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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봉 1790만 달러(약 202억 원)를 받는 LA 다저스 ‘괴물 투수’ 류현진(32)은 KBO리그 시절부터 특별했다. 2006년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독식한 그는 2년 차부터 거의 매년 KBO리그 연차별 연봉 기록을 경신해 나갔다. 그런데 최근 들어 류현진의 아성에 도전하는 ‘무서운 신예’들이 등장했다. 2017년 신인왕 이정후(21·키움)와 지난해 신인왕 강백호(20·KT)다. 18일 KBO가 발표한 10개 구단 소속 선수 등록 현황과 선수 연봉 자료에 따르면 이정후는 올해 2억3000만 원을 받아 3년 차 최고 연봉 선수로 올라섰다. 종전 3년 차 최고 연봉은 류현진이 2008년에 받은 1억8000만 원이었다. 강백호 역시 이정후의 2년 차 기록(1억1000만 원)보다 1000만 원 많은 1억2000만 원을 받는다. 류현진 이후 KBO리그에는 눈에 띄는 ‘샛별’이 많지 않았다. 연차별 연봉 기록을 경신할 만한 대형 스타가 없었다. 하지만 2017년 이정후가 혜성처럼 등장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강백호가 뒤를 이었다.○ 젊은 피들 선의의 경쟁 2017년 히어로즈에 입단한 이정후는 그해 타율 0.324, 179안타, 2홈런, 47타점, 11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역대 KBO리그 신인 최다 안타 및 신인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다. 올해 3년 차 최다 연봉 기록을 세운 이정후는 큰 이변이 없는 한 내년에 류현진이 보유한 4년 차 최고 연봉(2억4000만 원)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연봉에서 1000만 원만 더하면 되기 때문이다. 강백호는 이정후의 뒤를 잇고 있다. 강백호는 프로 데뷔 첫해였던 지난해 13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0(527타수 153안타), 29홈런, 84타점을 기록했다. 29홈런은 역대 고졸 신인 최다 홈런(종전 1994년 LG 김재현의 21개)이었다. 올해 이정후의 2년 차 연봉 기록을 넘은 강백호는 “(이)정후 형이 신인이던 2017년 활약한 덕에 지난해 내게도 기회가 왔다. 난 그 길을 따라 걸었을 뿐”이라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올 시즌 후 해외 진출 자격을 얻는 NC 나성범(30)도 연봉 5억5000만 원으로 이승엽이 2002년에 받았던 8년 차 최고 연봉 기록(4억1000만 원)을 가뿐히 넘었다. ○ 25억 원 이대호, 3년 연속 연봉킹 올해 KBO리그 최고 연봉 선수는 롯데 이대호(37)다. 2017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역대 최대 규모인 4년 150억 원에 롯데로 복귀한 이대호는 연봉 25억 원으로 2017년 이후 3년 연속 연봉 1위 자리를 지켰다. 23억 원에 계약한 KIA 에이스 양현종(31)은 전체 2위이자 투수 부문 1위에 올랐다. 지난해 말 NC와 4년 총액 125억 원에 사인한 포수 양의지(32)가 20억 원으로 연봉 순위 3위로 뛰어올랐다. SK와 4년 총액 69억 원에 계약한 포수 이재원(31)도 연봉 14억 원을 받아 8위가 됐다. 양의지와 이재원의 연봉은 작년보다 각각 14억 원, 10억5000만 원씩 올라 역대 최고 연봉 인상액 1, 2위를 차지했다. 한편 올해 KBO리그에 등록한 선수는 모두 586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신인과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국내 선수 501명의 평균 연봉은 1억5065만 원으로 지난해(1억5026만 원)보다 0.3% 상승했다. 구단별로는 롯데가 1억9583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외국인 선수 중에선 두산 에이스 린드블럼(32)이 계약금과 인센티브를 포함해 최대 192만 달러(약 21억6000만 원)로 가장 비싼 몸이 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남과 북이 2020년 도쿄 여름올림픽 때 4개 종목에서 ‘코리아’로 한 팀을 이룬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북한의 김일국 체육상은 15일 스위스 로잔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만나 내년 도쿄 올림픽에서 여자농구와 여자하키, 유도, 조정 등 4개 종목에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남북이 올림픽에서 단일팀을 구성하는 것은 지난해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에 이어 두 번째다. 같은 해 8월에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때는 여자농구와 카누, 조정 등 3개 종목에서 단일팀이 꾸려졌다. 여자농구와 조정은 지난해 아시아경기에 이어 두 번째 단일팀으로 호흡을 맞춘다. 여자농구는 지난해 아시아경기에서 남측의 박지수(KB스타즈)와 북측의 로숙영 등이 조화를 이루며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도쿄 올림픽 본선에는 12개국만 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단일팀은 올림픽 예선을 통해 자력으로 출전권을 확보해야 한다. 나머지 종목들도 올림픽 예선을 통과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국제하키연맹(FIH) 총회 때부터 단일팀 구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여자하키는 이르면 4월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남북 합동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세계선수권 혼성단체전에서 단일팀이 동메달을 합작했던 유도도 단일팀 종목에 포함됐다. 남북이 향후 다른 종목에서 추가 단일팀 구성에 합의할 경우 IOC는 적극적으로 이를 돕기로 했다. 남북은 이날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 유치 의향도 IOC에 전달했다. 바흐 위원장은 “스포츠가 한반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했다. 남북의 2032년 올림픽 공동 개최 의사도 환영한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겨울의 끝자락이다. 필드를 향한 주말 골퍼들의 마음이 바빠질 시기다. 전국 각 골프장 역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고 손님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아직 쌀쌀한 날씨에 ‘추억의 붕어빵’을 제공하는 골프장이 적지 않다. 인천 스카이72를 필두로 코리아, 골드, 한맥 등이 붕어빵과 어묵 등을 준다. 스카이72는 여성 고객들을 위해 스킨케어와 네일아트, 메이크업 도구도 비치해뒀다. 경북 문경의 대중제 골프장인 문경CC는 1박 2일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삼시세끼’라는 이름의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골프장 내 클럽하우스와 리조트 식당 등에서 세 끼 식사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다. 1인당 4만9000원에 한우 등심(석식)과 김치전골(중식) 등을 맛볼 수 있다. 서원밸리는 돼지해인 기해년을 맞아 돼지띠 고객이 있는 팀(4인 기준) 중 1명의 그린피를 면제해 준다. 올해 삼일절 100주년을 맞아 덕평, 옥스필드, 삼성물산 산하 골프장(가평, 안성, 동래, 글렌로스) 등은 3월 1일을 전후해 그린피나 식사비 등을 할인해 준다. 안성베네스트는 최근 클럽하우스에 ‘소품 진열장’(사진)을 설치했다. 3월부터 연간 단체 내장객은 진열장에 마련된 각종 반짝이 옷들과 모자, 동물 모양의 가면 등 소품을 무료로 빌릴 수 있다. 라운딩 후 재미있는 뒤풀이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한 것이다. 김성민 총지배인은 “한 골프 모임의 총무를 맡고 있는데 매번 같은 뒤풀이가 반복되는 느낌을 받았다. 새로운 것을 찾다가 떠오른 아이디어를 우리 골프장에서 먼저 시도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골프 예약 서비스업체인 엑스골프 정효선 팀장은 “3월 이후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되면 더욱 다채롭고 이색적인 이벤트들이 골퍼들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버튼은 수비와 외곽 수비가 약하다는 편견을 완전히 깨버렸다. 지금 같은 모습이라면 올스타전 이후엔 미국프로농구(NBA) 주전으로 뛸 수 있다. 정식 계약도 충분히 가능하다.”(조현일 SPOTV 해설위원) “버튼이 정말 대단한 게 KBL에서 하던 플레이를 NBA에서도 흔들림 없이 해내고 있다. 설혹 오클라호마시티가 손을 내밀지 않더라도 다음 시즌에는 그와 정식 계약을 맺겠다고 하는 팀이 여럿 나올 것이다.”(손대범 점프볼 편집장) 지난 시즌 한국프로농구(KBL) 무대에서 펄펄 날았던 디온테 버튼(24·오클라호마시티·사진)이 NBA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 신문 ‘더 오클라호마’가 “디온테 버튼 덕분에 샘 프레스티 단장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을 것 같다”고 보도하는 등 현지 언론들도 버튼의 NBA 정식 계약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지난 시즌 국내에서 DB를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끈 버튼은 한국 잔류 제의를 뿌리치고 NBA 오클라호마시티와 ‘투 웨이’ 계약을 했다. 투 웨이 계약은 NBA의 하부리그인 G리그 소속으로 최대 45일 동안 NBA 출전 선수 명단에 등록할 수 있는 계약이다. 즉시 전력감인 선수보다는 유망주나 기대치가 그리 높지 않은 선수와의 계약에 주로 쓰인다. 버튼 역시 시즌 전만 해도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주전 가드들의 잇단 부상 속에 기회를 잡은 버튼은 10일 휴스턴전에서 상대 에이스 제임스 하든을 전담마크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12일 포틀랜드와의 경기에서는 26분 동안 3점슛 3개 포함, 18득점 3블록으로 펄펄 날았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여러 차례 팀 동료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오클라호마시티가 버튼과 정식 선수 계약을 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폴 조지와 러셀 웨스트브룩 등 슈퍼스타를 보유한 오클라호마시티는 13일 현재 37승 19패로 서부 콘퍼런스 3위를 달리고 있다.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버튼과 계약하거나 자유계약선수(FA)를 데려와 전력을 강화할 수 있다. 루키인 버튼과 계약하면 적지 않은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버튼은 2017∼2018시즌 전 최하위 후보였던 DB를 정규시즌 정상에 올려놓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호주 시드니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프로야구 LG 선수들이 휴식일에 현지 카지노에 출입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밤부터 야구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차우찬, 심수창, 임찬규(이상 투수), 오지환(내야수) 등 4명이 카지노에 있는 장면을 찍은 사진이 돌기 시작했다. 익명의 팬이 올린 것이다. 이로 인해 LG 선수들의 원정 도박설이 퍼져 파장을 일으켰다. 현지의 LG 구단 관계자는 1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휴식일이었던 11일 일부 선수들이 시드니 시내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가 쇼핑몰에 있는 카지노에 잠시 들렀다. 거액 도박을 한 것은 아니다. 최대 500호주달러(약 40만 원)를 환전해서 사용했다”고 말했다. 해외 카지노에 출입해 도박을 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도박죄 여부는 판돈과 상습성, 어떤 경위로 카지노를 찾았느냐 등을 종합해 판정한다. 일시 오락에 불과한 경우에는 법적인 책임을 묻지 않아 재미 삼아 카지노를 들르는 한국 관광객들이 적지는 않다. 차명석 LG 단장은 “억울할 수도 있지만 공인이라면 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 선수들에게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다. 철저한 교육을 통해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LG 구단으로부터 경위서를 받은 뒤 금액과 상습 여부 등을 따져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988년 서울 올림픽을 환하게 밝혔던 올림픽 성화가 44년 만에 다시 서울에서 타오를 수 있을까. 대한체육회는 11일 오후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대의원 총회를 열고 한국을 대표할 2032년 올림픽 국내 유치 도시로 서울을 선정했다. 서울은 올림픽 정식 종목 대의원 49명 가운데 34표를 얻어 경쟁 도시 부산을 앞섰다. 서울시는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에서 양측 정상이 합의한 대로 2032 올림픽을 서울-평양 공동 올림픽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5일 김일국 북한 체육상과 함께 스위스 로잔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를 방문해 2032년 올림픽 공동 유치 의향서를 전달한다. 남북은 이날 IOC와 함께 내년 도쿄 올림픽에 나설 단일팀 문제 등도 논의한다. 독일과 호주, 인도, 이집트 등이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2032년 올림픽 최종 개최 도시 선정은 2025년 IOC 총회(장소는 미정)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2024년과 2028년 올림픽은 각각 프랑스 파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다. 진천=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외국인 선수 마커스 포스터의 부상 결장 이후 고전하던 DB가 허웅의 활약 속에 모처럼 웃었다. DB는 10일 원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안방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89-84로 승리했다. 최근 3연패에서 벗어나며 21승 22패가 된 DB는 같은 날 전자랜드에 패한 KCC와 함께 공동 6위로 올라섰다. SK는 최근 2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9위(13승 29패)에 머물렀다.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주포 포스터의 빈자리를 메운 건 지난달 말 상무에서 전역한 허웅이었다. 전역 후 지난 5경기에서 평균 8.2점에 머물렀던 허웅은 이날 3점슛 5개를 포함해 26득점(2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으로 펄펄 날았다. 특히 승부처였던 4쿼터와 연장전에서만 3점슛 3개를 포함해 18점을 올렸다. 전역 후 가장 많은 43분을 소화한 허웅은 “중요한 경기를 이겨서 기쁘다. 앞으로도 남은 경기를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상범 DB 감독은 “웅이가 진정한 공격수가 무엇인지 보여줬다. 포스터가 부상에서 돌아오면 쌍포 가동도 가능해질 것 같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하루 전 LG전에서 외국인 선수 최초로 개인 통산 1만 득점(한국 선수 포함 4번째)을 돌파했던 SK 애런 헤인즈는 30득점 19리바운드로 활약했지만 팀 패배를 막진 못했다. KCC를 94-82로 꺾은 전자랜드는 최근 6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선두 현대모비스에 3.5경기 차로 다가섰다. 전자랜드 찰스 로드가 32점 11리바운드로 공격을 이끈 가운데 김낙현(17점), 기디 팟츠(11점 9리바운드), 강상재(10점 5리바운드) 등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KCC는 최근 5연패. KGC는 최하위 삼성을 86-78로 이겼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길 때가 있으면 질 때도 있는 게 스포츠다.” 고다이라 나오(33·일본)의 표정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쉬울 만도 했지만 담담히 소감을 밝혔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의 ‘여제’ 고다이라의 국내외 연속 우승 행진이 ‘37’에서 멈췄다. 9일(한국 시간) 독일 인첼의 아이허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마지막 12조에서 출발한 고다이라는 37초 20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숨을 고르며 전광판을 쳐다보던 고다이라의 눈에 잠시 실망의 빛이 스쳤다. 10조에서 출발해 37초 12의 트랙 레코드를 경신한 파네사 헤어초크(24·오스트리아)에게 0.08초 뒤졌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는 ‘고다이라 천하’였다. 나가면 우승이었다. 30세의 늦은 나이에 전성기를 맞은 고다이라는 2016년 국내 경기인 전일본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출전하는 국내외 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금메달 역시 그의 몫이었다. 2018∼2019시즌에도 지난주까지 출전한 6차례의 월드컵 500m 레이스에서 모두 우승했다. 지난주 노르웨이 하마르에서 열린 ISU 5차 대회에서 트랙 레코드(37초 25)로 우승하는 등 건재를 과시했다. 고다이라의 ‘노 골드’는 2016년 3월 월드컵 대회의 8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언론들은 “앞서 레이스를 한 헤어초크가 세운 좋은 기록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24세의 신예 헤어초크는 최근 기량이 급상승했다. 지난해 평창 올림픽 이 종목에서 4위로 메달을 놓쳤던 그는 이번 시즌 들어 고다이라가 우승한 6번의 월드컵 레이스에서 6번 모두 2위를 했다. 지난해 말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린 제4차 월드컵에서 두 선수의 기록 차는 0.06초밖에 나지 않았다. 고다이라의 유일한 라이벌이라고 할 만했다. 그는 금메달을 확정한 후 “고다이라가 너무 빨라 금메달을 따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헤어초크가 이번 대회에서 세운 트랙 레코드는 ‘빙속 여제’였던 이상화(30)의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수년간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지난해 평창 올림픽에서 명장면을 연출한 절친한 사이다. 금메달을 딴 고다이라가 은메달을 확정한 후 울먹이던 이상화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모습은 많은 이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고다이라는 수많은 우승에도 불구하고 이상화가 보유하고 있는 세계신기록의 벽은 넘지 못했다. 이상화가 2013년 1월 캐나다 캘거리 오벌에서 열린 ISU 월드컵 6차 대회 2차 레이스에서 세운 36초 36은 6년 넘게 깨지지 않고 있다. 이상화는 지난해 평창 올림픽 이 종목에서 고다이라에 이어 은메달을 딴 뒤 한 시즌을 쉬고 있고 있다. 현역 연장 의사를 갖고 있는 이상화가 다음 시즌 빙판으로 복귀한다면 고다이라, 헤어초크 등과 함께 여자 500m에서 치열한 3파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 경기를 치른 강릉하키센터는 최대 1만 명을 수용하는 신설 경기장이다. 그곳에서 사상 첫 승리의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8일 평창 올림픽 1주년을 기념해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숙적’ 일본과의 레거시컵 2019 KB금융 아이스하키 챌린지 마지막 경기에서 2-0(0-0, 1-0, 1-0)의 완승을 거뒀다. 귀화 한국인 에릭 리건이 2피리어드 12분 19초에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고, 3피리어드 11분 47초에 박상진이 추가 골을 넣었다. 전날까지 한국 대표팀은 강릉하키센터에서 이긴 적이 없었다. 올림픽 본선 4전 전패와 이번 대회에서도 6일 라트비아에 2-6, 7일 카자흐스탄에 1-5로 패하는 등 8전 전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여자 대표팀(단일팀 포함) 역시 강릉하키센터에서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한국은 경기 내내 일본을 압도했다. 2015년까지 일본을 상대로 공식 대회 1무 19패의 열세를 보였던 한국은 2016년 세계선수권대회 3-0 첫 승리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정몽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한라그룹 회장)은 “(사후 활용 계획이 정해지지 않은) 강릉하키센터를 아이스하키 전용 경기장으로 유지해야 한다. 올림픽 유산을 지킨다는 측면에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강릉=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국 뉴욕을 대표하는 스포츠 구단은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다. 지난해 포브스가 매긴 구단 가치 평가에서 양키스는 40억 달러(약 4조5000억 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댈러스(48억 달러·약 5조3900억 원)에 이어 미국 스포츠 구단 2위였다. 양키스는 월드시리즈 27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의 명문이다. 같은 뉴욕을 연고로 쓰는 미국프로농구(NBA) 뉴욕 닉스도 구단 가치에서만큼은 양키스에 뒤지지 않는다. 닉스는 7일 포브스가 발표한 NBA 30개 구단별 가치 순위에서 40억 달러로 4년 연속 1위를 지켰다. 지난해 37억 달러에서 40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양키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아쉬운 것은 성적이다. 전통의 강호였던 닉스는 2000년대 들어 성적이 바닥을 기고 있다. 2001∼2002시즌 이후 5할 승률을 넘긴 게 3차례밖에 되지 않는다. 이번 시즌에도 7일 현재 10승 43패로 30개 구단을 통틀어 최하위다. 저조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닉스는 대도시 연고지의 후광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포브스는 “2013년 10억 달러를 들여 안방구장 매디슨스퀘어가든(사진)을 새롭게 개조했는데 이를 통해 입장권 수입과 스폰서 후원금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또 케이블 중계권 판매로 연간 1억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닉스뿐 아니라 대부분의 NBA 구단이 최근 엄청난 호황을 맞고 있다. 인기 증가, 새 구장 시설, 높아지는 지역 중계권 등으로 수익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포브스는 “NBA 팀들의 구단 가치는 5년 전과 비교해 3배가량 증가했다. NFL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이 열린 지난주에도 스포츠 팬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앤서니 데이비스(뉴올리언스) 트레이드 루머가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평가했다. NBA 30개 구단의 평균 가치는 19억 달러(약 2조1347억 원)로 지난해와 비교해 13% 올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보자마자 울컥했다.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박성현) “(내가 우상이었다니) 영광이다.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게 실감 난다.”(타이거 우즈) 박성현(26)도 ‘골프 황제’ 우즈(44·미국) 앞에서는 한 명의 열성 팬이었다. 7일 골프용품업체 테일러메이드 광고 촬영이 열린 미국 플로리다주 메달리스트 골프장. 미리 대기하고 있던 박성현의 앞에 예고 없이 우즈가 나타났다. 테일러메이드가 미리 계획한 깜짝 선물이었다. 우즈는 어린 시절부터 박성현의 롤 모델이었다. 이를 알고 있던 테일러메이드는 둘의 만남을 기획했다. 스케줄이 빡빡한 우즈에 맞춰 광고 촬영 장소도 우즈의 집과 가까운 곳으로 잡았다. 박성현은 주피터에서 차로 약 2시간 거리의 올랜도에 살고 있다. 테일러메이드 관계자는 “미국과 한국 마케팅팀에서 오랫동안 진행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박성현과 우즈는 이날 스튜디오와 야외 골프장 등에서 광고 촬영을 했다. 둘이 함께 찍은 홍보 영상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TV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배포될 예정이다. 박성현은 현지 인터뷰에서 “초등학교 때 우즈를 보면서 동시대에 그와 함께 플레이를 할 수는 없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같은 클럽을 사용하는 것도 자부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우즈는 “박성현의 스윙은 임팩트가 상당하다. 항상 스위트스폿을 노린다. 매번 드라이버 샷이 똑같다. 앞날이 창창해 보인다”고 덕담을 건넸다. 박성현은 201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캐나다퍼시픽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우즈의 마지막 날 트레이드마크인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우승하기도 했다. 지난해 우즈가 오랜 슬럼프에서 벗어나 투어챔피언십에서 통산 80번째 우승을 차지하는 것을 TV로 지켜봤다는 그는 “언젠가 그가 다시 우승할 줄 알았다. 우승을 하기 위한 고군분투가 공감이 돼서 눈물이 났다. 항상 노력하는 자세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한편 박성현은 7일 필리핀 기업 솔레어 리조트 앤드 카지노와 향후 2년간 메인 스폰서 계약을 했다. 세마스포츠마케팅은 “박성현의 계약 조건은 여자 골프 사상 최고다. 14일 조인식을 연다”고 전했다. 솔레어 리조트 앤드 카지노의 엔리케 라손 회장은 필리핀 마닐라에 본사를 둔 항만 운영사 ICTSI의 대표이사다. 직전까지 하나금융그룹으로부터 후원을 받았던 박성현은 인센티브를 포함해 연간 15억∼20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9일이면 강원도 평창 밤하늘을 환하게 밝힌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화가 타오른 지 정확히 1년이 된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국내에서 열린 평창 올림픽은 성공적이었다. 경기장을 찾은 사람들은 그동안 몰랐던 겨울올림픽의 매력을 온몸으로 느꼈다. 태극전사들의 성적도 좋았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요즘 평창의 영광스러운 장면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화려함 뒤에서 곪아왔던 한국 스포츠의 치부가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축제는 한순간이었지만 풀어야 할 숙제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평창 올림픽의 빛 “한국은 하늘이 돕는 나라인 것 같다.” 평창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난 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관계자들 사이에서 오간 말이다. 돌이켜 보면 극적인 장면의 연속이었다. 대회 직전 결정된 북한의 참가와 남북 공동 입장으로 ‘평화 올림픽’이 구현됐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은 스포츠를 통한 평화의 실현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전 세계에 알렸다. 대회 운영의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였던 개회식의 강추위도 없었다. 한국은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 등 총 17개의 메달을 획득해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종합 7위를 했다. 남자 스켈레톤 윤성빈의 금메달, 남자 스노보드 이상호의 은메달, 여자 컬링 은메달 등 그동안 메달이 나오지 않았던 종목에서 첫 메달이 쏟아진 것도 고무적이었다. 이 같은 평창 올림픽의 유산은 1년이 지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 남녀 쇼트트랙은 지난주 독일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5차 대회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합작하며 세계 정상임을 재확인했다. 윤성빈은 지난달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스켈레톤 월드컵 6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월드컵 랭킹 1위로 올라섰다. 20세 동갑내기 친구로 구성된 한국 여자컬링대표팀(춘천시청)은 3일 컬링 월드컵 3차 대회에서 평창 올림픽 우승팀 스웨덴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 빛보다 어두운 그림자 올림픽이 끝난 뒤 불거진 각종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조직의 사유화 등 각종 폐해가 드러난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관리단체로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올림픽 직전 불거진 심석희 등 여러 선수 폭행 사건으로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가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심석희는 올 초 조 전 코치로부터 미성년자 시절부터 상습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심석희의 용기 있는 폭로는 ‘체육계 미투’로 이어지며 성적 지상주의로 대표되어 왔던 엘리트 체육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의 필요성을 불러일으켰다. ‘영미∼’ 열풍을 일으켰던 여자 컬링과 단일팀의 감동을 선사했던 여자 아이스하키도 내분에 휩싸였다. 여자컬링 대표팀 ‘팀 킴’은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김민정 등 팀 지도자들로부터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고 폭로했고, 김 전 부회장은 합동 감사 도중 사퇴했다. 단일팀을 이끌었던 세라 머리 전 감독(캐나다)도 선수들의 집단 항명 속에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고국으로 돌아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대회 전부터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경기장 사후 시설 활용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알파인 스키 경기장이 지어진 강원 정선 가리왕산은 복원과 존치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와 산림청은 당초 약속대로 전면 복원을 하자는 입장인 반면 강원도와 정선군은 존치를 주장하고 있다. 이 밖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강릉 하키센터,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 등 일반인의 이용이 어려운 3개 체육시설도 사후 활용 주체 및 방안이 정해지지 않았다. 이들 시설의 유지에만 연간 수십억 원이 투입되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난 아무래도 95세까지 감독을 할 것 같아.” 2011년 시즌 중반 메이저리그 플로리다(현 마이애미)의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된 잭 매키언 감독(89·사진)이 농담처럼 던진 말이다. 당시 매키언 감독의 나이는 81세였다. 88세까지 지휘봉을 잡았던 고(故) 코니 맥 전 필라델피아 감독에 이어 메이저리그 역사상 두 번째로 나이 많은 감독이었다. 그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안정적으로 팀을 지휘한 뒤 은퇴했다. 조용히 여생을 보내던 매키언 전 감독이 다시 야구계로 돌아왔다. 미국 언론들은 31일 “워싱턴 구단이 매키언 전 감독을 마이크 리조 단장을 도울 시니어 특별 보좌역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1930년생으로 한국 나이 90세인 매키언 감독이 야구 현장으로 컴백한 것이다. 워싱턴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부여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매키언 전 감독은 그간의 경험을 살려 팀 운영과 관련된 다양한 조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에서는 그의 아들 케이시가 선수들의 물품 조달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선수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아보지 못하고 마이너리그를 전전했지만 지도자로는 크게 성공했다. 40대 초반이던 1973년 캔자스시티를 시작으로 오클랜드(1977∼1978년), 샌디에이고(1988∼1990년), 신시내티(1997∼2000년), 플로리다(2003∼2005년, 2011년) 등 5개 팀의 감독을 지냈다. 통산 성적은 1051승 990패(승률 0.515)다. 무너진 팀을 일으켜 세우는 게 특기였다. 2003년이 대표적이다. 시즌 중반 그가 지휘봉을 잡기 전까지 플로리다는 하위권에 머물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부임 후 75승 49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와일드카드를 거머쥐었다. 플로리다는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를 넘어 월드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까지 무너뜨리며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인생 100세 시대에 건강히 돌아온 그를 보면 노병은 죽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는 것 같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월의 미국 애리조나는 야구 열기로 가득하다. KBO리그의 키움, KT, NC 등 3개 팀은 2월 1일부터 날씨 좋은 애리조나에서 전지훈련을 시작한다. 2월 중순이 되면 LA 다저스와 텍사스 등 메이저리그 팀들도 애리조나에서 스프링캠프를 연다. 하지만 2월 1일부터 나흘간 애리조나에서는 야구보다 더 뜨거운 스포츠 축제가 열린다. 피닉스 인근 스코츠데일의 TPC 스코츠데일(파71)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피닉스 오픈이다. 1932년 시작돼 87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피닉스 오픈은 여느 PGA투어 대회와는 완전히 다르다. ‘골프 해방구’라는 별명답게 갤러리들은 술을 마시고, 고함을 치고, 야유를 보낸다. 대회의 별칭은 ‘잔디 위에서 펼쳐지는 최고의 쇼(The Greatest Show on Grass)’다. 평소 정숙을 요구당하던 팬들은 골프장에서 하지 못하는 행동을 마음껏 할 수 있다. 선수들도 이 대회에서만큼은 팬들과 허물없이 어울린다. 당연히 인기가 높다. 2016년 대회 때는 역대 PGA투어 최다인 61만8365명의 갤러리가 골프장을 찾았다. 그해 2월 7일 열린 3라운드에는 20만1003명이 몰렸다. 이 역시 PGA투어 하루 최다 관중 기록이다. 매년 기본 50만 명 이상이 찾는 이 대회는 지난해 PGA투어가 선정한 ‘최고의 투어 대회’와 ‘최고의 팬 친화적 대회’에 뽑히기도 했다. 이 대회의 시그니처 홀은 ‘더 콜로세움’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16번홀이다. 162야드의 짧은 파3홀이다. 2만 석의 임시 관중석이 홀을 둘러싸는데 좌석을 가득 메운 갤러리들은 선수들의 티샷마다 함성을 지른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1997년 대회 때 이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흥분한 갤러리 2만 명은 축하의 의미로 컵 등을 집어던지면서 흥겨운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피닉스 오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필 미컬슨(49)이다. 애리조나주립대 출신인 미컬슨은 골프장을 찾은 동문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는다. 지난해까지 29번 이 대회에 출전해 3차례(1996년, 2005년, 2013년)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을 포함해 톱10에 11차례 이름을 올렸다. 2013년에는 28언더파 256타로 대회 최다 언더파와 최저타 타이 기록까지 세웠다. 올해는 통산 30번째 출전으로 역대 최다 출전 기록을 세운다. 만약 우승까지 하게 되면 아널드 파머 등을 제치고 이 대회 통산 최다 우승자가 된다. 2016년과 2017년에는 마쓰야마 히데키(일본)가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대회에는 ‘맏형’ 최경주(49)를 비롯해 안병훈(28), 배상문(33), 강성훈(32), 김민휘(27), 김시우(24), 임성재(21) 등 7명의 한국인 선수가 출전한다. 최경주는 지난해 6월 메모리얼 토너먼트 이후 8개월 만에 PGA투어에 복귀한다. 지난해 8월 갑상샘암으로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최경주는 “몸에 큰 문제는 없다. 일단 컷 통과가 목표”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 양궁 지도자는 말했다. “집안 사정상 합숙을 통해 숙식을 해결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최고가 되기 위해 합숙을 원하는 선수도 있다. 무조건적인 합숙 폐지는 이들로부터 꿈과 희망을 빼앗는 일”이라고. 정부는 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22·한국체대)의 용기 있는 성폭행 피해 폭로 이후 엘리트 스포츠를 혁신해 전반적인 스포츠 패러다임을 바꾸기로 했다. 대표적인 대책 중 하나가 합숙 훈련 폐지 또는 축소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리위원회도 이달 중순 빙상계 폭력 및 성폭력 근절을 위해 합숙 훈련을 점진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폐쇄적인 합숙 훈련 기간에 각종 폭력 및 성폭력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정책이 나온 것은 그동안 성적 지상주의를 추구해온 엘리트 체육의 폐해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체육계의 자정 능력도 제대로 발휘되지 않아 문제를 키웠다. 하지만 합숙 폐지 또는 축소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현장의 목소리는 그렇지 않다. 한 빙상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합숙을 없앤다고 치자. 그러면 부유한 집 선수들은 자기들끼리 팀을 꾸려 운동 환경이 좋은 해외로 합숙 전지훈련을 떠날 것이다. 또 다른 관리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고 부작용을 우려했다. 합숙 폐지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만약 합숙을 폐지하기로 한다면 그를 상쇄할 만한 세부 보완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했다. 당장 내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합숙이 폐지되면 한국 대표팀의 성적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있다. 한 대표팀 지도자는 “선수층이 얇은 우리나라의 경우 태릉선수촌(현 진천선수촌)으로 대표되는 합숙 시스템을 통해 스포츠 강국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 팀이나 종목을 망가뜨리는 건 한순간이지만 다시 일으켜 세우기는 정말 어렵다”고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합숙 훈련의 장점은 단기간의 집중적인 훈련을 통해 경기력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합숙 훈련을 외국에서도 따라 하고 있다. 합숙 훈련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다. 한국 유일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유승민 위원은 “일각에서는 메달이 필요 없다고 한다. 하지만 당장 내년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이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면 ‘우린 대체 뭐 했느냐’는 비난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메달에는 신경 쓰지 않겠다고 하지만 올림픽 등 국제대회 성적은 중요 할 수 밖에 없다. 체육 현장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며 엘리트 체육인들과의 공청회를 요청했다. 정부가 지향하는 스포츠 선진국은 생활 체육과 엘리트 체육이 함께 강한 나라여야 한다. 당장의 위기를 벗어나려는 ‘합숙 폐지’를 넘어 시간이 걸리더라도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을 함께 고민할 때다. 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

“가슴이 뛴다. 11년 전 여름에 느꼈던 짜릿한 전율을 다시 한 번 느끼고 환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28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열린 국가대표 감독 선임 기자회견 단상에 선 김경문 전 NC 감독(61·사진)은 상기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자진 사퇴한 선동열 전 감독의 후임으로 야구대표팀 전임감독을 맡게 된 김 감독은 올해 11월 프리미어12와 내년 도쿄 올림픽에 나서는 대표팀을 지휘한다. 그는 “국가대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징이자 얼굴이다. 9전 전승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땄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도록 팬 여러분의 많은 응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 왜 김경문이었나 김 감독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지도자다. 2004년 두산 감독을 맡아 2011년 중도 사퇴할 때까지 3번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포함해 6차례나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제9구단 NC의 창단 감독을 맡은 뒤에는 지난해까지 6년간 4차례나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오랜 프로 감독 생활 중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지난해에는 NC가 최하위로 처진 6월에 중도 사퇴했다. 당시 선수단과의 마찰, 지나치게 강한 리더십이 도마에 오른 전력은 대표팀 사령탑으로 핸디캡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 같은 약점에도 불구하고 KBO 기술위원회는 왜 김 감독을 선택했을까. 김시진 KBO 경기위원장은 “한 팀을 오래 맡다 보면 선수단에 피로감이 생길 수 있다. (NC에서 물러난) 작년이 바로 그랬다. 하지만 그간 KBO리그에서 이룬 성과와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의 경험을 고려할 때 김 감독만 한 인물을 찾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KBO 기술위원회는 두 차례의 회의를 통해 감독 후보들을 추천했는데 거의 모든 기술위원들이 1순위로 김 감독을 꼽았다. 김시진 위원장은 “현역 프로 감독들을 배제한 상황에서는 김 감독이 위기의 한국 야구를 구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데 기술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팬들이 가장 납득할 수 있는 감독이라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KBO의 한 관계자는 “김 감독은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강한 카리스마를 갖고 있다. 스타 선수들이 모이는 대표팀에서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라고 말했다. ○ 김 감독은 왜 받아들였나 얼마 전까지도 김 감독은 대표팀 감독직을 고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절친한 후배인 선 전 감독이 선수 선발 논란 속에 불명예 퇴진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선 전 감독이 안타까웠지만 피하는 모습을 보이긴 싫었다. 욕먹을 각오하고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코칭스태프도 빨리 인선하려 한다. 이르면 2월 중순에는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을 모았던 박찬호(전 한화)와 이승엽(전 삼성)의 코치진 합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두 사람 모두 훌륭한 선수였지만 야구는 팀워크가 중요한 종목이다. 코치가 너무 화려하면 선수보다 더 부각되게 된다. 나중을 위해 좀 더 아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답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 신화를 일군 김경문 전 NC 감독(61)이 한국 야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로 했다. 선동열 전 야구 대표팀 감독의 자진 사퇴 후 공석이던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하며 위기에 빠진 한국 야구의 구세주로 나선 것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8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김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올해 11월 열리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와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을 지휘한다. 선 전 감독의 사퇴 후 KBO가 전임감독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을 때부터 김 감독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우선 지도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 감독은 10년 넘게 두산과 NC 감독을 지내며 거의 매년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었다.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본선에서는 신들린 듯한 작전을 구사하며 한국의 야구 사상 첫 금메달을 일궜다. 국가대표 감독 선임을 위해 구성된 KBO 기술위원회는 두 차례의 회의를 거쳐 김 감독을 최우선 후보로 추천했고, 정운찬 KBO 총재는 이를 받아들였다. 가장 힘들었던 과정은 김 감독의 허락을 얻는 일이었다. 선 전 감독은 지난해 아시아경기에서 불거진 선수 선발 논란 등으로 국정감사장에까지 출석한 끝에 불명예 퇴진했다. 김 감독이 고려대 후배로 절친한 사이인 선 전 감독의 자리를 맡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KBO와 야구계의 끈질긴 설득을 결국 받아들였다. 대표팀 감독직을 맡으면서 김 감독은 적지 않은 희생을 감수하게 됐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중간에 NC의 고문으로 물러났지만 올해까지 계약이 남아 있다. 연봉은 5억 원이다. 대표팀 감독직을 맡으면 이보다 훨씬 적은 액수를 받게 된다. 또한 대표팀 감독직을 맡고 있는 내년까지는 다른 프로 팀 지휘봉을 잡을 수 없다. KBO는 김 감독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이 있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재충전을 하고 있던 김 감독은 자신을 도울 새 코칭스태프 인선에 돌입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 두산은 지난해 통합 우승에 실패했지만 젊은 마무리 투수 함덕주(24)의 발견은 큰 수확으로 꼽힌다. 지난해 시즌 중 마무리 보직을 맡은 함덕주는 역대 팀 왼손 투수 최다인 27세이브를 올렸다. 62경기에 출전해 6승 3패, 평균자책점 2.96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3경기에 등판해 2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금메달로 병역도 해결했다. 함덕주는 “마무리 투수 2년 차가 되는 올해는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젓가락 소년에서 국가대표로 윤혁 두산 스카우트팀 부장은 2013년도 신인 드래프트 당시 함덕주를 ‘아기’로 기억한다. 얼굴엔 솜털이 가득했고, 몸도 가냘픈 편이었다. 170cm 후반의 키에 몸무게가 60kg대 중반밖에 되지 않았다. 직구 구속이 시속 130km 중반에 머물렀지만 공을 던지는 폼이 예쁘다는 이유로 그를 뽑았다. 2차 5라운드 전체 43순위였다. 프로 입단 후 그는 몸을 키우기 위해 배가 불러도 참고 먹었다. 하루 저녁에 라면 5개는 기본이었다. 현재 그의 키는 182cm다. 몸무게는 80kg대 중반이다. 힘이 붙으니 공이 빨라졌다. 지난해 최고 스피드는 148km를 찍었다. 직구 평균 구속은 142km. 여기에 다른 투수는 흉내 내기도 힘든 역동적인 투구 폼으로 타자들을 공략했다. “신인 때 투구 폼은 평범했다. 그런데 더 세게 공을 던지기 위해 몸을 틀려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지금의 폼을 갖게 됐다. 부상 위험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내겐 편안한 투구 폼이다.” ○ 정우람-류현진을 배운다 함덕주의 결정구는 체인지업이다. 직구처럼 날아오다 오른쪽 타자의 바깥쪽으로 날카롭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수많은 삼진을 이끌어 냈다. 함덕주는 “어떤 날은 직구보다 제구가 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와 볼을 구분해 던질 수 있다”고 했다. 올해 목표는 이 체인지업을 류현진(LA 다저스)처럼 왼손 타자에게도 사용하는 것이다. 함덕주는 “그동안 왼손 타자에게는 슬라이더로 바깥쪽 승부밖에 하지 못했다. 왼손 타자의 몸 쪽으로 꽂히는 체인지업을 연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롤 모델은 한화의 왼손 마무리 투수 정우람이다. 그는 “기복이 있는 나와 달리 우람이 형은 언제 마운드에 올라도 안정적이다. 좀처럼 실투를 하지 않는 모습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아시아경기 때 생애 첫 성인 대표팀에 뽑혔던 그는 “최고의 선수들과 한 팀이었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자 좋은 공부가 됐다. 올해 프리미어12와 내년 도쿄 올림픽에도 나가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21일 선발대로 전지훈련이 열리는 일본 오키나와로 떠났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수호신’ 마리아노 리베라(50·전 뉴욕 양키스·사진)가 던질 공은 정해져 있었다. 상대 타자도 그가 어떤 공을 던질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컷 패스트볼(커터)은 알고도 칠 수 없는 공이었다. 리베라가 뿌리는 시속 150km 넘는 빠른 커터에 빗맞은 타자들의 방망이는 산산조각 나기 일쑤였다. 리베라가 시즌 종료 후 은퇴 의사를 밝힌 2013년 상대 팀 미네소타는 존경의 의미를 담아 부러진 방망이를 모아 만든 의자를 그에게 선물했다. 수많은 방망이를 부쉈던 ‘커터의 달인’ 리베라가 메이저리그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파나마 출신의 리베라는 23일 공개된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의 2019년 명예의 전당 후보 투표에서 사상 최초로 득표율 100%를 기록했다. 투표인단 425명 전원이 그에게 표를 던졌다. BBWAA가 명예의 전당 투표를 시작한 1936년 이후 만장일치가 나온 것은 사상 처음이다. 종전 최고 득표율은 켄 그리피 주니어가 2016년 기록한 99.3%(440표 중 437표)였다. 리베라는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평가받는다. 1995년 데뷔 이후 2013년 은퇴할 때까지 줄곧 양키스의 핀 스트라이프(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그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652개)을 갖고 있다. 통산 성적은 80승 60패, 평균자책점 2.21이다. 13번이나 올스타에 선정됐고 5차례나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1999년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도 뽑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리베라는 위대한 선수일 뿐 아니라 훌륭한 사람”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경기 때 리베라의 등장곡 ‘엔터 샌드맨’을 불렀던 록그룹 메탈리카도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선동열 전 감독의 자진사퇴로 공석이 된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에 김경문 전 NC 감독과 조범현 전 KT 감독 등이 포함됐다. KBO 기술위원회는 23일 서울 야구회관에서 2차 회의를 열고 올해 프리미어12와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 감독 최종 후보 5명을 확정했다. 오전 11시에 시작된 회의는 낮 12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끝났다. 김시진 기술위원장은 회의 후 “후보 3명과 예비 후보 2명 등 5명으로 후보를 압축했다. 실명은 밝힐 수 없지만 위원들의 의견이 다 비슷해서 회의가 일찍 끝났다”고 설명했다. 김 전 감독과 조 전 감독이 포함되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그는 “언론에서 언급되고 있는 후보군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과거 국가대표 감독 경력이 있는 분에 대한 위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사실상 이들이 유력한 후보임을 시인했다. 기술위는 후보들에 대한 우선순위를 매긴 뒤 정운찬 KBO 총재에게 보고했다. 정 총재가 이를 승인하면 본격적인 영입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김 위원장은 “제가 직접 (1순위부터) 접촉을 시도해 의사를 타진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전 감독과 조 전 감독은 KBO리그는 물론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 두산과 NC의 감독을 지낸 김 전 감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사령탑으로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썼다. 2009년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조 전 감독 역시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이끌었다. 이들이 감독 제안을 고사할 가능성도 있다. 선 전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때 선수 선발 논란 등에 휩싸이며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다. 선 전 감독의 고려대 3년 선배로 절친한 사이인 김 전 감독으로서는 후배의 자리를 대신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다. 조 전 감독 역시 지난해 국정감사 때 정 총재의 입에서 이름이 언급된 바 있다. 자칫 예고된 인선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2월부터 각 팀들의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만큼 KBO는 이달 말까지 새 감독 선임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이헌재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