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이상훈 부장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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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경제부장입니다.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sanghun@donga.com

취재분야

2026-03-03~2026-04-02
칼럼51%
일본20%
국제일반20%
사회일반3%
미국/북미3%
경제일반3%
  • ‘파친코’ 모자수役 박소희 “내 꿈은 최고의 ‘자이니치 배우’”

    1997년 9월 28일 일본 도쿄 국립 가스미가오카 경기장. 후반 종료 8분을 남겨두고 2골을 몰아넣으며 역전승을 거둔 1998 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일전 ‘도쿄 대첩’ 현장에 한 재일교포 대학생이 있었다. 재일교포 동료 100여명을 이끌고 관중석에서 응원단장을 자처하며 한복 차림에 태극기를 흔들며 목이 터져라 응원했던 대학생은 25년이 지나 글로벌 흥행을 질주하는 드라마의 배우로 우뚝 섰다.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에서 선자(윤여정)의 둘째 아들 ‘모자수’ 역을 맡은 배우 박소희다. 일본 땅에서 식민지 출신이라고 차별 받으면서도 당당하게 살아가는 재일교포의 삶을 그린 드라마 ‘파친코’에서 박소희는 출연 배우 중 유일한 ‘진짜 재일교포’다. 1975년 니가타현에서 재일교포 3세로 태어나 도쿄 와세다대를 졸업한 뒤 무명 배우로 시작해 올해로 데뷔 20년 차다.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면서 미국 시민권을 딴 그는 ‘일본에서 나고 자란 미국 국적의 한국인’이라는 독특한 정체성을 앞세워 글로벌 무대에 도전하고 있다. 할리우드에 있는 박소희와 13일 온라인 인터뷰를 가졌다. ―드라마 ‘파친코’ 인기가 대단하다. △이런 기회를 잡게 돼 기쁘다. 재일교포 3세인 내가 재일교포의 삶을 그린 드라마에서 연기한 것은 정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 드라마의 유일한 ‘진짜 자이니치(재일의 일본어 발음. 일본에서 재일교포를 가리키는 말)’라는 자부심이 있다. ―어린 시절 재일교포의 삶은 어땠나. △초등학교 시절, 자기소개를 하는 매 학년 첫 날이 두려웠다. 이름을 말하면 “박? 이상한 성이네”라고 놀릴까봐 떨렸다. 누구라도 놀리면 싸우겠다는 심정으로 학교를 다녔다. 주눅이 들 때마다 아버지가 “한국인으로 당당히 살아라. 그게 너에게도, 일본 사회에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복잡한 역사가 있고 한국에선 ‘반쪽바리’라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한국은 내 나라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파친코는 실제로 재일교포들이 많이 하는 사업인데. △일본에서 파친코는 국민 오락이지만 도박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음지의 비즈니스이기도 하다. 일본인들이 더럽다고 안 하는 사업에 재일교포들은 살기 위해 뛰어들었다. (차별받는) 재일교포들은 일본인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해야 했다. 가수, 배우, 운동선수처럼 인기를 먹고 살거나 변호사, 의사처럼 자격증을 갖고 하는 일에 재일교포들이 많다. 성공한 사람들 중 재일교포라는 걸 숨기는 이들이 많긴 하지만. ―드라마 속 어머니였던 윤여정과 호흡은. △최고였다. 드라마 출연 배우들 중 윤여정 선생님만 나한테 질문을 많이 했다. 재일교포들은 어떻게 사는지, 일본어 대사는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를 물어본 현장의 유일한 배우였다. 윤여정 선생님의 대사를 들을 때마다 어린 시절 할머니가 어설프게 하던 일본어가 생각나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드라마 속 선자야말로 재일교포 마음 속에 있는 한국에 대한 그리움이자 향수 그 자체다. ―재일교포에 대한 차별 때문인지 일본에서는 드라마를 나쁘게 평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차피 우익들은 아무 말이나 떠드는 사람들이다. 보통의 일본인은 충분히 양식 있는 사람들이다. 드라마를 만든 애플도 이걸 알아야 한다. 한국, 미국에서는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일본에서는 전혀 광고를 하지 않고 있다. 양식 있는 일본인이라면 순수한 멜로드라마로 볼 것이다. 세계인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드라마를 많은 일본인들도 즐겼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꿈은. △이제 재일교포가 목소리를 높일 때가 됐다. 소리를 쳐야 세상이 바뀌는 시대 아닌가. 당당한 재일교포 배우로서 스피크 업(speak up)하고 싶다. 자이니치라는 단어가 영어사전에 오를 정도로 유명해져서 미래의 재일교포들이 동경하는 롤 모델이 되고 싶다. ‘저렇게 멋진 배우가 자이니치네. 자이니치라니 대단하네’라는 말을 들을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 개인적으로 개그맨 유재석 씨를 굉장히 존경하는데 유재석 씨 예능 프로그램에 꼭 한 번 출연하는 것도 꿈이다. 기사에 이 말을 꼭 써 달라.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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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민 된 日 마코 공주, 뉴욕 미술관서 자원봉사

    지난해 10월 왕족 신분을 포기한 마코(眞子·31·사진) 일본 공주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다고 저팬타임스 등이 13일 보도했다. 그는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동생인 후미히토(文仁) 왕세제의 2녀 1남 중 맏이다. 지난해 10월 동갑내기 변호사 지망생인 고무로 게이(小室圭)와 결혼한 후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당시 일본 정부가 왕실을 떠나는 여성 왕족에게 지급하는 약 16억 원을 받지 않았다. 현재 마코 공주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기획하는 13세기 일본 가마쿠라 시대의 승려 ‘잇펜’에 관한 전시 준비를 돕고 있다. 미술관 측은 그가 작품 일부를 관리하고 있으며 도서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마코 공주는 도쿄 국제기독교대(ICU) 재학 시절 미술 문화재 연구를 전공하며 학예원 자격을 땄다. 영국 레스터대 대학원에서 박물관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도쿄대 미술관에서 특별 연구원으로도 일했다. 마코 공주 부부는 뉴욕 맨해튼의 방 1개와 거실이 있는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법률 보조원인 고무로는 지난해 뉴욕주 변호사 시험에 불합격했고 2월 같은 시험에 재도전해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마코 공주가 편한 옷차림으로 맨해튼 거리를 거닐고 생필품을 구매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그는 험난한 결혼 과정을 겪었다. 2017년 약혼 때부터 고무로의 어머니가 전 애인에게 400만 엔(약 4000만 원)을 빌린 후 갚지 않은 데다 마코 공주가 받을 지참금이 이 빚을 갚는 데 쓰일 것이란 보도가 잇따르면서 여론이 악화됐다. 그 여파로 당초 2018년 11월로 예정됐던 결혼이 취소됐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결혼했지만 당시에도 도쿄 시내에서 반대 시위가 벌어질 정도로 여전히 반대 여론이 높게 나오자 그는 결혼식 행사와 각종 왕실 의례를 치르지 않고 지참금도 포기했다. 마코 공주는 이 과정에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었다. 당시 그는 남편을 두고 “내게 둘도 없는 존재”라며 여론의 비판에도 한 번뿐인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겠다는 뜻을 밝혔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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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달러 = 126엔… 日 엔화 가치 20년만에 최저

    일본 엔화 가치가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본에서는 엔화 가치 하락과 수입 원자재값 상승이 맞물려 물가 오름폭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13일 오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26엔대까지 올라 2002년 5월 이후 19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월 하순에 달러당 115엔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개월여 만에 엔화 가치가 10% 이상 낮아진 것이다. NHK에 따르면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총재는 이날 은행 단체 모임에 참석해 “지금의 강력한 금융완화 정책을 이어가 경제 회복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금리 상승을 억제하겠다는 뜻이어서 금리를 올리고 있는 미국과 금리 격차가 커질 것으로 투자자들은 예측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 엔화를 팔아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커졌다. 일본은행이 사실상 엔화 약세를 용인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단기금리를 연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가 0%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필요한 만큼의 장기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대규모 금융완화를 계속한다고 발표했다.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재무상은 이날 중의원에 출석해 최근 엔화 약세 현상에 대해 “환율 안정이 중요한 만큼 긴장감을 느끼고 주시하겠다”고 말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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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마코 공주, 왕족 신분 포기 후 美서 자원봉사자로 근무

    지난해 10월 왕족 신분을 포기한 마코(眞子·31) 전 일본 공주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다고 재팬타임스 등이 13일 보도했다. 그는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동생인 후미히토(文仁) 왕세제의 2녀 1남 중 맏이다. 지난해 10월 동갑내기 변호사 지망생인 고무로 게이(小室圭)와 결혼한 후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당시 일본 정부가 왕실을 떠나는 여성 왕족에게 지급하는 약 16억 원을 받지 않았다. 현재 마코 전 공주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기획하는 13세기 일본 가마쿠라시대의 승려 ‘잇펜’에 관한 전시 준비를 돕고 있다. 미술관 측은 그가 작품 일부를 관리하고 있으며 도서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마코 전 공주는 도쿄 국제기독교대학(ICU) 재학 시절 미술 문화재 연구를 전공하며 학예원 자격을 땄다. 영국 레스터대 대학원에서 박물관학 석사 학위도 취득했다. 도쿄대 미술관에서 특별 연구원으로도 일했다. 마코 전 공주 부부는 뉴욕 맨해튼의 방 1개와 거실이 있는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법률 보조원인 고무로는 지난해 뉴욕주 변호사 시험에 불합격했고 2월 같은 시험에 재도전해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마코 전 공주가 편한 옷차림으로 맨해튼 거리를 거닐고 생필품을 구매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그는 험난한 결혼 과정을 겪었다. 2017년 약혼 때부터 고무로의 어머니가 전 애인에게 400만 엔(약 4000만 원)을 빌린 후 갚지 않은데다 마코 공주가 받을 지참금이 이 빚을 갚는데 쓰일 것이란 보도가 잇따르면서 여론이 악화됐다. 그 여파로 당초 2018년 11월로 예정됐던 결혼이 취소됐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결혼했지만 당시에도 도쿄 시내에서 반대 시위가 벌어질 정도로 여전히 반대 여론이 높자 그는 결혼식 행사와 각종 왕실 의례를 치르지 않고 지참금도 포기했다. 마코 전 공주는 이 과정에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었다. 당시 그는 남편을 두고 “내게 둘도 없는 존재”라며 여론의 비판에도 한 번 뿐인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겠다는 뜻을 밝혔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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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구로가와 ‘긴자 캡슐타워’ 역사속으로

    세계 건축사에 큰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는 일본 도쿄 긴자의 나카긴 캡슐타워가 12일부터 철거 작업에 들어갔다. 캡슐 140개를 13층으로 쌓아 올린 독특한 형식으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설계에도 참여한 일본 건축계의 거장 구로가와 기쇼(사진)가 설계해 1972년 완공됐다. 영국 더타임스가 “세계적 건축 유산이 자본의 논리에 농락당하고 있다”며 철거 반대 여론을 소개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지만 소유주들은 결국 철거를 결정했다. 타워 안에 있던 캡슐들은 일본 및 세계 각국의 유명 미술관에 기증되거나 숙박시설 등으로 재활용될 예정이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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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화 절친’ 고다이라 10월 고향서 ‘마지막 레이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딴 뒤 이상화와 서로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한일 양국 국민들에게 감동을 준 고다이라 나오(小平奈緖·36·사진) 선수가 12일 현역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고다이라는 이날 자신의 고향이자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나가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 10월 전일본 선수권대회를 끝으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이상화는 평창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했고, 고다이라는 올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며 현역 생활을 이어갔다. 발목 부상을 딛고 나선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17위에 그쳤지만 경기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방송 해설위원으로 베이징에 온 절친 이상화를 향해 한국어로 “잘 지냈어? 보고 싶었어요”라고 하며 끈끈한 우정을 보여줬다. 고다이라는 기자회견에서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스포츠에서 은퇴라는 말은 없다고 배웠다”며 ‘은퇴’라는 단어 대신 ‘라스트 레이스’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내 인생을 스케이팅으로 끝내는 것에 의문이 들었다. 마지막 올림픽 출전은 베이징에서, 마지막 레이스는 고향에서 하겠다고 지난해 여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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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칼럼/이상훈]‘우크라 위기’ 안보력 강화 기회 삼는 日

    한국 국회에서 11일 열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화상 연설은 썰렁했지만, 지난달 23일 일본 국회 연설은 회의실 두 곳을 터서 진행했는데도 일부 참석자는 자리가 없어 서서 들어야 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를 비롯해 외교 안보 주요 각료들은 일제히 맨 앞에서 연설을 경청했다. 일본은 우크라이나 지원액을 1억 달러에서 3억 달러로 늘리고 총리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대(對)러시아 추가 제재를 발표하는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한 적극적 정책을 펴고 있다. 일본의 관심은 단순한 호기심, 동정심이 아니다. 일본 정부와 집권 자민당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이유로 들어 안보력을 강화하고 외교 무대 활동 범위를 넓히려 한다. 과거 야당 등이 반대했을 법한 우경화 방향의 안보 정책들이 걸림돌 없이 착착 추진되고 있다.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로 늘리려는 자민당 움직임부터 그렇다. 현실화되면 지난해 기준 6조 엔(약 59조 원)인 일본 방위비는 단숨에 10조 엔을 훌쩍 넘는다. 이렇게 되면 인도, 러시아를 제치고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방위비 지출국 지위에 올라선다. 일본에서 국방력 강화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나왔던 ‘전수방위 원칙에 어긋난다’ ‘평화헌법에 위배된다’는 반론은 이제 기계적 균형의 명분으로조차 찾기 어렵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의 침공이 현실이 된 상황에서 일본의 방위비 증액을 ‘군사대국화 야욕’으로 우려하는 주장은 일본에서는 물론이고 서방에서도 잘 들리지 않는 게 냉정한 현실이다.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도발도 일본 정부는 현실적 위협으로 본다. 일본은 핵무기가 없는 우크라이나의 현실을 생생히 본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안보 전략을 짜고 있다. 배타적경제수역(EEZ)에 거듭 북한 미사일이 떨어지면서 “언제까지 일본 앞바다가 북한의 무기 시험장이 돼야 하는가”라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도발 강화에 비례해 일본의 군사력 강화를 용인한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경제안전보장법은 일본이 나아가고자 하는 경제 안보 정책의 방향을 보여준다. 일본 최대 경제단체 경단련(經團連)이 “이번 기회에 정보 보안제도를 도입해 상대국의 신뢰를 이끌어 내자”고 내놓은 입장은 일본 정부의 속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일본은 자신들의 군사 및 경제 기밀 보호가 부실해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가 참여하는 기밀정보 동맹체 ‘파이브 아이스’에 끼지 못한다고 평가한다. 이런 일본에 경제안보법 같은 정책은 언젠가 관철했어야 할 숙원 과제였다. ‘우리도 정보를 잘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줘 언젠가는 미국의 명실상부한 기밀정보 동맹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게 일본의 전략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자국 안보력 강화의 지렛대로 삼는 일본을 보면서 한국의 외교안보 전략을 되돌아보게 된다. 일본은 글로벌 안보 지형 변화를 기다렸다는 듯 방위비 증액, 적(敵) 기지 공격 능력 보유, 핵 공유 주장 등을 거침없이 꺼내 들고 있다. 우경화가 우려되는 일본을 우리가 고운 눈으로 바라볼 수는 없다. 하지만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냉엄한 국제 사회에서 자신의 이익을 관철시킬 논리를 개발하고 타이밍을 모색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외교 안보 전략은 없다. 썰렁했던 젤렌스키 대통령의 한국 국회 연설이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눈을 감고 있는 우리의 민낯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이상훈 도쿄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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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의원 재산공개, 보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이런 식의 재산 공개를 공개라고 할 수 있을까요.” 최근 일본 특유의 폐쇄적인 방식으로 이뤄진 국회의원 재산 공개에 대해 의회 내부에서조차 자조 섞인 비판이 나온다고 아사히신문이 12일 보도했다. 한국보다 1년 앞선 1992년 시작됐지만 일본 국회의원 재산 공개는 최근 디지털화 방향과 동떨어진 방식으로 진행된다. PDF 파일로 전자 관보(官報)에 공개돼 인터넷으로 언제든 볼 수 있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여전히 종이책 방식이다. 일본 국회의원 재산 공개 보고서는 도쿄 국회의사당 지하 1층 의원과(課) 구석 넓이 14m² 열람 공간에서만 볼 수 있다. 전국 어디에 살든 이곳을 찾아와야만 열람이 가능한 구조다. 카메라 촬영 및 복사는 허용하지 않는다. 종이나 PC, 스마트폰 등에 직접 옮겨 적어야 한다. 재산 공개 보고서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은 일주일에 5명 안팎이다. 국회 사무국이 의원 재산을 접수하는 방식도 아날로그다. 의원들은 재산 내역을 종이로 된 서류로만 신고해야 한다. PC로 입력한 파일 자료라도 출력한 뒤 도장을 찍어 제출해야 유효하다. 일부 의원은 수기로 작성한 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한다. 사무국은 제출받은 서류들을 묶어 보고서로 발행한다. 일본 중의원 사무국은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없어 (이런 방식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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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기업 ‘주 4일 유연근무제’ 도입… “근로시간-급여 그대로”

    일본의 전자·중공업 대기업인 히타치가 총 근로시간과 급여를 낮추지 않으면서 주 4일만 근무할 수 있는 유연근무 제도를 도입한다. 파나소닉, NEC 등 일본의 다른 대기업들도 주 4일제 시행을 준비 중이다. 정보기술(IT)이 고도화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다양한 업무 방식이 도입되면서 과감한 유연근무제 도입이 가능해졌다는 게 일본 재계 안팎의 분석이다. 주 4일제 등을 통해 다양한 인재를 확보하고 근로 의욕을 높여 생산성을 향상시키려는 목적도 담겨 있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히타치는 도쿄 본사 등 직원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주 4일제를 비롯한 유연근무제를 올해 안에 도입하기로 했다. 히타치는 총 근무시간을 줄이지 않으면서 급여도 그대로 유지한다. 그 대신 하루 최소 3시간 45분은 일하도록 규정한 ‘근무시간 하한 규정’을 철폐하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월∼목요일 하루 10시간씩 근무해 주 40시간을 채울 경우 금∼일요일 사흘간 쉴 수 있다. 월초에 근무를 몰아서 한 뒤 월말에 길게 연휴를 가는 것도 가능하다. 근무시간 하한이 없어지기 때문에 자투리 시간에 하루 1시간만 일하는 것도 가능하다. 자녀의 오전 학교 참관 수업 등이 있을 때 활용할 수 있다. 지금은 일단 출근을 하면 최소 한나절은 근무해야 했기 때문에 탄력적으로 근무하는 데 한계가 컸다. 주 4일제를 포함한 유연근무제는 일본에서 대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파나소닉은 올해 중 지주사 및 일부 자회사에 주 4일제를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NEC는 본사 직원 2만 명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주 4일제를 도입한 뒤 그룹 전체로 적용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과거에도 주 4일제가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대부분 휴일이 늘어나는 만큼 근무일수 및 시간을 줄이고 그에 따라 임금도 적게 주는 구조였다. 적용 대상도 육아, 병간호 등 특별한 사정이 있어 장시간 근무가 어려운 경우로 제한됐다. 일본은 한국처럼 장시간 근무를 미덕으로 여기는 특유의 업무 문화가 좀처럼 바뀌지 않아 ‘일하는 방식 개혁’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쓰의 신입사원이 과도한 업무량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뒤로 ‘과로 사회 일본’의 적나라한 실상이 알려지기도 했다. 닛케이는 “최근 정보기술과 산업 지형의 변화로 근로시간과 성과가 반드시 비례하지 않게 됐다. 근로자에게 폭넓은 재량 근무를 인정하면서 업무 성과로 평가하는 제도 도입과 노동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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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시다 ‘디지털화’ 강조에도…종이책으로 나온 日의원 재산공개 보고서

    “이런 식의 재산 공개를 공개라고 할 수 있을까요.” 최근 일본 특유의 폐쇄적인 방식으로 이뤄진 국회의원 재산 공개에 대해 의회 내부에서조차 자조 섞인 비판이 나온다고 아사히신문이 12일 보도했다. 한국보다 1년 앞선 1992년 시작됐지만 일본 국회의원 재산 공개는 최근 디지털화 방향과 동떨어진 방식으로 진행된다. PDF 파일로 전자 관보(官報)에 공개돼 인터넷으로 언제든 볼 수 있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여전히 종이책 방식이다. 일본 국회의원 재산 공개 보고서는 도쿄 국회의사당 지하 1층 의원과(課) 구석 넓이 14㎡ 열람 공간에서만 볼 수 있다. 전국 어디에 살든 이곳을 찾아와야만 열람이 가능한 구조다. 카메라 촬영 및 복사는 허용하지 않는다. 종이나 PC, 스마트폰 등에 직접 옮겨 적어야 한다. 재산 공개 보고서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은 일주일에 5명 안팎이다. 국회 사무국이 의원 재산을 접수하는 방식도 아날로그다. 의원들은 재산 내역을 종이로 된 서류로만 신고해야 한다. PC로 입력한 파일 자료라도 출력한 뒤 도장을 찍어 제출해야 유효하다. 일부 의원은 수기로 작성한 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한다. 사무국은 제출받은 서류들을 묶어 보고서로 발행한다. 일본 중의원 사무국은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없어 (이런 방식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갈수록 뒤쳐지는 디지털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디지털청(廳)을 출범시켰다. 기사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최근 국회 연설에서 “사회 전체의 디지털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입국 접수 등 일부 행정을 100%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등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국회만큼은 디지털화 무풍지대로 남아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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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화 절친’ 고다이라 나오, 10월 日선수권 대회 끝으로 은퇴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딴 뒤 이상화와 서로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한일 양국 국민들에게 감동을 준 고다이라 나오(小平奈緖·36) 선수가 12일 현역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고다이라는 이날 자신의 고향이자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나가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 10월 전일본 선수권대회를 끝으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이상화는 평창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했고, 고다이라는 올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며 현역 생활을 이어갔다. 발목 부상을 딛고 나선 베이징올림픽에서는 17위에 그쳤지만 경기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방송 해설위원으로 베이징에 온 절친 이상화를 향해 한국어로 “잘 지냈어? 보고 싶었어요”라고 하며 끈끈한 우정을 보여줬다. 고다이라는 기자회견에서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스포츠에서 은퇴라는 말은 없다고 배웠다”며 ‘은퇴’라는 단어 대신 ‘라스트 레이스’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내 인생을 스케이팅으로 끝내는 것에 의문이 들었다. 마지막 올림픽 출전은 베이징에서, 마지막 레이스는 고향에서 하겠다고 지난해 여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11세 때인 1998년 고향 나가노 겨울올림픽을 보며 스케이팅 선수의 꿈을 꾸기 시작한 고다이라는 일본 스케이팅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선수로 꼽힌다.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 은메달을 시작으로 2018 평창 올림픽에서 이상화와 ‘세기의 경쟁’을 펼치며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당시 경기를 마치고 울던 이상화를 안고 어깨동무를 하며 트랙을 돌던 장면은 지금까지도 평창 올림픽 최고의 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상화는 2020년 동아일보-아사히신문 공동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나오와는 서로 메달을 따면 항상 그래왔다. 내가 1등을 하면 나오가 한국말로 ‘상화 잘 했어’라고 말하며 축하해 줬다”고 말했다. 나오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도 “스포츠는 언제 시작해도, 언제 해도, 언제 그만둬도 좋은 것”이라고 은퇴 소감을 밝히며 “10월 무대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기 위한 각오가 돼 있다”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뜻을 내비쳤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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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히타치, 주 4일제 본격 도입…“급여는 그대로”

    일본 대기업 히타치가 급여를 낮추지 않고 주 4일만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파나소닉, NEC 등 일본의 다른 대기업들도 주 4일제 시행을 준비 중이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히타치는 도쿄 본사 등 직원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주 4일제를 포함한 유연근무제를 올해 안에 도입하기로 했다. 히타치는 하루에 최소 3시간 45분은 반드시 일하도록 규정한 ‘근무시간 하한 규정’을 철폐한다. 이렇게 하면 월~목요일에 하루 10시간 씩 근무해 주 40시간을 채울 경우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사흘간 쉬는 게 가능해진다. 월초에 근무를 몰아서 한 뒤 월말에 자체 연휴를 길게 가질 수도 있다. 하루 1시간만 일할 수도 있다. 자녀의 학교 참관 수업 등이 있을 때 활용이 가능하다. 과거에는 근무시간 하한 규정 때문에 적어도 한 나절은 근무해야 했다. 일본의 이 같은 유연근무제는 대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파나소닉홀딩스는 올해 중 지주사 및 일부 자회사에 유연근무제를 시범 도입한다. NEC는 본사 2만 명 직원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주 4일제를 도입한 뒤 그룹 전체로 적용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과거에도 일본에 주 4일제가 없지 않았지만, 대부분 휴일이 늘어나는 만큼 근무일수 및 시간을 줄이고 그에 따라 임금도 적게 주는 구조였다. 적용 대상도 부모 병간호 등 때문에 장시간 근로가 어려운 근로자 등 제한적이었다. 여기에 한국처럼 장시간 근무를 미덕으로 여기는 특유의 근로 문화가 좀처럼 바뀌지 않아 과로사로 숨지는 근로자도 끊이지 않았다. 닛케이는 “정보기술(IT)이 확산되고 산업의 서비스화가 진행되면서 근로시간과 성과가 반드시 비례하지 않게 됐다. 근로자에게 폭넓은 재량 근무를 인정하면서 업무 성과로 평가하는 제도 도입 및 노동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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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반도체-희토류 통제 강화’ 경제안보법 통과

    일본 중의원이 7일 본회의를 열고 여야 합의로 반도체, 희토류 등 경제 안보와 밀접한 제품 및 자원의 안정적 확보 추진 등을 골자로 한 경제안보법안을 통과시켰다. 일본의 경제안보법은 경제 분야의 안전 보장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직접 주도해 추진됐다. 올 2월 정부 결의로 국회에 제출돼 불과 한 달 반 만에 국회 심사를 통과했다. 이 법은 공급망 강화, 민감한 기술의 특허 비공개, 인프라 설비 기술의 정부 사전심사 실시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앞으로 경제 안보에 중요한 ‘특정 주요 물자’와 관련된 기업들은 원재료 등을 어떻게 조달할지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중요한 방위산업 기술 등의 특허 출원은 비공개로 하고 이를 어기면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한다. 또 일본 정부는 기존 슈퍼컴퓨터와 차원이 다른 양자컴퓨터나 도청 위험이 없는 암호통신 등에 응용이 가능한 양자 기술을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이날 보도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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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안통해” 日백화점 1위의 고백… 30년새 매출 반토막

    7일 오후 일본 도쿄 번화가 긴자(銀座)의 고급 백화점. 지하 1층 에스컬레이터 옆 샤넬 화장품 코너에서 직원 6명이 분주하게 매장을 정리하고 있지만 손님은 보이지 않았다. 같은 층에는 슈에무라, 디오르같이 한국에도 익숙한 해외 유명 화장품 매장이 줄지어 있지만 손님은 간간이 한 명씩 들를 뿐이었다. 거리는 북적였지만 백화점은 한산했다. 한때 세계 유통업계 롤모델로 불리던 일본 백화점이 불황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인터넷쇼핑 대형마트 등이 커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적자가 이어지거나 폐업하고 있다. 일본 백화점 1위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 호소야 도시유키(細谷敏幸) 사장은 “이제까지의 백화점 비즈니스 모델이 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 매출 30년 만에 ‘반 토막’이날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소비문화와 유행의 중심이던 백화점이 한계에 부딪혀 매각, 폐업이 잇따른다고 보도했다. 일본백화점협회에 따르면 1991년 9조7000억 엔(약 96조 원)으로 정점을 찍은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4조4200억 엔으로 절반 이상 떨어졌다. 2008년 일본 전역 280곳이던 백화점 수는 지난해 말 189곳으로 줄었다. 미쓰코시이세탄, 다카시마야, 소고·세이부 등 내로라하는 백화점들은 지난해 일제히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소고·세이부를 운영하는 세븐&아이홀딩스는 주력 사업인 편의점(세븐일레븐)에 집중하기 위해 백화점 매각에 나섰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다.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입지 좋은 부동산으로서 가치가 있을 뿐 백화점 사업 자체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는 없다”고 말했다. 백화점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아마존 라쿠텐을 비롯한 인터넷쇼핑몰이 성장하고 교외의 대형 쇼핑몰, 아웃렛 등이 각광받으며 도심 한복판 전통적 백화점은 외면받고 있다. 소비자는 30년째 이어지는 일본 경기침체로 백화점 유명 브랜드 의류 대신 유니클로, 자라(ZARA) 같은 저렴한 패스트패션에 눈을 돌린 지 오래다. 코로나19는 결정타였다. 일본으로 오는 해외 여행객이 끊기면서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매출은 2년 전인 2019년보다 86.7% 격감했다.○ 새 ‘먹거리’ 찾는 백화점 일본에서 백화점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소비문화 유행을 주도하는 핫 플레이스였다. 일정 기간 정가보다 싸게 파는 바겐세일,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는 옥상 유원지, 매년 2월 14일 초콜릿을 선물하는 밸런타인데이 등은 모두 일본 백화점들이 매출을 늘리기 위해 고안한 마케팅 기법이다. 깔끔한 정장을 입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층수 버튼을 눌러주던 ‘엘리베이터 걸’도 1929년 일본에서 처음 등장했다. 한때 한국 백화점에서도 볼 수 있었다. 일본 백화점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며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쓰코시는 가전제품 판매점 빅카메라를, 도부는 유니클로를 유치했다. 일본 최초의 백화점이던 긴자의 마쓰자카야 백화점 자리에는 예술적 색채를 가미한 건물 외형과 고급 매장 및 사무실을 배치한 새로운 콘셉트 쇼핑몰 ‘긴자식스’가 들어서 세계 유통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본 경제산업성 백화점연구회는 “백화점은 빠른 디지털화, 소비자 행동과 가치관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이제 고객에게 어떤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고민할 때”라고 지적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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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진으로 전력 부족 위기 日… 도쿄선 “불 꺼달라” 첫 비상 경보

    《“전력 예보를 미리 내놓는 방안을 검토하겠다.” 3일 일본 NHK의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한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경제산업상은 최근 세계 3위 경제대국 일본에서 전기 공급이 모자라 ‘블랙아웃’(대정전) 사태가 벌어질 뻔한 상황에 대한 향후 대책을 이렇게 답했다. 그는 정부가 전기가 부족할 것이라는 정보를 너무 늦게 알려줘 국민 불편이 가중됐다는 여론의 질타를 의식한 듯 “전력 부족 경보가 늦어지는 일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몸을 낮췄다.》 지난달 16일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4의 강진으로 발전소 일부가 가동을 중단하면서 일본의 전력 부족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011년 3·11 동일본대지진 이후 상당수 원자력발전소의 가동이 멈추고 기존 화력발전의 노후화도 심해져 일본은 이미 10년 넘게 전력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이 와중에 잇따른 지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 여파로 전력 부족이 더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덥고 습하기로 유명한 일본의 여름을 맞아 냉방 수요가 급증하면 정전 위기가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탈(脫)원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으로 전력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하기 어려운 한국에서도 마냥 남의 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빛 잃은 도쿄타워 이번 위기의 최대 원인은 지진에 따른 화력발전소 가동 중단이다. 지난달 지진에 따른 설비 이상으로 후쿠시마현의 히로노화력, 신치화력 등 6기의 화력발전소(총 334만7000kW)가 멈췄다. 이 여파로 지난달 21일 밤 도쿄 일대의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도쿄전력은 전력 부족 위기 경보를 발령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만들어진 이 제도가 실제로 쓰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본의 전력 위기 경보는 전력 공급 예비율이 3%를 밑돌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한국은 전력 예비율이 10% 이하로 떨어지면 수급 관리에 나서고, 에어컨을 가장 많이 트는 한여름에 예비율이 4%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보이면 비상 대응에 나선다. 하루 뒤인 같은 달 22일 동아일보 도쿄지사가 위치한 도쿄 주오구 아사히신문 본사에는 “오늘 정부에서 전력 수급 위기 경보를 발령했다. 사용하지 않는 전등을 끄고 냉난방 설정 온도를 낮춰 달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주요 관공서와 대기업 등도 일제히 절전에 동참했다. 이날 도쿄도청은 청사 엘리베이터 일부의 운행을 멈췄고 복도 조명을 절반가량 껐다. 국토교통성은 온종일 청사의 난방 공급을 중단했다. JR동일본, 도쿄메트로 등 철도회사 또한 역내 에스컬레이터와 티켓 자동판매기의 가동을 일부 중단했다. 이날 도쿄는 도시 전체의 불이 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도쿄의 명물 도쿄타워에서는 특유의 오렌지색 조명이 사라졌다. 요도바시카메라, 빅카메라 등 도쿄의 대형 가전제품 양판점에서도 외부 네온사인과 진열대에 놓인 TV를 껐다.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은 간판 조명의 전원을 내렸다. NHK 역시 공영방송답게 스튜디오의 밝기를 평소보다 대폭 낮췄다. 이날 NHK 뉴스는 하루 종일 어두컴컴한 배경으로 방송됐다. 절전 캠페인 효과 미미 강도 높은 절전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전력 소비는 예상보다 줄지 않았다. 지난달 21일 도쿄의 낮 최고 기온이 2도에 머무는 꽃샘추위가 나타나 난방 수요가 대폭 늘어난 탓이다. 여기에 비까지 내리면서 도쿄전력 관내에 있는 1800만 kW 규모의 태양광발전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다. 위기 경보 후에도 전력 사용률이 107%까지 올라 전기 공급이 부족해지자 도쿄전력은 긴급 상황 때 사용하는 양수발전소를 가동하고 민간 발전소의 전기까지 끌어 왔다. 그런데도 도쿄 인근 지바와 사이타마, 지난달 지진이 일어났던 도호쿠 지역의 후쿠시마와 이와테 등에서 일부 정전이 발생했다.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도쿄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기자에게 “지금은 한여름이나 한겨울처럼 냉난방을 대대적으로 가동하는 시기가 아니어서 설정 온도를 조정해 봤자 절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 자동차업체 사원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이 많아 평소에도 회사 PC 및 조명을 꺼두는 편”이라며 절전 캠페인에 동참하고 싶어도 딱히 할 게 없었다고 했다. 원전 축소도 전력 위기 부추겨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급격한 원전 비중 축소, 신재생 에너지의 비효율 또한 이번 전력난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전국 54기의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11년이 흐른 지금 재가동 중인 원전은 10기에 불과하다. 한때 원전은 일본 전력 생산의 3분의 1을 담당했지만 지난해 원전 비중은 불과 6.2%였다. 원전 비중을 대폭 낮춘 일본은 액화천연가스(LNG) 화력발전,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늘렸다. 하지만 이번 위기에서 보듯 태양광발전은 악천후에 취약한 모습을 드러내 ‘재해 대국’ 일본의 에너지 공급에 아킬레스건이 됐다. 게다가 과거 고도성장기에 건설한 노후 화력발전소들이 잇따라 폐기되면서 가뜩이나 허약한 공급망에 구멍이 생기고 있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2016년부터 현재까지 노후화로 문을 닫은 화력발전 규모는 102만 kW로 원전 1기분에 달한다. 2025년까지도 441만 kW의 화력발전 공급이 감소할 것으로 보여 우려를 낳고 있다. 최대 경제단체 경단련(經團連)의 도쿠라 마사카즈(十倉雅和) 회장은 “당장의 전력 위기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 대처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며 안전성이 증명되고 현지 주민의 이해를 얻은 원전을 신속히 재가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안전이 확보된 원전을 재가동해야 한다’는 응답이 53%로 ‘재가동 불가’(38%)를 훌쩍 넘어섰다.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재가동 기약이 없는 원전, 노후화된 화력발전, 효율성이 의심되는 신재생 에너지, 언제 다시 발생할지 모르는 지진 등으로 일본의 전력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진 우려가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것을 제외하면 한국 역시 일본보다 나은 상황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평소에는 공기처럼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지만 한번 터지면 경제와 사회 전반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치는 게 전력 문제다. 일본의 전력 위기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이상훈 도쿄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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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연립여당, ‘방위비 증액’ 자민당 계획에 반기

    일본 집권 자민당의 연립 파트너인 공명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틈타 방위비를 증액하려는 자민당의 주장에 반대하고 나섰다. 1999년 이후 민주당 집권기간(2009∼2012년)을 제외하고 줄곧 정권의 한 축을 맡은 공명당이 최근 자민당의 주요 정책에 잇따라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자민-공명 연립정권에 틈이 생기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5일 NHK는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일본 공명당 대표가 자민당의 방위비 증액 움직임에 대해 “사회보장, 교육 등 재정 수요가 큰 예산은 깎으면서 방위비만 올리는 것은 옳지 않다. 코로나19로 국민이 어려운데 세입에도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야마구치 대표는 또 “방위를 전체적으로 강화해 가는 논의는 필요하지만 1년 만의 갑작스러운 증액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일본 공명당(중의원 32석)은 의석수가 자민당(262석)의 8분의 1에 불과하지만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에서 특유의 탄탄한 조직표를 자민당 후보에게 몰아주며 연립 파트너로 힘을 발휘해왔다. 하지만 최근 군사력 증강뿐 아니라 고물가 대응책을 두고도 “예비비를 쓰자”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와 달리 “정식으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자”며 반대하는 등 양당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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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빌미 군비증강 외치는 日집권당 “적의 중추 공격해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일본에서도 군사력 증강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례에서 보듯 이웃 국가보다 힘이 떨어지면 언제든 위험에 직면할 수 있고 중국, 북한 등 기존의 안보 위협 또한 여전하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특히 집권 자민당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독일 또한 국내총생산(GDP)의 1.5%였던 방위비를 2.0%로 늘리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며 방위비 증액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일본 또한 GDP의 1.09%인 방위비를 대폭 늘리고 논란이 돼온 ‘적(敵)기지 공격론’에서 더 나아가 ‘적의 중추를 공격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아베 “방위비 증가에 편견 갖지 말자” 군사력 강화에 가장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사람은 자민당의 최대 파벌 ‘아베파’의 수장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다. 그는 러시아의 침공 직후부터 “미국 핵무기를 일본에 배치해 공동 운영하자”며 핵 공유론에 불을 붙였다. NHK에 따르면 그는 3일 강연에서 일본도 독일처럼 국방비를 늘려야 한다며 “방위비를 늘리는 데 편견을 가질 필요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방위비를 증액해야 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사례처럼 군사적 균형이 무너지면 예기치 않은 충돌이 일어나기 쉽다”고 했다. 그는 “일본도 독자적 타격력을 가져야 한다고 확신한다. 적 기지에 한정하지 말고 (적의) 중추를 공격하는 것까지 포함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중추’의 뜻을 밝히진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타국 수도를 공격하는 행위까지 포함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적 기지 공격 능력은 적국이 일본을 공격하려는 조짐을 보일 때 선제적으로 적의 기지를 타격하는 능력을 말한다. 적국이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조짐을 보이면 이를 선제적으로 파괴하겠다는 식이다. 일본 보수파들은 이 논리가 패전 후 지켜온 ‘전수방위’(專守防衛·상대방이 먼저 공격했을 때만 방위력을 행사) 원칙에 부합한다고 주장하나 자기 방어가 불가피한 상황을 어떻게 규정하느냐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방위비 증가세 뚜렷… 여론도 지지 자민당은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 당시 현재 GDP의 1.09%인 방위비 비중을 2%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실제 방위비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본예산 기준으로 2017년 4조8896억 엔이었지만 2019년 5조70억 엔으로 처음 5조 엔을 넘었고 이후 계속 늘었다. 일본은 지난해 추가 경정예산 7738억 엔을 포함해 총 6조 엔이 넘는 방위비를 책정했다. 자민당은 내년에는 본예산으로만 6조 엔(약 60조 원) 이상의 방위비를 편성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국방예산은 52조8401억 원이었다. 여론 지지도 높다. 4일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 방위력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 응답자의 64%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최근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 떨어졌던 북한 미사일을 위협이라고 본 사람은 86%에 달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또한 군사력 강화에 적극적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적 기지 공력 능력을 포함해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기시다 내각이 국가 안전보장 전략 등 안보 관련 정부 문서의 개정 작업을 위해 실시한 전문가 의견 청취에서도 ‘전수방위 개념에 구애될 필요가 없다’ ‘정책 및 제도를 대담하게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적(敵) 기지 공격 능력적국이 일본을 공격하려는 조짐을 보일 때 선제적으로 적의 기지를 공격하는 능력을 말한다. 일본 보수 세력은 불가피한 상황에서 적 기지를 공격하는 것은 자위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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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화의 소녀상’ 7년만에 도쿄 전시… 日우익 협박에도 매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일본 수도 도쿄에서 공식 전시를 재개했다. ‘표현의 부자유전(不自由展) 도쿄 실행위원회’는 2일 도쿄 구니타치(國立)시 시민예술홀에서 ‘표현의 부자유전 도쿄 2022’를 열고 소녀상을 전시했다. 도쿄에서 소녀상이 공식 전시된 것은 2015년 1월 이후 7년 3개월 만이다. 이 전시회는 지난해 6월 도쿄 신주쿠 민간 전시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일부 우익 단체의 방해와 협박에 전시장 측이 난색을 보여 돌연 연기됐다. 이날 전시회는 시에서 운영하는 공공시설에서 개막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전시장을 운영하는 시 관계자는 “다양한 사고방식을 가진 시민이나 단체가 법에 따라 공공시설에서 활동하는 건 원칙적으로 보장된다”고 밝혔다.○ “당장 떠나라” 日 우익 시위 이날 개막 전부터 전시장 앞으로 우익 세력이 몰려와 시위를 벌였다. 확성기와 차량을 동원한 이들은 “당장 이곳을 떠나라” “(소녀상 전시는) 일본인에 대한 모욕이자 차별이다” “(조선인 등) 강제 연행은 없었다”고 외쳤다. 시위에 참가한 우익 단체 회원이 전시장에 들어가려 하자 경찰들이 막아서기도 했다. 전시장 앞 다른 쪽에서는 소녀상 전시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공갈 협박을 당장 멈춰라” “헤이트 스피치(혐오 발언)는 용납할 수 없다”며 맞불 시위를 벌였다. 자원봉사자와 변호사 등 약 300명이 전시장 안팎에서 시위 때문에 전시가 방해받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일본 경시청은 경찰 100여 명을 전시장과 그 주변에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날 전시장 한가운데 자리 잡은 소녀상은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터 앞에 설치된 소녀상과 유사하다. 일부 관객은 소녀상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아 소녀상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20대 여성 관객은 “일본이 점점 다른 의견을 허용하지 않는 사회가 돼 간다고 느낀다. 이런 작품을 도쿄에서 감상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40대 남성 관객은 “교과서에서 ‘종군위안부’라는 역사적 사실이 삭제되는 시대에 소녀상이 일본에서 전시되는 것 자체에 의의가 있다. 소녀상을 실제로 꼭 한 번 보고 싶었다”고 했다.○ 올해도 日 곳곳서 소녀상 전시 일본에서 ‘표현의 부자유전’은 해를 거듭하며 표현의 자유를 상징하는 전시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최 측은 도쿄에 이어 나고야 등 3곳에서 전시회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표현의 부자유전은 그동안 많은 수난을 겪었다. 2019년 전시회 때는 “소녀상을 철거하지 않으면 휘발유통을 들고 전시장을 찾겠다”는 협박 때문에 개막 사흘 만에 중단됐다. 지난해 7월 전시 당시에는 폭죽으로 추정되는 폭발 물체가 배달돼 행사가 중단됐다. 이번 전시회를 앞두고도 주최 측에 “너희 중 누군가가 죽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는 이메일을 보낸 남성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날 전시회에는 예약한 사람들만 소지품과 짐 검사를 받고 입장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1600명에 한정해 입장할 수 있도록 했지만 금세 티켓이 매진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운영비 400만 엔(약 4000만 원)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조달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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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정부 전용기로 우크라 난민 데려오기로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접경국인 폴란드를 방문 중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이 우크라이나 피란민 30여 명을 정부 전용기에 태워 함께 귀국한다. 하야시 외상은 3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이 하루라도 빨리 원래 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야시 외상과 일본행을 원하는 우크라이나 피란민 30여 명은 5일 도쿄로 입국할 예정이다. 하야시 외상은 앞서 2일 바르샤바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만나 “우크라이나인들을 단호한 결의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1시간가량 이어진 우크라이나-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하야시 외상은 “일본 정부와 국민은 우크라이나 사람들과 함께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 외교장관은 회담 후 우크라이나 피란민 2500여 명이 머물고 있는 폴란드 내 수용 시설을 방문하고 일본 현지 연락사무소를 찾았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접경국 중 가장 많은 240만 명의 피란민을 수용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해외로 탈출한 난민 수가 413만 명에 달한다. 폴란드 외교부 측은 일본 NHK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측에 주거 시설 및 식량 확보 지원, 인도적 활동을 위한 자금 공여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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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정의 “빛 보일까 하는 순간에 전쟁 벌어질 줄이야…전쟁 반대한다”

    일본 최대 부자이자 재일교포 3세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65)이 신입사원들을 환영하는 자리에서 “나는 전쟁에 반대한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날 열린 소프트뱅크그룹 신입사원 합동 입사식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도 나오고 빛이 보일까 하는 순간에 이런 대규모 전쟁이 벌어질 줄은 몰랐다”며 전쟁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손 회장의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손 회장은 지난달 19일 트위터에 “우크라이나의 비참한 상황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비판하며 ‘전쟁 반대’라는 말을 남겼다. 손 회장은 지난달 온라인에서 연 채용 설명회에서도 “그(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행위는 잘못됐다. 매우 비참한 일이라고 느낀다.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지만 슬프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22년 전인 2000년 취임식을 앞둔 푸틴 대통령과 면담한 적이 있다. 당시 푸틴 대통령과 손 회장은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친근감을 보였다. 손 회장은 “(당시 푸틴 대통령은) 가난한 러시아 사람들을 구해 조국을 더 좋게 만들겠다는 집념을 갖고 있었다. 눈빛이 불터 올랐었다. 1개월 전만 해도 전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 때와 다른 사람이 되고 말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소프트뱅크는 러시아에서 사업이나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도쿄 미나토구 본사와 온라인에서 동시에 개최된 이날 입사 환영회에는 1300명의소프트뱅크그룹 신입사원들이 참가했다. 손 회장은 “뜻을 모아 세계인들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조금이라도 미소를 짓게 하자. 우리는 정보혁명을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모인 동지들”이라며 신입사원들에게 힘을 불어 넣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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