대 ‘가미카제’ 조종사였음을 언급하기를 즐겼다고 전했다. 또 지난해 7월 ‘영국의 트럼프’ 보리스 존슨 총리가 집권한 후 존슨 총리와도 아베 총리만큼 가까워졌다고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 2020-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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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사람이 우리를 미워해”… 사표 줄잇는 美경찰

    “모든 사람이 경찰을 미워합니다. 정말 모두 다요.” 미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 사태 이후 회의감을 느낀 경찰들이 잇달아 사표를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경찰개혁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수위가 약해 대선을 의식한 민심 달래기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AP통신 등은 이날 조지 플로이드 씨가 사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관 7명이 사표를 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벽돌을 던지고 경찰서에 불을 질렀는데도 시장이 철수를 지시해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헨리 핼버슨 미니애폴리스 경찰 부국장은 “일부는 사직서도 제출하지 않고 결근했다. 누가 근무를 하고 있는지 파악조차 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AP통신에 밝혔다. 다른 주의 상황도 비슷하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는 이번 달에만 경관 8명이 사표를 냈다. 애틀랜타는 13일 흑인 남성 레이샤드 브룩스 씨가 경찰 발포로 사망한 후 시위가 격해졌다. 사우스플로리다에서는 경관 10명이 특수기동대(SWAT) 방출을 요청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들은 장비가 없어 위험에 노출된 데다 지휘부가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동참한 데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버펄로에서도 경관 2명이 사임했다. 경관들의 릴레이 사표 제출은 결정적으로 시민들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퇴직한 미니애폴리스 경관 마일런 매슨 씨는 AP통신에 “사람들이 경찰에게 전혀 고마워하지 않는다. 정말 모두가 우리를 미워할 뿐”이라고 말했다. 15일 뉴욕 햄버거 가게에서는 표백제가 들어간 음료를 마신 경관 3명이 병원에 실려가 증오범죄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이드 씨 사망 23일 만에 경찰 개혁안에 서명했다. 공권력을 남용한 이들을 추적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경찰 자격 증명 강화 등이 포함됐다. 플로이드 씨 사망 원인인 목 누르기 제압은 경찰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경우 외에는 금지하도록 했다. 하지만 시위대가 요구한 경찰예산 삭감이 명시되지 않아 대선을 의식한 미온적 개혁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종차별적 공권력 행사에 대한 해결책도 나오지 않았다. 민주당을 이끄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MS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부족한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은 사진 촬영용 행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앰네스티 크리스티나 로스 씨는 “총상에 반창고를 붙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이슈가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정책적 대응을 제시했다”고 분석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0-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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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법원, 성소수자 적대 트럼프에 한 방 먹였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직장 내 성소수자 차별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관 9명 중 보수 성향인 2명이 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해 이들에게 적대적인 정책을 펼쳐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큰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15일 대법원은 ‘고용자가 직원의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을 이유로 해고해선 안 된다’는 판결을 찬성 6, 반대 3으로 내놨다. 장례식장 직원이었다가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후 해고당한 에이미 스티븐스 씨가 2014년 부당해고라며 제기한 소송을 포함해 3건을 병합 판결했다. 주심으로 판결문을 쓴 닐 고서치 대법관(53)은 “성소수자란 이유로 특정인을 해고하는 일은 다른 성별의 직원에게 묻지 않았을 특성을 이유로 삼은 것”이라며 “‘성(sex)’을 이유로 차별할 수 없다는 민권법 제7조에 어긋난다”는 의견을 냈다. 2017년 4월 취임한 그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임명된 첫 대법관으로 보수 성향이다. 역시 보수 성향인 존 로버츠 대법원장도 찬성 의견을 냈다. 이번 판결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핵심 지지층인 복음주의 기독교인을 결집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성소수자를 인정하지 않는 복음주의 기독교인 81%가 2016년 대선에서 집권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를 찍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3월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금지했고 이달 12일에는 정부 지원 보건 프로그램에서 트랜스젠더를 제외하겠다고 밝혀 이들의 강한 지지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다른 대법관에 비해 비교적 젊은 50대 백인 남성인 고서치 대법관과 브렛 캐버노 대법관(55)을 잇달아 임명한 것도 대법원 지형을 완전한 보수 우위로 굳히겠다는 의도와 무관하지 않다. 대법관은 종신직이다. 하지만 자신이 직접 뽑은 고서치로부터 ‘한 방’ 먹은 셈이 됐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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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존슨앤드존스, ‘인종차별 반대 반창고’ 출시…SNS에 사진 공개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스의 자회사 밴드에이드가 다양한 피부색을 아우르는 ‘인종차별 반대 반창고’를 내놓기로 했다. 밴드에이드는 12일(현지 시간)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살구색과 황토색, 짙은 갈색 등 5가지 색깔의 반창고 사진을 공개했다. 밴드에이드 측은 “다양한 피부의 아름다움을 담은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다양한 음영의 갈색 검은색을 표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인종차별과 폭력, 불의에 대항하는 흑인 동료, 협력자, 공동체와 연대한다”면서 이들에게 지지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밴드에이드는 2005년에도 다양한 피부색을 고려한 반창고를 출시했다. 일부 유색인종들이 왜 연분홍빛 반창고가 피부색에 맞는 기본 라인인지 의문을 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큰 호응을 얻지 못해 생산 라인이 중단됐다. 15년 동안 판매하지 않았지만 이번 인종 차별 반대 시위를 계기로 이 생산라인을 다시 가동하기로 했다. 밴드에이드 측은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측에 10만 달러를 기부할 계획이라고 인스타그램에 밝혔다. 밴드에이드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반창고 1000억 개 이상을 판매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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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사랑’ 리퍼트 前 대사, ‘구글러’로 변신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47·사진)가 ‘구글러(Googler)’로 변신했다. 9일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리퍼트 전 대사는 유튜브 아시아 대정부·정책 업무 총괄 담당으로 뽑혀 지난달 이미 싱가포르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그는 이곳에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각국 정부 및 정책 관련 업무를 맡는다.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등을 지낸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행정부 시절인 2014년 10월 역대 최연소(41세)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했다. 이듬해 3월 한 조찬 행사에서 김기종 씨가 휘두른 흉기에 얼굴 등 6곳에 중상을 입었다. 그는 당일 트위터에 한국 국민의 지지에 감동을 받았다며 한글로 “같이 갑시다!”라고 써 화제를 모았다. 그는 부임 중 태어난 아들과 딸의 중간 이름을 각각 ‘세준’ ‘세희’로 짓고 미국으로 귀국한 후에도 자녀에게 계속 한국어를 가르칠 정도로 한국에 많은 애정과 관심을 보였다. 한국프로야구와 두산 베어스의 열혈 팬으로도 유명하다. 미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종종 잠실야구장을 방문해 경기를 관람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출범으로 2017년 1월 대사직에서 물러날 때 “한국민의 환대를 뒤로하고 떠나기 쉽지 않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후 미 보잉의 외국 정부 업무 담당 부사장, 워싱턴 유명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고문 등으로 일했다.최지선 aurinko@donga.com·곽도영 기자}

    • 202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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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시위현장 10시간 청소 흑인청년에 쏟아진 ‘선물’

    미국의 인종차별 시위와 일부 시위대의 약탈 및 파괴 행위로 더러워진 길거리를 새벽 내내 청소한 뉴욕주 흑인 청년 앤토니오 귄 주니어(18)의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선행이 알려지자 한 주민은 스포츠카를 선물했고 그가 올가을 입학할 학교는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1일 오전 2시경(현지 시간) 미 뉴욕주 버펄로 베일리애비뉴. 버펄로가 고향인 귄 주니어는 몇 시간 전 일어난 시위로 곳곳에 유리조각과 쓰레기가 널려 있는 모습을 보고 새벽 청소를 결심했다. 그는 빗자루와 쓰레기봉투를 들고 홀로 거리로 나갔다. 그의 모습을 보고 뒤늦게 몇몇 이웃이 동참했지만 이미 상당 부분 치워진 상태였다. 귄 주니어는 약 10시간이 지난 이날 정오에 청소를 완료했다. 지역 언론이 이 사실을 보도하자 백인 사업가 맷 블록 씨(27)가 빨간 머스탱 스포츠카를 선물했다. 블록 씨는 CNN에 “귄 주니어가 페이스북에 자동차 구매 조언을 부탁하는 글을 올린 것을 봤다”고 차 선물의 이유를 설명했다. 기적은 또 다른 기적을 불렀다. 한 보험사는 귄 주니어의 자동차 보험 무료 가입 기간을 1년 연장해 주기로 했다. 그가 가을에 입학할 버펄로 메다일칼리지는 전액 장학금 지급을 결정했다. 귄 주니어는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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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北 위협에도 “남북합의 준수” 되풀이

    북한이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정부 대응을 비난하면서 연일 대남 비난 공세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정부는 “남북 간 합의사항을 준수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통일부는 7일 “정부의 기본 입장은 판문점 선언을 비롯한 남북 정상이 합의한 사항을 준수하고 이행해 나간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북한이 밝힌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는 북한의 위협에도 대북전단 금지법과 탈북민단체 설득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통일부는 심지어 이날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된 재판 결과 및 의미’라는 참고자료를 배포하며 대북전단 살포 금지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이 경찰과 군이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해 표현의 자유가 침해됐다며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4년 전 대법원에서 기각된 판례를 소개하면서 “대북전단 살포 행위는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 안전, 재산 보호를 침해하지 않아야 하며, 이를 벗어날 경우 법률로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분명한 건 평화는 굴종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관된 저자세로는 평화도, 비핵화도 앞당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도 5일(현지 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서 “사람은 누구나 국경에 상관없이 어떤 전달매체를 통해 정보와 생각들을 얻을 권리가 있다. 북한 주민은 그렇지 못한 현실을 살고 있다”며 이 권리가 세계인권선언 19조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신나리 journari@donga.com·최지선 기자}

    • 202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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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국무부 “한국, 수십년전 이미 어느 편에 설지 선택”

    미국 국무부가 “한국은 수십 년 전 이미 (미중 사이에서) 어느 편에 설지 선택했다”는 논평을 냈다. 이수혁 주미 한국대사가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는 나라”라고 말한 것에 대해 이례적으로 국무부 입장을 밝힌 것이다.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국에 미국의 입장을 지지해줄 것을 압박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5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 대사의 최근 발언에 대해 “한국이 수십 년 전 권위주의를 버리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였을 때 이미 어느 편에 설지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미 동맹은 강력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에 필수적”이라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적했듯이 우리는 한국과 좋은 파트너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최근 우리의 협력은 동맹의 힘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VOA는 “동맹국의 정책이나 개별 지침에 대해서 ‘해당 정부에 문의하라’는 답변으로 일관해온 미 국무부가 외교 당국자의 발언을 특정해 구체적인 논평을 내놓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수십 년 전’은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발언은 미 국무부가 2일 “미국은 우리와 중국 중 한쪽을 택할 것을 국가들에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의 선택을 자명한 것으로 규정했다고 이 방송은 해석했다. 앞서 이 대사는 3일 미중 갈등과 관련해 “일각에서 우리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우리는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아니라 이제는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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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위대 쫓기자 “우리집에 들어오세요”

    “이리 들어오세요! 서둘러요!” 1일 오후 8시 30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약 2km 떨어진 한 주택가. 인도계 남성 라훌 두베이 씨(44·사진)가 문을 활짝 열고 외쳤다. 이에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80여 명의 시위대가 우르르 몰려들었다. 검은 방탄복으로 무장한 경찰 진압대 수십 명이 집을 포위한 채 문을 열라고 했지만 그는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그는 통행금지가 풀린 2일 오전 6시에 집 문을 열고 시위대를 안전하게 돌려보냈다. CNN 등이 전한 사연은 왜 누리꾼이 두베이 씨를 ‘영웅’으로 칭송하는지 알려준다. 이날 그의 집 인근에서만 194명이 체포됐지만 집에 머문 사람들은 안전했다. 이 집에 숨었던 한 시위 참가자는 “경찰이 여러 방향에서 압박하며 쫓아왔다. 후추스프레이까지 뿌려 눈을 뜰 수 없었고 공포에 빠졌는데 두베이 씨 덕분에 체포를 피했다”고 했다. 두베이 씨는 “사람들이 쓰나미처럼 집 앞으로 밀려왔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특별히 한 일은 없고 시위대가 한 일이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부친은 19세 때 단돈 8달러를 들고 미국에 왔다. 그 역시 유색인종과 소수계의 힘든 상황을 잘 알고 있다. 두베이 씨는 에스콰이어지에 “13세 아들이 시위대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면 좋겠다. 그들이 물러서지 말고 평화적으로 시위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일부 시민은 그의 집 앞에 감사의 의미로 꽃을 놓았고, 다른 이들은 집 앞을 청소했다.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는 인종차별의 상징인 ‘로버트 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기로 했다. 19세기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맹 총사령관을 지낸 로버트 리 장군(1807∼1870)은 노예제를 옹호해 백인 우월주의를 상징하는 인물로 여겨졌다. 이 동상은 1890년 주도(州都) 리치먼드에 세워진 후 줄곧 철거 논란에 시달렸다. 지난달 25일 백인 경관의 강압 행위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씨(46) 사망에 분노한 시위대는 동상에 스프레이를 뿌렸다. 야당 민주당 소속의 흑인 시장 레바 스토니는 “리치먼드는 더 이상 남부연맹의 수도가 아니다. 다양성과 사랑으로 가득하다”고 철거 이유를 밝혔다. AP통신은 플로이드 씨 사망 직후 이달 4일까지 미 전역에서 1만 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2500여 명), 뉴욕(2000여 명), 워싱턴(400명) 등에서 특히 많은 이가 체포됐다고 덧붙였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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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집으로 들어오세요”…시위대 80명 피신시킨 인도계 남성 사연은?

    “이리 들어오세요! 서둘러요!” 1일 오후 8시 30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약 2km 떨어진 한 주택가. 인도계 남성 라훌 두베이 씨(44)가 문을 활짝 열고 외쳤다. 이에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80여 명의 시위대가 우르르 몰려들었다. 검은 방탄복으로 무장한 경찰 진압대 수십 명이 집을 포위한 채 문을 열라고 했지만 그는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그는 통행금지가 풀린 2일 오전 6시에 집 문을 열고 시위대를 안전하게 돌려보냈다. CNN 등이 전한 사연은 왜 누리꾼이 두베이씨를 ‘영웅’으로 칭송하는지 알려준다. 이날 그의 집 인근에서만 194명이 체포됐지만 집에 머문 사람들은 안전했다. 이 집에 숨었던 한 시위 참가자는 “경찰이 여러 방향에서 압박하며 쫓아왔다. 후추스프레이까지 뿌려 눈을 뜰 수 없었고 공포에 빠졌는데 두베이 씨 덕분에 체포를 피했다”고 했다. 두베이 씨는 “사람들이 쓰나미처럼 집 앞으로 밀려왔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특별히 한 일은 없고 시위대가 한 일이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부친은 19세 때 단돈 8달러를 들고 미국에 왔다. 그 역시 유색인종과 소수계의 힘든 상황을 잘 알고 있다. 두베이 씨는 에스콰이어지에 “13세 아들이 시위대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면 좋겠다. 그들이 물러서지 말고 평화적으로 시위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일부 시민은 그의 집 앞에 감사의 의미로 꽃을 놓았고, 다른 이들은 집 앞을 청소했다.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는 인종차별의 상징인 ‘로버트 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기로 했다. 19세기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맹 총사령관을 지낸 리 장군(1807~1870)은 노예제를 옹호해 백인 우월주의를 상징하는 인물로 여겨졌다. 이 동상은 1890년 주도(州都) 리치먼드에 세워진 후 줄곧 철거 논란에 시달렸다. 지난달 25일 백인 경관의 강압 행위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 사망에 분노한 시위대는 동상에 스프레이도 뿌렸다. 야당 민주당 소속의 흑인 시장 레바 스토니는 “리치몬드는 더 이상 남부연맹의 수도가 아니다. 다양성과 사랑으로 가득하다”고 철거 이유를 밝혔다. AP통신은 플로이드 사망 직후 이달 4일까지 미 전역에서 1만 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2500여명), 뉴욕(2000여명), 워싱턴(400명) 등에서 특히 많은 이가 체포됐다고 덧붙였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0-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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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위에 강경대응 美국방장관, 선 넘었다”

    미국 정부가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주 방위군은 물론이고 연방군까지 동원하는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것을 두고 군 안팎에서 비판이 거세다. 보수 성향의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2일(현지 시간) 제임스 밀러 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시위대 무력 해산에 반대하며 국방부 산하 국방과학위원회(DSB) 위원직을 사임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공개한 사직서에서 그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선서를 어기고 선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에스퍼 장관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인근 세인트존스 교회를 찾았을 때 함께 걸어서 이동하며 힘을 실어줘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이날 “어디로 향하는지 몰랐고 (시위대 해산) 계획도 전혀 몰랐다”고 NBC뉴스에서 해명했다. 에스퍼 장관은 또 주지사들에게 “전쟁터(battlespace)를 장악해야 한다”고 표현해 논란을 빚었다. 밀러 전 차관은 “당신(에스퍼 장관)은 대통령의 형편없는 권력 사용 지시에 저항하지 않고 지지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마틴 뎀프시 전 합참의장은 트위터에 “미국은 전쟁터가 아니고 시민은 우리의 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토니 토머스 예비역 장군도 “내전이나 적 침공이 아니고서야 미국이 전쟁터라는 말을 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부시 전 대통령도 2일 성명에서 “인종주의를 어떻게 끝낼 수 있는가. 유일한 방법은 상처받고 비통에 잠긴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0-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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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시위 진압에 연방군 까지…강경 대응 방침에 군 안팎 비판 거세

    미국 정부가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주 방위군은 물론 연방군까지 동원하는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것을 두고 군 안팎에서 비판이 거세다. 보수 성향의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2일(현지 시간) 제임스 밀러 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시위대 무력 해산에 반대하며 국방부 산하 국방과학위원회(DSB) 위원직을 사임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공개한 사직서에서 그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선서를 어기고 선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에스퍼 장관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인근 세인트존스 교회를 찾았을 때 함께 걸어서 이동하며 힘을 실어줘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이날 “어디로 향하는지 몰랐고 (시위대 해산) 계획도 전혀 몰랐다”고 NBC뉴스에서 해명했다. 에스퍼 장관은 또 주지사들에게 “전쟁터(battlespace)를 장악해야 한다”고 표현해 논란을 빚었다. 밀러 전 차관은 “당신(에스퍼 장관)은 대통령의 형편없는 권력 사용 지시에 저항하지 않고 지지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마틴 뎀프시 전 합참의장은 트위터에 “미국은 전쟁터가 아니고 시민은 우리의 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토니 토머스 예비역 장군도 “내전이나 적 침공이 아니고서야 미국이 전쟁터라는 말을 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부시 전 대통령도 2일 성명에서 “인종주의를 어떻게 끝낼 수 있는가. 유일한 방법은 상처받고 비통에 잠긴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라며 “그 목소리를 침묵시키려 하는 이들은 미국이 어떻게 더 나은 곳이 되는지를 모른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통합과 공감을 강조했다는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선동적 수사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WP는 지적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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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폭동 재연될라” 총기 사는 교민들

    1일(현지 시간) 오후 4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 갤러리아백화점 앞. 평소라면 쇼핑객으로 붐볐을 이곳을 군 병력이 메우며 긴장감이 감돌았다. 방탄헬멧과 소총으로 무장한 이들은 짝을 지어 주요 길목을 지켰다. 쇼핑몰 입구는 5명이 줄지어 경비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군용트럭 3대가 쇼핑몰 근처 길가에서 대기했다. 한인타운을 순찰하는 군용차도 곳곳에서 보였다. 미국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일주일째에 접어들면서 한인사회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LA한인타운에는 주 방위군이 투입됐다. 상점 약탈을 막고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LA한인상공회의소와 총영사관이 주 방위군을 서둘러 요청해 받아냈다. 이날 오후 1시 반경 LA카운티, LA경찰, LA한인회 등 40여 명은 온라인 화상회의를 열고 경비 대책을 논의했다. LA경찰은 “우리가 한인을 지킬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불안감을 이기지 못해 총기를 구매하는 교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날 찾은 한인타운 인근 총포상에는 10여 명이 줄을 서서 입장 차례를 기다렸다. 1992년 ‘LA폭동’이 한인사회에 깊은 트라우마를 남겼기 때문이다. 당시 흑인과 백인 간 인종 갈등 불똥이 한인사회에 튀었다. 격분한 흑인들이 한인 상점 2300여 곳을 약탈했고, 한인타운 90%가 파괴되며 3억5000만 달러의 피해를 입었다. 당시 LA폭동을 겪은 한 교민은 “폭도들은 극한상황이 되면 다 뺏어간다. 그래서 옛날(LA폭동)을 겪어본 사람들이 총을 사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찰이 베벌리힐스만큼 한인타운을 지켜줄지 여전히 의문”이라고 했다. 반면 한 70대 교민은 “옛날과 달리 나라에서 지켜주는 것 같아 안심이 된다”고 했다. LA카운티와 한인회에서는 총기 구입 자제를 요청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2일 현재까지 집계된 한인 상점 피해는 총 79건으로 전날(26건)보다 3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도시별로는 필라델피아 50건, 미니애폴리스 10건, 롤리 5건, 애틀랜타 4건 등이다. 한인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로스앤젤레스=윤수민 특파원 soom@donga.com / 최지선·신나리 기자}

    • 202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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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엎친 데 정치갈등 덮쳐… 혼돈의 브라질

    브라질 정국이 전염병 확산에 정치적 혼란이 겹치며 격랑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50만 명을 넘은 가운데 대통령 탄핵 찬반 시위대가 처음으로 충돌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브라질 상파울루 등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와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동시에 벌어졌다. 반정부 시위대 수백 명은 “민주주의!”를 외치며 평화롭게 행진했으나 친정부 시위대와 마주치자 욕설과 주먹질을 주고받으며 충돌을 빚었다. 경찰은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쏘며 해산을 시도했다. 블룸버그는 이 시위에서 최소 5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최근 정부를 향한 불만이 쌓이면서 브라질 전역에서 반정부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 실패, 기행, 막말 등으로 민심을 잃었다. 반부패 상징인 세르지우 모루 법무부 장관은 그의 직권 남용을 폭로하며 사임했다. 지난달 27일엔 대통령 측근들이 입법·사법부 구성원에 대한 가짜 뉴스를 퍼뜨린 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해 여론이 더욱 악화됐다. 대통령 지지자들은 군부를 동원해 반정부 세력을 진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맞대응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3일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자신의 지지 집회에 참석해 “군부는 우리 편”이라고 압박했다. 31일 집회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등장한 그는 지지자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준 뒤 말을 타고 행진하는 ‘기행(奇行)’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29일 전·현직 군 장성은 군부의 정치 개입을 촉구하는 대통령 지지 세력에 “반민주적 주장”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영국 BBC 등은 탄핵 위기에 몰린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갈등을 조장해 탄핵 위기를 돌파하려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자신이 반정부 세력으로부터 공격받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 지지층의 결집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향후 정국은 안갯속이다. 현재 브라질 하원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서가 35건 이상 접수돼 있다. 하원의장에게 탄핵 절차 개시 권한이 있지만 여론은 팽팽하다. 지난달 30일 로이터통신은 25, 26일 2069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 탄핵 찬성 50%, 반대 48%였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확산세는 잡히지 않고 있다. 브라질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지난달 22일부터 세계 2위를 유지하고 있다. 1일(오후 5시 기준) 확진자 51만4000명, 사망자 2만9000명을 넘어섰다.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실제 감염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를 축소하고 지속적으로 관련 지침을 어겨 빈축을 산 바 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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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 정국 격랑 속으로…대통령 탄핵 찬반 시위대 첫 충돌

    브라질 정국이 전염병 확산에 정치적 혼란이 겹치며 격랑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50만 명을 넘은 가운데 대통령 탄핵 찬반 시위대가 처음으로 충돌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브라질 상파울루 등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와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동시에 벌어졌다. 반정부 시위대 수백 명은 “민주주의!”를 외치며 평화롭게 행진했으나 친정부 시위대와 마주치자 욕설과 주먹질을 주고받으며 충돌을 빚었다. 경찰은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쏘며 해산을 시도했다. 블룸버그는 이 시위에서 최소 5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최근 정부를 향한 불만이 쌓이면서 브라질 전역에서 반정부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 실패, 기행, 막말 등으로 민심을 잃었다. 반부패 상징인 세르지우 모루 법무부 장관은 그의 직권 남용을 폭로하며 사임했다. 지난달 27일엔 대통령 측근들이 입법·사법부 구성원에 대한 가짜 뉴스를 퍼뜨린 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해 여론이 더욱 악화됐다. 대통령 지지자들은 군부를 동원해 반정부 세력을 진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맞대응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3일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자신의 지지 집회에 참석해 “군부는 우리 편”이라고 압박했다. 31일 집회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등장한 그는 지지자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준 뒤 말을 타고 행진하는 ‘기행(奇行)’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29일 전·현직 군 장성은 군부의 정치 개입을 촉구하는 대통령 지지 세력에 “반민주적 주장”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영국 BBC 등은 탄핵 위기에 몰린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갈등을 조장해 탄핵 위기를 돌파하려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자신이 반정부 세력으로부터 공격받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 지지층의 결집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향후 정국은 안갯속이다. 현재 브라질 하원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서가 35건 이상 접수돼 있다. 하원의장에게 탄핵 절차 개시 권한이 있지만 여론은 팽팽하다. 지난달 30일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25~26일 사이 2069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 탄핵 반대 50%, 찬성 46%였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확산세는 잡히지 않고 있다. 브라질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지난달 22일부터 세계 2위를 유지하고 있다. 1일(오후 5시 기준) 확진자 51만4000명, 사망자 2만9000명을 넘어섰다.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실제 감염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를 축소하고 지속적으로 관련 지침을 어겨 빈축을 산 바 있다.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 20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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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진 플로이드 지인들 “그는 친절한 거인”

    지난달 25일 위조지폐 사용 혐의를 받은 후 백인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숨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씨(46)의 개인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m가 넘는 거구인 그가 늘 온화하고 친절했으며 지인들 또한 그를 ‘친절한 거인(Gentle Giant)’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남부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태어난 플로이드는 직계가족 외에도 두 이모, 여러 명의 이종사촌 등이 있는 대가족 집안에서 자랐다. 고등학교 때 미식축구 선수, 대학 때는 농구 선수로 뛰었다. 대학 졸업 후 프로 선수로 데뷔하지 못했다. 고교 시절 친구인 시릴 화이트 씨는 “타고난 코미디언이었고 온화한 거인이었다”며 “경찰이 그를 버려지는 쓰레기처럼 취급했다. 최악이다”라고 한탄했다. 2018년 미니애폴리스로 이주한 플로이드는 ‘콩가라틴비스트로’란 식당에서 경비원으로 일했다. 식당 주인 조바니 툰스트롬 씨는 “아무도 그에 대해 나쁜 말을 하지 않았다. 누구와도 시비가 붙지 않았고 무례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최근 이 식당이 휴업에 돌입하자 새 직장을 구하려고 노력하는 등 플로이드가 늘 열심히 살았다고도 강조했다. NYT는 플로이드와 그를 사망케 한 백인 경찰 데릭 쇼빈 씨(44)가 지난해 미니애폴리스의 한 클럽에서 같이 근무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이 당시 교류가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경찰은 업무 외 시간에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있다. 뉴욕포스트는 쇼빈 씨의 아내 켈리 씨가 남편에게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고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켈리 씨는 변호사를 통해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유가족과 이 비극을 슬퍼하는 모든 이에게 지지를 보낸다”고 이유를 밝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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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해경찰 솜방망이 처벌?… 美 ‘과도한 면책권’ 논란

    비무장 상태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지는 미국인이 증가하는 배경에 ‘공무원 면책권’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총기 소유가 허용되고 적은 수의 공권력이 광대한 국토를 담당하며, ‘변호사 천국’으로 불릴 만큼 각종 소송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만들어졌지만 취지와 달리 유색인종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 연방대법원은 1967년 “선의로 법을 위반한 공무원은 면책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판시했다. 2015년에는 “상식적인 사람이 알 만큼 명확하게 수립된 법 및 헌법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 공무 중 행위와 관련해 기소되지 않을 권리”라고 해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015년 이후 경찰의 총격으로 숨진 사람을 인구 100만 명당 비율로 따지면 흑인이 30명으로 백인(12명)보다 훨씬 많았다. 하지만 2009∼2010년 미 경찰 비위 3238건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기소된 경찰관 중 유죄를 선고받은 사람은 33%였고, 이 중 36%만 실형을 살았다. 각각 같은 기간 일반인의 유죄 및 실형 선고 비율의 절반에 불과하다. 면책권은 2014년 역시 비무장 상태에서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진 뉴욕의 흑인 남성 에릭 가너 사건에서도 논란이었다. 당시 경찰은 천식 환자였던 가너가 “숨을 못 쉬겠다”고 외쳤는데도 목조르기를 풀지 않았다. 이 경찰은 5년이 흐른 2019년에야 파면됐다. 검찰은 “법을 어겼거나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불기소했다. 대법원은 2013년 캘리포니아주에서도 불법 도박장 운영 혐의를 받는 피의자들의 집을 수색하다 22만 달러(약 2억7000만 원)를 빼돌린 경찰들에게 ‘적용할 법률이 없다’며 소송을 기각했다. 2004년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과속한 임신 7개월 된 흑인 여성에게 테이저건을 쏜 경찰 역시 “명백한 법률 위반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조지 플로이드 씨 사망과 연관된 데릭 쇼빈 경관은 이례적으로 사건 직후 3급 살인죄로 기소됐다. 19년간 경찰로 근무한 그는 이번 사건 외에도 최소 2차례 용의자를 총으로 쐈고 이 중 한 명은 숨졌다. 또 근태 불량, 과도한 공권력 행사까지 총 17차례 고소 및 고발을 당했으나 불과 1차례 견책을 받았을 뿐 어떤 징계도 받지 않았다. 이번에도 그가 면책권을 통해 가벼운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1차 부검 결과 플로이드의 직접 사인(死因)이 경찰관의 제압으로 인한 교살 및 질식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쇼빈 경관에게 제기된 살인 혐의를 희석시킬 수 있어 유가족과 흑인단체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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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도한 ‘공무원 면책권’이 美경찰 만행 불러?…“유색인종 탄압 수단 변질”

    비무장 상태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미국인이 속출하는데도 비슷한 사태가 끊이지 않는 이면에 과도한 ‘공무원 면책권’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총기 소유가 허용되고 적은 수의 공권력이 광대한 국토를 담당하며, ‘변호사 천국’으로 불릴 만큼 각종 소송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만들어졌지만 도입 취지와 달리 유색인종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 연방대법원은 1967년 “선의로 법을 위반한 공무원은 면책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처음 판시했다. 2015년에는 “상식적인 사람이 알 만큼 명확하게 수립된 법 및 헌법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 공무 중 행위와 관련해 기소되지 않을 권리”라고 해석했다. 이 ‘명확하게 수립된(clearly established)’ 권리란 표현이 경찰의 면죄부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USA투데이는 지난달 25일 비무장 상태에서 백인 경찰 데릭 쇼빈(44)의 강압 행위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46) 사건을 거론하며 “미 경찰들은 면책권 덕분에 법이 자신들에게 적용되지 않는 듯 행동한다”고 비판했다. 최초의 히스패닉계 대법관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 역시 “경찰에게 완벽한 보호막이 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015년 이후 경찰의 총격으로 숨진 사람을 인구 100만 명당 비율로 따지면 흑인이 30명으로 가장 많다. 백인(12명)의 2.5배다. 2009~2010년 미 경찰 비위 3238건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기소된 경찰관 중 유죄를 선고받는 사람은 33%에 불과하고, 이 중 36%만 실형을 살았다. 각각 같은 기간 일반인의 유죄 및 실형 선고 비율의 절반에 불과하다. 면책권은 2014년 비무장 상태에서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진 뉴욕 흑인 남성 에릭 가너 사건에서도 논란이었다. 당시 경찰은 천식 환자였던 가너가 “숨을 못 쉬겠다”고 외쳤는데도 목조르기를 풀지 않았다. 이 경찰은 5년이 흐른 2019년에야 파면됐다. 검찰은 “법을 어겼거나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대법원은 2013년 캘리포니아주에서도 불법 도박장 운영 혐의를 받는 피의자들의 집을 수색하다 22만 달러(약 2억7000만 원)를 빼돌린 경찰들에게 ‘명백한 법률이 없다’며 소송을 기각했다. 2004년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과속한 7개월 흑인 임산부에게 테이저건을 쏜 경찰 역시 “명백한 법률 위반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플로이드 사망에 연관된 쇼빈 경관은 이례적으로 사건 발생 직후 3급 살인죄로 기소됐다. 19년간 경찰로 근무한 그는 플로이드 사건 외에도 최소 2차례 동안 용의자를 총으로 쐈고 이중 한 명은 숨졌다. 또한 쇼빈 경관은 근태 불량, 과도한 공권력 행사까지 총 17차례 고소 및 고발을 당했으나 불과 1차례 견책을 받았을 뿐 어떤 징계도 받지 않았다. 이번에도 그가 면책권을 통해 가벼운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전직 경찰서장은 “19년 근무기간 동안 1년에 1번꼴로 문제를 일으킨 것은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1차 부검 결과 플로이드의 직접 사인(死因)이 경찰관의 제압으로 인한 교살 및 질식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쇼빈 경관에게 제기된 살인 혐의를 희석시킬 수 있어 유가족과 흑인 시민단체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향후 재판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 2020-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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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포커스]극심한 빈부격차-본토에 대한 반감 겹쳐, 젊은이들 거리로

    ‘향기 나는 항구(香港)’란 뜻의 홍콩에 최루탄 냄새가 가득하다. 28일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미국과 중국이 사실상 신(新)냉전에 돌입한 가운데 유혈사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규모 반중 시위도 잇따라 열린다. 홍콩 시위대는 다음 달 4일과 9일 각각 톈안먼 사태 31주년과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 1주년을 맞아 집회를 예고했다. 중국도 강경 진압을 불사할 태세다. 지난해 3월 홍콩 당국의 송환법 입법 예고로 시작돼 1년 3개월 넘게 이어진 반중 시위의 주 원인은 물론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약속 파기다. 그 이면에는 1842년 영국의 식민통치 이후부터 약 180년간 누적된 극심한 빈부격차, 세대 및 이념 갈등이 자리한다. 이 내부 갈등이 지정학적 긴장과 맞물려 반중 시위의 평화적 해결을 더 어렵게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세계 최고 수준의 집값, 치솟는 생활비, 중국 본토인과의 취업 경쟁 등 불평등 문제가 특히 젊은이들을 시위로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빈부격차 세계 최고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홍콩 상위 50대 부호의 자산은 총 3080억 달러(약 382조 원)로 홍콩 경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한 달 4000홍콩달러(약 64만 원) 미만을 버는 빈곤층은 인구 740만 명의 20%인 137만 명에 이른다. 극심한 빈부격차는 대표적 양극화 지표인 지니계수로도 확인할 수 있다. 홍콩 통계청이 5년마다 발표하는 이 수치는 1976년 0.429였지만 반환 직전인 1996년 0.518을 기록해 처음 0.5를 돌파했다. 이후 내내 상승 곡선을 그려 2016년 45년 만의 최고치인 0.539로 치솟았다. 지니계수가 0.4를 넘으면 매우 불평등한 사회, 0.5를 넘으면 언제든 폭동이 일어날 수 있는 사회로 분류된다. 0.5를 넘는 국가는 아프리카 잠비아, 중남미 온두라스 등 주로 최빈국이다. 1인당 평균 소득이 4만8000달러(약 6000만 원)인 홍콩의 지니계수가 24년째 0.5를 넘는다는 점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주원인은 천문학적인 집값이다.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의 평균 집값은 123만5220달러(약 14억 원)를 기록했다. 일반 직장인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21년을 모아야 한국의 아파트에 해당하는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홍콩 아파트의 평균 임대료는 미국 최대 도시 뉴욕보다 27% 비싸다. 미 컨설팅 기업 데모그라피아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은 10년 연속 세계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도시에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도 최저 임금은 시간당 4.82달러(약 6025원)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2004∼2018년 홍콩의 명목 임금은 63% 올랐지만 월세는 177% 상승했다. 특히 40m² 이하 소형 아파트 가격은 무려 420% 뛰었다. 낮은 소득과 저조한 임금상승률이 치솟는 부동산 관련 비용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이 돈이 없는 극빈층은 ‘관(棺)’ 혹은 ‘새장’으로 불리는 1m² 크기의 철제 소형 주거지에서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 있다. 곳곳의 맥도널드 가게에서 음식을 시키지 않고 잠을 자는 소위 ‘맥난민’도 수두룩하다.○ 저임금 구조의 고착화+부실한 복지 체계유례없는 빈부격차는 홍콩의 근현대사와 관련이 있다. 19세기 초 홍콩은 인구 약 6000명의 작은 어촌이었다. 아편전쟁에서 패한 중국이 1842년 홍콩을 영국에 할양했고 제2차 세계대전 직전에는 인구가 25만 명으로 늘었다. 이때 역시 대다수가 서민층이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등장하자 본토의 부유층이 홍콩으로 대피했다. 1960년대에는 문화대혁명을 피해 저임금 노동자들이 몰려왔다. 이들은 식당이나 건설현장에서 홍콩인보다 싼값을 받고 일하며 저임금 구조를 고착화했다. 1997년 반환 후에는 중국 대자본과 노동자가 동시에 밀려들었다. 현 인구 740만 명 중 13%가 본토인이며, 지금도 하루 평균 150명의 중국인이 홍콩으로 이주하고 있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은 “영국 식민통치로 불평등 구조가 자리 잡은 와중에 2차 세계대전 이후 본토에서 두 번이나 저임금 노동자가 대규모로 이주해 오면서 홍콩의 저숙련 노동자 상당수가 실직했다. 자리를 지킨 사람은 기존보다 더 낮은 임금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불평등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성장 과실이 소수 부유층에 쏠린 점도 문제로 꼽힌다. 영국 통치 시절부터 홍콩은 소득세와 법인세가 매우 낮고 양도소득세, 상속세 등은 아예 없었다. 세계 각국의 부자와 기업을 끌어들여 ‘아시아 금융허브’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연간 과세소득이 200만 홍콩달러 이하인 기업은 불과 8.25%의 법인세를 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1.5%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로 인한 세수(稅收) 부족 등으로 사회복지 정책은 상당히 뒤떨어져 있다. 영국 구호기구 옥스팜이 발표한 홍콩 불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홍콩 정부의 공공지출에서 사회복지와 보건지출 비중은 각각 14.8%, 14.3%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한국(28.0%, 19.2%), 일본(37.2%, 24.2%), 호주(32.3%, 16.3%) 등 다른 OECD 회원국과 비교하면 세계 최하 수준이라고 옥스팜은 지적했다.○ “홍콩은 본토의 약국이 아니다” 중국인과 중국 자본이 홍콩 경제를 급속도로 잠식하고 있다는 점 역시 홍콩인의 불안을 증폭시킨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1997년 홍콩 증시의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중국 기업의 비중이 20% 미만이었지만 현재 60%를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증시 상위 10대 기업 중 텐센트, 건설은행, 핑안보험 등 6개가 중국 기업이다. 반환 직전인 1996년 홍콩의 국내총생산(GDP)은 1597억 달러로 중국(8637억 달러)의 18.5% 수준이었다. 2018년 이 비중은 2.4%로 급감했다. 급증한 중국 본토 출신 관광객은 홍콩 상권도 뒤흔들었다. 본토인들의 대규모 투자로 부동산값과 임대료가 급상승한 와중에 2000년대 들어 홍콩의 오래된 상점들이 약국과 금은방으로 업종을 바꾸는 현상 또한 뚜렷하다. 본토인들이 가짜가 판치는 중국 대신에 믿을 수 있는 홍콩에서 의약품과 보석류를 싹쓸이하자 이 고객을 상대로 장사를 하려는 것이다. 일부 상점은 내놓고 홍콩인보다 본토인을 우대한다. 한때 본토인의 홍콩 출산까지 급증해 분만실 부족 현상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2004년 가짜 분유,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을 겪은 중국 소비자들은 홍콩 분유도 대거 사들였다. 분유 파동으로 홍콩 내 분유가 동나는 상황 등이 발생하자 젊은이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졌다. 홍콩 당국이 석연찮은 이유를 들어 반중파 의원의 자격을 박탈하거나 일부 홍콩 영토에서 본토 법을 적용하는 일도 발생했다. 장정아 인천대 교수(중국학)는 “지속적으로 쌓여온 여러 방면의 갈등이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2014년 우산혁명, 지난해 송환법 반대, 지금의 국가보안법 반대 시위 등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세대 갈등도 심각 부(富), 나이, 홍콩 유입 시점 등에 따라 홍콩의 앞날과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각양각색으로 다르다는 점도 홍콩의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우산혁명 이후 반중 시위를 주도해 온 민주화 세력은 주로 고학력 젊은층이다. 반면 저소득 저학력층은 중국과의 갈등이 심해지고 시위가 격화될수록 생계에 지장을 받는다. 지난해 송환법 반대 시위 당시 경찰과의 물리적 대치를 주도한 대학생들은 “중국의 탄압에 맞서려면 과격 시위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한다. 기성세대는 대부분 이를 반대한다. 또한 기성세대는 영국이란 든든한 우산 아래에서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리며 고도성장을 구가한 기억이 생생하다. 이들은 현실적으로 중국이라는 패권국의 위상을 무시할 수 없다며 “중국을 거부하면 먹고살 길이 막막하다”고 본다. 1년 넘게 이어진 반중 시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소상공인의 생계가 특히 타격받고 있다는 점도 무관하지 않다. 반면 고학력 젊은층은 본토인이 자신의 일자리를 다 빼앗는다고 느낀다. 월급이 많은 금융, 정보기술(IT) 등 소수의 화이트칼라 직업을 가지려면 본토인과 경쟁해야 한다. 게다가 삶에서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을 빼놓을 수 없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이들에게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을 금지한 중국의 조치는 엄청난 공포와 반발을 안긴다. 1997년 반환 전후로 태어난 소위 ‘반환둥이’들이 특히 이런 경향을 보인다. 이들은 자신을 ‘중국인’이 아닌 ‘홍콩인’으로 규정한다. 지난해 6월 홍콩대 조사에서 18∼29세 시민 75%가 “나는 홍콩인”이라고 답했다. 10대 시절 ‘학민사조’란 학생단체를 조직해 우산혁명을 주도했고 지금도 반중 시위의 선봉에 선 조슈아 웡(24), 아그네스 차우(24), 네이선 로(27) 등은 중국의 위상과 힘이 아무리 커져도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라는 홍콩의 기본 이념이 훼손돼선 안 된다고 여긴다. 웡이 “나도 중국이 두렵다. 하지만 민주주의를 뺏긴 홍콩에 사는 건 더 두렵다”고 외치는 이유다.○ 신냉전 최전선이 와중에 미국과 중국은 홍콩, 코로나19 발원지 등을 둘러싸고 사실상 신냉전을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한 홍콩의 정정 불안도 극대화됐다. 지난해 송환법 반대 시위 과정에서 2600명 이상이 다치고 8000명 이상이 체포됐다. 올해는 미중 갈등이 심각해 중국이 미국에 본때를 보여주려는 의도에서라도 더 거칠고 강경한 진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올해 반중 시위의 1차 분수령은 다음 달 4일 톈안먼 사태 31주년 기념 시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준영 교수는 “지난해 송환법 시위에 740만 인구 중 최고 200만 명이 몰려나온 만큼, 올해 시위에서도 200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모이면 국제사회와 중국에 시위의 정당성을 강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9월에는 한국 국회의원 선거에 해당하는 입법위원회 선거도 치러진다. 지난해 구의원 선거에서 반중파(민주파)가 선전한 만큼 올해 선거에서도 반중파가 다수를 차지하면 반중 시위가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984년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은 반환을 주저하던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에게 “나를 믿어라. 50년의 자치를 보장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반환 협정을 체결했다. ‘홍콩은 홍콩인이 다스린다’는 ‘항인치항(港人治港)’, 높은 수준의 자치를 보장한다는 ‘고도자치(高度自治)’, ‘일국양제’ 3원칙을 지키겠다는 의미였다. 중국은 “반환 20년 후인 2007년부터 행정장관 직선제를 실시하겠다”고도 했다. 중국은 이 약속을 전혀 지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갈수록 통제와 탄압을 강화하고 있다. 친중파 의원이 대다수인 홍콩 입법회(의회)는 2003년 일찌감치 현재의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려고 했다. 이때도 중국이 배후에 있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중국은 2011년 공산당에 맹목적 충성을 강조하고 텐안먼 사태를 다루지 않는 ‘국민교육’을 홍콩 교과서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려 했다. 2014년에는 행정장관 직선제 도입 약속도 철회했다. 프랑스 일간지 라크루아는 “중국이 홍콩의 자유를 빼앗는다면 1989년 독일 베를린 장벽 붕괴처럼 현대사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이번에는 홍콩인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최지선 aurinko@donga.com·구가인 기자}

    • 2020-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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