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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같아서는 매년 두 자릿수(퍼센트)로 올리고 싶지만….”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평소 최저임금 관련 질문을 받으면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이렇게 토로한다. 올해는 이 장관의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갈수록 뜨거워지는 최저임금 논란에 정치권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현재 6030원(시급)인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8000원 이상으로 올리고, 근로장려세제(빈곤층 근로자에 대한 현금 지원)를 확대해 9000원까지 체감 효과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020년까지, 정의당은 2019년까지 1만 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매년 8%, 더민주당은 매년 14%, 정의당은 매년 18% 이상을 인상해야 공약 달성이 가능하다. 최저임금 인상은 세계적인 ‘대세’다. 미국의 뉴욕과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최저임금을 시급 15달러(약 1만7000원)로 올렸고, 영국은 이달 1일부터 25세 이상 근로자의 최저임금을 7.2파운드(약 1만1700원)로 정했다. 영국은 최근 3년간 전체 인상액에 버금가는 금액을 한 번에 올렸지만 5년 내에 9파운드(약 1만4700원)까지 더 높일 계획이다. 일본도 시급 1000엔(약 1만600원)을 목표로 올해부터 매년 3%씩 인상해 나가기로 했다. 이쯤 하면 우리도 이런 대세에 적극 동참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야가 간과한 게 있다.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다. 최저임금 근로자 대부분을 이들이 고용하고 있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 시 가장 큰 피해를 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28.2%로 터키(37.1%), 그리스(36.8%), 멕시코(33.7%)에 이어 4위지만 영국은 14.6%, 일본은 11.8%, 미국은 6.8%에 불과하다. 영국 미국 일본은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도 피해가 적지만 한국은 피해를 보는 계층이 많다는 얘기다. 더구나 한국의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은 내수 경기 침체와 대기업의 ‘갑질’로 이미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최저임금까지 대폭 인상되면 문을 닫는 곳이 늘어날 수도 있다. 최저임금은 노동계 9명, 경영계 9명, 공익위원 9명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토론과 협상을 거쳐 결정한다. 토론과 협상은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소득 격차 등 ‘팩트’에 근거해 진행돼야 한다. 하지만 올해는 여야의 공약이 최저임금위를 향한 ‘외압’이 되고 말았다. 객관적 근거에 바탕을 둔 토론과 협상으로 결정돼야 할 최저임금이 정치에 매몰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정치권이 간과한 게 또 있다. 올해 최저임금 수혜 대상 근로자는 342만 명. 이 가운데 약 200만 명은 여전히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받는다. 최저임금 인상 못지않게, 최저임금을 제대로 받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저임금 협상에 개입하는 것보다 법이 보장한 최저임금을 제대로 받게 하는 것. 정치권은 이 부분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유성열 정책사회부 기자 ryu@donga.com}
한국의 연간 최저임금 상승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지만, 소득 격차 해소에는 기여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OECD 국제비교 시사점’에 따르면 2001~2014년 한국의 실질 최저임금(구매력평가 환율 적용)은 73.0% 증가해 비교 대상 22개 국가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터키가 69.8%로 2위였고, 폴란드(62.4%), 헝가리(43.8%)가 뒤를 이었다. 한국은 2010~2014년 사회보장지출 증가율도 15.6%로 비교 대상 24개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다. 2위는 호주(10.5%), 3위는 핀란드(8.0%)였고 노르웨이(―1.8%), 독일(―3.7%), 캐나다(―5.0%), 헝가리(―6.0%) 등은 사회보장지출이 오히려 감소했다. 하지만 임금격차는 한국이 여전히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임금 분포를 10분위로 나눠 최하위층 소득 대비 최상위층 소득의 배율(임금 10분위수 배율)을 조사했더니 한국은 4.70으로 비교 대상 21개국 가운데 미국(5.08)과 칠레(4.72)에 이어 3위로 나타났다. 특히 2014년 500인 이상 대기업의 임금 수준은 상용근로자 10~29인 중소기업의 약 2배(194.0%)였다. 1993년(130.2%)보다 격차가 더 확대된 것이다. 이는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리고, 사회보장 지출을 많이 늘렸어도 임금 격차와 소득 격차를 해소하지 못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고용부 측은 설명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노동시장의 과실이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상위 10% 계층에만 집중돼 최저임금 인상이나 사회보장 지출 확대의 효과가 상쇄된 것”이라며 “고소득 근로자의 임금인상 자제와 임금체계 개편 등 노동개혁 실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앞으로 상시, 지속적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기간제) 근로자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돼야 한다. 정규직 전환 시 기간제 근무 경력도 인정되며 복리후생도 정규직과 동일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기간제 근로자 고용 안정 가이드라인’을 8일부터 시행한다고 7일 밝혔다. 노동 4법이 통과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동시장 이중 구조 해소책의 하나로 가이드라인을 시행해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이끌겠다는 의도다. 가이드라인은 일단 ‘상시, 지속적 업무’를 과거에 2년 이상 이어졌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필요한 업무로 규정했다. 예를 들어 현재 사무보조원을 기간제로 쓰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 업무가 과거와 미래에도 2년 이상 지속된다면 사실상 정규직에 준하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무기계약직 전환 후에는 기간제 근무 경력이 반영되고 명절선물이나 작업복, 출장비, 통근버스, 체력단련장 이용, 식대 등 각종 복리후생을 정규직과 똑같이 받아야 한다. 무기계약직에게 정규직과 다른 작업복을 입히면 안 되는 것이다. 고용부는 지난해 7월 제정된 사내하도급 근로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도 일부 개정해 하청 근로자 보호 의무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하청 근로자의 임금 등을 비슷한 업무를 하는 원청 근로자보다 현저히 낮게 지급하는 것이 금지된다. 또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대금 직불제’(광역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원청을 거치지 않고 하도급업체에 대금을 직접 지급하는 제도)를 시행해 올해 공공발주 공사액의 절반(약 16조 원)에 적용토록 했다. 고용부는 올해 사업장 1만2000곳을 근로감독하면서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철저히 점검할 방침이다. 위반 사업장이 발견되면 시정명령 등 행정지도를 내리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특별근로감독 등을 통해 사법 처리도 진행할 계획이다. 고영선 고용부 차관은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 불안을 개선하는 한편 기업 경쟁력을 높여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산업현장 노사의 자발적인 참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내년도 최저임금을 논의하는 노사정(勞使政) 협상이 7일 본격 시작됐다. 특히 올해는 정치권까지 최저임금 논란에 뛰어들어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한 논쟁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1차 전원회의를 열고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요청한 2017년도 최저임금 심의 요청서를 상정했다. 최저임금위는 앞으로 서울, 안양, 천안, 전주 등 4개 지역을 현장 방문해 노사 및 근로감독관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전문위원회의 생계비, 임금실태 심사 이후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예정이다. 최저임금은 국가가 임금의 하한선을 정해 사용자가 이 이상을 지급토록 하고, 만약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제도다. 노동계 9명, 경영계 9명, 공익위원 9명으로 구성된 27명의 최저임금위가 결정한다. 관련법상 심의, 의결 시한은 고용부 장관이 심의 요청을 한 날부터 90일 이내인 6월 28일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간 법정 시한 내에 의결을 한 적은 거의 없었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워낙 치열하다보니 법정 시한을 넘겨 마라톤 협상을 이어가다가 7월 초에 가서야 가까스로 타결될 때가 많았다. 지난해 최저임금 협상도 4월 9일 시작해 12차례 회의를 거듭한 끝에 법정 시한을 한참 넘긴 7월 8일(시급 6030원·월급 126만270원)에야 타결됐다. 노동계는 1만 원 인상을, 경영계는 동결을 주장해 의견 차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결국 막판에 공익위원들이 중재안으로 제시한 8.1% 인상안으로 결정됐다. 특히 올해는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최저임금 인상 러시가 이어지고 있어 지난해보다 더 치열한 줄다리기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계는 올해만큼은 1만 원을 달성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내수가 살고, 내수가 살아야 청년일자리가 많이 생기는 것 아닌가”라며 “배수진을 치고 1만 원 달성을 목표로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저임금 근로자를 많이 쓰는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의 동결 요구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정치권까지 총선과 맞물려 최저임금 공약을 들고 나온 점도 변수다. 새누리당은 2020년까지 시급 8000원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약속했고, 더불어민주당은 2020년까지 1만 원으로 인상하겠다고 공약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최저임금은 2014년 5210원(7.2%), 2015년 5580원(7.1%), 올해 6030원(8.1%) 등 매년 7% 이상 가파르게 오르고 있지만, 여야의 공약을 달성하려면 매년 큰 폭의 인상이 불가피하다. 특히 야당 공약대로 1만 원이 되려면 두 자릿수 퍼센트 인상이 돼야 한다. 이에 따라 올해도 결국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중재안’에서 인상폭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부와 여당도 최저임금 인상에 의지가 있는 만큼 9% 이상의 인상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인구절벽’ 현상에 따른 고등학교 입학생 급감은 2000년대 신생아 수가 가파르게 줄어들면서 진작부터 예상됐다. 2000년 63만6780명이던 신생아 수는 2001년 55만7228명(2017년 고교 입학), 2002년 49만4625명으로 뚝 떨어졌다. 2007년 황금돼지띠 해, 2012년 용띠 해 등 출산 선호현상이 빚어졌던 해에도 신생아 수는 50만 명을 넘지 못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저출산 여파로 2008년과 2009년 초등학교 취학 아동이 급감한 ‘인구절벽’ 현상이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에 이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 구조조정 필수 2013년 기준으로 고교 졸업자 수는 63만1000여 명으로 대학 입학 정원(약 56만 명)보다 약간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고교 졸업생 수는 2018년 54만9000여 명, 2023년에는 40만 명 정도로 예상된다. 대학 정원이 2013년 수준으로 유지되면 내년 입학생 52만6895명이 졸업하는 2020년에도 고교 졸업자보다 대학 입학 정원이 더 많은 역전현상이 펼쳐진다. 2013학년도에 각 대학이 충원하지 못한 인원의 96%가 지방대 몫이었고, 그중 절반 정도를 지방 전문대가 차지했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2014년부터 대학 구조개혁 평가를 거쳐 입학 정원 감축에 나서고 있다. 1기 사업(2014∼2016년)을 통해 4만7000여 명의 입학 정원을 감축했고, 2022년까지 총 16만 명을 줄일 계획이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고교에서도 학급 수 감축 등으로 대비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초 2018학년도까지 약 700개의 학급을 줄인다는 계획을 일선 학교에 통보했다. 2015학년도에 6981개였던 서울 후기 고등학교의 학급 수는 2018학년도에 6224개로 757개 학급이 줄어든다.○ 학원은 탈바꿈, 교복은 무한 경쟁 사교육 업계는 영역을 확장해 ‘고객 감소’에 대비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초등학생, 중학생 대상 학습지 업체들은 1개 학년 학생이 40만 명 중반대로 떨어진 경험을 10년 가까이 하면서 학습지 아이템을 다양하게 하는 방식으로 대비해 왔다”며 “학원들도 초등 전문, 중등 전문 학원에서 초중고교를 다 갖추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교복업계에선 줄어든 시장을 놓고 지금보다 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 많이 줄어드는 일자리 고교 입학생이 감소하더라도 노동시장의 일자리 부족 현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학력 인플레로 대학 졸업자가 넘쳐나면서 2024년까지 약 80만 명의 대학생이 일자리를 얻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4∼2024년 대학 전공별 인력 수급 전망’에 따르면 2024년까지 대졸자(전문대졸 이상)는 474만7000명이 배출되지만 노동시장에서 필요한 인력은 395만4000명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계산으로만 2024년까지 대졸자 32만2000명, 전문대 졸업자 47만1000명 등 79만3000명이 일자리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다. 저출산에 따른 고교생, 대학생의 감소 인원과 속도에 비해 로봇, 인공지능 등의 발달로 사라지는 일자리 감소량이 더 많고, 속도도 더 빠르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21만7000명), 사범(12만 명), 인문계열(10만1000명) 등 인문·사회계열은 인력 과잉이 가장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공학계열(21만5000명), 의학계열(4000명) 등은 2024년까지도 인력이 계속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덕영 firedy@donga.com·유성열 기자}

20대 총선의 최대 화두는 ‘청년’이다. 지난달 청년(15∼29세) 실업률(12.5%)은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9년 6월 이래 가장 높았다. 2%대의 저(低)성장이 고착화되고 60세 정년 연장까지 시행되면서 우려했던 청년 고용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 여야는 앞다퉈 ‘청년 해결사’를 자처한다. 공약만 살펴보면 누가 집권하든 청년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될 것 같다. 하지만 동아일보가 여야 3당의 청년 관련 일자리, 복지 공약을 정밀 분석한 결과 이들의 공약은 ‘속 빈 강정’일 위험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주도 vs 민간 주도 새누리당은 노동 4법 통과,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등 2대 지침의 안착을 약속했고 일자리 공약으로 △청년 아카데미 전국 확대 △취약 계층 자격증 응시료 지원 △청년 예술가 일자리 지원 등의 일자리 공약을 내놨다. 직업훈련 기회를 늘려 ‘일자리 미스매칭’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청년 실업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시간당 6030원인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9000원으로 인상하려면 매년 9∼10%씩 올려야 해 새누리당 공약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야당 공약대로 1만 원이 되려면 매년 두 자릿수 퍼센트 인상이 불가피하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의 복지정책에서 우선순위를 조정해 키울 것은 키우고 줄일 것은 줄이는 선택적 맞춤형 복지 공약도 내걸었다. 강봉균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은 “노인을 위한 기초연금을 일률적으로 올리기보다 노후 대책이 없는 계층에 혜택을 집중시키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청년 일자리 70만 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공공부문에서 34만8000개, 공공기관 청년 고용 의무할당 확대(3→5%)와 민간기업 의무할당(3%)으로 25만2000개, 근로시간 단축으로 11만8000개를 만들 수 있다는 것. 국민의당도 청년 고용 의무할당제를 민간기업에 5년간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한편으로 청년 스타트업 기업 제품의 공공구매를 확대하고 법정 청년 연령(15∼29세)도 34세로 늘려 정부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공약을 발표했다. 야당은 모두 정부 주도의 일자리 공약을 내놨다. 해외로 나간 기업이 국내로 돌아오도록 ‘U턴 경제특구’를 설치해 민간에서 매년 5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새누리당과는 정반대의 해법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경제학)는 “청년 고용 할당제는 이미 벨기에(로제타법) 사례에서 실패한 것으로 검증이 끝났다”며 “새누리당 역시 공약이 선명하지 않고 지엽적이며 국민의당은 전문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뜨거운 감자, 청년 구직수당 청년 구직수당도 핵심 쟁점이다. 더민주당은 청년 구직자들에게 특별한 조건 없이 6개월간 월 60만 원씩 지급하는 안을 내놨다. 국민의당의 공약은 ‘후납형 수당’이다. 구직 청년에게 월 50만 원씩 6개월간 지급하되 △6개월 이상 구직활동 △가구소득 하위 70% 미만으로 지급 대상을 좁히고, 수급자가 취업하면 4년간 할증고용보험료를 납부하면서 원금을 상환하는 방식이다. 새누리당은 청년수당 공약을 내놓진 않았지만 정부는 이달 말 발표할 청년 대책 중 하나로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내에선 포퓰리즘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며 반대하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권혁 부산대 교수(법학)는 “구직 비용이 없어서 청년들이 취업을 못 하는 건 아니다”며 “대·중소기업 격차 해소에 더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더민주당의 공약은 구체적인 재원 마련 계획도 없다. 현재 실업급여 재원인 고용보험기금은 법정적립금(연간 지출액의 1.5배 이상 2배 미만)도 채우지 못할 정도로 고갈 속도가 빠르다. 다만 수급자가 취업 후 고용보험료를 할증 납부하는 국민의당 공약은 재원 마련 계획이 그나마 구체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국민연금 기금 활용 논란도 청년 복지에 국민연금 기금을 사용하는 공약을 놓고도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당은 만 35세 이하에게 국민연금 기금을 활용해 임대주택 자금을 빌려주는 공약을 내놨고, 더민주당도 매년 10조 원의 국민연금 기금을 활용한 청년 주택단지 건설을 약속했다. 청년 지원이 고용 안정과 출산율 향상으로 이어지면 장기적으로 국민연금 기금 안정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연간 50조 원 정도 기금이 증가하고 있는데 5조∼10조 원을 사용하는 것은 무리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060년 고갈이 예정돼 있는 국민연금 기금을 섣불리 사용해선 안 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료를 올려도 모자란데, 여기저기서 쓰기 시작하면 불신이 커지고 임의가입자가 탈퇴하는 등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유성열 ryu@donga.com·유근형 기자}
1973년 설립돼 우레탄 원료를 생산하는 KPX케미칼㈜은 석유화학업계의 알짜 회사로 꼽힌다. 근로자 수는 239명밖에 되지 않지만 2014년부터 2년간 매출액이 매년 6000억 원을 넘었다. 국내외 계열사만 27곳에 달하고, 공장도 울산과 충남 천안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생산직 근로자의 1인당 평균 연봉은 9700만 원(2014년 기준)으로 울산석유화학단지 15개 업체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업계 호황을 타고 매년 3∼5%씩 임금을 인상한 결과다. 1988년 설립된 노조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화학노련 소속이지만 16년 동안 단 한 건의 분규도 일으키지 않았다. 안정된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노사가 ‘윈윈’하는 상생 모델을 구축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노사관계가 삐걱대기 시작했다. 유가 하락과 국내 경기 침체 등 대내외 환경이 나빠지면서 2014년 6919억 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6077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사측은 경영 악화에 대비해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보고 △호봉제 폐지 △임금피크제 도입 △신입사원 초임 10% 삭감 △기본급 동결 등을 제안했다. 만약 노조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일부 공정의 외주화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며 오히려 기본급 5.1% 인상, 성과급 450%와 타결금 200만 원 지급 등을 요구했다. 2014년에도 33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는 게 근거였다. 특히 호봉제 폐지와 일부 공정 외주화는 절대 수용할 수 없으며 임금피크제는 올해 예정된 단협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신입사원 초임 삭감은 검토해 보자고 대응했다. 지난해 8월부터 진행된 9차례의 교섭이 모두 결렬되자 노조는 투표를 거쳐 11월 30일 파업(찬성 86.8%)을 결의했다. 여기까지는 근로조건을 둘러싼 전형적인 노사 갈등이었다. 노사가 시간을 두고 충분히 대화하면 실제 파업 없이 합의도 가능했다. 그러나 노조 지도부는 12월 10일부터 파업에 들어갔고, 이때부터 한국노총의 개입이 시작됐다. 지도부는 조합원 이탈을 막기 위해 조합원들을 한국노총 여주교육원에 모아놓고 농성을 시작했고, 한국노총 울산지역본부에 투쟁본부를 마련했다. 12월 17일 집회에는 김동명 화학노련 위원장 등 상급단체 간부들이 참석해 “단위사업장 투쟁을 넘어 정부의 노동개악 정책에 맞서는 투쟁”이라고 규정했다. 당시는 한국노총이 2대 지침 등을 두고 정부와 갈등을 빚으며 노사정 대타협 파기를 공론화할 때다. KPX케미칼 노조 파업이 노동개혁 투쟁의 상징이 되면서 사실상 ‘정치파업’으로 변질된 것이다. 실제로 애초부터 대타협을 반대했던 화학노련은 한국노총이 올해 1월 19일 대타협을 파기할 때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 사측은 원칙적 대응을 준수했다. 장기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관철하고, 경영여건을 개선하려면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뜻도 굽히지 않았다. 노조가 제시한 두 차례의 수정안도 사측은 모두 거부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파업기간 중 노사교섭을 5차례 주선하면서 대화를 통한 합의를 유도했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울산 지역 여론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노조는 애초 검토해 보자던 신입사원 초임 삭감도 수용 불가로 입장을 바꿨다. 연봉 1억 원의 ‘귀족 노조’가 기득권만 지키려 한다는 비판이 확산됐다. 노조 지도부는 여주교육원에서 농성을 벌이던 조합원들을 지난달 20일 울산으로 복귀시켰고, 이달 8일에는 업무에 복귀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사측은 “진정한 복귀 의사로 볼 수 없다”며 9일 직장폐쇄까지 단행했다. 결국 노조는 15일 업무에 복귀했고, 직장폐쇄 해제를 거쳐 23일 임금체계 개편과 신입사원 초임 삭감 등 사측의 요구가 대부분 반영된 최종안에 사인했다. 조직의 운명을 걸었던 92일간의 파업이 아무 소득 없이 끝난 것이다. 특히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관철되면서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 89명은 92일간 임금 2100만 원(평균)을 받지 못하게 됐다. 또 현장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정치파업을 진행한 노조 지도부에 대한 불신까지 팽배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 관계자는 “상급단체의 개입이 노골화된 정치파업으로 회사와 근로자들만 피해를 본 대표적 사례”라며 “정치파업에 대한 책임을 그 누구도 지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대기업 A사의 정년퇴직자는 일자리를 대물림할 수 있었다. 근로자가 정년퇴직하면서 자신의 직계가족을 우선 채용토록 요청하면, 회사가 이를 따르도록 규정한 단체협약 덕분이다. 심지어 B사의 단체협약에는 기존 근로자의 자녀나 가족도 아니고, 노동조합이 추천하는 사람을 우선 채용토록 하는 조항이 있다. 직원 1명을 뽑는 신규 채용에서 동일한 조건의 지원자가 2명이 있다면, 노조가 추천하는 사람이 우선 채용되는 것이다. 노조가 있는 기업 4곳 중 1곳은 노조원 자녀 우선 채용 등 ‘현대판 음서제’라 불리는 고용 세습 조항을 단체협약에 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 대기업 중 무려 11곳이 고용 세습 조항을 두고 있었다. 고용노동부는 노조원 수가 100명 이상인 사업장 2769곳의 단체협약을 전수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업무상 질병·사망자 자녀(또는 피부양 가족)를 우선·특별 채용토록 한 사업장이 505곳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정년퇴직자 자녀를 우선·특별 채용하고 있는 사업장도 442곳이나 됐고, 업무 외 질병·사망자 자녀(117곳)나 장기근속자 자녀(19곳), 노조가 추천하는 사람(5곳) 등에 대한 우선·특별 채용 조항을 둔 노사도 상당수였다. 고용부는 이날 고용 세습 조항을 둔 노사 명단을 따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노동계에 따르면 30대 대기업 중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대한항공 LG유플러스 현대오일뱅크 현대제철 한국GM SK이노베이션 대우조선해양 르노삼성자동차 에쓰오일 등 11곳이 고용 세습 조항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6월 30대 대기업만 조사해 발표한 명단(8곳)에서 GS칼텍스와 현대중공업이 빠지고 현대차와 르노삼성차, 대한항공, LG유플러스, 에쓰오일이 새롭게 추가되면서 3곳이 늘어난 것이다. 이는 지난해 조사에서는 업무상 재해 근로자의 자녀에 대한 우선·특별 채용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돼 고용 세습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최근 이 역시 위법하다는 판례가 잇달아 나왔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업무상 재해 근로자 자녀 우선·특별 채용 역시 관련 판례에 따라 시정 명령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특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750곳 가운데 고용 세습 조항을 둔 곳은 355곳(47.3%)으로 절반에 육박했고, 1000인 이상 대기업(31.5%)이 300인 미만(20.4%)보다 고용 세습 조항을 둔 비율이 높았다. 민노총 소속, 대기업일수록 고용 세습 조항이 많은 것. 노조 전임자에게 주는 특혜가 과도한 단체협약도 적지 않았다. 한 회사는 노조 전임자에게 월 30만 원의 수당과 차량유지비를 지급했고, 노조 전용 차량을 4년마다 한 번씩 새 차로 제공하고 유류비를 지급하는 회사도 있었다. 하나의 노조를 유일 교섭단체로 인정하는 회사도 801곳(28.9%)이나 됐고, 368곳(13.3%)은 정리해고, 합병 등에 노조 동의나 합의를 거치도록 해 인사경영권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었다. 정부는 이런 조항들이 관련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시정 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이에 응하지 않는 노사는 수사를 거쳐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계획이다. 한편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이날 최근 운전기사 폭언(대림산업)과 불합리한 명예퇴직 종용(두산모트롤) 등 근로자를 비인격적으로 대우한 사실이 드러난 사업장에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장애인기능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국가대표 선수단이 종합우승과 함께 대회 6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한국 선수단은 23∼26일 프랑스 보르도에서 열린 제9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 14개, 은메달 8개, 동메달 2개(정규 직종 기준)를 따내며 종합우승(메달 집계 기준)을 차지했다. 한국은 1981년 일본 대회 첫 출전 이후 총 9번 참가해 7번째 종합우승과 함께 대회 6연패를 달성했다. 강력한 경쟁국이던 대만이 금 5개, 은 4개, 동 1개로 2위를 차지했고 금 5개, 은 2개 동 6개를 얻은 중국은 3위에 올랐다. 귀금속 직종에서 금메달을 딴 김정범 씨는 “어릴 적부터 저를 업고 계단을 오르내리며 사랑으로 길러 주신 할머니께 금메달을 드리겠다”며 “더 열심히 노력해서 귀금속 분야의 최고 명장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은 특히 목공예 직종에서 4회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6연패를 달성하며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도입된 컴퓨터정보통신, 용접, 미용, 안경 제작 직종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다.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보낸 축전을 통해 “일곱 번째 종합우승을 달성한 선수단의 쾌거를 온 국민과 함께 축하한다”며 “지금의 열정과 꿈을 살려 능력 중심 사회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은 유엔이 정한 ‘세계 장애인의 해’인 1981년부터 시작돼 4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메달 획득자에게는 각각 5000만 원(금), 2500만 원(은), 1700만 원(동)의 상금과 훈·포장이 수여된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폴리유니언(정치노조·Poliunion).’ 정치(Politics)와 노동조합(Union)의 합성어로, 선거철마다 비례대표나 공천을 요구하는 노조의 행태를 비꼬는 말이다. 폴리유니언 조합원(Unionist)이 정치권에 진출하면 ‘폴리니스트’가 된다. 폴리니스트도 특정 계파의 거두나 실세가 될 수 있다. 큰 욕심이 없다면 4년간 누릴 수 있는 특혜를 다 누리고, 노조로 돌아와도 된다. 폴리페서처럼 말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초선 폴리니스트가 대거 탄생할 예정이다. 임이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중앙여성위원장과 문진국 전 한국노총 위원장이 새누리당 비례대표 3, 4번에 배정됐다. 장석춘 전 위원장은 새누리당 지역구 공천을, 이용득 전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12번을 받았다. 이들은 모두 “서민을 위한 정치를 보여주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러나 이들보다 앞서 정치권에 몸을 담은 폴리니스트들의 행적을 보면 기대보단 우려가 앞선다. 친박계의 실세로 한국노총 금융노조 출신인 현기환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청와대 공천 개입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한국노총 사무총장 출신인 김성태 의원은 김무성 대표의 측근으로 ‘비박계 학살’ 속에서도 지역구 공천을 받아 3선을 노리고 있다. 문제는 현 수석과 김 의원 모두 그동안 자신들의 전문 분야인 노동개혁이나 일자리 분야에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폴리니스트로서 역량을 보여주기보다는 계파 정치에만 골몰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폴리니스트도 철새처럼 정당을 옮겨 다니기도 한다. 이용득 전 최고위원은 한국노총 위원장이던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지 못하자 2011년 민주통합당에 합류했다. 2012년 19대 총선 공천에서는 노동계 지분이 적어지자 탈당을 암시하며 지도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노동 철새’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특히 앞에서는 노사정 대타협을 파기해놓고, 뒤에서는 금배지를 달라고 여당 비례대표를 신청했다가 탈락한 한국노총 상임임원 2명(이병균 사무총장, 김주익 수석부위원장)의 경우처럼 낯 뜨거운 일까지 벌어졌다. 김동만 현 위원장은 임기 중 총선 불출마를 약속했고, 지난해에는 상임임원의 정치권 진출을 제한하는 규약도 마련했다. 그러자 이들은 사표까지 내고 비례대표를 신청했다. 한국노총 내부에서도 규약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다. 폴리니스트의 민낯이 이렇다. 정치권이 폴리니스트를 영입하는 것은 노조 조직 표를 포섭하려는 목적이 크지만, 서민층을 대변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하지만 이처럼 기존 폴리니스트들의 활동을 보면 정치적 이해득실만 따져 계파정치에 몰두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서민은 계파에 줄을 대거나 특혜만 누리는 폴리니스트를 원하지 않는다. 20대 국회에서는 10명 중 1명이 실업 상태인 청년과 600만 명을 넘긴 비정규직을 날마다 생각하고, 이들을 위한 정책을 내놓는 의무를 잊지 않는 폴리니스트가 단 1명이라도 나오길 기대한다. 유성열 정책사회부 기자 ryu@donga.com}

정부가 노동조합 조합원 자녀 우선채용 같은 ‘고용 세습’ 조항에 대한 시정명령을 받고도 이를 거부하는 기업의 노사 양측을 사법 처리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23일 ‘2016년도 임금·단체교섭 지도 방향’ 지침을 발표했다. 지침은 노사가 △임금 상위 10% 근로자 임금 인상 자제 △직무성과급으로 임금체계 개편 △공정인사 확립 △취약근로자 보호 등 노동개혁 4대 과제를 현장에서 실현하기 위한 세부 내용을 담았다. 지침에 따르면 고용부는 현재 진행 중인 3000개 기업 실태 조사를 통해 단체협약에 ‘고용 세습’ 등 현대판 음서제 조항을 둔 기업 명단을 다음 주에 발표한 뒤 시정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특히 시정명령에 응하지 않으면 수사를 통해 관련법 위반 혐의를 입증한 뒤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기로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고용 세습 조항은 균등한 취업 기회를 보장토록 하고 있는 고용정책기본법(7조)과 직업안정법(2조)을 위반한 것이므로 불법”이라며 “고용 세습 조항은 무효라고 판결한 법원 판례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30대 대기업(2013년 말 매출액 기준)의 단체협약을 조사한 결과 8곳(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기아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오일뱅크 한국GM 대우조선해양 현대제철)이 우선채용 조항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와 LG화학은 우선채용 조항을 유지하다가 노사 합의로 삭제했다. 특히 정리해고, 희망퇴직, 전환배치 등 인사권과 경영권(합병, 매각 등)에 대해서도 노조의 동의(또는 합의)를 얻도록 한 사업장이 14곳으로 절반에 육박했다. 지난해에는 전수조사가 아니었고 연구기관의 조사였기 때문에 자진 시정을 유도했지만 올해는 고용부가 전수조사를 하고 있고,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즉각 시정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노사가 시정명령에 따르지 않고 기소돼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만약 노조의 협상 거부로 사측이 단체협약 개정에 실패했다면, 노조에만 벌금을 부과하고 사측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 다만 업무상 재해로 사망하거나 장애인이 된 조합원의 가족을 우선채용토록 하는 단체협약에 대해서도 위법성이 있다고 보고 별도의 시정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노사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시간선택제와 유연근무제가 반영될 수 있도록 유도해 고질적인 장시간 근로문화를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초과·연장근로가 만연한 사업장 500곳도 집중 감독할 것”이라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디자이너가 꿈인 대학생 A 씨는 지난해 한 유명 패션업체에 인턴으로 들어갔다. 인턴 기간 한 달에 50만 원을 받았지만 정시에 퇴근하는 일이 드물었다. 회사 측이 휴직 등 정규직의 결원이 생길 때마다 청년 인턴을 뽑아 그 자리를 채웠기 때문이다. 대학생 B 씨는 호텔리어를 꿈꾸며 지난해 한 유명 호텔에서 현장 실습생으로 일했다. B 씨는 실습 기간 내내 행사 뒷정리만 했고, 월급도 30만 원만 받았다.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이 호텔은 성수기 때마다 부족한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실습생을 뽑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근로자를 채용해 놓고 실습생으로 포장해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것이다.○ 열정 페이, 정부가 막는다 ‘열정 페이’란 청년의 ‘열정’을 핑계 삼아 낮은 임금을 주거나 원래 계약과 무관한 일을 시키는 행위를 뜻한다. 호텔, 패션, 미용 등 청년들이 선호하는 전문 서비스업종에서 교육 훈련을 목적으로 실습생을 채용할 때 이런 일이 발생한다. 일하면서 전문성을 키우는 교육 훈련 목적보다 단순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청년을 활용하게 되면 노동시장에서 ‘나쁜 일자리’가 증가하게 된다. 청년 실업률이 10%를 웃도는 상황에서 열정 페이 논란까지 불거지자 정부는 서둘러 ‘일경험 수련생(인턴)의 법적 지위 판단과 근로조건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지침)’을 만들고 지난달 1일부터 시행했다. 이에 따라 청년 인턴을 채용하면서 정부 지침을 어기는 사업장이 적발되면 벌금은 물론이고 최대 징역형의 처벌을 받게 된다. 지침은 먼저 인턴과 근로자의 개념을 엄격히 구분했다. 교육 또는 훈련을 목적으로 사업장에서 일을 ‘경험’하면 인턴이고,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면 근로자다. 예를 들어 △교육 프로그램 없이 업무상 필요에 따라 수시로 활용되거나 △특정 시기 또는 상시적으로 필요한 업무에 투입되거나 △교육훈련 내용이 지나치게 단순, 반복적이거나 △처음부터 교육 훈련이 아닌 노동력 활용이 목적이면 인턴 또는 실습생으로 뽑았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근로자로 대우해야 한다. 만약 이렇게 일을 시키고서도 최저임금(시급 6030원·월급 126만270원)보다 적게 임금을 준다면 엄연한 불법이다. 이에 따라 특정 시기에 업무가 집중되는 세무 회계 법률 노무사무소에서 근로자의 연장 근로를 줄이기 위해 인턴을 뽑는 것은 앞으로 금지된다. 스키장 같은 계절사업장에서 성수기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인턴을 뽑는 것 역시 불법이다. 호텔 연회장, 예식장 같은 곳에서 인턴을 뽑아 연장 근로를 시키던 관행도 금지된다.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 위반이 적발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질 수 있다. ○ 연장·야간·휴일 근로는 금지 지침에 맞게 인턴을 뽑았다고 하더라도 인턴을 활용할 때는 세부 지침까지 준수해야 한다. 먼저 인턴 채용 인원은 상시 근로자의 10%를 초과할 수 없다. 다만 사업장의 업종과 규모에 따라 일정 정도 초과해서 뽑을 수 있다. 인턴 기간은 최대 6개월을 넘길 수 없다. 특히 업무가 단순하고 쉬운 직무라면 두 달까지만 가능하다. 근로시간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 인턴은 원칙적으로 휴일근로와 연장근로가 금지된다. 하루 8시간씩 주 40시간만 일을 시켜야 한다. 위험한 일을 인턴에게 맡겨서도 안 된다. 만약 인턴이 일을 하다 다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사업주는 민간 산재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성희롱 예방교육과 감독도 사업주의 의무다. 만약 인턴으로 일을 하면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면 청소년 근로권익센터(www.youthlabor.co.kr·1644-3119)로 신고하거나 상담을 받으면 된다. 정부는 노동개혁 과제 중 하나로 열정 페이 근절을 선정하고 집중 감독에 나설 예정이다. 정지원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청년 다수 고용 사업장 8000곳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3월의 기능한국인’으로 그린산업㈜ 정병홍 대표(51·사진)를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정 대표는 26년간 전기·전자 분야에 종사하면서 ‘전자식 팽창밸브’(냉동 공조 시스템 핵심 부품)를 개발하는 등 냉동과 공조(공기의 온도 습도 등을 조절해 공급) 장치의 국산화에 기여한 혁신 기술자다. 고교 재학 시절 배관용접기능사 자격증을 딴 뒤 군 복무 때는 보일러병으로 근무하며 배관 기술을 익혔고 이후 에어컨 부품회사에 입사해 칫솔 살균기 등 신제품을 개발했다. 1994년 그린산업을 직접 설립한 뒤에는 수경재배 기술 사업에 뛰어들어 전자식 팽창밸브와 관련된 12가지 특허를 등록했다. 사계절 내내 농작물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온도와 습도를 제어하는 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정 대표 덕분에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전자식 팽창밸브가 국산화하면서 기존 업체들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게 됐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매출도 매년 올라 지난해에는 245억 원을 달성했다. 정 대표는 “내가 만든 기계가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이 가장 보람 있고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정부가 소득 상위 근로자들이 임금 인상을 자제하도록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적극 지도해나가기로 했다. 노조원 자녀 고용세습 등 불합리한 단체협약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도 이달 중 발표해 위법한 부분이 발견되면 시정 명령 등 적극 조치할 계획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노동개혁 현장 실천 핵심과제를 발표했다. 정부가 선정한 핵심과제는 △임금 상위 10% 근로자 임금인상 자제 △직무 성과급 중심 임금체계 개편 △공정인사 모델 확립 △열정페이 단속 등 취약 근로자 보호 강화 등 네 가지다. 정부는 3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등을 통해 임금인상을 자제토록 촉구하고 협력업체와 동반 성장 노력을 하는 기업은 정부 조달이나 연구개발(R&D) 지원에 우선순위를 줄 계획이다. 이 장관은 “소득 상위 근로자와 하위 근로자의 격차가 4.6배”라며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도 직무·성과 중심의 유연한 임금체계로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금 체계 개편을 유도하기 위해 민간 협력 네트워크를 통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관련 가이드북을 정부가 제작해 보급하며 필요하면 정부가 컨설팅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런 방향이 담긴 올해 임단협 지침도 23일 발표해 현장 임단협을 적극 지도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정부는 3000여 기업의 단협 현황 조사 결과도 이달 내로 발표하고, 고용 세습 등 위법한 단체협약에 대해 시정 명령도 내릴 계획이다.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등 2대 지침이 담긴 ‘공정인사 모델’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나가가기 위해 다양한 평가모델을 개발해 보급하기로 했다. 이 장관은 “호텔 등 청소년 다수 고용 사업장을 대상으로 열정페이 근절을 위한 교육·간담회를 실시하고, 인턴 지침 준수 협약도 체결하겠다”며 “모든 사업장을 근로감독할 때마다 비정규직 차별도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유성열기자 ryu@donga.com}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이차전지용 분리막(리튬이온전지 핵심 부품) 양산에 성공한 더블유스코프코리아㈜는 청년인턴 126명 중 81%를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모성 보호에도 앞장서 법정 육아휴직 이후에도 휴직기간을 연장할 수 있고, 임신 기간 중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위한 유급휴가 제도도 운영 중이다. 2011년에는 기존 3조 3교대 근무를 4조 3교대로 개편했고 근로시간을 본인 의사대로 조정하는 탄력근무제도 도입했다. 자동차 부품업체 아진산업㈜은 일과 학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직장이다. 지역 내 특성화고교 우수생을 회사 현장 관리자로 집중 육성하기 위해 일·학습병행제를 도입, 7명이 현재 일과 학업을 병행 중이다. 군 복무 기간도 근속 기간에 포함시켜 경력 단절을 막고 장기 근속도 유도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 법인에서 3개월 간 현장학습 후 채용하는 특성화고 글로벌 현장학습(130명) 등을 통해 청년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2014년 439명이었던 직원은 1년 새 23.5%나 증가해 542명에 이른다. 고용노동부는 이처럼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노동개혁을 선도한 ‘2015년도 고용창출 100대 기업’을 17일 발표했다. 100대 기업은 노사단체, 교수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별도의 위원회에서 전년보다 고용이 증가한 1만8000여 개 기업 가운데 고용증가 인원, 증가율, 노동법 준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됐다. 100대 기업에 선정되면 정기 근로감독이 3년 간 면제되고 중소기업 신용평가 등에서 우대받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1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함께 점심 식사하며 격려했다. 대개 특수고용직으로 고용되는 택배 기사를 ‘쿠팡맨’으로 직접 고용하고 있는 쿠팡도 우수기업에 선정됐다. 쿠팡의 직원 수는 전년(1707명)보다 117.86% 증가한 3720명으로 100대 기업 중 직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특히 쿠팡은 택배 기사를 직접 고용해 4000만~5000만 원의 연봉을 지급하고 있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식품기업 오뚜기는 노사합의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청년 일자리를 많이 창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55세였던 정년을 60세로 늘리면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이를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청년 430여 명을 채용했다. 12시간 맞교대 근무도 8시간 맞교대 근무로 바꿔 일·가정 양립에도 힘쓰고 있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직원 수가 전년보다 1440명이나 늘어난 넥센타이어와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는 스타벅스코리아도 100대 기업에 포함됐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청년과 중장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동개혁 입법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밝혔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2월 청년실업률이 12.5%로 급등하며 사상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고, 12%를 넘긴 것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청년 ‘고용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이 16일 내놓은 올해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12.5%로 전달(9.5%)에 비해 3.0%포인트 증가했다. 2월은 졸업 시즌이어서 매년 통계를 보면 다른 달보다 청년실업률이 높게 나오지만 청년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는 올해는 특히 높았다. 지난해 2월 청년실업률은 11.1%였다. 전체 실업률도 4.9%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0년 2월(4.9%)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다.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높아진 가운데 정부는 당초 21일로 예정했던 청년·여성 일자리 대책 발표를 4월 말로 미뤘다. 각 부처의 일자리 정책을 평가, 조정하는 작업이 예상보다 오래 걸린다는 것이 정부의 공식 설명이다. 하지만 대책 중 하나로 검토되고 있는 청년 구직수당이 ‘총선용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연기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신민기 minki@donga.com / 유성열 기자}

근로복지공단은 재활전문병원인 대구병원 등 전국에 직영 병원 10곳을 운영하고 있다. 산업재해 환자가 아니더라도 국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널리 알려지지 않은 탓에 매년 적자가 나기 일쑤였다. 2012년에는 276억 원의 적자를 내기도 했다. 이에 이재갑 이사장은 2013년 10월 취임 이후 대대적인 개혁에 나섰다. 일단 공공병원은 무조건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는 패배주의적인 마인드를 전환시켰다. 과감한 투자로 낙후된 의료 인프라도 개선해 나갔다. 자기공명영상(MRI) 등 신규 장비를 대대적으로 도입하고, 노후화된 이미지를 벗어나고자 병원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의사들의 임금을 성과에 따라 최대 20%까지 차등 지급하는 성과 평가제도도 현실화했다. 병원 이름에서도 ‘산재’라는 말을 빼도록 해 지역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알려 나갔다. 혁신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2012년 276억 원이었던 적자폭은 2013년 225억 원, 2014년 48억 원 등 매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의료 사업 분야 정부고객만족도 조사에서도 2년 연속 98점 이상을 받았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서 선정하는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서 공공병원 부문 1위를 2년 연속 차지했다. 특히 근로복지공단은 병원의 최대 강점인 재활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국내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대구병원을 비롯해 직영병원 7곳에 재활전문센터를 두고 ‘명품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는 서울대병원과 합동 진료, 연구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루 평균 환자 수는 7014명으로 2013년(6476명)보다 8.3% 증가했다.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도 혁신 과제 중 하나다. 미가입 사업장을 신고하는 공익 파수꾼 216명의 활동을 지원하고, 대기업 협력업체의 사회보험 가입에 적극 나서도록 지도한 결과 지난해 고용보험에 가입한 10인 미만 사업장은 전년도보다 11만5000개(8.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패 퇴출도 혁신 성과 중 하나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시행하는 부패방지 시책 평가에서 근로복지공단은 3년 연속 1등급(최우수기관)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최우수기관에 선정됐다. 대형 공공기관 가운데 3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은 곳은 근로복지공단이 유일하다. 근로복지공단은 부패신고 문화를 촉진하기 위해 익명신고 시스템을 구축하고, 신고자를 보호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또 재직 중 취업 청탁이나 전관예우를 엄격히 금지하고, 직무 관련자와의 접촉을 강하게 제한하는 등 높은 수준의 행동 강령을 운영하고 있다.▼이재갑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인터뷰▼“산재보험의 목적은 근로자 직장 복귀 복귀율 높여가도록 더욱 힘써야죠”“산업재해를 당한 근로자의 직업 복귀율을 75%까지 높여야죠.” 이재갑 근로복지공단 이사장(58·사진)은 14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산재보험의 목적은 근로자가 재해 이후 직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현재 산재 근로자의 직업 복귀율은 56.8%에 불과하다. 산재 근로자 2명 중 1명만 근무하던 직장에 복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2008년부터 직업재활급여를 도입해 산재근로자 직업 복귀에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며 “지난해에만 1998명에게 61억9500만 원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양, 재활, 보상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도입해 직업 복귀율을 더욱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근로복지공단은 노사정(勞使政) 합의 사안인 출퇴근 재해 인정도 지난해 4월부터 이미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정부 법안대로 출퇴근 재해가 전면 시행되는 2020년에는 9만4245명이 산재 대상일 것으로 추산된다”며 “고용노동부와 함께 시행령 등 하위법령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또 “최근 서울 가락시장에 산재보험관리기구가 구성되면서 하역근로자 2754명이 산재보험 혜택을 입게 됐다”며 “앞으로도 하역근로자가 산재보험관리기구 아래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백화점이나 마트 판매원 등으로 일하는 감정노동자가 고객의 폭언과 폭언 등 ‘갑질’ 때문에 우울병(우울증)에 걸리면 산업재해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7월부터는 대출 모집인, 신용카드 모집인, 대리운전기사도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및 고용보험·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 징수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15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국무회의 통과 즉시 시행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산재보험의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에 고객의 폭언과 폭력으로 인한 적응장애(사회·심리적 스트레스를 경험한 개인에게 일어나는 무질서한 행동)와 우울병이 추가됐다. 지금까지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만 업무상 질병 기준에 있어 고객의 갑질이나 폭언, 폭행으로 우울병이나 적응장애에 걸리면 산재로 인정받을 수 없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우울병과 적응장애까지 포함하면 업무상 인과 관계가 있는 대부분의 정신질병이 산재보험으로 보호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7월부터는 특수고용직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도 확대된다. 대출모집인, 카드모집인, 전속 대리운전기사 등 3개 직종도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특수고용직 가운데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레미콘 기사, 택배 기사, 전속 퀵서비스 기사 등 6개 직종만 산재보험이 적용됐다. 보험료는 사업주와 종사자가 절반씩 부담하며 대출모집인은 월 1만 원, 신용카드모집인은 7000원, 대리운전 기사는 1만7000원 정도로 추산된다. 다만 여러 업체의 호출을 받아 일하는 비전속 대리운전 기사는 보험료를 본인이 부담하는 방식(임의 가입)으로만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고용부는 대출, 신용카드모집인 5만여 명, 대리운전 기사 6만 여 명 등 총 11만 여명이 추가로 산재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유성열기자 ryu@donga.com}

앞으로 캐디,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직과 사내하도급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임금 상승분의 일부를 정부가 지원한다. 불공정거래 대기업을 강하게 제재하고 대기업 근로자의 양보를 유도해 중소기업과의 격차를 좁히는 ‘상생고용 촉진 정책’도 추진한다. 고용노동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부처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통한 상생고용 촉진 대책’을 발표했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대·중소기업 간 격차를 좁혀야 청년 고용절벽과 중소기업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사내하도급 근로자와 특수고용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사업주는 근로자 1인당 임금 상승분의 70%를 월 60만 원 한도로 1년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청년을 상대로 ‘열정 페이’(열정을 핑계로 낮은 임금을 주거나 원래 계약과는 무관한 일을 시키는 행위)를 일삼는 기업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고용부는 올해 하반기 호텔, 패션업체 등 500곳을 감독해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안산 시흥 울산 거제 등 다단계 불법 파견이 빈번한 공단 지역도 집중 단속할 예정이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기금 조성도 적극 추진된다. 상생협력기금은 근로소득 상위 10% 이내에 속하는 대기업 근로자가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기업도 이에 상응하는 기부를 해서 마련하며 이 기금은 청년고용과 협력업체 근로자 처우 개선에 쓰이게 된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동반성장지수 산정에 상생결제 시스템(대기업이 어음이 아닌 상생결제채권으로 납품 대금을 지급하고 협력사는 은행을 통해 채권을 현금화하는 제도) 도입 여부도 반영하기로 했다. 이 장관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께서 민노총의 운동 방식을 비판했다고 들었다. 노동 4법의 통과가 진정한 경제민주화라고 본다”며 노동개혁 법안 처리도 재차 호소했다. 한편 한국노총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노총회관에서 창립 7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김동만 위원장은 “70년 역사를 기념하는 이 자리조차 마냥 기뻐할 수 없는 노동 현실이 안타깝다”며 “현장, 국민과 함께하는 운동노선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공공기관에 ‘무(無) 스펙’ 능력 중심 채용이 본격 도입되면서 지난해 공공기관 취업자 10명 중 4명은 영어 점수 없이도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채용을 도입한 25개 공공기관 취업자 349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토익 등 영어점수를 제출하지 않은 합격자가 139명(39.8%)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특히 139명 가운데 고졸은 27명, 전문대졸은 50명이었다. NCS란 직무 수행에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부문별, 수준별로 국가가 체계화한 것으로 산업계의 ‘인재 지침서’로 풀이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130곳 공공기관에 NCS에 기반한 무스펙, 능력 중심 채용을 도입했고, 올해 100곳 공공기관에 추가 도입하는데 이어 내년에는 공공기관 전체(316곳)로 확대할 예정이다. 실제로 남동발전은 신입사원 10명당 3.7개(2014년)였던 출신대학 분포가 지난해에는 4.9개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에는 고졸, 전문대졸 취업자가 한 명도 없었던 국립공원 관리공단은 지난해 25%까지 비율이 늘어났다. 직무 중심 채용이 정착되면서 공공기관 신입사원의 중도 퇴사율도 서서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부발전은 2014년 7.8%였던 중도 퇴사율이 지난해 1.5%로 감소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중도에 그만둔 신입사원이 한 명도 없었다. 이날 대전 유성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능력중심채용 간담회를 연 황교안 국무총리는 “NCS 채용은 청년, 기업, 국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상생의 채용”이라며 “대기업 참여를 유도하고, 중소기업 컨설팅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유성열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